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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흑·백 쌍둥이도 있네

    확률 ‘100만분의 1’의 흑·백(黑白) 이란성 쌍둥이가 영국에서 태어났다. 주인공은 지난해 4월 영국 노팅엄의 한 가정에서 태어난 레미와 키언 쌍둥이 자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21일(현지시간) 언니인 레미는 금발에 하얀 피부를, 동생인 키언은 갈색 머리에 검은색 피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엄마 카일리 호그슨(19)과 아빠 레미 호더(17)는 제왕절개로 건강한 쌍둥이를 얻었지만 아이들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아이들의 부모는 물론 친척들도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흑백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지만 의학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레미와 키언 자매의 부모는 모두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흑백 피부 유전자를 가진 두 개의 난자가 동시에 수정을 함으로써 ‘흑백 쌍둥이’가 태어난 것이다. 보통 흑인과 백인 혼혈인 남녀의 난자와 정자는 흑백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다. 이번 경우는 흑인 유전자를 가진 난자와 정자, 백인 유전자를 가진 난자와 정자 2쌍이 동시에 수정돼 태어나게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자메이카 출신 브라운, 봅슬레이에서 銀

    라셀레스 브라운(사진왼쪽·32)은 지난 2002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자메이카대표팀으로 출전했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 나서 죽을 힘을 다했지만 결과는 28위. 눈과 얼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열대에 위치한 자메이카팀의 한계였다. 자메이카 선수들의 눈물겨운 동계올림픽 도전기는 1994년 제작된 할리우드 히트작 ‘쿨러닝’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1988년 우여곡절 끝에 캘거리대회에 출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자메이카 4인승 봅슬레이팀의 웃지못할 이야기는 14년이 지난 후에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한계를 절감한 브라운은 올림픽의 한을 풀기 위해 동료 윈스턴 와트와 함께 캐나다 캘거리로 옮겨 훈련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캐나다 출신의 카라 스마트를 만나 결혼하게 됐고, 토리노대회를 한달 여 앞두고 캐나다 국적까지 취득했다. 20일 토리노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가 열린 체자나파리올 경기장. 캐나다국기를 부착한 브라운이 썰매 뒷좌석에 올라탔다. 출발 때 최대한 썰매를 밀어 가속도를 붙이는 ‘브레이크맨’을 맡은 브라운은 ‘파일럿’인 피에르 로더스(36)와 찰떡 호흡을 이뤄 합계 3분43초59를 기록, 스위스를 0.14초차로 제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흑인으로는 보네타 플라워스(미국)에 이어 2번째 봅슬레이 메달리스트가 됐다. 메달이 확정된 뒤 울음을 터뜨린 브라운은 “나를 봅슬레이로 이끌어 준 고국 자메이카에 고마움을 전한다.”면서도 “시민권을 준 캐나다에도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그는 영화 ‘쿨러닝’에 대해 “나도 그 영화를 보고 봅슬레이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자메이카에서는 이번 대회에 단 1명도 출전하지 못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어머니의 힘 올림픽에도 불어닥쳤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남자 모굴에서 동메달을 딴 토비 도슨(28·미국·한국명 김수철)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흑인 최초로 금메달을 딴 샤니 데이비스(24·미국)도 눈물겨운 어머니의 뒷바라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데이비스의 어머니 체리는 고된 직장 생활 속에서도 아들의 성공을 위해 매니저 일을 자처했다. 또 형편에 걸맞지 않은 세계 최고의 스케이트화를 사주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명문 스피드스케이팅 클럽을 찾아 전국을 헤매며 이사하는 ‘미국판 맹모삼천지교’도 서슴지 않는 등 아들 데이비스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데이비스가 스케이트를 시작한 것은 6살 때. 그러나 부모가 이혼하면서 생활에 어려움이 닥쳤다. 체리는 시카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데이비스를 정성껏 키웠다. 데이비스는 “당시 어머니의 벌이로는 1000달러짜리 스케이트화를 신는 것은 큰 사치였다.”고 말했다. 이후 아들이 스케이팅에 자질을 보이자 시카고 남부에서 전문 클럽이 있는 북부로 주저없이 이사했다. 체리는 흑인이 스케이트 선수를 한다는 따가운 시선에 데이비스가 자칫 나약해질 것을 우려해 아들을 강하게 키웠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마일 달리기를 시켰다. 당시 체리는 스케이트가 백인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을 잘 몰랐다. 그러나 주위 시선이 쏠리자 흑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더 보여주고 싶어졌다.체리는 “스케이팅을 할 때 단지 흑인이기 때문에 당하는 놀림을 데이비스가 참는 걸 나는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흑인 친구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친구들의 우상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었다. 데이비스가 대회에서 트로피를 타 오면 친구들은 “여자들이나 하는 운동을 하냐.”며 놀려댔다. 잠시 방황하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강한 의지 앞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금메달을 딴 뒤 데이비스는 “사람들은 내가 레이스 도중 넘어지기를 원했을 것”이라면서 인종편견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인종과 상관없이 최고가 되기를 바랐다. 소수자로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슨의 양어머니 데보라도 어린 도슨을 위해 또 다른 한국 아이를 입양하는가 하면 아들이 정체성 혼란을 겪을 때 배경을 솔직히 말해 바르게 성장하도록 길을 터줘 귀감이 되고 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美 데이비스 흑인 첫 금

    샤니 데이비스(24·미국)가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개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데이비스는 19일 오발링고토빙상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결승선을 1위(1분08초89)로 통과했다.1924년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흑인선수의 개인 종목 금메달은 처음이다.2002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보네타 플라워스(미국)와 제롬 이긴다(캐나다)가 금메달을 땄지만 각각 봅슬레이 여자 2인승과 남자 아이스하키팀의 일원이었다. 데이비스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두 종목을 넘나들던 선수.2001년 두 종목에서 모두 미국대표로 선발됐고,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쇼트트랙 선발전에 출전했지만 탈락했다. 2살 때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지만 스피드가 뛰어나 오히려 링크에서 문제아로 취급됐다. 보다 스피디한 경기를 원했던 그는 6살때 스케이팅으로 전향,17살때 미국 스케이팅 사상 첫 흑인 국가대표로 뽑혔다.2001년에는 미국에서 지도자생활을 하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 출신 장권옥(39) 코치를 만나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월드컵 1000m에선 세계신기록(1분07초03)을 세우면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부풀렸다. ‘너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데이비스는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어머니 체리는 매일 새벽 어린 아들을 깨워 1마일의 달리기를 시켰고, 집 인근에 전문 스피드스케이팅 클럽이 없자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할 정도. 데이비스는 장 코치 때문인지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태권도가 취미고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선진국 진입, 웃음이 필수죠”

