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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부, 신종플루 휴교 자제령

    앞으로 신종플루로 인한 휴교나 휴업은 없어질 전망이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된 상황에서 휴교조치 등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전국 초·중·고교에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학생은 등교하지 않도록 하되 휴교(휴업)는 가급적 하지 말라고 시달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학생 등에 대해 일률적으로 입국 후 7일간 등교를 금지하던 지침도 없앴다. 교과부는 신종인플루엔자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교육기관 대응이라는 새로운 지침에서 신종플루 확진 또는 의심 학생만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등교중지 조치하고 휴교는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된 마당에 휴교 조치 등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휴교하면 학생들이 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활동을 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학교에 있을 때보다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고려됐다. 모든 학생을 상대로 한 체온 측정은 당분간 계속 시행된다. 대신 체온 측정 결과 발열 학생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하고 의사소견에 따라 최대 7일까지 자택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새로 마련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승희는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장승을 보면 울음보를 터뜨리기 일쑤였습니다. 4학년 때까지만 해도 장승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5학년이 되면서 판소리와 사물놀이를 알게 되고, 탈춤도 배우고, 우리 문화재에 대해 배우면서 장승에 대해서도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는 속리산이 가까운 외딴 산골에서 장승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30년 가까이 장승과 더불어 살아온 장승장이입니다. 외할아버지는 그곳에 장승을 100개도 넘게 만들어 장승공원을 꾸며 놓았습니다. 장승공원에 가면 갖가지 장승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도깨비처럼 험상궂게 생긴 장승도 있지만 저절로 웃음이 나올 만큼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도 많습니다. 우락부락한 인상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장승이 있는가 하면 시골 할아버지처럼 순하고 어눌해 보이는 장승도 있습니다. 이름도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진서대장군, 북장군, 당장군 등 여러 가지로 불리지만 승희에게는 어느 것 하나 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에게는 장승이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운 친구입니다. 산길을 가다 폭풍우에 쓰러진 나무나 병충해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나무들을 보면 할아버지의 눈에 생기가 돕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는 게야. 내가 그것을 증명해주지.” 할아버지는 죽은 나무들을 알맞게 잘라 보물처럼 조심조심 옮겨옵니다. 그러고는 톱과 대패, 망치와 끌을 들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합니다. 쓱싹쓱싹 대패질 소리가 나고, 뚝딱뚝딱 망치 소리가 들리고, 쩌억쩌억 끌 소리가 들리면 죽은 고목나무는 살아 있는 장승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엄마는 승희를 데리고 국립 민속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마당에는 꼴도 보기 싫은 장승 부부가 우두커니 서서 헤벌쭉 웃고 있었습니다. “승희야, 저 장승할아버지 앞에 가서 서 봐. 사진 한 장 찍어 줄게.” “싫어. 내가 사진 찍기 싫어하는 것 엄마도 알잖아요.” 승희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이자, 엄마는 승희에게 사진기를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그럼 엄마라도 한 장 찍어주렴!” 엄마의 두 눈에는 늦가을 바람결 같은 쓸쓸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승희는 높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장승과 함께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주었습니다. 엄마가 승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승희야, 지금도 외할아버지가 싫니?” 승희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승희가 입을 열었습니다. “난 그냥 외할아버지는 좋은데, 장승 만드는 외할아버지는 싫었어. 외할아버지는 산신령이야. 긴 머리채를 묶은 채 한복을 입고 장승을 만드는 할아버지는 더욱 싫어.” 승희의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놓고 나니 마음이 개운해졌습니다. 화를 낼 줄 알았던 엄마의 얼굴에 가을 햇살 같은 웃음이 흘렀습니다. “그래, 나도 처음엔 그런 외할아버지가 무척 싫었단다. 망나니처럼 어깨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매고 나무망치와 끌로 장승 깎는 일에만 골몰하는 할아버지가 왜 그리 싫었는지 몰라. 외할아버지는 장승을 만들 때면 늘 목욕을 한 후 한복을 차려입고 일을 했지. 머리라도 짧게 깎았더라면 땀도 덜 흘렸을 텐데…. 비오듯 흘려대던 그 땀 냄새도 무척이나 싫었어.”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그리운지 눈시울이 젖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승희는 엄마와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새로 꾸민 광장을 구경하기 위해서입니다. “광장이 뭔가 좀 허전하지 않니? 그곳에 장승을 세워 놓으면 어떨까?” 엄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며 말했습니다. “엄만, 누가 외할아버지 딸 아니랄까봐 장승 타령이에요?” 승희가 밉지 않게 눈을 흘겼습니다. 동작역을 지나 이수역에서 다시 7호선 열차로 갈아탔습니다. 출입문 위에 붙어 있는 열차 노선안내도를 보던 엄마가 말했습니다. “승희야, 오랜만에 엄마가 살던 골목에 한 번 가볼까?” “엄마 마음대로 해.” 승희는 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번 정차할 역은 장승배기, 장승배기역입니다.” “승희야, 이번 역에서 내리자.”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자 엄마는 승희의 손을 잡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엄마 살던 곳이 장승배기였어?” “그래, 엄마 어렸을 땐 동네에 커다란 장승이 우뚝 서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는 약간 상기된 얼굴이었습니다. 개찰구를 빠져 나온 엄마는 어느 쪽으로 나갈까 망설이다가 역무원에게 물었습니다. “어디로 나가면 장승을 볼 수 있을까요?” 역무원은 승희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오른 쪽 6번 출구로 나가세요.” “예, 고맙습니다.” 엄마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가장 먼저 눈부신 하늘이 반겨주었습니다. 승희 엄마는 두리번거리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승희도 뚤레뚤레 주변을 둘러보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장승이 어디 있어? 그 아저씨가 잘 못 알려줬나?” 엄마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 때 승희의 눈에 장승 한 쌍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엄마 저기 있어. 도서관 입구에 서 있잖아.” 먼 발치 도서관 입구에 농구 선수만큼 큰 장승 부부가 헤벌쭉 있었습니다. “애걔, 너무 작다. 기왕에 세워 놓으려면 좀 더 큰 장승을 세워놓지 않고….” 승희는 엄마의 얼굴에서 승희가 전교부회장 선거에서 두 표차로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였던 섭섭한 표정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가까이에 가서 한번 보고가요, 엄마.” 승희가 먼저 엄마의 손을 끌었습니다.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승희가 장승에 쓰여 있는 한문 글씨를 읽었습니다. “우리 승희 한문 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장승배기 이름에 걸맞은 좀더 우람한 장승을 세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다시 한 번 아쉬움을 토해냈습니다. 승희는 장승 앞에 서 있는 안내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덩치 큰 장승들이 제법 많이 서 있었는데, 이젠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되었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그리움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없어진 거야?” “도로를 넓힌다, 지하철 공사를 한다, 재개발한다 하면서 마구 없애버린 거지. 우상숭배라는 명목으로 뽑아버린 경우도 있고….” “엄마, 진짜 장승을 보려면 외할아버지를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래,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엄마의 눈빛이 능소화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엄마, 그럼 이번 토요휴업일에 꼭 다녀와요.” “장승이라면 무섭다고 까무라치던 네가 웬일이니?” “엄마, 장승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이고 서민적인 민속문화재래요, 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웠어요.” 승희의 목소리에서 외할아버지의 팔뚝 같은 힘이 묻어났습니다. 승희는 토요휴업일을 맞아 엄마와 함께 속리산 부근에 있는 장승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승희 외할아버지가 30여년 동안 피땀을 흘리며 가꿔 놓은 곳입니다. 공원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벌개미취, 구절초, 쑥부쟁이 같은 초가을 들꽃들이 승희네를 반겨 주었습니다. 수크령과 억새꽃도 어서 오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공원에는 수많은 장승들이 다양한 몸짓과 재미있는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녁밥을 준비할 동안 승희는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았던 장승들에게 승희의 눈길이 오래오래 머뭅니다. 턱이 유난히 긴 ‘주걱턱장승’, 이가 다 빠지고 얼굴이 쭈글쭈글한 ‘노인장승’, 전통혼례를 올리는 ‘신랑 각시장승’, 하나의 나무에 각기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한몸장승’, 얼굴이 꼭 닮은 ‘쌍둥이장승’, 수줍은 듯 기둥 뒤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처녀장승’ 등 앙증맞은 장승들이 많이 서 있습니다. 장승 외에도 높다란 장대 위에 나무새를 앉힌 솟대도 서 있고, 나무로 지은 정자도 여러 채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한복을 차려입은 외할아버지는 정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여러 장승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어서 정다운 느낌이 들어요.” 할아버지의 표정이 구절초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우리 승희가 이제 다 컸구나. 어렸을 때엔 장승을 보고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리던 애가 정다운 느낌이 든다니….” “제가 언제 울었어요?” 승희는 엄마한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시치미를 떼었습니다. 조금 머쓱해진 승희가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우리 조상들은 왜 장승을 세웠나요?” “장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서서 오가는 길손들을 맞이하던 사람들의 친구였단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을 꿋꿋이 견디며 경계표나 이정표로, 잡귀나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했지. 사람들은 때로 장승을 찾아와 개인의 소원을 빌기도 했단다. 장승은 이렇게 정다운 친구로, 때로는 수호신이나 믿음의 대상으로 우리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고마운 존재란다.” “할아버지, 어떤 장승은 아주 험상궂게 생겨 무섭기도 해요.” “근엄하고 무서운 표정의 장승은 수호신의 역할을 한단다. 잡귀와 재앙을 막아 내려면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하지 않겠니?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정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장승을 만들지.” “그래서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이 많군요.” “그래, 장승은 못 생기면 못생길수록 정감이 가고 재미있단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맞아요. 할아버지. 제가 장승을 좋아하게 된 것도 할아버지께서 만드신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장승들을 보고나서부터거든요.” “이제 우리 승희와 대화가 통하니 이 할애비는 참 기쁘구나.” “할아버지 이제부터 제가 장승홍보대사가 될 거예요. 친구들이 제 별명을 ”장승“이라고 부르면 활짝 웃을 거구요.” “승희야, 고맙다. 역시 넌 내 손녀야.” 할아버지는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승희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승희는 할아버지 얼굴이 가을 언덕배기에 줄지어 핀 해바라기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가의 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장승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다. 한때 우상숭배라는 미명 아래 장승이 수난을 당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여 후손에 물려줄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 약력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꿈꾸는 대나무)▲새벗문학상 장편동화 당선(원숭이 마카카)▲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수상▲동화집:개미가 된 아이, 원숭이 마카카 등 50여권▲현재, 서울영일초등학교 교사
  •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日, 경기부양으로 연명

