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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엔 없어 짜증난다”…美 전역서 한국식 핫도그 열풍

    “우리 동네엔 없어 짜증난다”…美 전역서 한국식 핫도그 열풍

    “우리 동네에 한국식 핫도그 가게가 없다는 게 매우 짜증 난다.” N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콘도그’(corn dog)라고 불리는 한국식 핫도그의 인기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와 같은 대도시를 넘어 미국 중서부와 남부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이 같은 현상이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의 열풍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한국식 핫도그는 2021년부터 틱톡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뉴욕 등 대도시의 한국식 핫도그 가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 핫도그를 사 먹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SNS에 자주 등장했다. 현재 뉴욕과 LA 등지에서의 대규모 유행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한국식 핫도그 체인이 아칸소, 캔자스, 텍사스, 미주리주와 같은 미국 중심부로 진출하면서 세를 넓히고 있다. 한국식 핫도그는 옥수숫가루 대신 밀가루나 쌀가루 반죽을 사용해 쫄깃한 식감을 내고 소시지, 모차렐라 치즈 또는 어묵 등을 반반씩 섞어 다양한 맛을 낸다. NBC는 한국이 저소득 국가이던 1970년대에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를 구하기 어려워서 어묵과 밀가루를 섞어 핫도그를 만들었다며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면서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이 전해져 핫도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주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핫도그가 한국에서는 옛날 음식이 됐으나 10년 전쯤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통해 부활했다”면서 “지금은 수많은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주요 식품 기업들이 포장 핫도그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인과 흑인 겨냥…한국인 거의 없어”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에서 한국식 핫도그의 인기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행 속도가 빠른 대도시에서는 인기가 다소 꺼졌지만, 소도시 등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가며 유행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캔자스주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식 핫도그 가맹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안은 “대도시에서는 한국인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백인과 흑인 고객을 겨냥하고 있고 한국인 고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틴계, 백인, 흑인 등 젊은 층이 관심이 많다”며 “대부분 K팝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식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로빈 리는 “한국 음식은 미국의 백인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그들이 한국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최근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보러 캔자스시티에 갔다가 한국식 핫도그를 사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면서 “우리 동네에 한국식 핫도그 가게가 없다는 게 매우 짜증 난다”고 말했다.
  • “프랑스 2주 폭동에 9300억원 피해”…혁명일 직전 또 과잉진압 논란

    “프랑스 2주 폭동에 9300억원 피해”…혁명일 직전 또 과잉진압 논란

    프랑스에서 10대 운전자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일어난 폭동으로 6억 5000만 유로(약 93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 보험연맹은 지난 2주간 프랑스 곳곳에서 발생한 폭동에 따른 보험금 청구 건수를 1만 1300건, 청구 금액을 6억 5000만 유로로 집계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7일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7세 북아프리계 청소년 ‘나엘’이 경찰 공격에 숨진 이후 인종차별과 경찰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폭동에 가담한 이들은 공공기관 등 건물을 공격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상점을 약탈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1000여개 상점이 약탈당했으며 공격받거나 파손된 은행 지점이 400곳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승용차와 버스 등 약 6000대가 불에 탔고 경찰서와 학교, 우체국, 도서관 등 건물 1100여동이 화재 피해를 보거나 파손됐다. 프랑스보험연맹은 보험 청구액의 55%는 상업 부동산, 35%는 지방정부 부동산에 대해 청구된 것이라고 전했다. 2005년 10대 소년들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벌어진 폭동에서 차량 방화와 파손이 보험 청구의 82%를 차지해 전체 피해 규모가 2억 400만 유로(약 2900억원)였던 것과 차이가 난다.프랑스에서는 이미 수개월간 이어진 연금제도 개편으로 촉발된 폭력 시위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그보다 앞서 2018∼2019년 노란조끼 시위에 따른 비용은 약 2억 유로(약 2800억원)로 추산된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폭동으로 3700명 이상을 체포했으며 그 중 약 3분의 1이 미성년자였다. 현재 대규모 폭력 시위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국경일인 혁명기념일을 앞두고 시위가 다시 불 붙을 우려가 있다. 설상가상 최근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재점화됐다.지난 8일 파리에서는 7년 전 경찰 검문을 피하려다 체포된 후 헌병대 구금 중 사망한 흑인 남성 아마다 트라오레의 추모 시위가 열렸는데, 무력 진압에 나선 경찰은 아마다의 동생 유수프를 연행하면서 폭력을 행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생 유수프는 연행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졌고 두부외상과 가슴 및 복부 타박상을 입었다. 당시 체포 장면을 취재하려던 언론인들도 경찰에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유수프가 경찰을 때려 체포했다고 주장했으나, 유수프는 경찰을 공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이후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오는 14일 ‘바스티유 데이’로 부르는 혁명 234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당국은 폭동이 다시 번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공공질서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공식 불꽃놀이를 제외한 폭죽의 판매, 소지, 운송, 사용 등을 15일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 “총 주면 통근열차는 시신 가득” 극우 핀란드 女부총리 사과한 이유

    “총 주면 통근열차는 시신 가득” 극우 핀란드 女부총리 사과한 이유

    “내게 총이 주어진다면 통근열차 안은 시신으로 가득할 것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제2당으로 뛰어올라 핀란드 연립정부의 부총리 겸 재무장관, 국회의장이 된 리카 푸라(46)가 15년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운 글의 일부다. 정계 진출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던 때의 글이라지만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민자 출신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근열차 안에서 총질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심각한 반(反)이민 정서를 드러낸 셈이다. 푸라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부적절한 과거 글에 대해 사죄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그는 페테리 오르포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립정부에서 의석 수로 따져 두 번째인 핀란드인당(Finns Party)을 이끌고 있다. 핀란드인당은 이민에 반대하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는 사회민주당 소속 산나 마린 전 총리가 주도했던 중도 좌파 연립정부가 4월 총선에서 패한 뒤 지난달 우파 연립정부가 들어섰다. 하지만 3주도 안돼 연정의 실권자로 급부상한 푸라 장관의 과거 언행을 둘러싼 균열이 심각해졌다. 푸라 장관은 과거 글이 어리석고 아둔하기 짝이 없었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 이민자와 그들의 피를 이어받은 젊은이들에게 미친 피해와 분노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문제의 게시물은 2008년에 작성된 것으로 정계 진출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기에 작성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성숙해진 나는 결코 그런 글을 쓰거나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가 “내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13일 헬싱키를 찾아 노르딕 5개국(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아이슬란드) 지도자들과 정상회의를 갖는다. BBC는 “핀란드 정부 안에서 인종차별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장면은 바이든 대통령이 보기에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도 이번 일 때문에 국격이 훼손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르포 내각에 “인종차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르포 총리도 SNS를 통해 “인종차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분명히 했으며 여러 부처 장관들은 국내외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일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다. 푸라 장관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각 전체가 평등과 비차별에 진심임을 보증하는 선언에 오르포 총리, 연정에 참여한 기독민주당의 사리 에사야 대표, 인민당의 안나마자 헨릭손 대표와 함께 서명했다. 리카 장관은 2008년 당 동지의 블로그에 ‘riikka’란 필명으로 글을 작성했는데 핀란드 언론들이 그가 작성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해 9월 25일에 작성된 글에는 이민자 출신 젊은이들이 통근열차 안에 너무 많다며 “나에게 총이 주어지면 통근열차 안은 시체로 가득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터키 원숭이”를 언급하며 스페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길거리에서 “짝퉁 뷔통 제품들”을 판매하는 흑인들을 봤다며 인종적으로 비하했다. 같은 해 자신의 블로그에 이슬람과 소말리아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2012년 의회 위원회에서 물러난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처음이거나 유일한 일도 아니다. 지난달 말 푸라 장관과 같은 당 동지인 빌헬름 준닐라는 2019년 극우 행사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언급하고 아프리카에서의 낙태를 언급했다는 이유로 경제부 장관 직을 내려놓았다. 역시 같은 핀란드인 당 소속 마리 란타넨 내무 장관은 핀란드인이 다른 인종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터져나와 곤욕을 치렀다.
  • 美 ‘어퍼머티브 액션’ 거센 후폭풍… 사회 전반 공정 이슈로 불붙어[특파원 생생리포트]

