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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 수능/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 수능/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딸의 대입 수능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아빠로 해준 것이라곤 늦은 밤 독서실로 딸을 데리러 가는 일이 전부였다. 지난 몇 개월간 딸이 내게 준 도움이 더 크다. 고3 부모임을 내세워 저녁 술자리를 거절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고3 딸을 내세우면 대부분 수긍하고 양보한다. 어쩌다 술 한잔을 하면 가정의 평화가 깨진다. 우리 사회에서 고3 아빠로 누릴 수 있는 이런 엄청난 행복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양면게임(Two Level Game)에서는 두 국가가 협상을 할 때 국민의 반대가 큰 국가의 협상력이 오히려 더 크다고 이야기한다. 정부와 국민 간의 이견 차를 윈셋(win-set)이라고 하는데 국제 협상에서 국내의 비준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합의의 집합을 말한다. 즉 윈셋이 크면 클수록 협상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국 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내세워 상대 정부를 설득하고 양보를 받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윈셋을 늘리든지 아니면 상대의 윈셋을 줄이는 것이 협상에서 이기는 길이다. 한미 간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이다. 1991년 4만여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할 당시 약 160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제10차 협상에서 2019년에 2만 8500여명에 1조 38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주장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선거 유세장에서 지난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을 쉽게 더 받아 냈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이 1년에 600억 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라고까지 이야기했단다. 미국의 외교·국방 고위 관계자들도 전방위적으로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방위비 협상이 시작된 9월 중순 무렵 미국이 올해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약 5조원 이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해리 해리스 현 주한 미국 대사는 모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5배 요구가 지나치다고 하지만, 반대로 5분의1만 감당하고 있다”면서 “그 중간 어디쯤에서 절충안으로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0월 초 “한국인 직원들의 월급도 방위비 분담금에서 나온다”며 “올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020년 4월 1일부터 한국인 직원들을 무급휴가 조치할 수밖에 없다”는 서한까지 고용노동부에 발송하며 협상 타결을 협박하고 있다. 지난해 10차 협상과 올 11차 협상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으로 1억 달러(약 1170억원) 이상을 청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이후 전략자산이 한국의 영공이나 영해에서 작전을 펼친 적이 거의 없고 또 불필요하다. 방위비 분담금에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명시한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겠다는 것이거나 순수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아닌 중국·러시아 견제 임무에 투입되는 비용을 한국에 내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이미 미국은 스스로 도를 넘어선 발언과 요구로 우리 국민의 반발을 높여 우리의 윈셋을 키워 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정부 스스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함으로써 윈셋을 줄이고 있다. 협상 시작 전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은 국민의 수용 한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협상 상황과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우리 언론에 방위비 관련 보도가 많다고 불만을 보이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 역시 우리의 윈셋이 늘어난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불편하다고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투명하고 당당하게 협상 내용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민의 힘이 바로 크고 강한 윈셋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얻어 낼 협상력이다. 내게 고3 딸은 저녁 일정을 결정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엄청난 윈셋이다. 오늘도 딸을 핑계로 저녁 술자리를 피할 수 있었다. 앞으로 2주간은 더 고3 딸이 아빠의 건강을 챙겨 줄 것이다. 진정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건강한 미래를 원한다면 강력한 윈셋인 국민의 힘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
  • 문 대통령, 모친 장례 마치고 청와대 복귀…내일부터 정상근무

    문 대통령, 모친 장례 마치고 청와대 복귀…내일부터 정상근무

    1일 공식일정은 잡지 않고 마음 추스를 듯아세안 정상외교 순방 준비·국내 현안 보고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 일정을 모두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장례미사와 안장식을 마친 직후 헬기를 이용해 청와대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모친이 별세한 지난 29일부터 경조휴가를 내고 사흘 내내 빈소가 차려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장례 기간이 끝나는 내일부터 정상 근무할 예정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대통령께서 내일부터 업무에 복귀해 정상 근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말을 하루 앞둔 1일에 공식 일정은 잡지 않고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한편 다음달 3~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리를 비웠던 기간에 챙기자 못 했던 각종 현안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례미사를 마친 뒤 안장식에서 “어머님과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실향민인 모친을 향해 “이제 아버지도 다시 만나시고, 못 가시던 고향에도 다시 가시고, 외할아버님·외할머님도 만나시고, 6남매 형제자매들도 다시 만나시고 그러셨으면 좋겠다”고 그리움과 슬픔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장례를 3일간의 가족장으로 치렀으며, 가족과 친지를 제외하고 야당 대표와 일부 주한대사 등의 조문만 받았다. 조화도 일절 받지 않았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전날 판문점을 통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담은 조의문을 보내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슈있슈] 작은 빈소·빠른 복귀…현직 대통령의 조용한 모친상

    [이슈있슈] 작은 빈소·빠른 복귀…현직 대통령의 조용한 모친상

    부산 작은 병원 일반실에 지냈던 강한옥 여사국정업무에 지장 없게…청와대 즉시 복귀 결정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는 지난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부산으로 향해 강 여사의 임종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장례기간 동안 가족장을 강조하며 빈소 방문과 조문을 정중히 거절해왔다. 문 대통령은 장례 3일째인 31일 장례미사에 이어 장지인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모친을 안장한 뒤 곧바로 청와대로 복귀한다. 청와대 측은 이날 빈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오늘까지 3일 간 (조사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상 선출된 정무직 공무원으로 5일의 조사휴가가 부여되지만 문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모친상 때문에 국정업무에 지장이 생기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신당부했던 것 만큼 즉시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소한의 청와대 인력이 수행 기간 연차를 사용해 장례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모친의 마지막 모습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모친은 소천하기 전 부산 지역 내 작은 규모의 병원 일반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산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튜브 채널 미디어 공감은 29일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는 평소 대통령의 모친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생전 다니던 부산가톨릭 의료원 메리놀병원 의사들조차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모친이 메리놀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가 병원에 알려진 것도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부마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병원을 찾은 뒤였다. 미디어 공감 편집장은 “공정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아도 생활에 실천하는 모습이 아닐까”라고 촌평했다.메리놀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돌보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아내와 같은 병원에 대통령 모친이 입원해 계셨다는 걸 저녁 뉴스 화면을 보고 알았다”며 “다른 대통령 모친이었다면 2차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일이 있었겠냐”고 놀라워했다. 고 강한옥 여사와 문 대통령의 부친 고 문용형씨는 모두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실향민이다. 두 사람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내려왔다. 고인은 문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집안 생계를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에서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시장 좌판에 옷을 놓고 팔거나 연탄배달을 했다고 밝혔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측에 있던 동생 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추석특별기획 방송에 출연해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군 전역 후 복학해 23세에 졸업… 친구의 마지막 뒷모습 잊지 못해”