    [금융위기 1년 지금 세계는] 日, 경기부양으로 연명

    │도쿄 박홍기특파원│글로벌 금융위기로 대변되는 이른바 ‘리먼쇼크’ 1년을 맞는 일본 경제의 기상은 여전히 ‘흐림’이다. 지난 4∼6개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환산 3.7%로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바뀌었지만 경기회복의 전환점으로 여기는 견해는 거의 없다. 오히려 정부의 강력한 ‘진통제’, 무려 130조엔(약 1747조원)을 쏟아부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올해 말 ‘제2의 바닥’을 우려하는 관측이 제기됐다. 성장궤도가 불투명한 탓에 생활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업계는 수출 부진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다만 최근 중국 수출과 함께 환경차의 판매 호조에 따라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혼다자동차 본사는 여전히 금융위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혼다는 올해 국내 총생산대수를 지난해의 78% 수준인 90만대로 낮췄다. 또 건설 중인 사이타마현 요리공장의 내년 가동을 연기했다.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하는 전략을 짰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시장이 불확실한 데다 엔고의 영향으로 수출길이 험난한 까닭이다. 어코드·시빅·휘트·인사이트 등 소형 및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지난 7월 기점으로 104%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업체 보조금, 소비자 세제 혜택에 따른 결과다.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무토 다카시 혼다 홍보주임은 “경기 회복이 안된 데다 정부의 보조금 기한도 올해까지인 만큼 현재로선 설비투자와 신규 고용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혼다는 지난해 12월 말 4500명에 달했던 계약직 사원이 지난 4월 현재 단 한 명도 없다. 도치기현 등 3곳의 공장에서는 정규직들이 잔업이나 휴일 근무 등으로 생산량을 맞추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와의 관계도 변했다. 도요타는 제너럴 모터스(GM)와의 미국 합작공장인 ‘누미(NUMMI)’의 생산을 내년 3월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닛산은 크라이슬러와 합의했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제휴를 해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용사정은 훨씬 악화됐다. 지난 7월 현재 전국의 구인율은 0.42%로 집계됐다. 기업에서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실업률은 5.7%에 이르렀다.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실업자 수는 359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03만명이나 늘었다. 파산과 감원 등 직장 형편에 따른 실업이 전체의 33.7%인 121만명을 차지했다. 게다가 기업에서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잉여인력’은 내각부의 지난 1∼3월 집계에 따르면 607만명이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실직할 가능성이 큰 ‘실업예비군’인 셈이다. 정부의 공공직업안내소 격인 ‘헬로 워크’를 찾은 하시모토(30)는 지난 3월 전자업체를 다니다 생산라인 조정과 임금 삭감 등의 분위기 속에 퇴직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라며 후회하고 있다. 도쿄 오타구에는 금속 가공을 하는 중소·영세기업 4600개사가 자리잡고 있다. 도쿄정밀 기계공작소는 이들 중에서도 잘나가는 기업에 속했다. 고미노 쇼고 회장은 “도요타의 매출이 30% 줄었다지만 우리 매출은 80% 날아갔다.”고 말했다. 지난 1961년 창업 이래 첫 적자를 낸 데다 지난 5월 첫 휴업도 단행했다. 정부에 고용조정 조성금도 신청했다. 도쿄공작기계공업회가 발표한 지난 1~7월 수주액은 1825억엔으로 지난해의 20.2% 수준에 그쳤다. 도요타의 지난 1~6월 세계 판매대수가 지난해와 비교, 26.0% 감소한 356만 4000대인 사실에 비하면 중소기업의 실적 부진은 충격적이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실업률이 치솟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는 떨어졌다. 경기침체는 진행형이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의 모습이다. 지난 7월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하락,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최대 하락폭이다. 물가하락에 따른 매출의 감소는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쿄증권1부 상장기업 1312사의 4~6월 결산을 보면 경상이익은 지난해 대비 70.5%나 줄었다. 1~6월의 파산기업도 8.2% 증가한 8169건에 달했다. 고용 환경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결국 ‘기업수익의 악화→고용 감축 및 임금 삭감→상품 매출 부진→상품가격 인하→기업수익의 악화 심화’라는 악순환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hkpark@seoul.co.kr
  • DTI규제 확대 첫날… 수도권 은행 가보니

