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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진 끔찍한 사고…“얼굴에 피와 진물, 긴급 드레싱”

    전혜진 끔찍한 사고…“얼굴에 피와 진물, 긴급 드레싱”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전혜진이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21일 전혜진은 상처 가득한 얼굴을 보이며 “이거 실화일까, 분장일까”라고 물었다. 전혜진은 “주차장에서 비가 와 우산 가지러 트렁크 쪽으로 가는 중에 쇠 파이프 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얼굴이 콘크리트 바닥에 먼저 떨어졌다”며 사고를 당했음을 알렸다. 이어 “너무 당황한 채로 손을 얼굴에 대봤는데 피와 진물이”라며 “피부과·성형외과 전부 토요일 휴진이라 같이 봉사 간 동생 병원 옥수동 청소년과 의원으로 가서 긴급 드레싱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혜진은 “그래도 뼈 안 다치고 이 안 부러진 것에 감사.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바빴던 내게 좀 쉬라고 하시는 듯”이라며 “새살이 올라오겠죠? 밤새 진물 닦아내느라 잠을 못 잤다. 진물이 나야 재생된다는 거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는데. 아무쪼록 색소 침착만 안 되길”이라고 전했다.
  • 당뇨약 급한데… “서울 파견 갑니다” 불 꺼진 지방 보건소

    당뇨약 급한데… “서울 파견 갑니다” 불 꺼진 지방 보건소

    전국 1367명 중 267명 20% 차출외과 인력 부족… 순회진료 축소구례 토지보건지소 운영 중단고흥 11명이 16개 읍면 떠안아“4차 추가 파견 요청은 안 했으면” 지난 2일 찾은 전남 구례군 토지보건지소. 이곳 어디에서도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2층 건물 전체는 불이 꺼져 있고 1층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신 ‘4월 21일까지 서울 병원 파견 근무로 휴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지역 주민 성모(88)씨는 휴진 소식을 알지 못한 채 보건지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성씨는 “당뇨약과 감기약을 받으려고 읍내 보건의료원까지 택시비 2만원을 내고 다녀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버스를 타고 걷고 하면 30분 이상 걸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지방의 의료 취약지역이 의료대란의 유탄을 맞았다.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던 공중보건의들이 상급 종합병원에 투입되면서 진료가 중단되거나 축소되고 있어서다. 의정 갈등과 공보의 차출이 지속되면 농어촌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기준 전국 공보의 1367명 중 19.5%인 267명이 차출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 45명 ▲경남 36명 ▲강원 34명 등의 순이다. 구례에서는 전체 공보의 19명 중 3명이 차출됐다. 이 여파로 지난달 26일부터 마산, 토지보건지소는 운영을 중단했다. 산동보건지소마저 공보의가 복무 만료로 떠나면서 지난 2일부터는 모든 보건지소가 휴진에 들어갔다. 공중보건의 12명 중 3명이 빠진 경남 산청에서는 산청군보건의료원 응급실 의사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이 여파로 보건지소 순회 진료는 주 3회에서 1~2회로 축소됐다. 산청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전문의가 빠진 외과에는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던 일반의가 자리를 옮겨 진료하고 있고, 재활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응급실에 투입됐다”면서 “의료진 업무 과중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군 역시 11명의 의료진이 16개 읍면의 출장 진료를 떠맡았다. 한 명이 하루에 ‘두 탕’ 이상 순회 진료를 해야 한다. 고흥군 관계자는 “보건기관 방문 때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불가피한 경우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보의 복무 만료도 코앞으로 닥쳤다. 이달 말까지 ▲충남 69명 ▲전남 63명 ▲강원 34명 등이 전역한다. 하지만 의료대란 여파로 신규 공보의 배치 인원이 줄어들 여지가 높고 기존 파견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산청군의 한 주민은 “당장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농어촌의 노인들의 양보만 마냥 바라는 건 아닌지, 농어촌의 피해는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닌지 싶다”고 씁쓸해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면 진료는 물론 지역 내 기초 진료권마저 무너질 수 있다”며 “4차 추가 파견 요청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도 “추가 파견 대신 기존 파견 공보의의 차출 기간을 연장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덧붙였다.
  •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에 농어촌 공중보건의 차출 늘어···농어촌 진료공백 가속화