    美 ‘어퍼머티브 액션’ 거센 후폭풍… 사회 전반 공정 이슈로 불붙어[특파원 생생리포트]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 대입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에 위헌 결정을 내린 후 장학금, 직장 채용 등으로 여파가 번지며 미국 사회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대학 장학금, 직장 채용·승진과 관련한 ‘소수계 우대’ 관행을 놓고 공정 이슈가 불거지는 등 사회 전반으로 논쟁이 확산하면서 찬반양론이 극명히 맞서고 있다. 그동안 흑인, 히스패닉 등 어퍼머티브 액션 수혜 계층의 한편에는 교묘히 역차별당한 아시안이 있었다. 같은 소수인종 내에서도 정책의 혜택을 입는 인종과 피해를 보는 인종이 갈렸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앤드루 베일리 미주리주 법무장관이 주 내 모든 대학에 “장학금 수여 시 인종 고려를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엘리 카필루토 켄터키대 총장도 같은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로빈 보스 위스콘신주 하원의장도 “장학금에서 인종 고려를 금지하는 법안을 곧 내겠다”고 밝혔다. 장학금은 저소득층 소수인종에게 의미가 남다른데,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로 폐지 철퇴를 함께 맞게 된 셈이다. 미주리 주립대의 학생 구성은 흑인 5.5%, 히스패닉 5.3%, 아시안 3%로 유색인종이 전체 14%에 육박하지만, 지난해 장학금 총지출액의 5%만이 유색인종 지원에 사용됐다. 일각에서는 인종 비율을 고려할 때 대학 장학금이 소수인종에 편향됐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상류층 백인이 양질의 교육과 장학금을 받을 기회를 더 풍족하게 누리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 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던 미국 기업 역시 후폭풍을 맞고 있다. 다인종 채용 정책이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파벌을 조성하며 위헌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인용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60%는 ‘다인종 커뮤니티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이상 직원의 인종, 민족별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20%는 ‘채용 평등이라는 수식어 아래 유색인종 채용을 배려하는 시스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일부 보수 단체는 지난달 뉴저지주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인종 차별 논란으로 해고된 스타벅스 백인 매니저가 제기한 역차별 소송에서 회사가 2560만 달러에 이르는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도 들고나왔다. 그런데도 인종 다양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들이 쏟는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위헌 결정 대상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대는 판결 일주일 만인 지난 7일 “앞으로 저소득, 중산층 가정 학생들에게 무료 등록금을 제공하겠다”며 “내년 가을 학기부터 연간 소득 8만 달러 미만인 가정의 학생들이 수혜 대상”이라고 밝혔다.
  • [생생리포트]장학금, 직장 채용…美 ‘어퍼머티브 액션’ 이후 후폭풍들

    [생생리포트]장학금, 직장 채용…美 ‘어퍼머티브 액션’ 이후 후폭풍들

    미국의 소수 인종 우대 대입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의 연방대법원 위헌 결정 이후 장학금, 직장 채용 등으로까지 여파가 번지며 미국 사회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법원판결 이후 대학 장학금, 직장 채용·승진에서 ‘소수계 우대’ 관행 등 사회 전반의 공정 이슈로까지 찬반양론이 극명히 번지고 있다. 그동안 흑인, 히스패닉 등 어퍼머티브 액션 수혜 계층의 한편에는 교묘히 역차별당한 아시안이 있었다. 같은 소수인종 내에서도 정책의 혜택을 입는 인종과 피해를 보는 인종이 달랐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앤드루 베일리 미주리주 법무장관이 주 내 모든 대학에 “장학금 수여시 인종 고려를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켄터키대 엘리 카필루토 총장도 같은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위스콘신주의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도 “장학금에서 인종 고려를 금지하는 법안을 곧 내겠다”고 밝혔다.장학금은 저소득층 소수 인종에게 의미가 남다른데, 어퍼머티브 액션 위헌 판결로 폐지 철퇴를 함께 맞게 됨 셈이다. 미주리 주립대의 학생 구성은 흑인 5.5%, 히스패닉 5.3%, 아시안은 3%로 유색인종이 전체 14%에 육박하지만, 지난해 장학금 총지출액의 5% 만이 유색인종 지원에 사용됐다. 일각에선 인종 비율을 고려할 때 대학 장학금이 소수인종에게 편향됐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상류층 백인이 양질의 교육과 장학금 기회를 더 풍족하게 누리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 내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던 미국 기업 역시 후폭풍을 맞고 있다. 다인종 채용 정책이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파벌을 조성하며 위헌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인용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60%는 ‘다인종 커뮤니티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이상 직원의 인종, 민족별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20%는 ‘채용 평등이라는 수식어 아래 유색 인종 채용을 배려하는 시스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일부 보수 단체들은 지난달 뉴저지주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인종 차별 논란으로 해고된 스타벅스 백인 매니저가 제기한 역차별 소송에서 2560만 달러에 이르는 보상금 판결을 한 사례도 들고나왔다. 그런데도 판결 안에서 인종 다양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학, 기업들의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위헌 결정의 대상이었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판결 1주일 만인 지난 7일 “앞으로 저소득, 중산층 가정 학생들에게 무료 등록금을 제공하겠다”며 “내년 가을 학기부터 연간 소득 8만 달러 미만인 가정의 학생들이 수혜 대상”이라고 밝혔다.
  • 美 인권단체 “하버드대 기여입학제 인종차별”

