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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차례 주유소 턴 10대 4명 영장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영화를 흉내내 주유소와 편의점 등을 턴 김모군(18·강원도 강릉시 홍제동) 등 4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정모군(19) 등 2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0시30분 쯤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L주유소에 복면을 하고 들어가 테이프로 직원들의 손발을 묶은 뒤 현금과 수표 239만원과 주유권 30장을 빼앗는 등 12차례에 걸쳐 승용차 3대와 1,000만여원 어치의 금품을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은 “주유소를 터는 내용의 영화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범행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리뷰] MBC‘로그인 H.O.T쇼’…맹탕 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21일 저녁 방영된 MBC의 ‘로그인 H.O.T쇼’를 일컫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공중파 방송에서 특정 가수의 이름을 딴 쇼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일체의 기획을 맡긴 것 자체가 파격에 가까운 일.손쉽게 10대 팬을 브라운관 앞에 불러모으려고 방송사와 방송인들이 국민 재산인 공중파를 기획사에 팔아치웠다는눈총을 받기 쉬웠다.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당연한 수순. MBC는 H.O.T의 소속사 S.M엔터프라이즈가 이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언론 등에배포했을 때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인 뒤 S.M측의 기획안을 충실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어설프기 그지 없었다.쇼는 멤버 강타의 어린 시절음악에 대한 열정을 지폈던,수연을 둘러싼 토니와의 라이벌 관계를 동화 수준으로 그린 ‘드라마 클릭’,기성세대와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10대 문화를풀어보는 ‘부자퀴즈’등으로 꾸며졌다. 멤버들의 아버지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촬영한 식이었다. 기성세대와의 간극이 상식퀴즈로 좁혀진다고 믿고 깔깔대는 순진함이 안쓰럽기만 했다.‘가을의 전설’도 그야말로 어설픈 개그맨 흉내내기에 그친 것은마찬가지였다. ‘서베이 H.O.T’란 코너는 이 겨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청소년들에게 물어보았다고 했으나 설문조사 내용은 일체 소개하지 않는 용감함을 보였다.대신 ‘마음껏 춤을 배워 보고 싶다’는 꿈이 1위로 나왔다며 같은 기획사 소속인 S.E.S,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멤버들과 함께 춤동작 몇가지 배워보는 것으로 때웠다.기획사의 소속 가수 끼워팔기식 홍보전략에 방송사는 속수무책인 셈이었다. 이들의 음악에 관한 정보도 립씽크로 일관한 ‘아이야’등 몇곡을 소개한 뒤방송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뮤직비디오‘투지’를 보여준 것이 고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는 H.O.T를 90년대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받들어온 이들을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H.O.T측의 기획미비보다 더 비판받아야 할 것은 방송사와 방송인의 책임의식 방기다.‘10대가 바라보는 10대의문화프로그램’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 앞서 따져보고 새겨야 할 일은,공중파가 방송사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최상현 칼럼] 돌아와 살고 싶은 나라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로 우리 사회가 냄비 끓듯 들끓고 있다.하지만 우리습성으로 볼 때 곧 흐지부지되고 말 것이 거의 틀림없다.이처럼 호들갑만을떨다 사고원인을 그대로 안고 가기 때문에 대형 사고는 되풀이된다. 꽃다운 청소년 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은 몬도가네 영화에서나 있어야 한다.멀쩡하던 다리가 갑자기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져 수십명 수백명씩 죽고 다치는 과거의 사고도 그러하다.그런데 우리는 이런 대형 사고에 갈수록 익숙해지고 충격에 무디어지고 있다.물론 익숙해지고 무디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체념(諦念)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익숙해지는것이든 체념해가는 것이든 그 속에서 더 큰 불행의 씨앗은 자란다.이런 체념과 익숙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몬도가네 영화와 같은 대형 사고는 끝나지않을 것이다. 호들갑만을 떨다 청산하지 못하고 ‘안고 가는 사고원인’은 공무원과 업자 사이의 관업(官業)유착이다.관업비리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각종 안전법규와 수칙 안전장치들을 모조리 허수아비만도 못한 쓸모없는것으로 만들어놓는다.무슨 법규가 없어 끔찍한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다.그런데도 사고가 나면 우리는 습관처럼 본질적인 것은 외면하고 법규나 만들고 그것을 손질한다고 와글거린다.이번 인천 화재사고를 당해서도 마찬가지다.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한다는 등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그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그것이 대형 사고의 근치(根治)를 위한 최우선 순위의 일은 아니다.자명하지만 가장 급하고 근본적인 것은 관업비리를 막고 공무원들의 기강을 바로 세우며 독직과 오직을 막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런 노력을 체념하지 말고 계속해야 하며 오히려 배가시켜 나가야 한다.지금부터 그렇게 한다 해도 결코 늦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만이 해야 하는 일의 다가 아니다.공직기강보다 조금도 덜 중요할 수 없는 것이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의식 수준이다.공직자를 독직과 오직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부당 사업자와 옳지 않은 사람이 우리 국민 속에 있는 한 공직자가 독야청청(獨也靑靑) 바로 서 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그러니까 대형 참사로부터 우리 사회가 자유로워지려면 공직기강과 국민의식수준이 동반 향상돼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그러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효 있는 개혁으로 공직기강을 바로 잡고 그것을 국민 속에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당연하고 뻔한 얘기 같지만 그같은 총력 대응이 불가피하다.엄정한 사후적징벌도 이같은 총력 대응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천 호프집 참사는 불과 몇달 전 있었던 화성 씨랜드 참사의 꼬리를 물고일어났다.그때 아들을 잃은 유족 한 가족이 이민을 떠나기로 했다는 소식이착잡한 반응을 일으켜놓았다.국무총리까지 나섰지만 그들의 결심을 되돌리지 못했다.그들은 조국이 준 훈장도 반납했으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수십명의 어린 생명이 거듭 희생되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겠느냐”고 한다는 것이다.이런 그들을 보는 싸늘한 시선이있으나 이해하려는 도량이 없어서는 안된다.이 나라를 등지고 떠나는 나라가 아니라 돌아와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다.그런 나라란 몬도가네와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사고로 내 가족과 이웃이 애꿎게 희생되지 않는 나라다.아픔을 겪는 사람과 아픔을 같이 나누고 위로가 돼주며 관민(官民)이 함께 진실로 따뜻한 도움의 손을 내미는 나라일 것이다.남의 불행을 보았을 때 꼭 그대로는 아닐지라도 그 비슷한 흉내라도 내었다면 그 유족의 이민은 막아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금은 부질없는 것일까.어쨌거나 잘 고쳐지지 않는 사고원인을 근치함으로써 다시는 불행을 양산하는 사고의 재발이 없도록 하자는 데 모두가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최상현 논설위원 shc@
  • [제발 그만! 왕따](상) 피해사례

