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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플갱어와 피 튀기는 사투…팽팽했지만 힘 빠지는 서사

    도플갱어와 피 튀기는 사투…팽팽했지만 힘 빠지는 서사

    ‘소포모어 징크스’.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완성도 면에서 뒤처지는 일을 가리킨다. 27일 개봉하는 조던 필 감독 신작 ‘어스’가 그렇다. 전작 ‘겟 아웃’에 여러모로 못 미쳐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또 다른 나, 이른바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다. 1986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 해변에서 충격적인 일을 겪은 애들레이드(루피타 뇽오 분)가 30년 뒤 가족과 함께 샌타크루즈 해변을 다시 찾는다. 휴가 첫날밤, 모습이 똑같은 도플갱어 가족이 이들을 습격한다. ‘도플갱어 가족’이라는 소재, 궁금증을 자아내는 독특한 캐릭터가 이색적이다. 피가 난무하는 자극적인 격투 장면은 감각적이다. 애들레이드의 발레 공연과 발레의 몸놀림을 녹인 듯한 격투를 교차해 보여 주는 장면이 좋은 예다. 특히 1인 2역을 맡아 열연한 주인공 루피타 뇽오의 연기는 ‘같은 사람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스럽다. 그러나 영화 곳곳에 빈틈이 많다. 감독은 전작에서 흑인 남성을 유혹해 정신을 이식하는 수술을 하는 충격적인 소재를 심리극으로 탄탄하게 풀어냈다. 이번엔 팽팽한 심리전 대신 피 튀기는 육체 대결이 중심이다. 도플갱어 가족이 육체적으로만 뛰어나고 지능이 현격히 떨어져 큰 위협이 되질 못한다. 도플갱어 가족과의 싸움이 중반부터 맥이 풀리고, 영화가 삐걱거리는 이유다. 숨겨진 비밀에 다가가는 과정에 배치한 장치들은 무리수를 남발한 느낌을 준다. 도플갱어 가족이 무기로 들고 나온 황금색 가위를 비롯해 빨간 작업복과 가죽 장갑, 토끼장과 같은 상징물은 흐름상 없어도 별 관계가 없다. 오컬트 요소로 ‘예레미야 11장 11절’을 내세우고, 1986년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 운동을 내세워 ‘어스’가 ‘미국’(United States)을 풍자한다고 주장하지만 크게 와닿질 않는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가족 간의 사투에 감독이 억지로 넣은 상징물이 겉돌며 후반으로 갈수록 서사의 힘이 처진다. 결국 도플갱어 가족이 왜 30년이나 지나서 이들을 찾게 됐는지,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 내지 못한다. 결론에서야 그 이유를 알려주지만, 서사가 망가진 뒤라 억지스럽다는 느낌마저 준다. 의도를 숨긴 채 접근한 상대에게 속절없이 당하다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하던 주인공을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전작에 비하면 이번 영화는 다소 김빠진다. ‘겟 아웃’을 생각했던 이들이라면 극장을 나서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떠올릴 법하다. 116분. 15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나치 피자’ 오명 쓴 파파존스, 미NBA 스타 샤킬 오닐 영입

    ‘신나치 피자’ 오명 쓴 파파존스, 미NBA 스타 샤킬 오닐 영입

    창립자 존 슈내터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신(新)나치 공식 피자’라는 오명을 썼던 세계 3위 피자 체인 파파존스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 스타인 샤킬 오닐(사진·47)을 이사회에 영입하기로 했다고 CNN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파파존스 이사회의 첫 흑인 멤버가 된 오닐은 NBA 역대 통산 득점 8위로 신인왕, 최우수선수(MVP), 챔피언 결정전 MVP를 모두 차지한 3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11년 공식 은퇴한 그는 고향 애틀랜타 인근에서 파파존스 체인점 9곳을 운영해 왔다. 파파존스는 지난해 인종차별에 대항한 미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판한 슈내터의 발언이 불씨가 돼 NFL 공식 후원사 자격을 박탈당한 것은 물론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주가가 17%나 하락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폭행 누명쓰고 억울한 옥살이한 남자…36년 만에 풀려나다

