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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다큐 줌인] 그라피티, 벽 너머 세상과 소통하다

    [포토 다큐 줌인] 그라피티, 벽 너머 세상과 소통하다

    서울 시내 한 고가다리 밑. 한 무리의 청년들이 가방 안에서 스프레이 페인트를 꺼내 들었다. “치익! 치익!” 색색의 스프레이 페인트가 벽면에 뿌려지자 거칠고 투박하기만 하던 회색빛 벽이 독특한 조형미를 갖춘 글씨와 캐릭터가 그려진 커다란 캔버스로 점차 변해 간다. “이런 걸 스프레이로만 그리는 거냐?”, “다리 밑이 어둡고 삭막했는데 그림이 그려지니 분위기가 밝아져서 좋다.”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인다. 어느덧 회색빛 벽이 화려한 색을 입고 길을 지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도심 속 무료 갤러리로 변신한다. 회색빛 벽은 커다란 캔버스…도심 속 무료 갤러리로 청년들이 벽에 그린 글씨와 캐릭터는 그라피티(Graffiti)라는 스트리트 아트(거리예술)의 한 종류다. 1960년대 미국 뉴욕의 흑인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표출하고자 적은 낙서, 갱들이 영역 표시를 하려고 벽에 그리던 태그(tag·자신만의 표지 또는 가명)에서 출발했다. ‘Taki 183’이라는 자신의 태그를 뉴욕 도심 곳곳에 남긴 데미트리우스라는 그리스 출신 청년의 이야기가 1971년 뉴욕타임스에 실리면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후 그라피티는 회색빛 도시에 화려함을 더하는 스트리트 아트로 발전해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 같은 유명 작가들을 배출하게 된다. 다 큰 녀석들의 낙서라고?…당당한 거리예술이죠!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중반 미국의 힙합 문화가 들어오면서 전파됐지만 그라피티는 오랫동안 ‘다 큰 녀석들이 하는 낙서’ 정도로 오해받았다. 벽을 이용하는 탓에 공공 장소나 타인 소유의 건 물 등에 허가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는 예술행위가 아닌 반달리즘(문화·공공시설 파괴행위)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가게 벽면의 인테리어로, 또는 여러 문화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그라피티를 접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점차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반항적이고 자유로운 이미지에 반한 젊은 층뿐만 아니라 강렬하고 화려한 색상에 매료된 중장년층까지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 그라피티 라이터인 에라원은 “얼마 전 굴다리에 그라피티를 그린 일로 관할 도로교통사업소에 불려 갔다. 우려와는 달리 관계자분이 음침하던 다리 밑 분위기가 밝아져서 주민들도 좋아하고, 환경 미화의 효과도 있으니 계속 그려도 된다고 허가해 주셨다.”며 긍정적인 변화상을 보여 주는 일화를 들려줬다. 팝아트와 눈 맞다…마니아 아닌 대중과 입맞추다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니아 문화로 홀대받던 그라피티는 예술이라는 외투를 걸치고 문화적으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그라피티 라이터 25명이 모여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공사장 가림막에 플래시몹 형식으로 그라피티를 그려 넣으며 예술가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그라피티는 거리를 넘어 주류 미술계의 주무대인 갤러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15년 이상 그라피티를 그려 온 반달, 산타, 후디니, 제이앤제이, 찰스 장 등 1세대 라이터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향을 받은 레고, 홍삼, 에라원 등 2세대 라이터들과 함께 그라피티를 팝아트와 결합시켜서 예술화·대중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초만 예닐곱 곳의 갤러리에서 벽이 아닌 캔버스에 그린 작품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그라피티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18년 동안 거리에서 그림을 그렸다. 나는 지금 캔버스에서 그림을 그리고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 대중과 함께 소통하려는 시간인 것이다.” 만화 같은 캐릭터를 주로 그리는 후디니는 한 전시장에 붙인 작가의 변에서 거리 예술인 그라피티가 갤러리로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가로서 그라피티 라이터들의 행보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언젠가 이들 중에서 한국의 키스 해링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美 청문회서 “안녕하세요” 한국어 인사

    美 청문회서 “안녕하세요” 한국어 인사

    28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 의원들이 차례로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을 상대로 ‘한반도 안보 현황’에 대한 질의를 진지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위원장이 앨런 웨스트(51·공화·플로리다)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웨스트 의원은 서먼 사령관을 비롯해 출석한 군 관계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영어가 한창 오가는 와중에 불쑥 튀어나온 한국말에 의원들은 물론 서먼 사령관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도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관련 리셉션 등 비공식 행사에서 미국 의원들이 한국인 참석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적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의회 청문회와 같은 공식 회의 석상에서 한국 인사말이 등장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웨스트 의원은 3분 남짓한 질의를 마치면서도 영어식 악센트가 담긴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웨스트 의원은 질의에서 “나는 19 95년 잠시 동두천 미군 부대 캠프케이시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알고 보니 웨스트 의원은 1983년부터 2004년까지 20년간 이라크 등에서 장교로 복무한 군 출신 의원이었다.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2011년 플로리다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플로리다에서 135년 만에 처음 나온 흑인 의원이었다. 웨스트 의원은 “북한의 어떤 점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고 서먼 사령관은 “북한 정권 내 누군가가 오판을 해 도발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마다가스카르섬 소년 조나의 삶과 꿈

