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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팬데믹 위기 딛고 바이든 당선·백신 성공 ‘희망가’

    코로나 팬데믹 위기 딛고 바이든 당선·백신 성공 ‘희망가’

    2020년은 초유의 전염병 사태로 전 세계가 고통받았다. 국제사회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으나 홍콩보안법 통과와 화웨이 제재 등으로 미중 갈등은 계속됐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시대가 열리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우선주의 체제도 바뀔지 주목된다. 다음은 서울신문이 꼽은 올해의 10대 국제 뉴스다. 조 바이든 美 대통령 당선인트럼프식 우선·고립주의 마침표조 바이든(78)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대선 최다표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트럼프 여론으로 이겼다는 꼬리표도 있지만, 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하고 흑인 시위에 공감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한 게 주효했다. 전례 없는 트럼프 측의 불복 소송전에도 차분하게 정권이양 작업을 진행해 ‘정계의 백전노장’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코로나19 근절, 인종차별 해소, 기후변화 대응, 다자주의 복원, 국민화합, 미중 간 경쟁 등 어려운 숙제들이 기다리고 있어 “미국이 돌아왔다”는 당선 일성을 실현할지 이목이 쏠린다. 바이오엔테크 의사 부부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 성공코로나19 사태 종식의 서막을 알린 첫 백신은 터키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우구르 사힌(55)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와 외즐렘 튀레지(53) 박사 부부의 손에서 탄생했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의 협업으로 10개월 만에 개발한 백신은 이들 부부가 30년간 암 치료에 매진하며 연구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 활용됐다. 백신 개발 후 이들은 이민자라는 성장 배경보다 과학 자체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당부했다. 인류로서는 혼인신고 후 곧바로 실험실로 돌아와 연구에 매진했다는 한 과학자 부부의 열정에 빚을 지게 된 셈이다. 아베 신조 前 일본 총리지병 악화로 돌연 장기집권 끝내2012년 말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 이후 7년 8개월에 걸쳐 일본 역대 최장기 재임 기록을 세웠던 아베 신조(66) 전 총리가 9월 16일 물러났다. ‘아베 1강’으로 불린 안정된 권력 기반을 바탕으로 ‘안전보장법제 성립’, ‘자위대 명기 개헌 추진’ 등 거침없는 우경화 행보를 계속해 온 그였지만, 올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된 리더십 위기와 ‘아베노마스크’로 대표되는 부실·무능 대응의 난맥상 속에 국민 지지율이 바닥으로 곤두박칠쳤다. 결국 1차 집권(2006~2007년) 때와 마찬가지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악화를 이유로 8월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앤서니 파우치 美전염병연구소장타임지가 뽑은 ‘올해의 수호자’‘올해의 가디언(수호자)’. 시사주간 타임이 앤서니 파우치(80)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에게 붙여 준 타이틀이다. 코로나19 미 정부 대응 과정에서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파우치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정보 유포에 맞서며 대중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의 인물’로 뽑은 피플지로부터 ‘2020년에 미국이 필요로 했던 의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그를 유임시키며 대통령 수석 의료보좌관 역할을 맡겼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2020년 과학 분야 화제의 인물 10인’에도 선정됐다. 저신자 아던 뉴질랜드 총리강단의 리더십으로 코로나 방역·재선 성공주요국 정상들이 리더십 위기를 겪은 올해 저신다 아던(40) 뉴질랜드 총리는 차별화된 행보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재집권에도 성공했다. 아던 총리는 코로나19 초기 ‘강하게 일찍 (방역)’ 슬로건을 내걸고 국경 봉쇄 조치를 실시했다. 그 결과 뉴질랜드의 올해 확진자 수는 1800명이 채 안 된다. 지난해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테러 때 히잡을 쓰고 유족을 위로한 뒤 총기·혐오발언 규제 대책을 빠르게 추진한 장면은 ‘공감’과 ‘강단’의 리더십을 동시에 갖춘 아던 총리의 면모를 보여 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과잉진압에 목숨 잃은 조지 플로이드전 세계 ‘인종차별반대 시위’ 거센 바람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인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47)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과잉 진압과 인종차별에 분노한 시민들은 길거리로 나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전 세계로 확산돼 인종차별과 관련한 역사 속 인물의 동상이 훼손되는 일이 잇따랐고, 영국 런던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도 ‘BLM’ 팻말에 묶이는 수모를 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민간 우주여행 현실로 만든 괴짜일론 머스크(49)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이 지난 8월 지구로 무사 귀환하며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열겠다는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의 호언장담이 몽상이 아닌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테슬라 주가가 뛰며 머스크는 세계 두 번째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머스크는 “6년 안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며 화성 여행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조슈아 웡 홍콩 민주화운동 상징, 실형 선고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24)이 12월 3일 불법집회 조직·선동 혐의로 징역 13.5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6월 21일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 앞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조직·가담·선동한 혐의다. 웡은 15세 때인 2011년 학생 단체 ‘학민사조’를 설립해 민주주의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을 이끌어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웡은 2건의 재판에 추가 기소될 수 있어 홍콩 민주 진영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긴즈버그 美 최고령 대법관9월 하늘로 떠난 ‘진보의 아이콘’양성평등과 장애인, 환경문제 등과 관련해 기존 구조를 강화하는 판례가 시도될 때마다 ‘나는 반대한다’며 소수의견을 썼던 미국 연방 대법원의 87세 최고령 대법관이자 ‘진보의 상징’이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올해 9월 별세했다. 1993년 미국의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뒤 남성 생도 입학만 허용하던 버지니아 군사학교에 여성 입교를 허용하는 판결, 남녀 임금 차별 금지 판결,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을 남겼다. 그의 사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을 지명, 9명의 미 연방 대법원의 진보 대법관 수는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美 표적공습에 사망한 군부영웅가셈 솔레이마니(63)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정예군) 사령관은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 아래 이뤄진 미군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군부 최고 실세인 그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신임을 듬뿍 받아 ‘숙적’ 미국과의 공식·비공식적 채널을 가진 군부 인사로 꼽혔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려 국민적 존경을 받는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보복을 선언한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공격을 가하면서 연초 중동 전운이 고조됐다.
  • “아이폰 쓰던 흑인 소년…호텔에서 도둑으로 몰렸다”

    “아이폰 쓰던 흑인 소년…호텔에서 도둑으로 몰렸다”

