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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NYT “국방부에 감축 옵션 준비 명령” 北 변화 전 감축 땐 안보 손상 파장 靑 “사실 아니다… 백악관에 확인” 동맹 균열·해묵은 논란 부를 민감한 사안 비핵화 보상으로 北에 제안 가능성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 방위비 협상 앞두고 기선제압 분석도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는 기사를 내놓자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명의의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에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의 규모와 배치를 재고하는 것은 최근 북한과의 외교 상황과 관계없이 이미 이뤄졌어야 할 부분”이라면서 “전면 철수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NSC 보좌관은 4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국방부에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감축을 위한 옵션을 제공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NYT 보도를 “완전한 난센스”라고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한국에서 (우리의) 임무는 여전히 그대로이며 병력태세도 변함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도 가세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역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금 전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후 전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청와대가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한미군 논란 확대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이 핵심인 한·미 동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두 개의 수레바퀴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불거지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6·25 전쟁 휴전 직후인 1955년 8만 5000명이던 미군은 닉슨 독트린(1969년), 카터 행정부의 철수 계획(1977년),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에 따른 3단계 철수 계획(1990년) 등의 영향으로 단계적으로 줄어 현재 2만 8500명 수준이 됐다. 정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 사례가 있었던 만큼, 미측의 결정에 따라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미 정부의 부인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켈리 맥사멘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YT에 “주한미군은 양국 동맹에 있어 신성불가침 영역”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군사 전문지 아미타임스에 “미군은 우리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약속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며 “북한의 획기적인 변화 전에 주한미군을 대규모로 감축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청와대의 반박에도 일각에서는 감축 지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주한미군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의 ‘무임승차론’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시작한 SMA 협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동원되는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열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기 위한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미 행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주둔 관련 협의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 등과의 대치 상황을 고려해 아태 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에 쉽게 감축이나 철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정작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지도 않는데 앞선 추측으로 주한미군 관련 논란을 부추길 경우 북한과 중국만 돌아서 웃을 일”이라며 “(그런 문제는) 향후 평화체제의 진전에 따라 고민할 일이고 우선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정은 만난 왕이 “판문점 선언 지지”

    김정은 만난 왕이 “판문점 선언 지지”

    金 “북중 우호관계·소통 강화” 화답 中외교부 웨이보에 회담 내용 전해 환구시보 ‘차이나 패싱’ 반박 보도“중국은 한반도 옆의 큰 산이지 볏짚 더미가 아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3일 한반도 문제에서의 ‘중국 소외’ 문제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2~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방북이 ‘중국 주변화’를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에 “이치에 맞지 않는 추측”이라면서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지난달 중·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양국 관계 및 전략적 소통 강화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주변화론’은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의 참여가 없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 달성의 일괄적 합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치전훙(戚振宏) 원장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특강에서 “중국은 한반도 휴전협정 체결자의 하나로, 정전의 당사자가 평화협정에 참여한다면 법률적으로 효력을 가진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차이나 패싱에 대해)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한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 달성에 대한 포괄적 합의는 없다”면서 “우리에게 찾아와 역할을 해 달라고 했는데 우리가 그동안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왕 국무위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사실과 회담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왕 국무위원은 “북한의 시세를 잘 살핀 판단과 과감한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획기적인 ‘판문점 선언’에 대해 지지와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종전과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북·중 우호 관계는 선대가 물려준 귀중한 유산”이라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북한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화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이어 김 위원장이 “중국과 함께 북·중 우호 관계가 더 높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서 “북한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 모든 공헌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누구를 위해 색깔론을 울리나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누구를 위해 색깔론을 울리나

    “마지막까지 나를 두렵게 한 건 딱 하나였어. 흉측한 꼴로 죽어 누워 있는 것. 그건 여자이기에 갖는 공포였지. … 제발 포탄에 맞아 갈가리 찢기는 일만 없기를 바랐어. … 그게 어떤 건지 나는 알거든. … 내가 그 시신들을 수습했으니까….”지난 2월 설 연휴 때 읽은 벨라루스 출신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소비에트 여성 200여명을 인터뷰해 전쟁의 참상을 여성의 목소리로 고발했다. 할리우드 전쟁 영화에서 전투로 팔, 다리가 잘려 나가는 장면을 봐도 연출이라는 생각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영상이 아닌 글이었음에도 그 피해담이 너무 생생해 그 참담함이 피부 세포 하나하나에 박히는 기분이었다. 평소에 전쟁에 대한 위기의식은 거의 없었다. 태어났을 때는 이미 휴전된 지 오래였고 가족과 친척 중에 실향민 출신이 없어서 그런 듯하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또래의 많은 한국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면 일본인을 필두로 외국인들은 한국에 전쟁이라도 나는 게 아니냐고 당황했지만, 한국 사람들은 ‘또 쐈냐’며 시큰둥한 반응으로 하던 일을 계속한다. 휴전 상태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진짜 휴전 중임을 무심코 잊어서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진짜 전쟁 날지도 모르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쏘아붙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꼬마 로켓맨’이라고 맞받아쳤을 때다. 지금 북ㆍ미 두 정상은 이제서야 서로를 알아본 솔메이트로 보이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발언 수위가 높았고 두 정상이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보여서 전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 전날인 26일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찾았을 때 여태껏 보지 못한 수많은 외신 기자들을 보며 남과 북 두 정상이 만나서 비핵화를 이야기한다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일본 아사히TV 기자와 이야기를 하던 중 그 기자는 “아침 일찍부터 특별방송으로 준비한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일본을 겨냥한 게 아닌가. 걱정이 더 많다”며 회담에 우려를 드러냈다. ‘기대와 걱정 중 어떤 쪽이냐’는 질문에 그 의도가 이해됐음에도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지난 10년간 이렇게 대화를 하겠다는 분위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미세먼지가 걷힌 파란 하늘처럼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1야당에서는 ‘남북 위장 평화쇼에 불과했다’, ‘어처구니가 없다’, ‘냉면 파티’라고 비난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건 비판보다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조언이다. 물론 회담 결과에 지나치게 취해 있을 것도 아니다. 북한에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회담에서 부족했던 점을 분석해 진짜 평화를 이뤄 낼 수 있도록 하는 지적이 필요한 시간이다. 품격 있는 비판은 멀리 있는 게 아닐 텐데 아직도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골몰하니 점점 국민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jin@seoul.co.kr
  • 미 CNN,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 개최

