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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찰관 불심검문 피부색따라 차별심각

    미국에서 백인 운전자가 교통 경찰의 불심검문에서 체포된 비율은 2%인 데 비해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각각 5.8%와 5.2%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입증된 셈이다. 법무부 사법통계국이 지난 2002년에 16세 이상 미국인 7만 7000명을 면담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히스패닉계 운전자가 경찰로부터 딱지를 떼인 경험은 71.5%로 흑인(58.4%)과 백인(56.5%)보다 훨씬 많았다. 사법통계국은 이같은 조사 결과가 알려질 경우 인종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난 4월 보고서를 웹사이트에만 올려놓은 채 언론 보도를 미뤄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사 책임자의 최근 퇴직도 이 문제로 인한 상사와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검문 때 경찰관이 피부색에 따라 달리 대우한다는 것은 인권단체 등이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계 모두 불심검문에 걸린 비율은 9%로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없었다. 그러나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경관의 완력 행사를 목격하거나 그같은 위협을 당한 경우는 각각 2.7%와 2.4%로 백인(0.8%)에 견줘 훨씬 많았다. 수갑이 채워진 경험도 흑인이 6.4%로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계는 5.6%, 백인은 2%였다. 또 백인 운전자가 차량을 검색당한 경험은 2.9%에 그친 반면, 히스패닉계는 10.1%, 흑인은 7.1%로 나타났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송두율칼럼] ‘이민시대’의 윤리

    [송두율칼럼] ‘이민시대’의 윤리

    며칠 전 외국인이 밀집해서 사는 베를린의 한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 터키와 폴란드 출신의 이주자 9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중화상을 입은 불상사가 발생했다.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 중에 외국인들이 소방관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면서 앞으로는 외국인의 거주를 허가할 때 독일어 해득능력을 철저히 시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하여 불의의 상황 속에서는 독일사람도 사태판단을 잘못해서 피할 수 있는 재난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같은 주장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9월 중순에 있을 총선에서 외국인문제를 쟁점화해서 유권자의 표를 더 얻어 보겠다는 얄팍한 발상이 낳은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작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물론 언어는 원활한 상호이해를 위한 극히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필자는 뉴욕의 한국식당을 찾을 때 그곳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의 종업원들의 능숙한 우리말 구사력에 종종 놀란다. 독일에서도 한국식당에서 일하는 네팔출신의 요리사를 본 적이 있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한국인 고용주사이의 갈등도 적지 않고, 불법고용과 저임금문제 때문에 현지의 경찰이나 노조와의 분쟁도 자주 있다. 문화적 요소들이 경제적 이해관계와 얽혀, 인종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소수민족으로서 우리 동포들이 겪은 1992년 4월의 로스앤젤레스의 흑인폭동은 이러한 갈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었던 사건이다. 물론 외국 땅에서만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30만이 넘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살고있는 한국에서도 임금체불이나 인권침해로 인해 여러 가지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근저에는 물론 외국인, 그것도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정서나 편견도 놓여 있다. 지하철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앉아 있으면 그 옆자리가 설사 비어 있어도 그 자리를 애써 피하려는 광경을 자주 목격했던 아내에게도 이 경험은 쉽사리 지울 수 없는 서울의 어두운 인상 가운데 하나였다. 독일의 외국인노동자나 이주민정책을 참고할 만하다고 해서 서울로부터 기자나 시민운동가들이 종종 독일을 방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 역시 문제는 많다. 특히 통일이후 옛 동독지역에서 외국인이주자들에 대한 테러사건이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 물론 옛 서독지역의 상황이 이와 비교해서 크게 양호하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옛 동독지역에서 휴가를 한번 보내고 싶었으나 아직까지 필자가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도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그러한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는 옛 서독지역보다는 외국인들과 접촉기회가 적었던 이 지역이 통일 이후에 누적되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외국인이주자들을 쉽게 속죄양으로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다. 현재 자국내 취업인구의 10% 전후를 외국인노동자가 차지하는 서유럽사회와 비교할 때 한국사회에서 외국인노동자가 제기하는 문제는 아직은 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이제는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국경을 넘는 자본이동의 자유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노동력의 이동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고개를 돌리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빈국에서 부국으로 향한 인간의 대이동행렬은 까다로운 출입국수속절차나 밀입국저지를 위해서 만든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사이의 높은 장벽과 같은 물리적 수단만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현재 실시되고 있는 부국의 이주통제정책은 지구적 범위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옥스퍼드대학의 이민문제전문가 스티픈 캐슬(S. Castle)은 지적하고 있다.‘이민(移民)의 시대’(Age of Migration)가 제기하는 새로운 지구적 과제해결에 한국도 이제는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떤 경우에든지 외국인노동자를 노동력으로서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확고한 자세야말로 과제해결의 근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美 영향력있는 소수인종 미셸 위, 61명에 포함돼

    골프선수 미셸 위(위성미·15)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수인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혔다. 미 경제주간지 ‘포천’은 22일자 최신호에서 아프리카계,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61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미셸 위는 로저 퍼거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등과 함께 ‘주목할 만한 인물(People to Watch)’에 올랐다. 이들 외에도 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장관,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 야후 창업자 제리 양,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윌 스미스 등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수인종에 포함됐다.연합
  • [토요영화]

    [토요영화]

    ●스워드피쉬(SBS 오후 11시55분) 열대야로 잠도 오지 않는다. 만사가 귀찮고 싫다. 그냥 시원한 액션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만나는 순간 ‘목적 달성’이다. 할리우드에서 제리 브룩하이머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액션 블록버스터의 마이스터 조엘 실버가 제작했다. 미국 개봉 당시 첫주 흥행 1위를 기록했지만, 평론가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도미니크 세나 감독은 전작 ‘식스티세컨즈’(2000)에서 보여줬던 기가 막힌 자동차 추격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다. 헬리콥터가 버스를 매달고 공중 곡예를 펼치는 장면도 볼거리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초반이 압권이다.‘매트릭스’(1999)의 고속 촬영을 응용한 도입부의 폭발 장면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지만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지 않은 점은 흠. ‘엑스맨’의 ‘울버린’ 휴 잭맨과 언제부터인지 악당이 너무나 잘 어울려 보이는 존 트래볼타가 연기 대결을 펼친다. 미모와 연기력을 두루 갖춘 흑인 여배우 할리 베리도 나온다. FBI를 해킹해 감시를 받고 있는 천재 해커 스탠리 잡슨(휴 잭맨)은 부인에게 이혼 당하고, 딸의 양육권마저 뺏긴 상태다. 어느날 미모의 여인 진저(할리 베리)와 전직 CIA요원 가브리엘 쉬어(존 트래볼타)가 접근한다. 국제적인 테러를 척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방부 시스템을 해킹하자는 것. 즉, 마약관리국(DEA)의 비자금 세탁 프로젝트 ‘스워드피쉬’ 작전으로 형성된 95억 달러를 가로채게 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유혹을 받는 스탠리. 그러나 일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2001년작. 약 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알리(MBC 밤 12시) 너무나도 유명한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전성기를, 윌 스미스와 마이클 만 감독이 손잡고 만든 영화다. 제작비 1억2000만 달러를 투여해 알리의 드라마틱한 삶을 정말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권투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소 코믹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윌 스미스는 자신이 존경하던 알리역 제안을 받고 무려 5년 동안 고민한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히트’(1995),‘인사이더’(1999),‘콜래트럴’(2004) 등 두 남자 이야기를 즐겨 그린 마이클 만 감독은 현재 80년대 인기 TV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를 스크린으로 옮기고 있다. 내용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1964년 22세 캐시어스 클레이라는 본명을 가진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장담 대로 소니 리스튼에게 KO승을 거둬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다. 이 순간부터 베트남전 징집 거부로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한데 이어 1974년 조지 포먼을 상대로 부당하게 뺏겼던 챔피언 벨트를 되찾는 ‘아프리카 격전’까지 담고 있다.2001년작.170분.
  •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 지음

