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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 총장 “그루지야 평화유지군 검토”

    반 총장 “그루지야 평화유지군 검토”

    반기문(얼굴) 유엔 사무총장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11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루지야 사태가 발발한 이래 거의 매일 세계지도자들과 접촉한 결과 이런 방안이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서로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비난을 쏟아내는 가운데 반 총장은 “그루지야에 실사단을 파견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은 1993년 이래 압하지야에 감시단 수십명을 파견해 그루지야의 휴전 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해 왔다. 러시아 역시 1990년대부터 남오세티야, 압하지야에 3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켜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쪽 지역에 3800명씩 7600명으로 평화유지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방 외교가는 반 총장의 발언을 잇달아 지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장모리스 리페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평화유지 활동을)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만으로 제한할지 여부도 따져야 한다.”면서 “우리는 나머지 그루지야 국민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대사와 존 소여스 영국 대사 등도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람-자연·사람-음식 ‘영상이야기’

    사람-자연·사람-음식 ‘영상이야기’

    올해 각 방송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맺기’에 주목해 프로그램을 짰다. 또 상 위에 차려진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음식의 비밀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들을 앞다퉈 내놓았다. ●사람-사람, 사람-자연 ‘관계맺기´ 자연과 사람이 서로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다. 일본에서 ‘물의 마을’로 통하는 사토야마다. MBC는 12일 밤 12시10분 해외다큐 스페셜 ‘물의 정원-사토야마’를 통해 몇 세기에 걸쳐 자연에 기대고 또 자연을 돌보며 살아가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조망했다. 늙은 어부 다나카는 물고기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잡지 않으려고 전통적인 낚시그물을 호수에 던진다. 마을 사람들은 가내 웅덩이를 통해 생활폐수를 처리한다. 뛰어난 영상미가 자연과 인간의 긴밀한 삶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다문화가정, 이민자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된다.15일 오전 7시30분에는 강릉 MBC에서 제작한 ‘글렌씨와 두 남자’가 방영된다. 결혼 2년 만에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남편을 돌보면서도 아들 석용과 행복한 가정을 일구는 필리핀 여인 글렌씨를 만난다.OBS는 7일간 휴전선 155마일을 횡단한 기록 ‘청소년 평화생태탐사 미래의 땅,DMZ’를 13일과 14일 오후 10시40분 연이어 선보인다. ●음식에 말을 걸다 넘치는 맛집 소개에 음식프로그램들…. 음식은 이제 단순히 식욕을 충족시켜주는 먹거리가 아니다. 문화를 대변하는 종합예술이다.KBS 1TV는 여기에 착안해 다큐멘터리 2부작 ‘한국 음식에 말을 걸다’를 기획했다.12·13일 오전 10시에 방영될 예정.1편 ‘꿈꾸는 밥상, 행복한 인생’에서는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삶을 짚어냈다. 태교음식부터 갖가지 통과의례 상차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먹음직스럽게 화면에 펼쳐진다.2편 ‘맛의 무릉도원, 도문 대작’에서는 조선 최대의 반항아 허균이 쓴 최초의 음식품평서 ‘도문대작’을 통해 그가 40평생 먹어본 조선 최고의 음식을 복원해본다. MBC는 15일 오전 11시55분 천일염의 우수성과 맛의 비밀을 밝힌다.‘천일염-날개를 달다’편에서는 천일염의 제조과정과 세계최고의 명품 소금, 전라도 향토음식과 천일염이 만나 빚어내는 맛의 향연을 HD카메라로 화려하게 담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그루지야 “94년 휴전협정 중단”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대해 유엔이 중재한 휴전협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루지야가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단절 이후 나온 조치여서 그루지야 사태는 더욱 꼬여가는 형국이다. 테무르 야코바슈빌리 그루지야 영토 통합 장관은 30일(이하 현지시간) “1994년 유엔이 중재에 나서 두 곳과 체결한 휴전협정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친(親)러 노선의 두 나라는 1990년대 초 그루지야와 각각 독립 전쟁을 치렀다. 두 곳에 유엔과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는 내용의 휴전협정을 1994년 모스크바에서 체결했다. 휴전협정 중단 선언은 군사적 행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는 러시아가 지난 26일 두 나라의 독립을 인정한 데 따른 상징적 보복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1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번 선언은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완충지대 및 그루지야 상황의 공정한 감시를 위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원 추가 배치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선진 8개국(G8) 회원국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8일 미 CNN 및 독일 ARD 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음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거나 에너지를 이용해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푸틴 총리는 “유럽이 코소보 독립을 인정했다면 두 자치 공화국의 독립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유럽이 미국의 외교 정책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무선헬기로 농약살포도 못하나”