    성폭행 누명쓰고 억울한 옥살이한 남자…36년 만에 풀려나다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쓰고 36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자유의 몸이 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50대 미국 남성이 36년 만에 누명을 벗고 출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82년 12월 9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고 칼로 찌른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 용의자는 당시 22세였던 흑인 남성 아치 윌리엄스(58)였다. 아치와 그의 가족은 사건 시각 그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끝내 종신형이 선고됐다. 사건 현장에서 아치가 아닌 다른 남성의 지문이 발견됐지만 피해 여성이 재판에서 아치를 범인으로 지목한 게 결정적이었다. 1년 후 루이지애나주 교도소에 수감된 아치는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했고, 1995년에는 누명을 쓰고 수감된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이노센트 프로젝트’에 편지를 써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단체는 1999년 정부에 지문 재확인 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아치의 DNA가 현장에서 발견된 정액 샘플과 일치한다고 밝혔다.아치와 이노센트 프로젝트 변호사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과 DNA 등을 다시 분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2014년에는 현대화된 FBI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지문을 재조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검찰은 끝까지 아치의 유죄를 주장하며 재조사를 거부했지만,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시 법원이 현장에서 나온 지문을 이달 중으로 다시 조회하라고 명령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사건 발생 후 36년 만에 FBI의 현대식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현장 지문을 재감식한 결과, 지문은 연쇄 강간범 스티븐 포브스의 것으로 드러났다. 스티븐은 1986년 아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집에서 3k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여성을 강간하려다 체포됐으며 1996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스티븐은 사망 전 아치가 수감된 후 발생한 다른 4건의 강간 사건에 대해서만 자백한 바 있다. 현장 지문이 아치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난 21일 아치는 36년 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아치의 석방을 도운 변호사 바네사 포킨은 “사법당국이 조금만 더 빨리 아치의 억울함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가 젊은 시절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치의 고통과 손실은 계량화할 방법이 없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죄수들이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모든 DNA와 지문 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피해 여성이 왜 아치를 범인으로 지목했는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처음부터 아치를 범인으로 염두에 두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당시 피해 여성과 이웃들 모두 범인의 인상착의를 아치보다 키가 큰 남성으로 묘사했다는 점이 미심쩍은 부분이다. 이들은 경찰이 용의선상에 오른 남성들의 리스트를 보여주었을 때도 모두 아치를 한 번 이상 지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계속해서 아치의 사진을 보여주며 추궁하자 모두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치가 풀려나던 날 이스트 배턴 루즈 지방 검사 힐러리 무어 3세는 “국가를 대표해 사과한다”면서 “무고한 사람이 잘못된 판결로 고통을 받았다. 늦게나마 정의가 바로 세워졌다”고 밝혔다.아치는 출소 후 “36년간 이 날만을 꿈꿨다.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신앙을 통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늘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했다”면서 “나는 풀려났지만 여전히 누명을 쓰고 수감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렇게 36년 만에 무죄로 풀려났지만 이제 아치의 곁에 남은 사람은 거의 없다. 아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감옥 근처로 이사했던 어머니는 1999년 사망했으며 아버지 역시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이노센트 프로젝트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78세 할머니, 뉴욕지하철서 무차별 폭행당해…승객들은 촬영만

    78세 할머니, 뉴욕지하철서 무차별 폭행당해…승객들은 촬영만

    뉴욕 지하철에서 건장한 남성이 무방비 상태의 70대 할머니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경찰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새벽 3시경 지하철에서 이유 없이 노인을 폭행한 남성을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폭행 상황이 담긴 동영상은 트위터에 퍼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영상에는 네리드 에비뉴로 향하는 전동차에서 덩치 큰 흑인 남성이 홀로 앉아있는 노인의 얼굴과 복부 등에 무차별적으로 발길질을 해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몇 차례의 폭행 끝에 열차가 정차하자 남성은 노인을 향해 “누구한테 지껄인거야”라고 소리지르며 하차했다. 승객 중 한 여성이 열차를 빠져나가는 남성을 불러세웠지만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당시 승객 중 어느 누구도 남성을 말리지 않았으며 그저 노인이 맞는 것을 지켜만 봤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폭행 모습을 촬영만 했을 뿐 아무도 신고하지 않아 열차가 마지막 역인 241 스트리트에 정차할 때까지 사건 접수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폭행을 당한 78세 할머니는 얼굴에 출혈을 동반한 깊은 상처를 입었으며 마지막 정차역에서 구조대원들에게 응급처치를 받았다.경찰은 동영상에 찍힌 인상착의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남성을 추적하고 있다. 이 남성은 40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추정되며 키 180cm에 몸무게 80kg 정도의 건장한 체격이다. 현지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더모트 시아 NYPD 수사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한 아주 작은 정보라도 알고 있다면 제보해달라고 호소했다. 뉴욕지하철을 운영하는 기관인 MTA의 아만다 콴 대변인 역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뉴욕 경찰은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우리도 이 남성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행 영상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잔인한 폭행 수준에 놀라는 한편 당시 어느 누구도 남성을 제지하지 않고 촬영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코리 제임스라는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는 “영상 속에 할머니 밖에 보이지 않는다.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은 카메라 뒤에 숨어 있을 뿐이라는 게 화가 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어떻게 아무도 할머니를 도와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흑형·외노자… 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흑형·외노자… 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 ‘흑형’(흑인 형),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지칭할 때 무심코 내뱉는 표현들이다. 일부 표현은 ‘친근하고 재미있다’거나 ‘단순히 줄임말’이라는 명분으로 온라인 등에서 흔히 활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인종차별적 표현들”이라고 지적한다. 인종차별은 사소한 표현부터 시작되지만 심화되면 물리적 충돌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이상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 내 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혐오를 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지난해 기준 237만여명인데 10년째 증가하고 있다. 출신국, 피부색 등이 다른 외국인 이웃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이나 혐오 행태도 증가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특히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일상적 차별이 많다. 예컨대 ‘흑형’, ‘외노자’ 등의 표현은 인종차별적 언어에 가깝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단순 줄임말이라고 해도 활용될 때 맥락상 대상을 희화화 또는 비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차별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도 ‘짱깨’ 등 노골적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장은 “한국에 정착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고 열심히 사는 동포도 많은데 일부의 일탈적인 범죄 행위들이 부각돼 혐오나 차별 표현이 더 만연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봄 예멘인 500여명의 제주도 입도 사건 이후 외국인을 겨냥한 차별과 편견이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세력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예멘인들 때문에 범죄가 늘어난다’는 등 근거가 부족한 소문이 퍼지면서 편견과 공포가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심코 쓰는 인종차별적 언어가 자칫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경고한다. 이정복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의 다음 단계는 구체적 폭력”이라며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표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곁에 사는 이주민이 최근 급증했기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경태 교수는 “(혐오차별적 표현들은) 이주민 때문에 한국인이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밑바탕이 된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등 구조적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 인종차별을 없애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작게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시작해 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흑형·외노자...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흑형·외노자...친근함·재미로 둔갑한 인종차별