    마다가스카르섬 소년 조나의 삶과 꿈

    얼굴에 때가 까맣게 껴 있어도, 코에 맑은 콧물을 묻히고 있어도 아이들의 눈망울에는 아프리카의 파란 하늘과 인도양의 깨끗한 바다가 담긴다. 아프리카 남동쪽에 놓인 오래된 섬, 마다가스카르. 전 세계 생물 20만종 중 75%를 볼 수 있을 만큼 ‘생태계의 보고’를 자랑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최빈국에 속할 정도로 가난하다. 이곳 아이들은 마냥 순수하게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없다. EBS는 30일 저녁 8시 50분 ‘세계의 아이들’에서 마다가스카르의 자연이 길러낸 아이들의 삶과 꿈을 조명한다. 마다가스카르는 2000여년 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계절풍을 타고 정착해 동남아시아인과 흑인의 혼혈인 말라가시아들이 많다. 신이 거꾸로 던져 심은 나무라는 전설을 지닌 바오바브나무는 마다가스카르의 상징이다. 바오바브 거리에 서면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 속에 들어온 듯 신비롭다. 하지만 이야기에 등장한 나무를 보는 낭만에 빠지기엔 이곳 아이들의 삶은 너무 고달프다. 문맹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학교에 가는 아이보다 가지 못하는 아이가 더 많다. 학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1년에 만원 정도이지만, 소득의 절반을 소작료로 내야 하는 소작농들에게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다. 모론다바에 사는 12살 조나도 학교에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소작농 아빠의 농사를 돕느라 아침에는 농사꾼, 오후에는 낚시꾼, 저녁에는 사탕수수 장사에 나선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무더위 속에서 일하고 먹는 건 고작 만요크(나무뿌리) 죽. 그래도 조나는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고달픈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조나는 목청껏 노래한다. “나는 행복하다.”고. 학교에 다니지는 못해도, 마다가스카르 자연에서 누구보다 지혜로운 소년으로 성장하는 조나. 마다가스카르의 자연을 누비는 운전사가 되는 게 꿈인 조나에게 앞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밑바닥 인생’ 잊힌 50만 가족의 몸부림

    사회에서 외면당한 ‘50만명의 잊힌 가족’이 지난해 여름 영국 폭동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폭동, 지역사회와 희생자 패널’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밑바닥에서 맴도는 50만명의 잊힌 가족은 그들의 삶을 바꿀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이들이 폭동과 파괴, 약탈 등 문제 상황에 연루돼도 상관이 없다고 느낄 때 지역사회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BBC와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영국 정부의 위촉으로 발족된 패널은 “폭동에 연루된 사람들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가족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정부와 지방공공 서비스가 50만명의 잊힌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제출된 보고서는 폭동 가담자를 1만 5000명 남짓으로 추산했으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24세 이하의 저학력자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양육·교육의 부실, 젊은이에 대한 지원과 기회의 부족, 재범 방지책 미흡, 경찰에 대한 신뢰 결여 등을 폭동 발발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패널과 면담한 젊은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생에 희망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며,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널 의장 다라 싱은 “폭동의 원인은 복합적이며, 재발을 막으려면 고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패널은 특히 연령별로 최소 기준의 읽기와 쓰기 능력을 갖춘 학생들의 비율이 낮은 학교들에는 벌금을 물리고, 이를 교육체계를 개선하는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학교 교과과정을 이수한 사람 가운데 20% 정도가 11세 정도의 읽기 능력만 갖추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재범 방지를 위한 사법 시스템 개선, 학생 개인별 진로 상담 확충, 11세 때부터 실업에 대한 경각심 일깨우기, 출소한 젊은이들에게 멘토 제공하기, 흑인의 죽음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소문의 신속한 진상 파악, 신제품 습득 욕구를 부추기는 상업적 광고의 제한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어린이 사회정책 담당자인 엔버 솔로몬은 “어린이의 물질적 박탈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 사이에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4일 토트넘 지역 주민 마크 듀건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이후 발발한 영국 폭동은 5명의 사망자와 5억 파운드(약 90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당시 런던에서만 3800여명이 체포돼 지금도 관련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보 지명] ‘오바마의 파격 용인술’ 신흥·경쟁국들 마음도 녹이나

    66년 세계은행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를 총재 후보로 지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파격 인사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번 말고도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사 스타일로 의표를 찌르곤 했다. 최초의 흑인 비주류 출신 대통령이라는 유전자(DNA)가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의 진앙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미국인 게리 로크를 주중 대사에, 한국계 미국인 성 김을 주한 대사에 임명한 것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묘수다. 한국인과 중국인들은 자신들과 같은 얼굴을 한 미국 대사를 보면서 자존심이 올라갔고 반미 감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또 자기들과 같은 핏줄의 미국 대사가 같은 편인지 상대 편인지 헷갈리게 됐다. 이번에 세계은행 총재 지명을 앞두고 중국과 브라질 등은 “신흥국 출신이 총재가 돼야 한다.”며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김용 후보 지명자 카드가 나오자 중국 등은 즉각 호평을 내놨다. 김 후보 지명자는 아시아계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인이다. 그럼에도 신흥국들은 마치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양 반응할 만큼 오바마의 인사는 절묘했다. 지난해 6월 국방장관에서 퇴임한 로버트 게이츠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오바마는 취임 이후 무려 2년 반 동안 게이츠에게 국방장관을 계속 맡겼고 게이츠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성공적으로’ 일단락 지은 뒤 본인 희망에 따라 물러났다. 오바마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에 공을 세운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각각 국방장관과 CIA 국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하지만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전 정권 사람이라고 무조건 내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챙겨주려고 멀쩡하게 일 잘하고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지도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정적(政敵)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녀를 내각에서 부통령에 버금가는 서열인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물론 오바마에게 수시로 영향을 끼치는 부류는 백악관 참모들이지만 오바마는 결정적 순간에 힐러리의 의견을 존중한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 개입에 부정적이었던 오바마가 입장을 바꾼 것은 유럽 순방 중이던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정책 변화를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가 부통령으로 지명한 조 바이든은 과거 오바마가 워싱턴 정계에 입문했을 때 “똑똑하고 예의 바른 흑인”이라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개인 감정을 배제하고 냉철한 이성에 기반해 정적들을 중용함으로써 오바마는 반대파의 민심을 확보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인종범죄 논란 2제] “정당방위”에 사살당한 무방비 흑인 소년

