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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OPEC에 전화해 증산 합의” WSJ “누구와도 통화하지 않아”

    트럼프 “OPEC에 전화해 증산 합의” WSJ “누구와도 통화하지 않아”

    얼마나 자화자찬을 많이 했는지 27일 아침 연합뉴스 외신란은 트럼프 제목 일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OPEC에 전화했다. 그들에게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 휘발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국가들에 원유 공급을 늘리는 것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통화 대상에 대해선 설명을 붙이지 않았다. 다만 별도의 트윗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OPEC이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OPEC 회원국 및 러시아가 이끄는 OPEC 비(非)회원국은 오는 6월까지 하루 120만 배럴 감산 조치를 시행 중이다. 사실이라면, 6월 회의에서 감산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원유에 대한 현재 우리의 전면적 제재에서 비롯되는 (원유공급량) 격차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이 그 이상으로 보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보 양보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성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국제유가가 3% 안팎 급락한 것만 봐도 그렇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봉쇄 영향으로 사흘째 약세 흐름을 이어가던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지자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반면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OPEC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쪽과 전화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이나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 등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유가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진주 방화 살인사건은 계획적 범죄” 결론

    “진주 방화 살인사건은 계획적 범죄” 결론

    경남 진주 방화·흉기살인 사건은 조현병 증세를 보이는 피의자가 피해망상에서 저지른 계획적 범행이라고 경찰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진주경찰서는 25일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피의자 안인득(42)을 살인,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 면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 치료 중단 뒤 증상 악화로 피해망상에 따른 누적된 분노감이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안씨는 사건 1개월 전 진주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흉기 2자루를 구입하고 사건 당일 근처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뒤 불을 지르고 12분 동안 1~4층 비상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행동으로 미뤄 사전 계획에 의한 범행으로 봤다. 안씨는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눈에 보이는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부인했다. 또 경찰에 “이웃 주민들이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폐쇄회로(CC)TV와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 “누군가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하지 않았다”, “평소 불이익을 당한다는 생각으로 홧김에 범행했다”고 말하는 등 피해망상적인 답변을 거듭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10년 7월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조현병 판정을 받은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011년 1월 14일부터 2016년 7월 28일까지 진주 정신병원에서 68차례 조현병 치료를 받은 뒤 주치의가 바뀌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직업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약을 먹으면 아파서 치료를 중단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피해자는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연기흡입 10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안인득 계획범죄”…기자에게 “병있는 거 아나?” 횡설수설

