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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청계천 산책 장애인엔 ‘그림의 떡’

    [Zoom in 서울] 청계천 산책 장애인엔 ‘그림의 떡’

    오는 10월 시민들에게 개방될 서울 청계천 거리는 장애인에게는 가깝지만 먼 곳이었다. 청계천 입구의 턱, 휠체어로 올라가기에는 힘겨운 경사로,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없는 비좁은 안전통로는 장애인에게 커다란 장벽임이 분명했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시작되는 청계천 거리 입구. 서울 시민이면 누구나 즐길 권리가 있는 이 거리를 장애인이 얼마나 쉽게 다닐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의 현장조사가 시작됐다. 조사에 참여한 박영희(45·여)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 공동대표 등 3명은 출발점에서부터 장애물과 맞닥뜨려야 했다.10㎝ 높이의 턱을 보고 박 대표는 당황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작은 턱도 장애인들에게는 힘겨운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청계천 거리까지 이어지는 경사로 역시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비 2m 가량의 경사로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되면 경사로는 휠체어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이다. 수동 휠체어를 타고 70m 길이의 경사로를 따라 내려갔다 되올라가는 일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무거운 가방이라도 매고 경사로를 오른다면 휠체어가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장애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모자란다는 점도 지적됐다. 총 5.8㎞에 이르는 청계천 거리에 장애인용 경사로는 하천 좌우로 4곳씩 있다. 하천으로 내려서는 첫 경사로에서 1.4㎞나 떨어진 곳에 두번째 경사로가 나타났다. 국제장애인연맹(DPI)소속의 박동렬(27)씨는 “청계천 거리에 내려갔다가 갑자기 비라도 쏟아지면 속수무책”이라면서 “아예 청계천 거리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 청계천을 따라 지나기도 힘겨워 보였다. 서울시가 하천과 도로를 구분하려고 만들어둔 너비 1.4m 안팎의 하천 양옆 보도는 일렬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어 실제 통행이 가능한 도로 너비는 50㎝ 안팎에 불과했다. 휠체어 너비가 60∼70㎝인 것을 감안하면 곳에 따라서는 휠체어의 통행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 조사에 참가한 인권위 신혜수 인권위원은 “다음주 수요일쯤 서울시와 장애인단체, 환경단체, 건축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간담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현장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장애인도 쉽게 청계천 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시에 청계천 거리 설계안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몸커진 병원 서비스 허약

    “병원이 커진 만큼 이동거리도 길어졌어요. 아픈 몸을 이끌고 치료실까지 가기가 참 힘드네요.” 4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김모(62)씨는 하루 한번씩 휠체어를 타고 옆에 있는 재활병동에 가야 한다. 지난 5월 새로 연 본관으로 옮겨 시설은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아픈 몸으로 매일 15분이나 걸려 병동을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 김씨는 “본관에도 재활치료실이 있지만 의사선생님이 부족해 재활병동으로 간다.”면서 “너무 번거롭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야지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부속병원은 올 초부터 병상규모 확장과 자료 전산화를 추진하면서 새 업무표준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에게 현재 업무를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입력하게 하고 있다. 간호사 이모씨는 “급한 환자의 상태를 보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울 때조차도 이를 기록하지 않으면 업무소홀로 간주한다.”면서 “환자 돌보기도 바쁜데 잡무가 더 늘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대형화·첨단화를 앞세운 병원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새로 바뀐 시설과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개선을 위한 일종의 성장통인 셈이지만 환자와 의료진들이 느끼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원들이 시설확충에만 신경쓸 뿐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병원선택 정보제공 등에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상 늘리기 경쟁보다는 비영리 복지기관으로서의 기본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3000병상 수준 매머드 병원 등장… 차별화 표방 병원의 대형화 추세는 최근 1∼2년 사이 두드러진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5월4일 기존 1800병상에 더해 1004병상 규모의 지하 3층, 지상 21층짜리 병동을 개원했다.1278병상의 삼성서울병원도 700병상 규모 암센터를 신축 중이다.2139병상을 갖추고 있는 아산병원도 2008년 600병상 규모의 신관을 연다. 또 강남성모병원에는 암센터, 조혈모이식센터, 심혈관센터 등으로 구성되는 1200병상 규모의 전문센터가 들어서고 경희대 의료원은 내년 초 강동구 상일동에 830병상 규모의 동서신의학병원을 개원한다. 차별화에도 공을 들여 지난 1일 870병상 규모로 개원한 건국대 의료원은 3일 이내 단기입원 환자를 위한 전문병동을 따로 마련,24시간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병상 수는 공개, 수술성공률은 비공개 하지만 선진화된 대형병원으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만만치 않다. 국내 최초의 `유비쿼터스 병원’을 표방했던 세브란스 병원은 ‘의료 스마트카드’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카드 한 장으로 주차에서 진료·검사·수납까지 모든 것을 가능케 하겠다고 선전했지만 시스템 구축이 더뎌, 아직 진료예약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환자들은 스마트카드를 진료보다 교통카드로 더 많이 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병원들이 일부 지역에 편중되면서 의료서비스의 지역별·계층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병원 관계자는 “소득 등 지역구민의 경제적인 여건이 병원을 찾는 횟수 등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강남지역 병원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기대치도 크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귀띔했다. 병원들이 수술 성공률이나 재발률, 신생아 사망률 등 의료서비스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치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규모 확장이나 첨단기기 도입 등에만 열을 올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상 의료진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수술 성공률 공개등은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환자의 정보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한양대 사회복지학과 이희선 교수는 “병원의 대형화는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고급화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윤의 극대화만 생각해 한꺼번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서는 안되고 병원에 따라 상황에 맞게 부서별·단계별로 차근차근 규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심히 빛난 나도 떠날래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철. 특히나 올 여름은 장마가 빨리 물러가면서 땡볕 더위가 여느해보다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물론 해외 안방극장과 스크린, 공연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우리네 스타들은 여름을 어떻게 날까. 다행히도 촬영 스케줄이 비교적 ‘널널한’ 스타들은 모처럼 맞는 환상적인 여름 휴가에 쾌재를 부르며 바캉스 계획을 짜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올 여름도 예외 없이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 묶여야 하는 많은 스타들은 카메라 앞과 무대위, 때로는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매일 무더위와의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과연 스타들은 더위 탈출을 위한 나름대로의 어떤 지혜를 짜내고 있을까. 그들의 더위사냥 묘수를 살짝 들여다봤다. ●보아 “방안에서 콕”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 보아예요. 요즘 날씨 너무 덥죠?참, 휴가계획은 잡으셨어요?전 올해도 피서는 ‘방콕’이에요. 태국가서 좋겠다고요?호호, 그게 아니라 올 여름에도 ‘방’안에 ‘콕’박혀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얼마전 5집 앨범 ‘Girls on top’을 냈잖아요.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 가요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등 한동안 방송출연에, 인터뷰에 ‘발에 땀이나도록’ 뛰어야 해요. 저만의 피서법요? 두 가지예요. 먼저 집에서 수박 파티를 여는 거예요.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위는 싹 잊겠죠?또 한가지는 ‘공포영화 보기’. 요즘 공포영화 많이 나왔잖아요.DVD도 좋지만, 올 여름에는 틈나는 대로 친구들과 극장에 가서 ‘심야 공포영화’를 보려고요.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무더위는 한방에 날아가겠죠?서울신문 독자 여러분도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 조심하세요∼. ●하지원 “제대로 쉬고파” 정말이지 스타는 괴롭네요. 데뷔 이후 휴식다운 휴식을 한번 가져본 적이 없어 올 여름은 어떻게든 쉬어보리라 작정하고 지난 2일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올랐었거든요. 정말 힘들게 찍었던 이명세 감독의 신작 ‘형사:Duelist’를 마쳤으니 당초 제 바캉스는 뉴질랜드 어학연수로 대신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웬걸요? 오클랜드대 부설 어학원에 등교한 첫날부터 현지의 한국 유학생들 등쌀에 조용한 어학연수는 포기해야 하지 싶어요. 하지만 이번엔 다만 몇달이라도 꼭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말겠어요. 모두들 뉴질랜드로 바캉스를 떠날 수는 없는 일일 테고…. 평상시의 내 피서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영화관람인데요. 국산영화, 특히 로맨틱 코미디는 나오는 족족 극장 가서 다 챙겨보는 게 저의 여가활용법입니다. 정말 단순하죠? 또 있어요.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어있는 책 한두권쯤 휴가철이면 반드시 읽고 넘어가는 게 ‘하지원의 여름나기’의 핵심 권장사항이랍니다. ●신하균 “하루종일 뒹굴뒹굴” 촬영이 없는 날은 하루종일 잠만 자기도 하는 ‘별 취미’가 있어요. 직업상 짬날 때마다 DVD를 챙겨보는 건 빼놓을 수 없는 휴가 아이템이죠.‘빌리 엘리어트’란 화제작을 최근에야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군요. 아직도 못 보신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아, 참.‘대부’시리즈 합본 DVD도 얼마전 구입해 찬찬히 다시 뜯어봤더니 정말 다시 없는 명작이더군요. 제가 술을 쬐끔 많이 좋아하는 편이라 영화감상할 때 빠트리지 않고 챙기는 게 바로 속이 얼얼해지는 맥주 캔 몇개! 아무생각 하지 말고 그 순간만큼은 시청각, 미각만 열어놓아보세요. 만사는 생각하기 나름. 신선이 따로 없다니까요.” ●김선아 “삼순이 몸매 Bye Bye” 올해 너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삼순이·삼식이 커플 김선아와 현빈입니다∼.  최근 저희 커플이 대학생을 상대로 한 ‘올 여름 함께 휴가를 떠나고픈 연예인’ 설문조사에서 나란히 남·녀 1위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아∼, 으쓱 으쓱. 저 삼순이는요, 촬영하다가 탈진해서 쓰러진 적도 있어요. 약도 먹고 링거 꽂고 다시 촬영에 들어갈 정도로 온 힘을 쏟았답니다. 그래도 워낙∼에 제가 튼튼한 몸이라서…. 시청자 여러분이 사랑해주시니까, 마구 마구 힘이 솟더라고요. 으흐흐. 그래서 올 여름 목표는 무조건 잘먹고 잘 쉬는 걸로 정했어요. 연이어 작품에 들어가기에는 여력이 없네요. 음∼, 여행을 간다든가 특별히 계획 세운 것은 없고요. 극중 삼순이처럼 늘어지게 자고 먹고, 평범한 일상을 지닌 여름이 될 것 같은 예감이네요.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아! 진짜 해야 될 일이 하나 있다. 키득키득. 김삼순 캐릭터를 위해 6∼7㎏ 늘렸던 체중을 다시 줄이는 게 목표예요. 헬스 클럽도 열심히 다니며 땀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요? 몰라보게 달라져서 돌아올 김선아를 기대해주세요∼. 호호. ●현빈 “삼식이, 영화로 간다” 우리 삼식이는 어떻게 지낼거니? 저도요 일주일에 잠을 2∼3시간밖에 자지 못할 정도로, 누나 못지않게 강행군이었어요. 역시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는 마당에 잠시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CF, 방송 출연, 행사 참가 등 스케줄이 빡빡하게 밀렸네요. 올 여름 휴가는 엄두도 못내겠어요. 어휴, 휴식을 선언한 삼순이 누나가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네요. 지난해 ‘돌려차기’ 이후 첫 영화 출연을 심각하게 고려하며 시나리오를 물색하고 있거든요. 물론 이번엔 주연이 될 것 같아요. 스크린에서 만나 볼 삼식이를 기대해 주세요. 파이팅∼! ●클론 “올 여름엔 쿵따리 샤바라” 안녕하세요. 강원래입니다.5년만에 새 앨범 내고 팬 여러분께 인사드리니 감회가 새롭네요. 제가 요즘 준엽이랑 ‘휠체어 댄스’를 선보이고 있잖아요?이게 더위를 잊는데 톡톡하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요. 무슨 소리냐고요?하하. 이른바 ‘이열치열 전법’이죠. 푹푹찌는 연습실에서 휠체어 타고 한참동안 신나게 춤 연습을 하는 거예요. 온몸에 땀이 쫙 흐르면 대형 선풍기 앞으로 가서 땀을 식히는 거죠. 그때의 시원함은 아마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예요. 게다가 제 아내(김송)가 손수 만든 시원한 콩국수까지 먹으면…가슴속까지 뻥뚫리는 시원함을 느낀답니다. 구준엽 인사드립니다. 여러분들도 나름대로 피서법을 가지고 계시겠죠?무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가는 것도 좋지만, 더위를 먹지 않도록 평소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원래와 함께 올 여름 내내 무대위에서 ‘휠체어 댄스’ 등 격렬한 춤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올여름은 건강을 지키는데 주력하려고요. 전 무척 건강한 체질인데도 여름만 되면 보양식을 챙겨먹어요. 뭐니뭐니 해도 보양식엔 ‘민물 장어’가 최고지요. 특히 무대위에서 격렬한 춤을 추고 난 뒤에는 스태미나 보충 차원에서 일부러 민물 장어를 먹는답니다. 장어를 먹고나면 밤새도록 춤 연습을 해도 전혀 지치지 않더라고요. 하하. ●김수로 “이열치일(?) 촬영중” 제 바캉스는 언제나 그랬듯 올해도 ‘일상의 연속’이 될 것 같군요. 제 지론이 ‘일상 속에서 발견한 삶의 에너지가 가장 약발(?)이 오래 간다’, 뭐 그런 것이거든요. 지금은 9월 개봉예정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막바지 촬영에 한창 매달려 있고요. 며칠내로 촬영이 완전히 끝나면 한동안 못했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심신을 다잡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열치열 아닙니까? 김수로한테 속는 셈치고, 올 여름엔 다들 스쿼시 한번 도전해 보세요. 정말 끝내주게 화끈한 운동이거든요. 보신탕 같은 특별 보양식은 별로 먹어본 적 없는 저의 ‘웰빙 여름나기’ 비결을 공개하자면, 글쎄요….“밥 세끼 꼭꼭 잘 씹어먹는 것” 그 이상이 있겠어요? 하, 하, 하!” ●최수종 “부인~파이팅이요” 지난해 말부터 거의 반년이 넘게 ‘해신’의 주인공 장보고역을 맡아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저의 여름나기 코드는 아들 민서(6)와 딸 윤서(5) 돌보기랍니다. 제 아내인 하희라씨가 지난주부터 SBS 금요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재개했거든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촬영을 준비하는 아내를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열심히 응원해줄 수밖에 없네요. 그래도 집은 내가 지키니까 안심해∼! 아이들이야 뭐 장모님이 많이 봐주시기 때문에 거창하게 집안 일에 몰두한다 하기가 쑥쓰럽네요. 어쨌든 아내와 바통 터치를 한 셈이 되버렸어요.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어느 때보다 행복한 여름이 될 것 같아요. 휴가는 ‘해신’이 끝난 뒤 5월 말에 미리 앞당겨서 필리핀 수비크로 다녀왔거든요. 오랜만에 무척 즐거운 시간이 됐습니다. 제가 ‘자칭’ 만능 스포츠맨이잖아요. 그래서 여름을 나는 방법은 ‘이열치열’ 운동인 것 같아요. 촬영 스케줄로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해 얼마나 좀이 쑤시던지…. 이제는 축구랑 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즐길 계획이예요. 건강은 당연히 일석이조로 챙겨지겠죠?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1) 장애인 천국(미국)

