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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남북 총리회담」을 보고/“북의「대화창구 2원화」시도 안될말”

    ◎구속자 면담등 재야접촉 요구에 실망/TV등 상호개방,민족공감대 넓혀야 온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남북 고위급회담도 평양손님들이 넘어왔던 휴전선을 다시 넘어감으로써 막을 내렸다. 북측 사신들을 떠나 보내는 남쪽의 마음은 허전하고도 허망함으로 교차하였다. 비록 40년 전에는 서로 피투성이가 되어 뒤엉켜 싸웠고 그후에도 숱한 대결과 갈등속에 맞서왔지만,한핏줄을 나눈 동족이라는데서 먼 발치서나마 아쉬움으로 허전했다. 북한측 대표단의 도착성명,연형묵 북한총리의 첫날 만찬장 답사,둘째날과 셋째날의 회담내용 등을 지켜보면서 좌절과 허망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남북화해와 통일에 이르는 양측의 입장이 너무 엇갈려 표출되었고,북한의 기본노선에는 40년전이나 지금이나 털끝만큼의 변화도 없음이 노정되었다는 데서 그렇다. 다만 노태우대통령이 북한측 대표단과의 면담자리에서 김일성주석에게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고 하는데,거기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고자 한다. 뭔가 돌파구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의도하는 것은 남북 접촉창구의 이원화에 있다. 하나는 총리를 정점으로 한 행정부와의 접촉이고,다른 하나는 재야세력과의 접촉 그것이다. 이같은 북한측의 접촉 이원화 시도는 그들의 서울 도착성명에서부터 노출되기 시작,3박4일동안의 언행을 통해 드러났다. 북측 대표단의 대변인인 안병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사무국장은 도착성명을 통해 대뜸 남한의 각계 지도급인사및 구속자 등을 만나겠다고 주장하였고 그같은 주장은 평양의 기자를 비롯 수행원들의 끈질긴 요구에서도 반복되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두 갈래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은 북측 대표단의 구성에서도 뚜렷하다. 7명의 북한측 대표단원중 핵을 이루는 대변인이 다름아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이 아닌가. 조평통은 주지하다시피 지난번 범민족대회 당시 남한의 전민련과 전대협만을 상대로 행사를 치르려 했던 북한의 남조선통일전선기구이다. 남한의 재야단체들과의 통일전선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조직체이다. 바로 저와같은 조평통이 남북 고위급회담의 주요 멤버로 끼여 있다는 것은 북한의 회담전술을 시사하기에 족하다. 고위급회담에 임하면서 재야세력들과의 접촉을 획책하는 접촉의 이원화를 뜻한다. 남한측은 대표단을 전부 행정부 인사들로 짰다. 자유총연맹이나 민족통일중앙협의회와 같은 민간기구 대표는 한사람도 넣지 않았다. 이러한 대표구성은 한국측의 회담에 임하는 태도를 반영한다. 고위급회담을 남북 두 정부간의 협의창구,그것 이상으로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한측은 북한측 대표단의 명단이 넘어왔을 때 조평통 서기국장의 자격을 따졌어야 옳다. 4천2백만 국민의 장래를 결정할 통일 대화는 처음부터 명백히하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한 양측은 둘째날 털어놓은 기조연설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분명히하였다. 여기서도 두 당국자들의 견해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갔다. 남한측은 선 교류 긴장완화­후 군사대결구조 해소의 원칙을 계속 주장한 데 반해,북한측은 선 군사대결 해소ㆍ남한통일체제정비­후 교류 긴장완화 등식을 고집하였다. 강영훈총리는 기조연설에서 남북한의 동시 개방과 교류를 요구하였다. 강총리는 남북한의 상호 체제인정,자유왕래,다각적 교류,사회개방 등을 제안함으로써 양측의 동시적 개방과 교류를 역설하였던 것이다. 여기에 반해 연총리는 북한은 폐쇄한 채 남한만의 개방을 주장하였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쌍방간 폭넓은 교류의 필요성을 인정은 하지만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한 「기초위에서만 운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거부했다. 북한을 결코 개방할 수 없다는 대목임이 분명하다. 이어 그는 남한의 미군 철수,국가보안법 철폐,「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방북구속인사 석방 등을 요구하였다. 이것은 남한 사회를 북한 뜻대로 개방하라는 주문 사항이다. 이렇게해서 「역사적」인 남북 고위급회담은 서로 의견이 「필사적」으로 대결되어 있음을 「최초」의 고위급 입을 통해 재확인해 주었다. 양쪽의 대결의 골이 얼마나 깊은가를 새삼 통감케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남한쪽의 입장은 70년대의 남북대화때보다 크게 여유를 보였고 달라졌다는데 일말의 기대를 걸어본다. 70년대나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남쪽의 북한을 상대로 체제개방과 자유왕래를 제안하고 나섰다는 것이 그것이다. 남북화해와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진일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북한측의 기조연설속에는 변화의 조짐이 전혀 포착될 수 없었다. 6ㆍ25이후 그대로 굳어있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김일성주석이 집권하고 있는 한 그리고 개방화 민주화되지 않는 한 북한의 1인 신격화나 대남 통일노선에는 본질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 바탕한다. 여기에 남북통일 접근의 한계가 있다. 김주석이 버티고 있는 한 상호 호혜원칙에 입각한 합리적 접근이란 기대할 수 없다는 한계가 그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통일접근을 위한 노력마저 아예 포기할 수는 없다. 남한이 국가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남북화해의 기반을 앞장서서 착실히 다져갈 수밖에 없다는데서 그렇다. 이를위해 남한은 은밀한 대북 경제지원같은 것을 추진해야 하고 북한의 TV 라디오 신문 등을 일방적으로 개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어쨌든 역사적 남북 고위급회담은 의견대립으로 끝났다. 그러면서도 분단 두 정부의 총리가 공식회동하였고 이 나라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총리가 악수를 나누며 의견을 교환하였다. 뭔가 기대를 가져 보고자 한다. 서로 상대편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부터 찾아내 접근되어야 함을 끝으로 덧붙여둔다.
  • “대북 관계개선” 전언의 함축(“새 전개” 남과 북:1)

    ◎「정상메시지」,남북 풍향의 새 가늠자로/“조속히 만나자” 간절한 희망 피력/“동구식 「붕괴시나리오」 불원” 전달한 듯/차관제공ㆍ금강산개발 등 경협도 포함 향후 남북관계의 풍향은 6일 노태우대통령이 북한 김일성주석에게 보낸 메시지에 대해 북한측이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 같다. 이는 노대통령이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남북 고위급 1차 서울회담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전원의 접견에 앞서 연형묵정무원총리를 별도로 만나 남북 관계개선에 따른 「상당히 중요한」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데서 연유한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대김일성메시지」에 담긴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당시 면담에 배석했던 노재봉비서실장과 김종휘외교안보보좌관이 일체 입을 떼지 않고 있어 정확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다만 노대통령이 평소 참모들에게 『북한의 체제성격과 의사결정 구조상 김일성을 움직이지 않으면 관계개선의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없다』고 말한 점이나 『북한이 동구에서처럼 급속하게 변하면 오히려 한반도에서 전쟁의 발발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체제를 안정시키고 발전에 도움을 주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온 점으로부터 몇가지를 추출할 수 있다. 우선 김일성주석을 서울에서든 평양에서든 빠른 시일내에 한번 만나자는 간절한 희망을 솔직하게 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남북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고 밝힘으로써 시인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연총리가 먼저 『경애하는 김일성주석께서 노태우대통령각하께 안부의 말씀을 전하라는…』이라며 김주석의 안부를 전하자 곧바로 이어 『김주석께 나의 각별한 안부를…』이라고 화답했다. 노대통령은 접견이 끝난 뒤 연총리에게 『김주석 내외분께 나의 조그마한 뜻으로…』라며 자신의 자필서명이 든 십장생도자기와 칠보보석함을 김일성주석 내외에게 전해주도록 당부했다. 이같은 의전내용은 우방국 정상간의 우의교환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노대통령의 이러한 배려는 비록 상호체제를 공식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대국으로 치부하고 있는 현재의 남북관계이지만 현실적으로 남북한정부의 최고책임자이자 통치자인 자신과 김주석간에 『더이상 적의를 품지말자』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대통령은 김주석과 만나자는 말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체제가 안정적으로 승계되고 내외적으로 어려운 북한의 경제를 호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쪽에서 희망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달해달라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고위소식통도 이번 면담이 있기 직전 노대통령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세습체제의 붕괴를 진정으로 원치 않고 있으며 우리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방식으로 동구공산주의 붕괴시나리오가 적용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은 뜻이 「청와대 예방」시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노대통령의 연총리 단독면담은 정확히 18분간 이뤄졌기 때문에 주로 총론적인 면에서 메시지가 구술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일부 구체적인 각론도 곁들였을 것으로 관계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이 가운데는 ▲경제협력 ▲막후채널 복원 ▲팀스피리트훈련문제 등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단독면담에는 북한측의 최봉춘책임연락관이 기록원 자격으로 배석해 노대통령의 「말씀」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속도로 기록했는데 메모노트를 여러장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상당한 분량의 메시지가 구술됐다는 면에서 이같은 각론의 언급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경협문제와 관련,북한의 경제실상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노대통령으로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기 때문에 그 핵심을 찔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핵심」이 북한의 외화부족이라고 할 때 차관제공 용의를 피력했을 것이란 점에 별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북한을 도와줄 때는 절대 그들의 자존심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고 평소 강조해온 노대통령의 소신을 감안한다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비밀차관」일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북한은 최근 그들의 최대 교역국이자 원조국인 소련이 그동안 국제가격의 절반수준으로 제공해주던 원유를 내년부터 국제가격으로 하고 그 대금도 국제결제통화인 경화로 결제해줄 것을 이미 통보함으로써 가뜩이나 외화부족에 고통을 받고 있는 그들에게 2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또 얼마전 프랑스의 모간그린펠드은행은 북한이 계속 빚을 갚지 않자 법원에 제소,프랑스 영내에 들어오는 북한의 자산에 대한 차압조치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제협력의 방안으로 우리 대표단이 공식제의했던 것이지만 금강산ㆍ설악산 공동개발을 통한 북한의 관광달러획득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강조하면서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이 대표단 전원을 접견했을 때 남북간 경제교역을 강조하자 연총리는 『우리에게 특별히 아쉬운 것은 없으나 인력이 달려 지하자원을 개발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고 김정우대외경제사업부부부장은 『앞으로 조건이 잘 맞아 그런 관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 비춰 북한측은 내심 우리와 경제협력을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팀스피리트훈련문제에 대해서는 남북 군축협상차원에서논의할 성격이지만 북한이 휴전선에 공격형으로 전개한 군사력의 배치를 후방전개의 방어배치로 전환하는 것과 상응하여 매년 일정규모로 축소해나갈 수 있다는 시사를 했을 것 같다. 또 남북간의 공식대화를 측면지원하고 예상되는 낙관을 사전에 조정하기 위해 노대통령과 김주석이 특별지명하는 인사로 연결되는 막후채널을 설치하자는 내용도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6공들어 「박철언­한시해」 채널이 한동안 가동되었으나 현재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같은 관측이 가능하다. 노대통령의 대김일성 메시지는 2차 평양회담후 남북간에 어떤 관계개선 성과가 나오느냐를 분석,유추하면 그 내용을 어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관계진전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내용은 상당기간 베일속에 감춰질 수밖에 없다.
  • 남북한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다시 평양에서 만납시다(사설)

