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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애가 나이 속였어”

    ‘스캔들 메이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의 재판을 앞두고 베를루스코니의 변명이 담긴 도청 녹취록이 공개됐다. 10대와의 성매매 의혹이 짙어지는 베를루스코니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시대를 풍미한 거물의 정치생명이 끝장날 공산이 크다. 베를루스코니가 친분 있는 여성들과 나눈 대화의 도청 녹취록 3건이 5일(현지시간)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도청 녹취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지난해 8월 베를루스코니가 자신의 치위생사 출신으로 여당 의원을 지낸 여성 니콜 미네티와 나눈 대화다. 미네티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녹취록에서 베를루스코니에게 “검찰이 (베를루스코니와 성매매를 가진 혐의를 받는) 루비와 총리의 관계에 대해 물으려고 나를 신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베를루스코니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괜찮다. 루비가 자신의 나이를 실제와 달리 알려줬다는 것을 증언해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검찰은 베를루스코니가 지난해 당시 17살이었던 나이트클럽 댄서 루비(본명 카리마 엘 마루그)와 모두 13차례 대가를 주고 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성매매는 합법이지만,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는 최대 3년형을 받을 수 있다. 녹취록에는 베를루스코니가 또 다른 여성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도 담겼다. 러시아 출신 여배우 래이사 스코르키나는 지난해 9월 베를루스코니에게 “휘발유(돈을 의미하는 은어)가 다 떨어졌다.”고 말했고 총리는 한동안 이해하지 못하다가 의미를 눈치챈 듯 “(자신의 회계사인) 주세페 스피넬리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국내·국제 유가등락 불균형”… 
담합·폭리로 보긴 어렵다니

    “국내·국제 유가등락 불균형”… 담합·폭리로 보긴 어렵다니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3개월간 고심 끝에 내놓은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은 애매모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기름값이 묘하다.”고 언급하면서 연구에 착수했지만 결과 또한 뚜렷하지 않았다. “국내 기름값이 국제 유가와 비교해 더 오르고 덜 내린다는 비대칭성은 발견했지만 이를 담합이나 폭리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발표 내용이 그랬다. 6일 민관 합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관계부처 공동 명의로 내놓은 보고서는 크게 세 가지를 파고들었다.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 결정 방식과 가격의 비대칭성, 이로 인한 석유제품의 가격 인하 여력이다. 태스크포스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과 유통비용, 이윤 등을 정하는 기존 ‘국제 제품가 방식’을 ‘원유가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했다. 국제 제품가 방식에선 원유가와 무관하게 국제시장의 제품 수급 상황에 따라 국내 가격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유가 방식도 객관적 평가기준과 적절한 모니터링의 한계가 약점으로 꼽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태스크포스는 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때 국내 석유 판매 가격이 크게 오르다가 내릴 때는 조금만 내려간다는 가격의 비대칭성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2009년 1월에서 올 2월까지 국제 휘발유 가격이 1원 오르거나 내릴 때, 국내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 조정액은 일부 상승기(주간단위)에는 0.478원 올랐지만, 하락기에는 0.151원만 내렸다. 지난해 정유사 가격도 국제 휘발유가보다 ℓ당 38원, 주유소가보다 ℓ당 29원 더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TF는 석유제품 가격을 내릴 여력은 충분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비대칭성에 대해 윤원철 한양대 교수 등 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은 “(비대칭이) 정상으로 정유사가 담합했거나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해석을 잇따라 내놨다. 보고서에 담긴 정부 처방도 당장의 대안이라기보다 장기적이며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석유시장의 경쟁촉진’과 ‘시장감시 강화’를 앞세워 정유업계에 다양한 압박 카드를 내민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우선 다른 정유사 제품과의 혼유 판매 허용안은 국내 정유업계의 핵심 기조인 특정 정유사 폴 제도(특정회사의 폴사인이 있는 주유소에선 특정 브랜드만 판매)를 무력화하자는 의도다. 현행법상 SK 등 특정 브랜드 주유소에 다른 정유사 제품을 판매하려면 별도의 저장탱크와 주유기를 갖춰야 하는데, 이런 규제를 철폐한다는 것이다.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지금도 정유사들이 서로의 제품을 받아 약간의 첨가물만 다르게 넣고 자사 제품으로 판매하는 타사 거래가 전체 물량의 4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표와 내용물이 다를 경우 현행 표시광고법에 저촉되는 데다 단순히 유가인하를 위해 혼유할 경우 품질관리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태스크포스 보고서에선 여러 정유사의 기름을 받아 쓰는 주유소일수록 유사석유 등의 적발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공동구매로 단가를 낮춘 농협주유소(NH-oil)처럼 독립 폴을 활성화한다는 복안도 내놨지만 아직까지 독립 폴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독립 폴의 시장점유율도 6.5%에 그친다. 한국거래소에 개설한다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선물시장은 일반 소비자의 참여가 극히 제한돼 소비자가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불투명한 상태다. 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 확충안도 유가예보제 기능 추가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주유소 가격표시판제 강화도 시행 3개월이 넘도록 자발적 참여가 미흡한 수준이다. 예전부터 단골 메뉴로 거론된 석유시장 감시기능 강화는 땜질식 처방이란 지적이 많다.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은 “정부가 정유업계에 책임을 돌리는 대신 유류세를 내려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지난 6개월간 소비자들은 휘발유가 상승으로 ℓ당 32원의 세금을 더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에쓰오일도 기름값 ℓ당 100원 내린다