    장기화하는 의료대란에 농어촌 공중보건의 차출 늘어···농어촌 진료공백 가속화

    지난 2일 벚꽃 도로 인근에 있는 전남 구례군 토지보건지소. 불이 모두 꺼진 2층 건물은 ‘4월 21일까지 서울 병원 파견 근무로 휴진한다’는 안내문이 붙은 채 잠겨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성모(88)씨는 “당뇨약과 감기약을 받으려고 택시비 1만원을 쓰기에도 부담되고 군내 버스를 타고 걷고 하면 30분 이상 걸려 너무 불편하고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전공의 이탈로 전국 시·군별 의료 취약지역에 있던 공중보건의(공보의)가 상급 종합병원에 파견되면서 구례 지역 보건지소는 ‘진료 중단’ 사태를 맞았다. 구례에서는 전체 공보의 19명 중 3명이 차출됐다. 이 여파로 지난달 26일부터 마산, 토지보건지소는 운영을 중단했다. 산동보건지소마저 공보의가 복무 만료로 떠나면서 이달 2일부터는 모든 보건지소가 휴진에 들어갔다. 평소 보건지소를 이용하던 주민은 읍내에 있는 구례군보건의료원 내과로 가서 처방을 받고 있다.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이 한 달을 넘은 가운데 의정갈등 지속과 공보의 차출 확대가 이어지면 농어촌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기준 전국 공보의 1367명 중 지역별로 전남 45명, 경북 44명, 경남 36명, 강원도 34명, 강원·충남 각 27명, 경기·전북 각 24명, 세종 17명 등이 차출됐다. 진료 차질을 빚는 지자체는 늘고 있다. 공보의 5명이 빠져나간 전남 고흥에서는 남은 11명이 16개 읍·면을 돌며 강행군으로 출장 진료 등 업무를 보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고령 노인 인구가 많다 보니 만성질환인 당뇨·혈압약 등을 타러 오는 주민이 다수”라며 “큰 불편을 말하는 사람들은 적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더 큰 걱정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보건기관 방문 때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불가피한 경우 인근 의료기관을 이용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보건의 12명 중 3명이 빠진 경남 산청에서는 산청군보건의료원 응급실 의사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보건지소 순회 진료 인력이 3명밖에 남지 않으면서 일주일 3차례가량 했던 진료는 1~2차례로 감소했다. 산청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전문의가 빠진 외과에는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던 일반의가 자리를 옮겨 진료하고 있다”며 “군보건의료원 재활의학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각 1명은 요청에 따라 응급실 업무를 돕고 있다. 의료진 업무 과중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설상가상 공보의 복무 만료가 코앞에 닥친 곳도 있다. 세종에서는 지난 1일 4명이 전역했고, 강원에서는 이달 중 34명이 떠날 예정이다. 전남에서는 62개 보건기관에서 63명이 전역하고, 충남에서는 이달 말까지 69명이 떠날 예정이다. 신규 공중보건의 배치는 이달 중순 이후 예정돼 있지만 배치 인원은 기존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업무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도 필요하다. 여기에 공보의 파견 확대·연장 이야기도 나오면서 주민 불안감은 커가고 있다. 산청 한 주민은 “당장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지만 길어질까 봐 겁난다”며 “농촌지역 나이 든 사람들 양보를 마냥 바라는 건 아닌지, 농어촌 피해를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닌지 싶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추가 파견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1명당 하루 2곳 이상 순회 진료를 해야 하는 등 남은 공보의 피로감이 점점 쌓여가고 있어 대면 진료는 물론 지역 내 기초 진료권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북도는 “더 이상 파견은 힘들다. 4차 추가 파견 요청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혹 추가 파견 결정된다면, 파견 인원을 늘리기보다는 기존에 파견된 공보의 차출 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행 비상진료체계 안에서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한다는 방침이나,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농어촌 의료 공백 사태도 이어질 전망이다.
  • 尹, 오늘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尹, 오늘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을 9일 앞둔 1일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개혁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대국민 담화를 한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31일 “의료 개혁, 의사 증원 추진 경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여전히 궁금해하신다는 의견이 많아 대통령이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직접 소상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담화 실시 자체가 총선에서 여당의 열세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그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 ‘조정하면 더 큰 혼란이 생긴다’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유연한 입장’을 요청해왔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정 갈등과 관련해 “의제를 제한하지 않고 건설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고,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MBN방송에서 총선 전에 의정 갈등이 풀릴 것 같냐는 물음에 “네.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개원의들은 1일부터 주 40시간 진료 단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국 16개 시도 회장단·비대위 회의 직후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기로 결론 내렸다. 주 40시간 진료는 준법 투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전에도 나왔던 얘기인 만큼 준비하고 있었던 분들은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회원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5일 근무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휴일 진료는 유지하되 야간·낮 진료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집단휴진 형태는 아니지만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진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동네 의원 야간 진료까지 막히면 긴급 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의대 교수들도 1일부터 근무 시간을 줄이고 외래와 수술을 축소하기로 해 현장 혼란은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진료 시간 축소에 유감을 표하며 “보다 강화된 3차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020년 의료파업 때도 의협은 ‘집단휴진’을 했지만 참여율은 10%에도 못 미쳤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투쟁할 경우 참여율이 미미할 수 있어 보다 현실적인 ‘주 40시간’ 진료 단축 투쟁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라 동네 의원의 역할이 중요해져 진료 시간 단축만으로도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이 최고조에 달해 2020년보다는 참여율이 높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전국 40개 의대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의 김창수 위원장도 이날 의협 비대위에 정책분과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전의교협마저 의협과 보조를 맞출 경우 의료대란이 장기화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수 단체의 비대위 합류로 의협은 ‘대표성 있는 의사 단체’임을 주장하며 한층 수위 높은 대정부 공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구심점 없던 상황에서 의협이 대표성을 자임하고 나선다면 협상 창구가 생기는 것이어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의협은 의대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며 정부와는 반대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 총선(10일) 전 의정(醫政)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에 가깝다. 최근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 등 강경파들이 총선을 앞두고 한 표가 아쉬운 정치권을 겨냥해 ‘선’을 넘는 발언을 연일 쏟아 내는 것도 문제다. 이들 메시지가 마치 의사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과대포집’되면서 가뜩이나 얽힌 실타래를 더 풀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임 당선인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또 환자들을 설득해 “의사에게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정치인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앞선 인터뷰에선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갖고 있다”고 했고, “십상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은 측면이 있다”며 대통령 참모들을 중국 후한 말 간행을 일삼은 환관 집단 ‘십상시’로 비하했다. 임 당선인의 ‘거친 입’에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많은 의사가 ‘강경’으로 돌아서 정부에 협조하거나 대화하자는 의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격한 언행을 해 온 인사가 회장으로 뽑혔다는 것은 그만큼 의사들이 격앙돼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의협 모두 의대 증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정부와 의료계는 마주 앉아 의료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대화를 위해 양측 모두 말을 곱게 할 필요가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정치 투쟁화’하면서 의정 대화도 산으로 가고 있다. 숫자만 조정된다면 증원 자체에 대해선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 줬던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대화 요구에 침묵하고 있다. 사직서 제출, 의대 교수 근로 시간 단축, 외래·수술 진료 축소 등 의대 교수 사직 투쟁 계획을 차례로 밟아 갈 뿐이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0일 “4월 1일부로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 날 주간 업무 오프(미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필수적 조치임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의교협도 1일부터 외래 진료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개원의들까지 동참해 환자들의 고통과 불안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광장] 원칙과 조율 사이에서 지켜야 할 것