    미국의 소수인종 대학입학 우대정책이 연방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이 난 직후 ‘공정 대입’ 논란이 주요 대학의 ‘기여 입학제’로 번지고 있다. 미 비영리단체 ‘시민권을 위한 변호사’(LCR)는 3일(현지시간) “하버드대가 부유층 기부자 및 동문과 가족 관계인 지원자에게 입학 특혜를 주는 건 차별적 관행”이라며 연방 교육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LCR은 흑인 단체와 라틴계 모임 3곳을 대신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의 폐지로 대입 문턱이 높아진 흑인·히스패닉 등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대학 동문 자녀 또는 기부금을 낸 자녀의 입학을 우대하는 이른바 ‘레거시’ 입학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LCR은 “하버드대 기부 및 동문 관련 지원자의 약 70%가 백인이며, 이들은 신분에 따라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LCR에 따르면 기부 관련 지원자는 7배, 가족 또는 친척이 하버드를 졸업한 지원자는 6배가량 다른 지원자보다 입학 가능성이 높았다. 2019년 졸업생의 경우 약 28%가 부모 또는 친척이 하버드대에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이런 수치를 근거로 LCR은 “하버드대의 동문 자녀 및 기부자 선호로 백인들이 압도적 이익을 받기 때문에 자격 있는 유색인종 지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은 인종, 피부색, 국적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교육부의 연방 재정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 이 법을 위반할 경우 교육부 인권 담당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 차별에 갇힌 이주민 분노, 유럽의 국경을 넘다

    차별에 갇힌 이주민 분노, 유럽의 국경을 넘다

    파리 등 220개 소도시에서 폭동프랑스계 주민 많은 주변국가로로잔·브뤼셀 시위로 10대들 체포톨레랑스 한계로 소외감 표출돼경찰 무력 사용 제한 의견도 나와 지난해 겨울부터 올봄까지 연금개혁법 반대 시위로 격렬한 저항의 물결이 일었다 잠잠해진 프랑스 전역이 이번에는 ‘방리유의 분노’로 가득 찼다. 방리유란 이민자 출신들이 모여 사는 도시 외곽의 저소득층 주거 지역이다. 지난달 27일 파리 서부 외곽 도시 낭테르에서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 나엘(17)이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공분을 일으켰다. 모스크에서 나엘의 장례식이 열린 낭테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방리유 가운데 하나다. 나엘의 죽음에 분노한 10대 이민자들이 분노를 터뜨린 가운데 스위스, 벨기에 등 프랑스계 주민이 많은 유럽 주변 국가로도 시위가 번지고 있다. 스위스 보주의 주도 로잔 도심에서는 지난 1일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소말리아, 보스니아, 포르투갈, 세르비아 국적의 10대 청소년 6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지난달 29일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10여명이 체포됐다.프랑스 내무부는 3일(현지시간) 전국에서 49명을 체포한 것을 포함해 전날 719명, 이틀 전 1311명, 사흘 전 875명 등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경찰은 지금까지 엿새째 시위로 체포된 3000명 가운데 30%가 10대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민자 시위가 일어난 220개 소도시의 시장들을 만나 폭동의 원인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가 폭력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극도로 민감한 폭동 장면은 삭제하고 폭력을 선동하는 이들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리 남부 도시 라이레로즈에선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쯤 뱅상 장브룅 시장 집에 차가 돌진해 불이 나면서 대피하던 시장 부인의 다리가 부러지고 자녀가 다쳤다. 현지 검찰은 살인 미수 혐의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숨진 나엘의 외할머니 나디아는 전날 프랑스 방송 BFM에 출연해 “파괴를 멈추라”며 “당신들이 창문을 깨버린 버스를 타는 건 경찰이 아닌 엄마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소요 사태를 주도하는 10대 미성년자들에게 “나엘의 죽음을 핑계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확대된 것은 ‘톨레랑스’(관용)를 표방하면서도 아프리카계 이주민을 차별한 프랑스 정부에 대한 억눌린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크리스털 플레밍 뉴욕 스토니브룩대 아프리카 전공 교수는 알자지라 기고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는 뿌리 깊은 프랑스 사회의 이주민 차별에서 비롯됐다”면서 “프랑스가 북아프리카를 식민 지배할 당시 잔인한 폭력과 대량 학살이 무자비하게 자행됐던 1800년대 초까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총기법 개정 이후 아프리카계 프랑스 이주민을 표적으로 삼는 경찰의 총격 살해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시민단체 ‘프랑스옴부즈맨’은 2012년부터 5년간 ‘흑인 또는 아랍인으로 인식되는 청소년’의 80%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당하거나 제지받았지만, 나머지 인종은 16%만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프랑스 경찰의 인종차별 관행에 관해 수차례 개선을 권고했다. 이 때문에 엄격하게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경찰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총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2017년 개정된 총기법에 따라 프랑스 경찰은 운전자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경찰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되면 총을 쏠 수 있게 됐다. 실제 이 법의 시행 이후 첫 9개월간 모두 5명의 운전자가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해당 법안 통과 이후 평균 두 달 반마다 1건씩 총격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법안 시행 전과 비교하면 6배나 늘어났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 프랑스 거리 가득메운 방리유의 분노