    미국을 ‘장애인의 천국’이라고도 한다. 미국의 장애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정신적·물리적 ‘고난’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다고 훈장처럼 붙여진 표현이다. 미국의 장애인 정책은 시혜나 동정적 지원이 아닌 보편적 인권의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러한 정책의 철학적 기반 위에 ▲법과 제도 ▲교육 ▲사회 속으로의 통합이라는 요소가 삼위일체로 작동하고 있다. |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사랑이나 인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장애인 교육을 위해서는 전략적 정책과 이를 실현시키는 사회적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시 외곽에 자리잡은 ‘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 메릴랜드주에서 교육 프로그램이 가장 체계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장애인 특수학교다. 성장과 언어 장애, 다운증후군, 자폐증 등의 증상을 가진 6∼12세 어린이 105명이 다니고 있다. 이 학교의 목표는 장애인 어린이들에게 “성공의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학교는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여름학기(서머스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건물로 들어가자 왼쪽 첫번째 교실에서 시청각 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듯하자 교사들이 “밖으로 가자.”며 학생들을 인도했다. 교사들은 “날씨가 더우니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남으라.”고 말했고,8명의 학생 가운데 2명이 그대로 남아 교육용 비디오를 시청했다. 이 학교는 장애인 어린이들도 충분한 가치 판단 능력이 있다고 믿고,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유도하기 위해 가급적 자율권을 많이 부여한다. 교사들의 손을 잡고 교실 밖을 나서는 6명의 어린이들. 모두가 또렷한 눈망울에 밝은 표정이었다. 옆에 있던 교사에게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교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면서 “그러나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은 일단 학교 밖을 나가면 학교 안에서처럼 잘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건너편 교실에서는 학습 장애가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수업의 교사는 교실 정면에 삼각형과 사각형, 원 등 도형과 숫자가 적힌 큰 보드를 설치하고 어린이들에게 ‘트라이앵글’ ‘스퀘어’ ‘서클’이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있다.8명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세 가지 도형과 숫자를 구분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이 학교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토니 르완은 “105명의 학생을 장애증상이 아니라 나이, 성격, 학우들과의 어울림 등을 토대로 반을 나눈다.”고 말하고 “또 필요한 수업이 다를 때는 반을 바꾸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층 밑으로 내려가자 언어전문가인 던 매드슨 교사가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발음을 가르치는 교실이 나왔다. 어린이들은 노트북 컴퓨터처럼 생긴 ‘보이스 인 박스’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박스에 그려진 동물이나 식물을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단어가 소리로 나왔다. 미국의 시인이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전기작가인 칼 샌드버그의 이름을 딴 이 학교는 당초 1962년 일반 공립 초등학교로 설립됐다.70년대 들어 베이비붐 세대의 졸업으로 학생 수가 감소하는 바람에 잠시 문을 닫았다가 1978년 복합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학교는 일반 초등학교와 다름없는 시설을 유지하는 데 힘쓰는 한편 학생들이 독립성을 갖춰 사회로 나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해 왔다. 이같은 노력과 정성이 외부에 알려져 현재 이 학교는 워싱턴 인근에서 가장 평판이 좋은 특수학교가 됐다.105명의 학생 가운데는 외교관·교수·군인·세계은행 직원인 부모를 따라온 10명의 외국인 학생도 있으며, 한국 학생도 한 명이 있다. dawn@seoul.co.kr ■ 제임파라 교장 인터뷰|락빌(미 메릴랜드주) 이도운특파원|칼 샌드버그 러닝 센터의 제인 파라 교장은 “부모와 사회의 관심 속에서 공정하면서도 개인의 필요에 맞는 교육을 받는다면 장애인 학생들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운영 방침은. -최고의 교사진과 최고의 지도법을 찾는다. 그래야만 창의적이고 숙련된 교육이 가능하다. 교사들은 동료들이 훌륭하다고 느끼면 그에 걸맞은 직업의식을 공유하게 된다. ▶장애인에게 교육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들이 성장했을 때 어디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물론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사회 속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장애가 심한 어린이에게도 간단한 읽기와 셈은 반드시 가르치려 한다. 또 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키워주려 한다. ▶장애인 교육의 인권적 측면은 무엇인가. -장애인은 교육을 받을 동안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권의 보호를 받는다. 장애인의 인권이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막상 학교를 떠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 학교 밖 세상은 학교 안보다는 못할 것이다. 물론 미국 사회는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는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애인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스태프(교사와 교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신규 교사들이 학생들의 행동을 잘 다룰 수 있고, 학생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교육 외적인 잔무가 너무 많다. 파라 교장은 인터뷰를 마친 뒤 직접 학교 시설들을 안내해줬다. 그는 교실과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현재 어떤 수업을 받는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dawn@seoul.co.kr ■ 美 장애인 법과 제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장애인 관련 제도를 아우르는 법은 1990년에 제정된 장애인법(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ADA는 미국의 장애인들에게는 ‘권리장전’과도 같다. ADA의 주요 내용은 장애인이 고용이나 의사소통, 교통 수단 및 각종 시설 이용, 연방 및 지방정부의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장애인 개인의 시민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차별행위로 피해를 입을 경우에는 연방법원에 제소해 각종 시정명령, 금지명령 등을 받아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최근 우리 정부와 장애인 단체가 논의 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도 바로 이 법을 모델로 삼고 있다. 지난 1월에 개원된 미국의 제109회 의회에는 7월11일 현재 50건의 장애인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는 이라크 전쟁 등 각종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위한 법안도 다수 포함돼 있지만 교육과 의료 지원 개선 등 순수하게 장애인의 삶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도 적지 않다. 미 의회에서는 각종 법안을 제정·개정할 때 장애인 관련 사항이 필요한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50개의 장애인 관련 법안 가운데는 “기업들은 종업원들에게 ADA의 내용을 정확히 고지하라.”고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도 포함돼 있다. ADA에 기초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을 위한 신 자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2002년 보건부 산하에 장애인국(Office of Disability)을 신설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장애인 활동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 ▲장애인 청소년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 ▲고용확대 ▲지역사회와의 완벽한 조화 등이다. 이 정책에 따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7억 달러(3조 70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 교육을 지원하는 데 할애됐다. 또 1억 2000만 달러(1200억원)의 예산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 장치나 시설을 개발하는 데 배정됐다. dawn@seoul.co.kr ■ 美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 ‘신체장애인연대’를 가다 |폴스 처치(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 자리잡은 폴스 처치 시. 워싱턴에서 66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5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주택가 중심의 부도심 지역이다. 그 중심거리인 사우스 조지 메이슨 드라이브에 이 지역의 대표적 건물인 다섯 동의 고층 아파트가 나란히 서있다. 이 아파트 단지 안의 3705동 105와 106호에서 중증 장애인 7명이 이웃 주민들과 어울려 여느 미국인과 다름없는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자 장애인의 대표 도우미인 올란도 포울리스가 문 앞에서 맞아줬다. 이 집에는 메리카(Merica)라는 별칭이 붙어 있었다. 영어로 America(미국)는 Miracle(기적)과 발음이 거의 같다. 두 단어를 모두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다. 아파트로 들어서 보니 105호와 106호를 터서 모두 6개의 방과 4개의 화장실,2개의 거실과 주방 등 넓은 공간이 확보돼 있었다. 아파트 안에서 가장 먼저 기자와 인사한 사람은 전신마비 장애가 있는 션 워자스첵, 그 다음은 하반신 장애가 있는 캐시 파였다. 장애 정도가 좀더 심한 션은 눈빛으로, 정도가 조금 나은 캐시는 말로 “환영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캐시는 거실에서 데스크톱 컴퓨터로 네티즌들과 채팅을 하고 있었다. 캐시는 “왼쪽 손만을 이용해 자판을 쳐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상대편 친구들이 이해해 준다.”고 말했다. 캐시의 컴퓨터에는 웹카메라도 장착돼 이따금씩 화상 채팅도 즐긴다고 했다. 션은 두 손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휠체어에 연결된 ‘패스 파인더’ 컴퓨터를 머리로 작동하고 있었다. 왼쪽 관자놀이 부근에 설치된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의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션은 “하이 돈(기자의 영어 이름), 안녕하세요.”라고 컴퓨터 화면을 통해 인사했다. 문장과 함께 컴퓨터가 소리도 내보냈다. 기자가 “안녕하세요, 당신은 어떠세요.”라고 하자, 션은 다시 “대단히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속도는 느렸지만 의사소통은 분명했다. 반대편 거실로 건너가자 하반신이 불편한 라뤼 라이트가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라뤼는 장애 정도가 덜해 이따금씩 바깥으로 쇼핑을 나가기도 한다. 라뤼는 장애인이 외출을 원하면 미니 버스 등 교통수단을 제공해 주는 ‘메트로 액세스’라는 프로그램을 주 정부가 하루 24시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뤼가 원하면 버스나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다. 모든 버스에는 출입구에 휠체어 탑승용 리프트가 설치돼 있으며, 지하철은 어느 역이나 엘리베이터로 접근이 가능하다. 션과 캐시, 라뤼와 함께 지내는 빌과 브랜디, 디, 샤리타는 장애 정도가 심해 주로 침대에 누워 TV나 책을 보는 시간이 많다고 했다. 아파트는 숲으로 둘러싸여 창문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안정감을 줬다. 이 아파트의 북쪽 거실 문을 열면 아파트 수영장으로 연결된다. 라뤼와 캐시 등은 이따금씩 수영장쪽으로 나가 햇볕도 쏘이고 주민들과 대화도 나눈다고 했다. 주민들 가운데 장애인이 모여 산다고 해서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올란도는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도 “그 집뿐만 아니라 어느 가정이나 적어도 한가지씩의 문제는 안고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그들이 장애인이라고 지역사회로부터 소외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곳에 사는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면 출입문을 열고 기다려 주거나 먼저 인사를 건네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션 등이 거주하는 아파트 105호와 106호는 지난 2000년에 장애인의 부모들이 돈을 모아 구입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로 연령은 26세부터 40세까지이다. 고교 때까지는 특수학교 등에서 수업이 가능하지만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각자가 생활 공간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장애인은 졸업후 각자의 집에서 생활한다. 이 공간은 일부 부모들이 “장애인들도 다른 이웃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만든 것이다. 또 각자의 집에 살 경우에는 장애인 10명에 전문 도우미가 한사람 꼴이어서 전문적인 재활 등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는 것도 이곳을 만든 이유였다. 올란도의 경우는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으로 영국 등에서 전문적으로 장애인 도우미 교육을 받았다. 올란도와 함께 마리차 로페스 등 모두 10명의 도우미가 이곳에서 식사와 청소, 빨래, 목욕 등을 도와 준다. 올란도는 이곳이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참고할 만한 공간이라고 판단,‘신체장애인연대’라는 이름을 붙여 다른 장애인들과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매달 700달러씩을 생활비로 내지만 버지니아 주 정부로부터 지원도 받는다. 올란도의 월급은 주 정부에서 지급한다. 그대신 매달 주 장애인위원회에서 관계자가 방문하고,3개월마다 한번씩 주 의료국 담당자가 운영 상황을 평가한다. dawn@seoul.co.kr ■ 특별기고 “인권 향상돼야 진짜 선진국” / 조영황 국가인권위 위원장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 1948년 12월 10일 파리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문구는 5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자 희망으로 남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전쟁과 테러가 그치지 않고 빈곤과 차별의 상처가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상황에도, 인류는 역설적으로 반세기 전의 숭고한 사명을 떠올리며 평화와 공생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인권 개념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등장했다. 국가기관은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권적 측면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국민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의 인권이 고난의 투쟁을 상징했다면,21세기 우리사회의 인권은 생활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수많은 결정에서 알 수 있듯이, 바야흐로 인권문제는 경찰, 교도소, 군대 등 국가기관을 넘어 학교, 다수인보호시설, 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영역의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인권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혹자는 전직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나 한국정부가 가입한 수많은 국제인권규약, 그리고 소위 ‘인권선진국’에만 문호를 개방한다는 각종 포럼에 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거론하며, 한국을 인권선진국 대열에 슬며시 밀어 넣기도 한다. 물론 획일적 경제논리와 폭력적 안보논리가 횡행하던 군사정권 시절의 무자비한 인권탄압에 비하자면, 한국의 인권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되짚어 보면 한국을 인권선진국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58개국의 여성인권 상황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54위에 올려놓았고, 미국의 국제인권 NGO인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2004년 세계 각국의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 수준을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그룹(46개국)에서 빠져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으로 들어가 보면 한국의 현실은 더욱 열악하다. 장애인, 빈곤층, 성적 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문제 등은 선진국과 비교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신문이 인권선진국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공동기획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길’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기획은 사회보장제도가 탄탄하게 보장돼 있는 복지국가 대신 우리의 현실에서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8개국의 실태를 현장취재를 통해 집중분석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흔히 21세기는 ‘인권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것은 과거 국가의 경쟁력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미래의 경쟁력은 친인권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국가적 재난으로 등장한 저출산 사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없으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그대로 두고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분명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인류는 이미 50여년 전 그 길을 따라나섰고 우리는 이제야 인권 선진국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 [수도권플러스] 서울시 무료 장애인 해변캠프