    미 CNN,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 개최

    북미정상회담 개최장소로 싱가폴, 몽골 등을 제치고 판문점이 급부상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 CNN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여는 것이 어떻겠냐고 납득시켰고, 김 위원장 역시 판문점이 최고 회담 장소라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전날 트위트에서 판문점을 언급한 것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비무장지대(DMZ)의 (판문점) 평화의 집, 자유의 집에서 여는 가능성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내가 매우 흥미롭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북미회담은 장소, 시간 등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지금으로선 결정의 주체들이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 앞서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원하는 반응들을 보였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자신의 트윗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꽤 높은 것같다”면서 “휴전협정 폐기장소에서 종전 선언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한반도엔 남북이 있듯이 판문점엔 집이 두개다. 오전엔 북의 통일각에서 회담하시고 오후엔 남의 평화의 집에서 발표와 만찬을 하심으로 종전과 평화의 주인공이 되기 바란다.”며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몽고에 가든 어디에 가든 3000명 프레스룸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3000명 언론사 중에서 외신은 천명이니까요. 한국에서만 가능합니다. 북미회담은 아마도 3000+@가 되겠죠. 트럼프로서는 굉장히 매혹적인 부분일 것”이라면고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높게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훈풍 부는 접경지대] ‘평화지역’으로 바뀌는 접경지

    [남북정상회담 훈풍 부는 접경지대] ‘평화지역’으로 바뀌는 접경지

    철원 등 평창 수준 발전 복안 道, 숙박·외식 등 표준안 제시 휴전선과 인접한 강원도 접경지역 명칭이 1일부터 ‘평화지역’으로 바뀐다.강원도는 30일 변방과 분쟁지역 의미가 있는 접경지역 명칭을 평화와 공존을 상징하는 평화지역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으로 합의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전환작업을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먼저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도는 1일 도청에서 열리는 제3차 평화지역 주민대표 간담회에서 강원도 평화지역 비전을 발표한다. 국가 안보를 위한 희생에도 장기간 소외된 접경지역을 민군이 상생하고 남북 공존의 평화지역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그동안 소외됐던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지역을 동계올림픽이 열린 평창군 개최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DMZ’ 장병과 함께하는 케이팝 콘서트를 오는 6일과 12일 양구군 양구읍 레포츠공원과 고성 종합체육관에서 연다.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이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강원 DMZ 평화지역의 프로그램은 상설화할 계획이다. 특히 평화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민간중심의 조직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강원도가 표준안을 제시하고 숙박·외식·문화 등 분야별 협의체가 구성되면 민간조직이 지역 현실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문화도민운동협의회와 자원봉사센터의 기능을 전환해 친절서비스 교육과 캠페인도 시행한다. 이미 전담조직인 평화지역발전단을 설치했다. 연내에 20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국단위 급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 내년부터 2021년까지 주거환경 개선과 육아·문화시설 및 관광시설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36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평화지역에 예산과 조직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며 “평화지역 기본조례 제정과 함께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에 따른 평화지역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하는 등 군·민이 상생하고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평화지역을 만들어 강원도가 통일의 중심이 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5㎝’/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5㎝’/박건승 논설위원

    판문점은 원래 ‘널문리’였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개성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평양으로 간다. 그때 백성들이 대문으로 만들어 준 임시 다리로 강을 건넜다고 해서 ‘널문리’로 불렸다. 360여년이 흘러 한국전쟁 당시 휴전회담이 ‘널문리 주막’ 앞에서 진행됐는데, 이것을 중국 측이 읽을 수 있게 한자어로 바꾼 게 ‘판문점’(板門店)이다.애초 판문점은 남북이 유일하게 경계선 없이 공존하던 공동경비구역(JSA)이었다. JSA는 1951년 정전협정 논의를 시작할 때만 해도 평범한 시골 벌판 한 자락에 불과했다. 1976년 ‘8·18 도끼만행 사건’을 계기로 군사분계선(MDL)이 생겨났다. 판문점 북측 지역과 남측 지역에 걸친 이른바 ‘T2-T3’ 사잇길에 군사분계선이 있다. 여기에서 ‘T’는 언젠가는 사라질 임시 건물(Temporary)이라는 뜻이다. T2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T3는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이다. ‘T’는 한국전쟁과 휴전, 분단을 상징하는 아픔이 깃든 곳이다. 판문점이나 T건물 어느 것 하나 담고 있는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의 콘크리트 턱을 넘는 모습은 연말 ‘세계 10대 뉴스’로, 미국 타임지의 커버를 장식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예측이 현실화할 공산이 매우 커졌다. 높이 5㎝, 너비 50㎝. 이 콘크리트 연석은 군사분계선 표시를 위해 군사정전위원회가 설치한 것이다. 5㎝ 높이 턱만 넘으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단 한걸음에 가게 된다. 어제 남북 정상 만남은 이 콘크리트 턱을 사이에 두고 이뤄졌다. 그런 연후에 두 정상은 손 잡고 세 차례나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다. 마치 아이들이 놀이하는 것처럼. 그들은 긴장한 듯하면서도 뺨에는 홍조가 올랐다. ‘그림 같은 평화’였다고나 할까. 마음만 먹으면 이리 쉬운 일인데 그 선을 넘는 데 11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불과 땅에서 검지 하나가 채 안 되는 정도의 높이지만 심리적으로는 높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벽이었다. 5㎝ 턱이 가른 남북 사이가 그렇게나 멀었으리라. ‘벽’을 넘나든 두 정상의 행보는 그들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일 수 있다. 그러나 비핵화 이후 나중에 더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한 큰 걸음일 수 있다. 우리 자손들은 훗날 이 5㎝ 높이의 콘크리트 턱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리고 만약에 통일의 그날이 온다면 5㎝ 턱의 흔적을 지워야 할지, 보존해야 할지를 두고 ‘행복한 논쟁’을 벌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고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ksp@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다시 보는 비무장지대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다시 보는 비무장지대