    “안인득 계획범죄”…기자에게 “병있는 거 아나?” 횡설수설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안인득(42)에 대해 25일 경찰이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죄’라고 결론내렸다. 이날 검찰에 신병이 인계된 안인득은 경찰서를 떠나는 순간까지 “진주시 비리가 심각하다”, “당신 병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주경찰서는 사상자 21명을 낸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피의자 안인득의 사건 당시와 이전 동선을 분석했을 때 계획범죄로 판단된다고 이날 밝혔다. 안씨가 사건 1개월 전 진주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흉기 2자루를 미리 구매하고 사건 당일 근처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등을 보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개연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 범행 당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흉기를 소지한 채 밖으로 나와 12분 동안 1∼4층까지 비상계단을 오르내리며 대피하는 사람들의 목 등 급소를 노린 점도 미리 계획한 범죄라는 결론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안씨는 “눈에 보이는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를 부인했다.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안씨는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뒤 증상이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망상에 의해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며 잔혹한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프로파일러는 분석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웃 주민들이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폐쇄회로(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누군가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늘어놨다.일부 진술에서 횡설수설하지만 외부에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위해 세력이 있다는 틀 안에서 체계적으로 사고하며 답변해 이와 같은 망상을 토대로 ‘계획적 범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씨는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 소재 정신병원에서 68차례에 걸쳐 ‘상세 불명의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은 뒤 33개월 동안 치료를 받지 않았다. 2016년 7월 치료를 마지막으로 주치의가 바뀌자 안씨는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치료 중단 뒤 이 사실을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직업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약을 먹으면 몸이 아파서 치료를 중단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날 검찰에 신병이 인계되며 경찰서를 나선 안씨는 군청색 점퍼에 회색 셔츠와 면바지를 걸치고 취재진 앞에 섰다. 안씨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었으나 취재진 질문에 또박또박 대답했다. 어떤 점이 후회되냐고 묻자 “제가 잘못한 것은 처벌받고 싶다. 나에게도 불이익이 10년 동안 뒤따랐다. 그 부분도 확인해주고 제대로 시시비비를 따져 처벌받을 것은 받고 오해는 풀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과 치료를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다. 진주시 비리가 심각하다.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며 멈추고 싶다고 멈추는 게 아니다”고 횡설수설했다. 심지어 자신이 조현병을 앓는 사실은 알고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자신이 병 있는 것 아나?”라고 언성을 높이며 반문하기도 했다. 치료 중단 이유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경찰차를 타고 가는 순간까지 “확인 좀 해달라”고 외쳤다. 안씨는 이날 경찰서를 떠나 진주 교도소로 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수사를 맡은 창원지검 진주지청을 오가며 조사를 받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은 피해망상에 따른 계획범행, 주치의 바뀌자 치료 중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은 피해망상에 따른 계획범행, 주치의 바뀌자 치료 중단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한 경남 진주 방화·흉기살인 사건은 조현병 증세가 있는 피의자가 피해망상에서 저지른 계획적 범행이라고 경찰이 최종 결론 내렸다. 진주경찰서는 25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피의자 안인득(42)을 살인·살인미수·현주건조물방화·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의 혐의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안씨에 대한 프로파일러 면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안씨는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뒤 증상이 악화돼 피해망상에 따른 누적된 분노감이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해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조사결과 안씨는 사건 1개월 전에 진주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흉기 2자루를 미리 구입하고, 사건 당일 근처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뒤 불을 지르고 12분 동안 1~4층 비상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의 이같은 행동으로 미뤄 사전 계획에 의한 범행으로 결론 지었다. 안씨는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눈에 보이는 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부인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웃 주민들이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폐쇄회로(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누군가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해 주지 않았다”, “평소 불이익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하는 등 피해망상적인 답변을 되풀이 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2010년 7월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조현병 판정을 받은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2011년 1월 14일부터 2016년 7월 28일까지 진주에 있는 한 정신병원에서 조현병으로 68차례 치료를 받은 뒤 주치의가 바뀌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 범행 피해자는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연기흡입 10명 등 모두 21명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경찰에서 “직업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약을 먹으면 몸이 아파서 치료를 중단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대부분의 관리되지 않은 정신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안씨도 자신이 멀쩡하며 정신적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에 앞서 초동대처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라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휘발유 가격 9주 연속 올라

    휘발유 가격 9주 연속 올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4월 셋째 주까지 9주 연속 오른 가운데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ℓ당 각각 1839원, 1719원에 판매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얼굴 공개된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흉기살인 난동 피의자 횡설수설, 희생자 유족들 국가기관 사과 요구