    “선진국 진입, 웃음이 필수죠”

    “웃음과 자신감으로 무장하니 나를 막던 차별을 넘어설 수 있더군요.” ‘펀(fun) 경영’ 전도사이자 대중연설 전문가인 재미교포 진수 테리(49)가 한국에 왔다.SBS가 그를 초청,13일 마련한 펀경영 공개특강 ‘이제는 웃다가 성공한다!’에서 강의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달 SBS의 신년특집 스페셜 ‘웃음에 관한 특별보고서’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특강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가 한국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상황에서, 펀 경영은 한국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라면서 “이미 미국 등 선진국들은 펀 경영을 통해 기업과 개인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10년째 펀 경영과 대중연설력 등을 강조해온 그에게는 20년 전 미국에 건너간 뒤 겪은 뼈아픈 경험이 있다.“박사과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던 중 세계일주를 하는 뉴질랜드인을 만나 인생관을 바꿨어요.‘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를 배우고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첫 직장에서 밤을 새우며 일했지만 7년만에 해고를 당했어요. 일은 열심히 했지만 자기개발이 부족하고,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력과 웃음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해고 이유였지요.” 해고 후 1년간 피나게 자신을 반성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듣고, 멘토링(조언)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자신감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만들려면 ‘펀’이 필요했다.”면서 “‘펀’은 삶을 독창적으로 만들고, 긍정적이면서 남을 배려하도록 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내친 김에 1998년 네트워크와 대중연설을 위한 사람들의 모임인 ‘라이노비즈니스클럽’을 창설했다. 지금까지 800여명이 클럽을 거치면서 활동 중이다. 매주 대중연설 교육과 함께 기업가 등에게 펀 경영의 중요성을 강의한다. 또 펀 경영·네트워크 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기관 ‘AGC’의 대표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흑인, 히스패닉계 등과 경험을 나누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를 랩으로 만들어 부른다. 지금까지 ‘진수가 하면 당신도 할 수 있다!’ 등 자격지심과 패배의식을 없애주는 랩을 불러 인기를 끌고 있다.2001년 샌프란시스코시는 7월10일을 ‘진수 테리의 날’로 선포했으며,‘미국을 대표하는 100대 여성 기업인’,‘소수민족 사업가 대상’,‘올해의 아시아 지도자 11인’ 등에 선정됐다. 그의 이날 특강은 19일 오후 10시50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월드 리포트] 워드의 상품성은 ‘인간적인 매력’

    하인스 워드의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흑인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미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까지의 성공 스토리 자체도 충분한 얘깃거리가 될 만하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애틀랜타에서 워드를 직접 취재하면서 그가 가진 또다른 ‘상품성’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첫째, 워드는 ‘얼짱’이며 ‘몸짱’이다. 가까이 서 본 워드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잘 생긴 남성이었다. 특히 인터뷰를 할 때 깊게 반짝거리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짧게 기른 코밑 수염도 단정하게 정리돼 있었다. 또 당당한 체구를 가졌지만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낄 정도의 육중한 근육질은 아니었다.TV 화면에서 보던 것보다 갸름했고 피부도 고왔다. 워드가 매고 다니는 목걸이의 팬던트는 한(翰)이라는 한자에 보석을 입힌 것이다. 하인즈와 음이 비슷한 한자어라고 워드는 설명했다. 둘째, 워드는 지적인 분위기를 갖춘 인물이다. 흑인 혼혈이지만 워드의 말에서는 흑인 특유의 액센트나 억양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또 워드가 대화 중에 사용하는 어휘는 매우 다양했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인 ESPN에서 늘상 봐왔던 다른 풋볼(미식축구) 선수들과는 풍기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셋째, 워드는 매너가 좋았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대단했다. 그는 밤이고 낮이고 집 앞으로 찾아온 기자들은 누구나 만나주고 인터뷰에 응했다. 같은 질문이 세번, 네번씩 반복돼도 미소를 지으며 성실하게 답변했다. 넷째, 워드는 공과 사를 구별하고 자기 관리에도 철저했다. 워드는 인터뷰 도중 사진 찍는 것은 허락했지만 집안으로 기자들이 들어가거나 내부의 사진을 찍는 것은 안 된다고 명확하게 못박았다. 워드는 시즌이 끝났지만 매일 하루에 4시간씩 개인 훈련을 한다고 했다. 워드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과잉’이라고 어머니 김영희씨는 꼬집었다. 실제로 국내에서 불었던 워드 열풍은 일과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워드에게는 단순한 성공스토리를 뛰어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그것이 워드 본인은 물론 소속 팀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풋볼의 세계적 확산을 지향하는 NFL에, 그리고 늘 새로운 스타를 갈구하는 국내 언론과 광고주에 주목할 만한 상품 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 워싱턴특파원 daw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워드 기사 2% 부족했다/김동률 KDI 매체경영학 연구원

