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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더비” 北 경기 뒤 영상 제공해 녹화 볼 듯

    BBC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더비” 北 경기 뒤 영상 제공해 녹화 볼 듯

    ‘세상에서 가장 낯선 축구 더비에 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영국 BBC가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보낼 때마다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다.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의 김일성경기장 그라운드에서 킥오프하는 남북대결 예고 기사다. 휴전 중인 두 나라의 축구 대결인 데다 생중계도, 원정 응원단도, 남쪽과 외국 취재진도, 심지어 평양에 머무르는 외국인 팬도 입장하지 못한다. 방송은 “경기는 초저녁에 시작하지만, 이를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에 머무르는 외국 관광객들도 이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북한으로부터) 확보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5일 경기를 마친 뒤 16일 오후 5시 20분쯤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17일 새벽 0시 4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표단이 갖고 들어올 DVD 영상도 이때쯤 남한 땅에 도착하게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제법 지나지만 국민들이 영상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는 경기 전체 영상이 제공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일성경기장 내 기자센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경기장에서 남쪽으로 연락할 수단을 확보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직원 2명이 등록인증(AD) 카드를 받아 경기장 기자센터에서 경기 소식을 남쪽에 전달할 예정이다. 1990년대에나 있을 법한 팩스 중계는 모면해 세계의 비웃음을 살 일은 모면한 셈인데 이를 잘 됐다고 웃어야 하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BBC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을 조명하며 경기를 둘러싼 상황과 한반도 정세를 전했다. 희망을 찾으려 애쓰기도 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함으로써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난 여름부터 남쪽이 제의하는 것들을 일절 거부함으로써 북한은 강력한 경고의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안드레이 아브라미안 퍼시픽 포럼 선임 연구위원은 “긴장된 정치적 관계를 누그러뜨릴 교두보로 이번 대결을 삼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평양은 일년 내내 서울을 향해 차가운 등을 돌리지 않고 있으며 북미 대화가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이를 바꾸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0년 남북통일축구에서 북한이 승리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방적으로 남쪽 이 이겨왔다는 역사를 훑은 BBC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37위, 북한은 113위로 차이가 크다”며 “이번에도 한국이 유리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은 원정 팬이 한 명도 없는 홈 경기장에서 게임을 치러 홈 어드밴티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전날 저녁 7시 55분부터 같은 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발언 내용도 축구협회 직원들이 경기장에서 국내로 연락할 방법이 없어 숙소인 고려호텔로 이동해 내용을 전송하느라 이날 오전에야 전달됐다. 벤투 감독은 “우리 스타일대로 승점 3을 획득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경기 전망에 대해 “북한은 투지가 돋보이는 팀이다. 과감하고 저돌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비를 하다가 역습할 때 과감하고 좋은 모습이 보였다. 두 팀 모두 승점 6으로 치열한 모습(골 득실 한국 10, 북한 3)이지만 우리는 우리 스타일대로 승점 3을 획득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 이용(전북)은 북한 대표팀에서 주의할 선수에 대해 “개인을 논하기보다 팀 자체가 투지가 좋고 파워풀한 선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며 “특정 선수보다 모든 선수가 전체적으로 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발언은 우리 대표팀이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인 오후 4시 30분에 진행돼 공개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에서 PC를 통한 카카오톡을 비롯해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이 연결되지 않아 이메일로 연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빅딜 대신 표심 택한 트럼프…美언론 “중국 승리”

    빅딜 대신 표심 택한 트럼프…美언론 “중국 승리”

    트럼프 “美농부 위해 위대한 큰 합의” 등 돌린 ‘팜벨트’ 민심 되돌리기 전략 합의문에 항공기 판매는 분명치 않아 지재권 등 핵심이슈 최종 합의서 논의 시진핑 친서에 “중미 관계 진전 희망”미중 무역전쟁의 ‘포성’이 당분간 잦아들 전망이다. 미중이 지난 10~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스몰 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탄핵정국 돌파와 지지율 회복 등을 위해 중국의 스몰 딜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은 이번 협상 합의를 ‘중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또 미중이 ‘휴전’ 성격의 이번 합의에 이은 중국의 구조적 문제 등을 다룰 ‘2단계 합의’, 즉 최종 합의에 이르는 길은 아주 험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내가 중국과 막 이룬 합의는 단연코 이 나라 역사상 우리의 위대하고 애국적인 농부들을 위해 이뤄진 가장 위대하고 큰 합의”라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실 이렇게 많은 상품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면서 “우리 농부들이 알아낼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며 너스레까지 떨었다. 이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지지층이지만 무역전쟁 유탄으로 등을 돌린 팜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 농부들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의 다른 면도 대단하다. 기술, 금융서비스, 보잉 항공기에 160억∼200억 달러 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잉 항공기가 1단계 합의안에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다음 단계 협상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주력 수출 상품을 언급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부분 무역합의가 200억 달러어치의 보잉 항공기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5개월의 무역전쟁 동안 중국에 요구했던 미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지식재산권 보호, 환율조작, 사이버절도 금지 등 구조적 문제를 숙제로 남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이번 1단계 합의로 미국의 추가관세를 미루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피하고 싶었던 까다로운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연기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는 미중 경제에 타격을 준 무역전쟁의 큰 돌파구”라면서도 “제한적 합의로 일부 단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논쟁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따라서 미중의 2단계 합의는 장기전에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예상한다. 중국은 미 언론 등과 달리 이번 합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허 부총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양측이 당신과 내가 합의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행동하고 조화와 협력, 안정을 바탕으로 중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인민일보·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12일 미중의 스몰 딜에 대해 “큰 호재이며 진전을 이뤘다”면서 일제히 환영하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평화특별자치도 성사되면 남북경협 시스템 구축 나설 것”