    ‘정당방위’인가 ‘인종차별인가’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흑인 청소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자경단(自警團) 리더를 경찰이 “정당방위”라며 체포하지 않자 “인종차별”이라는 비난 여론으로 전역이 들끓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과 시카고 등에서는 숨진 트레이본 마틴(17)을 위해 정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인터넷에서는 자경단 리더인 백인 조지 짐머맨(28)의 체포와 기소를 요구하는 청원이 200만명에 이른다. 목숨에 위협을 느낀 짐머맨은 최근 행방을 감췄다. 한 흑인단체는 짐머맨을 붙잡는데 현상금 1만달러를 내걸으며 흑백 갈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3일 “총격사건은 비극”이라면서 “(피해) 청년을 생각할 때 내 아이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면서 법무부가 직접 수사에 나섰고, 다음 달 10일 짐머맨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연방 대배심이 열린다. 사건은 지난달 26일 플로리다주 샌포드시에서 발생했다. 고교생 마틴이 편의점에서 사탕 한 봉지를 사서 집으로 걸어가던 중 자경단 짐머맨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숨졌다. 마틴은 당시 총이나 칼 등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 짐머맨은 경찰에서 “거동이 의심스러워 미행했다.”면서 “(마틴이) 나를 공격하는 바람에 방어하기 위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사건 직후 플로리다주 검찰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짐머맨을 기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틴이 짐머맨을 해하려고 한 적이 없고 공격을 당할 당시 전혀 무방비 상태였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건은 과잉 방어를 넘어 인종 차별로 성격이 바뀌었다. 파장이 커지자 정당방위 결정을 내렸던 샌포드 경찰서장과 주 검사는 최근 직무가 정지됐다. 짐머맨 측 변호사 크레이그 소너는 “짐머맨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며 “사건은 증오범죄나 인종차별이 아니라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마틴은 그러나 사망 직전 여자친구(16)에게 휴대전화로 “누군가가 나를 붙잡으러 온다. 도망쳐야겠다.”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세계銀 총재 김용 지명 배경은

    “놀랍고 경사스러운 일이다.” 23일(현지시간)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의 세계은행(WB) 총재 지명 사실을 전해들은 주미 한국대사관과 미 교민사회는 ‘충격’이라 할 만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 총장은 세계은행 총재 후보군에 전혀 포함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은행 총재는 그동안 미국인 중에서도 백인 주류 인사가 도맡아 왔다는 점에서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총장의 국적이 미국이긴 하지만 그의 피부색만으로 세계은행 총재의 역사에 큰 변화를 맞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처럼 아시아계를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은 그가 취임 이후 꾸준히 펼쳐온 파격적 ‘다(多) 인종화’ 정책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를 내각에 중용하는 한편 중국계 이민자를 주중대사로, 한국계 이민자를 주한대사로 임명하는 파격을 보여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김 총장 지명은 세계은행 총재 후임 결정 시한을 이틀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파격’과 ‘관행’ 사이에서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선택은 “왜 항상 세계은행 총재 자리는 미국이 독식하느냐.”면서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을 무력화시키는 절묘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이 미국 국적이긴 하지만 아시아계라는 점에서 ‘미국 독식’ 이미지가 상당 부분 퇴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계를 세계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은 한국을 배려한 측면이 있었을까.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한·미관계를 반영하듯 한국이 포함되는 ‘주요 20개국’(G20) 출범과 2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서울 개최 흐름을 주도하는 등 한국을 지원해 왔다. 또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교육열을 칭송해 왔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아시아계 등 소수민족 배려 차원으로는 볼 수 있지만, 한국을 특별히 배려해서 김 총장을 임명했을 것이라는 관측은 지나치다.”면서 “무엇보다 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직에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에 임명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국제금융기구(IMF)와 함께 세계 금융계의 양대산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기구다. IMF가 구제금융 등을 다룬다면 세계은행은 전 세계 개발, 빈곤 퇴치, 보건 등을 지원하는 기구다. 세계은행이 지원하는 개도국의 프로젝트 총 투자액은 연간 500억~600억 달러 정도 규모로, 지역별로 중남미 지역이 가장 큰 수혜국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백인 대통령부인 맞을 준비 돼 있나”

    미국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왼쪽)가 ‘대통령 부인’을 주제로 인종주의적 농담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 성명을 내는 해프닝을 빚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드니로는 전날 뉴욕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 정치 후원금 모금 행사에서 축사를 하다가 백인인 ‘캘리스터 깅리치, 카렌 샌토럼, 앤 롬니’ 등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부인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미국이 과연 백인 대통령 부인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다. 객석에서 폭소가 터졌고 누군가 “아니요.”라고 호응했다. 이에 드니로도 “너무 이르죠. 그렇죠?”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 행사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앉아 있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깅리치는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 부인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러나 그런 얘기를 굳이 인종적 언어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다.”고 비난했다. 깅리치의 흑인 여성 보좌관도 “만약 보수 인사가 그런 발언을 했다면 언론은 난리를 피웠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릭 샌토럼도 “인종주의적 시각으로 정치를 보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프의 올리비아 알래르 공보비서는 “드니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드니로도 성명을 통해 “농담이었을 뿐 그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특히 미셸 여사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드니로는 첫 부인과 헤어진 뒤 현재 흑인 여성(오른쪽)과 살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말 영화]