    무엇이 뉴스일까. 풋볼선수 하인스 워드가 10년전에 슈퍼볼 MVP에 뽑혔다면 국내언론들이 지금처럼 일주일 내내 도배하다시피 어마어마하게 다뤘을까? 이른바 국제화가 이뤄진 지금의 상황만큼 난리법석을 떨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뉴스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뉴스의 일반적인 가치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다. 영향성(consequence)도 있고 시의성(timeliness)도 있고 공간적, 정서적으로 가까이 있다고 느끼면 뉴스가 되는 근접성(proximity)도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역시 인간적인 흥미(human interest)다. 인간에 관한 뉴스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불러일으키거나 정서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특히 비일상적인 (bizarre) 얘기는 굉장한 뉴스거리가 된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 뉴스보다는 어떤 사람이 단돈 100만원이지만 삼성본관 옥상에 올라가서 현찰로 거리에 뿌렸다면 독자들은 이 회장보다 현찰을 뿌린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신문을 보게 된다. 이는 마치 목욕탕에서 벌거벗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길거리에서 벗으면 뉴스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뉴스란 이처럼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인간적인 흥미, 인간에 관한 기사가 가장 환영받는다. 그래서 일부 언론학자는 뉴스의 절반은 인간의 얘기라고 잘라 말하기도 한다. 하인스 워드 얘기는 지난 한 주 한국언론을 달군, 올 들어 가장 큰 뉴스였다. 물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뉴스거리면에서 보자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소재는 없었다. 흑인병사와의 결혼과 버림받음, 수십년만에 찾은 고국의 거리에서 뒤에 들리는 침뱉는 소리….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극적인 요소를 갖춘 뉴스거리다. 그래서 공중파들도 다투어 특집 방송을 편성하고 인쇄매체들도 호들갑을 떨었다. 워드에 관한 서울신문의 보도태도는 상대적으로 차분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같은 인간의 뉴스에 목말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이 보여준 워드 관련 기사는 ‘2%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보도였다. 경쟁 매체들이 엄청나게 호들갑을 떤 것을 시니컬하게 바라보기보다는 그렇게 한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매체간의 경쟁이 치열한 작금의 언론상황에서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만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시장상황을 초월한 고고한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자존심 상하고 고통스럽지만 독자를 의식해야만 하고 그것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원서접수 사이트에 대한 일부 수험생의 사이버 테러 사태는 뉴스에 대한 가치를 곱씹어 보게 하는 좋은 사례다. 뉴스 가치에 대한 판단은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신문이 만드는 것이라는 데 이론은 없다.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뉴스란 편집자가 뉴스라고 인정해 내보내야 뉴스가 된다. 뉴스 가치는 그것을 평가하는 마지막 사람, 즉 신문의 편집자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렸다는 의미다. 원서접수 사이버테러는 청소년까지 자기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우리 사회가 깊은 병에 들어있음을 웅변해 주고 있다.“경쟁률을 낮출 수 있어 재미삼아 접속했다.”는 진술에, 나이가 어리니까 이 정도쯤에서 넘어갈 상황인지 이제 신문은 판단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교육당국에 대해 나이어린 가담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빠져나가려는 자세를 비겁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좀더 깊이있는 보도가 필요하다. 뉴스의 가치는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언론인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률 KDI 연구원 매체경영학
  • “혼혈입대 때는 됐는데…”

    미국 프로풋볼 슈퍼볼에서 한국계 흑인 혼혈 하인스 워드가 영웅으로 떠오르면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국내 혼혈인에 대한 병역의무 이행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윤규혁 병무청장을 상대로 “혼혈인 모임 회장에 전화했더니, 우리도 군대를 가고 싶지만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쳐다보고 차별이 심해 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혼혈인에 대해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대체복무제를 고민한다는 것은 전후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윤수일·김동광씨 같은 백인계, 인순이씨 같은 흑인계, 아시아인계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징병을 당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명자 의원은 “최근 결혼하는 10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국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피부색을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도 “필리핀·베트남 여성들과 결혼한 농촌총각이 수만명에 달하는데 조만간 그 자제들이 징병 대상이 될 것 아닌가.”라며 “나중에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윤규혁 병무청장은 “혼혈인들의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깊이 연구검토를 해보겠다.”고 답변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흑인이나 혼혈에 언제 관심가졌나”

    “흑인이나 혼혈에 언제 관심가졌나”

    |애틀랜타 이도운특파원|“축하한다, 자랑스러운 아들아!” “생큐 맘(고마워요, 어머니).” 한국계 풋볼 선수인 하인스 워드가 12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처음으로 어머니 김영희씨를 찾았다. 워드는 지난 5일 열린 NFL 결승전 이후 애틀랜타 근교 맥도너의 자택에서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를 만나자마자 힘껏 끌어안고 볼과 입술에 뽀뽀를 하며 반가움과 기쁨을 표시했다. 김씨도 자랑스럽고 흐뭇한 표정으로 아들을 꼭 안았다. 워드는 ‘모자(母子)의 상봉´을 취재하려고 몰려든 한국 기자들에게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려보였다. 촬영과 짧은 회견에도 응했다. 김씨는 “이틀전 욕실에서 미끄러져 팔을 다치는 바람에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할 수 없이 내 아들에게 짬뽕을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드도 “짬뽕 좋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워드는 “어머니가 처음에는 풋볼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요즘은 일요일마다 경기를 시청하고 가끔은 코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로부터 배운 대로 나의 아들도 겸손하게 키우겠다.”면서 “아들의 첫돌 때 한국식으로 잔치를 했는데 아들이 반지와 돈을 집었다.”고 전했다. 워드는 “나는 못하지만 아들에게는 한국말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어 책을 몇 권 사뒀다.”고 말했다. ●“아들관심 너무 과잉스러워 거북” 김씨는 기자들과 만난 뒤 집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한국에서 일고 있는 아들에 대한 ‘과잉 열풍’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김씨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은 일이고, 여러 사람이 찾아와서 고맙긴 하지만 너무 과잉스러워 거북하다.”면서 “내가 원래 나서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김씨는 “과잉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 사람들이 흑인이나 혼혈이라면 언제 사람 대접이나 해줬느냐.”면서 “어렵게 혼자 살 때는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잘되면 쳐다보고 그렇지 않으면 쳐다도 안 보는 것이 한국의 풍토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모자간 포옹을 거듭 요구하자 “동네 부끄럽다.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아들위해 한국어책 사뒀다” 워드는 이에 앞서 하루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10년이나 15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스포츠 해설가가 돼 TV에 나올 수도 있고, 고등학교로 돌아가 풋볼 코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과 함께 공부도 아주 잘했던 워드는 “요즘은 학문적인 것 대신 비즈니스에 대한 공부를 한다.”면서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풋볼을 하지 않았다면 공부보다는 사업을 했을 것”이라면서 “어머니에게 배운 강인함 때문에 무엇을 해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워드는 그동안 집안의 법률 자문을 해주던 한국계 앤드루 리 변호사를 한국 언론 등과 관련한 창구로 지정했다. 따라서 워드가 한국에 투자하거나 한국과 관련한 사업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사설] 혼혈관심 ‘냄비성’으로 끝나선 안돼

