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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 산양부부의 사투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 산양부부의 사투

    ‘비무장지대(DMZ)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울신문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이런 물음을 던졌다.휴전선 155마일을 경계로 남북을 각각 2㎞씩 뒤로 물린 정전협정(1953년 7월 27일)에 따라 포성이 멈추고 DMZ가 생겨났다.그로부터 51년.인간의 발길이 끊어진 DMZ일대에 자연의 생명력은 힘차게 꽃피어 올랐다.남과 북이 세운 철책선은 곧 DMZ 생태계의 삶의 울타리였다.그러나 민족의 환경유산,생태계의 보고(寶庫)란 수식어가 미래의 DMZ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서울신문 탐사대는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최북단인 남방한계선 일대를 각계 전문가와 함께 보름여동안 샅샅이 훑었다.총 20회의 연재를 통해 펄떡이며 살아숨쉬는 DMZ 생태계의 풍경과 보전대책,바람직한 미래상을 그려본다. (편집자 주) ‘목이 탄다.철책 아래 흘러내리는 물을 들이켜도 갈증은 더해만 간다.자유의 목마름….아내도 지친듯 힘없이 몸을 기대온다.물로 허기를 달랜지 오늘로 나흘째.깊은 밤,네온 불빛에 홀려 이중철책 안으로 뛰어든 것이 실수였다.철망은 물어뜯어도,몸을 부딪쳐도 도무지 끄떡없다.그래,이제는 알겠다.남과 북을 가르는 저 철책의 단단함을,넘지못할 그 높이를….’ ●살아있는 화석,산양을 찾아서 6월 14일 강원도 고성 고진동 계곡.12일간의 탐사활동이 어느덧 끝자락에 이르면서 탐사대의 조바심도 점점 고조됐다.‘끝내 산양을 촬영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건 아닐까….’ 200만년을 내리 살아오면서 여전히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녀석.‘살아있는 고대동물’ ‘화석(化石)동물’이란 별칭이 붙은 건 그런 연유에서다.서울신문 100주년 탐사의 중요 ‘표적’이 아니될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사흘 전 양구군 백암산 자락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어린 산양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4륜구동 취재차로 덜컹대며 전방부대 비포장길 커브를 돌자 화들짝 놀라면서 쏜살같이 내빼던 산양….80도는 족히 됨직한 경사진 바위 비탈을 너무도 가뿐하게 뛰어올랐다.놀라기론 탐사대도 못지않았다.취재차에서 내려 부랴부랴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토실토실 살찐 녀석의 모습을 담진 못했다.비명을 지르는 새소리 같은 험악한 울음으로 탐사대를 을러댄 뒤 서둘러 숲속으로 몸을 숨겼기 때문이다. 아쉬운 기억을 떠올리며 육군 ○○사단 ‘율곡부대’에 절박한 취재협조 요청을 냈다.하지만 정훈공보참모 박영희 중령은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이 시기는 힘듭니다.(눈에 쉽게 띄는)겨울철이면 몰라도….” 맞는 말이다.그동안 여러 기관의 수많은 탐사·조사에도 불구하고 ‘여름 산양’의 자태가 제대로 드러난 적은 없었다.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지난 5월 고진동 골짜기에서 산양 10여 마리를 봤다.”는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도 힘이 됐다.6월 14일,그런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고진동 남방한계선을 찾았다. ●철책 안의 산양,운명같은 조우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철책선 수문보강공사 중인 고진동 ‘라맨교’ 옆 GOP 초소.전방을 주시하던 초병에게 “요새 산양을 본 적 있느냐.”고 묻는데 웬일인지 눈길을 피한다.갑자기 바로 옆 이중철책 안에서 ‘두두두’ 땅이 울린다. ●철책 너머엔 어린 산양 한마리가 무언가가 획∼하니 번개처럼 지나간다.산양이었다.이중철책 사이 폭 2m 정도의 좁은 통로를 산양 2마리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다.전혀 뜻밖이었다.어떻게 철책 안에 갇혔을까.의문부호와 함께 녀석을 살폈다.잿빛 단단한 몸에 80㎝ 정도의 키다.검은 갈기가 등을 달리고 꼬리와 발굽 털은 새하얗다.‘뿔 나이테’로 추정되는 나이는 4살.암수 한쌍이다. “오늘로 사흘째입니다.어디를 어떻게 통해선지 철책 안으로 들어왔지만 나가는 구멍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양의 불운은 탐사대엔 행운이었다.초병의 설명을 귓전으로 들으며 카메라 렌즈는 연신 녀석의 얼굴과 꽁무니를 좇았다.이중철책 안은 경계를 위해 제초작업을 해 둔 곳이다.그러니 녀석은 꼬박 사흘동안 굶으며 자기 모습을 노출시킨 셈이다.카메라 렌즈에 들어온 산양의 큼직한 두 눈엔 좌절과 당혹감이 묻어났다. 철책 북쪽 너머론 막 돌을 넘겼음직한 어린 산양 1마리가 서 있었다.탐사대와 동행한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가 옆에서 연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아무래도 어린 새끼인 듯합니다.산양은 가족끼리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거든요.” 초병들도 그제야 “새끼 산양이 사흘째 철책 안의 산양들과 보조를 맞추며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렇다면 녀석들은 또 하나의 이산가족인 셈이다.사람의 간섭을 막는 생명의 울타리였을 철책선이 이제는 분단의 빗장이 되어버렸다. ●나흘간의 사투 그리고 탈출 6월 15일 탐사대는 다시 고진동 현장을 찾았다.철책 안의 산양은 이제 달리기를 멈췄다.며칠동안 통로를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수백번 오르내리며 탈출구를 찾았단다.철책을 사이에 두고 2m 앞까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던져주는 풀을 받아먹지도 않는다.때때로 멍한 눈길로 철책 너머 새끼를 바라보곤 한다. 십여년 남짓 설악산 속에서 살다시피 하며 산양보호운동을 펼쳐 온 박 대표가 한숨을 섞어가며 뒷말을 이었다. “이 산양들의 처지가 DMZ 생태계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지금처럼 DMZ 안의 야생동물들이 남과 북의 철책을 넘지 못하고 계속 근친교배를 반복하면 열성 유전이 심화돼 멸종의 위험도 점점 높아집니다.특히 산양처럼 개체수가 적은 동물일 경우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죠.남과 북 사이의 야생동물 이동통로 마련 등 실질적인 해결책 고민이 시급합니다.” 하늘이 도운 것일까,산양가족의 애처로움이 수문공사 인부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산양 부부는 감금 나흘째인 15일 오전 ‘우연히’ 생겨난 수중철책 사이의 틈새를 발견하곤,그 사이로 큼직한 몸채를 밀어넣었다.철책 너머 기다리던 새끼와 합류한 이들은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곧장 가까운 산림 속으로 훌훌 사라져 버렸다.나흘동안 가둔 철책을 온전히 남북한 사람들의 숙제로 남기고…. 고성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특별탐사대 명단 ●전문가 김귀곤 서울대 농생대 교수(탐사대장),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장,심재환 광주서강정보대 교수,최승호 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연구교수,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박희정 환경부 자연정책과장 ●기자 염주영 편집부국장,한만교 수도권부 차장,이종원 사진부 차장,손원천 사진부 기자,조한종·채수범 사회교육부 기자,박은호 공공정책부 기자 ■전문가 칼럼 지난해 늦가을 고진동 계곡 철책 앞에 서서 산양 암수 한 쌍이 짝짓기 놀음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쫓기면서도 싫은 기색이 별로 없던 암컷과,죽어라 쫓아가던 수컷의 모습이 떠오른다.올 봄에 태어난 새끼는 지금쯤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그 녀석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산양속(屬)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히말라야 지역에서부터 미얀마,태국,중국을 거쳐 러시아 극동지방에 걸쳐 살고 있다.이 곳의 종(種)의 학명은 Naemorhedus caudatus로 4아종을 포함하는데,우리나라와 중국 두만강유역,연해주에 살고 있는 아종은 Naemorhedus caudatus raddeanus다.영명은 Amur goral.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부속서Ⅰ에 올라있는 멸종 위기종이다.나라 안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17호로,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해 1968년부터 보호하고 있다.강원도의 비무장지대와 민통선지역,그리고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가면서 향로봉·매봉,설악산·오대산,삼척 가곡지역,경북 울진 지역에 걸쳐 600∼700마리쯤 살아가는 것으로 보고된 매우 드문 짐승이다. 산양이 살아가는 곳은 삶터의 바탕이랄 수 있는 바위절벽과 풀밭이 함께 있는 곳이며 여름철에는 그늘진 숲속이나 바위 아래에서 지내고,겨울철엔 쉽게 눈이 녹아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바위 비탈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살아간다.계절에 따라 옮겨다니며 봄철에서 가을철까지는 주로 초본류를 먹이로 삼고 겨울철에는 목본류를 주로 먹는다.산양은 야생에서 평균수명이 15살쯤이며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며 10∼11월에 짝짓기를 하고 이듬해 5∼6월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태어난 새끼는 1년 반에서 2년쯤 어미를 따라 다니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2살쯤 되면 어미 곁을 떠나 독립해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간다.가장 많은 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곳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간섭이 없는 비무장지대와 간섭이 덜한 민통선 지역이다.그러나 백두대간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는 다른 산양의 무리들은 사람들의 끊임없는 간섭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천적으로는 호랑이,표범,반달곰,늑대,담비,삵이지만 이 종들은 멸종되었거나 매우 드문 종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가장 큰 천적이다.어린 산양의 눈에 비친 세상이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를 꿈꾼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
  • [창간100년-DMZ 51년](1) 산양부부의 사투

