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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3부 경찰과 시민 (8)외국에서는-미국

    지난달 6일 워싱턴 시내에선 영화속에서나 봄직한 갱들의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숨졌다.워싱턴 DC 경찰국장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그러나 이런 사건이 일어나도 시민들은 경찰의 업무 태만을 탓하지는 않는다.상당수가 경찰에 신뢰를 보내며 갱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언론도 범죄 증가에 우려를 표시하고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경찰의 무능력만 꼬집지는 않았다.여전히 각주와 시에선 총기사건이 잇따르고 밤거리 치안이 불안하지만 강력범죄는 1993년을 계기로 주는 추세다.경찰력의 대부분이 민생치안에 집중되고 있고 처벌보다는 범죄 예방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이러한 경찰의 활동에 시민들은 신뢰를 갖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정권 유지나 시국 안정을 위한 공안경찰은 전체 경찰의 1%도 안된다.DC경찰국에는 3600명의 경찰과 800명의 민간인이 근무하지만 우리 식의 정보담당 경찰은 12명에 불과하다. 각 주와 카운티,시 등의 지방정부에 따라 법과 규정은 다르더라도 평균적으로 경찰의 운영은 방범과 순찰에 60∼70%,범죄 수사에 30∼40%씩 비중을 둔다.민생과 동떨어진 정보·보안 업무 등은 연방정부의 몫이다. 특히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를 담당하는 형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찰이 순찰 업무와 동시에 교통·마약·절도·강간 등의 치안을 함께 책임진다.우리처럼 ‘교통경찰 따로,수사경찰 따로’ 등의 이분법은 없다. ●범죄 빈발지역 무기한 비상경계 DC경찰국의 아시아 범죄담당 소속 경찰관 홍성진씨는 “모든 경찰에게 권총과 실탄이 지급되지만 순찰을 잘해야 범죄를 예방하고 결국은 범법자들도 줄게 된다는 교육을 받고 있다.”며 “교통경찰이 거리 치안도 함께 맡는다.”고 말했다. 특히 범죄율이 갑자기 급증하거나 범죄 발생의 소지가 높은 지역은 경찰국장이 ‘특별경계지역’으로 선포한다.이 경우 순찰차량이 2배나 3배로 늘고 범죄 발생률이 내려가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비상경계 업무는 무기한 지속된다. 각 주와 시의 대학들은 범죄학 전공을 두고 있다.4년제 또는 2년제로 이 곳을 졸업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보다 대도시의경찰국에 취직하기가 쉽다.물론 고등학교나 일반 학과를 나와도 경찰이 될 수 있으나 채용시 메리트가 다소 떨어질 뿐이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도 일단 경찰이 되면 보수에는 차이가 없다.워싱턴DC의 경우 경찰의 초봉은 3만 7000달러(4400만원)다.하버드 등 명문 사립대의 MBA 졸업자가 아니면 일반기업의 대졸자 초봉보다 2000∼3000달러 높다.우체국 직원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공무원 월급 가운데에서도 상위급이다. ●연봉제에 실적따라 성과급 지급 게다가 연봉은 최저치 개념으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추가된다.야간 및 시간외 수당은 별도이고 1년에 2000달러씩 인상돼 5년차 경찰의 연봉은 5만달러를 웃도는 편이다. 물론 워싱턴 지역에는 백악관 등의 연방정부와 의회,공원 등을 책임지는 연방경찰이 4000명에 육박한다.이들의 월급도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낮은 우정국 관할경찰의 초봉은 연 3만달러이다.이마저 적다며 경찰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의회 도서관 담당 연방경찰의 초봉은 4만 6166달러로 경찰 가운데는 최고다. 민생 범죄에는 자치경찰들이 공동으로 대처한다.미국에선 각 주나 카운티·시별로 경찰의 자치권이 확고하다.주나 카운티의 경계선상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이 쉽게 잡히지 않을 정도다.연방수사국(FBI)이 여러 주에 걸친 범죄를 담당하는 것도 경찰의 관할권 다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 경찰국장들은 자치단체장의 추천에 따라 각 의회의 승인을 거쳐 임명된다.보통 5년의 임기가 보장된다.경찰의 업무는 지방정부의 관할 구역에서만 이뤄진다.관할지역을 넘어서면 경찰의 수사권이 제한되는 장면은 미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독립된 경찰들도 강력 범죄에는 수시로 손발을 맞춘다.버지니아 페어팩스와 프린스 윌리엄,라우든 카운티 경찰국이 역내에서 갱단의 범죄가 빈번하자 3개 카운티와 4개 시의 경찰국장들이 ‘갱들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태스크 포스팀을 발족시켰다. 지난해 말 워싱턴 일대를 휩쓴 ‘스나이퍼’ 살인사건 때에는 메릴랜드 몽고메리에 공동 수사본부가 차려졌다.지난달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스나이퍼 사건에는 당시의 사건을 해결한 전문가들이 파견됐다. 존 맨저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장은 “10대와 20대 초반의 히스패닉과 아시안계가 범죄조직을 형성,차량 절도와 마약,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정보가 있다.”며 “일부에서는 세력다툼이 치열해 카운티별로 대처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국사건은 연방경찰에 맡겨 7월28일 찰스 램시 워싱턴 DC 경찰국장은 현 시국에 맞지 않는 발표를 했다.테러와의 전쟁을 화두로 삼는 부시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감시망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그는 “DC 경찰은 이민 단속 업무에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램시 국장은 불법 체류자의 단속은 연방정부의 소관이라고 전제한 뒤 “DC 공무원은 이민 업무 개입을 금지한다.”는 특별명령에 따라 합법적 체류 여부를 조사하라는 국토안보부의 정책을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선 경찰들은 범죄 혐의자나 신고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불법 체류자들을 이민귀화국에 이관시키기도 한다.그러나 지자체의 고위 경찰이 연방정부의 정책에 맞지 않는 주장을 공공연히 내놓는 것은 우리 풍토에 비춰 상상하기가 어렵다. 미국에선 경찰에 대한 불신이 민생치안 쪽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LA 흑인폭동을 일으킨 ‘로드니 킹’ 사건과 같은 인종차별이나 부패 경찰을 감싸고 도는 내부조직에 초점이 맞춰진다.몽고메리 카운티의 프레데릭에서 컴퓨터 도매점을 하는 윌리엄스 스톡웰은 “경찰의 치안 능력보다 부패한 경찰을 옹호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직권을 남용하거나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을 경우 누구든지 시의 민원조사실(OCCR)에 신고할 수 있다.민원조사실은 경찰국 내부의 감사과와 달리 시 정부에 의해 경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설치된 독립적인 민원처리 기관이다. ●언론보도도 범죄예방·원인 파악 중시 신고 대상도 구체적으로 정했다.▲범죄 혐의자를 괴롭히는 행위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폭력의 행사 ▲모욕적이거나 상스러운 용어의 사용 ▲인종·피부색·종교·국적·나이·성별·결혼 여부·외모·신체장애·정치적 신념·소득·거주지·직장 등에 의한 차별적 대우 ▲민원 제기에 대한 보복 등이다.민원을 제기하려면 신분을 밝혀야 한다. 경찰국 감사과에 접수된 민원이라도 경찰을 비호할 소지가 있다면 민원조사실로 이첩된다.조사가 시작되고 처리되는 결과가 단계마다 민원인에게 서면으로 전달된다.민원인이 처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나 경찰국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미 언론들은 연쇄살인 등 엽기적 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의 치안 능력을 무조건 성토하는 ‘냄비성 보도’를 자제한다.그보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당국이 범죄의 예방에 주력했는지,대처 능력을 확보했는지 등에 초점을 둔다. 최근 플로리다에서 치매 환자가 이웃 노파를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언론의 초점은 ▲법집행 당국이 치매 환자의 범죄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는지 ▲치매 환자의 재발에 대비한 예방대책은 세웠는지 ▲범죄가 일어날 경우 사법적 잣대로만 치매 환자를 단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갱들의 시가전에 대해서도 경찰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책임을 강조했다.램시 DC 경찰국장 역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라틴계 지역사회를 찾아 지도층들이 조직들간 휴전을 이끌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mip@ ■성폭력범 관리 어떻게 예컨대 성폭력범은 관할 경찰국에 주소지를 등록해야 한다.특정 지역에 새로 이사온 주민들은 경찰 당국으로부터 ‘성 범죄’와 관련된 빨간색의 안내문을 받는다.안내문에는 “당신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성 폭력범이 살고 있다.만약 그의 신분과 주소지를 알려면 경찰서에 연락하라.”고 씌어있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국에서 4년째 일한 데이비스 월시(29)는 “안내문을 처음 본 외국인들이 겁을 먹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같은 통지는 방범 순찰과 같은 일상적인 업무에 불과하며 현지 주민들은 범죄 예방 차원에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성 폭력범에게 ‘일진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디.범죄자에게 2번의 기회를 주는 ‘삼진 아웃제’에 비해 한번 잘못하면 평생 감옥에서 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성 폭력범은 재발의 우려가 있고 피해자의 정신석·육체적 고통이 평생 가는 만큼 보석이나 감형 등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DIY 천국’ 미국 생활속 몸에 밴 ‘내 스스로’