    와리스 디리. 소말리아 출신의 그녀는 현재 세계적 패션모델이자, 유엔의 여성인권대사로 활동하는 저명한 여성이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녀는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으로 살았고,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할례를 경험한 연약한 흑인 소녀였다. 와리스 디리의 짧지만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을 담은 자서전 ‘사막의 꽃’(이다희 옮김, 섬앤섬 펴냄)이 나왔다. 어린시절 정규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지은이는 13세 때 자신을 노인에게 시집보내려는 아버지를 피해 달아났다. 런던에서 가정부로 생활하는 등 어렵게 살다가 좋은 친구를 만나고, 사진기자의 스튜디오를 방문하면서 모델의 길을 걷게 된다. 책에는 열일곱 살 소녀를 새 엄마로 소개하는 아버지, 가정에서도, 그리고 집 밖에서도 성폭력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저자의 이야기 등 여성에게 불리한 여러 상황이 묘사돼 있다. 무엇보다 할례에 대한 경험이 생생하다.‘여인이 면도날을 닦는 동안 엄마는 스카프로 내 눈을 가렸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곧 내 살이, 내 성기가 잘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저자의 이름 와리스는 소말리아 말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이다.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005피스컵 코리아축구대회] 지구촌 최강, 그들이 왔다

    [2005피스컵 코리아축구대회] 지구촌 최강, 그들이 왔다

    ‘피스컵 주인공은 바로 나.’ 2005피스컵 코리아 축구대회가 15일 성남 일화와 PSV에인트호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를 대표하는 별들이 총출동, 그라운드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전망이다. 2003년 초대 챔피언 에인트호벤에는 ‘백전노장’ 필립 코쿠(35)가 있다.98프랑스월드컵 이후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뛰다 지난해 고향 팀으로 돌아온 코쿠는 최전방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윙포워드, 최후방 수비수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98프랑스월드컵 한국과의 예선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의 5-0 승리를 이끌었고 04∼05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2골을 작렬,AC밀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 에인트호벤에 무릎을 꿇은 올랭피크 리옹은 프랑스 국가대표 ‘영건’ 시드니 고부(26)를 내세워 복수전을 노린다.2002유럽청소년축구대회(21세 이하)에서 프랑스를 결승으로 이끈 고부는 흑인 특유의 유연함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파괴력 있는 돌파력을 갖춘 스트라이커.04∼05시즌 프랑스 1부리그 36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며 팀의 정규리그 4연패를 이끌었다. 축구종가의 자존심 토튼햄 핫스퍼에는 잉글랜드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저메인 데포(23)가 빛난다. 번개 같은 스피드와 패스의 흐름을 읽는 시야, 확률 높은 골 결정력으로 웨인 루니(2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을 이끌 차세대 투톱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 22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4위에 올라 이적 1년 만에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건너온 레알 소시에다드에는 카흐베치 니하트(26)가 눈길을 잡는다.2002년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한 뒤 04∼05시즌 36경기에서 23골을 폭발시킨 ‘터키의 별’.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레알 소시에다드 소속으로 뛰는 이천수(24)와 포지션 경쟁을 펼쳐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축구의 대륙 남미의 대표 보카 주니어스에는 마르틴 팔레르모(32)가 화끈한 골 사냥으로 팀을 이끌 전망이다.2000년 유럽과 남미 챔피언팀 간의 대결인 도요타컵에서 유럽 챔피언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혼자 2골을 작렬, 팀의 2-1 승리를 이끈 팔레르모는 저돌적인 드리블과 절묘한 컨트롤을 활용하는 득점능력이 뛰어나다. 한국 대표 성남 일화에는 K-리그 간판 공격수 김도훈(35)과 ’러시아 특급’ 이성남(28)이 나선다.K-리그 통산 득점랭킹 2위(104골) 김도훈과 최소경기(220경기) 50-50클럽의 주인공 이성남이 개최국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기 위해 한껏 땀을 흘릴 전망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우리가 ‘진품’ 보니엠입니다”

    “‘짝퉁’이 아닌 ‘진품’ 보니엠의 명품 목소리를 확실히 보여드릴 게요.” 펑크머리에 나팔바지와 반짝이 옷,‘리버스 오브 바빌론’‘대디 쿨’‘서니’‘해피 송’…. 지난 70∼80년대 디스코 열풍을 이끈 ‘추억의 스타’ 흑인 4인조 혼성그룹 보니엠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룹 탄생 30년 만이다.14일 전남 광양을 시작으로 인천·대구·부산·서울 등 8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12일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이들을 만났다. “여러 ‘가짜(fake) 보니엠’이 활동하고 있어요. 노래 한 곡도 안부른 전 멤버들이 제 목소리로 녹음된 음악을 립싱크하고 있는 거죠.” 예전 날렵한 몸매에서 푸근하고 넉넉한 모습의, 세아이를 둔 주부가 돼 나타난 리드 보컬 리즈 미첼(53)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공연을 통해 ‘진짜’ 보니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01년 내한 공연을 한 그룹은 가짜 보니엠”이라면서 “보니엠의 진짜 목소리는 바로 나”라고 덧붙였다. 지난 76년 리즈 미첼, 마르시아 배릿, 메지 윌리엄스, 바비 페럴 등 멤버로 시작된 보니엠은 이후 잦은 멤버교체로 인해 여러 그룹이 ‘보니엠’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15년째 활동하고 있는 리즈 미첼이 이끄는 보니엠이 공식 보니엠으로 인정받는다. “왜 이제서야 왔느냐?”고 묻자 그녀가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난 매개체일 뿐이에요. 하느님의 운명에 따라 음악을 선물하는 거죠. 내 음악이 한국 팬들의 삶에 하나의 기쁨이 됐으면 해요.” 겉모습과 멤버 구성이 변했듯 세월의 흐름 속에 보니엠의 음악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리즈 미첼은 “음악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관객”이라고 말한다.70년대 관객과 지금의 관객이 다르듯, 보니엠의 음악도 같을 수 없다는 것.“늘 관객이 원하는 음악을 해요. 매번 새로운 공연, 새로운 음악을 하게 되는 거죠.” 이날 생일을 맞아 관계자들이 준비한 깜짝 생일파티에 눈시울을 붉힌 리즈 미첼은 “보니엠이 만들어진 해에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올해로 30살이 됐네요.”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룹 탄생 30년을 기념해 곧 보니엠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을 무대에 올릴겁니다. 제목은 ‘Sunny’예요. 참, 가짜와의 차별화를 위해 이젠 보니엠이 아닌 제 이름을 내걸고 녹음하려고요.”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어마을 셋방살이 언제쯤 면하나요”