    “군 전역 후 복학해 23세에 졸업… 친구의 마지막 뒷모습 잊지 못해”

    일시 1997년 10월 22일 장소 인천학생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규원 치과 3층) 대담 이세영(인천학도의용대 북구지대) 이경종(인천학생6·25 참전관 설립자) 이규원 치과원장 (이경종 큰아들) ■ 내가 겪은 6·25 전쟁우리 집은 화도 고개를 넘어 화수동 225번지였으며 우리 집 길 건너편에는 화동병원이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송림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인천상업중학교에 진학하였다. 내가 중학교 3학년일 때 6·25전쟁이 일어났다. 인민군이 인천을 점령하고 얼마 있으려니까 중학생이나 청년들을 인민의용군으로 잡아가기 시작했는데, 모두 실종되어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인천학도의용대 북구지대 화수분대에 등록 1950년 9월 15일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우리 인천은 공산군으로부터 해방이 됐다. 그러나 전시(戰時)라 학교는 휴교 상태였다. 이때 형과 나는 인천학도의용대 북구지대 화수분대에 등록하고 학도의용대원이 됐다. 1950년 12월 중순경 연락 오기를 인천학도의용대가 남쪽으로 내려가니까 며칠에 어디로 준비를 하고 모이라 하는 것이었다. 1950년 12월 18일 축현국민학교에 모여 그날 오후에 남쪽으로 출발하였다.부산 육군 제2훈련소 입소 20일간 걸어서 우리들은 마산에 도착하였고,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통영충열국민학교)로 들어갔다가 통영에서 며칠 지내고 난 후 통영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서 부산 부두에 상륙한 후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입소하였다. 1951년 1월 그믐께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를 마친 나는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게 되었다. 당시 육군통신학교는 동대신동에 있었는데 그때 육군 제2훈련소에서 육군통신학교까지는 밤늦게 전차를 타고 갔다. 부산육군통신학교를 졸업하고, 통신병으로 배치받은 곳이 육군 5사단이었다. 강원도 5사단 27연대 1대대 통신병 그때 나는 강원도 중동부전선 5사단 최전방 27연대 1대대 통신병으로 갔다. 당시 무선통신병은 개인 개인마다 고유번호가 있었으며 서로 무선으로 통신할 때 고유번호만 대면 서로 누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1대대 무선통신병으로 대대장한테 신고를 마쳤을 때 대대장은 나이 어린 신병(新兵)이 무선통신반장으로 온 것을 우습게 여기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무선통신에 대한 기술이 만만치 않은 것을 얼마 뒤에 알고는 그 후로부터는 나를 신임하게 되었다. 그것은 당시 최전방 일선 전투지역의 보병 대대(Infantry Battalion) 무선통신병은 대대가 움직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다. 1952년 4월경이었으며 이때 처음으로 보상휴가를 얻어 군에 입대한 지 2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 인천으로 돌아가서 부모님을 뵙게 됐다. 집 떠난 지 4년 4개월 만에 명예제대 처음 입대하여 후방부대에 배치받았을 때 전쟁이 뭔지 전방이 뭔지도 잘 모르고 전방을 지원했다가 전쟁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5사단 27연대 1대대 통신대 선임하사로 있다가 만기제대하였을 때가 1955년 5월 9일이다.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재학 중 15세 때 군인이 되어 전쟁터에서만 지내다 제대했을 때의 내 나이는 20세의 청년이 되어 있었으며 군대생활은 만 4년 4개월을 하였다. 1955년 5월 9일 제대한 날 막 집에 도착하니까 아버지께서 공부는 한 시도 늦출 수가 없으니까 내일 학교를 찾아가서 복학 절차를 밟자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인천고등학교에 복학 그래서 아버지하고 같이 제대하고 이튿날인 1955년 5월 10일 인천고등학교 교무실에 들어가 복학 수속을 하였다. 그날 복학 수속은 무사히 마치었다. 이렇게 하여 이튿날부터 고등학교 1학년으로 학교에 가게 되었으며 이날이 제대한 날부터 3일 만이었다. 그때 1학년 학생들은 4월 달에 입학하여 수업에 들어간 지 1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또한 나와 동급생이 된 학생들은 625가 났을 때는 국민학교 6학년생들이었으며 나이로나 학년으로나 나보다 4년 후배들이었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이러한 나의 성실함과 군(軍)경력이 인정된건지 2학년에 올라가서는 당시 고등학교마다 있었던 학도호국단 2학년 담당 중대장을 맡게 되었으며. 이후 다시 3학년에 올라가서는 인천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연대장이 되었다. 1957년도에 인천고등학교 57회로 졸업장을 받게 되었다. 이때가 내 나이 23세였다. 강원도 횡성에서 전사한 친구 김동기 송림동에 살았던 김동기는 인천상업중학교 1학년 3반 같은 반 친구였었다. 김동기도 나하고 함께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일 때 같이 남쪽으로 내려가 나와 같이 무선통신병이 되었다. 5사단 35연대에서 같이 군(軍) 복무 했었던 내 친구 김동기가 1951년 3월 봄날에 무전기를 고치고 다시 전선으로 가는 것을 본 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본 내 친구의 뒷모습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다른 통신병들로부터 “김동기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나라와 고향을 위해 전사한 6·25 참전 인천학생들 15살 어린 나이에 나라와 고향을 지키겠다고 떠난 길이었는데 나라와 고향을 지켰지만, 그 어린 친구들의 죽음은 이 나이가 되도록 내 가슴에 상처로 있고, 이제는 고향에서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것 같아 슬프다.처참한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우리들의 이야기를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는데, 오랜 세월 파묻혔던 우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찾아주고 들어주어서 이경종규원 부자(父子)께 고마울 뿐이다. “동창생 경종아 고맙다!” 라고 말하면서 전사한 같은 반 친구 김동기를 떠올린 이세영은 눈물을 흘렸다.글 제공 :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관 ▶다음호에 29회 계속
  • 남성 공무원도 배우자 유·사산 특별휴가 3일