    ●라카와나 블루스(KBS2 토요일 밤 12시 15분) 벤 산티아고 허드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라카와나 블루스’. 뉴욕 라카와나 왓슨가 32번지에는 유모 혹은 엄마로 통하는 레이철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있다. 레이철은 오갈 데 없이 내몰린 흑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어린 루벤은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 에일린이 생활비를 벌려고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면서 하숙집 방에 혼자 방치된다. 이를 보다 못한 레이철은 에일린을 설득해 루벤을 돌봐 주기로 한다. 엄마가 멀리 떠나 버린 후에도 루벤에겐 레이철이 있어 전혀 슬프지 않다. 레이철의 하숙집에는 모두 사연이 있는 흑인들이 모여 있었다. 루벤은 이들을 통해 인종차별의 아픈 과거와 전쟁이 남긴 상처, 연인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을 배워 나간다. 한편 어른이 된 루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하지만 레이철의 사랑 덕분에 사람들이 진정한 공동체의 울타리를 마련했음을 느끼게 된다. ●맨발의 청춘(EBS 일요일 밤 11시) 건달인 신두수는 거리에서 깡패에게 핸드백을 빼앗기게 된 여대생 요안나를 구해준다. 요안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두수의 아파트에 찾아오고, 신분 차에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빠져든다. 대사의 딸인 요안나는 레슬링장에서 첫 데이트를 하며 난생 처음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험을 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두수는 요안나가 즐겨듣는 클래식을 들어 보거나, 잠들기 전 성경책을 읽어 보며 자신을 변화시켜 간다. 요안나는 두수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서 두수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안한다. 하지만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요안나의 어머니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 두수는 모욕을 당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된 두수는 위악적인 태도로 요안나에게 거리를 두게 된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강동서 강력반 꼴통 형사 강철중.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건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하지만 15년차 형사생활에 남은 거라곤 달랑 전셋집 한 칸이 전부다. 형사라는 직업 때문에 은행에서 전세금 대출받는 것도 여의치 않다. 잘해야 본전, 잘못하면 사망 혹은 큰 장애를 입을 수 있는 힘든 형사 생활에 넌더리가 난 그는 급기야 사표를 제출한다. 때마침 한 고등학교에서 터진 살인사건 때문에 그의 사표 수리는 미뤄지고, 이번 사건만 해결하면 퇴직금을 주겠다는 반장의 회유에 말려들어 귀찮은 사건 현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죽은 학생의 지문이 얼마 전 강동서 담당에서 일어난 도축장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 남은 지문과 같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 흑백차별 종식 이끈 그녀의 삶

    1955년 12월 1일, 미국 남동부의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후 6시 퇴근 무렵, 몽고메리 페어 백화점에서 점원으로 근무하던 로자 파크스(1913~2005)가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 좌석은 두 종류. ‘White’(백인)와 ‘Colored’(흑인)다. 로자 파크스는 버스요금을 낸 뒤 ‘Colored’라고 쓰인 자리에 앉았다. 버스가 엠파이어 극장 앞 정류장에 섰을 때 백인 승객들이 차에 올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빈자리가 없었다. 버스 기사는 로자 파크스를 비롯한 흑인 네 명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백인들에게 좌석을 양보하라고 요구했다. 버스요금까지 냈는데 말이다. 어처구니없지만 당시엔 그게 법이었다. 42세의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운전기사의 요구에 단호하게 “No!”라고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로자 파크스 나의 이야기’(최성애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는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의 어머니로 꼽히는 로자 파크스가 작가 짐 해스킨스와 함께 쓴 자서전이다. 로자 파크스는 책을 통해 버스 좌석 양보 거부 사건의 전말과 이후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에 투신하게 된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앞서 1900년 몽고메리 시는 버스 좌석에 흑백 분리를 허용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는 흑인 좌석을 지정하거나, 자리에서 일어서게 하는 권한까지 운전기사에게 부여하고 있었다. 이 조례에 따라 로자 파크스는 흑백인종분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벌금 10달러와 소송비용 4달러를 내야 했다. 미국 흑인 시민권 운동의 발단이 됐던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흑인들의 매주 월요일 버스 타지 않기 운동은 1년 넘게 이어졌다. 4만명에 가까운 흑인 노동자들이 걸어서 일터로 나갔다. 결국 사건이 터진 이듬해, 미 연방 대법원이 흑백분리를 규정한 몽고메리 시의 조례가 위헌이라고 판시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로자 파크스에게 부과된 벌금도 무효화됐다. 하지만 그의 ‘작은 행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간이식당 좌석 분리와 고용차별 폐지를 주장한 1963년 버밍햄 운동, 워싱턴 DC를 향한 도보 대행진 등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근대사를 뒤흔들었다. 로자 파크스가 92세로 사망한 뒤, 그의 시신이 담긴 관이 미 의회 캐피톨 힐에 이틀 동안 머물렀다. 흑인 인권 운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일로, 미국 역사상 31번째 일이다. 여성으로서는 첫 번째, 흑인으로서는 두 번째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영화프리뷰] 언터처블: 1%의 우정