    민족분단 최초의 남북한 총리회담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양 정부당국간의 공식적인 첫 접촉이라는 의미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그 상징성은 한반도의 두 정부당국은 한 정부당국으로 통합될 수 있고 타의에 의해 분단된 민족은 어느 때라도 통일될 수 있다는 당위성의 바탕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분단사상 첫 총리회담은 그런 측면에서 전민족적 기대와 관심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 총리회담은 또한 지금까지 끊임없는 대치와 대결을 거듭해온 남북한의 공식적인 기본입장과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방안이 각기 잘 정리되어 천명된 계기도 되었다. 그것을 압축하면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실시」가 된다. 한반도 남북문제에 있어 지금까지의 모든 갈등과 모순,앞으로의 방향은 기실 이들 두가지 과제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남북한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은 서울 대좌에서 바로 이 과제에 접근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총리회담은 정치ㆍ군사ㆍ경제 등 모든 분야별로 양당국간 접촉의 길을 터주었을 뿐이다. 총리회담의 양쪽 기조연설은 앞으로의 당국간 실무협상의 형식과 내용을 규정지어준 것이다. 이번 총리회담의 가장 큰 합의사항이라면 바로 그것이 될 것이다. 서울의 남북한 총리회담은 궁극적인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최고위당국자로서 책무를 갖는 남북한 정상회담에 이르는 길목으로서의 의미 또한 크다. 남북한 정상회담이야말로 남북한 문제의 모든 것을 포괄하고 규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명분과 궁극적인 해결형식의 하나가 될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에 대한 연형묵 북한정무원총리의 예방은 남북한 정상의 각기 고위당국자들을 통한 공식적인 「교환」일 수 있다. 멀고도 험했던 남북대화와 교류,통일에의 길이 이제 여기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남북한은 지금까지 이념과 체제의 대립,다시 말해 정치ㆍ군사ㆍ사회적으로 분단되어왔다. 그 정치적 분단속에서 민족의 이질화현상은 심화되었다. 남북한 주민들은 이번 서울 총리회담을 통해 남북한은 「먹고 먹히는」 이민족이 아님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민족만 하나로 뭉쳐있으면 정치적 통일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통일에 접근하는 정책과 자세에서 뚜렷한 입장 차이가 잘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리회담은 「새로운 시작」으로서 뿐 아니라 당장이라도 뭉칠 수 있는 같은 민족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총리회담에서 전과 다르게 느낀 것은 양쪽의 이념이나 체제의 벽이 과거처럼 육중한 무게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산가족을 포함한 남쪽의 동포들은 한쪽이 다른쪽에 사상과 제도를 강요하는 것을 결국 대결과 충돌을 가져오며 민족적 재난을 면할 수 없게 된다는 북한 연총리의 연설대목을 기억하며 지켜볼 것이다. 양쪽 당국의 대표들도 겸허하고 진솔했다. 인내도 했고 양보도 했을 것이다. 그것이 평양으로 이어지고 다시 서울로 연결되기를 동포들은 바라는 것이다. 서울과 평양에서 각기 정상회담이 있는 어느날 남북한 동포들은 휴전선을 통해 남과 북으로 오갈 것이다. 민족적 자신감과 긍지에 비춰 그것은 가능하다. 그것을 확신하며 우리는 북한대표단 일행을 전송하는 것이다.
  • “불가침선언ㆍ경협 등 공동인식은 성과”/외국기자가 본 총리회담

    ◎「부분합의」 거쳐 「포괄적 합의」 나올 것/「선신뢰구축,후협상」이 가장 바람직/북한사람들 과거보다 훨씬 우호적 남북 총리회담을 취재하고 있는 1백20여명의 외신기자들은 이번 서울 회담이 남북한의 관계개선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양측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회담을 취재하고 있는 외국기자들의 평가와 전망을 들어본다. ◇존 리딩(영 파이낸셜타임스 서울특파원)=남북 총리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으리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북한측의 제의가 과거 2∼3년 동안 주장해온 평화제의에서 큰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남북대표가 서로 만나 입장을 확인하고 평양회담에서 또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대표들이나 수행원 취재기자들이 과거 남북회담 때보다 훨씬 유연하고 우호적인 태도이어서 판문점에서의 긴장되고 딱딱한 느낌과는 다른 것이 인상적이다. 북한측이 과거에는 미군의 철수와 핵무기철거를 강하게 요구했었으나 이번에는 2∼3년 만이라도 팀스피리트훈련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도 조금은 후퇴하고 삼가는 입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없다고 해도 불가침선언이나 경제협력원칙에 서로 대화의 필요함을 인정하고 평양회담 개최에 합의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볼 수 있겠다. ◇라몬 산타우라리아(스페인ㆍ스페인통신 도쿄지국장)=남북한의 입장이 달라 통일에는 오랜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 총리회담도 독일통일과 동서화해가 없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군축문제에서 첫번째 단계는 상호신뢰구축 단계라고 생각한다. 휴전선부근에 중무장배치된 남북 양측 군이 서로 신뢰의 바탕위에서 후방으로 이동하고 대치관계가 해소된 뒤에야 진정한 남북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제 북한기자가 외신기자실에 와 서울의 소감을 듣고 싶어 함께 백화점에 가자고 했더니 혼자 개인행동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임을 실감했다. ◇나가모리 요시다카(영수량효ㆍ일본ㆍ마이니치신문 서울지국장)=한반도의 통일협상진행 과정은 양측이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는 점에서 상호간 무력충돌 경험이 없는 독일통일과정과는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양측에서 전후세대가 크게 늘어나 점차 통일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이번 1차회의를 지켜본 결과 한국측은 경제ㆍ문화 교류 등을 통해 상호신뢰를 쌓아 정치ㆍ군사대결의 종지부를 찍자는 입장인 반면 북한측은 정치ㆍ군사협상을 선행한 뒤 이것을 토대로 문화등 각 방면의 교류를 확대하자는 입장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신뢰감만 쌓게 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커다란 합의를 도출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회담에서도 이산가족들이 고령이라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적십자회담재개ㆍ이산가족상봉 정도만이라도 합의하면 큰 성과라고 하겠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포괄적인 합의를 쉽게 이룰 수 없다 하더라도 화해분위기 속에 회담을 계속하겠다는 합의만 이뤄진다면 앞으로계속되는 회담에서 부분적 합의가 축적돼 언젠가 포괄적인 합의가 가능하리라 본다. ◇존 매클레인(영 BBC방송기자ㆍ프리랜서)=분단이후 45년만에 남북의 총리가 한 자리에 앉아 현안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의 양측관계에 있어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회담진행과정을 지켜볼때 아직도 양측간의 입장차이가 현격하다는 것을 느꼈다. 유럽인의 시각에서 남북의 통일접근방식을 대화초기 동서독의 그것과 비교해 볼때 여러 면에서 달랐다. 동서독 보다는 신뢰구축면에서 미약한 단계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어제(5일) 남북 양측의 기조연설내용은 별로 새로운 것이 없어 보였다. 그동안 양측이 주장해온 내용들의 종합판이었다는 생각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양측의 현격한 입장차이 때문에 당장의 구체적이고도 진보적인 합의는 없는 것이 확실시 된다. 그러나 앞으로도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만나서 이야기해야 한다. 북측은 이번 서울회담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 점을 잘 알고있는 남측으로서는 어떻게든 10월 중순에 개최예정인 평양회담의 개최보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회담이 개최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동서독처럼 고위급회담이 계속 지속될 경우 몇년 안에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에의 길은 남북이 대화로 도출해 내야만 한다. ◇클라우스 H 아르퍼트(독일텔레비전 방송협회 도쿄지국장)=동서독의 통일과 남북한의 대화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인 여건이 달라 전혀 비교할 수 없다. 동서독은 전쟁이 없었고 70년대부터 인적교류가 이루어져 한민족의 두개 국가라는 의식이 없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물론 전화가 개통되어 있으며 친ㆍ인척이 자유로이 편지를 주고 받고 선물을 교환하는등 동ㆍ서 장벽이 부분적으로 없었기 때문에 국경에 대한 개념도 남북한의 분단선과는 다르다. 남북 총리회담을 보고 한국은 지금부터 어려운 길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통일까지 상호체제 인정 강 총리/단일의석으로 유엔 가입 연 총리

    ◎DMZ 평화이용 동시 제의/남북총리,기조연설 이견 못좁혀 분단 45년만에 최초로 남북한 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역사적인 남북 고위급회담 제1차회담이 5일 상오 10시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 그랜드샐라돈볼룸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강영훈국무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남북이 더이상 대결적대 하는 상대가 아니라 공동번영을 향해 협력하는 동반자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남북간 사회개방과 교류협력을 넓혀 민족공동체의 사회ㆍ문화ㆍ경제적 기반구축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하고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안ㆍ다각적인 교류협력실시방안ㆍ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방안 등을 제시,이에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측 연형묵정무원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문제는 먹고 먹히는 문제로 보거나 자기의 것을 남에게 강요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면 북과 남의 대결은 더욱 조장되고 통일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정치적 대결상태해소방안 6개항과 외군철수 및 군축방안 4개항 등을 제시했다. 본회담 기조연설에서 남북총리가 제시한 방안 중에서는 군사훈련 상호통보ㆍ고위군사당국자간의 직통전화설치ㆍ단계별병력감축에 상응하는 군사장비축소폐기ㆍ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ㆍ불가침선언 등의 내용이 공통적이었다. 강총리가 제안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합의서안은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룰 때까지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존중하고 ▲상호비방 중지및 내정불간섭 ▲의견대립과 분쟁의 당국간 대화ㆍ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상대방 파괴ㆍ전복행위 포기 ▲자유왕래ㆍ사회개방 및 민족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한 공동노력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감축 ▲국제무대에서의 경쟁ㆍ대결중지 ▲휴전체제의 평화체제전환 등으로 돼 있다. 강총리는 정치적 신뢰구축조치의 일환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지명공격ㆍ비방ㆍ중상ㆍ전단살포 및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중지 ▲남북간 신문ㆍ라디오ㆍTV 및 출판물의 상호개방 ▲서울과 평양에 상주연락대표부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강총리는 또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으로 ▲군인사의 상호방문및 교류실시 ▲군사정보의 상호공개ㆍ교환 ▲특정규모이상 군부대의 이동및 기동훈련사전통보,상대방 초청ㆍ참관(91년1월1일을 기해 여단급이상 기동부대및 기동훈련에 대해 45일전 통보) ▲남한 국방장관과 북한 인민무력부장간의 직통전화 설치ㆍ운영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 등을 제시했다. 강총리는 이같은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남북 불가침선언의 채택을 제의했다. 이어 연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가입문제,문익환목사ㆍ임수경양 등 방북구속인사의 석방,팀스피리트훈련의 중지 등은 긴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연총리는 또 정치적 대결상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상호비방 중지 ▲통일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적ㆍ제도적 장치의 제거 ▲남과 북을 갈라놓고 있는 물리적 장벽의 제거(콘크리트장벽) ▲각 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왕래와 접촉 실현 등 6개항을 제시했다. 강총리와 연총리는 이날 하오 숙소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민속공연 관람을 위해 워커힐호텔로 이동하는 승용차에 동승,20여분 동안 단독요담을 가졌다. ○주요제의 내용 서울측 ①남북상호체제 인정ㆍ비방 중지 ②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 ③이산 자유방문ㆍ대교류 실현 ④남북한 직교역ㆍ자원 공동개발 ⑤신문ㆍ라디오ㆍTV 상호 개방 ⑥서울ㆍ평양 연락대표부 설치 ⑦남북 국방장관 직통전화 설치 ⑧비무장지대 평화적 목적 이용 ⑨남북군사력 동수로 균형감축 ⑩남북한 불가침선언 채택 ⑪남북 정상회담 개최 추진 평양측 ①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③북남 단일의석 유엔공동가입 ③정당ㆍ단체ㆍ각계 자유래왕 실현 ④방북인사 조속 석방 ⑤팀스피리트군사훈련 중지 ⑥비무장지대 평화지대로 전환 ⑦고위군사당국 직통전화 설치 ⑧30만→20만→10만 3단계 감군 ⑨미군철수ㆍ한반도 비핵지대화 ⑩북남 군사공동위 운영 ⑪불가침선언ㆍ평화협정 체결
  • 남북한 총리회담 기조연설