    남성 공무원도 배우자 유·사산 특별휴가 3일

    배우자가 유산·사산을 겪은 남성 공무원은 3일간 특별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여성 공무원도 임신 기간 중 한 달 내에 하루만 쓰도록 강제돼 있던 검진휴가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바뀐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개정안을 31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인사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부부가 임신·출산·육아를 함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자의 유산·사산에 남성 공무원이 특별휴가를 받도록 한 것은 부부가 함께 심리치료 등을 하며 정신적·신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임신 11주 이내 초기에 유산·사산한 여성 공무원은 현재 특별휴가 5일을 받을 수 있으나 개정안은 이를 10일로 늘렸다. 이는 임신 12주 이상∼15주 이내에 유산·사산한 경우와 같다. 임신·출산으로 받는 각종 휴가는 한결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여성 공무원이 임신 기간에 받는 ‘여성보건휴가’는 명칭을 ‘임신검진휴가’로 변경하고, 매월 하루씩만 쓸 수 있던 것을 임신 기간(약 10개월) 내 총 10일 범위에서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바꾼다. 남성 공무원이 현재 받고 있는 ‘배우자 출산휴가’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출산 후 30일 안에 10일 연속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민간과 동일하게 출산일부터 90일 이내에 기간을 골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자녀의 학교 행사나 병원 진료, 학부모 상담 등에 활용하는 ‘자녀돌봄휴가’의 경우 다자녀 가산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완화한다. 이에 따라 자녀가 둘 이상인 공무원은 현재 한 해에 2일 쓸 수 있는 자녀돌봄휴가 일수가 3일로 늘어난다. 개정안에는 허위 출장·여비 부당 수령 근절을 위해 출장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은 한 해에 1차례 이상 소속 공무원의 복무실태를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주의·경고 조치를 해야 한다. 만일 3차례 이상 위반하면 반드시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진들] 쿠르드족 관리 수용소에서 햇볕도 못 보는 IS 용의자들

    [사진들] 쿠르드족 관리 수용소에서 햇볕도 못 보는 IS 용의자들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이 장악하는 지역에 있는 이슬람 국가(IS) 용의자들을 구금하고 있는 수용소 사진들이 2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됐다. AFP 통신이 가장 북적거리는 수용소 가운데 하나인 하사케 수용소를 찾았다. 이런 사진은 거의 처음 촬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생생한 인터뷰도 땄다. 쿠르드족이 관리하는 수용소들은 지난 9일 터키 군이 시리아 북동부로 진입하며 IS 용의자들을 대거 풀어주게 되지 않을까, 또는 엄청난 인명 학살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을 낳았다. 이곳 하사케 수용소에는 시리아와 이라크는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출신 등 5000명이 수감돼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집단처형, 강간, 노예화, 고문을 일삼고 이를 선전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유포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거나 이를 방관한 이들일 가능성이 높다. 더러 10대들도 눈에 띄었는데 누구도 한달에 한 번이라도 햇볕을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며 하루 다섯 차례 올리는 기도만으로 날 수 를 세고 있었다. 당연히 지난 26일 자신들의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특수작전에 의해 자폭해 세상을 떠난 사실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모두들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아주 운 좋은 사람이라야 매트리스 위에 누워 있었고, 대부분은 그냥 바닥에 앉아 있거나 서로 몸을 매트리스 삼아 누웠다. 팔다리가 잘린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경우도 있었고 반창고를 붙인 것이야 대수가 아니었다. 의료시설도 붐비긴 마찬가지. 지난 3월 쿠르드족 반군이 주축을 이루며 미국의 지원을 받던 시리아민주군(SDF)이 IS의 거점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한 탓이었다. 이제 IS는 이곳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바구즈 쪽에서 마지막으로 저항하고 있다. 17세에 웨일스를 떠나 형을 이라크 모술에서 만나 IS에 가입해 형이 죽은 뒤 시리아 라카로 옮겨왔다는 아실 마탄(22)은 “이곳을 떠나 집에 가서 가족과 만나고 싶다”면서 2014년 알바그다디가 모술에서 국가 창립을 선포하며 무기를 들라고 했던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뒤늦게 자책했다. 쿠르드 당국은 현재 이곳을 포함해 일곱 곳의 수용소에 수감된 IS 용의자들이 50여개국 1만 2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곳 수용소장인 세르핫은 며칠 전에도 도망 다니는 지하디스트들이 “수용소 근처에 접근해 총기를 발사해 여전히 건재하다고 수감자들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중앙아시아 출신이라고 밝힌 아홉 살 소년 칼레드도 수감돼 있었다. 그는 방문객이 누구인지 보려고 호기심을 드러냈으며 간수에게 미소를 지으며 옆의 친구를 조용히 좀 시켜달라고 애원했다. 벨기에 출신이라고 밝힌 아발라 누만(24)은 티셔츠를 걷어 올려 상처를 보여주며 동료의 총기 오발로 “장기가 다 쏟아져 나왔다”고 했다. 네덜란드계 이집트인인 바심 압델 아짐(42)은 공습 때 부상을 입어 오른 다리를 쓸 수 없다며 아내를 IS에 가입시키려고 터키에서 휴가를 보내자고 불러낸 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아내와 다섯 자녀가 어디 사는지조차 모르는 신세라고 했다. “다시 그녀를 만나고 싶다. 그들이 그런다고 내 목을 걸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들을 이 전쟁통에 끌어들인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꼭 말하고 싶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모든 사진 하사케 AFP 연합뉴스
  • 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 “3일간 가족장으로 차분히 장례 치를 것”

    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 “3일간 가족장으로 차분히 장례 치를 것”