    호텔서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14세 소년백인 여성 주장에 호텔도 “핸드폰 보여달라”SNS 영상에 공분…결국 호텔 측 사과해 미국 뉴욕 호텔에서 한 흑인 소년이 백인 여성으로부터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린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키온 해럴드(40)는 지난 26일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의 한 부티크 호텔에 아들(14)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이날 오전 이들 부자는 브런치를 먹으려고 호텔방을 나섰다. 그 때 갑자기 한 백인 여성이 해럴드의 아들에게 다가와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 여성은 해럴드의 아들이 자신의 핸드폰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며 호텔 매니저에게도 도움을 청했다. 해럴드의 아들은 “이것은 내 핸드폰”이라고 답했지만, 이 여성은 막무가내로 화를 내며 스마트폰을 보여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럴드는 “이 세상에 아이폰이 하나만 있는 줄 아느냐”며 반박했지만, 호텔 매니저도 “핸드폰을 보여달라”며 거들고 나섰다. 백인 여성은 자리를 뜨려는 이들 부자에게 달려들어 해럴드를 할퀴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후 백인 여성의 핸드폰은 우버 차 안에서 발견됐다. 해럴드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순식간에 화제를 모은 이 영상에는 백인 여성과 호텔 측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비난이 일자 호텔 측은 28일 성명을 내고 “무고한 고객에 대한 근거 없는 고발, 편견, 공격이었다”라며 사과했다. 해럴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백인 여성이 인종차별적 편견으로 자신과 아들을 도둑으로 몬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도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백인 여성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설민석 자꾸 틀리지만… “각색은 필요” vs “사실이 중요”

    설민석 자꾸 틀리지만… “각색은 필요” vs “사실이 중요”

    스타강사 설민석이 진행하는 방송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도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여전한 관심을 나타냈다. 27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3회 시청률은 5.5%(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번 방송에는 난징대학살·731부대·전범재판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중국 침략 역사가 설명됐다. 이 방송은 신으로 군림했던 히로히토 일왕(천황)이 패망 직후에 격하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히로히토의 ‘인간선언’을 소재로 그가 신에서 인간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설민석의 이날 강의 내용에 대해 일부 소셜미디어에선 “맥아더가 생체정보 가져오겠다며 731부대 이시이를 살려줬고 히로히토도 전범재판 회부 안 했다면서 반미정서 부추키고, 토착왜구 장사한다”면서 “맥아더가 미국의 국익때문에 우리를 도와줬다는 거, 그걸 누가 모르나, 얄팍한 지식으로 국민을 초딩(초등학생) 수준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731 부대의 존재나 전후 일왕 문제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히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설민석은 승전국 미국의 압박을 받은 히로히토가 ‘나는 신이 아니다. 신의 후예일 뿐이다’라고 발언했다고 인간선언의 핵심을 정리했지만 실제 인간선언에서는 일왕이 이러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역사 논란 시작은 클레오파트라 방송“그냥 보지마세요” 전문가 작심 발언 설민석의 역사 왜곡 논란은 지난 19일 이집트 역사에 대해 다룬 방송 이후 거세졌다. 곽민수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 간다. 그냥 보지 말라”며 방송에서 언급된 역사 내용의 오류를 지적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고, 설민석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설민석은 “내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재즈가 잃어서 알앤비가 탄생” 논란평론가는 “허위사실 유포나 마찬가지” 음악에 대해 다룬 유튜브 영상도 논란이 됐다. 설민석은 지난 15일 유튜브에 “재즈가 초심을 잃어서 알앤비(R&B)가 탄생했다”며 “프랭크 시나트라 이후 백인이 흑인 음악을 불렀다. (흑인들은) 초심을 잃었다 이거다. 그래서 흑인들만의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이라는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재즈 피플의 한 기자는 댓글을 통해 “재즈가 초심을 잃어 R&B가 탄생했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다”며 “(설민석의 주장과는 달리) R&B는 블루스가 미국 남부의 흑인 술집을 넘어 미국 전역의 더 많은 이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탄생한 장르”라고 설명했다. 음악평론가 배순탁 역시 “재즈,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R&B, 초기 로큰롤에 대한 역사를 다룬 원서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는 할 수 없다”며 “아무런 공부 없이 내뱉은 발언이 또 터졌다. 이 정도면 허위사실 유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역사에 대한 관심 높인 점 인정해야”“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확언 말아야” 배순탁 평론가는 “최진기, 설민석 두 사람이 자기 분야 강의에 관해서는 무척 탁월하다고 생각한다”며 “왜 자꾸 설익은 걸 넘어 ‘무지’에 가까운 영역에까지 손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설민석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고, 약간의 각색은 재미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청자 게시판과 뉴스, 유튜브 댓글에는 “있는 그대로 원문풀이하면 누가 보냐. 재밌게 각색도 하고 그런 거지 큰 맥락에서 안 벗어나면 된다” “자잘한 부분까지 보려면 책을 봐야한다. 제한된 방송시간에 모든 디테일을 다 맞추기는 어렵다” “설민석만큼 재밌게 감동적으로 강의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비판만 하냐. 너무하다”라며 설민석을 옹호하는 의견과 “설민석이 유명한 만큼 전문분야가 아닌 분야에서는 더 주의해야 하지 않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엉뚱한 역사 지식을 퍼트릴 위험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의사인 나도 흑인이라고 코로나 치료 차별” 폭로 후 끝내 사망

    “의사인 나도 흑인이라고 코로나 치료 차별” 폭로 후 끝내 사망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한 미국 의사가 끝내 사망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던 흑인 여성 의사 수전 무어(52)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무어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인디애나폴리스 대학 병원에 입원했다. 통증이 심해 백인 의사에게 진통제를 추가로 투여하고 코로나19 치료에 쓰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처방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의사는 이런 무어의 요청을 거절했다. 무어 본인이 의사라 치료 과정이나 절차에 대해 일반 환자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병원 측은 무어가 거듭 통증을 호소한 끝에 검사를 진행했고, 폐렴 증상과 림프샘 문제가 발견되고 나서야 진통제를 투약했다. 그나마 몇 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투약이 이뤄졌다는 게 무어의 주장이다. 무어는 “내가 백인이었다면 이런 대우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의사는 나를 마약중독자 취급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흑인들은 이런 식으로 집으로 돌아가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죽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최고 책임자를 만나 자신이 겪은 상황에 대해 항의했다. 그러자 병원은 무어의 담당 의사를 교체하고, 인종 다양성 교육을 약속했다. 덕분에 무어의 통증도 완화되는 등 치료에 희망이 보였다. 그리고 지난 7일 무어는 의사 권고로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무어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했다. 병원의 퇴원 후 점검 전화도 받지 않았다. 병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무어는 호흡이 불안정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체온은 40도에 육박했고 혈압도 낮았다. 처음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무어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20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무어의 사례처럼 흑인은 특히 통증 완화 치료를 받을 때 백인보다 열악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병원을 포함해 어디서든 흑인의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차별을 받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美 의사당 ‘노예제 옹호’ 리 장군 동상 110년 만에 철거

