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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여성·첫 이민자… 전문성 갖춘 베테랑들이 온다

    첫 여성·첫 이민자… 전문성 갖춘 베테랑들이 온다

    국가정보국장·국방장관 여성 낙점국토안보부 장관엔 라틴계 이민자 공화 주도 상원 인사청문 인준 감안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인수위 홈페이지에 발표한 내각의 진용은 전문적 식견과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인 동시에 트럼프식 일방주의를 정상화시킬 적임자라는 상징성을 겸비한 인사들이다. 다만 예상을 뒤엎는 파격은 드물다는 점에서 공화당 주도 상원에서 진행될 인사청문회 인준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특징은 여성의 중용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일제히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재무장관에 낙점됐다고 보도했는데,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애브릴 헤인스(51)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도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지명됐다. 역시 인준 통과 시 첫 여성 국장이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013년부터 첫 여성 CIA 부국장을 지냈고, 2015년부터 2년간 첫 여성 국가안보 수석부보좌관이었다. DNI 국장은 CIA와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자리다. 아직 지명되지는 않았지만 미셸 플러노이(59) 전 국방부 차관도 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에 오를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으로 이민자의 눈물을 뺐던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61)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이 낙점을 받았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국토안보부 장관에 오르는 첫 라틴계이자 이민자가 된다. 쿠바에서 태어난 그는 정치적 난민을 택한 부모와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왔다. 법조인으로 오마바 행정부에서 2009년부터 국토안보부 이민국장과 부장관으로 재직했고, 소위 ‘드리머’로 불리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 시행을 주도했다. 존 케리(76) 전 국무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역점 과제 중 하나인 기후변화를 담당할 대통령 특사로 활동한다. 그는 2015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설계·주도·서명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의 재가입과 함께, 내실 있는 국제공조를 이끌어 내는 중책을 맡았다. 바이든 인수위는 이날 인선과 관련한 성명에서 “처음으로 기후관련 특사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앉는다. 기후변화를 시급한 국가안보 이슈로 다루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미 언론의 보도와 같이 국무장관에는 토니 블링컨(58) 전 국무부 부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43)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됐다.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인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68)는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 낙점됐다. 유엔대사직도 장관급으로 격상돼 NSC 참석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재무장관을 포함해 이날 나온 7명의 인선 중 케리 기후변화 특사와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상원 인준 대상이 아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생일파티 후 살해된 한인 청년사업가…범인은 모르는 사이

    생일파티 후 살해된 한인 청년사업가…범인은 모르는 사이

    미국에서 김치를 알린 한인 청년 사업가를 살해한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흑인 남성이었다. 22일(현지시간) KPTV 등 포틀랜드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은 현지에서 ‘최가네 김치’(Choi’s Kimchi)라는 식품 업체의 공동창업자인 매슈 최(33) 대표를 살해한 혐의(1급 살인 등)로 인근 주민 앨런 코(30)씨를 체포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사건 수사 기록을 보면 코는 지난달 25일 새벽 2시 최씨의 자택에 침입해 최씨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생일파티를 마치고 잠들었던 최씨는 괴한이 침입해 욕실로 향한 것 같다는 여자친구의 말을 듣고 확인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코는 침실에 있던 여자친구를 향해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으나, 이미 치명상을 입은 최씨가 마지막 힘을 다해 그를 붙잡아 바닥에 함께 쓰러지는 바람에 그대로 달아났다. 검찰은 흑인 남성 코와 최씨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다.코는 범행 열흘 전 아파트 다른 주민의 집에 침입해 신분증을 훔쳤고, 최씨를 살해한 지 6일 뒤에는 거리에서 자동차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코는 다른 지역에서 살다 8개월 전 이 아파트로 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등을 갖고 있으나, 최근에는 오직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영양 지원)에 생계를 의존했다고 진술했다. 1급 살인과 1급 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코는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고 지역 매체들은 전했다. 범인 검거 후 최씨의 가족들은 성명서를 내고 “그것(범인 검거)이 우리와 이 지역사회가 겪은 마음의 구멍을 채워줄 수는 없겠지만, 정의와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 16세 소녀 틱톡 구독자 1억명 첫 돌파, 지난해 소득 44억원

    미 16세 소녀 틱톡 구독자 1억명 첫 돌파, 지난해 소득 44억원

    미국의 16세 소녀가 틱톡(TikTok) 정기구독자 1억명을 처음으로 돌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코네티컷주 노워크에 사는 찰리 다멜리오.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기 위해 중국 바이트댄스 사가 개발해 2016년 중국 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듬해 전 세계로 확장됐는데 3~60초 길이의 짧은 동영상을 만들거나, 기존 동영상을 편집하고 음악을 삽입하게 한다. 그런데 찰리는 이 어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 지 1년 반 만에 이런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기록은 그녀의 행동에 대한 문제점을 고발한 동영상이 유튜브 에 올라와 논란이 벌어진 지 며칠 뒤에 달성됐다. 가족들의 얘기를 리얼리티 시리즈로 보여주는 첫 회에 찰리가 식사를 도와주는 개인 셰프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곧바로 60만명 이상이 항의의 표시로 구독을 철회했는데 그녀가 곧바로 사과하며 더 낫게 행동하겠다고 약속하는 동영상을 올리자 곧바로 논란이 사그라들었다. 찰리는 자신의 구독자가 1억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22일 듣고는 곧바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1억명이 날 응원한다. 정말 실제로 벌어지는 일인지 정말 믿을 수가 없다”고 기뻐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하듯 찰리도 침실에서 춤추는 동영상을 공유하며 틱톡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프로필은 지난해 틱톡에서도 플랫폼 바깥에서도 치솟기만 했다. 지난 4월에는 5000만 구독자를 맨먼저 돌파했는데 일곱 달 만에 곱절로 늘어났다. 찰리는 이런 유명세를 등에 업고 지난해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펫(Stardog and Turbocat)’에 루크 에반스, 빌 니기, 젬마 애버턴 등과 함께 목소리로 출연하며 데뷔했다. 글로벌 패션과 화장품 업체들과 협업을 하고 있고, 던킨 도너츠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음료가 판매되고 있다. 첫 책 ‘찰리-레알이게 만드는 궁극적 가이드’를 연내 출간할 계획이다. 경제주간 포브스는 이런 계약들을 근거로 지난해 그녀의 소득을 400만 달러(약 44억 4400만원)로 계산했다. 찰리는 연초에 또다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 자신이 “레네게이드(Renegade)” 댄스 트렌드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사실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흑인 청소년 젤라이아 하몬이 만든 것이었다. 찰리 스스로 자신이 그 춤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적은 없었다. 그저 틱톡 알고리즘이 의도치 않게 인종적 편견을 드러내 하몬의 이름 대신 찰리의 이름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존 케리·블링컨·설리번 ‘미국 우선주의’ 지울 베테랑들의 귀환

