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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 이상 느끼면 학교장이 선제적 휴업 조치”…서울교육청, 서울상도유치원 사태 후속 조치 발표

    “건물 이상 느끼면 학교장이 선제적 휴업 조치”…서울교육청, 서울상도유치원 사태 후속 조치 발표

    “위험 상존하는데도 민원 우려해 결정 못하는 일 없도록”서울상도유치원 시공사는 건축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지난 9월 발생한 ‘서울상도유치원 반파 사태’를 계기로 재난 발생이나 위험 예상 때 학교장의 휴업 결정 절차가 정비된다. 서울교육청은 서울상도유치원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시간대별 긴급 휴업 방안과 방과 후 과정(돌봄교실) 운영 요령을 안내해 학교장이 선제적으로 휴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예컨대 12시간 안에 휴업을 결정해야 하면(다음 날 오전 9시 기준) 학교장이 교감, 행정실장, 학교운영위원장 또는 학부모회장의 의견을 들어 휴업 조치를 한 뒤 관할청에 전화 등으로 구두로 알리게 하는 식이다. 12시간 이상 24시간 이내에 휴업을 결정할 경우는 전문가 의견을 듣고 학부모 문자 설문을 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지금까지는 위기가 예상되는데도 학교장이 학부모 민원과 책임 소재를 우려해 휴업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개별 학교에 재난이 발생했거나 임박한 시점에 학교장이 요청하면 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 과장급 직원으로 구성한 ‘현장안전담당관’도 파견한다. 교육청은 또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 연수를 통해 시설직 공무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설물에 안전 위험요소가 있으면 신속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이런 선제적 안전관리를 위해 2019년에는 일반예비비와 별도로 재해·재난 목적예비비 75억원을 편성했다. 교육청은 서울상도유치원 붕괴의 책임이 있는 시공사를 건축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시공사와 토목 감리회사를 상대로 부동산·채권 가압류도 신청했다. 한편, 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3년간 인근 동아유치원을 빌려 서울상도유치원 원생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주변 유치원 여건과 학부모 의견 등을 바탕으로 건물 개축 여부 등을 정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 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 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대성중에 마련… 관계자 조문만 받아 이름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눈물 “입시 준비 교사들 누 끼칠까” 유족 걱정고3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사흘째인 20일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친구이자 선배였던 희생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오후 2시 은평구 대성중·고교 교정에는 고 1~3학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는 19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관에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자 조문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검은 정장 대신 교복 위에 검정 패딩 등을 입고 예를 갖췄다. 학교 측이나 유가족이 조용한 장례를 바란 만큼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고 숨진 학생들의 친구와 대성중·고 재학생, 학부모, 교사의 조문만 받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애도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교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3명이 갑작스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 학생과 부모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분향소를 22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사고 피해 학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유 부총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잘 따랐으며 교사들에게 이번 일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식을 잃고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문상을 받아주셔서 고맙다”면서 “한 아버님이 ‘젊은 아이들에게 더는 이런 일 없게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로 의식을 잃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학생 7명은 하나둘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회복이 가장 빨랐던 1명은 21일이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치료센터에도 스스로 걸어서 들어갔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이날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만, 아직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 중인 2명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움직임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2명 중 1명이 어제는 통증 반응만 있었으나 오늘은 명령 반응이 있었다. 부르면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씩 회복 중인 학생들은 친구 3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친구들은 괜찮으냐”라는 아들의 질문에 “전부 괜찮다. 어서 치료받고 돌아가자”며 치료 기간 동안에는 비보를 접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합동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회복 중인 학생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들의 부모들은 이날 조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체험학습을 탓하는 시각이 있는데 체험학습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교사들에게 누가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원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강릉 펜션사고 학생 합동 분향소 설치대성중에 마련...관계자 조문만 받아이름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눈물“교사들에게 책임 묻지 않길” 유족 당부의식 잃었던 7명 학생들 상태 점점 호전고3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사흘째인 20일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친구이자 선배였던 희생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의식을 잃었던 학생들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1명은 퇴원해도 될 만큼 호전됐다. 이날 오후 2시 은평구 대성중·고교 교정에는 고 1~3학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는 19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관에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자 조문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검은 정장 대신 교복 위에 검정 패딩 등을 입고 예를 갖췄다. 학교 측이나 유가족이 조용한 장례를 바란 만큼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고 숨진 학생들의 친구와 대성중·고 재학생, 학부모, 교사의 조문만 받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애도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교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3명이 갑작스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 학생과 부모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분향소를 22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사고 피해 학생 빈소가 차려진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유 부총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잘 따랐으며 교사들에게 이번 일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식을 잃고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문상을 받아주셔서 고맙다”면서 “한 아버님이 ‘젊은 아이들에게 더는 이런 일 없게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족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사고로 의식을 잃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학생 7명은 하나 둘씩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회복이 가장 빨랐던 1명은 21일이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치료센터에도 스스로 걸어서 들어갔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이날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만, 아직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 중인 2명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움직임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어제는 통증 반응만 있었으나 오늘은 명령 반응이 있었다. 부르면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치료 중인 학생들은 친구 3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친구들은 괜찮으냐”라는 아들의 질문에 “전부 괜찮다. 어서 치료받고 돌아가자”며 치료 기간 동안에는 비보를 접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합동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회복 중인 학생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를 배치해 부상 학생과 가족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강릉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원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택시파업 전국 택시 절반 운행 중단…“여의도 교통체증 예상”