    에쓰오일도 기름값 ℓ당 100원 내린다

    SK에너지에 이어 에쓰오일이 5일 휘발유·경유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ℓ당 100원 내리면, 소비자물가는 0.2%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7일 0시부터 ℓ당 100원 인하해 주유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주유소에 석유제품 가격을 직접 할인해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경쟁사의 신용카드 등을 통한 사후정산방식과는 달리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즉시 현장 할인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휘발유와 경유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데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대오일뱅크도 가격 인하를 검토중이다. 이렇게 되면 5월과 6월에는 물가가 0.2% 이상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가중치는 휘발유가 3.12%, 경유가 1.09%로 이 두 품목의 가격을 5%(평균가를 ℓ당 2000원으로 환산) 내릴 경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0.2%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통계청은 석유제품의 가격조사를 5일과 14일, 23일이 포함된 주중 1일을 택해 월 3차례 시행하므로, SK에너지의 휘발유·경유 가격 인하는 4월에 두 차례만 반영된다. 또 SK에너지만 가격 인하방침을 확정했기 때문에 SK에너지의 점유율(주유소 폴 기준)인 33% 정도에서만 인하된 가격으로 조사된다. 그러나 SK에너지의 가격 할인 방식은 신용카드로 지급하면 100원을 할인해주고, 현금 결제할 경우 OK 캐시백 포인트로 돌려받는 것이다. 통계청은 OK캐시백 포인트에 따른 할인을 4월 물가 조사에 즉시 반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 양동희 물가동향과장은 “신용카드의 경우 가격인하 효과가 결제일에 발생하지만, 물가조사는 구매시점에 포착하기 때문에 4월부터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관성 논란에 대해서는 “정유사들이 OK캐시백 포인트 외에도 다양한 할인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금성이 높은 경우에만 물가조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걸·황비웅기자 douzirl@seoul.co.kr
  • 정유3社 유가 인하 뒤따를 듯

    국내 정유업계 1위 SK에너지가 기름값 인하에 나서면서 GS칼텍스 등 다른 정유3사도 가격 인하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 서민용 난방유 가격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1위 사업자가 가격을 결정하면 나머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3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할 전망이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가 오는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자가격을 3개월간 ℓ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GS칼텍스와 S-오일, 현대오일뱅크도 일제히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에너지가 이번 가격 인하를 통해 3개월 동안 30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 3사가 똑같이 ℓ당 100원씩을 내린다고 가정하면 전체 정유사가 3개월 동안 포기해야 하는 이익 규모는 8500억원 이상이다. 그렇다고 다른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따라가지 않을 방법도 많지 않다. 휘발유 등의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SK주유소로의 소비자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하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관련 시스템을 갖추는 대로 가격 인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오일과 현대오일뱅크 역시 가격 인하를 전제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SK에너지가 가격을 내리는 7일 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SK에너지가 택한 ‘카드 할인’과 ‘3개월 시한부’ 등 가격인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에너지가 즉각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카드 할인 방식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정유사가 주유소 공급 가격을 낮춰도 실제로 가격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2주 정도 소요되고, 주유소가 가격 인하에 동참할지도 의문이다. 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을 쉽게 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또 3개월을 한정해 가격을 내린다면 향후 원유가 등락에 따른 득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향후 3개월 동안 유가가 오른다면 정제 마진 역시 상승하면서 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SK, 7일부터 기름값 ℓ당 100원 인하

    SK에너지가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을 전격적으로 인하한다. SK에너지는 3일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오는 7일 0시를 기점으로 전국 SK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지난 2월 서민용 난방유 가격도 인하했었다. 업계 1위인 SK에너지가 전격적인 가격인하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GS칼텍스와 s-오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시차를 두고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하 조치는 7월 6일까지 3개월 동안 지속된다. 이에 따라 전국 SK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유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ℓ당 1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고물가로 고생하는 국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협력하기 위해 가격인하를 결정했다.”며 “정부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SK에너지의 결정에 즉각 논평을 내고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물가 전쟁’ 2분기에 승부수 던진다