    존 케리·블링컨·설리번 ‘미국 우선주의’ 지울 베테랑들의 귀환

    사실상 미국 대선을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정부의 외교안보 투톱에 베테랑 측근들이 기용되면서 동맹을 토대로 한 미국의 위상 복원이란 기조를 더욱 분명히 했다. 다자외교의 또다른 축인 유엔대사에도 35년 경력의 외교관을 발탁하면서 장관급으로 격상,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결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기후 차르로 임명한 것,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의장을 재무장관에 낙점한 것도 눈에 띈다. 23일(현지시간) 바이든 인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핵심 대선 공약의 하나인 기후변화 대응을 추진할 대통령 기후특사로 케리 전 국무장관을 지명했다. 케리 전 장관은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냈고,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국무장관(2013∼2017년)을 역임했다. 상원의원 시절에는 외교위원장을 지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을 주도해 2015년 미국 정부 대표로 서명한 그가 기후특사로 임명된 것은 그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관련 정책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다. 케리 전 장관은 오랜 공직생활 동안 기후변화 문제를 다뤄왔다. 2050년까지 미국이 탄소 배출 제로(0)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초당적 기구를 출범시켰다. 이 내용은 바이든 후보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가 2009년 상원 외교위원장에 취임한 뒤 처음 개최한 청문회는 기후변화가 주제였다. 그는 초당적 기후변화 대응 법안 마련을 위한 협상도 이끌었다. 인수위는 “케리 전 장관은 환경 문제를 외교 우선순위로 격상시켰고 파리기후협약의 핵심 설계자였으며 손녀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핵 비확산부터 극단주의에 맞서는 활동까지 다양한 도전과제 해결에 앞장선 케리 전 장관을 “미국의 미스터 외교(America‘s Mr. Diplomacy)”로 묘사했다고 인수위는 전했다. 어쩌면 그는 바이든 후보의 이너서클을 이끌며 국정 전반에 깊숙한 조언을 하는 임무를 맡게 될지도 모른다. 외교 안보 라인을 대표하는 국무장관에는 예상대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낙점됐다. 바이든 후보가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2년부터 핵심 참모로 일하다 부통령에 당선되자 함께 백악관으로 옮겨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4년을 일한 측근 중 측근이다. 2013년 1월부터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옮겨 2년을 일했고 곧바로 국무부 부장관으로 옮겨 존 케리 당시 국무장관과 미국 외교를 진두지휘했다. 노련함이 블링컨 발탁에 핵심 배경이 됐다. 바이든이 2013년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블링컨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라크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블링컨은 슈퍼스타다. 과장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4년간 나와 일하는 걸 지켜보다가 훔쳐갔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바이든 당선인과는 각종 외교현안에 있어 ‘이심전심’이라고 한다. 블링컨은 상원 인준을 거쳐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이란 핵합의 등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발을 뺀 각종 국제무대 및 합의에 미국을 되돌려놓는 역할을 맡는다.국무장관과 함께 외교안보 투톱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낙점된 제이크 설리번은 1976년생이다. 백전노장이 즐비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후 가장 젊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블링컨이 2013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불려간 뒤 그 자리를 이어받아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란 핵합의 타결에 중대한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외교 신동’이란 별칭을 얻었다.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외교 총책을 맡기도 했다. 젊지만 요직을 거치며 짧은 기간에 외교안보를 관장하는 경험을 쌓은 셈이다. 투 톱 외에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가 유엔대사에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국무부에서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까지 지내고 2017년 물러난 토머스그린필드는 현재 바이든 인수위원회가 구성한 전문가 그룹 ‘기관검토팀’에서 국무부 담당 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바이든 후보는 유엔대사를 특히 장관급으로 격상해 국가안보회의에 참석시킬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키 헤일리 이후 유엔대사를 장관급 직책에서 제외했다. 이번 인선은 초대 국무장관으로 공직 경험이 없었던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렉스 틸러슨을 임명했다가 충돌을 일으킨 트럼프 행정부와도 대조를 이룬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을 내고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있어 흘려보낼 시간이 없다”며 “취임 첫날부터 (국제무대) 테이블의 상석에 미국의 자리를 되찾아오고 세계를 최대 도전에 맞서도록 결집시키고 우리 안보와 번영,가치를 증진하도록 나를 돕는 데 준비된 팀이 필요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WP는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에 대한 경험을 강조한 인사”라면서 “3명 모두 정부 고위직에서 오래 일한 경험과 제도에 대한 깊은 존중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NYT도 “블링컨과 설리번은 공통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좋은 친구 사이로 외교사안에 있어 바이든의 목소리가 돼 왔다”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것도 이들”이라고 전했다. 한편 초대 재무장관에는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낙점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옐런 전 의장은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옐런 전 의장은 2014년 2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여성으로는 처음 연준 의장에 올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선택함으로써 2018년 2월 단임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내조 아닌 외조,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닥터 B’가 온다

