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0)
◎“강력범 절반이 전과자”… 누범 차단 시급/죄의식 상실,범행수법 날로 흉포화/“행형보다 교화”…갱생사업 활성화를
전과자들의 재범률이 높고 이들의 범죄수법도 흉포하고 잔인하다.
검찰 집계에 따르면 전과자의 재범률은 87년 「39.5%」에서 88년 「30.8%」,89년 「27%」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또 교도소나 소년원에서 기능자격을 취득한 출소자의 재범률도 87년 「16.2%」,88년 「11.2%」,89년 「10%」로 일반 전과자의 그것보다 훨씬 적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재범률은 줄고 있지만 재범을 하는 전과자들은 출소하기가 무섭게 범행을 다시 저지르는가 하면 범행종류도 강도살인ㆍ강도강간 등 흉악범죄가 대부분이라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9월 어린이를 유괴,자루속에 넣어 물속에 빠뜨려 죽였던 수원 어린이 유괴사건의 주범 전기철(25)은 강도상해 등 전과 4범이었다.
또 5개월동안 무려 31차례에 걸쳐 강도ㆍ강간을 해오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구속된 문모군(17)도 전과 2범에 지난 5월25일 출소하자마자 계속 범행을 해온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지난 89년 한햇동안 총범죄자 1백4만5천22명 가운데 44.3%인 46만2천6백91명이 전과자였으며 이중 5회 이상 누범자만도 18.6%인 8만6천4백67명이나 됐다. 또 강력사건일수록 전과자비율이 높아 살인사건의 경우 53.8%,강도범은 47.6%가 전과자들이었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이에 대해 『교도소를 자주 드나드는 전과자들은 그들을 냉대하고 있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느낄 수 없는 안도감을 교도소안에서 누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이들에게는 범행을 다시 저지르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그다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집행과 함께 행형제도의 개선,갱생보호사업의 활성화,보호관찰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재범률이 특히 높은 흉악범을 별도로 수용해 관리키로 했다. 신건 법무부 교정국장은 이와 관련,『흉악범을 특별수용하기 위한 초중구금교도소를 오는 92년까지 준공하고 앞으로 전국의 교정시설을 초중구금,중구금,경구금,개방교도소로 분류,교정처우시설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흉악범 특별수용 관리지침」을 마련,이들을 입소시킬때부터 공범,조직계보 등을 철저히 파악한뒤 죄질에 따라 분리수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형이 확정된 재소자는 비연고지에 있는 교도소로 분산시켜 이들 재소자와 공범 또는 폭력조직간의 유착관계를 적극 차단시킬 방침이다.
서울시경 강력과의 한 형사는 『범행수법이 잔인한 조직폭력배 두목의 경우,수감되더라도 조직원들이 자주 면회를 가 계보관리를 위한 지시를 받아 오는 등 교도행정의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철저히 막기 위해서는 인적이 닿을 수 없는 무인도등에 구금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검거된 국내최대의 조직폭력배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씨를 비롯,「진술파」 두목 김진술씨 등 이른바 폭력세계의 「대부」들은 구속수감된 뒤에도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흉악범등 상습적인 누범자를새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특별정신교육」등 특수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교육을 수료한 재소자들은 AㆍBㆍC급으로 분류,현저히 개선되었다고 판단되는 재소자에게는 처우를 개선하고 사회복귀를 위한 직업훈련 등을 실시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개선곤란자」(C급)에 대해서는 초중구금교도소에 수용하고 이 교도소가 신설되기 전에는 대전교도소에서 특별정신교육과 함께 강도높은 육체훈련을 병행시킨다는 계획이다.
교정당국은 이와 함께 기능자격을 취득한 출소자들의 재범률이 낮은 점에 착안,사회복귀후 정착할 수 있을 정도의 직업훈련을 시켜 출소후에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교도소에 노동부인가 공공직업훈련소를 병설하고 영등포ㆍ청주ㆍ순천 등 3개 교도소에는 정예직업훈련소를 설치,기능을 익히게 할 계획이다.
올해 법무부가 계획하고 있는 직업훈련 대상자는 모두 5천명으로 지금까지 1천9백1명이 수료하고 3천3백24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누범을 방지하기위해서는 출소자에 대한 사후관리도 재소자 교육만큼이나 중요하다.
우선 이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갱생보호사업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치러 범죄로부터의 불안을 없애려면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일단 잡아들인 범죄자들이 다시는 범행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국민 모두의 동참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