    ◎강영훈 총리 연설 요지 이제부터 나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귀측도 잘 알다시피 남과 북의 예비회담 대표들은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문제」를 본회담에서 토의ㆍ해결해야 할 의제로 합의ㆍ채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남북 쌍방 당국이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와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쌍방 정부 당국이 앞장서야 합니다. 만약 쌍방 당국이 대결적 자세와 적대적 태도를 그대로 견지해 나간다면 남북간의 관계개선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민족적 화해와 평화통일도 이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 당국은 마땅히 대결이 아니라 화해의 자세로,적대가 아니라 협력의 정신으로 민족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쌍방이 상호체제인정과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호 관계를 개선하며 그 기초위에서 통일을 향한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일입니다. 나는 이러한 입장에 따라 남북의 쌍방 당국을 대표하는 고위책임자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 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합의서(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바입니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 남과 북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본 사항에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통일을 이룰때까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며 존중한다. 2.남과 북은 상대방을 비방ㆍ중상하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며 상대방 내정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3.남과 북은 상호간에 야기되는 의견대립과 분쟁을 당국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4.남과 북은 상대방을 파괴ㆍ전복하려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 5.남과 북은 자유로운왕래와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실현하고 사회를 개방하며 민족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6.남과 북은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무력대치상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군비감축을 실현해 나간다. 7.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의 불필요한 경쟁과 대결을 중지하고 서로 협력하며 민족의 이익과 자존을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8.남과 북은 현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1990년 월 일 대한민국 국무총리 강영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 연형묵 나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이러한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할때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 합의한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가 쉽게 풀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1천만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상호방문과 재결합을 실현하는 것은 분단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절박한 과업입니다. 이러한 인도주의 사업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결코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있는 남북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상과 같은 입장에서 교류 협력 실시에 관한 10개항의 우리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방안◁ 1.흩어진 가족ㆍ친척들을 찾아주며 이들의 자유로운 방문과 재결합을 조속히 실현한다.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은 즉각 실현한다. 2.설날,단오,광복절,추석 등 민족 명절과 기념일을 전후한 일정기간을 설정하여 민족대교류를 실현하며 고유세시풍속 민속놀이 등 문화행사를 교환 개최한다. 3.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 동포들간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상호 협의하고 이를 실현한다. 4.민족내부교류 차원에서 교역문호를 개방하고 서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교류한다. 남북간의 간접교역을 직교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거래당사자간 접촉을 주선한다. 5.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 등 제반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 대외진출과 공동 대외협력사업을 추진한다. 6.관광자원을 공동개발하고 관광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설악산∼금강산의 남북 관광코스를 연결하며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남북 공동으로 관광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외국관광객의 남북 직접왕래를 허용한다. 7.남북간에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복원하고 해로와 공로를 개설한다. 경의선은 1991년 8월15일 복원ㆍ연결토록 한다. 8.남북간에 우편물을 교환하고 전신,전화를 개통하여 모든 사람이 이용하도록 한다. 9.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통행ㆍ통신ㆍ통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다. 10.남북 경제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바 있는 부총리급을 책임자로 하는 경제협력공동기구를 설치한다. 다음으로 나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과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1.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상대방에 대한 지명공격,비방ㆍ중상,전단살포 및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일체 중지한다. 2.민족성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도록 신문ㆍ라디오ㆍTV및 출판물을 상호 개방한다. 3.상호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에 상주연락대표부를 설치한다. 4.군인사의 상호 방문 및 교류를 실시한다. 5.군사정보를 상호 공개하고 교환한다. 6.특정규모 이상 군부대의 이동 및 기동훈련을 사전에 통보하며 상대방을 초청ㆍ참관케 한다. 1991년 1월1일을 기해 여단급 이상의 부대이동 및 기동훈련에 대해 45일전에 상대방에 통보한다. 7.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고 이것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장간에 직통전화를 즉각 설치ㆍ운영한다. 8.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를 실현하며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한다. 이상과 같은 방안들을 통해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을 이룩하며 무력행사와 모든 종류의 폭력행위를 포기하는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남북간의 군비감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간의 군비감축 추진방향◁ 1.공격형 전력구조를 방어형의 전력구조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군사력을 공격형으로 편성하고 전개해 둔 채로 평화의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전력부터 먼저 감축해 나가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그래야만 기습공격 또는 전면공격에 의한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상황 동수보유원칙을 적용하여 군사력의 상호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한편의 군사력이 많고 다른 한편의 군사력이 적어 균형을 상실할 경우 전쟁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군사력을 많이 보유한 측이 적게 보유한 측의 수준으로 먼저 감축하고 상호 동등수준으로 되었을 때 동수균형감축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무기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해 나가되 상비전력감축에 상응하여 예비전력과 유사 군조직도 함께 감축해 나가야 합니다. 4.군축과정에서의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현장검증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공동검증단과 상주감시단을 구성ㆍ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5.쌍방 군사력의 최종 유지수준은 통일국가의 군사력 소요를 감안하여 쌍방 협의하에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방향으로 남북간에 군비감축이 진보됨에 따라 현 휴전체제를 남북간의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쌍방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쌍방 최고위당국자가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온 겨레가 염원하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길도 훨씬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귀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형묵 총리 연설 요지 근 반세기를 이어오는 국토의 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재난과 고통을 가져다주고 막대한 희생과 소모를 강요하였으며 대대로 화목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내부에 일찍이 없었던 가장 심각한 불신과 대결상태를 조성하였습니다. 8.15와 더불어 시작된 이 민족적 수난과 치욕의 력사는물론 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지만 역경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제때에 바로잡지 못하고 오늘까지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입니다. 조국통일에 가장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고 통일을 책임지고 성취해야 할 담당자도 우리 민족이며 통일된 조국에서 살게 될 주인도 우리 민족입니다. 나는 제1차 고위급회담이 열린 이 마당에서 쌍방 대표단이 민족앞에 지닌 공동의 책임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면서 이제부터 회담에 대한 우리의 기본립장과 의정에 따르는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일은 절대로 어느 일방에 의한 통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거듭 강조하여 온 바와 같이 조국통일문제는 본래 누구를 먹거나 누구에게 먹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으로 단합을 이룩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주의제도가 비할바 없이 우월한 제도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이것을 남측에 강요할 생각이 없으며 군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우리에게만 유리한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이러한 견지에서 본회담 의정에 대한 토의를 앞두고 쌍방 사이에 서로 모호한 점이 없도록 일치한 입장과 견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러한 입장과 견해를 구현한 다음과 같은 세가지 문제를 회담 전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원칙으로 확정하자는 것을 제의합니다. 첫째,쌍방은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를 철저히 준수한다. 둘째,쌍방은 문제토의에서 일방의 리익보다 민족공동의 리익을 우위에 놓는다. 셋째,쌍방은 회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하거나 회담의 진전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본회담의 의정으로 제기되고 있는 「북남사이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며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할데 대하여」의 테두리안에서 협의 해결할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데 가장 큰 내부적 장애요인은 호상 불신에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상대방이 자기를 먹으려 한다는 인식과 판단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북측은 남측에서 미군과 함께 북침하려 하며 이른바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어 「승공통일」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며 남측은 북측이 「남침」이나 「적화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 선차적이며 본질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리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로부터 본회담 의정의 테두리안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문제를 기본으로 토의할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1.호상 비방을 중지하며 대결을 고취하는 정치행사를 하지 않는다. 2.민족적 단합과 통일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한다. 3.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를보장한다. 4.북과 남을 갈라놓고 있는 물리적 장벽을 제거한다. 5.각 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을 실현한다. 6.국제정치무대에 북과 남이 공동으로 진출하고 협력한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서 지금 우리들 앞에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두가지 문제가 나서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유엔가입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알기에는 귀측에서는 북과 남이 유엔에 별개로 동시에 가입하거나 남측만이라도 단독으로 들어갈 것을 주장하면서 유엔가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북과 남이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나 남측만 단독으로 가입하려는 귀측의 노력이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공동의 지향에 부합되지 않으며 오히려 조국통일의 전도를 더욱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북남 신뢰조성 1.북과 남은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제한한다.①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과 군사훈련을 금지한다. ②사단급 이상 규모의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③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④자기 령내에서 외국군대의 군사연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⑤군사연습을 사전에 호상 통보한다. 2.북과 남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 ①비무장지대 안에 배치한 모든 군사인원들과 군사장비들은 철수한다. ②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모든 군사시설물들을 해체한다. ③비무장지대를 민간인들에게 개방하며 평화적목적에 리용하도록 한다. 3.북과 남은 우발적 충돌과 그 확대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한다. ①쌍방 고위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 운영한다. ②군사 분계선 일대에서 상대측에 대한 일체 군사적 도발행위를 금지한다. ▲북남 무력축감 4.북과 남은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①병력축감은 쌍방사이에 군축안이 합의된 때로부터 3∼4년 동안에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 첫단계에서는 쌍방이 각각 30만명선으로,둘째단계에서는 다시 각각 20만명선으로 축소하며 세번째 단계가 끝날 때에는 쌍방이 각각 10만명 아래 수준에서 병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②단계별 병력축감에 상응하게 군사장비들도 축소 폐기한다. ③정규무력축감의 첫단계에서 모든 민간군사조직과 민간무력을 해체한다. 5.북과 남은 군사장비의 질적 갱신을 중지한다. ①새로운 군사기술장비의 도입과 무장장비의 개발을 중지한다. ②외국으로부터 새로운 군사기술과 무장장비를 반입하지 않는다. 6.북과 남은 군축정형을 호상 통보하며 검증을 실시한다. ①무력축감정형을 호상 상대측에 통지한다. ②상대측 지역에 대한 호상 현지시찰을 통하여 군축합의 리행정형을 검증한다. ▲외국무력의 철수 7.북과 남은 조선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든다. ①남조선에 배비된 모든 핵무기들을 즉각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②핵무기를 생산,구입하지 않는다. ③핵무기를 적재한 외국비행기,함선의 조선경내에로의 출입과 통과를 금지한다. 8.북과 남은 조선반도에서 일체 외국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①남조선주둔 미군과 그 장비들이 북남무력축감에 상응하게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되도록 한다. ②미군철수에 상응하게 남조선에 설치된 미군사기지들도 단계적으로 철폐되도록 한다.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 9.북과 남은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①군사 분계선 비무장지대안에 중립국 감시군을 배치할 수 있다. ②군비통제와 북남사이에 있을 수 있는 군사상의 분쟁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쌍방 군총참모장급을 책임자로 하는 북남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 북과 남이 채택할 불가침선언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을데 대하여 확약하는 동시에 그를 위한 실질적인 담보를 예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불가침선언의 구성요소로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그것은 첫째,상대방을 반대하여 호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둘째,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데 대한 문제. 셋째,불가침의 경계선을 확인하는 문제. 넷째,상대방에 대한 외국의 침략과 무력간섭에 가담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다섯째,불가침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북과 남의 무력축감과 미군철수를 비롯한 기본적인 군사적 대책을 확인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는데서 나서는 가장 긴절한 문제는 남조선에서 진행되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다서
  • 「만찬회」서 있었던 일/황석현 북한부장(데스크메모)