    [서울광장] 원칙과 조율 사이에서 지켜야 할 것

    어떤 개혁이든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반발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개혁이 성공하는 경우는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기득권층의 극심한 반발을 넘어설 때일 것이다. 의료개혁도 마찬가지다. 환자를 인질로 삼은 의사들의 반발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이 허들을 넘어서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다. 의사들의 파업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의사 파업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그 배경도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1962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의료개혁을 들 수 있다. 1944년 서스캐처원주의 총리가 된 토미 더글러스는 1959년 입원 서비스에 적용했던 무상의료 제도를 모든 의료 서비스로 확대하는 메디케어 설립을 제안한다(데이브 마고시, ‘또 다른 사회는 가능하다’ 중). 의사들은 메디케어가 ‘의료사회주의’라며 반대했다. 의사들은 당시 주를 떠나겠다고 위협하면서 23일간 메디케어에 반대하는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파업 첫날부터 9개월 된 아기가 의사를 찾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압박이 거세졌다. 언론들도 의사들의 파업이 정당성이 없다며 비판했다. 주정부는 협상을 시도했지만, 의사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정부는 영국에서 의사들을 모집해 대응했고, 의사들은 하나둘씩 복귀했다. 의사들은 민간의료보험 선택권을 보장받는 대신 메디케어의 도입을 결국 받아들였다. 의정 갈등이 심각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정부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의료개혁을 시도할 때 국민과 여론의 지지는 필요조건이다. 캐나다의 또 다른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1968년 온타리오주 정부는 진료비에서 환자 본인 부담을 의사들이 추가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1만 7000명 의사 중 절반이 휴진했는데, 의사 직업 이미지만 손상된 채 파업이 끝났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 세 차례 파업에서 의사들은 원하는 조건을 내걸어 승리한 전례가 있다. 특히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의대 정원 400명 증원을 시도했다가 의사 파업을 맞았다. 전공의·전문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사직 행렬까지 지금과 판박이였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정부는 백기 투항했다. 업무개시명령에 미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을 취소했고,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해 체면을 구겼다. 또다시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의대 증원 2000명이라는 원칙을 고수해 오던 정부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전공의 처벌 유예 카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중재 요청이 틈을 만들었다. 불과 2주 남은 총선에 악재가 될 조짐이 보이자 한 위원장은 증원 숫자를 포함해 모든 사안을 대화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 균열의 틈을 타 새로 선출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대화 전제조건으로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대통령 사과, 의대 정원 500~1000명 감축 등을 내걸었다. 사실상 대화 의지가 없는 것이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소셜미디어에서 “ㅋㅋㅋ 이제는 웃음이 나온다. 내가 그랬잖은가, 전공의 처벌 못 할 거라고”라며 조롱까지 했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원칙이 흔들린다면 의료개혁은 요원하다. 물론 정부는 어떤 경우라도 대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다만 총선 앞 지지율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한동훈 카드는 악수가 될 확률이 높다. 당정 간 엇박자는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효능감을 경험한 의사들이 노리는 바다. 국민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정부가 원칙에 틈을 보이는 순간 의사들은 그 틈을 비집고 더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5000만명의 국민을 등에 업은 정부가 14만명의 기득권층에 굴복하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황비웅 논설위원
  • 대화의 장은 거부하고 조건만 더 거는 의료계

    대화의 장은 거부하고 조건만 더 거는 의료계

    대화하자는 정부를 향해 의료계가 무려 11개에 달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전공의 처벌 취소 등 기존 요구 조건에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과 대통령 사과 등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정치적 요구까지 더해졌다. 의료대란 장기화로 국민 생명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대화하지 않을 이유’만 쌓아 가며 여론이 돌아설 때까지 어깃장을 놓고 시간을 끌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의협 “대통령이 결자해지” 강경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복귀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과 직접 만나 ‘결자해지’로 상황을 타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2000명 증원 철회 후 원점 재논의’라는 대화 전제조건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성근 비대위 부대변인은 ‘결자해지’ 의미에 대해 “의대 증원을 결정한 분이 결정을 철회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런 조건에서만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렇게 해선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조건 없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달라”고 호소했다. 의료계에 단일 대화 창구가 없다 보니 대화 전제조건도 제각각이다. 전날 의협 회장에 당선된 강경파 임현택 회장은 ‘복지부 조규홍 장관·박민수 2차관 파면, 안상훈 전 사회수석 (국민의힘 비례대표) 공천 취소, 대통령 사과’를 내걸었다. 대화를 원하면 정부가 ‘백기 투항’부터 하라는 것인데, 국민 불안을 지렛대 삼아 정부 인사권까지 쥐고 흔들겠다는 것이다. ●민심 역풍 노려 ‘시간끌기’ 지적 의대 2000명 증원 재검토는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다. 의대 교수들은 “백지화가 곧 ‘0명’이란 의미는 아니다”라며 증원 여지를 남겼다. 반면 의협은 증원 백지화를 넘어 감원을 요구한다. 임 회장은 의대 정원을 되레 지금보다 500~1000명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요구를 수용해 2000명 증원 규모 조정을 의제에 올리고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학별 정원 배정까지 마친 상황에서 정부가 번복 여지만 줘도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보류하면서 정부는 칼자루를 놓친 반면 의료계는 ‘잔도’를 불태울 태세다.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와 성균관의대가 28일 사직서를 던지기로 해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 교수가 모두 사직행렬에 동참하게 됐다. 다만 복지부는 아직 학교나 병원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없다고 밝혔다. 사직서를 교수협의회 등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의협도 전공의에 대한 행정 처분이 이뤄질 경우 개원의 집단휴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을 위반했는데도 법에 명시된 처분을 거두라는 것이다. 이는 의대 교수들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박 차관은 “그런 주장은 의사 집단이 법 위에 서겠다는 것”이라며 “법 위반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의사들은 이미 집단행동이라는 카드를 확보해 협상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국민을 위험에 몰아넣을 강력한 수단을 확보했으니 이제 휘두르겠다는 것”이라며 “의료계가 내건 전제조건들은 ‘대화하자’가 아닌 ‘내 말 들어라’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도 “의사들은 자신들이 환자 곁을 떠나면 정부가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2020년에도 집단행동으로 의사가 정부를 이겼던 경험을 믿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내건 대화 전제조건은 더 복잡하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책 제시 ▲수련 환경 개선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이를 수용한다고 약속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복귀 조건은 또 다르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수련병원의 전공의 비율을 10% 이하로 낮추고 전공의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고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공포하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명 증원 재검토 정도로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막막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설득은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충남대 병원을 찾아 “언제 어디서든, 의대 교수들 대표나 전공의, 의대생 대표들이 원한다면 제가 직접 관련 장관들과 나가서 대화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날 의대 한 곳에서 646명의 휴학계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휴학계 반려 대학은 국립대로 알려졌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의료개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감한 재정투자가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체감도 높은 개혁으로 연결되려면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의사들이 내건 조건들은 사실상 대화하지 않겠다, 정부가 먼저 항복하라는 것”이라며 “대화 제스처를 취하되 정부는 원칙을 갖고 가야 한다. 집단이 모여 위세를 과시한다고 합의해 주면 그게 나라겠는가. 지금 되돌려 버리면 앞으로는 어떤 정책도 하지 못하고 평생을 의사들에게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정부 “5월 안에 2000명 증원 후속절차 마무리”