    ‘왕따’,즉 집단 따돌림이 초등학교까지 번지는 등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가 이를 무시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교사가 집단 따돌림을 당한 학생을 다른 학교로 전학가도록 권유하는 일도 벌어지고있다.가혹해지고 있는 집단 따돌림의 피해 사례와 집단 따돌림을 부르는 주변 환경,학교의 무관심과 학부모의 감정적 대응,전문가 진단과 대책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아이가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것에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는 일을 더그르친다. 중학교 3학년인 송모양(15)은 미국에서 2년 동안 생활하다가 올 초에 귀국했다.명랑한 성격에 공부도 잘했지만 우리말이 서투르고 잘난 체한다는 이유로 친구들 눈 밖에 났다. 그러다 지난달 체육시간에 같은 반 친구 6명에게 심한 모욕을 당했다.친구들은 송양의 무릎을 꿇게 하고 “벌레 같은 ×,죽어 없어져라”는 욕설을과함께 침을 뱉었다.송양의 어머니는 나중에 이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학교를찾아가 수업시간 중에 송양을 끌고나와 집으로 데려와 버렸다.너무 화가 나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송양은 어머니와 함께 교실을 나오면서 친구들의 비웃음을 듣고 엄마까지 놀림을 받았다는 생각에 더 충격을 받았다.이후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감 때문에 하루에도 30∼40차례씩 화장실을 드나들었다.자다가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송양은 결국 병원을 찾아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나 만화 등 사회 매체나 주변 환경이 집단 따돌림을부추기기도 한다. 중학교 2학년인 이모군(14)은 집단 따돌림을 당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지난 1학기 시험 때 반에서 1등을 한 것이 집단 따돌림을 받게 된 계기였다. 같은 반 친구 5명은 “1학기 시험에서 1등을 한 학생을 집단 따돌림하자”고 약속한 터였다.친구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수업시간에 볼펜으로 이군의등을 찔렀다.학교 뒷산으로 불러내 때린 뒤 옷을 모두 벗기고 기어다니게 하는 등 육체적·정신적인 모욕을 주기도 했다.학생들은 “폭력 영화나 비디오,만화를 흉내내 재미삼아 이군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 집단 따돌림이 빈발하자 지난 18일 3,000여명을 어린이 명예 경찰로 위촉했다. 강동성심병원 신지용(申智容·39)교수는 20일 “집단 따돌림이 너무 알려지면서 스스로 과민 반응을 보이는 ‘왕따 알레르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튀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집단의식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만화·영화·게임같은 연극들

    대학로 연극이 가벼워진다.‘연극 특유의 무거움’을 훌훌 털어내고 대신 ‘쉽고,재미있는’무대를 내세운 2편의 연극이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극단 연우무대가 지난 2일 막올려 11월14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락희맨쇼’와 수레무대가 15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시작한 ‘파워스카펭’은 ‘연극’이라면 괜히 주눅부터 드는 관객들에게 만화나 영화,게임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극을 즐기라고 권한다. 제목부터 우스꽝스러운 ‘락희맨쇼’(고선웅 작,최우진 연출)는 ‘만화연극’을 표방한 작품.등장인물과 스토리가 만화처럼 과장되고 황당무계하다.극중 실제로 만화 슬라이드도 나온다. 천상의 세계에서 마법주로 통하는 ‘기린소주’를 자신의 ‘그린소주’로 오해한 담배가게 아줌마가 하늘에 올라가 이를 빼앗아 오는데서 사건은 벌어진다.공원에서 각자 애인을 기다리던 성급한 성격의 ‘나다’와 조금 덜 떨어진 ‘너두’는 약속이 어긋나자 담배가게에서 사온 기린소주를 나눠 마신다. 마법주를 마신 ‘너두’는 갑자기 슈퍼맨으로 변해 변심한 애인의 남자를 혼내주고 사랑을 되찾는다는 줄거리. 무대는 예측불허의 만화적 상상력으로 시종일관 어수선하고 산만하다.하지만 바로 이 점이 ‘락희맨쇼’가 지향하는 목표이자 매력이다.때문에 섣부른논리전개나 인과관계를 따지는 건 금물.그냥 재미있는 만화 한편을 실물연기로 눈앞에서 감상한 걸로 만족한다면 가장 실속있게 이 연극을 즐긴 셈이다. (02)744-7090. ‘파워스카펭’(몰리에르 원작,김태용 연출)은 17세기 프랑스 희곡작가 몰리에르의 희극 ‘스카펭의 간계’를 요즘 세대 입맛에 맞게 새롭게 요리했다. 고리타분하게 여겨지는 고전을 현대로 끌어내면서 영화 ‘매트릭스’의 컴퓨터그래픽 효과를 차용하는가 하면,테크노·랩 등 첨단 유행 음악과 춤을 집어넣었다.마치 몰리에르가 당대 ‘짜깁기의 왕’이라 불렸던 것처럼 ‘파워스카펭’도 여기저기서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빌려왔다. 나폴리 부잣집의 하인 스카펭이 익살과 간계로 주인집 아들과 집시 딸을 무사히 혼인하게 한다는 다소 식상한 줄거리는 이런 양념들때문에 한층 재미있게 다가온다.다섯개의 문을 이용해 좁은 공간에서 10명의 배우를 속도감있게 등·퇴장하도록 한 아이디어와 복고풍 의상을 입은 코러스가 배우를 들어올려 ‘매트릭스’총격신을 흉내낸 ‘인간 컴퓨터그래픽’은 그 기발함으로 폭소를 자아낸다.(02)762-0010‘만화같고,영화같은’기법을 차용한 이런 시도들은 영상세대를 연극무대로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하지만 자칫 흥행만을 노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연극’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이순녀기자 coral@
  • 즉흥음악 페스티벌 개막

    복잡한 컴퓨터 음악장비가 쌓여있는 무대에 두명의 연주자가 입장한다.컴퓨터음악을 줄곧 연구해온 이돈응과 오보에를 손에 든 손형원.두 연주자는 곧악보도 사전협의도 없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총동원,즉석에서 화음을 맞춘다.어느 누구도 만들어낸 적 없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 순간만의 음악!연주자들은 진땀을 잔뜩 쏟지만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레코드나 CD,격조있는(?)무대에선 기대못할 색다른 즐거움. 12일 오후7시 서울 서초동 판아트홀에서 닷새동안 이어질 공연의 막을 올린‘즉흥음악 페스티벌’의 첫 프로그램에 나선 이들은 50분이라는 결코 짧지않은 시간에 모든 역량을 소진한듯 지치고 힘든 표정이었다. 이어 무대에서는 국내 색소폰의 일인자 강태환의 연주와 박창수의 피아노 퍼포먼스가 이어졌다.마치 작심이라도 한듯 불협화음을 연주하던 이들의 음악은 곧 조화로운 아름다움으로 바뀌었다. 이번 페스티벌의 절정은 13일 타악기의 명인 김대환과 일본 프리재즈의 독보적인 존재 사가 유키의 즉석무대(오후8시)가 될 듯하다.난해하기로유명한프리재즈에의 선입견을 일거에 뒤집는 쉽고도 재미있는 즉흥연주가 이어질것으로 보인다. 이날 피아니스트 새누리아와 독일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다니엘 젤이 한대의 피아노로 연출해 낼 무대도 기대된다. 15일에는 황신혜밴드(오후7시)와 에코 타악기 앙상블(오후8시)의 즉석연주가 있고 마지막날인 16일 오후6시에는 모든 출연자들이 한바탕 질펀한 즉흥연주판을 벌이게 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재즈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즉흥연주의 벽을 허물어 정통 현대음악을 공부한 이들까지 함께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현장의 관객들이연주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즉흥연주의 형식과 내용에 변화가 있을것으로 기대된다.매일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참여하는 즉석토론도 있다. (02)581-2022임병선기자
  • MBC’국희’ 박지미·김초연 능청연기 ‘인기 짱’