    [영화프리뷰] 언터처블: 1%의 우정

    빈부의 격차나 사회적 지위, 환경의 차이…. 이런 것들을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순수한 우정을 쌓을 수는 없을까.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돈과 명예를 좇아 인간 관계마저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해 가는 요즘 세태에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프랑스 영화는 작위적이거나 의도적이지 않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삶에 빠져들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생겨난다. 파리의 대저택에서 사는 백인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과 12평 임대아파트에서 사는 빈민촌 출신의 흑인 드리스(오마 사이)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좀처럼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필립의 특수한 상황은 두 사람을 둘도 없는 절친으로 만들었다. 중년의 귀족남인 필립은 갑작스러운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 마비가 되고,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 절망적이다. 이때 드리스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받으려고 필립의 간병인 모집에 이력서를 내면서 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2주간의 내기를 제안하는 필립의 제안을 ‘홧김에’ 받아들인 드리스는 어느새 자신이 없으면 거동조차 못하는 필립에게 연민을 쌓아간다.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를 지닌 필립과 자유분방하고 거칠 것이 없는 성격의 드리스. 서로 상반된 성격과 취향에 매력을 느끼면서 묘한 동질감까지 가지게 된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그동안 사회적인 일탈 한번 한 적 없던 필립은 불법 주차하는 민폐 이웃을 자기 대신 혼내주는 드리스에게 대리만족을 느낀다. 드리스도 오페라와 미술관을 다니면서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고급문화를 경험한다. 특히 필립이 드리스가 그린 그림을 유명작가가 그렸다면서 고가에 귀족에게 파는 장면이나 드리스가 필립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돕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영화에 수록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앙꼬’다. 클래식을 고집하는 필립과 대중음악을 선호하는 드리스는 서로 다른 기호로 부딪친다. 하지만 드리스가 엄숙하기만 하던 필립의 생일 파티에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유쾌한 해방감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극적인 요소가 부족해 밋밋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각각의 캐릭터와 일화가 주는 재미가 그 자리를 채운다. 특히 거동이 힘든 전신 마비 환자를 연기한 프랑스의 국민 배우 프랑수아 클루제의 연기는 흡인력이 있다. 영화의 제목인 ‘언터처블’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고대 인도의 카스트 제도의 4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제5의 계급인 불가촉천민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그 무엇도 건드릴 수 없는 두 사람의 우정을 뜻하기도 한다. 오는 22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도시홍보에 노예가 웬말?…발칵 뒤집힌 콜롬비아

    도시홍보에 노예가 웬말?…발칵 뒤집힌 콜롬비아

    콜롬비아의 한 지방이 관광홍보를 하면서 ‘노예’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종차별 논란을 부른 홍보전략의 책임자는 문책을 받아 파면됐다. 분별없는 홍보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도시는 남미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라는 곳이다. 도시는 최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활동을 하면서 쇠사슬을 몸에 두른 흑인을 등장시켰다. 아프리카-미주계로 알려진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가벼운 천으로 은밀한 부위를 감춘 채 목과 손에도 쇠사슬을 감고 등장했다. 즐거운 분위기이어야 할 카리브 도시의 홍보에 노예가 등장하자 콜롬비아는 발칵 뒤집혔다.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에선 4월 미주정상회의가 개최된다. 34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미국계 인사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정부는 당장 성명을 내고 “노예가 있던 시대로 되돌아가자는 광고나 마찬가지”라면서 “목에 쇠사슬을 감은 아프로콜롬비아계 모델을 사용한 건 모든 인종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면서 아프리카계 콜롬비아 소수민족에 상처를 준 데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의 시장은 “시 고위 관계자나 측근 중에 흑인계가 많다.”며 “재임 중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카르타헤나 데 인디아스 홍보담당관을 파면했다. 사진=카라콜라디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미국판 ‘가카빅엿’ 사건 결말은 ‘사과’

    미국의 한 연방판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농담을 지인들에게 이메일로 ‘퍼나르기’를 했다가 판사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는 비난에 직면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리처드 세불 몬태나주 연방판사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인으로부터 받은 한 이메일을 친구 6명에게 재전송했다. 이 메일은 한 소년이 엄마에게 ‘왜 나는 흑인이고 엄마는 백인이에요.’라고 묻자 ‘버락, 네가 짖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다.’라는 내용으로 흑인을 개에 비유하는 글이었다. 세불은 이 글을 재전송하면서 “글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친구들에게 보낸다.”라고 이유를 붙였다. 하지만 세불로부터 이메일을 받은 친구들이 또 다른 이들에게 포워딩하고 그것이 또 포워딩되는 일이 며칠간 되풀이되면서 결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신문 기자들에게도 들어갔다. 세불의 법원 이메일 계정이 붙은 상태로 전달됐기 때문에 신문들은 이를 기사화했다. 세불은 지난달 29일 공식 사과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메일을 친구들에게 재전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종주의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번 건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넘어선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몬태나주에서는 세불의 사임을 촉구하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車, 욕망을 선물하다