    ‘비무장지대(DMZ)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울신문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이런 물음을 던졌다.휴전선 155마일을 경계로 남북을 각각 2㎞씩 뒤로 물린 정전협정(1953년 7월 27일)에 따라 포성이 멈추고 DMZ가 생겨났다.그로부터 51년.인간의 발길이 끊어진 DMZ일대에 자연의 생명력은 힘차게 꽃피어 올랐다.남과 북이 세운 철책선은 곧 DMZ 생태계의 삶의 울타리였다.그러나 민족의 환경유산,생태계의 보고(寶庫)란 수식어가 미래의 DMZ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서울신문 탐사대는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최북단인 남방한계선 일대를 각계 전문가와 함께 보름여동안 샅샅이 훑었다.총 20회의 연재를 통해 펄떡이며 살아숨쉬는 DMZ 생태계의 풍경과 보전대책,바람직한 미래상을 그려본다. (편집자 주) ‘목이 탄다.철책 아래 흘러내리는 물을 들이켜도 갈증은 더해만 간다.자유의 목마름….아내도 지친듯 힘없이 몸을 기대온다.물로 허기를 달랜지 오늘로 나흘째.깊은 밤,네온 불빛에 홀려 이중철책 안으로 뛰어든 것이 실수였다.철망은 물어뜯어도,몸을 부딪쳐도 도무지 끄떡없다.그래,이제는 알겠다.남과 북을 가르는 저 철책의 단단함을,넘지못할 그 높이를….’ ●살아있는 화석,산양을 찾아서 6월 14일 강원도 고성 고진동 계곡.12일간의 탐사활동이 어느덧 끝자락에 이르면서 탐사대의 조바심도 점점 고조됐다.‘끝내 산양을 촬영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건 아닐까….’ 200만년을 내리 살아오면서 여전히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녀석.‘살아있는 고대동물’ ‘화석(化石)동물’이란 별칭이 붙은 건 그런 연유에서다.서울신문 100주년 탐사의 중요 ‘표적’이 아니될 수 없었다. 그러고보니 사흘 전 양구군 백암산 자락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어린 산양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4륜구동 취재차로 덜컹대며 전방부대 비포장길 커브를 돌자 화들짝 놀라면서 쏜살같이 내빼던 산양….80도는 족히 됨직한 경사진 바위 비탈을 너무도 가뿐하게 뛰어올랐다.놀라기론 탐사대도 못지않았다.취재차에서 내려 부랴부랴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토실토실 살찐 녀석의 모습을 담진 못했다.비명을 지르는 새소리 같은 험악한 울음으로 탐사대를 을러댄 뒤 서둘러 숲속으로 몸을 숨겼기 때문이다. 아쉬운 기억을 떠올리며 육군 ○○사단 ‘율곡부대’에 절박한 취재협조 요청을 냈다.하지만 정훈공보참모 박영희 중령은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이 시기는 힘듭니다.(눈에 쉽게 띄는)겨울철이면 몰라도….” 맞는 말이다.그동안 여러 기관의 수많은 탐사·조사에도 불구하고 ‘여름 산양’의 자태가 제대로 드러난 적은 없었다.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을 순 없었다.“지난 5월 고진동 골짜기에서 산양 10여 마리를 봤다.”는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도 힘이 됐다.6월 14일,그런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고진동 남방한계선을 찾았다. ●철책 안의 산양,운명같은 조우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철책선 수문보강공사 중인 고진동 ‘라맨교’ 옆 GOP 초소.전방을 주시하던 초병에게 “요새 산양을 본 적 있느냐.”고 묻는데 웬일인지 눈길을 피한다.갑자기 바로 옆 이중철책 안에서 ‘두두두’ 땅이 울린다. ●철책 너머엔 어린 산양 한마리가 무언가가 획∼하니 번개처럼 지나간다.산양이었다.이중철책 사이 폭 2m 정도의 좁은 통로를 산양 2마리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었다.전혀 뜻밖이었다.어떻게 철책 안에 갇혔을까.의문부호와 함께 녀석을 살폈다.잿빛 단단한 몸에 80㎝ 정도의 키다.검은 갈기가 등을 달리고 꼬리와 발굽 털은 새하얗다.‘뿔 나이테’로 추정되는 나이는 4살.암수 한쌍이다. “오늘로 사흘째입니다.어디를 어떻게 통해선지 철책 안으로 들어왔지만 나가는 구멍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양의 불운은 탐사대엔 행운이었다.초병의 설명을 귓전으로 들으며 카메라 렌즈는 연신 녀석의 얼굴과 꽁무니를 좇았다.이중철책 안은 경계를 위해 제초작업을 해 둔 곳이다.그러니 녀석은 꼬박 사흘동안 굶으며 자기 모습을 노출시킨 셈이다.카메라 렌즈에 들어온 산양의 큼직한 두 눈엔 좌절과 당혹감이 묻어났다. 철책 북쪽 너머론 막 돌을 넘겼음직한 어린 산양 1마리가 서 있었다.탐사대와 동행한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가 옆에서 연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아무래도 어린 새끼인 듯합니다.산양은 가족끼리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거든요.” 초병들도 그제야 “새끼 산양이 사흘째 철책 안의 산양들과 보조를 맞추며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그렇다면 녀석들은 또 하나의 이산가족인 셈이다.사람의 간섭을 막는 생명의 울타리였을 철책선이 이제는 분단의 빗장이 되어버렸다. ●나흘간의 사투 그리고 탈출 6월 15일 탐사대는 다시 고진동 현장을 찾았다.철책 안의 산양은 이제 달리기를 멈췄다.며칠동안 통로를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수백번 오르내리며 탈출구를 찾았단다.철책을 사이에 두고 2m 앞까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던져주는 풀을 받아먹지도 않는다.때때로 멍한 눈길로 철책 너머 새끼를 바라보곤 한다. 십여년 남짓 설악산 속에서 살다시피 하며 산양보호운동을 펼쳐 온 박 대표가 한숨을 섞어가며 뒷말을 이었다. “이 산양들의 처지가 DMZ 생태계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지금처럼 DMZ 안의 야생동물들이 남과 북의 철책을 넘지 못하고 계속 근친교배를 반복하면 열성 유전이 심화돼 멸종의 위험도 점점 높아집니다.특히 산양처럼 개체수가 적은 동물일 경우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죠.남과 북 사이의 야생동물 이동통로 마련 등 실질적인 해결책 고민이 시급합니다.” 하늘이 도운 것일까,산양가족의 애처로움이 수문공사 인부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산양 부부는 감금 나흘째인 15일 오전 ‘우연히’ 생겨난 수중철책 사이의 틈새를 발견하곤,그 사이로 큼직한 몸채를 밀어넣었다.철책 너머 기다리던 새끼와 합류한 이들은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곧장 가까운 산림 속으로 훌훌 사라져 버렸다.나흘동안 가둔 철책을 온전히 남북한 사람들의 숙제로 남기고…. 고성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특별탐사대 명단 ●전문가 김귀곤 서울대 농생대 교수(탐사대장),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장,심재환 광주서강정보대 교수,최승호 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연구교수,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박희정 환경부 자연정책과장 ●기자 염주영 편집부국장,한만교 수도권부 차장,이종원 사진부 차장,손원천 사진부 기자,조한종·채수범 사회교육부 기자,박은호 공공정책부 기자˝
  • 끝내 대답없었던 “백두산, 여기는 한라산…”