    지난 5월 워싱턴 지역으로 이민 온 송모(43)씨는 일주일간 ‘생고생’을 했다.집과 자동차는 주위 도움으로 샀지만 식탁과 컴퓨터 책상,침대 등은 직접 골라야 했다.대형 할인점의 전시장엔 한국에서 50만원이 넘는 나무 책상이 199달러,4∼6인용 원목식탁이 349달러였다.평생 쓸 요량삼아 299달러짜리 나무 침대도 샀다.60달러를 주고 배달을 부탁했다.6일 뒤 송씨는 깜짝 놀랐다.주문한 가구는 오지 않고 포장된 원목들과 나사들만 잔뜩 배달됐다.착오가 생긴 것 아닌가싶어 당황했던 송씨는 대형 할인점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포장된 물건들이 떠올랐다.자신이 보고 주문한 게 ‘조립형 가구’의 전시용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송씨는 가구들을 조립하느라 일주일 넘게 비지땀을 흘렸다.조립을 제대로 못해 틈이 벌어지고 모서리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괜히 샀다 싶었지만 조립하고 나니 뿌듯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에선 이처럼 제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가구조립 뿐만이 아니다.개인주의적 생활습관이 일상화한 미국 사람들은 우리와 달리 쉬운 일에도사람을 쓰기 보다는 ‘스스로 작업(Do It Yourself)’을 즐기는 경향이 없지 않다.집이나 자동차를 사고 팔 때에도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대형 쓰레기를 직접 하치장에 내다버리고 이삿짐을 꾸리고 풀 때에는 트럭을 빌려 손수 몬다. ●집안 일엔 전문가가 따로 없다 지난 6월 말 워싱턴 일대 지역신문은 조립형 가구를 전문적으로 파는 ‘아이케아(IKEA)’에 관한 기사를 1면에 크게 실었다.워싱턴을 허리띠처럼 감아돈다 해서 붙여진 순환고속도로 ‘벨트웨이’로부터 북쪽의 볼티모어와 뉴욕으로 가는 95번 고속도로 옆에 새 매장이 들어서 교통대란이 예상된다는 고발성 보도였다.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이 크고 IKEA에 대한 호응도가 남다르다는 의미다.매장에는 책상에서 걸상,식탁,침대,찬장,서랍장 등 모든 종류의 가구가 전시됐으나 판매는 조립형 부품이 든 ‘패키지 형태’로 이뤄진다.소파마저 일부는 조립형으로 나온다.1940년대 초 스웨덴에서 시작,전 세계 34개국에 매장을 둔 IKEA의 최근 모토는 ‘디자인된 가구의 저가 공급’이다.배달하고 사용하기 쉬운 재료들을 사용,미 동부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 워싱턴 시내에 사는 흑인 여성 캐롤 던햄은 “조립형 가구는 디자인이 현대적인 데다 값이 싸고 이사할 때에도 분리해서 운반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라고 말했다.한때 애를 먹은 송씨는 조립하는 재미가 있다며 지금은 전동 드라이버까지 구입,조립형 가구에 푹 빠졌다.가격은 일반 가구보다 20∼30% 싸며 무게도 훨씬 가볍다. 집을 고치거나 관리하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잔디를 심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잔디가 보통 20㎝ 이상 되면 1주일마다 주택단지를 살피는 지역관리소에서 1차 경고를 한다.그래도 깎지 않으면 법원에 고발,벌금을 물게 한다.마당이 넓은 단독주택이나 저택의 경우 월 250∼400달러를 주고 잔디깎기를 시킨다.갓 이민 온 라틴계들의 주요 직업이다. 그러나 연립주택형인 타운하우스나 상당수 단독주택의 거주자들은 스스로 잔디를 깎는다.잔디깎는 기계도 하나로는 부족,2∼3개씩 갖고 있다.집 내부는 직접페인트 칠하고 발코니는 손수 고친다.가정 개선용품점인 홈 디포나 로우스 등이 불황에도 잘 견디는 것은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지붕이나 벽,전기,TV 등의 가전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는 ‘내 스스로 한다.’는 게 미국인의 좌우명이다. ●귀족 운전자는 ‘NO’ 미국의 주유소에선 운전자가 직접 차에 기름을 넣는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졌다.물론 기름을 넣어 주고 앞 유리 등을 닦아 주는 ‘풀 서비스’ 주유소도 있으나 99%는 ‘셀프 서비스’다.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들도 기름 주입구를 차안에서 여는 장치가 없을 정도다. 물론 기름을 넣기 전후에 돈을 내는 방식이 지역마다 달라 번거로운 점도 있다.일부 주유소는 값이 싼 대신 현금만 받고 미 국방부 인근의 주유소처럼 회원제로 운영돼 군인들만 사용하는 곳도 있다.그러나 주유소들이 불필요한 서비스는 거부하는 실용주의가 전형화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지난달 조지 워싱턴대에 연수 온 김모씨는 자동차를 산 뒤 행정당국으로부터 배기가스 검사를 받으라는 통지를 받았다.검사 장소와 요금 등의 안내서가 첨부됐으나 꺼림칙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정비업체를 찾아 갔다.배기검사를 대행해 주느냐고 물었더니 “이 나라에선 장관도 배기가스 검사를 자신이 직접 받는다.”는 말에 머쓱해졌다. 용기 백배하고 검사장에 갔다.배기 검사 시설이 갖춰진 철판 위에 2분 정도 시동을 걸고 차를 세워 놓자 검사를 쉽게 통과했다.주변을 보니 백발의 노인들이 직접 차를 몰고 와 검사를 받았다.검사소는 각 도시마다 위치해 기다리는 시간은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차를 사고팔 때에도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점차 느는 추세다.자동차 딜러에게 팔면 제 값에서 2000∼3000달러 이상 손해보기 때문에 중고차의 경우 먼저 신문에 광고를 낸다.예컨대 ‘99년 도요타 캠리,6만마일 주행,가죽시트,CDP포함,상태 양호,1만 1000달러,협상 가능’하는 식으로 광고를 내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찾아 온다.차를 살피고 운전을 해본 뒤 거래가 이뤄지면 차량등록증에 파는 사람이 서명만 하면 그만이다.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등록에 꼭 필요한 것은아니다. ●내가 이삿짐 전문센터 미국에서도 이사할 때에는 사람을 부린다.인부 3명 기준으로 3시간에 기본요금 450∼500달러,1시간 추가할 때마다 100∼150달러씩을 낸다.그러나 피아노,소파,식탁 등 무거운 짐이 많을 경우 인부를 사고 독신이나 가구가 많지 않은 경우는 혼자 힘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이삿짐 트럭만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U-홀’이나 ‘라이더’ 등의 업체가 성업하는 것도 스스로 이사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서다. 미국에서는 이사할 때 나오는 대형 쓰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승용차나 밴에 싣고 가까운 쓰레기 처리장에 가 직접 버리면 된다.짐이 많다 싶으면 역시 이사 차량을 빌리면 된다.트럭은 시간당 또는 거리당으로 계산해 반나절이면 1대의 임대료가 40∼70달러 정도다. 쓰레기 처리장이 한국처럼 시 외곽에 있는 게 아니라 주택가 주변에 있는 것도 편리하다.녹지대에 위치,외부에 가려졌으며 먼지 등이 날리지 않고 지저분하지 않도록 공장형으로 마련,주민들의 반발도 적다. mip@kdaily.com 美골프장 캐디 없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스스로 모든 일을 하는 문화에 익숙한 미국에서는 대통령도 캐디없이 골프를 친다. 미국에서 골프가 대중화한지 40년이 넘었다.지역마다 퍼블릭 골프장이 10개 안팎이 된다. 워싱턴 주변 지역의 경우 골프장이 100여 곳 넘는다.요금도 40달러에서 80달러 정도다.그러나 캐디가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회원제 골프장도 마찬가지다.프로 골퍼들이나 캐디들이 붙지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골프채를 끌기 싫으면 전동차에 실어 타고 다니면 된다.이 경우 한 사람당 12∼16달러의 전동차 요금을 낸다. 미국 대통령이 가끔 찾는 앤드루 공군기지 골프장에도 캐디는 없다.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는 않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반인과 똑같은 요금인 39달러를 내고 각 홀마다 동시에 티 샷을 하는 ‘샷 건’을 즐겼다. 경호원들이 골프장 곳곳에 배치되고 지상에는 특수 정찰기가 떴지만 일반인들을 제재하지는 않았다.일반 골퍼들처럼 부시 대통령도 앞 팀이 가까우면 기다렸다가 샷을 하곤 했다.한국에서흔히들 말하는,앞 뒤 홀이 텅텅 빈 ‘대통령 골프’를 미 대통령도 마음대로 즐기지는 못한다.
  • ‘패스트 & 퓨리어스2’/명품 스포츠카의 화끈한 스피드 액션