    정부 “5월 안에 2000명 증원 후속절차 마무리”

    尹 “의료계와 내년도 의료예산 논의”與 안철수, 점진적인 의대 증원 촉구새 의협 회장 임현택 강경투쟁 예고 26일까지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18개 대학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던진 가운데 정부가 5월 안에 ‘의대 2000명 증원’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쐐기’를 박았다.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의대 교수들을 향해선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해 달라”고 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증원 규모가 협상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협상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대 증원 규모가 대학별로 확정돼 의료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만들어졌다”며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참모진에게 “의료계를 향해 내년도 의료예산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하라”고 지시했다. 예산을 고리로 의료계와의 대화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제자인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25분여의 모두발언 가운데 9분을 의료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5월 내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면허정지 처분을 잠시 미뤘을 뿐 면제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내가 전공의 처벌 못 할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4일부터 정치권의 중재가 시작되면서 주도권이 ‘여의도’로 넘어가 정부가 ‘2000명 증원 방침’과 ‘원칙론’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자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면 부실 교육이 돼 의료 수준이 떨어지고 파국이 온다”며 점진적 증원을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울산 신정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제를 제한하지 않고 건설적인 대화를 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증원 규모 조정도 대화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갑작스러운 기류 변화와 의정 중재 역할을 자처한 여당 대표의 출현은 야당에서 제기했던 ‘총선용 정치쇼’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며 “대화는 필요하지만 의료계의 무조건적인 정책 철회 주장을 수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의료계를 꾸준히 설득 중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계·교육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울산대 등 서울 주요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대학 총장들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다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의 교수들은 오지 않았다. 한 총리는 “이 자리를 통해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체가 구성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회의로는 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오늘 모인 분들에 더해 그분들(전공의·교수 등)과도 접촉을 해 나가겠다”며 “대화 회의체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이 향후 의정 대화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어 대화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5~26일 사이 서울대 의대 등 18개 대학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15개 대학이 이번 주 내에 사직서를 낼 예정이거나 시기를 조율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은 28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했다.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도 29일까지 사직서를 취합한다. 신임 의협 회장의 등장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임기 3년의 의협 새 수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회장은 당선 일성으로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화의 조건으로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 사과가 동반돼야 한다”며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향후 집단휴진 등 강경 투쟁이 예상된다. 임 회장은 의대 정원을 늘릴 게 아니라 오히려 500~1000명 줄여야 한다는 주장해왔다. 지난 2월 1일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경호처 직원에게 입이 틀어막힌 채 쫓겨났던 의사가 바로 임 회장이다. 지난해 ‘소아과 폐과 선언’을 했던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자 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한 의사단체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대표이기도 하다.
  • 의대 교수 집단사직 확산… “졸속 흑역사 될 것” 성명

    의대 교수 집단사직 확산… “졸속 흑역사 될 것” 성명

    정부가 20일 의대 정원 배정안을 확정 발표하며 2000명 증원에 ‘쐐기’를 박자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연세대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의대 증원 졸속 정책은 우리나라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라며 “사직서를 내고 휴학계를 제출한 (전공의·의대생 등) 후속 세대 1만 5000명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대 증원은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비수도권에 82%, 수도권에 18%를 증원하는 정책은 교육 여건을 철저히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며 “의학 교육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독선적 결정일 뿐이며, 총선을 앞두고 교육 생태계를 교란하는 정치적 카드”라고 주장했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도 입장문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 없는 독단적 결정을 정의와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저녁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어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의협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전자투표로 차기 회장을 뽑는데, 후보 5명 중 4명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강경파여서 향후 개원의들까지 집단 휴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협 대의원회는 성명에서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 추진한 정책이 종국에는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정권의 파멸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단 사직 결의도 확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로 해 국내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5개 의대가 모두 집단 사직 행렬에 동참하게 됐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의대·병원 소속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2 이상(83.1%)이 자발적 사직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 교수들도 성명을 통해 “정부의 2000명 의대생 증원에 대한 정책과 교육부의 배정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의대생, 전공의와 함께 바른 의료정책으로 향하고자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재난기금’ 활용해 지역의료 챙기는 지자체…‘교수 사직’ 확산여부에 ‘전전긍긍’

