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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의료에 헌신했던 윤한덕, 이국종과 ‘사람이 먼저인 사회’ 외쳤다

    응급의료에 헌신했던 윤한덕, 이국종과 ‘사람이 먼저인 사회’ 외쳤다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여 나아갔고,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는 지난해 10월 펴낸 책 ‘골든아워’에서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이렇게 적었다. 한결같이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한덕 센터장. 고인은 설 연휴였던 지난 4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돌연 세상을 떠났다. 대한응급의학회는 7일 성명을 통해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기관 평가,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도입 등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선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진정한 리더”라고 회고했다. 1993년 전남대 응급의학과를 졸업한 이후 응급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윤한덕 센터장은 평소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합리한 응급구조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애를 썼다. 고인은 201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된 이후 닥터헬기 도입 및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설치 사업을 주도했다. 이국종 교수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2009년 가을 전남대 의대에서 열린 외상센터 관련 심포지엄에서 만난 윤한덕 센터장의 모습을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어떤 다른 것도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용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해 토로했다. 당시 이국종 교수는 “영국에서는 럭비 경기 중에도 경기를 끊고 응급헬기가 환자를 구조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관공서 잔디밭에 내려앉아도 안 좋은 소리를 한다”면서 “소음 때문에 헬기장을 폐쇄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국종 교수는 “의원님들이 이 힘든 의정 활동을 하면서 구축하고자 하는 세상은, 우리가 진정한 선진사회 내지는 국민 생명이 정말 존중받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구축하려면 이런 것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윤한덕 센터장도 닥터헬기의 구조 활동을 제한하는 제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고인은 ‘소방헬기는 인계점(헬기 이·착륙 지점) 없이도 이착륙이 가능한지’를 물은 국회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그 헬기도 사전에 내릴 수 있는 장소에 대한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한덕 센터장은 또 ‘닥터헬기는 인계점이 아니면 이착륙할 수 없는 것인지’를 물은 질문에 “그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긴급 운항을 할 때는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인계점이 800여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계점 이외의 장소에서 구조 요청을 하면 닥터헬기가 이착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현실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최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합리한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한덕 센터장은 “심근경색 환자 치료시간을 단축하려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119구급대원이 12유도 심전도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의사에게 전송해 확인한 후, 시술을 해야 할 심근경색이면 심혈관센터로 이송하면 된다”면서 “이 프로토콜은 아주 간단하고 북미와 유럽에서는 흔하다.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도 한다. 그런데 그 간단한 절차를 우리나라에서는 못 한다”고 지적했다. 윤한덕 센터장은 “현행 응급구조사 업무 범위에서 12유도 심전도 검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중략) 그러니 환자는 가까운 병원에 이송돼야 하고, 심전도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 ‘전원’을 통해 심혈관센터로 다시 이송된다. 의료비도 낭비고, 의료자원도 낭비고, 무엇보다 환자에겐 ‘황금같은 시간’이 버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4년 내내 응급의료와 관련된 공부를 한 응급구조사가 4년 중 극히 일부의 시간만 응급의료 교육을 받은 간호사에 비해 응급처치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한 판단일까”라면서 “의사면 누구나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잘못 시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는 뭘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인구당 의사 수가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119구급차를 타고 환자를 봐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고인의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될 예정이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의사’보다 ‘환자’ 앞세운 윤한덕 중앙응급센터장

    ‘의사’보다 ‘환자’ 앞세운 윤한덕 중앙응급센터장

    “응급구조사 심전도 검사 불허하면서위험한 제세동은 아무나 할 수 있어”“응급구조사 전문가 되도록 도와달라”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숨지기 전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불합리한 응급구조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의사, 간호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응급환자를 더 살리기 위해 현행법상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았다. 7일 윤 센터장의 페이스북 글을 보면 그는 여러차례 장문의 글을 올려 불합리한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행법에서 응급구조사는 업무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진료보조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많은 병원이 응급실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응급구조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이들이 의료행위를 하면 범법자로 몰리게 된다. 윤 센터장은 “심근경색 환자 치료시간을 단축하려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119구급대원이 심전도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의사에게 전송한 뒤 심혈관센터로 이송하면 된다”며 “이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북미와 유럽에서는 흔하다.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도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런데 그 간단한 절차를 우리나라에서는 못 한다”며 “현행 응급구조사 업무범위에서 심전도 검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환자의 몸에 전극 3개를 붙이고 감시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전극을 10개 붙이고 검사를 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 환자는 가까운 병원에 이송돼야 하고, 심전도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 ‘전원’을 통해 심혈관센터로 다시 이송된다. 의료비도 낭비고, 의료자원도 낭비고, 무엇보다 환자에겐 ‘황금같은 시간’이 버려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센터장 “환자가 구급차에서 스스로 살아 있어야“ 윤 센터장은 또 “응급실에서도 전극 붙이는 것까지는 응급구조사가 하되 실행버튼은 의사가 와서 누르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말 웃긴 건 환자의 몸에 흐르는 전기신호를 검출할 뿐인 심전도 검사는 응급구조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해도 불법인데 환자의 몸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위험한’ 제세동(자동 심장충격기)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벌에 쏘여 과민성 쇼크로 119를 호출해도 에피네프린 0.3㎎을 피하주사로 투여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 사고로 뼈가 부러져 덜컹거리는 구급차에서 고통에 시달려도 구급대원은 내게 그 흔한 진통제 하나 줄 수 없다”고 호소했다.이어 그는 “4년 내내 응급의료와 관련된 공부를 한 응급구조사가 4년 중 극히 일부의 시간만 응급의료 교육을 받은 간호사에 비해 응급처치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한 판단일까”라고 반문한 뒤 “의사면 누구나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잘못 시행’하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는 뭘까”라고 반문했다. 윤 센터장은 “의료 종사자로서의 전문성은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이 소속한 영역의 지속적인 경험의 축적에 의해 생긴다”며 “응급구조사에게도 마찬가지다. 병원에 채용돼 근무하게 되는 응급구조사는 신의료기술인 ‘로봇수술’을 하는 게 아니다. 그들에게는 전부터 합법적으로 그 행위를 했던 의사,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동안 ‘불법적’으로 그 행위를 했던 선배 응급구조사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언제까지 의료과오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손발을 묶어놓은 응급구조사를 믿고 이송을 당해야 하는가. 내가 노인이 돼 언제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환자가 될 수 있는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아야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응급환자가 될 한 사람으로서 의료계에 개선 호소” 그는 의사 단체와 간호사 단체에도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윤 센터장은 “이 간청은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서가 아니라, 언제든 응급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사람 중의 하나로서 드린다”며 “응급구조사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의료인을 대체할 수 없다고 한다면 1993년에 ‘응급의료법’이 제정될 당시 응급구조사라는 법정 자격이 생기는 걸 말렸어야 한다. 여러분이 소중해 하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응급구조사가 파트너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던 응급구조사 업무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관련 단체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도 구급대원의 업무범위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이 있는 구급대원에 한해 심전도 측정과 전송, 응급 분만시 탯줄 절단 등의 일부 응급처치를 시범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의료계 단체는 이런 방안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윤 센터장은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설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연락이 두절됐다. 윤 센터장의 사인은 ‘급성심장사’ 확인됐다. 그는 연휴에도 쉬지 못 하고 응급의료 업무를 관장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윤 센터장의 부검 결과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는 소견을 받았다”며 “이는 1차 검안 소견과 같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저는 당신이 훔쳐본 그 ○○녀…디지털 성폭력 제발 멈춰주세요”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저는 당신이 훔쳐본 그 ○○녀…디지털 성폭력 제발 멈춰주세요”