    속도감으로 중무장한 ‘폼나는’ 스피드액션 한편이 할리우드에서 날아왔다.‘패스트&퓨리어스2’(2 fast&2 furious·5일 개봉).롤러코스터를 타듯 아찔하고 화끈한 자극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안성맞춤일 영화다.세계의 명품 스포츠카들이 미련없이 부딪히고 뒤집히고 박살나는 장면이 많아 은밀한 ‘파괴본능’까지 충족시켜준다.지난 2001년 미국에서 크게 흥행한 ‘분노의 질주’의 속편으로,이야기도 1편의 결말지점에서 이어진다. 1편에서 의리를 지키느라 범인의 도주를 묵인한 뒤 경찰배지를 반납했던 브라이언(폴 워커)이 여전히 주인공.카레이서로 내기돈이나 넘보며 허송세월하던 그는 연방정부로부터 급한 제안을 받는다.거물급 탈세혐의자인 베론(콜 하우저)을 검거하면 명예회복을 시켜준다는 것.브라이언은 화려한 전과기록을 가진 흑인친구 로만(타이리스 깁슨)과 손잡고 위험천만한 서바이벌 게임에 들어간다. 혈기왕성한 흑백의 젊은 남자 둘이 희대의 범죄자를 붙잡기 위해 사투하는 이야기틀은 아주 흔한 할리우드 버디액션이다.뜻이 맞지 않아티격태격하는 갈등구도까지도 별반 새로울 건 없다.현실감각을 지나치게 무시한 채 ‘속도의 미학’만 부각시키려는 속내 또한 빤해 보인다.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반항기 넘치는 전과자 연기를 무난히 소화해낸 타이리스 깁슨은 실제 모델 겸 랩가수다.‘샤프트’를 만든 존 싱글턴 감독 연출. 황수정기자
  • 美범죄율 작년4.8% 감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살인사건을 제외한 미국의 범죄율이 3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24일 미 법무부 사법 통계국이 발표한 범죄희생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건수는 2300만건으로 2001년보다 4.8% 감소했다.조사를 처음 시작한 1973년 4400만건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강도와 강간,폭력 등 지난해 강력 범죄율은 12세 이상 미국인 1000명에 23명으로,2001년 25명,1993년 50명보다 크게 떨어졌다.가택침입과 자동차 절도 등을 포함한 재산관련 범죄는 1000명에 159명이다.2001년에는 167명,1993년에는 319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범죄 희생자는 여자보다 남자,백인이나 히스패닉보다는 흑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조사에서는 연방수사국(FBI)이 발표하는 살인사건은 제외됐다.지난해 6월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살인범죄율은 2001년보다 0.8% 증가했다. mip@
  • ‘나는 꿈이‘ 킹목사 연설 40주년/ 링컨기념관서 수천명 기념식

    “나는 나의 자녀들이 언젠가는 피부색이 아닌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63년 8월28일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전인류의 자유와 평등을 설파했던 장소에 킹 목사의 꿈을 기억하는 이들이 40년만에 다시 모였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며 전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던 킹 목사의 연설 40주년을 맞아 수천명의 미국 시민들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갖고 킹 목사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했다. 40년 전 5살이었던 킹 목사의 아들 마틴 루터 킹 3세는 이날 기념식에서 “아버지는 단순한 몽상가가 아니었다.”면서 “정의를 확립하고 인종차별의 상처를 치료하려는 아버지의 꿈을 완성시키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지난 40년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사형제도와 (각종 서류에서)인종에 대한 기록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킹 목사의 미망인 코레타 스콧 킹 여사도 “머지 않은 장래에 남편의 꿈이 환상이 아닌 영광스러운 현실로 실현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비폭력 인권운동을 강조했다. 정치,종교,시민단체들도 이날 “정의의 은행이 파산한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또 이날 행사에는 63년 당시 외쳤던 ‘일자리와 자유’라는 구호가 그대로 등장,아직 완성되지 못한 킹 목사의 꿈을 실현시킬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22일에는 링컨기념관 화강암 계단 위에 그의 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를 기리는 의미의 각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재즈 마니아 ‘설레는 가을’

    아침저녁으로 마른 바람줄기가 느껴지는 이즈음 재즈 팬들에게 반가울 소식이 있다. 세계적으로 마니아 팬들을 몰고 다니는 재즈뮤지션들이 줄줄이 내한하는 것. 기타와 보컬이 어우러진 포근한 재즈를 구사하는 부부 듀오 턱 앤 패티(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애시드 재즈계의 월드스타 인코그니토(26일 돔아트홀),퓨전재즈계의 터줏대감인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 하이럼 블록(9월2, 3일 폴리미디어씨어터).이 가운데 인코그니토와 하이럼 블록의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 턱 앤 패티도 지난 2000년 정명훈의 팝스콘서트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지만 단독 내한무대는 처음이다.3색의 재즈,그 미묘한 맛의 차이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턱 앤 패티 기타리스트 턱 안드레스와,샤카 칸·레온 러셀 등의 백보컬로도 활약했던 흑인 여가수 패티 캐스카트 부부가 짝을 이룬 미국 출신의 혼성듀오.팀을 결성한 지 올해로 15년째다. 백인 남편과 흑인 아내가 변함없이 다정히 무대를 꾸려가는 ‘그림’만으로도 세계 어느 무대에 서든 주목거리다. 턱의 연주는,3명의 기타리스트가 동시에 연주하는 듯한 절묘한 테크닉으로 유명하다.흑인 특유의 힘있는 성량에 포근함이 배어 있는 패티의 보컬이 보태져,무대는 특히 중년 재즈팬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 같다.(02)3487-7800. ●인코그니토 지난 6월 화제 속에 첫 내한공연을 가진 재즈계의 거물 ‘더 브랜드 뉴 헤비즈’의 무대를 놓쳐 두고두고 안타까웠던 팬들은 인코그니토로부터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다.더 브랜드 뉴 헤비즈,자미로콰이와 더불어 애시드 재즈계의 3인방으로 통하는 인코그니토는 사실상 장 폴 블루이 마우닉의 원맨밴드.그의 주도로 1979년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2년 뒤 데뷔음반 ‘Jazz funk’를 발표하면서 꾸준히 그룹활동을 펼쳐왔다.지난해엔 15번째 앨범 ‘Who needs love’를 발표했다. 이번 공연에는 새 앨범에 참여한 여성보컬 3명도 가세한다.재즈를 근간으로 힙합·펑크·솔 등이 절묘하게 살붙여진 애시드 재즈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드문 무대다.(02)784-5118. ●하이럼 블록 미국의 인기 TV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 쇼’ 등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하이럼 블록이 솔로 활동을 한 지 올해로 꼭 20년.팝과 재즈를 넘나들며 수백만장의 앨범작업에 참여해 국제적 세션맨으로 명성을 떨쳐온 그는 올해 9번째 앨범 ‘Try livin' it’을 냈다.이번 무대에서는 신곡들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록과 블루스,재즈와 펑키,라틴과 팝을 넘나드는 만능 뮤지션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할 계획이다. 베이시스트 프랭크 그래비스,신예 드러머 제레미 개디가 함께 공연한다.국내의 대표적 펑크·블루스 기타리스트 한상원,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이 하루씩 협연할 예정. 서울·대전에서 이틀간 공연한 다음날인 새달 4일에는 기타리스트 지망생들을 위한 워크숍(폴리미디어씨어터)을 따로 마련한다.(02)3675-2754. 황수정기자 sjh@
  • 양동현 ‘美사냥 특명’/ 세계청소년축구 오늘 첫 격돌