    얼굴 공개된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흉기살인 난동 피의자 횡설수설, 희생자 유족들 국가기관 사과 요구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한 안인득(42)이 범행동기 등에 대해 계속 횡설수설하거나 진술을 거부해 경찰이 정확한 범행 경위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남 진주경찰서는 19일 안씨를 상대로 계획범죄 여부와 범행동기, 사건 당일 동선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으나 안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수사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의 범행동기 등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면담을 시도하고 있으나 안씨가 피해망상 증상을 보이며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개인신상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안씨는 범행동기와 동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피해자·목격자에 대한 수사 등을 종합해 안씨의 범행 당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 진술과 별개로 수사를 통해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안씨가 사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등으로 미뤄볼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안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난동으로 5명이 숨지고 중상 3명, 경상 3명 등 모두 11명이 흉기에 찔려 숨지거나 다치고 9명이 연기흡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남지방경찰청도 구속영장발부 직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소집해 안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등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안씨는 신상공개 결정 뒤 이날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다친 손을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면서 마스크나 모자 없이 얼굴이 언론에 노출됐다.안씨는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대답을 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다. 억울한 점이 있느냐고 묻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답했다. 계획범행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한게 아니라 불이익을 당하다 보면 화가 나서”라며 부인했다. 이날 안씨의 모습을 본 한 시민은 “잘못했더구먼. 미친X”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안씨는 범행 당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손을 다쳐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 두번째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는 유치장 독방에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희생자 유족측은 “이번 사건이 국가적인 인재로 발생한 점을 국가가 인정하고 국가기관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이날 치를 예정했던 희생자 3명의 장례를 연기했다.유족 측은 “국가는 현재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인 사과도 없었다”며 “이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공식 사과가 없으면 발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번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기관의 확실한 대응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경찰청장이 아니면 경찰서장이라도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면 수용하겠다”며 “지난 18일 경찰청장에 이어 경찰서장의 합동분향소 방문은 단순한 조문으로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다”고 밝혔다. 유족측은 “희생자 5명이 같은 피해를 봤고 다 함께 추모하기 위해 발인 장례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유족들은 희생자 5명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진주시 충무공동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날 오전 8시 30분 희생자 3명의 발인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발인 1시간여 전에 취소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무차별 칼부림’ 안인득 얼굴 공개…‘계획 범죄’ 정황

    경찰이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안인득(42)의 얼굴을 공개했다. 다만 그가 여전히 범행동기 등에 대해 횡설수설하고 있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안씨는 19일 진주시내 한 병원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섰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안씨가 진주경찰서를 빠져나가는 동안 마스크나 모자 없는 그의 얼굴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안씨는 줄무늬 티셔츠에 짙은 남색 카디건과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는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포승줄에 묶인 양손은 상처 치료를 위한 흰색 붕대로 감겨 있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며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 대로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며 “여기에 하루가 멀다고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성 등 특정인을 목표로 범행을 저질렀느냐고 묻자 “그런 것은 아니다”고 했으며 억울한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받겠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은 안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 안 씨의 정신·심리상태와 관련한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씨가 피해망상 증세를 보이는 데다 사건 외적인 개인 신상을 밝히길 꺼리고 있어 진술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추가 정신병력 기록이 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다만 과거 정신질환으로 인한 치료 경력은 확인되지만,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집행한 뒤 개별 병원에 일일이 문의해야 해 정확한 정신병력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압수한 안 씨의 휴대전화 분석은 물론 피해자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당시 범행상황도 재구성하고 있다. 또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 두 자루도 언제·어디서 구매한 지를 확인하고 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정농단 등이 나를 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일어났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정부패가 심하다’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다만 안씨 진술과 별개로 계획범죄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사전에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 온 점, 대피하는 주민들 급소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 등을 봤을 때 살인 고의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7일 새벽 안 씨는 자신이 사는 진주시 가좌동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사망 5명, 중상 3명, 경상 3명 등 자상으로 인한 사상자가 총 11명 발생했으며 연기흡입 등으로 9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지난 18일 안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파트 방화살인 피의자 안인득 실명·얼굴 공개

    아파트 방화살인 피의자 안인득 실명·얼굴 공개

    경남지방경찰청은 18일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안인득(42)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법원은 안씨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씨는 지난 17일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비롯해 5명을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9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2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상 공개 결정으로 안씨 얼굴은 언론 노출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개된다.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김성수(29), 손님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로 살해한 뒤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에 유기한 변경석(34),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35),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등이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신상공개 여부 곧 결정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신상공개 여부 곧 결정

    경남 진주시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18일 구속됐다. 이날 안모(42)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안씨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씨의 구속으로 경찰은 안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신상공개심사위원회를 당초 예정일인 19일보다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7시에 열기로 했다. 안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5분쯤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후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전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회적으로 계속 불이익을 당해 홧김에 불을 질렀다”, “누군가가 아파트를 불법 개조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모두가 한통 속으로 시비를 걸어왔다”고 진술하는 등 과도한 피해망상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해서도 “불이익을 좀 당하다가 저도 모르게 화가 많이 나 그렇게 했다”, “제대로 좀 밝혀 달라.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했다”라고 말했다. 안씨를 구속한 경찰은 안씨가 피해망상으로 분노가 쌓인 상태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와 휘발유를 미리 구매해두는 등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살인 피의자 사전에 범행 계획, 진술 횡설수설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살인 피의자 사전에 범행 계획, 진술 횡설수설