    오늘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날외국인 237만명 시대의 한국 사회단순 줄임말도 희화화 의도 땐 차별일상 속 차별·혐오 표현도 늘어나“사소한 표현이 물리적 충돌 부를 수도”‘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 ‘흑형’(흑인 형),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를 줄인 말).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지칭할 때 무심코 내뱉는 표현들이다. 일부 표현은 ‘친근하고 재미있다’거나 “단순히 줄임말”이라는 명분으로 온라인 등에서 흔히 활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인종차별적 표현들”이라고 지적한다. 인종차별은 사소한 표현부터 시작되지만 심화되면 물리적 충돌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이상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1일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 내 체류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을 철폐하고 혐오를 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지난해 기준 237만여명인데 10년째 증가하고 있다. 출신국, 피부색 등이 다른 외국인 이웃이 늘어나면서 인종차별이나 혐오 행태도 증가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특히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일상적 차별이 많다. 예컨대 ‘흑형’, ‘외노자’ 등의 표현은 인종차별적 언어에 가깝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사회학)는 “단순 줄임말이라고 해도 활용될 때 맥락상 대상을 희화화 또는 비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차별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거주 중국 동포들도 ‘짱깨’ 등 노골적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장은 “한국에 정착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고 열심히 사는 동포도 많은데 일부의 일탈적인 범죄 행위들이 부각돼 혐오나 차별 표현이 더 만연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봄 예멘인 500여명의 제주도 입도 사건 이후 외국인을 겨냥한 차별과 편견이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영섭 이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오면서 세력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예멘인들 때문에 범죄가 늘어난다’는 등 근거가 부족한 소문이 퍼지면서 편견과 공포가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심코 쓰는 인종차별적 언어가 자칫 물리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경고한다. 이정복 대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의 다음 단계는 구체적 폭력”이라며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 표현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우리 곁에 사는 이주민이 최근 급증했기에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경태 교수는 “(혐오차별적 표현들은) 이주민 때문에 한국인이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밑바탕이 된 것”이라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 등 구조적 차별을 해소하지 않고 인종차별을 없애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작게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시작해 차별금지법과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니 로즈 “젊은 흑인들 부당한 대접 받는다는 스털링 발언 옳다”

    대니 로즈 “젊은 흑인들 부당한 대접 받는다는 스털링 발언 옳다”

    “라힘 스털링(24·맨체스터 시티)이 젊은 흑인 선수들을 미디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을 때 선수들은 하늘에 붕 떠 있었다(over the moon).”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풀백 대니 로즈(28·토트넘)가 언론들이 스털링의 발언을 문제 삼았을 때 동료들이 입을 다문 것에 의아함을 느꼈다며 스털링은 “라커룸에서 우리가 늘 하던 얘기를 옮겼을 뿐”이라고 감쌌다. 로즈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체코, 25일 몬테네그로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예선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19일 BBC 스포츠 인터뷰를 통해 “그의 발언이 100%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이 몹시 슬프다”고 말했다. 스털링은 지난해 12월 첼시와의 경기 도중 한 팬으로부터 인종 차별 소지가 다분한 말을 들었다. 나중에 여러 신문들은 젊은 흑인 선수들을 묘사하는 방식 때문에 인종주의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가 미디어들로부터 받은 공격은 도가 넘어도 한참 넘은(bang out of order) 것들이었다. 그가 미디어에 대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았을 때 우리 모두는 이 모두를 동의해놓고도 하늘에 붕 떠 있는 것 같았다. 라힘에게 페어플레이를!!” 스털링은 팀 동료인 토신 아다라비오요와 필 포든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택을 구입했을 때 언론들이 피부색 때문에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스털링은 흑인인 아다라비요오를 향해 “프리미어리그 출전 경력도 없는데도 225만 파운드의 집을 샀다”고 비난한 반면, 백인인 포든에 대해선 “어머니를 위해 200만 파운드의 주택을 구입해 미래를 준비했다”고 기술하는 문제를 언론이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또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스털링이 다리에 새긴 라이플 문신을 보고 언론들이 무분별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로즈는 “소셜미디어의 몇 안되는 긍정적인 점 하나는 당신 역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제 라커룸에서의 소년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미디어가 라힘을 노리고 있음음 알게 됐다. 우리는 이것이 바뀌어 어떤 식으로든 라힘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 그러면 우리 모두 고마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체코, 몬테네그로와의 경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칼룸 허드슨오도이(18·첼시)를 발탁했는데 그 역시 지난 14일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 도중 인종 차별 구호를 들었다. 전에 인종 차별 공격에 대해 “귀가 먹었으며” 축구 단체들이 이를 바꿀 용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던 로즈는 “오늘 아침에도 칼룸이 견뎌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하룻밤 새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한두 가지 사례가 더해질 것이며 이 문제를 다루거나 걱정하는, 믿을 만한 기관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서글프다. 칼룸 역시 이런 일에 영향 받지도, 설사 이 일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더라도 내가 여기 이렇게 있으니 참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 뉴욕의 특목고, 한국 등 아시아계가 접수해