    “매일 밤 영상 퍼졌는지 검색하느라 잠들 수 없어…2차 범죄 두려워 엄벌은커녕 합의까지 해줬어요” 당신이 보는 건 ‘야동’이 아니다. 디지털 성폭력의 현장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돈벌이를 위해, 누군가는 관음적 욕망을 채우고자 잔인한 유포와 시청을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도 나를 봤을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OO녀’다. 벗은 내 몸뚱이가 담긴 영상을 제멋대로 뿌리고 소비하며 그들은 나를 그렇게 정의했다. 영상은 껌 한 통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또 무료로도 뿌려진다. 지구상 어떤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다. 그렇게 지극히 사적인 추억이 지구 반대편까지 퍼져 나가는 건 채 보름도 안 걸린다. 정작 내 몸이 누군가의 욕망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내 영상은 ‘신상’이 아니었다. 전 재산을 털어 지우고 또 지워도, 암 덩어리 같은 영상은 끈질기게 증식했다. 지금도 나는 전 세계 곳곳에서 누군가에게 발가벗겨진다. 그냥 지워 달라. 당신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의 긴 악몽은 끝나지 않는다.“니 몸 대단하더라. 사람들이 너보고 소장각이래. 영상을 아주 잠시 올렸는데 조회수가 150회 넘어가던데….” 몇 명이나 본 걸까. 서주영(가명·피해자 요청에 따라 나이 미공개)씨는 3년째 지옥 속에 살고 있다. 매일 밤 온갖 불법 성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웹하드 등에 자신의 연관검색어를 넣어 혹시나 자신의 영상이 있는지 뒤지다 보면 어느새 날이 밝는다. 혹시 누군가 해코지를 할까 집 밖을 제대로 나서지도 못한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는 벌써 수십통을 비웠다. 악몽은 3년 전 시작됐다. 남편과 헤어진 서씨에게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던 C씨가 접근했다. 그는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아들 하나 바라보고 사는 자신처럼 남자는 자상한 ‘딸바보’ 행세를 했고, 지방에서 매일같이 서울에 올라와 사랑을 속삭였다. 하지만 만난 지 반년이 지나자 C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가게에 진을 치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에게 가정이 있다는 걸 알고 거리를 두려 하자 집 앞에서 밤을 새우고 폭탄 문자를 보냈다. 급기야 남자는 “○년이 바람을 피운다”며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막고 실랑이를 하기도 했다. 그날 가방과 휴대전화를 낚아채 2주간 잠수를 탔다. “그날 이후 해킹 프로그램을 깐 것 같아요. 문자 메시지부터 SNS, 사진첩과 클라우드에 저장된 과거 사진들까지 다 털렸어요. 실시간으로 제 휴대전화 정보를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까지 깔았더군요.” ●카카오톡 지인들에게 성관계 영상 전송 그는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었다. 남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본 서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거의 복제폰에 가까웠다. 지인들의 이름과 번호가 그대로 복사되어 있었다. 사진첩은 더 끔찍했다. 서씨가 자는 사이 찍은 알몸 사진이 수두룩했고,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들도 나왔다. 소름이 끼쳤다. 배신감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수치심에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영상과 사진을 빌미로 C씨가 저지를 짓들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렇게 그녀는 질질 끌려다니게 됐다. 그날 이후 서씨는 어떻게 하면 탈 없이 그를 정리할 수 있을지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밀어낼수록 더 큰 협박이 되돌아왔다. 일하는 서씨를 찾아와 “한번 다 폭파해(퍼트려) 버려?”, “얼굴이 하얗게 질리니 보기 좋네”라고 속삭였다. 어떤 날은 또 욕설을 퍼붓다가도, 어떤 날은 울며 “죽을 만큼 사랑한다”고 매달렸다. “너 가게 근처에 영상 담은 이동식 저장장치(USB) 쫙 뿌려 놨어. 어떤 놈이 주워서 보면 재밌겠지? 어디 얼굴 팔려서 장사하겠니….” 더 상대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C씨를 완전히 외면하자 그는 “니가 가장 고통스러워할 게 뭔지 생각해 봤다”면서 동영상 유출을 들먹였다. 그 후 그는 실제로 카카오톡으로 지인에게 성관계 영상을 뿌렸다. 그날 이후 서씨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 매일 밤 SNS, 불법 성인 사이트, 웹하드에 혹시나 본인의 영상이 퍼지지는 않았는지 검색하면서 밤을 새웠다. 밥알은커녕 물 한 모금 제대로 삼킬 수도 없었다. 숨조차 쉬기 어려웠다. 불안감은 흉통으로 이어졌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 없인 제대로 잠들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다들 얼굴을 알아보며 손가락질을 하는 듯해 집 밖을 나서기조차 어려웠다. 가게는 내놓은 지 3일 만에 헐값에 처리했다. ●아들 죽이겠다는 협박에 고소 결심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씨 아들의 메일 주소를 들먹이며 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심지어는 집 앞에 찾아와 “아들을 죽이겠다”고도 했다. 서씨의 친구를 찾아가 위협도 했다. “사지가 벌벌 떨렸어요. 단지 나 하나로 끝나지 않겠구나. 주변 사람은 물론 아들까지 해코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고소를 결심했어요.” 도움이 필요하단 생각에 서씨는 자신과 비슷한 사연의 기사들을 검색했다. 거기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를 발견했다. 활동가에게 처음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동안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겠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경찰서에 같이 갈게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얼마나 고맙던지··· 정말 펑펑 울었어요.” ●고소장 접수하자 숨겨둔 영상으로 협박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서도 남자의 협박은 4개월여간 이어졌다.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했다. 끝까지 숨겨 놨던 10개의 영상과 수백장의 사진을 보이며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모두 뿌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C씨는 영상물 비동의 촬영,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서씨의 변호사와 다수의 전문가들조차 합의를 권했다. 실형을 살아봐야 형량이 얼마 안 되는데, 오히려 앙심을 품고 2차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실제 초범인 C씨가 받을 수 있는 형량은 최대 5년, 하지만 관행적인 형량은 6개월 정도에 그친다. 서씨가 합의를 해 주면 1~2개월을 선고받거나 바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에 결국 합의서를 작성했어요. 여자가 합의를 안 해 줘서 실형 살았다고 나와서 복수를 하고 영상을 재유포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거예요. 엄벌하진 못할망정 피해자가 합의를 해 줘야 하는 상황이 말이 되나요? 저는 너무 억울해요. 죽을 만큼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그 사람이 또 나와서 가해를 하면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는 법도 저를 지켜주지 못하잖아요. 제가 망치라도 들어서 저를 지켜야 하나요? 방법이 없어요.” 서씨는 이 일을 겪으며 머릿속으로 수백번 손목을 긋고 목을 맸다. 하지만 자신이 죽고 나면 남겨질 아들과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내가 대체 무얼 잘못했나’ 하는 억울함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곤 꼭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하는 성생활이에요. 제가 남들에게 피해라도 줬나요? 근데 왜 내 개인적 공간과 사생활을 동의 없이 퍼뜨려요. 이제는 당당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제발 죽지 말고 사시라고요. 그리고 힘을 합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꿔야 해요. 우린 잘못한 게 없잖아요.” ●관행적 형량 6개월 불과… 피해자만 낙인 서씨는 최근 피해자들을 위해 애쓰는 여성 단체에 기부도 했다.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서 강연을 나갈 생각이다. 서씨는 “출소 후에도 가해자는 당당하기만 한데 피해자들은 오히려 문란한 여성으로 취급받으며 평생 숨어 살아야 하는 모순된 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2차피해를 막으려 피해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해자에게 합의까지 해 주는 상황”이라면서 “나쁜 사람들이 잘못의 무게에 맞는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성상대 50대 강도 징역 12년

    범행 욕구를 참지 못해 여성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박정대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A(58·무직)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1일 오후 4시쯤 전주 시내 모 치과 화장실 앞에서 40대 여성 B씨의 왼쪽 가슴을 흉기로 찔러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A씨는 B씨로부터 금품을 빼앗으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A씨는 광주에서 연고가 없는 전주까지 와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무엇인가 큰 사고를 치고 싶고, 누군가로부터 무엇을 강탈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무겁고 피해자는 현재 흉통과 정신적 충격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은 특수강도범죄로 3차례나 처벌받았는데 또 유사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살해할 적극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기보다는 몸싸움 상황이 되자 도주를 위해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찌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배명진 코에 붙은 검정테이프의 정체…위산 역류검사 장치?