    “평화특별자치도 성사되면 남북경협 시스템 구축 나설 것”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통일 전도사’로 통한다. 휴전선과 연접한 지형 탓에 낙후성을 면치 못하는 강원도가 살아갈 길은 남북 화해와 통일만이라는 일념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스스로 ‘토종감자’로 부르다 최근에는 ‘평화감자’를 자처한다. 통일시대가 되면 대한민국 경제가 대박의 기회를 맞겠지만 특히 강원 경제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고성의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 등 굵직굵직한 청사진 마련에서부터 문화·스포츠 교류 등 남북이 어울리는 행사까지 평화시대의 초석을 놓는 데 노심초사하고 있다. 3일 최 지사를 만나 남북 평화시대를 준비하는 강원도의 구상을 들었다. -남북 화해와 통일시대를 누구보다 앞장서 준비하고 실천하는 이유는.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된 광역자치단체로 ‘평화가 곧 경제’인 지역이다. 국토의 중앙이고 남북을 잇는 요충지에 있지만 북한과 휴전선을 마주하며 수십년 동안 대결의 시대를 절절하게 체감하며 살아온 지역이다. 그런 탓에 개발은 뒷전이고 다양한 규제와 불이익을 받으며 낙후된 고장으로 남아 있는 곳이 강원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평화의 시대로 나가는 기회를 맞았다. 이런저런 걸림돌이 있어 다소 느린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언젠가는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더 뒷걸음으로 기회를 잃어버릴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강원도가 앞장서 평화시대를 준비하고 이끌어 가고 있다. 분단됐다는 이유만으로 긴 세월 서러움을 받아 온 강원도가 이제는 누구보다 잘사는 고장으로 일어설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연계해 강원도와 관련된 환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평화지역벨트 등의 사업들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 청사진은 어떤 그림인가. “분단의 아픔을 누구보다 많이 겪었고, 통일을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강원도가 중심이 돼 평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마련했다. 평화특별자치도가 성사되면 법적 지위는 물론 조직·운영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남북 간 안정된 지역개발과 균형발전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발전과 주민지원사업에 필요한 제원 확보를 위해 발전기금 마련도 가능하도록 추진된다. 각종 특례도 부여해 남북 경제협력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도 갖추게 된다. 평화특별자치도가 되면 남북일제(南北一制) 개념의 점진적 평화통일 모델의 준비 단계로 남북 경제협력 시스템 구축에 나설 수 있다. 남북 정부의 제도적 지원으로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강원도에서 시범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단된 강원도에서부터 남북이 같은 제도를 운용해 다양한 교류 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고성군에는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북방문화교류센터를 조성해 공연장과 식당, 쇼핑시설을 갖추고, 남북공동시장을 개설해 고성 지역에 국한해 무비자 왕래를 통한 관광 등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올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앞서 두 가지 사업은 결국 미국을 포함해 유엔과 정부, 국회, 남북한이 협의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가능성 있다는 신념으로 입법 과정을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주변의 평화와 관련된 각종 관광 사업들의 추진이 돋보인다. “DMZ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고 세계인들에게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이다. 최근 평화 바람을 타고 DMZ 생태평화관광이 급부상해 강원도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DMZ 평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문화재청, 경기도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한다. 또 생태평화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철원의 궁예태봉국 테마파크와 인제 소양호 빙어체험마을, 양구 박수근미술체험마을 등 지역의 전통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특화된 관광 인프라를 조성 중이다. 올 들어 새로 개방된 철원과 고성의 DMZ 평화의길을 비롯해 철원 용양보 생태길, 화천 비수구미 한뼘길 등 다채로운 매력의 생태 탐방로를 새로 발굴하고 있다. DMZ 피스트레인, 세계평화예술축제, 평화아리랑축제 등 국제 규모의 축제도 해마다 여는 등 DMZ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이들 지역이 통일을 대비하며 단단한 뿌리가 내리도록 유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화시대를 앞둔 강원도의 행정체제 변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준비는 어떠한가. “정부의 대한민국 신경제지도 구상 정책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 SOC 사업을 지지한다. 이는 강원도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 철도 사업은 현재 유엔 제재 등으로 사업의 본격화보다 공동조사 단계에 있다. 다만 도로 개설은 국제 간 예민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원도는 평화 SOC 사업으로 환동해 경제벨트의 핵심 교통망인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와 DMZ 평화벨트 접근성 개선을 위한 동서 9축 평화고속도로를 비롯해 백마고지~군사분계선 간 경원선, 철원~유곡을 잇는 금강산선 철도 복원 사업이 시급하다. 한반도 남북 내륙 종단을 위한 춘천~철원, 포천~철원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평화시대를 준비하며 강원도 행정에도 변화를 줘 도청에 평화지역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업무를 맡고 앞서 말한 강원평화특별자치도와 홍콩형 남북 합작도시도 추진한다. 평화 지역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를 위한 관련법 개정과 DMZ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 명소화하는 일도 한다.” -평화시대를 앞장서 준비하는 지사의 ‘평화 철학’은 무엇인가. “모든 생명체는 평화와 자유를 추구한다. 누가 누구의 지배를 받지 않고 서로 동등한 가치와 권리를 보장받는 게 평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를 보장받기 위해 싸우기도 하고 투쟁하기도 한다. 강원도는 평화로운 곳이어야 한다. 먹고살고, 노후의 근심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깨끗한 물과 산이 사람들과 잘 어우러진 곳이어야 할 것이다. 먼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그 행복과 자존이 대한민국 곳곳으로 흘러가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최문순 도지사는 누구 2011년 보선 당선 후 3선째…평창올림픽 유치춘천 출신…국회의원·MBC 사장 거쳐 2011년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임기 중에 낙마하면서 4월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3선째 강원도지사를 지내고 있다. 도지사에 처음 당선된 뒤 3개월 만에 남아프리카 더반을 찾아 강원도가 갈망하던 2019 평창동계올핌픽 유치에 성공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키며 ‘행운의 도지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스스로 ‘불량감자’를 자처하며 감자원정대를 구성해 강원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나섰다. MBC 사장 때는 ‘내 이름은 김삼순’, ‘굳세어라 금순아’, ‘대장금’을 히트시켜 드라마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강원도 춘천 토박이로 어머니가 삼악산 상원사에서 기도한 뒤 뒤늦게 얻은 아들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무백관(文武百官) 한자를 따라 이름 붙인 4형제 중 장남이다. 1956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고·강원대·서울대대학원 영문학 석사를 마쳤다. MBC 보도국 기자, 전국언론노조 초대위원장, MBC 사장, 제13대 한국방송협회장, 제18대 국회의원, 제10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감자의 꿈’이 있다. 부인과 딸 둘이 있다.
  •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한반도 ‘치유의 길’… 세계인 평화 트레킹, 비무장 지대 속으로

    남북 냉전 분수령 된 평창 성공 밑거름 ‘평화포럼’으로 화해 무드 계속 이어가 2032년 서울·평양 하계 올림픽 ‘도전’ 평화본부 설치… 남북교류 ‘첨병‘ 역할‘한반도 평화시대는 강원도가 열어 간다.’ 강원도가 남북한 평화시대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북한과 마주하며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강원도의 숙명처럼 평화시대를 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강원도의 역할이 커졌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두세 차례씩 이어지면서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강원도가 주목받고 있다. 내친김에 정부에서는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까지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원도가 유소년축구대회 등 북한과 스포츠 교류 등을 이어 오고, 올림픽 이후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국제평화포럼 등을 열며 세계인들에게 한반도 평화시대를 호소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남북한 냉전의 분수령이 됐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은 기적 같았다. 개막 직전까지 한반도의 분위기는 엄중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북미 간 정상 간에는 험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며 곧 한반도에 큰 위기가 닥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불참 소식까지 들려왔다.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올림픽이 반쪽 올림픽으로 치러질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올림픽 참가를 알려 오고, 미국이 응답하면서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축제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며 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강원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평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남다른 노력과 성공 올림픽을 꼭 이루겠다는 강원도의 열정이 한반도 화해 무드에 크게 일조한 것이다. 8년 전 최 지사가 취임한 이후 줄곧 “분단된 강원도의 희망은 남북한 교류에서 찾아야 한다”며 북한과 끈을 이어 온 게 결실을 봤다는 평이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냉랭하던 한반도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쿤밍에서 북한 측과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성사시킨 게 화해 분위기를 이끄는 도화선이 됐다. 당시 최 지사는 “축구 교류가 분단된 조국을 넘어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큰 공을 굴리는 작은 공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참여는 곧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북한 측 문웅 여명유소년축구단장을 설득했다. 성공 올림픽을 위한 강원도의 노력은 계속됐다. 개막을 앞두고 국제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벨평화상 수상단체들을 초청해 ‘평창 평화선언문’을 이끌어 냈다. 노벨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과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는 선언문에서 “평화를 위해 남북한을 비롯한 미국, 일본, 러시아 지도자가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남과 북이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남북 화해를 응원했다.이는 올림픽 이후 ‘평창 평화포럼’으로 승화돼 해마다 열리는 비중 있는 국제행사로 자리잡았다. 평창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잇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강원도의 의지를 담아내는 행사가 됐다. 최삼경 홍보기획 주무관은 “스포츠를 통해 평화 구현을 실천하고 평창올림픽 유산을 이어 가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올 2월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 폴란드 대통령 레흐 바웬사를 비롯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적인 평화운동 단체, 시민들이 한데 모여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평화’라는 주제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국제포럼은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평화의 씨앗은 벌써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 등에서는 2032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6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었다면 2032 서울·평양 하계올림픽은 평화의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유치 의지를 보였다. 체육인들도 “2032년 올림픽은 감히 통일올림픽이라 주장하고 싶다”, “서울·평양 올림픽이 올림픽 르네상스의 전기가 될 수 있다. 분단국가에서 공동 개최하는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은 다른 어떤 도시와도 비교가 안 된다”며 유치를 갈망하고 있다. 70년 이상 팽팽하게 대치해 오던 비무장지대(DMZ)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이 DMZ 내 초소(GP) 일부를 철수한 데 이어 DMZ에 트레킹코스까지 만들어져 고성과 철원, 경기 파주 구간 3곳이 올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치열했던 6·25전쟁 격전지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유해 발굴작업이 이뤄지는 등 숨가쁘게 남북이 해빙시대를 맞고 있다.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하며 휴전선 철책을 돌아볼 수 있는 ‘DMZ 평화의길’은 지난 4월 27일 고성 구간이 처음 개방했다. 통일전망대~금강통문~금강산전망대~통일전망대를 잇는 7.9㎞를 도보와 차량으로 번갈아 이동하는 A코스, 통일전망대~금강산전망대 7㎞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B코스로 나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개방돼 하루 200명씩 일반인들을 맞고 있다. 철원 구간은 지난 6월에 개방됐다. 화살머리고지~백마고지를 도보와 차량으로 15㎞를 이동하는 코스로 화·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간 개방된다. 하루 두 차례씩 40명의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 파주 구간도 지난달 10일부터 개방에 들어갔다. 도라전망대~일반전초(GOP) 통문~516 철거 GP 등 민통선 이북지역과 철거 GP를 넘나드는 20.6㎞ 길이를 둘러볼 수 있게 됐다.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발길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평화 유산의 진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올림픽 이후 남북과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이 이어지고 한반도 내 대결 국면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는 국제 비정부기관(NGO)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세변화가 진행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한다”며 “강원도와 평창의 평화올림픽 성공 개최를 다시 조명하는 만큼 평화무드가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평화시대를 바라는 강원도는 도청 조직에 ‘평화지역본부’를 새로 만들어 가동 중이다. 남북교류를 앞장서 준비하고 추진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성공 올림픽 개최 경험을 살려 수십년간 소외되고, 낙후된 강원 평화지역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도 실렸다. 평화지역본부는 남북 공동영농사업, 송어양식장건립사업,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등 남북 강원도 교류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확대하고, DMZ 가치를 높여 관광명소화 추진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축소 등의 업무도 추진한다. 김태훈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열었듯이 앞으로 평화시대도 분단된 강원도가 열어 가는 게 순리이다”며 “서둘지도 말고 그렇다고 끈을 놓지도 말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로 진정한 남북 평화의 시대가 오는 그날까지 꿈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화해의 씨앗 심은 DMZ, 평화의 길 열린다