    미국 뉴욕의 공립 영재학교 전체 신입생 중 50%가 한국과 인도 등 아시아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신입생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인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시험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아시아계의 역차별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뉴욕시 교육당국(DOE) 자료에 따르면 뉴욕 8개 영재학교의 2019~2020년도 합격자 4798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2450명으로 51.1%를 차지했다. 이어 백인 28.5%(1368명), 히스패닉 6.6%(316명), 흑인 3.9%(190명) 순이었다. 이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맨해튼 스타이브센트고교의 아시아계 비율이 60%를 웃돌았다. 이 학교 신입생 895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65.6%(587명)에 달했고 백인 21.7%(194명), 히스패닉 3.7%(33명), 흑인 0.8%(7명)이 뒤를 이었다. 흑인 학생 수는 2017년 13명에서 지난해 10명으로 줄었다가 이번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뉴욕 영재학교의 아시아계 초강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타이브센트고교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해마다 7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의 일반 공립고에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이 3분의 2를 웃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뉴욕 교육당국 내에서는 현재의 입학시험 위주 대신 일종의 내신 성적으로 신입생 선발 방식을 바꿔서라도 인종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욕주 법에 따라 별도의 입학시험(SHSAT)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 시스템을 개편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아시아계 학생들을 역차별하는 방안이 아니냐는 반론도 거세다. 뉴욕의 한 소식통은 “교육 당국은 입시 제도를 바꿀 것이 아니고,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어떻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서강대 교수, 강의 중 “여자 조심해야” 발언 논란

    서강대 교수, 강의 중 “여자 조심해야” 발언 논란

    “‘버닝썬 무삭제 영상’이 잘리기 전에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말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들이 강의 중에 뱉은 말들이라고 한다. 이 사실은 서강대에 붙은 대자보를 통해 알려졌다. 19일 서강대의 한 건물에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乙(을)’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쓴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 ‘학생 을은 1명일 수도, 혹은 10명, 132명일 수도 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갑 교수님은 한 분일 수도 혹은 네 분, 그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글도 적혀 있다. 대자보 작성자는 로스쿨의 한 교수가 수업 중에 한 말들을 소개했다. 문제의 교수는 강의 중에 “‘버닝썬 무삭제 (유출) 영상’이 잘리기 전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면서 “평소 집에 버스 타고 가는데 그 날은 집에 택시를 타고 갔다. 잘릴까 봐 빨리 틀어봤더니 위에는 해가 돌고 있고 아래에서는 무를 자르고 있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약물을 이용한 ‘강간’ 피해자이자 ‘디지털 성범죄 피해 사례인 ’버닝썬 유출 영상‘을 농담 소재로 삼은 교수의 유머는 괜찮지 않다”면서 “피해자가 실재함에도 성범죄 피해를 희화화하는 2차 가해였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또 로스쿨 교수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가 수업 도중 ’안 지사가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발목이 잡혀 안타깝다’면서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말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이 나온 강의실에는 여학생들도 있었다고 한다. 작성자는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여자가 아닌 ‘왜곡된 성 의식’과 위력의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대자보에는 이외에도 로스쿨 교수가 ‘흑누나, 흑형이라는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이 아니니 괜찮다’고 말하고, ‘로스쿨은 전문 자격증을 따러 오는 곳인데 돈을 주며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었다. 서강대 로스쿨은 대자보에 언급된 사안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혼다 전 美하원의원 “아베, 과거사 솔직히 사죄해야”

    혼다 전 美하원의원 “아베, 과거사 솔직히 사죄해야”

    진선미 “김복동 할머니 안 외로우실듯”“아베 총리가 이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사죄해야 합니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78) 전 의원이 13일(현지시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해켄섹의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장관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해켄섹 기림비는 2013년 버겐카운티 법원 앞 ‘메모리얼 아일랜드’에 세워졌으며 미국 자치정부가 건립한 첫 위안부 기림비다. 미 노예제도로 희생된 흑인,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아일랜드 대기근 희생자, 아르메니아 학살 피해자 등을 추모하는 기림비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혼다 전 의원은 이날 “위안부 이슈는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후세대에 역사를 가르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은 모든 것을 요구하고, 한국은 많은 것을 내준 불평등한 합의였다”면서 “무엇보다 그 합의에는 할머니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만약 내 할머니가 그런 치욕을 느꼈다면 외교 무대에서 지금과 같은 예의를 잠시 옆으로 치워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5년 합의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배려없이 이뤄졌으며 일본 정부가 진실한 사죄 없이 배상금 몇 푼으로 역사를 지우려 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이어 혼다 전 의원은 “그(아베 총리)에게 사과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모든 이들이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면서 “그의 역사 부정은 미국에 노예가 없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사죄를 촉구했다. 또 그는 “아주 많은 일본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마음 아파하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없다”면서 “언론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 장관은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다 함께하면서 외롭지 않으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혼다 전 의원은 미 정계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일본계 3세 정치인이다. 2001년부터 17년간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다 이후에는 위안부 문제 등 인권 운동에 참여해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인종차별”…英 힙합가수, 공개 비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인종차별”…英 힙합가수, 공개 비난