    “백두산 백두산,여기는 한라산” “…” 30일 서해상의 돌발사항으로 남북 해군 함정간 ‘핫라인’이 본격 가동됐으나 교신에는 실패했다.북측(백두산)이 호응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5분쯤 서해 연평도 동북방 6.3마일 해상에서 2t급 북한 동력어선 1척이 항로 이탈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0.3마일까지 넘어와 해군 고속정 편대가 긴급 출동했다.합참 관계자는 고속정이 북한 어선에 접근했을 당시 배에는 북한 민간인 3명이 타고 있었으며,이들은 “시계가 불량해 항로를 잘못 접어들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북한 어민들은 해군 고속정 탑승자들이 건네주는 나침반을 받은 뒤 오전 8시쯤 NLL을 넘어 북상했다. 해군은 이 어선의 정체와 월선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남북 해군 함정 간에 최근 설치된 핫라인(국제상선공통망)으로 3차례에 걸쳐 교신을 시도했으나 북측의 답신을 받지 못했다. 한편,남북이 이달 16일부터 진행해온 휴전선 일대의 1단계 선전수단 제거작업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군 소식통은 이와 관련,“북측이 1단계에서 철거키로 한 선전물이 여전히 관측되고 있다.”며 “개성지역 인근의 천연바위에 새긴 돌글씨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선전물이 관측되는데도 북측은 이를 제거완료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측은 28∼30일 파주시 홍원연수원에서 열린 장성급 군사회담 2차 실무 대표회담에서 남북 함정간 핫라인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고 있고,휴전선 일대에서의 선전수단 제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등에 대해 북측에 강력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북에 적개심 갖지말라’ 이종석발언 파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종석 사무차장이 최근 군 장성들을 대상으로 특강하던 중 (대북) 적개심을 해소하는 쪽으로 장병 정신교육을 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이에 한 장성은 그 자리에서 이 차장의 해명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차장은 지난 19일 육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올해 ‘무궁화회의’에 강사로 초대돼 육·해·공군 장성 70∼80명을 상대로 안보관련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특강을 했다. 무궁화회의는 합참이 국방정책이나 군사 현안에 대한 장군단(團)의 공감대 형성과 의견수렴을 위해 해마다 전군의 장성들을 대상으로 1박2일간 마련하는 토론의 장.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올해 회의에는 전 장성이 5개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참가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차장은 이날 안보관련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 등을 설명하면서,“적개심을 고취하는 것만으로 병사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현대전에 어울리지 않는다.적개심보다는 국가에 대한 자존심과 애정을 고취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장의 발언이 끝나자 한 장성은 즉석에서 질문을 통해 “적개심만 갖고 병사들을 교육시키지 말라는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그렇다면 대적관 교육을 어떻게 시키느냐.”며 이 차장의 해명을 요구했다.이어 그는 최근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휴전선 일대에 설치된 선전수단을 철거하기로 한 것도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회의장에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군 주변에는 선전수단 철거가 추후 군축 논의 등 조금 더 진전된 협상장에서 쓸 수 있는 좋은 카드였는데,너무 일찍 북한에 양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회의 참석자는 “이 차장의 발언이 다소 지나치다고 느끼고 있던 차에 반박성 질문이 나왔으며,순간 회의장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며 “회의가 끝난 뒤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화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차장은 이날 발언에 대해 “강한 군이 되기 위해서는 적개심에 기초해서 방어선에 서 있는 것보다는 내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지키는 것이 강한 군대가 되는 길이 아니겠는가라는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조승진 구혜영기자 redtrain@seoul.co.kr˝
  • [다음생각]철거된 휴전선 확성기 어떻게 할까