    ‘양동현 너를 믿는다.’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17세 이하)이 프랑스 유학파 양동현(사진·바야돌리드)을 앞세워 북중미 강호 미국 사냥에 나선다.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은 14일 밤 핀란드 라티에서 미국과 D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한국이 이 대회 본선에서 미국과 격돌하는 것은 지난 1987년 캐나다대회 이후 16년만.당시 서정원 신태용 노정윤 등의 활약속에 4-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이번에도 미국과의 첫판을 이겨 1차 목표인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양동현의 플레이에 큰 기대를 건다.부산대회 미국전에서 2골을 폭발시키며 상대 수비수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핀란드 카메룬과의 현지 연습경기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양동현은 “기회가 오면 반드시 골로 연결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발이 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어경준(FC 메츠)은 후반 ‘조커’로 투입될 예정이다.4-4-2 시스템의 다이아몬드형 허리 좌우에는 이용래(유성생명과학고)와 신영철(풍생고)이 기용돼 측면 공략에 나서고,이상협(동북고)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는다. 윤덕여 감독의 말처럼 미국팀의 경계대상 1호는 프레디 아두.현란한 드리블과 골 결정력을 갖춰 공간을 내줄 경우 자칫 낭패를 볼 공산이 크다.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흑인 특유의 유연한 몸동작속에 틈만 나면 1∼2명쯤은 쉽게 제치는 개인기를 갖고 있다. 북중미 예선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미국의 본선 진출을 이끈 아두는 비록 나이가 14세에 불과하지만 ‘미국축구의 미래’로 불릴 만한 실력을 갖췄다.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명문인 인터 밀란이 ‘러브콜’을 보낸 바 있고 나이키도 지난 5월 100만달러 이상의 스폰서계약을 맺은 것에서 그의 재능을 엿볼 수 있다.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프리킥 때 주심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수비수가 공으로부터 9.15m 떨어지지 않으면 프리킥 지점을 골문쪽으로 전진시키는 ‘9.15m 전진’이라는 새로운 룰을 시범적용키로 했다. 박준석기자 pjs@
  • 이런 책 어때요 / 바스키아의 미망인

    제니퍼 클레멘트 지음 / 박영욱 옮김 이룸 펴냄 보수적인 미국 미술계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흑인화가로 기록되는 장 미셸 바스키아(1960∼88).거침없는 선,단어와 문구,화살표와 눈금,왕관 등 상징적인 표현으로 채워진 그의 거대한 그림들은 자유분방하고 신선한 느낌으로 일종의 정신적 해방구를 제공했다.‘80년대 제임스 딘’‘검은 피카소’라 불린 천재 낙서화가 바스키아는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의 동성애설,가수 마돈나와의 연애설 등 숱한 염문을 낳았지만 작품에 영감을 줬던 사람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수전이다.수전이란 여인의 눈을 통해 소설형식을 빌려 쓴 바스키아 평전.9700원
  • [지식창고] ‘드러지리포트’ 엽기·도발적 뉴스로 승부

    폭로 저널리즘의 대명사격인 드러지리포트(www.drudge.com)는 요즘도 여전히 엽기적이거나 도발적인 뉴스로 승부를 건다. 최근 드러지리포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묘사한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시사만화를 대서특필,눈길을 끌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특종 보도 이후 미국 안팎에서 오랜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LAT의 만화는 조끼에 ‘정치’라는 문구가 쓰인 괴한이 손이 뒤로 묶여 있는 부시 대통령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패러디성이었다.인터넷신문 드러지리포트는 이에 대한 백악관 경호실의 우려를 덧붙이는 식으로 싸움을 붙여 쟁점화에 ‘성공’했다. 이처럼 드러지리포트는 아직도 네티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정보 이용도 오락의 일부로 치부하는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안성맞춤인 사이트인지도 모른다. 사실 드러지리포트가 각광을 받는데는 “획득한 뉴스는 5분 안에 싣는다.”는 사이트의 주인공 매튜 드러지의 속보성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주효했다.드러지는 뉴스의 속도를 높여 인터넷미디어가 종이신문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몫한 셈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뉴스를 마구잡이로 보도하다 보니 특종 이상으로 오보도 많이 냈다.클린턴 전 대통령의 흑인 아들 이야기와 같은 기사가 대표적이다.때문에 미국과 같이 명예훼손 소송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일 정도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산업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뉴스의 옥석을 가릴 줄 아는 혜안이 있는 독자가 아닌 한 유용한 사이트가 아니라는 것이다.드러지리포트의 부침은 미디어의 본령은 역시 속보성보다는 진실보도를 통한 신뢰성 확보라는 점을 일깨우는 반면교사다. 구본영기자 kby7@
  • 바비인형 동호회 엿보기 / 바비네 집 놀러오세요

    인형 하나를 살 때마다 생기는 플라스틱 조각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얼마나 오염되는지 아느냐고 딴죽을 걸지도 모르겠다.인형과 함께했던 순수한 시절의 꿈과 희망을 기억할 수 없다면…. 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플라스틱 인형의 대명사 ‘바비(Barbie)’의 인기는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오히려 마니아를 늘려 이젠 소녀뿐만 아니라 연령과 성(性)을 뛰어넘어 남녀 성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친척이 사준 거라며 바비를 보여줬는데 치아를 보이며 웃는 주근깨투성이 얼굴이 정말 못생겼더라고요.바비는 다 그런 줄 알았죠.근데 중학교때 우연히 진열된 바비를 보게 됐는데,어찌나 아름답던지….” 첫만남은 별로였지만 강렬한 바비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다는 임주민(33·여)씨는 푼푼이 용돈을 모아 하나 둘씩 수집한 바비가 300개가 넘는다. 아름다운 바비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은 즐겁지만 많아진 바비를 둘 곳이 없다는 것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우연히 대문에 붙은 한복대여점 전단지를 보고는 바비를아이들에게 빌려줄 수도 있겠다 싶어 지난해 4월 동네에 조그만 바비 대여점 ‘Doll(인형)네’를 열었다.3000원에 옷 두 벌과 함께 바비를 2박3일간 빌려준다.아이들이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바비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가끔씩 마음이 아플 때도 있다.“요즘 엄마들은 아이가 초등학교에만 들어가면 학원 보내고 과외시키기에 바빠요.집에서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라고 하지요.어떤 아이는 ‘인형을 그냥 머리맡에 두고 만지지도 못하고 가져왔다.’며 아쉬워하죠.조금은 아이들을 풀어줘도 될 텐데….” 정미란(39)씨는 고교시절 삼촌이 미국에서 사온 바비를 보고 홀딱 빠져버렸다.그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바비가 무려 600여개.바비에 대한 정보 교환의 장으로 바비 동호회 ‘바비클럽’(cafe.daum.net//barbieclub)도 만들고,서울 신촌 기차역 앞에 ‘바비 오픈 카페’도 열었다. “너무 아름다운 바비가 있었는데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인형 뒤통수만 쳐다보고 왔다는 한 고등학생의 말을 듣고는 보다 많은 사람이 바비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느꼈어요.바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동심의 세계가 느껴지거든요.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느낌을 갖게 되길 바랐죠.” 정씨의 바람처럼 카페는 이제 바비 마니아들의 세상이 됐다.동호회 아지트로,바비 관련 행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비가 여성만을 위한 것일까.현재 1200개의 바비를 소유해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사람은 30대 영국남자. 그보다 많은 바비를 가진 사람이 바로 한국남자 박찬(35·영상디자이너)씨다.그는 지난 1995년 미국 벼룩시장에서 바비와 처음 만났다. “중고 바비를 사와 집에 있던 자투리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혔죠.어머니 어깨 너머로 배운 바느질 솜씨를 부려봤는데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바비의 완벽한 체형 덕분에 옷이 아름답게 표현되더라고요.” 취미삼아 옷을 만들어 입히면서 모은 것이 무려 1500개.바비를 놓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집까지 옮겼을 정도다.8년 동안 그의 재봉 솜씨와 디자인 감각도 부쩍 늘었다.그가 만든 옷이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그에게 바비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감각을 일깨워준 은인이다.그는 진짜 무대의상에 도전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갈 예정이다.바비 때문에 인생의 항로가 바뀌게 됐다. 이현진(30·여)씨는 지난해 5살 딸아이와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우연히 인형옷을 만드는 할머니들을 만나면서 바비 의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그는 바비를 수집하는 취미에 대해 “단순히 어린 시절 추억에 빠져 산다든가,유아스럽다든가,8등신 미녀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인형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지요.아이들이 인형을 갖고 노는 모습을 한번 보세요.아이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인지,아이가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또 인형은 어른에게는 어릴 적 동심을 일깨워주기도 하고,잠시나마 고민을 잊게 해 주기도 하지요.” 인형이라는 것이 단순히 ‘장난감’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뜻일 게다.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이언탁기자 utl@ ■바비인형의 모든 것 ‘미국 출신의 44살 8등신 미녀.외모는 태어날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20대.물론 여동생 셋과 남자 친구,여자 친구 등 수많은 친구들이 있다.독신주의자라는 설도….’ 1959년에 처음 출시된 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형으로 대접받는 ‘바비인형’의 신상명세서이다. 미국 장난감 회사 ‘마텔’의 공동설립자 루스 핸들러가 딸 바브라가 종이인형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며 창안한 것이 바로 바비.현재 150개국에서 1초당 2개가 판매되고 있는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연간 매출이 22억달러나 된다..또 브랜드 가치는 1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바비는 크게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레귤러바비(일명 핑크박스바비)’와 수집용으로 모으는 ‘컬렉터바비’가 있다.특히 컬렉터바비는 크리스챤 디올,캘빈 클라인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바비 옷을 디자인하면서 세계 여성 패션에도 영향을 미쳤다.오드리 헵번,마돈나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모습도 담고 있다. 77년에는 미국문화를 대표하는 ‘기호(icon)’로 인정받아 2076년에 오픈하게 될 ‘타임캡슐’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2001년에는 바비 인형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너트 크래커’가,2002년에는 ‘바비의 라푼젤’ 동화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4만 4000여명의 네티즌이 바비에 관한 정보를 서핑하고 있다. 그러나 8등신 미인으로 대표되는 바비는 여성에 대한 미적 기준을 왜곡하고 백인지상주의 문화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여성운동가와 제3세계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90년대 초 선보인 ‘말하는 바비’가 “수학은 골치 아파.”라고 말했을 때 여성계는 ‘여성비하’라며 거세게 비난했는가 하면 공주 이미지를 뒤집는 ‘악령 바비’ ‘노동착취공장 바비’ 등으로 맞불을 놓는 ‘안티 바비’도 생겼다. 또 칼럼니스트 애너 퀸들렌은 ‘40·18·31’이라는 이상적인 신체 사이즈를 가진 바비의 플라스틱 가슴에 은침을 찔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동양인,흑인,임산부,의사,변호사,우주비행사,뉴스앵커,랩가수,야구선수 등 인종·직업을 넘나드는 모습으로 지금도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 히스패닉·흑인 입대 유도하는 美軍/EBS다큐 ‘전쟁터가는 아이들’ 신분상승 미끼 이민자위주 파병