    미국 슈퍼볼의 영웅 하인스 워드와 그의 오늘이 있게 한 어머니 김영희씨에 대한 열광과 찬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과 아들의 효성이 일궈낸 인간승리는 어떤 드라마도 흉내낼 수 없는 감동적 요소를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워드는 “엄마는 나의 모든 것” “반은 한국인 반은 미국인으로 태어난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그런 인간적 면모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한국혈통에 자긍심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하겠다. 일부에서는 워드에게 명예시민증을 주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몇달 뒤 그들 모자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기업들은 서로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나 흥분을 가라앉히고 현실로 차분하게 돌아와 보자. 워드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서 인종차별과 냉대를 이겨내고 반듯하게 자라나 성공한, 보기드문 사례일 뿐이다. 따라서 지나친 미화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김영희씨는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이 흑인을 사람 취급했느냐.”면서 “잘 되면 쳐다보고 그렇지 않으면 쳐다도 안 보는 게 한국 풍토”라고 했다. 혼혈인에 대한 편견과 냉대가 유별난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문제를 던진 것이다. 국내에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태어난 ‘혼혈 1세대’가 5000명, 한국인과 아시아인 사이에 태어난 ‘2세대’가 3만명에 이른다. 혼혈인은 피부와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교육·군입대·취업의 제약은 물론이고 공동체에서는 언제나 외톨이였다. 국력신장의 틈바구니에서 아시아·아프리카·남태평양 등 나라 밖에도 버려진 한인2세들이 많다고 한다. 세계적 교류의 확대로 혼혈은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의식은 순혈주의에 갇혀 인종의 다양성을 애써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혼혈인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자. 정부가 뒤늦게나마 혼혈인에 대한 차별적 제도와 관행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나선 점도 바람직하다. 국내외 한인2세들에게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 관심을 보이고 지원하는 것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서 당연한 소임이다.
  • [‘워드 신드롬’ 다시보기] “혼혈관심 금세 사라질라”

    경기도 안산 W초등학교 5학년 기운(가명)이는 별명이 ‘아프리카’다.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정모(36)씨 사이에 태어난 그는 ‘코시안’(코리안+아시안)이다. 기운이는 3년 전 서울에서 학교에 다닐 때 우울증을 앓았다. 아이들이 집단으로 따돌려 언제나 혼자였다.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수도없이 부탁했지만 소용 없었다. 정씨는 “하인스 워드라는 사람 때문에 쏟아지는 혼혈에 대한 관심은 금세 사라질 열풍밖에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 “냄비근성탓” 냉소적인 국내 혼혈인 한국계 혼혈 하인스 워드가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되면서 국내 혼혈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문·방송이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의 ‘영웅담’을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내 혼혈인들은 이런 분위기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냄비근성’에서 비롯된 것쯤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혼혈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냉대가 너무나 오랜 기간 강하게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 5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돼 코트를 누비고 있는 장예은(19)양도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장양은 주한 미군이었던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장영심(51)씨 사이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장양이 네 살일 때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어머니 장씨는 식당주방과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장양을 눈물로 키웠다. 하지만 장양을 괴롭힌 건 가난만이 아니었다. # 오히려 좌절·열등감 줄 우려 차별을 받기는 코시안이나 흑인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백인인 지은(가명·15)이는 중학교 3학년이 된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바로 진학할 수 없다. 이전 학교에서 아이들이 하도 ‘양키’라고 놀리고 괴롭혀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로 전학 왔지만 이곳은 정부에서 학력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고등학교에 가려면 중졸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한 혼혈인 지원단체 관계자는 “백인 혼혈이 우대받는 것은 미국 시민권이 있고 경제력을 갖춘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러시아계 백인혼혈 아이들은 어머니가 성매매 여성이거나 돈에 팔려온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받는다.”고 덧붙였다. 혼혈인과 관련 단체들은 이번 워드 열풍이 오히려 국내 혼혈인들의 피해의식을 심화시킬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혼혈인협회 박근식 회장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지금 잠깐 쏠리는 관심은 문제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거친 뒤 학계와 유관기관은 물론 당사자의 의견까지 모두 모아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혼혈인 수는 민간지원단체인 펄벅재단이 미국계 5000명, 코시안 3만명 등 3만 5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을 뿐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수치는 없다. # 혼혈인 숫자부터 파악하라 국제가족한국총연합 배기철 대표는 “워드의 성공은 혼혈인들이 희망으로 삼을 박수쳐 주고 싶은 일이지만 이 땅을 지켜온 혼혈인들이 오히려 좌절감과 열등감을 느끼게 될까 두렵다. 워드의 어머니도 훌륭하지만 미국보다 훨씬 못한 국내에서 차별과 싸워온 혼혈인과 가족들도 역시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맨 온 파이어(캐치온 오후 3시45분)아카데미상에 무려 다섯 차례나 후보에 올랐고, 두 번을 수상했던 흑인 남자 배우가 있다.7살 때 출연했던 ‘아이 엠 샘’(2001)으로 전 세계 영화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천재 아역 여자 배우가 있다. 덴젤 워싱턴과 다코타 패닝이다. 이들이 40년이라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호흡을 맞춘 액션 스릴러다. 게다가 연출은 토니 스콧. 리들리 스콧 감독의 친동생으로 액션 영화의 장인이다. 대표작으로 ‘탑건’(1986),‘폭풍의 질주’(1990),‘크림슨 타이드’(1993),‘트루 로맨스’(1995),‘에너미 오브 스테이트’(2001) 등이 있다.1987년 A J 퀸넬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영화를 리메이크했다.‘LA 컨피덴셜’(1997)의 각본가 브라이언 헬겔런드가 각색한 점도 믿음이 간다. 전직 CIA 암살요원이었던 존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은퇴했지만, 과거에 저질렀던 일 때문에 악몽에 시달린다. 자살 유혹 속에서 술에 의지해 삶을 꾸리던 크리시는 오랜 친구 레이번(크리스토퍼 월켄)의 소개로 납치가 성행하는 멕시코시티에서 보디가드를 하게 된다. 그의 임무는 사업가 새뮤얼 레이모스(마크 앤서니)의 9살 난 딸 피타(다코타 패닝)를 보호하는 것.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피타에게 크리시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웃음을 되찾아 간다. 어느 날 피아노 교습을 받고 나오던 피타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되고, 이를 목격하고 피타를 구해내려던 크리시는 총격을 당해 쓰러지고 마는데….2004년작.14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조지 오브 더 정글(KBS1 밤 12시30분) 타잔이나 정글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67년 등장해 인기를 모았던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유쾌 상쾌 통쾌한 코미디. 특수효과와 결합한 갖가지 동물들의 연기가 볼 만하다. 조지(브랜든 프레이저)는 갓난 아이 때 비행기 사고로 아프리카 정글에 남겨져 자라게 된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얼슬라는 약혼자 라일(토머스 하든 처치)과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가 혼자 뒤처져 사자에게 공격당하지만, 정글의 왕 조지가 구해주게 된다. 얼슬라는 조지와 그의 동물 친구들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한편 비겁한 행동을 일삼는 라일은 조지와 맞닥뜨리고는 다투게 되지만, 권총 무장한 라일에게 조지가 당해낼 수 없다. 불법 밀렵을 하던 라일은 감옥에 투옥되고, 얼슬라는 조지를 샌프란시스코로 데려가는데….1997년작.91분.
  • [여담여담] ‘워드 어머니’ 이름으로 열린 마음을/김수정 정치부 차장