    화해의 씨앗 심은 DMZ, 평화의 길 열린다

    ‘미래의 땅’ 강원도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은 면적(1만 6873㎢)에 154만여명의 인구가 북한과 휴전선으로 145㎞를 마주하는 강원도. 백두대간의 영향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험준한 산들이 솟아 옥수수와 감자를 많이 생산하는 강원도가 빠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강원도는 3일 가난한 산촌에서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인정받고, 남북한 첨예한 대결지대에서 평화시대를 이끄는 허브 지역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이후 세계적인 도시로 명성을 얻은 게 힘이 됐다. 분단된 군사지역, 험준한 산악지역, 산업의 낙후지역을 벗고 청정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감자와 옥수수’라는 어려운 산촌마을 이미지를 넘어 건강이 살아 숨 쉬는 힐링의 고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특히 관광과 힐링의 고장으로 유명세를 타며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변화가 눈부시다. 바다와 숲,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청정 자연은 강원도가 간직한 최고의 자원이 되고 있다. 수십년 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에서 소외됐던 자연자원들이 도시인들의 고향 같은 쉼터가 되고 있다. 3년 전부터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해마다 1억명을 넘어섰다. 외국인들도 한 해 300만명에 육박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겨울철 스키장과 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인들 위주에서 자연 속에 머물며 휴식하려는 유럽과 미주 관광객들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관광객들이 머무는 곳도 바다와 리조트 등 편의시설 중심의 특정 관광지에서 벗어나 휴전선을 마주하는 철원·양구·인제·화천·고성 등 평화지역 마을에서부터 태백·평창·영월·정선 등 고산지대 산촌마을까지 강원도 전체가 관광지로 변모했다. 어려운 시절 보릿고개를 면하기 위해 먹던 막국수·올챙이국수·도토리묵·전병 등 향토음식들도 건강음식으로 인기를 끄는 등 강원도의 모든 게 관광상품이 됐다.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고속도로와 KTX 등 이동 수단이 편리하고 빨라진 게 발전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수도권과 부산·대구에서 강원지역 곳곳을 이어 주는 영동·동해·중앙·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놓이고, 서울~강릉 간 KTX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1시간대 거리로 좁혀진 것도 도움이 컸다. 이런 흐름 속에 올해는 1억 2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강원지역을 찾을 것으로 점쳐진다. 추진 중인 춘천~속초 간 고속화철도, 부산~강릉 간 전철, 제천~영월~삼척 간 고속도로까지 완공되면 강원 관광은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달부터 첫 비행에 들어갈 플라이강원은 국내외를 망라한 강원 관광의 입체적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전철수 신관광팀장은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계곡, 산, 비무장지대(DMZ), 생태자원 등 다양한 자연자원들을 찾아 국내 관광객들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강원도를 찾고 있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과 힐링을 우선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춰 강원 관광의 패턴도 변화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원도는 남북한 평화시대를 여는 첨병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계기가 됐다. 남북한 긴장 관계 속에서도 스포츠 교류 등을 이어 오던 강원도의 노력으로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열리고, 이후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 간 만남으로까지 이어지며 평화시대 교두보가 됐다. 평화특별자치도를 내세우는 강원도가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심고, 이어 세계평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한 평화올림픽으로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원도는 이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강원도는 남북한 문화·체육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고, 평화포럼 등 남북한 평화시대를 여는 다양한 사업들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미 정부에 의해 고성과 철원, 경기도 파주 등 DMZ 휴전선 일대에 트레킹코스를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강원도는 분단된 고성지역에 홍콩형 남북합작도시를 구상하고,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철원평화산업단지 조성, 금강산 관광, DMZ 평화지대 내 남북의 미래지역과 세계적 평화명소 만들기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분단 강원도가 남북평화시대의 전초기지 역할을 앞장서 하겠다는 취지다.당장 어려움도 많다.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 간의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다양한 남북사업들이 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맞물려 평화(접경)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다양한 규제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은 겪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국방개혁 2.0’ 추진으로 강원지역 주둔부대들의 통폐합이 이어지면서 평화지역 마을들이 사라지고 공동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주민들은 살아갈 대책을 마련해 주면서 군부대 통폐합이 이뤄지길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각광받지 못했던 자연자원들이 소중한 자원이 되고 어려움을 줬던 분단된 지역이 각광을 받는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강원도가 혁신적인 관광사업은 물론 남북 교류와 평화경제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새로운 경제 동력을 창출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일 우여곡절 끝 국교 재개 합의했지만… 기로에 선 ‘1965년 체제’

    한일 우여곡절 끝 국교 재개 합의했지만… 기로에 선 ‘1965년 체제’

    한일회담은 한국이 승전국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샌프란시스코 대일강화조약의 서명국 참가가 좌절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할 수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을 대일강화조약 서명국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자, 조약에 일본과의 양자협의를 개최할 수 있는 근거(제4조 a항)와 일본의 한국 내 재산의 포기를 확인하는 조항(4조 b항) 등을 추가해 줄 것을 미국에 요구했고, 결국 성사시켰다. 제4조 a항은 ‘재산 및 채무를 포함한 청구권의 처리는 일본과의 특별협정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조항에 근거해 미국의 주선으로 마련된 예비회담이 1951년 10월 20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최고사령부에서 시작되었고 중단에 중단을 거듭하다 7차 회담을 통해 1965년 6월 22일 마무리됐다. 1개의 조약과 4개의 협정이 체결됐다.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재일 한국인의 법적 지위 및 대우에 관한 협정 ▲어업 협정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등이다. 양국 국회에서 비준된 뒤 1965년 12월 18일 양국 정부가 비준서를 교환함으로써 정식 발효됐다. 이날부로 양국 국교가 재개되었고 이른바 1965년 체제가 성립된 것이다. ●1차 회담(1951~1952년) ‘대한(對韓)청구권’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해방 후 미 군정청은 ‘법령 33호’를 통해 한반도 내 일본 정부와 기관 등의 공공재산과 사유재산을 전부 몰수했다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인 1948년 9월 11일 한국 정부와 ‘재정 및 재산에 관한 최초 협정’을 체결하고 인계했다. 회담이 시작되고 일본은 1907년 헤이그 조약 46조의 ‘사유재산은 몰수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근거 삼아 역(逆)청구권을 주장했다. 일본은 패망 시점 일본의 한반도 내 재산을 702억여엔(당시 환율로 대략 47억 달러)으로 집계해 이 재산으로 한국의 대일청구를 상쇄하고 연합국 배상에도 충당하려 했다. 역청구권 주장이 계속되자 한국은 “일본이 청구권을 철회하지 않는 한 회담은 계속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고, 일본은 무기연기를 제의했다. ●2차 회담(1953년) ‘어업 문제’로 인해 일본은 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앞서 1차 회담이 시작되기 1개월 전 이승만 대통령은 해상에 ‘이승만 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침범한 일본 어선을 ‘마구잡이’로 나포했다. 일본은 나포된 어선과 선원들을 송환받기를 원했다. 1953년 4월 15일 도쿄에서 열렸지만 일본은 이승만 라인의 철폐를, 한국은 일본의 대한청구권 주장의 철회를 서로에게 일방적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기본관계 ▲재산청구권 ▲재일한인의 국적 처우 ▲어업 ▲선박 등에서 5개 위원회가 설치되어 돌아가던 중 6·25전쟁 휴전이 성립되자 서로 회담을 뒤로 미루기를 원했다. ●3차 회담(1953년) 구보타 망언 파문으로 양국 간 감정 대립이 격화하고 회담이 장기간 표류했다. 일본의 식민통치가 한국에 유익했다는 이른바 ‘식민지 시혜론’이 한국 여론을 들끓게 했다. 일본 측이 역청구권을 포기하지 않자 재산청구권 위원회에서 한국 측 홍진기 대표가 “일본이 36년간의 축적을 반환하라고 한다면, 36년간의 피해를 상각하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일본 측 구보타 수석대표는 “한국에서 민둥산을 녹화한 일, 철도를 깔고 항만을 건설하고 논을 조성한 일, 대장성이 1000만~2000만엔을 지출해 한국 경제를 배양한 일을 한국 측 요구와 상쇄했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한반도에) 일본이 가지 않았다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들어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선언에서 사용된 ‘조선인의 노예 상태’라는 단어는 연합국이 전시 흥분 상태였기 때문에 나온 표현”이라고도 했다. 회담은 개시 2주 만인 10월 21일 결렬됐다. ●4차 회담(1958~1960년) ‘재일조선인’의 북송 문제가 파란을 일으킨 회담이었다. 앞서 회담 휴지기에는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1954년 구보타 망언이 철회되었고, 미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일본이 역청구권을 포기한다. 한일회담에서의 최초의 합의였다. 문화재도 일부 ‘인도(반환이 아닌)되었다. 1958년 4월 15일 회담이 개최되었지만 6월 북한과 일본이 북송에 합의하자 한국은 한일무역을 단절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적극적 중재와 양측의 필요성이 회담을 추동해 4차례 본회의를 열었으나 1960년 4·19혁명과 대통령의 하야로 회담은 보류됐다. ●5차 회담(1960~1961년) 경제협력 방식을 통한 청구권 문제의 해결 방안을 일본이 본격 제기했다. 한국은 이 방안은 수용할 수 없었지만 비공식 관련 회담에는 응했다. 장면 내각은 적극적인 대일 정책을 천명했다. 한국의 경제건설을 위해 일본과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본도 1950년대 호황기를 지나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한국을 생산기지 겸 시장으로 바라보고 경제협력 구축의 필요성을 느꼈다. 1960년 9월 6일 일본 외상이 친선사절단으로 방한, 회담 재개에 합의했다. 해방 후 일본 고위관리의 첫 한국 방문이었다. 5차 회담은 5·16을 맞으면서 중단된다. ●6차 회담(1961~1964년) ‘김·오히라 메모’로 청구권의 액수와 공여 방식을 결정했다. 앞서 양국은 실무협상만으로는 타결이 어렵다고 보고 고위급 정치회담을 개최, 1962년 3월 최덕신 외무장관·고사카 외상 간 이른바 제1차 정치회담을 열었다. 이때 청구권 금액은 한국 7억 달러 대 일본 7000만 달러(차관 2억 달러 제시)로 편차가 컸다. 1962년 10~11월 2차 정치회담에서는 김종필 부장과 오히라 외상이 만났다. 앞서 배의환·스기 수석대표 간 10차례에 걸친 예비회담을 통해 상대방이 염두에 두고 있는 수치가 무엇인지 탐색했다. 메모는 ‘무상공여 3억 달러, 유상원조 2억 달러, 자금협력 1억 달러+@’로 정리되었다. 김·오히라 메모 합의 후 오히라 외상은 그 명목을 “한일국교 정상화를 축하하고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라고 주장했다. 이후 일본은 청구권이 아닌 경제협력을 위한 자금으로 할 것을 회담 내내 고집했다. ●7차 회담(1964~1965년) 회담이 마무리되기까지는 2년 반이 더 소요됐다. 어업 문제, 기본조약 문제 등 나머지 현안에 대한 교섭이 남아 있었는데 일본은 특히 어업 문제를 청구권 문제의 미해결 사안과 연계시켰다. 1963년부터 김·오히라 메모에 대한 극심한 반대로 한국이 큰 혼란을 겪은 탓도 컸다. 1964년 12월 7차 회담이 재개되었다. 1965년 2월 17~20일 방한한 시나 에쓰사부로 외상이 김포 도착 성명에서 “양국 간의 오랜 역사 중에 불행한 기간이 있었던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로서 깊이 반성하는 바이다”라고 한 것은 회담 타결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었다. 일본은 조인식 직전까지 몇몇 표현에 집착했다. 예컨대 ‘청구권’이라는 단어를 끝까지 거부했고, ‘문화재’라는 명칭을 피하려 ‘문화상 협력에 관한’이란 표현을 제시했다. 최종적으로는 ‘청구권 및 경제협력협정’, ‘문화재 및 문화협력 협정’ 등의 이름으로 타협됐다. 6월 22일 이동원 장관이 일본 총리관저에서 국교정상화를 위한 1개의 조약과 4개의 협정, 2개의 의정서에 조인한 뒤 총 27건에 이르는 조약, 협정, 부속문서가 조인되거나 교환됐고 각각 국내 비준절차를 거쳐 12월 18일 발효되었다. jj@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화웨이·농산물 맞바꾼 ‘스몰 딜’ 유력