    “조기유학과 한국내 영어마을 운영에 들어가는 돈의 10%만이라도 해외 한국어교육의 발전에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UBC)대 한국학과 로스폴 킹(44) 교수의 안타까운 바람이다. 킹 교수는 매년 미국 미네소타주 콩고디아 언어마을(숲속의 호수마을)에서 열리는 ‘한국어 마을’ 캠프의 촌장을 7년째 맡고 있다. 다음달 1∼27일 열리는 올해 캠프에는 흑인 학생 20명을 비롯해 백인 학생과 입양 한국인 등 총 94명이 참가한다. 킹 교수는 캠프 준비와 ‘해외 한국방언 워크숍’(강남대),‘해외의 한국교육과 한국학 세미나’(고려대)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 방한했다.‘숲속의 호수마을’에는 여름·겨울 방학에 14개 언어마을이 생겨 연간 9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한국어 마을’은 킹 교수가 미국 프리만재단의 지원을 받아 1999년 처음 열었다. 한국사회의 축소판을 만들어 놓고 한국어와 한국학을 영어권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한국통’ 내지 ‘친한파’를 길러내는 일종의 사관학교인 셈이다. 킹 교수는 “미국 명문대에서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칠 친한파 학자 500명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마을의 교육이념은 ‘모두에게 열린 세계어로서 한국어’다. 단순히 한국사람만이 아닌 세계의 모든 사람이 한국어를 재미있게 배우자는 뜻이다. 행사기간 동안 매일 한국어 교육을 위한 ‘작은마당’, 태권도·사물놀이 등을 소개하는 ‘놀이마당’, 노래·연극·마당놀이 등이 펼쳐지는 ‘큰마당’이 열린다. 올해에는 양궁이 추가됐다. 내년엔 국궁도 선보일 예정이다. 어린이극장 ‘사다리’의 도움으로 숲속의 무대도 만들 계획이다.킹 교수는 한국어 교사 26명을 이미 확보했다. 국제교류재단이 6000달러를 지원하지만 교수 확보에도 턱없이 부족해 매년 국내 재단과 기업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독일, 일본, 프랑스, 중국 등 다른 나라 언어마을은 자국의 대규모 지원으로 신청 학생이 몰리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어 마을은 다른 나라 언어마을을 빌려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하지요.” 한국어와 인연을 맺고 학생 때 독일어와 스페인어 마을에 들어갔던 기억을 되살려 한국어 마을을 설립한 그는 한국의 영어 배우기 열풍을 보면 ‘배가 아파 죽겠다.’고 우리말로 말할 정도다. 미 예일대 2학년 때 언어학 강의를 통해 한국어를 처음 접한 킹 교수는 25년간 한국어와 한국학을 연구하고 있다.‘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과서’를 쓰기도 했다.UBC대 커뮤니케이션센터 학술부장인 한국인 김효신씨를 아내로 둔 그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려고 번역 작업에도 매달리고 있다. 현재 아내와 함께 서정오씨의 ‘우리 옛날이야기 100가지’를 공동번역 중이다. 킹 교수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좋아진 만큼 이제 한국정부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해달라.”고 호소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월드 이슈] 가난·빈곤·분쟁…눈물의 아프리카