    서울시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명파 해수욕장에서 장애인 무료 해변캠프를 운영한다. 신청 장애인 가족에게는 30인용 텐트 12개동과 800평 규모의 캠프장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장애인용 좌변기 화장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해변 이동로 등 장애인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터넷(www.komduri.or.kr)이나 전자우편(kyy5588@yahoo.co.kr), 전화(02-952-4025) 등으로 신청하면 된다. 문의 (02)3707-8354∼5.
  • [낮은소리] “장애인 눈높이로 세상보기 나섰죠”

    [낮은소리] “장애인 눈높이로 세상보기 나섰죠”

    ■ ’장애인 주권알리기 활동’ 김주영씨 “하고 싶었던 것은 나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스스로 나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그 날, 하필이면 늘 다녔다는 그 길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약속장소에서 직선거리 10m를 남긴 채 잠시 난감해하던 그는 전동휠체어를 이내 돌렸다. 인터뷰는 그렇게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시작됐다. 지체 1급 장애를 지닌 김주영(26)씨.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다. 휠체어가 아니면 외출은 꿈도 못 꾼다. 장애가 심한 그가 지난해 직접 주인공으로 나서고, 내레이션은 물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도맡으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외출 혹은 탈출’.11분 54초라는 짧은 러닝 타임에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다큐는 지난 5월 KBS 1TV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인 ‘열린채널’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를 탔다. 또 최근 각종 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덕분에 이제는 유명인. 동네 지하철역 직원에서부터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까지 그를 알아보고 “잘봤다.”며 말을 건넨다. 그럴 때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자기를 알아봐줘서가 아니라 “내가 만든 작품을 보고 장애인에게 한발 더 다가오는 비장애인들이 있다면 그것으로 대만족”이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 안에만 있으면 악순환만 계속되는 것 같아요. 장애인이 편하게 나다니기에는 너무도 열악한게 우리 현실이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시각을 바꾸면 안 나오려고 해도 결국 나서게 되더군요.”그가 다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여름. 비장애인과 함께 하는 미디어교육이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말 그대로 ‘무작정’ 갔다. 아니 작정은 하나 있었다. 어려서부터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 달랑 그거 하나였다. 김씨 역시 취직을 생각 안해본 것은 아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수술받아 몸을 추스린 뒤 전문학사를 따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다. 역시나 어느 곳에서도 답신은 오지 않았다. 보통의 장애인처럼 그에게도 ‘밖’이라는 단어는 ‘공포’나 ‘두려움’일 뿐이었다. 어려운 길일수록 이것저것 고민하면 안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아닌가. 그냥 무엇인가 해보자며 나섰다. 그 첫걸음이 그의 삶을 차츰 바꿨다. 말이야 쉽지, 처음에는 광명 집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간다한들 강의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카메라를 만져야 하는데 김씨에게 그나마 자유로운 손은 오직 오른손 한쪽뿐. 처음에는 카메라 만지기조차 무서워 멍하니 쳐다만 봤다. “그만 둘까도 했는데 이럴거면 왜 나왔나 싶은 오기가 생기더군요.”오기는 무서웠다. 촬영을 도와주는 다른 사람의 손길도 뿌리쳤다.“직접 해보고 싶다.”, 정말 그거 하나였다. 아예 6㎜ 비디오카메라를 휠체어에 달았다.“내 눈높이에서 세상을 그대로 담기로 했죠.”한시간짜리 테이프는 어느새 6개나 쌓여갔다. 물론 온전히 혼자의 힘은 아니었다. 저시력장애인 김언식씨와 비장애인 홍승아씨와 함께 작업했다. 처음에는 참 많이 다투기도 다퉜다.“돌이켜 보면 장애와 비장애를 뛰어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지요.” 김씨는 내친 김에 한발 더 나아갔다. 다큐 찍은 인연으로 지난 3월부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인턴으로 취직했다. 맡은 업무는 장애인 관련 방송 모니터링. 매주 20시간에 월급은 30만원, 기간은 6개월이다. 그래도 김씨는 즐겁다. 제 힘으로 번 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보처리사 자격증까지 땄다. 여기에다 이번 가을 두번째 장애인미디어교육 때는 ‘조교’로 나선다.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하지만 장애인의 하루가 마치 48시간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아직도 많아요.‘외출’이 ‘탈출’이 아니라,‘진정한 외출’이 될 때까지 영상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서글프게 웃긴’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김씨가 휠체어를 타고 가면 꼬마들이 엄마를 붙잡고 물어본다.“엄마, 저 누나는 왜 저래?”어머니는 뭐라 대답했을까.“엄마 말 안들어서 그래.”장애인의 진정한 외출을 위해 그가 카메라를 들고 찍고 또 찍어야 할 이유다. 광명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현실의 벽’ 깨는 장애인단체들 김씨는 사실 예외적인 경우다. 현실의 벽은 여전하다. 장애인 4명 가운데 3명은 한 달에 한 번 외출할까 말까다. 여기다 장애인들은 대부분 실업자다. 당장 생계문제가 급하다. 이런저런 문화행사가 있다지만 ‘그림의 떡’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김씨처럼 나 스스로의 힘으로 나 스스로를 표현해 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연극 영화 노래 등 장르도 다양하다. 고생해가며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한다. 그들도 표현욕구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제 장애인들도 “문화 즐기기”에서 “문화 만들기”로 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무대에서, 카메라 들고, 마이크 잡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스스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3회대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들이 출품됐다. 김씨처럼 장애인 작품이 퍼블릭액세스 채널을 통해 공중파를 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들이 서서히 문화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서는 서서히 미디어교육이나 영상워크숍 등을 꾸리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끼판은 연극에서 영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연극을 통해 인정받은 연출력과 연기력이 자산이다.2003년부터 연극팀 ‘춤추는 허리’를 결성해 활동하는 장애여성공감도 있다. 중증 장애인이 중심이되 비장애인과 함께 활동하는 극단 휠도 단발 공연에서 순회공연으로 슬금슬금 영역을 넓히고 있다. 노래도 인기다. 2003년 장애인노래패 ‘시선’을 앞세워 공연을 열었던 장애인문화공간은 올 가을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노래 공연을 다시 열 생각이다. ●우리 얘기는 우리 입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의 시선으로 자신들을 얘기한다는데 있다. 기존 문화나 매체들이 장애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문화 매체들이 나빠서라기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시선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왜곡된 모습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잡고 싶다는 욕구, 그것이 서서히 흘러나오고 있다. 최재호 장애인문화공간 대표는 “왜곡을 고치려면 직접 말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장애인 스스로 느껴서 만든 문화를 비장애인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혹, 먹고 사는 문제와 이동권마저 보장이 안된 상황에서 조금은 사치스러운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정영란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은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들처럼 문화에 대한 재능과 끼가 있다.”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것이 이제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직은 일부 장애인들의 얘기들일 뿐이다. 그래도 희망은 접지 않는다. 누군가 통로를 열어두면 다른 장애인들도 적극적으로 문화 활동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박성준 장애인문화센터 팀장은 “아직 바깥 세상과 단절된 장애인들이 더 많다.”면서 “이들을 열린 공간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문화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장애인 창작활동 애로점 장애인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산넘어 산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실제 공연 무대도 마련하기 어렵다. 장애인 입맛에 맞는 영상 기자재도 없다. 그 중 으뜸은 역시 재정 문제다. 최근 늘고 있는 장애인 주체 문화 창작 활동은 대부분 비영리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회비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단체는 사무실 유지 등 기본 운영비를 마련하는데도 헉헉 거리는게 현실이다. 그러니 의욕적인 출발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못한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때문에 이들 단체들은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이나 기금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서울시 장애복지계정이나 여성발전기금, 사회복지기금 등이 내건 이런저런 사업 공모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다. 이것도 거의 각개격파식이다. 각 개별 기관에서 따로 추진하는데다 정례화된 것도 아니고 단일화된 창구조차 없다. 노리고 있다가 재깍 신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기금이, 어떤 예산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다 보니 이름이 덜 알려진 소규모 단체들은 지원서 한장 내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박성준 장애인문화센터 팀장은 “예산이나 기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기를 바라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예산·기금 등을 다루는 곳과 장애인 문화창작단체 사이의 정보를 한꺼번에 공유할 수 있는 센터나 인터넷사이트 등 허브축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올해 정부 예산 가운데 장애인 복지재정은 7393억원. 지자체 소관으로 이전된 부분이 있어 지난해보다 9.5% 줄었다. 내역을 들여다 보면 창작 활동과 관련된 예산을 찾기 힘들다. 최근 정부는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공연 관람을 지원하는 ‘문화바우처’ 제도를 도입했지만, 걸음마 수준. 창작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까지는 범주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 문화예술진흥기금 가운데 장애인 문화예술 사업을 위해 약 6억원의 예산이 그나마 책정됐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 창작 활동으로 연결된 부분은 1억 7500만원(1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는 ‘창의 한국’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발표했다. 그 가운데 장애인 창작 공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센터 건립 등 관련 내용이 있어 기대를 모았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장애인 안심하고 외출하세요”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최근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앞 횡단보도에 시각장애인용 유도시설인 점자블록을 설치하고 7일 오전 안전횡단 시범행사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시각장애인은 물론 허가 관청인 경찰청과 보건복지부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금까지 일반 보도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왔으나 횡단보도에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들은 보호자의 도움이 없이도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으며 정해진 시간내에 횡단하지 못했을 때 차량이 밀리곤 했던 부작용도 한결 덜하게 됐다. 점자블록은 폭 30㎝, 요철턱 0.5㎝ 크기로 기존 횡단보도의 하얀색 줄 사이로 설치됐다. 서초구 이재홍 토목과장은 “관내 경찰서와 협의해 다른 곳에도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부천지역에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복지택시’가 운행된다. 6일 부천시에 따르면 장애인들에게 이동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교통약자의 이동 편익증진법’이 지난 1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을 위한 복지택시 8대를 다음달부터 운행키로 했다. 승합차를 개조한 복지택시는 장애인 등이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타거나 내릴 수 있도록 차량 뒷부분의 좌석을 떼어내고 리프트를 장착한 것으로 시는 8개 택시회사에 1대씩을 배정했다. 시는 차량가격 3100만원과 콜시스템 설치비 200만원을 전액 지원하고, 매월 차량유지비로 10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요금은 일반택시의 70%이며 콜시스템과 영수증발급기, 카드결제기 등을 갖추고 있다.부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이야기] 공중화장실