    택시파업 전국 택시 절반 운행 중단…“여의도 교통체증 예상”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대규모 3차 집회를 연 20일 오후 전국의 택시 절반가량이 운행을 멈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5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현재 구축 중인 택시운행정보시스템(TIMS)과 이를 보완하는 지자체 택시운행 데이터 등을 종합한 결과 19일보다 택시운행률이 5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서울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60% 수준으로 조사됐다. 경기·인천 지역의 택시 운행률은 서울보다 낮은 40∼50%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남·경북 지역의 택시 운행이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평균 50% 수준의 택시 운행률을 나타내고 있다. 택시업계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30만 택시종사자들과 100만 택시가족은 공유경제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시작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참석자들이 여의도 은행대로와 마포대교를 지나 마포역까지 행진하면서 서울 등의 택시 운행이 저녁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1∼8호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의 ‘집중배차시간’을 출퇴근 시간대에 30분씩 연장하는 등 지자체들이 교통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각급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불법 택시휴업이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지난 17일에도 지자체 택시 담당자를 모아 지역별 운행중단 상황을 파악하며 대중교통 대책을 마련할 것과 시민 불편이 없도록 홍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여의도에 많은 인원이 참가하고 택시 집결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만큼, 여의도권을 통행하는 차량은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강릉 펜션 사고’…사흘간 문 닫는 대성고

    [포토] ‘강릉 펜션 사고’…사흘간 문 닫는 대성고

    지난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사상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성고등학교가 19일부터 사흘간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대성고의 한 직원이 교문을 닫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은혜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 재점검…대성고엔 심리지원”

    유은혜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 재점검…대성고엔 심리지원”

    교육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 상황점검회의 개최 유은혜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 재점검” “수능 이후 학생 방치 여부 전수 점검” 교육당국이 고3학생 강릉 펜션 참변에 이후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을 재점검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사실상 제대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고3학생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된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관련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아이들과 관련된 모든 학생안전 매뉴얼과 규정을 다시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고위간부가 전원 참석한 이날 회의는 전날 차관이 주재하기로 예정됐으나 부총리 주재로 격상됐다. 유 부총리는 “수능 이후 한 달 여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 없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지 않은 지를 전수 점검할 것”이라면서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장기 투숙을 하는 여행이 있는 지도 신속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 은평구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수능을 마친 뒤 학교에 개별 체험학습을 신청해 강원 강릉의 한 펜션으로 여행을 갔다가 3명이 목숨을 잃고 7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대성고는 이날부터 21일까지 긴급 휴업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대성고 재학생들과 교사들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소아정신과 전문의 등 심리지원팀을 구성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대성고에는 일부 교사들만 출근했다. 교장과 학생주임 등 주요간부들을 비롯해 고3 담임교사 전원은 전날 강릉으로 가서 피해학생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교육청도 이날 오전 부교육감 주재로 대책회의를 진행한다. 대책회의는 숨진 학생들의 장례절차와 지원방안 등에 대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강릉 현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날도 현장에서 사태수습에 나설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신청만 하면 학생끼리 체험학습…수능 끝난 고3들 ‘안전 사각지대’

    신청만 하면 학생끼리 체험학습…수능 끝난 고3들 ‘안전 사각지대’

    “서울 주요대 노릴만큼 공부 잘했는데…” 자사고 지정 취소 갈등에 사고까지 침통“어려운 수험생활이 겨우 끝났는데….” 고3 학생 10명이 개인체험학습을 떠났다가 3명이 숨지는 등 참변을 당한 서울 은평구 대성고는 18일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후 학교는 검은색 철제 교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문 틈으로는 분주하게 오가는 교사들이 눈에 띄었다. 대성고 교감 등 일부 교사가 학교에 모여 긴급 회의를 열었고, 교장을 비롯한 일부 교사들은 곧장 사고 수습을 위해 강원도 강릉 현장으로 이동했다.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김모(18·사망)군 등 피해 학생 10명은 문과반 학생들로 수능과 기말고사를 치르고, 수능 성적표까지 받은 뒤 학교에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지난 17일 강릉으로 떠났다. 체험학습은 24일까지 예정돼 있었다. 학생들은 반은 다르지만 친한 사이로 전해졌다. 대성고는 이번 주를 3학년 대상 ‘교외체험활동 주간’으로 운영 중이었다.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은 체험학습을 가고 나머지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 오전 수업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고 앞 한 상점 주인은 “매년 3학년들은 수능 이후에 개별적으로 체험학습을 가는 것으로 안다”면서 “뉴스에서 이름이 나온 아이들 중엔 우리 가게에서 문제집을 자주 사 간 아이도 있는데 다들 공부를 잘했다”고 말했다. 사고 사망자 중 한 명이 다녔다는 수학학원 강사는 “공부를 잘해서 이른바 서울 주요대 합격을 노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 교사들에 따르면 수능 이후 고3 학사 과정은 변칙 운영된다. 대입 당락을 가를 수능·내신·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등 요소가 모두 결정돼 학생들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교마다 영화 관람, 대학 탐방 등 단체 프로그램을 짜 진행하기도 하는데 학생들이 원한다면 개인체험학습을 떠나기도 한다. 경기권의 한 고교 교사는 “고3 학생들은 학교에 잡아 둬도 딱히 할 일이 없는 데다 개인체험학습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 신청만 하면 대부분 허가를 내준다”면서 “수능 이후 학생들끼리 어울리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은 매년 있는데 이번에는 너무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각자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친한 친구들이 모여 함께 강릉으로 떠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성고는 19~21일 휴업 할 예정이다. 대성고는 자율형사립고이지만 올해 서울교육청이 학교 측 요청을 받아들여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면서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일반고 전환 결정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내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열린 간담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는(위원장 장인홍 의원, 구로1, 더불어민주당) 11월 5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열린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정감사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비위사실을 공개하여 사립유치원 문제를 공론화한 박용진 국회의원(강북구을, 더불어민주당)과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발제자로 참석하였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박용진 의원은 회계부정 등의 불법을 저지른 사립유치원도 문제지만 수년간 이를 방관한 교육당국의 책임도 크다고 하면서 “유치원 비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의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박용진 의원은 이른바 ‘박용진 3법’이라고 불리는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해 이미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으로 국회에 발의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3법 개정안에는 정부가 유치원에 주는‘지원금’을 횡령 시 처벌할 수 있는‘보조금’으로 성격을 바꾸고 지원금·보조금 부당사용 시 반환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징계나 중대한 시정명령을 받은 유치원장이 유치원 이름만 바꿔 다시 개원하는 소위 ‘간판갈이’를 방지하는 규정과 교육부·교육청이 구축한 회계관리시스템의 의무사용에 대한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였다. 박용진 의원에 이어 발제자로 나선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특별대책’을 소개하면서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2022년까지 4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위해 우선 공립 단설유치원이 없는 7개 자치구에 매입형을 포함한 단설유치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하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과 재무·회계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용진 3법’과 관련하여 사립유치원이 휴업·휴원·폐원·원아모집정지 등의 움직임을 보이면 관련법령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고 불응시 엄중히 대처하여 학부모와 유치원생들의 교육권을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법령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이나 사업자들의 유아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과 책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위한 교육청 차원의 연수 지원과 관리·감독 시스템의 체계화, 위반사항에 대한 철저한 사후조치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끝으로 이날 간담회의 좌장을 맡은 장인홍 위원장은 “정부의 교육에 대한 책임성은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막중한 의무라는 점에서 교육의 첫 출발점인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는 교육발전을 위한 시대적 과제이며 소명”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그동안 사립유치원의 방만한 회계부정에 대한 감사가 교육당국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조치가 매우 미흡하였던 결과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박용진 3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가 노력해 주길 바라며,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의 유아교육 책임자 모두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해 심사숙고하여 마련한 정책이 실효성 있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란조끼’ 시위 주말에도, 에펠탑과 루브르 내일 하루 휴관