    프랑스 거리 가득메운 방리유의 분노

    지난해 겨울부터 올봄까지 연금개혁법 반대 시위로 격렬한 저항의 물결이 일었다 잠잠해진 프랑스 전역이 이번에는 ‘방리유의 분노’로 가득 찼다. 방리유란 이민자 출신들이 모여 사는 도시 외곽의 저소득층 주거 지역이다. 지난 27일 파리 서부 외곽 도시 낭테르에서 카메룬 출신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 나엘(17)이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공분을 일으켰다. 모스크에서 나엘의 장례식이 열린 낭테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방리유 가운데 하나다. 나엘의 죽음에 분노한 10대 이민자들이 분노를 터뜨린 가운데 스위스, 벨기에 등 프랑스계 주민이 많은 유럽 주변 국가로도 시위가 번지고 있다. 스위스 보주의 주도 로잔 도심에서는 지난 1일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소말리아, 보스니아, 포르투갈, 세르비아 국적의 10대 청소년 6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지난달 29일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10여명이 체포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3일(현지시간) 전국에서 49명을 체포한 것을 포함해 전날 719명, 이틀 전 1311명, 사흘 전 875명 등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경찰은 지금까지 엿새째 시위로 체포된 3000명 가운데 30%가 10대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민자 시위가 일어난 220개 소도시의 시장들을 만나 폭동의 원인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가 폭력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극도로 민감한 폭동 장면은 삭제하고, 폭력을 선동하는 이들의 신원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리 남부 도시 라이레로즈에선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쯤 뱅상 장브룅 시장 집에 차가 돌진해 불이 나면서 대피하던 시장 부인의 다리가 부러지고 자녀가 다쳤다. 현지 검찰은 살인 미수 혐의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숨진 나엘의 외할머니 나디아는 전날 프랑스 방송 BFM에 출연해 “파괴를 멈추라”며 “당신들이 창문을 깨버린 버스를 타는 건 경찰이 아닌 엄마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소요 사태를 주도하는 10대 미성년자들에게 “나엘의 죽음을 핑계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확대된 것은 ‘똘레랑스’(관용)를 표방하면서도 아프리카계 이주민을 차별한 프랑스 정부에 대한 억눌린 분노가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크리스털 플레밍 뉴욕 스토니브룩대 아프리카 전공 교수는 알자지라 기고에서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는 뿌리 깊은 프랑스 사회의 이주민 차별에서 비롯됐다”면서 “프랑스가 북아프리카를 식민 지배할 당시 잔인한 폭력과 대량 학살이 무자비하게 자행됐던 1800년대 초까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총기법 개정 이후 아프리카계 프랑스 이주민을 표적으로 삼는 경찰의 총격 살해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시민단체 ‘프랑스옴부즈맨’은 2012년부터 5년간 ‘흑인 또는 아랍인으로 인식되는 청소년’의 80%가 경찰의 불심검문을 당하거나 제지받았지만, 나머지 인종은 16%만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프랑스 경찰의 인종 차별 관행에 관해 수차례 개선을 권고했다. 이 때문에 엄격하게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경찰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총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2017년 개정된 총기법에 따라 프랑스 경찰은 운전자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경찰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협이 되면 총을 쏠 수 있게 됐다. 실제 이 법의 시행 이후 첫 9개월간 모두 5명의 운전자가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해당 법안 통과 이후 평균 두달 반마다 1건씩 총격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법안 시행 전과 비교하면 6배나 늘어났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 “폭도들이 백인 손 절단했다” 프랑스 시위 가짜뉴스 범람

    “폭도들이 백인 손 절단했다” 프랑스 시위 가짜뉴스 범람

    10대 피격 사망 후 프랑스 5일째 폭력 시위영화 속 장면 둔갑 등 가짜뉴스 SNS에 확산사실로 믿는 사람들의 ‘이민자 혐오’ 고조돼벨기에·스위스 등 불어권 도시로 시위 번져 17세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에서 촉발된 프랑스 전역의 시위가 2일(현지시간) 밤까지 5일째 이어진 가운데 있는 자극적인 가짜뉴스들이 범람하며 이민자 혐오 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1일 세계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프랑스 폭도들이 경찰관의 손을 절단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첨부된 영상에는 손이 절단된 남성이 트램 선로 위로 보이는 곳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고, 절단된 손에서 흘러나온 피가 주변 바닥을 온통 적시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이 남성이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아 경찰로 보이지도 않으며, 주변 상황을 봤을 때 시위대가 벌인 범행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 댓글들이 달렸고, 이후 이 게시물은 삭제됐다. 같은 내용의 가짜뉴스는 트위터에도 일부 이용자들에게 퍼졌다. 가짜뉴스를 접하고 사실로 믿은 네티즌들은 “폭동을 일으킨 흑인·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백인 시민의 손을 잘랐다”, “언론은 왜 아직도 폭도들을 시위대라고 부르나”, “정부가 언제쯤 개입해서 광기를 멈출까” 등 분노하는 트윗을 올렸다. 높은 건물에서 여러 대의 승용차가 동시에 떨어지는 영상이 ‘폭도들이 한 짓’이라며 퍼지기도 했다. 이 영상은 사실은 2016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촬영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촬영 장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틱톡 로고 등을 달아 누군가가 직접 촬영한 것처럼 둔갑한 해당 영상은 ‘뉴스 매체’를 표방하는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마치 진짜 뉴스인 것처럼 퍼졌다. 영국 BBC는 시위대가 경찰 차량을 탈취해 프랑스 국기를 달고 거리를 질주하는 영화 속 이미지, 옥상에서 저격수가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듯한 오래전 영상 등이 현재 프랑스 시위 상황인 것처럼 텔레그램 등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가짜뉴스가 진짜 영상들과 섞여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 나엘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격화한 시위는 지난 2일 밤까지 5일째 이어졌다. 인종차별 등에 대한 이민자 사회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재까지 체포된 인원만 3000명이 넘었다. 수도 파리에선 1일 밤 사이에만 최소 871건의 방화가 일어나 차량 577대와 건물 74채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시위는 주변국의 프랑스어권 도시들로도 확산하기 시작했다. 스위스 보주(州)의 로잔 도심에서는 1일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10대 등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엔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10여명이 체포됐다.
  • 투쟁 나선 광부들… ‘정의’의 모습은

    투쟁 나선 광부들… ‘정의’의 모습은

    1970년대 미국 켄터키주 할란카운티 탄광촌에서 광부들이 투쟁에 나섰다.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기계처럼 부려 먹기만 하는 사업주의 횡포에 맞서 권리를 찾기 위해서다. 불법이라는 낙인과 전방위적 압박 속에 펼친 이들의 투쟁은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가 됐고,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란카운티 USA’는 1977년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오는 16일까지 공연되는 ‘할란카운티’는 실화를 토대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작품제작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2019년 부산 초연, 2021년 서울 재연을 거쳐 이번에 규모를 더 키워 삼연째를 맞았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100여년이 지난 1970년대에도 흑인 라일리는 여전히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린다. 다니엘은 라일리를 위해 뉴욕 북부로 떠나지만 도중에 할란카운티 노조위원장 모리슨의 죽음을 목격한다. 자신들에게 따뜻했던 모리슨의 마지막 부탁을 받은 두 사람은 경로를 바꿔 할란카운티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광부들이 뭉쳐 싸우는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50년 전 미국 탄광촌의 이야기이지만 수많은 노동자가 거리로 나서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유병은 연출은 “정의는 어떤 모습일까, 정의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시작했다”면서 “어떤 게 옳다고 강요하진 않는다. 관객들이 스스로 판단하셨으면 해서 많은 메시지를 펼쳐놨다”고 전했다. 각자의 정의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 갈등과 분열, 그리고 파멸만이 남는다. 할란카운티는 정의들이 충돌하는 지점을 깊이 있게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극한의 갈등 속에 놓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 연대와 소통, 배려와 이해 등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광부들을 이끄는 존 역할은 류정한, 안재욱, 임태경, 이건명이 맡았다. 임태경은 “작품이 다루고자 하는 모티브가 늘 제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와 결이 굉장히 닮아 있어서 몹시 끌렸다”고 전했다. 다니엘 역은 이홍기, 박장현, 이병찬, 홍주찬이 연기한다. 김륜호, 안세하가 재연 때에 이어 다시 라일리 역을 맡았다.
  • 자유를 향한 광부들의 뜨거운 투쟁 ‘할란카운티’