    美 의사당 ‘노예제 옹호’ 리 장군 동상 110년 만에 철거

    미국에서 과거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군의 사령관 로버트 리(1807~1870)의 동상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철거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의사당 건물 안에 1909년부터 110년 넘게 서 있던 리 장군의 동상이 이날 새벽 3시쯤 철거됐다고 밝혔다. 의사당에는 50개 주에서 2명씩 고른 인사의 동상이 서 있는데 리 장군은 미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함께 버지니아주를 대표하는 동상이었다. 이번 철거는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가 주의회 산하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요청한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노예제 존속을 위해 싸웠던 인사가 다양성이 추구되는 현시점에는 주를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남부연합군을 이끈 장군들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동상 철거를 요구한 제니퍼 웩스턴 하원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역사적이자 한참 전에 이뤄졌어야 할 순간”이라면서 “리 장군 동상은 분열과 압제, 인종주의 유산으로 미국 역사의 어두운 시대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장군의 동상이 서 있던 자리에는 1951년 당시 16세로 흑인 학생에 대한 처우를 문제 삼으며 시위에 나섰던 바버라 존스의 동상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존스의 사건은 흑인과 백인의 분리교육을 금지한 미 연방대법원의 유명한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 인종적 정체성(상)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 인종적 정체성(상)

    지난 10월 영화 ‘원더우먼’으로 널리 알려진 이스라엘 출신의 배우 갈 가도트가 새롭게 제작되는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기로 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가도트는 과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을 옹호한 전력이 있는데, ‘친이스라엘ㆍ반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성향을 가진 배우가 아랍권에 속하는 이집트와 관련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아랍인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것이다. 클레오파트라 역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는 가도트의 출신이나 정치 성향과 별개의 문제도 얽혀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이 문제다. 요컨대 겔 가도트와 같은 외모를 가진 배우가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을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을 누군가는 던질 수 있다. 그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실제로 클레오파트라의 정체성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는 고대 이집트인이면서 동시에 그리스인이었다.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출신의 알렉산드로스가 동방원정의 과정에서 당시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이집트를 정복한 것은 기원전 332년의 일이다. 그는 결국 페르시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자신의 ‘헬레니즘 대제국’을 완성했다. 그런데 이 불세출의 영웅은 정복 사업을 마무리 짓자마자 예기치 않게 사망한다. 그리고 그 직후 제국은 4개의 왕국으로 쪼개지는데, 그 가운데서 이집트를 장악한 것은 알렉산드로스의 부하이자 친구였던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인물이었다. 그가 이집트의 지배자, 즉 파라오가 된 뒤에 이집트는 300년가량 그의 후손이 통치했다. 이 그리스 계통의 왕조를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라고 부른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역사 속에서 최후의 독립 왕조였던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였다.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 내내, 그리스 출신들을 조상으로 하던 이집트의 지배계층은 일정 부분 이집트화되기는 했지만 문화적으로 그리스적 정체성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 왕조의 파라오들 대부분이 갖고 있었던 프톨레마이오스(Ptolemaios)라는 이름도 그렇고, 클레오파트라(Cleopatra)라는 이름 역시 이집트식이 아닌 그리스식이라는 사실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클레오파트라는 분명히 이집트의 파라오였고 ‘웨레트-네브트-네페루-아케트-세흐’라는 고대 이집트어로 된 이름도 있다. 그리고 그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파라오들 가운데는 흔치 않은 그리스어와 고대 이집트어를 모두 하는 인물이다. 더불어 프톨레마이오스 1세 이래로 근 300년 가까이 왕조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그리스인들과 토착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혼혈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아마도 클레오파트라는 오늘날 동지중해 지역에 사는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적어도 외모에서 이스라엘 배우 가도트가 클레오파트라의 역할을 맡는 것이 크게 무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편 아프리카 중심주의(아프로센트리즘ㆍAfrocentrism)를 따르는 이들은 클레오파트라 역을 흑인 배우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심상 지도에는 ‘아프리카=흑인’이라는 등식이 탄탄하게 자리잡은 것처럼 보인다. 으레 이집트인이라면 흑인이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일반적인 의미의 흑인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아프리카 내륙 출신들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인식했고, 실제로 조형물이나 부조 등에서도 토착 이집트인을 흑인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렇다면 설령 클레오파트라를 그리스인이 아닌 이집트인으로만 규정하더라도, 그 역할에 맞는 배우가 굳이 흑인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중심주의자들의 주장이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적 기반이 전혀 없는 것은 또 아니다. 이 이야기를 위해서는 클레오파트라의 여동생이었던 ‘아르시노에의 유골’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하)편에서 계속 됩니다.
  • 어, 피카소? 남미서 온 과야사민!

    어, 피카소? 남미서 온 과야사민!

    오스왈도 과야사민(1919~1999). 멕시코의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라틴아메리카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에콰도르의 국민화가이자 문화영웅이다.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실제 그의 모든 작품은 에콰도르의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정부의 승인 없이는 나라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다.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그의 대표 작품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오스왈도 과야사민 특별기획전’이 지난 주말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양국의 문화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행사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태어난 과야사민은 1941년 키토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48년 ‘제2회 에콰도르 국립수채화 데생 살롱전’을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 195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엔날레에서 그랑프리상을, 이듬해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1등 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남미 대표 화가로 입지를 굳혔다. 남미 원주민인 케추아족 부모에게서 태어난 과야사민은 원주민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가난한 노동자와 빈민을 핍박하는 참혹한 현실에 분노했다.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 등 분쟁과 독재로 인한 폭력과 비극에 대해서도 깊이 고뇌했다. “예술가라면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불의와 부정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작품 활동을 50여년간 쉼 없이 펼쳤다.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작부터 ‘애도의 길´(1940~1950년대), ‘분노의 시대’(1960~1970년대), ‘온유의 시대’(1980~1999년) 등 시기별 대표작을 아우르는 유화, 수채화, 드로잉 89점을 선보인다. 과야사민의 첫 연작인 ‘애도의 길’은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 남미를 직접 여행한 후 그린 시리즈로, 남미 원주민의 정체성과 희로애락을 담았다. ‘분노의 시대’ 작품들에선 반제국주의 성향이 확고했던 작가의 정치적인 색깔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다. 인류의 미래를 움켜쥔 권력자 5명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펜타곤에서의 회의’ 연작, 스페인 내전으로 남편, 아들, 아버지를 잃은 여인의 슬픔을 극적으로 표현한 ‘눈물 흘리는 여인들’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회화 기법에서도 피카소에게서 영향을 받은 입체주의로의 변화가 확연하다. 노년기에 그린 ‘온유의 시대’ 작품들에선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랑과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내년 1월 22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메일 해고·성차별 임금… 여성 밀어내는 실리콘밸리 ‘민낯’