    빈소 남천성당 마련… 외부 조문 최소화 文 특별휴가… 며칠간 쓸지는 확정 안돼 민주당 “文, 조문·조화 정중히 사양 요청” 한국당 “큰 슬픔 마주한 文에 깊은 위로”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92세. 현직 대통령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오후 7시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오후 5시쯤 병원에 도착해 병원장 브리핑을 들은 뒤 병원 6층 중환자실에 입원한 강 여사를 마주했다. 고인이 별세하기 전 2시간가량 생애 마지막 모자의 정을 나눈 셈이다. 김 여사는 오전 11시 45분쯤 중환자실에 도착해 강 여사를 문안했다. 청와대에서는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등이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주영훈 경호처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문 대통령 내외는 2시간가량 병원에 머물며 강 여사의 임종을 지킨 뒤 오후 7시 26분쯤 빈소로 향했다.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차림에 넥타이를 하지 않은 문 대통령은 시신 운구를 위한 승합차로 향할 때까지 내내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앞만 바라봤다. 검은 옷에 차분한 초록·파란 무늬 스카프를 두른 김 여사 역시 말없이 문 대통령 옆에서 함께 걸었다. 문 대통령 내외가 탄 승용차가 출발하자 주변에 있던 한 여성 지지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오후 7시 45분쯤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문 대통령 부부와 운구차가 성당에 도착한 뒤 입구부터 청와대 경호팀이 배치돼 신원을 확인한 뒤 통과시켰고, 취재진과 일반인의 출입은 통제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가 도착했지만, 돌려보내졌다. 현장을 통제하던 관계자는 “화환과 근조기는 전혀 안 받는다”며 “대통령 가족 외에 다른 친척들도 온 바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극소수 만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고인의 빈소는 장례식장 내 2개의 기도실 중 ‘제1 기도실’에 마련됐다. 기도실 정면에 강 여사의 영정이 놓이고, 그 오른편 공간에서 상주인 문 대통령이 문상객들을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3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청와대는 가족·친지와 가까운 지인들을 제외한 외부 조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요 정당 대표 등이 오면 어떻게 되돌려 보내겠나”라며 “다만, 공식적으로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공개적으로 조문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초유의 일이지만 청와대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긴급상황 보고가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공간 확보 등 조치를 취해 놓은 상황”이며 “청와대는 비서실장 중심으로 평상시와 똑같은 근무를 서게 되고, 단체 조문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부터 특별휴가를 시작하며 규정에 의하면 5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지만, 며칠간 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첫 대면이 될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회의’는 연기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음달 3∼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일제히 조의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대통령께서는 일체의 조문이나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조의의 마음만 받겠다는 뜻을 전해온 만큼 대통령의 뜻을 따라주길 요청드린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큰 슬픔을 마주하신 문 대통령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조금 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문을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황교안 대표께 직접 전해왔다”며 “황 대표는 그럼에도 조문을 하러 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靑 “가족들과 차분히 장례 치를것”

    현직 대통령 첫 모친상…靑 “가족들과 차분히 장례 치를것”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92세. 현직 대통령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고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청와대는 가족·친지를 제외한 외부 조문을 최소화할 계획이며 장례식장과 장지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오후 7시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문 대통령은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전용헬기 편으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모친의 위독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초유의 일이지만 청와대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긴급상황 보고가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공간 확보 등 조치를 취해 놓은 상황”이며 “청와대는 비서실장 중심으로 평상시와 똑같은 근무를 서게 되고, 단체 조문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부터 특별휴가를 시작하며 규정에 의하면 5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지만, 며칠간 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31일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회의’는 연기될 전망이다. 하지만 다음달 3∼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강 여사는 1950년 12월 문 대통령의 아버지인 문용형(1978년 작고)씨와 젖먹이이던 큰딸 재월(70)씨와 함께 ‘흥남철수’ 때 월남했다. 1953년 1월 피란지인 거제도에서 장남인 문 대통령을 얻었다. 남편이 장사를 하다가 부도가 난 뒤 강 여사가 일곱 식구의 생계를 오롯이 꾸렸다. 시장 좌판에서 구호물자 옷가지를 팔거나 연탄 배달을 했다. 1975년 문 대통령이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면서 옥바라지를 했다. 문 대통령은 “호송차가 막 출발하는 순간, 어머니가 차 뒤를 따라 달려오고 계셨다. 팔을 휘저으며 ‘재인아! 재인아!’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며 “마치 영화장면 같은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장면이다”고 떠올린 바 있다. 2004년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함께 금강산에서 열린 제10차 이산가족상봉에서 고향에 두고 온 막내 여동생 병옥(당시 55)씨와 재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추석 특집프로그램에서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한테 제일 효도했던 게 어머니 모시고 (이산가족 상봉) 갔던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서 아들은 ‘노무현의 친구’이자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2·17년 대선후보로 나선 유력 정치인이었지만 강 여사는 늘 몸가짐을 조심스러워했다. 2017년 대선 직전 강 여사는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힘든 일 하니까 조용히 있는 게 또 도와주는 거라. 가짜 진주로 된 쪼만한 목걸이 하나 있는 것도 안 차고 다녀요. 시계·반지도 안 하고. 말 나올까 봐”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모친 여읜 문대통령, 굳은 표정으로 빈소 마련된 남천성당 향해

    모친 여읜 문대통령, 굳은 표정으로 빈소 마련된 남천성당 향해

    29일 별세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빈소가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고인의 가는 길을 지킨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병원을 나서 성당으로 향했다. 고인의 빈소는 성당 장례식장 기도실에 마련됐다. 청와대 경호팀은 장례식장 주변을 통제하고 문 대통령 내외의 친인척과 성당 관계자를 제외한 이들의 출입을 제한했다. 부고를 듣고 성당에 온 일반 시민도 적지 않았으나 조문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메리놀 병원을 찾아 모친의 임종을 지켜보고 오후 7시 25분쯤 고인을 빈소로 모시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고인이 운구용 차량으로 모시는 것을 지켜본 뒤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차량을 뒤따랐다. 올해 92세였던 강 여사는 노환으로 몸이 좋지 않아 부산에서 문 대통령 여동생 등과 지내오다가 최근 부산 중구에 위치한 한 병원에 입원했으며, 약 2주 전부터는 건강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원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행사를 마치자마자 헬기를 이용해 부산을 급히 찾아 모친을 임종했다.문 대통령은 상주로서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특별휴가에 따르면 배우자 또는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가 사망한 경우, 5일의 휴가를 받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현재 특별휴가를 사용하게 되실 것”이라면서도 “며칠을 사용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청와대는 빈소와 장지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천주교 부산교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빈소가 부산 남천성당 영안실에 마련됐으며 장례미사가 오는 31일 오전 10시30분 남천성당에서 봉헌된다고 알렸다.부산교구는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 모친 강한옥(데레사) 여사가 선종하셨다”라며 “장지는 경남 양산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며 조문과 조화는 사양한다”고 알렸다. 청와대 참모진은 업무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별도의 조문단을 꾸리지 않고 평시 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평상시와 똑같이 일상적인 근무를 서게 된다”라며 “청와대 직원들도 단체로 조문을 간다든지 이런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日, 내년부터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1개월 이상’ 의무화…인사 반영