    배명진 코에 붙은 검정테이프의 정체…위산 역류검사 장치?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지난 22일 국내 최고의 소리공학 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취재진이 숭실대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배 교수는 격렬하게 촬영을 거부했다. 그런 과정에서 배 교수가 코 위에 붙인 검정 테이프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코의 각질을 제거하는 용도의 코팩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일각에서는 검정 테이프 아래 몇가닥의 줄이 연결돼있는 것으로 봐서 실험 또는 의학용 장치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해당 장치는 24시간 동안 위산 역류와 빈도를 측정하는 용도로 추정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검사는 산의 노출시간과 식도의 산 배출 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가슴앓이, 흉통, 만성기침, 식도 이물감, 쉰 목소리, 재발성 후두염과 위 식도 역류증상이 있으면 산 역류 검사를 시행하며 항 역류 수술 전후 평가를 위해서 하기도 한다.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달린 관을 코를 통해 삽입하고 24시간 일상생활을 하면서 증상을 일기장에 작성한다. 한편 이날 PD수첩은 지난 2012년 제주 도남동 하천 바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 모 하사의 죽음과 부대 선임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소리 분석을 통해 제기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또 배 교수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 교수가 성 회장의 목소리 진실성이 62.7%이며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성 회장의 증언이 허위라는 감정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이는 과학적인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근경색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은 까닭

    심근경색 남성이 여성보다 3배 많은 까닭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특징인 ‘심근경색증’은 심장혈관이 막히면서 발생하는 대표적 급성질환이다. 관상동맥 3개 중 하나라도 막히면 심장근육 조직이 손상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 환자의 7.7%가 사망하고, 병원에서 치료받아도 6.5%는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0년 8129명에서 2015년 1만 439명으로 28.4% 증가했다. 5일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를 통해 심근경색증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Q. 심근경색증 환자는 얼마나 많은가.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심근경색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7만 2213명에서 2016년 9만 5249명으로 31.9%나 증가했다. 2016년 기준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3배 많았다. 남성은 40대부터 꾸준히 증가해 50대와 6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Q. 왜 남성 환자가 많나. A. 심근경색증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흡연하는 경우, 복부 비만이 과한 경우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증도 중요한 유발 요인이다. 따라서 여성보다는 남성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또 가족력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가족 또는 친지 중에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가족이 1명이라도 있으면 심근경색증 위험도가 2배 증가하고 2명 이상인 경우 3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 Q. 어떤 신호를 눈여겨봐야 할까. A. 발병 전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쪽 통증이 왼팔 쪽으로 퍼져 나가는 것으로 이런 흉통이 쉬어도 가라앉지 않고 10분 이상 계속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명치 끝이 아프면서 식은땀이 나거나 호흡곤란이 있을 때도 위험 상황으로 봐야 한다. 일부 환자는 심하게 체한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쇳덩이가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통증이 굉장히 심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병 환자, 뇌경색증 경험자 같은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Q. 심장 쇼크가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얼굴이 창백해지고 손발이 차가워진다고 해서 손발을 주무르거나 바늘로 손끝을 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처치다. 즉시 119에 연락하고 도착할 때까지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상태가 심각하면 폐에 물이 차 누워 있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땐 환자가 원하는 자세를 취하도록 도와야 한다. 심근경색증으로 갑작스럽게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 박동이 멈추게 되는데 이때 뇌로 가는 혈액이 중단돼 환자가 경기를 일으키게 된다. 이런 경우 환자 호흡과 맥박을 확인 뒤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Q. 관상동맥중재술을 하면 안심해도 되나. A. 의술의 발달로 작은 금속망을 관상동맥에 삽입해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의 치료 성적과 안전성이 높아졌다. 시술 뒤에는 금속망으로 인한 혈액 내 혈전 형성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전제를 평생 사용해야 한다. 금속망이 우리 몸의 여러 반응으로 다시 좁아지면 흉통이 재발해 재시술해야 할 수도 있다. 심장근육이 이미 많이 손상됐다면 일상생활을 할 때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호흡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심장이 받은 타격을 줄이기 위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술 없이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 길 열려

    전북에서도 수술을 하지 않고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할 길이 열렸다. 전북대병원은 지역 최초로 가슴절개 없이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치료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심장내과 이상록 교수팀은 최근 조모(76)씨와 한모(84·여)씨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를 위해 가슴을 여는 수술대신 대퇴부(허벅지) 동맥으로 새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에 성공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 있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심장을 열지 않고 허벅지 동맥을 따라 스텐트와 유사한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고령으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삽입술은 통증이 적으며 시술 시간과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개복 수술 시 회복에 4∼6주가 소요되지만,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회복 기간이 5일에서 1주일로 매우 짧다.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면 혈액 흐름 장애와 심장 과부하로 흉통과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심하면 실신과 사망에 이른다. 5년 내 생존율이 20∼30% 이하인 위중 질환으로 지금까지는 가슴 절개수술을 통해 인공판막 대체가 주된 치료법이었다. 이 교수는 “많은 퇴행성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들이 수술 위험성이 커 근본적 치료를 포기하고 증상만 조절하다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며 “이 수술은 개흉 수술에 따른 위험은 물론 수술을 꺼리는 심리적 부담도 줄일 수 있어 고령 심장질환자 치료에 새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심근경색 전조증상과 예방법은? “요즘처럼 추울때 조심해야”

    심근경색 전조증상과 예방법은? “요즘처럼 추울때 조심해야”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공급이 중단돼 심근 세포가 죽는 질환으로 심근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인 관동맥 또는 관상동맥에 생긴 피떡(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심근 일부분에 혈액공급이 막히고 이로 인해 심근이 기능을 잃는 것이다.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시기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관이 수축되면 혈압이 올라가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의 위험요인으로는 콜레스테롤이 첫 번째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당뇨병이다. 그다음으로는 복부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 고혈압, 비만 등이 모두 포함된다. 대표적인 5가지 전조증상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 ▲호흡곤란 ▲구토▲가슴에서 어깨, 목, 팔로 퍼지는 통증 ▲식은땀이 있다.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 -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때리는 듯한 통증이 아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꽉 누르는 아주 둔한 통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아픈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수 분간 통증이 지속하면 심장병일 가능성이 크다. 통증이 30분 이상 없어지지 않는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호흡곤란 - 오른쪽 가슴 또는 상복부가 체한 것처럼 답답하거나 무겁게 느껴지면서 갑자기 숨을 쉬기 힘들어지는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특히 호흡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구토 - 급성심근경색의 25% 정도는 흉통을 동반하지 않고 구역, 구토 증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잦은데, 소화불량 또는 위산 역류 등으로 생각해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의 이상증세와 함께 메스꺼움이 심근경색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슴에서 어깨, 목, 팔로 퍼지는 통증 - 목 부위가 답답하고 왼쪽 팔이 아프다며 정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도 급성심근경색일 수 있다. 고령 환자나 당뇨병 환자, 여성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짧게는 30분에서 1~3시간, 길게는 1~3일 정도 통증이 지속하기도 한다. 식은땀 - 앞가슴에 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하고 강한 불쾌감을 동반하며 식은땀과 함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급성심근경색증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험요인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식이요법, 운동요법, 생활요법의 3가지를 모두 실천하라고 주문한다. 식이요법으로는 소식, 채식, 저염식 등이 권장된다. 운동요법은 1주일에 3번 정도 운동을 하되, 한번 할 때는 30분 정도를 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 생활요법은 금연과 적정한 체중 유지, 스트레스 해소 등이 꼽힌다. 적절한 진단을 통해 질환이 확인된다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응급 시술을 받아야 한다.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금속 그물)를 삽입하는 응급관동맥성형술이 일반적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3시간 이내에 받는다면 심근 세포를 완전히 살릴 수 있지만 12시간 이상 늦어지면 심근은 더는 회복되지 않고 죽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뇨환자, 통증 못 느껴 돌연사 가능성 높다

    당뇨환자, 통증 못 느껴 돌연사 가능성 높다

    당뇨환자 심근경색 증상 못느껴 돌연사 가능성 높아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신경손상으로 인해 통증을 못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심근경색이 발생할 경우 동반되는 심한 가슴통증을 느끼지 못해 돌연사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멜빈 존스 박사팀은 런던의 3개 의료기관에서 심근경색 치료를 받은 40~90세 사이의 당뇨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 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환자들 대부분은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가벼운 가슴 통증을 느끼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심근경색 증상인 격심한 흉통은 느끼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심근경색에 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당뇨를 오래 앓으면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이 손상되기도 하지만 신경도 손상된다. 이 때문에 당뇨환자는 발처럼 말단 부위에 상처가 생겨도 아픔을 못 느끼 듯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액공급이 끊어져 심한 흉통이 발생해도 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당뇨환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무증상 심근경색의 원인을 설명해주고 있다. 존스 박사는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누구나 다 똑같지만 당뇨환자는 신경이 손상되는 신경병증이 진행되고 있어 흉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며 “당뇨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이 6배나 높은데 통증 감지기능까지 떨어져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무한 반복’ 명절 몸살…이유는 ‘스트레스’