    이메일 해고·성차별 임금… 여성 밀어내는 실리콘밸리 ‘민낯’

    #1. “구글 검색 인공지능(AI) 기술의 편향성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려다 해고당했다. 논문을 철회하거나 공저자 중 구글 직원 이름을 빼라는 요구에 불응하자 이메일로 해고를 통보해 왔다.” 지난 3일 구글 AI윤리팀 공동리더 팀닛 게브루의 트위터 폭로다. 흑인 여성인 게브루는 스탠퍼드대 박사로 ‘AI가 유색인종보다 백인 남성을 특히 잘 식별한다’는 논문으로 주목받은 인물. 지난해 구글에 입사해 신설된 AI윤리팀 공동 리더를 맡아 왔다. ●게브루 “구글 CEO 알맹이 없는 사과” 일축 폭로 뒤 구글 직원들은 “연구 자유를 보장하지 않은 부당한 행위”라며 게브루 편에 섰다. 트위터에선 #ISrpportTimnit(나는 팀닛을 지지한다)을 게시하는 게브루 지지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됐다. 결국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해고는) 고통스러운 사건이지만 (구글에) 아직 진보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상기시켜 주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게브루는 “알맹이 없는 사과”라고 일축하며 “나를 마치 ‘화난 흑인 여성’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받아쳤다. 게브루의 연구 자유를 지지하는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 해고 통보 뒤 2주가 지난 17일 구글 직원들은 게브루에 대한 공식 사과 및 그의 복직을 요구하는 서한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그보다 앞서 구글 직원 2700명과 학계 4300명이 게브루 지지 서명을 했다. 비슷한 시기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기업 핀터레스트에서는 늦봄에 시작됐던 갈등이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2. 지난 4월 회사 내 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뒤 화상통화로 해고 통보를 받았던 프랑소와 브로어 전 핀터레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이미지 공유 앱을 운영하는 핀터레스트를 직장 내 성차별 혐의로 고소했던 브로어는 지난 16일 2250만 달러(약 247억원)에 핀터레스트와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 핀터레스트는 브로어에게 지급하는 금액 중 250만 달러(약 27억원)를 정보기술(IT) 업계 성차별 문제 개선에 공동 기부하기로 했다. 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인 브로어는 2005년 구글에 입사해 글로벌 영업 및 운영 담당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후 위치 기반 모바일 결제회사 스퀘어로 이직했다가 2018년 3월 핀터레스트 COO가 됐다. 브로어는 소를 제기할 때 쓴 블로그에서 “중요한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됐고, 입사 당시 남자 동료들보다 적은 급여와 주식을 받았다”면서 “사내에 만연한 여성 차별, 적대적인 근무환경, 여성 혐오 문화에 대해 공공연하게 이야기한 것 때문에 해고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게브루는 2주, 브로어는 약 8개월 동안 회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직원들이 지난 몇십 년 동안 겪은 경로대로 움직였다. 회사의 잘못된 문화에 대한 공개 지적→ 일방적인 해고 통보→ 사측 부당행위에 대한 공개 및 저항→ 회사의 사과 또는 보상. ●AI 인종·성 편견 사후에 걸러내는 건 불가능 그래도 게브루와 브로어는 각각 회사의 응답을 받았다. 비록 여성, 특히 게브루는 흑인 여성으로 실리콘밸리의 소수그룹에 속하지만 둘은 명문대를 나온 ‘엄친딸’이고, 책임자급 지위에 있었고, 소속 회사를 넘어 실리콘밸리에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해 두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2명의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춰 ‘메신저들의 승리’로 결론 짓기엔 찜찜한 부분이 있다. 애초에 이들이 제기했던 ‘메시지’의 민감함 때문이다. 평소 직원들의 연구를 장려하는 구글은 왜 유독 게브루팀의 논문에 대해서만 제재를 가했을까. 논문을 입수해 분석한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는 AI에 관한 잠재적 위험이 논문에 총망라돼 있다고 평가했다. 논문은 AI 학습을 위해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관행 속에서 인종차별, 성차별, 학대적인 언어가 AI 훈련 데이터에 무분별하게 포함될 수 있는 반면 AI는 인간의 집단적 각성에 대해선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 관행을 반성하고 정반대 생각으로 각성해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운동에 나서는 인류를 AI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AI는 인간의 언어를 완벽에 가깝게 흉내낼 수 있기 때문에 편향된 입력 데이터에 기대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오역을 할 수도 있다. AI의 편견을 사후에 걸러내면 된다는 반론에 대해 논문은 너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에 AI 사후 교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사용자 70% 여성 ‘핀터…’ 女 경영진은 소외 게브루는 결론적으로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를 저인망식으로 수집하는 지금의 행태에서 벗어나 더 세심하게 구조화해 수집해야 한다고 논문을 통해 구글을 직격했다. 구글의 사업 전략과 정반대 주장을 제시한 데다 ‘편향된 AI’에 관한 구글과 과학자들의 미필적 고의를 꼬집은 셈이다. “핀터레스트에서 여성 경영진은 소외되고 배제되고 침묵해야 한다”던 브로어의 폭로 역시 사용자의 70%가 여성인 핀터레스트에 매우 위협적인 진실이었다. 핀터레스트 측은 브로어의 개인적인 태도 문제에서 해임 사유를 찾으려고 했지만, 일단 브로어가 시작하자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정책팀 소속이던 2명의 흑인 여성은 핀터레스트에서 저임금을 받았고, 상사가 자신을 ‘하인’이라고 부르는 폭언을 들었으며, 관련 불만을 제기한 뒤 보복당했다고 트위터에 썼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핀터레스트는 궁지에 몰렸다. 하필 올해는 빅테크 기업이 정치권으로부터 혹독하게 공격받은 시기였다. 미 의회는 빅테크 기업들을 청문회장에 세워서 무분별한 정보 수집 관행과 생태계 독점 문제를 추궁했다. 이런 와중에 내부에서 사업전략과 조직문화를 직격했으니 구글과 핀터레스트가 탐탐지 않아 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두 여성 리더들의 문제 제기는 실리콘밸리에선 이색적이지만, 전통 기업의 영역에선 아주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인적관리(HR) 회계 창립자인 에릭 플램홀츠 UCLA 교수는 창업 단계의 기업은 수요에 민감하고 내부 인력의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며 급팽창한 다음부터는 창설 멤버와 직원들이 양분되거나 회사보다 부서에 충성하는 식의 배타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빠르게 성장한 빅테크 기업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에 우려를 표시하며 마치 과거 에너지 재벌을 대하던 태도로 IT 기업을 다룬 것처럼 게브루와 브로어가 실리콘밸리 기업과는 어울리지 않는 구태스러운 조직문화를 폭로했던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선)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나서는 여성이 동등한 기회를 거머쥔다’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의 책 ‘린 인’이 나온 지 7년 만의 반전이다. ●“다양성 존중 않는 문화의 폐해” 폭로 중 게브루와 브로어는 내부자가 된 소수자가 문제 제기를 한 경우이지만, 사실 소수자의 빅테크 기업 입성 자체도 쉽지 않다. 2018년 여름부터 1년 동안 집계한 빅테크 기업 11곳의 여성 인력 비중은 32.0%로 실리콘밸리 전체 여성 직원 비중인 44.8%보다 낮았다. 실리콘밸리 재직자 중 흑인 비중은 2008년 3%에서 2018년 2%로 줄었다. 애초에 공학을 전공하는 여성과 흑인이 적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소수자로 내부자가 됐다가 배제된 두 여성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이미 빅테크 기업 안에 있음을 증언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F1의 ‘전설’ 슈마허를 넘은 해밀턴 ‘올해의 스포츠인’