    日, 내년부터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 1개월 이상’ 의무화…인사 반영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남자 공무원들이 반드시 1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육아휴직 실적을 과장보좌 이상 간부들의 인사평가에 반영해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일본 정부가 국가적인 출산·양육 대책 차원에서 내년부터 남성 공무원들의 육아휴직을 의무사용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의 국가공무원 중 육아휴직을 쓴 남성의 비율은 전체 대상 직원의 21.6%로 약 5분의 1 정도였다. 이는 육아휴직 제도가 시행된 1992년 이후 최고치로 전년에 비해 3.5%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비율은 99.5%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일반상근직 공무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자위대원을 포함한 방위성과 국회·법원의 별정직 공무원 등을 포함하면 실제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훨씬 낮다. 휴가기간도 ‘1개월 이하’가 전체의 72.1%에 달해 단기휴가에 치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국가공무원들은 남녀 관계 없이 최장 3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인사평가 및 인사이동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육아휴직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육아휴직을 가더라도 인사 등에서 불리해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공무원 조직에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직원이 1개월 이상 쉬더라도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내부 업무체계를 개편하도록 했다. 또 직속상사인 과장보좌나 과장 직급 외에 국장급 등 고위간부의 인사평가에도 직원 육아휴직 실태를 반영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육아휴직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민간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노린다는 계산이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민간기업의 남성 육아휴직 취득률은 6.2%에 불과했다. 국가공무원의 3분의 1도 안된다. 기간도 ‘5일 미만’ 36%, ‘5일~2주 미만’ 35%로 70% 이상이 보름이 채 안됐다. 민간은 여성들의 육아휴직 비율도 82%에 그쳐 거의 대부분 휴가를 가는 공무원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남성이 가사·육아에 쓰는 시간은 미국이 하루 3시간 10분에 이르는 반면 일본은 절반도 안되는 1시간 23분에 그친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여성이 15~49세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지난해 1.42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이 추세대로 가면 일본의 인구는 현재의 1억 2600여만명에서 약 50년 후인 2065년에는 8808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00% 정규직에 해외법인 탐방 기회… 대기업 안 부러운 中企

    코미코·슈피겐코리아 등 8곳 최우수 #1. 경기도 안성의 반도체 부품 제조기업 코미코 직원은 100% 정규직이다. 4개국에 5개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인데, 해마다 모범사업을 선발해 해외 법인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2. 서울에 있는 모바일 액세서리 제조회사 슈피겐코리아는 직원 점심시간을 80분으로 20분 늘렸다. 여유를 더 즐기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갖고 싶다는 직원 의견을 반영했다. #3. 대전에 위치한 공정 모니터링 전문기업 위드텍은 직원 행사마다 직원 가족을 초청한다. 자녀를 출산하면 베이비 포토북과 경조금을, 자녀가 졸업하면 유급휴가와 경조금을 지급한다. 코미코, 슈피겐코리아, 위드텍은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기업데이터, 사람인, 잡플래닛과 함께 28일 발표한 ‘올해의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639곳 중에서도 최우수 8곳에 뽑혔다. 직원의 경험과 자기계발을 회사의 발전으로 생각하고, 직원의 마음을 보듬는 제도를 지닌 중소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진명홈바스, 테키스트, 승진엔지니어링, 리스너, 로쏘 등도 최우수 기업에 속했다. 선정된 기업 정보는 대한상의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업 개요, 재직자 평가, 신용평가 정보, 채용 정보 등으로 기업 정보를 꾸렸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청년들의 구직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박동민 대한상의 회원사업본부장은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취업 연계 프로그램인 기업 방문의 날 행사를 펴 청년들에게 현장 취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주도 여름휴가 여행만족도 4년 연속 1위 차지

    제주도 여름휴가 여행만족도 4년 연속 1위 차지

    제주도가 전국 16개 광역 시도 중 여름휴가 여행지 종합만족도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6∼8월 여름 휴가로 1박 이상 국내여행을 한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국내 여행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제주도가 종합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제주도는 1000점 만점에 739점을 받아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제주도에 이어 강원도와 부산시가 707점을 획득해 공동 2위를 차지했고 4위는 전라남도(698점),5위는 경상북도(696점)에 돌아갔다.서울시와 경상남도는 687점을 획득,공동 6위에 머물렀다.전국 평균은 1000점 만점에 676점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해외여행 증가와 각종 범죄 사건 등으로 제주지역 관광시장이 위축됐으나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 여행지임을 입증했다”고 분석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모바일 픽!] 홍콩 언덕에 빼곡히 늘어선 묘지들…“공간 부족 탓”

    [모바일 픽!] 홍콩 언덕에 빼곡히 늘어선 묘지들…“공간 부족 탓”

    묘지가 끝없이 늘어선 홍콩의 언덕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영국 출신 건축 사진작가 핀바 팰런의 최신 작품 시리즈 ‘죽음의 공간’(Dead Space)을 소개했다.작가가 홍콩 시내 거의 모든 묘지를 찾아가 촬영한 이들 사진은 언덕을 빼곡히 수놓은 묘지들과 주변 환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앞쪽으로 직사각형의 묘지가 가지런히 늘어선 가운데 뒤쪽으로 고층 아파트들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망원렌즈를 이용해 앞뒤 배경을 압축해 평면적인 효과를 냈다”면서도 “산 자와 죽은 자의 관계를 하나의 구도 안에 담으려 시도했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작품은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공중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런 묘지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방문객들이 묘지라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입자처럼 보인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다는 작가는 5년 전쯤 홍콩으로 휴가를 왔을 때 완차이 지구에 있는 한 공동묘지를 봤던 것이 계기가 돼 ‘죽음의 공간’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가 인간의 생사 방식을 규정하는 점에 이끌려 그 후로 지금까지 몇 차례나 홍콩을 방문하며 “변화하는 죽음의 문화”를 사진에 담았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작가가 태어난 영국에서는 묘지가 잘 가꾼 정원처럼 푸른 녹지가 펼쳐진 경우가 많지만, 홍콩에서는 공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매장 문화에도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홍콩은 집값과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현재 전 세계에서 모나코 다음 두 번째로 비싼 데다가 묘지를 다른 지역이 아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홍콩의 사람들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야 하지만, 죽어서까지도 묘비를 구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설 묘지에 영구 매장하려면 현재 28만 홍콩달러(약 4200만 원)가 든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매매 가격은 2배에서 4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노화와 죽음을 연구하는 홍콩대학의 에이미 초 부교수는 설명했다. 물론 공영 묘지는 조금 더 저렴하지만, 이미 거의 모든 영구 묘지가 포화 상태에 있어 앞으로 6년 뒤에는 계약이 만료돼 재사용 가능한 묘지만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대다수의 홍콩인은 현재 화장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납골당에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한 업체에 수천 명의 가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7년을 기다려야 빈자리가 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가는 사진 촬영에 의도적으로 흐린 날을 골랐다. 덕분에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조는 현재 홍콩을 둘러싼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장 공간의 부족은 작가가 현재 사는 싱가포르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오래된 묘지 위에 고속도로나 주택 건설을 추진하면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대도시에서는 매장 대신 화장을 선호하고 심지어 가상 묘지가 등장하는 등 죽음을 둘러싼 문화가 점차 바뀌고 있는데 일부 홍콩인은 유골을 자택에서 보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이미 초 교수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전망 좋은 큰집에서 살고 싶어 했지만, 현재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이는 죽음 이후의 장소(묘지)에 대한 기대마저 바꾸게 했다”면서 “사는 곳이 이러한데 죽음 이후의 장소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핀바 팰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예비군 정예화, 왜 늘 ‘헛구호’에 그쳤나