    DTI규제 확대 첫날… 수도권 은행 가보니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액 규모를 제한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된 첫날인 7일. 수도권 은행 대출창구는 얼어붙은 분위기였다. 정책 발표 사흘 만에 콩 튀듯 술렁이던 주택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예고한다. 하지만, 규제에 대한 지역적 체감 온도 차이가 크고 경기상승 기대도 적지 않아 이번 규제가 집값 상승세를 잠재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최근 집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서울 강동, 목동, 노원구의 은행들은 DTI 규제 확대에 일반 창구까지 썰렁했다. 7일 해당 지역 은행창구의 주택담보대출 상담은 대부분 개점 휴업 상태와 다를 바 없었다. ●“한달 전부터 이미 대출 받아가” 신한은행 목동 중앙지점의 대출상담은 이날 하루 단 한 건도 없었다. 백형수 목동 중앙 부지점장은 “규제가 시작되자 무 자르듯 주택 담보대출 상담도 사라졌다.”면서 “과거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기준만 맞으면 대출을 해줬지만 강화된 DTI 기준에 소득을 증빙할 서류까지 내야 하니 대출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처 국민은행 파리공원지점에도 대출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구자원 차장은 “급히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이미 한 달 전부터 규제 강화에 대비해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가의 아파트가 많아 보통 3억원 이상 빌리는 고객이 많은데, 이번 조치로 대출가능액이 반토막 나는 일이 부지기수”라면서 “지난해 8월 LTV 확대 때와 비교하면 이번 타격은 제법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사정은 강동구도 마찬가지다. 창구는 대출 실수요자보다는 대출가능 한도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문의전화만 넘쳐났다. 박재영 우리은행 둔촌점 부지점장은 “얼마나 줄었는지와 어떻게 하면 더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만 이어질 뿐, 대출은 이제 개점 휴업 상태”라면서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줄어든 대출 한도 만큼 신용대출이 가능한지를 묻는 고객은 있었다.”고 말했다. ●60%로 묶인 과천은 안도 반면 최근 아파트 값 상승 진원지 중 하나로 꼽힌 경기도 과천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분위기였다. 과천 3단지에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 탓에 아무래도 대출액수나 건수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지만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실제 오늘(7일) 오전에도 고객 두 사람이 구체적인 대출 상담을 받고 갔다.”고 귀띔했다. 그는 “(우리)지점이 월 평균 10~15건 정도의 주택담보대출을 진행해온 점을 고려하면 아직 변화를 감지하긴 힘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지역격차 반영해 규제해야” 규제 발표에도 과천 지역의 은행 창구가 덤덤한 분위기인 데는 이유가 있다. 강남 수준까지 강화될 것으로 봤던 규제 수위가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근 2단지 대출담당자도 “발표 직전까지 과천에선 정부가 DTI를 강남 3구 수준인 40%까지 묶을 것이란 소문이 나면서 대출승인을 서두르는 분위기였지만 정작 60%로 발표되자 안도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덩달아 한산해진 다른 수도권지역 은행 창구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작 투기는 딴 곳에서 벌어지는데 엉뚱한 곳까지 대출 발목만 잡았다는 불만이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은행 대출담당자는 “60㎡ 아파트 한 채에 8억원이 넘도록 가격이 뛴 과천과 부동산가격이 그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나머지 지역을 똑같이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서도 맞지 않는 조치”라면서 “지역 격차를 반영한 세밀한 규제가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신종플루 비상] 학원가도 긴장

    서울시내 사설학원에서 잇따라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긴급 실태 파악에 나섰다. 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까지 강남구와 마포구 등에 있는 사설학원 4곳에서 신종플루 확진 환자 6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곳이 휴업했다. 환자 3명이 발생한 강남구 A어학원은 지난달 17∼21일 휴원했다. 환자 1명이 발생한 마포구 B학원도 같은달 22∼25일 휴원했다. 강남구 C보습학원도 최근 확진환자 1명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이달 5일 휴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확진환자 전원이 이미 완치됐고, 학원들도 휴원조치를 풀고 다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학원가 신종플루 감염사례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교육청도 학원가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최근 각 지역교육청에 현황파악과 ‘2차 감염’ 대비를 지시했다. 한편 서울지역 일선 유치원·초·중등 학교에서 발생한 신종플루 감염자수는 5일 현재 누적집계로 191개 학교, 389명(교직원 4명 포함)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신종플루 불안 고조] 신종플루 대책 부처마다 제각각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정부 대책이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협의를 거치지 않아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각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노동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서 저마다 담당 분야와 관련해 예방 및 방역 대책을 수시로 발표하고 있다. 사안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있는 만큼 보건당국이 현실적 대안을 만들고, 이에 따르는 것이 적합하지만 각 부처에서는 아이디어 수준의 정책만 쏟아 내는 실정이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예방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는 부처별 파워게임으로 번질 기세다.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전 인구의 27%인 1336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히자 국방부는 ‘군인 먼저’, 교과부는 ‘초·중·고생 먼저’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가장 먼저 보건인력이, 다음으로 임신부·영유아·노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문제가 커지자 국방부와 교과부는 슬그머니 발을 뺐다. 교과부와 국방부 관계자는 “부처별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일단 우리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전문가 자문을 통해 우선 접종 대상자를 정하고 백신 임상시험 막바지 단계인 10월 중순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대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는 현재 정부 비축량이 줄어들면서 연말까지 5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타미플루가 부족하기 때문에 특허를 정지하는 ‘강제실시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국방부는 타미플루를 전 장병 대비 20%인 13만명분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을 독자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복지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국방부의 계획에 불과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예정을 발표한 것일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초·중·고 휴교와 관련된 정부의 대책도 엇갈린다. 교과부의 1일 집계에 따르면 전국 34개 학교가 휴교를 하거나 개학을 연기한 상태다.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 학교장이 휴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지난 27일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 해서 무조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하게 대처하라고 말했다. 모든 학교에서 발열감시를 하겠다던 대책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사 결과, 39%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력이나 장비의 문제를 두고 봤을 때 애초부터 불가능한 대책이었다는 것이 보건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보건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다른 부처에 제시할 뿐”이라며 “각 부처에서 내놓는 대책을 두고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8·15 경축사 분석] 자율통합 지자체에 재정 혜택… 특위 논의 급물살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화두를 던짐에 따라 그동안 흐지부지됐던 정치권의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행정구역 개편은 기초단체간의 통합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효율적인 지역발전을 이루자는 차원”이라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가 정기국회 내에 기본적인 논의의 틀과 타임 스케줄 등을 정했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 각 부처는 자발적으로 통합에 나서는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지원하는 등 가능한 혜택들을 조만간 취합해 자치단체별 상황에 맞게 지원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특위를 구성, 광역시·도를 폐지하고 시·군·구를 통폐합해 전국을 광역단체 60∼70개로 재편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2단계 개편안에 상당부분 공감을 이뤘다. 하지만 당시 2006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후속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지난 6월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했지만 여야가 미디어법 처리 등 쟁점법안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정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이날 “그동안 여야 간에 정파를 초월해서 백년대계를 위해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다루자는 데 합의했다.”면서 “여야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도 큰 줄기에서는 차이가 없고 합의도 거의 다 됐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민주당 쪽에 정치적으로 투쟁할 것은 하더라도 국가나 역사를 위해 큰 틀에서 합의할 것은 합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달하고, 이달 말부터 특위를 가동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말 행정구역 개편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정부가 먼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 내 특위가 사실상 개점휴업일 정도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정부가 행정체제 개편의 구체적인 일정과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쌍용차 83일만에 조업 재개] 월 4000대 생산이 회생열쇠