    “남북 정상의 만찬 식탁에 비무장지대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이 오른다”는 뉴스를 듣고 필자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지역을 떠올렸다. 어느 추운 겨울 철책 근무를 하며 밤마다 그쪽을 바라본 경험이 있음에도 북한 병사의 귀순 소식이 있을 때만 옛날이야기처럼 어슴푸레 잠시 떠올려졌던 곳이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이번 남북 정상회담으로 다시 떠올렸을 뿐 아니라 그것이 가진 가치를 깊게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갖게 됐다. 65년 전 남북이 휴전을 하고 군사분계선 양쪽으로 2㎞씩 물러나면서 형성된 비무장지대. 천백년 전쯤 그곳에는 태봉의 도성이 있었다. 901년 고구려의 부흥을 내세우며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는 911년 국호를 태봉으로 바꾼다. 고려시대부터 천여년 동안 변화 많은 지형에 적응해 곳곳에 마을이 조성된 그 지역은 개경과 남경, 곧 개성과 서울을 연결하는 문화의 허리 역할을 했다. 그러던 문화와 평화의 지역이 1950년 6월부터 3년 1개월 동안 치열한 전쟁터가 돼 장구한 세월 동안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든 경관은 무참히 파괴됐다. 그리고 1953년 7월부터는 일체의 인간 거주가 금지됐다. 그렇게 반전을 거듭해 온 그곳이 다시 한번 극적인 전환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머지않아 비무장지대가 맞이할 대전환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비무장지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충분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유산의 종류에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복합유산이 있다. 문화유산은 기념물·건물군·유적지를 대상으로 한다. 기념물에는 건축물, 기념비적 조각과 회화, 고고학적 성격의 유물과 구조물, 금석문, 혈거지 등이 해당하고, 건물군은 독립되거나 연결된 건물들의 군집을 뜻한다. 유적지는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나 자연과 사람의 합작품을 말하는데, 고고학적 유적 지역도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자연유산은 물리적·생물학적 생성물 또는 이러한 생성물의 집합체로 구성된 자연의 특징물, 지질학적·지형학적 생성물,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종의 서식지 등을 대상으로 한다. 복합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범주에 중복해서 해당하는 유산이 대상이다. 그 어느 것이든 유산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고 인정받아야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그럼 비무장지대는 세계유산의 어느 부류에 해당할까. 먼저 태봉도성이 있던 그곳은 거대한 미발굴 유적지다.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발굴조사와 연구를 온전히 이루어 내면 태봉도성은 한반도에서 전모가 밝혀진 가장 오래된 도시가 될 것이다. 또한 65년 동안 지역의 문화가 동결됨으로써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중부지방의 문화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곳은 문화유산으로서 세계유산에 등재될 잠재력이 있다. 전쟁이 멈추자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된 비무장지대는 자연의 힘, 특히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둘도 없는 지역이다. 그 땅은 재자연화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속도로 어떤 양상으로 일어나는지 알려 줄 수 있는 매우 드문 곳이다. 인간의 간섭과 개입이 상당 기간 중단됐기 때문에 동식물의 서식지가 풍부해지고 생태계가 복원됐을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가 2003년과 2016년에 발간한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물다양성 관련 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식물이 1597종에서 1854종으로, 조류가 201종에서 266종으로 증가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계속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지역에 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만도 16종인데, 두루미, 사향노루 등은 우리나라에서 비무장지대 일원에서만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유산으로서 그곳이 지닌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에 모두 해당할 때 그 유산을 복합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 그러니 비무장지대는 어느 종류의 세계유산도 될 가능성이 있는 귀중한 자산이다. 비무장지대는 이 땅에 사는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전쟁과 분단이 안겨 준 슬픈 유산이다. 그러나 그곳을 온 인류가 전쟁과 평화, 자연과 문화, 거주와 생태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 다시 보니 슬픔은 봄날 같은 희망에 슬그머니 길을 내준다.
  • 김정은에게 북한꽃 작약 건넨 아이들은 대성동초교생

    김정은에게 북한꽃 작약 건넨 아이들은 대성동초교생

    꽃중의 꽃 작약은 북한 상징, 유채는 남한 상징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준 화동아이들은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학생이었다. 대성동초등학교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민통선 안에 있는 공립초등학교다. 교원 10명에 학생 30명의 작은 공립학교다. 대성동은 비무장지대 남측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전입이 자유롭지 않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뿐만 아니라 민통선을 지나 남방한계선보다도 북쪽에 있기 때문에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학교’로 널리 알려졌다. 남방한계선 위쪽에 있는 학교는 이 학교가 유일하다. 1968 문을 연 대성동초교는 30여 년 전에 전교생 숫자가 최대 23명에 이른 뒤로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해 2007년 전교생이 9명으로 줄어들며 인근 군내초교와 통폐합하는 방안까지 거론됐지만 2006년 공동 학구로 지정돼 다른 지역 학생의 입학이 허용되면서 전교생이 30명까지 늘었다. 이 학교는 올해 2월 49회 졸업식까지 총 19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편 두 화동이 건넨 꽃의 의미도 각별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작약과 데이지류 들국화, 유채꽃으로 구성했는데 작약은 꽃 중의 꽃으로 꽃의 왕이자 북쪽을 상징한다. 데이지는 평화의 상징, 유채꽃은 남쪽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신도 문 대통령-김정은 만남 긴급 타전…일거수일투족 보도