    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역사적인 장면을 감회어린 심정으로 지켜봤다. 분단 이후 45년만에 북한의 정무원 총리가 처음으로 남쪽땅을 밟았다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큰 뜻을 지니고 있지만 필자에게는 40여년이나 헤어져 있던 고향이웃이 불쑥 집으로 돌아오는 것같은 감상적인 느낌이 우선 와 닿았다. 이같은 감상은 필자 뿐만 아니라 북쪽의 대표들이 휴전선이란 장애물을 걷어버리고 성큼 남쪽땅에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본 모든 이들의 한결같은 심정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올해 65세인 연형묵 총리는 퍽 건강해 보였고 환영의 꽃다발을 안겨준 어린 소녀를 붙들고 귀여워하는 모습은 인자한 우리들 할아버지의 바로 그것이었다. ○「역사적 만남」 감회 깊어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인가. 필자는 또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들어온 첫날 밤,이들을 환영하는 만찬회에 참석,북한동포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다. 이날밤 필자의 짝이된 사람은 「통일신보」 기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영상씨였다. ­나이는 50세.김일성종합대학 졸업. 아들 둘을 두었는데 큰 아들(24)은 「머리가 나빠」 노동을 하고 있고 둘째 아들(22)은 다행히 자신을 닮아 김책 공과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자랑. 생활은 그쪽 수준으로는 중상으로 괜찮은 편. 서울은 처음­.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얻어낸 그의 짧은 신상명세서이다. 보기보다는 소탈하고 사교적인 그에게 서울의 첫 인상을 물어보았다. 『말로는 들었지만 이처럼 복잡하고 공기가 탁한줄은 몰랐다. 자동차에서 뿜어 나오는 배기가스가 사람몸에는 제일 나쁜데 웬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가. 자가용 안가지기 운동을 펼쳐야 할 것 같다. 또 외국어간판이 너무 많아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간판만 보아도 남조선에는 주체의식이 없는 것 같다. 서울에 비하면 평양은 아주 쾌적한 도시이다』 ­평양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특별한 도시가 아닌가. 『그렇지 않다. 평양은 혁명의 수도이기 때문에 수준높고 재간많고 기술좋은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평양에는 이런 사람들이 다른 도시보다 많이 모여있을 뿐이다. 남조선에서도 큰기업은 질좋은 일군들을 이곳저곳에서 끌어모으고 있지 않는가. 그런 것을 뭐라고 그러던데…』 ­스카우트 말인가. 『그렇다. 말하자면 평양이란 도시가 수준높고 재간많고 기술좋은 사람들을 많이 스카우트 한 것 뿐이다』 ­동구의 대 변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대 변화라니…』 ­대 변화가 아니고 동구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거의 몰락하고 있는 사태에 대한 얘기다. 이 질문에는 박영상 기자는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그 나라들의 내부문제일 뿐 우리가 이렇고 저렇고 할 것은 못된다. 사회주의제도가 나빠서 그쪽 국가들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우리인민은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되어 있고 주체적인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우리인민은 자본주의를 원치 않는다』 ○서로 이해의 폭 넓혀야 박기자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주체사상이 얼마나 위대한 사상이며 고려연방제가 얼마나 합리적인 통일방안이며 북쪽의 군축제의가 또 얼마나 건설적인가를 역설하다가는 「왜그렇게 말귀를 못알아 듣느냐」는듯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정치적인 논쟁을 애써 피하려는 필자를 향해 『황선생은 워낙 겸손하셔서…』라면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가 이날밤 유일하게 합의한 것은 『계속 만나 대화를 나누자』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는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날 밤의 만남이 유쾌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기분나쁜 것도 아니었다. 비교적 담담한 심경이었다고 할까, 우리민족이 통일의 대업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어떤 모양새로든 서로 자주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수순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남북 총리회담은 이틀째인 5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서울회담에서는 「군비축소」「유엔 가입문제」「남북 정상회담」「경제 및 인적교류」 서로가 시각을 달리하는 많은 현안문제가 걸려있다. 이 많은 쟁점사안중 한 분야만이라도 합의가 된다면 더말할나위가 없이 기쁘겠지만 설사 모든 분야에서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해도 실망할 것은 없다. ○들뜨지말고 차분하게 서울회담에서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도 합의가 안된다면 다음 평양회담을 기대하고 그것도 안된다면 다시 서울ㆍ평양을 오가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 총리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은 이번 서울회담이 첫 걸음이라는 점을 인식,보다 폭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냄비문화」라는 속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통일문제에 관한한 냄비문화의 속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대를 하는 것은 좋지만 들뜨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서로가 일깨워주어야 한다. 과거의 숱한 회담에서 좌절을 겪었던 우리는 이제 들뜨지말고 차분하게 회담의 진행을 지켜보는 성숙된 자세를 지녀야 한다.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지만 북한 대표단에게 섭섭한 일 두가지만 얘기하고 싶다. 하나는 문익환ㆍ임수경 등 밀입북했다가 실정법에 의해 구속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는 것과 또 하나는 남쪽의 강영훈 총리는 북쪽의 연형묵 총리를 「총리」로 예우하고 있는데 반해 연총리는 강총리를 「수석대표 선생」으로 호칭하고 있다는 점이다. 밀입북했다 구속된 사람들을 만나 위로하고 싶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것이 이번 회담의 공식의도가 아니고 또 회담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런 요구는 자제해주었으면 하는 것이고 강총리에 대한 호칭문제도 북한의 기본전략 즉 「두개의 조선」 부정논리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어차피 서울에 왔고 또 노태우 대통령을 예방까지 하는 마당에 예의상으로라도 「총리」로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북측 대표단을 탓하거나 항의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총리회담을 보다 원만하게 또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면 하는 필자의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 총리회담 기조연설의 함축

    ◎“교류부터”­“군축부터”… 엇갈린 남북 입장/인적 왕래ㆍ경협 통한 신뢰구축을 강조 남/주한미군철수등 “군사력 감축”에 우선 북/「군사훈련 통보」등은 유사,접점 모색 가능성 남북한의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을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역시 예상했던대로 그 방법과 절차문제에 있어서의 양측 시각에는 많은 차이점을 드러냈다. 5일 남북 고위급회담 1차 본회담에서 우리측 강영훈총리와 북측 연형묵총리는 각기 기조연설을 통해 관계개선 기본원칙,다각적인 교류협력 일시,정치ㆍ군사적 대결해소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총체적으로 보아 남한측은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제의를 중심으로 인적 교류ㆍ경제협력ㆍ신뢰구축을 강조한 반면 북한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역점을 두면서 군축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북한은 특히 『다각적인 교류협력및 정치ㆍ군사 해결해소』와 관련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10월 유엔총회를 앞둔 유엔가입문제 ▲문익환목사ㆍ임수경양 등 방북인사의 석방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제기하고있다. 이러한 3가지 문제가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의 전제조건인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여기에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음을 연설문맥을 통해 알 수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금년에 유엔 동시가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한 단독가입이라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우선 막아보자는 의도에서 구체적 실현방안도 갖추지 않은 「단일의석 공동가입」을 들고나왔던 것이다. 방북인사 석방 주장은 남한내의 재야와 운동권을 부추기기 위한 그들의 정치적 필요성 때문으로 보이며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는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6일의 비공개회의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쌍방의 토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만약 북한측이 고위급회담의 선결조건으로 2차 평양회담 개최와 연계시킬 경우 앞으로의 회담전도는 매우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측이 「전제조건」화하지 않을 경우 우리측도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 같다. 가령 남한 단독 유엔가입의 일단 유보후 유엔문제의 계속 논의,일부 방북인사에 대한 인도적 고려및 남북한 법적 문제의 상호개선,팀스피리트훈련 규모의 단계적 축소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간에 실현방법이나 절차에 가장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사항은 군축문제로 남측이 「선신뢰구축 후군축」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북한측은 「우선 군비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남한에서의 핵무기 존재를 전제로 핵무기 즉각 철수,한반도의 비핵지대화,북남 무력감축에 상응한 미군의 단계적 완전철수를 평화보장장치 이전에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측은 정치적ㆍ군사적 신뢰구축 후 군비감축 직전에 남북한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하는 반면 북측은 군축을 실시한 후 불가침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측은 군사력의 상호 동수보유,동수 균형감축원칙아래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북한은 「외국무력 철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군축합의로부터 3∼4년안에 각기 10만명으로 병력을 줄이자는 등 다분히 선전성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은 군사적 신뢰조성문제와관련하여 몇가지의 유사한 제의를 하고 있어 군사적 대결해소의 가느다란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예를들어 ▲군사훈련의 상호통보 ▲쌍방 고위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운영 ▲비무장지대의 군사시설물 철거및 평화적 이용 등은 양측이 똑같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군사적 대결상황의 해소에 대한 남북한의 「기본틀」이 다르기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의 의견접근 없이 지엽적인 문제만의 합의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역시 의문점이 많다고 하겠다. 남북간의 다각적인 교류ㆍ협력문제에 관해 우리측은 60세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금강산ㆍ설악산 공동개발,관광합작회사 설립,통행ㆍ통신ㆍ통상 등 「3통협정」 체결,경제협력공동기구 설립 등 매우 구체적인 제의를 내놓았다. 이에비해 북한측은 정치ㆍ군사적 대결이 해소되어야 협력과 교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극히 간단한 원칙만을 언급하고 있어 그들이 이 문제에 관해 매우 소극적임을 입증해주었다. 더욱이 우리측은 남북대화나 교류의 창구가 「책임과 권한이 있는 쌍방 정부당국」이어야 하며 창구는 단일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나 북측은 정당ㆍ사회단체ㆍ각계각층이 자유롭게 참여해야 하며 창구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교류문제가 원초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측은 남북간 대화방식을 「당국ㆍ정당수뇌ㆍ사회단체 연석회의」로 고수하고 있어 우리 정부를 실체로 공식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 그들이 이른바 대남 통일전선전략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남북한간에는 분단 45년이 만들어낸 불신의 골이 엄청나게 깊기 때문에 이제 막 시작된 남북 총리회담에서 당장 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 양측의 상당한 시각차이에도 고위급회담이 서울ㆍ평양을 오가며 계속된다면 관계개선의 기반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남북 총리 기조연설 입장대비표 ●남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상대방 체제인정ㆍ존중 당국간 대화통한 대립ㆍ분쟁 해결 상대방 파괴ㆍ전복행위 포기 자유왕래ㆍ교류협력ㆍ사회개방 군사신뢰구축,군비감축 국제무대의경쟁ㆍ대결중지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 다각적 교류협력 실시 ▲인적 교류 60세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 즉각 실현 민족대교류 기간 설정,문화행사 교환개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의 남북 동포 교류협력 ▲경제협력 간접교역을 직거래로 전환,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및 제3국 공동진출,관광자원 공동개발및 관광합작회사 설립 철도와 도로복원및 해로와 공로개설 통행ㆍ통신ㆍ통상 합의서 채택,경제 협력공동기구 설치 ▲교류창구 책임과 권한이 있는 쌍방 정부당국간 대화창구로 단일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정치적 신뢰조성방안 서울ㆍ평양 상주연락대표부 설치,신문ㆍ라디오ㆍTV 상호개방,상호 비방중지,휴전선 확성기방송 중지 ▲군사적 신뢰조성및 군축 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후 군축(선신뢰구축 후군축),군인사 상호방문ㆍ교환군부대 이동ㆍ훈련사전통보,양측 군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군사력의 상호 동수 보유원칙,동수 균형감축 공동검증단,상주감시단 설치 운영 ▲평화보장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국제적 평화보장조치,남북 불가침선언 채택(군축이전에 실현) ▲유엔가입문제 남북한 동시가입 아니면 남한 단독가입 추진(기조연설 불언급) ●북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자주ㆍ평화통일,민족대단결(7ㆍ4공동성명)의 통일 3원칙 준수 일방의 이익보다 민족공동이익 우위 회담분위기 저해행위 금지 다각적 교류협력 실시 ▲인적 교류 정당ㆍ사회단체ㆍ인민의 자유왕래 문학ㆍ예술ㆍ과학ㆍ보건 등 부문별 공동연구ㆍ공동출연,국제무대 공동진출 ▲경제협력 경제합작과 교류실현,교통및 체신망 연결,대외경제관계에서의 협력도모 ▲교류창구 정당 사회단체ㆍ각계각층이 자유롭게 참여 창구는 다원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정치적 신뢰조성방안 상대 비방하는 정치행사 중지,민족단합배치 법률적ㆍ제도적 장치 제거(방북인사 석방),상대방 사상 신봉 자유보장 ▲군사적 신뢰조성및 군축 북남 신뢰조성,북남 무력축감,외국무력 철수,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우선 군비축소) 군사연습 호상통보,비무장지대의 군사시설 해체및 평화적 이용 군축합의 때부터 3∼4년 동안 3단계 무력축감 (30만→20만→10만명으로) 핵무기 즉각 철수,한반도의 비핵지대화,팀스피리트훈련 중지,북남 군사공동위원회 운영,미군 단계적 완전철수 ▲평화보장 미ㆍ북한 평화협정 체결,남북한 불가침선언(군축후 실시) ▲유엔가입문제 남북 단일의석 공동가입
  • 상호이해와 존중 신뢰구축부터(사설)