    “무선헬기로 농약살포도 못하나”

    “저고도 공중침투를 꾀하는 적군 헬기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 고육책으로 리모컨 헬기를 사용하는데, 무슨 보안상의 문제가 있느냐.” 29일 강원 철원군에 따르면 농민들이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모형헬기로 공동 농약방제를 하려다 국방부의 제지를 받자 반발하고 있다. 갈말농협은 지난 8일 일손부족을 해소하고 공동작업 때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 농업용 무선조종 헬기 사용허가를 신청했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4일자 민원 회신문을 통해 “갈말읍 일대를 포함해 경기도와 강원도 전역은 P-158(남방한계선) 한국전술지대로서, 구역 안에서 이런 무선헬기가 운용된다면 전술통제가 어렵고, 적군의 공중침투 때 식별에 상당한 제한을 받아 허가가 어렵다.”고 밝혔다. 모형 헬기가 ‘피아식별’이 분명한 모델일지라도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휴전선이 가까운 곳에 살아서 안보상 문제라는 점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무선조종 헬기는 지상에서 불과 2∼3m 높이로 비행할 뿐인데, 군이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쉬워했다. 이어 “농지 면적은 넓고, 일손은 노인밖에 없는데 언제까지 맨몸으로 방제작업을 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공동방제에 동원되는 모형헬기는 동체와 날개 길이가 각각 3m이고, 무게가 64㎏으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리모컨 조종 모델이다.1회에 약제 21㎏을 싣고 1시간 동안 방제작업을 펼칠 수 있어 일부 농가에서 이용이 늘고 있다. 가격은 2억원대다.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그루지야 사태 ‘완충지대’ 새 뇌관

    ‘완충지대’가 그루지야 사태 해결의 새로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 고리시에서 철군을 시작했지만 흑해 포티항과 고리 일대, 수도 트빌리시 서쪽 50㎞의 인고에티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현재 그루지야의 동서간 주요 고속도로를 차단하고 있는 데다, 동서 횡단 철도상의 다리가 폭파된 상태여서 그루지야는 사실상 두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상태이다. 러시아는 휴전합의대로 그루지야에서 철군이 완료되더라도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주변의 완충지대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휴전합의는 남오세티야에서 반경 7㎞ 이내 그루지야 영토에서 러시아군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압하지야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하지만 1990년대 초 압하지야와 그루지야 전쟁에서 유엔이 비준한 평화유지조약에 따르면 러시아는 압하지야 주변의 완충지대에 자국군을 둘 수 있다. 한 러시아군 중령은 “우리는 완충지대에 머물고 있다. 이 지역은 남쪽으로는 리오니 강, 동쪽으로는 세나키와 인구리 댐에 이른다.”고 밝혔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부근이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화유지작전을 수행하고 있지 전투를 벌이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루지야는 현재 안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러시아군 주둔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루지야는 당연히 ‘완충지대’란 말에 펄쩍 뛰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21일 “우리는 어떠한 완충지대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루지야 사태의 중재자로 나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완충지대는 러시아군 철수 이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OSCE 순회 의장국인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텁 외무장관은 “현재로선 어느 누구도 완충지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휴전합의에 완충지대 조항이 들어 있지만 논의는 철군 이후에 해야 한다는 게 내 해석이고, 휴전 합의를 도출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메드베데프는 ‘당근’ 푸틴은 ‘채찍’