    F1의 ‘전설’ 슈마허를 넘은 해밀턴 ‘올해의 스포츠인’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그랑프리 최다 우승 기록을 고쳐 쓴 루이스 해밀턴 (35·영국·메르세데스)이 20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됐다. 해밀턴이 BBC가 선정하는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뽑힌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해밀턴은 지난달 F1 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전설‘ 미하엘 슈마허(51·독일)가 보유했던 역대 최다 챔피언(7회)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해밀턴이 2007년 데뷔했을 때 백인이 지배하던 F1에서 유일한 흑인 드라이버였다. 하지만 인종 장벽을 깨고 데뷔 다음해부터 F1 챔피언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해 2017년부터 4년 연속 챔피언 우승컵을 모았다.또 2020 F1 월드챔피언십 12라운드 ‘2020 포르투갈 그랑프리’에서 우승해 개인 통산 그랑프리 92승째를 달성하며 슈마허의 역대 최다인 91승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올해 그랑프리 17개 레이스 가운데 11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승수를 94승까지 끌어올렸다. 해밀턴은 “올해의 스포츠인 모든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그들이 달성한 업적이 자랑스럽고 나를 뽑아 준 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바이든 내각 ‘여성 우위’ 될까

    바이든 내각 ‘여성 우위’ 될까

    인선 끝낸 19명 중 여성10명·남성 9명남은 6명 인선에도 여성후보 대거 포진첫 여성 부통령·재무장관 등 각종 기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내각 인선을 마무리해 가는 상황에서 여성 우위 내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총 25명의 주요 내각 중 19명의 인선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10명, 남성이 9명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런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부터 내년 1월 20일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오르게 된다. 불과 56세여서 벌써부터 차기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미국 역사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연준 의장, 재무부 장관을 모두 역임하는 첫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CEA 위원장에 지명된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도 흑인 여성으로 처음이고,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NEC) 의장 지명자도 유색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전날 지명된 기후변화팀 중 여성인 뎁 할랜드 하원의원은 인준을 받으면 첫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에 오르게 된다. 이외 미국 정보 분야 최고직인 국가정보국(DNI) 수장에 지명된 에이브릴 헤인즈 전 중앙정보국(CIA) 차장이나 중국에 대한 강공 노선을 예고한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도 여성 파워로 불린다. 이외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에 지명된 흑인 여성인 마르시아 퍼지 현직 하원의원,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 제니퍼 그랜홀름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 등도 여성이다. 아직 인선을 하지 않은 6자리도 여성 후보들이 포진돼 있다. 상무장관에는 우르술라 번스 제록스 최고경영자(CEO)와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가 유력하게 거론되며, 언론에 언급된 총 4명의 후보 중 3명이 여성이다. 교육부 장관도 후보 5명 중 4명이 여성이고, 오바마 행정부 때 노동부 여성 관리였던 샤론 블록은 유력한 노동부 장관 후보 중 하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인디언 출신 美 내무장관 첫 지명, 역사적 무게

    [임병선의 시시콜콜] 인디언 출신 美 내무장관 첫 지명, 역사적 무게

     우리가 생각 없이 “인디언”이라고 부르던 아메리카 원주민이 미합중국 내각에 처음으로 입각할 전망이다. 24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저소득층 영양을 지원하는 푸드 스탬프에 의존해야 했던 ‘싱글 맘’으로 지금도 자신과 딸의 대학 학자금 융자금을 갚고 있는 뎁 할랜드(60) 연방 하원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내무장관 후보에 지명될 것으로 1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의 후예로 뉴멕시코주에 지역구를 둔 할랜드 의원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첫 원주민계 내무부 장관이 된다. 내무장관은 연방정부가 공식 인정한 600개 가까운 부족 190만명의 원주민 뿐만 아니라 5억에이커의 연방 용지, 수로, 62개 국립공원과 광물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단한 직책이다.  따라서 원주민들의 터전을 빼앗는 주무 부처였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수용하면서 원주민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는 등 숱한 갈등을 일으키며 그들이 백인 문화에 동화하도록 종종 노력해 왔다. 원주민들의 터전을 빼앗는 주무 부서에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장관이 임명돼 자신들의 앞날에 관련된 일을 처리해낼 수 있게 됐다.  상당수 원주민 부족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그녀를 내각에 입각시키라고 바이든 당선인과 캠프를 강하게 밀어붙인 성과이기도 하다. 그녀는 2018년 연방 의회에 입성한 첫 원주민 출신 여성 둘 중 한 명이었다. 2년 동안 하원 천연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한 할랜드는 환경 및 기후변화 대처에 뉴멕시코주를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에 최적의 인물이란 의미도 지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할랜드를 가장 촉망 받는 하원의원으로 표현했다. 동료 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여러 측면에서 역사적”이라며 “그녀는 환경과 정의를 세우려고 노력했다. 진취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원주민 여성이 연방 토지를 관할하게 된다는 것의 역사적 무게는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두 명의 원주민 출신 여성에게 소감과 할랜드 지명이 왜 그렇게 중요한 비중을 갖는지 물었다. 소감은 물론 기쁘다는 것, 스스로가 입각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노스다코타주의 트윌라 베이커(44)는 “우리는 그렇게나 많은 터전을 잃었다. 우리 땅과 우리 자원을 지키기 위해 이번 (바이든) 행정부를 뒤에서 밀어왔다. 이런 식으로 돌파구를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 딸들과 아들들이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뎁 같은 누군가가 앉는 모습을 보는 일은 아주 대단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다코타주의 조던 대니얼(32)은 “우리는 늘 정의롭지 못한 일들에 대해 소리를 내왔는데 우리 공동체는 늘 그런 일에 직면해왔다. 이런 일은 우리에게 테이블에 앉을 의자를 내준 것인데 원주민들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원주민 주권이 어떤 것인지, 더 나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원의원 할랜드는 원주민도 코로나 구호 패키지에서 제외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두 번씩이나. 해서 전국구 얼굴로서 이런 목소리, 영향력을 갖는 일은 우리 공동체 뿐만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엄청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인 마이클 리건(44)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선은 내각을 인종의 용광로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을 좇은 것으로 보인다. 리건 역시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초의 흑인 청장이 된다.  리건은 2017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고 환경 책임자를 맡아 듀크에너지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석탄재 정화 합의를 하고 환경정의자문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공화당 우위의 주 의회와 협력해 왔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리건은 기후변화와 싸우고 녹색 에너지를 포용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약속 실현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차량 연료효율 표준 입안, 발전소와 연료시설의 배출 감독, 오염지역의 정화 임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이번엔 美 첫 ‘인디언 장관’ 탄생