    남북한관계를 개선하는 일은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물론 동북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중대 과업이다. 지금 남북한은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걸고 이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한 총리회담의 토의내용은 남북한 쌍방 당국이 상호관계개선을 통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한 원론과 각론을 포괄하는 것이어야 한다. 양측은 이미 예비회담을 통해 본회담 의제를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실시문제로 합의한 바 있다. 그대로만 하면 된다. 총리회담대표단에는 양쪽 총리이외에 정치ㆍ군사분야ㆍ교류협력분야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포함되고 있다. 남북한 관계개선의 원론으로부터 각론에 이르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논의ㆍ결정할 수 있는 책무를 부여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남북총리회담은 그러니까 무엇인가 이뤄내야 한다. 민족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원칙과 구도만이라도 역사와 민족 앞에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남북문제에 접근하는 남북한의 자세와 입장은 5일 본회담의 양쪽 수석대표 기조연설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북측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가 해소되면 교류협력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남측은 교류협력의 바탕위에 신뢰를 구축해야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라는 예민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반된 입장과 접근자세를 바탕으로,게다가 실무선에서 어떤 협의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총리회담부터 갖는 이례적 접촉형태에서 기대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표들은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바로 그처럼 상호간의 다른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합의 가능한 부분을 찾아내고 그 폭을 넓혀 실무선에서의 계속 절충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일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남북한 관계에 있어 항상 지적되는 바 상호이해와 존중 신뢰의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다. 되풀이하는 얘기지만 남북문제에 임하는 남측의 기본입장이 바로 그것이다. 기조연설에서 천명됐듯이 서울ㆍ평양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함은 상호체제의 인정ㆍ존중ㆍ신뢰의 표현이다. 그 바탕위에서라야 북측이 주장하는 제반 제의에 대한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한반도문제 해결의 실질과제라 할 수 있는 군축문제만 해도 그러하다. 「우선 군축」 「남북 무력감축」 「외국무력철수」 등 북한측의 군축제의는 상호 검증방법이 없는 일방적인 선언일 뿐이다. 전쟁이란 군사력 균형에 공백이 생겼을 때 일어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북한의 군사력을 포함한 한반도 휴전선 이북의 군사상황에 비추어볼 때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미 군사력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남측은 이미 북한이 진정으로 무력통일노선을 포기한다면 주한미군사력뿐 아니라 자체 군사력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천명한 바 있다. 북한측은 한국이 왜 남북의 신뢰조성에 큰 비중을 두는지,또 불신의 장벽을 제거하려면 북한측 스스로 어떤 일을 먼저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남북한간 불신의 단서를 제공한 측은 북한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 남ㆍ북,긴장완화방법에 큰 시각차/두 총리 기조연설… 전문가의 분석

    ◎북,신뢰구축에 다소 유연성 보여 군비감축/인도적 문제,정치와 연계 안돼야 인적 교류/자원개발등 실질협력 모색 절실 경제교류/「단일의석 가입」 신중한 검토 필요 유엔가입 강영훈국무총리와 북한의 연형묵정무원총리는 5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1차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군비감축과 인적ㆍ물적 교류및 유엔가입문제 등 남북 관계개선과 직결된 문제에 대한 남북한의 입장을 각각 제시했다. 전문가들을 통해 이날 양측 총리연설에서 나타난 이들 현안에 대한 남북한간의 시각차를 짚어보고 향후 절충ㆍ타결 가능성에 대해 의제별로 진단해본다. ○군비감축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남북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방법과 절차면에서는 많은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로 남북은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러한 체제와 관련된 협정체결의 당사자면에서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한국은 군사적 실질당사자인 남북한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북한은 평화협정이 휴전협정의 후속조치라는 점에서 휴전협정의 실질당사자인 미ㆍ북한간의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는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병력과 장비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면에서는 입장을 같이하지만 그 절차와 우선순위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병력과 장비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사적 신뢰구축이 이루어져야 하며 군사적 신뢰는 정치ㆍ사회적 신뢰구축의 토대위에서 구축될 수 있는 만큼 이를위한 다각적인 교류협력이(경제ㆍ사회ㆍ문화ㆍ인적)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반해 북한은 선 미군철수 및 한반도 비핵지대화의 전제조건이 충족된 이후에 남북한의 병력을 3년이내에 10만명이하로 감축하자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31일 북한측이 제안한 10개항의 군축안에서는 기왕의 한국측이 주장해온 신뢰구축 문제에 관하여 약간의 수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관한 앞으로의 대화과정에서 약간의 기대를 가져볼 수 있다. 예컨대 쌍방 군사당국자간의 직통전화 가설문제,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군사연습의 상호 사전통보 등을 역제의하고 있는 만큼 군사적 신뢰구축에 관해서는 진전이 있을 수도 있다. ○인적 교류 북한이 국가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주체사상의 본질적인 특징의 하나가 바로 「일관성」이다. 때문에 북한은 정책의 일관성,특히 대남정책에 있어서의 원칙고수라는 측면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같은 면을 고려할 때 남북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하기 위해 「질서있는 남북간의 자유왕래와 사회개방,다각적인 교류협력」을 우선 실시하자는 우리측의 입장과는 달리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의 해소를 선결과제로 삼자는 북한의 주장은 이미 예상했던 대로다. 북한이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각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내왕과 접촉실현」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우리측이 말하는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나 민족대교류의 실현등과 같은 인도적 차원의 교류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다. ○경제교류 남북 총리회담 개최를 계기로 남북한간 경제교류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가시화되었다. 한층 성숙된 분위기속에서 열린 이번 남북한 총리회담의 실질적인 초점은 양측의 경협실마리를 찾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경제협력분야에 있어서 남북한 경협공동위 설치,남북한 직교역 및 자원의 공동개발 등 우리 정부가 제의한 다각적 교류협력 실시방안이 구체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에 덧붙여서 제조업등에 있어서 설비이전 합작사업등 보다 실질적인 경제협력 확대방안도 아울러 다루어질 수 있으면 한다. ○유엔가입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우리측은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거나 북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국만이라도 단독가입을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유엔 동시가입을 영구분단을 획책하는 음모로 보고 단일국호에 의한 단일의석 가입을 주장하고 있다. 과거 동서독이나 남북 예멘이 통일에 이르는 과정으로 유엔에 동시가입한 적도 있고 상호이념과 체제가 다른 남북한이 유엔에 단일의석으로가입하려면 유엔헌장에 대한 유권해석상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통일을 촉진시키고 남북한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시킨다는 의미에서 북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거부할 것이 아니라 대승적인 견지에서 다소 무리하더라도 일단 수용한 뒤 타협점을 모색하는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만 지금까지 남북간에 지속된 극단적인 적대관계와 상호불신등을 감안할 때 유엔의 단독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통일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만나고 얘기하고 또 만나자(사설)

    서울의 남북한 총리회담은 실로 5년 만의 공식적인 만남이다. 동포끼리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통일의 길 또한 요원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앞선다. 그러나 걱정은 아직 이르다. 이렇게 만나고 얘기하고 또 만나면 서로 이해가 깊어지고 신뢰도 커지며 그러다가 어느날 문득 이제 우선 휴전선을 헐고 양쪽이 자유롭게 왕래해보자는 단계에 이를지 모른다. 서울의 남북한 총리회담은 거기에 이르는 길목으로서도 또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먼저 판문점을 넘어 서울을 찾아온 연형묵 북한총리를 비롯한 대표단 모두와 수행원,언론인들을 한핏줄 동포로서 환영하고자 한다. 잘들왔다고 인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8월15일 45주년 광복절은 남북한이 모두 쓰디쓴 회오와 유감속에 지나갔다. 북한이 주관하고자 했던 범민족대회는 쓸데 없는 고집과 주장으로 하여 무산되고 말았다. 광복절을 전후한 민족대교류도 성공하지 못했다. 남북한 동포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화해하고 회포를 풀자던 민족적 의지와 노력은 아직 깊게 드리운 제도와 이념의 너울속에 묻히고 말았다. 오히려 양쪽의 오해와 불신의 골만 더욱 깊어지게 됐는지 모른다. 서울 총리회담에서 양쪽 대표들은 참으로 겸허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한다. 고향으로 달리는 마음을 억제하고 방북신청서를 접수시켰던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한과 실망을 달래야 한다. 그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풀어주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양쪽 대표들은 몇시간이고 머리를 맞대고 필요하다면 문을 닫아건 채 밤을 세워 비밀회담을 가져도 좋다. 양쪽 동포들이 간직한 환 고향의 소망과 민족통일의 열망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책무이다. 그들은 역사앞에 엄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양쪽의 정치와 사회,제도와 이념의 전개,통일방법론의 차이 등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민족과 통일 그 자체만 얘기하고 만남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민족적 인식」을 같이하고 건배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겸허하게 자신을 절제하여 이해하고 양보하며 상대를 믿고자 애써야 한다. 총리회담장은 절대로 선전장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서울회담에서 못다한 말들과 합치되지 않은 주장은 10월 상달 평양에서 만나 다시 하면 된다. 평양에서 못다한 일들은 다시 서울에서 해도 괜찮다.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오가는 남북의 길로 비용걱정은 말고 신변걱정도 거둬야 한다. 양쪽의 대표들이 반드시 호화로운 호텔에 묵을 필요도 없다. 어느 날엔가는 서울과 평양의 뒷골목 어느 동포집에서 민박을 해도 나쁠 게 없다. 단 한번만이라도 서로 고집을 거두고 마음을 열어 보이면 일은 풀리게 마련이다. 만남 그 자체가 한없이 좋은 것이고 얘기하는 것으로 마음을 나누면 된다. 정치ㆍ군사ㆍ경제협력문제 무엇이라도 좋다. 그 분야 모두에 걸쳐 책임있는 당국끼리 직통전화를 놓는 일 단 한가지만 합의하더라도 총리회담은 성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필코 이 기회에 한민족의 자치능력과 복원력을 되찾아야 한다. 총리회담은 그 시험대이다.
  • 유엔 “선전장” 오명 벗고 분쟁해결사로(특파원수첩)