    쌍용자동차가 오랜 진통 끝에 13일 생산을 재개했지만, 본격적인 회생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우선 생산과 판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가 관건이다. 법원은 쌍용차 회생의 생산 잣대로 연간 2만 7000대를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매달 4000대 이상 생산해야 달성할 수 있는 규모다. 회사측은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하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진단한다. 게다가 부품 조달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정상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장기간 파업 과정에서 쌍용차 1차 협력업체 222곳 가운데 수십 곳이 부도를 냈거나 휴업했다. 국내외 딜러망도 크게 위축됐으며, 영업 사원도 상당수 이탈했다. 그러나 쌍용차 관계자는 “전국 140개 딜러망 중에 2개만이 이탈했고, 4300대의 물량이 이미 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신차 개발이 중요하다. 독자 생존 또는 제3자 매각을 추진하려면 일단 법원과 채권단에 회생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다음달 15일 법원이 회생 결정을 내릴지 미지수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5월 법원 실사에서 쌍용차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평가하면서 “5년간 6개 신차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전문가들은 “신제품을 통해 얼마나 고객 수요를 붙잡아 수익으로 연결시키느냐가 생존력 지속 여부의 가늠자”라고 지적한다.그러나 쌍용차는 신차 연구·개발에 쓸 ‘돈줄’ 마련이 요원한 실정이다. 당장 쓸 운영자금도 크게 부족하다. 앞서 쌍용차는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신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200(프로젝트명)’ 등 신차 개발 자금 1500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은은 같은 외국계 완성차 업체 등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향후 1∼2개월 안에 판매가 정상화되거나 제3자 매각이 추진돼 새 투자자가 나설 경우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애프터서비스(AS) 또는 부품 공급 차질 우려도 씻어야 한다. 또 77일간의 극한 대치로 악화될 대로 악화된 노-사 및 노-노 갈등도 무리없이 치유해야 쌍용차 미래의 길이 순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