    [월드 이슈] 가난·빈곤·분쟁…눈물의 아프리카

    검은 대륙의 눈물이 멈추지 않고 있다.8일 폐막되는 G8 정상회담에서 지난달 G7 재무장관회의에서 확인됐던 수준 이상의 빚 탕감이나 극적인 원조 증액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40년 동안 대외원조만 4500억달러(450조원)가 제공됐지만 대륙의 실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를 한숨 짓게 하는 빈곤과 기아, 에이즈, 내전과 분쟁을 돌아보고 바람직한 원조 방법을 모색해본다. 하루 60센트(630원). 아프리카 인구의 약 절반인 3억 3000만명이 하루 생계를 이어가는 돈이다. 사하라 이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1인당 한해 국민총소득(GNI)이 765달러를 밑돈다. 에티오피아와 브룬디 국민들은 90달러(9만 4500원)로 1년을 버텨내고 있다. 유엔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하는 세계 최빈 48개국 중 이 대륙에만 32개 나라가 포함돼 있다. 80년대 이후 이들 나라의 1인당 소득은 13%나 줄어들었고 극빈층 숫자는 곱절로 늘었다. 세계은행은 1990년대 10년 동안 잠비아에서 1인당 GDP가 2% 하락하는 사이 극빈 인구도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고 우간다의 GDP가 3.7% 증가하자 빈곤층 숫자도 같은 비율로 줄어든 것에 주목한다. 원조나 지원보다는 국가의 경제성장 자체가 빈곤 해결에 더욱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대학살과 인종청소, 내전으로 인한 식량난도 심각해 한해 50만명 이상이 기아로 숨진다. 그리고 오염된 물을 마셔 숨지는 사람은 1년에 70만여명에 이른다. 이렇게 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데는 무능하고 부패한 절대권력에 지원금을 통제할 권한을 부여해왔기 때문이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스와질란드 국민과 달리 국왕 일족은 벤츠승용차 구입에 88만달러 이상을 썼고 미국의 콩고민주공화국 지원금은 제트기와 궁전 건축에 전용됐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한해 아프리카에서 비밀계좌로 빼돌려지는 금액은 26억 5000만달러”라고 주장했다. 역내 국가들이 지금까지 상환한 대외원조만 5500억달러에 이른다. 아직도 상환해야 할 2950억달러가 대륙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옥스팜과 같은 구호기관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강대국들의 광범위한 수탈, 그리고 아프리카의 농광업 자원 수출을 가로막는 부국들의 무역보호와 농업부문 보조금이 빈곤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자립기반 마련이 우선 “구걸로 아프리카의 미래를 창조할 수 없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지난 5일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개막연설 중 한 대목이다. 과거 식민지배와 수탈에 대해 책임이 있는 G8 국가들을 상대로 추가적인 부채 탕감이나 원조 증액을 호소하는 다른 정상들을 공박한 것이다. 이번 G8 정상회담에서 15개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18개국의 부채 400억달러를 탕감해주는 방안이 승인되겠지만 아프리카의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들 나라의 전체 부채 2950억달러의 13%에 불과하고 부패한 관료들의 배만 불릴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합의를 주도한 영국조차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일이 많았다. 다른 프로그램에 쓰이는 예산을 슬쩍 돌려 새로 제공하는 것처럼 꾸미는 수법이 자주 등장했다. ●현물원조 부패관료 배만 불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2년 전 에이즈 치료 명목으로 150억달러를 약속했으나 의회에 예산 요청을 할 땐 지원액을 줄여버렸다. 케냐의 경제전문가 제임스 시그와티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원조는 이익보다 해만 끼친다.”며 “제발 원조를 중단해달라.”고 주장했다. 케냐에 원조가 끊길 경우 우간다나 탄자니아와 식량 교역을 하고 이를 위해 내부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취지다. 앤드루 낫시오스 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 역시 “(선진국의) 원조가 부패를 키워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동조했다. ●농산물 보조금·관세 철폐해야 파이낸셜타임스는 자그디시 바그와티 컬럼비아대 교수가 현지인 기술 교육과 아프리카에서 일할 자원봉사대의 운영에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원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강조했다. 또 설탕과 면화 등 아프리카의 대표 상품들에 대해 선진국들이 보조금과 관세를 철폐하는 것도 당장 돈 몇푼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카다피 원수도 역내 국가들의 교역 증진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식민지배도 혼란의 원인 아프리카에는 왜 내전이 끊이지 않는가? BBC 인터넷판은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전했던 용병을 통해 아프리카의 눈으로 바라 본 아프리카 문제를 진단했다. 코버스 클라센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군대에서 복무하다 사설 군대 회사로 옮겨 1995년부터 시에라리온 내전에 참전했다. “사람들이 산 채로 집과 함께 태워지고, 소녀들이 성당에서 강간당한 뒤 목이 잘려지는 등 아프리카에서 들려 오는 끔찍한 이야기는 실제로 모두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아프리카에는 아무 할 일도,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들이 쉽게 전쟁에 빠진다고 클라센스는 말했다. 수입이 두 배가 되면 내전이 일어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도 전쟁이 일어나는 아이러니도 있다. 전쟁을 할 만한 일이 생기면, 돈은 오히려 전쟁을 진행시키는 재원이 된다. 시에라리온 장관인 오케르 아담스는 “다이아몬드가 발견됐을 때 농업은 사실상 중단됐고, 광산 지역에선 무력충돌이 일어났으며 해외에서도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캐려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앙골라의 반란군 지도자였던 요나스 사빔비가 살해됐을 때 그가 광물 자원으로 쌓은 부는 40억달러에 달했다. 식민통치가 끝난 뒤 발생하는 혼란도 아프리카 내전의 주요 원인이다. 앙골라 내전은 종족 생활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식민통치는 종족의 터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국경을 일방적으로 나눴다. 아프리카 내전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성공적인 해결 사례를 통해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에서 일어난 비극은 피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남아공의 케이스는 독보적이다. 만델라의 강력한 지도력 아래서 흑인들은 과거를 용서했고, 백인들은 실용주의와 상식을 배웠기 때문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보츠와나 에이즈전쟁 성공 티없는 순백의 정장을 입은 올해의 미스 유니버스 나탈리 글레보바는 지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요하네스버그의 병원에서 에이즈 검사를 받았다. 그녀의 명성으로 남아공의 다른 젊은 여성도 똑같은 일을 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남아공에서는 500만명 이상이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다. 에이즈 공포도 심각해 감염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적으로 배척당하거나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2000년 남아공 사망 통계에 따르면 사망 원인의 3분의1이 에이즈였다. 스와질란드는 성인의 40%가 에이즈에 감염돼 있다. 현재 2500만명의 아프리카인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20년 후에는 그 숫자가 9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유엔이 최근 경고했다. 에이즈와의 전쟁에서 별다른 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20년 후에는 아프리카 대륙 인구의 10%가 에이즈 환자가 되는 셈이다. 현재 전세계 에이즈 환자의 64%가 아프리카인이다. 보츠와나는 정부의 적극적 노력으로 세계 최대 에이즈 감염국이란 멍에를 스와질란드에 넘겨줬다. 보츠와나 정부는 모든 에이즈 환자들에게 무료로 약을 제공했다.2만명 이상의 보츠와나 에이즈 환자는 3∼4가지 치료제를 섞어먹는 칵테일 요법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처럼 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는다. 보츠와나의 에이즈 치료법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진일보한 것이다. 보츠와나의 경우는 바다에 물 한방울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귀감이 될 만하다. 보츠와나의 성공 사례를 목격한 이들은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노력이 에이즈 치료의 중요한 열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어썰트 13’의 로렌스 피시번

    [눈에 띄네~ 이 얼굴] ‘어썰트 13’의 로렌스 피시번

    가끔씩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을 만날 때가 있다.7일 개봉하는 ‘어썰트 13’이 그런 영화이다. 자막의 타이틀롤 순위로는 틀림없이 에단 호크가 주인공인데, 극장문을 나서 두고두고 뇌리에 남는 얼굴은 로렌스 피시번(44)이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고개를 갸웃거릴 독자들이 많을 듯싶다.‘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네오의 스승 모피어스로 나왔던 중후한 매력의 흑인배우가 바로 그다. ‘어썰트 13’에서의 역할은 경찰들을 잔인하게 죽이기로 악명높은 마약조직의 두목. 경찰에 체포돼 호송되던 길에 폭설로 인근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고, 뜻밖의 음모에 휘말려 사투를 벌인다. 에단 호크는 그가 묵게 된 경찰서의 젊은 경찰 로닉. 무차별 총격을 가해오는 경찰서 밖의 음모세력에 맞서느라 에단 호크와 ‘한편’이 되는 독특한 캐릭터이다. 묵직한 목소리,‘무데뽀 카리스마’로 번득이는 눈빛 때문일까. 가뜩이나 왜소한 체구에 소심한 경찰 캐릭터를 맡은 에단 호크가 그의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마일즈 데이비스,거친 영혼의 속삭임/ 존 스웨드 지음