    “퍼스트레이디 대신 ‘닥터 B’로 불러 주세요.” 내년 1월 백악관 입성이 확실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69)에 대해 앞으로는 이런 소개말이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당선 일성을 내지른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질 바이든은 36년 경력의 교사이자 ‘대통령의 일하는 부인’이라는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역할 모델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시 ‘세계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나선 미국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시대 변화에 따라 어떻게 모습을 달리하고, 여성들에게 영감의 원천과 본보기가 돼 왔는지 살펴본다.250년에 이르는 백악관 역사에서 ‘안주인’에게 으레껏 기대됐던 역할과 키워드는 가부장 제도에 충실한 보살피는 능력, 현명한 부인과 어머니, 가족 지향, 지혜로움 등이었다. 공식 석상이나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할 때도 ‘패션 외교’라는 이름 아래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가십성 관심이 대부분이었다. 미국이 1920년에야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역사와 무관치 않게 퍼스트레이디는 직접 정치에 참여하기보다 대통령 뒤에서 그림자처럼 조언하거나 내조하는 역할을 이상형으로 쳤다. 1900년대 초반 재임했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아내 그레이스가 정치에 참견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하곤 했다. 부인이 대중 앞에서 시사 문제를 토론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했다. 미국 작가 캐슬린 크럴에 따르면 그녀 역시 “남편이 그런 것들을 나와 상의하지 않고 자유로이 결정한다는 사실이 차라리 자랑스럽다”고 밝힌 적도 있다. 비단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대중과 교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1800년대 퍼스트레이디도 예외는 아니었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의 부인 제인 피어스는 정치를 싫어하는 성정으로 인해 미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취임식 직전 막내아들이 기차 사고로 숨지자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재임 기간 내내 ‘백악관의 그림자’로 알려진 2층에 은거하며 지냈다. 시아버지가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남편인 존 퀸시 애덤스는 6대 대통령이었던 루이자 애덤스는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사석에선 백악관을 일컬어 “이 위대한 비사교적인 집에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한탄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찍부터 내조자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본인만의 영역을 개척한 여성들이 있었다. 존 애덤스 대통령의 부인 애비게일은 남편이 헌법 기초 작업을 하는 동안 ‘여성 권한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하는 당대 드문 여성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 32대 플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는 새로운 대통령 부인상을 제시한 선구적 인물로 꼽힌다. 정치를 시작한 남편이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해지자 함께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1940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도 나섰다. 백악관 생활을 끝낸 1945년부터 1951년까지 유엔 인권대사를 지내며 1946년 세계인권선언 작성을 주도했다. 지적이면서 우아하고도 검소했던 그녀는 일간지에 칼럼 ‘나의 나날’을 연재하며 친근한 영부인 이미지를 심었다. 기고·강연으로 벌어들인 7만 5000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놓아 국민적 인기를 누렸다. 1970년대 초반 집권했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의 아내에 대해 “지능은 있지만 너무 총명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부인 팻은 남편이 훗날 사임하게 되는 정치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의 유죄를 입증하는 테이프를 ‘불태우라’고 충고하고, 여성 평등권 수정안도 요구할 만큼 정치적 수완이 대단했다. ‘전쟁광’으로 폄하됐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대조적인 가정적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던 로라 부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재선 구호를 ‘베티의 남편을 대통령으로’라고 만들었던 베티 포드, 직업난에 ‘퍼스트레이디’라고 쓰고 점술가 조언을 받아 남편 일정을 잡았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부인 낸시 레이건, 린든 존슨 대통령의 애인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자문역을 자처한 레이디 버드 존슨 등이 20세기의 대표적 영부인들로 꼽힌다. 그러나 본인 고유의 경력보다는 대통령의 조력자 혹은 정치적 치맛바람을 날리는 역할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은 패션 스타일과 남편 사후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 등 부수적인 화제들로 이름을 남긴 경우에 가깝다. 1990년대부터는 보조적인 성 역할과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여성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대통령과 동등한, 혹은 한발 더 나아가는 ‘야망 넘치는 정치가’로서의 영부인은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 최초다. 남편과 똑같이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 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의 정치적 동지가 됐으며, 석사 학위를 가진 최초의 영부인이었다. 그녀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 윙’에 자신의 사무실을 갖고 건강보험 개정 작업에 관여하는 등 정치력을 확장했다.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 여론으로 인해 그녀의 인기는 한때 곤두박질쳤지만, 클린턴의 성 추문 탄핵 사건으로 인기가 반전되는 웃지 못할 일도 겪었다.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흑인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석패했지만 민주당 대선 압승 직후 오바마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직을 맡았다.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바이든 새 행정부의 유엔대사 발탁설이 나오는 등 정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미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는 전통적인 영부인 역을 외면하지 않되 적극적이고 균형감 있는 역할상을 제시한 것으로 꼽힌다. 힐러리처럼 유능한 변호사 출신인 그는 시카고 대학병원 부원장을 지낸 보건행정 경력을 살려 소외계층을 보듬는 데 주력했다. 결식아동 방지 및 식생활 개선을 위한 아동결식방지건강법 주도, 소아 비만 퇴치 운동 ‘레츠 무브!’ 캠페인, 백악관 텃밭 가꾸기 등 먹거리 운동이 그녀의 성과다. 데이비드 예르마크 뉴욕대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그녀에 대해 “강인한 여성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가정을 이끄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제 질 바이든은 남편의 이력과 별개인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축해 가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을 안착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전했다. 앞서 질 바이든은 남편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봉직하는 8년 동안 ‘세컨드레이디’ 칭호를 받았지만 36년간 교편을 잡았던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칼리지(노바)에서 영작문 강의를 계속했다. 학생 대부분은 학기가 끝날 때까지 그녀가 부통령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심지어 그녀는 함께 출근하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학생으로 위장해 와 달라”고 부탁하거나 남편의 출장에 동행하는 전용기 안에서 시험지를 채점한 뒤 기일에 맞춰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질 바이든은 저서 ‘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모든 사람이 내가 가르치는 것을 멈추고 전업주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가르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노바 학장에게 채용되고 있었다”고 썼다. 그녀는 올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남편의 직업에 전적으로 의존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오하이오대 캐서린 젤리슨 교수는 “질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21세기로 가져올 것”이라며 통상적인 내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뿌리째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니퍼 롤리스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그녀가 (영부인의 특권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최초의 ‘세컨드젠틀맨’이 돼 직장을 그만둔 것처럼 그녀는 미국 정치의 진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美 국무장관 ‘대북강경파’ 블링컨 내정… 北 경제압박 가능성

    美 국무장관 ‘대북강경파’ 블링컨 내정… 北 경제압박 가능성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 낙점대북 관계에서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톱다운보다 실무형 보텀업 방식 중시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한 토니 블링컨(58)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블링컨이 향후 제재를 앞세워 대북 경제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안보라인의 다른 축인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43)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이 낙점될 전망이다. 앞서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가 재무장관 등 초대 내각 명단을 24일 밝히겠다고 했지만 언론에서 먼저 나온 것이다. 블링컨은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 출신으로 1993년 국무부에 들어와 2002년부터 6년간 바이든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을 보좌했다. 2008년 바이든이 부통령이 되면서 그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2013년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연이어 역임했다. 퇴임 후에도 바이든이 2018년 만든 펜바이든센터에 임원으로 참여하며 관계를 이어 왔다. 바이든 대선 캠프에서는 국제기구 재가입 및 동맹관계 복원을 통해 다자질서를 강화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폴리티코는 “평가가 좋은 온건한 외교관으로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인준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블링컨도 반중 전선을 중시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국제공조를 통한 압박’을 택할 전망이다. 지난 7월 허드슨 연구소 포럼에서도 대중 직접 압박보다 무역증진·기술투자·인권 분야의 다국적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블링컨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 대북 제재에 앞장섰고, 줄곧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대북 강경론자’로 평가된다. 지난 9월 CBS 인터뷰에서는 “북한을 쥐어짜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게 진정한 (대북) 경제 압박을 만들어야 한다. 한일 등 동맹과 협업하고 중국을 밀어붙여야 한다”며 대북 경제 압박을 강조했다. 다만 2017년 NYT 기고에서 ‘서울의 인명피해를 감안할 때 군사적 해결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한 바 있다. 2015년 이란 핵합의를 완성했던 설리번은 대북 관계에서도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해 왔다. 오랜 기간 외교 업무를 해온 ‘외교안보 투톱’의 경력과 성향을 감안할 때 향후 대북 협상에서 그간의 톱다운 방식보다 실무협상을 중시하는 보텀업 방식이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과 소송전에도 바이든 당선인이 정권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는 흑인여성인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임명할 전망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생일파티 후 살해된 美 한인 김치사업가…범인은 일면식 없는 흑인