    [서울이야기] 공중화장실

    ●‘해우소’에서 편안한 화장실로 변모 예전 사람들은 바람이 잘 통하는 자연친화적인 ‘해우소(전통 화장실)’를 생리적 현상을 충족시키는 공간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가능한한 멀고 후미진 곳에 화장실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제는 도시화 등으로 인해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도 화장실을 가까운 거실 공간에 위치시켜서 세면장·샤워장과 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깨끗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깨끗한 가정의 화장실은 누구나 하루에 한번 이상 들어가 몸을 씻고, 사색하거나 휴식하고, 건강도 체크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백화점, 음식점, 위생업소 등도 시민들이 화장실을 깨끗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나아가 화장실에서 음악까지 들을 수 있도록 해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공원, 놀이터, 가로변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에도 예외없이 나타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공중화장실(public toilet)도 놀랍게 개선되고 있다. ●‘확 달라진’ 서울의 공중화장실 “서울 화장실, 확 달라졌다.”는 말은 서울 시민들은 물론 서울을 다시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화장실 문화가 크게 향상된 것은 2002년 월드컵이 계기였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제수준의 향상과 함께 화장실에 대한 시민의 의식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불결한 화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반응이 커진 반면, 깨끗한 화장실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있다. 현재 서울시 공중화장실은 고정식으로 502곳이 설치돼 있는데, 대부분 청소관리인에 의해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서울 화장실이 확 달라졌다는 말을 듣기까지에는 이들의 노력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우수화장실을 선정, 황동판 주물에 무궁화 표시를 해 구분하고 있다. 대상은 무궁화 5개, 금상은 4개, 은상은 3개, 동상은 2개로 표시해 이를 화장실 입구에 부착하고 있다. 2004년도 서울시 우수화장실 선정에서 대상을 차지한 서울역 화장실은 시설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이용객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결상태 등 관리 상태가 우수하다. 또한 어린이 전용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개방화장실(공공기관 및 개인 소유 빌딩에 설치돼 시민에게 개방하는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이 부족한 지역에 주로 마련됐는데, 월드컵대회기간 이후 서울지역에 총 1만 300곳이 개방되고 있다. 많은 개방화장실은 화장지나 비누 등 지원이 미미한 데도 건물주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개방되고 있다. 한강시민공원은 최근 이용 시민이 급증하고 있는 하천공원이다. 현재 한강둔치에 설치된 화장실은 146곳으로, 이 가운데 수세식이 72곳, 수거식이 74곳이다. 과거 이동·수거식 화장실은 여름철에는 온도가 약 40도에 달했으며 냄새 때문에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용변 후에 손을 씻을 수 없는 구조였으나,2005년 말까지 현대식 건물에 양변기를 갖춘 수세식 화장실로 전부 교체될 예정이다. 특히 차량형, 건물 고정형, 부상식형, 팔각정형으로 설치돼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외국의 공중화장실 변화 추세 싱가포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을 계기로 공중위생을 강화하기 위해 공중화장실에 호텔처럼 등급을 매기는 ‘행복한 화장실 건강한 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화장실협회 등에서 마련한 등급제도에 따라 구조와 분위기, 청결도, 어린이용 소변기 유무 등을 고려해 등급을 매기고 있다. 일본은 1985년경 일본화장실협회를 발족시키고, 공중화장실과 업소화장실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복지형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장애인과 고령자(노인)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도록 조례를 제정하였다. 또한 쿠라요시시(市)의 경우에는 화장실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화장실만을 순회하는 코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중국 대도시의 경우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공중화장실이 크게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대비하여 공중화장실을 대대적으로 현대화하고 있다. 앉으면 가슴 윗부분이 보이는 개방형의 좌변기와 소변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과거의 낙후된 모습에서 크게 탈피하고 있다. ●화장실 문화를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 공중화장실 문화를 향상시키는 데에는 시민들의 의식 개혁과 참여가 중요하다. 이러한 참여와 의식 개혁의 중심에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문화시민운동협의회’가 있다. 이들은 공중화장실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서울시와 화장실문화시민연대는 화장지 비치 운동, 화장실 119봉사대 운동 등 서울시내 공중화장실을 크게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화장실문화시민연대’에서 제안한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슬로건은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공중화장실에 부착되어 공중화장실이 시민에게 다가가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중화장실을 생활속의 소중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가능한 고급스러운 자재를 사용하고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설치 공중화장실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설치하는 것이 시민에게 다가가는 첫 걸음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눈에 잘 띄는 장소, 즉 지역의 중앙이나 가로변에 설치하고, 독특한 외관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시민들이 항상 편리하고 청결하게 이용하도록 한다. 또한 신축 화장실의 경우 가능한 고급스러운 시설로 설치한다. 화장실은 몇 년 사용하면 노후화되는 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많은 시민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급자재를 사용하여 시민에게 다가가도록 한다. 기존 공중화장실이 시설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지만, 가능한 한 유지관리를 철저히 하여 깨끗한 화장실로 유지한다. 이들 시설을 고급으로 건설할 경우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유지관리를 청결히 하여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데 불편해 하거나 불쾌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소관리인은 일상 점검표에 의해 점검을 실시하고, 바닥청소나 변기류 청소는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야 한다. ●소수 및 약자 배려하는 화장실 노인, 유아, 장애우를 위한 선진 복지형 화장실을 도입하여야 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우와 유아를 동반한 부녀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를 고려한 어린이용 변기나 소변기 설치가 필요하고, 유아침대를 남자화장실에도 설치하여야 한다. 공원이나 극장 등의 공중화장실 앞에서 여성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기다리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여성화장실 수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중화장실의 남녀 변기 수는 남자용이 여자용보다 1.8배 많다. 또한 화장실을 1회 사용하는 데 걸리는 평균시간은 여성이 2.5∼3분, 남성이 1.5분으로 분석됐다. 여성화장실은 여성의 생리현상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남자화장실 수에 비해 대략 4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04년 10월에 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7조(공중화장실의 설치기준)에는 ‘여성화장실의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의 합 이상이 되게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었다. 과거 30년 동안 설치기준을 규정해 온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의 남자용변기 8개(대변기 3개, 소변기 5개), 여성용은 대변기 5개라는 기준이 폐지된 것이다. 아직도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제도적으로나마 여성화장실을 여성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신설 공중화장실에 대해서만 유효하다. 기존 공중화장실은 여전히 여성화장실과 남성화장실의 비율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대책과 적극적인 예산 투자가 요청되고 있다. ●공중화장실의 에티켓 일반적으로 공중화장실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화장실 내 쓰레기통이 휴지로 넘쳐서 불결한 느낌을 준다. 둘째, 세면대 주위와 바닥에 물기가 많아 지저분한 인상을 준다. 셋째, 화장실 청소도구가 화장실 내에 지저분하게 놓여 있거나 화장실 1개 실에 넣어두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는 공중화장실에 휴지나 비누가 없는 점이 시민들이 지적하는 불편사항이었으나, 최근에는 이들 용품이 상시 구비되어 있어 이에 대한 지적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시민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지켜야 할 에티켓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화장실을 사용 전의 상태처럼 깨끗하게 사용한다. 둘째, 사용한 화장지는 휴지통이나 변기에 넣는다. 화장실이 불결하고 냄새가 나는 원인 중의 하나인 화장지를 뚜껑이 있는 휴지통이나 변기에 넣어 깨끗이 없앤다. 셋째, 화장실 내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왜냐하면, 비흡연자가 담배연기를 맡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넷째, 소변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볼일을 본다. 소변을 볼 경우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서 소변을 보면 바닥을 더럽히지도 않고, 냄새도 배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화장실 한줄 서기 운동에 동참한다. 화장실 밖에서 한 줄로 서서 기다리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공평하기 때문이다. 조용모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월드컵공원 무료 셔틀버스 사라진다

    연인원 4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서울 월드컵공원의 무료 셔틀버스가 없어진다.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는 2002년 5월 공원 개원 후 민간에게 위탁해 운영해온 월드컵공원 셔틀버스(25인승 3대)를 3년의 위탁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1일부터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애인용 휠체어 리프트까지 갖춘 이 셔틀버스는 그동안 매일 낮 시간에 20분 간격으로 월드컵공원 전시관과 하늘공원 입구를 왕복 운행해왔다. 공원 관계자는 “하늘공원 정상까지의 진입로를 셔틀버스와 도보 이용객이 공유하면서 사고 위험이 있어 왔다.”며 “장애인 이동은 장애인 차량 주차 허용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셔틀버스 운행에 한해 3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들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조치가 ‘수익자 비용 부담 원칙’을 강조하는 최근의 시정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 장애인콜택시 이용 가능

    다음달부터 지방에서 온 중증 장애인들도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장애인 콜택시 이용 대상을 ‘서울시 거주 1∼2급의 모든 중증 장애인’에서 ‘혼자 힘으로 이동이 불편한 1∼2급 지체장애인’으로 조정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혼자서 이동이 가능한 1∼2급 시각 및 신장 장애인들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으며 시각장애인연합회가 운영하는 ‘노원장애인심부름센터(02,936-6670)’의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시는 이들을 돕기 위해 장애인심부름센터의 차량을 40대에서 68대로 늘렸다. 대신 지방이나 외국인의 휠체어 중증 장애인들은 서울 시내에 한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 1월부터 휠체어 리프트가 달린 장애인콜택시 100대를 도입해 일반 택시요금의 40% 요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 콜택시 이용객이 늘어남에 따라 콜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민원이 많았다.”면서 “거동이 불편한 휠체어 장애인과 혼자서 이동이 가능한 시각 장애인들이 구분해 차량을 이용하면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끝없는 세상의 끝-그랜드 캐니언