    영국의 유명 힙합가수가 세계 최대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흑인 힙합 가수인 레치 32(Wretch 32)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에어비앤비 영국지사가 나의 예약을 취소하고 이미 지불한 숙박비 절반을 돌려주지 않았다”면서 “이유는 호스트(집을 빌려주는 사람)가 나의 피부색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레치 32의 팬들은 격분하고 나섰다. 한 팬은 댓글로 “당신이 환불금을 돌려받길 바라며, 동시에 문제의 호스트가 에어비앤비 사이트에서 삭제되길 희망한다”며 응원했다. 또 다른 팬은 “에어비앤비 측은 환불해주지 않은 금액을 마저 환불해주고 예약 바우처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비앤비 영국지사 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 레치 32 측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에어비앤비의 모든 커뮤니티와 서비스 기준에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에어비앤비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에는 미국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아시안(Asian)이라는 이유로 한인 2세 여성의 숙박을 거부했다가 벌금 5000달러(약 570만원) 및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커뮤니티 가입 조건으로 인종, 종교, 국적, 장애, 성, 성 정체성 등과 관계없이 차별적인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은 몰래카메라나 인종차별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 Zoom in] 외모·인종 뛰어넘어 새 여성상 주도하는 환갑 맞은 바비 인형

    [월드 Zoom in] 외모·인종 뛰어넘어 새 여성상 주도하는 환갑 맞은 바비 인형

    반세기가 넘는 기간 전 세계 소녀들의 로망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미국 완구업체 마텔의 바비 인형이 9일(현지시간)로 탄생 60주년을 맞았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성상이 바뀌면서 바비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CNN 등은 이날 1959년 3월 9일 뉴욕 장난감 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로 해마다 5800만개가 팔려 나가는 바비가 그동안 어떤 변천사를 거쳐 왔는지 주목했다. 세상에 처음 소개된 바비는 금발과 흑갈색 머리카락과 비현실적인 몸매를 지닌 여성이었다. 마텔 공동창업자 앨리어트 핸들러 부부는 독일 여행 중 현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던 성인용 피규어 인형 빌드 릴리에서 영감을 받아 바비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3·4등신 아기 체형의 인형이 전부였던 1950년대 성인 여성 모습의 바비는 출산·양육이 주였던 여성의 역할을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바꾸는 데 일조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가 드러난 수영복 차림의 바비는 그동안 정형화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에 마텔은 여러 체형과 수십 가지 피부색을 가진 바비 시리즈를 고안했다. 1968년 최초의 흑인 바비인형이 상점 진열대에 올랐다. 2016년에는 키가 작고 통통하며 피부색이 다양한 패셔니스타 바비가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인형은 표범 무늬 치마에 ‘소녀의 힘’이라는 문구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은 빨간 머리의 통통한 바비였다. 지난 60년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바비의 직업군도 다양해졌다. 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딛기 4년 전인 1965년 마텔은 우주비행사 바비를 선보였다. 1973년 외과의사 바비에 이어 1992년 여성 대통령 후보 모습의 바비가 진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밖에 비디오게임 개발자, 로봇엔지니어 등 지금껏 200여종의 직업을 가진 바비가 출시됐다. 올 초에는 장애를 가진 바비 인형들이 첫선을 보이기도 했다. 리사 맥나이트 마텔 수석부사장은 바비 인형의 인기 유지 비결에 대해 “바비는 계속해서 소녀들이 현실에서 접하는 문화상과 세계를 반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태국 성전환자 미인대회서 흑인 여성 첫 우승…트럼프에 일침 날리기도

    태국 성전환자 미인대회서 흑인 여성 첫 우승…트럼프에 일침 날리기도

    태국에서 열린 ‘2019 세계 성전환자 미인대회’(미스 인터내셔널 퀸)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AF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파타야에서 열린 대회에는 전 세계 19명의 트랜스젠더(성전환자) 여성(MTF, Male to Female)들이 참가했다. 이 중 미국 플로리다 출신 흑인 여성인 자젤 바비 로열(31)이 우승 왕관을 차지했다. 2004년 첫 대회 이후 흑인 참가자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우승자가 발표되자 바비 로열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고, 왕관이 씌워질 때엔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바비 로열은 전 세계 유색인종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불어넣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에이즈 예방 활동가이기도 한 그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제한하려는 자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일침을 날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발 다음 대통령 선거에는 나서지 말아달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바비 로열은 이번 대회에서 ‘베스트 탤런트 상’도 받았다. 15년째 대회를 주관한 태국은 아시아에서도 상대적으로 트랜스젠더에 개방적인 나라로 꼽힌다. 이달 24일 총선을 앞두고 최초로 트랜스젠더가 총리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식이 최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또 작년 태국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에선 그 동안 66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스페인 출신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바비 인형과 캡틴 마블