    내년 동원훈련비 4000원 인상 계획실비 3만 9000원 수준에도 못 미쳐내년 국방예산 대비 동원예산 0.41%‘1%대 예산 확보’ 여전히 갈 길 멀어‘예비군 정예화’는 늘 군 당국의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짧은 훈련 기간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는 동원훈련 기준으로 ‘2박 3일’인 훈련시간을 2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7~50일), 미국(15~39일), 이스라엘(54~84일)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 우리 예비군 훈련기간이 짧은 것은 맞습니다. 2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논단’ 중 ‘합의형성 관점에서 본 예비군 훈련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군 내부에서는 예비군 전력 강화를 위해 최소 훈련기간이 ‘4박 5일’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모 사단의 동원훈련 프로그램을 일차별로 살펴보면 1일차에 인도인접 및 부대증편, 직책 수행 훈련, 단결활동, 2일차에 전투준비태세 및 작계수행 훈련, 3일차에 병 기본훈련, 개인화기 사격, 안보교육이 포함돼 있는데 빡빡한 일정을 급하게 소화하다보니 ‘수박 겉핥기식’ 훈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무작정 훈련기간을 늘리는 데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동원훈련 보상비 인상계획 첫 해부터 차질 지난 3월 육군은 경기 남양주 56사단 금곡 예비군훈련대에서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방향 설명회’를 갖고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를 올해 3만 2000원에서 2022년까지 3배 수준인 9만 1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상비를 2024~2033년까지 21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의 동원훈련 보상비는 올해 3만 2000원에서 겨우 4000원 인상된 3만 6000원에 그쳤습니다.국방부는 당초 올해 2배 수준인 7만 2500원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마다 보상비를 최소 2만원은 올려야 계획대로 9만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첫 해부터 계획에 빨간불이 켜진 셈입니다. 국방예산에서 예비전력 예산 비중을 1%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하루이틀 나온 얘기가 아니지만 늘 ‘헛구호’라는 비판에 직면해왔습니다. 예비전력 예산은 2015년 1275억원(국방예산 대비 0.34%), 2016년 1231억원(0.32%), 2017년 1371억원(0.34%), 2018년 1325억원(0.31%), 2019년 1703억(0.36%)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0.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일부 사업장 ‘예비군 무급휴직’ 불법 횡행 국방논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4500명 가량의 ‘비상근 간부예비군’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올해 현재 목표 달성률은 22.5%(1023명) 수준이고, 2023년까지 40개를 창설하기로 한 ‘과학화 예비군훈련대’ 역시 현재 5개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사업장에서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해당자를 ‘무급’ 처리하는 불법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비군법 제10조는 ‘다른 사람을 사용하는 자가 그가 고용한 사람이 예비군대원으로 동원되거나 훈련을 받을 때에는 그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거나 그 동원이나 훈련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중심으로 무급처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휴가를 내고 훈련을 다녀오라’고 종용하기도 합니다. 업주를 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불법을 꾹 참고 넘어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회사 업무에 밀려 반 강제로 보충훈련을 받게 된 노동자가 ‘취업규칙에 보충훈련은 유급처리하라는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무급처리되는 사례도 나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력한 단속 대책이나 홍보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예산당국은 소속직장에서 유급휴가를 받기 때문에 예비군 보상비가 ‘이중수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올해 기준 동원훈련 보상비 ‘3만 2000원’은 하루치가 아닌 ‘3일치’라는 점에서 청년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습니다.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해 4월 현역장병 402명, 동원훈련 예비군 653명, 일반훈련 예비군 609명, 민방위대원 189명, 입대 전 청년 176명 등 2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예비군 훈련비가 ‘적정하다’고 응답한 인원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부족하다’고 여기는 비율은 63.9%나 됐습니다. 예비군 일당 적정수준은 지난해 최저임금 수준인 ‘6만원’(31.4%)과 보통인부 노임단가 수준인 ‘10만원’(31.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국방예산 1% 수준 예산 확보 절실 예비군만 조사했더니 동원훈련 교통비와 식비로 평균 ‘3만 8960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 훈련 보상비를 3만 6000원으로 인상해도 훈련 실비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예비군의 날’ 기념식에서 “예비전력 예산을 국방예산의 1%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예산 확대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비전력 예산은 지난해보다 19.8% 늘어난 2041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만약 이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국방예산 대비 비중은 올해 0.36%에서 내년 0.41%로 소폭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예산은 노후 장비 교체나 과학화 훈련장 마련 등에 쓰기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이스라엘은 마일즈 장비를 활용한 전술훈련을 실시해 예비군 훈련 강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유명합니다. 대신 훈련 참가자에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예비군 정예화가 단순히 구호에만 그쳐선 안 될 겁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문병하러 부산행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문병하러 부산행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부산을 방문해 모친인 강한옥 여사를 병문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헬기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시내 병원에 입원 중인 모친의 건강 상태 등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92세인 강 여사는 노환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문병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청와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16일 하루 연차휴가를 낸 뒤 주말을 포함해 총 사흘간 휴식을 취하며 부산에 사는 강 여사를 찾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과 강 여사가 사는 부산 영도에서 시간을 보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맨부커·노벨상 받은 토카르추크… 조각보처럼 엮은 작품의 정수