    경남 진주 아파트 묻지마 방화·흉기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진주경찰서는 18일 피의자 안모(42)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살인 혐의를 받는 안씨에 대해 프로파일러 2명이 입회한 가운데 조사를 벌인 결과 안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길이 34㎝ 등 흉기 2자루를 범행 2∼3개월 전에 미리 구입한 점과 사건 당일 원한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휘발유를 구입한 점, 불을 지른 뒤 흉기를 갖고 밖으로 나와 범행을 한 점 등을 계획적인 범행 근거로 꼽았다. 경찰은 아파트 1층 출입구 등에 설치된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안씨가 범행 당일 오전 0시 51분쯤 흰색 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가 인근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해 1시간쯤 뒤인 오전 1시 50분쯤 통을 들고 귀가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어 오전 4시 25분쯤 안씨 4층 집에서 불길이 시작되는 것이 확인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와 프로파일러 면담을 통해 “누군가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모두 한통속으로 시비를 걸어왔고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를 해 주지 않았다. 평소 불이익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현관문 앞에서 신문지에 불을 붙여 던져 불을 질렀고 집에 있던 흉기를 갖고 나와 피해자들에게 휘둘렀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사실을 알고 있고 잘못한 부분은 사과하고 싶다”는 진술도 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2명이 경찰조사 과정에 입회해 안씨 진술내용과 정신상태 등을 분석한 결과 안씨는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해 증상이 악화된 상태로 외양적으로는 정상인처럼 보일 수 있으나 장시간 대화를 할 때는 일반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안씨는 지속된 피해망상으로 분노감이 극대화된 상태에서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당시 아파트 주민 가운데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고 귀가한 부상자 2명이 추가로 확인돼 피해자는 사망 5명과 중상 3명, 경상 3명, 연기흡입 9명 등 모두 20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가 열렸다. 경찰은 사망자 5명은 검안에서 모두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날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불 지르고 기다리다 뛰쳐나온 이웃에 흉기… 아이·여성·노인 노려