    지재권·관세철폐 등 극적 타결점 못 찾아 빈손 부담에 판 안 깨고 체면치레만 할 듯 미국과 중국이 30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마주 앉지만 무역전쟁의 극적 타결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제재 완화 등을 맞바꾸는 ‘스몰 딜’의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한 달 만에 열리는 고위급 협상을 ‘빈손’으로 끝내기는 미중 모두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은 판을 깨지 않으면서 체면치레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협상의 눈높이는 낮은 편이며, 협상단은 큰 이슈보다 작은 이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역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이 아직 핵심 쟁점인 합의 이행방안 구체화와 관세 철폐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국가보조금 철폐 등을 보장할 법 개정 약속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지난 26일 CNBC에 “협상이 지난 5월 지점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큰 합의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은 미중이 농산물 수입 확대와 화웨이 제재 완화라는 스몰 딜 합의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29일 “오사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수백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몇몇 중국 기업이 지난 19일 이후 대두와 면화, 돼지고기, 수수 등 미국산 농산물을 새로 구매하기 위해 가격을 문의했고 일부 구매 계약이 이뤄졌다. 추가 구매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중국의 ‘성의 표시’로 풀이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밝힌 화웨이 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자 무역전쟁의 피해자인 미 농민의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중국은 화웨이 제재 완화 등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화웨이 제재와 관련, 35개 미 업체들이 50건의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며 “매우 신속히 다룰 것”이라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축구공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그리스 난민여성 축구단 헤스티아FC

    “축구공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그리스 난민여성 축구단 헤스티아FC

    “축구공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A ball can change the world).”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난해 말까지 약 7만 6100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그리스에서 난민 여성들로 구성된 축구단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목받고 있다. 헤스티아FC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등 14개국 여성들로 구성된 축구단이다. 이들 대부분은 그리스로 오기 전 모국에서는 축구를 할 수도, 볼 수도 없는 처지였다고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헤스티아FC는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올림픽휴전센터(IOTC) 등이 주도해 창단했다. “공이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가 쓰여있는 이들의 로고에서 보듯이 스포츠를 통해 난민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여성 체육인 카트리나 살타는 “팀 분위기가 정말 환상적”이라며 “원래 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했는데, 오히려 이같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보며 오히려 내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이들은 지난달 덴마크에서 열린 여성 축구대회 GGW컵에서 우승하며 다시 한번 이름을 알렸다. 특히 외국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제한적인 난민들이었기에 이들의 우승은 더욱 의미가 컸다. AP통신은 이들의 우승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었다고 전했다. 살타는 대회에 참석하기 위한 허가를 받는 것 자체도 ‘투쟁’이었음을 언급하며 “그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대회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중 불안한 휴전에 한국 수출 아직 ‘먹구름’

    미중 불안한 휴전에 한국 수출 아직 ‘먹구름’

    ‘하반기 수출 개선’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지난 29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불안한 휴전’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수출 전선에 켜진 ‘빨간불’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기대했던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이번 G20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를 요약하면,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보류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그리고 미중 무역협상 재개다. 다만 미중은 무역협상 재개를 밝히면서도 시기에 대해선 못박지 않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30일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방아쇄를 당기는 시간을 늦춘 것”이라면서 “확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더 악화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미중이 사실상 ‘현상 유지’를 택한 만큼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인 우리 수출도 한동안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올 6월 수출 감소폭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두 자릿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수출액은 272억 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줄었다. 특히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24.3%나 줄며 수출 하락을 이끌었다. 하반기에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 섞인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우리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 경제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소비 지연 등으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성 교수는 “당초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봤던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우리 수출은 다른 나라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수출 기대치를 낮추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수출 상황이 좋지 않고 장기화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경기 대응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원 실장은 “반도체 가격과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요인 대외 요인들”이라면서 “결국 내수를 통해 경기 대응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G20 정상회의 ‘위상’ 흔들.....무용론, 강하게 제기

    G20 정상회의 ‘위상’ 흔들.....무용론, 강하게 제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9일 보호무역주의와 지구 온난화 문제 등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 G20 무용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 이후 2년 동안 열린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전 지구적 문제에 한 번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G20 정상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된 공동성명 ‘오사카 선언’에는 미국의 반대로 ‘반(反)보호무역주의’나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성이 있는 무역’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표현은 제외됐다. 또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자는 내용이 빠진 자리에는 “미국이 자국 노동자들과 납세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리라는 것을 재차 말했다”는 미국의 입장이 들어갔다. 두 가지 핵심 이슈에서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국이 동의했지만, 결국 G20 공동 성명에 담기지 못하면서 G20의 위상이 약화하고 일각에서는 ‘무용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사카 G20 정상회의가 겉은 화려했지만, 내실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G20 같은 형태의 다자간 정상회의보다 각국의 상황에 맞는 양자 정상회담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과도 있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암운을 드리우면 확전일로에 있던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미중 협상이 실패하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말까지 1조 2000억 달러(약 1388조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미중 정상이 29일 휴전에 합의한 만큼 당분간은 양국 간 추가적인 무역 보복이 중단돼 진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중이 관세 폭탄 중단·협상 재개를 선언한 것과 데이터·전자상거래 유통에 대한 규칙 제정을 논의하는 국제적 틀인 ‘오사카 트랙’을 발족하기로 한 것이 오사카 G20의 성과로 꼽힌다”면서 “당분간 무용론 속에도 G20 정상회의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설전→협상→휴전’ 트럼프-시진핑, G20 이틀간의 극적 담판