    ◎냉전소멸따라 “평화 수호자” 부상/이란­이라크전ㆍ캄보디아내전 종식에 기여/「이라크봉쇄」 결의뒤 페만평화 중재를 기대 「실패작」「제3세계의 선전장」으로 치부됐던 유엔이 냉전 종식과 더불어 새시대의 「분쟁 조정자」「평화수호자」로 부상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의 전화를 막는 메커니즘으로 세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엔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 내전 종식문제에서도 중요한 진전을 이룩했다. 이날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간에 합의된 휴전안은 캄보디아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캄보디아에 대한 유엔관리를 규정함으로써 「지역분쟁 역사상 유엔의 가장 깊은 개입」을 예고했다. 지난달 25일 안보리의 대 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통해 과시된 유엔의 새로운 협조정신은 탈냉전시대의 미소 동반관계를 반영하는 한편 국가적 이해가 일치되면 집단행동으로 나아간다는 국제관계의 새로운 기본원칙을 확인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 유엔이 창설때부터 간직해온 평화구현의 수단이기도 하다. 이라크의 8ㆍ2 쿠웨이트 침공이후 지속적으로 채택된 5건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의 분쟁해결 중재선언은 유엔을 아라비아 반도의 전쟁방지 매체로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결의안들은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 ▲사담 후세인 정부에 대한 경제제재 ▲쿠웨이트 합병 무효선언 ▲외국인 인질화 및 외국공관 폐쇄 철회요구 ▲이라크에 대한 무력 해상봉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유엔 45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러한 연속 합의는 5대 상임이사국인 미ㆍ영ㆍ불ㆍ중ㆍ소의 권한포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미소의 안정 요구가 투영된 새로운 국제외교 환경,즉 분쟁은 세계가 하나로 뭉쳐서 대처하는 것이 돈도 덜 들고 효과적이라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미국은 유엔의 성공여부에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엔의 조치가 실패할 경우 미국은 무력으로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축출할 것인지,아니면 대규모의 미군을 사우디아리비아에서 영구히 주둔시킬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부시 미 대통령은 케야르 총장의 중재선언에 대해 『유엔이 미국의 이해에 기여한다면 유익하겠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평하면서 페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중재활동에 나선 케야르에게 「어떠한 권한도 위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부시로서는 걱정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중재활동이 실패하더라도 잃을 것은 케야르의 체면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국가수뇌들이 기피하는 일부 위험부담을 떠맡아 주는 것이다. 안보리의 대 이라크 무력봉쇄 결의안은 미국이 추진한 강경정책에 국제적인 합법성을 부여한 것이었다. 부시의 전략은 레이건의 정책과 대조된다. 부시 행정부는 유엔을 통해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을 적법화하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는 3년전 이란­이라크 전쟁중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쿠웨이트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쿠웨이트 유조선에 유엔기를 달게 하자는 소련제의를 거부했다. 세계인의 머리에 새겨진 초기 유엔의 이미지는 비토권을 행사하는 소련대사의 찡그린 얼굴과 소란스러운 안보리 회의 광경이었다. 한국전이 발발하자 사상최초의 유엔군 파병을 결의한 안보리는 소련의 보이콧 속에 소집된 것이었다. 미소 대결로 안보리의 기능이 마비됐던 냉전시대에 유엔의 중심은 실제적인 힘이 거의 없는 총회로 넘어갔고 숫적으로 우세한 제3세계 국가들은 유엔을 반서방 선전장으로 만들었다. 유엔의 변화가 시작된 것은 2년전 소련의 대외정책이 데탕트 지향으로 선회한 이후부터다. 지난 2년간 소련은 유엔의 활성화를 강력히 주장했다. 세계가 더욱 평화롭게 되어야 군비를 삭감할 수 있고 또 소련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모스크바의 판단이 유엔 강화론을 펴게 한 것이다. 어느 국제정치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날 소련에 있어 유엔은 세계무대에서 발을 빼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큰 합법성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협력분야가 늘어나면서 유엔 사무처는 지역분쟁의 해결을 돕는 역할을 확대할 수가 있었다. 케야르 총장과 그의 보좌관들은 이란­이라크 8년전쟁의 휴전을 중재했고 나미비아 독립을 감독했다. 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계획을 조정했으며 캄보디아ㆍ중미ㆍ서사하라 등의 분쟁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진전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만 사태를 둘러싼 미소 협조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초강국 미소의 이해가 일치하면 할수록 지역분쟁 해결에 유엔이 더욱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정치ㆍ군사적 신뢰 동시 구축에 치중/군축문제(남북 총리회담:하)

    ◎북측,「군비통제」 용어 첫 사용 주목/군고위층간 직통전화 개설 기대 남북한 군비통제,즉 군축문제는 남북 쌍방간에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서울회담에서 뜨거운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군축실현에 대한 남북한의 입장은 전제조건에서부터 엄청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당장 중요한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 같다. 그렇더라도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 고위당국자간의 만남을 통해,그것도 공식적인 대좌를 통해 서로의 군축안을 제시한다는 「현실」은 아무래도 긴장완화를 향한 남북관계의 또 하나의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군축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미지수이지만 우선 남북쌍방의 군축에 대한 접근시각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사실 군축은 북한이 정치선전적인 측면에서 일찍부터 제안해왔고 때문에 북한의 군축안은 「결과」로서의 군축을 강조하고 그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군축문제전문가들은 이와관련,북한이 휴전직후인 지난 55년 자신들의 당시 30만 병력을 10만으로 줄이자고 제안한 이래 30년 가까이 자신들의 병력증가에도 불구,줄곧 10만 병력으로 감축할 것을 제기해왔으나 한결같이 무기및 병력감축을 위한 정치적ㆍ군사적 신뢰구축조치,즉 군축의 과정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최근 미소의 화해로 비롯된 국제환경의 변화와 남한의 국제적 지위격상 등으로 인해 조금씩 과정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 지난 5월31일 북한 중앙인민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정무원 등의 연합회의에서 채택된 북한의 새로운 군축안(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축안)이다. 이 군축안은 ▲군사연습제한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무력의 단계적 감축 ▲군축의 상호 통보및 검증실시 ▲비핵지대화 및 외국군의 철수 ▲군축이후 평화보장체제 구축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있다. 이 군축안은 특히 미군철수및 팀스피리트훈련 중단과 같은 일관된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미군의 단계적 철수와함께 남북한ㆍ미국간의 3자회담에 앞서 2자회담,즉 남북당국간의 군축협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자못 새롭고 신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 우리측 용어인 「군비통제」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고 기존의 우리측 입장인 군사연습의 사전통보ㆍ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ㆍ쌍방군사당국자간의 직통전화설치ㆍ쌍방 군참모장을 책임자로 한 군사공동위원회 구성등이 포함돼 있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바로 이같은 측면은 남북간의 입장이 근접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이번 회담에서 논의의 진전에 따라서는 쌍방간에 합의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인다. 그렇지만 북한은 아직도 이같은 일부 긍정적인 대목에도 불구,통일전선전술에 따라 무조건적인 무력감축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군축의 선결과제인 정치적 신뢰구축을 위해 군인사 상호교류및 훈련참관,자료의 공개와 교환,그리고 공격무기의 제한 등 「군사적 수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강조한다. 유럽에서 재래식무기감축협상(CEE)이 순조로운 진전을 보여 연내타결될 전망도 따지고 보면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따른 국제계급투쟁노선의 포기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를 남북관계에 대입할 경우 북한이 「남조선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노선」을 철회할 때만 실질적인 군축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결과위주의 군축입장은 지난 7월 미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남북한ㆍ미국의 3자 군축학술회의에서도 나타났듯이 오직 「직접적인 군축을 당장 실현해야 한다」는 데 주안점이 두어진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결국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예상대로 그들의 새로운 군축안을 다시 한번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우리측은 지난 8월31일 대통령주재하에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채택한 3단계 군비통제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남북간의 직접적인 협상을 전제로 「정치적 신뢰구축→군사적 신뢰구축→군비감축및 통제」를 기본골격으로 하며 유럽의 군축협상에서와 같이 주로 정치적ㆍ군사적 신뢰의 동시ㆍ병행구축에 치중하고 있다. 우리측은 이에따라이번 회담에서 정치적 신뢰구축을 위해 ▲남북간 인적 왕래를 포함한 교류와 경제협력및 교역 ▲상호비방과 테러 및 테러지원 중지,상대방 전복기도 포기 ▲서울ㆍ평양 상주대표부 교환설치등을 제안하고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로서는 ▲군사훈련 상호통보및 참관 ▲무력불사용선언및 불가침협정 체결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설치및 군고위당국자간 직통전화개설 ▲평화협정체결을 통한 휴전협정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우리측은 또 이같은 정치적ㆍ군사적 신뢰구축이 실현되면 3단계로 상호 군사력감축을 합의하고 서로간에 사찰과 검증을 통해 이 합의의 이행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결국 한반도주변 초강대국인 미소간 군축협상의 커다란 진전,그리고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의 2,3일 평양방문기간동안 북한지도부에 대한 남북군축협상개시 종용 등 중요한 변수를 감안할 때 이번 회담에서 남북 쌍방간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끌어내기는 힘들지 몰라도 군사공동위 설치및 군고위인사간의 직통전화 개설등 초보적인신뢰구축 조치가 마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정국 정상화에 협력/김대중총재/여 성의보이면 대화 용의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1일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은 해방 45년 만에 이룩한 일대 쾌거로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회담개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그 성공을 위해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힌 뒤 정국현안과 관련,『가을정국에 들어선 만큼 난국타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평민당은 여권이 합리적인 태도로 나오면 대화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해 정국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쌍방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상호불가침협정 체결로 전쟁상태를 종식시킴으로써 평화정착을 위한 제반장치를 확실히 마련,단계적인 주한미군 철수와 군축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오늘의 「한반도 상황」 서대숙 교수 진단