    불 지르고 기다리다 뛰쳐나온 이웃에 흉기… 아이·여성·노인 노려

    “이웃 주민들이 계단에 쓰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습니다. 밖으로 나갔으면 저도 살아 있기 어려웠을 겁니다.”(303동 주민) 17일 새벽 무차별적인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이 아파트 303동 4층에 사는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화재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된 것은 오전 4시 29분. 3분 뒤에는 경찰에도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 등의 절박한 112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화재 신고만 30건 접수될 정도로 재난 현장을 방불케 했다.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오전 4시 25분쯤 범행 전 구입한 휘발유를 주방에 뿌린 뒤 신문지에 불을 붙였다. 불길이 번지자 안씨는 아파트 2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에 자리를 잡고 대피하는 주민을 기다렸다. 화재에 놀란 주민들이 쏟아져 나오자 양손에 쥔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309동에 사는 박모(83)씨는 오전 4시 30분쯤 신문을 가지러 밖으로 나오다가 “사람 살려”라는 소리를 듣고 303동 앞 쓰레기장 쪽으로 향했다. 박씨는 곧장 119로 신고했다. 박씨는 “303동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계속 들렸다”며 “그때는 불이 나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303동 안으로 들어갔으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주민도 “연기가 자욱해 급히 아파트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런데 3층쯤 내려갔을 때 주민들이 반대로 뛰어올라오며 ‘누가 칼로 찌른다’고 소리를 쳤다. 주민 10여명과 함께 3층으로 뛰어 올라가 문이 열린 집에 들어가서 조용해질 때까지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전 4시 35분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대원들은 2분 뒤에 도착했다. 경찰관 5명은 2층 복도에서 흉기를 들고 서 있는 안씨와 마주했다. 경찰이 공포탄 한 발과 테이저건 한 발을 쐈지만, 안씨가 피하는 바람에 불발됐다. 안씨는 들고 있던 흉기를 경찰을 향해 던졌다. 이번에는 경찰이 공포탄과 실탄을 한 발씩 쐈지만 역시 안씨를 비껴갔다. 안씨는 다른 손에 쥐고 있던 흉기를 경찰에게 던졌다. 안씨가 흉기를 모두 던져버린 뒤에야 경찰은 안씨를 덮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장 도착 20분 만인 오전 4시 55분에야 안씨를 검거했다. 화재는 4시 58분에 진압됐다. 불은 안씨 집 내부를 모두 태우고 아파트 복도 20㎡를 그을렸다. 경찰과 소방관, 불길 속에 피 흘리며 쓰러진 주민들까지 뒤엉키는 소란에 잠에서 깬 대다수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옥상 등으로 대피했다. 303동 10층에 거주하는 김모(67·여)씨는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밑으로 내려가려다 연기 때문에 발길을 베란다로 돌려 화를 면했다. 아수라장에서 침착하게 주민 대피를 도운 아파트 관리소 직원도 있었다. 이날 야간 당직이었던 정모(29)씨는 새벽 화재 비상벨을 듣고 현장에 달려가 2층에서 흉기를 든 안씨와 맞닥뜨렸다. 대치 과정에서 흉기에 얼굴을 다쳤지만, 각 아파트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이 안전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왔다. 안씨의 흉기에 찔려 숨진 황모(75)씨, 김모(65·여)씨, 이모(57·여)씨, 금모(12)양, 최모(19)양 등 5명은 아파트 1층 입구와 계단, 2층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사망자는 전부 고령자와 여성이었다. 주차장과 1층 입구에서 발견된 김모(72·여)씨 등 부상자 5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화재 연기 등으로 인한 부상자 8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진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진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살려줘” 새벽 깨운 비명소리…“문 열린 집 대피해 벌벌 떨었다”

    “살려줘” 새벽 깨운 비명소리…“문 열린 집 대피해 벌벌 떨었다”