    자유를 향한 광부들의 뜨거운 투쟁 ‘할란카운티’

    1970년대 미국 켄터키주 할란카운티 탄광촌에서 광부들이 투쟁에 나섰다.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기계처럼 부려 먹기만 하는 사업주의 횡포에 맞서 권리를 찾기 위해서다. 불법의 낙인과 전방위적 압박 속에 펼친 이들의 투쟁은 미국 노동 운동의 이정표가 됐고,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란카운티 USA’는 1977년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할란카운티’는 실화를 토대로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작품제작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2019년 부산 초연, 2021년 서울 재연을 거쳐 이번에 규모를 더 키워 삼연째를 맞았다. 노예제가 폐지되고 100여년이 지난 1970년대에도 흑인 라일리는 여전히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린다. 다니엘은 라일리를 위해 뉴욕 북부로 떠나지만 도중에 할란카운티 노조위원장 모리슨의 죽음을 목격한다. 자신들에게 따뜻했던 모리슨의 마지막 부탁을 받은 두 사람은 경로를 바꿔 할란카운티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광부들이 뭉쳐 싸우는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50년 전 미국 탄광촌의 이야기지만 수많은 노동자가 거리로 나서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유병은 연출은 “정의는 어떤 모습일까, 정의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시작했다”면서 “어떤 게 옳다고 강요하진 않는다. 관객들이 스스로 판단하셨으면 해서 많은 메시지를 펼쳐놨다”고 전했다. 각자의 정의가 극단으로 치달을 때 갈등과 분열 그리고 파멸만이 남는다. 할란카운티는 정의들이 충돌하는 지점을 깊이 있게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극한의 갈등 속에 놓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 연대와 소통, 배려와 이해 등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이번 공연은 과거에 빈약했던 여성 서사를 보다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할란카운티의 유일한 여성광부인 엘레나는 지난 공연에서 1막 끝에 마을에서 추방당해 이후엔 거의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갱고 내에서 곡괭이를 들고 같이 일하고 사람들도 구한다. 광부들을 이끄는 존은 류정한, 안재욱, 임태경, 이건명이 맡았다. 안재욱은 “존의 역할이 커져서 저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무대에 오르고 싶었던 우리의 열정이 잘 표현된다면 할란카운티에서 일하는 고아부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뜨거운 열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임태경은 “작품이 다루고자 하는 모티브가 제가 늘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와 결이 굉장히 닮아 있어서 몹시 끌렸다”고 전했다. 다니엘은 이홍기, 박장현, 이병찬, 홍주찬이 연기한다. 김륜호, 안세하가 재연에 이어 다시 라일리를 맡았다. 존의 아내 나탈리는 백주연, 정명은이 맡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양심을 버린 연방검사 패터슨은 강성진, 김상현이 연기한다.
  • “나엘 존중하는 것 아니다” 가족들, 폭동 진정과 경찰 규정 변경 요구

    “나엘 존중하는 것 아니다” 가족들, 폭동 진정과 경찰 규정 변경 요구

    프랑스 경찰에 사살된 17세 청연 나엘 M의 친척이 그의 죽음을 폭동에 이용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가족은 교통 검문할 때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공권력 작동을 정당화한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친척은 2일(현지시간)까지 사달의 발단이 된 파리 남쪽 낭트레의 집 근처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를 갖고 나엘이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난 뒤 닷새째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폭동과 약탈 양상까지 빚어지는 데 대해 “우리는 결코 증오와 폭동을 부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수천명 이 체포되고, 가게가 털리며, 수백대의 차량이 불타는 장면들은 나엘의 기억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우리는 부수거나 훔치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은 나엘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나아가 자신들은 “거리의 흰색 행진(White March). 나엘을 기억하며 걷는 일. 걷기, 거리에 화풀이를 하거나 시위도 하지 말고, 분노를 표출하지도 말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친척은 프랑스 당국도 경찰관이 검문 도중 총을 쏴도 좋다고 허용한 법률을 이제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경찰에게 더 나은 훈련, 경찰을 위한 무기 규제, 젊은이가 교통 검문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찰이 치명적인 완력을 사용하도록 허용한 법률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법률은 2017년에 개정돼 경찰이 폭력이 기승을 부린다는 이유로 총기 사용 권한을 폭넓게 인정했다. 그 결과 교통과 관련한 총격이 직접적으로 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규정이 너무 모호해 운전자가 검문에 응하지 않는 기미만 보여도 경관이 제멋대로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올해 들어 경찰의 검문과 관련해 3명이 살해됐다. 지난해에는 13명이나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희생자 대부분은 흑인이거나 아랍계였다. 가족의 친구이자 이웃인 아나이스는 BBC에 외곽에 사는 젊은 흑인 남자는 일상적으로 인종차별, 폭력, 인종 프로파일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들(경찰)은 모욕과 중상을 일삼고 아이들과 적절한 대화를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나엘은 언론이 다뤘지만,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것도 아니다.” 나엘의 친척은 혼란이 계속돼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앉아 그를 추억하는 일조차 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는 모든 일이 진정되길 바란다. 소셜미디어, 폭동, 모든 일이 진정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일 때문에 우리는 5분이라도 함께 앉아 어떻게 그가 세상을 떠났는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 앞서 나엘의 외할머니 나디아도 BFMTV에 출연, 폭력을 끝내자면서 폭동을 일삼는 이들은 나엘의 죽음을 핑곗거리로 삼을 뿐이라고 규탄했다. “학교를 파괴하지 말라, 버스를 부수지 말라, 이들 버스를 타는 것은 다른 엄마들이다.” 가짜뉴스의 폐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특정 지역 인터넷 제한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폭도로 보이는 청년들이 경찰 밴을 몰고 총을 휘두르는 이미지는 지난해 제작된 영화 속 장면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은 이날 트위터에 올라왔고 170만회 이상 조회됐다.
  • [씨줄날줄] 美 대입 공정 논란/황비웅 논설위원