    생일파티 후 살해된 美 한인 김치사업가…범인은 일면식 없는 흑인

    한인 김치사업가 피살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체포됐다. 20일(현지시간) ABC포틀랜드는 지난달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한인 피살 사건 용의자가 붙잡혔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흑인 남성 앨런 코(30)로 밝혀졌다. 체포된 남성은 지난달 25일 한인 김치사업가 매튜 최(33) 자택에 침입해 그를 살해하고, 최씨의 여자친구 역시 죽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2일이 생일이었던 최씨는 사건 당일 친구, 여자친구와 함께 자택에서 파티를 즐기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침실로 간 여자친구가 깨워 일어난 그는 집에 들어온 강도와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최씨의 여자친구는 검찰 조사에서 새벽에 현관문 소리에 깼는데, 누군가 욕실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남자친구 최씨를 깨웠으며, 남자친구가 욕실을 살피러 간 다음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고함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고함을 지르는 최씨의 여자친구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두르려 했으나, 뒤쫓아온 최씨가 막아서면서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가슴 등 여러 곳을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CCTV를 확보한 경찰은 검은색 옷을 입고 파란색 마스크를 쓴 보통 체격의 흑인 용의자를 확인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는 보안 시스템상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터라 면식범이나 같은 아파트 거주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집 남성으로 드러났다. 다만 사망한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20일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CCTV 및 관련 증거를 토대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기소 검사는 체포 전 살인 혐의를 추궁하는 수사관 앞에서 용의자가 뱉은 침을 수거했으며, 이를 사망한 최씨 손에서 채취한 DNA와 대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용의자가 사건 열흘 전 훔친 다른 아파트 거주자 2명의 사회보장카드도 확보해 절도 혐의를 추가했다고 부연했다. 현재 구치소에서 수감 상태로 다음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용의자는 1급 살인 및 1급 살인미수, 강도, 불법무기 사용, 신분도용 등을 포함해 총 8건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용의자 체포 후 최씨 유가족은 성명을 통해 포틀랜드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유가족은 “우리 가족과 공동체의 가슴에 난 구멍을 결코 채울 수 없겠지만, 정의와 평화를 기도하겠다”면서 “그동안 받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한다”고 전했다.숨진 최씨는 오리건대학교 졸업 후 어머니와 함께 김치 회사 ‘최씨네 김치’(Choi‘s Kimchi)를 설립,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등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한국 김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11년 집에서 담그고 포장한 김치를 현지 파머스마켓에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사업 규모를 점차 확장했으며, 김치 만드는 법을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현재 ’최씨네 김치‘는 뉴시즌스마켓과 홀푸드마켓 등 주요 마트 체인의 북서부 지역 110여 매장에 진출한 상태다. 김치전도사로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의 허망한 죽음에 한인 사회는 물론 포틀랜드 지역 사회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트럼프는 졌지만… 상하원 선거서 고정관념 깬 공화당

    올해 미 대선에서 패배한 공화당이 상·하원 선거에서 여성·소수인종 돌풍을 몰고 오며 ‘공화당 지지자들은 여성·비백인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내년 1월 의회 개원 때 공화당 소속 하원 중 최소 33명은 여성·비백인으로 채워질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여성이 27명, 히스패닉계 6명으로, 버제스 오웬스(유타), 바이런 도널드(플로리다) 등 흑인 남성 당선인 2명과 아직 당락이 확정되지 않은 마리아넷 밀러 믹스(아이오와), 클라우디아 테네시(뉴욕), 마이크 가르시아(캘리포니아) 후보 등까지 당선 여부가 가려지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런 현상은 도시·교외 구분 없이 전국적이며, 기존 민주당 지역구에서 공화당으로 바뀐 ‘스윙 선거구’에서 두드러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서부터 쟁쟁한 후보들을 밀쳐 내는 파란을 연출하거나, 민주당·진보단체들의 TV 광고 ‘맹공’을 이겨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히스패닉인 토니 곤잘레스 당선인은 같은 당 윌 허드 의원의 은퇴로 민주당이 승리를 노린 텍사스주 23선거구에서 승리를 챙겼다. 특히 경선에서 5선 현역 스콧 팁튼(콜로라도) 의원을 9% 포인트 차로 따돌린 여성 로렌 보버트 후보는 본선에서도 민주당의 기세등등한 도전을 물리쳤다. 정치 입문 전 이들의 전력도 다양하다. 쿠바계인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당선인은 스페인어 TV 방송국에서 일하다 플로리다 마이애미 지역에서 이겼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가 지역구인 오웬스는 전직 NFL 선수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낸시 메이스 당선인은 남성 전유물이던 ‘시타델’(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사관학교)을 졸업한 최초의 여성이다. 상원 선거에서도 조니 에른스트(아이오와), 수잔 콜린스(메인) 의원이 치열한 경선을 거쳐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중심으로 능력 있는 여성·비백인 인물군을 발굴해 온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선거에서는 히스패닉 이민자의 다양한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소수 우대 정책으로만 밀어붙이려다 오히려 외면당한 결과와 대조를 이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바이든 승리 도운 최측근들 줄줄이 백악관 입성

    바이든 승리 도운 최측근들 줄줄이 백악관 입성

    군중을 몰고 다니며 대선 유세를 펼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만 머물며 트윗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대면 유세를 삼가며 ‘지하실 조’라는 놀림까지 받았던 조 바이든 당선인은 정책기조 및 인선 발표 등 연일 대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대선 후 2주간 부정선거 소송이 대부분 무위로 끝나면서 힘의 균형이 점점 바이든 측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앞서 론 클레인 비서실장 임명을 발표했던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는 17일(현지시간) 충성파 측근들로 구성된 백악관 주요 비서진 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캠프 선대위원장이던 스티브 리체티가 선임고문으로, 캠프 선대본부장이던 젠 오맬리 딜런은 부비서실장에 낙점됐다. 딜런을 포함해 5명이 여성이었고, 유색인종도 포함됐다. 흑인인 세드릭 리치먼드(캠프 공동 선대본부장) 하원의원이 선임고문 및 대외협력실장에 기용됐고 라틴계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캠프 부선대본부장)는 백악관과 지방정부 간 조율을 담당한다. 가장 관심이 높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추수감사절 이후에 나올 장관급 인선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코로나19 대응·기후변화·경제정책 등의 정책기조를 밝혔던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칠레·이스라엘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날까지 한국을 포함해 13개국 정상과 통화한 그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밀이 담긴 일일정보브리핑을 공유하지 않고 인수인계도 거부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전직 외교·정보·국방분야 고위 당국자들과 국가안보에 대한 화상 브리핑을 진행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활발한 행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두문불출이다. 지난 11일 부인 멜라니아와 알링턴 묘지 참배 후 언론에 노출된 이렇다 할 공식행사는 없었다. 지난 14일부터 4일간 기자단에 통보한 공식 일정은 ‘펜스 부통령과의 점심’ 단 1건이었다. 골프를 치거나 차를 타고 가며 워싱턴DC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을 뿐이다. 반면 트윗 정치는 여전히 활발하다. 이날은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기간시설안보국(CISA) 국장의 경질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선에 대한 크렙스 국장의 최근 발표는 매우 부정확했다. 선거에서는 여러 부적절한 행위와 사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죽은 사람이 투표하거나, 개표기 고장으로 자신의 표가 바이든에게 갔다는 것이다. 크렙스 국장은 지난 12일 성명에서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한 선거였다”고 주장해 눈 밖에 났다. 트럼프 진영은 여전히 소송전을 위한 시민 모금을 진행하고 있지만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로펌이 손을 뗐고, 미시간주에서 제기한 투표집계결과 인증 무효 소송도 기각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대선 이후 2주간 중대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가 부추긴 인종차별… 美증오범죄 11년 만에 최다