    ‘물가 전쟁’ 2분기에 승부수 던진다

    3월 소비자물가가 4.7% 오르면서 올해 1분기 평균 물가 상승률은 4.4%가 됐다. 정부가 석달 동안 물가와 전쟁을 벌여 왔지만 물가 안정 목표인 3%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휘발유 값은 173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연일 상승세다. 정부는 3% 물가 달성이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승부처는 2분기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 결과 발표와 환율 및 기준금리의 거시 정책을 통해 물가 안정을 위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일 “(3% 물가 목표 달성이) 어렵다.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6월 말에 목표치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 3월 가격 역대 최고 산술적으로 정부가 3%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2~4분기 물가상승률을 각각 2.5% 안에서 묶어야 한다. 하지만 제반 여건은 크게 불리하다. 다국적군의 공습에도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치솟고 있다. 이날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배럴당 117.36달러에 거래됐다. 2008년 8월 21일(120.16달러)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도 2.45달러 오른 106.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보다 10% 올랐다. 국내 휘발유의 3월 가격은 ℓ당 1939.03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2월에 비해서도 89원 올랐다. 중동발 악재와 일본 원전 사태, 이상 한파 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연일 고공행진이다. 통계상 기저효과도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까지 물가상승률은 2%대로 낮았기 때문에 조금만 물가가 올라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는 물가상승률은 클 수밖에 없다. ●“할당관세 품목 확대 검토” 그럼에도 정부의 노력 덕분에 5%대 진입을 막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도 4월부터 농수산식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물가 안정 대책을 쏟아낼 계획이다. 정부 물가 대책 중 최대 관심사는 발표시기를 수차례 연기한 끝에 내주 공개될 석유가격 TF의 결과물이다. 통신비 TF도 이르면 이달 중 검토 결과를 내놓는다. 특히 정부와 정유사 간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석유TF의 경우 정부가 국제유가가 오르거나 내리는 속도와 폭에 대한 국내 유가의 움직임에 비대칭성이 있는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유가 인하 여부가 달려 있다.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거시 정책에서는 기준금리와 원·달러 환율 추이가 중요한 변수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여부도 물가의 주요 변수다. 금통위는 한달 건너 한번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으며 3월에도 금리를 인상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3월 하순 빠른 속도로 하락해 1100원 아래로 무너졌다. 환율 하락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기미를 보이면서 해외 투자가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45개 품목의 접근물량 증량이 6월 말에 완료되지만 기존 할당관세 품목에서 늘리거나 신규로 적용할 품목은 없는지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4월은 나들이철인 만큼 문화시설의 이용료가 인상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정유3사 휘발유 공급가 인하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3사가 3월 넷째주 일선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을 내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3월 넷째주 일선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공급 가격을 전주보다 ℓ당 16.01원 내린 1817.04원(세후 기준)으로 인하했다. GS칼텍스는 ℓ당 15.31원 내린 1842.59원, 현대오일뱅크는 14.94원 인하된 1842.07원으로 공급가를 책정했다. 다만 S-오일은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ℓ당 1859.13원(+1.42원)으로 올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공감 치안,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유재철 총경 청양경찰서장

    [기고] 공감 치안,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유재철 총경 청양경찰서장

    요즈음 경찰의 화두 중 하나는 ‘공감치안 확립’이다. 즉 주민이 수긍하고 평가하는 치안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느냐 여부다. 사실 우리나라의 치안상태는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양호하다. 국민의 적극적 협조에 힘입은 바 크지만, 경찰의 역량도 괄목하게 발전했다고 본다. 반면 주민의 치안 만족도와 경찰 이미지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가 간단치는 않겠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첫째, 우선 일제와 군사정권을 거치며 담당했던 부정적 역할이 각인된 역사적 연유다. 둘째, 주민을 직접 규제하고 단속하는 기관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바도 없지 않을 것이다. 셋째, 경직된 조직문화와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목표달성에만 치중한 일부 획일적 정책집행도 이유 중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무엇보다 주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경찰은 주민의 마음을 얻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심지어 한때 휘발유와 타이어를 싣고 다니다 이를 요구하는 주민에게 서비스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고 주민의 진정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치안 수요자인 주민의 입장이 아닌 경찰의 시각과 인식에 바탕을 둔 일시적 이벤트성 정책을 시행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정도 해 주면 주민이 만족하겠지, 아니면 아무리 주민을 만족하게 해 준다고 해도 경찰이 이런 것을 어떻게 할 수 있어 라는 인식이 양존하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한 “독불장군이 되면 될수록 그만큼 자신의 위치는 흔들리게 되며 자신을 낮게 하면 할수록 위치는 견고해진다.”는 지혜를 다시금 곰곰이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경찰은 애증으로 점철된 과거에 연연하고 명분 찾기에 골몰하기보다는 주민 중심의 치안정책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였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지금 주민 속으로 다가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선입견 없이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첫걸음은 편협된 권위의식을 버리고 친절한 언행과 바른 자세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본다. 가족이나 친숙한 이웃 모습으로 다가가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고 마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토대 위에서 주민이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치안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고민과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경찰서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교통초소에서 편리한 시간에 교통사고조사를 하고 마을 공터에서 원동기운전면허시험을 보고 장례 차량을 에스코트해 주고 빈집 예약 순찰 등이 고민 끝에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러한 노력은 주민 만족도가 일정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흔히 경찰 수준을 보면 그 나라의 민주성, 공정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경찰이 기피 또는 무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때 우리 사회는 평온하고 한 단계 더 성숙해지리라고 확신한다. 경찰의 각고의 노력과 함께 국민의 건전한 비판과 따뜻한 격려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 강남 ‘콜뛰기’ 100억대 폭리, 연예인·유흥업소 여성 주고객