    |미디어다음 이성문 기자| 지난 16일 휴전선에서 철거되기 시작한 대북 선전용 확성기의 활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국에선 ‘재활용’할 계획이지만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 확성기를 분단 역사의 유물로 박물관에 전시,보존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일각에서는 군 훈련용이나 해안 어선통제용 확성기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계에서는 “남북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역사적 유물로 지정해 일부라도 영구 보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독립기념관 이명화 학예실장은 “선전용 확성기는 분단 이후 현대사를 상징하는 유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90여개 확성기 전부는 아니더라도 한두 개는 수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국립민속박물관 박호원 전시운영과장도 “대북선전 시설물을 역사 자료로 지정,특정 박물관에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전쟁기념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함부로 의견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아직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대 정용욱(국사학) 교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독일은 장벽 일부를 전시,보존했을 뿐 아니라 파편을 판매해 관광수익을 올리기도 했다.현대사 관련시설이 학문적 역사 사료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보존해야 할 상징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100자 의견 ●차라리…부시리님 독도에 설치해서 정광태님의 ‘독도는 우리 땅’노래나 틀고 서해 연평도나 중국 가까운 곳에 설치해서 중국 해적들 경고 방송용으로 사용하면…. ●밤에 지피에서 아무 소리 안 들리면시온님 그나마 저거 방송으로다가 최신 노래 듣고 그랬는데.잠은 잘 오겠네.북한 애들도 심심하겠다. ●박물관 지어 관광상품화 하자조폭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영원히 박물관 짓자. ●국민의 소리를 들려주자순한양님 청와대 앞이 딱이지…. ●우리만 다 철거하는 것 같다.Antena님 북한에는 대형 확성기는 있어도 전광판은 못 봤다.북한은 손해될 게 없다.우리만 전광판 철거하는 것 같구먼. ●보존보다는…Nureyev&#님 확성기 보존보다는 그 확성기로 무엇을 방송하고 선전했는지 보여 주는 게. ●대략 찬성유상포04님 어느 정도는 과거를 짚어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각함. ●박물관에는 왜 가져다 놓는지??울모님 재활용이라면 몰라도 박물관에 가져다 놓고 기념할 만한가? 보기 안 좋을 듯.˝
  • [김선일씨 피살] 日人 인질들과 달랐던 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정부는 지난 4월 이라크에서 자국인 인질 3명이 납치되자 총력을 동원해 구출해냈지만,한국은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그 원인이 관심사다. 우선 두 나라 정상의 대처방식은 같았다.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인질범들이 요구한 자위대 철수에 응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대처했다.노무현 대통령도 한국군 추가파병 원칙을 확인하면서 범인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아울러 양국은 사건을 알고 난 직후에 외교부 고위관계자를 현지로 급파했고,각기 외교부장관이 알 자지라방송에 출연해 석방을 호소한 점도 유사하다.양국이 협상에서 이슬람 종교세력을 활용했다는 점도 닮았다.다만 일본은 종교세력을 적절히 활용했지만,한국은 무장세력과 직접 접촉할 종교세력이나 민간단체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과는 너무 달랐다.한국인 인질은 끔찍하게 살해됐고,일본인 인질들은 살아서 일본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무장세력의 성격이 크게 달랐다.일본인 납치범들은 비정치적 온건세력으로 자위대 파병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돈을 요구했다.당시 범인들을 ‘알리바바(강도)’라고 한 분석도 있었다.반면 한국 인질범들은 알 카에다 계열 급진 정치테러단체로 시종 한국군 파병 철회만을 요구했다. 일본인 인질들은 당시 72시간의 시간이 주어져 충분히 협상을 할 수 있었지만,한국은 24시간만 주어져 협상을 통한 해결의 여지가 많지 않았던 것도 대비된다.일본 인질들은 이라크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반전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었다.반면 김선일씨는 미군에 물품을 대납하는 업체 직원으로,이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또 미국에도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팔루자 지역의 휴전을 요구,48시간 추가휴전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무장세력들을 달랬다.하지만 이번엔 미군이 달랐다.김씨가 납치된 뒤인 지난 19일 팔루자 교외 주거지역을 타깃으로 미사일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공습했고,22일에도 팔루자에서 자르카위의 안가로 지목한 가옥에 폭격을 가했다. 따라서 결과만 놓고 두 인질사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란 지적도 있다. taein@seoul.co.kr˝
  • 美·日은 인질피랍 어떻게 대처했나