    지난 13·14일 시청자들은 브라운관을 꽉 채우는 두 꼬마의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보며 주초의 피로를 씻어내렸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MBC 새 월화드라마 ‘국희’에서 주인공 국희와 신영의아역으로 나온 박지미(11·일산 신일초 5학년)와 김초연(10·화정 화중초 4학년). 시오릿길을 달려와 옷을 팽개치곤 신영의 뺨을 후려칠 때 앵돌아지던 국희의맵찬 입술에,익사 직전에 건져져 집으로 돌아와선 기절한 척 엄마 심기를 살피던 신영의 능청 눈빛이 이어지자 이리저리 돌아가던 채널이 일제히 멈춰섰다.특히 이들이 3∼4m 급류에 휩쓸려가는 수중신에선 또래 자녀를 둔 시청자모두가 꿀꺽 침을 삼켰다. “사실 전 수영을 못하거든요.스탭 아저씨들이 빨리 끝내겠다고 약속하고선너무 늦게 건져줘 눈물이 핑돌았아요.”어린 국희 지미는 아동복 모델부터 시작,‘뽀뽀뽀’와 드라마 ‘신데렐라’‘애드버킷’‘초원의 빛’‘당신’등에 출연했다.다섯살 때부터 연기를 했으니까 초보경력은 벗은 셈이다. “드라마 속 신영이요,저랑 닮은 데 많아요.제가 원래 말썽도 잘부리고 장난도 심하거든요.”신영역의 초연이는 ‘아파트’‘애인’‘귀여운 여자’등에서 아역을 맡아오다 이번에 아주 ‘적역’에 캐스팅됐다.극중에서 ‘오빠는 풍각쟁이’‘나는열아홉살이래요’를 천연덕스레 불러제꼈지만 “다 양택조 아저씨가 가르쳐준 거”고 본래는 음치란다. 태어나면서 엄마를 잃고 독립군 아버지 친구집에 맡겨진 국희는 그집 딸 신영에게 치여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고학을 해서라도 중학교를 가겠다는 당찬꿈을 버리지 않는다.이에 반해 공주처럼 자란 신영은 공부보다는 곡마단 가수가 마냥 화려해뵈는 철없는 아이다.이 둘이 가출길 다리위에서 맞붙은‘보따리 난타전’과 수중신은 아이들이 열번이상 다리에서 떨어져가며 꼬박 2박3일간 찍었단다. 국희의 뜀박질 장면은 150m 거리를 서너번 오간 것. 제작진모두‘스타들보다 프로’라고 혀를 내둘렀다고.꼬마 국희와 신영은 전체 3분의1 가까운 6회에서 김혜수,정선경에게 바통을 넘긴다. “촬영하다 오랜만에 학교 갔더니 아이들이 국희 봤다고 법석이예요.책상으로 다리를 만들어놓곤 남자애들 둘이서 국희랑 신영이라면서 책가방으로 서로 밀치고 강물로 풍덩 떨어지는 흉내를 냈지요.”지미는 무엇보다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가 돼 어깨가 으쓱거린단다. 손정숙기자
  • 한국 대중음악의 변천사-뮤지션중심으로 재조명

    대중음악전문지 ‘Sub’의 편집장을 지낸 박준흠(34)씨가 그의 괴짜벽을 드러내듯 뚝심있게 음악 전문서 한권을 세상 밖으로 내보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7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의 변천사를 뮤지션중심으로 재조명한 책 ‘이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교보문고)의 페이지마다 고여있는 그의 정성과 땀은 가히 경탄할만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가요에 대해 “이슈거리가 아닌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시선은 거의 없었고 작가주의 관점에서 평하는 경우는 더 더욱 보기 힘들었다”고 일갈한다.그는 애정과 관심의 결핍 때문에 우리 대중음악사에 대한기본적인 연구,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화 작업도 이루어지지 않은 척박한 현실을 공박한다. 그는 이 작업을 기꺼이 소명으로 받아들여 음악인들을 일일이 찾아 인터뷰했고 그들이 발표한 음반,프로듀스를 맡거나 세션맨으로 참여한 것까지 모두찾아 내 디스코그래피(디스크 출반기록)를 만들었다. 그는 ‘색안경’을 쓰고 있다.‘선택과 배제’‘발굴과 재평가’라는 덕목의이 색안경은 70년대 이후우리 음악사에 명멸한 진정한 뮤지션들을 찾아내는 데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냈다. 그는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조용필과 신승훈에서 찾는 기존 평론계의 동어반복적 분석을 배제하고 신중현,한대수,김민기의 신화는 물론이고 이정선,산울림,‘따로 또 같이’의 이주원 등을 재평가하고 있다.그는 공격적인 면접을 통해 뮤지션들의 자의식을 해부하려 했다.남의 흉내나 내던 때에서 벗어나 음악이 뭔지를 알고 접근했던 때,그 이후 등을 전개해 자신의 음악세계를반추하게 했다. 그래서 그에게 가장 돋보이는 뮤지션은 70년대에도 음악을 했고 90년대에도여전히 음악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조동진 ·동익 형제이다.이들 형제는 90년대 후배들에 대한 따스한 이해를 공유하면서도 깨어있는 음악혼을 후배들과 교감하는 영원한 친구로 남아있다. 박씨는 평론계에도 이처럼 ‘동세대적이 아닌 동시대적’ 시각이 전제돼야만진지한 접근을 일구어낼 수 있다고 결론 짓는다. 그에게 70년대는 모던포크와 록이 경쟁하며 진정한 대중음악인의 모태가 형성된 시기로,80년대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라이브의 강자들이 생명력을확보한 시기로 요약된다. 그리고 90년대,이 시기는 서태지에 의해 평정된 댄스뮤직이 독주하면서 언더혹은 인디 사운드가 도전장을 낸 시기다. 그래서 그의 희망은 옐로우 키친의 ‘Just Blew By’,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의 ‘불충분 조건’,허클베리 핀의 ‘Huckleberry Finn’등 이 책의 부록CD에 담긴 16곡에 바쳐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 (30) 김지하 담시 五賊(중)