    끝없는 세상의 끝-그랜드 캐니언

    ■ 캐니언 속속 들여다보記 함부로 혀를 놀리거나 펜으로 옮길 일이 결단코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맛본 밤의 열락(悅樂)이 모하비 사막의 모래바람에 씻겨나가고, 애리조나주 경계선을 넘자마자 몰아치기 시작한 비바람과 진눈깨비에 진저리가 쳐질 즈음, 겨울 그랜드 캐니언의 유일한 관문인 사우스 림(south rim)의 마테르 포인트에 올라섰다. 수백명이 함께 설 수 있는 너럭바위로 내달렸다. 휘 둘러보니 숨이 턱 막혀온다. 혀가 굳는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세상의 끝에 펼쳐진 색의 향연 서쪽으로 긴 걸음을 옮기던 태양이 맞은 편 노스 림(north rim)에서 밀려오는 먹구름과 숨바꼭질하는 틈틈이 캐니언의 벽을 캔버스 삼아 자신의 그림자를 드리워 황갈색, 적갈색, 암갈색 빛의 현란한 잔치를 펼친다. 캔버스는 가을 단풍보다 더 요란한 정열로 타오른다. 색의 축제를 더욱 아연하게 만드는 것은 협곡과 단구의 오케스트라. 이곳 장관에 반해 자동차로 1시간여 거리인 플래그스태프시로 집을 옮겨 40년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찾는다는 탐험가 겸 여행작가인 스튜어트 에이치슨이 그랜드 캐니언의 장관을 ‘시간을 향해 열린 창(window of time)’이라고 노래한 것은 전적으로 옳았다. 노스 림의 카바이브 평원이 일직선으로 그려진다. 평원아래 끝모를 절벽이 쩍 벌린 아가리 속으로 내리꽂고 있다. 건너편이 2∼3㎞ 떨어진 거리라는데 믿기지 않는다. 하기야 가장 큰 대척거리가 29㎞나 된다고 하고, 이대로 서쪽으로 내달려 무려 410㎞ 이어져 미드 호수까지 이른다니 도대체 이 캐니언의 엄청난 파노라마를 일생 동안 제대로 음미할 수나 있을까. 순간 세상의 끝자락에 선 느낌이 든다. 그래 맞아. 림(rim) 자체가 테두리란 뜻이지. 마테르 포인트는 사우스 림의 서쪽 끝 허밋 레스트에서 시작된 림 트레일의 끝자락이다. 두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 산뜻하게 포장돼 있다. 그 길을 좇아 서쪽으로 달리니 캐니언의 모습이 조금씩 바뀐다. 마테르 포인트에서 1.2㎞ 거리에 그 유명한 야바파이 포인트가 있다. 또 다르다. 손과 발을 내저어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빠른 걸음을 내디디니 자연은 전혀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누워있는 산’이란 뜻을 지닌 카이바브 포레스트의 북쪽에서 뻗어나온 노스 림의 3대 장관 중 브라이트 에인절 포인트와 케이프 로열의 위용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브라이트 에인절에 이르는 노스 카이바브 트레일이 흐릿한 실선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이었다. 사위가 너무 어둡다. 관광객 모두 장탄식을 늘어놓으며 카메라를 힘없이 내려놓는다. ●범접(犯接)할 수 없는 대자연의 속살 다음날 아침, 간밤의 숱한 기원과 염원에도 여전히 하늘은 시커멓다. 묵던 호텔에선 정전(흔한 일이라고 했다.)으로 식사가 불가능해 도너츠와 요구르트를 챙겨 들고 다시 핸들을 붙잡았다. 이번에는 마테르 포인트 앞에서 우회전, 데저트뷰 드라이브로 내달렸다. 바닐라향이 난다는 판데로사 소나무 숲이 왕복 2차로 가에서 우리를 맞는다. 숲과 관목 아래 눈이 이만큼씩 쌓여있고 진눈깨비가 흩날리는데도 길은 멀쩡하다. 데저트뷰 포인트에 다다르자 자동차 문을 열 수가 없다. 강풍 탓이다.20분 기다렸다 동쪽 하늘을 보자 맑은 빛이 드러난다. 이때다 싶어 또 뛴다. 호피족이 지었다는 워치타워를 왼편으로 흘리며 전망대에 다가서자 거짓말처럼 먹구름이 사라진다. 마법사가 ‘훅∼’하고 입을 모아 분 것처럼. 멀리 케이프 로열과 데저트 사이로 굽이치는 콜로라도강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처럼 콜로라도강이 분명히 잡히는 곳이 없단다. 카메라 셔터를 몇번 누르자 곧 시커먼 구름이 몰려온다. 계속 서진(西進)하며 포인트마다 들렀다가 틀렸다 싶으면 다시 포인트를 옮기는 일이 되풀이됐다. 캐니언은 그때마다 속살을 감추려는 아낙네마냥 구름 속에 숨는다. 다시 선 야바파이 포인트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강풍이 불더니 그때서야 계곡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수많은 단구는 포인트 주변에 쌓인 눈이 무색할 만큼 푸른 빛이다. 단구 위 하얀 실선, 트레일들이 거기에 미친 사람의 발길을 웅변하고 있다. 내려가보고 싶지만 야키 포인트 아래 카이바브 트레일 입구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길은 온통 눈얼음이 덮여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자칫하면 절벽 아래 시간너머 영원으로 추락할 것 같다. ●대협곡, 위대한 미지(未知) 다른 일정 탓에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과학적 탐사의 첫걸음을 내디뎠던 존 웨슬리 파웰 소령은 그랜드 캐니언을 “위대한 미지”라며 “한눈에 이곳을 보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단언했다. 지질학자 클래런스 더튼은 “하루나 일주일, 혹은 한달안에 이곳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에서 경비행기를 탄 채 이 장관을 굽어보고 자동차로 몇개 포인트 들러 그랜드 캐니언을 보았다고 장담할 일이 아니다. 당장 우리에게 접근이 허용된 양대 림 지역은 캐니언의 20분의1도 되지 않는다. 도대체 뭘 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남은 건 후회요, 전날 오후부터 하나라도 더 보겠다고 미친 듯 발을 동동 구른 자신이 우습게까지 여겨진다. 우리는 무얼 볼 수 있을까. 제대로 된 눈이 있기라도 한 것일까. 그랜드 캐니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그랜드 캐니언은 나이:23억세(지구 연령의 절반)*어떻게 만들어졌나*:2억5000만년 전 바다 지층이 융기되면서 협곡이 형성됐고 600만년 전부터 콜로라도강에 의해 침식 진행 길이:446㎞(경부선 철도 444.3㎞) 면적:4291㎢ 깊이:평균 1609m 대척점:최대 29㎞ 날씨:한겨울 영하 9도,한여름 40도 지질 박물관:17억년된 바닷물 침전 암괴로부터 2억 5000만년 전 형성된 맨 윗부분 지층에 이르기까지 망라 첫 탐사:1869년 존 웨슬리 파웰 소령이 보트 4대로 콜로라도강을 따라 여행,72일만에 미드호수 근처에 이르렀음 국립공원:1908년 천연기념물 보호지역으로 설정됐다가 1919년 지정 ■ 이렇게 즐겨요 그랜드 캐니언은 해발 2000m가 넘는 지역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도로가 평탄하고 곧다. 한겨울에도 웬만한 눈에는 빙판이 되지 않는다. 자동차나 셔틀 버스로 포인트에 들러 한번 쓱 둘러보고 다른 포인트로 옮기기 매우 편리하다. 그러나 여행의 참맛은 역시 몸을 움직여 땀을 흘려 걷는 데 있다. 그랜드 캐니언에서 몸을 움직여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트레일 하이킹 여섯 군데의 트레일을 발로 토담토담 걸어보자. 가장 쉬운 트레일은 역시 림 트레일. 자전거를 이용할 수도 있고 휠체어로 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이 평탄하다. 여름 한낮에는 이 지역도 40도 가까이 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체력을 감안, 돌아올 길을 미리 그려보고 출발해야 하며 일사병 등에 주의해야 한다.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왕복 19.6㎞)은 하루종일 걸어야 하지만 트레킹족이 가장 즐겨찾는 명소다. 해뜨기 전 출발해도 해지기 전에 돌아오려면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충분한 물을 채우고 비상식량을 준비해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야키 포인트에서 내려가는 사우스 카이바브 트레일은 왕복 2.4㎞의 우아 포인트와 4.8㎞ 걸어야 하는 시더 리지 트레일이 권할 만하다. 트레일 입구에 주의사항을 적은 게시판을 반드시 읽고, 주변의 정보센터에 들러 전문가에게 체력 측정이나 짐 점검 등 충분한 교육을 받고 트레일에 들어서는 것이 좋다. 한여름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하이킹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한해 250명 이상이 꼭 조난 당한다는 사실을 주지하자. ●인디언 레저베이션 그랜드 캐니언 주위에는 모두 3개의 레저베이션이 있다. 미드 호수 아래쪽의 후알라파이, 사우스림 바로 아래 하바수파이, 데저트뷰 포인트 서쪽의 나바호 등이다. 이들 지역에 들어가는 길은 대부분 비포장이어서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에는 접근하기 힘들다. 사우스 림안에도 원래 이 땅의 주인이었던 원주민의 흔적이 있다. 데저트뷰 포인트에 닿기 10분 전에 투사얀 폐허 박물관이 있는데 12세기 동안 이 지역을 호령했던 고대 푸에블로족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에 쫓긴다면 경비행기나 헬기를 이용한 투어를 권할 만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경비행기를 이용해 그랜드 캐니언 일대를 내려다본 뒤 공원 입구의 공항에 내려 점심을 든 후 전망 포인트에 들러 장관을 관람하고 그날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로 돌아오는 프로그램(세금 포함 240달러)이 인기있다. 호텔 1박을 포함해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세금 포함 315달러)도 있다. 연간 50만명 송객 실적을 갖고 있는 시닉항공은 서울(02-3444-0900)지사를 두고 있다. 비행기 안에선 16개국 언어로 개인이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 헤드폰을 통해 설명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콜로라도강의 급류를 만끽할 수 있는 래프팅 프로그램도 호텔 데스크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또 노새 등에 올라타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을 내려가는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랜드 캐니언 빌리지에 있는 엘 토바르 호텔 근처에서 출발한다. ■ 이렇게 가세요 그랜드 캐니언만을 생각해 여행계획을 짤 수는 없는 노릇. 비행기 삯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 서부지역의 친지 방문 길에, 연수나 출장 길에, 혹은 라스베이거스 세계가전쇼(CES) 관람의 짬을 내 그랜드 캐니언을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 미국은 예약문화가 철저하기 때문에 미리 여행 일정과 예산을 빈틈없이 짜야만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새너제이 지역을 출발, 라스베이거스에서 1박한 뒤 다음날 늦은 오후 사우스 림에 도착하는 일정은 도중에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와 광활한 지평선, 네바다 모하비 사막, 눈보라가 흩날리는 애리조나주를 달리는 맛이 남다르다. 비좁은 한반도에서 느낄 수 없는 짜릿한 멋이 있어 권할 만하다. 승용차로 첫날 10시간, 둘째날 7시간 운전했다. 편도만 1280㎞를 달려야 했지만 미국 기름값이 싼 편이어서 하루 평균 20∼25달러밖에 들지 않았다. 대도시가 훨씬 싸다는 점을 기억하자. 또 열쇠를 뺀 상태에서 차 문이 잠길 경우에 대비, 반드시 열쇠를 두 개 이상 가져가야 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으나 다른 도시에 견줘 값이 엄청 비싼 편이다. 모하비 사막을 지날 때 돌풍이 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다음, 암트랙을 이용해 플래그스태프까지 온 뒤 나바 호피 투어스(왕복 40달러,1-800-892-8687)나 사우스림 트래블(왕복 35달러,1-888-291-9116)을 갈아타면 사우스림에 이를 수 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이용해 플래그스태프까지 올 수도 있다. 사우스림의 그랜드 캐니언 빌리지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각 전망 포인트를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동절기 승용차 출입이 통제되는 웨스트림은 반드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일출, 일몰 시간대나 데저트뷰 드라이브를 순회하는 버스 투어도 있다.12∼28달러. 호텔 데스크에서 예약하면 된다. 라스베이거스나 그랜드 캐니언 모두 하루 90달러 안팎에 묵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경우 10∼20달러 할인받을 수 있고 미국 호텔들은 신용카드를 조회한 뒤 열쇠를 건넨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랜드 캐니언 빌리지안에 있는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더 가이드’라는 정보지를 얻으면 호텔과 식사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또 엠펙 호텔 예약센터(303-29-72757,w ww.amfac.com)에선 캐니언안 모든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 아침은 호텔에서 해결하고 점심은 햄버거, 저녁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판다 익스프레스(중국 음식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뷔페 체인점) 등을 이용하면 하루 25∼30달러면 충분하다. 사우스림 입장권은 한번 끊으면 일주일 동안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자동차는 대당 20달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은 개인당 10달러, 그외 한번 끊으면 1년동안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을 무상 출입할 수 있는 50달러 입장권 등이 있다.
  • [좋은도시 만들기] (6)유럽북부 국가들의 도시개발