    “이웃 주민들이 계단에 쓰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습니다. 밖으로 나갔으면 저도 살아 있기 어려웠을 거예요.”(303동 주민) 17일 새벽 무차별적인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11살 소녀를 포함해 주민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이 아파트 303동 4층에 사는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화재 신고가 소방서에 접수된 것은 오전 4시 29분. 3분 뒤에는 경찰에도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등의 절박한 112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화재신고만 30건 접수될 정도로 재난 현장을 방불케하는 아비규환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오전 4시 25분쯤 범행 전 구입한 휘발유를 주방에 뿌린 뒤 신문지에 불을 붙였다. 불길이 번지자 안씨는 아파트 2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에 자리를 잡고 대피하는 주민을 기다렸다. 화재에 놀란 주민들이 쏟아져 나오자 양손에 쥔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309동에 사는 박모(83)씨는 오전 4시 30분쯤 신문을 받으러 밖으로 나오다가 “사람 살려” 소리를 듣고 303동 앞 쓰레기장 쪽으로 향했다. 곧장 119에 신고했다는 “303동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소리가 계속 들렸다”며 “그때는 불이 나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303동 안으로 들어갔으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른 주민도 “연기가 자욱해 급히 아파트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런데 3층쯤 내려갔을 때 주민들이 반대로 뛰어올라오며 ‘누가 칼로 찌른다’고 소리쳤다. 주민 10여명과 함께 3층으로 뛰어 올라가, 문이 열린 집에 들어가서 조용해질 때까지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전 4시 35분에 현장에 도착했고, 소방대원들은 2분 뒤에 도착했다. 경찰관 4명은 2층 복도에서 흉기를 들고 서 있는 안씨와 마주했다. 경찰이 공포탄 한 발과 테이저건 한 발을 쐈지만, 안씨가 피하는 바람에 불발됐다. 안씨는 들고 있던 흉기를 경찰에게 던졌다. 이번에는 경찰이 공포탄과 실탄을 한 발씩 쐈지만 역시 안씨를 비껴갔다. 안씨는 다른 손에 쥐고 있던 흉기를 경찰에게 던졌다. 안씨가 흉기를 모두 던져버린 뒤에야 경찰은 안씨를 덮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장 도착 20분 만인 오전 4시 55분에야 검거했다. 화재는 4시 58분에 진압됐다. 불은 안씨 집 내부를 모두 태우고 아파트 복도 20㎡를 그을렸다.경찰과 소방관, 불길 속에 피 흘리며 쓰러진 주민들까지 뒤엉키는 소란에 잠에서 깬 대다수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옥상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대피했다. 안씨와 같은 층에 사는 송모(82·여)씨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송씨는 “불이 난 줄 알고 밖으로 나와보니 복도에 피가 흥건했고, 계단으로 가기는 두려워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전했다. 303동 10층에 거주하는 김모(67·여)씨는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밑으로 내려가려다 연기 때문에 발길을 베란다로 돌리면서 화를 면했다. 같은 층에 사는 이웃주민들도 연기로 인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불이 꺼지만을 기다렸다. 김씨는 “불이 다 꺼지고 내려가 보니, 아파트 밖에서 피 흘리면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고, 119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안씨의 흉기에 찔려 숨진 황모(74)씨, 김모(64·여)씨, 이모(56·여)씨, 금모(11)양, 최모(18)양 등 5명은 아파트 1층 입구와 계단, 2층 복도에 쓰러져 있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사망자는 전부 고령자와 여성이었다. 주차장과 1층 입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김모(72·여)씨 등 부상자 5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연기 등 화재로 인한 부상자 8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진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진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제재 고삐냐 유가 잡느냐…재선 시동 트럼프 딜레마

    2020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달 2일까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예외의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트럼프 정부 내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고삐를 더 죄느냐, 아니면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켜야 하느냐’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이란의 정치적 변화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인도 등을 압박해 이들 국가에서 생산한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이도록 압박해 왔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꿈쩍하지 않고 있으며 유가만 치솟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트위터에 “유가가 너무 상승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제발 진정하라”고 썼지만 정작 OPEC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유가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인상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미 정부로서는 지난해 11월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한시적 제재 예외를 인정한 중국·인도·한국 등 8개국과의 관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헬리마 크로포트 수석 상품전략가는 NYT에 “휘발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싶다면 베네수엘라와 이란산 원유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카메룬 마약과의 전투...마약류 수천톤 압수

    마약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카메룬 정부가 마약 등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마약류 약품 수천톤을 압수했다. 1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카메룬 세관은 해병대와 합동 작전을 펼쳐 경제도시 두알라에서 밀수된 마약성 진통제 트라마돌 정제 10만여개, 콤비아트 10만여개 등을 적발했다. 당국은 업자들이 이 약품을 인근 국가에서 카메론의 티코항으로 밀반입한 후 차편으로 두알라로 운송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트라마돌은 카메룬에서 가장 많이 남용되는 마약류 진통제다. 각급 학교 교정에까지 침투해 카메룬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암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마약이 늘고 있다. 또 이 마약들은 테러집단 수뇌부가 행동대원으로 하여금 만용을 부리고 잔학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부추기는 데 악용된다. 학생들의 오용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카메룬 마약방지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카메론 인구의 21%가 대마를 포함한 마약류를 접한 경험이 있다. 이 가운데 20~25세가 60%를 차지했다. 한편 카메룬 세관은 이날 두알라에서 마약류 진통제 이외에도 약 7000리터의 밀수 휘발유를 적발, 압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휘발유 가격 8주째 상승…서울, 15주 만에 1500원 돌파