    이라크에서 납치된 김선일씨의 구출 여부로 한국 정부의 총체적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지금까지 이라크에서 자국민이 납치됐던 국가는 미국·일본·영국·중국·러시아·스페인·이탈리아·레바논 등이다.해당국 모두 나름대로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피랍자 구출에 나섰으나 우리 정부가 참고할 만한 대처방법은 일단 일본식이다. ●정면 대응한 미국 지난달 12일 닉 버그가 납치됐을 당시,그리고 지난 15일 폴 존슨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피랍됐을 때 미국은 인질 석방을 위해 ‘협상’보다는 ‘작전’을 선택했다.이라크와 중동지역에 파견된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을 투입,구출작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존슨이 납치된 직후에는 사우디 정부로부터 군경 5000명을 지원받아 수색작전을 벌이기도 했다.그러나 결국 존슨이 희생되자 미군은 그를 납치한 알카에다의 핵심 간부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이라크 팔루자 등에 보복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국인이 납치될 때마다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며 강경하게 맞섰다.물론 미국도 비공식 채널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납치단체와 선이 닿을 만한 이라크인들이 ‘메신저’ 역할을 맡기를 꺼리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종교 채널 활용한 일본 지난 4월8일 일본인 3명이 납치되자 일본 정부는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외무 부대신을 요르단의 암만에 급파해 이슬람 종교지도자와 부족장들부터 접촉을 시작했다.종교지도자들을 접촉한 결과 납치단체가 ‘무자헤딘 여단’이라는 사실이 확인하고 이들과 대화통로를 가진 수니파 종교위원회를 끈질기게 접촉해 설득에 나섰다.결국 수니파 종교위원회는 “무고한 민간인은 석방하라.”는 호소문을 무장단체에 전달했으며,무자헤딘 여단은 “성직자 단체의 호소에 따라 석방을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인질을 풀어줬다. 일본정부가 납치단체에 인질 석방의 ‘물질적 대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또 일본 정부는 미국에도 도움을 요청해 미군이 인질이 억류된 팔루자 지역에서 일시 휴전을 하기도 했다.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도 알자지라 TV에 출연해 석방을 호소했다.특히 억류자들이 소속한 단체와 가족,지자체 등도 아랍 미디어와 잇따라 회견을 갖고 억류자들의 활동을 소개하며 무사석방을 호소했다.이같은 전방위 노력은 이슬람종교위원회가 무장세력을 설득하기에 매우 용이한 상황을 조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후유증 관리도 중요하다 김씨가 석방되거나 혹은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적지않은 사회적 후유증이 따를 수밖에 없다.일본은 인질 석방에 성공했으나 피랍자들은 정부로부터 석방비용을 청구당하는 등 사회적인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또 인질 발생이 미국을 일방적으로 추종해온 외교적 결과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은 인질 구출에는 실패했지만 사회전체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또 한편으로는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는 반전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사회가 양극화되는 현상도 나타났다.우리의 경우도 김선일씨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라크 파병과 한·미 관계 등을 둘러싸고 정치적·사회적 갈등이 악화될 것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정부로서는 김씨 구출과 함께 이라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 [사설] 6자회담 무용론 극복해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3차 6자회담이 23일부터 나흘간 베이징에서 열린다.하지만 이를 위한 실무그룹회의가 21일,22일 양일간 열리게 돼있어 회담은 사실상 오늘부터 시작되는 셈이라 할 수 있다.과거 두차례의 회담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우리는 이번 회담에서마저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6자회담 무용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털어내는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참가국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회담이 남북한간 이례적인 화해무드속에 열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남북한간에는 현재 철도·도로연결공사와 개성공단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지난주에는 제2차 남북장성급회담에서 합의한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방지안에 따라 50년만에 남북 함정간 첫 무선교신이 이루어졌고,휴전선 일대 남북한 확성기방송이 중단됐다. 중국이 회담 첫째날을 양자회담의 날로 추진하는 등 회담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 또한 고무적이다.중국은 최근까지도 북한측에 대해 전면핵포기원칙의 수용을 촉구하고,미국에 대해서는 고농축우라늄(HEU)문제 등에서 북한을 너무 압박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중재노력을 계속해 왔다.우리는 남북한 화해 분위기와 중국의 이런 적극 중재노력 등이 결실을 맺어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을 기대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북·미간의 뿌리깊은 불신이다.이전처럼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 원칙을 고수하고 북한은 이에 맞서 선(先)안전보장 등의 요구를 되풀이할 경우 회담진전은 기대난이다.남북화해 무드와 중국의 지원을 활용해 우리가 북·미 양측 모두에 보다 유연한 자세로 임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6자회담 무용론이 힘을 얻어 어렵사리 쌓아온 회담틀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참가국 모두의 심기일전을 기대한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미군감축, 자연스러운 일

    미국은 한반도 남쪽에 주둔해온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이 문제를 놓고 우리들끼리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하다.그러나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건 다 부질없는 소리일 뿐이다.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땅이 광복된 그 순간 미군이 점령군으로 이땅을 점령할 때 우리의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되었던 것처럼 감축할 때도 우리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하는 것,그것이 힘센 자들의 논리고,힘센 자들의 논리니까 진리다.그 앞에서 ‘혈맹의 우의’ 운운해가며 자세 낮추기에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의 모습은 볼 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은 자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하지 않는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의 자신만만한 말이다.그 말은 시대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냉전시대의 오만 그대로다.그런데,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그 말에서 엉뚱하게 우리의 잘못을 찾아내고 읍하기에 바쁜 것이다.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혈맹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미국을 비판하고 불경스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그것 또한 냉전시대에 뿌리박은 반공주의 사고방식의 표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한반도 휴전선 남쪽에서 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이미 13년 전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며 냉전시대는 끝났고,한반도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갈등과 대결의 분단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평화통일시대로 대전환을 했기 때문이다.소련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냉전시대의 소산인 주한 미군은 그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더구나 이념전쟁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이제 그만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세계를 향해 약속했으면 주한 미군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에 지나지 않는다.군부독재시대에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미국은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은 6·25 전쟁시대의 참화 속에 빠진 한국과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과거의 주인은 훗날 종의 출세를 속편히 보아넘기지 못하며,부자는 옛 가난뱅이의 입신을 사실대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다.행여 미국도 그런 식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군의 감축이 곧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 수선을 떠는 부류들이 있다.그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과장이고 거짓말이다.미국은 그런 비이성적이며 비논리적인 가짜 친미주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고마움과 미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6·25때는 더 말할 것 없고,우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시장의 도움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리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더라고,힘있는 옛친구와 사이가 나빠지면 그 손해는 누가 보는지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구로서 대등한 관계의 정립과 유지다.그 토대 위에서 어깨동무할 때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평화통일을 향한 남과 북의 발전적 변화는 우리 스스로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져 나아가고 있다.그리고,그 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미국에서 볼 때는 너무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그러나,그 눈부실 지경으로 빠른 변화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우리 남과 북은 저 5000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며,그 민족동질성에 뿌리내린 평화통일 염원이 그 많은 변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이 아름다운 변화를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하며,그것이 우리의 참된 친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미군감축, 자연스러운 일