    연예인과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을 상대로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일명 콜뛰기)을 하며 100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운전기사 중에는 강간·마약 등 강력범죄자들도 끼어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남 유흥업소 일대에서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을 한 10개 조직 255명을 붙잡아 박모(38)씨 등 20명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235명은 훈방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을 상대로 지난 2월부터 한달간 가짜 휘발유 1500ℓ를 판매한 정모(29)씨 등 2명을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2008년 3월부터 최근까지 강남 유흥업소 일대에서 고급 승용차, 렌터카, 대포차 등을 이용해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을 하면서 11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상배 광역수사대 지능1팀장은 “처음에는 90% 이상이 유흥업소 여종업원을 상대로 영업을 했는데 최근에는 가수 K씨 등 유명 연예인이나 사업가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서울 강남) 차병원사거리 쪽에 가면 밤 10시부터 새벽 4~5시까지는 무법천지라고 할 정도로 극성”이라며 “골목길로만 다녀 빠른 데다 개인의 비밀이 보장돼 이용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콜뛰기 기사 가운데는 강도상해, 강간, 성매매 알선, 마약 등 강력범죄 전과자도 5명이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나면 승객에 대한 보험처리가 안 된다.”면서 콜뛰기 차량을 이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WTI 배럴당 105.75弗… 금값도 사상 최고치 경신

    리비아 사태를 비롯해 아랍지역 불안이 고조되면서 23일(현지시간) 유가가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도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78센트(0.7%) 오른 배럴당 105.7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08년 9월 26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는 리비아 군사작전을 이끄는 미국의 새뮤얼 라클리어 제독이 수일 또는 수시간 안에 추가 공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뒤 오름세로 출발했다. 애덤 메시 트레이딩 그룹의 토드 홀위츠 수석 애널리스트는 “예루살렘의 폭탄 폭발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까지 겹쳐 지역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213만 배럴 늘어난 3억 5280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상 증가치는 150만 배럴이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532만 배럴 하락해 2억 1970만 배럴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날 NYMEX에서 4월물 금값은 10.40달러(0.7%) 오른 온스당 143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 2일의 1437.70달러였다. 린드 월독의 상품 스트래티지스트인 아담 클로펜스타인은 “금값이 조만간 15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을 사는 이유를 찾는 대신, 금을 사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는 편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랍의 불안과 일본의 대재앙,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정책 지속,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10년간 줄줄 샌 면세유 환급금