    [메디컬 인사이드] ‘무한 반복’ 명절 몸살…이유는 ‘스트레스’

    스트레스, 20여개 질병 연관코르티솔 분비돼 정서장애·당뇨명절증후군, 정신 고통 영향 커문제 시 당사자와 즉시 풀어야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15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스트레스로 생길 수 있는 질병들을 하나하나 꼽아 봤더니 20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병 영역도 소화기장애, 호흡기장애, 심·혈관장애, 내분비장애, 신경성장애, 정신장애 등 매우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표적 성인질환인 고혈압과 당뇨병을 비롯해 천식,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졸중, 소화기 궤양, 긴장성 두통 등이 모두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스트레스는 질병을 일으킬까요. 좀더 깊이 들어가 봤습니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트레스에 대해 “보건의료에서 1차적인 관심 분야”라고 발표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33%가 거의 매일 또는 매주 수일 동안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질병, 장기결근, 자살, 대인 관계 단절, 생산성 하락 등에 영향을 줘 해마다 무려 300억 달러(약 35조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습니다. 경직된 사고, 낮은 자존감, 낮은 생활수준이나 질병에 걸린 환자 등이 그들입니다. 의외로 완벽주의자, 일중독자, 집착하는 성격, 다혈질 성향도 스트레스에 취약합니다. 가족의 죽음이나 실직 같은 큰 사건부터 복잡한 출퇴근길, 조직사회의 규율, 기온, 의견 충돌 등 작은 외적인 요인도 스트레스를 불러옵니다. ●완벽주의자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 스트레스 자극은 신경을 타고 빠른 속도로 뇌로 전달됩니다. 이어 뇌에서 수면, 식욕, 성욕, 체온, 신체리듬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를 작동하게 해 자율신경계와 내분비 시스템을 움직입니다. 자율신경계가 흥분되면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돼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호흡이 거칠어집니다.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하기 위해 기관지가 확대되고 피부와 근육의 혈관을 확장하며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돼 전반적으로 기초대사율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노르에피네프린 분비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몸이 과도하게 각성되고 긴장돼 집중력이 떨어지고 행동 제어가 잘 되지 않게 됩니다. 부신에서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나오는데 정서 조절과 기억에 문제를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킵니다. 혈압이 높아지고 소화기 기능을 떨어뜨리는 데다 불면증과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일으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깁니다. 스트레스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사실상 본인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워싱턴의대 토머스 홈스 박사의 ‘스트레스 지수’에 따르면 배우자의 죽음이 100으로 가장 높고 이혼(73), 별거(65), 질병·손상(53), 파면(4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결혼(50), 방학·휴가(15), 심지어 크리스마스(12)도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강지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결혼이나 승진처럼 남들이 봤을 때 좋은 상황이 나쁜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하고, 집안의 우환을 계기로 가족이 더 화합해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우리 마음과 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트레스 요인을 없앨 수 없다면 어느 정도 현실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명절 몸살도 알고 보면 스트레스 영향 일반적으로 명절증후군을 과도한 육체노동으로 인한 ‘몸살’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는 스트레스 영향도 많습니다. 명절에 시댁을 다녀온 여성이 주로 느끼는 극심한 두통과 소화불량, 흉통, 복통, 근골격계 통증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형장애’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명확한 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고통은 더욱 큽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신체형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12만 4162명이었는데 여성이 64.9%로 남성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결국 주변 가족이 모두 나서 음식 장만을 돕고 스트레스를 나누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진학, 취업, 결혼, 임신에 대한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의나 충고로 전하지만 듣는 이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많아야 1년에 2~3번 만나는 먼 친척이라면 공통 화제가 없기 때문에 대화를 이어 가기 위해 진학, 취업, 결혼,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며 “나의 조언이나 충고가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자주 충고를 듣는 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지 미리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이기 때문에 본인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수면리듬을 잘 맞추고 적절한 휴식과 규칙적인 식사도 필요합니다. 강 교수는 “생각이 엉키고 불안정할 때는 생각과 감정을 노트에 글로 표현해 보거나 믿는 사람에게 말로 꺼내 보는 것이 좋다”며 “만약 기본 생활에 문제가 생기거나 극단적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람 찾을 수 있는 작은 일 시작해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아무 운동이라도 괜찮으니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성취할 수 없는 목표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거의 불행했던 기억은 떠올리지 말고 스트레스가 되는 환경을 조금씩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집안이나 직장에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겼을 때는 가능하면 참고 있지 말고 즉시 당사자에게 말해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주째 감기? 폐렴 의심해봐야’프로바이오틱 장유산균’ 신체 면역력 높여 면역체게 도움

    2주째 감기? 폐렴 의심해봐야’프로바이오틱 장유산균’ 신체 면역력 높여 면역체게 도움

    날씨가 추워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과 노화로 인해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건강한 성인보다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는 콧물, 기침, 가래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수일이 지나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는 반면,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여 심한 호흡기계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폐렴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중증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폐의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져 산소 교환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일반적인 감기 증상에 더해 고열과 기침,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보고 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평소 체내 면역력을 높여,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항하는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신체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프로바이오틱스 장유산균 섭취가 추천된다. 프로바이오틱 장유산균은 체내 70% 이상의 면역물질을 생성·분비하는 장을 건강하게 만들어, 정상적인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시중에 캡슐형, 분말형 등 다양한 형태와 가격으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장유산균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함유된 유산균의 종류와 수, 기술 등이 얼마나 내 몸에 잘 맞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소장에서 주로 활동하는 락토바실러스 균주와 대장에서 활동하는 비피도박테리움 균주가 적절하게 배합된 ‘복합균주 유산균’을 고르는 것이 좋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CLP0611)은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을 입증 받은 특허 균주로, 내산성이 강해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한국인의 장에서도 생존율이 높아 장 건강 개선에 보다 탁월한 효능을 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살펴볼 것은 유산균 함유량이다. 식약처에서 인정하는 유산균 권장 섭취량은 1억 마리에서 100억 마리로, 이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하지만 시중 유산균 제품 중에선 최초 투입균수만을 강조하며 홍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제품에 표기된 수가 투입균수인지 보장균수인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유산균을 감싸 장까지 안전하게 운반해줄 이노바쉴드 같은 최신 코팅기술이 적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코팅기술은 생균인 유산균이 소화과정 중 위산이나 담즙산에 닿아 사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안전장치이다. 이에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기업 ㈜프로스랩은 24일 "날씨가 추워지면 폐렴 환자가 늘어나지만,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며 "증상이 길어지거나 두통, 흉통 등을 느낀다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고, 평소 장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해 신체 전반적인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궁합좋은 약과 음식] 고혈압약 먹는다면 매실·바나나 피해야

    고혈압인 50대 A씨는 얼마 전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항산화 성분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하지만 몸이 가벼워지기는커녕 피로감과 무력감을 쉽게 느끼고 책상 등에 부딪치는 일이 잦아졌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고혈압약을 복용할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약과 음식이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캅토프릴, 라미프릴 등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와 발사르탄, 칸데사르탄 등 앤지오텐신Ⅱ수용체 길항제, K+보존성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칼륨 함량이 많은 매실, 바나나, 오렌지, 녹황색 채소, 저나트륨 소금(칼륨 함유 식염 대용물) 등을 과도하게 섭취해선 안 된다.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신경 전달에 장애가 생겨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심하면 근육이 마비돼 손발이 저리고 다리가 무거워지며 부정맥과 심박수가 증가하는 심계항진이 올 수 있다. 칼륨 보충제를 섭취하면서 이런 과일을 함께 복용해도 체내 칼륨 농도가 짙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과일, 채소와 궁합이 잘 맞는 심혈관계 의약품도 있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등 티아지드계 이뇨제와 스피로노락톤 등 고리 이뇨제는 체내의 무기질과 칼륨, 칼슘과 마그네슘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이런 성분의 약을 복용할 때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 무기질을 보충하는 게 좋다. 다만 심혈관계 의약품을 복용하면서 알로에를 먹으면 체내 칼륨량이 지나치게 감소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티아지드계 이뇨제를 복용할 때는 MSG 등 조미료가 많이 든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티아지드계 이뇨제가 MSG의 작용을 상승시켜 두통, 어지럼증, 입 주위 마비, 흉통이나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빈약한 가슴 성형? 보형물은 사람마다 맞춤형 필요!