    ‘노란조끼’ 시위 주말에도, 에펠탑과 루브르 내일 하루 휴관

    프랑스 파리의 명물이자 자랑거리인 에펠탑이 8일(현지시간) 폐쇄된다.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며 정부의 도입 방침을 철회시킨 노란조끼 시위대가 주말에는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젊은이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 등 더 큰 규모의 가두시위를 벼르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지난 주말 개선문의 조각상이 파손돼 파리시 당국은 유명한 관광 명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에두아르드 필리페 총리는 프랑스 전역에 8만 9000명의 경찰 인력과 무장 차량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시에는 8000명의 경찰이 배치된다. 경찰은 샹젤리제 거리의 가게들과 식당들도 이날 휴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통 노천 카페에 쓰이는 의자와 탁자 같은 것도 거리에 내놓지 말라고 채근하고 있다. 프랭크 리에스터 문화부 장관은 루브르와 오르세이 박물관, 오페라 하우스들과 그랑팔라 단지 등이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무부 관료들은 좌파와 우파 모두 파리 도심 시위와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상당히 심각한 폭력 사태”가 빚어질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이에 따라 파리-몽펠리에, 모나코-니스, 툴루즈-리옹, 생테티엔-마르세유 등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경기들이 연기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칼빼든 조희연, “정치권 후원 등 한유총 불법 의혹 전면 조사할 것”

    칼빼든 조희연, “정치권 후원 등 한유총 불법 의혹 전면 조사할 것”

    집회에 학부모·교사 강제동원, ‘온건파’ 간부 폭행 의혹 등“불법행위 확인되면 설립허가 취소”“한유총 감독 거부하면 검·경에 고발”국내 최대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3법’ 통과에 저항하며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나오자 서울교육청이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사단법인인 한유총을 관리하는데 불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 측 유치원장이 (온건파인) 서울지회장을 위협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아무리 급해도 이건 아니다”라면서 “공익을 침해한 어떤 불법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교육청의 조사 대상에 오른 사안은 크게 ▲한유총이 민법 제38조 상 공익을 해치는 불법 행위를 했는지 여부 ▲이덕선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의 위법성 여부 등이다. 구체적으로 교육청은 한유총이 최근 유치원3법 통과를 막기 위해 정치권에 불법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과 지난달 29일 광화문광장 총궐기대회 때 교사·학부모를 강제 동원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 한유총이 이권 위협을 당할 때마다 해왔던 집단행동의 불법성도 조사한다. 지난 10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개최한 ‘유치원 비리 근절 정책 토론회’ 현장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고, 지난해 9월에는 국·공립 유치원 확대 반대 및 사립유치원 재정 지원을 요구하며 집단 휴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한유총 비대위 측이 서울교육청과 대화에 나선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회장을 폭행했다는 의혹도 조사한다. 이 비대위원장의 자격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임광빈 서울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은 “한유총 정관에 따르면 사전 통지하지 않은 사항을 의결할 땐 재적이사 전원 출석해 전원 찬성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 비대위원장 선출 당일) 참석 이사는 38명 중 31명이었고, 20명은 미등기 이사여서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감독의 실효성이다. 사단법인이 교육청의 감독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처벌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정도다. 임 과장은 “조사 과정을 거부한다면 검찰이나 경찰 고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교육청은 공무원과 감사관과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으로 꾸려진 실태조사반을 꾸려 이른 시간 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계명문화대 창업동아리 금상 수상