    [좋은도시 만들기] (6)유럽북부 국가들의 도시개발

    북유럽 도시 설계를 일관하는 개념은 한마디로 규칙이다. 간판의 경우에도 철저히 지킨다. 우선 2층 이상에 간판을 다는 건 안 된다. 간판의 색채는 배경이 되는 건물의 색을 고려한다. 간판의 크기와 글씨에도 엄격한 기준이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중심부의 한 빌딩 옥상에 최근 간판이 허용됐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첫 간판 광고를 냈다고 해서 화제가 될 정도다. 그외 중심부 일부 빌딩의 옥상에는 광고설치가 금지되어 있다. 광고가 인간보다 앞장서질 않고, 물건을 사가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건물의 간판 크기·색채 엄격 규제 북유럽 도시계획의 첫번째 원칙은 무엇보다 환경친화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환경친화’라는 말이 유행한다. 나무 많이 심고, 심지어 지하주차장 만들고 그 위에 잔디 심는 것이 환경친화로 통한다. 북유럽 도시에서 환경친화는 ‘덜 쓰고 살자.’는 뜻이 강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을 재생하여 사용하려는 노력, 이들은 그것이 지구에 부담을 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뿐인 지구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것이 친환경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긴다. 도시도 그런 생각으로 만든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생태마을 에콜로니아에는 주거 단지 곳곳에 빗물을 수집하는 우수 저류조가 있다. 음식쓰레기를 모아 퇴비를 만드는 장치가 있으며 물가 곳곳에 심은 갈대(갈대는 물을 잘 정화해 준다) 등이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최근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변기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1970,1980년대만 해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재래식 화장실이 등장한다. 원래 있던 대로 살고, 덜 소비하고 살자는 것이다. 북유럽 도시 설계의 두번째 원칙은 ‘인간중심’이다. 자동차보다 인간이 우선되는 도시, 인간끼리 오순도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노력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유럽도시들의 자동차 배척 움직임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4차선의 차도가 2차선으로 줄어든 데 이어 요즘에는 이런 2개 차선이 보도나 자전거도로로 바뀐다. 차도의 턱은 휠체어 이용자와 노약자를 고려하여 크게 낮춘다. 차량과 보행자를 철저히 분리하던 이른바 보차분리(步車分離)의 원칙은 어느덧 보차혼용(步車混用)으로 바뀌고 있다. ●주거단지 곳곳 빗물 저류조 설치 사람은 보도로, 차량은 차도로 통행하도록 한 것이 종전의 도시설계 기법이었다. 언뜻 보면 안전해 보이지만, 차량 운전자는 차도에 사람이 들어올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운전하기 때문에 사고가 오히려 크게 난다. 차와 사람이 도로에서 함께 통행하면 차량속도는 자연히 줄어들고, 운전자는 사람에 신경을 쓰며 운전한다. 사고가 나더라도 가벼운 사고로 그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자전거는 이미 자동차이상의 역할을 한다. 자전거의 교통수송 분담률이 30%(서울의 지하철 수송 분담률 정도)를 넘는 암스테르담은 물론 추운 스톡홀름에서도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도록 정부가 도시 설계를 한다. 얼음이 언 도로로 지나다니는 자전거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에 대해 스톡홀름 시청의 부동산·교통국의 공보담당 마리나 호그란트는 이렇게 말했다.“자전거는 공해가 없다. 그만큼 시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보행자 사고위험도 차량에 비해 훨씬 낮다. 스톡홀름 기후는 자전거타기에 썩 좋지는 않지만, 우리는 5년전부터 자전거이용 계획을 다시 세우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독특한 개성·다양성 갖춘 주택 이런 원칙 속에서도 북유럽 도시들은 또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한다. 스톡홀름 근교의 ‘하머스비 조스타드’주거단지는 당초 2004년 올림픽선수촌 지정을 염두에 두고 계획되었으나 불발로 끝났다. 그 작은 타운에 가면 북유럽의 기후에서 보기 힘든, 전면유리창으로 구성된 아파트 입면이 눈에 들어온다.4∼5층 높이에 1동은 모두 10∼15호 정도로 이루어진 각 공동주택은 그 어느 것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다. 따라서 1동,2동하는 구분이 필요없다. 사람들은 건물 외관을 보고서 자기 집을 찾아간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이스턴 도크랜드’에 위치한 공동주택은 독특한 개성과 다양한 공용공간으로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인근 주거는 주민들의 근린의식을 높이기 위해 동그란 마당을 갖춘 중정(中庭)형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출입구는 중정을 향하게 설계되었다. 따라서 주민들은 하루 한 번 이상 이 중정을 오가며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를 쌓는다. 암스테르담·코펜하겐·스톡홀름=김세용 건국대교수 ■공동체의식 키우는 ‘코하우징’ 코하우징(co-housing)은 조합주택이나 협동주택이다.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동호인주택과 비슷하지만 10여명이 공동으로 부지 물색과 건축까지 하는 소규모부터 대단위 단지 조성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8㎞ 떨어진 조합주택인 시벨리우스파켄 마을에는 현재 230가구가 거주하며 앞으로 107가구분의 주택을 더 지을 예정이다. 조합주택을 설계 건축하고 관리하는 댑(DAB)사의 마이클 프리시-젠센 이사는 공동 주택 배치의 특징을 개방성으로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외부에는 요새처럼 보이지만 베란다가 안으로 향해 있어 단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쉽게 볼 수 있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관리인이 입는 유니폼을 주택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것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 그는 “이런 단지배치로 다른 지역보다 범죄율이 60%나 줄었다.”면서 “혼자 사는 가구에서 소리를 칠 경우 누구나 달려와 도와줄 수 있도록 단지를 설계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토바이나 차를 단지 안으로 몰고 올 수 없으며 단지 밖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 들어오게 되어 있다. 공동식당은 없지만 주민이 함께 즐기는 카페가 있으며 각자 동전을 넣고 빨래할 수 있는 공동세탁소가 있다. 젠센 이사는 “나도 전에는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원 관리가 쉽지 않아 이곳 코하우징으로 이사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근로자나 서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7세이상의 노인이 12%, 여성 가구주가 20%에 달한다. 댑사는 비영리기업으로 덴마크 전국에 6만5000가구의 주택을 관리한다. 코펜하겐 이상일 특파원bruce@seoul.co.kr ■암스테르담市 ‘집창촌 시각’ 프리섹스와 마약 합법화 국가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 집창촌은 수도 암스테르담의 시청 바로 앞길에 죽 이어져 있다. 한국은 매매춘을 법적으로 금지하며 뉴타운이라는 재개발사업을 통해 집창촌을 모두 없애고 아파트를 지으려 한다. 암스테르담의 도시계획 전문가는 집창촌을 어떻게 생각할까.‘눈엣가시’같지는 않을까. 거리의 여성이 서 있는 건물 2,3층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불평하지 않느냐고 먼저 물어보았다. 암스테르담시 도시계획부의 알라드 조엘 공보관은 “집창촌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데다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집창촌을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엘 공보관은 “관광객이 몰리면 커피숍 등 주민 소득에 도움이 된다.”며 “싫은 주민은 이사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집창촌이 현재 지역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도시계획 디자이너 마드는 “암스테르담시 남쪽에 또다른 작은 집창촌이 있지만 주민들은 집창촌보다 이 지역 주변에 마약 사용자들이 느는 것에 대해 불만”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집창촌을 관광지도에 아예 ‘홍등가(Red Light District)’로 공식 표기하고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배포한 팸플릿에는 전직 성매매 여성이 밤 8시에 나와 관광 가이드를 하는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다. 거기에는 “가이드에게 온갖 질문을 할 수 있으며 투어는 안전하다.”고 적혀 있다. 도시 계획 정책을 세우면서 도시의 치부를 다루는 네덜란드의 방식은 한국인에게는 독특했다. 암스테르담 이상일 특파원 bruce@seoul.co.kr ■특별취재팀 ●북유럽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김세용 건국대 교수 ●서유럽팀 이동구 기자, 이정형 중앙대 교수 ●미 국 팀 장세훈 기자,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
  • [교육 in]우수시설 학교 가봤더니