    그루지야 사태 등 대외문제를 놓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상반된 태도에 당황하고 있다.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낙관적이고 온건한 반면 푸틴 총리는 강경하고 완고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달 초 그루지야 사태 발발 이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합리적인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며 차분한 태도를 보였다.“사태의 빠른 해결을 낙관하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안도감을 느꼈다.하지만 푸틴은 달랐다. 그는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야를 공격한 것은 잔학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푸틴은 나아가 사르코지에게 그루지야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과 반감을 적나라하게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사르코지는 이같은 대화 내용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혼란스러워 보이는 그루지야의 상황도 이런 상반된 자세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메드베데프는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휴전안에 서명했지만, 러시아군은 지난 20일까지도 그루지야 진지를 여전히 강화하고 있었다. 미국 외교가에선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에게 힘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일부 미국 외교 관계자는 메드베데프는 당근을 흔들고 푸틴은 채찍을 휘두르는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회유와 협박으로 역할을 나눠 맡는 완벽한 ‘콤비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7) 경남 함양군 마천면 양정마을

    이름 그대로 양지여서 ‘양지정쟁이’로 불리는 양정마을은 위쪽의 음정, 아래쪽 하정과 함께 마천면 삼정리에 속한다. 벽소령대피소가 지척인 데다 영원사∼삼정산(1261m) 산행이 가능한 곳으로 30여가구 대부분이 토종벌꿀, 고사리, 고로쇠, 곶감 등을 수확해 생계를 잇는다.10여년 전 부산에서 들어온 표용기(56)씨는 “때가 묻지 않은 곳”이라고 표현하는데, 인근 마을과 달리 관광객을 상대로 한 장사집이 없기 때문이란다. 양정마을 사람들은 벽소령 옆 형제봉(1452m)을 부자(父子)바위라고 부른다. 성불하던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등을 맞대고 부동자세로 있다가 굳어 바위가 되었다는 형제봉의 전설은 외지인들을 통해 들은 낯선 이야기일 뿐이다.“왼쪽에 홀로 선 바위가 아빠, 우측에 줄줄이 늘어선 건 애들.” 정자에 앉아 바람을 쐬던 양용암(71)옹은 눈썹 끝에 걸린 바위를 가리키며 옛날이야기 한 토막을 쭉 늘어놓는다. “예전 이곳에 살던 ‘인걸’이란 나무꾼이 우연히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인걸은 선녀의 옷을 숨겨놓았고,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선녀 ‘아미’는 인걸과 결혼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인걸이 예전 일을 털어놓으며 아내에게 선녀 옷을 입혔더니 아미가 그 옷을 입고 그만 훌쩍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는 겁니다.” 그렇게 떠난 아미를 기다리다 지친 인걸과 삼 남매가 벽소령의 바위로 굳어진 게 부자바위, 그러니까 주능선 상의 형제봉이다. 인걸과 아미의 이야기는 슬픈 전설에 불과하지만, 반세기 전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에서 생명줄을 내어놓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기록되지도 못한 지리산의 혹독한 역사다.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그리고 휴전이 되고도 몇 년간은 전쟁보다 더한 날들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빨치산들은 들에 심은 곡식은 말할 것도 없이 돼지, 소, 닭 등 가축을 되는 대로 잡아갔다. 급기야 주민들은 공공기관, 약국, 여관, 가게 등이 밀집된 마천면소재지에 통나무 목책을 3중으로 돌려 방어선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련 서적에 따르면 이 방어선은 막강 남부군에게도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통나무 봉쇄선은 1952년 9월2일 뚫렸고(마천 9·2사건), 빨치산들은 생포한 민간인특공대와 이장 등 소위 반동분자들을 바위 밑에다 몰아넣고 잔인하게 죽이고 만다. 하정마을에 있던 끔찍한 바위는 도로 공사로 이젠 찾을 수가 없다. 무차별적인 학살은 빨치산뿐만이 아니었다.‘마천 향토지’는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역시 죄 없는 주민들이 국군의 손에 죽어나갔다고 적고 있다. 지리산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산마을의 수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에게, 또 빨치산에게 억울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겨우 60년밖에 안 된 이 땅의 역사이다. 양지정쟁이의 비탈진 골목 사이로 큰바람이 분다. 마을의 상처를 보듬는 바람, 어딘가 앉아 슬프게 울고 있을 영혼을 위로하는 바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 안는 바람…. 이제는 기억조차 외면한 아픔 대신 산마을 사람들 모두 이 산이 주는 혜택을 고스란히 받기만 하면 될 터이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백무동행을 탔다면 마천에서 내려 양정마을까지 군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지리산자연휴양림∼영원사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 그루지야 철군 두고도 공방