    계명문화대학교(총장 박명호) 경영학부 창업동아리 멍플팀이 전국 전문대학‘창업?창직?창작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한국고등교육학회와 창업진흥원에서 주최로 최근 대전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전문대학에 적합한 창업?창직 방향과 국가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계명문화대학교 창업동아리 멍플팀(팀장 정성욱, 경영학부 2학년)은‘with dog’란 창업 아이템으로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에 반려견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대리산책 문제, 유기견 문제, 개공장, 개물림 사고 등)를 해결할 수 있는 통합 플렛폼 구축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아이디어는 일자리 창출 효과뿐만 아니라 펫팸족들의 과소비 행동을 지적하며 건전한 소비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인정받아 금상(상금 100만원)과 함께 팀원 모두� 걔太섦� 장영실 인증서”까지 부여 받았다. ‘차세대 장영실 인증’은 (사)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에서 이번 대회의 대상과 금상에게만 주어지는 것으로, 향후 창업?창직?창작 아이디어를 가진 후배들을 위해 멘토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경영학부 2학년 정성욱씨는 “1학년 때 마케팅원론 수업시간에 보고서로 제출한 아이디어가 발전해 전국 대회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앞으로 with dog 어플이 정식으로 런칭될 수 있도록 제휴업체 모집과 관련 법규 등을 꼼꼼히 확인해 성공적인 창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창직?창작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전국 전문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각 학교별 지도교수가 추천한 개인이나 4명 이하의 팀으로 구성돼, 1차 대학 내부 선발(대학별 최대 3개 아이디어 선별), 2차는 창업지원단의 아이디어에 대한 서류심사, 3차 발표심사 등의 절차로, 서류심사부터 최종 발표심사까지 약 3개월 동안 진행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5만 고시생의 성지는 ‘인생 고시생’ 안식처 됐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0회 신림동(대학촌과 고시촌) 편이 지난 24일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정문을 출발한 참석자들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 예술관(서울미래유산)과 규장각을 둘러본 뒤 캠퍼스를 빠져나와 첫눈이 제법 소담스레 쌓인 관악산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또 서울미래유산이지만 지난해 폐차된 콜럼버스 스넥카와 폐가 일보 직전의 조각가 전뢰진 가옥에서 서울미래유산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고시촌과 녹두거리, 지난해 조성한 민주열사 박종철 거리,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자리를 옮긴 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 1981년 이후로 가장 많은 양의 첫눈이 펑펑 쏟아진 날,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까지 버스가 끊기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30분 지연됐다.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가 시작된 이래 첫 ‘천재지변’이 발생했지만 참가자들은 불평 없이 미끄러운 고갯길을 걸어서 올라왔다. 그리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첫눈을 즐겼다. 관악산은 어떤 장소의 역사를 갖고 있을까. 서울을 정치·지리학적으로 설명할 때 역사도심은 한양도성이 에워싸는 내사산(內四山·백악산-인왕산-남산-낙산) 안쪽을 가리킨다. 도성 안에 내수(청계천)가 흐르고 외수(한강)가 도성 밖을 감싸고 있다. 도성 바깥의 북쪽 삼각산(해발 836m), 서쪽 덕양산(125m), 남쪽 관악산(629m), 동쪽 용마산(348m)을 외사산(外四山)이라고 부른다. 외사산은 내사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성저십리(성 밖 십리)와 외사산 영역은 다르다. 성 밖 십리의 북쪽은 비봉~정릉동, 동쪽은 미아리~용답동, 남쪽은 한강변, 서쪽은 역촌동~모래내를 이른다. 도성 밖 십리는 서울의 통치 영역인 반면 외사산은 경기도에 속했다. 한강 이북의 성 밖 십리와 외사산의 영역은 겹치는 곳이 많지만 한강 이남은 소외됐다. 서울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이자 문화적으로 서울권에 속하는 강남지역은 관악산 안쪽에 있으면서도 서울에 속하지 않았다. 서울의 풍수개념에서 삼각산은 백두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조상산(祖上山)이요, 지리산에서부터 뻗어 오른 관악산은 임금이 아침마다 알현하는 조산(朝山)이었다. 서울의 남과 북을 잇는 축선(軸線)은 삼각산과 관악산 선상에 있다. 광화문네거리에서 보면 서울의 주산 백악산과 경복궁이 직선 라인에 있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서울의 남북 간 축선은 삼각산~백악산~경복궁~숭례문~관악산으로 그어졌기 때문이다. 관악산 정상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듯했다.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라고 부르고, 관악(冠岳)이라고 썼다. ‘벼슬 산’이라는 이름도 쓰였다. 조선 개국 초 무학대사는 관악산이 화산(火山)이고, 목멱산(남산)은 목산(木山)이어서 관악산 화기가 목멱산 나무를 불쏘시개 삼아 도시를 태운다고 예언했다. 정도전을 중심으로 한 신진사대부들은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자 남대문(숭례문) 편액을 세로로 세워 부적을 삼았고, 남대문 앞에 남지(南池)라는 큰 연못을 파서 방화수를 채웠다. 불이 길을 따라 올라오지 못하도록 직선도로(세종대로)를 닦지 않고, 숭례문에서 지금의 남대문로를 따라 보신각까지 둘러간 뒤 운종가(종로)에서 꺾여 육조대로(광화문광장)에 이르도록 정(丁)자형 길을 닦았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의 광화문네거리에는 황토마루라는 낮은 언덕을 쌓아 관악산의 불길이 대궐에 미치지 못하게 막았다. 불을 먹고 산다는 상상 속 동물 해치 두 마리에게 광화문 앞을 지키게 했다. 모두 5겹의 방화장치를 할 정도로 관악산 화기를 두려워했다. 관악산 기슭 지금의 신림동, 봉천동과 금천구 시흥동 일대는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금주, 조선시대엔 금천이라고 불렸다. 고려 강감찬 장군의 5대조 강여청이 터를 잡았으며, 부친 강궁진은 고려 창업과 후삼국 통일에 공을 세워 삼한벽상공신에 책봉됐다. 장군이 태어난 관악구 낙성대동 218의 14번지 생가 앞마당에 탄생기념 삼층석탑을 세울 정도의 떵떵거리는 호족이었다. 신림동(新林洞)이라는 지명은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신림리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캠퍼스 안 자하연이라는 연못은 의성 김씨가 모여 사는 자하동이라는 집성촌에서 따온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야영장 등 군사시설로 썼고, 1963년 서울에 편입되면서 해방촌, 청계천, 이촌동, 대방동 등지에서 쫓겨난 판자촌 주민을 수용하는 철거민 정착촌을 형성했다. 1970년대까지 도시빈민의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는 기반시설 부재의 우범지대였다. ‘돼지막’이라는 절간 분위기의 하숙방 몇 채가 고시촌의 원조이다. 1969년 서울대를 ‘한강 이남 수원 이북’으로 옮기는 관악캠퍼스 건립계획이 확정됐다. 태릉, 신갈 일대, 과천, 안양 등이 후보지 물망에 오른 끝에 관악컨트리클럽이 있던 골프장 용지가 낙점된 것이다. 일부에선 “서울대 종합화는 구실이고, 데모 막으려고 한곳에 모아놓은 것”이라는 말이 떠돌았다. 1975년 2월 28일 동숭동에서 관악산 중턱으로 옮긴 서울대의 시위와 저항정신은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의 열풍으로 타올랐다. ‘관악산의 화염이 나라를 태울 것’이라던 무학대사의 예언이 들어맞은 셈이다. 서울대 정문과 신림동 일대를 중심으로 동맹휴업, 수업거부, 시위, 이념서클활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시인 김지하는 ‘숨죽여 흐느끼며/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타는 목마름으로/타는 목마름으로/민주주의여 만세’라고 노래했다.학사주점 ‘녹두집’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이용하는 주점, 인쇄소, 당구장, 서점, 사진관, 슈퍼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오늘날 유흥가로 바뀐 녹두거리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던 젊은 지성의 의식화 공간이요, 은신처였으며, 화염병 제조 공장지대였다.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의 하숙집이 있던 골목이었다. 1980년대 말 고시학원이 등장하고, 사법고시를 통해 법조인을 대거 선발하던 1990년대가 되자 전국의 고시생이 신림동으로 모여들면서 신림동 고시촌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녹두거리는 ‘녹두 베가스’로 불렸다. 녹두거리의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은 서울대 학내 시위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1980~1990년대 ‘그날이 오면’, ‘전야’, ‘열린글방’ 등은 녹두거리의 서점 트로이카로 꼽힌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고시생이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고시생 5만명이 북적거리던 호시절이었다. 흔히 신림동이라고 불리던 신림9동은 2013년 행정명이 바뀌면서 대학동이 됐다. 고시촌은 2008년 로스쿨 도입을 꼭짓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고시생들은 떠나기 시작했고, 고시 특수 때 신축한 고시원과 원룸의 공실률은 40%를 넘어섰다. 수많은 서점, 헌책방, 복사집, 고시식당, PC방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관악구는 여전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다. 10집 중 3집 이상이 1인 가구다. 서울 전역의 고시원 6곳 중 1곳이 관악구에 있다. 고시생들이 떠난 자리에 공무원시험이나 국가고시 준비생, 외국인 유학생이나 취업자, 새내기 직장인, 일용직 노동자, 기초생활대상자들이 스며들었다. 집값이 싸고, 물가가 저렴하고, ‘혼밥 혼술’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창문이 없고, 발조차 뻗을 수 없는 1평짜리 고시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취약계층의 안식처로 풍속도가 변했다. 2018년 신림동 고시촌은 등껍데기가 없는 달팽이처럼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민달팽이족’들이 잠시 머무는 밀실이다. 소설가 박민규는 단편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누구에게나 인생은 하나의 고시와 같은 것이 아닐까…인간은-누구나 밀실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고시를 패스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고 고시촌 시대의 아픔과 자기성찰을 얘기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후암동 (문화주택단지의 어제와 오늘) ●일시: 12월 1일(토) 오전 10시~낮 12시 30분 ●집결장소 : 지하철 1호선 서울역 5번 출구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앞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http://futureheritage.seoul.go.kr)
  • 전기차 충전소 부족하다더니…서울시 내 충전소 80%가 개점휴업 상태