    “내 딸은 전쟁터에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대학에 가고 싶었을 뿐입니다.”(이라크전에 파병된 딸을 가진 한 어머니) 올해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전세계 여론의 비판을 산 원인 중의 하나는 그 파병군인 구성비였다.파병군인의 상당수가 미국 사회의 주구성원인 백인이 아닌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이민자 출신이었던 것.23일 방송되는 EBS ‘시사다큐멘터리’의 ‘전쟁터로 가는 아이들’편은 이민자 출신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모는 미국의 현실을 비판한다.영국 BBC가 만든 ‘미국의 학생병정들’을 바탕으로 했다. 모병제 국가인 미국은 입대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는데,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 장학금이다.그리고 미국은 주니어 ROTC(이하 JROTC),즉 고등학교 군사훈련단을 운영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신병들을 모집한다. 반짝이는 제복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는 빈민가 출신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신분상승’의 기회다.그러나 이러한 입대 유도 지원책들은 미국 사회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아이들’은 JROTC를 운영하는 ‘브론즈빌’‘패러거트’등 시카고의 군사학교(고등학교 과정) 두 곳을 중심으로 이러한 논쟁을 살펴본다.JROTC의 ‘명분’은 군과 사회전반에 걸친 지도자 양성.그러나 ‘…아이들’은 “진짜 목표는 빈민 거주지역을 타깃으로 한 병력 모집 제도”라고 비판한다.실제로 시카고의 군사학교 일곱개는 모두 빈민 거주지역에 자리잡고 있고,특히 미국 내 최대 소수민족인 히스패닉 거주지역에 몰려있다. 미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아들을 둔 히스패닉계 이민자 헤수스씨는 “일단 안타깝기는 하지만,그래도 자식이 길거리에서 빈둥대는 것보다는 낫지 않으냐.”고 묻는다. 시민운동가 제니퍼 빙-카너씨는 “군사학교의 진짜 목표는 좋은 직업을 얻을 기회가 거의 없는 하층계급 출신 아이들을 제복과 대학등록금으로 유혹해 쉽게 신병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여기에 부시 행정부는 올해초,국가의 지원을 받는 군사학교에는 의무적으로 군 입대 담당관을 두도록 하는 교육법 개정안을제출해 논란을 더욱 가열시켰다.EBS ‘…아이들’은 미국의 군사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교육받고 있는 두 자매를 통해 지원병 모집에 자원한 이민자 가족이 겪는 갈등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보여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창간99주년 특집1-건강 100세 / ‘말버러’ 광고모델 존 웨인등 폐암사망

    서부영화의 대명사 존 웨인,영화 ‘왕과 나’에서 명연기를 펼친 대머리 배우 율 브리너,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디즈니만화의 창시자 월트 디즈니,코미디계의 황제 이주일….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세계 굴지의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사의 대표 브랜드인 ‘말버러’ 광고모델이었던 ‘영원한 보안관’ 존 웨인은 51세때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또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나와 말버러 광고모델중 가장 멋진 폼으로 담배를 피웠다는 찬사를 받았던 웨인 매클라인도 51세때인 지난 92년 7월 흡연으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했다. 25년간 하루 한갑반씩 담배를 피웠던 그는 숨지기 2년전 폐암선고를 받은 뒤 금연광고에 나와 “처음엔 담배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몰랐다.이제는 안다.하지만 너무 늦었다.”면서 후회했다. 미남배우 게리 쿠퍼는 60세때,미국 만화영화의 아버지 월트 디즈니는 65세때 각각 폐암으로 사망했다.전설적인 흑인 재즈 가수 냇 킹콜도 45세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지난 85년 숨진 율 브리너도 비슷했다.투병중에 공익광고에 나와 “당신이 무엇을 하든 좋습니다.그러나 담배만은 피우지 마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국내 흡연자들에게 가장 충격을 줬던 사람은 지난해 8월 사망한 코미디언 이주일씨.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공익광고에 출연,“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라는 섬뜩한 금연메시지를 날리면서 전국적인 금연열풍을 촉발시켰다. 또 지난해 7월 금호그룹 박정구 회장이 65세의 나이로 폐암으로 타계했다.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도 한창 일할 나이인 44세때,그 뒤를 이은 동생 최종현 회장도 68세때 모두 폐암으로 작고했다.80년대 중반 폐암수술을 받았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끝내 87년 타계했고,아들인 이건희 회장도 99년 폐암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호흡기질환 치료의 1인자였던 한용철 전 서울대병원장,‘빈민운동의 대부’였던 제정구 전 국회의원,인권변호사 조영래씨도 흡연이 원인이 된 폐암으로 뜻을 다 펴지 못했다. 김성수기자
  • [임영숙 칼럼] ‘희망돼지’는 어디로 갔나

    지난 90년대 말 도리스 해덕(당시 89세) 할머니가 ‘선거자금 개혁’이란 글자가 쓰여진 노란 깃발을 들고 미국 대륙을 도보횡단할 때 미 언론은 이 아름다운 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그러나 미국의 고비용 구조 정치개혁을 촉구한 할머니의 2년에 걸친 대륙횡단이 결실을 맺은 것은 2002년이었다.공화·민주 양당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의원들이 엔론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엔론 추문’으로,여론의 질타를 받은 정치권이 그제서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자금법을 마지못해 개정한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희망돼지 저금통’은 선거혁명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 받았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깨끗한 돈의 정치권 유입은 한국판 도리스 해덕 할머니라고 할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 ‘희망돼지’는 불신의 대상이다.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굿모닝 시티 자금 수수의혹이 대선자금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희망돼지’의 모금액수는 민주당 관계자가 입을 열 때마다 달라지고 일각에서는 ‘대 국민 사기극’으로 이를 비판하기도 한다. 사실 정 대표의 검찰 출두 거부와 대선자금 판도라 상자 열기,이에 대한 청와대의 적절치 못한 초기 대응과 민주당의 검찰 압박 등 서민의 땀과 눈물이 밴 돈을 사기친 굿모닝 시티 비리가 정치권 전체로 번져가는 모습은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송두리째 버리게 했다. 급기야 ‘참여정부’의 존립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희망돼지’가 실종할 위기에 처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대선자금 공개’를 제안하고 나섰다.청와대는 여야 모두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 내역을 고해성사하듯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그에 따른 법률적 문제는 여야 합의에 따라 특별법을 만들어 면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물귀신 작전’이라며 즉각 거부했다.정치권에선 지금까지 대선자금이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 제안이 여·야 정치공방 끝에 유야무야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궁지에 몰린 여당이 야당을 끌어들여 대선 자금에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으로 여당부터 먼저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대선자금의 고해성사 발상은 소수 백인에 의한 다수 흑인 통치가 종식된 남아공에서 1995년 제정된 ‘진실과 화해법’을 연상시킨다.백인 정권이 흑인들을 상대로 자행한 인권유린과 그에 맞선 흑인의 대항폭력을 모두 대상으로 한 이 법의 핵심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진실로 뉘우치고 인정하면 사면의 길이 열리며 피해자에 대해선 국가가 배상한다는 것이다. ‘여 야 대선자금 공개’제안이 물타기나 꼼수가 아니라면 여당부터 진솔한 고해성사를 하고 야당도 뒤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다만 특별법을 만들어 고해성사한 대선자금을 면책해 주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문제다. 검찰 수사와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더 국민정서에 가까울 듯싶다.고해성사를 해야 할 정치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면책 규정을 만든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일이다.우리는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검찰수사 후 기소 유예도 가능하다. 27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남아공의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법’에 서명하면서 “오직 진실만이 과거를 편안히쉬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지금 우리 정치인들도 이 말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한다.그렇게 해야만 ‘희망돼지’는 되돌아 올 수 있다.‘희망돼지’는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다.돼지 저금통을 깨서 대선자금으로 내놓은 국민들의 깨끗한 정치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길은 정 대표의 즉각적인 검찰 출두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얼핏 보면 극도의 혼란으로 비친다.그러나 이 혼란은 우리 정치가 투명화되어가는 과도기의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 바로 희망이었다. 주필 ysi@
  • 누가 화석이라 했나 춤추는 아프리카