    이번엔 美 첫 ‘인디언 장관’ 탄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원주민 출신인 뎁 할랜드(60) 뉴멕시코 연방 하원 의원을 내무장관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1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CNN은 복수의 바이든 인수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할랜드 의원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각에서 첫 원주민계 장관이 탄생한다”고 보도했다. 여성 재무장관, 흑인 국방장관, 성소수자 교통장관 등 미 행정부의 ‘최초 기록’에 첫 원주민 장관이 포함되는 것이다. 내무장관직은 연방정부의 원주민 정책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더욱 의미가 있다. 미국에는 연방정부가 인정한 약 600개의 부족이 있다. 할랜드 의원은 2018년 미국 최초의 원주민 출신 의원으로 하원에 입성한 두 사람 가운데 한명이다. 군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저소득층 출신으로,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에 속하는 원주민이다. 이번 인선은 다양성을 갖춘 ‘가장 미국다운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의 인사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백인 정복자’들이 자행한 학살과 강제 이주 등 오랜 차별을 받았던 ‘인디언’들이 비로소 백악관의 일원이 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더욱 크다. 할랜드는 여러 인터뷰에서 장관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며, 주요 원주민 부족 지도자와 활동가들도 그를 내무장관 후보로 강하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원주민 진영의 ‘몰표’가 당선에 큰 도움이 된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또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흑인인 마이클 리건(44)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건 역시 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초의 흑인 청장으로 기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리건에 대해 “기후변화와 싸우고 녹색 에너지를 포용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약속 실현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환경정책을 일선에서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50여년 전 흑인 가뒀던 감화원…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50여년 전 흑인 가뒀던 감화원…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미국 플로리다주 텔레해시의 한 학교 터에서 그동안 숨겨졌던 비밀 묘지가 발견된다. 두개골에 금이 가고 갈비뼈에 산탄이 박힌 신원 미상의 유해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 이곳은 악명 높은 니클 감화원이 있던 자리다. 미국 전역의 언론들이 이 사건을 주목하면서 감화원 출신 피해자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뉴욕에 사는 엘우드 커티스도 숨겨 왔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50여년 전 자신과 친구들이 겪은 학대를 세상에 알릴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가 지난해 출간한 소설 ‘니클의 소년들’은 흑인 소년 엘우드를 통해 ‘짐 크로’법(흑백 분리를 인정하는 인종차별법)이 남아 있던 1960년대 미국의 차별과 폭력을 고발했다. 엘우드가 니클 감화원에서 벌어졌던 악행을 회상하면서 현재와 과거를 대비시키는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1962년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엘우드는 대학 진학의 기회를 얻지만 자동차 절도범이란 누명을 쓰고 불량 청소년을 교화시키는 니클 감화원에 들어갔다. 수준 낮은 감화원의 수업과 비위생적인 시설은 엘우드를 끊임없이 좌절시킨다. 흑인 소년들은 백인 소년들보다 더 낡은 옷과 열악한 기숙사, 형편없는 음식을 배급받으며 감독관들의 폭력에 시달린다. 감화원의 현실은 비참하지만 작가가 그리는 미래는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우리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존심을 잃지 말야야 한다” 등 곳곳에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을 인용하며 희망과 용기를 녹여 놨다. 한 사람의 집념과 노력이, 다른 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화이트헤드는 올해 이 소설로 두 번째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인종차별과 인간의 악행은 현재 진행 중”이라면서도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1960년대뿐 아니라 트럼프 시대 들어 흑백 인종갈등과 분열이 격화된 현대 미국사회에도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접종 인증 스티커·카페 같은 접종소… 백신 불신을 날린다

    접종 인증 스티커·카페 같은 접종소… 백신 불신을 날린다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백신불신론을 불식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주,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은 18일에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겠다고 천명하는 등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선언과 다양한 캠페인, 아이디어가 분출하고 있다. CNN은 회복을 상징하는 앵초가 그려진 간이 백신 접종소가 내년 1월 이탈리아 전역에 설치된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명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이 접종소는 의료시설이라기보다는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는 예쁜 카페나 팝업 스토어를 연상하게 한다. 최근 이탈리아 국민 10명 중 4명이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까지 나온 상황에서 당국으로서는 백신에 대한 공포감이나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처럼 ‘접종소 같지 않은 접종소’를 만들기로 한 것. 보에리는 “평온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설계”라며 “백신 접종은 시민의 책임이자 타인에 대한 사랑, 삶의 재발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종식이 우선이라며 별도의 설계비도 받지 않았다. 실제 경험담만큼 효과적인 메시지도 없다. 영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인 90세 여성 마거릿 키넌과 미국 첫 백신 접종자인 흑인 간호사 샌드라 린지 등 최초 백신 접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러분도 백신을 맞으라.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자들이 자신의 접종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인증 스티커’를 배포하기 시작해 우선 의료진부터 부착하도록 했다. 스티커는 흰색과 주황색의 두 가지 색으로 디자인됐으며, 접종자는 옷이나 가방에 잘 보이도록 부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방법이지만 과거 비슷한 전염병 사례에서 캠페인 효과가 검증된 조치라고 말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제시카 말래티 리베라는 CNN에 “심리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면서 “병원에서 이 스티커를 본 이들은 자신이 안전하고 보호받는 곳에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안티 백신’ 관련 글이 넘쳐나는 소셜미디어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활용해 백신의 정확한 정보와 접종 필요성을 알리는 이들도 있다. ‘틱톡 의사’로도 불리는 오스틴 치앙(35)은 수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기 의사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활용해 의학정보를 대중에게 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승인 소식과 코로나 백신 관련 정보를 우스꽝스런 춤과 함께 틱톡에 소개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치앙의 틱톡 동영상은 이미 수만~수십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상황이다. 익살스런 연출로 대중에게 관심을 받으려는 젊은 의사의 치기 어린 행동 같지만, 그의 생각은 퍽 진중하다. 접종 이유와 부작용 등 모든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시대를 사는 의료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치앙은 뉴욕타임스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백신을 믿으라고만 하면 사람들은 접종받기를 꺼릴 수 있다”면서 “접종 시 부작용과 그럼에도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날 EU 회원국들이 오는 27일부터 EU 전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백신 한 번 믿어봐”…카페 같은 접종소, 톡톡 튀는 틱톡 홍보