    [씨줄날줄] 美 대입 공정 논란/황비웅 논설위원

    미국 대학입시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을 뜻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은 흑인 인권운동이 활발하던 1961년에 시작됐다. 당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정부 기관은 지원자의 인종, 신념,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우대 정책은 이후 미국 원주민, 히스패닉, 여성으로 확대됐다. 후임인 린든 존슨 대통령은 1965년 차별 금지 대상을 연방정부 전체로 확대하는 새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내 각 대학도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를 잇따라 도입했다. 특히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은 어퍼머티브 액션을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킹 목사 암살 직후 하버드대를 비롯해 예일대, 프린스턴대, 컬럼비아대 등 명문대들도 흑인 학생 비중을 늘렸다. 그러나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은 끊임없는 ‘역차별’ 논란에 시달렸다. 가장 큰 오해는 합격 정원에 흑인과 히스패닉 할당량을 정해 놓고 자격이 없는데도 합격시킨다는 것이었다. 미 연방대법원은 1978년 특정 인종 할당제를 도입하거나 무조건 가산점을 주는 ‘인종쿼터제’는 위헌이라고 했으나, 인종을 입학사정 과정에서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고려하는 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이 정책이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논란은 계속됐다. 이에 1996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주민투표 등을 통해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을 금지한 주들이 하나둘씩 늘어 현재 9개 주나 된다. 백인과 아시아계는 위헌 소송을 여러 차례 냈지만 모두 합헌이었다. 결국 네 번째 도전 만에 연방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현지 학생 단체가 소수인종 우대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가 차별을 받았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각각 6대3, 6대2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한국계 학생들에 대한 영향은 어떨까. 미국 대학들이 시험 성적 비중을 낮추거나 다른 유형의 입시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공정한 입시가 화두인 한국 사회에서도 ‘차별’과 ‘역차별’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보수 우위 구도 1년… 대법원 잇단 ‘우편향 판결’에 쪼개진 美

    보수 우위 구도 1년… 대법원 잇단 ‘우편향 판결’에 쪼개진 美

    보수 우위 미국 대법원이 낙태권 폐지부터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까지 기존 정책을 뒤집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며 미국 사회의 이념적 분열과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6대3으로 보수 우위 대법관 구도가 굳어진 지 불과 1년 만에 ‘우편향 판결’이 이어지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금의 법원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지난해 6월 낙태권 폐지 판결을 시작으로 소수인종 우대 입시정책, 취약계층 등록금 면제, 성적 소수자 배려까지 연방 대법원이 1년 새 연이어 보수적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법관 3명을 지명하면서 대법원 구성이 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으로 재편된 지 370일 만에 보수 대법원의 정치성이 현실화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은 임신 6개월 이전 낙태를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보수·진보 간 찬반 양론이 격돌하며 낙태권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 핵심 뇌관으로 부상했다. 이어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미국 사회에서 ‘기회의 사다리’로 여겨졌던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62년 만에 사라지게 되자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이튿날인 30일엔 바이든 대통령에게 학자금 대출 탕감 권한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약이었던 저소득층 학자금 감면은 연간 소득 12만 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가구 학생에 대해 최대 2만 달러까지 채무를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8월 발표됐다. 향후 30년간 총예산 43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공화당에서 강력 반발했다. 또 같은 날 연방 대법원은 성 소수자에 대한 서비스 거부를 ‘표현의 자유’로 인정했다. 콜로라도주의 웹 디자이너가 동성 커플 결혼 사이트 제작을 거부해 차별 금지법으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자 낸 소송에서 웹디자이너 손을 들어줬다. 한 번 임명되면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 제도에 대한 개혁 여론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은 지난달 25일 “링컨 대통령 시절 대법관을 9명으로 늘린 지 150년이 지났다”며 “대법관에게도 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도 “판사의 탈을 쓴 6명의 보수 정치인이 ‘개인 정치’를 국가에 강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대법원의 보수적 정치 편향을 야당인 공화당이 환영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흑인 및 라틴계, 중산층 등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대법원 판결로 공화당에 더 등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마이클 스틸은 “흑인들에게 사실상 기회를 빼앗은 판결 이후 공화당이 흑인 사회에 다가가는 것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낙태, 대입, 소수자보호’ 미 대법원 보수 우위 1년 만에 뒤집어진 결정들

    ‘낙태, 대입, 소수자보호’ 미 대법원 보수 우위 1년 만에 뒤집어진 결정들

    보수 우위 미국 대법원이 낙태권 폐지부터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까지 기존 정책을 뒤집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며 미국 사회의 이념적 분열과 대립이 한층 첨예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 대법관 구도가 굳어진 지 불과 1년 만에 이런 현상이 가시화됐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지난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지난해 6월 낙태권 폐지 판결을 시작으로, 소수인종 우대 입시정책, 취약 계층 등록금 면제, 성적 소수자 배려에 이르기까지 연방 대법원이 1년 새 내린 일련의 판결은 수십 년에 걸친 보수적인 법률 운동의 주요 목표였다고 평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법관 3명 지명에 따라 대법원 이념 지형이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재편된 지 370일 만에 이런 판결들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우선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24일 임신 6개월 이전 낙태를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며 각 주가 자체적 판단으로 낙태 제한법을 시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이에 보수·진보 찬반 양론이 격돌하며 낙태권 이슈는 내년 대선 성패를 가를 핵심 뇌관으로 부상했다. 이어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소수인종 대입 우대 정책인 이른바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미국 사회에서 ‘기회의 사다리’로 상징됐던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은 62년 만에 사라지게 됐지만, 흑인인 클래런스 토머스,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금의 법원은 정상이 아니다”며 반발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다. 이튿날인 30일엔 바이든 대통령이 학자금 대출 탕감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약이었던 저소득층 학자금 감면은 연간 소득 12만 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가구 학생에 대해 최대 2만 달러까지 학자금 채무를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8월 발표됐다. 향후 30년 간 총 43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야당인 공화당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는데, 이 역시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또 같은 날 연방대법원은 성 소수자에 대한 서비스 거부를 ‘표현의 자유’로 인정했다. 콜로라도주의 웹 디자이너가 동성 커플 결혼 사이트 제작을 거부해 차별 금지법으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자 낸 소송에서 웹디자이너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트럼프 정부 당시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의 지형을 감안하면 이런 결정들이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에서 ‘다양성’과 ‘약자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와 합의에 배치되는 판결들이 나오면서 파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번 임명되면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 제도에 대한 개혁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은 지난 25일 MSNBC에 출연해 “링컨 대통령 시절 대법관을 9명으로 늘린 지 150년이 지났다”며 “대법관에게도 임기가 필요하다”고 현행 제도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법관들이 해고 두려움 없이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새로운 판결은 법원이 시민권에 대한 진보적 개념을 후퇴시키고,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를 좌절시키는 등 보수적 법률 운동의 의제를 여전히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대법관 접대 스캔들이 폭로되는 등 대법관 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의 직무 수행 지지도는 2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 배 홀쭉했는데…53세 톱모델 “득남” 발표에 ‘대리모 의혹’

    배 홀쭉했는데…53세 톱모델 “득남” 발표에 ‘대리모 의혹’