    ‘설전→협상→휴전’ 트럼프-시진핑, G20 이틀간의 극적 담판

    세계경제를 이끄는 투톱(G2)으로서 파국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 때문이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기의 담판’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이번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로써 미중의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되고 그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안이 한층 가중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종전’이 아니라 잠시 전쟁을 멈추는 것일뿐, 미중의 극한대결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11시 50분부터 80분간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중단하고 지난달 초 이후 중단됐던 양국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시 주석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그들은 우리의 농가 제품들을 구매할 것”이라며 “중국이 구매했으면 하는 제품 리스트를 중국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의 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일부 허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따라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미국이 당초 공언대로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도 추가로 최고 25%의 관세를 물리는 상황은 당장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지난달 9∼10일 워싱턴DC 협상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미중 고위급 협상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두 나라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담에서 90일간의 무역협상 개시에 합의하고 올 1월부터 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보조금과 기존에 발동된 추가관세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면서 결국 지난달 워싱턴DC에서 협상결렬이 선언됐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에는 불안과 우려가 확산됐다. 실제로 두 나라는 추가관세 카드와 희토류 금수 압박 등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수위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번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남이 예정되면서 최근 시장에는 낙관론이 우세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막상 오사카에서 마주한 두 정상은 공개적인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상회의 첫날인 28일 ’디지털 경제 규칙 만들기‘를 주제로 한 특별 이벤트에서 중국의 인터넷 통제와 미국의 화웨이(중국 통신대기업) 제품 배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시 주석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과 관련해 “문을 닫고 발전하거나 인위적으로 시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에 대해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유통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무역을 저해하고 프라이버시와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시 주석은 G20 공식세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국은 중요한 조치를 추가로 내놓아 대외개방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질적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난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5대 조치로 ‘시장 추가 개방’, ‘수입 자발적 확대’, ‘기업 경영환경 개선’, ‘전면적 평등 대우’, ‘대대적인 무역협상 추진’ 등을 제시했다. 운명의 정상회담 당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어젯밤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함께 있었다. 어젯밤에 사실상 많은 것이 이뤄졌다”고 말해 사전 조율이 있었음을 밝히며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회담 시작전 언론에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무역거래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했고, 시 주석은 “중미는 협력을 해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고 싸우면 서로 손해를 본다”고 말해 휴전 선언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그러나 이번 합의가 사태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특히 미중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해 이른 시일 내 무역협상의 완전 타결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것처럼 중국의 경제적 수용범위를 넘어서는 양보나 굴욕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압박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것은 크게 2가지다. 천문학적 액수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과 각종 분야에서 중국이 유지하는 불공정 무역관행을 없애는 것이다. 무역은 물론이고 외교, 국방, 기술, 인권 등 분야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밀려 고전 중인 시 주석은 일정수준 미국에 대한 양보는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존엄’을 해치는 굴욕적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선택 앞에는 분명한 ’마지노선‘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주권과 존엄에 관한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자기의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담판은 반드시 평등과 상호존중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미중 G20협상 빅딜? 노딜?… ‘승자 없는 게임’에 휴전 가능성

    므누신 “협상 90% 완료… 연내 타결 기대” 블룸버그 “美 추가 관세폭탄 보류 검토” 美 관세 제안 수용불가 입장에 노딜 존재 中언론 “타협 필요… 관건은 평등한 협상”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빅딜’이 성사될지, ‘노딜’로 끝날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3000억 달러(약 347조원) 관세폭탄 중단설이 흘러나오면서 미중 정상이 빅딜은 아니더라도 최소 ‘휴전’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미중 간 이견이 커서 노딜로 끝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90%는 마무리됐다”며 “(협상을) 완료할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양국 경제에 좋은 결과를 낳고, 미국 경제가 균형잡힌 무역관계를 회복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협상에 다시 나왔다는 게 반가운 메시지”라고도 했다. 므누신은 이어 “연말까지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절한 노력이 이뤄져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25일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3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폭탄을 보류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90일 휴전에 합의했던 미중 정상이 29일 정상회담에서도 최소 휴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미중의 이견이 커 노딜로 끝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협상 재개 전제조건으로 관세와 관련한 어떤 제안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부적인 무역 협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협상 조건 수용을 거듭 요구하며 공을 넘긴 것이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무역전쟁과 관세 부과로는 자신과 남을 해칠 뿐이고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무역담판을 앞두고 대내외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4일 공산당 정치국을 소집해 집단학습을 주재하며 공산당의 장기집권 실현을 위해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미중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하다”면서도 “관건은 평등한 협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는 미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관세 부과 취소 등에 대한 합의가 있을지 불투명하나 어떤 형태로든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은 무역전쟁이 ‘승자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휴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29일 시진핑과 무역담판 예고

    트럼프,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29일 시진핑과 무역담판 예고

    獨·佛 향해 ‘대이란 제재’ 동참 요구할 듯 시진핑도 브라질 대통령 만나 ‘세불리기’ 다자틀 해법 어려워지자 양자회담 주력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가장 바쁜 정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북한 문제뿐 아니라 대중 무역전쟁, 이란과의 핵 갈등, 터키와 미사일 수입 공방, 인도와 특혜관세 전쟁 등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동안 최소 9개 국가 정상을 만나는 등 각종 안보·외교·무역 이슈의 돌파구 마련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도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이어 가며 세 불리기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뿐 아니라 일본, 독일, 프랑스, 터키,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러시아 등 최소 9개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에 나설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29일 예정된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양국 간 무역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과 함께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실무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실무진급이 접촉 중이며, 이번 G20 기간 무역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극적 타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회담에서 양국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골칫거리인 이란 문제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대이란 제재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 등은 ‘이란을 더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도 대이란 ‘최대 압박’ 전략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밖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과 양자회담도 한다. ‘세기의 담판’을 앞둔 시 주석은 공산당 지도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25일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앙정치국 집단 학습을 주재했다. 이날 집단 학습은 미중 무역 갈등 해법을 놓고 대립이 심한 지도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중국을 비판해 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는 등 세 불리기를 본격화한다.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27일 시 주석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28일 트럼프 대통령, 29일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양자회담에 나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지 10여년이 지나면서 다자 틀 속에서 공통 메시지를 내놓기 어려워지자 각국 정상들이 양자회담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북 평화 거점 양구 펀치볼, 100억짜리 명품정원 만든다