    서울시 내 전기차 공용충전소의 이용실적이 심각하게 저조한 수준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송정빈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 제1선거구)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설치돼있는 960여개소의 전기차 공용충전소 중 실제 가동 중인 충전소는 시간대별 불과 40~50기 내외로 80% 이상의 공용 충전소가 유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홈페이지’에 는 지역별 전기차 충전소 현황이 실시간으로 업로드되고 있다. 제공된 자료는 9월 26일, 10월 18∼19일, 10월 26일, 10일 29일 오전과 오후 무작위 시간대에 확인한 현황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지난 2일 개최된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행정사무감사에 질문자로 나선 송정빈 의원은 이어진 발언에서 ‘시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더딘 원인으로 늘상 전기차 충천 인프라 부족을 외치고 있지만 실상을 잘못짚고 있다. 문제는 공용충전소 설치 위치의 적절성과 접근 효율성’ 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평균 충전횟수가 하루 1회도 안 되는 충전소도 다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환경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울시내 공용 충전기(급속)의 월 평균 충전 횟수가 30회 이하인 충전소, 즉 1일 1회 이하 충전소는 156개소에 달했다. 반면 하루 5회 이상 가동되고 있는 충전소는 6개소에 불과했다. 자치구별 천양지차인 충전 인프라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송 의원은 25개 자치구별 공용(급속)충전소 1기당 전기차 이용대수를 지적하며 ‘중랑구는 충전소 1기당 8.1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지만 강남구는 충전소 1기를 무려 197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며 전기차 충전소 운영 실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이 날 질의를 마무리하며 “보급대비 확충 이라는 단순 산술적 비교로만 일관해서는 지금과 같이 개점휴업 중인 충전소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면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개 숙인 집값… “서초 2억~3억 싼 급매도 안 팔려요”