    편집장과 시인은 발행인 앞에서 서로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이려고 좀 서투르게 만지기도 하는 등 이 작품이 빛을 보게 하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오적’을 읽어 내려가던 부완혁 발행인은 웃음을 억제치 못하면서 “김선생이 알아서 처리 하시죠”라며 미뤄 결국 70년대의 문제작은 바로 5.16특집호에 군부독재 권력을 비판하는 여러 글들과 함께 실리게 되었고,그 인기만큼 빨리 법정에 서게 되었다.한 신문은 사설에서 “담시는 일종의 광가(狂歌),광언(狂言)에 속하는 것”으로,“맹랑한 헛소리”라고 깔아뭉갰다. “그 담시가 우리 국가와 국민 전체를 도매금으로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면,그것은 ‘폭력혁명’을 선동하고 북괴도당에 부종하려는 결과로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라고 목청을 돋군 이 사설은 계속하여 “전문되는 바에 의하면담시 작자는 북괴 도당의 대남정책인 ‘전면 부정’의 결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함부로 붓재주를 놀리는 피해망상에 젖은 노이로제 환자였다고 한다”는,마치 구소련의 정신병동 수감정책과 같은 논리를 폈다.“그작자는 무당이 내렸거나 귀신자귀에 홀린 정신 소유자가 아니면,그 작품은 소위 무당들의 ‘대감놀이’ 넋두리나 미숙한 판소리 흉내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문학작품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극언을 해댔다.이쯤 해도 좋으련만 이 글은“병든 작자의 광언같은 것을 인용 게재”한 신민당 기관지 ‘민주전선’에대해서도 “편집 양식을 일탈한 일”이라고 펄펄 뛰었다.참고로 밝히노라면‘민주전선’은 군부독재 시절에 차마 군부의 부패상은 치고 나설 수가 없어 ‘오적’ 중 ‘장성’에 해당하는 부분만은 삭제하고 나머지만 실었다. 언론이 무슨 짓을 했는지,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열심히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필화사건 때마다의 사설집만 뽑아 그 필자를 밝혀 내노라면 함부로 붓끝을 못 놀릴 것이다. 어쨌건 ‘광언’ ‘오적’의 ‘노이로제 환자’ 시인을 가둔 당국은 세상이 이 신문 사설처럼 취급해주기를 바랐겠지만 전혀 반대방향으로 흘러갔다.이미 남정현의 ‘분지’로 필화의 경험이 풍부해진 문단에서는 유파와 세대를초월하여 석방의 목소리가 커졌고,시는 삽시간에 전국 단위에서 지구촌으로번져나가 김지하는 한국에서 가장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문인이 되어버렸다. 조태일 시인이 주관하던 시전문지 ‘시인’을 통해 1969년 갓 시인이 된 김지하를 알고 있었던 사람은 서울대 출신을 비롯한 극소수였으나 ‘오적’사건은 그를 분단 이후 최대의 저항시인으로 급부상하게 했다.더구나 막상 공판이 열리고 보니 그는 ‘노이로제 환자’도 ‘무당’도 아닌 탁월한 이론가에다 말솜씨까지 갖춰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변호인이 질문만해주면 되었다.그렇다고 변호인이 들러리였다는 뜻은 아닌 것이 당대의 민권 변호인이었던 태륜기·홍영기·한승헌을 비롯한 여러 변호사가 법정을 뜨겁게 달궜고,방청석에는 함석헌·장준하·안병욱 제씨를 비롯한 문인,민주인사,운동권 출신들이 총집결했다. 대법정에서 열렸던 ‘오적’ 공판은 그의 익살과 달변으로 마치 만담장이라도 된 듯한 분위기 때문에 언제나 초만원이었다.나중에 ‘다리’지 필화 때무죄를 언도하여 화제를 일으켰던 목요상 판사(현 한나라당 의원)가 맡았던이 재판은 나중에 네 구속자와 분리하여 김지하만 별도로 심리하게 되었는데,3개월 쯤 지나자 폐결핵 악화로 김시인은 병보석 되었다.다른 네 구속자들도 시차를 두고 하나씩 풀려나 사건이 마무리 되는가 싶었으나 그 해 9월 26일 유서 깊던 ‘사상계’는 문공부로부터 등록 말소처분을 받았고,김지하 시인은 간헐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이 재판을 계속 받아야만 했다. 김시인은 5.16이후 한국사회를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보면서 그 최고수를 재벌,국회의원,고급공무원,장성,장차관이란 다섯 직종으로 지목했다.그는 이부패의 직종을 알기쉬운 한글로 표기한 게 아니라 웬만큼 유식한 인사가 아니면 알아볼 수 없도록 옥편을 갖다놓고 같은 음을 찾아 이두식으로 꿰어 맞췄는데,되도록 개견변(犬 )이 들어있는 한자를 선호했다.다섯 도둑들은 사람이 아니라 개같은 짐승이라는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힙합 대중화’ 우리가 이끈다

    70년대초 미국 뉴욕 브롱스 지역에서 싹이 터 전세계로 뻗어나간 흑인문화의 상징,힙합.흔히 속사포처럼 내뿜는 저속한 가사의 랩과 고난도의 춤,헐렁한 옷차림 등으로 대변되는 힙합은 청소년들에겐 열광의 대상이지만,기성세대에겐 ‘별종’으로 여겨져 왔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90년대초 처음 랩과 힙합춤을 선보인 이후 국내에도 ‘힙합 마니아’를 자처하는 그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그러나 어설픈 영어 랩과 패션을 흉내내기에 급급했던 이들 대다수 힙합 그룹의 행보는그리 순탄치 못했다.‘현실비판과 저항’이라는 힙합의 기본 정신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단순히 본토 힙합의 겉모습만을 베낀 결과이다. 최근 일반인에게 힙합을 제대로 알리고,올바른 힙합문화를 정착하려는 움직임이 신예 그룹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힙합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선 ‘YG패밀리’가 대표적인 예.지난 2일 첫 음반을 낸 YG패밀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양현석이 만든 양군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지누션,원타임,신인 여성래퍼 렉스 등이 참여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힙합을 모르고 싫어하는 아저씨·아줌마들에게 힙합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게 이들의 다짐.마약의 유혹을 경계하는 타이틀곡 ‘우리는 YG패밀리’를 비롯해 방송심의를 비꼬는 ‘YG바운스’,부패정치인을 질타하는 ‘흑과 백’등 가사에서 드러나는 현실비판의 칼날이 제법 날카롭다.반면 리듬과 멜로디는 기존 힙합음악보다 훨씬 대중적으로 변했다.이들은 8월 한달 간만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고,이후에는 양현석과 렉시만 듀엣으로 남을 예정이다.오는 8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YG힙합콘서트’가 계획돼 있다. 언더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피플크루’‘허니 패밀리’‘팀’ 등도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힙합’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영어 대신 우리말로 랩을 하고,저속한 욕설 대신 밝고 긍정적인 가사를 쓴다. 지난 6월말 데뷔음반을 낸 피플크루는 전문댄스팀으로 먼저 알려진 9인조그룹.지난해 9월 팀 결성이후 2개의춤교습 비디오를 내 5만개이상이 팔렸다.타이틀곡 ‘우리와 함께’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명으로 구성된 허니 패밀리는 올초 발매된 프로젝트 앨범 ‘1999대한민국’을 통해 첫 선을 보인 그룹.차세대 힙합계의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앙드레 포프의 ‘러브 이즈 블루’를 샘플링한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곡 ‘우리 같이 해요’는 별다른 홍보전략 없이도 이 앨범을 10만장 이상 팔리게 하는데톡톡히 한몫을 했다.디바의 음반 프로듀서였던 양창익 등 4명으로 구성된 ‘팀’역시 일상적인 가사와 흥겨운 리듬으로 그룹이란 평을 받고 있다.힙합의시대를 이끌 이들 젊은이들의 앞날이 기대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이세기 칼럼]‘한국판 우드스톡’과 청년文化