    미국에서 지난해 증오범죄 건수가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한 4년간 증가 추세는 지속됐다. 17일 미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2019년 7314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2008년(7783건) 이후 최고치다. 특히 살인이 포함된 증오범죄는 51건으로 FBI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0년 이후 가장 많았다. 2008년 이후 줄곧 하락하던 증오범죄는 2014년 이후 다시 늘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17년부터 3년 연속 7100건을 넘었다. 지난해 증오범죄의 원인은 ‘인종혐오’가 3963건으로 전체의 5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해 8월 텍사스주 엘파소의 월마트 매장에서 20대 백인이 쏜 총탄에 맞아 22명의 시민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범인은 히스패닉을 미국에서 떠나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인종 증오범죄의 피해 대상은 48.5%가 흑인, 백인(15.7%), 히스패닉·라티노(14.1%), 아시아계(4.4%)의 순이었다. 가해자는 52.5%가 백인이었고, 흑인이 23.9%였다. 인종에 이어 종교(1521건), 동성애(1195건), 장애(157건) 등이 증오범죄의 주요 이유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부터 3년간 백인 우월주의 단체 수가 55% 늘어나면서 증오범죄도 증가했다는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자료를 인용했다. 브라이언 레빈 증오·극단주의 범죄 연구소장은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인종차별적인) 언어표현이 실제 일부 범죄에서 확인됐다”며 “정치가 (증오범죄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적 언어 사용이 실제 범죄 발생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최근 첫 흑인여성 부통령이 된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에 대한 도를 넘는 혐오발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BBC에 따르면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는 그녀의 출신, 피부색, 성별에 관한 혐오 발언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원치고는 “덜 검다”거나 “미국 국적이 없다”, “인도로 추방해야 한다”는 등 비하하는 글이 다수다. 페이스북 측은 혐오 게시물 중 90%를 삭제했지만 해당 페이지 자체를 정지하지는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에 포스를…스페이스X 우주선에 ‘요다 인형’ 탑승한 이유

    [아하! 우주] 우주에 포스를…스페이스X 우주선에 ‘요다 인형’ 탑승한 이유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15일(현지시간) 우주비행사 4명을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린 가운데 이 임무에 비밀(?) 승무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사 다음날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리질리언스 기내 화면을 보면 4명의 승무원들 사이를 두둥실 떠다니는 인형의 모습이 보인다. 이 인형의 정체는 ‘스타워즈’ 스핀오프 TV 시리즈 ‘더 만달로리안’에 등장한 '베이비 요다'다. 우주선 내에서 '포스'를 다 사용한 듯 힘이 쭉 빠진 모습으로 둥둥 떠다니는 베이비 요다의 모습은 드라마 캐릭터 그대로 웃음을 자아낸다. NASA 측 관계자들은 "베이비 요다가 자리에 앉으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 아마도 조종사 빅터 글로버 자리를 노리는 것 같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요다가 우주로 나갔지만 사실 인형의 우주 탐사는 인류의 우주 도전과 궤를 같이한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처음으로 작은 인형을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했으며 이후 이는 전통이 됐다. 그렇다고 인형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아니다. 인형은 행운을 상징하는 일종의 부적같은 역할을 하며 특히 기내의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주임무다.지난해 3월 ISS를 향해 발사된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크루 드래곤’(Crew Dragon)에는 테스트 차원에서 사람대신 마네킹 리플리가 탑승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우주선에도 ‘어씨’(Earthy)라는 이름의 지구를 닮은 인형이 탑승했으며 현재는 ISS에 남아있다. 또한 2014년 12월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의 인기 캐릭터인 올라프가 돈 한 푼 안내고 ISS에 올랐다. 이는 올라프를 데려가 달라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 딸의 절실한 바람 때문이었다.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우주선에 올라탔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인형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 이어다. 30㎝ 크기의 버즈 인형은 지난 200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ISS에 탑승해 무려 15개월을 생활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한편 우주선 리질리언스에는 NASA 소속 3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1명이 탑승했다. 선장은 NASA 소속 마이크 홉킨스(51)가 맡았으며,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와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가 함께 승선했다. 예정대로면 리질리언스는 지구를 6바퀴 돌아 현지시간으로 16일 밤 11시 쯤(한국시간 17일 오후 1시 쯤) 국제우주정거장(IS)에 도착한다. 우주선이 ISS 도킹에 성공하면 네 사람은 6개월 간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진행하게 된다. 지구 귀환 시점은 내년 5월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괴짜 스타트업의 성인식” 민간 우주여행 문 열렸다

    “괴짜 스타트업의 성인식” 민간 우주여행 문 열렸다

    우주비행사 4명 태운 우주선 ISS로 향해6개월간 무중력 공간서 무 재배 등 실험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15일 오후 7시 47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27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를 팰컨9 로켓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렸다. ‘크루1’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가 완전히 성공하면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CNN 등에 따르면 이륙 직후 선장 마이크 홉킨스(51)는 관제탑에 “어려운 시기에 모두 함께 노력해 국가와 세계에 영감을 주었다. 이제 우리가 제 몫을 해야 할 때”라는 교신 내용을 전해 왔다. 리질리언스라는 이름도 코로나19 확산, 인종차별 시위, 경기 침체, 혼란스러운 대선 등 여러 시련을 이겨 낸다는 의미로 명명됐다. 우주선에는 미 우주군 대령 출신인 홉킨스 외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가 탑승했다.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는 우주선 조종을 하며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ISS에 체류하는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지구를 여섯 바퀴 돌아 1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17일 오후 1시)쯤 ISS에 도착한 우주인들은 향후 6개월간 식품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을 진행하고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한다. 이날 팰컨9 로켓은 1969년 인류 최초 달착륙에 성공한 아폴로11호를 쐈던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의 발사대 39A에서 이륙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시험비행에서 2명을 태운 크루드래건 캡슐을 ISS에 보냈고, 이번에는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인 우주여행 모델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4명을 태웠다. 크루드래건 캡슐은 최대 8명까지 탈 수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증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민간 주도 우주여행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으로, 스페이스X는 내년 하반기 3명의 첫 고객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발사에 대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성인식을 치르는 순간”이라며 한때 괴짜 스타트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NASA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대규모 개발 비용을 투입한 미 정부도 이번 시험에 성공하면 우주운송 비용을 좌석당 5500만 달러(약 610억원)로 줄일 수 있다고 CNBC가 전했다. 그간 미국은 우주셔틀 폐기 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빌려 썼는데, 좌석당 최대 8600만 달러(약 953억원)를 지불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괴짜 스타트업의 성인식” 민간 우주여행 문 열렸다