    외신도 문 대통령-김정은 만남 긴급 타전…일거수일투족 보도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세계적인 언론 매체들도 일제히 긴급 속보를 타전했다.영국 BBC 방송과 미국 CNN 방송은 TV 중계는 물론 홈페이지에 속보창을 개설해 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지상 중계했고, 영국 일간 가디언도 홈페이지 지상 중계에 동참했다. AP와 로이터, AFP, dpa, 타스 등 국제 통신사들은 물론 미국의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도 이날 오전 이뤄진 두 정상의 첫 만남과 악수 직후 긴급 속보를 쏟아내고 있다. BBC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직후 속보창을 통해 “한반도 역사에서 엄청난 순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두 정상이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고 “유례가 없는 장면”이라고 했다. CNN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두 코리아 사이에 역사적인 악수”라는 제목을 헤드라인에 올리고 남북 정상의 만남부터 회담 시작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 중이다. CNN은 “김정은은 한국전쟁에서 전투가 끝난 이후 두 코리아를 구분한 경계선을 넘어 온 첫 번째 북한 정상이 됐다”고 전했다. AP는 “김정은이 핵위기에 관한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과 만나려고 남쪽 경계선을 건너 역사를 만들었다”면서 “세계의 마지막 냉전 대치를 해결하기 위한 최신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초점은 북한의 핵무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FP는 “남북한 정상들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를 나눈 휴전선 위에서 따뜻한 악수를 교환했다”고 전했고, 로이터는 “두 정상이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처음으로 악수를 했다”면서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는 희망에 불을 지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오늘 남북 정상회담, 평화의 새 장 열자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오늘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9시 30분 군사정전위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만남을 하게 된다. 이어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을 마치고 나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합의문에 서명한 다음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교류 활성화 등 3대 의제를 두고 역사적인 담판을 벌이게 된다. 이전에 두 차례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이처럼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의제를 테이블에 놓은 적은 없다.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은 평화와 관계 개선에 방점이 있었지만, 이번 회담에는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핵심 의제로 올라 있다.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통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을 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도 중단됐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회담 준비를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북핵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다. 오늘 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내외신 취재진만 3000여명이 몰리는 등 세계의 관심이 온통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남북은 70년 대치를 끝내고, 이번 회담의 표어처럼 ‘새로운 평화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아직은 먼 얘기지만, 통일의 꿈도 꾸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의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동북아의 불안정 해소는 물론 신냉전 구도의 완화에도 기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세계사적 의미는 크다 하겠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은 김 위원장의 명확한 비핵화 선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문 대통령 특사단과의 만남 등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기대가 크다. 바람직한 것은 남북 정상이 회담이 끝난 뒤 있을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담는 것이다. 1953년 휴전협정을 맺은 자리에서 비핵화의 의지를 표명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선언한다면 그 이상의 의미가 더 어디 있겠는가.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지만 한미ㆍ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의 디딤돌이라는 점 또한 현실이다. 이번 회담에서 기대한 대로 신속한 비핵화 로드맵이 나오면 좋겠지만, 비핵화 의지만 표명하고 다른 2개 의제에 합의하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비핵화 입구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라면 출구는 북ㆍ미 정상회담이라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덧붙여 이번 정상회담이 역사의 전환점이 될 중대한 회담인 만큼 준비에서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다.
  • 문재인과 김정은 사이의 거리 2018㎜…의미는?

    문재인과 김정은 사이의 거리 2018㎜…의미는?

    오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다. 두 정상은 회담장에 함께 입장하게 된다.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새롭게 단장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층 회담장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기존 평화의집 회담장은 남북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의 출입구로 입장해서 사각 테이블에 앉게 돼 있었다. 그러나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정상회담 슬로건에 맞춰 남북 화합의 의미를 담은 장소로 탈바꿈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출입구 대신 가운데에 있는 문 두 개짜리 출입구를 통해 동시에 입장하게 해서 양 정상이 들어오는 입구부터 통일했다.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게 되면 왼편에 남측 대표단, 오른쪽에 북측 대표단이 앉을 수 있게 만든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테이블이 보인다.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 형태를 본떠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다.청와대는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고자 사각 테이블 대신 타원형 테이블을 놓았다고 밝혔다. 가장 중앙에 앉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거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2018년을 상징하는 2018㎜다. 테이블 양측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양측 가운데에 남북 정상이 앉을 의자는 등받이 최상부에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그려진 한반도 문양을 새겨 돋보이게 했다. 양 정상의 의자는 흰색이고 나머지 의자는 노란색이다.회담장의 배경이 될 출입문 맞은편 벽에는 백두산이 아니라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은 신장식 화백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렸다. 이 그림을 배경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취재진 앞에서 악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 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회담장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옥의 내부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양측 대표단의 뒤편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견고한 신뢰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아 뒤틀림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전통 창호를 설치했다.회담장에 깔리는 푸른 카펫에도 각별한 의미가 담겼다. 청와대는 “한반도 산천의 아름답고 푸른 기상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뜻”이라고 밝혔다.남측은 회담장을 만들면서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테이블 위에는 나무로 만든 티슈통까지 놓였고 회담장 입구 쪽으로 양편에 공기청정기를 1대씩 놓았다. 테이블 위로 직사각형 조명 7개가 있는데 이는 회담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휴전협상 판문점 사진 공개