    ‘재난기금’ 활용해 지역의료 챙기는 지자체…‘교수 사직’ 확산여부에 ‘전전긍긍’

    의료대란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공공병원 등 지역 의료원을 챙기는 양상이다. 전공의를 주축으로 한 의료계 집단이탈에 환자수가 줄어 대학병원들이 재정난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지역 의료만은 지켜내겠다는 의도이다. 12일 경남도는 비상대응에 노력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재난관리기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 외 근무수당·당직수당 외 비용이 발생한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경남도가 마산의료원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기금은 3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각 시군에 내려보내 시군 병원을 대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기금 규모를 모두 합치면 19억원가량까지 지원할 수 있다. 앞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1일 마산의료원을 방문해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고 의료진과 종사자를 격려하며 이같은 지원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는 이날 박형준 시장 주재로 지역 의료기관장 비상진료대책 간담회를 열고 시 재난관리기금 21억원을 투입하는 비상진료체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응급의료기관 29곳에 의료인력 야간 당직비 등 인건비 총 14억원을 지원하고, 5억 9000만원을 들여 부산의료원 진료의사를 특별 채용해 공공 의료기관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강원도의 경우 지역 내 대형병원이 ‘중추’라고 보고 전국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대학병원 4곳(강원대병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한림대춘천성심병원·강릉아산병원)에 재정 지원을 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지난 7일 “의대 증원 갈등으로 빚어진 전공의 이탈로 의료 공백 사태가 길어지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당 2억원씩 총 8억원의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한다고 했다. 전북도 역시 도내 상급종합병원에 파견된 공보의, 군의관들에 대한 당직수당 등 인건비와 장비 구입을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예비비를 활용하되 장비구입 등 예비비와 성격이 맞지 않은 비용은 재난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이번주(15일) 안으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금액을 결정한다.상대적으로 병원 수가 많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는 전공의 공백이 큰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은평병원 등 3개의 시립병원에 3개월간 재난관리기금 26억원을 투입해 의료진 충원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 경기도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인 경기도의료원에 재난관리기금 11억 47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재난·안전의 예방·대비·대응·복구 등에 쓸 수 있다. 정부는 재난관리기금 활용을 활성화하고자 2019년 말 지출 용도를 확대했다. 이같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은 앞서 대학병원들의 재정 악화 상황과 유사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대학병원들은 전공의가 떠나자 환자수가 줄어들어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에 남은 의료인력에게 ‘무급휴가’를 권하거나 일부 병동을 통폐합하는 등 손실에 대응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의 경우 소속 전공의 126명 중 80∼90%가 출근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래 환자가 평시 대비 10∼20% 줄어 월 60억원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수천억 규모의 재정 지원 계획을 공언하며 의료대란에 맞서 재정 지원을 뒷받침한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 집단 휴진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비 지출 1285억원(보건복지부 1254억, 국가보훈부 31억)을 의결했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월 188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예비비는 대체인력 파견 근무수당 지급, 비상진료 의료인력 당직비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전원 사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자체들은 교수들의 사직행렬이 지역으로 확산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하루 만인 이날 오후 5시 전북대 의대 교수들도 전체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집단행동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결과에 따라 서울대에 이어 의대 교수 단체 사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공의 집단행동처럼 의대 교수 사직 움직임이 (서울대 사례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지역 내 의대 움직임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금까지 9전 무패… “정부는 의사 못 이긴다” 이유 있는 으름장[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4·끝>]

    지금까지 9전 무패… “정부는 의사 못 이긴다” 이유 있는 으름장[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4·끝>]

    역풍을 몰고 온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발언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의사단체들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9차례 집단행동을 했고, 사실상 ‘전승’을 거뒀다. 의료대란을 견디지 못한 정부가 번번이 ‘백기’를 든 탓이다. ●의료 대란에 민심 잃었지만 이익 사수 2000년 의약분업 파업의 주역도 전공의였다. 진료와 처방은 의사가, 의약품 조제는 약사가 맡도록 한 약사법 개정안이 1999년 12월 국회를 통과해 병원 약 처방이 불가능해지자 의사 단체들은 이듬해 다섯 차례 집단행동을 벌였다. 의사 반발에도 정부는 2000년 8월 의약분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의대 정원 10% 감축’을 받아들였다. 의대 정원은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097명으로 점차 줄어들다 2006년 결국 3058명으로 동결됐다. 전공의, 개원의들은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원격의료에 반발해 그해 3월 집단 휴진을 강행했다. 원격의료는 지금의 비대면 진료다. 의사 단체들은 원격의료를 시행할 경우 오진으로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대면 진료 전면 시행의 물꼬를 튼 것은 이번 의사 집단행동이다. 2020년 코로나19 때 한시적으로 시행하다가 지난해 12월 ‘재진환자 중심·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됐고, 지난달 23일 의료대란 기간에만 ‘초진’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도 허용됐다. ●정부 백기에 의료 현안 줄줄이 무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도 전공의의 80%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비웠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논의가 나올 정도로 코로나 팬데믹이 심각하던 상황이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안은 연 400명씩 10년간 4000명을 늘린다는 것으로, 지금보다 규모가 작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전에도 다섯 차례의 집단행동이 있었다. ▲1955년 ‘한지의사’(일제강점기 일정 지역에서만 개업하도록 허가한 의사) 정규면허 발급 반대 ▲1962년 의사 면허세 부과 반대 ▲1966년 보건소법 개정안 반대 ▲1971년 인턴·레지던트 처우 개선 요구 ▲1989년 수가 조정 투쟁 등 모두 의사들의 승리로 끝났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의사들이 위법 행위를 하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정상적으로 밟아야 한다. 그래야 의료 정책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의협 “의사 모두가 회원” 대표성 강조… 의료계선 “전공의 ‘총알받이’로” 비판