    미국은 한반도 남쪽에 주둔해온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이 문제를 놓고 우리들끼리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하다.그러나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건 다 부질없는 소리일 뿐이다.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땅이 광복된 그 순간 미군이 점령군으로 이땅을 점령할 때 우리의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되었던 것처럼 감축할 때도 우리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하는 것,그것이 힘센 자들의 논리고,힘센 자들의 논리니까 진리다.그 앞에서 ‘혈맹의 우의’ 운운해가며 자세 낮추기에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의 모습은 볼 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은 자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하지 않는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의 자신만만한 말이다.그 말은 시대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냉전시대의 오만 그대로다.그런데,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그 말에서 엉뚱하게 우리의 잘못을 찾아내고 읍하기에 바쁜 것이다.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혈맹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미국을 비판하고 불경스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그것 또한 냉전시대에 뿌리박은 반공주의 사고방식의 표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한반도 휴전선 남쪽에서 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이미 13년 전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며 냉전시대는 끝났고,한반도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갈등과 대결의 분단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평화통일시대로 대전환을 했기 때문이다.소련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냉전시대의 소산인 주한 미군은 그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더구나 이념전쟁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이제 그만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세계를 향해 약속했으면 주한 미군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에 지나지 않는다.군부독재시대에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미국은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은 6·25 전쟁시대의 참화 속에 빠진 한국과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과거의 주인은 훗날 종의 출세를 속편히 보아넘기지 못하며,부자는 옛 가난뱅이의 입신을 사실대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다.행여 미국도 그런 식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군의 감축이 곧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 수선을 떠는 부류들이 있다.그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과장이고 거짓말이다.미국은 그런 비이성적이며 비논리적인 가짜 친미주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고마움과 미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6·25때는 더 말할 것 없고,우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시장의 도움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리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더라고,힘있는 옛친구와 사이가 나빠지면 그 손해는 누가 보는지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구로서 대등한 관계의 정립과 유지다.그 토대 위에서 어깨동무할 때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평화통일을 향한 남과 북의 발전적 변화는 우리 스스로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져 나아가고 있다.그리고,그 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미국에서 볼 때는 너무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그러나,그 눈부실 지경으로 빠른 변화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우리 남과 북은 저 5000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며,그 민족동질성에 뿌리내린 평화통일 염원이 그 많은 변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이 아름다운 변화를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하며,그것이 우리의 참된 친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 [시론] 김정일 위원장 답방의 조건/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6·25 4주년을 즈음하여 남북관계가 훈풍을 맞고 있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해군함정간 무선교신이 이루어지고 휴전선 근처에서 양측의 선전활동도 중지되었다.인천에서는 남북 해외 동포가 모여 우리민족대회를 성황리에 끝냈고 북측 인사가 참여하는 국제학술회의도 개최되었다. 특히 김대중 도서관이 주최한 6·15 기념 국제토론회에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남북 양 정상간 ‘간접적인’ 의사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지금껏 남북정상의 의견교환이 공식적인 특사방문이나 당국간 회담의 상대측 대표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민간차원의 학술토론회에서 북측 고위인사와 남측 대통령이 환담함으로써 양측 정상의 의사가 교환된 것은 그 자체로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짐작케 한다. 이번의 풍성한 6·15 행사를 전후해 우리 언론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특히 이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노 대통령도 이 부위원장과의 환담에서 ‘남북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2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노 대통령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공식제안함으로써 과거 2000년 3월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대비되는 서울선언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지금 시기에 남북 양 정상간의 간접대화나 노 대통령의 이른바 ‘서울선언’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다. 최근의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가시화와 북측의 적극적인 대남관계 개선 의지는 오히려 난항중인 북핵문제의 우회적 통로로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용의 표명도 분명하게 북핵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한 것이다.따라서 북핵이라는 당면한 이슈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남북간 호의적 조짐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핵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대로 김 위원장 답방은 ‘적절한 시기’가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북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특사 파견이나 답방 추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북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의 결단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는 양측 모두에 부담이 존재한다.북으로서는 적어도 핵포기의 명백한 입장이 정상회담의 선물로 제시되어야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남으로서도 최근 한·미관계의 재조정 분위기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정상회담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 시기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점치기보다는 그 성사를 위한 조건 마련에 남북이 나서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일 것이다.북측은 다음주 개최예정인 3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고 남측은 다소 소극적인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노 대통령의 서울선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주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답방은 의도적으로 갑자기 성사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의 긍정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 “통일의 그날 우리 다시 만납시다”

    “통일의 그날 우리 다시 만납시다.꿈결에도 바라던 통일의 그날 기쁨과 감격에 울고 웃으며 서로 얼싸안읍시다.” 남북이 15일 0시부터 휴전선 일대에서의 비방 등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군도 14일 밤 이같은 내용의 대남 고별방송을 실시했다.우리측도 이날 밤 11시50분부터 10분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배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고별방송을 했다. 북측이 이날 밤 11시30분부터 29분간 내보낸 고별방송은 “전방에 나와 있는 국군 장교들과 사병 여러분”이라며 다소 부드러운 북한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됐다.방송은 “군사분계선상의 역사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라고 이어나갔고,여성이 같은 문구를 반복해서 낭독했다. 방송은 이어 “역사는 총을 쥔 군인들이 외세와 반민족 세력에 반기를 들고 민족의 편으로 돌아선다면 거창한 사회적 변혁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민족의 중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미제는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불행의 화근이며 조국통일을 가로막는 민족의 철천지 원수”라며 “통일의 그날 우리 만납시다.”란 말로 끝을 맺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휴전선 心理戰부대 운용 고심