    “백신 한 번 믿어봐”…카페 같은 접종소, 톡톡 튀는 틱톡 홍보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백신불신론을 불식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주,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은 18일에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겠다고 천명하는 등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선언과 다양한 캠페인, 아이디어가 분출하고 있다. CNN은 회복을 상징하는 앵초가 그려진 간이 백신 접종소가 내년 1월 이탈리아 전역에 설치된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명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이 접종소는 의료시설이라기보다는 편하게 쉬고 갈 수 있는 예쁜 카페나 팝업 스토어를 연상하게 한다. 최근 이탈리아 국민 10명 중 4명이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까지 나온 상황에서 당국으로서는 백신에 대한 공포감이나 거부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처럼 ‘접종소 같지 않은 접종소’를 만들기로 한 것. 보에리는 “평온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설계”라며 “백신 접종은 시민의 책임이자 타인에 대한 사랑, 삶의 재발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종식이 우선이라며 별도의 설계비도 받지 않았다.실제 경험담만큼 효과적인 메시지도 없다. 영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인 90세 여성 마거릿 키넌과 미국 첫 백신 접종자인 흑인 간호사 샌드라 린지 등 최초 백신 접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러분도 백신을 맞으라.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자들이 자신의 접종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인증 스티커’를 배포하기 시작해 우선 의료진부터 부착하도록 했다. 스티커는 흰색과 주황색의 두 가지 색으로 디자인됐으며, 접종자는 옷이나 가방에 잘 보이도록 부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간단한 방법이지만 과거 비슷한 전염병 사례에서 캠페인 효과가 검증된 조치라고 말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제시카 말래티 리베라는 CNN에 “심리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면서 “병원에서 이 스티커를 본 이들은 자신이 안전하고 보호받는 곳에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안티 백신’ 관련 글이 넘쳐나는 소셜미디어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활용해 백신의 정확한 정보와 접종 필요성을 알리는 이들도 있다. ‘틱톡 의사’로도 불리는 오스틴 치앙(35)은 수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기 의사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을 활용해 의학정보를 대중에게 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승인 소식과 코로나 백신 관련 정보를 우스꽝스런 춤과 함께 틱톡에 소개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치앙의 틱톡 동영상은 이미 수만~수십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상황이다.익살스런 연출로 대중에게 관심을 받으려는 젊은 의사의 치기 어린 행동 같지만, 그의 생각은 퍽 진중하다. 접종 이유와 부작용 등 모든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시대를 사는 의료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치앙은 뉴욕타임스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무조건 백신을 믿으라고만 하면 오히려 사람들은 접종받기를 꺼릴 수 있다”면서 “내가 왜 백신을 맞으려는지, 접종 시 부작용과 그럼에도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베이조스 전처 매킨지, 넉달 동안 4조 3700억원 “전 남편보다 큰 손”

    베이조스 전처 매킨지, 넉달 동안 4조 3700억원 “전 남편보다 큰 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 매킨지 스콧이 지난 넉달 동안 푸드뱅크와 긴급 구호기금으로 40억 달러(약 4조 3724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세계 최고의 부호이며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베이조스와 갈라서기 전에 23억 6000만 달러였던 그녀의 재산은 올해 60억 7000만 달러로 급증하며 세계 18번째 부자로 올라섰는데 분할 받은 재산을 거의 남을 돕는 데 쓴 셈이라고 영국 BBC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매킨지는 전날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버지니아 주립대에 3000만 달러를 기부해 미국 흑인대학 역사상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며 4개월 동안 통 큰 기부를 계속해 온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힘들어진 미국인들을 돕고 싶었다면서 기부한 자선재단은 380곳이 넘어 모두 6500곳 가까운 기관들에 돈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그녀도 팬데믹 이후 오히려 빈부 격차가 심해진 점을 매우 우려했다. “경제적으로나 건강 문제에서 모두 여성, 유색인종, 빈곤층의 상황이 더 나빠졌다. 반면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상당히 증가했다. 매킨지는 지난 7월에도 17억 달러를 116개 자선단체에 쾌척하면서 “변화를 이끄는 조직과 지도자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했는데 이것까지 합치면 올해만 60억 달러(약 6조 5556억원) 이상을 기부한 셈이라 놀랍기만 하다. 지난해에도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가문이 평생에 걸친 부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에 가입하면서 “난 나누기에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자선 전문가들은 그녀가 내놓은 액수도 대단하지만 그녀가 기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치밀하고 꼼꼼한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매켄지는 자문가 그룹을 짜 수천 곳의 자선단체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일종의 집단 지식 센터를 만들어 수천 통의 이메일, 전화 인터뷰,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들과 프로그램의 성과, 비영리기구가 얼마나 자금을 소화하고 효과적으로 펀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수천 쪽의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전 남편 베이조스는 올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써달라고 100억 달러를 내놓았다. 지난달 이 가운데 첫 번째 기금으로 16개 단체에 8억 달러 가까이 전달했다. 전체 액수는 전 부인보다 많은데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아마존 매출이 늘어 순자산만 700억 달러가 늘었다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백신 개발자들이 흑인 특성 고려했을까?” 백신 못 믿는 사람들

    “백신 개발자들이 흑인 특성 고려했을까?” 백신 못 믿는 사람들

    흑인의 35% “백신 안 맞겠다” 응답71%는 부작용 우려를 이유로 들어접종 통해 코로나 감염될까 우려도“소수 인종의 백신 회의론 걱정돼”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흑인들은 여전히 백신을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인구 집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기구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KFF)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의 35%는 백신이 과학자들에 의해 안전하다고 판정되고 무료로 광범위하게 보급되더라도 “절대로 또는 아마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처럼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한 흑인들 가운데 71%는 부작용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또 절반은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48%는 백신 일반에 불신이 있다고 답했다. CNN은 다른 연구에서도 흑인과 라티노들은 연방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미국 내 의학 연구 분야의 인종차별 역사를 백신 불신의 주된 이유로 지목한 바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의 거의 40%는 흑인과 라티노다.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의 연구에서는 흑인 성인의 48%가 백신 개발자들이 흑인의 특성을 고려했는지 확신이 없다고 밝혔다. 라티노 성인의 36%도 똑같은 우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다는 전략과 관련해 백신에 대한 이런 거부감 또는 망설임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14일 소수 인종 공동체의 백신 회의론이 걱정된다며 “지난 몇 주, 몇 달간 내 마음속에서 이보다 더 이슈가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적절한 수의 소수 인종이 이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해 사람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과 함께 일해 왔다”고 강조했다. 애덤스 단장은 흑인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같은 연구소 소속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끈 흑인 여성 키즈미키아 코베트 박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것이 흑인들에게 백신 개발 절차를 신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아기예수는 흑인, 태어난 곳은 아마존?…한 브라질 성당의 사회 비판