    한반도의 136배에 달하는 면적,7억 5000만의 인구,동서남북의 이질적인 자연환경,수많은 민족과 언어,54개의 독립국들이 공존하는 땅.아프리카는 인류의 발상지이자 인류가 진화해온 터전이다. 철학자 헤겔은 “아프리카에는 역사가 없으며 아프리카의 역사는 유럽인이 만든다.”고 했지만,아프리카야말로 인류의 역사 그 자체라 할 만큼 장구한 역사를 지닌 인류의 고향이다.우리는 아프리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이미지,그것도 대부분 서구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로만 존재해 왔다.무지,가난,기근,질병,쿠데타,대초원,야생동물,원주민,주술….아프리카를 바로 알기 위해서는 이처럼 상식화된 아프리카에 대한 피상적인 이미지부터 거둘 필요가 있다. ●남아공 줄루족의 주술사 ‘상고마’ ‘춤추는 상고마’(장용규 지음,한길사 펴냄)는 아프리카는 화석이 아니라 펄펄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땅이라는 전제에서부터 출발한다.저자(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어과 교수)는 유럽이나 동양,특히 일본의 전통이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이야기되는것과 달리 아프리카의 전통은 너무나 쉽게 희화화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아프리카 문화의 ‘다름과 차이’가 선진국의 문화우월주의에 의해 왜곡되고 과장되고 폄하되는 현실을 비판한다. 이 책은 민족분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나탈 지방의 줄루족,그 혼돈의 중심에 오롯이 남아 민간신앙을 계승하고 있는 ‘상고마’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다.줄루사회를 특징짓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상고마(공식명칭은 이상고마)는 응고마라고 하는 점술혼령의 도움을 받아 점을 치고 사람들의 질병과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영적 치료사를 일컫는다.아마들로지,움타가티와 함께 삼위일체로 줄루 민간신앙의 골격을 이루는 일종의 무속인이다.남아공 사람들 스스로 원시적인 주술사로 치부해버리는 상고마.하지만 남아공 안에서만 공식적으로 10만명을 웃도는 상고마들이 여전히 점을 치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유명한 상고마들이 많다는 에구투구제니 마을에는 아직도 100명이 넘는 상고마들이 활동하고 있다.도시화와 근대화가 진행되면 몇 십년 안에 상고마가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영국인들의 ‘오만한’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독수리 눈알로 미래 점치기도 과학적 합리주의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참으로 비과학적인 상고마의 존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저자는 적어도 남아공 흑인사회에서 과학과 상고마는 상반된 개념이 아니라 상보적인 개념이라고 강조한다.합리주의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에구투구제니 사람들과 꼬박 3년을 함께 생활하며 전수받은 생생한 현장지식을 풀어 놓는다.스와질랜드와 모잠비크 등에 내전이 잇따르면서 아프리카 산속 줄루족의 마을 에구투구제니에는 스며드는 이방인들이 늘고 있다.반면 ‘은신처’라는 뜻을 지닌 에구투구제니에서 옥수수 농사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는 원주민들은 더반이나 요하네스버그 같은 도시로의 이주를 꿈꾼다.근대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의 문화,변방의 문화로 알려진 상고마들이 도시로 나갔다.그런 오고 감 속에서도 상고마는 더욱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상고마가 되려는 훈련생도 늘고 있다.에구투구제니의 상고마들은 대부분 모방주술을 믿는 것이 특징.예컨대 선인장은 뾰족한 가시가 있어 번개가 집안에 떨어지는 것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든지,독수리의 눈알은 멀리 앞날을 내다보는 데 효과가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저자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상고마에게 ‘전통’이라는 순결을 지키도록 강요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한다.상고마를 신비주의의 틀안에 가둬두는 것은 또 다른 문화적 폭력이라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상고마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동시대인이라는 점이다.상고마가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된 희극적인 이미지의 ‘아프리카판 피에로’로 둔갑하는 현실은 저자로서는 가슴아픈 대목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오랜 세월 스스로 성찰할 기회도 없이 서구라는 울안에 갇혀왔다.아프리카의 문화는 어찌보면 ‘서구의 기대’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민족적 정체성을 고민하기 보다는 서구의 바람에 발맞추기 위해 나날이 민속관을 넓히고 부시맨 차림으로 출퇴근을 한다.현대 구조주의의 창시자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은 미개사회 자체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잘 구성된 하나의 체계이며 그들 나름의 사회구성 원리가 있음을 밝힌다.그러나 신비스러운 조화의 구조를 지닌 원시적인 과거는 우리 눈앞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레비-스트로스의 눈에 비친 열대 원주민 사회는 그래서 ‘슬픈’ 것이다.저자 또한 ‘줄루의 땅’ 에구투구제니의 슬픈 노을을 본다. ●아프리카 문화의 ‘다름’ 인정해야 인류의 문화는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 없다.그럼에도 선진국의 신화를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리카의 ‘다름’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는 더이상 통용될 수 없다.상고마가 종종 블랙 매직을 행할지라도,그것은 그들 나름의 고유한 전통이요 문화다. 아프리카의 지성 프란츠 파농은 “우리에겐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우리는 외부세계에 의해 화석화된 인종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14세기 세계의 중심들이 일제히 쇳덩이로 만든 발사슬을 배에 싣고 미지의 땅으로 노예사냥을 나선 장면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미국은 또한유럽은 얼마나 아프리카에 빚을 지고 있는가.이쯤에서 그들은 “선진국은 아프리카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제프리 삭스 교수의 말을 한번쯤 되새겨볼 만하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건맨의 나라’ 미국

    헌법으로 총기소유권을 보장,국민 1인당 총기 1정 소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에서 또다시 총기사건이 발생했다. 미시시피주 메리디언시에 위치한 미 최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8일(현지시간) 이 공장 종업원이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범인을 포함해 6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이날 오전 10시쯤 직원 조회시간에 산탄총과 반자동 소총을 들고 나타나 공장 동료들에게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범행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숨진 5명 중 4명이 흑인이라는 점에서 인종차별주의자의 범행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때마침 이날 미국의 총기보유율이 1인당 1정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네바 국제학연구소가 발표한 2003년 소형화기조사 결과에 따르면,미국민이 보유한 소형화기는 최고 2억 7600만정으로 인구 100명당 총기수가 96정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수치는 부시 행정부 초기인 지난 2001년 7월 조사 당시 100명당 84정의 총기 보유율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미국이세계 최고의 중무장 국가임을 증명한다. 2위를 차지한 예멘은 100명당 총기수가 50정으로 나타났으며 예상보다 높은 보유율을 보인 유럽연합(EU) 15개국의 인구 100명당 총기수는 17정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따라 미국총기협회(NRA)의 막강한 로비로 주춤했던 총기규제 여론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책 / 알리, 아메리카를 쏘다