    의협 “의사 모두가 회원” 대표성 강조… 의료계선 “전공의 ‘총알받이’로” 비판

    협회 결정권 갖는 직역은 개원의대립 부추기고 집단행동은 미뤄의대 교수·전공의도 대표성 지적“500명 수준 증원 찬성”도 잇따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한민국 14만 의사 모두가 회원으로 등록돼있는 의료법상 유일한 의료계 법정 단체다.” 대통령실이 28일 공개적으로 의협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반박에 나섰다. 앞서 27일에는 “정부는 의협 비대위가 일부 의사의 단체인 것처럼 장난질을 치고 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우리 비대위 위원”이라고 강조했다. 24일에는 정부와 협상에 나선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를 겨냥해 “무슨 자격으로 협상하느냐”고 질타했다. 의협은 과연 의사들의 ‘대표 단체’일까. 의협에는 전공의, 개원의, 의대교수, 봉직의 등 다양한 직역 의사들이 속해 있다. 의사 자격증을 가진 모두가 회원으로 자동 가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협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직역은 개원의들이다. 의협 비대위를 이끄는 김택우 위원장, 비대위 대변인 격인 주 언론홍보위원장도 개원의 출신이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의 ‘회비 납부율 향상 방안’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개원의 회비 납부율은 전체 평균(67%)을 웃돈다. 65세 이상 개원의 86%, 전체 개원의 68%가 회비를 내고 있다. 2년간 의협 회비를 내야 의협회장과 비례대의원, 시도 의사회장 선거권이 쥐어지기 때문에 회비를 내는 ‘진성 회원’이어야 의협 권력 구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의료정책연구원도 2021년에 발간한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의협 회장 선출 방식을 언급하며 “일부 직역 혹은 단체로부터 지지받은 후보자가 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다. 이는 전체 회원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대표성 문제”로 이어진다고 자가 진단을 내렸다. 중재에 나선 의대 교수들은 물론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도 의협의 대표성에 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정진행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26일 전공의들과 회동 후 “전공의와 의대생들 대부분 대학병원 소속으로, 그들을 지도하는 것은 의협이 아니라 대학교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단체 대표인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에 속해 있긴 하지만, 사실상 개별 행동을 하고 있다. 전공의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정작 개원의 중심의 의협은 집단행동에 돌입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도 파다하다. 전공의와 연락한 한 의료계 인사는 “19일부터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데도 의협이 (개원의 집단 휴진 등) 공동 행동을 미루고 있는 상황, 의협 인사들의 과격한 발언으로 의사 집단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악마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공의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명도 증원할 수 없다’고 외치는 의협과 달리 의료계에서는 연간 350~500명 정도의 작은 규모이지만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40개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총회를 열어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시했고, 23~24일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소속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24.9%가 ‘500명 수준 증원’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의협이 이런 다양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극단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열악한 처우에 의사 없는 공공병원… 의대증원 통한 인력난 해소도 의문

    열악한 처우에 의사 없는 공공병원… 의대증원 통한 인력난 해소도 의문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떠밀린 수요가 공공의료로 집중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공공의료란 국공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군병원, 보건소 등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뜻한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만성적인 운영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사립병원과 급여 차이가 있고 일은 더 힘들다’는 인식이 의료계 전반에 깔려 있어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 43명(일반직·임기제)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 인원은 절반 정도인 2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모집 인원 21명 가운데 6명만 응시했다. 공공의사 지원자 수 미달 사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 과는 지원자가 더 없다. 시립병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특화 병원인 은평병원은 지난해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1년 이후 당일 외래 접수 진료도 못 하고 있다. 의사들이 공공병원을 외면하는 건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병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민간 분야의 인건비는 많이 상승했지만 공공 쪽은 제자리걸음이라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7656만원이었던 시립병원 의사 평균 기본 연봉액을 지난해 1억 465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원의나 봉직의(월급 의사)에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은 19만 2749달러(약 2억 5683만원)다. 공공병원의 인력 부족 현상은 공공병원을 자주 찾는 의료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진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은평병원의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서북병원의 재활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의료진이 없어 휴진 중이다. 여기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진료까지 공공의료기관이 떠안으면서 남은 의료진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 기관의 비율은 5.4%다. 4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공공병원을 방치하다 이제 와서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는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의대 정원 증가가 공공의료 인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추가 배출된 의사들이 공공병원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시니어 의사 활용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7.0%가 퇴직 후 국공립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길어지는 의료대란…의사인력 늘리면 공공병원 ‘인력난’ 해결될까

    길어지는 의료대란…의사인력 늘리면 공공병원 ‘인력난’ 해결될까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떠밀린 수요가 공공의료로 집중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공공의료란 국공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군병원, 보건소 등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뜻한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만성적인 운영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사립병원과 급여 차이가 있고 일은 더 힘들다’는 인식이 의료계 전반에 깔려 있어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 43명(일반직·임기제)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 인원은 절반 정도인 2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모집 인원 21명 가운데 6명만 응시했다. 공공의사 지원자 수 미달 사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 과는 지원자가 더 없다. 시립병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특화 병원인 은평병원은 지난해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1년 이후 당일 외래 접수 진료도 못하고 있다. 의사들이 공공병원을 외면하는 건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병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민간 분야의 인건비는 많이 상승했지만 공공 쪽은 제자리걸음이라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7656만원이었던 시립병원 의사 평균 기본 연봉액을 지난해 2023년 1억 465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원의나 봉직의(월급 의사)에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은 19만 2749달러(약 2억 5683만원)다. 공공병원의 인력 부족 현상은 공공병원을 자주 찾는 의료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진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은평병원의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서북병원의 재활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의료진이 없어 휴진 중이다. 여기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 진료 체계까지 공공의료기관이 떠안으면서 남은 의료진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 기관 수 비율은 5.4%다. 40여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히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공공병원을 방치하다 이제와서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는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의대정원 증가가 공공의료 인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추가 배출된 의사들이 공공병원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한 공공병원의 고위 관계자는 “소아과나 외과 등 비급여 진료가 많은 과에 대한 환자 수요가 많지만 이들 과는 의료계 전체에서도 비인기과로 꼽힌다”고 말했다. 시니어 의사 활용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7.0%가 퇴직 후 국공립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도봉구, 의료공백·주민피해 최소화 총력