    휴전협상 판문점 사진 공개

    국사편찬위원회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전쟁 당시 판문점 모습과 휴전협상을 찍은 사진을 19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모두 18장으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수집했다. 촬영 시점은 1951년 10월부터 휴전협상 조인식이 열린 1953년 7월 27일까지다. 판문점이 중립지대임을 알리기 위해 열기구를 띄운 사진, 유엔군과 공산군 군인이 난로 앞에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 회담장에 몰려든 취재진을 찍은 사진이 포함됐다. 휴전협상은 1951년 7월 개성에서 처음 개최됐으나, 개성이 공산군 통제 아래 있던 탓에 그해 10월 경기도 장단군 진서면 널문리 판문점(板門店)에서 재개됐다. 국편 소장 자료는 전자사료관 누리집(http://archive.history.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5년만에 다가온 종전선언… 중화기 뺀 ‘DMZ 비무장화’ 관건

    65년만에 다가온 종전선언… 중화기 뺀 ‘DMZ 비무장화’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의 군사적 대결은 이제 끝났다’는 내용의 군사적 대결 종식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실현된다면 1953년 7월 휴전 이후 65년 만에 마침내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 전쟁의 종결을 선언하는 것이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십년간 지속해 온 정전체제가 마침내 허물어지고 평화체제로 이행하기 시작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종전선언 구상은 노무현 정부 때도 구체화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0·4 정상선언’에 이 내용을 넣고 2차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종전선언 여건 조성을 위한 군사적 협력’에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남과 북은 우발적·전면적 군사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장치와 제도를 만들고, 군사적 보장하에 많은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2개월여 뒤인 2007년 12월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해 보수정권이 출범하는 바람에 모두 막을 내렸다. 실질적인 평화 상태가 지속되지 않아 미완으로 끝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첫해에 남북 간 군사적 대결 종식을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군사적 신뢰를 쌓고, 군비통제까지 이뤄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남북 군사대화와 군비통제 전문가인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은 재야 시절부터 평화협정 전환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저서 ‘한반도 정전체제’에서 “남북 당사자 간에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비통제를 통해 실질적인 평화 상태를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비통제와 관련해 가장 먼저 논의될 수 있는 의제는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다. 남북이 정전협정을 위반하며 중화기를 들여놓는 DMZ에서 중화기를 뒤로 물리고, GP(전방초소)를 철수한다면 분단 이후 군사 분야에서 가장 획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방안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안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특사단 방북 당시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우리 측 제안에 호응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전망을 낳고 있다. 게다가 남북은 이미 부분적이긴 하지만 ‘DMZ의 비무장화’를 이룬 전례도 있다. 2000년 개성공단(서해선)과 금강산(동해선) 왕래를 위해 각각 만든 폭 250m와 100m의 ‘비무장 통로’가 그것이다. 당시 남북은 지뢰 제거 등을 통해 안전한 통로를 만들었고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 측이 23일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이 군사적 신뢰 구축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씨앗 하나가 가장 연약한 잎새를 올리며 딱딱하게 굳은 언 땅을 허물곤 한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작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시들어버린 영혼의 잎새에 글이라는 생명의 물을 부어 주는 존재들이다. 세상이 점점 팍팍해져서일까. 유튜브를 보면 세계 각국 언어로 꾸준히 낭송되는 시 한 편이 있다. 이웃 섬나라 까마득한 시골에서 태어나 땅과 평화를 열렬히 사랑했던 시인이자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작품이다. 37년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미야자와는 동화작가 권정생, 소설가 김연수 등 문인들도 사랑하는 작가다. 그의 유고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투병 중이던 1931년 11월 3일 수첩에 쓴 것이다.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이 결코 화내지 아니하며 늘 조용히 웃으며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나물을 먹고 모든 일에 제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깨달아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숲속 그늘 아래 초가지붕을 새로 이은 작은 초가집에서 살며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가 계시면 가서 볏단을 날라주고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부질없는 짓이니 그만두라고 말리고 가뭄 들면 눈물을 흘리고 냉해 닥친 여름엔 허둥대고 모두에게 멍청이란 소리 들으며 칭찬도 듣지 않지만 걱정거리도 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나오고, 노래로도 많이 불렸다. “비에도 지지 않고/바람에도 지지 않고/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겠다”는 당찬 다짐으로 시작한다. 비에도, 바람에도, 눈에도,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모두 날씨와 관계 있다. 농민들과 함께 살았던 그는 매일 날씨를 걱정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단가(短歌)를 지을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미야자와는 농민들을 착취하는 아버지가 미워 가출을 하기도 했었다. 그의 고향 이와테현 하마나키는 휴전선처럼 북위 38도선 근방이지만, 여름날 땡볕 날씨에 오호츠크해의 냉습한 동북풍이 불어오면 갑자기 냉해가 닥쳐 “추위 닥친 여름엔 허둥대”야 했다. 모리오카 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한 그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늘 조용히 웃으며 이겨 나가야 한다며 농촌 청년들과 악단과 극단을 만들기도 했다.가난한 농민들을 착취하는 돈 많은 부모를 떠나 초가집에서 살며 농사를 짓고 농업학교 교사로 일했다. “하루에 현미 네 홉과/된장과 나물을 먹으며”에는 채식주의자였던 미야자와의 식습관이 보인다. 세상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육식보다 채식을 해야 한다며 농민들에게 채식주의를 권했다. 