    # 평소 가슴볼륨이 없어 고민해왔던 엄(28)모씨는 최근 가슴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성형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가슴성형 보형물도 수술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가슴성형 보형물에는 물방울가슴성형 보형물 등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가슴이 빈약하고 마른 편인 엄양의 경우 어떤 보형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가로수성형외과 가슴성형 전문의 이형교 원장은 “가슴성형보형물은 물방울가슴성형 보형물부터 시작해서 라운드형 보형물까지 그 형태나 질감, 재질에 따라 종류가 수 백 가지에 달하며 자신의 체형이나 흉곽 사이즈, 피부조직 특성,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엄씨처럼 어렸을 때부터 가슴이 빈약하고 마른 체형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물방울가슴성형 보형물을 권한다. 마른체형은 흉통이 작고 피부의 여분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물방울가슴성형 보형물이 적합하다. 라운드형 보형물의 경우 가슴 안에서 어느 정도 보형물이 움직일 공간이 있어야 유방의 아래쪽으로 갈수록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자연스러운 형태로 자리 잡히게 되는데 물방울가슴성형의 경우 보형물의 형태가 원래 아래쪽이 도톰한 형태로 잡혀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모양을 내기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물방울가슴성형의 경우 가슴성형수술시 가슴방을 박리할 때에도 불필요하게 박리하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슴성형수술 후 회복이나 출혈, 멍이나 붓기 등에서도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슴성형수술 후 사후관리를 받을 시간적인 여력이 부족하다면 텍스처 타입의 보형물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은 보형물의 겉 촉감을 따른 종류인데, 겉이 매끈한 보형물은 가슴성형수술 후 만졌을 때 촉감도 매끄럽고 좋은 편이지만 표면이 매끄럽기에 피막형성이 과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구형구축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6개월간 꾸준히 마사지를 통한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텍스처타입은 표면이 거칠어 피막형성의 걱정을 현저히 낮출 수 있고 조직과의 유착이 잘 되기 때문에 가슴성형수술 후에도 마사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어 바쁜 직장인이나 가슴성형수술을 비밀리에 하려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이 원장은 “사람에 따라 신체적인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조건을 고려해 보형물을 결정해야하며 가슴성형 경험이 풍부하고 노하우가 많은 성형외과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슴성형 시 전신마취과정이 동반되기 때문에 반드시 마취과 의료진이 수술 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마취 과정을 통제하는지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성형 수술 시 수반되는 기본적인 의료적 안전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병원인지 잘 살펴보고 꼼꼼하게 상담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로수성형외과는 마취과 의료진이 환자를 직접 상담하며 마취에 대한 궁금증이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당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질환’ 징후 7가지

    당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질환’ 징후 7가지

    심장 관련 질환은 더이상 부모님 세대 등 노년층이 걱정해야할 수준을 뛰어 넘었다.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도 심혈관계 질환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만연돼 있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심각하게 아프기 전 반드시 '시그널'을 보낸다. 몸을 사용하는 이가 가볍게 여기며 넘길 따름이지 반드시 SOS 신호를 보내는 만큼 그 시그널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쉽게 드러나는 것이 흉통이다. 하지만 심장 관련 질환으로 흉통이 나타날 정도라면 이미 일정 정도 상황이 진행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해외언론들은 심장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관련 질환 전조 증상 7가지를 소개했다. 1. 심한 코골이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비만 혹은 비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심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성 무호흡을 동반한 코골이 증상은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심장마비 및 중풍,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붓고 피가나는 잇몸 잇몸 질환 역시 중요한 시그널이다. 잇몸과 관련한 바이러스 성 질환 등은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턱뼈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염증성 질환이 지속될 경우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은 대동맥의 동맥류와 뇌혈관 뇌동맥 경화증, 심장의 협심증의 원인이 되며, 특히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무시한 채 방치할 일이 결코 아니다.   3. 어깨 또는 목 근육 통증 늘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에게 어깨와 목 주변의 뻐끈함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앉은 자세의 문제 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도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많은 심장마비 또는 심근경색 환자들은 질환을 발견하기 전 심장부위의 통증 뿐 아니라 목이나 어깨 결림 등의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4. 성 기능 장애 이는 남성의 자존심 문제 만이 아니다. 성기능장애는 동맥장애의 증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동맥에 각종 찌꺼기가 쌓이면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결국 순환계로서 심장 혈관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한 젊은 남성이 발기부전을 겪는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성욕 감소는 폐경의 증후이고 폐경기가 되면 여성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 역시 치솟는다. 폐경이 직접적으로 심장관련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더라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를 유발하면서 심장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속쓰림 및 소화불량 속쓰림과 소화불량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감기처럼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역시 심장질환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메스꺼움이나 구토증상, 호흡이 거칠어지고 소화가 되지 않는 증상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신호가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경고했다. 6. 쉽게 붓는 발과 다리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이 증상은 심장질환 중에서도 심부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특히 다리가 잘 붓는 사람 중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호흡이 불규칙해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심장 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7. 심장마비 직전의 증상 단순한 심장질환의 전조가 아닌, 심장마비 직전의 증상은 더더욱 숙지할 필요가 있다. 턱 주변과 목, 어깨 등이 갑자기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픈 경우, 의심해야 한다. 또한 구토가 나거나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경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러움증이 심각해지는 경우, 가슴 한 가운데가 눌리는 느낌 등은 심장마비를 의심할 상황이다. 이때는 급히 119로 전화하거나 주변 사람들은 응급처치로서 심폐소생술을 처치해야 한다. 자신에게 심장질환이 없다 하더라도 미리 심폐소생술을 숙지해둬야할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암 가족력 있는 당신 새해 건강검진은 필수

    많은 사람이 새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지만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내키는 대로 운동하다 대개 작심삼일로 끝내고 만다. 내 몸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하려면 건강검진을 받고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자신에게 꼭 맞는 건강 목표를 세워야 한다. 20~30대는 가족력 관련 질환에 대한 건강검진을 받는다.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는 사람에게서 최근 원인이 불분명한 체중 감소, 빈혈 또는 위장 증상이 나타났다면 위 내시경을 권한다. 흉통이나 숨참,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한다. 여성은 자궁경부암 및 상피내암의 발생 증가 추세를 고려해 이 시기부터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35세 전부터 매년 유방 촬영술을 하고, 치밀 유방이라면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는다. 40대는 암, 생활습관병, 심장질환 등 각종 질병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40세 이후에는 1~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고 위암 가족력, 위축성 위염 등이 있다면 매년 검사해야 한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고지방 식습관, 대사증후군 등이 있으면 40대에도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특히 45세 이후 남성은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 위험이 커지므로 음주, 흡연, 복부 비만, 생활습관병 여부에 따라 심장 초음파, 운동부하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여성은 폐경을 전후해 골밀도 검사로 뼈의 상태를 진단한다. 50대는 암 검진을 포함한 정밀 건강검진을 본격적으로 받아야 하는 나이다. 대장내시경과 컴퓨터단층촬영 (CT)검사를 추가한다. 저선량 흉부 CT도 필요한데, 연간 30갑 이상 흡연하는 사람은 1년마다 한 번씩, 폐암 가족력 또는 직업력이 있다면 1~2년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는다. 대장 내시경 검사는 증상이 없어도 받아야 한다. 사전 검사로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고 심장 초음파, 동맥경화도, 운동부하검사를 권한다. 상황에 따라 관상동맥 CT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만약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뇌졸중 과거력, 60세 이전의 죽상경화증 발생 가족력 가운데 2개 이상의 위험 인자가 있으면 동맥경화도 검사와 경동맥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60세를 넘기면 암과 허혈성 혈관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개별 상담을 받은 후 CT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더 자세한 검사를 할 것을 권한다. ■도움말 장혜숙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
  • 피로는 그때그때 푸세요… 환절기 감기가 노려요