    값싼 면세유를 10년간 불법 유통해 100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주한미군 군무원과 주유소 업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3일 가짜 면세유 쿠폰을 만들어 환급받은 석유를 빼내 주유소에 팔아온 주한미군 군무원 박모(71)씨와 한국인 군무원 노조 간부 지모(57)씨, 주유소 업자 고모(53)씨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입찰 브로커 이모(54)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정유사 직원 박모(45)씨 등 4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2001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허위 면세유 쿠폰 1323장(약 1억 7000만ℓ 상당)을 제작, 세금 환급분으로 받은 경유와 휘발유를 일반 주유소 등에 팔아넘겨 세금 1172억여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면세유 쿠폰이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과 계약한 업체에 면세 석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서다. 쿠폰을 받은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면세액만큼의 석유류로 환급받고, 정유사는 쿠폰을 세무서에 신고해 쿠폰 수량만큼의 세금을 면제받는다. 경찰은 “세무당국이 주한미군에게서 받는 구매 사전통보서와 정유사가 제출하는 면세유 쿠폰에 적힌 공급량 등을 철저히 대조하지 않는 허점이 드러났다.”면서 “미군과 국세청, 정유사 측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사람을 말한다 /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일본사람을 말한다 /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3월 11일 지진과 쓰나미의 참혹한 현장을 보면서 몇년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본 뉴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일본 기상청이 벚꽃 개화시기 예측이 틀렸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내용의 뉴스였다. 필자는 ‘일본에 17년 동안 살았지만 일본사람들은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집중호우나 태풍이 아닌 벚꽃 예보가 틀렸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다니.’라며 무심하게 지났던 장면이 되살아난 것이다. 쓰나미에 휩쓸려 묻혀 버린 수많은 주검을 보고서야 대국민 사과의 의미가 보다 또렷해지는 듯했다. 벚꽃의 개화시기 예보는 단지 상춘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 머무는 우리와는 다른 것이다. 벚꽃의 개화시기 예보조차도 단순히 봄의 도래를 알리는 ‘관측’이 아니다. 섬나라 사람인 일본인에게는 우리와 다른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정확한 기상예보, 즉 천재지변에 대한 대비의 염원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원초적인 공포가 있다. 지진, 해일 그리고 원폭이다. 지진을 동반한 쓰나미와 원자력발전소의 연쇄 폭발은 일본인을 공황상태에 빠뜨렸다. 어쩌면 불안과 공포는 더 큰 해일이 되어 일본인들을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침착했다. 그들이 보여준 질서의식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인들을 통해 인류가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외신보도에 동감할 수밖에 없다. 사실 그처럼 참혹한 상황에서도 TV 화면을 통해 통곡하는 일본인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구출되어 대피소로 안내된 80대 노인이 “신세를 졌습니다(오세와니 나리마시타).”라고 인사를 했다. 물론 사재기나 약탈행위조차 찾아볼 수 없다. 불과 10여ℓ의 휘발유를 사기 위해 3~4시간을 기다릴 줄 알았다. 일본인들의 행동양식을 규정하는 말 중에 ‘메이와쿠 가케루나’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인간을 히진(非人)이라고 한다. 최저의 인간이라는 의미다. 일본 전통사회에서 최저의 인간에 대한 사회교육은 ‘무라하치부’(村八分)라는 ‘규약’을 통해 이뤄진다. 과거 전통농경사회에서 공동규칙을 어겨서 남에게 피해를 끼쳤을 경우 피해를 끼친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배려와 지원만을 했다. 오직 집에 불이 날 때 함께 불을 꺼준다든지 아니면 장례 때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게 고작이었다. 농사일을 돕는다든지 하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공동체 사회에서 철저하게 따돌림한 것이다. 일본인의 이 같은 행동 양식은 철저한 교육과 전통의 산물인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완벽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어쩌면 수많은 재난을 겪으면서 체험적으로 습득한 집단적 자각일지도 모른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속임수를 쓸 때 자신에게 더 많은 피해가 닥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익혔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이라면 대재앙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든 일본인의 질서의식 역시 위기에 대한 국민적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장의 대국민 사과도 어쩌면 늘 깨어 있기를 바라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어떻든 쓰나미와 원전 폭발로 인해 일본은 총체적 위기를 노출시켰다. 위기관리 부재를 드러낸 정치리더십, 매뉴얼 사회의 맹점(구호물자의 지체된 배급에서 보듯 매뉴얼화되어 있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현저히 떨어지는 대처 능력을 말함), 재건사업에 부담이 되는 누적된 재정적자, 심지어 인명피해의 상당수가 노약자였다는 점에서 노령화 사회의 문제점까지 드러냈다. 이번 지진은 일본 사회가 가진 전반적인 취약성을 세계만방에 낱낱이 알리는 꼴이 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부터 일본 방송은 벚꽃 개화시기 예고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같은 수많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 국민 개개인의 자각이 곧 국가 재건의 에너지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아울러 우리의 재난대처능력에 대해서도 다시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이다. 거기에는 국민의 질서의식도 빠뜨릴 수 없는 대목이다.
  • 재계 꼬리무는 일본 돕기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을 돕기 위한 재계의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GS그룹은 18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본 일본을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구호성금 5000만엔(약 7억원)을 전달했다. 허창수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남촌재단에서도 20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에 전달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GS칼텍스도 일본의 정유업체인 JX NOE 측으로부터 휘발유와 등유, 경유, 항공유 등 약 100만~150만 배럴의 물량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공급해 줄 것을 요청받고 이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7억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 17일부터 3일간 1.5ℓ들이 생수 6만병과 담요 2000장 등 100t 규모의 구호품을 피해지역에 전달하고 있다. STX그룹은 구호성금 5억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일본 현지 법인을 비교적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을 만큼 일본과의 직접적인 사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2000만엔(약 2억 8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광동제약은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의 협력사 ‘아이리스’에 6000만원 상당의 광동옥수수수염차를 무상 지원한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모두 떠났다, 그러나 한국 구조대는…