    車, 욕망을 선물하다

    포디즘, 그러니까 컨베이어 벨트 위에 생산물을 올려놓고 시간단위로 제품을 찍어내는 거대 공장은 어떤 이미지인가. 영화팬이라면 찰리 채플린의 1936년 영화 ‘모던 타임즈’를 떠올릴 수 있다.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반복노동을 해야 하는 포디즘의 비인간성을 풍자했다. 매카시즘 열풍 때 채플린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추방당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아이러니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여기다 한가지 더 추가할 수 있다. 포디즘을 비판한 채플린도 빨갱이로 몰렸지만, 포디즘을 만든 자동차왕 헨리 포드도 빨갱이로 몰렸다는 점이다. 노동자 일당이 평균 2.34달러이던 시절, 무려 5달러나 줬기 때문이다. 여기다 1일 8시간 노동을 보장하고, 기숙사를 제공했다. ‘가장 늦게 채용되고 가장 빨리 해고되는’ 흑인, 장애인, 여성까지 채용했다. ‘아무리 고되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기꺼이 노동할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와 자유시장주의자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하찮은 노동자들에게 그렇게 퍼주다보면 기업경쟁력이 떨어져 결국은 망하고야 말 것이라는 저주가 그때라고 왜 없었겠나. 여기엔 또 하나의 반전 포인트가 숨어 있다. 정작 포드 자신은 철저한 마초스타일의 우파였다는 사실이다. 생산해낸 차도 오직 기계적 단순함이라는 남성적 스타일만 강조했다. 이는 나중에 GM에 역전당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주의, 고립주의, 반유대주의를 고집했고 노조를 혐오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서 격찬받은 미국인은 포드가 유일했고, 1938년 히틀러는 제3제국 최고의 훈장 독일독수리최고대십자장을 수여하기까지했다. 포드는? 감사히 받았다. 다음 해에 2차대전이 발발했다. 그런 포드가 왜 노동자들을 후하게 대접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 규모를 키우고 싶어서였다. 일부 돈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노동자들도 차를 사야 시장이 커진다. 그럴려면 주머니에 돈도 좀 찔러주고, 과도한 노동으로 파김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여유가 있어야 주말 드라이브라도 나갈 것 아니겠나. 포드 차를 타고 말이다. 포디즘은 합리적 생산방식으로 주목받는데, 사실 더 주목 받아야 할 대목은 여기다. 대량생산 제품을 대량소비할 수 있도록 ‘대중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포드 스스로도 빨갱이라는 비판에 대해 한마디했다. “높은 곳에 있는 열매를 따기 전에 낮은 곳에 있는 열매를 따야 한다. 대중시장은 얻기 쉬운 열매라 볼 수 있다.” ‘자동차와 민주주의’(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는 이런 측면에서 재미있게 읽힌다. 자동차를 다루되 무엇보다 ‘대중의 욕망’에 방점을 찍는다. 그래서 포디즘 이후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쭉 읊는데, 단순한 산업사라기보다 도시문화사나 미국문화사로 읽힌다. 건축, 도시, 지리학 등을 기초로 문명사를 다루는 루이스 멈포드, 데이비드 하비가 등장하고, 그 대척점에 서 있는 ‘뉴욕의 불도저’ 로버트 모제스 같은 인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자동차산업의 발달이란, 곧 도로의 개발과 그로 인한 도시생태계의 변화, 그 결과 나타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포괄한다. 그 변화의 키워드는 외곽타운화, 고립, 단절, 보수화 같은 단어로 요약된다. 포디즘의 영향은 강력했다. 바우하우스 초대 교장인 독일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1923년 조립식 주택을 만든다. 집을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린 것이다. 이는 교외의 대단위 주택 건설로 이어진다. 1947년 부동산업자 윌리엄 레빗이 조립식 주택으로 이뤄진 대단위 거주지 건설 아이디어를 냈고, 오늘말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외 풍경이 속속 생겨난다. 이들은 ‘레빗 타운’이라 불린다. 교외사는 사람들의 도심진입을 용이하게 해주기 위해 ‘거대 도시를 장식하는 리본’이라 불리는 복잡한 고가도로들도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자동차와 도로가 팽창하면서 햄버거가게 맥도날드, 실용적 모텔 체인 홀리데이인, 그리고 대형 쇼핑몰, 스타벅스가 흥행에 성공한다. 자본주의적 욕망이, 자동차란 적혈구를 타고 도로라는 혈관을 따라 미국 전역에 흘러든 것이다. 욕망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급속한 교외화로 인해 백인은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도심은 슬럼화된다. 슬럼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진행된 재개발은 기존 거주자들에게 혹독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도심재개발)은 도시 빈민들을 다시 외곽으로 밀어낸다. 어렵지 않게 뉴타운, 용산사태 같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다. 정치적 보수화에도 기여한다. 교외에서 도심으로 오랜 시간 차를 몰고 통근해야 하는 백인들에게, 보수적 독설로 가득찬 라디오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극우독설가 러시 림보와 글렌 벡의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그래서 처음에는 대중시장을 통한 민주주의 확장에 기여한 자동차가, 오늘날 민주주의에는 오히려 역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벼운 서술이어서 문화적 논쟁 못지 않게 자동차에 대한 소소한 지식도 재미있다. 가령 GM은 왜 창업자 이름을 본뜨지 않고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General Motors)라는 이름을 택했을까. 최초의 로드무비는? 고급승용차를 뜻하는 세단(Sedan)의 유래는? 히틀러의 아우토반 이전에 등장한 최초의 고속도로는? 1964년 영화 ‘제임스 본드 - 골든 핑거’에 등장해 최초의 간접광고(PPL)로 꼽히는 차는? 토요타가 내놓은 크라운, 코로나, 코롤라라는 자동차 이름의 공통점은? 책 속에 답이 있다. 1만 4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건국대 환경과학과 학생 10명 스와질란드서 봉사활동

    건국대 환경과학과 학생 10명 스와질란드서 봉사활동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 환경과학과 학생 10명이 지난 1월 2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한달간 스와질란드 등 아프리카 남부의 국가를 찾아 에이즈 감염 아동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학 건설 현장에서 일손을 돕기도 했다. 스와질란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 수준이지만 부와 교육·의료 기회가 소수 백인에게 집중된 탓에 대다수 흑인들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프리카 유일의 왕정국가다. 또 에이즈 감염률이 100명당 45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2학년 이태호(23)씨 등 10명이 한달 동안 스와질란드 최초의 종합대학인 기독교대학(SCU)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지원 인력으로 봉사했다. 또 현지 고교를 방문해 한국 문화와 한글, 한류 아이돌 등을 소개하는 등 교육봉사 활동도 폈다. 인근 국가인 모잠비크에서는 고교의 페인팅 작업을 도왔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임마누엘신학교를 찾아 농장일을 돕기도 했다. 특히 학생들은 스와질란드 고아원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어린이들을 돌보는 보육 봉사로 현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미리 준비한 색연필과 종이 등 각종 학용품으로 색칠놀이와 종이접기, 바람개비 만들기, 비눗방울 만들기, 공놀이 등을 함께하며 어린이들과 친구가 됐다. 이씨는 1일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눈빛과 몸짓으로 소통하며 함께한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국대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생명환경과학대 윤춘경 교수가 스와질란드에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최초의 종합대학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佛 무성영화 ‘아티스트’ 오스카 휩쓴 까닭은