    [교육 in]우수시설 학교 가봤더니

    학교가 변하고 있다. 학교 하면 떠오르는 사각틀의 건물과 덩그런 운동장, 방과 후에는 굳게 닫힌 교문…. 이제 학교는 이런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고 있다. 담장도 허물고 있다. 종합 문화·학습 공간으로 탈바꿈해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3일 학교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는 ‘2004 우수시설학교’ 14개교를 선정, 발표했다. 설계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등촌고등학교와 시공부문 우수상을 받은 광진초등학교를 찾았다. ■ 설계부문 최우수 서울 등촌고 학생들에겐 양질의 교육 공간으로, 지역주민에겐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강서구 등촌동 등촌고등학교(www.dch.hs.kr)는 미래형 학교 모델의 전형을 보여준다. 학교가 변하면 사람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면 세상이 변하듯이, 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바람직한 하드웨어를 갖춘 학교가 바로 등촌고다. 등촌3동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담장을 없애 마을과 학교의 경계가 없도록 한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학교 동쪽에 주출입구가 있지만 동·서·남·북이 모두 열린 ‘개방형’으로 학생들은 사방으로 드나들 수 있다. ●담장 없는 사방이 ‘열린공간’ 학교에 들어서면 파스텔톤 건물 세 채가 한 눈에 들어온다.4300여평 대지 위에 남쪽으로 창을 낸 4층 건물과 북쪽 5층 건물, 동쪽 2층 체육관이 있고 이 가운데 운동장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들은 미래형 학교를 위해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행정관리동으로 사용되고 있는 남쪽 4층 건물은 학교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공간과 교실 외 교육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쪽 5층 건물은 일반 교실로만 사용한다. 올해 처음 개교해 1학년 학생 500여명만 교실을 사용하고 있다. 교실의 반 이상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남쪽과 북쪽 건물은 연결 복도로 이어져 있으며 남쪽 건물은 동쪽 체육관과 연결돼 있다. 행정관리동에는 교장실과 행정실, 교사 연구실, 도서실, 어학실, 세미나실 등이 있다. 교사 연구실은 교과목별로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구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사 연구실은 9곳으로 교수·학습 준비실 및 연구공간으로 꾸며졌다. 연구실마다 수업에 필요한 학습 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 2평 규모의 학습준비 공간도 있다. ●수업방해 않게 교실과 행정동 따로 약 2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100평 규모의 2층 정보도서관은 자율 학습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터넷 검색대를 확충해 인터넷 카페를 만들 예정이다.40여대의 컴퓨터를 갖춘 3층 어학실은 디지털 어학학습기를 설치해 효과적인 어학실습을 할 수 있다. 영어 과목의 ‘말하기·듣기’는 이곳에서 수업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말하는 것을 직접 녹음할 수 있고 다른 친구들이 녹음해둔 내용도 들을 수 있다. 또한 교사가 자율학습 프로그램 네 가지를 웹에 띄워두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콘텐츠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공부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웹상에서 체크할 수 있다. ●건물 사이에 생태공원 만들어 행정과 학습 공간을 구분해 둔 이유는 학교를 주민들에게 개방하기 위해서다. 등촌고는 250여평 규모의 체육관과 도서관, 어학실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등촌동 배드민턴 동호회원 40여명은 일주일에 3차례 학교 체육관을 찾는다. 농구 동호회원 20명도 토·일요일에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즐긴다. 체육관 2층을 나서면 바로 학교 정보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운동을 마친 주민들은 책을 빌려가거나 앞으로 만들어질 인터넷 카페에서 필요한 업무를 볼 수 있다. 등촌고는 주민들에게 배움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7월 2주 동안 지역 주민들 3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 컴퓨터실에서 무료 컴퓨터 기초 강좌를 열었다.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신청자를 받았는데 무척 반응이 좋았다. 내년부터는 무료 컴퓨터 강좌뿐만 아니라 영어 강좌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체육관과 학교 식당도 각종 이벤트 장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 체육관에서 결혼식은 물론 동호회의 발표회·총회, 소그룹 세미나를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종합 생활·문화 공간의 역할을 할 행정동은 학습공간과 분리돼 있어 수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체육관·식당등 주민 이벤트장으로 또 학교 곳곳에 생태공원을 조성해 학생과 마을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행정동과 일반 교실 사이에 자리한 70여평 규모의 생태공원에는 연못과 산책 코스가 있다. 연못에는 비단잉어, 우렁이, 부레옥잠 등 수생생물 10여종이 살고 있어 생물시간의 실습장으로도 활용된다. 또 옥상 공원에는 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할미꽃, 섬백리향, 미역취, 돌마타리, 구절초, 벌개미취 등 2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휴식공간과 자연학습장의 두 가지 역할을 함께하고 했다. 등촌고 고필곤 교장은 “미래의 학교는 지역사회에 봉사해야한다.”면서 “학교에 대한 개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학교 건축 양식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시공부문 우수 서울 광진초 “잘 지은 학교 하나 열 문화센터 안 부럽다.” 광진구 구의2동 광진초등학교(www.gwangjin.es.kr)는 학교가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선도자(cultural leader)’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광진초등학교는 2400여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3500여평 규모로 현대식 문화센터를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부채꼴 모양의 이 학교는 부채꼴의 호 부분이 남쪽으로 향해 있어 자연채광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체 건물에 햇빛이 훤하게 들고 광진초등학교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열린 교실’이라는 점이다. 교실별 이동수업을 쉽게 할 수 있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실 30여개를 복도와 구분 없이 설계했다. 학생들은 일반 학교보다 1.5배 넓은 교실에서 활동하는 셈이다. 초등학생들은 신체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이인 만큼 넓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지난해 9월 광진초등학교가 개교하면서 구의초등학교에서 전학 온 6학년 박근주양은 “교실 바닥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오목도 두고 공기놀이도 할 수 있어 좋다.”면서 “전에 다니던 학교보다 공간이 넓어 마음도 넓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현재는 수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교실에 간이 칸막이를 설치했지만 교실의 구조 자체는 열려 있어 깔끔하고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모든 교실 복도공간 없애 널찍 광진초등학교는 학습공간뿐만 아니라 놀이공간의 역할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초등학교라는 특성을 감안, 70여평 규모의 놀이공간을 두 곳에 꾸몄다. 바닥엔 우레탄을 깔아 어린이들이 넘어지고 부딪히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했다. 학교 곳곳에 600여 그루의 나무와 40여종의 야생화를 심어 도시에서만 자란 어린이들이 나무와 꽃과 함께 놀면서 자연스럽게 자연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 동의초등학교에서 전학 온 5학년 이동주 군은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학교에 남아 신나게 축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깔끔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부상위험 없는 놀이방 2곳 설치 또 광진초등학교는 장애인을 위해 학교의 모든 공간을 세심하게 설계했다.5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으며, 학교의 모든 공간에는 문턱이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모든 화장실에도 장애인용 좌변기가 설치돼 있다. 이런 장애인을 위한 배려로 장애인이 정상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주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광진초등학교에는 열린 교실 외에 체육관, 시청각실, 도서실, 과학실, 실과실, 음악실, 미술실, 영재교육실, 체력단련실, 생활예절실, 학년자료실, 수준별 학습실 등 32개 특별 공간이 있다. 이런 다목적 특별활동실은 학생들에게는 학습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에게는 복합 생활 문화 공간으로 활용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방과 후에 문화공간으로 제공되는 학교 시설을 100% 이용하는 것이다. 이 지역 배드민턴 동호회원 100여명은 매일 아침·저녁 이 학교 체육관을 찾는다. 인근 아차산에서 운동을 해왔던 동호회원들은 비오는 날에도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다. 또 이 학교는 마치 백화점의 문화센터처럼 11개 과목 특강을 개설해 220여명의 학부모와 지역주민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각·음악실등 주민들에 개방 전문강사가 가르치는 요가, 댄스 스포츠, 뜨개질, 분재, 부부댄스 스포츠, 유리구슬 공예 등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1년에 두 차례 가정통신문을 배포, 학부모를 중심으로 취미 교실 희망자를 선착순으로 선발한다. 쾌적한 교육 환경에서 한 달에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 강사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와 가까워져서 학교 교육에도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시청각실, 체육관, 운동장, 다목적 교실은 늘 주민들에게 열어둔다. 유치원, 학원, 교회 등의 학예 발표회와 체육행사에도 빌려준다. 주차 공간도 제공한다. 한달에 2만원 가량의 주차료를 내고 동사무소에서 주차증을 받아 이 학교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주민 40여명이 학교 주차장을 쓴다. 윤석구 교장은 “학교가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행정 지원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보건소 탐방] 성남 중원구-원스톱 서비스

    [보건소 탐방] 성남 중원구-원스톱 서비스

    경기 분당 신시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성남시 중원구. 보건소만은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비록 지은 지 오래돼 시설은 낡았지만 깨끗이 쓸고 닦아 광이 나고, 답답하기 그지없는 실내구조를 과감히 바꿔 경제적인 보건소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변화는 3년여 전 새로 부임한 구성수(42·여) 소장의 노력 덕분. 복도를 진료실로 바꾸고 간호사실을 없애 부족한 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효율성이 돋보인다. ●간호사실 등 없애고 치료시설 확충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1층에 마련된 ‘건강증진센터’. 각종 진료실과 약국, 결핵실, 간호사실 등을 모두 통합해 없앨 것은 없애고 일부 시설은 아예 복도로 끌고 나왔다. 그래서 이 보건소 1층에는 복도가 없다. 먼저 별도의 사무실이던 진료실과 접수실이 보건소 출입구 복도로 나오면서 사무실 칸막이가 모두 사라졌다. 보건소를 방문한 환자들은 접수실이나 민원실을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지 않아도 입구에 마련된 진료테이블에서 곧바로 접수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간호사와 의사들은 환자의 증세에 따라 진료테이블을 함께 쓰고 있는 운동처방사나 영양사 등에 연결시키고 적절한 치료에 들어간다. 재활실과 물리치료실도 별도의 칸막이 없이 통합, 개방됐다. 진료테이블 옆에 시설이 모두 설치돼 재활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많은 중풍이나 하반신 마비, 당뇨 등 증상이 발견되면 별도의 이동없이 1층에서 간호사와 운동처방사 등에 이끌려 곧바로 옆에서 치료한다.1층의 간호사실은 건강증진실로 개조됐다. 운동부하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졌다.1층의 결핵실은 2층으로 옮겼다. 한방진료도 입구에 있는 진료테이블에서 한·양방 구별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중원구 보건소는 1층 사용 면적이 극대화, 마치 초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옮겨놓은 듯하다. ●관절염환자 돕는 ‘타이치교실’ 눈길 재활실은 중풍운동교실, 관절염운동교실, 수중재활교실, 타이치교실, 요통교실 등으로 나뉘어 환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타이치교실은 호주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개발한 것으로, 태극권 스타일 총 31가지 동작을 습득시켜 관절염환자들을 도우며 이 보건소의 자랑이다. 방문재활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보건센터 물리치료사가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전기·운동치료 등을 실시한다. 지난 10월 말 현재 439명이 혜택을 받았다. 재활용구 대여 및 이용지도사업도 펼친다. 휠체어, 워커 등 34종을 구비해 연중 무료 대여한다. 복지서비스를 연계해 가사도우미, 이동 목욕활동도 벌인다. 올해만도 1317건에 이르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실시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역사회 연계사업도 다양하다. 관내 대학과 유관기관을 연결해 치료프로그램 강사들을 지원하고, 서울보건대학 보건의료지원센터 장애인 보장구지원사업과도 연계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관내 병·의원들에게 환자들의 치료를 의뢰하기도 하고 정기적 전문의 초빙으로 환자 관리도 한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학 교수, 물리치료사협회장, 수중재활운동연구소장 등으로 구성된 재활보건자문회를 구성, 지역 네트워크 및 재활 서비스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구 중원구보건소장은 “보건소 개선을 위해 새 건물을 짓고 장비를 확충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진료의 질과 폭을 넓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법적지원 장애인 최저생계비 “턱없이 적다”

    지난 주말인 30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두 평 남짓한 지하 단칸방에서 만난 이승연(31·여)씨는 전날 헌법재판소 앞 집회에 참가한 탓인지 근육 경직과 통증으로 기진맥진해 누워 있었다. 딸과 같은 1급 지체장애인인 어머니 박정자(58)씨와 아버지 공열(68)씨도 낙담한 빛이 역력하다. 이씨는 2002년 5월 ‘일반인과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장애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냈다.2년여가 흐른 지난 28일 헌재는 재판관 9명 전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튿날 전동휠체어를 탄 이씨는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라며 장애인단체 회원들과 함께 거리에 나와 항의구호를 외쳤다. ●“장애인 동일 최저생계비 위헌” 기각 전기기술자인 이공열씨는 조그마한 폐전선 재생사업을 했으나 사업이 신통치 않아 문을 닫았다. 서울 구로구 시흥동 25평짜리 연립주택마저 IMF 직격탄에 처분하고는 셋방으로 옮겼다.99년에는 식당일을 하던 박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1년3개월간 3차례의 수술에 8000만원을 병원비로 썼다. 국가는 이들을 2001년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수급권자로 인정했다. ●“장애인 한달 15만원 이상 더 들어” 뇌성마비로 왼팔을 빼고는 온몸을 쓰지 못하는 승연씨는 장애인 가족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저생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헌법소원을 냈다. 이씨는 “장애인에게는 한달 15만 79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데도 최저생계비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추가비용은 2002년 보건복지부의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른 것이다. 지난 10월 이씨 가족의 소득·지출 내역(표 참조)을 보자. 이씨 가족이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은 생계·주거·장애수당과 노인경로연금 등 71만 4480원. 이 중 최저생계비 항목은 46만 9480원에 불과하다.3인 가족(83만 8796원)이라면 의료비·교육비 등 간접지원을 빼고 현금으로 73만 8476원까지 받을 수 있으나, 이씨 가족은 출가한 아들(37)과 딸(35)이 일정한 부양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보는 ‘간주부양비’, 이씨가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고 간주하는 ‘추정소득’분을 차감당하고 있다. 지출을 보면,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만 88만 7600원이다. 방세와 전기·수도세 등 ‘생계 비용’을 더하면 159만 6800원에 이른다. 매달 50만원 이상의 적자가 난다. 쌓인 빚만 3000만원이 넘는다. 보건복지부의 2001년 자료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지원대상 70만 7331가구 중 장애인 가구는 14.2%인 10만 721가구다.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박사는 “외국의 경우 의료·교육비 같은 비용은 최저생계비 외에 ‘부가 급여’로 지급한다.”면서 “현행 최저생계비는 예산 절감만을 의식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시급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 헌재는 기각 결정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국가가 객관적인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에게 다른 법률에 의한 지원이 있음도 기각 결정의 이유로 꼽았다. 헌재의 이런 판단에 대해 항의하고 조속한 정부의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는 뜻으로 참여연대·빈곤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인이동권연대 등은 이번 주부터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간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장애인가구의 최저생계비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2006년 대책을 내놓다는 방침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서울 자치구마다 ‘복지경쟁’