    [뉴스다큐 시선]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

    가판대(街販臺).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놓기 위해 설치한 대이다. 도시의 가판대는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인 동시에 도시인의 일상생활과 도시 변천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소해 보이는 가판대는 도시마다 특색을 갖기도 한다. 서울의 가판대가 올해 초 달라졌다. ‘디자인서울’을 표방한 서울시가 가판대 외양과 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부터다. 한 평 남짓한 가판대 안에서 상인들이 도시와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아 왔는지 그들의 공간 안으로 들어가봤다. 글·사진·동영상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섭씨 30도가 넘는 더위로 푹푹 찐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2가 버스 정류소 앞 가로판매대(이하 가판대).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뜸한 시간이다. 띄엄띄엄 오는 손님들은 음료수나 담배 등 물건을 사기보다는 버스카드를 충전하려는 이들이 더 많다. “버스카드 3000원어치 충전되나요?” 주인인 이남주(73·여)씨 표정이 어두워진다. “미안하지만 안 돼요.” 손님이 가자 한숨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1만원 충전해봐야 70원이 남는 장사인데… 100만원을 충전해야 7000원이 겨우 남는다오. 3000원, 5000원 충전하려는 손님은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는걸.” 한여름 도심 한복판 가판대인데 음료수조차 도통 팔리지 않는다. 기자가 지켜본 1시간여 동안 생수, 식혜 등 음료수 5개가 팔렸다. 담배라도 팔리지 않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담배가 하루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이 할머니는 “판매 1순위가 담배, 2순위가 음료수, 3순위가 껌”이라고 했다. 88올림픽을 전후해 전성기를 누렸던 가판대 영업은 이미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현 상인들만 소유권을 인정하고 명의이전이나 세대간 증여를 허용치 않는 현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가판대는 이제 10여년 후면 생명을 다하고 사라질 시한부 인생인 셈이다. 가판대 장사로 가족들을 먹여 살린 시절도 있었다. 이 할머니 역시 좌판으로 시작해 가판대 장사 35년으로 2남3녀를 장성시켰다. 옆으로 앉아 발을 뻗으면 꽉 차는 이 공간에서 ‘가판대 인생’을 보내고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점점 내리막길인데다 요즈음처럼 장사 안 되는 때가 또 있을까 싶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담뱃갑만 한 공간 안에서 세상 내다봐 할머니의 하루는 오전 6시에 경기 하남시에 있는 집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나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7시쯤 도착해 가판대 문을 펼친다. 그 새 신문배달 청년은 접어놓은 가판대 천장에 신문을 꽂아놓고 간다. “이 바닥에도 룰이 있어서…” 신문을 도둑맞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 평이나 될까. ‘담뱃갑’만한 공간 안에 앉아 자정쯤까지 오가는 손님을 맞으며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게 하루 일과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가 하루 중 손님이 가장 몰리는 시간이다. 출근하는 직장인과 종로 근처 학생 손님들이 몰린다. 11시쯤 늦은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다. 사먹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솥단지도 들여놨다. 이씨의 가판대 장사는 먼저 좌판에서 시작됐다. 종로통에서 판자를 펼쳐놓고 신문, 음료수를 팔았다. 한여름 냉장고가 없을 땐 찬물 대야에 발을 담가놓기도 했고 한겨울엔 연탄불을 피워놓고 장사했다. 물건을 맡길 데가 없어 저녁마다 근처 구멍가게에 물건을 맡겨놓을 땐 눈칫밥을 먹기 일쑤였다. 당시 하루 매상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때에 비하면 요즈음은 천국일 수도 있다. 장사 준비하는데 이것저것 늘어놓을 필요도 없고 가판대가 땡볕·칼바람을 피할 피난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길을 묻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가판대를 먼저 찾는다. 국민은행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아주머니에게 이 할머니는 친절히 길을 가르쳐주고 덧붙인다. “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는대로 가르쳐줘야지 어찌 내치겠소. 보도 주인은 가판대가 아니라 행인들인데.” 마냥 앉아있기가 답답할 텐데 행인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사람들을 지켜보는 사이 세월도 변했다. 예전엔 취객들이 가판대를 잡고 행패를 부리는 것 말리는 게 하루 일과였는데 그런 사람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88올림픽 이후 1990년대 초반까지가 가로판매대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도시 규모가 커지고 서울 주변 베드타운이 자라면서 퇴근 시간대 이후 손님이 부쩍 줄었다. 유동인구가 강남 지역으로 옮겨간 타격도 컸다. 점차 가판대는 설 자리를 잃었다. 세월따라 유행따라 손님들을 빼앗겼다. 음료수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편의점과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신문은 지하철 무가지에, 복권은 복권방에 손님을 내줬다. 쓸쓸히 길거리를 지키고 서 있는 가판대는 마치 소박맞고 친정에 돌아와 멀뚱히 서 있는 누이같은 존재가 됐다. 같은 날 서울 종로3가 단성사 앞 가판대. 바로 길건너편에 편의점 ‘패밀리 마트’가 성업 중이다. 바로 40여m 길을 따라올라가면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또 50여m 위쪽에도 ‘패밀리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방학이지만 영화관 앞은 한산해 가판대는 손님도 없이 개점 휴업상태였다. 22년간 한 자리를 지킨 사장 정기호(60)씨에게 가판대의 전성기는 영화관이 오프라인으로 예매를 하던 단관 시절이었다. 당시는 관객들이 상인들보다 부지런했다. 해뜰 즈음부터 유명 조조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오징어와 쥐포, 팝콘도 덩달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정씨는 “가판대에서 파는 물건도 소비패턴 변화와 궤를 같이 했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영화 온라인 예매와 영화관 안 매점이 발달하면서 가판대 판매는 현저히 줄었다. 10년전 쯤 해외브랜드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생기면서 음표수 판매도 급감했다. 길거리 장사다보니 유동인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버스중앙차로가 생기는 바람에 행인 수도 줄었다. 규제 일색의 시설물 관리도 상인들을 힘들게 한다. “가판대 판매는 대개 충동구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가판대 정책이 바뀌어서 이제는 물건을 바깥에 진열해놓을 수가 없어요. 자연히 매출도 70% 가까이 줄었습니다. ” 그나마 팔리는 담배는 10% 정도가 마진으로 남지만 세금과 도난방지 보안시스템, 상인이 3분의1씩 나눠가져야 한다. 복권 수수료도 판매금액의 5% 남짓한 수준. 인건비를 감안하면 두 사람 맞교대 기준으로 한달 매출이 300만원은 나와야 하지만 택도 없다. ●유행따라 판매상품도 변화 가판대도 ‘퓨전’이라는 이름 아래 고달픈 변신을 꾀하고 있다. 4~5년 전부터 생과일 주스도 메뉴로 등장했다. 키위, 토마토, 딸기 등 알록달록한 과일을 썰어 선반에 내놓고 손님을 끌어보지만 신통치는 않다. 서울 북촌 등지에는 ‘퓨전가판대’가 테이크아웃 커피도 내놓고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가로매점연합회 종로지회장인 정씨는 “오늘 8000원 벌었다.”며 “손익계산이 안되는 주변 상인들의 하소연 전화가 하루 2~3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주5일제 정착으로 주말장사마저 뜸해지면서 주말엔 문을 닫는 가판대도 늘고 있다. 이제 가판대를 떠날 상인들은 이미 떠나고 다른 방도가 없는 상인들만 남았다. 가판대는 현재 종로 일대에만 200여곳, 서울 전체에 2600여곳이 넘는다. 정씨는 “돈벌 수 있는 실력(?)을 마지막으로 발휘하게끔 규제는 이제 그만 좀 들이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판대는 언젠가는 행인들에게 돌려줘야 할 보도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인들의 생존무대였다. [다른기사 보러가기] ☞면허정지 6만명 15일부터 ‘핸들’ 잡는다 ☞600년 성곽이 117년 교회 눌렀다 ☞“웬 날벼락” 제주 으뜸저축은행 6개월 영업정지 ☞교과서값 오른다 ☞토성의 고리들이 하루 동안 사라진다 ☞해운대 1000만 누가 먼저 찍을까
  • 이달까지 법인세 중간예납

    12월 결산법인은 이달 말까지 올해 법인세 절반을 미리 내야 한다. 국세청은 오는 31일까지 12월 결산법인 38만 9000개사를 대상으로 법인세 중간 예납제도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대상기업이 2만개 늘었다. 중간예납은 기업의 자금 부담을 분산하고 균형적인 세수(稅收) 확보를 위해 납부할 법인세의 절반가량을 미리 내게 하는 제도다. 이번 중간예납부터는 혜택도 커진다. 과세표준 2억원 초과 법인은 지난해(25%)보다 3%포인트 낮은 22% 법인세율이 적용된다. 과세표준 2억원 이하는 11% 세율이 적용된다. 사업용 자산에 투자한 금액의 10%(수도권내 3%)는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올해 신설법인이나 이자소득만 있는 비영리법인, 휴업 등의 사유로 사업수익 금액이 없는 법인 등은 중간예납 의무가 면제된다. 의무대상 기업이 중간예납을 하지 않으면 납부 불성실 가산세(연이자 환산시 10.95%)를 물어야 한다. 내야할 세금이 1000만원을 넘으면 일반기업은 9월30일까지, 중소기업은 11월2일까지 쪼개 낼 수 있다. 인터넷 홈택스(hometax.go.kr)를 통해서도 신고 납부할 수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쌍용차 진압작전] 정상궤도 복귀까지… 넘어야 할 산 5