    지난해 가을 일본 미야기현의 한 지방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곳 우리 총영사관 관계자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었다. 이곳 농촌 총각과 결혼,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국 여성들이 2000명이나 된다는 것. 이 가운데는 중국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왔다가 적응을 못해 일본 농촌행을 택한 탈북 여성들도 있다고 한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여성들이 ‘코리안 드림’을 찾아 한국 농촌행을 택하는 사이, 우리의 여인들은 상대적으로 더 잘사는 일본의 농촌으로 시집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전쟁 직후 가난에 찌들었던 시절, 미군을 따라 시집간 적지 않은 우리의 딸들이 설움받던 시절은 ‘과거’로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와 같은 피부색이 아니면, 특히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이면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재일 한국인 차별정책엔 분노하지만, 막상 동남아 출신 노동자나 그의 가족을 보는 우리의 시선, 태도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백인과 한국인 사이 혼혈아를 보는 우리의 시각과, 아시안과 한국인의 혼혈아 이른바 ‘코시안’, 그리고 흑인과 한국인 사이 혼혈아를 보는 우리의 눈길은 다른 것 같다. 외국에서 얼마간 살다온 친구들과 만나면 공통적으로 갖는 느낌이 있다. 귀국해 공항만 벗어나면 너무나 똑같은 한국인들의 얼굴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우리와 조금만 달라도 마음을 닫고, 박하게 대하는 것 같다. 최근 미국 북미프로 미식축구리그(NFL)슈퍼볼 MVP가 된 하인즈 워드와 그를 훌륭하게 키워낸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 사연을 계기로 ‘열린 마음을 갖자’는 캠페인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주한미군과 결혼한 뒤, 이웃으로부터 냉대를 받았던 김영희씨도,10만명을 웃돌고 있는 ‘코시안’들의 동남아 출신 어머니들도, 일본 농촌으로 시집가 아이들을 낳고 사는 한국인 어머니들은 모두 다 같은 ‘어머니’들이다. 인종과 국적 피부색을 넘어서 ‘어머니’그 한 마디가 주는 숭고함으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열 수 있지 않을까. 김수정 정치부 차장 crystal@seoul.co.kr
  • 11개월간 아프리카 가나서 활동 혼혈인 케빈 다넬

    11개월간 아프리카 가나서 활동 혼혈인 케빈 다넬

    “한국에서는 ‘검은 원숭이’라고 놀리고, 미국에 갔더니 재미교포 2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서러운 마음에 술과 마약에 빠져 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혼혈의 아픔도 잊게 됐습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연합(IYF)의 해외봉사단 귀국 발표회에는 여느 한국인과 다른 외모를 가진 청년이 아프리카에서 한 봉사활동 경험을 발표한다. 주인공은 케빈 다넬(25·워싱턴대 4년).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따돌림을 당했던 검고 조그맣던 아이가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었다. 경기도 포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케빈은 초등학생 때 싸움을 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른 동네에 놀러가면 아이들이 돌을 던지며 검둥이라고 놀렸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내가 반 흑인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말을 하는데 다르게 보는 시선이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케빈이 말썽만 피우자 어머니는 열 살 될 무렵 아버지가 있는 미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케빈은 영어도 못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지만, 이번에는 재미교포 2세들이 무시하고 놀렸다. 케빈은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나 혼란스러웠다.”고 되돌아봤다. 미국에서 커가면서 케빈의 분노와 원망도 커가기만 했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미국에서 술과 마약에 빠졌고,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타코마에서 가장 세력이 큰 갱단에 들어가 1인자 자리에 올랐다가 친형제 같은 친구가 총에 맞아 죽는 것도 지켜봤다. 그러다 우연히 해외봉사 사진전을 보게 됐다. 얼굴색과 상관없이 서로 도우며 해맑게 웃는 사진 속의 또래들을 보면서 “나 같은 마약중독자도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문을 두드렸다. 케빈은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동안 아프리카 가나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장티푸스에 걸려 죽을 고비도 맞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마을 노인들의 일도 도왔다. 이제 남들의 이야기에 신경쓰지 않는다. 케빈은 “한국과 미국에서 나처럼 무시당하면서 서럽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서 9년째 길거리 사물공연 박봉구씨