    고개 숙인 집값… “서초 2억~3억 싼 급매도 안 팔려요”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거래량도 반 토막 났다. 주택시장이 급격히 가라앉았다. 시장은 완전히 매수자 우위로 바뀌었다. 이런 추세는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강력한 수요억제 대책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잠실 주공5단지 호가 2억원↓… 거래는 없어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완전히 고개를 숙였다. 강남과 붙은 수도권 주요 도시 아파트값도 꺾였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값 조사 결과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내려갔다. 9·13대책 이후 상승률이 둔화하기 시작해 마침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9월 첫주 이후 처음이다. 강남권 비싼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책 이전보다 부르는 값이 2억∼3억원가량 하락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9·13대책 직후 급매물이 2∼3건 정도 팔리고 나서 현재 호가가 2억∼2억 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이전에 32억원을 호가하던 아파트를 29억원에 내놓았는데도 달려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도 호가가 2억원가량 떨어졌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자 수요가 많고,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시작됐다는 것은 강력한 수요억제 대책 약발이 제대로 먹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전국 아파트값 움직임을 이끄는 강남권 아파트값이 4주 연속 내렸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이 하락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고 전망했다. 아파트값 하락은 비강남권으로 확산 중이다. 강남 못지않게 상승세가 가팔랐던 용산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 이어 양천구, 마포구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멈췄다. 서대문구 아파트값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울 하루 평균 거래량 지난달보다 62% ‘뚝’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거래량도 반 토막 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거래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218건으로 하루 평균 123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330.4건)과 비교해 62% 줄어들었다. 강남권 하루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과 비교해 3분의1 수준도 안 된다. 중개업소는 개점휴업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있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은 둘째치고 매수 문의 자체가 끊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현재 급매물로 내놓은 가격 17억원에서 1억원을 더 빼주면 매수를 생각해 보겠다는 고객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격을 떠보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무래도 냉각기가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은 거래 실종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출 규제를 꼽았다. 정부는 실수요자의 대출은 보호한다고 하지만, 소형 주택 한 채라도 보유한 사람은 사실상 대출 자체가 막혔다.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 갈아타기나 큰 집으로 옮겨가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소형 아파트 두 채를 가진 김선미 씨는 “보유 아파트를 임대하고 중형 아파트로 이사 가려고 은행 문을 두드렸다가 대출을 거절당해 이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다주택 규제도 수요 감소 원인이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으로 집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내년에 공시가격이 인상되면 다주택자 위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는 것도 부담이다. 금리 인상 또한 주택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대구·부산 제외한 지방은 ‘붕괴’ 직전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수도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값 거품도 빠지기 시작했다. 가장 뜨거웠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세로 접어든 데 이어 과천시와 하남시 아파트값도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광명시 아파트값도 지난주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방 주택시장은 아예 붕괴 직전이다. 대구, 부산 정도를 빼고 전 지역에서 집값이 큰 폭으로 내렸다. 집을 팔아 2년 전 받았던 전세보증금을 빼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거래는 아예 끊겼다.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 증가, 기존 아파트값 추가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 집값 폭등에 따른 문제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연초에 집값이 오르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한 데다 수요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가격 하락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콧대 꺾인 서울 아파트값… 급매물에도 거래 ‘뚝’

    강도 높은 주택 수요억제 정책인 ‘9·13대책’의 약발이 먹혀들고 있다. 대책 발표 두 달을 맞아 서울 아파트값은 고개를 숙였고, 거래마저 끊겼다. 하향 안정세는 수도권 주요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미미하게나마 오름세를 보였던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1년 2개월 만이다. 가격 하락은 상승률이 높고, 비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부터 시작했다. 강남·서초·송파구의 주간 아파트값은 최근 3주 연속 떨어졌다. 강동구 아파트값도 보합세로 들어서며 강남 4구 아파트값이 고개를 숙였다.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하락세는 비강남권과 수도권으로 확산 중이다. 용산구 아파트값은 2주째 하락세를 기록했고, 양천·강서·서대문구도 아파트값 상승률이 멈췄다. 경기 성남 분당구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떨어졌고, 동탄2신도시가 들어선 화성시 아파트값도 2주 연속 하락했다. 꿈쩍도 하지 않았던 과천 아파트값도 지난주 마침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호가 올리기가 사라지고 급매물도 등장했다. 양도세가 무서워 매물을 내놓지 않았던 집주인들이 움직이면서 매물실종 현상도 사라졌다.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수요가 끊기자 시세보다 1억~2억원 낮은 가격에 내놓은 급매물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부동산중개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중개업소는 찾는 고객이 끊겨 한산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76㎡가 17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대책 이전 18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84㎡는 20억 5000만원까지 팔렸던 아파트지만, 최근 19억원에 팔렸다.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중개업소에도 84㎡ 아파트를 대책 이전보다 5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팔아 달라는 물건이 나오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급매물이 등장했지만, 매수세는 완전히 끊겼다”면서 “가격은 하향 안정세 조정국면이지만 중개업소 개점휴업 상태는 오래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가격 오름세가 멈췄지만, 수요자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완전히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 5일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67.2로 나왔다. 정점을 찍었던 지난 9월 3일 지수(171.6)와 비교해 두 달 만에 수직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기면 시장에 매수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100 이하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급등 요인이 많이 제거돼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청춘의 해방구 신촌… 그러나 ‘1964 서울’은 권력이었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청춘의 해방구 신촌… 그러나 ‘1964 서울’은 권력이었다