    1950년대 미국 대도시의 가정들은 중산층에 속하는 풍요를 누렸으나 도심구석구석이 슬럼화하자 교외 신흥 주택지로 옮기면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그러나 교외생활이란 자칫 자극에 둔감해지기 십상이어서 그들은 무료를 달래기 위해 생산과 소비와 이윤의 충실한 속박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시인 A.긴즈버그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전기제품과 자동차,브랜드상품을사들이는 과소비 행태를 보고 ‘미국은 물질만능에 미쳐 있다’고 독설을 퍼붇기도 했다.비트제너레이션의 기수이던 잭 케루악의 소설 ‘온더 로드(路上에서)’에서 ‘어느 집이나 거실 한복판에는 TV 한 대가 놓여 있고 어느 집이나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우리는 그 어느 누구나 똑같은 생각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대목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소설의 주인공은 덴버에서 시카고에 이르는 대륙 횡단에 올라 바람보다 빠르게,운명보다 빠르게 우울을 향해 달리면서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어느 시대나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질서가 있다.그리고 사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청소년들이다.요즘의 젊은이들은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면서 주술 같은 랩을 좋아하고 인간의 정신까지도 지배하는 컴퓨터를 동반자로 삼는가 하면 후크 선장의 보트처럼 치수 큰 신발을 질질 끌고 다니면서 고뇌하지 않는 자신들의 문화를 가꾸어나간다. 지난 69년 8월,뉴욕 교외의 막스 야스거스 팜에서 열린 우드스톡 록페스티벌은 무기력을 주체하지 못하던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심어주는 축제가 되었다.전국에서 몰려든 참가자는 무려 40만에서 50만명,예상을뛰어넘는 청중이 모여든 탓에 식량,화장실,의료장비 부족에다 이틀째 되는날은 폭우까지 쏟아지는 바람에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식품 부족과 위생 불편 등이 폭력으로 폭발하기 쉬운 악조건을 조성하고 있었다.그러나 젊은이들은 어려운 가운데 서로 돕고 나누면서 조화와 평화,사랑이 충만한 신화 같은 페스티벌을 치러낼 수 있었고 후일 이는 미국 청년문화에 대한 ‘문화대혁명’으로 선언된 바 있다. 그 우드스톡이 한국에 상륙하여 31일과 8월1일에 인천 송도공원에서 ‘99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을 연다고 한다.한·미를 비롯,6개국 24개팀이 참가하는 페스티벌에서 캠프촌에 입소한 관객들은 먹고 자면서 21시간의 마라톤공연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농구경기장만한 특설무대에 어디서나 똑같은 음량을 전해주는 첨단 사운드시스템 등 몇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60년대 미국의 우드스톡 록페스티벌이 격변의 시기를 거친 젊은이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시킨 역할을 했다면 우리로서는 경제위기감이 가져온 의기소침과 이와 상반되는 과소비 행태 속에서 불투명한 자신의 정체성을 공동체 의식 속에서 얼마나 창출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것이다.더구나 지난 26일 폐막한 미국의 ‘우드스톡 99’는 폭염이 기승을부리는 가운데 24만명이 참가,약탈과 음향기기를 부수는 등의 난동으로 막을내렸다는 소식은 돌발사고와 공연 특성상 각종 안전사고,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으로 전락할 가능성 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예상 관객은 3만여명.그러나 이번 캠프공연은 청소년들의 휴가를 지나친 억압과 간섭, 주의와 제한, 폐쇄로 묶어두기보다 하루쯤 뜨거운 열기와 열광으로 마음껏 풀어주는 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그들의 집단행동은 도피주의적 성향보다 더 나은 사회에 자신들의 비전을 지지하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남을 흉내내기보다 우리만의 정서로 아름답게 치러져 일생일대의 추억이 되고 우리 공연문화의 새 장을 개척할 수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기성세대에게 청소년기가 있었듯이 청소년들도 곧 기성세대가 된다.미국의데이비드 리스맨은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에서 ‘어른의 눈으로 본 어른의 세계를 청소년이 이뤄야할 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그들의 풍속과 문화를 지나친 노파심으로 폐쇄하거나 체제로 제도화하기보다 그들만의 함성을 곁들인 결속으로 대중매체로서의 음악이 갖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논설위원 sgr@
  • [사설] 申昌源이 남긴 것

    신출귀몰한 도피행각으로 2년6개월 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탈옥수 신창원(申昌源)이 마침내 경찰에 붙잡혔다.국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경찰들이 ‘신창원 공포증’을 벗어나게 돼 다행이다.신의 검거는 한 시민의제보가 범죄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를 보여준 시민정신의 승리이기도 하다. 신창원은 잡혔지만 그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문제와 과제는 너무나 많다.우선 허술한 우리 경찰의 치안능력이다.신은 도피기간중 전국을 누비며 80여차례의 강·절도를 저질렀다.6차례나 경찰과 맞부딪쳤지만 경찰은 폭행과 권총까지 빼앗기는 무력함만 보인 채 번번이 놓쳐버렸다.전국의 경찰력을 총동원하다시피 신의 검거에 나섰지만 신은 경찰 비상망을 조롱하듯 이곳 저곳을버젓이 돌아다녔다. 경찰의 검문검색이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하게 할 뿐 얼마나 형식적인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광역범죄에 대응하는 경찰의 공조체제나 기동력도 의심스럽게 만들었다.신의 탈옥 과정과 도피 행적을 철저히 조사해 교정행정과 치안능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신은 그동안 훔친 돈만도 5억여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검거될 때만 해도 1억8,000여만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서울의 한 부유층 집에 들어가 가족들을 인질로 삼고 2억5,000만원이나 빼앗아 갔으나 피해자는 신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우리 사회에 신과 같은 범죄자가 날뛸 수 있을 정도로 허점과 약점이 많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서민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거액을 도둑 맞고도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면 그 돈이 어떤성격의 것일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신창원을 미화하거나 의적(義賊)으로 보려는 우리사회 일각의 의식도 문제다.신은 강도를 하다 사람을 죽이고 감옥까지 탈출한 범죄자일 뿐이다.그를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그를 흉내내려는 현상까지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하다는 얘기다.신이 수배중인 탈옥수인것을 알면서도 8명의 여인이 그를 동정하며 숨겨 주었다는 사실도 우리 사회의 심상찮은 가치 전도(顚倒)를 걱정스럽게 만든다.더구나 신을숨겨준 여인들이 모두 불우한 계층이었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안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신창원 검거에 안도하기보다는 많은 것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의 끝없는 정쟁(政爭)에다 지도층의 잇따른 비리와 부정부패,계층의 양극화,허술한 치안능력 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바로잡아야 할 문제들을 ‘신창원의 탈옥행각’은 고발하고 있다고 하겠다.
  • [대한광장] 공자의 가슴, 빌 게이츠의 머리