    마이크 마커시 지음 / 차익종 옮김 당대 펴냄 미국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했던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흑인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열세 살 되던 해,동네 깡패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일랜드계 경찰에게 권투를 배운 그는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18세의 나이로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땄다.그러나 금의환향해 들른 고향의 백인전용 식당에서 흑인이란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자 그는 분노와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딴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물에 던져버렸다.이후 프로로 전향해 22세에 소니 리스턴을 누르고 세계헤비급 챔피언이 된 뒤 1980년 38세로 은퇴하기까지,헤비급 사상 최초로 세 차례나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이 ‘가장 위대한 헤비급 챔피언’은 미국 역사에 누구보다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알리,아메리카를 쏘다’(원제 Redemption Song,마이크 마커시 지음,차익종 옮김,당대 펴냄)는 알리를 단순한 프로 권투 영웅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무하마드 알리와 1960년대 정신’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책은 ‘저항의 시대’로기록되는 60년대 미국의 정세 속에서 알리가 갖는 상징성과 의미를 살핀다.역사의 물줄기를 좇다보면,역사가 한 개인과 만나 폭포처럼 분출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사람들은 그런 역사적 개인들을 천재 혹은 시대의 창조자라고 부른다.그런 점에서 볼 때 알리는 당당한 시대의 창조자다.경기장 안팎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본명은 캐시어스 마셀러스 클레이 이 책은 현란한 말솜씨의 떠버리 챔피언으로만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 그의 신념이 무엇인지,왜 할 말이 많았는지,무슨 말을 했는지,그리고 왜 무하마드 알리로 이름을 바꿨는지 그 의구심을 풀어준다. 알리를 제대로 알려면 1960년대 미국 사회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한다.1960년대는 무엇보다 흑인 시민권운동이 급격하게 분출한 시대였다.이전까지 윌리엄 두보이스 등 소수의 진보적인 흑인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이어져오던 흑인운동은 마틴 루터 킹의 등장과 함께 대중적인 시민권운동으로 발전했다.경찰과 군대,KKK 등은 투옥·살인·린치 등 온갖 물리력을 동원했지만 투쟁의 불길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점차 여론의 호응도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흑인 시민권운동이 대중화되면서 노선 갈등이 일어났다.마틴 루터 킹의 대척점에는 이슬람 흑인운동가 말콤 엑스가 있었다.흑인 무슬림 단체인 ‘이슬람네이션(Nation of Islam)’의 대변인 격이었던 말콤 엑스는 기존의 흑백차별 철폐운동은 백인의 동정을 구걸하는 중산층운동이라고 공격,마틴 루터 킹이 주도하는 비폭력 무저항 방식의 투쟁을 비판했다. ●자신의 의사와 달리 흑인 대표자의 길로 알리에게 저항의 아우라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부터다.그의 개종은 흑인됨을 자부하는 몸짓이었다.저자는 알리의 공개적인 개종은 “시대를 비웃는 예상 밖의 충격이었으며,두려움과 희망 양편에서 사람들의 시야를 열어준 사건”이라고 평한다.알리와 ‘이슬람네이션’의 관계가 공식화되면서 미국은 알리에게서 링이라는 무대를 앗아갔고,알리는 점점 정치적인 발언을 하게 됐다.베트남전 반대,인종차별 철폐,범아프리카주의 등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알리는 자신이 정치적인 인물이 되는 것을 꺼렸다.알리는 일찍이 “구호를 들지 않겠다.”고 공언했고,말콤 엑스의 입장이 점차 공격적이고 정치적이 되자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이 책은 알리를 정치지도자나 운동가 혹은 이데올로기로 묘사하지 않는다.실제로 알리는 지도자 노릇이나 행동주의,이데올로기 따위를 혐오했다.정치참여에 반대했고 자신에게 ‘인종의 대표’라는 굴레를 씌우려는 흑백평론가들의 시각도 거부했다.그러나 그는 시대상황과 인물이 연금술처럼 뒤섞이듯,정치의 세계에 깊숙이 끌려들어갔고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흑인의 대표자가 돼 갔다.그러나 오늘날 알리의 정치적 색채는 사뭇 퇴색됐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미국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흑인 스포츠 스타의 상품화 문제에 대해서도 일갈한다.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미디어를 스스로 ‘이용’한 알리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길을 헤쳐나갔지만,조던는 처음부터 스포츠자본과 손을 잡은 ‘걸어다니는 상표’요 ‘아메리카의 세일즈맨’이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알리 역시 미국의 기업 엘리트나 미디어 상업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1977년 알리는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판화 모델로 나섰다.이로써 그는 마릴린 몬로,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앤디 워홀이 그린 아메리카 ‘초상’의 반열에 들었다.워홀의 초상화작업은 알리를 상업적 기호로 이용하고,갈등의 상징에서 화합의 존재로 변화시킨 시발점이었다.아무런 가치상의 차별성도 없이 교환가능한 존재가 된 것이다.저자는 미디어산업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기업과 상품을 팔아먹기 위해 알리를 이용했다고 지적한다.알리의 신화는 해체되고 ‘상품’으로 통용되고 있다.알리는 또 하나의 ‘아메리칸 아담’,곧 ‘순결과 비극의 인물상’을 창조한 셈이다.저자가 이 대목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미국의 패권주의,특히 문화자본의 탐욕성이다.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은 되지 않겠다” 마이클 오리아드 같은 스포츠 저술가는 알리를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스펙터클의 시대에서는 더이상 나올 수 없는 영웅”이라고 말한다.그러나 개인적인 도덕성과 지구적 연대의식의 모범을 보인 알리의 삶은 단순히 60년대의 향수에 머물지 않는다.미국의 전방위 아메리카니즘에 대한 저항의 당위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챔피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알리의 외침은 지금도 사람들의 가슴에 울림을 남긴다.1만 5000원. 글 김종면기자 jmkim@ 그래픽 유재일기자 jae0903@
  • 기고 / 신언서판 그리고 안티 미스코리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별나게 외모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때로는 우리의 지나친 관심에 우리 스스로 의아해 하기도 한다.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결코 이상한 일도 놀랄 일도 아니다.왜냐하면 전통적으로 우리는 사람을 평가하는 데 유별나게 그리고 지나치게 큰 비중을 외형 용모 곧 바깥 생김새의 시비에 두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분히 경험적 동물이어서 자신의 경험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어쩌랴. 소위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잣대가 그 전통을 잘 반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잣대를 오랫동안 사람을 판별하거나 인재를 등용하는 기준과 척도로 삼았다.신언서판이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우선순위가 용모이고 그 다음이 언변이며 그 다음이 글씨고 그리고 마지막이 판단력이라는 것이다.사람은 모름지기 외형적으로 인물에서 위세를 갖추고 그러고 나서 말솜씨와 문장력이 수준 이상이면 좋을 것이고 그런 다음에야 사리를 이해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좋은 능력을 갖게 되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었다. 급기야는 외모에 너무 매달려 얼굴 뜯어고치기가 한창 유행이다.서울 시내 400여 개에 달하는 성형외과가 성업중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수술로 외모개선이 가능하다면 그래서 여러모로 자신감까지 갖게 된다면 그것도 능력 아니냐고 성형수술을 지지하는 사람도 꽤 많다.현실적으로 취직이나 임용이며 시험에서 용모중시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열기는 식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나로서는 신언서판의 철학은 참 유감이다.사람의 값어치를 산정할 때 즉 그 사람됨을 저울질할 때 자신의 노력과 의지에 가장 덜 상관적인 자질(deserts)에,여기서는 생김새(身)에,가장 크게 의존하겠다는 것이 신언서판의 본질이기 때문이다.인간평가의 바른 자세는 되레 그 반대여야 하는 것 아닌가.나는 신언서판이 아니라 차라리 판서언신(判書言身)이 사람을 판별하는 잣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과거 우리 선배들도 신언서판해서는 안 된다는 역설(力說)을 신언서판에 빗대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경계하려 했다고 이해하고 싶다. 흑인 인권운동가 킹목사는 “나의 아이들이 그들의 피부의 색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격의 내용에 의해서 평가되는 그 날이 올 것을 꿈꾸고 있다.”고 열변하였다.피부는 부모 탓이고 인격은 제 탓이지 않은가. ‘반(反)신언서판’을 외치는 안티미스코리아(Anti Miss Korea)다섯번째 대회가 지난 5월10일 성대하게 열렸다.미스코리아 선발에 반대하는 운동이다.단순히 선발에만 반대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나아가서 우리의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사랑과 정성과 자부를 과소평가한 채로,미스코리아 진이며 선이며 미 따위가 대한민국 전체의 아름다움을 대변한다고 믿으려 하는 착각과 오만에 대한 항의의 표시일 것이다.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인으로부터 그냥 주어진 자질이 과도하게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데 대한 또는 인간의 피와 땀과 눈물을 너무 우습게 보는 데 대한 강한 분노이자 거부일 것이다. 사회 전체를 바꾸는 혁명도 처음에는 어느 한 사람의 가슴 속에 있는 작은 생각에 불과했다는 말이 있다.아직은 작은 안티 미스코리아이지만 내일은,세계인의 동의를 얻어서,안티 미스유니버스로 커 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인류사의 혁명운동이다.한참 잘못 간 인간문명의 도도한 흐름의 물줄기를 바로잡는 대역사가 이 작은 운동에서 시작되는 것이다.우리는 한때 월드컵신화의 열기를 가지고 세계무대 앞에 서서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선보인 적이 있다.그때는 “대~한민국” 우리들만의 축제였지만 이제는 “지~구촌” 세계인의 축제를 만들어 가는 일이리라.안티미스코리아 만세! 반신언서판 만세! 황필홍 단국대 철학과 교수 명예논설위원
  • 3일간의 자유 그 대가는 목숨이었다