    “괴짜 스타트업의 성인식” 민간 우주여행 문 열렸다

    우주비행사 4명 태운 우주선 ISS로 향해6개월간 무중력 공간서 무 재배 등 실험 우주운송 비용 좌석당 953억→610억원내년 첫 민간인 우주여행 추진 가속도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15일 오후 7시 47분(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27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를 팰컨9 로켓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렸다. ‘크루1’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가 완전히 성공하면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CNN 등에 따르면 이륙 직후 선장 마이크 홉킨스(51)는 관제탑에 “어려운 시기에 모두 함께 노력해 국가와 세계에 영감을 주었다. 이제 우리가 제 몫을 해야 할 때”라는 교신 내용을 전해 왔다. 리질리언스라는 이름도 코로나19 확산, 인종차별 시위, 경기 침체, 혼란스러운 대선 등 여러 시련을 이겨 낸다는 의미로 명명됐다.우주선에는 미 우주군 대령 출신인 홉킨스 외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가 탑승했다.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는 우주선 조종을 하며 이번 임무에 성공하면 ISS에 체류하는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지구를 여섯 바퀴 돌아 1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17일 오후 1시)쯤 ISS에 도착한 우주인들은 향후 6개월간 식품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을 진행하고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한다. 이날 팰컨9 로켓은 1969년 인류 최초 달착륙에 성공한 아폴로11호를 쐈던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의 발사대 39A에서 이륙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시험비행에서 2명을 태운 크루드래건 캡슐을 ISS에 보냈고, 이번에는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인 우주여행 모델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4명을 태웠다. 크루드래건 캡슐은 최대 8명까지 탈 수 있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인증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민간 주도 우주여행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으로, 스페이스X는 내년 하반기 3명의 첫 고객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발사에 대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가 “성인식을 치르는 순간”이라며 한때 괴짜 스타트업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NASA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개발 비용을 투입한 미 정부도 이번 시험에 성공하면 우주운송 비용을 좌석당 5500만 달러(약 610억원)로 줄일 수 있다고 CNBC가 전했다. 그간 미국은 우주셔틀 폐기 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빌려 썼는데, 좌석당 최대 8600만 달러(약 953억원)를 지불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머스크 코로나 감염?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민간 우주여행 본격화

    머스크 코로나 감염?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 민간 우주여행 본격화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16일(이하 한국시간) 우주비행사 넷을 태운 유인우주선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렸다. 테슬라 전기자동차와 스페이스X를 창립한 일론 머스크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탓에 발사 순간을 참관하지 못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9시 27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복원력)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리질리언스는 지난 5월 시험 발사 때 바다에 떨어진 것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팰컨 9 로켓에 실려 지구를 박차고 우주로 솟아올랐다. 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리질리언스는 앞으로 지구를 여섯 바퀴 도는 과정을 거쳐 17일 오후 1시쯤 ISS에 도착한다. 네 우주비행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선장 마이크 홉킨스(51),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 등인데 이날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발사장으로 이동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우주군 대령인 홉킨스가 총지휘하며,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는 우주선 조종을 맡는다. 워커와 소이치는 우주선 작동 장치인 온보드 시스템을 담당한다. 노구치는 러시아 소유즈, 미국 우주왕복선에 이어 스페이스X까지 세 가지 우주 이동수단을 이용해 지구를 떠난 단 세 번째 우주인이란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ISS 도킹에 성공하면 6개월 동안 머무르며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진행한 뒤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버가 임무 완수를 하면 ISS에 체류한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NASA에 따르면 역대 흑인 우주비행사는 모두 17명으로, ISS에 올라 임무를 수행한 사례는 없었다. 크루-1 승무원들은 코로나19 확산부터 인종차별에 따른 사회 불안과 경제 침체, 혼란스러운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올해 발생한 다양한 시련을 이겨낸다는 의미로 우주선 이름을 ‘리질리언스’라고 붙였다.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춰 발사했는데 재활용 로켓인 팰컨9를 회수해야 하는 해역의 날씨가 나빠진 탓이었다.‘크루-1’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여는 실전 무대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워 ISS로 보내는 데 성공했는데 당시는 시험 비행이었다. 이번 발사는 시험 비행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인 우주여행 모델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하고 6개월간 ISS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첫 완전 임무 비행이다. 또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드래건 캡슐은 최근 NASA 인증을 받으면서 이 인증을 받은 첫 민간 우주여행용 우주선이 됐다. 이에 따라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앞으로 민간 주도 우주여행이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발사가 한때 괴짜 스타트업으로 여겨졌던 스페이스X에는 성인식과 같은 시간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화물과 우주비행사를 모두 ISS에 보내면서 우주 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이자 NASA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한편 머스크 창업자는 이날 발사를 앞두고 트위터에 “우주선이 오늘 발사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내가 약하게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상태가 조금씩 좋았다가 나빴다가 한다. 보통의 감기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같은 기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두 차례 양성과 두 차례 음성 결과를 받았다. NASA 방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격리 상태에 들어가야 하나, 스페이스X는 그의 소재에 대해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흑인, 여성, 일본인…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탑승 4인방