    “공자같은 말씀하시네”라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었다면 실생활이나 눈에 보이는 실용적인 성과와는 동떨어진 고담준론(高談峻論)을 설하거나 도덕군자연(道德君子然) 하는 태도를 비웃는 말을 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얼마전에는 공자를 비웃다 못해 급기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끔직한표제의 책이 나와 장안의 화제가 되더니 최근에는 베스트 셀러 목록의 윗자리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조선시대 이후 우리 역사의 모든 과오와 오늘날의 대부분의 허물을 공자에게 뒤집어 씌움으로써 유교적 가치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우리 시대의 속죄양으로 삼으려 한다.더구나 내용보다 훨씬 선정적인 제목이 개인의 의견을 넘어 사회 안에서 지배적 담론으로 자리잡으려 하고 있다.이 책이 가지고 있는 오류를 한 때의 유행현상이거니 하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가여기에 있다.공자 말씀의 요체는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기고 하늘을 무서워하라는 것이다.그렇다면 ‘공자를 죽여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뒤집으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면 나라가 잘 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그러나 며칠전 경기도 화성에서 일어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과 그 수사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이 나라에서 공자를 되살려놓아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23명의 귀한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도 사람보다 돈을 더 중히 여기는 풍조에 의한 인재(人災)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정부는 이 사건을 여느 대형사건 처리과정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하위직 공무원 몇 사람을 속죄양으로 삼아 서둘러 덮어버릴 일이 아니라 국가의 중심의제,또는 국가목표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김대중정부 이후 우리나라의 국가중심의제는 경제효율의 극대화에 집중되고 있다.그것은 신지식인운동이나 벤처기업에 대한 육성책,‘BK21’등 교육개혁작업에서도 짐작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서 미국식 모델에대한 열정적 추종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물론 IMF체제를 벗어나고 무한경쟁시장에서 살아남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오늘날 미국의물질적번영의 외피만 보고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흉내내기 전에 미국경제의 성공 뒤에는 그것을 지탱하는 사회적 신뢰의 기반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다가올 21세기 정보화사회에 큰 저력을 발휘할 자질을 가졌다는 점은 곳곳에서 증명이 되고 있다.굳이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기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무선통신,디지털음성처리장치,인터넷 게임소프트 등 일부첨단 분야에서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을 앞지르고 있고 학교 기업 가정의 정보화 또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정보화사회를 지탱하는인간적 기초가 부실함으로 해서 이러한 잠깐의 성공이 모래위의 집처럼 헛된 꿈이 될 가능성 또한 크다.학교의 강의시간,공공건물,대중교통수단,음악회장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울리는 휴대전화기의 벨소리는 더불어 함께 사는 공간을 유린한다. 전자상거래가 각광을 받고 있다지만,크게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적게는 라면 한 개를 살 때라도 소비자와 생산자,고객과 상인이 지금처럼 서로 믿지못한다면 아무리 거래의 형태가 시장바닥의 흥정에서 인터넷 쇼핑몰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대단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사람들 사이의 예의와 신뢰는정보화사회의 인간적 인프라다.우리가 오랫동안 꾸려왔지만 지금 내던지려하는 이러한 가치는 디지털혁명의 시대,글로벌 스탠더드의 시대를 맞아 용도폐기되어야 할 짐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소중히 갈고 닦아야 할 덕목이다.지금 공자를 되살려야 나라가 산다.이 주장은 과거로 회귀하자는 복고담론(復古談論)이 아니라 우리의 진정한 자산을 평가하고 그 바탕 위에서 참된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색이다.우리가 21세기의국경없는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빌 게이츠의 머리 뿐 아니라 공자의가슴을 지녀야 한다. ‘말을 충성스럽고 미덥게 하며 행실을 돈독하고 공손하게 하면 오랑캐 나라에서도 통한다(言忠信行篤敬 蠻貊之邦行矣)’는 경구 또한 공자말씀이다. 김무곤 동국대교수·신문방송학과
  • [외언내언]’싹쓸이 관광’

    요즘 김포공항 출국장은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로 북적댄다.여름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해외관광이나 어학연수를 떠나는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다.미국이나 유럽,동남아의 유명 관광지로 가는 비행기표는 이미 동이 나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어려움도해외여행에 관한 한 이미 끝난 듯한 모습이다. 올들어 해외 관광을 위한 출국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3배에 이른다는 통계이다.지난해보다 경제가 많이 나아지고 달러 환율도 안정되긴 했지만 관광객의 증가세는 경제회복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과속이라 걱정이다.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관광업계도 덩달아 활기를 되찾고 있다.지난해 불황으로 문을 닫았던 많은 중소 관광업체들이 다시 살아나 관광객 유치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불황으로 한동안 사라졌던 덤핑 경쟁과 저질 관광을 걱정하는 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다시 늘어나는 해외관광객을 보면서 가장 큰 걱정은 아까운 외화를 마구 쓰는 호화·사치 여행도 함께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것.외환 위기는 일단 극복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푼의 달러가 아쉬운 판에 호화 사치품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싹쓸이 관광’이나몸에 좋다는 것은 돈을 아끼지않고 먹어대는 ‘보신 관광’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경제가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여름휴가조차 갈 형편이 못되는많은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꼴불견일 뿐 아니라 IMF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그렇지 않아도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는 따가운 소리를 듣고있는 판이 아닌가. 우리는 이미 IMF사태 직전의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어설픈 세계화와선진국 흉내로 실속 없이 마음만 들떠 흥청망청대다 외환위기를 겪은 것이엊그제 일이다.오죽하면 우리가 IMF사태를 겪자 최고급 상표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유명사치품업체들의 매출이 뚝 떨어질 정도였겠는가.벌써 유럽에서는 우리 관광객들의 싹쓸이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해외 관광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에 있다.이색적인 풍물과경관을 맛보면서 내일의 힘을 축적하는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IMF사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싹쓸이는 졸부(猝富)들이나 하는 천한 짓이다.그같은 짓을 하는 사람을 존경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손가락질 받거나 비웃음을 사기 십상일 뿐이다. 장정행 논설위원
  • 조관우 신곡발표 콘서트

    개성있는 창법의 가수 조관우가 올 가을 5집 음반 발표를 앞두고 신곡을 미리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강남 유일의 소극장 유시어터가 기획한 ‘명곡콘서트’첫 주자로 나서 오는 4일까지 라이브공연을 갖는 것. 94년 ‘늪’으로 데뷔한 조관우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목소리로 3집까지의 음반이 모두 100만장 이상씩 팔리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지난연말이후 6개월여만에 갖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동안 사랑받은 곡들을 들려주고 근황과 새 음반 이야기도 부담없이 풀어놓는다.2일 오후 8시,3·4일 오후 6시.(02)538-3200이순녀기자 coral@
  • [이세기 칼럼] 時局과 사치풍조

    부(富)에 대한 인간의 집착은 등불을 향해 날아오르는 부나비처럼 걷잡을수가 없다. 가진 자는 더 갖고자 몸부림치고 갖지 못한 사람은 이를 쟁취하기 위해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바둥거린다. 그러나 부란 마음먹은 대로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부자를 ‘하나님의 피조물중 가장 고귀한 작품’이라고 빈정거리는 독설도 생겼다. 남북전쟁후 양산된 미국의 졸부들은 한때 100달러짜리 지폐로 궐련을 말아피우는가 하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단 푸들 강아지를 위해 호텔 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들은 도심지 한복판에 유럽식 고성(古城)을 본뜬 호화맨션을짓고 프랑스 고성의 모든 장식을 사들이는가 하면 보티첼리와 샤갈,들로네와 보나르 등 유럽의 걸작 예술품으로 내부를 가득 채우기를 잊지 않았다. 옛날 부자들은 검소한 생활로 부의 과시를 경멸했으나 재력을 갖추지 못한 어중간한 졸부나 중간층들이 막연한 착각에 빠져 뱁새가 황새 따라가듯 낭비흉내를 내기에 바쁜 법이다. 올들어 고소득층의 씀씀이가 부쩍 늘어난 추세다. 어디를 보나 쇼핑객들이넘쳐나고 있다. 고가품을 주로 파는 강남지역의 고급백화점은 물론 청담동사거리는 지방시,디오르,구찌,아르마니등 외국 브랜드 상점들이 줄줄이 늘어서고 여기서 파는 45만원짜리 넥타이며 700만원짜리 이브닝 드레스,한켤레에 400만원인 신데렐라 구두가 없어서 못팔 정도다. 압구정동 외에 신촌과 이태원,명동과 대학로 일대에도 하루종일 흥청망청이다. 술집도 마찬가지다. 주로 중산층을 상대로 하는 신사동의 한 단란주점에서는 한 병에 15만원에서 40만원 하는 양주와 10만원짜리 안주 등 하룻밤 술값으로 보통 100만∼200만원을 쓰고 있다. 심야영업 규제가 풀린 강남의 고급술집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4분기에 위스키 판매량은 382만3,000여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나 늘어난 숫자다. 특급호텔에서는 주말 평일을 가릴 것 없이 칠순잔치·돌잔치가 치러지고 특2급호텔의 경우 하객 500명을 기준으로 예식비만 3,000만원 하는 결혼식이 한달에 30∼40건씩예약된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유럽의 고성은 아니지만 내부시설을 온통 외제로 도배한수십억짜리 초호화 아파트 짓기에 열을 올린다. 21억원짜리 아파트 청약을위해 노숙을 했다는 것은 이미 뉴스도 아니다. 여기저기서 ‘허리띠를 너무 일찍 풀었다’는 자조와 왜 우리 국민은 이런허장성세를 과시하는가라고 한탄이 흘러나온다. 물론 내 돈을 내가 쓰는데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유층의 씀씀이를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못 가진 자들의 시각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불어 산다는 것은 나와 내 이웃과의 조화다. 내 이웃과 냇물이 아닌,바닷물로 괴리를 조성하는 자체가 사회의 기틀을 뒤흔드는 일이다. 그래서 소모적 사치는 민중의 적일 수밖에 없으며 사치의 해(害)는 천재(天災)보다 무섭다는 말은 옳다. 이번 서해상의 교전에서 국민들이 물건 사재기를 하지 않는 등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한 것은 좋았다. 강한 국력을 믿기 때문이겠지만 오랫동안냉전적 대치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설마 전쟁이야 나겠느냐’는 식의 안보불감증을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그래선지 PC통신은 ‘양치기소년’ 운운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글을 올리고 있다. 실업자가 늘고 중산층이 무너지는 와중에서 이런 소비행태는 정상적일 수가 없다. 소비습관은 실업자가 되고 나서도 마치 자신이 부자인 양 착각하여자신을 망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럴 때인가. 언제라도 서해의 교전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팽팽한 긴장감을 늦춰선 안된다. 그리고 낭비하는 자는 분명 불투명한 돈을 감추려는 검은 속셈이 있을거라는 냉정한 시각을 되찾아야 한다.
  • 윤도현 ‘타잔’과 또 인연