    얼마 전까지 미국에서 방영됐던 메르세데츠 벤츠 광고장면 하나. 화면엔 노아의 방주에 올라타기 위해 늘어선 사람들과 동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그들의 손엔 서양문화의 중요한 작품들이 들려 있다. 반 고흐의 그림과 모차르트의 악보, 컴퓨터,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즈앨범 ‘쿨의 탄생’(Birth of the Cool). ●지난 91년 세상 떠난뒤 최초로 발간된 평전 재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재즈앨범이 의미하는 바를 금방 알아챌 것이다. 재즈계의 전설로 통하는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음악의 정수가 담겨 있다는 것을 말이다.‘마일즈 데이비스, 거친 영혼의 속삭임’(존 스웨드 지음, 김현준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은 마일즈가 지난 91년 세상을 떠난 뒤 최초로 발간된 평전이다. 저자는 예일대 인류학 교수이면서 흑인문화와 음악에 정통한 인물. 그는 이 한 권에 마일즈의 모든 것을 담겠다는 접근 대신 그가 남긴 숱한 작품들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마주하고, 그의 생애를 좀더 차분히 관찰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저술했다. 특히 ‘전설적’,‘신화적’이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진실과 오해가 적지 않다는 사실도 집필을 부추겼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죽은 지 벌써 14년이 흘렀지만, 그의 음악은 아직도 최신 유행을 상징한다. 그리고 현대적 낭만주의를 대변한다. 웨인 쇼터, 칙 코리아, 조 자비눌 같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후계자들은 이미 재즈계 영웅으로 통한다. 트럼페터는 그의 연주를 모방하고 음악인과 팬들은 아직도 그의 독특한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그래서 재즈를 아는 사람들은 ‘마일즈 데이비스는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다. ●음악팬들 아직도 독특한 목소리 못잊어 저자는 ‘전설’에 가려진 그의 인간적 모습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그의 동생인 버넌,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아이린, 아들 그레고리 등 가족과 음악 동료 등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줄리어드 음대 시절의 이야기, 디트로이트에 머물던 때의 일화와 그의 연인들, 사업 등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는 마일즈가 사람들 사이에 전설적, 신화적 인물로 각인된 것은 좀처럼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터뷰를 워낙 꺼렸고, 쉽게 화내고, 자신에 대한 작은 비평에도 쉽게 상처를 입곤했다.70년대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면서는 아예 관객들에게 등을 돌린 채 연주에 임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물론 이는 관객모독이 아닌 음악에 대한 극단적 진지함이었다. 대기실에서조차도 침묵을 지켰으며, 무대에선 놀라운 집중력으로 땀을 비오듯 쏟아냈다. 이러다보니 연주중엔 한 번도 여유로워 보인 적이 없었다. ●대기실서도 침묵… 무대선 놀라운 집중력 특히 밴드 리더로서 보인 그의 능력은 놀라웠다.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 등 그의 밴드내 각각의 연주자들의 능력을 이끌어내 이들을 자기 음악의 일부로 만드는 힘이 탁월했다. 마일즈는 아무 말 없이도 하나의 음정이나 작은 제스처만으로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멤버들에게 전달하는, 마치 영화감독 같은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책은 한 화가의 연인으로서의,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모습을 통해 그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고자 한다. 마일즈는 뉴욕의 화가였던 조 겔바드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의 질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른 여자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고, 사소한 집착 때문에 말다툼도 오간다. 패션쇼 무대에도 올라 독특한 워킹을 선보이는 가하면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도 친하게 지냈다. 저자는 마일즈의 음악과 생애를 한 마디로 ‘냉소적 집착’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쿨’이라는 말로 그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피상적인 관찰이었는지 깨달아야 비로소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적 성취와 독특한 캐릭터, 그로 인해 파생된 전설 뒤에 가려진 인간으로서의 체취를 물씬 풍기는 책이다.3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들에게 물어봐] 신예 R&B그룹 ‘소울 스타’

    [★들에게 물어봐] 신예 R&B그룹 ‘소울 스타’

    이름부터 만만치 않다. 하지만 노래 실력은 더 만만치 않다. 세븐·휘성·빅마마 등 실력파 가수들을 발굴해 낸 양현석이 ‘국내 최고의 R&B 그룹이 될 것’이라며 자랑을 해댈 만도 하다. ‘소울 스타’(Soul+Star). 국내 R&B 장르의 주목할 만한 신예 그룹이 나왔다. 이창근(27)·이승우(24)·이규훈(20) 등 3인조로 구성된 이들은 ‘따로 또 같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그룹.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한다. 몇몇 그룹에서 보듯 화음이 잘 맞지 않든가, 한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튀어서 귀에 거슬리는 흠은 거의 없다. 세 사람이 내는 코러스는 마치 한 사람이 부르는 것 같은데, 곱씹어 보면 세가지 색깔의 음색이 뚜렷이 배어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그룹이 주목 받는 이유는 여느 국내 R&B 가수들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주기 때문. 기존 가수들이 R&B를 한국적인 맛으로 요리하려 했다면, 이들은 정통 미국 R&B 음악을 추구한다. 중요한 것은 단지 ‘흉내’만 내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마치 흑인 가수가 한국말로 부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통 R&B의 느낌이 진하게 배어 있다. “요즘 R&B 음악이 넘쳐나고 있지만, 정통 R&B를 하는 가수는 드물잖아요?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미국 흑인 음악을 제대로 하는 그룹으로 인정받고 싶어요.”한국적 R&B도 나름대로 매력 있지만,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과는 다소 거리가 멀단다. 이들이 정통 흑인 음악의 길에 들어선데는 정통 R&B 그룹 ‘보이스투맨’의 영향이 컸다. 이들은 “학창시절 ‘보이스투맨’이 들려준 환상적인 화음에 매료됐고, 결국 가수의 꿈을 꾸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멤버 가운데 이창근과 이승우는 지난 2001년 4인조 댄스 그룹 ‘위즈(WIZ)’로 데뷔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중고 신인이다.“데뷔 당시 가슴속에는 정통 R&B의 선율이 꿈틀대고 있었지만, 주위(?)의 요구로 인해 본의 아니게 ‘춤’을 춰야 했어요. 결국 견디지 못하고 팀을 빠져 나왔죠.”(창근) 이규훈 역시 ‘보이스투맨’과의 인연으로 가수가 됐다.“인터넷 ‘보이스투맨’의 팬 카페 게시판에 그들의 카피곡을 녹음해 올렸는데, 형들이 듣고는 ‘함께 정통 R&B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했어요. 주저할 것 없이 ‘오케이’했죠.(웃음)”(규훈) 이들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13곡 모두 이창근과 이규훈의 파워풀하고 진한 저음과 이승우의 투명한 고음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성한 화음이 잘 녹아있다. 타이틀곡은 ‘온리 원 포 미(Only One for Me)’. 부드러운 멜로디와 포근한 가사가 일품인 정통 R&B곡이다. 이밖에 아카펠라 곡인 ‘언더 유어 러브(Under Your Love)’와 클럽 분위기의 ‘아이 라이크 잇(I Like It)’ 등 R&B를 기반으로 한 힙합·가스펠·펑크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았다. 이들은 “3년에 걸쳐 앨범 준비를 했으며,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하고 입을 맞췄다.”면서 “녹음된 앨범보다는 생생한 라이브 공연을 통해 평가해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R&B 역사를 새로 쓰는 그룹”이 꿈이라고 당찬 답변을 내놓는 소울스타. 가창력만큼이나 욕심도 만만치 않다.“나중에 후배들로부터 ‘소울스타는 진정한 R&B가 뭔지를 알게 해준 그룹’이라는 평을 듣도록 성장할 거예요.”(규훈)“그것보다는 우선 올해 신인상부터 수상해야지요.(웃음)”(승우)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난민위해 죽을때까지 최선”