    맨부커·노벨상 받은 토카르추크… 조각보처럼 엮은 작품의 정수

    ‘방랑자들’은 2018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이다.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의 ‘미투’ 사태로 2년치 노벨문학상 시상을 올해 한 것을 감안해도, 2018년은 토카르추크의 해라고 할 만하다. 소설에서는 한림원과 맨부커 재단이 동시에 주목한 토카르추크 작품 세계의 정수를 맞닥뜨릴 수 있다. 휴가를 떠났다가 느닷없이 부인과 아이를 잃어버린 남자, 죽어 가는 첫사랑으로부터 은밀한 부탁을 받고 수십년 만에 모국을 방문하는 연구원, 장애인 아들을 보살피며 고단한 삶을 살다가 일상에서 탈출하여 지하철역 노숙자로 살아가는 여인, 프랑스에서 사망한 쇼팽의 심장을 몰래 숨긴 채 모국인 폴란드로 돌아온 쇼팽의 누이…. 여행, 그리고 떠나는 중에 있는 수많은 방랑자들이 책을 이루는 씨실과 날실이다. 100여편이 넘는 다양한 에피소드 속 사람들은 어딘가로부터, 무엇인가로부터, 때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을 꿈꾸거나 이동 중이다. “멈추는 자는 화석이 될 거야, 정지하는 자는 곤충처럼 박제될 거야, (중략) 움직여, 계속 가, 떠나는 자에게 축복이 있으리니”(391~392쪽)라는 말처럼 작가는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여행이야말로 인간을 근본적으로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음을 역설한다. 정처 없이 방랑하는 개인들처럼, 자유로운 소설 형식도 ‘방랑자들’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10여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텍스트도 있고, 중편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긴 이야기도 있다. 여행일지나 르포르타주는 물론, 서간문이나 강연록, 휘갈겨 쓴 쪽지처럼 글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 공항 대합실을 오가는 행인들처럼, 일견 무관해 보이는 타인의 삶은 때로 가느다랗게 연결돼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개개인의 삶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어느새 거대한 서사가 되어 있음을 깨닫는 지점이 이 책을 읽는 묘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책을 일컬어 “조각보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낸 영원에 대한 갈망. 야심 차고 복잡한 작품”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딱 맞는 얘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한국 사회가 눈앞의 정치다툼으로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확실한 미래의 파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출생률이 1%가 되지 못하는 인구절벽. 그래픽한 이 한마디가 의미하는 한국 사회의 인구학적 재앙은 그럴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확실성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으로 인한 사회복지 시스템의 위기, 외국인 노동 인력의 급격한 증가, 한국 사회의 준비 안 된 다문화화 등. 다문화는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지만, 단일민족주의란 가면의 인종주의가 강력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통한 인구절벽의 해결이 완전한 해결이 아님은 자명하다. 이런 예상된 재앙 앞에서 한국 사회와 정부는 출생률 증가를 위해 예산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유아원과 유치원제도의 확대, 육아비 지원,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지원 정책 등. 어떤 국회의원은 일찍 결혼해야 아이를 많이 낳는다며 대학 졸업을 당기자고 주장했었고, 혹자는 전국의 가임여성 분포 지도를 만들어 공분을 산 적도 있었다. 수십조가 투자된 출생률 증가 정책이 효과를 보이지 않자 그 원인을 가임 세대의 비혼주의, 여혐, 남혐 등에서 찾았다. 정부와 미디어가 이처럼 혼란스러운 가운데, 육아 때문에 경력단절녀도 독박육아녀도, 82년생 김지영도 되지 않으려는 많은 ‘가임’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귀여운 반려동물을 집 안에 들였다. 가부장제가 원치 않아 부모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갖게 된 여성들은 화장실에서든 병원에서든 몰래 아이를 낳아 남의 집 문앞이든 고아원에 버려야 했다. 이 버려진 아이들은 살아남은 경우 외국으로 입양되거나 19세가 되도록 아무도 원하지 않으면 달랑 정착금 몇백만원을 손에 쥐고 사회 속으로 다시 버려진다. 정상 가족 속 아이들도 초, 중, 고 과정을 지날 때 한 해에 수백명씩 자살로 이 나라를 떠나고, 더 큰 어른들은 공부, 일, 이민으로 이 사회를 떠나고자 한다. 한국 사회의 기존 출생률 증가를 위한 정책은 모두가 정상 가족 안에서 태어난 아이의 증가만을 원하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위에 언급한 모든 육아를 위한 지원은 사실 정상 가족 속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육아가 모두에게 가능한 일이라면 혈육이 끈끈한 한민족이 왜 귀여운 후세를 마다하겠는가.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힘든 육아의 사례인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된다. 과거에도 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고 했는데, 이 격언의 21세기 버전은 전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즉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일할 수 있게 조정돼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쓴다거나, 육아도우미제도를 일반화하는 수준의 조정이 아니다. 갈수록 느슨해지는 세대 간 유대 속에서 여성 혼자 친정부모나 시부모에 의지하지 않고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유아원과 유치원부터 등하교 시간과 방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에서의 시간이 부모의 노동시간과 유연하게 연동돼야 한다. 초등학교 아이가 오후 1시에 학교가 끝나서야 그 아이가 조부모나 학원으로 인계되지 않는 한 길거리에 방치되거나 부모가 일을 떠나야 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려고만 해서야 아이들을 그리 오래 학교에 잡아 둘 수 없다. 학교가 진정한 삶과 놀이와 배움의 장소가 돼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방학의 일부는 부모가 긴 휴가를 내 함께 보내고, 일부는 공동체의 여가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이 스포츠와 예술을 배우며 지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육아와 교육의 사회 연동만이 모든 엄마들에게 경력단절 없는 커리어를 보장해 줄 수 있으며, 스트레스 많은 대가족의 지원 없이도, 또한 있었다 없었다 하는 남친이나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 확실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이다. KBS에서 방송 중인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서른네 살 동백이가 혼자 여덟 살 아들을 키우면서도 마을 사람들이나 아이의 아버지에게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때, 한국 사회는 절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안양교도소 출소 예정자, 안양시 주관 취업박람회 참여

    안양교도소 출소 예정자, 안양시 주관 취업박람회 참여

    경기도 안양교도소는 23일 모범수형자 5명이 안양시가 주관하는 취업박람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범 수형자들의 출소 후 취업을 통해 안정된 사회정착을 돕기 위해서다. 교정성적이 좋은 이들은 출소 전 사회적응을 위해 3~5일간 귀휴(휴가)도 받았다. 이력서를 준비한 모범수형자들은 이날 채용관에서 지원 분야 업체와 자유롭게 1 대 1 현장 면접을 봤다. 또 취업특강, 직무컨설팅, 인공지능(AI) 면접, 지문 적성검사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제조, 운송서비스 등 다양한 직종의 30개 업체가 참여해 206명을 채용했다. 안양교도소는 취업박람회장 외부에 교정작품 판매소를 설치해 수형자가 제작한 생활 도자기와 봉제류 등을 판매했다. 또 인터넷 쇼핑물과 제48회 교정작품 전시회도 널리 알렸다. 신용해 안양교도소 소장은 “수형자 재범방지와 성공적인 사회정책을 지원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양교도소 등 각 교정시설은 수형자들이 기술 습득을 통해 사회에 적응, 건전한 국민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도작업과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직업훈련을 수료한 수형자에게는 건축, 기계, 미용, 조리 등 각종 기능자격시험이나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작은 거인이 쏘아 올린 공… 휴스턴 2년 만에 WS행