    도봉구, 의료공백·주민피해 최소화 총력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서울도봉구가 의료공백에 따른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구는 지난 23일 비상보건의료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봉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언석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상황총괄반, 생활지원반, 자원지원반, 의료·방역반, 구조·구급반, 재난홍보반, 질서·협력반, 행정지원·자원봉사반 등 8개 실무반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구는 의사 집단행동 위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상황에 맞춰 단계별 대책을 수립하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구는 ‘비상보건의료대책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면서 의료기관 동향 및 비상진료기관 운영현황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며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비하고 있다. 또 진료공백을 최소화를 위해 보건소 진료시간도 오후 8시까지 연장했다. 진료시간은 추후 휴진 의료기관 확대 여부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구는 구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야간·휴일 진료기관 현황과 운영시간을 구 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구민 여러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계 집단행동 대비에 구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번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구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강석 송파구청장, 서울아산병원 찾아 의료공백 최소화 협조 요청

    서강석 송파구청장, 서울아산병원 찾아 의료공백 최소화 협조 요청

    서강석 서울 송파구청장이 지난 26일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기관 비상진료체계를 살피고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27일 구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2705병상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급 종합병원이다. 전국에서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내원객이 방문한다. 지난 2008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서울동남권역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에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중증 소아응급환자 진료도 담당한다. 이날 서 구청장은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등 병원 관계자와 만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현장에 남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의료공백 현실화로 국민 우려가 매우 크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서 구청장은 감염관리센터 등을 돌아보고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구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비해 지난 6일부터 비상진료대책본부를 운영했으며, 이를 확대 개편해 지난 23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파구보건소 평일 진료를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응급의료기관 24시간 비상진료체계 운영 점검, 야간·휴일 진료기관(병원, 약국) 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 현황 점검, 운영 중인 의료기관 정보 안내 등을 실시 중이다. 서 구청장은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해 지역 비상진료체계가 빈틈없이 운영되도록 지원에 힘써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소홀함이 없게 대응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상민 장관 “집단행동 전공의, 29일까지 복귀하면 책임 안 묻는다”

    이상민 장관 “집단행동 전공의, 29일까지 복귀하면 책임 안 묻는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지 2주째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복귀 시한을 29일로 제시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지금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며 “29일까지 여러분들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환자분들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에게 “여러분의 목소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더욱 크고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병원의 환자 진료 기능 유지 대책의 일환으로 진료 지원 인력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며 “이를 통해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수행하는 업무 범위가 보다 명확히 설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뒤 의료 현장에서는 진료 보조(PA) 간호사 등이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장관은 “이러한 대책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여러분들이 떠난 병원은 불안과 걱정이 가득하다. 밤낮으로 피땀 흘려 지키던 현장으로 돌아와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대화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한 제주… 의사 집단행동 종료때까지 24시 비상근무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한 제주… 의사 집단행동 종료때까지 24시 비상근무

    제주도가 의사 집단행동 종료때까지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는 등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에 돌입했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김성중 행정부지사 주재로 첫 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도는 보건복지부의 점검 매뉴얼 및 의료법 제61조에 따라 지난 21일 무단 결근한 10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22일 업무개시 명령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결과 1명은 복귀하고 나머지 9명은 여전히 무단결근 상태여서 업무개시 불이행 확인서를 추가로 뗐다.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환자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고 판단해 23일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상향했다. 도는 현재 가동 중인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확대 구성해 집단행동 종료 시까지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는 등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에 돌입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응급의료·이송 및 전원·공공의료·행정조치 등 담당 비상진료대책반 ▲총괄지원반 ▲점검검지원반 ▲주민소통반 ▲의료지원반 ▲대변인 등으로 구성됐다. 점검지원반의 경우 휴진 개원의 유선·현장 확인과 업무개시명령서를 부착하는 등 불법 집단휴진 대응업무를 지원하며 의료지원반은 응급환자 이송과 군의관 인력을 지원한다. 또한 군,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을 통한 협력 지원도 강화한다. 보건소와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주말·공휴일 진료를 실시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도내 주요 병원에서는 필수 의료과목 중심으로 단계적 진료체계로 전환하는 한편, 도와 관계기관(소방 등)의 협력으로 응급의료기관 간 24시간 긴밀한 협력 하에 신속 이송·지원체계에 나선다. 특히 휴진 시 주민 불편이 큰 소아·분만·투석 분야 중점관리대상 의료기관 27개소(제주시 14, 서귀포시 13)를 지정해 집중 점검도 추진한다. 김성중 행정부지사는 “앞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집단행동 관련 현황 파악 및 지도 점검과 함께 의료진들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부서·기관 간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 정보 등을 신속하게 전달하고 정확한 상황정보 파악, 전파, 분석 대응 등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22일 기준 제주지역에서는 도내 6개(서귀포의료원, 한마음병원, 중앙병원, 한국병원) 수련병원 전공의 141명 중 107명이 집단 휴진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전남도, 의사 집단행동에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전남도, 의사 집단행동에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전라남도는 23일 의료계 집단행동과 관련,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가 위기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행정부지사를 차장으로 총괄대책반과 응급의료지원반, 홍보대책반, 대외협력반 등 6개 부서 8개 반으로 구성되며, 의사 집단행동 위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운영된다. 이날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22개 시군과 영상 회의를 갖고 “시군에서도 의사 집단행동 대응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하고, 도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 협회, 의료기관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필수 의료기능이 유지되도록 의료현장 상황 파악과 진료 시간 연장 등 비상 진료 대책 추진으로 의료 역량을 집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전남도는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종합병원 응급실 등 응급의료기관 24시간 비상진료체계 유지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평일 진료시간 확대, 공공병원 및 보건소 야간진료체계 가동 등 의료기관의 집단 휴진에 대응하고 있다. 또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과 함께 의료공백 최소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위기 상황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 광주시, ‘비상진료 대책상황실’을 ‘대책본부’로 격상 가동