    그루지야에서 불안한 휴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은 러시아의 지체없는 철군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러시아는 정부해산을 선언하고 비상사태를 선언한 남오세티야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혀 그루지야 사태에서 발을 뺄 의사가 없음을 다시한번 내비쳤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 참석하고자 벨기에 브뤼셀로 가는 비행기에서 “러시아는 군사력을 이용해 힘과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전략 목표를 부인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전략적 비행으로 미국의 국경조차 도발하는 행위를 본 적이 있다.”면서 “이것은 위험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이번 회의에서 “나토는 회원국인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재확인하고, 러시아가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와 같은 주변국들이 동맹에 참여하는 것을 막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행동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는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그루지야에서 러시아군의 의미있는 이동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휴전협정에 조인했음에도 그루지야에서 철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영국 일간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날 러시아군이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40㎞ 떨어진 검문소와 방어진지에 계속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또 그루지야 최대 전략 요충지 고리에서는 러시아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으며, 폭발음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이날 “평화합의안에 따라 러시아 장갑차가 그루지야에서 빠져나와 러시아 영토인 북오세티야로 향하고 있다.”며 철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철군 여부로 신경전이 펼쳐졌던 고리에서도 러시아군이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러시아軍, 그루지야서 철수 시작

    러시아군이 18일(현지시간) 그루지야 영토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완전 철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귀환 장소 역시 그루지야 국경 인근으로 알려졌다. 언제든지 그루지야 영토로 재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AP통신은 이날 러시아군 철군 소식을 전하면서 “철군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갈등의 불씨는 곳곳에 있다. 그루지야는 영토 통합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포로교환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도 벌이고 있다. 휴전 협정은 이뤄졌지만 전쟁 같은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이날 “평화합의안에 따라 러시아 장갑차가 남오세티야 수도 츠힌발리에서 빠져나와 러시아 영토로 향하고 있다.”고 철군을 공식 발표했다. 철군 여부로 양국이 신경전을 벌였던 전략 요충지 고리시(市)에서도 철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18일부터 러시아군이 그루지야에서 남오세티야와 국경지대로 철군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그루지야 측은 여전히 러시아군의 철군 발표를 신뢰하지 않았다. 카카 로마이아 그루지야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아직 러시아군이 철군을 시작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측의 철군 주장을 부인했다. 실제 철군이 이뤄졌다 해도 문제는 산적해 있다.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를 또다시 자극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시민권자들에 대한 적대 행위는 바로 박살낼 것”이라고 즉시 응전했다. 철군 문제와 함께 포로교환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측은 “국제법에 따라 양국이 낮 12시(현지시간)에 포로 교환을 하기로 했는데 그루지야 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그루지야측은 “그런 협상을 해 본 적도 없다.”고 협상 자체를 부인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러, 에너지로 서방 숨통 죄나

    러, 에너지로 서방 숨통 죄나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그루지야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 러시아군은 그루지야와의 휴전협정에 따라 철수를 시작했지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미 러시아의 압박으로 그루지야를 경유하는 인접국의 원유수송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목줄 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국영철도회사가 16일 철도를 이용한 그루지야로의 원유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그루지야 철도 당국은 “철로가 재개되기까지는 열흘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군이 자국의 서쪽 카스피 근처를 공격한 다음 다리가 끊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제르바이잔 국영철도회사는 “철도가 폭격받기 전 그루지야 철도를 이용해 아르메니아로 72개의 원유 탱크를 보낼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의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그루지야의 흑해 항구인 수프사를 잇는 송유관(하루 4만 5000배럴)과 가스관(하루 9만배럴)의 가동을 중단했다. 바쿠에서 터키의 에르주룸으로 가는 BP의 가스관도 전쟁이 나면서 한동안 공급을 중단했다가 지난 14일에서야 다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바쿠와 그루지야의 트빌리시, 터키의 세이한을 잇는 BTC 송유관은 그루지야 사태 발생 이전인 지난 5일부터 줄곧 불통이다. 송유관의 터키 구간에서 쿠르드족 분리주의 세력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쟁 발생 초기 미사일 50여발이 BTC 송유관 수백m를 강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와 모스크바 타임스 등은 “현재 카스피해의 바쿠에서 흑해로 연결하는 송유관 가운데 정상 운영되는 것은 그루지야를 경유하지 않는 바쿠∼노보로스시크 송유관뿐”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서방에 에너지를 수출하려던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그루지야 바투미 항까지 BTC송유관을 이용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카스피해 횡단 송유관 건설 계획이 연기되면서 원유 운송로에서 러시아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에너지 전문가인 디에터 헬름 옥스퍼드대 교수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것은 유럽의 송유관이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을 경유하도록 하는 영악한 정책에 따른 것”이라면서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러시아와 중동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방에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중재나선 국제사회