    영국, 프랑스가 떠났다. 러시아와 타이완도 짐을 쌌다. 10여명으로 구성된 몽골 구조대도 18일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던 각국 구조대원들의 철수가 시작됐다. 여전히 일본 동부의 수많은 마을이 지진과 쓰나미가 할퀴고 간 상흔에 신음하고 있건만 후쿠시마 공항에 착륙했던 헬리콥터에 타고 있던 뉴질랜드와 호주의 구조 대원 4명이 방사능에 피폭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국 구조대의 귀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생존자 수색에 여념이 없는 구조대가 있다. 바로 한국의 긴급 구조단이다. 지난 12일과 14일 잇따라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파견된 한국 긴급 구조단 105명.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지고 진흙 속을 헤치며 그 어딘가에서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을 생존자를 찾아 지금도 센다이시 아라하마와 다가조시 등을 훑고 있다. 방사능 보호복과 제독약도 다 가져왔다. 시간에 맞춰 방사능 측정도 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 현장을 서둘러 빠져나가는 외국 구조대를 쳐다보면 방사능 피폭에 대한 두려움이 불쑥불쑥 솟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연일 애를 태우고 있는 가족들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래서 생존자 구출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수록 함께 줄어드는 게 있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다. “일본을 돕기로 했으면 실제로 돕고 가야 한다.”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복구 활동을 도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떳떳하게 귀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이동성(53) 단장의 말이다. 긴급 구조단이 일본에서 쉽게 떠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인명구조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한국의 구조대는 일본의 소방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이번에 그 빚을 제대로 갚아야 한다. 그래서 구조 활동에 대한 일본의 편의 제공 제의에 손사래를 쳤다. 이재민 수송에 이용하는 45인승 버스 2대 비용 90만엔(약 1240만원)도 우리 돈으로 지불했다. 차량에 들어갈 경유 3000ℓ와 휘발유 1000ℓ도 한국에서 공수했다. 파손된 차량과 건물 안, 맨홀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하면 이들은 진흙 범벅인 작업복의 매무시를 고친다. 현장에 있던 대원들이 모두 모여 거수 경례를 하고 묵념을 드린다. 일본의 관습에 따라 손을 모아 명복을 빌기도 한다. 구조 대원들의 정성스러운 시신 수습 모습에 이재민들도 울먹이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며느리를 아직 못 찾았습니다.” “회사 동료가 휩쓸려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꼭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느새 배웠는지 또박또박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해 오는 주민도 생겨났다. 숙소는 재해 현장과 가까운 미야기현 공설운동장 옆에 있는 보조운동장에 설치한 텐트다. 며칠 새 강한 눈바람이 날려 텐트 안까지 눈이 불어닥쳤다.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라고 전한다. 세수도 한국에서 가져간 물티슈로 한다.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은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 자 신문에서 한국 긴급 구조단원들의 구조 활동을 ‘비통의 수색’이라는 제목으로 소상하게 소개했다. 경술국치 101년.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의 재난 현장에서 두 나라의 새 역사를 조용히 쓰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휘발유 사상 최고가 1ℓ에 1950원 돌파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이 ℓ당 1950원을 돌파, 2008년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무연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전날 대비 ℓ당 1.30원 오른 1950.37원을 기록, 역대 최고 가격인 2008년 7월 16일의 1950.02원을 뛰어넘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던 2008년의 고유가 파동 때보다 최근 보통휘발유 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해 10월 10일(ℓ당 1693.73원)부터 이날까지 159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ℓ당 2010.13원까지 상승, 최고 가격인 2027.79원(2008년 7월 13일)에 육박했다. 일본 지진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나흘째 하락했다. 지난 16일 두바이유 현물 거래 가격은 배럴당 104.19달러로 전날보다 1.63달러 내렸다. 한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가 구조를 분석하려고 정유사들에 원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자료가 충분치 않았다.”고 밝히며 정유업계를 재차 압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흔들리는 열도