    ‘감수성의 혁명가’ 그의 소설 쫓아 1960~70년대 소외된 사람들의 삶 1980~90년대 대학 문화 흔적 더듬어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회 서울의 문학3(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편이 지난 3일 서대문구 창천동·대현동·신촌동·대신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1960~7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좌절한 소시민의 삶을 ‘감수성의 혁명가’ 김승옥의 소설을 통해 공유했다. 또 1980~90년대 젊음과 낭만이 작열하던 대학문화의 발상지에서 흘러간 청춘을 만났다. 절정을 향해 치닫는 가을 정취가 가슴을 적셨다.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에 집결한 투어단은 연세대 정문까지 이어지는 연세로 초입 홍익문고에서 투어를 시작했다.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달려라 피아노’를 거쳐, 서대문구에서 조성한 ‘문학의 거리’를 걸었다. 보도 위에 새겨진 ‘영원과 순간의 동시적 구현’이라는 김승옥의 자필 글귀와 손도장을 확인했다. 담쟁이덩굴을 건축소재로 지은 듯 운치 있는 대현교회를 거쳐 ‘청년문화예술인의 아지트’ 신촌문화발전소 옥상에 올라 신촌을 내려다봤다. 원두커피의 전설 미네르바에서 진한 커피 향기에 취했다. 그라피티 명소로 재탄생한 토끼굴을 통과, 경의선 신촌역에 도착하자 백마역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가을 소식이 진동하는 이화여대 대강당과 진선미관이 대미를 장식했다.●동전 던지기로 멀어진 ‘조선 도읍’ 해설을 맡은 한세화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마치 ‘1964년의 서울’로 되돌아간 듯 김승옥의 작품과 삶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었다. 투어에 동행한 김동률 서강대 교수는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더없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감미로운 행사였다”면서 “멋진 날씨에다 옛 추억에 ‘고개 숙이게 해 준’ 주최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감성편지를 참가자 일동에게 띄웠다.신촌은 조선왕조의 유력한 도읍지 후보였다. 백악산(북악산)을 주산으로 정하고 그 아래 경복궁을 지으면서 결과적으로 신촌은 사대문 밖으로 밀려났다. 만약 태종의 최측근 권신이자 풍수에 능했던 하륜의 주장대로 무악(안산)을 주산으로 정했다면 지금의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경복궁이 들어섰을 것이다. 하륜이 신촌을 도읍지로 강력 천거한 이유는 한강과 연결되는 모래내(사천)와 창천(봉원천)을 이용한 수운의 편리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촌은 한양도성에 비해 터가 좁았고, 도성을 둘러싼 산세와 땅의 기복이 불규칙하다는 흠결이 있었다. 태종이 종묘에 나가 동전을 던진 결과 백악산은 ‘2길1흉’, 무악은 ‘1길2흉’이 나왔다. 동전던지기에서 무악은 패했다. 비록 도읍이 되진 못했지만 신촌은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세종은 무악 아래 연희궁을 설치했고, 국립양잠소격인 잠실도회를 뒀다. 세조는 뽕나무가 우거진 이곳을 서잠실이라고 불렀고, 연산군은 연희궁에서 질펀한 연희를 즐겼다. 조선 초기 연희궁을 서이궁, 한양대 앞 살곶이 다리 주변을 남이궁이라고 부를 정도로 행차가 잦았다.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친모인 영빈 이씨의 수경원도 이곳에 있었다. 신촌은 한양에서 서부지역으로 오가는 길목이었다. 남대문과 서소문, 서대문에서 서부로 오가는 도로는 모두 아현(애오개)과 대현을 통과한 뒤 신촌을 결절점으로 서강, 양화진 등으로 흩어졌다. 이러한 신촌의 입지적 특성은 조선 말 양화진이 개항장 제물포와 연결된 서울의 서쪽 관문역할을 할 때 극대화됐고, 일제강점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장소성이 이어졌다.●일제강점기 경의선과 함께 변화 시작 신촌 대학촌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일제강점기 경의선의 기적(汽笛)과 함께 변화의 고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한성부 연희면으로 서울의 성 밖 관할 지역이던 신촌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경기 고양군으로 편입되면서 도시화에서 잠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대륙진출을 위한 병참기지 용산역을 기점으로 개설했던 경의선 노선을 신촌 중심으로 바꿀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성역(서울역)에서 가까운 신촌이 경성의 서쪽 기점으로 재부상한 것이다. 1930년 경성역~서소문~아현~신촌~연희~서강~공덕~용산을 잇는 교외순환선 개통은 신촌의 개화를 불러왔다. 이어 용산~당인리선상에 서강역과 연희간이역이 생기면서 신촌을 지나는 화물과 승객 수송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연세대와 이화여대 이전이 신촌을 경유지에서 주거지로 변화시켰다. 1920년대까지 신촌로터리 일대에는 민가 20호 정도가 흩어진 고요한 마을이었다. 1917년 지도에 따르면 봉원사 인근에 마을이 형성돼 있을 뿐 배추, 무, 호박을 재배하는 밭농사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는 평양에 대학을 세우자는 선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관철시켰다. 무엇보다 세브란스의학교와의 통합을 통한 명실상부한 종합대학 설립을 동료 선교사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했다. 1917년 미국에서 타자기회사를 경영한 형에게서 받은 기부금 5만 2000달러로 수경원 부지 19만평을 동양척식회사로부터 구입했다. 1918년 연희전문학교의 신촌시대가 개막됐다. 정동에 있던 이화여자전문학교도 초대 교장 아펜젤러를 중심으로 1923년 신촌에 4200평의 땅을 매입한 뒤 모금활동을 통해 미국의 자선가들로부터 88만 2000원의 건축기금을 모았다. 1935년 본관과 음악관, 체육관을 건립하면서 이전이 성사됐다. 이화여전의 신촌 이전에는 교수진과 강의 교류 등 연희전문과의 협력이 힘이 됐다. 두 근대 사학의 신촌 이전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였다. 1918년 연희전문의 전교생은 94명이었고, 1934년 이화여전 학생도 218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변두리 신촌에서 경성까지 통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920년 연희전문 학생들의 동맹휴업 결의 세 가지 이유 중 ‘학교의 위치가 멀어서 통학에 불편하고 공부에 지장이 많으니 기숙사를 설치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소설 속 병원은 인간성 상실의 세트장 신촌 일대는 대학교 캠퍼스가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학의 비중이 큰 지역이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면적으로 보나 인지도 측면에서 신촌의 대표적 경관이다. 서강대와 홍익대, 추계예술대, 경기대, 명지대 등도 뒤를 받치고 있다. 대학상권을 형성한 최초의 지역이다. 지금도 홍대와 신촌은 서울 최대의 대학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청춘의 해방구’ 신촌문화에 대한 연구와 정의는 현재진행형이다. 원두커피와 언더그라운드 음악, 저항문화운동이 시도됐고 음악다방과 록카페, 라이브 카페와 소극장, 서점과 음반가게 등 신촌을 풍미한 문화현상이 대학문화인지, 청년문화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서 신촌은 서적외판원 사내의 아내가 급성 뇌막염으로 입원했다가 숨진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비정한 공간으로 그려졌다. 소설 속 사내는 세브란스병원 울타리 곁에서 한없이 서성였고, 아내의 시체를 해부용으로 팔아서 받은 4000원을 술값으로 쓰고, 나머지는 불태운 뒤 자살했다. 김승옥의 소설 속 서울은 우월한 지위를 드러내기 위한 레토릭이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인간성의 상실과 돈의 굴레를 보여주는 세트장치였다. 1964년 당시의 서울은 하나의 권력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정부가 대신 지급한 ‘체당금’ 1조 7273억 아직 회수 못해