    남북 평화 거점 양구 펀치볼, 100억짜리 명품정원 만든다

    평화(접경)지역인 강원 양구군 펀치볼지역에 숲과 꽃밭이 어우러진 대단위 정원이 들어선다. 강원 양구군은 18일 분지 모양이 화채그릇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펀치볼지역 일대에 테마가 있는 세계적인 명품 정원을 만든다고 밝혔다. 남북 평화교류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도비 등 100억원의 지방비를 들여 내년부터 2022년까지 3개년 사업으로 추진된다. 지난해까지 산림청 공모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올 들어 정부에서 지방사업으로 정해지면서 강원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투자 심사를 모두 끝냈다. 정원은 해안면 펀치볼지역 4500㏊ 가운데 100㏊에 조성될 전망이다. 넓은 지역에 조성되는 만큼 평화의 화원, 숲의 화원, 농의 화원, 미래의 들판 등 특색 있는 테마로 꾸며진다. 관광객들을 위해 방문자센터와 주차장, 편의시설도 갖춘다. 정원이 들어서면 펀치볼 주변의 DMZ자생식물원, 야생화밭, 둘레길, 을지전망대 등과 연계해 관광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김왕규 양구 부군수는 “펀치볼지역은 해발 1100m 이상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 하나가 1개 면(해안면)을 이루는 곳으로 휴전 이후 60여년간 인위적 힘이 가해지지 않아 각종 희귀생물과 천연 숲이 잘 보존돼 있어 경쟁력을 갖춘 관광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업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홍희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기업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홍희경 산업부 차장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고 입장이 없는 게 아니다. 어느 한쪽을 편들지 못할 처지라고 전략을 안 세울 수 없다. 어느 영화의 “어차피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무계획이야말로 계획”이란 대사는 치밀한 현실 반영이지만, 이 대사대로 매번 계획대로 안 되는 미래를 감수할 수는 없다. 학자들은 이미 주연 아닌 조연이 취할 전략을 연구해 뒀다. 공범이 따로 취조당할 때 상대방을 배신할 경우 가장 큰 이득이지만 상대방도 자신을 배신할 경우 양쪽 모두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전략을 찾은 연구다. 로버트 액설로드가 ‘협력의 진화’란 책에서 제시한 최적 전략은 ‘팃포탯’(Tit for Tat). 첫 번째 게임을 협력으로 시작하지만, 두 번째 게임부터 상대가 바로 전 만남에서 취한 선택지를 그대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바로 전 게임에서 배신당했다면 다음 순서에서 배신하고, 역으로 바로 전 게임에서 상대방이 협력했다면 다음 순서에서 협력하는 식이다.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한국이 그저 갤러리석에 머물기 어렵겠다는 경고는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주 당국이 모니터링 등을 하겠다며 팀장 포함해 7명으로 구성한 미중 갈등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며 행동한 것을 보면, 미중 무역전쟁에서 한국이 비켜 서 있을 수 있다는 기대는 드디어 사라진 것 같다. 지난해 휴전 국면에서 크게 지지받지 못했던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전망도 점점 많은 동의를 얻어 가고 있는 듯하다. 장기화 전망은 미중과 한국이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을 앞으로 여러 차례 겪게 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진다. 한국의 대응 방식으로 팃포탯 전략이 시사하는 바가 생기는 지점이다. 난제는 우리 내부 좀더 깊은 곳에 있다. 한국이 얼마만큼의 기술적 자원과 역량을 지녔고 어떤 역량을 더 키워야 하는지 정부와 시장은 비슷한 방향을 보고 있을까. 그러니까 지금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서 어떤 행동이 배신이고, 어떤 행동이 협력인지에 대해 당국과 기업은 서로 공감대를 이루었을까. 미중 무역전쟁의 실상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첨단 기술 공급사슬 쟁탈전이라는데, 그렇다면 새로 조성될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이 맡고자 하는 새 역할을 정부는 추구해야 할 가치로 보고 있을까. 당국의 이해심에 대한 산업 현장의 기대는 크지 않다. 타국에 신사적으로 행동하던 선례 때문이다. 예컨대 미중 무역전쟁 이전 중국의 ‘굴기’ 항목에 배터리가 들어간 2016년 즈음부터 한국산은 중국 당국이 주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며 중국 시장에서 배제됐다. 비슷한 시기 한국산 게임은 면허인 ‘판호’를 못 받아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다. 같은 기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한국에서 보조금을 챙겼고,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은 약진했다. 당국은 다자 간에 만나 준비된 테이블에서 관세 등을 ‘공정’하게 논하는 자리에 있었다. 기업들이 보호주의 기조를 채택한 각국 정부에 불려 다니며 ‘불공정한’ 압박을 받거나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동안에 말이다. 그래서 미중 무역전쟁 초반이던 지난해 기업은 미중 양쪽에 사정을 설명할 외교 채널 확보를 원했으나, 당국은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조치 향배와 같은 수면 위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엇박자가 생겼다. 위기는 어떻게든 지나간다. 미래 기술 공급사슬에서 한국 기술의 역할이 적지 않아 운신의 폭이 없지도 않다. 기업의 급박한 요구와 관전하듯 점잖은 당국의 처리 방식 간 불일치, 그것이 오히려 더 걱정스럽다. salo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영웅 ‘켈로부대’를 아시나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영웅 ‘켈로부대’를 아시나요