    '꿈많던 어린 시절 아득한 기억속에/타잔이라는 아저씨가 있었어/그 아저씰 너무너무 좋아했었지/아∼나는 타잔 아∼누렁인 치타’.지난 95년 여름 짧은 머리에 앳된 얼굴로 한 젊은이가 타잔을 흉내내며 목청높여 노래를 불렀다.군에서 막 제대해 데뷔앨범을 낸 신인가수 윤도현(27).이 노래가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그는 촉망받는 로커로 떠올랐고,한동안 ‘타잔’이란 별명을달고 다녔다. 그로부터 4년후,그가 다시 ‘타잔’을 부른다.다음달 17일 국내 개봉되는월트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타잔(Tarzan)’의 한국어 주제가를 부르게된 것.세계적 팝 아티스트 필 콜린스가 작곡한 ‘눈부신 아침’‘잘자라 아가’‘용감한 타잔이 되리’‘궁금해요’‘함께 사는 세상’등 5곡을 녹음했다.작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유명한 양인자씨가 했다. 월트디즈니 한국지사는 지난 3월 내로라하는 국내 가수들의 음반을 미국 본사에 보냈다.‘타잔’이 수록된 윤도현의 1집도 끼어있었다.본사에서는 야성적이고 생동감있는 그의 목소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2·3집을 모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모든 노래를 들어본 다음 그를 낙점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래하는 건 아니지만,(실력을)알아주니 기쁩니다”.데뷔곡이 ‘타잔’인데다 록 영화 ‘정글스토리’에도 출연했고,이제 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맡은 걸 보니 타잔과는 ‘뗄레야 뗄수 없는 인연’인 모양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남이 만든 노래를 한다는게 쉽지 않더군요.내가 만든 노래면 맘대로 할텐데.코러스를 직접 소화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가 부른 ‘타잔’한국어 주제가는 필 콜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함께 음반으로 제작돼 다음주중 국내에 발매된다.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를 이끌며 지금까지 3장의 앨범을 낸 그는 록 뮤지컬 ‘개똥이’(95년)‘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97)‘하드록카페’(98)등에 출연했다.영화 ‘정글스토리’에서는 주연 겸 음악을 담당했다.장르는 다르지만 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여름이 가기 전 새 앨범을 낼 계획.또 올초 ‘김광석추모콘서트’를 계기로 엄태환,이정열,서우영 등과결성한 ‘프로젝트밴드 김광석’이름으로도 앨범을 구상중이다. 이순녀기자
  • 무대미술 개척자 이병복씨…단순한 소재로 독특한 분위기 연출

    극단 자유가 창단 33주년 기념작으로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페드라’(장 라신 원작·김정옥 번안 연출)의 무대장치는 단순하다.무대 좌우에 흰 배경막 3개만이 덩그렇다.이 세트가 극이 진행되면 다양한 조명을 받아 환상적 분위기를 낳는다.의상도 낯설지 않아,희랍신화에서 따왔다는 내용이 마치 우리 것인 양 익숙한 느낌을 준다.이런 무대장치는 ‘무대미술·의상의 개척자’ 이병복(71)씨의 작품이다. “3∼4년전부터 무대미술이 대학교 과정에 포함됐습니다.옛날엔 무대미술이나 장치는 전혀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극단 대표로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북치고 나팔불면서 뒤치다꺼리 하다보니 무대미술의 개척자라는 이름을 얻게 됐습니다”. 장충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두가지 일을 하느라 정신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하나는 ‘페드라’이고 또 하나는 6일부터 열리는 ‘제9회 프라하 카트리엔날레(PQ) 세계무대미술·극장건축 전시대회’.그는 4년마다 체코에서 열리는 무대미술계 최대의 잔치에 한국을 대표하여 개인부스를 설치한다.외국에서먼저 그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공연이 맘에 걸려 안가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워낙 떠밀어 가게 되었습니다.지난 91년 처음 참가해 영예의 의상상을 받았고 다음 대회땐 심사위원으로 위촉받았죠”. PQ는 그의 진면목을 세상에 널리 알려준 대회였다.하지만 그의 명성은 이미 해외공연 때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그의 무대를 본 외국인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최소한의 소재로 저 큰 무대를 어떻게 꽉 채우는지 궁금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79년부터 해외공연을 많이 했는데 ‘꿇리지 않겠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모든 무대를 한국적인 것으로 만들었죠.서양 사람들은 흉내못낼 저만의무대언어를 시도했는데 특히 ‘한지(韓紙)의상’을 시도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결과 ‘피의 결혼’ 등의 작품이 원산지가 아닌 ‘자유의 OO’라는 공인을 받았다.흉내나 모방이 아닌 ‘한국 식의 재해석’이란 독창적인 방법론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자유의 무대장식은 매우 단순했다.깃발 한쌍,푸르고 붉은 몇개의 주머니,병풍,두개의 테이블 그리고 무대 위에 펼쳐졌을 때 흥미를 끌었던 몇m의천,이 것들이 무대를 장식하기 위해 이들 예술가들이 필요로한 전부였다”(85년,스페인 ‘피의 결혼’평 중).“…표의문자들이 그려진 흰 천들과 함께상(相)의 변화를 나타내는 무대장치의 아름다움…한국적인 기적은 바로 그러했다…”(84년,프랑스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평 중). 그러나 한국에선 그 공이 늘 연출자 김정옥씨나 배우들의 몫이었고 무대미술가는 뒷전에 머물렀다.그래서 이씨는 자신을 폼나는 ‘앞광대’가 아닌 ‘뒷광대’라고 말한다. “누가 이 짓(?)을 하겠어요.저도 20여년 전부터 늘 ‘이번만 하고 이젠 나도 무대에 서야지’라고 되뇌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부엌에서 밥상만 챙기는 일(무대미술)보다 상위의 요리와 술(연출·배우)에 더 눈길이 가지,누가 이 외로운 일에 나서겠습니까”. 극단의 대표로서,궂은 일도 마다않는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힘든 일이었다. 남편인 서양화가 권옥연씨의 프랑스 유학 경비를 대려고 양재학교를 다니면서 터득한 ‘손맵시’도 큰힘이었다.거슬러 올라가면 ‘명문가 10남매의 맏딸이 광대가 된다’며 단식까지 한 할머니의 반대에 맞서 ‘문설이’란 가명을 쓰면서까지 무대를 고집한 뚝심이 있었다. 이런 묵묵한 ‘외길 인생’에 힘입어 이른바 스태프라는 분야가 요즘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인터뷰-MTV 시트콤 ‘점프’ 교수역 최불암