    |뉴욕 김유영특파원|“두둥∼두둥∼두두둥∼” 지난해 12월말 뉴욕 맨해튼 42번가-타임스퀘어 지하철역 부근. 뉴요커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숨가쁜 장구 장단에 묻혀버렸다. 외국인일까, 한국인일까…. 겹겹이 싸인 구경꾼들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봤다. 상모 위로 경쾌하게 돌아가는 흰색 끈이 간신히 보였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흑인들도 덩달아 춤을 춘다. 여기저기서 ‘브라보’ ‘쿨’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어느새 장구통에는 1달러짜리 지폐가 수북하게 쌓였다. 주인공은 뉴욕에서 9년째 길거리 공연을 벌이는 박봉구(37·Vongku Pak)씨. 박씨는 뉴욕 지하철 공연가들의 연합체인 ‘뮤직 언더 뉴욕(MUNY)’에 소속된 최초의 한국인이다. 공교롭게도 연극 ‘이발사 박봉구’의 주인공 이름과 같다. 주인공이 진정한 이발사가 되겠다면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것처럼, 그도 1998년 큰 뜻을 갖고 뉴욕에 왔다. 그것도 한국에서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상임단원 자리를 박차고서. ●팔도 누비며 사물놀이 배워 1987년 대학에 입학한 박씨가 사물놀이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에 들어가면부터. 당시 민중가요와 풍물놀이에 익숙했던 일반 대학생처럼 박씨도 탈춤반에 들었다. 이후 점점 소리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전국 방방곡곡의 풍물놀이 대가들에게 악기를 배웠다. 호남우도굿 대가인 김영순 선생에게 장구를, 안성남사당 풍물불놀이 보전회 상쇠였던 김기복 선생에게 꽹과리를, 경기도립국악단 지도위원인 조갑용 선생에게 사물놀이 전반을 배웠다. 하지만 수업을 소홀히 한 탓에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민요연구회, 연희굿패 광대, 안성남사당 등을 거쳤다. 그러나 뭔가 허전한 공백을 메우지 못한 그는 더 큰 세계로 가고 싶어 유학길(뉴욕시립대에서 연극 전공)에 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거리에서 북치고 장구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벌어둔 돈도 없고 맨땅에 헤딩하듯 ‘빈 손으로’ 뉴욕에 왔다는 사실이었다. 닥치는 대로 건설현장의 막일과 식당 웨이터, 바텐더 등의 일을 했지만 시간당 6∼10달러의 수입으로는 어림없었다. 뉴욕 물가가 워낙 비싸서 학비·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생존’을 위해 거리공연에 나서게 된 셈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거리공연은 민주적이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에서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거리는 그야말로 ‘새로운 학교’였다. 공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을 따라가 나이트클럽이나 게이바에서 장구를 연주해보기도 했다. 거리 공연자들은 브로드웨이의 A급 배우부터 노숙인 수준의 연주자까지 다양했다. 길에서 갈고닦은 경력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거리공연이 녹록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경찰이 오면 쫓겨나고, 옆 골목으로 가서 하면 다른 공연자가 텃세를 부렸다. 뉴욕에서 공공장소 공연을 하려면 허가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초기에 공연을 그만하라는 경찰의 말을 못알아 들어서 벌금을 물기도 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공식적으로 연주를 할 수 있는 ‘뮤직 언더 뉴욕’이라는 프로그램에 응시해 오디션을 봤다.2년에 걸쳐 두번이나 고배를 마신 끝에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나서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박씨는 “거리공연이야말로 가장 민주적인 공연 방법”이라고 말한다. 형식과 제약, 비용이 없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데다 관객의 숨결을 코앞에서 느끼면서 관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거리공연은 미리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게 아닙니다. 공연자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관객이 감동의 크기만큼 돈을 냅니다. 그런 면에서 뉴요커들이 제게 건넨 1달러들은 예술성에 대한 투자로 생각합니다. 거리공연자로 살아남기 위해서 실력도 검증되어야 하니까요.” ●“최다 관객 동원 한국인” 박씨는 농담삼아 ‘뉴욕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큰 극장이 꽉 차봤자 2000석 정도지만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공연하면 수만명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 학교를 졸업하면서 ‘유럽 17개국 순방공연’을 떠났다. 물론 초대해 준 사람이 없는 ‘거리공연’이었다. 여행비용의 80%를 현지 공연 수입금으로 충당했다. 올 봄에는 컬럼비아 대학의 음악회, 뉴욕주립대학 행사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자신이 연출한 연극을 오프브로드웨이에 올릴 계획도 잡고 있다. “뉴욕이 예술도시라고 해도 우리 소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무림강호의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공력을 평가받는 무예인처럼 저는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예술강호’들을 찾아 한수 가르침을 청할 겁니다. 우리네 남사당패가 거리를 떠돌면서 배웠으니까요.” 박씨는 ‘길 떠나는 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남기고 뉴욕의 한복판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carilips@seoul.co.kr ■ 박봉구씨는 ▲1998년 뉴욕 유학 ▲2000년‘링컨 센터 아웃오브도어 페스티벌’(에버리피셔홀, 링컨센터)출연 ▲2001년 뉴욕 길거리 공연예술과 연합단체인 ‘뮤직 언더 뉴욕’ 회원가입 ▲2003년 단편영화 ‘아나그노리시스’ 감독 ▲2004년‘할렘 서머 재즈 페스티벌’ 2004 참여 ▲2005년 뉴욕시립대학 브루클린 컬리지(연극전공) 졸업 ▲2005년‘뉴저지 필하모닉 갈라 콘서트’(카네기홀) 참여 ▲2005년 독립영화‘회상’(뉴욕)출연 ▲2005년 유럽 단독 공연투어
  • [씨줄날줄] 절반의 한국인/육철수 논설위원