    인천상륙·화천발전소 작전 등 기여했지만전후 ‘신병’ 재징집…기록 없어 서훈 불가학계에서 역사 재조명…보상법 제정 여론도인천에서 직선거리로 9㎞가량 떨어진 작은 섬 팔미도. 면적이 0.23㎢에 불과한 이 섬에는 국내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가 있습니다. 팔미도 등대는 문화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6·25 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등대의 불빛이 연합군의 길잡이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엔 미군이 조직한 첩보부대 ‘켈로(KLO)부대’가 있었습니다. ‘KLO’는 ‘주한첩보연락처’(Korea Liaison Office)를 줄인 것으로,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운용한 한국인 특수부대 ‘8240부대’를 의미합니다. 6·25 전쟁 당시 팔미도 등대 점등 작전, 강원 화천발전소 탈환작전 등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비정규군에다 기록이 많지 않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슬픈 역사이기도 합니다. 전후 대원 상당수가 정규군이 됐지만, 6·25 전쟁 당시의 활약상은 대부분 미군의 기밀로 취급돼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6일 켈로부대 규명을 주도한 남광규 고려대 교수가 최근 한국보훈학회에 제출한 ‘6·25참전 KLO한국유격군 보상법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켈로부대는 6·25 전쟁 발발 직후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미 8군에 소속됐다가 1950년 11월 중공군 개입 이후 미국 극동군 사령부에 배속됐습니다. ●군번 없는 부대…북한 출신 모집해 적지 투입 켈로부대는 주로 북한군 점령지역 항만을 봉쇄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특수임무를 맡았다고 합니다. 북한군으로 위장해 적지로 침투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북한 출신으로 구성됐고 군번도 받지 못했습니다.일부는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이 지휘한 인천상륙작전 당시 팔미도 등대를 접수하는 임무를 맡았고 나머지는 서해한 백령도에 주둔한 ‘동키부대’, 강화도 교동의 ‘월팩부대’ 등에서 활약했습니다. 켈로부대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하던 ‘백골병단’은 미군이 아닌 우리 군에 배속돼 북한 침투 작전을 벌였습니다. 2013~2014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전문가가 미 특수전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자료를 수집한 결과 미군 조종사 구출작전, 이른바 ‘블루 드래곤 작전’의 활약상도 밝혀졌습니다. 대외비로 지난 60여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이 작전은 1952년 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평양 북쪽에 불시착한 미군 조종사 5명을 찾는 임무였습니다. 생환 가능성이 희박했던 작전에 5월까지 켈로부대원 170여명이 투입됐고 안타깝게도 북한군, 중공군과의 교전 끝에 전원이 전사했습니다. 켈로부대는 ‘화천발전소 탈환작전’에도 투입됐습니다. 유엔군은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 화천발전소를 탈환하려 했지만 중공군 진지와 포병부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습이 쉽지 않았습니다. ●중공군 진지 위장전술 파악해 화천발전소 탈환 이 때 켈로부대원이 투입돼 중공군의 대포와 전차가 실은 유엔군 정찰기를 속이기 위해 만든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곧바로 유엔군이 중공군 진지를 공습했고 화천발전소를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이런 수많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후 ‘굴곡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1953년 7월 휴전 당시 켈로부대는 30여개 소부대로 늘었습니다. 부대원 중 일부는 전사상자로 기록됐고, 또 일부는 1958년 현재의 제1공수여단인 ‘특전사 제1전투단’ 창설에 투입됐습니다. 간부 700여명은 장교로 임관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병사 1만 2000명은 한국군에 재입대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해산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이등병, 일병 등으로 재입대해 명예를 인정받지 못한 것은 물론 ‘이중복무’를 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유격대원에 대한 아무런 기록이 없다보니 새 군번과 계급만 제공됐습니다. 간부들은 부대 내 계급에 따라 부사관이나 최고 ‘대위’인 위관급 계급을 받았지만, 병사 역할을 맡았던 대원들은 병역법에 따라 ‘신병’으로 재징집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남 교수는 “미 8군이 1954년 1월 뒤늦게 유격대원이 한국군에 배속된 사실을 알고 국방부에 항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그들이 미군에 배속돼 수행한 활동에 대한 보상은 일체 논의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계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보상법 제정해야” 남 교수에 따르면 현재 켈로부대원으로 활동한 참전용사에게 지급하는 보상은 매달 12만원을 주는 ‘6·25 전쟁 참전 명예수당’이 전부라고 합니다. 전공에 따른 무공훈장이나 참전수당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군에 배속됐었던 ‘백골병단’과 ‘특수임무자’들은 이들과 달리 각각 관련법 제정으로 보상이 이뤄졌습니다. 남 교수는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켈로부대원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군에 배속돼 활동한 3년여 기간도 군 복무 기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남 교수에 따르면 국방부는 과거부터▲켈로부대원을 한국군에 배속시키면서 이미 급여를 지급했고 6·25 참전수당과 현충행사를 지원하고 있는 점 ▲개인 기록이 없어 보상과 서훈이 불가능한 점 ▲국가가 소집한 것이 아닌 자생적 미군 산하 단체로 국가가 보상할 책임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막대한 예산도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 추산자료에 따르면 켈로부대원과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5년간 68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보상법안이 어렵게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원회 문턱은 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20대 국회에서도 보상법안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 교수는 “6·25 전쟁 직후 시대적 환경과 당시 제도적 여건 미비로 이들의 희생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현재 생존자 대부분이 80세 이상 고령자임을 감안할 때 더 늦기 전에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 유격대 단체가 절충점을 찾아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전문]文 “스웨덴과 가장 큰 공통점 평화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신뢰’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며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천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구 모론! (안녕하십니까)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바 뮈르달 여사는 바로 이 자리에서 전 세계 군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처음으로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바로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비전을 재차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는데, 한반도 평화에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유서 깊은 스웨덴 의사당에서 연설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따뜻하게 반겨주시고 연설의 기회를 주신 스웨덴 국민과 국왕 내외분,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스웨덴은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입니다. 한국전쟁 때 야전병원단을 파견해서 2만 5000명의 UN군과 포로를 치료하고, 한국의 국립중앙의료원 설립을 도왔습니다. 민간 의료진들은 전쟁 후에도 부산에 남아 수교도 맺지 않은 나라의 국민을 치료하고 위로했습니다. 스웨덴은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이상적인 나라였습니다. 1968년, 한국이 전쟁의 상처 속에서 민주주의를 꿈꾸던 시절 한국의 시인 신동엽은 스웨덴을 묘사한 시를 썼습니다. 그 시의 일부를 읽어보겠습니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 여행 떠나는 총리는 기차역 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있을 때, 그걸 본 역장은 기쁘겠소라는 인사 한마디만을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그 중립국에서는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 이름은 훤하더란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 기지도 탱크 기지도 들어올 수 없는 나라,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가더란다.” 한국인들은 이 시를 읽으며 수준 높은 민주주의와 평화, 복지를 상상했습니다. 지금도 스웨덴은 한국인이 매우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은 한반도 평화를 돕는 스웨덴의 역할을 매우 고맙게 여기고 신뢰합니다. 스웨덴은 서울과 평양, 판문점 총 3개의 공식 대표부를 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입니다. 북한 역시 스웨덴의 중립성과 공정함에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 평화를 위해 변함없는 성의를 보내준 스웨덴 국민과 지도자들께 경의를 표하며, 한국 국민의 뜨거운 우정의 인사를 전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과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편에 위치한, 지리적으로 아주 먼 나라이지만 서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반도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렀고, 주권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습니다. 스웨덴은 18세기부터 100년간 대기근으로, 한국은 20세기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기도 있었습니다.그러나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점이 특히 닮았습니다. 근면과 불굴의 의지를 가진 양국 국민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가난한 나라를 잘 사는 나라로 일으켰습니다. 잘 교육받은 청년들은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양국 정부는 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과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문화를 사랑하는 양국 국민이 이룬 예술적 성취 역시 놀랍습니다. 양국의 문화예술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인은 아바(ABBA)와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을 좋아하고, 스웨덴 작가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과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한국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습니다. 무엇보다 두 나라의 가장 큰 공통점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입니다. 스웨덴 국민의 훌륭함은 단지 자국의 평화를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평화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스웨덴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국제사회의 평화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고통받는 인류를 향해 기꺼이 손을 내밀어 온 스웨덴의 역사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스웨덴의 여름만큼 아름답고 화창한 봄날의 판문점을 세계인들이 주시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남북의 정상은 10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다시는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을 일순간에 평화의 산실로 되돌렸습니다. 어렵사리 만난 남과 북은 진심을 다해 대화했고, 평화와 번영, 공존의 새로운 길을 열기로 약속했습니다.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하여 적대행위 중지, 비행금지구역 설정, DMZ 내 감시초소 철수와 공동 유해 발굴 등에 합의했습니다. 그날의 만남으로 드디어 남북 사이에 오솔길이 열렸습니다. 정전협정 후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비무장지대의 숲에 11개의 오솔길이 생겼습니다. 이제 곧 남북 국민들이 오가는 수많은 길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DMZ ‘평화의 길’이 열려 군인이 아니면 갈 수 없었던 비무장지대를 일반인들도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이런 변화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의 지지와 성원, 국제적 연대 덕분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만들 당사국들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스웨덴의 역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스웨덴 국민의 응원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부터 역사적인 1·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스웨덴이 했던 큰 역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스웨덴의 오늘을 만든 힘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국민은 서로를 신뢰하고 정부와 기업을 신뢰합니다. 1938년 역사적인 쌀트쉐바덴 협약과 같이 노사가 합의를 거쳐 결정을 도출하고, 결정이 내려지면 모두가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지혜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라울 발렌베리와 ‘하얀 버스’로 2차 세계대전 전쟁포로를 구출한 폴케 베나도트의 활약은 개인이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가 나서서 도울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스웨덴의 국민은 ‘좋은 사회가 되려면 구성원 모두가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도 모든 나라의 기여가 필요합니다. 스웨덴은 개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를 포기했습니다. 새로운 전쟁의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핵으로 무장하기보다 평화적인 군축을 제시하고 실천한 것은 스웨덴다운 선택이었습니다. 스웨덴이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인류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궁극적으로 ‘평화를 통한 번영’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였습니다. 핵확산방지 활동, 최고 수준의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스웨덴은 자신의 신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스웨덴을 따라 서로에 대한 신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류애와 평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웨덴 국민께 경의를 표합니다.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스웨덴의 길을 믿습니다. 한반도 역시 신뢰를 통해 평화를 만들고 평화를 통해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남과 북 간에 세 가지 신뢰를 제안합니다. 첫째,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입니다. 평화롭게 잘 살고자 하는 것은 남북이 똑같습니다. 헤어져서 대립했던 70년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이어붙일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차이가 크게 느껴질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은 단일 민족 국가로서 반만년에 이르는 공통의 역사가 있습니다.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대화는 이미 여러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가 중단되었습니다. 남북의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의 등대에 다시 불을 밝혀, 어민들이 안전하게 고기잡이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 평범한 평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의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둘째, 대화에 대한 신뢰입니다. 세계는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원합니다. 어떤 나라도 남북 간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한반도의 평화가 무너지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무너지고 전 세계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입니다. 어떤 전쟁도 평화보다는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인류가 터득한 지혜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것은 남북은 물론 세계 전체의 이익이 되는 길입니다.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대화입니다.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입니다. 이는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입니다.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합니다.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대화의 전제입니다.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합니다.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듭니다. 대화만이 평화에 이르는 길임을 남북한 모두 신뢰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제사회의 신뢰입니다.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습니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입니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입니다.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북한과 함께 변함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 간의 합의를 통해 한국이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입니다.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면 더 많은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거듭나면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고, 아시아가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남북은 공동으로 번영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는 세계 핵확산방지와 군축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국제적·군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왕님,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냉전시대의 첫 열전’이었던 한국전쟁으로 남북뿐만 아니라 참전국의 장병들까지 수많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 개시 3년 만에 정전이 성립되었지만, 비극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전이 아닌 정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은 냉전에 갇혀 70여 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은 냉전질서에 압도돼 번번이 좌절되었고 한반도의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평화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시작되었고 한반도의 봄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웨덴 국민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오늘의 우리를 격려하는 듯합니다. “겨울은 힘들었지만 이제 여름이 오고, 땅은 우리가 똑바로 걷기를 원한다“ 트란스트뢰메르가 노래한 것처럼 한반도에 따뜻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언제나 똑바로 한반도 평화를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지난 70년간 함께 해주신 것처럼 스웨덴 국민께서 함께 걸어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탁 소 뮈케(감사합니다.) 스톡홀름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국 첫 시민 직접 민주주의 모델 도시로… 실험이 아닌 실화”

    “전국 첫 시민 직접 민주주의 모델 도시로… 실험이 아닌 실화”