    피로는 그때그때 푸세요… 환절기 감기가 노려요

    낮과 밤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 나는 환절기에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거나 감기에 걸려 시름시름 앓아 눕기 쉽다. 기온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피로해지고 몸이 약해질 수 있어 몸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찬 공기가 불면 호흡기가 가장 먼저 반응한다. 건강한 성인은 며칠 앓고 지나가는 정도로 끝나지만, 소아나 노인은 예기치 않은 합병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고창남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노인은 신체 저항력이 약해 병이 초기에 치유되지 않고 오래가며, 폐렴을 일으키는 등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몸이 피곤하고 허약해 환경 변화, 기후 변화로 인한 나쁜 기운이 인체에 침입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정의한다. 감기에 걸리면 입맛이 떨어지고 열이 나고 춥기도 하며 콧물, 기침,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인체의 면역력이 나쁜 기운과 싸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땐 종합감기약을 사 먹기보다 면역력이 제 역할을 하도록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따르는 게 좋다. 감기 치료에는 땀을 내 몸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는 ‘한법’(汗法)을 많이 사용한다. 몸을 따뜻하게 해 체력을 회복시키는 ‘온법’(溫法),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화 기능을 북돋아 주는 ‘소법’(消法) 등 치료법이 다양하다. 기침에는 도라지, 생강탕, 오미자, 파뿌리 달인 물이 좋다. 환절기 감기 예방법에는 특별한 게 없다. 밤에 잘 때는 문을 꼭 닫고 자고, 과격한 운동은 피한다. 몸이 노곤해지지 않도록 피로는 그때그때 풀고, 아침저녁으로 춥다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야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는다. 외출 후에는 손발뿐만 아니라 입 안도 닦는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환절기에 증상이 더 심해져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땐 우선 잦은 목욕과 비누칠을 피한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 회복 차원에서 매일 뜨거운 온탕 목욕이나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켜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샤워 횟수는 1주일에 3회 정도가 적당하다. 거친 때밀이 수건으로 박박 문지르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집안의 습도는 높이고 과도한 난방은 하지 않는다. 심장과 혈관도 환절기가 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자율신경계의 작용으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동맥경화증·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 환자와 노인 등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쌀쌀한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면 흉통이 악화하거나 심장 발작이 생길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에는 혈압이 낮아지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정상인도 혈압이 다소 상승한다”며 “고혈압 환자는 혈관의 탄성도가 떨어져 혈압이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혈압을 더 자주 측정해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새벽에 잠깐 신문을 가지러 나가거나 실외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잠깐 외투를 걸치는 게 좋다. 꾸준히 운동하되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쌀쌀한 날씨에 과도하게 운동하는 것은 피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위 속의 친위쿠데타’ 위산 역류증

     위산은 사람의 몸에서 분비되는 가장 강한 독성 물질입니다. 물론, 위산이 일상적으로 몸 속에서 독성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렇게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한 산성입니다.  이런 위산은 사람이 먹는 음식물을 소독하고,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삭혀 소화 흡수를 돕지요. 즉, 섭생에서 위산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능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만약 위산이 없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진 생명체로 거듭 나는 적응력을 보이겠지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려 인류가 살아남을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림잡아 추산을 해 볼까요.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400만∼500만년에 출현했습니다. 아마도 원숭이에 가까운 형태였을 것입니다. 그 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베이징원인이 나타났고, 지금부터 10만년 전에는 인류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이, 4∼5만년 전에는 호로 사피엔스와 크로마뇽인이 등장하며, 이 직후에 현생인류의 직계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나타났지요.  대략 이렇다고 보면, 터무니없는 얘기지만,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 쪽으로 집중적인 진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적어도 4∼5만년, 길게 잡아서 10만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요. 그러니 이런 황당한 상상보다는 위산의 문제를 알고, 여기에 대응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위에서는 아군, 식도에서는 적군  이처럼 강한 위산이 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위벽의 세포에서 염산의 강한 산성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을 분비해 보호막을 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산이 위 속에서 항상 바람직한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가끔은 일탈적으로 독성 물질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만약, 위벽의 보호막이 어떤 이유로 뚫리면 위벽이 위산에 의해 손상을 입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위염과 위궤양입니다.  위염과 위궤양은 위산이 위장 속에 머물때 생기지만, 위산이 더러는 위를 벗어나 자기 경로가 아닌 곳으로 흘러들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위산 역류현상입니다. 위산과 각종 소화효소가 느닺없이 윗쪽으로 역류하는 일탈을 자행하는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위의 상부인 식도는 위산에 버틸 수 있는 보호막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여기에 강한 산이 흘러들어와 고이면 순식간에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지요. 이를 의학적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합니다.  타고난 기질 탓에 위산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위산과다증이나 노화 탓이기도 하지만, 과식이나 야식, 비만, 음주, 흡연 등도 위산 역류의 요인이 됩니다. 위산이 인체의 소화 및 생리활동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게 식도로 역류해 일으키는 문제는 가히 친위쿠데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위나 사람이나 허술한 문(門)이 문제  일상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위에도 두 개의 문이 있습니다. 위의 상부 식도 쪽에는 분문, 하부 십이지장과 닿는 곳에는 유문이 있고 항문처럼 괄약근이 있습니다. 위산의 역류는 이 중에서도 분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분문이 열려야 할 때 열리고, 닫혀야 할 때 닫히지만, 노쇠하거나 앞서 지적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라면 닫혀야 할 때 닫히지 않고 열려 있어, 위에 들어가 위산과 버무려진 음식이나 위산의 역류를 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중년을 넘기면서 생기는 위산 역류의 상당수는 몸이 전반적으로 노쇠해지면서 덩달아 이 분문을 통제하는 근육까지 약해져 필요할 때 문단속을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뻔한 얘기지만, 문이 허술하면 나가지 말아야 할 것이 나가거나,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와 문제가 되지요.  이처럼 위산이 역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위의 근육을 조종하는 신경의 교란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즉, 뇌의 중추신경은 식도를 통제하고, 소화기의 자율신경은 위 운동을 조종하는데, 이 두 신경계 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종의 ‘사인 미스’가 발생해 문을 엉뚱하게 여닫거나, 위산과 소화효소를 질정없이 분비하게 하는 것이지요.  필자가 어렸을 때의 기억입니다. 마을의 아주머니 한 분이 늘상 몸이 편치 않아 시난고난 했는데, 사람들은 묵은 가슴앓이 때문에 그렇다고들 말하곤 했습니다. 말 못하고 속을 끓이는 마음의 병을 가슴앓이라고도 하지만, 구체적인 병증을 뜻하기도 했는데, 그런 증상의 특성을 가져다가 붙인 이름이 바로 가슴앓이(heart burn)였던 것이죠. 그 아주머니는 한번 병증이 나타나면 토방마루에 걸터앉아 맹물 같은 침을 줄줄 흘리며 꺽꺽댔는데, 어떤 때는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루에 널부러져 몸을 뒤틀기도 했습니다.“살면서 하늘 보고 주먹질한 일도 없는데, 왜 맨날 가슴이 틀어오르는지 모르겄다”며 외꽃처럼 노랗게 가라앉던 그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아주머니의 경우 기질적인 문제가 있었던 듯 하지만, 그렇지 않고도 쉽게 위산의 역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지리도 궁핍했던 예전에는 일년에 고깃국을 몇 번이나 먹고 나는 지 셀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러니 쥐구멍에 볕 들듯 맞은 제사나 명절 때면 부침이며 떡을 실컷 먹고는 목구멍을 차고 오르는 ‘쓴물’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기억 쯤이야 누구나 갖고 있지요.  참, ‘개대가리 등겨 털어먹듯이’ 살았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세상에 조석으로 독한 위산이 차고 올라 식도의 화상이 심해지다가 마침내 밥 한술도 넘기기 어려우면 고작 한다는 게 푸닥거리 굿판이나 벌리는 것이었지요. 그러다 더러는 명줄 끊기는 일도 없지 않았을 터이니, 요즘에야 ‘절대로’ 죽을 병이 아닌 역류성 식도염을 ‘지독한 귀신’이 달라붙은 것 쯤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기억도 우리가 살아낸 세상의 아픈 편린 아니겠습니까.  옛날 일만은 아닙니다. 왜 해운대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설경구가 만취해 잠들었다가 속이 쓰리다며 일어나 엉겁결에 1회용 삼푸를 짜먹고 곤욕을 치르는 장면, 기억나시는지요? 요즘도 야식을 즐기거나 음주·흡연을 자주 하는 사람들 중에 더러는 자다가 쓴물이 차고 올라 잠을 깨기도 합니다. 그러면 흔한 제산제를 먹어 속을 달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분비된 산의 일부를 중화시켜 증상을 진정시킬 뿐,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거꾸로 차고 오르는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니까요. 또 이런 제산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 위의 반사반응 때문에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된다는 연구도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사소하거나 너무 심각하거나  이런 위산 역류는 증상이 다양해 헷갈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식도의 상부는 물론 울대 윗쪽 인두부까지 위산에 닿아 타는 듯한 작열감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흉통처럼 느끼거나 헛배가 부르면서 트림을 할 때 역겨운 위산의 맛을 느끼기도 합니다. ‘신물이 넘어온다’거나, 폭음 후에 ‘똥물까지 다 게워냈다’고 할 때의 그 신물이나 똥물이 위산을 비롯한 위 속 소화효소지요.  증상이 항상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례가 훨씬 많습니다. 가슴이 쓰리거나 답답한 가슴앓이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속쓰림과 신트림은 기본이고, 목에 뭔가 걸린 듯 하거나 식도 상부가 쓰리기도 합니다. 개중에는 역류한 위산이 성대를 건드려 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고, 위산 역류로 생긴 가슴 통증을 엉뚱하게 심장병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증상이 모두, 그리고 항상 위산과다나 위산 역류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식도열공, 헤르니아, 담낭염이 원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만큼, 이런 증상을 사소하게만 여겨 간단한 제산제로 수습하는 일을 반복하지 말기 바랍니다. 심해진 궤양이 천공이 되거나 큰 혈관을 건드리면 위와 십이지장을 절제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위산 역류가 오랫동안 반복되다가 식도암으로 발전한 사례도 드물지 않으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갈수록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전체 인구의 40%인 2000만명 이상이 위산 역류를 경험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치료가 잘 되지도 않습니다. 치료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이 증상을 사소하게 여겨 자신의 나쁜 습관을 못 버리는 탓이 큽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최대 70%가 재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소하게’ 시작하는 위산역류질환을 ‘더 이상 사소하지 않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구형 식생활이 주는 속 쓰린 결과  ‘서구형 식생활’을 말하면 먼저 떠오르는 계층이 젊은 층입니다. 기성 세대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넓게 서구형 식생활을 수용하고 있지요. 바로 이 계층에서 위산 역류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더 기이한 사실은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99만명이던 것이 5년 뒤인 2012년에는 336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연평균 14.2%씩 증가한 셈이지요. 또 이후 5년간 진료받은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여성이 58%로 남성(42%)보다 많았는데, 젊은 층인 20대의 경우 여성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805만명으로, 남성(435만명)의 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뒤를 50대와 40대 여성이 잇고 있더군요.  여기에서 흔히 말하는 서구형 식생활이 어떤 식생활인지 간단히 짚고 가지요. 흔히 쓰면서도 애매한 말이니까요. 서구형 식단의 대표적인 특성은 우리에게 패스트푸드로 익숙한 밀가루 음식과 저질 육류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커피, 콜라 등 카페인 음료와 초컬릿, 스넥류 등이 포함되겠지요.  물론, 충분한 단백질과 싱싱한 채소 및 과일 섭취 등 제대로 된 서구형 식단은 장점이 많지만, 햄버거와 피자로 대표되는 싸구려 서구형 음식은 다릅니다. 이걸 ‘패스트푸드’도 모자라 ‘정크푸드’(쓰레기 같은 음식이라는 뜻)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지요. 이처럼 입만 즐겁고, 몸에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에 길들여진 세대가 바로 젊은 층입니다. 간단히 먹고 치울 수 있는 데다 상당한 습관성까지 보이니 왠만 해서는 떨치기 어려운 버릇이지요.  물론, 이런 식습관과 무관한 중년 이후 여성의 위산 역류는 간혹 호르몬치료와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유방암이나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위식도역류질환 발병 가능성이 46%나 높았으며,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사용할 경우 그 가능성이 66%까지 높아졌다고 보고되고 있으니까요.  한국 전통음식이라고 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만, 그 빈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카페인과 알코올, 초콜릿 등이 신경계에 작용해 분문의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기도 하고,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음식, 밀가루 음식과 불규칙한 식습관, 야식·편식과 비만이 훨씬 쉽게 위산 역류를 초래합니다.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다  위산 역류는 초기 증상이 더부룩함이나 간단한 속쓰림 등 마치 소화불량 같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작열감 등이 나타납니다. 이 정도라면 위와 식도가 더 상하기 전에 치료를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치료의 시작은 내시경검사입니다. 약물치료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가 주로 사용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 오래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마땅한 약제도 없는 한밤중에 위산 역류가 생겨 잠을 깼다면, 한 컵 정도의 생수를 천천히 마셔 식도의 위산과 소화효소를 씻어내린 뒤 바로 눕지 말고 얼마간 위장이 정리될 시간을 갖기 바랍니다. 잠자리에 누울 때는 상체를 약간 높여주면 위산의 역류를 막는데 효과적입니다. 만약, 집에 생감자가 있다면 믹서 등으로 얼른 즙을 내서 마셔도 좋습니다. 이건 저의 경험담입니다.  명심할 점은, 이런 방법만으로 위산 역류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근치법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노력 없이 알루미늄이 함유된 위산 중화제에만 의존하다가는 예기치 않는 위의 반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중화제의 존재를 깨달은 위가 위장 내부를 산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을 분비하게 되니까요.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위산 역류가 심각하게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 압니다. 또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드물게는 매우 위중한 사태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몸에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에는 대책이 있게 마련입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걱정이라면 곰곰 생각해 보세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 거지?’라고. 그런 다음, 문제가 손에 잡히면 그걸 과감히 폐기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비만이든, 과식이든, 싸구려 서구형 식습관이든 모두.  jesh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체지방의 두 얼굴을 보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체지방의 두 얼굴을 보다