    흑인, 여성, 일본인…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탑승 4인방

    15일(현지시간)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비행사 4명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민간 우주 수송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CNN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리질리언스는 팰컨9 로켓에 실려 지구를 박차고 우주로 솟아올랐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워 ISS로 보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때는 시험 비행이었다. 이번 발사는 시험 비행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인 우주여행 모델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비행이다.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민간 주도 우주여행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우주선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3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1명이 탑승했다. 선장은 미 항공우주국 소속 마이크 홉킨스(51)가 맡았으며,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와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가 함께 승선했다. 미국 우주군 대령인 홉킨스는 이번 임무를 총지휘하며, 미국 해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는 우주선 조종을 맡는다. 워커와 소이치는 우주선 작동 장치인 온보드 시스템을 담당한다.특히 글로버는 임무 성공시 ISS에 체류하는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미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역대 흑인 우주비행사는 모두 17명으로, ISS에 승선해 임무를 수행한 사례는 아직 없다. 미공군시험비행학교를 졸업한 글로버가 조종한 항공기는 40여 기, 누적 비행시간은 3000시간에 달한다. 항공모함 400여 척의 착륙 제어를 도맡았으며 24차례 전투 임무도 수행했다. 2012년 당시 존 매케인 상원의원실에서 입법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중 미 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로 합류했다.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는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 과학 석사, 우주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4년 미 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정됐다. 2010년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 탑승이 첫 임무였으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163일간 머물렀다. 우주정거장 하드웨어 설계와 우주선 비행 제어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노구치 소이치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소속으로, 도쿄대학교 항공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항공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하며 우주비행사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2010년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당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약 5개월을 체류했다.‘리질리언스’호 선장을 맡은 마이크 홉킨스는 미 공군 대령 출신으로, 2013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 166일을 보낸 이력이 있다. 우주 유영으로 성능 저하 펌프 교체 작업을 완수하기도 했다.예정대로면 리질리언스는 앞으로 지구를 6바퀴 돌아 현지시간으로 16일 밤 11시쯤 국제우주정거장(IS)에 도착한다. 우주선이 ISS 도킹에 성공하면 네 사람은 6개월간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진행하게 된다. 지구 귀환 시점은 내년 5월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바이든 베팅’ 월가 큰손들 백악관 입성 꿈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에서 기업과 월가의 유명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500여명으로 구성된 ‘바이든·해리스 팀’은 새 행정부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반영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이념적 방향성을 암시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점령했던 월가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새 행정부에서 월가 인물의 중용 여부는 재무장관 기용이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미 행정부에서 국무부·국방부·법무부와 함께 ‘빅4’로 불리는 노른자위인 재무부 장관은 은행가들이 종종 맡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원웨스트뱅크 회장을 지낸 스티븐 므누신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시티그룹 회장 출신 로버트 루빈이 맡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스테판 셀리그는 “돈은 여전히 많은 말을 하겠지만 바이든에게 속삭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내 경선 상대였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제외하면 최대 기부자는 톰 스타이어 전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스타이어는 민주당에 6700만 달러(약 747억원)를 기부했다. 스타이어는 경선에서 패하자 곧바로 바이든 당선인의 지지를 선언했다. 새 행정부에서 환경 관련 정책 자리에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헤지펀드 팔로마 어드바이저스를 운용하는 도널드 서스먼은 민주당에 2630억 달러(약 293억원)를 베팅한 세 번째 큰손이다. 단기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설립자 제임스 사이먼스는 2400만 달러(약 267억원)를, 이 회사 임원 헨리 라우퍼 역시 1400만 달러(약 156억원) 이상을 갖다줬다.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인 로저 퍼거슨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부의장을 지낸 퍼거슨은 1조 달러에 이르는 교원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TIAA 최고경영자다. 금융기관의 기부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편중됐다. 바이든 캠프는 2억 200만 달러(약 2250억원)의 기부를 받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8400만 달러(약 936억원)에 불과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월가의 기부를 많이 받았지만 거리를 두려는 데다 민주당 진보파의 반월가 압력이 강해 새 행정부에서 금융 산업의 영향력은 퇴색될 것으로 WSJ는 짚었다.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던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이번 인수팀은 월가 CEO들에게 행정부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확진자 1000만명 넘은 美… 바이든 “마스크 제발 써달라” 간청