    그루지야 사태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국면이 증폭되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나섰다. 프랑스는 14일(현지시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내고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휴전을 확고히 하는 내용의 휴전 결의안을 마련, 곧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합의 서명한 6개항의 평화중재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그루지야 방문길에 파리에 들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사태해결 방안을 협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의 철군 조건을 총족시킬 새 중재안에 서명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15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프랑스측의 중재안을 포함해 해법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17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만나는 등 중재 노력에 적극 가세하고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전쟁의 당사자들에게 인도주의와 인권에 관한 국제법 준수와 휴전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러, 그루지야서 충돌하나

    미국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그루지야 지원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구호물자 지원을 위한 인도주의 작전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상 그루지야 사태에 직접 개입한 셈이다. 러시아군과 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이 그루지야의 항구와 공항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미군 주도로 그루지야에 인도적인 지원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호 물자를 실은 미 공군의 C-17 수송기가 이날 그루지야의 수도인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수송기가 그루지야 공항에 착륙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군은 그루지야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저지할 것”이라며 양국 군이 대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군은 14일 “그루지야와의 평화안 합의에 따라 스탈린의 고향인 고리시에 대한 통제권을 그루지야 경찰에 넘기고 철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루지야측은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양측이 다시 교전을 한 것인지 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고리시 인근에서 적어도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박격포 소리와 유사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미국은 더 적극적으로 그루지야 사태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그루지야 정부를 지지하며 그루지야의 주권과 영토통합성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정전)약속을 지켜 이번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도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휴전 협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더 깊은 고립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라이스 장관은 프랑스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그루지야 사태 해결책을 협의한 뒤 다음주 그루지야를 방문한다.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은 그루지야를 계속 지지할지, 아니면 국제문제에 관해 러시아와 동반자 관계를 지속할지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한편 반 바이부르트 그루지야 대통령 수석 자문위원은 “러시아가 4개월 전부터 전쟁을 준비했으며, 이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영토로 들어오는 데 1∼2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UN “6일새 난민 10만명”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군사충돌로 지난 6일 동안 10만명에 가까운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구가 7만명 남짓한 남오세티야에선 무려 5만여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밝혔다. 사실상 남오세티야 주민 대부분이 난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론 레이먼드 UNHCR 대변인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남오세티야에서 북오세티야 공화국으로 대피한 주민 수만명이 아직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남오세티야 주민 수만명은 트빌리시 등 그루지야의 다른 도시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인구 규모가 작은 남오세티야에서 이같은 난민 규모는 거의 재앙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현지에서 난민과 부상자들에게 피란처를 제공하던 교회들도 폭격으로 파괴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루지야는 휴전선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 탱크가 13일 남오세티야에서 30㎞ 떨어진 그루지야 고리시에 진격해 건물을 파괴하고 민간인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시를 떠나는 그루지야인들의 행렬도 잇따라 목격됐다. 새로운 난민이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이날 남오세티야의 그루지야인 마을들이 반군이 지른 불로 여전히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충돌 이전 그루지야인과 남오세티야인은 사이좋게 모여 살았지만, 이제는 적대적 관계로 바뀌었다. 난민 문제는 전쟁이 완전히 종식된 다음에도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오세티야의 수도 격이었던 츠한발리는 도시의 3분의2가 파괴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그루지야, 남오세티야戰 사실상 백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기철기자|남오세티야를 공격한 그루지야가 사실상 항복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총동원, 그루지야의 군시설을 폭격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휴전 명령서에 서명하고 이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푸틴 총리, 그루지야에 친러 정권 수립 목표 일방적 휴전 제안을 일축한 러시아는 11일 오전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레이더 기지 등 군사시설을 두 차례 폭격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에도 트빌리시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군 비행장을 폭격했다. 