    오는 7일은 제5회 사회복지의 날.각 자치구들은 앞을 다투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또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자치구 최초의 민·관 공동 복지박람회 서울 중랑구는 9일과 10일 이틀동안 구청 광장·로비·지하대강당 등에서 지역 민·관 사회복지관련시설 및 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중랑 복지박람회’를 연다.자치구 가운데 민·관이 함께 복지관련 박람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면목사회복지관 등 민간 사회복지관 6개를 비롯,서울시립대·서일대,대한적십자사 등 모두 15개 기관이 참여한다.참여단체별로 부스를 설치해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특색있는 복지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중랑복지 홍보대사로 위촉된 탤런트 이순재의 팬사인회를 비롯(9일 오전 11시),열린음악회와 모범봉사자 표창(9일 오후 6시부터),자원봉사동아리 및 장애인단체 공연(9일 오후 1시,10일 오후 4시 등),세미나(10일 오후6시부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문병권 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지도점검에 그쳤던 복지행정을 쇄신하는 한편 각 복지시설에서도 보다 다양화·전문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구청체험 서울 성동구는 3일 ‘장애인 구청 체험’을 실시했다.편의시설 설치시민촉진단 소속 장애인 20명이 성동종합행정마을에 설치된 승강기,접근로,점자블록 등을 직접 이용,편리성을 일일이 평가했다. 고재득 구청장은 “편의시설을 실제 이용하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정대로 설치한 시설이라도 불편하다고 지적되면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면산에 휠체어 등산로 개설 서초구는 우면동과 과천시에 걸친 우면산에 내년 상반기 안으로 휠체어 등산로를 만드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장애인과 노약자 등 거동이 부자유스러운 시민들에게도 등반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이다.85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휠체어가 안전하게 운행되도록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들 예정이며 등산로는 우면지구에서 소망탑∼범바위∼남태령을 잇는 6㎞.우선 우면동 대우아파트 앞∼우면정자 구간 1.8㎞를 내년 말까지 매듭짓는다.이어 우면정자∼범바위 구간 2.5㎞를 2006년 12월에,범바위∼남태령 구간 1.7㎞를 2007년 말 마무리하는 등 단계적으로 공사를 벌인다. ●장애인 이동권 확보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애인 자동차운전 연습장을 갖춘 송파구는 2000년부터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시행한 ‘편의시설 재정비 5개년 계획’을 마무리짓는 데 힘쓰고 있다.법규상 부설 주차장 면수가 10대 미만인 경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취지를 살려 동사무소 등에도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또 석촌호수 수변무대 등 공연시설에는 총 좌석의 1%이상을 반드시 장애인용으로 만들도록 했다. 장애인업무 주무부서인 사회복지과 출입구가 밀폐형 여닫이 방화문으로 돼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자동인식 시스템을 통해 옆으로 열리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키로 했다. 송한수 고금석기자 onekor@seoul.co.kr
  • 한강 망원지구에 론볼링장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 장애인을 위한 ‘론 볼링장’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1일 이에 필요한 사업비 3억 1000여만원을 추경에 편성,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론 볼링장의 규모는 약 2000평 정도로 4계절 이용 가능한 인조잔디로 꾸며진다.또 1000여평 규모의 보조 경기장과 9곳의 휴게시설도 갖출 계획이다.시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공사에 착공,연말까지 경기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허도행 한강시민공원사업소 녹지과장은 “론 볼링장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종목이나 경기장은 송파구 오금동과 강동구 둔촌동 등 단 2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론 볼링은 가로 37m,세로 40m 규모의 잔디구장에서 직경 117∼130㎜ 크기의 공 4개를 표적구(jack)를 향해 굴려 가장 근접한 선수가 점수를 얻는 경기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Seoulites] 1급 지체장애인 박지주씨

    [Seoulites] 1급 지체장애인 박지주씨

    “다른 여성 장애인들이 제가 경험한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인생의 목표입니다.” 하반신을 쓸 수 없는 1급 지체장애 여성인 박지주(34)씨를 ‘불쌍하다.’는 선입견으로 대하면 큰 오산이다.비록 두발로 땅위에 설 수는 없지만,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어둡게 드리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학생 학습권 찾기’ 손배소 승소 현재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위치한 ‘한벗장애인이동봉사대’에서 활동하는 박씨가 세인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박씨는 당시 재학 중이던 숭실대학교를 상대로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처음으로 제기,법원으로부터 ‘학교는 2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98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했지만,장애인을 배려한 강의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같은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돈 몇 푼 벌려고 학교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말라.’‘장애를 팔아먹지 말라.’ 등의 회유와 협박도 있었지만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는 신념을 따랐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결국 박씨의 승소는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장애 학생을 위한 이동 및 편의시설 설치를 미뤄온 대학 당국들의 행태에 제동을 걸었으며,장애 학생 또한 비장애 학생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대학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초등학생때 척수염으로 하반신 마비 제주가 고향인 박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결핵성 척수염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된 뒤 줄곧 휠체어에 의지한 삶을 살았다.“중학교 2학년 때 몸이 아파 휴학한 뒤 복학하려 했지만,학교측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자퇴를 종용해 그만둬야 했다.”면서 “이후 한참 예민한 시기인 시춘기를 포함,4∼5년을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고 말했다.그러나 박씨는 1992년 각고의 노력 끝에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해 자동차를 구입했으며,이는 삶과 세상에 대한 박씨의 첫 도전이자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장애인의 이동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때 깨달았다.”면서 “차를 운전하게 되는 순간부터 장애인으로서 제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대초에 운전면허 딴 게 인생의 전환점 이어 박씨는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만으로는 사회에서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학진학을 결심하게 된다.자신이 직접 세운 시간표에 따라 공부에만 전념한 끝에 1998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당당히 입학하게 됐다. “제주도에서는 비장애인조차 뭍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여성이자 장애인인 저 역시도 두말 할 나위 없었지만,제 삶에서 ‘도전’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같은 신념 때문에 박씨는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자판기 사업부터 명동에서 잡화점 운영까지 오히려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사회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한 박씨는 요즘 장애인의 성(性)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장애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성문제를 모른 채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요즘엔 장애인 성문제 체계화 등에 관심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가장 절실하게 느낄 때가 다른 사람과 사적 관계를 형성할 때이며,이같은 사적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 바로 성문제”라면서 “좀더 많은 연구를 통해 장애인 성문제를 체계화시키고,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잃어버린 두 다리를 찾으려는 노력 대신,장애인들이 꿈꿔나갈 수 있는 희망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박씨의 당찬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김기용기자 이경헌시민기자 kiyong@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성동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성동구

    성동구보건소는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의료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바쁜 생활 등으로 보건소 방문마저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한가족 건강만남’,‘동민건강의 날’ 등 보건 의료진이 직접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진료하는 보다 적극적인 보건행정을 선보이고 있다. 전혜정 보건소장은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주민 입장에서 더욱 더 새롭고 향상된 보건행정을 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과 함께 이동진료 성동구 주민들은 1년에 한번쯤은 보건소가 아닌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 등 거주지 인근에서 대학병원 의사의 건강체크를 받아 볼 수 있다.바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되는 ‘동민건강의 날’ 덕분이다.이날은 지역에 위치한 한양대학교 의료진과 보건소 의료진이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진료서비스를 베푼다.진료분야는 체지방검사 및 운동처방에서 고혈압·당뇨검사 등 각종 성인병질환에 이르기까지 7개분야로 거의 종합검진 수준이다.평소 보건소 찾기가 어려웠던 주민들은 이를 통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유소견자 등은 2차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지난 6월에는 10개동에서 동민건강의 날이 운영돼 1372명이 검사와 진료,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또 구청의 각종 행사 때도 ‘한가족 건강만남’이란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지난 봄 ‘응봉산 개나리축제’에서는 무려 417명의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펼치기도 했다. 보건소 5층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보건교육자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보건복지부의 건강검진기금으로 설치된 것으로 올 2월에 개관,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이 곳에는 각종 보건 관련 자료들이 비치돼 있으며 학교 등 기관·단체뿐 아니라 일반주민들도 자료를 대여받아 활용할 수 있다.책자·비디오·DVD 등 영상자료의 대여와 인터넷(healthadu.seoul.kr)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건강의 전화와 엔젤 도우미 이색 서비스는 의료진의 의료분야뿐 아니라 행정분야에서도 빛을 발해 의료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보건소 민원실에는 천사(엔젤 도우미) 12명이 활동하고 있다.봉사활동하는 주부들로 보건소를 찾는 노약자·장애인 등에게 차 대접을 하고 안내 등 민원인을 돕고 있다.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귀가 서비스도 실시해 주민들의 찬사를 듣고 있다. 또 건강에 대한 주민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건강의 전화(080-298-2300)’도 운영한다.병원이나 보건소를 찾기 전에 전화를 통해 건강에 대한 궁금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화로 물으면 보건소 의료진과 한양대병원 의료진 등이 이에 대한 자세한 답변을 해준다.그동안 펼쳤던 상담내용은 ‘따르릉 건강의 전화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자로 발간돼 주민들의 건강안내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파워엘보’라는 하수구 방역장비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그동안 방역의 사각지대였던 하수구 소독을 위해 소독효과를 극대화한 장비로 지역내 하수관로 270㎞를 소독하는 데 활용,큰 효과를 보고 있다.최근에는 특허등록까지 마치고 다른 자치구에도 보급하고 있다.또 각 자치구 방역관계자들에게 이 장비의 사용법을 시연,보급에 나서 현재 90여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알코올중독환자 사회적응 도와 보건소 3층에는 ‘성동정신건강센터’가 운영되고 있다.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1억여원에 가까운 국비를 지원받는 곳이다.이 곳에서는 ‘곰두리 교실’이란 프로그램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운영하며 정신분열증·기분장애·알코올중독 등의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있다.또 ‘재활기구 나눔의 창구’를 운영해 보건소가 확보한 각종 재활기구와 주민들이 기증한 휠체어·목발·네발지팡이 등 13종의 재활기구를 필요한 주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김진명 보건기획팀장은 “이외에도 고혈압·당뇨환자관리 등 보건소 핵심사업과 청소년 건강체험프로그램 등 주민들을 찾아가는 다양한 의료서비스로 지난해 2차례의 평가대회에서 우수보건소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장애인 인권 귀막은 학교

    “정말 배우고 싶습니다.언제까지 갇혀 있어야 하나요.”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장애인교육권연대 윤종술(40) 공동대표와 도경만(35) 집행위원장이 장애인의 교육권 확보를 요구하며 열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교육받을 권리’라고 적힌 벽보가 붙어 있고,휠체어를 탄 노금호(22)씨 등 지체장애인 3명이 농성에 동참하고 있었다.노씨는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장애인의 교육권과 인권 침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교사 인식부족·시스템 부재 지난 5월 서울 강동구 A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B(12)군은 수련회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출발 당일 운동장에서 버스에 타려는 B군을 학년부장교사가 “데려갈 수 없다.”고 막았기 때문이다.당초 학교에서 반대하던 것을 특수교사가 나서 설득,간신히 허락을 받은 터라 B군 부모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학교측에서는 출발하는 날 아침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시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요구했다.부모는 부장교사에게 거세게 항의했다.B군은 운동장에 나와 있던 전교생과 학부모들 앞에서 순식간에 구경거리가 돼버렸다.뒤늦게 교장의 지시로 부장교사가 사과를 했지만,B군 어머니는 “상처받을 대로 받은 아이에게 사과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 3월 경북 포항 C초등학교에 다니는 D(8)군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담임교사가 체육시간에 수업을 하러 나가면서 교실 문을 잠가 버린 것이다.장애인 이동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는 이 학교에서 교실 밖 수업을 할 때 종종 있는 일이었다.지체장애로 휠체어를 타는 D군은 갑자기 용변이 급했지만 문이 잠겨 있어 교실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결국 비명을 듣고 옆반 교사가 달려와 D군을 도왔다.장애 학생에 대한 전학 강요,비특수교사에 의한 특수학급 파행 운영 등 교육권 침해 사례로 셀 수 없이 많다.김주영 한국재활복지대학 교육연구사는 “이는 교사의 인식 부족과 시스템 부재 탓”이라면서 “교사 재교육을 강화하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강제하는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교육 제도 유명무실 지난 94년 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은 장애인에 대해 초등·중학교는 ‘의무교육’,유치원과 고교 교육은 ‘무상교육’으로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보건사회연구원이 5년마다 발표하는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53.3%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교육을 받고 있다.장애인교육권연대에 따르면 전체 학령기 장애인 24만명 중 75%가 가정이나 보호시설 등에 방치돼 있다. 도 집행위원장은 “예산 부족과 의지 결여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지난해 교육부는 장애아동 교육지원비로 책정한 273억원을 기획예산처로부터 전액 삭감당했다.이후 64억원을 재배정받았다.장애인 입학을 거부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500만∼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지난해 9월 이미경 국회의원과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조사에서는 전·입학할 때 학교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장애 학생이 30%에 달했다.거절당한 횟수는 57.8%가 1∼2차례였으나 23.3%는 3∼4차례,18.9%는 5차례 이상이나 됐다. 때문에 장애 학생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학부모들은 하소연했다.지난달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장애 학생의 학부모 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8%가 매달 30만∼90만원,37.9%가 30만원 미만,7.3%가 9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2007년 완성되는 특수교육발전 종합계획에 따라 중단기 정책을 추진중”이라면서 “재원과 인력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관련 부처와 협력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강창욱 강남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인 교육만큼은 경제논리보다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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