    “뼈가 앙상한 소녀가 어느 날 ‘뷔페’가 뭐냐고 물었지만, 그 풍요로움을 설명해 줄 수 없어서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의 어머니’로 불리는 탤런트 김혜자(64)씨가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주제로 대검포럼 특강을 했다. 1991년부터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기아와 전쟁,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잊혀지기를 기원한 프랑스시 ‘오래된 말들’을 낭송하며 강연을 시작했다.김씨가 준비해온 르완다, 아프가니스탄, 북한 등의 기아 실상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되자 검찰 여직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피부병으로 고름이 나오는 환자를 촬영한 장면이 이어지자 남자들도 눈을 돌리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6개월 동안 라이베리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김씨는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난민들을 돕고 있지만 아직도 역부족이다.”면서 “작은 정성이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그는 “이 길을 선택한 만큼 난민 아이들을 위해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맨해튼 흑인 걸인이 썼다고 알려진 ‘내가 배가 고플 때’라는 시로 강연을 마무리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남아공 첫 여성부통령 음람보­-누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여성 부통령으로 22일 임명된 품질 음람보-누카(49)는 능력있고 강인한 여성으로 평가된다. 교사 출신으로 1984∼89년까지 YWCA에서 활동한 음람보-누카 부통령은 지난 9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광물에너지부장관, 통상산업부차관 등을 역임했다. 또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의 고위급회의 정례 멤버이기도 하다. 타보 음베키 대통령은 장관들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하는 음람보-누카를 부통령에 임명하기 전에 전직 부통령이 뇌물 수수에 연루된 만큼 그녀가 ‘깨끗’한지를 이중삼중으로 확인했다. 음람보-누카는 지난 99년부터 광물에너지부장관으로 재임하면서 광물에너지 산업에서 흑인 지분을 강화하는 데 추진력을 발휘, 음베키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남아공에서 광물산업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를 비롯, 주요 기업 대부분이 백인 소유이다. 음람보-누카는 공교롭게도 제이콥 주마 전 부통령에게 뇌물을 준 샤비르 섀이크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부렐라니 누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이기도 하다. 음람보-누카와 주마 모두 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 출신이다. 음베키 대통령은 “음람보-누카 부통령의 임명은 행정부에 여성의 참여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5년 지나도 혼혈에 대한 편견 그대로네요”

    한국에서 혼혈인이자 신체장애인으로 힘든 성장기를 보내다 미국으로 이민간 한 혼혈 여성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국내 혼혈아동을 만나기 위해 2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21일 펄벅재단에 따르면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계 혼혈인 정미정(미국명 브렌다 샌더스·43·여)씨는 3살 때 미군 트럭에 치여 오른쪽 다리마저 잃고 혼혈인이자 신체장애인으로 힘든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미군이었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겨 가난 속에 살아야 했던 것보다 한국에서 혼혈인이자 신체장애인으로 겪은 냉대와 편견은 더 참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그러나 정씨는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에 전념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와 장벽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던 정씨는 1980년인 18세 때 어렵게 아버지와 연락이 닿아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미국에서는 다시 회계학을 전공하고 교직 과목을 이수했으며 텍사스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마침내 꿈을 이뤘다. 정씨는 “미국에서는 신체장애를 갖고 있는 혼혈인이 교사가 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수십년 세월 동안 아직도 변하지 않는 한국의 혼혈인에 대한 편견과 냉대는 실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씨는 지난해 뿌리깊은 핏줄의식에서 고통받고 있는 한 혼혈아동에 관한 한국의 신문기사를 통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또다시 뼈저리게 느끼고 곧바로 자신이 한국에 있을 때 지원을 받았던 펄벅재단에 연락을 취했다. 어려운 혼혈 아동들을 소개받아 후원 아동들과 편지로 왕래하기 시작했고, 뜻을 같이 하는 교포 이웃들과 함께 정성을 모아 매월 5명의 혼혈아동에게 수백달러를 지원해왔다. 방학을 맞아 정씨는 자신이 후원하는 혼혈 아동을 직접 만나기 위해 자신의 반쪽의 나라 한국을 25년 만에 다시 찾은 것. 정씨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본동 펄벅재단 사무실에서 자신이 후원하는 혼혈 아동을 만나기로 했다.연합
  • [세계여성학대회] ‘아프리카의 딸’ 몽겔라 가장 주목

    머리와 가슴에 히잡(hijab)을 두르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이슬람 여성, 부드럽게 하늘거리는 전통의상 사리(Sari)를 걸치고 발제에 나선 인도 여성, 초록과 노랑을 조화시킨 원피스로 흑인의 피부 개성을 살려낸 아프리카 여성.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는 지구촌 여성들의 축제를 방불케 했다. 페미니즘을 ‘가진 여성들’이나 부르짖는 깐깐하고 피곤한 소리쯤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피부색과 종교,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진정한 인간권리를 찾으려는 학자와 운동가들의 진솔한 ‘대화’가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각국 여성학자와 여성운동가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거트루드 몽겔라(사진 왼쪽·50) 범아프리카의회 의장.‘아프리카의 딸’이라고 불리는 그는 지난해 여성 최초로 범아프리카의회 의장직을 맡은 인물이다.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여성장관, 토지장관, 천연자원·관광장관, 대통령실 정무장관을 두루 거치며 아프리카의 거물 정치인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린 ‘2004 세계여성지도자회의’에서 제1회 세계여성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화여대는 여성학대회 첫날 몽겔라 의장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그는 대회 기조 연설자로 나서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운전석에 앉아 방향을 직접 설정해야 한다.”며 여성 지도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을 촉구했다. 미국 원주민 출신 큐레이터 조애너 빅페더(사진 오른쪽·52) 역시 시선을 끄는 참가자였다. 그는 미국 남서부의 인디언 종족인 아파치족 출신이다. 현재 미국 원주민은 550여개족으로 자기 정부와 언어를 가지고 공동체를 구성해 살고 있다. 그는 “미국 원주민들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여성이 추장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투표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한다.”면서 “많은 원주민 여성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당당하게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둘째날 ‘원주민 여성과 예술을 통한 사회적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그는 앞으로도 예술 작품의 배치로 원주민의 삶을 표현하는 미술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토요영화]

