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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인종차별로 국제고립 우려/만델라 석방결정의 배경

    ◎대외 이미지 쇄신… 흑인 불만도 무마 클레르크 남아공 대통령이 2일 그동안 세계적인 관심사였던 남아공의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의 무조건적인 석방과 함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ANC등 30여 재야단체의 합법화 ▲정치범 처형금지 ▲비상조치 기간동안 실시돼온 각종 제재조치 폐지 등을 포함하는 획기적인 정치개혁 카드를 내놓아 남아공의 정정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만델라는 지난 62년 정부 전복혐의로 체포된 뒤 2년후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27년간 외로운 감옥에서 「조용한 투쟁」을 전개해온 남아공 흑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이번 만델라의 석방조치는 지난해 9월 집권한 클레르크가 추진해온 일련의 개혁정책 맥락에서 이뤄진 전향적 결정으로 보인다. 만델라는 지난 1918년 케이프타운에서 출생,포트하레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흑인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60년 남아공 정부가 흑인들의 통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폐지를 주장하는 흑인들을 무차별 살상하자 비폭력 투쟁에서 벗어나 강경노선으로 선회,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클레르크가 만델라를 석방키로 한 것은 그동안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받아온 전세계적인 비난을 불식,대외적인 이미지를 쇄신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불만을 무마시켜 최근들어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는 흑인시위를 막아보려 한 의도에서 내려진 결단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공은 인종차별정책으로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조치와 동구국가들로 부터의 외교단절등 국제적인 고립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제한적인 흑인 참정권 인정ㆍ집회 허용ㆍ인종간 직업차별 폐지 등의 개혁조치에 이어 클레르크가 내린 만델라의 석방 결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 만델라등 반정부 인사들이 정부와의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수용된 남아공 정부의 이번 양보조치로 흑백간의 충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클레르크 정권이 기대하는 정치ㆍ사회적 긴장상태가 완전히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흑인들은 1인1표제의 완전한 참정권 평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3백50연간 흑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백인정권이 이를 수용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만델라가 정부와 재야와의 중재역할을 해야할 입장이지만 고령인데다 오랫동안 현실과 떨어져 있었던 관계로 강온으로 분리되어 있는 3천여 인권단체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는지도 의문이다.
  • 외언내언

    마리온 배리 워싱턴시장이 전격 체포되어 기소될 것으로 알려진다. 마약복용 10년 소문의 꼬리가 현장에서 잡혀버린 것. 이 소식에 오버랩되는 사람이 있다. 파나마의 노리에가 장군. 「마약밀매혐의」로 미국의 법정에 선다는 것이 아니던가. ◆마약문제로 남의 나라 사람까지 잡아간 미국이었는데 수도의 행정 책임자가 마약복용자였다니. 대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더구나 그는 지난 79년 시장으로 당선된 이래 3기째 연임해올 만큼 「신망받는 수도의 얼굴」.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은 범법자이니까 그렇다 치자. 「마약전쟁」을 선언한 미국의 꼴은 무엇인가. ◆그렇잖아도 워싱턴은 「살인 수도」 랭킹 1위. 지난 가을 FBI(연방수사국)가 발표한 바에 따를 때 88년의 워싱턴 살인율은 10만명당 59.5명이었다. 그같은 비율은 런던의 28배,마드리드의 32배,도쿄의 24배에 이르는 숫자. 올해 들어서도 하루 1.5명꼴이 넘게 살인이 발생한다. 그 살인이 대부분 마약과 관계된다. 마약 시장이 다스리는 곳이니 당연하잖으냐는 말이 나오게도 돼 있다. 그는 며칠 전의 기자회견에서 마약 단속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그 「성과」로 자기 자신이 체포된 것인가. 연기가 뛰어난 위선자였구나 싶다. ◆남의 윗자리에 앉을 수 있는 요건으로서 요구되는 것은 높은 도덕성. 그래서 정치의 요체에 대해 묻는 계강자에게 「정자정야」(정치는 정이다)라고 답한 공자는 다시 덧붙이지 않던가. 『정경인 당신이 바르게 처신한다면 누가 감히 부정하겠습니까』 하고. 마르코스가 왜 망했던가. 차우셰스쿠 부부는 왜 죽어야만 했던가. 부도덕한 2중인격이 언제까지고 감추어지리라 생각했던 배리씨의 처지가 가여워진다. ◆그가 흑인이기에 혹 사시적인 견해가 따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비밀카메라에 잡혀버린 그는 흑인들의 선망하는 눈길에 재를 뿌린 셈. 그쪽의 허물이 더 크다고 할 수도 있겠다.
  • 미 사회에 파고드는 일련정종