     ■체지방의 두 얼굴을 보다  옛날에는 얼굴이 허여멀겋고, 턱선이 겹친 데다, 배를 불룩 내민 사람을 보면 “신수(身數)가 좋아보인다”고들 부러워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은 피죽도 못 먹어 피골이 상접한 판에 잘 먹고, 잘 살아 그런 풍모를 갖췄다면 부러울 밖에요. 그러나 세상 일이 상전벽해이듯 건강의 문제도 예전과는 보는 눈이 크게 달라졌지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비만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가정 환경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더군요. 예전의 뚱뚱함이 이제는 신수 좋은 게 아니라 살기 어려운 사정을 반영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지요. 이런 인식의 변화는 그 중심에 체지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체지방이란 몸 속에 저장된 지방을 아우르는 총칭입니다. 지방이 허벅지에 있든, 배에 있든 몽땅 뭉뚱그려 체지방이라고 하지요. 요즘 헬스클럽이나 사우나에 가면 대부분 ‘인바디검사’를 위해 체지방 측정기를 설치해 두고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 누구든 체지방을 어렵지 않게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체질량지수가 바로 체지방의 실체  이런 체지방을 지수화한 것이 바로 BMI(Body Mass Index)로 불리는 체질량지수입니다. 이와는 달리 체지방률을 말하기도 합니다. 체중에 대한 체지방의 비율이지요. 보통 남자의 경우 체지방률이 15∼20%, 여성은 20∼25% 정도라고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아무래도 여성의 체지방률이 높은데, 이는 임신과 출산을 거쳐야 하는 신체적 기능 때문에 생래적으로 남성보다 많은 지방을 축적하려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BMI는 보다 정교하게 비만 정도를 구분합니다. 자신의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바로 체질량지수입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비만도 판정에 적용하는데, 이 값이 20∼25이면 정상, 25∼29.9는 과체중(1도 비만), 30∼40이면 비만(2도 비만)으로 보며, 특히 이 값이 35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간주합니다. 최근에는 의료계에서 이런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비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비만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 서구권과는 다른 권고기준치를 제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0∼24.9는 과체중, 25.0∼29.9는 경도비만, 30.0∼34.9는 중등도 비만, 35.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BMI는 산출도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키 1.75m(175㎝), 체중 65㎏인 사람은 ‘65÷(1.75×1.75)〓21.22’, 즉 BMI가 21.22로 정상 수준의 비만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만약 키 1.75m에 체중이 78㎏이라면 같은 수식(78÷3.0625=25.47)에 따라 25.47이라는 BMI 값을 얻는데, 이는 WHO 분류기준에 따르면 가벼운 비만에 해당합니다.    ■남성은 배, 여성은 피부로 몰리는 체지방  이런 체지방은 크게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으로 나누는데, 수치나 몸에 쌓이는 양태는 개인차가 클 뿐 아니라 식이 및 운동량에 따라 금방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 남성은 주로 내장에 지방이 축적되고, 여성은 피하에 쌓이는 등 성별에 따른 특성도 다릅니다. 그러니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해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예컨대 같은 남성이라도 키가 크고, 근육이 잘 발달했으며, 골격이 건장하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당연히 적정 체지방량도 달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체지방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의료계의 경고는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체중이 늘어난다고 당장 당뇨병이 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체중이 늘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은 근골격계입니다.  흔히 말하는 ‘똥배’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배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하는데, 이는 복부를 적절하게 잡아주고, 눌러줘야 할 복근이 불러오는 배를 감당하지 못해 계속 배가 앞으로 밀려나오고 덩달아 척추가 뒤로 휘면서 발생하는 체형 변화의 단계지요. 이런 똥배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척추와 무릎, 고관절에도 상상보다 많은 부하가 걸려 정상인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하게 손상이 나타납니다. 그 뒤의 결과는 뻔하지요. 바로 척추 부위의 디스크가 삐져나오거나 터지는가 하면, 퇴행성 관절염에 노출되는 것이지요. “그까짓 체중 좀 늘었다고 그렇게까지야…”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사람이 걸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는 자기 체중의 2∼3배, 달릴 때는 최고 6배에 이르는 충격이 가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아무리 탄력이 좋아 말랑말랑한 연골이라도 이걸 감당하기가 쉽지 않지요.    ■과체중이 만드는 치명적인 질환들  체지방이 많다는 건 그만큼 당뇨에 노출되기 쉽다는 뜻인데, 이 당뇨는 고혈압이나 뇌졸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당뇨란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인슐린의 기능이 약해져 생기는 병으로, 체내의 당분을 충분히 흡수, 활용하지 못해 생깁니다. 인슐린이 당분을 감당하지 못하면 남은 당분이 피에 섞여 혈관을 타고 떠도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피가 맑지 못하고 탁한 것은 물론 종국에는 혈관 손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바로 동맥경화입니다. 고혈압과 뇌졸중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런 정도라면 체지방이 정말 고약하다고들 믿으시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체지방이 과다하게 많았을 때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그러니 체지방 자체를 적대시할 일은 아니지요. 체지방은 없어서 좋은 게 아니라 적정치를 유지할 때 신체 기능이 가장 좋습니다. 예컨대, 사람의 활동 에너지는 상당 부분 체지방을 태워서 만듭니다. 그러니 소위 말하는 힘이나 완력이라는 게 체지방의 산물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은 말입니다. 또 체온을 조절하고, 내장조직을 보호하기도 하지요.  그 뿐이 아닙니다. 인간의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호르몬도 상당 부분이 체지방에서 만들어집니다. 만약 사람에게 체지방이라는 게 없고 골격과 근육, 피부로만 형체가 만들어진다면 그 몰골은 상상하기도 싫겠지요. 여기에서 보듯 사람의 체형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도 바로 체지방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뚱뚱하던 사람이 갑자기 살을 빼면 얼굴이 깡말라 잔주름이 자글자글해 보이는 경우 말입니다. 이 정도면 체지방을 오로지 적대시하기만 해서는 안 될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이 보내는 반응에 민감해야  사람 몸이라는 게 워낙 치밀하고 민감한 유기체여서 무엇이든 과하거나 부족하면 즉각 반응을 하고, 신호를 보냅니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게 해 빨라 물을 마시라고 독촉하고, 염분이 부족하면 평소에는 짜다고 느꼈던 음식이 당기도록 자극합니다. 배가 고프다는 건 초보적 에너지로 활용할 영양분, 즉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지방을 먹어달라는 신호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범주를 확대해보면, 상처가 난 부위가 아픈 것은 상처 부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체의 면역 및 치유기능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또다른 관점에서는 통증 부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건강에 신경 못 쓰고 살더라도 체중이나 혈압, 맥박 등 기초적인 바이탈의 기준 정도는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할 필요가 있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상이 감지되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바람직하기로야 가족력 등을 근거로 가능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것이지만 그게 어디 쉽습니까. 구체적인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디에서 무슨 문제가 나타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게 쉽지도 않거니와 그러고 싶어도 워낙 바쁘니 엄두를 못 내고 살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몸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징후, 즉 몸이 보내는 신호나 놓치지 말고 살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심근경색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가슴의 흉통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흉통도 통증의 단계가 많아 처음에는 가벼운 답답증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마치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으로 발전합니다. 그 다음 수순은 뻔하지요. 뇌졸중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간헐적인 두통이나 어지럼증, 언어의 어눌함이나 보행 등 동작 이상 등으로 나타나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게 상례입니다.  ■체형의 문제를 넘어서는 체지방 관리  이런 문제를 생각하면 체지방을 적정선에서 관리하는 것이 단순한 체형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몸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세상 일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인데, 몸도 그렇습니다. 약을 생각해 봅시다. 병을 치유해 고통을 더는 게 약인데, 이걸 정해진 용량에 못 미치게 먹으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약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는 이 정도지만 과하면 치명적인 독성 등 부작용에 노출되게 됩니다. 몸에 좋다는 비타민(지용성)도 과하면 부작용을 낳는데, 다른 약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러니 체지방이 기준을 벗어나 있다면 기를 쓰고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도 해서 그걸 안정권으로 끌어들여 놔야 합니다.아니, 다 세상 잘 살자는 것인데, 체지방 때문에 ‘잘 사는’ 일이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경찰 “병원장, 신해철 살릴 기회 두 번 놓쳐”