    佛 무성영화 ‘아티스트’ 오스카 휩쓴 까닭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하이랜드센터에서 열린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의 주인공은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였다. 아카데미의 ‘빅5’(작품·감독·남우주연·여우주연·각본상) 중 알짜배기에 해당하는 작품상과 감독상(미셸 하자나비시우스), 남우주연상(장 뒤자르댕)을 거머쥐었다. 음악상, 의상상까지 더하면 5개 부문을 석권한 것. 지난해 11월 말 미국 개봉 당시 고작 4개 극장에 걸렸던 제작비 1500만 달러짜리 영화는 전 세계에서 7654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깜짝 흥행을 기록했다. 뒷심의 정체는 뭘까. 무성영화가 종언을 고하고 유성영화가 등장하는 1920년대 후반 무성영화 톱스타가 겪는 박탈과 새 희망을 그린 ‘아티스트’에는, 배우의 목소리도 없고 스타도 나오지 않는다. 컴퓨터그래픽(CG)과 3차원(3D) 영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관객에겐 낯설고 불편할 것이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최근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복고’, ‘향수’란 2대 코드와도 맞아떨어진 ‘아티스트’는 올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도 촬영상 등 기술 분야 5개 부문 수상에 그친 마틴 스코세이지의 ‘휴고’를 압도했다. 허를 찌른 ‘아티스트’의 습격이 생뚱맞을 건 없다. 선정에 참가하는 5765명 중 94%가 백인, 77%가 남성이며 평균 연령이 62세에 이를 만큼 아카데미 회원들은 편파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이다. 흑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게 보이는 배타성에 대해 비난받자 근래 들어 색깔을 감췄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와 의식적으로 거리를 뒀다. 최근 작품상 수상작 중 ‘킹스 스피치’(2010),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는 영국 영화다. ‘허트 로커’(2008)는 미국의 이라크 파병을 건드린 여성감독의 독립영화다. ‘아티스트’는 배급만 미국 회사(와인스타인컴퍼니)가 했을 뿐 감독과 주요 배우, 스태프 등은 대부분 프랑스 국적이다. 아카데미의 탈(脫)할리우드 행보를 보여 주는 데 안성맞춤인 셈이다. ‘아티스트’는 아카데미의 입맛에 들어맞는 주제의식까지 있다. 이 작품의 매력은 1세기 동안 ‘영화’라는 매체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데 있다. 첨단기술과 거대자본의 효과는 ‘양념’에 해당한다. 결국 이야기의 즐거움과 그 안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야말로 영화관을 찾는 목적일 텐데 이런 주제의식을 ‘아티스트’는 되새김질해 낸다. 아카데미와 무성영화의 인연도 흥미롭다. 유성영화가 등장한 2년 뒤인 1929년 출범한 아카데미시상식은 초기에 무성영화를 수상작에서 배제한 탓에 찰리 채플린 등 무성 영화인들의 반발을 샀다. 뒤늦게 흑백 무성영화 ‘아티스트’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사실상 외국영화인 ‘아티스트’에 주요 부문 수상을 안긴 건 작품 자체의 가치도 있겠지만 유럽영화이면서도 미국영화를 가장 영화답게 보여 줬다는 측면을 노회한 아카데미 회원들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화들이 놓치고 있던, 영화가 가장 순수했던 순간을 ‘아티스트’는 짚어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국에서 개봉한 ‘아티스트’는 27일까지 4만 9000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와이드릴리즈(대규모 개봉)의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고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소규모 개봉했기 때문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워싱턴DC에 흑인 박물관

    미국 수도 워싱턴DC 한복판 내셔널몰에 ‘미국 흑인 역사·문화 박물관’이 생긴다. 이 박물관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그룹 중 하나로 오는 2015년 11월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대형 석상이 내셔널몰에 건립된 데 이어 흑인 역사 박물관 설립이 시작되는 등 최초의 흑인 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일종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속속 진행되는 모양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22일(현지시간) 이 박물관 건설 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19번째 박물관이 될 흑인역사·문화 박물관은 흑인의 미국 정착 과정과 노예 해방, 인권 운동 등 미국 흑인 역사를 망라해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 건설에 필요한 5억 달러 중 절반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며, 나머지는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로 충당된다. 월마트, 보잉과 같은 기업과 빌&멜린다 재단 및 오프라 윈프리, 퀸시 존스 등 개인으로부터 벌써 1억 달러가 모금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박물관이 탄생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면서 “미래 세대가 과거 미국 흑인들의 고통, 진전, 투쟁, 희생의 노래를 듣게 될 때, 이런 것들이 미국 역사와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이미 2만여점 이상의 각종 유물이나 전시품을 수집한 상태다. 노예해방 여성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사용하던 숄, 흑인과 백인을 분리해 앉혔던 열차, 인종차별주의 단체인 ‘KKK단’의 복장 등도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공식에서는 첫삽을 뜨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에 앉아 쳐다보기만 하는 ‘이상한’ 장면이 펼쳐졌다. 백악관은 박물관 측과 협의에 따라 첫삽 행사는 박물관 관계자만 참석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여사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자문위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 첫삽을 직접 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대학 ‘소수계 우대’ 법정에… 정치논란 예상