    혼혈인은 대개 전쟁과 사랑의 소산이다. 사랑이나 전쟁은 국경과 종교, 인종을 뛰어넘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다양한 인적 교류도 동반하게 마련이다. 타인종간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혼혈인이라면 축복받을 일이다. 인류평화와 인종간 이해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통 불가항력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면 인생 또한 순탄한 경우가 드물다. 국가·인종간 교류가 흔치 않았던 시대, 혼혈인은 약소국 여성과 강대국 남성 사이에 태어나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민족간 교류가 많은 경우, 혼혈인은 민족단위로 형성되기도 한다. 메스티조(백인×인디오), 뮬레토(백인×흑인), 유레이지언(인니·말레이시아인×백인) 등이 대표적이다. 혼혈민족은 전쟁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어엿한 공동체로 성장한 케이스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도 광복 후 미군 주둔과 함께 원치 않은 혼혈의 아픔을 수도 없이 겪었다. 베트남전에서는 가해자가 되어 한인2세(라이따이한)를 양산했다. 최근에는 농어촌 총각들이 아시아권 여성을 신부로 맞아들이는 일이 성행해 ‘코시안’이라 불리는 2세도 늘고 있다.1999년 이후 이런 국제결혼은 11만 5000쌍이나 되고, 조만간 농어촌 초등학교는 재학생의 20% 이상이 이들 2세로 채워질 것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지금 한국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프로풋볼 선수 하인스 워드(30)가 온통 화제다. 어머니 김영희(55)씨가 언어장벽과 가난, 이혼으로 이어지는 역경 속에서 아들을 슈퍼볼 최고의 스타로 길러낸 스토리는 눈물겹다. 워드는 팔에 한글이름을 새기고,‘절반의 한국인’임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단다. 어머니한테 헌신·희생·겸손을 배웠고, 효성도 지극하다니 참으로 기특하다. 어머니의 강인한 의지와 뜨거운 애정, 그리고 미국땅에서 온갖 설움을 견뎌낸 눈물 덕분에 한국은 그에게 모국(母國) 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순수혈통을 고집하는 나라 안 분위기 탓에 수많은 한국계 혼혈인들은 사회 부적응과 냉대 속에 좌절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워드의 성공을 축하하기에 앞서 부끄러움이 앞선다. 이제 우리 이웃엔 어린 한국계 2세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들 ‘절반의 한국인’을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데스크시각] 워드와 우즈/곽영완 체육부 부장급

    미국 스포츠계는 또 한명의 유색인 영웅을 탄생시켰다. 하인스 워드. 미국내 스포츠에서도 가장 열광적인 팬들을 몰고 다니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매치인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선 한국계 영웅이다. 지난 6일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벌어진 제40회 슈퍼볼에서 MVP로 선정되면서 알려지게 된 그의 성공 스토리가 미국인들에게 많은 감흥을 주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에는 유색인 스포츠 스타들이 즐비하다.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에서 살 색깔을 따지는 게 의미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WASP(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의 가치관이 휩쓰는 백인 주류 사회에서 유색인들이 펼치는 최고의 활약은 그만큼 돋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미국 스포츠계를 열광시킨 대표적인 인물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백인들의 스포츠로 인식되던 골프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흔치 않은 유색인이라는 점에서 미국인들, 특히 주류사회의 인식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흑인, 엄밀히 말해 유색인들은 캐디백을 메고서만 참가할 수 있었던 미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대회인 마스터스에서 네 차례나 정상에 오른 영웅이다. 그런 우즈와 워드는 공통점이 꽤 있다. 우선 아버지가 흑인이고 어머니가 동양계라는 점이 같다. 우즈의 어머니는 태국계이고 워드의 어머니는 한국계다. 또 다른 공통점은 아버지가 해외 군 복무를 계기로 어머니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린베레 출신의 예비역 미 육군 중령인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초 어머니 쿨티다를 만나 1975년 우즈를 낳았고, 워드는 1976년 아프리카계 주한미군 하인스 워드 시니어와 김영희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이들은 다른 점이 더 많다.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레스에서 태어난 우즈는 성공할 때까지 부모가 곁에서 모든 것을 보살폈다. 학창 시절 그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유일한 유색인이었고, 어려서부터 골프에 천재성을 과시한 덕분에 매스컴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 역시 초등학교 시절 백인 친구들에 의해 나무에 매달려진 채 돌팔매를 맞는 등 남모를 설움도 많았지만 다른 유색인 소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낸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러나 워드는 일찍이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아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다. 서울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곧 이어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한때 할아버지 집에서 천덕꾸러기로 지내다 8살 때 무작정 어머니를 찾아가 궁핍한 생활을 견뎌야 했다. 성장한 이후의 태도에서도 우즈와 워드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즈가 백인 사회의 룰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반면 워드에게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이 배어있는 듯하다. 지난해 남태평양의 한 섬을 전세 내는 등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으며 스웨덴 출신의 백인 여성과 결혼할 당시 우즈가 보여준 행동은 그의 정체성이나 가치관마저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의 가치관이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그것과 같다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 역시 그저그런 성공한 스포츠 스타 가운데 한명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워드는 항상 어머니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보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슈퍼볼 MVP로 탄생하는 순간에도 그는 모든 영광을 어머니께 돌린다고 했다. 슬럼가 소년의 성공스토리 못지않게 미국인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그가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모습 때문은 아닐까. 그의 행동이 지금까지 미국 스포츠계를 풍미한 스타들의 정체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관을 미국인들에게 심어준 것은 아닐까. 그가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가치관을 드러내 보이기까지는 물론 어머니 김영희씨의 한국적인 교육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오는 4월 그가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온다.“경기장 내에서 내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이뤘다. 이제는 경기장 밖에서 가치있는 일을 찾아보겠다.”던 그와 그의 어머니가 한국 방문에서는 어떤 의미있는 행동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곽영완 체육부 부장급 kwyoung@seoul.co.kr
  • ‘한국 피’ 워드,슈퍼볼 무대 선다