    시민들이 간직한 다양하고 멋진 아이디어를 발굴해 춘천의 미래를 설계하는 게 이재수(55) 춘천시장의 꿈이다. 지금까지 모든 일을 관에 의존하거나 관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일(의제)을 찾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 틀이다. 전국 첫 ‘시민이 주인’인 모델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은 성과 중심이 아닌 과정에서 행복을 찾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지방분권시대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시민주권시대를 앞장서 열겠다는 열정에서 시작됐다.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의지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역할만 한다. 시민의 자발성과 창의성과 역동성이 시정에 어우러져 함께 즐겁고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이 시장의 포부다. 이런 기틀 안에서 문화특별시와 북방경제, 제2경춘국도 등 현안들을 풀어갈 계획이다. 21일 이 시장을 만나 청사진을 들어 보았다. -변화의 시대를 맞아 춘천시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춘천은 시민이 주인이라는 말은 끝까지 놓지 않고 가겠다. 취임 전부터 시민들과 공감대를 넓혀 갔던 내용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시민들과 깊이 공감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춘천을 만들어 갈 작정이다. 시정 구호도 ‘시민이 주인입니다’로 정했다. 정책 결정의 중심이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시민 기구도 마련했다. 시민 모두가 도시의 구성원이자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에너지를 춘천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모든 의사 결정 권한을 집행부가 가졌는데 이 권한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 시 집행부는 말 그대로 집행만 하면 된다. 시민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최종 심의 의결은 대의 기구인 시의회가 하게 되므로 시민과 시의회, 집행부 3축으로 춘천시정이 굴러가게 되는 셈이다. 전국 처음으로 시민 직접 민주주의 모델 도시를 만드는 것은 실험이 아니고 실제 실행이다.” -시민이 주체가 돼 움직이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민선 7기는 춘천시민의 정부라고 이름을 붙였다. 시민의 정부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시 예산은 만들어진 초기부터 시민들하고 협의해 하는 게 전제돼서 진행된다. 시민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예산구조와 프로그램들에 대해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시민주권조례를 만들어 구체화했다. 지역사회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 농업 분야 등 분야별로 당사자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행정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홍보를 통해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게 아니다. 행정은 당사자들이 요구하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지역사회 문화정책, 문화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만 준비한다. 청년문제도 청년들 스스로 자발적 욕구와 또 자기들이 가진 상상력과 포부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행정은 뒷받침만 한다. 노인들, 장애인들도 당사자주의에 기초해서 모든 것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행정이 무엇이든 일방적으로 앞장서서 관철시키는 방식이 아니고, 시민의 자발성과 주체적 에너지가 긍정 에너지가 돼서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취임 초기부터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춘천은 자연자원도 풍부하지만 역사가 깊은 고장이다. 지금도 고인돌 등 석기시대 유적이 출토되고 있다. 이런 역사가 다양한 문화로 축적돼 남아 있다. 춘천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춘천에 남긴 문학작품 속의 흔적들도 많다. 의암호와 소양강이 역사 속에 녹아 있고, 춘천을 휘감는 아름다운 산과 자연을 노래한 걸출한 문인들이 많이 배출됐다. 그동안 이런 문화 자산들이 행정 위주의 성과주의에 밀려 보여 주기식 관광에 머물러 우리 문화가 가진 고유한 문화 감수성이 사라지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 갔다. 이제 이런 우리만의 이야기들을 복원하고 살려내야 한다. 시민사회와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착실히 만들어 갈 계획이다. 그래서 일상이 문화가 되고 생활 속에 깊이 들어오는 예술이 되게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인 1예술이라고 해서 아이들부터 문화예술 수준들을 높여 주기 위한 교육 환경도 만들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누구나 와서 예술 활동을 하는 공간도 마련 중이다. 결국 문화를 산업자원으로 승화시켜 격조 높은 도시, 후손들이 문화를 토대로 경제를 이어 가는 도시의 기틀을 만들어 놓을 계획이다.” -북방경제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는데. “지금도 휴전선과 그다지 멀지 않지만 6·25전쟁 전에는 춘천이 휴전선과 상당히 가까웠다. 그만큼 남북교류협력 시대가 되면 어느 곳보다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시가 춘천이다. 화천, 양구, 철원, 인제 등이 춘천과 모두 이어진 평화(접경)지역이다. 이곳에서 북한 땅으로 이어지는 도로 대부분은 춘천과 연계돼 있다. 결국 중부내륙의 남북으로 이어지는 물류 중심지는 누가 뭐라 해도 춘천이다. 유일한 분단도인 북강원도의 중심지 원산과 남쪽 강원도 중심지 춘천은 남북교류협력 시대가 본격화되면 협력의 중심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가 완성되면 남북 교류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몽골, 중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동북아 평화경제시대가 열리고 중간지점인 춘천의 역할도 커질 것이다.” -제2경춘국도사업이 탄력을 받고 삼악산로프웨이도 2021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서울~춘천을 잇는 제2경춘국도가 개통되면 춘천 생활권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까지 1시간 남짓 걸리는 시간대가 40분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초 2022년쯤 착공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당겨서 2021년쯤에는 착공될 전망이다. 벌써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레고랜드, 컨벤션센터 추진과 함께 제2경춘국도가 개통되면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의 정주권은 물론 관광객 등 춘천을 찾는 유동인구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2경춘국도가 춘천에서 화천과 양구 등으로 이어지며 북방경제의 새로운 루트 효과까지 기대된다. 삼악산로프웨이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시켜 수년 내 개방되면 의암호를 중심으로 한 춘천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춘천을 시민이 주인이 돼 문화와 예술, 관광이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이재수 춘천시장은 첫 非춘천고 출신… 靑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지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보좌진 중 한 명으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농어민위원회 총괄본부장과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강원포럼 공동대표, 춘천국제인형극제 이사장, 민주통합당 춘천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 시민통합당 춘천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 춘천지역농업연구소장, 춘천문화도시연대 대표, 봄내생활협동조합 이사장, 6·7·8대 춘천시의회 의원과 춘천시의회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지난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춘천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춘천시 역사상 처음으로 비춘천고 출신 춘천시장이다.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강원고와 강원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농업경제학 박사를 수료했다.
  • 미국, 중국 수출품에 25% ‘관세 폭탄’…중국 “보복 조치 나설 것”

    미국, 중국 수출품에 25% ‘관세 폭탄’…중국 “보복 조치 나설 것”

    트럼프, 협상도중 대중 관세율 올리고 추가 관세도 예고…무역전쟁 ‘시계제로’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1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사전 예고된 조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투하를 막판에 자제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미국은 사실상 이번 조치로 중국의 대미 수출품의 절반 가량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게 됐으며, 중국은 즉각 보복하겠다고 공언해 미중 양국이 이번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양측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이날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2000억 달러(약 235조 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700여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9월 10% 관세 부과가 시작된 중국산 수입품이 그 대상으로 미국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컴퓨터 및 부품,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가구, 자동차 부품, 의류, 장난감 등 광범위한 소비재를 망라한다. 다만 인상된 관세는 10일 0시1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 이후 중국을 떠난 제품에 적용된다. 중국산 화물이 미국 항구로 들어오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3~4주 정도라 그만큼 미중 협상단은 시간을 벌게 된 셈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25% 관세율 적용하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 2500억 달러 어치…사실상 절반 하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이 2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총 2500억 달러가 됐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 수출 총액은 5395억 달러로 이번에 25%로 균일화한 관세는 사실상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의 절반 가까운 몫에 적용된 셈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7월 340억 달러, 8월 16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이때는 반도체를 비롯해 중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 프로그램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제품들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2000억달러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면서 이 관세율을 올해 1월부터 25%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미·중 양국이 협상을 이어가면서 인상 시점은 여러 차례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말 ‘9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관세율 인상은 3월로 미뤄졌고, 이후 고위급 협상이 진전되면서는 무기한 보류됐다. 그러나 봉합 국면에 들어섰던 협상이 급격하게 냉각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시진핑 친서 받았다”고 밝혀 봉합 기대감도…3250억弗 어치에 추가 관세도 예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9일 오후 워싱턴 USTR 청사에서 협상을 벌였으며 10일 이를 재개한다. 미국 측이 중국에 대해 합의 이행 법제화 등 핵심에서 약속을 깼다고 비난하고 중국은 미국에 유감을 표시하며 ‘반격 조치’를 예고하는 등 협상 기류는 냉랭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 전 “시 주석의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시 주석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류 부총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왔다. 합리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이 최종 결렬이 아닌 협상기간 연장 등의 최소한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무역전쟁은 당초 기대됐던 종전이 아닌 확전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되면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외에도 조만간 325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고율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던 지난해 기준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품을 포함하고도 남는 규모다. 한마디로 중국 제품 전체를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인식된다.●中 통신장비, 컴퓨터 부품 등 타격 입을 듯, 중국은 미국 농산물 등에 보복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율을 인상하기로 예고한 10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이 지나자마자 곧바로 발표한 짧은 담화문에서 유감과 더불어 보복 조치를 언급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어쩔 수 없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제11차 중미 무역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협력과 협상의 방법을 통해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물품들로는 중국 통신장비와 컴퓨터 부품 등이 거론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품목 외에도 금속제·목제 가구, 정지형 변환장치, 비닐타일 바닥마감재, 나무골격 의자, 자동차 부품 등이 규모로 볼 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율 관세가 전체 중국 제품으로 확대될 때는 휴대전화기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트북컴퓨터, 장난감, 비디오게임 콘솔, 컴퓨터 모니터, USB 등 저장장치도 관세에 직면하는 규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미국 관세에 대항해 대두와 같이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여러 비관세 조치도 대책으로 거론하고 있다. ●전면전 때는 미국 경제성장률 0.8%P 줄고, 중국은 1.5%P 가량 줄어들 듯 고율 관세를 치고받는 무역전쟁의 재발로 미국과 중국은 모두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으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019년 4분기까지 0.8%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25% 관세를 중국수입품 전체로 확대하고 중국의 보복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때는 내년 4분기까지 미국 경제성장률이 2.6%포인트 깎이고 미국 내 일자리 30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 대미 수출품에 25% 관세가 적용될 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 은행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을 1.6∼2%포인트 정도로 내다봤다. 홍콩에 있는 은행 바클레이스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오르면 향후 12개월간 중국 경제성장률이 0.3∼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재개 앞두고… 美, 中 철강 휠 덤핑 판정

    미국과 중국이 다음주부터 2주 연속 고위급 무역협상에 다시 나선다. 지난 1일 미중 정상이 합의한 ‘90일 휴전’ 기간 만료 후 열리는 첫 고위급회담이다. 미중은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는 28~29일 베이징에 이어 다음달 3일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을 대표로 하는 미 협상단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하며, 이어 중국의 협상 사령탑인 류허 부총리가 다음달 3일 방미한다. 미중이 2주 연속 고위급회담에 나서면서 합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류 부총리의 방미 시점은 세계 양대 경제국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며 류 부총리의 방미가 합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이 보조금 지급을 통해 철강 휠을 공정 가격 이하로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최종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제무역위원회(ITC)가 이에 따른 자국 관련 업체들의 피해를 인정할 경우 앞으로 5년간 중국산 철강 휠에 상계관세가 부과된다. 상계관세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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