    [쌍용차 진압작전] 정상궤도 복귀까지… 넘어야 할 산 5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경찰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점거 노조원 강제 해산이 본격화하면서 쌍용차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업이 끝나더라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76일간 이어진 장기 파업의 후유증 때문이다. 쌍용차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 위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무엇보다 하루빨리 공장을 돌려 법원에 회생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법원의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9월15일)에 앞서 서둘러 조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파업 이후 생긴 생산차질만 1만 5000여대, 3200억원에 이른다. 전체 임직원 임금의 4∼5배에 이르는 규모다. 핵심시설인 도장공장의 상태가 조기 생산 가능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노조원들의 점거와 공권력 투입으로 시설 상당 부분이 파괴된 상태다. 게다가 사흘 이상의 단전 조치로 보관된 페인트 수 만ℓ가 굳었을 가능성도 있다. 경영진은 “이르면 7∼10일, 페인트가 굳어도 2∼3주 복구하면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도장공장 복구에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더라도 자금 마련이 또 다른 난제이다.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야 운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신차 ‘C200(프로젝트명)’ 개발 및 구조조정에만 최소 25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쌍용차의 판단이다. 쌍용차는 산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산은측은 “쌍용차 문제는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정상화 가능성을 따져 본 뒤 검토하겠다.”며 미온적인 입장이다. 부품 조달과 딜러망 복구도 관건이다. 이미 쌍용차 1차 협력업체 222곳 가운데 수십 곳은 부도를 냈거나 휴업한 상태다. 주요 2차 협력업체 가운데에서도 100곳 가까이 문을 닫거나 일손을 놓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장이 돌아가도 생산에 필요한 주요 부품을 제때 공급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파업 기간 중 국내외 딜러망도 상당수 붕괴됐으며 영업 사원도 대거 이탈했다. 전국 140여곳의 영업소 대부분이 운영자금이 고갈돼 고사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추락한 소비자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애프터서비스(AS)나 부품 공급 우려를 씻지 못하면 생산이 재개돼도 팔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미 쌍용차 보유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품 품귀 현상으로 제때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중고차 값도 크게 떨어졌다. 통상 장기간 파업 뒤 생산된 차량은 불량률이 높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극복해야 한다. 때문에 쌍용차가 신차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기까지 최소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쌍용차가 법원에 제출하게 될 회생계획안은 쌍용차 미래의 결정적인 가늠자다. 법원과 채권단의 수용 여부에 따라 독자 생존과 청산 여부가 갈린다. 법원의 인가와 채권단 동의를 얻는다면 회생 기회를 연장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제3자 매각’은 국내외적으로 대상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군사작전 방불케 한 쌍용차 2차 진압 자기가 발의한 법안에 반대표 던진 의원들 돈 되는 환자만 가려 받는 몹쓸 병원들 이탈리아 로또 또 이월…당첨금 2033억원 눈만 높은 미혼 남녀들 2019년에는 서울 어디든 30분내 간다 통영vs화천…어디로 휴가 가지? 공무원시험 지역제한 5대 궁금증 해부
  • 정세균, 정기국회 등원 시사

    미디어법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9월 정기국회에 등원할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또 8월 한달 동안 민생회복 릴레이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민생문제는 안중에 없고 장외투쟁만 일삼는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희석하고, 투쟁의 명분을 계속 유지하며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정세균 대표는 5일 전남 목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없는 국회라면 중요한 현안을 논할 수 없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문제 등을 9월 정기국회에서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혀 장외투쟁과는 별개로 민생회복을 위해 국회에 등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특히 언론악법 원천무효 민생회복 투쟁위원회 이용섭 민생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대 민생대책을 선정해 차례로 발표하고 한달동안 현장과 정책을 연결시키기 위해 민생현장 방문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민주당은 부동산 문제, 비정규직 근로자, 대학생 등록금, 사교육비, 보건·복지 등 10대 과제에 대한 법률·예산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다음주부터 민생현장 운동과 거리투쟁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상임위는 원내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첫 번째 민생대책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확산에 따른 골목상권 회생방안이 발표됐다. 이 본부장은 “중소기업청이 SSM 허가권을 지자체로 넘긴 세칙 개정 조치는 대기업이 거부하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SSM의 현행 등록제 또는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 ▲전통상업보전구역 지정 및 허가 제한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의무휴업일수·영업품목 제한 가능 ▲유통업 상생발전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쌍용차 어디로] “20만명 생계위협”… 지역경제 치명상

    쌍용자동차가 파산할 경우 대량 실업, 지역 경제 파탄, 정비대란 등 우리 경제에 미칠 후유증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대규모 실직 사태가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이 2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쌍용차 파산 후 당장 길거리로 나앉게 될 실직자 규모는 2만명에 이른다. 직접적으로 쌍용차 임직원 7000여명과 쌍용차 1차 협렵업체 222곳 가운데 생산 부품 전량을 납품하는 55개 협력업체 직원 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쌍용차·협력업체 2만명 실직 여기에 500곳에 이르는 2·3차 협력업체의 임직원 9000여명도 쌍용차 파산 후폭풍으로 해고될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연구원은 “쌍용차 및 협력업체 임직원 가족들까지 합치면 적어도 7만~8만명이 생계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쌍용차 공장이 위치한 평택시 등 주변의 상인들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10만명가량이 쌍용차 파산으로 인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지역경제의 쌍용차 의존도는 15%에 이른다. 앞서 쌍용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는 “쌍용차 관련 업무 종사자 20만명이 실직 등으로 인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8만명에 이르는 쌍용차 보유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부품 품귀 현상과 가격 급등으로 애프터서비스(AS)에 곤란을 겪고 중고차 값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및 휴업이 이어지면서 쌍용차 보유자들은 부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108만 쌍용차 보유자도 이중고 다른 완성차 업체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와 중복 납품을 하는 협력업체의 경우 품질 저하가 다른 완성차 업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자동차 시장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에 대한 금융권의 총 여신은 80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잡셰어링 중산층 붕괴 막는다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잡셰어링 중산층 붕괴 막는다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가 경제위기 때 고용 불안을 줄이는 한시적 정책에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될 미래에 중산층을 두껍게 만들 해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잡셰어링을 통해 실직 등으로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내려앉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외환위기 때 대량실직 경험으로 일자리 나누기에 보다 적극적일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는 평가다. 노동부가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1만 2782곳 가운데 임금 결정 권한이 있는 678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30일 기준으로 27.7%인 1875곳이 일자리 나누기에 참여하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 불안 해소는 국제노동기구(ILO)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긴 근무시간도 선진국에 비해 일자리 나누기를 하기 쉬운 여건으로 꼽힌다. ‘2009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2007년 기준 2316시간으로 회원국 평균인 1768시간에 비해 548시간이나 많았다. 30개 회원국 중 1위다. 하지만 장기적인 중산층 해법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우선 임금을 삭감해 일자리를 나누기보다 근무시간을 나누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나누어 줄 중산층의 기본 임금을 줄이지 않기 위해서다. 비정규직보다는 ‘질 좋은’ 정규직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숙제다. 노동부에 따르면 일자리 나누기에 참가하고 있는 1875개 사업장 가운데 595곳만이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의 방식으로 근무 형태를 조정했다. 일자리 나누기 이후 일자리가 늘어난 곳은 335곳에 불과했고, 1540곳은 고용을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 일자리가 늘어난 335곳 중 238곳이 비정규직을 늘렸고 정규직 일자리를 늘린 곳은 141곳뿐이었다.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는 민간기업 참여율이 27.1%로 공공기관의 39.6%에 비해 낮다. 산업별로는 제조업(38.7%)과 금융업(37.4%)에 집중되는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방하남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산층은 초과근로를 해야 생활이 가능한 만큼 근로시간을 나누는 방식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일자리 나누기가 장기적인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그후] 평택시 내일 고용개발촉진지역 신청