    작은 거인이 쏘아 올린 공… 휴스턴 2년 만에 WS행

    23일부터 NL 워싱턴과 ‘가을의 전설’ 가려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치열했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를 굿바이 홈런 한 방으로 정리하고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에 진출했다. 휴스턴은 20일(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ALCS 6차전에서 2루수 호세 알투베의 극적인 끝내기 2점 홈런으로 양키스에 6-4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휴스턴은 통산 세 번째이자 2017년 왕좌에 오른 지 2년 만에 다시 WS 챔피언 자리를 노리게 됐다. 뒤가 없는 승부답게 이날 경기는 ‘불펜 데이’로 각각 7명의 투수가 등판했을 정도로 총력전이 펼쳐졌다. 휴스턴은 지난 19일 5차전에서 8회 등판했던 브래드 피콕이 오프너로 출전했고 양키스는 18일 4차전에서 불펜 등판했던 채드 그린을 첫 번째로 출전시켰다. 휴스턴은 1회부터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3점 홈런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기세를 잡았다. 양키스는 2회 디디 그레고리우스의 2루타와 게리 산체스의 적시타로 1점 추격했고, 4회 지오바니 우르셸라의 솔로포로 점수 차를 좁혔다.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휴스턴은 6회 무사 1, 3루에서 알렉스 브레그먼의 땅볼 때 3루 주자 알투베가 홈을 밟으며 1점을 보탰다. 휴스턴은 6회 1사 1, 2루에서 터진 브렛 가드너의 대형 타구를 우익수 조시 레딕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7회에도 1사 1루에서 애런 힉스의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마이클 브랜틀리가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막아냈다. 번번이 득점 찬스가 무산된 양키스는 9회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를 상대로 DJ 르메이휴가 동점 투런포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지는 수비에서 양키스는 ‘최강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올렸고 채프먼은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조지 스프링어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알투베에게 4구째 던진 공이 홈런으로 이어지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휴스턴의 WS 맞대결은 23일부터 열린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66년간 근로기준법 비켜 간 영세사업장

    66년간 근로기준법 비켜 간 영세사업장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전체의 27% 근로계약서 안 쓰고 월급은 현금 지급 야근수당·4대보험·퇴직금 못 받기 일쑤 30~40년된 숙련공 50대에 갑자기 해고 영세사업장 노조 가입률은 0.9% 그쳐 규모 작아 근로기준법 보장 요구 못해 노동환경 가장 열악한데 보호 못 받아 개혁위 작년 8월부터 법적용 확대 권고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해고나 임금체불 등을 겪을 가능성이 커요. 법의 보호가 가장 절실한 노동자들인데 오히려 법 밖에 방치돼 있습니다.” 김정봉 금속노조 서울지부 종로주얼리 분회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일을 시키는 사업주들이 정말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열악한 노동 환경 탓에 야근수당 등은 받을 생각조차 못하고 버티는데 그러다가 예고 없이 해고당하는 노동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보석 등을 가공하는 숙련공들은 보통 30~40년 경력인데 50대가 되면 해고되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그는 “(사업주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봉급도 현금으로 주니까 퇴직금조차 제대로 받기 어렵고 4대 보험에도 잘 가입하지 않아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면서 “아이들 대학 등록금 등으로 돈이 가장 많이 드는 시기에 대책 없이 직장을 잃게 되면 눈앞이 깜깜해진다”고 하소연했다. 김 분회장의 호소처럼 국내 노동자(자영업주 및 무급가족 포함)의 27.0%(580만명)가 일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현실은 암담하다. 법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근로기준법(1953년 제정)에 나오는 법정근로시간과 연차휴가, 연장·야간·휴일수당 지급, 해고 등의 조항은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작은 사업장을 너무 엄격하게 규제하면 사업장의 지속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영세 사업장의 생존이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노동자들은 불안감 속에서 간신히 버텨 내고 있다. 영세업체 노동자들이 겪는 가장 흔한 문제는 노동 조건 등을 담은 근로계약서조차 체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4인 이하 사업장 실태조사’(2016년)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비율은 33.8%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은 보장받을 수 있는 근로조건을 문서로 남기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는 얘기다. 근로계약서에 대한 인식조차 없는 사업주들이 많고 노동자들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쓰기 운동부터 하자는 목소리가 노동계에서 몇십 년째 반복되는 이유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기본적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일이 많다.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급휴가를 보장받거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 비율은 각각 23.9%, 35.1%에 그쳤다. 반면 5인 이상 10인 미만은 각각 43.2%, 59.4%였고 10인 이상은 75.2%, 84.1%였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에게 법적으로 유급휴가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곳에서 퇴직금 등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요원하다. 물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많기도 하다. 영세 공연기획사에서 일하는 김모(29·여)씨는 “밤 공연이 있는 날이 많지만 야간수당은 없다. 다음날 조금 늦게 나오는 것이 전부”라면서 “휴일에도 일했지만 한 번도 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뭉쳐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동료가 몇 명 되지 않고 업주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영세 사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조가입률은 0.9%에 그쳤다. 국내 전체 사업장의 노조 가입률이 10.7%(지난해 기준)인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노조가 없으니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시도 자체를 하기 어렵다. 참여연대가 최근 낸 임금체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을 떼인 노동자는 35만 1531명인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14만 6124명(41.6%)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최근에는 그 목소리가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한상균(57)씨는 지난 9일 ‘권유하다’라는 단체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노조를 조직하기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찾기를 돕는 단체다. 조직화하기 어려운 영세 업체 노동자끼리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서로 존재를 확인하고, 열악한 노동 조건을 공개해 상황을 바꿔 보자는 취지다. ‘권유하다’는 사업장의 규모를 떠나 모든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걸고 직접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말했던 내용과 똑같다. 학계나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낡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꾸린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지난해 8월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법 적용을 확대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당시 위원장이었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규모가 영세하다는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핵심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영세사업장의 근로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졌다”면서 “법 적용에 차등을 둬야 할 이유가 없다는 데 거의 만장일치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기준법은 모든 근로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호가 가장 필요한 이들은 노동 환경이 열악한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근로자들”이라면서 “사용자나 경영계의 사정을 함께 고려하면서도 작은 업체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 시간제를 개선할 정책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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