    확진자 1000만명 넘은 美… 바이든 “마스크 제발 써달라” 간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소송전, 돌발 인사권 행사 등으로 정권 인수 작업을 방해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연일 잰걸음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사태를 더 방치했다간 취임식 전 의료대란 가능성도 제기돼 한시가 급해졌다. 여기에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트럼프 측근들이 연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남은 70여일간도 트럼프 행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우리는 ‘암흑의 겨울’을 맞고 있다”고 무겁게 말했다. 그나마 위안은 화이자의 백신 개발 낭보다. 그러나 그는 백신 개발 상용화까지 수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마스크 착용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간곡한 설득에 나섰다. 바이든 당선인은 “만일 모든 사람이 앞으로 몇 달간 마스크를 쓴다면 수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 아니라 미국인이 살 수 있다”며 ‘간청한다’(implore)는 표현까지 썼다. 절박한 호소는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 누적 확진자 수(한국시간 오후 3시 30분 현재)는 1042만 2026명, 사망자 수는 24만 4449명이다. 선거일인 3일 이후 6일 연속 일일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고, 지난 6일에는 13만 2566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3만 3000명이던 입원 환자가 5만 6000명으로 늘면서 중환자실과 의료 인력의 부족 사태도 심해지고 있다. 내년 1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에 의료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도 “백신이 보급되기 전 몇 달 안에 20만명이 목숨을 더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해결을 국가 정상화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의사와 과학자로 이뤄진 13명의 자문단을 발표하고, 향후 로드맵도 내놓았다. 자문단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가 사직한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도 포함됐다. 이들은 코로나19 테스트 확대, 핵심 전파자 추적, 고위험군 우선 백신 접종, 치료법 확대 등을 진행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로 돌아가고, 산업이 성장하고, 경제가 최고 속도로 다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취임 후 팬데믹의 방향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며 “흑인, 라티노, 원주민 등이 백인보다 바스러스에 더 강타당했다는 점에서 건강과 불균형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라고 했다. 막판 몽니를 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식품의약국(FDA)과 민주당은 선거 전 내가 백신 승리를 얻기를 원하지 않았고, 그래서 5일 뒤 발표가 나왔다”며 화이자의 백신 중간 발표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11번째 연임 실패… 66.8% 최고 투표율… 1억 5980만명 투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역대 최다 득표로 막을 내린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적지 않은 기록들을 쏟아냈다. CNN, 폭스뉴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의 대선 득표 통계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8일(현지시간) 현재 바이든 당선인은 약 7550만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약 7100만표로 각각 승자와 패자로서 역대 최다표를 얻었다. 승자의 직전 최고 기록은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6950만표, 패자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6590만표였다. 또 이번 대선에서 1억 5980만명이 투표한 것으로 추정되며 투표율도 6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사전투표(우편·조기현장투표) 규모도 이날까지 약 1억 100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 때 78세로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오른다. 70세에 취임해 직전까지 최고령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는 이번에는 124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 결과에 불복한 대통령이 됐고, 역대 11번째로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 됐다.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작문 교수로 일하고 있는 질 바이든 여사는 본업을 계속 이어가 역대 최초로 직업을 가진 영부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첫 여성·흑인 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부통령이 된다. 그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도 첫 세컨드 젠틀맨에 오르게 된다. 이외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은 첫 대통령이었지만 바이든 후보는 입양한 두 마리의 셰퍼드를 데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분열은 누가 어떻게 치유하는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분열은 누가 어떻게 치유하는가/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이겼다는 첫 보도가 나온 뒤 워싱턴DC에서는 일제히 차들이 멈춰 서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표현했다. “민주주의가 이겼다”는 외침도 들렸다. 그 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서 문자가 왔다. “모든 애국자가 지금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이번 선거를 지킬 수 없다”며 소위 ‘선거 방어 자금’을 보내 달라고 했다. “다시 싸우자”는 구호도 함께였다. 어느 선거나 승자와 패자, 지지와 반대가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분열을 통합으로 이끄는 합법적 제도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표본이라 불리는 미국은 다른 길을 가려는 모양이다. 바이든의 승리 연설은 상대의 패배 인정 없이 진행된 첫 연설이다. 트럼프는 불복 연설을 했다. 양측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선다. 미국의 균열은 예상보다 깊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첫 일성으로 “누구를 찍었든 모든 이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사회 분열 해소가 첫 임무라는 의미다. 하지만 미 대선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리더 교체로 분열이 해소될까 의문이 생겼다. 저학력으로 쉽게 취직했던 과거가 그리운 일부 백인들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 반면 각종 차별에 신음하던 이민자들은 그 숫자가 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1등 국가를 위협하는 중국의 부상, 코로나19로 24만명 이상이 사망한 데 대한 분노, 부의 불평등이 복합적으로 휘몰아치면서 미국 사회의 공기는 무겁고 답답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적 언행과 지지자만 바라보는 메시지로 사회 분열을 부추겼다. 하지만 그가 분열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미 극심했던 분열에 편승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실제 선거 국면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압도적 우위에 가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단 한 번도 4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가 세금 포탈 의혹을 제기했을 때, 대통령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흑인시위대를 폭도로 몰았을 때 등 속된 말로 그가 무슨 짓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콘크리트 지지층은 굳건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앞으로도 ‘부정선거로 인한 패배’를 주장할 것이다. 소송전은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이들의 대통령은 여전히 트럼프일지 모른다. 바이든 당선인은 사회 통합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 트럼프 지지자들이 가장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재원을 투입하고, 선거 전에 양측의 신경전으로 미뤄진 경기부양책을 긴급히 통과시킬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수정하고, 유색인종 및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두 동강 난 미국이 치유될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고개를 돌려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 더욱 그렇다. 국민 통합을 위해 야심 차게 시행했던 정책은 현장에서 왜곡되고, 통합의 메시지는 곡해될 수 있다. 분열이 잦아들기는커녕 더 깊어진다면 정권은 속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자신의 지지자들만 바라보게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동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내 이웃이 돼 주실래요”라는 글을 읽다가 미국에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선거가 끝났지만, 네 이웃은 여전히 네 이웃일 것이다. 두 후보는 그들의 부유한 정치 세계에서 그들의 일을 할 테지만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공부하고, 장을 보고, 음식을 나누고, 기도를 한다.’ 이슬람교 이민자 여성도, 백인 할아버지도 줄줄이 ‘물론’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미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은 권력자가 아니라 조용하고 평범한 시민이라는 것, 이게 희망인 듯싶다. kdlrudwn@seoul.co.kr
  • 바이든, 4일간의 대역전 개표 드라마…‘레드 스테이트’ 뚫고 ‘블루 월’ 세웠다

    바이든, 4일간의 대역전 개표 드라마…‘레드 스테이트’ 뚫고 ‘블루 월’ 세웠다

    혼전 속 우편투표 개봉으로 희비 엇갈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서 ‘소수점 승리’‘공화 텃밭’ 애리조나·조지아도 끝내 이겨미국 대선일(11월 3일) 이후 무려 4일간에 걸친 개표전은 다시 없을 대역전 드라마였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레드 스테이트’ 애리조나주에서 24년 만에 승기를 잡은 데 이어 개표 후반 위스콘신·미시간에 이어 펜실베이니아주까지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3개 주를 차례로 손에 넣으며 승리의 금자탑을 쌓았다. 민주당 텃밭임에도 2016년 대선 때 충격의 ‘소수점 차 패배’를 당했던 이들 경합주의 ‘블루 월’(blue wall) 재건이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앞서 여론조사에서도 예견됐지만 개표 초반 ‘레드 미라지’(공화당 초반 우세 현상)는 의외로 강력했다. 개표 중반까지 바이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결은 경합주에서 쉽사리 승패를 예견하기 힘든 양상으로 흘러갔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 75% 시점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12.7% 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리며 앞섰고, 미시간도 70%대 개표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8% 포인트 가까이 앞서 나갔다. 경합주에서의 대반전은 대도시 및 우편투표함이 개봉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위스콘신에서 개표 초반 밀렸던 바이든 후보는 계속 뒤지다가 막판 0.6% 포인트 차로 대역전에 성공했고, 미시간 역시 내주는 듯했지만 2.6% 포인트 차로 결국 이겼다. ‘최대 승부처’가 된 펜실베이니아는 막판까지 피를 말렸다. 7일 오전 개표 95% 시점에 바이든 후보가 대역전을 이뤘고, 막판 미개표가 16만장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이상 뒤집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타전했다. 표 차이는 8일 98% 개표 기준 불과 0.5% 포인트 차다. 경합주 3개 주 표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에 분노한 유색인종·청년들이 대거 초반 우편투표에 참여한 데다 바이든 캠프도 2016년 트럼프 캠프처럼 제조업 노조를 공략했고 흑인 커뮤니티 비율이 높은 점 등에서 갈렸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 우편투표에서 75%는 민주당을 찍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졸 미만 백인 비율이 높은 민주당 텃밭인 펜실베이니아 에리 카운티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를 찾아오겠다’며 역전 발판을 마련한 곳이고, 위스콘신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이른바 와우 카운티 3곳은 전통적인 백인 공화당 지역이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에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1.1% 포인트 차 간발의 승리를 거뒀고, 와우 카운티 역시 격차를 크게 좁혔다. 백인 교외 여성들은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외면했지만 이번엔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애리조나·조지아주 등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을 수성하지 못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원인이다. 인구구조 변화에다 백인 유권자의 표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는 분석으로, 미 언론들은 이 지역을 보라색으로 표현했다. 조지아주는 1992년 이후 줄곧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지만 개표 중반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여유 있게 앞서 나가다가 지난 6일 역전되며 사실상 바이든 후보 당선에 종지부를 찍었다. 선거인단 6석으로 막판 승패의 퍼즐을 쥐었던 네바다는 5일 오전까지 추가 개표를 미루는 등 근소하게 앞서던 바이든 캠프를 피 말리게 했지만 결국 바이든 후보가 2.2% 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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