해상봉쇄에 나선 러시아 해군은 10일 흑해에서 그루지야 미사일 초계정 한 척을 격침했다. 러시아는 이날 압하지야에 4000명 남짓한 지상군도 상륙시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러시아가 ‘부적절한 반응’을 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그루지야·남오세티야 협상책임자인 유리 포포프는 “단 한 사람이라도 미국인이 다른 국가에 의해 살해됐다면 미국은 공수사단을 급파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개입한 이유를 평화유지군(PKO)이 그루지야군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언론은 러시아가 그루지야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듯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은 물론 친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와 체첸공화국 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러시아는 궁극적으로 그루지야에 ‘친(親)러’정권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총리는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전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 개입의 명분을 확보하고,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푸틴 총리는 나아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독립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엔 안보리 美·러 날선 공방 되풀이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다각도로 두 나라에 무력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차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날선 공방만 되풀이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주권국가를 침공한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EU는 천연가스·석유 등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강력하고 현실성이 높은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폴란드 등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강한 일부 회원국의 자세가 강경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chuli@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며/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며/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고대 그리스는 서양 문명의 원류다. 우주와 인간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관심과 사색은 근대 과학과 철학의 토대가 되었다. 천상과 지상을 넘나들던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는 3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세상 어린이들이 읽고 듣고 배우는 텍스트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섬세히 묘사한 그들의 드라마는 인간본질에 대한 심오한 성찰이다. 헬라스의 장엄한 건축물들은 여행자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스인들이 남긴 기록은 불후의 역사가 되었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에게해의 작은 반도가 이만한 업적을 남겼으니 후대의 예찬이 아까울 리 없다. 고대 그리스는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지만 애초부터 하나의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배타적 지역주의였다. 영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였기에 왕래와 교섭이 불편했다. 그래서 독립적 주권을 소유한 도시국가가 수없이 난립하였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모진 갈등과 대립의 현장으로 몰고 갔다. 동맹과 연합은 꾸준히 시도되었지만 고질적 지역주의와 패권주의 앞에서 진정한 결속과 통합은 어림없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이러한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내홍의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던 그리스는 결국 문화적으로 열등한 마케도니아에 의해 정복당하는 운명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뛰어난 문명만이 능사는 아니었던 것이다. 기원전 776년부터 4년 간격으로 올림피아에서 거행된 올림픽 제전이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인들은 올림픽을 통해 그들이 섬긴 제우스를 경배하는 동시에 분열과 반목으로 얼룩진 이웃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평화와 화합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함께 어우러짐은 그들에게도 소중한 가치였고 훌륭한 미덕이었다. 평화적 공존의 의미는 더욱 부각되어 갔다. 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에는 휴전이 선포되었다. 초기에 몇몇 도시국가에 국한되었던 올림픽은 기원전 7세기에 이르러 범 그리스적 축제로 도약하였고 추후에는 지중해의 여러 지역이 동참하는 국제적 행사로 발전하였다. 기원후 393년까지 계속되었던 고대올림픽은 단일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의 어둠속을 배회하던 그리스 사회에 한 줄기의 밝은 빛이었던 것이다. 1896년 출범한 근대올림픽은 고대 올림피아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냉전 이데올로기가 득세한 격동의 20세기에 근대올림픽의 여정은 순탄할 수 없었다. 양차대전의 화염 속에 올림픽은 세 차례나 무산되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은 1972년 뮌헨 올림픽을 참혹한 비극의 현장으로 만들었고,1980년 모스크바 그리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두 번의 올림픽은 동·서간의 알력으로 그야말로 반쪽 행사로 전락하였다. 인류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의 취지가 줄곧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同一個世界,同一個夢想)’이라는 근사한 기치를 내건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되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심정이 편치만은 않다. 티베트 사태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구촌 도처에서 총성과 유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구하는 세계가 서로 다르고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제각각인 셈이다. 강자의 배려가 아쉽지만 누구를 두둔하고 누구를 탓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평화의 축제를 위해 10만명의 인민해방군이 투입되고 수십대의 전투기와 미사일이 동원되었다는 지독한 아이러니가 우리를 고약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주의의 한계에 시달리면서도 평화적 공존의 정신을 공들여 키워 갔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지혜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남오세티야 독립 놓고 17년째 주도권 다툼