    ●허리케인 카터(KBS2 밤 12시25분) 인종차별로 인해 20여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흑인 권투선수 루빈 카터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이 이야기는 인종차별 철폐와 인권투쟁의 모티프가 되어 1976년 미국의 음유시인 밥 딜런에 의해 8분이 넘는 노래로 불려지기도 했다. 덴젤 워싱턴은 미들급 권투선수와 죄수 역을 위해 1년 넘게 권투 훈련을 하고, 몸무게도 20㎏이나 줄이기도 했다.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을 받았다. 캐나다 출신의 거장 노먼 주이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의 작품은 45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12번 이 상을 수상했다. 주이슨 감독이 영화감독 데뷔 5년 만에 흑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시드니 포이티에가 열연한 ‘밤의 열기 속으로’(1967)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허리케인’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을 날리던 복서 루빈 카터(덴젤 워싱턴)는 백인 3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무죄를 주장하지만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유죄를 선고한다. 그로부터 22년 뒤, 캐나다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흑인 소년 레스라(비셸루스 레온 샤논)는 헌책방에서 카터의 자서전 ‘제16라운드’를 접하게 되고 종신형을 살고 있는 카터를 돕기로 결심하는데….1999년작.13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엘리자베스(EBS 오후 11시40분) 16세기 영국 절대왕정의 황금기를 열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젊은 시절을 그렸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출신의 세카르 카푸르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점이 이채롭다. 그는 앞서 ‘밴디트 퀸’(1994)으로 명성을 얻었다. 호주 출신 연기파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블란쳇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배우다. 제프리 러시, 조셉 파인즈, 리차드 아텐보로, 캐시 버크, 뱅상 카셀 등 쟁쟁한 배우들도 나온다. 블란쳇은 역시 카푸르 감독이 연출하는 ‘골든 에이지’를 통해서 중장년 시절 엘리자베스 1세를 연기할 예정. 1554년 영국은 가톨릭 신봉자 메리 1세(캐시 버크)의 신교도 박해 때문에 시름에 빠져 있다. 메리 1세의 이복 여동생 엘리자베스 공주(케이트 블란쳇)도 신교도라는 이유로 모함에 빠져 사형 위기를 맞지만, 메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오히려 여왕 자리에 오른다. 정략결혼 요구에 시달리고, 전쟁과 암살 위협 속에서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이 영국과 혼약을 맺은 ‘버진 퀸’임을 선포한다.1998년작.134분.
  •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이영훈교수 “박정희시대 뒤집어 보면 분배 잘돼”