    [이순녀의 시시콜콜]바비 인형과 캡틴 마블

    1959년 3월 9일, 미국 뉴욕 세계장난감박람회에 등장한 마텔사의 신제품 인형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잘록한 허리와 긴 팔다리 등 비현실적으로 굴곡이 과한 몸매에 흑백 줄무늬 수용복을 입은 성인 여성의 모습을 한 이 인형은 단숨에 전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첫 해에만 30만개가 팔렸다. 수십 년간 ‘미의 기준’으로 여겨져온 바비 인형이다. 올해 환갑을 맞은 바비 인형은 마텔사 공동창업자인 루스 핸들러가 독일의 성인 남성용 인형 캐릭터를 본따 아동용으로 만든 것이다. 파격적인 아이디어의 배경에는 자녀애가 있다. 어린 딸이 아기 인형으로 엄마 놀이만 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성인 여성 모습의 아동용 인형을 처음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바비’란 이름도 딸 ‘바바라’에서 따왔다. 출시 당시 부모들은 성적 매력을 과하게 부각시킨 외양때문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소녀들은 핸들러가 의도했던 대로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바비 인형에 열광했다. 바비 인형이 걸어온 길에는 빛과 그늘이 모두 드리워져 있다. 오랫동안 패션과 대중문화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누리며 전세계에서 10억개가 팔리는 영예를 누렸지만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 대한 논란과 비판도 거셌다.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바비 인형의 변신을 이끌어 냈다. 1968년 크리스티라는 첫 흑인 바비 인형이 나온 이래 다양한 인종, 다양한 피부색은 물론 통통하거나 키가 작은 바비 인형도 속속 태어났다. 60주년인 올해에는 휠체어를 탄 인형과 의족을 달고 있는 모습까지 등장해 아이들에게 다양성의 가치를 심어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바비 인형의 지난 60년 세월은 페미니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비현실적인 신체 비율로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겼다는 오명을 씻어내긴 어렵지만 출시 초기부터 우주비행사, 외과 의사, 공군 조종사 등 ‘직업인 바비’ 시리즈를 통해 남성 전유물로 여겨져온 직업의 경계를 허문 점은 평가할 만하다. 이런 이유에서 마블 영화 사상 최초로 여성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캡틴 마블’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지금까지 슈퍼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남성이었고, 여성은 주인공의 연인이나 조력자에 불과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여성들의 능력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에 여성 슈퍼 히어로도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브리 라슨은 “젊은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를 당하고, 남성 네티즌들의 무지막지한 악플에 시달리고 있지만 흥행 전선은 오히려 불붙고 있다. 개봉일에 46만 857명을 불러모으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바비 인형과 캡틴 마블. 언뜻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여성 캐릭터지만 진화하는 페미니즘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닮은 모습이 엿보인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어린이 책] 어린 도킨스에게 ‘영웅’이었던 동물과 대화하는 의사 이야기

    [어린이 책] 어린 도킨스에게 ‘영웅’이었던 동물과 대화하는 의사 이야기

    둘리틀 박사의 모험/휴 로프팅 글·그림/장석봉 옮김 궁리/전 12권/각 권 1만~1만 5000원 “지금 내 영웅이 찰스 다윈이라면 어린 시절의 영웅은 둘리틀 박사입니다. 둘리틀 박사의 모험 이야기들을 몇 번이고 읽으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습니다.”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이자 책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가 찰스 다윈에 비견하는 이 인물, 둘리틀 박사는 누구일까. ‘침팬지의 어머니’ 제인 구달의 말을 빌리면 ‘이 통통하고 친절하고 열정적인 의사’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들에게 수용소 생활을 ‘게임’이라고 소개했던 아빠처럼,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으로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두 아이에게 동물과 대화를 할 줄 아는 의사 이야기를 그림과 곁들여 보낸 아버지 휴 로프팅(1886~1947)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 12권 전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간됐다. 낙관으로 가득 차 조금은 대책 없는 인물 둘리틀 박사가 앵무새, 개, 돼지 등의 동물들과 함께 펼치는 좌충우돌 모험담은 어른이 읽어도 묘하게 빠져드는 마력이 있다. 다만 흑인 왕자 ‘범포’와 그의 고향 아프리카 사람들을 묘사하는 일부 대목에서 인종 차별로 여겨질 만한 부분들이 있다. 궁리 측은 이 대목을 남겨 둔 까닭에 대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시대적 환경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법”이라며 “그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작품이라면 그런 결점을 뛰어넘을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썼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특명 “그녀의 입을 막아라”

    트럼프 대통령 특명 “그녀의 입을 막아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30여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비서였던 로나 그래프(66)로 알려졌다. 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직 백악관 참모인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45)은 6일(현지시간) MSNBC에 ‘민주당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81곳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의 증언을 가장 두려워할 것 같냐‘는 질문에 “하나의 이름, 로나 그래프”라고 답했다. 뉴먼은 이어 “그래프는 모든 사람을 알고, 그들의 역할을 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말했는지를 안다”면서 “그녀가 모든 회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그녀가 증언을 위해 불려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그룹 수석부회장인 그래프는 1987년 트럼프그룹에 입사한 후 줄곧 부동산재벌 트럼프 대통령으로 향하는 문고리를 쥐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면 그래프를 꼭 거쳐야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히 전할 말이 있으면 그래프를 찾아라”라며 “그가 아직도 백악관 밖 ‘문고리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 로저 스톤은 2017년 폴리티코에 “나는 로나를 거친다. 그녀는 보스의 견해를 반영한 뛰어난 판단력을 갖고 있고, 많은 사람의 요청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톤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관련 혐의로 뮬러 특검에 기소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그래프가 미 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거나, 설령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되더라도 증언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하원은 그래프에게 오는 15일까지 서면 답변 제출을 요구했으며, 불응시에는 소환장을 발부해 청문회 증언대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뉴먼은 “그녀가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그녀는 미 대통령에게 충성해왔기 때문에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먼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인연으로 트럼프 대선캠프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해 유일한 흑인 참모를 지냈다. 그러나 2017년 백악관 대외협력국장에서 물러났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형은 발레·동생은 탭댄스… 편견 깨는 춤꾼 형제