    쌍용차 노사 갈등으로 고용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경기 평택시가 30일 노동부에 고용개발촉진지역 지정을 신청한다고 28일 밝혔다. 한병수 평택시 기업경제과장은 “노동부 평택지청과 근로복지공단·쌍용인재개발원이 협의해 신청서 작성을 마무리했다.”면서 “30일 시 심의위원회를 거쳐 노동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개발촉진지역은 한 업종의 지역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고용 사정이 눈에 띄게 악화될 경우 고용심의위원회를 거쳐 노동부장관이 지정한다. 촉진지역 신청은 평택시가 처음이다. 평택시가 지난 1월 고용개발촉진지역 신청 추진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노동부도 3월 지정 대상에 포함된다고 공표한 적이 있어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되면 휴업·훈련·유급휴직 등 고용유지 조치를 하는 기업에 임금의 90%를 지원한다. 실직자 전직지원장려금도 임금의 90%로 상향 조정된다.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은 대기업은 임금의 66.6%, 중소기업은 임금의 75%다. 평택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쌍용차 본사와 1·2차 협력업체에서만 4427명의 실직자가 발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대전 유천 텍사스촌 완전폐업

    “대전 유천동 텍사스촌이 어떻게 됐기에.” 변도윤 여성부 장관이 27일 유천동 텍사스촌을 찾아 “영업이 완전히 중단된 곳은 처음 본다.”면서 “성매매 단속 시 이를 벤치마킹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새삼 이곳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대전 중구와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곳 67개 성매매업소 가운데 44곳이 폐업신고를 했고 5곳은 휴업신고를 냈다. 18곳은 휴·폐업신고를 안했지만 영업을 중단, 텍사스촌이 사실상 와해상태에 있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지난해 7월17일 대전의 대표적 홍등가인 이곳에 대한 종합정비대책을 내놓고 ‘성전(性戰)’을 전격 선포했다. 당시 황운하(현 대전경찰청 생활안전과장)서장은 ‘무관용의 원칙’을 내세우고 구청, 세무서, 소방서와 함께 성매매업소 해체작업을 벌였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업주와 건물주 20명을 구속했고 성매수 남자 500여명을 입건했다. 화려하던 불빛이 꺼지면서 텍사스촌은 밤에 암흑천지로 변했고, 미용실과 옷가게 등 주변 상권도 급격히 침체했다. 유천동 텍사스촌은 23만 4000㎡ 규모로 1979년 집창촌이 생기기 시작했다. 업주가 종업원들을 감금하고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국내 최고 인권유린 지대의 한곳으로 손꼽혀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목욕탕 6개월 이상 무단휴업땐 폐업

    앞으로 이·미용업소와 세탁소, 목욕탕 등 공중위생업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6개월 이상 연속으로 휴업하면 영업신고 사항을 직권 말소할 수 있게 된다.정부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이에 따라 장기간 휴업으로 사실상 폐업을 했으면서도 폐업신고를 하지 않아 다른 업자가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하는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건물 소유주의 재산권 보장도 가능해진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정부는 아울러 탈북자가 체류국에서 10년 이상 생활근거지를 두고 있더라도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보호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또 탈북자가 거주지 보호기간(5년) 내에 취업한 경우에만 최초로 취업한 것으로 보도록 해 탈북자의 조기 취업을 유도키로 했다. 정부는 또 ‘람사르협약’에 따라 습지의 정의에 ‘늪 또는 간조 때 바다 쪽으로 수심 6m까지의 지역’을 추가하는 한편 한 번도 지정되지 않은 습지주변관리지역과 습지개선지역의 근거조항을 삭제함으로써 해당 지역 주민의 생활 편익과 복지 증진을 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습지보전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이밖에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친환경 건축물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을 감면하는 ‘환경개선비용 부담법’ 개정안과 소위 ‘언론사 닷컴’을 인터넷신문의 범위에 포함시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관련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등도 처리했다.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방학특수?… 일부 학원 개점휴업