    폐업이나 도산 등의 이유로 회사에서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사업주 대신 정부가 지급한 ‘체당금’ 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1조 7273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당금 제도가 시행된 1998년 이후 올 9월 말까지 지급된 체당금은 총 4조 210억원 정도다. 이 중 정부가 돌려받은 금액은 1조 4264억원 규모로 회수율이 35.5%에 그쳤다. 사업주의 사망 등으로 회수할 법적 근거가 없어 소멸 정리된 금액도 8671억원 수준이다. 체당금은 회사가 도산했을 때 임금, 휴업수당,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국가가 사업주 대신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미회수액 1조 7000억원 넘었다

    정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미회수액 1조 7000억원 넘었다

    폐업이나 도산 등의 이유로 회사에서 임금·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사업주 대신 정부가 지급한 ‘체당금’ 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1조 7300억원가량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당금 제도가 시행된 1998년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지급된 체당금은 총 4조원 정도다. 이 중 정부가 돌려받은 금액은 1조 4300억원 규모로 회수율이 35.5%에 불과했다. 사업주의 사망 등으로 회수할 법적 근거가 없어 소멸정리된 금액도 8700억원에 달했다. 체당금은 회사가 도산했을 때 임금, 휴업수당,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에게 국가가 사업주 대신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나중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체당금은 사업주의 부담으로 조성되는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지급되는데 현재 기금 규모는 1조 4000억원 정도다. 최근 사업주의 임금체불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1조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정부의 체당금 지급 규모도 매년 늘고 있다. 2014년 2632억원이었던 체당금 지급액은 지난해 3724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9월 말까지 28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늘어나는 임금체불액과 체당금 지급액의 원인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꼽힌다. 신 의원은 “취약근로자 보호를 위한 체당금 제도는 중요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서 체당금 회수율 부진에 따른 기금 재정 악화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SKT, 티맵택시로 모빌리티 시장 재도전

    연말까지 요금 앱 결제땐 10% 할인 ‘안심귀가 라이브’ 가족 위치 확인도 SK텔레콤이 자사 이동통신 고객을 택시호출 앱에 유입시키려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SK텔레콤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6월 전면 개편한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맵택시’의 새로운 기능과 할인 혜택 등을 소개했다. 먼저 연말까지 티맵택시로 택시를 호출한 SK텔레콤 고객이 앱결제(11페이)로 요금을 결제할 경우 10%를 할인해 준다. 한 달 5회, 회당 최대 5000원 한도다. 오는 21일은 ‘T데이’로 정해 50%를 할인한다. 1일 5회, 회당 5000원 한도다. 자사 고객이 신용카드를 티맵택시에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티맵택시는 2015년 3월 카카오택시가 등장한 직후 출시됐지만 지난 6월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6월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난달 기준 월간 실사용자는 10만명으로, 카카오T(530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으로 티맵택시 연간 실사용자를 100만명으로 늘리고 2020년 말까지 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와 함께 택시 승객의 위치를 가족이나 지인이 실시간으로 추적 확인할 수 있는 ‘안심귀가 라이브’도 선보였다. 배차 시스템도 개선해 실제로 승객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차량 순서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수요 밀집 지역을 예측해 택시를 미리 배차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티맵택시, 할인·선물·기능 앞세워 카카오택시 추격

    티맵택시, 할인·선물·기능 앞세워 카카오택시 추격

    카카오가 카풀 도입을 두고 택시업계와 갈등하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자사 이동통신 고객을 택시호출 앱에 유입시키려는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SK텔레콤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6월 전면 개편한 택시 호출 서비스인 ‘티맵택시’의 새로운 기능과 할인 혜택 등을 소개했다. 먼저 연말까지 티맵택시로 택시를 호출한 SK텔레콤 고객이 앱결제(‘11페이’)로 요금을 결제할 경우 10%를 할인해 준다. 한달 5회, 회당 최대 5000원 한도다. 오는 21일은 ‘T데이’로 정해 50%를 할인한다. 1일 5회, 회당 5000원 한도다.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 중 40%를 넘는 자사 고객이 신용카드를 티맵택시에 등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올해 안으로 기사 3만명에겐 운전대에 붙여 스마트폰 조작 없이도 호출에 응할 수 있는 버튼 형태 기기인 ‘콜잡이’를 제공한다. 운행 중 스마트폰 조작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티맵택시는 2015년 3월 카카오택시가 등장한 직후 출시됐지만 지난 6월까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6월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난달 기준 월간 실사용자는 10만명으로, 택시기사 83%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T(530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으로 티맵택시 연간 실사용자를 100만명으로 늘리고 2020년 말까지 5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날 SK텔레콤은 할인과 경품 외에 지난 6월 개편된 기능들도 소개했다. ‘안심귀가 라이브’는 택시 승객의 위치를 가족이나 지인이 실시간으로 추적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승객이 보낸 링크를 클릭하면 탑승 순간부터 차에서 내릴 때까지 지도 상의 경로를 제공한다. 배차 시스템도 개선했다. 기존에는 최단거리 차량을 배치했지만 시스템 개편을 통해 유턴 여부, 순방향, 역방향 등을 고려해 실제로 승객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차량 순서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수요 밀집지역을 예측해 택시를 미리 배차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 유닛장(상무)은 “AI 배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동배차”라면서 “최근 2∼3년새 엄청나게 발전한 모빌리티 시장을 방치하면 큰 위기가 오겠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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