일일현미사홉(一日玄米四合)에 만족하며 전쟁에 반대했던 미야자와와 달리, 태평양전쟁 때 일본 군부는 세계 정복을 꿈꾸며 하루에 이홉(二合)만 먹을 것을 국민에게 강요했다.1926년 그는 농촌 지역 향상을 위해 라스지인협회(羅須地人協會)를 설립하고 농작과 비료 연구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동쪽에 병든 아이”,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으로 상황이 이어지는데 이것은 동서남북으로 어려운 농민들 곁으로 분주하게 다가갔던 미야자와의 일상 그 자체다. 일본어 원문을 보면 몇 개의 명사를 한자로 쓰고 나머지는 가타카나로만 썼다. 가타카나 표기는 곱씹으며 읽어야 한다. 마치 기억하며 읽으라는 시인의 기호 같다. “그런 사람이/나는 되고 싶다”라는 표현에 구도자로서 아직 경지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움이 스며 있다. 시에 이어 “남무”(귀의합니다), “묘법연화경(법화경)”이 쓰여 있는데, 이는 “법화경으로 귀의합니다”라는 뜻이다. ‘법화경’을 탐독하고 1921년부터 대승불교를 포교했던 미야자와의 손길이 보인다.안타깝게도 농민들은 미야자와의 정성을 간섭으로 여기고 불편해했다. 장마와 냉해 때문에 모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농민들은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행동이라며 배척하기까지 했다. 농민들에게도 따돌림을 받았지만, 그는 어떡하면 농민들에게 즐거움을 줄까 생각했다. “농민들의 삶을 위로해 줄 글을 쓰자.” 그는 동화집 한 권과 시집 한 권을 자비로 출판했다. 야만의 군국주의 시대에 그의 책을 산 구매자는 다섯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죽고 남아 있는 수많은 메모 중에서 친구들은 한 편의 동화를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었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구구구”라는 후렴을 듣기만 해도 영상이 떠오르는 세대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1980년대에 방송된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말이다.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미야자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읽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은하철도의 밤’에서는 몇 가지 신화적 요소를 볼 수 있다.이야기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은하수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수줍은 성격 탓에 아이들에게 왕따당하는 주인공 조반니에게는 곁을 지켜주는 친구 캄파넬라가 있었다. ‘은하 축제의 날’에 놀 일을 생각하는 친구들과 달리 가난한 조반니는 인쇄소에서 일해야 했다. 몇 푼 번 돈으로 빵과 설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병든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릴 뿐이다. 조반니가 엄마를 위해 우유를 사던 그날은 ‘은하 축제의 날’이었다. 이날엔 하눌타리 열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등불을 넣어 강에 띄우는 놀이를 한다. 왕따당한 조반니가 외로이 언덕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언덕 풀밭에 쓰러져 잠시 쉬고 있는데, 뒤쪽에서 “은하정거장, 은하정거장”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수억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오듯 밝아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조반니는 어느새 기차 안에 있다. 기차 안에서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새까만 윗도리를 입은 친구 캄파넬라를 발견한다. 캄파넬라의 모습은 이미 죽은 자의 모습이다. 캄파넬라의 얼굴은 어딘가 좋지 않은 듯 창백했습니다. 그러자 조반니도 어디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묘한 기분이 들어 입을 다물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전집 1/너머·2012·246쪽) “젖은 듯한 검은 옷”은 물에 빠져 죽은 캄파넬라의 모습이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고사기’(고대 일본의 신화·전설 및 사적을 기술한 책)에 나오는 창세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이미 죽어 저세상에 있는 이자나미를 만나러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자나기가 저세상에 가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 신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캄파넬라는 은하철도 안에서 계속 엄마를 걱정한다. “엄마가 날 용서해 주실까?” 캄파넬라는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힘겹게 참고 있는 듯했습니다. “난 모르겠어. 하지만 누구라도 정말로 좋은 일을 하면 가장 행복한 거지. 그러니까 엄마는 나를 용서해 줄 것으로 생각해.”(위의 책, 249쪽) 이 대화 부분이 무슨 뜻인지, 왜 캄파넬라는 엄마에게 미안해하는지, 왜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작품을 처음 읽을 때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나면 캄파넬라가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죽은 뒤, 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동화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몇 번이고 묻는다. 미야자와의 작품에서 보이는 신화는 허황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다. 조반니가 눈을 떴을 때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반니의 가슴은 이상하게 뜨거웠고 볼에는 차가운 눈물이 흘렀다. 마을에 내려왔을 때 친구 캄파넬라가 축제 때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듣는다. 꿈속에서 만난 캄파넬라는 이미 죽은 존재였던 것이다. 캄파넬라는 죽어 지금 저 은하 끝 하늘나라로 사라졌고,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차표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캄파넬라가 친구 자네리를 구하고 죽은 희생정신은 바로 미야자와가 평생 지켜오던 헌신적인 삶이었다. 남을 위해 사는 삶 자체가 그에게는 행복이었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으로 미야자와는 타인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자기희생을 제시했다. 결핵으로 37세에 요절한 그는 평가받지 못하다가 이후 국민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열도는 식지 않는 ‘겐지 붐’에 휩싸여 있다고 할 만큼 일본엔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돼 있다. 2000년에 아사히신문에서 발표한 1000년간 일본인이 좋아하는 문인 순위를 보면 1위는 나쓰메 소세키, 2위는 무라사키 시키부, 3위는 시바 료타로, 4위는 멍청이라고 조롱받던 미야자와 겐지가 올라 있다. 필자가 일본에 유학 갔던 1996년은 미야자와 겐지 탄생 100주년의 해였기에 영화도 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특집과 드라마가 방영됐다. 대형 서점뿐만 아니라 동네 책방에도 입구까지 1년 내내 그의 책들이 쌓여 있었다. 마구 출판되던 한국어판 전집은 도서출판 너머에서 잘 정리돼 5권짜리 전집으로 출판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됐고, 환멸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자연과 우주의 교감을 이루고 있는 그의 작품은 진정한 행복을 제시하는 바로 그 지점, 절망의 동토(凍土)를 뚫고 고개 드는 연둣빛 잎새처럼 부드럽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폼페이오 효과’… 트럼프 “김정은과 회담 때 좋은 일 일어날 것”