    경찰 “병원장, 신해철 살릴 기회 두 번 놓쳐”

    신해철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신씨를 수술한 S병원 측의 의료과실로 신씨가 숨졌다고 결론 냈다. 특히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한 신씨에 대해 병원 측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신씨의 구명 기회를 두 차례나 놓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S병원 강모(44) 원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이번 주 중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원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복강경(내시경)을 이용해 위장관유착박리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동의 없이 위축소술을 시술했고, 신씨의 소장과 심낭에 각각 1㎝와 3㎜의 천공이 생겨 복막염과 패혈증이 발생했다. 경찰은 수술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에 염증이 생겨 천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씨는 수술 직후 극심한 복통과 흉통, 고열(38.8도)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강 원장은 “통상적인 회복 과정”이라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하지 않은 채 같은 달 19일 신씨를 퇴원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관찰을 성실히 해야 했음에도 환자가 복막염을 지나 패혈증 단계에 이른 상황을 진단하지 못했다”면서 “원인 규명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과 치료를 게을리한 점이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신씨는 다음날 다시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으나 강 원장은 “수술 이후의 일반적인 증상”이라며 마약성 진통제와 산소만 투여한 채 신씨의 퇴원을 또다시 허락했다. 결국 이틀간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신씨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의료과실 여부 감정을 맡았던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신씨의 위와 소장이 유착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애초에 수술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술했다”는 취지의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 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신씨가 20일 재차 병원을 찾았을 때) 재입원을 지시했고, 혐기성 균 관련 항생제 추가와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를 지시했다”며 “병원을 무단이탈한 것을 병원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설 끝나고 아이 입학시키면… 3월의 불청객 ‘엄마병’

    설에 이어 입학, 졸업 등 가정 대소사가 많은 3월이면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형 장애’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스트레스가 가시기도 전에 온갖 대소사가 쏠리면서 주부들을 골병들게 하는 것이다. 신체형 장애는 보통 ‘심신증’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신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스트레스가 근골격계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소화불량이나 두통, 흉통, 복통, 근골격계 통증 등이 생기는데, 정작 검사를 하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검사를 중복하게 되고, 약물 남용이나 ‘꾀병’이라는 주변의 오해를 사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0~2014년) 신체형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 13만 7000명 가운데 여성이 약 9만명으로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환자는 1년 중 3월에 많이 몰렸다. 지난 4년간 3월에 진료를 받은 신체형 장애 환자는 평균 3만 7000명에 이른다. 다른 달에 비해 많게는 환자가 3000명 정도 불어난다. 신체형 장애는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때그때 풀어야 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옮겨다니며 과도한 검사를 하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정신과 진단을 먼저 받는 게 좋다. 신체적 증상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재검사를 요구하고, 의사가 신체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말해 줘도 끊임없이 염려하는 건강염려증성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럴 때 ‘괜찮다’거나 ‘금방 나을 것’이라는 성의 없는 한마디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족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박두병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은 “정신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명절을 보낸 주부, 자녀의 졸업·입학을 앞둔 부모, 취업준비생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 스스로도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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