    3일간의 자유 - W E B 뒤 보아 지음 18세기 독립혁명 이래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은 오늘날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을 대표하는 근대 국가로서 그 이미지를 만들어오고 있다.그러나 ‘자유와 꿈의 나라’ 미국에는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과오가 남아 있다.미국은 인디언 학살을 통해 영토를 확장했고 노예무역에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건설된 국가라는 사실이다.미국으로 팔려간 노예들은 ‘인간’이 아닌 ‘도구’에 불과했다.하지만 한편으론 노예에게도 인간적인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양심적인 백인들의 목소리도 있었으니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존 브라운(1800∼1859)이다. ●美 노예해방 운동가 존 브라운의 삶 ‘3일간의 자유’는 미국의 노예제도 폐지론자인 존 브라운의 노예해방을 향한 고독한 장정을 그린 전기다.노예해방운동가로 잘 알려진 인물들은 보통 온건파 도덕론자들이다.노예로 태어나 링컨의 고문을 맡은 프레드릭 더글러스나 ‘엉클 톰스 캐빈’을 지은 해리엇 스토 부인,링컨 등이 그들이다.그러나 남북전쟁 직전의 노예제 폐지론자들 중엔 ‘광신적인’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급진적 도덕론자인 브라운은 과격한 행동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대표적인 경우.그렇지만 철학자 에머슨은 그를 “진실하고 선의로 가득찬 이상주의자”로 인정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탓에 정식 학교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늘 성경을 끼고 다녔던 소년 브라운은 열두살 때 한 흑인 노예소년이 이유없이 학대당하는 것을 보면서 “노예에게 자유를 주는 데 평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한다.이후 그는 측량기사,우체국장,목재판매상,양모업자 등의 직업에 종사하며 노예해방운동의 배후에서 활동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 노예봉기 시도(1822년),시러큐스 노예제 폐지론자 대표자대회 참석(1855년),블랙잭 전투와 오사와토미전투 (1856년),미주리 습격(1858년)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하퍼스페리 습격’ 주도… 교수형 당해 당시 미국은 노예에게 자유를 준 자유주(북부 16주)와 노예주(남부 15주)로 나뉘어 있었다.하퍼스 페리 무기고가 있는 버지니아주는 브라운의 활동지역인 오하이오주(자유주)와 인접한 첫번째 노예주.브라운은 1859년 22명의 대원과 함께 이 주의 대표적인 무기고인 하퍼스 페리를 습격,무기를 빼앗고 노예를 모은 뒤 남쪽 노예주로 진군한다는 내용의 ‘노예해방전선’을 구상하고 있었다.그러나 작전 수행과정에서 온건파들과의 연대가 깨지면서 공격은 사흘만에 실패로 끝났다.무기고에 이르는 엘러게이니 산맥에서 브라운과 대원들은 며칠동안 머물며 직접 헌법을 만들고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했으며,그 정의를 노예들과 나누기 위해 하퍼스 페리로 내려갔지만 그 꿈은 무위로 돌아갔다. ‘미국의 100대 명장면’에 꼽히는 하퍼스 페리 습격을 주도한 브라운은 결국 붙잡혀 교수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그러나 “노예해방은 피흘림없이 불가능하다.”는 급진적 해방론자 브라운의 ‘사흘천하’는 양심적인 미국인의 가슴에 불을 질렀고,남북전쟁의 도화선으로 살아났다.‘모비딕’의 저자 허먼 멜빌은 브라운을 “남북전쟁의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이라고 평했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미시간로스쿨 ‘입시불평등’ 판결 / 美 ‘소수민족 우대’ 합헌판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대입 심사과정에서 소수민족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합헌이라는 미 대법원의 23일 결정은 개인보다는 사회 전체의 평등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진보적 시각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 백인사회에서 힘을 얻던 백인에 대한 ‘역차별’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으며 헌법상 ‘평등 보장의 조항’에 대한 미 법조계의 논란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그러나 미시간대학이 특정 소수계 지원생들에게만 20점씩의 가산점을 주던 제도는 ‘위헌’으로 판정했다. ●“다양한 사회 위해 유색 학생 우대 필요” 판결 대법원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자질있는 모든 인종과 민족에게 확연히 열려 있을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대학내 인종의 다양성을 위해 소수민족을 우대하는 것은 평등사회 실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해석이다.그러나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치 않고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기준으로 특정 인종을 우대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 보장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미시간대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3명의 백인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는 ‘현실 절충형’이기도 하다.미시간대 학부가 흑인과 히스패닉,아메리칸 인디언 등에게 무조건 20점의 가산점을 준 것은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있다는 논리다.그러나 미국에서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 대학이 많지 않아 위헌 판결을 내리더라도 큰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합헌 판정을 받은 미시간 법학대학원의 경우 소수민족이라고 똑같은 가산점을 주지는 않았다.소수계 비율이 적을 경우에만 자격을 갖춘 특정 지원생들에게 혜택을 줬다.현재 다른 대학들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갖춰 여기에 위헌판결을 낼 경우 미 전역에서 입학취소 재심청구소송이 봇물을 이룰 게 뻔하다는 현실감이 작용했다. 물론 이번 판결의 밑바탕에는 사회·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백인들의 우월적 지위가 남아 있으며 흑인 등의 소수계가 상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고등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음을 반영한다. ●추후 재소송 여지는 남아 대법원은 대학내 인종적 다양성을 이루기 위해 소수민족 우대정책이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는 우대정책을 ‘일몰조항(sunset provision)’으로 정해 25년마다 우대정책의 타당성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25년 일몰조항이 의무적인 것은 아니며 인종의 다양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측정할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예컨대 소수계 전체가 백인을 압도할 경우 우대정책이 존립할 근거가 있는지,각 대학이 지원생 개개인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할 능력과 인원을 갖췄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입학을 위한 최저 기준으로 고등학교 성적이나 대학수능시험을 제시하지만 소수민족에 대한 우대결정은 비공개로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입학이 거부된 학생들이 인종적 다양화가 이뤄졌다며 입학심사 과정의 공개와 재고를 요구할 경우 역차별 주장이나 소송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사립대에도 파장 미칠 듯 이번 판결의 효과는 주립대 등 국공립대학에만 한정된다.그러나 사립대도 ‘인종의 다양화’를 필수적으로 명시한 대법원의 결정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입학 심사과정이 대대적으로 바뀌지는 않더라도 소수민족에 대한 고등교육의 기회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나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장기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소수민족이 늘면 그만큼 각계각층에서의 사회진출도 활발하겠지만 당장 기업이 대학입학과 같은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은 적다. 부시 대통령 역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인종문제가 미국생활의 현실이나 미국이 진정으로 ‘피부색에 연연하지 않는 사회’가 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말해 역차별의 폐해를 두둔하는 인상을 보였다.부시 행정부는 앞서 미시간대의 두 지 우대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헌 판결은 5대4로 결정났다.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올 가을 퇴임하는 진보성향의 오코너 대법원 판사 후임에 보수적인 인물을 지명할 경우 대법원의 다수를 보수파가 차지하게 돼 소수민족 우대정책의 근간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ip@
  • ‘WMD 과장’ 美대선 쟁점화

    |시카고 AFP 연합|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22일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을 들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동기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이끄는 무지개·PUSH 연맹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우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 전쟁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9명의 민주당 대선 출마자중 7명이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 반전운동가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 지사는 미군이 50일 이상 이라크를 장악한 상태에서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증거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부가 우리에게 정직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흑인과 라틴계가 청중의 대다수를 이뤘는데, 이 자리에서 유일한 여성이자 흑인 출마자인 캐럴 모슬리 브라운(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한 일이며 “미국의 젊은이들을 합당한 이유 없이 위험으로 내 몬 처사”라고 비난했다. 브라운 의원은 부시 정부가 9·11 테러의 여파로 조성된 테러공포를 조작,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극단적인 정치 의제”를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흑인인 앨 샤프턴 목사도 “클린턴 전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처럼 국민을 전쟁으로 오도했다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우리가 이미 점령한 50개 주에 쓸돈도 없는데 어떻게 이라크 재건 비용을 마련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딕 게파트(미주리) 하원의원과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애국심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라크 전쟁 문제를 피하고 경제와 교육,보건,감세,소수계 우대정책 등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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