    아기예수는 흑인, 태어난 곳은 아마존?…한 브라질 성당의 사회 비판

    '아기예수가 태어난 곳은 베들레헴이 아니라 화마가 집어삼킨 아마존의 밀림이었다. 게다가 아기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흑인이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등장한 마구간 조형물을 본 어린이들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마구간 조형물로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기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성심성당이 아마존 화재와 인종차별을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했다. 성당이 야외에 설치한 대형 조형물을 보면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흑인이다. 마리아와 요셉, 아기예수는 물론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아기예수를 찾아간 동방박사도 흑인이다. 심지어 하얀 날개를 단 어린천사들도 모두 흑인이다. 아기예수가 태어난 곳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기예수는 마구간이 아니라 아마존 밀림을 배경으로 누워 있다. 불에 탄 나무들이 아기예수의 앞쪽에 설치돼 있어 화재로 잿더미가 된 아마존 밀림이 배경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성심성당의 대변인 모리시우 도스산투스는 "올해 마구간 조형물에는 인간이 자연을 불태우고,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형제를 공격하는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이런 사람들의 마음 속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종차별과 아마존 화재를 컨셉으로 잡고 조형물을 설치한 성당에 브라질 사회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많은 사회적 이슈가 등장한 2020년이었지만 브라질에선 인종차별과 아마존 화재 만한 주요 현안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극우로 평가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브라질에선 인종차별과 무분별한 아마존 개발이 확산하고 있다"며 "브라질 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고, 성당은 이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성당이 성경의 스토리를 왜곡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이 성당이 마구간 조형물로 각종 사회문제를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건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성당의 전통이다. 성당은 앞서 지난 2018년 아기예수에게 모유를 주는 마리아를 마구간에 설치했다. 당시 브라질에선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면서 거센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2019년에는 브라질 정치권의 만성적 부정부패를 지적하는 콘셉트로 마구간을 설치했다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코로나19 백신 개발한 화이자 CEO, 아직 접종 안한 이유(종합)

    코로나19 백신 개발한 화이자 CEO, 아직 접종 안한 이유(종합)

    “의료진·요양원 거주자 등이 우선 접종대상새치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 안 맞았다”미국 첫 백신 접종자, 자메이카 출신 간호사 미국에서 접종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새치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서 아직까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불라는 이날 CNN방송에서 “우리는 누가 먼저 백신을 맞을지를 논의하는 윤리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의료진과 요양원 거주자 및 직원이 우선 접종 대상이라는 데 합의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CDC의 엄격한 규정을 염두에 두고 순서를 어기면서까지 먼저 백신을 맞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화이자 CEO가 백신을 맞으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1일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뒤 14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첫 백신 접종자인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샌드라 린지(52)는 14일 오전 9시 30분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팔에 맞았다. 린지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조부모 손에서 자란 이민자 출신이다. WP에 따르면 린지는 이 병원 중환자실의 간호사들을 관리·감독하는 수간호사로서 지난 봄 뉴욕에서 시작된 미국 내 코로나19 대유행의 한복판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인 수천명의 환자를 돌봤다. 린지는 접종 후 “오늘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치료가 다가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백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고 싶다”면서 “터널 끝에 빛이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소수 계층의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했다는 점에서 의료진 중에서도 흑인 여성이자 이민자 출신인 린지가 미국 내 최초 백신 접종자로 선택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미국 흑인 간호사가 첫 백신 접종, 캐나다는 요양원 할머니

    미국 흑인 간호사가 첫 백신 접종, 캐나다는 요양원 할머니

    미국과 캐나다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지난 8일 영국에서 90세 백인 할머니가 처음 접종받았는데 일주일 정도 늦어졌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샌드라 린지(52)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팔에 맞았다. 그녀는 “다른 백신을 맞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모두가 백신을 맞기를 권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흑인 여성 간호사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린지는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지난 봄 뉴욕에서 시작된 미국 내 코로나19 대유행의 한복판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며 환자들을 돌본 간호사다. 친척 둘을 눈앞에서 잃는 아픔도 겪어싿. 현지 언론은 소수 인종의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했다는 점, 또 흑인들이 과거 의료시험에 동원돼 인명 피해를 봤다는 점 때문에 흑인들의 백신 접종 경향을 의식해 의료진 중에서도 흑인 여성인 린지가 미국 내 최초 백신 접종자로 선택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녀는 임상시험 참가자를 제외하면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서 처음 접종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이 내려진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린지는 “오늘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치료가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고 싶다”면서 “터널 끝에 빛이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지사도 첫 접종 직전 린지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들을 ‘영웅’이라고 부르면서 “이 백신이 전쟁을 끝낼 무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백신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접종 우선 순위는 주 정부가 정하는데 미시간주 등에서도 의사나 간호사가 최초로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캐나다에서는 퀘벡주 퀘벡시티의 생앙투안느 요양원 거주자인 지젤 레베크(89) 할머니가 처음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접종했다. 레베크 할머니는 “난 분명 선택받았다”고 소감을 말한 것으로 가족들이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레카이센터 요양병원 간호사 둘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이 첫 접종을 했다. 그 중에서도 돌봄 일을 하는 아니타 퀴단젠이 이 주에서의 첫 접종자였다. 주 정부는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요양원 근무자 5명을 첫 번째 백신 접종자로 선정했다. 요양원 근무자를 첫 접종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특히 요양원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까지 캐나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 80%가 요양원과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첫 접종이 이뤄지는 순간 박수와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나왔으며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첫 접종자 중 한 명인 요양원 간호사 콜레트 캐머런은 NYT에 “벅차오른다”고 소감을 전한 뒤 “이제 아무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이 이런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타리오주는 전날 6000회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해 2500회 분량은 의료진에게 투약할 방침이다. 캐나다에서 이번주 접종되는 물량은 3만회이며 14개 도시에 배포됐다. 캐나다는 내년 1분기까지 300만명을 접종하고, 9월까지 전체 인구 3800만명 대다수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는 화이자 외에 모더나 등 다른 6개 제약사와도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 인구 1명당 10회 분량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으며,남는 물량은 다른 저개발국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이 나라에서는 지금까지 46만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1만 3400명이 사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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