    형은 발레·동생은 탭댄스… 편견 깨는 춤꾼 형제

    “처음에는 장난치지 말라고 했죠. 예술이란 게, 춤이란 게 쉽지 않다고….” 뉴욕으로 유학을 갔다가 6년 만에 돌아오는 동생이 전화통화에서 대뜸 “한국에서 탭댄스를 하겠다”고 하자 형은 걱정부터 앞섰다. 어릴 적 자신이 발레를 하겠다고 아버지와 싸울 때는 이해할 수 없다던 동생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귀국 후 동생이 연습실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을 보고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의 형은 생각이 바뀌었다. ‘장난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구나. 나름 경지가 보이는구나’라고. 춤에 인생을 바친 형제라고 불러도 되겠다. 민간발레단을 이끌며 발레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김길용(52) 와이즈발레단 단장과 ‘대한민국 1세대 탭퍼’ 김길태(50) 탭꾼탭댄스컴퍼니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7~9일 마포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2019 서울 탭댄스 프린지’ 공연을 앞두고 두 형제를 만났다. “발레는 백인, 귀족이 추는 춤이고, 탭댄스는 흑인, 서민이 추는 춤이죠. 하하.”(김길태 대표) 인터뷰 시작과 함께 동생은 형부터 치켜세웠다. 1988년 김 단장이 대학 무용과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남성이 발레를 한다는 것은 무척 생경한 일이었다. 30년 넘게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맞서 자기 영역을 만들어 온 형에 대한 존경이 동생인 김 대표의 말에 묻어났다. 김 대표는 케이블방송국 PD를 그만두고 오른 뉴욕 유학길에서 탭댄스를 만난 뒤 인생의 진로를 바꿨다. 뉴욕 브로드웨이 댄스센터, 스텝 온 브로드웨이 등에서 탭댄스를 배운 김 대표는 국내로 돌아와 2002년 탭꾼탭댄스컴퍼니를 만든다. 당시 탭댄스를 ‘흉내’만 내던 한국에 미국 본토의 ‘진짜 탭댄스’를 갖고 온 것이었다. “동생의 뉴욕 유학 6년 동안 서로 통화한 게 2번 정도예요. 그런데 지금은 일주일에 두 번은 통화하고 있어요.”(김길용 단장)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형제가 함께 어울린 기억이 많지 않다. 더욱이 김 단장이 10대 때 부산의 가족을 떠나 서울 계원예고에 입학한 뒤로 형제 간 왕래는 더욱 뜸했다. 하지만 동생이 형을 따라 ‘춤의 세계’로 들어오면서 흰머리가 희끗한 이들 형제는 ‘자매’ 같은 사이가 됐다. 김 단장은 “동생과 함께 영화를 보고 예술을 토론하는 절친한 친구가 됐다”면서 “아내가 아니라 동생과 쇼핑을 보기도 한다”며 크게 웃었다.발레와 탭댄스는 사실 정반대의 춤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이 발전시킨 발레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쓰이기도 했던 유럽의 춤, 귀족의 춤이다. 반면 탭댄스는 흑인들이 백인의 춤에 아프리카의 리듬을 결합해 만든 미국의 춤, 노예의 춤이다. 더불어 발끝으로 서는 ‘푸앵트’ 동작이 상징하듯 발레가 중력을 거스르려는 춤이라면, 탭댄스는 끊임없이 바닥을 구르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김 대표는 “발레리나의 망가진 발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발레가 보여 주는 자연스러운 선은 사실 댄서들의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반면 탭댄스는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데 관객들은 공옥진의 ‘병신춤’을 볼 때와 같은 부자연스러움을 느낀다”고 비교했다. 형제는 이질적인 두 장르를 결합해 국내 최초로 발레와 탭댄스의 협연 무대를 만들기도 했다. 와이즈발레단이 선보인 창작발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발레’에서 탭댄서와 발레리나의 2인무를 선보였고, ‘호두까기 인형’의 장난감 병정 역할로 탭댄서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작품을 올리며 형제는 서로 단체에 각각의 춤을 가르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동생이 추는 탭댄스를 처음 봤을 때 가슴이 요동치는 흥분을 느꼈습니다. 일반인 사이에서 취미발레가 인기를 끈 것처럼 조만간 탭댄스도 큰 붐이 일 거예요.”(김 단장) “어릴 때는 여성이나 추는 춤이라고 생각했는데, 형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죠. 남성적인 카리스마와 여성적 아름다움을 함께 가진 게 발레의 매력이 아닐까요.”(김 대표)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아빠학생의 딸 캐리어에 멘 채 어르며 50분 강의한 대학교수