    개그맨에게 그의 웃음은 단골메뉴다. “파 하하하∼” ‘전원일기’의 영원한 김회장인 탤런트 최불암이 시트콤에 출연,그의 흉내를 내는 ‘쌔까만’후배 개그맨들을 향해 ‘웃음에 관한 저작권’을 주장한다.31일 첫전파를 타는 MBC 새 시트콤 ‘점프’에서 방송연예과 홀아비 교수로 나온다.나름의 근엄함과 남성다움을 과장되게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주게되기 때문이다. “연기란 희비극이고 희극과 비극은 같은 것이예요.따라서 구태여 코미디냐,아니냐를 구별할 필요가 없지요.내가 웃긴 게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잖아∼” 수년전 대학가 최고의 유머로 떠올랐던 ‘최불암시리즈’를 내세우며 자신의 ‘코믹’함을 강조한다. 김혜자를 ‘한국의 어머니’라 한다면 한국의 아버지는 당연히 그의 몫이다.‘전원일기’에서 든든한 가정의 버팀목으로 활약한 덕이다.고집스럽지만올곧은 ‘전원일기’의 아버지는 실제 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재미있을 겁니다.요즘 드라마는 메시지가 너무 강하게 드러나면 안돼요. 그래서 웃음으로 포장하려는 것이지요.그렇다고 의미없는 웃음은 절대로 아닙니다” 천방지축 날뛰는 세아들 등 불안정하고 혼란스런 인물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아버지가 될 것이란 그는 “김국진이 떠난 지금이야 말로 코미디계를 공략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며 예의 ‘파∼’로 시작되는 웃음을 웃었다. 허남주기자
  • 특별기고-방치되는 인재관리

    인간의 생활과 역사는 창조와 혁신에 의해서 발전해온 것이다.창조와 혁신이 없으면 항상 남의 흉내만 내기 바쁘다.21세기는 창조와 모방이 숨가쁘게 진행될 것을 예상한다.거기에 맞추어 가자니 우리도 각 방면에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그것도 한꺼번에 고치자니 고치기도 어렵고 말썽도 많다.교육개혁에 말썽이 많은 것도 그 때문으로 안다.어떻게 해야 올바른 지식을 개발할수 있는 교육이 될수 있는가.올바른 인간상을 어떻게 하여야 키울수 있는가.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그런데 정부로서 각 분야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운 것으로 아는데 지식관리에 대한 ‘백서’는 없다.국어연구소는 문화부에 있고,국사연구소는 교육부에 있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옛날 전통시대 지식관리의 하나로 과거제도가 있었다.과거제는 958년에 실시하여 1894년 폐지할 때까지 근 1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따라서 그영향은 각 방면에 심각하게 미쳤다.운영의 잘 잘못은 두고,우선 인물을 객관적으로 선발할 수 있었고,시골에 묻혀 있는 인재까지 등용할수 있었다.그러므로 서울에 모여 살 필요없이 시골에 살아도 공부만 하면 과거를 통하여 출세할수 있었으니까 문화의 지방화가 촉진되어 문화공간을 전국으로 확대시켰다.그리하여 조선시대에는 지방마다 문화의 중심지가 형성될 수 있었다. 그런데 과거제 내용이 중국문자와 중국역사와 사상을 시험하는 것이었으므로 중국문자와 문화의 발달을 촉진하였다.그리하여 한자가 우리 문자라는 말까지 하는 사람이 있게 되었다.그리고 서울에 앉아서 지방까지 통할하는 중앙집권적 전통이 서게 되었다.그래서 지방분권적 봉건국가 형성의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그리고 무엇보다 수험생의 창의적 지식을 시험한 것이 아니라중국 고전에 관한 것을 시험했다.중국고전을 시험하여 한국관리를 뽑았다는것 자체가 넌센스였지만,고전을 시험한다는 것은 지식을 고전에 묶어 둔다는 이야기가 된다.그러니까 구한말에 제국주의 국가들이 침략해오는데도 그의대처 논리를 고전속에서 찾았다. 고전을 성전시하여 변용하지도 않았으므로 새 시대에 맞지도 않는 고전시대 국가관계에서 해결책을찾았다.고전을 변용하다가 보면 자칫 ‘사문난적’으로 몰려 생명을 잃을 위험이 있었다.고전을 변용하자면 고전을 비판할 수있어야 하는데 감히 비판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다.그러다가 보니 지식의 생명인 창조와 혁신을 지식을 통해서 얻기 힘들게 되었다. 오늘날의 시험제도에는 그럴 염려가 없는가.오랫동안 끌어오던 대학 입학시험을 보자.교과서 범위 안에서 출제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었는데 그럴 이유가 무엇인가.수험생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었다.그러니 그것이 오히려 수험생전체를 시험지옥에 묶는 결과를 가져왔다.교과서 내용의 사소한 것까지 기계적으로 외우게 강요하는 것이 정말 시험지옥이다.그것은 교과서 이상의 창의적 사고를 키우지 못한다.교과서를 기본으로 하더라도 폭넓은 독서를 통해서 얻은 지식을 시험한다면 오히려 시험지옥에서 해방할수 있다.또 그런 지식이어야 창조와 혁신의 힘을 생산할 값있는 지식이 될수 있다.입시제가 없어진다지만 각종 시험에서 유의할 점일 것이다. 다음에 학문적으로는 기초학문을 발달시켜야 한다.창조와 혁신을 낳을수 있는 지식은 기초학문에서 얻을수 있기 때문이다.기초과학이라야 먼저 창조능력을 키울수 있고,창조능력이 있어야 혁신도 꾀할수 있다.그렇다면 창조와혁신의 동력을 발휘할 기초학문을 발달시킬 책임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그것은 대학이다.그래서 대학을 지식이나 진리의 전당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근자에 대학에서 구조개혁이라고 해서 교육과정을 고치고 있는데 듣자 하니 스스로 지식의 전당을 무너뜨리고 있다.구조개혁의 기준을 기업체처럼 돈에 두고 있는 것이다.학점을 줄이고 강좌목을 줄이고 교수인력을 줄이고 있다.줄이는 가운데 희생되는 학문은 소속 성격이 약한 기초학문이다.그리하여 대학이 직업훈련소로 변하고 있다. 전문학교를 모두 대학이라고 부르기로 했으니까 대학의 의미는 옛날과 달라졌다는 것은 안다.이름이야 어떻게 해도 좋으니 그렇다면 ‘대학원 대학’이라도 설치해서 대학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한 구석이 있어야 한다.그래서 학문의 길과 직업훈련의 길을 분간해 두는 것이 좋다.어떻게 하든지 간에정부가 있다면 지식관리의 종합적 백서라도 나와야 하지 않는가.오늘날 ‘신지식인’이라는 것은 어떤 지식을 말하는지도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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