    영국 출신 톱모델 나오미 캠벨(53)이 둘째 아이로 아들을 얻었다고 발표한 가운데 그가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오미 캠벨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기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둘째 아들의 탄생 소식을 전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캠벨은 “나의 작은 사랑. 네가 존재 그 자체로 은혜를 베푸는 순간부터 측량할 수 없이 소중하고 사랑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의 진정한 선물! 환영한다 아가야”라며 “엄마가 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내 대리모를 통한 출산 의혹이 불거졌다. 그가 지난 5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섰을 당시 임신한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 바로 일주일 전에 참석한 파리 루이뷔통 패션쇼에서도 평소에 보여줬던 슈퍼모델의 체형을 그대로 보여준 바 있어 대리모에게서 아이를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30일 캠벨 측근의 말을 빌려 “그가 지난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캠벨이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교제하고 있는 대상은 없다”고도 전했다. 나오미 캠벨은 1970년생으로 올해 53세다. 캠벨은 1990년대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은 슈퍼모델의 아이콘으로,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에 오른 첫 흑인 모델이다. 지난 2021년 5월에는 첫 딸을 얻었는데 당시 그는 딸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밝히지 않고 “입양된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미국 ‘소수인종 대입 우대’ 사라져…우리 수험생 미치는 영향은

    미국 ‘소수인종 대입 우대’ 사라져…우리 수험생 미치는 영향은

    미국 대학들이 60년 이상 신입생 선발에 적용해 온 소수인종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위헌 판결을 받아 사라지게 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가 이 정책으로 백인과 아시아계 입학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학생단체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각각 6-3과 6-2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선의에서 비롯된 차별도 차별이란 점에선 다를 바 없다며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좋은 의도로 시행됐지만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은 아니었다면서 “학생들은 인종이 아니라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판결 이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결정이 “수십 년의 판례와 중대한 진보를 되돌리는 것”이라는 소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우리 대학은 인종적으로 다양할 때 더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결정이 최종 결정이 되도록 둘 수 없다”면서 미국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준다는 이상을 가진 나라로 “대법원이 판결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상징하는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들이 “지원 학생의 다양성을 고려한 새 입학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지원자들의 시험성적 등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검증한 뒤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 학생이 극복한 역경을 평가하면서 인종도 한 요인으로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미국에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오늘 결정은 이 단순한 사실을 바꾸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교육부에 대학 구성원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정책과 이를 방해하는 정책을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해가 되는 정책으로 대학이 동문 자녀를 우대하는 ‘레거시’(legacy) 제도를 언급한 뒤 “기회가 아니라 특권을 확대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와 법무부는 45일 안에 이번 판결 이후에도 합법적인 대학 입학 정책과 관행을 안내할 계획이다. 대법원의 이날 판결이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인종 갈등을 자극하면서 내년 11월 차기 대선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직전에 나온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재임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례를 폐기한 데 반발한 여성·진보층이 결집하면서 참패할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는 등 나름 선전했다. 반면 공화당은 예상과 달리 크게 고전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 안팎에서 중간선거 부진 책임론에 시달렸다. 이런 연유로 대법원의 이번 결정 역시 최대 피해집단이 될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결집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점치는 이들이 있다. 이미 정치권에선 전통적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등에 업어온 민주당과 백인 지지율이 높은 공화당이 이번 위헌 판결을 새 전선으로 삼아 격돌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다만 여성 유권자 모두 영향을 받는 낙태권 폐기 판결과 달리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과 관련해선 찬반이 엇갈려 왔던 까닭에 정치적 파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소수 인종 우대정책이 사라지면서 대학의 인종 구성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아시아계 실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역차별이 해소되면서 당장은 입시에서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지금도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아시아계와 백인의 비율이 더욱 올라가 미국 교육정책이 또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0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 비율은 아시아계 58%, 백인 31%, 히스패닉 12%, 흑인 8%였다. 어퍼머티브 액션 폐기 때문에 소수인종 학생들이 대학 입학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입 자문 업체 칼리지 트랜지션스의 앤드루 벨라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소수인종과 소외된 집단의 학생들이 계속 (대학에) 지원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17세 나엘에 총 쏴 살해한 佛 경찰 기소…어머니 “정의의 심판을”

    17세 나엘에 총 쏴 살해한 佛 경찰 기소…어머니 “정의의 심판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에게 총을 쏴 숨지게 만든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예비 기소돼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고 검찰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38세인 이 경찰관은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쯤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교통 법규를 위반한 나엘 M(17)의 차를 멈춰 세웠다가, 나엘이 차를 몰고 출발하자 총을 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관 둘을 조사하고, 영상을 분석해보니 해당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할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부검 결과 나엘의 사인은 왼팔과 흉부를 관통한 총알 한 발이었으며,나엘이 운전한 차 안에서는 마약이나 위험한 물건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BFM 방송 등이 전했다. 당시 나엘의 차 안에는 둘이 더 있었는데 한 명은 달아났고, 다른 미성년자는 불잡혀 조사를 받은 뒤 곧 풀려났다. 경찰관 둘은 나엘이 위험하게 운전했기 때문에 길 한쪽으로 불러세웠고, 운전자가 달아나려는 것을 막으려고 총을 쐈으며, 당시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경찰관 한 명이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눈 채 대화하던 중 차가 진행 방향으로 급히 출발하자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만 담겼다. 총성 한 발이 울린 뒤 나엘이 몰던 차는 수십m 이동했고 기둥에 부딪힌 뒤 멈춰섰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처치를 시도했으나, 나엘은 숨을 거뒀다. 경찰의 고질적인 인종차별 행태를 보여준다며 프랑스 전역에 분노가 확산, 낭테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나엘이 알제리계란 점도 아프리카 출신 이민사회를 격분케 했다. 나엘을 위한 정의를 외치며 검정색 옷을 입고 길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전날 밤 경찰서와 시청 등 공공기관에 돌 등을 던졌고, 거리에 주차된 자동차와 쓰레기통, 트램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 조직을 관장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틀째 밤과 사흘째 새벽 사이에 툴루즈, 디종, 리옹 등에서 180여명을 체포했고 경찰 170명이 다쳤다며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흘째 오후에도 낭테르에서 나엘을 추모하는 행진이 있었다. 나엘의 어머니는 ‘나엘을 위한 정의 27/06/23’이라고 새긴 흰색 티셔츠를 입고 행진을 이끌었다. 나엘의 어머니는 프랑스 5 방송과 인터뷰에서 “저는 오직 제 아들을 죽인 남자, 단 한 사람에게만 화가 나 있다”며 “그 남자가 문제이지 경찰 시스템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경찰이 아들을 차에서 나오게 만드는 다른 방법이 분명히 있었지만 경찰관은 가슴 가까이에 총을 쐈다며 “아이들을 그렇게 죽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경찰 추산 6200명이 참여한 행진은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시위대 일부가 경찰을 향해 발사체를 던졌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분사하면서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사흘째 시위 도중 체포된 사람은 421명이라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파리 등 수도권을 품고 있는 일드프랑스 광역주는 이날 밤 9시 이후 트램과 버스 운행을 중지했고, 파리 15구와 가까운 클라마르는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콩피에뉴도 이날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미성년자는 부모나 법적 대리인을 동반하지 않은 외출을 제한했고, 뇌이쉬르마른도 일부 지역에서 야간 통금을 시행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사흘째 시위가 열린 이날 파리에만 5000명, 프랑스 전역에 4만명의 경찰과 군경찰을 배치해 폭력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 기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나엘을 추모하는 행사가 “배려와 존중” 속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엘의 참변은 지난 2005년 흑인 10대 소년 둘이 파리 외곽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도 인종차별과 빈곤에 시달려 불만이 쌓인 이민자 사회에 분노를 확산시켜 폭동이 두 달이나 이어지며 6000명이 체포됐다.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와 SNS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이 같은 시위 상황을 알리고 프랑스에 체류하거나 방문 중인 국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 내 안의 빌런과 싸워 이긴다…그렇게 영웅이 된다[OTT 언박싱]