    ‘폼페이오 효과’… 트럼프 “김정은과 회담 때 좋은 일 일어날 것”

    평양서 비핵화 프로세스 합의본 듯 北 김여정·김영철 대미특사 파견설 美국무부 “남북 휴전 공식 종식 원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연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북한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핵심 의제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훌륭한 만남”이라고 언급한 뒤 “북한과 군사, 무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를 위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성공을 거두려고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잘되기를 바라며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하는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이어 가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기대감과 자신감은 폼페이오 지명자의 긍정적인 대북 관련 보고 때문으로 풀이된다”면서 “’슈퍼 매파’로 알려진 폼페이오 지명자가 지난 12일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선 것도 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미특사 파견 임박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평양을 방문했으니, 김 위원장도 이에 걸맞은 인물을 미국에 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측 대표단을 이끌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는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장소, 시기 등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북·미의 최고위급 회담이 한 번은 더 있어야 한다”면서 “이것이 북한의 대미특사 파견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과 북한이 종전 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핵화와 종전 선언 중 무엇이 더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두 정부(남북)가 앉아서 회담을 하는 데 있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분명히 휴전협정에 대한 공식적인 종식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언급한 ‘남북 종전 논의’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평화의집’ 비닐 가림막 치고 회담장·연회실 변신 중

    ‘평화의집’ 비닐 가림막 치고 회담장·연회실 변신 중

    근로자 드나들고 드릴소리 요란 군사분계선 걸어서 5분도 안 걸려 ‘2018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지난 18일 회담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은 막바지 보수 공사 작업으로 분주했다. 정상회담을 위해 3층 대회의실을 오찬과 만찬이 가능한 연회실로 바꾼다고 했지만, 파란색 비닐 가림막으로 가려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건자재가 담긴 박스 등을 든 작업복 차림 근로자 서너 명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새 울음 사이로 전동 드릴 소리도 요란했다.청와대의 내외신 언론사 취재진 프레스 투어가 진행된 이날 북측 ‘통일의집’에선 남북 실무준비회담이 열렸다. 평화의집이 있는 구역의 공식 명칭은 ‘유엔군사령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다. 이 지역은 지름 800m 타원형 모양의 회담 구역으로 이 안에서는 유엔사 측과 북한군 측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며 공동으로 경비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평화의집 앞마당에도 이미 봄이 내려앉았다. 봄 햇살을 받은 나무들이 푸르게 빛났다. 그러나 눈을 돌리면 높은 첨탑 등 군사 초소 시설이 보인다. 지난해 11월 북한군이 귀순할 때 총격전이 있던 곳이다.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자 유엔군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북측을 향해 손을 흔들지 말고 주요 군사 시설에 대해선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평화의집에서 군사분계선(MDL)까지는 걸어서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MDL 위로 설치된 6채의 컨테이너 박스 모양 건물 너머로 북측 판문각이 보였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본 익숙한 곳이다. 건물 사이 폭 5m쯤의 골목길 가운데에는 MDL를 의미하는 높이 5cm 콘크리트 연석이 있었다. 유엔군은 6채 건물 중 파란색 건물 3채만 사용한다. 왼쪽부터 중립국감독위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 군사정전위 소회의실(T3)이다. ‘T’는 ‘임시’라는 뜻의 영어단어 ‘Temporary’의 약자다. 유엔군사령부 공보관은 “처음 회담장을 설치할 때 이렇게 오래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임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65년간 휴전 중인 한반도의 상태를 잘 보여 주는 ‘T’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측에서 출발해 도보로 평화의 집으로 걸어오려면 T1과 T2 사잇길이나 T2와 T3 사잇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T2와 T3 사잇길은 북측 판문각과 남측 연락사무소인 ‘자유의집’ 정문을 한 프레임에 잡을 수 있어, 김 위원장이 도보로 내려온다면 이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자동차를 타고 건물 옆 공터로 MDL을 넘는 방법도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 1001마리를 몰고 방북한 길이다. 다만 남북이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는 순간을 생중계하는 만큼 김 위원장이 걸어서 MDL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의 원래 이름은 널문리다. 원래 휴전회담 장소였던 개성 내봉장 부근에서 전투가 잦자 장소를 널문리로 옮겼고 중공군을 위해 인근 이름 없던 주막에 ‘판문점’이라는 중국식 간판을 붙였다. 비무장지대의 한가운데, 휴전회담이 진행됐던 판문점이 이제는 북측 정상의 첫 남측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비정상적 65년 휴전 끝내고… 북·미 수교로 평화협정 시동