    휘발유 가격 8주째 상승…서울, 15주 만에 1500원 돌파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15주 만에 1500원을 돌파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10.3원 오른 1408.3원이었다. 보통 휘발유 가격은 10월 다섯째 주 이후 주간 기준으로 줄곧 전주 대비 하락세를 보이다가, 2월 셋째 주부터 상승 전환해 현재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오름폭은 전주보다 커졌다. 지난주(4월 첫째 주)의 전주 대비 오름폭은 9.8원이었으나 둘째 주에는 10.3원으로 오름폭이 두 자릿수가 됐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전주보다 8.5원 오른 1천304.3원으로 집계됐다. 상표별로 살펴보면 가장 저렴한 알뜰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가 전주보다 11.0원 오른 1379.9원이었다. 가장 비싼 브랜드는 SK에너지로 전주보다 10.2원 상승한 1422.0원이었다. 지역별로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1.5원 상승한 ℓ당 1502.7원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과 비교해서는 94.4원 높은 수준이다. 서울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1500원 선을 넘어선 건 올해 들어 처음이자 지난해 12월 넷째 주 이후 15주 만의 일이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3.4원 오른 1386.2원이었다. 석유공사는 “국제유가가 3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감소와 미국 석유제품 재고 감소, 미국의 베네수엘라 추가 제재 등으로 상승했다”며 “국내 제품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전주보다 1.6달러 오른 배럴당 70.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일반인도 구매가 가능해진 LPG 차량의 연료인 자동차용 부탄은 ℓ당 796.64원으로 전주(796.73원)보다 0.09원 떨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달리던 오토바이 ‘펑’ 소리와 함께 화염…운전자 혼비백산

    [여기는 중국] 달리던 오토바이 ‘펑’ 소리와 함께 화염…운전자 혼비백산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의 한 도로에서 달리던 오토바이가 화염에 휩싸였다. 중국 현지매체들은 충칭시 주룽포구 인근을 달리던 오토바이에 불이 붙어 일대 교통이 한때 통제됐다고 전했다. 뒤따라오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장면을 보면 혼잡한 도로에서 천천히 속도를 내던 오토바이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다. 가죽 재킷 탓에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한 운전자는 수초 후 뒤를 돌아보고 오토바이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한다. 놀란 운전자는 황급히 몸을 피했다. 현지언론은 인근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함께 화재를 진압했으며 오토바이 운전자는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오토바이는 CFMOTO의 400NK 모델로 운전자는 이 오토바이를 며칠 전 중고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CFMOTO는 1989년 설립된 중국 대표 모터사이클 업체로 98개 차종과 51개 엔진을 개발했다. 대배기량 엔진을 가장 먼저 획득한 중국 브랜드이며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ATV 사륜바이크와 엔진으로 인지도를 굳혔다. 최근 이 업체는 신모델 650GT를 공개했으나 이전 모델이 화재 사고에 휘말리자 긴장 속에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경찰은 오토바이 연료탱크에서 휘발유가 새어 나오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통수단으로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띠엔동처'(电动车)라고 불리는 전기 오토바이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이 전기 오토바이는 20~100만원대까지 가격대도 다양한데다 시속 30~60㎞로 최대 100㎞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그러나 전기 오토바이 역시 차양막을 설치하는 등 임의 개조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중국 당국은 오토바이 규제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정부 유류세 인하 8월까지 연장… 인하율은 7%로 하향

    정부 유류세 인하 8월까지 연장… 인하율은 7%로 하향

    정부가 다음달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를 8월까지 연장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던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하는 유류세 인하를 8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현재 15%인 인하율은 7%로 낮아진다. 정부는 최근 국내외 유가동향과 서민·영세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을 15%에서 7%로 낮추면서 4개월간 휘발유 가격은 ℓ당 58원, 경유는 ℓ당 41원, LPG부탄은 ℓ당 14원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현재와 비교해서는 ℓ당 휘발유는 65원, 경유는ℓ당 46원, LPG부탄은 ℓ당 16원 인상된다. 이번 조치로 4개월간 6000억원의 유류세 부담이 경감된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자동차세(주행분, 교통세의 26%), 교육세(교통세의 15%)가, LPG 부탄에는 개별소비세에 교육세(개별소비세의 15%),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정부는 지난 6개월간 한시적인 인하로 약 2조원의 세수가 덜 걷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환원시 가격 인상을 이용한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매점매석금지 고시를 시행하고, 석유 정제업자 등에 대해 4월 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8월 1일부터 31일까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부탄 반출량을 제한할 예정이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부 신속대응·서로 돕는 주민…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가 됐다”