    광주시, ‘비상진료 대책상황실’을 ‘대책본부’로 격상 가동

    광주시가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비상진료 운영체계를 가동하는 등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한다. 광주시는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한 의사단체의 집단 행동에 대응해 의료기관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고 진료공백 대응을 위한 비상진료대책본부를 확대·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광주시는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본격화함에 따라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비상진료대책본부로 격상해 운영한다. 비상진료대책본부는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본부장으로 시민안전실, 복지건강국, 자치행정과, 대변인 등으로 구성됐다. 광주시는 의료계 진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의료기관에서 집단 휴진이 발생하면 의료법에 따라 ‘진료명령’과 함께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다. 또 광주지역 의료기관의 비상진료체계 여부와 필수의료 운영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상황 공유를 통해 응급환자 발생 때 신속하고 원활한 환자이송 및 전원을 위해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특히 응급환자 진료가 가능하도록 광주시 응급의료기관(21개)을 24시간 운영하고, 필요시 전남대병원·보훈병원 등 공공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비상진료를 실시 할 예정이다.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단행동기간에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응급의료포털, 복지부 콜센터(129), 119구급상황관리센터(소방청), 광주시 및 자치구 보건소 누리집에 게시할 예정이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응해 관계기관과 함께 중증 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위기상황에 의료서비스를 못받는 일이 없도록 필요시 공공의료기관의 진료시간을 확대하는 등 비상진료대책을 차질 없이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 ‘잊을만 하면 반복’ 네번째 의료파업…희생되는 환자들

    ‘잊을만 하면 반복’ 네번째 의료파업…희생되는 환자들

    최근 20여년간 의료파업이 네차례 반복되면서 응급상황에 제때 치료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민들 사이 커지고 있다. 과거 의료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거나 장애가 생긴 환자들이 발생한 바 있어 전공의들의 이번 집단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못한 상황이다. 1999년 말부터 2000년 말까지 1년간 이어진 의약분업(의사와 약사 직능 분할) 사태로 인해 처음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산발적 파업을 하다가 6월 들어 엿새간 의료계 전면파업이 있었다. 이후 전공의가 파업에 동참하는 등 의약분업 의료파업은 다섯차례 이상 이어져 병·의원 진료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이 불거졌다. 당시 전국 병의원 대부분이 휴진했고 개원의와 전공의 참여율은 90%에 달했다. 2014년에는 정부가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영리화를 추진하려하자 의료계가 반대하며 일부지역의 필수인력(응급실·중환자실)을 제외하고 전공의 대다수가 병원을 떠났다. 당시 전국 전공의 1만 7000명 중 7200명이 참여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은 이번 전공의 파업과 많이 닮았다. 당시 정부는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10년간 총 4000명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8월 7일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과 40개 대학 의대생들이 진료와 학업을 중단하며 거세게 반대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에 참여하고 21일엔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정책 냈다 하면 ‘파업카드’…희생양된 환자들 정부가 의료정책을 낼 때마다 의료계는 건건이 부딪혔다. 단순히 ‘강대강’ 설전에만 머무는 게 아닌, 실제 물리적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의료공백의 비극은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돌아갔다. 파업에 희생된 이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명을 달리해야 했고 평생의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게 됐다. 의대 정원확대에 반대하는 파업이 있던 2020년 8월 26일 오후 11시 23분쯤 부산시 북구에서는 음독 환자가 발생해 경남과 부산지역 대학병원 6곳, 2차 의료기관 7곳에 치료를 문의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이송할 수 없었다. 이 환자는 3시간 만에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7일 오후 끝내 숨졌다. 다음 날에는 경기 의정부시에서 30대 심정지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날 오전 5시 1분쯤 의정부 장암동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심정지를 일으켰고,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가슴 압박과 약물 투여 등 응급조치를 한 뒤 병원 이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의정부 시내 4개 병원에서 이송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18㎞ 떨어진 양주 덕정동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고 오전 5시 43분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한 어린이의 인생이 뒤틀린 사건도 있다. 2000년 10월 8일 당시 3살이던 박군은 심한 구토 증세에 부모와 함께 경북 포항의 한 병원을 찾았고 장중첩증(창자가 꼬이는 현상) 진단을 판단 받았다. 하지만 병원 측은 ‘전공의·수련의 파업으로 대체 의료진이 없어 수술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6시간 만에 대구 경북대 병원으로 옮겨진 박군은 뒤늦게 수술을 받아 생명은 건졌지만, 간질·언어장애·정신지체 등 평생의 장애를 안게 됐다.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파업이 반복되자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번 의료파업과 관련 한 공공의료원 관계자는 “국내 의료체계는 의사들이 병상을 쥐고 흔들 수 있는 구조라서 일부 의사들이 환자를 볼모로 원하는 바를 요구할 수 있다”며 “공공병상의 비중을 다른 선진국처럼 키워야 의료파업이 발생해도 대체제 역할을 해 의료공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파업 당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코로나19 시국에서 중환자실과 응급실 인력을 빼면서 벌이는 젊은 의사의 진료거부행위는 한국의료 의사세대 역사의 패륜으로 기록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대한간호사협회도 “국가 책임하에 경쟁력 있는 지역공공의료기관을 만들어 국민이 행복하고 의료인도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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