    비정상적 65년 휴전 끝내고… 북·미 수교로 평화협정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의제로 6·25전쟁의 종전 문제가 논의 중인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고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이 동전의 양면처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북·미 수교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북한과 회담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복한다”면서 ‘축복한다’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축복’(blessing)은 국제관계 등에서는 공식적인 승인 행위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종전 선언 논의가 오히려 비핵화 논의에 대한 집중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승인함으로써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가 모두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종전 선언 문제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간 이어져 온 비정상적 휴전 상황의 종식을 의미한다. 남북한은 앞서 지난달 29일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4·27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압축한 바 있다.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 북·미 관계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종전 선언이 이뤄져야 하기에 북·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격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될 수밖에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을 전제로 한 것이고 평화협정은 북·미 수교로 건너가기 위한 일종의 사전 조치”라며 그동안 미국이 안 해주던 북·미 수교를 확실히 보장해 줄 테니 비핵화를 하라는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전환에 있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같은 프로세스가 순탄히 진행되려면 미국이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일괄타결식 비핵화 로드맵에 북한이 호응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북한·중국 등 3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들이지만 당시 이승만 정부는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협정을 거부한 바 있어 한국은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한 및 미국, 중국의 4자 간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외국군의 철수를 규정한 정전협정 4조에 따라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1992년부터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철폐되면 주한미군의 역할이 바꿜 수 있다는 주장을 했고 최근 내건 비핵화 조건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종전 논의’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이승만 사인 빠진 이유

    ‘종전 논의’ 한국전쟁 휴전협정에 이승만 사인 빠진 이유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의 종전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65년째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하고 있는 한반도 대치 상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이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유엔군, 북한, 중군 사이의 정전 협정이다. 정전협정문에는 김일성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펑더화이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마크 클라크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의 서명이 기재됐다. 정작 최대 교전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이승만 대통령은 정전 협정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당시 남한은 국제연합(UN) 회원국이 아니었고 이승만 정부가 정전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초대 유엔군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미국 장군에 한국군 지휘권을 넘겼고 이에 따라 한국군은 유엔군사령부의 지휘를 받으며 전쟁을 치렀다. 한국도 유엔 소속으로 정전 협정의 당사자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설득력를 얻는 이유다. 정전 협정 체결 이후 이를 대체할 종전 선언이나 평화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3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이라는 역사적인 결과물이 나올 지 주목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 “남북한, 종전 논의 축복…북미회담은 6월초”

    트럼프 “남북한, 종전 논의 축복…북미회담은 6월초”

    북미회담 불발 가능성 배제 안해“장소는 미국 제외한 5곳”“남북대화 성사 내 덕분” 남북한이 65년 만에 한국전쟁 종전을 논의하는 것으로 간접 확인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 이 논의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종전협정 체결이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3년 뒤인 1953년 7월 27일 체결한 유엔군과 북한, 중국의 정전 협정으로 65년째 휴전상태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북미정상회담은 양측간 원활한 협의를 전제로 ‘6월 초 또는 그 이전’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들이 잘 진행되면 회담은 아마도 6월 초, 그보다 좀 전에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이 잘 안 풀려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회담 불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우리가 취해온 매우 강력한 이 길로 계속 나갈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덧붙였다. 이는 만약 북미 간 사전 논의가 순조롭지 않아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향한 ‘최대의 압박’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5개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노(No)”라고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현재의 남북 대화 국면에 대해 자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했다. 그는 “그들(한국)은 우리, 특히 내가 없었더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너그럽게 (인정)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은 실패하고 심각한 문제에 부딪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과 일본은 견고하며 통일돼 있다”며 미·일 공조도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판문점서 360회 만난 남북…‘한반도 항구적 평화’ 역사 쓸까

    판문점서 360회 만난 남북…‘한반도 항구적 평화’ 역사 쓸까

    1971년 첫 판문점내 남북회담 정상회담 준비회담은 17회 열려 노무현 정부 169회 가장 많아 27일 ‘허심탄회’ 정상회담 목표 의전·경호·보도 등 꼼꼼히 점검68년 분단의 역사를 상징하는 판문점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여는 대전환의 시작점이 된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남북 당국은 여기서 360차례 만났다. 이 만남들을 포함해 전체 남북 회담은 무려 655회가 열렸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과 고위급회담이 각각 한 번씩 남았으니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658번째 만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통상 비핵화의 진입로로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과 의미가 강조되고 있지만, 종착점은 한반도와 전 세계에 평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17일 “고위급회담(일정)은 남북 간 협의 중으로 남북 정상회담(준비상황)을 고위급 차원에서 최종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고위급회담은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18일) 직후인 오는 20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1주일 전까지 의제, 보도, 의전 등 남북 간 조율이 사실상 마무리되는 것이다. 비핵화가 주된 의제임에도 남북은 두 정상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우선이라며 의제의 범위를 열어 뒀다. 반면 의전과 경호는 지나칠 만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단 후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 이남인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이동하고, 부인 리설주 여사를 동반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된다면, 이 순간부터 청와대 경호처와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당조직부 소속 974부대가 공동 경호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평화’를 주제로 회담을 진행할 판문점은 굴곡의 역사를 안고 있다. 북한군과 국제연합군은 1951년 10월 22일 널문리 주막마을에 천막을 치고 첫 연락장교 접촉을 시작했고, 중국측이 이곳에 ‘판문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전까지 765회의 휴전회담이 이곳에서 열렸고, 남북 당국 회담은 ‘남북 적십자 파견원 제1차 접촉’(1971년)을 시작으로 360회가 개최됐다. 이 밖에 김일성 전 주석의 사망으로 실현되지 못한 1994년 남북 정상회담, 2000년·2018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17번의 준비회담이 판문점에서 있었다. 1976년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 2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도끼만행사건’이나 지난해 11월 북한 군인 오청성의 귀순 등은 양측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던 사건이다. 판문점은 또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과 1998년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에 통로로 이용되면서 잠시나마 화해의 공간이 되기도 했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 때 169번의 남북 회담이 열려 가장 많았고, 노태우 정부(164회), 김대중 정부(87회) 순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16회로 가장 적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엔군과 현 정전체제를 관리·감독 및 협의하는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정전체제를 넘어서는 길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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