    지진 발생에도 차분하고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여 왔던 일본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약탈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17일 정부가 강제 대응을 검토할 정도로 사재기가 만연하고 칼부림까지 일어났다.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는 물론 도쿄 대부분의 상점에서 빵이나 신선 식품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제는 직접적인 강진 피해는 물론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낮은 북서부 지역에서도 사재기가 시작됐다. AFP통신은 아키타현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주먹밥과 컵라면이 동났다고 전했다. ●일부 상점은 물품 판매개수 제한 “언제라도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주유소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판매량이 제한돼 있고 그마저도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살 수 있다. 도쿄 서부 가나카와현에서는 한 60대 회사원이 다른 운전자를 칼로 위협하다 체포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 남성은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트럭 운전자가 먼저 기름을 넣으려 하자 칼을 들이대고 “순서에 문제가 있다.”며 소동을 일으켰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전날 사재기 자제를 호소했던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법적·강제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냉정한 대응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경고했다. 이미 일부 상점에서는 자체적으로 물품의 판매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물자 부족은 사재기 때문만은 아니다. 생산 자체가 차질을 빚고 있거나 제품은 있어도 이를 실어 나르는 차량의 급유 사정이 여의치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테, 아키타 등 지역에 47개의 슈퍼마켓을 두고 있는 유니버스 관계자는 “휘발유가 부족해 차량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슘 수돗물’에 생수난 가중 여기에 전날 후쿠시마 지역 수돗물에서 소량의 세슘이 검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생수 구하기가 기름 사는 것 못지않게 어려워졌다. 날이 추워지면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자 지역에 따라 하루에 두 차례 계획 정전을 실시하는 곳까지 생겼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핵 관리 당국과 일본 정부가 설정한 방사능 위험 지역 범위가 차이가 나자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미국과 일본의 적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쿄에 사는 지토요 도키는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뭔가를 숨기려는 것 같다.”면서 “정부와 도쿄전력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언론 과소평가 멈춰라” 고베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신문 기고문을 통해 1995년 지진 경험을 전한 뒤, 사태를 축소해서 알리려는 정부·언론과 전문가들을 겨냥해 “위기상황에서는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보다는 과대평가했을 때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안전하다고 믿고 있을 때 갑자기 ‘자, 이제 도망쳐라’라고 하면 패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엔씨소프트 ‘한달 매출’ 70억원 기부

    지진과 원전 폭발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을 돕기 위한 운동이 재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관계와 과거의 불편한 역사 등에도 불구하고 함께 돕고 살아야 할 ‘이웃 사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1억엔… SK 자원봉사단 파견 1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일본의 재난 복구 및 재해민 구호를 위해 성금 1억엔(약 1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4일 정몽구 회장 명의로 지진 피해를 당한 JFE 스틸 등 일본 거래 기업에 위로 서한을 발송했다. SK그룹도 1억엔의 구호 성금을 대한적십자사 등을 통해 기부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그룹 관계사 임직원들이 이날부터 2주간 자체적으로 성금을 모아 일본에 전달하기로 했다. SK 임직원 및 대학생 자원봉사단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도 일본 정부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도쿄지사를 통해 5000만엔을 일본 적십자사에 기탁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14일 일본 선주사와 제철소 30여곳에 위로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KCC 성금전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성금 6000만엔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생수 5000박스(1.5ℓ 6만병)와 담요 2000장 등 총 100t 규모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일본법인 엔씨재팬의 한달 매출에 해당하는 5억엔(약 7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다. KCC그룹 계열사이자 일본 아사히글라스와의 합작회사인 KAC도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랜드 구호키트·S오일 석유공급 현대백화점은 고객 기부금과 같은 액수를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형식으로 성금 모금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스타에비뉴’ 입장 수익금인 1억 1000만원을 국제구호개발 NGO인 ‘기아대책’을 통해 일본 국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현물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담요 6000점과 의류 15만점, 구호키트 2만 3000개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영원무역도 담요 1만 5000점, 아동의류 2만점 등 150만 달러(17억여원)어치를 지원하고,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10만 달러를 기탁하기로 했다. S-오일은 일본 정유업계에 휘발유와 경유 등 총 240만 배럴의 석유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천사사랑 나눔앱’과 ‘T투게더 웹사이트’(ttogether.tworld.co.kr)를 통해 성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 로밍 고객들에게 음성·데이터 요금 50% 할인 및 SMS 무료 제공 등도 지원하고 있다. KT는 일본을 방문 중인 가입자의 문자로밍 요금을 감면하고, 무선랜(와이파이) 로밍과 국제전화 요금을 할인해 주고 있다. 이두걸기자 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도로 곳곳 푹 꺼지고 쩍 갈라져 8인승 승합차 가다 서다 반복