    그의 몸에는 한국인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피가 반씩 섞여 있다.‘인종의 용광로’라는 미국 땅에서도 흑인친구들에 비해 하얀(?) 얼굴이 도드라진 그는 ‘이방인’의 삶을 살아야 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스스로에 대한 강철같은 의지로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계 미국프로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마침내 꿈을 이뤘다. 단일 경기로는 인류 최대 규모라는 ‘꿈의 무대’ 슈퍼볼에 출전하게 된 것. ●한국계 선수로는 처음 워드가 이끄는 피츠버그는 23일 인베스코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아메리칸콘퍼런스 챔피언결정전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34-17로 완파하고 슈퍼볼 티켓을 거머쥐었다. 워드는 이날 두 팀 리시버를 통틀어 최다인 5개의 패스를 잡아내 59야드를 전진했다. 이로써 워드는 1998년 프로 데뷔 이후 4년 연속 캐치 1000야드 전진,4년 연속 프로볼(올스타전) 출전 등 정상급 와이드리시버로 군림하면서도 슈퍼볼에서 뛰지 못한 한을 풀게 됐다. ●어머니는 나의 힘 워드는 1976년 서울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던 아버지와 한국인 김영희씨 사이에 태어났다. 한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이내 부모가 이혼을 했고, 법원 판결에 따라 아버지와 함께 지내게 됐다. 어머니가 영어를 못하는 데다 경제력이 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워드는 초등학교 2학년때 제 발로 어머니를 찾아가 고생을 자처했다. 김영희씨는 식당에서 접시를 닦고 식료품 가게 종업원으로 일하는 등 이민자의 고단한 삶을 살았지만 워드가 운동과 공부를 모두 잘 해 즐거움이 됐다. 워드는 풋볼 명문 네브라스카대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집 인근 조지아대를 택했다. 대학에선 쿼터백·러닝백·와이드리시버를 섭렵하며 패스·러싱·리시빙에서 모두 1000야드를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워드의 지극한 효심은 그가 프로에 진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NFL선수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머니가 옷을 사 입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예쁜 옷을 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었다. 김영희씨는 아들이 거액 연봉을 받게 된 뒤에도 여전히 학교 식당에서 일했다. 워드는 “어머니의 삶의 태도가 내가 성공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한 팔뚝에 ‘하인스 워드’라는 한글 문신을 새기고 한국계임을 주저없이 밝혀왔다. 새달 6일 피츠버그는 디트로이트에서 내셔널콘퍼런스 챔피언 시애틀 시호크스를 상대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두고 단판승부를 펼친다. 워드가 해피엔딩을 연출할지 관심이다. 임일영기자 argus@ seoul. co.kr
  • ‘유색인종에 장벽’ 닫힌 佛

    |파리 함혜리특파원|자유·평등·박애를 국시(國是)로 내걸고 있는 프랑스가 ‘불평등’‘인종차별’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프랑스 정치인들의 정통 엘리트 코스로 알려진 국립행정학교(ENA)가 인종적 폐쇄성으로 인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ENA는 제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우수한 공무원 양성을 위해 설립한 학교.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도 이 학교 출신이며 최근 10명의 총리 가운데 도미니크 드 빌팽 현 총리 등 7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저널은 빌팽 총리가 최근 ENA 졸업생들을 상대로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공평한 기회 부여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ENA가 사회적 불평등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흑인과 아랍계 주민이 프랑스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지만 ENA의 지난해 재학생 101명 가운데 흑인과 아랍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비판론자들은 ENA가 응시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어렵기로 소문난 입학시험 때문에 소수계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백인 상류사회 출신들로 구성된 ENA 졸업생들이 배타적인 사회 지도층을 형성하면서 일반 사회 구성원들과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얘기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인력알선업체 아데코(Adeco)의 한 프랑스 사무소는 인종차별 행위로 피소돼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00년 파리의 한 아데코 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제랄 로파와 다른 전직 직원들, 인권단체 SOS라시즘은 “아데코는 유색인을 원치 않는 고객들의 요구를 따르기 위해 피부 색깔별로 구직자를 차별해 최소 1500명의 취업 기회를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아데코는 구직자가 신청서를 작성하면 BBR와 NBBR로 분류했다.BBR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색깔인 파랑(bleu), 흰색(blanc), 빨강(rouge)을 나타내는데 백인 구직자를 의미하고 NBBR는 흑인 등 유색 인종을 뜻한다.lotus@seoul.co.kr
  • 부자 나라의 경제고민은

    올해 미국과 일본의 경기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 중 10%는 빚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뾰족한 대책이 없는 흑인들이나 노년층은 로또에 실낱 같은 기대를 하면서 살고 있다. 일본의 경기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지만, 엔고라는 복병을 헤쳐나가야 하는 게 변수다. ■ ‘엔고’ 경기회복 돌발 악재 |도쿄 이춘규특파원|연말연시에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일본경제가 급격한 엔고(円高) 복병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수출위주 제조업체의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로 일본 엔화는 지난해 12월 일시적으로 달러당 121엔까지 가치가 떨어졌었다.2년4개월 만의 엔저로, 연초 최저치보다는 무려 20%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엔저현상은 오래가지 않을 분위기라고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미국이 약달러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9일 한때 엔화가치는 달러당 113엔대까지 가파르게 올라갔다.10일도 114엔대서 등락을 거듭했다. 엔화가치 급등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10일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주 말보다 1.85%(303.86포인트) 급락,1만 6124.35로 마감됐다. 올 하반기에는 달러당 105엔까지 엔화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으며, 연말에는 90엔대까지 될 수도 있어 기업들의 경영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돌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을 110엔 정도로 예상, 경영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후지사진필름측은 115엔, 캐논은 115엔 정도로 예상했다. 올해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재료들이 많다. 미국의 금리상승 추세가 일단락되는 기류다. 또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르는 것도 변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과 농업 관계자들의 표를 얻어야 하는 부시 정부가 제조업·농업표를 겨냥해 약달러 정책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주택경기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 달러 약세는 가속화될 수 있는 것으로 일본 재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가계 10% 빚더미 ‘양극화’|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인의 과반수는 부를 축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매달 꾸준하게 저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소비자연합과 금융계획협회는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재산 상황과 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수십만 달러(수억원)를 모으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가 꾸준한 저축을 지목, 대체로 건전한 부에 대한 인식을 보였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응답자의 21%는 많은 돈을 모으는 방법으로 ‘로또’ 당첨이라고 답변했으며,11%는 부모로부터의 상속이라고 말했다.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는 것이라고 말한 응답자도 3%나 됐다. 축재의 수단으로 로또를 지목한 응답자는 연봉 2만 5000달러(약 25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흑인,65세 이상 답변자 가운데서 높았다. 연봉 7만 5000달러(약 7500만원)이상인 중산층 가운데서는 로또를 돈 버는 방법이라고 답변한 응답 비율이 9%에 불과했다. 스티븐 브로벡 소비자연합 관리이사는 “로또를 돈 버는 방법으로 지목한 미국인이 21%나 되는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로또에 당첨될 확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미국 가정의 5%는 순자산이 100만달러(약 10억원)가 넘는 ‘백만장자’였다. 반면 10%는 재산보다 빚이 많은 ‘빚꾸러기’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가정은 10만달러 안팎의 순자산을 갖고 있으며, 소유한 집이 있었다. 두 기관과 함께 조사에 참가한 금융전문가들은 미국의 젊은이 가운데 절반은 30년 이내에 100만달러를 모을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실제로 젊은이 가운데 10분의1만이 그같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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