    ◎선교확대 겨냥,「미국식 불교」로 변신시도/호감 얻으려 「자유의 종」 타종행사등 개최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일련정종이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포교활동은 매우 특이하다. 왜색이 너무 짙어 한때 한국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이 종교가 미국에서는 가장 미국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중 속에 파고들고 있다. 창가학회(일련정종 신도단체)해외지부의 하나인 미국 일련정종(NSA)의 행사 가운데 일반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은 「종치기」다. 미국 건국의 상징인 필라델피아 「자유의 종」 모조품을 가지고 전국을 돌며 울리는 것이다. 「새 자유의 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종은 주로 국민학교나 중학교를 돌아가며 울려지며 때로는 주의회 의사당 앞이나 미국 독립전쟁 사적지에서도 타종행사가 열린다. 행사장은 수많은 성조기의 깃발로 숲을 이룬다. 종은 미국 독립전쟁당시의 민병대 복장을 한 사람들의 호위 속에 행사장에 들어온다. 유명인사의 애국적인 연설이 있은 다음 수십명씩이 차례로 줄에 들러붙어 종을 울린다.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한껏 고양시키는 감격적인 행사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지난 여름 엘리스 국민학교에서 이 종치기 행사가 있었다. 행사는 예정된 아침 9시 정각에 시작되었으며 준비와 진행이 완벽했다. 현지의 텔레비전과 신문들이 진을치고 이날 행사를 취재 보도했다. 미국 일련정종은 현재 미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는 종교단체로 알려져 있다. 자체 추산 신도수는 50만명이지만 실제로는 15만 정도가 될 것으로 미국의 불교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뉴욕ㆍ로스앤젤레스ㆍ보스턴 등 미국의 많은 도시들에 50여개의 지역센터를 두고 있으며 5개 문화센터,6개의 사찰,3개의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다. 본부는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에 있으며 「월드 트리뷴」(발행부수 12만부)이라는 신문도 발행하고 있다. 교세는 역시 캘리포니아서 강세를 보인다. 창가학회의 해외지부는 현재 세계 10개 나라에 설치돼 있는데 미국 일련정종은 1960년 창가학회의 첫 해외지부로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일본 이주민들 사이에 전파되었으나 현재 신도들의 인종별 구성비율은 백인 45%,아시아계 25%,흑인 19%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일련정종은 다른 불교들과는 달리 매우 현세적이며 물질과 경제도 중시한다. 「나무묘호렌게교」(남무묘법연화경)라고 수없이 암송하면 돈도 잘 벌고 승진도 빨리 된다고 가르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신도를 끌어모으는데 큰 강점이 되고 있으나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동부지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가 일요판 부록에서 미국 일련정종을 대대적으로 다루었다. 「미국식 불교」라는 타이틀의 이 기사는 미국 일련정종의 홍보전략과 포교전략이 얼마나 교묘하고 세련된 것인지를 밝히고 있다. 이 신문은 미국 일련정종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으며 주요 인사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도쿄의 창가대학을 통해 미국의 학계에 연구비 지급과 학술여행 기회 제공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한때 입교했던 이들이나 종교학자들의 입을 통해 이 종교의 교리와 활동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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