    ◎“「평양 빗장」 생각보다 단단… 통일은 아직도 멀다”/북녘선 「4.19」식 급진적 변혁 기대못해/상호검증 전제되어야 군축협상 진전/통일열기 한국쪽만 “후끈”… 차분한 접근 바람직 서대숙 교수는 한국의 남북한 문제는 동서독과 다르며 통일의 길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로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를 앞두고 있어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있으며 동서 화해무드와 관계없이 북한은 주체사상을 고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북한에는 언제 다녀왔는가. ▲지난 7월6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 갔었다. 작년에는 8월말에 가서 9월초에 나왔다. 자주 다니고 보면 더 실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갔었다. ○동ㆍ서독 경우와 달라 ­통일과 남북교류에 관한 견해는? ▲나는 우리나라 통일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통일은 아직도 요원하다. 한국에서 모두 마음이 들떠 있는 것은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ㆍ글라스노스트 해서 조금 더 소련이 개방되고 소련에서 공산당을 개편하고 사회주의경제체제를 없애고 자기들도 잘 살아봐야겠다는 입장에서 변하고 있는데다가 동구 나라들이 다 공산당을 없애고 이제는 정말 사회주의국가 경제체제로는 못살겠다 하는데서 나온 것 같다. 경제적으로는 이제는 굶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그런면에서 대내적인 원인으로 이제는 먹고 자고 입고 이런 것은 모두 해결하고 대외적으로도 떳떳하게 나가고 돈도 좀 있고 이러니 이제 나라를 찾아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분으로 통일에 관한 열기가 굉장한데 우리나라의 통일이라는 것은 남한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북이 관련돼 있다. 그러니 이북하고 이남하고 같이 하지 않고서는 통일이라는 것이 안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남한에서 이북을 너무 모른다. 이북이 어떻게 돌아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괜히 혼자 흥분하고 있다. 이북에서는 아주 완고하게 자기주장을 말하는 그런 곳이다. 지난 해에도 평양에 가서 김일성대학 총장도 만났는데 김일성대학에서 나 아니라도 나같은 사람,외국에서 와서 반공적이 아니고 친한적이 아닌 좀더 객관적으로 남북한사정을 보는 사람들을 그곳의 학생들과 토론하게 하지도 않는다. 「우리 위대한 수령 김일성장군」의 만세를 불러야만 그곳에서 문을 열어주고 「아 이 사람은 애국자다」하는 것이지 아직은 이북이 열려져 있거나 열려지려는 태도는 아니다. 그러니까 통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남한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이북에 있을때도 그곳의 학자들과 임수경양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신들의 운동선수가 이북은 올림픽을 보이콧하는데 어떻게 몰래 남한에 가서 마라톤에서 1등을 하고 노태우 대통령 앞에 가서 인사하고 나는 고향이 평양이니 휴전선을 통해 이북으로 오겠다고 할때 당신들이 받아주겠는가? 그리고 처벌하지 않겠는가』고 물었더니 『우리나라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대답했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행진하겠다고한 범민족대회의 경우도 그렇다. 이북에서 자기들의 통일주장을 지지하는 재일동포ㆍ재미동포ㆍ재중동포 등 다 모아다가 전국에서 왕왕하고 해서 통일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나는 대한민국 정부나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정부나 다 통일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제도나 민도나 정치적ㆍ경제적 상황이 너무 달라 지금은 안된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아직 통일이 요원하다고 말한다. ○제도ㆍ민도 너무 달라 ­북한은 다른 세상 다 바뀌어도 바뀌지 않을 무풍지대란 말인가. ▲안바뀐다. 이북의 변화는 이북체제내에서 그 사람들대로의 변화가 와야지 옛날에 있었던 4.19같이 『못살겠다 갈아보자』해서 국민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김정일은 김정일대로 자기가 정권을 잡으면 무엇을 좀더 잘하고 이루려고 하거나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한국에서 상상하는 그런 혁신적인 변화는 없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군축문제가 논의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 의견이 접근될 수 있을지,또 고위급 회담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지. △지금 강영훈 총리와 연형묵 총리가 무슨 이유로 만나는지를 나는 모르겠다. 군축문제 같은 것은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을 보라. 소련과 미국의 경우 얼마나 힘들게 오랫동안 협상을 벌여왔는가. 미소관계가 군축문제로 좋아진 것이 아니다. 소련내의 개혁 등 다른 일로 좋아졌다. 나는 군축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군축은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하다. 믿지 못하면 가서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양측이 서로 신뢰라는 것은 없다. 남한사람은 이북을 안믿고 이북도 남한을 절대로 안믿는다. 이북에서는 큰 문제가 해결되면 작은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큰 문제부터 해결하자 하는데 큰 문제는 절대로 먼저 해결되지 않는다.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올림픽이 실마리가 못됐다. 아시안게임도 남북단일팀이 안돼 실마리가 되지 못했다. 이산가족문제도 남한문제다. 이북에는 이산가족 문제가 없다. ○“북엔 이산가족 없다” ­이북에도 이산가족이 있지 않은가. ▲고향을 두고 온 사람들이 남쪽에는 많지만 남쪽 사람들이 북으로 간 사람은 적다. 그때 잡혀간 사람들도 이제 거의 다 죽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이북으로 간 사람은 완전히 공산주의자밖에 없다.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은 거의안갔다. 이남에는 피란온 사람들이 하도 많으니까 그 사람들이 고향이나 한번 가보고 가족이나 한번 보고 죽었으면 좋겠다 하는데 지금 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부모들은 벌써 계시지 않는다. 이번에도 내가 이북에 가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누구라고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그는 이북에다 6살난 딸을 두고 왔다가 어떻게 딸의 소식을 알아서 이북에 갔다. 그 딸이 지금 46살인데 부녀간에 만났으나 정을 못느꼈단다. 그 딸은 6살 때부터 아버지를 떠나 살다가 이제 가족이 있고 또다시 같이 살 수도 없으니 어떻게 하는가.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하느님이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한다. ­한국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국도 문제가 있다. 동서독 통일하는 것을 보고 『야 이거 우리도 하자』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남한사람들이 동독 서독의 경우를 보고 서독에서 막대한 돈을 투자했는데 우리도 그만큼 투자하면 되지 하는데 한국사람들이 자기를 모르는 것이다. 한국은 서독이 아니다. 개구리가 올챙이시절을 모르는 꼴이다. ○반정ㆍ친북 구분해야 ­서울에서 89년에 6개월간 강의하셨는데 젊은 학생들의 생각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나한테 제일 가슴아팠던 것은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는 것이다. 둘째로 한국의 학생들은 정부비판과 친북한 활동을 구별 못한다. 정부에서 잘못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과 친북한 활동을 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정치문제로 정부를 비판하는 것,예를 들어 『미군 철수하라,미국 대사관에 CIA등을 대사로 보내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나라에 사는 지식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무조건하고 이북을 찬양하는 것,주체사상의 주자도 모르면서 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 대해 공부를 해서 북한을 많이 알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남한정부에서 하지 말라고 하니까 맹목적으로 이북을 좋아하는 것이 어리석고,대학생답지 않게 보였다. □서대숙 하와이대 한국연구소장 ▲1931년 중국 간도 용정에서 출생.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정외과 1년때인 52년 도미. ▲1964년 미 콜럼비아대에서 「조선공산주의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 「한반도 군비통제 방향」 세미나 중계

    ◎“남북한,군축앞서 신뢰구축 먼저” 남북한 군축문제는 오는 9월4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남북고위급 1차 본회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임동원)은 31일 연구원 국제회의실에서 「한반도 군비통제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군축세미나를 열어 국내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는 이서항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안병준 연세대 교수,하영선 서울대 교수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중 안교수와 하교수의 주제발표를 요약,정리한다. ◎“평양측,절차는 무시 철군만 강조” ◇북한 군축제안의 내용과 문제점(안병준 연세대교수)=북한이 지난 5월31일 발표한 군축제안은 첫째 미군철수를 전제로 남한과는 불가침선언을,미국과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일관된 목적을 추구하고 있고 그것을 달성하는 수단에서는 단계적이며 신축성을 나타내고 있다. 둘째 병력감축,미군철수,불가침선언,비핵지대화 및 군사훈련 제한 등 종래의 주장 되풀이와 함께 3자회담 이전에 남북 당사자간의 회담가능성,신뢰구축,단계적 철군 및 휴전선의 비무장화 등 새로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 셋째,이같은 군축조치에 앞서야 할 정치적 신뢰구축,자료교환과 공개를 포함한 「투명성」,기습공격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전진배치의 후퇴 및 공격무기의 제한 등에 대한 항목이 결여돼 있다. 종합적으로 북한측 군축안은 결과로서의 군축을 강조하고 있으며 따라서 과정과 절차 및 순서에 대해서는 애매한 점이 많다. 북한 제안은 또한 종전에 집요하게 요구해온 같은 목적을 그대로 담고 있으나 수단은 다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국제환경과 남한의 상황이 크게 변한데 대하여 북한도 생존과 안보를 위해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북한 제안은 특히 미군철수와 팀스피리트훈련 중단과 같은 동일한 목적을 일관성 있게 요구하면서도 단계적 철수와 남북 당국간의 군축협상을 명시,새롭게 신축성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87년 11월의 제안과 비교해보면 3자회담을 고수하지 않았고 미군 철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은 것이 달라진 면이다. 이같은 새로운 면모에도 불구하고 북한 군축안이 안고 있는 최대문제점은 군축의 목표인 안보와 안정을 도모하는데 선결되어야 할 정치적 신뢰,자료의 투명한 공개와 교환,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증명하기 위한 공격무기의 제한 등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계급투쟁 대신에 상호협조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불신 대신 교류를 통해 상호신뢰 하겠다는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과 아직도 북한 당국은 남한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통일전선전략을 답습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결국 북한의 군축제안에는 결과로서의 군축을 선전하는 면이 많고 과정으로서 군축을 실시하는 면은 적은 것 같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3∼4년내에 백만대군을 10만으로 줄이자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어느 항목을 우선적으로 취급할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진실로 북한이 평화와 신뢰구축에 대해 성실성을 갖고 있는지는 협상을 해봐야 알 수 있다. 따라서 쌍방 당국간에 군축협상이 하루속히 성사되어 북한의 의도와 계획을 탐색하는 것이 가장 절실한 과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9월과 10월에 개최될 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고위급 회담의 성과 여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상호 정통성 인정 뒤 교류 늘려야” ◇한반도의 현실적 군비통제방향(하영선 서울대교수)=남북한은 한반도 군비통제의 걸림돌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60년대 이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노선에 기초,주한미군의 철수를 이루는 속에서 첫째 한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남한의 혁명세력을 부추겨 변혁을 모색하며 둘째 유사시에 군사역량의 기습공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한 실질적인 군축논의는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해 왔다.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군비축소의 핵심적인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팀스피리트와 같은 대규모 군사훈련,한국에 배치되어 있다고 추정되는 미국의 전술핵무기,그리고 주한미군을 중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실적으로 남북한 군비통제의 징검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걸림돌을 함께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남북간에 군비통제를 위한 예비회의에서 한반도의 군비통제 및 군비축소의 기본내용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기본내용에는 한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정치적 신뢰구축,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북한이 강조하고 있는 군비감축과 주한미군 감축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바탕위에서 남북은 군비통제를 위해 정치적 신뢰구축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쌍방정부가 서로 상대방의 정통성을 인정해야 하며 인적ㆍ물적교류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남북이 불가침선언 또는 협정을 합의하고 군비통제가 본격화 되면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미소 등 이해당사국들로부터 보장 받아야 한다. 둘째 남북은 정치적 신뢰구축을 이루어 나가면서 동시에 군사적 신뢰구축을 모색해야 한다.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군사활동은 사전 통보되어야 하고 전년도에 다음해의 계획을 사전 교환하며 사전통보 없는 일정규모 이상의 군사활동은 금지돼야 한다. 또 그러한 군사훈련에는 상호 참관단의 초청을 의무화 하고 사전통보한 군사활동의 준수를 위해 쌍방의 요구시에 현장검증을 의무화 해야 한다. 셋째 기습공격이나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규제조치로서 남북이 이미 제안한 바 있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군사력의 수준과 구성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구조적 군비통제는 남북이 방어적 방어체제를 거쳐 공동안보체제를 모색하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또 병력보다는 무기체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주한미군의 감축은 남북 군비감축과 연계하여 실현한다. 결국 장기적으로 북한의 새 정치 주도세력 등장과 주한미군 감축 여건의 성숙 속에서 군축의 현실화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총리회담에서 정상회담으로(사설)

    남북한은 이제 그 대화와 교류사상 처음이라고도 할 양쪽의 책임있는 당국자 회담을 갖게 됐다. 남북 총리회담이라면 그 결과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까지 연상될 수도 있다. 이제 남북한은 정치ㆍ군사와 경협,문화 및 체육ㆍ교육과 이산가족 재회에 이르는 모든 현안들을 당국간에 책임있게 협의할 또 하나의 창구를 갖게 된 것이다. 남북한 총리회담이 성사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오늘날 남북한이 처한 상황과 현실,그리고 민족문제 해결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그대로 반영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북한측은 지난 30일 양쪽 책임연락관 실무접촉과정에서 본회담의 서울 개최가 최종 확정되는 순간에도 한국측이 대화를 「분열주의」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총리회담은 물론 남북한 모든 대화채널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북한 관계의 심각성을 상황의 이중성에서 찾고 있다. 남북한은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또 참으로 많이 인내하고 양보해야 한다.그러면서도 남북한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각축과 대치상태를 계속할 수박에 없다. 그것이 바로 상황의 2중성이다. 남북한 총리회담은 그것이 책임있는 당국간 회담이라는 측면에서 바로 이 상황의 2중성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사실이 그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남북한 총리회담에는 한쪽으로 매우 큰 위험부담도 따르게 된다. 회담에서는 지금까지 남북한간 첨예한 군사적 대치상황에 의해 의도적으로 금기의 대상마저 되었던 군비통제 내지 군축의 문제와 이에 수반되는 군사정치적 쟁점들이 논의될 것이다. 이 문제의 예민함과 복잡성에 비추어 위험부담이 따르게 되는 것이지만 사실 이들 문제야말로 남북문제 해결의 본질이며 핵심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그 논의 전개에 따라서는 향후 한반도문제의 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서울 남북한 총리회담에서 이런 제반 현안들이 포괄적으로라도 논의됨으로써 남북문제 해결의 획기적인 전기가 이룩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특히 회담에 임하는 양쪽 대표단의 명단을 살피면서 회담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 희망을 갖고자 한다. 양쪽의 총리를 포함해서 모두 각 분야별 당국의 책임인사일 뿐 아니라 해당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륜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남북관계의 출발은 상호 이질적인 체제와 이념이 존재하고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한 사실과 원칙이 존중되지 않는 한 양쪽의 대화는 형식적인 대좌에 그칠 뿐 아무런 결과도 도출해내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화의 전제가 되어야 할 상호 이해와 신뢰의 바탕이 이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총리회담이 총리회담으로 그쳐서도 안된다. 구체적으로는 각 현안에 따라 분야별 하위 당국자 회담으로 위임될 수도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정상회담으로 전개될 수 있어야 한다. 서울 남북한 총리회담은 그래서 꼭 성공해야 하는 것이다.
  • 「빨간머플러」노병들 40년만의 재회