    “정부 신속대응·서로 돕는 주민…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가 됐다”

    “소방차들이 일제히 불이 난 곳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나 주민들이 서로 도우면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8일 전재영 2·18 안전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강원 고성·속초·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대응 과정을 보고 “과거의 사고를 기억해 앞으로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당시 지적장애인이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가스라이터로 휘발유에 불을 붙였고, 좌석에 불길이 옮겨붙으며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난 상황이 전파되지 않아 불이 난 전동차 맞은편 선로로 또 다른 전동차가 진입하면서 불이 옮겨붙었다. 참사로 192명이 목숨을 잃었고 151명이 다쳤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화재 경보 미확인, 적절한 재난방제 조치 미실시 등 미흡한 대처로 인명 피해가 커진 대표적인 인재(人災)로 꼽힌다. 지난 4~6일 강원 동해안 일대를 휩쓴 산불도 인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강풍으로 초기 진화에 실패했고 주유소와 같은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시설이 많은 데다 여행객이 모인 리조트,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원이 불길의 길목에 있었다. 전 사무국장은 “강원 산불은 강풍이라는 악조건에서도 소방관과 시민들이 현명하게 대응했다”며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지하철 참사를 언급하며 “아내와 딸의 죽음이 떠올라 가슴 아프지만, 참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또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논리에 밀려 안전은 늘 뒷전이던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오병환 4·16재단 이사는 “대한민국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무원과 교사들은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애썼지만 정작 선장은 배를 버리고 도망가기 바빴다. 또 재난대응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없었다고 볼 정도로 정부는 허둥댔다. 오 이사는 “이번 산불에서 공무원들이 빠르게 대응해 시민들을 대피시켰고 화재진압이나 구조 조치도 신속하게 이뤄졌다”며 “사고 상황이든 자연재해 상황이든 생명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 충남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은 “정부 기관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효율적으로 공조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확인했으니 안심하고 위로받았을 것”이라며 “아직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처럼 사고나 천재(天災)가 인재로 커지는 형편없는 대응 체계에선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中 자동차 판매 30여년 만에 첫 감소미중 무역전쟁에 中 경기둔화 직격탄 전기차로 전환·차량공유 확대도 원인‘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지 않는 까닭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의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 들어 판매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도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웠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고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자동차 판매가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 기조를 이어 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 본격화, 증시 폭락 등 갖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자동차 판매가 급감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폭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자동차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 판매량은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 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판매 감소→재고증가→가격할인 등 경쟁 심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곤두박질쳤다.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 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시장 정책을 일곱 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친환경에너지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 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반 토막 났다. 올 한 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는 만큼 중국 자동차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오늘부터 일반인도 LPG차 구매 가능

    26일부터 일반인도 모든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사고팔 수 있다. 휘발유·경유 차량을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도 허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공포·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수송용 LPG 사용 제한 규정이 전면 폐지됨에 따라 LPG차의 신규·변경·이전 등록도 관할 시·군·구청의 자동차 등록 담당 부서에서 할 수 있다. 기존 LPG 연료 사용 제한을 위반한 사용자에 대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던 행정처분 관련 법률 조항도 효력을 잃게 됐다. 그동안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주민등록등본상 세대를 같이하는 보호자와 공동 명의로 LPG차를 소유해 사용하다가 세대 분리 후 명의 변경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과태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LPG차 규제를 철폐한 이유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다. LPG차는 휘발유차보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적기 때문이다. LPG차는 휘발유차보다 연료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LPG차의 연료인 자동차용 부탄은 지난주 말 기준 ℓ당 797.4원으로 휘발유 가격보다 42.0% 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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