    군 당국이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 선전활동을 전담해 온 심리전(心理戰) 부대의 운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에 따라 확성기나 전광판 등을 이용한 대북 선전활동이 15일부터 전면 중단되면서 심리전부대 운용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이와 관련,군 당국은 전방 심리전부대에 신병(新兵)을 충원하지 말라고 최근 육군측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일단 심리전부대의 조직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북한이 우리 국방부의 인력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현재 군의 심리전을 총괄하는 곳은 국군 심리전단으로,합참 민심참모부의 지휘를 받고 있다. 심리전단은 전방 각 군단에 1개 중대 규모의 심리전부대를 운용하고 있다.사단 단위에도 심리전 요원이 수명씩 파견돼 있다.전체 규모는 800여명 선으로,대부분 현역 군인이지만 방송 제작 등에 관여해 온 프로듀서 등 군무원들도 50명이나 된다. 특히 심리전단에 근무하는 군무원들 사이에서는 곧바로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방부는 그러나 선전중단이 곧바로 심리전 조직의 대대적인 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1972년에도 7·4 공동성명에 의한 남북한의 선전중단 합의에 따라 우리측이 조직과 장비를 모두 폐기했다가,1980년대 북한이 선전을 일방적으로 재개하는 바람에 우리측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군 관계자는 “현재 합참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심리전부대의 임무와 기능,편제 등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며 “결과에 따라 조직과 병력은 다소 줄더라도,실전에서는 고도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편제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盧대통령 “北核 안정적 해결 기대”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북핵문제는 안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주관으로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전략적 통합을 위한 아시아 원탁회의 참석자’와의 오찬에서 “지난 50년간 한·미·일 3국이 한 묶음으로 가고 북한·중국·러시아가 반대편에 선 분단과 경계의 질서가 지속돼 왔지만 지금은 6개국 사이의 협력과 경제의존이 두터워지면서 경계의 질서가 희석되고 있다.”며 “이것이 세계질서의 커다란 흐름이기 때문에 이 흐름을 되돌린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추진해 가고 있는 가운데 오늘 남북간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휴전선에서의 상호 선전활동이 중지됐고,서해상에서는 해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상호협력,상호교신 등이 실천에 들어갔다.”고 소개하면서 “이같은 (남북간의) 신뢰증진 노력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과 번영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장성급 부속합의서 내용·의미

    남북이 12일 ‘무박 3일’간의 협상 끝에 ‘6·4 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부속 합의서에 서명했다.부속 합의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일대에서의 무력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부근의 선전수단 제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이 담겨 있다. ●주요 내용과 의미 서해 NLL을 둘러싼 남북 해군 함정간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다.무선통신과 깃발,발광(불빛 신호) 등이 주요 방법이다. 양측 함정들은 156.80㎒,156.60㎒를 각각 지정 주파수와 보조지정 주파수로 결정,국제상선 공통망을 통해 무선교신을 하게 된다.남측은 ‘한라산’,북측은 ‘백두산’으로 지칭된다.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이 무선통신을 통해 ‘백두산 백두산,여기는 한라산’식으로 호출하게 된다. 남북은 14일 오전 9시부터 약 2시간 동안 NLL해상에서 역사적인 군사당국간 시험교신을 갖는다. 양측 해군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서해지구 통신선로를 이용해 서해상 불법 조업선박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로 한 것도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측은 국제상선 통신망으로 통신이 어렵거나 쌍방 함정이 기관고장이나 조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접근할 경우,깃발이나 발광신호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깃발신호는 함정 최상부에 내걸고,발광신호는 마스트에 달린 탐조등으로 상대 함정이 응답할 때까지 송신한다. 이밖에 양측은 휴전선 일대에서 상대방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선전수단은 모두 없앤다는 합의에 따라 15일 0시부터 모든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모든 선전수단도 제거하기로 했다. 남측 병사들의 종교활동을 위한 초대형 불상과 크리스마스 트리 등은 후방지역으로 옮겨진다. ●마라톤 협상으로 마련된 이행안 실무대표 접촉이 시작된 10일만 해도 우리측은 1박2일 정도면 협상이 끝날 것으로 봤다.하지만 MDL일대에 설치된 종교시설의 제거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북측은 종교시설물의 심리적 자극이 큰 만큼 눈에 옮길 것을 요구했고,우리측은 민간시설이기 때문에 군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개했다. 결국 우리측이 북측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다고 한발짝 물러서 겨우 문제가 일단락됐다. 또 부속합의서 조문을 일일이 따져가며 작성하는데도 당초 생각했던 시간보다 훨씬 많이 소요돼 아예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마라톤 협상을 벌어야만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美 “이라크 중부서 승리”

    |바그다드·나자프 AFP 연합|이라크 주둔 미군은 5일 이라크 중부지역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시아파 과격 성직자인 무크타다 사드르의 민병대를 완전 격퇴했다고 선언하고 사드르와의 휴전협정은 일체 없었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사드르는 이날 주류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아야툴라 알리 시스타니와 회동,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라크 중부 나자프를 담당하고 있는 미군 최고 지도자중 한명인 마크 허틀링 준장은 “무크타다의 민병대는 군사적으로 격퇴됐다.나자프에서만 최근 몇주 동안 수십명의 민명대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최근 며칠동안에만 무크타다의 민병대는 저항 중추 세력의 대부분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 가평격전지 흑백사진 주인공 유해 귀향

    6·25전쟁의 격전지였던 중부전선 화악산 기슭에서 나온 빛바랜 흑백사진의 주인공은 피란지 부산에서 자원입대한 학도병이었다. 전투가 벌어진 그날 쓰러졌던 그 모습 그대로 반세기가 넘도록 가족을 기다리던 그 학도병은 법원 서기 출신 나영옥(당시 18세) 상병이다. 현충일인 6일 사진 속의 미소년은 유해가 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소법1리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동생들과 상봉했다. ●똑같은 사진 54년간 간직 나 상병의 동생 나영일(59·서울 중랑구 신내동)씨는 이날 태극기가 덮인 형의 관을 어루만지며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어머니와 만나 행복하게 잘 사시라.”며 상상하지 못했던 ‘재회의 슬픔’을 나누었다. 여동생 옥자(64)씨도 “전쟁터에 나갔다가 소식이 없는 오빠 때문에 아버지는 눈도 감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흐느끼면서 전쟁이 낳은 가족사의 아픔을 비로소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나 상병의 신원을 확인한 것은 육군이 벌이고 있는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의 결실이다.육군 27사단은 지난 2일 341번 지방도로변 고추밭에서 발굴한 전사자의 주머니에서 비닐에 싸인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나영일씨는 “언론에 공개된 사진을 본 아들이 ‘큰아버지와 비슷하다.’고 하기에 집에 있던 사진을 꺼내보니 바로 같은 사진이었다.”면서 “보관하던 사진은 어머니가 간직하고 계시다가 돌아가시면서 ‘형님을 잊지 말라.’고 물려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나 상병의 가족은 모두 20여명.가족들에 따르면 나 상병은 8남매의 둘째로 순천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벌교에서 법원 서기로 근무하다 전쟁이 터지자 피란지 부산에서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다. 이후 그는 5사단 36연대 본부 소속으로 1951년 1월 이른바 1·4후퇴 당시 화악산을 타고 내려오는 중공군에 맞서다 전사한 것으로 유해발굴단은 추정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 사진을 찍을 때 입은 옷은 군복이 아니라 법원에 근무할 때 입었던 옷”이라면서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서 선물로 받은 만년필 2개를 왼쪽 가슴에 꼽고,손목시계를 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영일씨는 “휴전협정에 따라 다른 사람들은 다 돌아왔지만 둘째 형님만은 소식이 없었다.”면서 “가족들은 명절이나 현충일이 되면 그저 꽃 한다발을 사들고는 동작동 국립묘지를 서성이곤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발굴된 29구 유해 국립묘지 안장 계획 한편 육군 27사단은 이번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에서 나 상병을 비롯해 모두 29구의 유해를 발굴했다.27사단은 오는 17일 사령부 연병장에서 합동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나 상병 등의 유해는 영결식이 끝난 뒤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나영일씨는 이날 “아직까지도 착잡하고 떨려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그동안 국군포로 얘기만 나와도 혹시 형님이 아닐까 안절부절 못했다.”면서 “형님을 찾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발굴단 관계자의 손을 꼭 잡았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이라크 종파간 화해 분위기