    내 안의 빌런과 싸워 이긴다…그렇게 영웅이 된다[OTT 언박싱]

    최근 문화계에 슈퍼히어로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 MCU의 잔혹사를 끝냈고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와 ‘플래시’가 호평을 받으며 극장가를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마블 시리즈로 ‘시크릿 인베이젼’이 방영 중이다. ‘아이언맨’을 시발점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류가 된 히어로물은 10년이 넘도록 여전히 대세로 군림 중이다. 히어로 장르는 어떻게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게 됐을까.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 추천하는 두 편의 시리즈를 통해 스토리의 측면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참고로 두 작품 모두 디즈니+에서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팔콘과 윈터 솔져’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의 시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등장을 그렸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가 사라진 후 팔콘(샘 윌슨)과 윈터 솔져(버키 반즈)는 그의 방패를 국가에 기증하기로 결정한다. 숭고한 캡틴 아메리카의 뒤를 자신들이 이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팔콘은 ‘어벤져스’로 활약했음에도 경제적인 위기에 더해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다. 여전히 PTSD에 시달리는 버키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들 때문에 히어로가 되는 걸 두려워한다. 여기에 팔콘은 한국전쟁 당시 캡틴 아메리카로 활동한 아이제아를 만난다. 백인인 스티브가 미국을 대표하는 영웅이 된 반면 그는 생체실험 대상이 돼 수모와 고통을 겪었다. 기록 말소와 함께 역사에서 지워진 그의 모습은 월남전 당시 미국을 위해 싸웠지만 인정받지 못한 흑인 병사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플래그 스매셔라는 빌런 집단이 등장한다. 이에 두 사람은 다시 히어로로 일어서기 위한 분투를 거듭한다. 히어로는 인간의 모습을 한 만큼 누구나 겪는 내적인 고민을 지니고 있다. 특히 자격과 책임감에 대한 갈등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 잘 보여 주는 캐릭터가 2대 캡틴 아메리카 존 워커다. 백인 군인인 그는 투철한 정의감으로 뭉쳤지만 단단한 내면을 지니지 못했다. 동료의 죽음에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인 방패로 빌런을 살해하는 모습은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니체의 문구를 떠올리게 만든다. MCU의 전성기 시절 인기 요소 중 하나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두 히어로가 서로 영향을 받으며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항상 대의와 집단을 생각했던 캡틴 아메리카는 아이언맨에 의해 마지막에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모습으로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히어로는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며 외적인 강함은 물론 내적인 정신 역시 성장을 거듭한다는 주제 의식과 함께 3대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이 주는 외적인 재미가 인상적인 작품이다.‘마블 데어데블’ 역시 이런 히어로의 내적 갈등과 성장이 주는 묘미가 상당한 작품이다. 뉴욕에 위치한 헬스 키친의 변호사 맷 머독은 법의 힘만으로 악인을 처단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한다. 이에 밤에는 얼굴을 가리고 범죄자를 처단하는 히어로 데어데블로 변신한다. 어린 시절 두 눈을 잃은 대신 초인적인 감각을 얻은 그는 강력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정의를 수호한다. 다만 데어데블이 행하는 자경단 행위가 정의를 위한 것인지, 내면에 지닌 폭력성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인지 스스로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영화 ‘다크 나이트’가 보여 준 것처럼 히어로의 힘은 세상을 위협할 수 있는 선과 악의 경계에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 심오한 고찰을 핏빛 액션의 쾌감과 함께 담아낸다. 맷과 같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킹핀이 히어로 대신 빌런을 택했다는 점에서 대비를 극대화한다. MCU 본격 합류를 앞둔 이 불살(不殺)주의자 히어로의 매력에 미리 빠져보는 걸 추천하는 바다.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도심 속 공원, 생물학적 나이 낮춘다…평균 2.5세 차이” [와우! 과학]

    “도심 속 공원, 생물학적 나이 낮춘다…평균 2.5세 차이” [와우! 과학]

    도심 속 공원이 주민들의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위를 식혀줄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높여주는 녹지 공간의 또 다른 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6월 28일자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녹지 근처에 사는 시민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2.5세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주저자인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의 김계주 박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 녹지가 더 많으면 실제 나이보다 젊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은 결과는 공중 보건을 증진하고 건강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녹지 공간을 확장하기 위한 도시 계획에 있어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전 몇몇 연구에서도 녹지 공간에 대한 더 많은 노출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발생 위험, 사망률 감소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녹지가 많으면 신체 활동과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늘어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으나, 녹지의 존재가 실제로 세포 수준에서 노화를 늦출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연구 책임저자로 같은 의대 예방학과 교수인 허우리팡 박사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녹지 근처에 사는 것이 우리 혈액에서 감지 가능한 생물학적 또는 분자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대가 주도한 이번 국제 연구에서는 1986년부터 2006년까지 20년간 미국의 버밍햄(앨라배마주)과 시카고(일리노이주), 미니애폴리스(미네소타주), 오클랜드(캘리포니아주) 등 4개 도시에 사는 백인과 흑인 900여 명을 추적 조사하고, ‘DNA 메틸화’ 반응을 분석하는 과정이 포함됐다. DNA 메틸화란 염기서열 중 시토신 염기에 주로 생기는 화학적 변형을 의미하는 데, 메틸화 정도는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데 사용한다. 연구진은 또 위성 영상을 사용해 연구 참가자들의 거주지 주소와 공원 등 주변 녹지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해 녹지율에 따라 그룹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추적 조사 15년, 20년째 채취한 혈액 표본으로 각각의 생물학적 나이를 추산했다. 통계를 내는 데 있어서는 교육과 수입 수준, 흡연 여부 등 다른 요인을 배제했다. 그 결과 거주지 반경 5㎞ 이내 녹지율이 30%인 그룹은 20%인 그룹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2.5세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녹지 공간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흑인은 1세, 백인의 경우 3세까지 더 어렸다. 김 박사는 이같은 차이에 대해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스트레스와 주변 녹지의 질, 복지 등 다른 요인도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데 있어 녹지가 주는 혜택 만큼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녹지가 정확히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지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효과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녹지와 특정 건강 상태의 연관성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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