    최근 서울 강남·목동지역과 경기 일산지역 등 대표적인 학원가들이 죽을 쑤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경기 불황으로 수강생이 줄어든 데다 교육청의 심야교습 제한조치로 경영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울상이다. 특히 내년부터 도입될 고교선택제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너나 할것없이 수준별 수업 등 공교육을 강화함에 따라 대입학원에 갈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불법영업을 신고하기 위해 호시탐탐 뒤를 좇는 학파라치들의 감시도 학원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학원 일각에서는 정부의 교육정책이 ‘고액 과외방’ 등 탈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불황 직격탄 맞은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의 주부 정모(43)씨는 최근 집으로 배달돼 오는 학원홍보 전단지의 두께가 얇아진 것을 보며 학원가의 불황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만 해도 신문보다 더 두꺼웠던 홍보 전단이 어림잡아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강남지역 학원 관계자들은 지난해 시작된 경제불황으로 ‘한 방’을 맞고,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두 방’을 맞아 비틀거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3일 만난 서울 서초동의 한 대형학원 부원장 김모씨는 “학원 원장들끼리 만나면 힘들다. 어렵다는 얘기밖에 안 한다.”면서 “종합반에 다니던 아이들이 단과반을 듣고 두 개 과목을 듣던 아이들이 한 개로 줄였으니 어렵지 않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단과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인근 학원들은 타격이 더 크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고가의 수강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고등부 아이들은 예습·복습을 같이 하는데 요즘엔 둘 중 하나만 선택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강남지역 학원가 관계자들은 “정부가 강남 학원들을 목표로 삼아 모든 사교육 종사자들을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대형학원 이사 구모씨는 “사교육을 줄이려면 공교육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돼야 하는데 무조건 사교육만 죽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특목고 입시와 경시대회 준비 등에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던 강남 학원가에서 이 같은 특수가 사라진 것도 위기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원강사 양모씨는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실시하면서 특목고 입시에서 경시대회 비중을 많이 줄이는 바람에 수요가 크게 줄었다.”면서 “자립형 사립고 지정에 맞춰 특화된 수업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과외방에 점령당한 일산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보습학원 강의실. 원장 이모(52)씨가 학생 두 명을 앞에 두고 칠판에 영어 단어를 적고 있다. 이씨는 “특수를 누리는 방학기간이지만 올해는 학생들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입소문으로 명맥을 이어 오던 일산의 중·소형 학원들이 고사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일산은 전통적으로 고등학교 입시학원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지역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특목고 진학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A학원 강모(47) 원장은 “일산지역 중학생들 중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진학하는 인원은 매년 1400~1500명 수준”이라면서 “덕분에 중학생들을 주대상으로 삼는 학원들이 호황을 누려 왔다.”고 전했다. 다른 학원의 관계자도 “많은 대형학원들이 일산에 진출했지만 별 재미를 못 봤다.”면서 “학원의 브랜드보다는 좋은 입시성적을 내온 토박이 학원들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 중·소형 학원들의 위기는 대형학원들에 학생들을 내줘 경영난에 봉착한 다른 지역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경기의 경우 초등부는 오후 10시, 중등부는 오후 11시, 고등부는 밤 12시까지 강의가 가능해 서울처럼 학원 영업시간 규제로 인한 불황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지역 중·소형학원 원장들은 ‘위기’의 원인이 최근 성행 중인 ‘과외방’ 때문이라는 주장도 한다. 경제난 때문에 형편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은 학원 다니기를 포기했고 남은 학생들은 학원 대신 과외방을 찾는다는 분석이다. 일산에서 11년간 영업을 해온 B학원 원장 김모(43)씨는 “경기불황으로 학생이 줄어 교사들을 해고했더니 나가서 과외방을 차리더라.”면서 “학원에서 가르치던 학생들도 함께 데리고 나가는 바람에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방과후학교 때문에 하교시간이 늦어진 아이들도 시간조정이 용이한 과외방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C학원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나 방학을 맞아 일시귀국한 유학생들까지 과외방을 여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중 절반은 교육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영업한다.”고 지적했다. ●‘특목고 대상’ 변종영업 갈아타는 목동 같은 날 오후 10시쯤 서울 목동 신시가지 단지 내에 있는 한 학원. 혼자 남아 잔무를 처리하고 있는 수학강사 김모(33)씨는 “밤늦게 학원에 불이 켜져 있으면 전화가 2~3통씩 걸려 온다.”고 말했다. 불법 심야교습을 감시하는 ‘학파라치’의 확인 전화라고 추측했다. 목동의 고등부 학원들은 시교육청의 심야영업 제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 때문인지 인지도 높은 강사들이 고액 과외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현상이 지난달부터 나타났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수강생 숫자만큼 성과급을 받던 강사들이 오후 10시 이후 강의 개설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기존 수입의 절반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일부 학원은 초·중등부 학생 대상의 특목고 입시학원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어강사 신모(28·여)씨는 “심야교습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초·중등부 학생을 끌어모으기 위해 특목고 시장으로 갈아타려는 학원들이 있다.”면서 “입소문이 중요한 목동에서 까다로운 학부모들에게 인정받으려면 1년 이상 적자를 볼 각오로 일해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문을 닫고 과외방 전업을 준비하는 소규모 학원들 때문에 벌써부터 “목동에서 오피스텔 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10년째 고등부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원장 이모(40)씨는 “과목당 100만~3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강사들이 학원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고등부 수학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윤모(38)씨는 2주 전부터 월세 오피스텔을 알아보고 있다. 다음달 강사 3명과 함께 과외방을 차릴 계획이다. 윤씨는 “목동은 강남보다 학원간 경쟁이 심해 3년을 버티기 힘들다.”면서 “새벽 1시까지 학생들에게 보충수업을 해주면서 공을 들인 결과 실력 좋은 학원으로 입소문이 났는데 심야교습 제한 때문에 수업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김민희 유대근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미디어법에 휩쓸려간 민생법안 온라인 동호회 운영자 수십억 챙겨 잠적 기능→일반직 10월24일 첫 시험 10년째 동굴에서 땡전 한 푼 안 쓰고… 뉴질랜드 호주 쪽으로 이동 왜? 공무원연금 지급기준 강화 저소득층 초등생 “방학이 싫어요”
  • “육군훈련소 면회 부활시켜 주세요”

    “육군훈련소 면회 부활시켜 주세요”

    “논산의 육군훈련소(옛 논산훈련소) 훈련병 면회제를 부활시켜 주세요.” 충남 논산시와 시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훈련병 면회제 부활을 주장하고 나섰다. 훈련소 앞 상인들은 더 절실하게 요구한다. 22일 논산시에 따르면 논산계룡재향군인회는 기자회견을 갖고 “갈수록 낙후되고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훈련병 면회제를 부활해 지역소비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이 위로해 주면 훈련병들이 군 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고, 건전한 소비문화는 죽어 가는 내수경기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군인회는 조만간 청와대에 청원서를 보내고 100만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논산시와 시의회는 군부대의 신병 훈련소가 있는 자치단체, 지방의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논산시 관계자는 “경기·강원과 함께 면회제 부활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청와대, 국방부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5주간 군사훈련을 받고 부대 배치 전에 가족과 만나게 해주는 훈련병 면회제는 1954년 처음 도입됐다가 1959년 면회비리 발생 등을 이유로 중단됐다. 1988년 국방부가 ‘국민 의식수준이 높아졌다.’며 부활시켰으나 1998년 초 입영 100일간 외부 접촉을 전면 차단하는 ‘신병 군인만들기 100일제’ 도입으로 또다시 중단했다.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육군훈련소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용해(65)씨는 “면회제가 폐지된 뒤 매상이 많게는 10분의1로 줄었다.”면서 주민 모두 간절하게 면회제 부활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은 1주일에 한 번 있는 입영식 때 신병들끼리 점심 한 끼 먹고 가는 것이 전부이고, 다른 날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때 5~6개였던 훈련소 앞 숙박업소도 1곳만 남아 있다. 육군본부 정훈공보실 김광희 서기관은 “논산시에서 그간 지방선거 공약으로 면회 부활을 계속 요구해 왔으나 훈련병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거부됐다.”면서 “요즘 해체가정 자녀의 군 입대도 많아 훈련병간 위화감 등 이유로 면회제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쌍용차 공권력 진입] 정부·업계 “뇌사상태…파산 불가피”

    [쌍용차 공권력 진입] 정부·업계 “뇌사상태…파산 불가피”

    쌍용자동차 회생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고 있다. 두 달 넘도록 노조의 점거 파업과 생산 중단이 이어지면서 청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공권력이 투입되거나 노사간 극적 합의로 파업이 풀린다 해도 자생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쌍용차는 사실상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미 쌍용차는 생산 재개나 공권력 투입 타이밍을 놓쳐 사람으로 치면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뇌사상태’”라면서 “다만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후폭풍이 엄청나기 때문에 정부가 뒷짐만 지지 말고 노사간 대화 채널을 마련하는 등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도 “법원이 쌍용차의 존속가치를 4000억원 높게 평가한 것은 노조 파업이 시작되기 전”이라면서 “지금은 청산가치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원은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이 쌍용차의 기업가치 산정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에 고개를 젓는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생산중단 사태가 계속되면 쌍용차 파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쌍용차의 생존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관적인 평가의 근본 원인은 쌍용차의 생산이 완전히 끊기고 영업망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수출을 포함해 217대, 이달 들어서는 고작 60여대를 파는 데 그쳤다. 그나마 이들 물량은 모두 파업 전 생산한 재고 차량들이다. 쌍용차는 5월21일 노조 파업 이후 1만 8000여대의 생산차질에 23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한다. 쌍용차 협력업체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쌍용차 노사가 해법을 찾지 못하면 다음달 법원에 쌍용차 조기파산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보유자들도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미 협력업체들의 도산 및 휴업이 이어지면서 부품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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