    남오세티야 독립 놓고 17년째 주도권 다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틈타 남오세티야에 울린 러시아와 그루지야 사이의 포성(砲聲)은 해묵은 주도권 다툼 때문이다. 그루지야 정부가 내놓은 병력 철수와 휴전 제안을 러시아가 받아들인다고 해도 불씨는 남는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1991년 옛 소련연방이 해체되면서 그루지야에 속한 자치공화국이 됐다. 그루지야는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남오세티야, 압하지야와 내전을 치른 뒤 러시아의 중재로 협정을 맺었다. 그 결과 오세티야에는 1992년, 압하지야에는 1994년부터 각각 2500명의 러시아 평화유지군(PKO)이 주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루지야에 2003년 ‘장미혁명’이라고 불리는 민주화혁명이 일어나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탈(脫)러시아, 친(親)서방 성향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나토 가입을 추진하면서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갈등은 고조됐다. 사카슈빌리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조지워싱턴 대학을 거쳐 뉴욕에서 법률회사를 경영한 인물인 만큼 러시아로선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다. 사카슈빌리가 지난 1월 재선되자 러시아는 그루지야를 경제 제재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고,3월에는 그루지야 전체 수출액의 80%를 차지하는 포도주의 러시아 반입을 봉쇄하기에 이른다. 반면 남오세티야는 7만명 남짓한 주민 가운데 러시아 시민권자가 절반 이상일 정도로 정서적으로 러시아와 가깝다. 따라서 그루지야군과 러시아를 대리한 남오세티야군 사이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전투는 지난 1일부터 벌어졌고, 올림픽을 하루 앞둔 7일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루지야는 전격적으로 남오세티야를 공격한 것이다. 군 병력을 모두 합쳐도 3만 9000명 남짓에 불과한 그루지야가 러시아와 전면전을 생각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웠다는 지적도 많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러-그루지야 ‘확전 vs 휴전’ 기로

    러-그루지야 ‘확전 vs 휴전’ 기로

    20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남오세티야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남오세티야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총공세에 나섰고, 그루지야는 점령지에서 철군하는 등 휴전을 모색하고 있다. 또 다른 친러 성향 자치공화국 압하지야도 10일(이하 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병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9일 “전쟁이 끝나더라도 남오세티야가 그루지야로 재통합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루지야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이날 오전 5시30분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의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군 비행장에 세 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수호이(Su)-25 전투기 생산시설이 있는 트빌라비아스트로이 공장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이 폭격으로 엄청난 폭발음이 트빌리시를 뒤흔들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러시아 해군도 이날 그루지야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포티로 통하는 길목을 완전 봉쇄했다. 앞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8일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에서 군 병력의 철수를 명령하는 등 러시아에 휴전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휴전제의를 거부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그루지야군이 여전히 남오세티야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휴전이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아예 “현재까지 그루지야로부터 휴전에 관한 어떤 공식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국경에 보병 1만명과 장갑차, 전차 등을 배치하고 압하지야의 흑해 연안 항구 아참치라에도 해군을 파견했다. 그루지야는 지난 7일 ‘영토회복’을 공언하며 남오세티야를 공격했다. 그루지야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으로 츠힌발리에서만 모두 1600여명의 민간인이 숨졌고,3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그루지야군의 ‘인종청소’설이 흘러나오면서 난민들이 러시아로 피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과 피란길에 나선 류디밀라 오스타예바는 “건물 주변과 승용차 안 등 곳곳에서 시신들을 봤다. 얼마나 많은지 셀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현재 츠힌발리에는 온전한 건물이 거의 없으며, 불에 탄 탱크와 시체들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다. 일부 민간인은 전기와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공습이 중단된 틈을 타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러시아·그루지야 전면전 돌입