    아빠학생의 딸 캐리어에 멘 채 어르며 50분 강의한 대학교수

    미국 대학교수가 아빠 학생의 어린 아이를 캐리어에 맨 채 강의를 계속해 학생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소셜미디어에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흑인 남성들의 예술대학이며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박사가 졸업한 것으로 더 유명한 모어하우스 칼리지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네이선 알렉산더(34) 교수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딸 아사타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아이를 들쳐 업고 수업을 들으러 온 웨인 헤이어의 캐리어를 받아 메고 50분 내내 아이를 어르며 강의를 이어갔다. 헤이어는 “교수님 덕분에 노트를 잘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알렉산더 교수는 버즈피드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작 난 자식이 없다”며 “어린 아이가 울기 시작할까봐 걱정했는데 아무 일 없었다. 그애는 정말 얌전히 굴었다”고 말했다. 또 강의 도중 위아래로 몸을 흔들어 아이를 어르려고 했으며 지루한 수업 때문에 아이를 잠에 빠져들게 한 것 같다고 학생들에게 농을 했다고 했다. 그는 헤이어가 전에도 딸을 돌보기 위해 수업 도중 빠져나갔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딸을 수업에 데려오면 자기가 돌봐주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 인터뷰를 통해 그는 “헤이어는 투 잡을 하는 학생이다. 학교에서 리더십 장학금을 받고 있으며 부모이기도 하다”며 “이 사진을 보면 부모가 매일 무얼 해야 하는지, 얼마나 저렴한 어린이 돌봄이 중요한지 상기시켜준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소셜미디어에서는 알렉산더 교수와 그의 특별한 강의 스킬, 아빠 학생인 헤이어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다른 교수들도 학생들의 아이를 돌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아사타의 어머니 퍼르다 헤이어는 알렉산더 교수는 물론 격려의 글을 보내준 누리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알렉산더 교수도 트위터에 “사랑에 감사드린다”고 적으면서 일간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선생님들은 매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런 일을 한다”고 겸손해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美검찰 비무장 흑인 오인 사격한 세크라멘토 경찰관에 “정당방위였다”

    지난해 비무장 상태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오인 사격해 숨지게 했던 두 명의 미국 경찰에 대해 검찰이 정당방위를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지방검찰청 마리 슈버트 검사가 22살의 스테폰 클락이 무장 상태로 자동차 절도범으로 오인해 20발의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관 테런스 메르카달과 자레드 로비넷에 대해 “합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두 경찰은 차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는 911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자신의 할머니 집 뒤뜰에 있는 클락을 발견한 뒤 ‘손을 보여줘’라고 외치다 클락의 손에서 하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고 총으로 오인해 격발했다. 경찰이 쏜 20발 중 7발을 맞은 클락은 결국 사망했다. 클락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플래시를 켠 아이폰으로 드러났다. 클락의 가족들이 따로 진행한 부검 결과 클락은 등에 6발의 총을 맞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슈버트 검사는 “지난해 3월 이후 클락의 가족과 지역사회가 엄청난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날 아침에 만난 클락의 어머니는 명백하게 슬퍼하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클락의 죽음이 비극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역 검사로서 나의 일은 이번 총격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완전한 조사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슈버트 검사는 “수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우리가 내린 결론은 두 경찰관이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한 건 정당방위였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들(경찰)이 종종 분초를 다두는 결정을 하도록 압박을 받고 있으며, 불확실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핵심은 ‘두 사람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직하고 합리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는가‘이다, 이번 사건에서 두 경찰은 그런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슈버트 검사가 이러한 발표는 내놓자 클락의 어머니는 “이것은 정의를 위한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우리는 몹시 화가 났다. 그들은 내 아들을 처형했다. 그것도 내 어머니의 뒷뜰에서 그랬다. 이건 정당하지 않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지난 1년간 인내심을 갖고 슈버트 검사가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지만 그는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클락의 가족은 새크라멘토시를 상대로 20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클락의 사망은 캘리포니아를 넘어 미 전역에 경찰의 무력 진압을 반대하는 시위를 촉발시켰다. 시위 현장에서는 민권단체들이 퍼거슨 사태 당시 구호인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을 본떠 ‘휴대전화를 들었으니, 쏘지 마”(Cells Up, Don‘t Shoot!)를 외쳤다. 이는 2014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일어난 흑인 소요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총기 거래시 신원조회…美 하원, 25년 만에 규제법 통과

    상원 반대·트럼프 거부에 통과 불투명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미국 하원이 모든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가결시켰다. 지난해 2월 17명이 희생된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년여 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한 조치로, 미 의회가 주요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1994년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 제정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미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총기 전시장이나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거래 등 모든 총기 구매 및 양도 과정에서 반드시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를 거치도록 한 법안을 240대190으로 통과시켰다. 총기 소지가 금지된 중범죄 전과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느슨한 신원 조회를 틈타 총기를 손에 넣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청년 딜런 루프는 심각한 정신 병력이 있었는데도 신원 조회의 허점을 이용해 총기를 손에 넣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민주당이 주도해 왔다. 법안에는 공화당의 요구로 불법 이민자가 총기구매 시 연방수사국(FBI)에서 이를 이민·세관 당국에 통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원은 28일 총기 구매·양도자의 신원 조회 기간을 기존 3일에서 10일로 늘리는 법안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날 표결을 위해 모인 민주당 남성 의원들은 오렌지색 넥타이를,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스카프를 매고 나왔다. 오렌지색은 2013년 시카고 남부에서 고교생들이 총에 맞아 숨진 친구를 추모하기 위해 오렌지색 셔츠를 입은 것을 시작으로 총기규제의 상징이 됐다. 의회의 총기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이끌어 온 마이크 톰슨 민주당 의원은 “마침내 우리는 생각하고 기도해 온 것 이상을 해냈다.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 주요한 총기규제법안이 통과된 것은 25년 만이다. 1994년부터 10년 동안 시행됐던 연방 살상용 무기 금지법은 반자동식 총기 등의 유통을 전면금지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전 정부 때 법이 연장되지 않아 한시법에 머물렀다. AP통신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내 총기·화기류로 인한 사망자수는 3만 977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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