    최근 학계의 논쟁 가운데 선 인물이 있다. 바로 서울대 이영훈 교수다. 우리의 근대 경제성장이 식민지 때 시작됐다는 주장에 이어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에서 저임금 등의 꼬리표를 떼내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런 주장도 주장이지만 그의 특별함은 여기에 실증적 통계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쏟아지는 비판에 홀로 맞서고 있는 이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악역을 자처한 까닭은. -나는 실증주의자다. 온갖 오해에도 불구하고 내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자신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내 주장은 식민지·박정희 시대에 대한 서술이 사실과 다르며,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70년대 생산성 향상과 임금증가율 비슷 ▶박정희시대 논란은 어떤가. -흔히 저임금과 농어촌·중소기업 배제를 거론한다. 그러나 이는 60년대 데이터를 봤을 때나 맞는 말이다.60년대 이후 상황이 변했다. 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 지난 40여년간 고착화됐다. 상황 변화는 70년대의 고미가 정책과 대기업-중소기업간 산업연계정책인데, 고도성장은 이런 정책으로 가능했다. 저임금 부분도 노동을 한 단위 더 투입하는데 따른 생산성 향상과 임금 증가율이 비슷하게 갔다는 게 중요하다. ▶전태일은 어떻게 말하겠는가. -전태일로 70년대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70년대의 임금이 생계비의 절반이었다는데 이는 단정하기 어렵다. 정말 그랬다면 빈곤의 세습과 광범위한 슬럼화가 누적되는 이른바 ‘사회적 침전’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뒤집어 보면 분배가 잘됐고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삶의 질을 통계로 평가할 수 있나.. -통계로 모든 역사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학적 접근법이어서 수많은 신화와 도덕적 허구를 깰 수는 있다. 그게 통계의 힘이다. ▶허수열 충남대 교수는 통계 수치만 보고 한·일 민족간 차별은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는데…. -그 지적을 높이 평가한다. 허 교수 자료는 식민시기 생활수준이 최소한 수평을 유지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는 수탈론 부정이다. 식민시기 경제성장을 30년대 후반의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근본주의·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 ▶경제사 연구에 ‘민족’을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허 교수와 다른 관점인 것 같은데…. -우리는 민족근본주의에 빠져 있다. 모든 기준이 민족이다. 그러나 근본주의, 원리주의는 중세적 사고방식일 뿐이다. ▶박정희 시대를 민주와 인권으로 평가하면 어떤가. -그것도 다시 봐야 한다.10·26 뒤 사면복권된 사람이 800명도 안된다.4000만 인구 중 일부다. 보통사람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했다. 암울했다기보다 외려 자기실현 과정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안 그렇다면 당시 10%대의 고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800여명을 비용으로 중화학·자동차공업, 철강산업을 일으킨 것은 평가받을 일이다. ▶시대를 평가함에 있어 도덕적 관점은 무의미하다는 뜻인가. -도덕적 잣대로 국가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비판자들이 알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나라 만들기’는 장기적 과정이다. 미국 흑인들은 1950년대에야 공민권을 얻었고 조선도 반석에 오르는 데 70년이 걸렸다. 각 시대는 각각 담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승만과 박정희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두번째는 헌법이념과 대의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권리·의무의 주체로서 나설 수 있는 ‘교양인’으로서의 국민이 있느냐다. 조선시대 소농 중심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근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 ▶과거사 문제와 관련, 클린턴처럼 먼저 사과할 수는 없을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했다. 그리고 부패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과거 집권세력은 상대적으로 청렴했다고 본다. ▶결국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보는 관점인 것 같은데. -어떤 사물을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 성숙한 자세다.20세기 우리 역사도 그렇다. 식민지에, 분단에, 전쟁에 얼마나 끔찍한 경험이 많았나. 비판할 일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기본은 통합으로 가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이영훈교수가 주장하는 수량경제사란 이영훈 교수의 접근법은 수량경제사적 관점으로, 이는 서구에서 20세기 초부터 지속되어온 방법이다. 물가, 이윤, 임금 등 장기적인 경제지표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하자는 입장이 그것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서구의 경우 90년대 들어 거의 폐기됐다는 반론도 있다. 통계로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는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건전하다고 발표하지만 서민들은 와닿지 않는다고 아우성이고, 언론은 정부가 실체를 제대로 모른다고 비판하기 일쑤인 점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 방법론은 60년대 이후 일본에서 활발히 다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80년대 중반 안병직 교수가 주도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받아들였다. 수량경제사가 한국의 근대 문제를 본격적으로 건드린 것은 90년대 중반. 그러나 우리에게는 공신력있는 자료와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서구 제국과 달리 근대적 의미의 통계가 도입된 것은 20세기 초였으니 그 이전 자료가 남아 있을 리 없었다. 이에 따라 낙성대팀은 양반가와 촌락의 각종 고문서에서 의미있는 통계치들을 추출해 냈다. 지금의 ‘가계부’ 개념과 비슷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 출간되자마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 등의 연구물도 이들 고문서에서 추출한 자료를 기초로 했다. 즉, 경북 예천의 박씨가 문헌, 전남 영암의 문씨가 계(契)문서 등을 통해 농촌경제를 분석하고, 족보를 분석해 인구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물론 비판도 많다. 일본 학계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또 다른 식민주의 폐해라거나 제한된 자료에 근거한 만큼 해석 역시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반론 등이 그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미시시피 버닝/육철수 논설위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1492년)은 흑인들에게는 불행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신대륙 발견 10년 후인 1502년 아프리카 흑인노예들은 상선에 실려 처음으로 남미로 팔려간다. 미국의 노예수입은 1619년부터 본격화돼 미국 독립 당시(1776년)엔 남미와 북미에 1400만명의 흑인노예가 백인들의 학대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로마교황 바오로3세는 1537년 교서를 통해 인도인·흑인·아메리카 인디언을 ‘인간’으로 인정했다. 그런데도 흑인은 1863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언하기까지 노새 한 마리 값에 불과한 ‘상품’이요, 은행의 ‘담보물’이었을 뿐이다.1607년 영국 선장 존 스미스가 신대륙을 둘러본 뒤 “하늘과 땅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에 인간이 터전을 마련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극찬한 그 땅에서 흑인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철저히 유린당한 것이다. 노예해방 후에는 백인우월단체 KKK(큐 클럭스 클랜)에 의해 린치(사적 형벌이나 집단살해)와 인종차별에 시달렸고, 이에 반발한 흑인의 폭동이 수시로 일어나 흑·백 갈등이 고조된 적이 수십 차례다. 미국에서 1882∼1968년에 일어난 린치행위의 피해자는 총 4700여명인데, 그 중 75%가 흑인에게 집중됐다.1964년에는 흑인을 포함한 3명의 인권운동가가 KKK단에 살해됐는데, 요즘 이 사건의 주범격인 전 KKK 단원 에드거 레이 킬런(80)에 대한 재판이 41년만에 진행돼 화제다. 이 사건이 바로 1988년에 나온 인종차별 영화 ‘미시시피 버닝(Mississippi Burning)’의 소재다. 특히 킬런 재판이 열린 지난 13일 미국상원은 소수인종에 대한 린치를 막기 위한 ‘반(反)린치법’을 통과시켜 인권 다짐과 함께 ‘참회의 날’임을 선언했다. 보수성향이 강한 상원은 그동안 발의된 린치 관련법안 200여건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그래서 이날 법안 통과는 일종의 ‘사과 결의안’이며, 킬런에 대한 재판 재개는 ‘미국판 과거사 규명’인 셈이다. 미국이 인종의 용광로라고 자랑하지만 아직 용해되지 못한 인종간 반감과 차별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백인의 ‘영광사(史)’ 뒤에 가려진 흑인 및 소수민족의 피맺힌 ‘고통사(史)’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데서 새로운 인권역사를 쓰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미시시피 버닝’ 주범 킬런 41년만에 다시 법정에

    지난 1964년 6월21일 미국 미시시피주의 한 외곽도로에서 뉴욕 출신 마이클 슈워너(당시 24)와 앤드루 굿맨(20), 이곳에 사는 흑인 제임스 체이니(21)가 탄 차가 일단의 백인에 의해 멈춰섰다. 이들 청년은 ‘자유의 여름’이란 흑인 유권자운동 단체 소속으로, 흑인들에게 참정권 운동에 나설 것을 독려하며 돌아다니던 중이었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 단원 10명에게 구타당한 뒤 총에 맞아 숨졌다. 이들의 시신은 44일 뒤 흙더미 속에 파묻힌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남부에 만연돼 있던 흑인에 대한 공공연한 린치를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지난 88년 앨런 파커 감독에 의해 ‘미시시피 버닝’이란 영화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졌다. 이 사건의 주모자 에드거 레이 킬런(80)에 대한 재판이 사건 발생 41년만인 13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 네쇼바 카운티 법원에서 다시 시작돼 미국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재판은 400여명의 배심원 후보자들이 법정에 들어선 가운데 킬런도 휠체어를 탄 채 입정해 진행됐다. 당시 관할권을 갖고 있던 미시시피주 검찰이 수사를 기피하는 바람에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발생 3년 뒤인 67년 7명을 범죄공모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주모자가 없는 재판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백인 배심원단은 6명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킬런은 당시 한 배심원이 전도사인 킬런에겐 유죄 평결을 내릴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결국 그는 무죄로 풀려났다.또 실형이 선고된 6명도 공범이었기 때문에 6년 이상 복역하지 않았다.한편 같은 날 미 상원은 지난 1882년부터 1968년까지 4743명의 목숨을 앗아간 ‘군중 교수형’을 막지 못한 데 대해 흑인들에게 사과했다.1891년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 때 첫 발의된 이 법안은 3차례 하원을 통과했지만 남부 출신 상원의원들이 필리버스터 등으로 막는 바람에 가결되지 못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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