    미국 내 소수 인종의 대학 입학을 촉진한 ‘소수계 우대 정책’이 9년 만에 다시 연방대법원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미 대법원은 21일(현지시간) 주립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인종을 고려하도록 한 소수계 우대 정책의 적절성에 대해 심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심리는 2008년 오스틴 텍사스주립대에 입학을 거부당한 백인 여학생 아비게일 노엘 피셔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오스틴 텍사스주립대는 주 내 고교 상위 10%의 학생에게 입학 자격을 우선적으로 준다. 라틴계와 흑인이 많은 텍사스의 특성상 우수 고교생은 주로 이들 인종이다. 이 대학에 지원한 피셔는 상위 10%에 들지 못해 입학이 거절됐다. 이에 피셔는 자신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받았다며 위헌소송을 냈다. 피셔는 루이지애나주립대에 입학했고, 곧 졸업한다. 앞서 미 연방지법과 제5순회 항소법원은 소수계 우대 정책에 따른 입학사정을 실시한 텍사스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법원은 1978년 이후 교육과 공공 분야에서 인종 우대 정책을 사용하는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대법원은 2003년 미시간대 로스쿨의 소수계 우대 정책 소송(그루터 대 볼링어 사건)에서 5대4로 이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판결문을 작성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판사를 비롯한 5명의 진보적 판사들이 소수계 우대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 정책이 계속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거치면서 보수적인 대법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이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새뮤얼 앨리토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이 새로 지명되면서 현재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에 의해 임명됐다. 또 대입 사정에서 소수 인종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기준이 없고, 텍사스대의 인종 다양화 정책이 이미 달성됐다는 견해도 있다. 심리는 10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판결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예정이다. 공개 심리는 미국 대선 및 중간선거와 맞물리면서 정치적 논란도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수계 우대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피셔는 “법원이 앞으로 텍사스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인종에 관계없이 입학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스틴 텍사스대의 윌리엄 파워스 총장은 소수계 우대 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심리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CEO 칼럼] 겨울의 끝자락에서/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CEO 칼럼] 겨울의 끝자락에서/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우리 삶의 책임이 세상에 있다고 말하지 말자. 세상은 우리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 우리가 있기 전에 세상이 먼저 있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평가받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가난한 개척민의 아들로 태어나 변변한 배움도 못 받은 그는 수로 안내인, 군인, 인쇄공 등의 직업을 전전했다. 순탄치 않은 시절을 보냈지만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같은 명작을 완성했다. 이른바 ‘88만원 세대’라는 젊은이들에게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환경과 조건을 사회가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보다 어려웠던 1970~80년대에 청춘을 보냈던 선배로서, 어려움도 ‘인생의 약’이 된다는 조언을 주고 싶다. 세상에는 불리한 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됐다. 신체적 장애가 연구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단지 나는 다른 사람만큼 질병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믿었을 뿐이다.”라고 답했다. 물론 성공을 보다 쉽게 만드는 길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길 위에 올라섰다고 해서 모두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 반대의 경우라고 해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잘되면 제 탓, 안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보통 외부에서 찾기 마련이다. 이 같은 손쉬운 자기 회피는 스스로 인생을 망치는 것과 같다. 트웨인이나 호킹처럼 ‘결핍’도 성공으로 이끄는 계기가 된다. 흑인에 대한 편견 속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무하마드 알리라는 위대한 권투 선수를 우리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몸이 유난히 약했던 찰스 다윈은 “만일 내가 심한 병약자가 아니었다면 그처럼 많은 일들을 성취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1970년대 후반 스위스 시계는 값싼 노동력과 대량생산체제를 무기로 한 일본과 홍콩의 도전에 흔들렸다. 하지만 스와치는 오히려 이 위기를 기회로 살렸다. 시계의 정확성에 창조적인 디자인을 결합해 시계를 또 하나의 패션으로 재창조하면서 스위스 시계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소위 ‘개발시대’에 필자와 동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서 좋았다. 해외 수주와 수출을 위해 밤낮 없이 몸을 아끼지 않고 오로지 일에만 매달렸다. 북아프리카의 사막 한가운데 떨어져서도 확신과 열정으로 해외근무를 수행했었다. 비록 동북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 작은 회사의 직원이었지만 자신감과 패기 그리고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과 성실을 무기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직장인의 60% 이상이 4년 이내에 첫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성에 맞지 않거나 임금 등의 근로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는데, 이러한 현실을 보면서 의무보다는 권리를 주장하기에 급급한 요즘 세태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맘에 들지 않는 현실을 고치려 하기보다 쉽게 가방싸기를 택한다는 것은 너무 안일한 자세가 아닐까? 인재는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분야와 업종을 떠나 경제가 어려울수록 모든 기업들이 이런 젊은이들을 우선적으로 찾는 것은 당연하다. 열악하고 부족한 가운데서도 긍정적인 사고와 열정, 혁신을 지닌 젊은이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 믿는다. 봄의 문턱을 넘었지만 여전히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찬바람 속에도 나무들은 따뜻한 봄볕 아래 피울 꽃을 위해 맹렬한 기세로 자신을 다듬고 있음을 기억하자. 매서웠던 겨울도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 “양극화 탓?…美 30세이하 산모 절반이상 싱글맘”

    30세 이하 미국 산모의 절반 이상이 혼외 상태로 아이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연구단체인 ‘아동 추세’(Child Trends)’가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의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인용, 2009년 현재 30세 이하 미국인 산모의 53%가 ‘싱글맘’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빈곤층과 소수인종에 국한됐던 싱글맘은 이제 중산층까지 퍼지고 있으며 최근 20년간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20대 백인 여성에게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가족 구성의 변화는 새로운 계급적 분화를 야기하고 있다. 즉 양극화의 심화로 경제적 여건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은 결혼에 큰 기대가 없어 혼인 자체를 꺼리는 반면 고학력,고소득층에서는 전통적인 결혼관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싱글맘의 최종 학력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57% 인데 비해 대졸 이상은 8%에 불과해 고학력 대다수는 아직까지 결혼 이전에 출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사회학자 프랭크 퍼스텐버그 교수는 “이제 결혼은 사치품이 됐다”고 말한다. 싱글맘을 인종별로 보면 흑인은 73%, 히스패닉은 53%, 백인은 29%로 나타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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