    ◎어제 강릉기지서 6ㆍ25참전용사 환영회/김정렬 초대 총장등 80여명 첫출격지 집합/「승호리철교」폭파등 무용담 후배들과 나눠 자연스럽게 가슴위에 엊혀졌던 손들이 어느틈엔가 잇따라 거수경례도 바뀌었다. 그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길지않은 동안 노병들은 40년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31일 상오 공군 강릉기지에서는 김정렬초대공군 참모총장 등 6명의 역대참모총장과 이곳 기지에서 출격했던 왕년의 전투조종사와 정비사ㆍ무장사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ㆍ25참전공군용사초청 환영회」가 열렸다. 강릉기지는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51년 10월1일 미공군에서 독립,한국공군최초의 단독출격을 시작해 휴전때까지 모두 7천8백80회의 출격을 기록,혁혁한 전과를 올린 한국공군의 발상지와도 같은 곳이다. 이날 C­130허큘리스수송기로 서울을 출발,환영식장에 내리던 노병들은 뜻밖의 옛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노병들은 꽃다발을 건네주는 초로의 여인3명과 40년전의 쑥스러운 미소가 아닌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나누었다. 51년당시 강릉여고 2년생이던 김미자씨(56ㆍ강릉시청가 정복지과장)는 『전쟁중이라 생화가 없어 흰종이에 물감을 들여 화환을 만든뒤 6㎞나 떨어진 이곳 비행장까지 걸어와 출격하는 조종사들에게 걸어주었다』면서 『출격했던 비행기가운데 돌아오지 않는 비행기가 있는 날에는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화환을 걸어주며 조종사의 눈에서 눈물을 보아야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환영식장에는 최신 예 F­16전투기와 국산 F5F제공호 등 모두 6대의 비행기가 노병들을 위해 전시됐으나 이들에게 가장 반가운 것은 물론 자신들이 타던 낡은 F51무스탕기였다. 원산이 고향으로 고향집일대를 폭격할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는 손흥준씨(64ㆍ예비역대령)는 『비록 키가작아 방석을 쌓고서야 조종이 가능했지만 51년10월 처음 무스탕을 탔을때의 기분은 정말 좋았다』며 『모든 것이 우리 상황에 맞는 전투기를 우리손으로 만들고 있는 것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전시된 국산제공호를 타보기도 했다. 노병들은 시범비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F­5편대의 후배조종사 어깨를 두드리며 옛무용담을 자랑하기도 했다. 편대장 정석환소령(30)은 백발이 성성하 노선배의 격려를 받고 『선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밤의 위로연에서 노병들은 미공군이 5백회이상이나 출격했어도 폭파하지 못한 평양 승호리철교를 단3회 출격으로 동강낸 일과 김일성이 금강산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월비산고지를 폭격해 탈환,전승의 기세를 잡은 일 등 영광의 기억들을 자랑했다. 한 후배조종사는 백발의 선배 노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병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선배들의 기개는 우리들과 우리들 후배의 가슴속에 영원이 살아있을 것입니다』
  • 유엔,「캄 평화안」 합의의 함축

    ◎과도정부 내세워 내전종식 돌파구 마련/4개파 주도권싸움 여전,불안 계속될 듯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은 28일 캄보디아 내전 종식을 위한 방안으로 캄보디아가 자주독립을 회복할 때까지 유엔으로 하여금 이를 통치토록 한다는데 합의,사태 해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유엔의 잠정통치와 최고 2만명의 군사ㆍ민간요원들로 이뤄질 평화유지군에 의해 휴전을 감시하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이같은 합의는 앞서 호주 정부가 올해들어 구체화하기 시작한 구상을 그 바탕으로 삼고 있다. 이번의 합의는 프놈펜 정부를 비롯한 캄보디아 4개 분파세력과 베트남과 라오스ㆍ프랑스 그리고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을 포함한 아세안의 대표들에게 폭넓게 수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캄보디아는 훈센 총리의 프놈펜 정부와 이에 적대하는 3개 반정 연합세력,공산주의 그룹인 크메르 루주,손산 전 총리가 이끄는 반공적 성격의 크메르 인민민족해방전선,전 국가원수 노로돔 시아누크 휘하의 민족주의 그룹으로 4분된 상태다.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평화회의에서 베트남의 구엔 코탁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에서 크메르 루주를 겨냥,「학살 정책과 실행의 재발」에 반대한다는 조문의 삽입을 바라는 입장이었고 크메르 루주는 이를 반대,팽팽한 대립상을 보였다. 이 문제와 함께 시아누크가 선거에 앞서 과도기중 주권을 유지해 나갈 기구인 최고민족평의회를 이끌어야 하는지를 놓고도 이견이 대두,하노이와 프놈펜 정부측은 『베트남인과 기타 캄보디아내의 외국인 문제에 대한 정당한 해결책』을 촉구하는 반정연합측이 주장하는 조문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지난해 8월 파리에서 19개 관련 당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평화회의도 주로 선거실시 이전의 권력배분문제에 대한 격한 대립으로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그러나 11월에 이르러 호주 정부가 어떤 분파가 과도기를 지배하느냐는 문제는 유엔의 과도통치로 우회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비로소 가능성 있는 해결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유엔은 평화유지군으로 휴전을 감시케 하는 가운데 선거가 실시될때까지 훈센 총리의 친베트남 정부로부터 행정권을 인수하게 될 것이며 유엔안보리가 28일 채택한 제안에서는 이를 위해 유엔이 필요하다면 국방부와 외무부,재무부,공안 및 정보부 등 주요 부서에 대한 「감독 및 통제」를 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남아공의 영향권으로부터 아프리카 최후의 식민지인 나미비아를 독립시킨 유엔의 평화안에 비견되는 것이지만 동남아 지역에서의 활동은 보다 많은 재정적 부담이 요구되고 또한 훨씬 더 복잡한 것이 될 것이라고 외교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승인을 얻은 캄보디아 평화안은 앞으로 1∼2년동안 유엔에 30억 내지 50억달러의 재정부담을 주게 될 것이며 10만의 평화유지군과 10만의 민간요원들을 동원해야 하는 노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 “한가닥 기대”… 중동평화협상/케야르의 중재노력 성공할까

    ◎후세인 유화제스처에 서방국은 냉담/미,무조건 철수 고수속 봉쇄압력 가중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중재에 나서는 등 무력대결 양상으로 치닫던 페르시아만사태에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갑자기 활발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외교적 해결시도는 유엔이 대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결의하고 미군등 현지주둔 다국적군이 속속 증강돼 무력충돌 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고 이라크와 서방국이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지만 양측 모두 섣불리 행동할 수 없는 고충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란ㆍ이라크전쟁의 휴전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는 케야르총장은 오는 30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아지즈 이라크외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며 후세인 이라크대통령도 케야르총장과 바그다드에서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비아랍권 지도자로서는 최초의 후세인의 협상을 벌이게될 전망이다. 유엔사무총장을지냈던 발트하임 오스트리아대통령도 지난 25일 바그다드로 후세인을 방문,이라크에 억류중인 오스트리아인들의 출국문제에 중점을 두긴 했으나 사태해결 노력을 시도했었다. 케야르총장의 중재시도에 때맞춰 후세인 요르단국왕이 26일 리비아를 첫 기착지로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모리타니 영국 서독 스페인 등 북아프리카 및 유럽국 순방길에 올랐고 바시르 수단 국가원수는 리비아특사와 함께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을 만났으며 이집트도 외무장관을 소련과 프랑스로 보내 평화적인 사태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이같이 외교적 해결노력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대치상태가 장기화 되거나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이전까지 배럴당 20달러를 밑돌았던 유가가 이미 30달러선을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고 조속한 평화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욱 치솟아 세계적인 대공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케야르의 입장에서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체류중인 2백만명에 가까운 외국인,특히 2만여명이 서방국 인질들의 신변안전확보가 시급하고 요르단 시리아 수단 등 친이라크적인 아랍국들은 이라크의 명분을 살려주면서 아랍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아랍자체해결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의 중재방향이 한가닥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철수시키는 대신 후세인의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의 한 정부소식통은 『아랍 중재안에는 쿠웨이트 망명정부의 알사바국왕을 복귀시키도록 돼 있지 않다』고 말해 「시온주의자와 미 제국주의자 편에 선 부패한 왕정」을 폐지시켰다는 명분을 후세인편에 안겨주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교적 해결노력에 대한 서방국들의 시각은 아직 냉담하기만 하다. 미국은 유엔ㆍ이라크간 회담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라크군의 무조건 즉각 철수를 촉구한 유엔안보리의 결의내용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대처 영국총리도 협상에 의한 사태해결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쿠웨이트 합법정부의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이라크도 사면초가에 몰린 나머지 서방국에 협상카드를 내밀고는 있지만 『영국에 의해 부당하게 독립국가로 분리된 쿠웨이트가 원래 이라크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해 당사국들이 입장이 이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당장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어느쪽도 일방적인 양보를 할만큼 다급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외교적 해결노력도 후세인 요르단국왕의 방미를 비롯한 초반의 중재노력처럼 무위로 끝날 공산이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인 이라크가 앞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쿠웨이트 철수거부 ▲체면과 실익을 얻으면서 철수 ▲무조건 철수 ▲일전불사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현재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 서방측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체제가 유가급등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붕괴될 가능성등 이라크쪽에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간다면 이라크는 이스라엘의 아랍점령지(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반환등 받아들여지지 않을조건에 연계시켜 쿠웨이트에서의 철수를 계속 거부할 것이다. 그러나 서방국의 어려움 못지 않게 이라크의 식략난등 자체문제가 심각해질 경우에는 국경지대 유전 등 쿠웨이트영토 일부를 넘겨받고 쿠웨이트에서 왕정을 폐지하는 대신 자유총선에 의한 공화국을 수립시키는 등 실익과 체면을 세우면서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서방국의 어려움에 비해 이라크의 곤경이 극에 달한다면 쿠웨이트에서의 철수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이스라엘을 공격,아랍민족주의에 호소하는 길을 택할 최악의 경우도 가상할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동지역의 평화에 「암적인 존재」인 후세인과 이라크의 군사력을 이번 기회에 무력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는 있지만 향후 사태진전에 따라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수를 얻어낸다면 후세인 제거는 다음기회로 미루는 차선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지금 당장 외교적 해결노력이 결실을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미국이나 이라크가 아직은 힘겨루기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이 다같이 힘의 한계가 무엇이고 이번사태가 초래한 손익계산을 어느정도는 할 수 있는 시점에 왔다는게 최근 부쩍 는 외교행보의 배경이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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