    전 세계인의 축제인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한 8일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지구촌 화합의 의미가 퇴색됐다. 그루지야와 자치 영토인 남오세티아 공화국간 영토 분쟁이 그루지야와 러시아간 전쟁으로 확대됐다고 이날 AP, 로이터 등 외신들이 타전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은 이날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25㎞ 떨어진 바지아니 공군 기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 군 병력과 탱크들도 남오세티아 수도 츠힌발리로 진격했다. 이에 앞서 8일 새벽 그루지야는 남오세티아와 휴전에 합의한 지 수시간 만에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그루지야에서 츠힌발리쪽으로 박격포가 발사돼 가옥들이 불탔다.”고 전했다. 그루지야 수호이-25 전투기들도 밤새 민가를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다.CNN은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이 공격으로 러시아 평화유지군 소속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습이 있은 직후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최악의 악몽에 직면했지만 전 국민이 맞서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러시아 전투기 4대가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그루지야는 자신들이 장악한 츠힌발리에서 3시간 동안 한시적 휴전을 선언한 뒤 민간인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한편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남오세티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전쟁 발발을 인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남오세티아 내 러시아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즉각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남오세티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열기로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도 무력 충돌 중단과 즉각적인 협상을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도 양국이 폭력사태를 즉각 종식하라고 요구했다. 고든 존드로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당사국들이 즉각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오세티아는 1991년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계속 전쟁을 벌여 왔다. 러시아는 최근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아와 협력을 강화하며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그루지야를 압박해 갈등이 고조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금메달리스트라도 인권운동 땐 못 들어와”

    中 “금메달리스트라도 인권운동 땐 못 들어와”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인 조이 칙(29·미국)이 수단 서부 다르푸르의 종족분쟁 참상과 중국 정부의 방관을 규탄하기 위해 베이징올림픽 개막에 때맞춰 중국 입국을 시도했지만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칙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포상금 2만 5000달러(약 2500만원)를 다르푸르 난민 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난민들의 참상에 아픔을 같이하는 올림픽 참가자 70명으로 ‘팀 다르푸르’란 모임을 만드는 데 앞장선 인물. 국제인권단체들은 2003년부터 수단 반군에 무기를 지원해온 중국 정부가 ‘종족 청소’로 20만명이 목숨을 잃고 250만명이 난민으로 떠돌게 된 데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칙은 2주 동안 베이징에 머무르면서 고대올림픽 기간 휴전한 전통을 좇아 다르푸르 내전을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기획했지만 이날 워싱턴 공항에 나가기 몇 시간 전, 중국 대사관 관계자로부터 ‘밝힐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올림픽 휴전 사례로는 근대올림픽에서도 1992년 바르셀로나 여름올림픽과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동안 발칸반도에서의 휴전을 꼽을 수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유엔 주최 축하행사에 참여하고 몇몇 자선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을 뿐 ‘팀 다르푸르’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나 시위를 열 계획은 아니었다며 어이없어했다. 칙은 “올림픽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이루는 행사인데 참가하지 못하게 돼 슬프다.”며 “입국 거부는 무고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려는 선수들을 위협하려는 짓”이라고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칙은 한 걸음 나아가 올림픽 기간 정치적 시위를 금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처사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란 미명 아래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는 IOC의 처사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모로 IOC 대변인은 “IOC로부터 ID카드를 발급받지 않은 인물에 대한 비자 발급 여부는 IOC 권한 밖”이라며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할 위치가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평화를”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전세계에 평화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을 멈춰달라.”고 유엔 회원국들에 요청했다. 올림픽 중에는 휴전했던 고대 올림픽 정신에 따른 것이다. 반 총장은 이날 “올림픽 기간에 휴전하면 전쟁비용 문제를 재고케 하고 대화의 문을 열게 하며, 고통받는 민족들을 위한 원조 제공의 시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 이상은 유엔 헌장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며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노력한다면 평화는 가장 힘들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스르디얀 케림 유엔총회 의장도 “올림픽 기간 동안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을 준수해달라.”고 호소했다.유엔 총회는 지난해 10월 “베이징올림픽과 이후 열리는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기간에 휴전을 준수할 것을 모든 회원국들에 촉구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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