    미군 주도의 연합군으로부터 주권을 이양받을 과도정부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이라크내 여러 종파와 종족들이 3일 비난의 강도를 낮추며 지난 1일 발표된 과도정부의 정통성을 간접 승인했다.이에 따라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 정국의 불투명성이 다소 줄어들었다.이라크내 최대 종파인 시아파 지도자들은 일단 과도정부를 승인,미국이 제시한 이라크 민주화 일정을 진행시키면서 향후 이라크의 새 유엔 결의안에 자신들 요구사항인 조기 선거와 연합군 철수 등을 최대한 반영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시스타니 과도정부 승인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 시스타니의 집무실은 3일 성명을 통해 “새 정부가 효율과 정직성을 입증하고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입증하기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새 정부를 인정했다.시스타니는 성명에서 지난 1일 발표된 과도정부가 자유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아니라는 데 불만을 표시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는 즉시 점령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내년 1월 예정대로 총선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시스타니는 대신 과도정부와 미국을 겨냥,4가지 주요 과제를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즉 ▲이라크 국민에 주권을 완전히 돌려주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 획득과 치안회복 ▲생활난 완화를 위한 공공서비스 제공 ▲2005년초 선거실시 준비 등이었다.다른 시아파 원로들도 이날 점령군 철수와 새 정부의 효율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발을 맞췄다. 시아파 급진 저항세력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민병대도 5일부터 나자프와 인근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대변인 카이스 알 카잘리가 4일 밝혀 지난달 27일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빈발하던 미군과 시아파 민병대간 폭력사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 총리,국민화합 강조 이야드 알라위 새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대국민연설에서 전 바트당원이라도 죄를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위엄있는 이라크 국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축출 이후 균열된 이라크 사회의 화합 회복을 강조했다.알라위는 또 가지 알 야웨르 새 대통령이 곧 열릴 G8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어 30일 주권 이양 후에도 미군과 연합군의 존재가 이라크의 안보를 보장해줄 것이며 외국인 테러범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외국인들의 입국을 규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南北장성급회담 “휴전선 선전방송 중단”

    남북한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군사적 신뢰구축의 기반을 닦았다. 남북은 3일 오전부터 4일 새벽까지 설악산 켄싱턴호텔에서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 전체회의와 실무대표 접촉을 갖는 등 마라톤협상 끝에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등을 포함한 4개항에 전격 합의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매년 꽃게잡이철마다 ‘한반도의 최대 화약고’로 인식돼 온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관계가 완화되고,신뢰구축도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또 남북간 경협을 비롯해 기존의 각종 교류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오는 10일쯤 북측지역인 개성에서 장성급 회담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회담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서해 우발적 충돌 예방과 관련,양측은 ▲서해상에서 양측 함정의 철저한 통제 ▲서해상에서 상대측 함정과 민간선박에 부당한 물리적 행위 금지 ▲국제상선공통망(156.8Mhz,156.6Mhz) 활용 ▲기류 및 발광신호 규정 제정·활용 ▲제3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 및 정보교환 ▲서해지구 통신선로 이용 등의 조치에 의견을 모으고 이를 6·15 4주년을 기해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북측이 지난달 26일 금강산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 제의한 전선지역의 선전중단과 선전수단 제거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대측에 대한 선전은 15일부터 중단하고 8·15광복절까지 3단계로 나눠 선전 수단을 완전히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이같은 전격 합의는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이번 합의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 이뤄져야 경제협력이 더 진전될 수 있다는 남측의 설득을 북측이 수용한 것”이라며 “북측이 군사부문에 치중했던 국력을 경제부문에 돌리기 위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의 필요성에 동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최근 주한 미2사단의 이라크 차출 결정으로 불안했던 한반도 안보환경을 이번 회담을 통해 개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양측이 선전물을 제거하기로 한 것은 쌍방간 신뢰구축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南北장성급회담 “휴전선 선전방송 중단”

    南北장성급회담 “휴전선 선전방송 중단”

    남북한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군사적 신뢰구축의 기반을 닦았다. 남북은 3일 오전부터 4일 새벽까지 설악산 켄싱턴호텔에서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 전체회의와 실무대표 접촉을 갖는 등 마라톤협상 끝에 서해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등을 포함한 4개항에 전격 합의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매년 꽃게잡이철마다 ‘한반도의 최대 화약고’로 인식돼 온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관계가 완화되고,신뢰구축도 속도감 있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또 남북간 경협을 비롯해 기존의 각종 교류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오는 10일쯤 북측지역인 개성에서 장성급 회담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회담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서해 우발적 충돌 예방과 관련,양측은 ▲서해상에서 양측 함정의 철저한 통제 ▲서해상에서 상대측 함정과 민간선박에 부당한 물리적 행위 금지 ▲국제상선공통망(156.8Mhz,156.6Mhz) 활용 ▲기류 및 발광신호 규정 제정·활용 ▲제3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 및 정보교환 ▲서해지구 통신선로 이용 등의 조치에 의견을 모으고 이를 6·15 4주년을 기해 실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북측이 지난달 26일 금강산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 제의한 전선지역의 선전중단과 선전수단 제거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대측에 대한 선전은 15일부터 중단하고 8·15광복절까지 3단계로 나눠 선전 수단을 완전히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이같은 전격 합의는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이번 합의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 이뤄져야 경제협력이 더 진전될 수 있다는 남측의 설득을 북측이 수용한 것”이라며 “북측이 군사부문에 치중했던 국력을 경제부문에 돌리기 위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의 필요성에 동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최근 주한 미2사단의 이라크 차출 결정으로 불안했던 한반도 안보환경을 이번 회담을 통해 개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양측이 선전물을 제거하기로 한 것은 쌍방간 신뢰구축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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