    센다이 총영사관은 지금 한국 교민을 실어나르는 터미널로 변했다. 오전 10시, 오후 5시가 되면 영사관 현관 앞은 가방과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든 교민들이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된다. 이날 기자가 올라탄 8인승 승합차에도 한국문화원 소속 차량으로 나리타 공항을 통해 일본을 빠져나가려는 교민들이 동승했다. 오전 5시. 아직 어둠에 잠긴 시간이지만 미야기 현청 앞 버스 정류장에는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온다던 비 대신 내리는 진눈깨비가 이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 ●응급 지원차량 외 출입 금지 승합차는 진눈깨비가 내린 도로를 엉금엉금 기어갔다. 아오모리와 도쿄를 잇는 도호쿠 고속도로를 탔다. 지진 발생 이후 응급 지원 차량 외에는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교민 수송을 위해 외무성의 특별 허가를 받았다.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심하게 덜컹거려 눈을 떴다. “죄송합니다. 지진으로 도로가 많이 망가져서 차가 덜컹거리니까 조심하세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둠 속에 지반이 침하돼 푹 꺼지고 쩍쩍 갈라진 길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멀쩡한 아스팔트 도로는 기껏해야 500m 넘어 이어지지 않았다. 가다 서고, 가다 서고…. 지난 11일 동북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망가진 곳이 한번 나올 때마다 사람들의 머리가 출렁이면서 엉덩이가 저절로 들썩였다. 나도 모르게 손잡이를 잡았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 근육이 딱딱하게 긴장됐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합차는 속도를 내자니 망가진 도로의 충격이 크고, 충격을 줄이자니 속도를 낮춰야 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었다. ●후쿠시마현 지날 땐 마스크 써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휴게소에 잠깐 내리면서 물었다. “여기가 무슨 현이죠?” “후쿠시마입니다. 왼쪽으로 원전이 있고요. 고리야마라는 큰 피해지가 여기서 가깝습니다.” 나도 모르게 서둘러 마스크를 집어 올렸다. “여기서 한참 먼 곳이에요. 그리고 눈이 내려서 사태가 많이 진정됐을 겁니다.” 대사관 관계자가 나를 안심시켰다. 고속도로에는 우리 차량 외에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대편으로 소방차 5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렸다. 200㎞를 달렸을 때쯤 도치기 현 우쓰노미야 시 인근에서 주유를 했다. “만땅(가득) 부탁합니다. 도쿄에서는 한차당 20ℓ로 주유를 제한하고 있어요. 여기서 긴급 차량으로 주유를 하지 않으면 휘발유를 얻기 힘듭니다.” 사이타마 현으로 들어서자 도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지자체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도로를 손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출발한 지 약 5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가와구치 IC를 빠져나오자 도쿄 아라카와 강이 나타났다. 강가의 나무들이 연두색을 띤 채 봄을 알리고 있었다. snow0@seoul.co.kr
  • 붕산부터 생수까지… 정부 ‘전방위 지원’

    정부가 일본의 대지진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다방면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지진 여파로 폭발한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냉각에 필수적인 붕산에서부터 생수·도포·방호복 등 생필품과 성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유업계도 휘발유 등 석유제품 공급 지원에 나선다. 포스코는 열연 및 냉연 강판 1만 3000t을 지원한다. 16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일본 간사이 전력이 지난 14일 코트라를 통해 붕산 52t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주한 일본대사관이 공식적으로 우리 정부에 붕산 지원을 요청해 왔다. 붕산은 연료봉의 중성자를 잡아내 핵분열을 억제하는 흡수재인 붕소가 포함된 산이다. 일본은 현재 원자로 폭발을 막기 위해 막대한 양의 붕산을 바닷물에 섞어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붕산을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붕산 보유량은 309t으로 전량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일본에 지원하는 양을 빼면 6개월분이 남는다. 정부는 또 생필품과 성금을 보내는 문제를 일본 측과 협의, 구체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구조대 외 물자 지원은 일본이 기본적인 수요를 파악해 알려주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을 결정할 것”이라며 “1차적으로 생수 등 4~5가지 물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간은 오후 민동석 외교부 2차관 주재로 민·관 합동 긴급구호협의회를 열어 효율적인 구호물자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민간기업 차원의 지원 손길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정유업계가 우리 업체들에게 석유제품 지원을 요청해온 데 따른 것이다. 원전과 정유시설 등의 파괴로 발전용 연료와 석유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정유사인 닛폰오일 앤드 에너지(JX NOE)는 최근 GS칼텍스에 휘발유와 경유 등 100만~150만 배럴 상당의 석유제품 지원을 부탁했다. GS칼텍스 측은 “재고와 수출물량 조절 등으로 최대한 지원 물량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JX NOE에 휘발유 26만 배럴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 하루 소비량의 25%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JX NOE가 처리하지 못한 중동 원유 200만 배럴을 대신 구매하기로 했다. 포스코도 일본 현지법인인 포스코재팬을 통해 구호성금 1억엔을 지원하는 한편 피해 복구용 강관 원료인 열연과 냉연 강판 1만 3000t을 다음 달까지 긴급 공급하기로 했다. 이순녀·김미경·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후쿠시마 수돗물서 세슘 검출… ‘눈·비 예보’ 공포 확산

    “어디서 죽든 상관없어요. 최대한 여기서 멀어지고 싶을 뿐입니다.” 방사능 악몽에 쫓겨 일본 열도를 빠져나오려는 피난 행렬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사람이 늘면서 방사능 공포의 진앙지인 후쿠시마 현과 수도 도쿄 등에서는 시민, 외국인들의 대규모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영하의 기온으로 인한 저체온증과 굶주림, 교통 두절 등으로 피난길은 고통의 연속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 눈과 비까지 예보되면서 일본 주민들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후쿠시마의 수돗물에서 방사성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는 보도까지 나와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검출량은 정부가 정한 음식물 섭취기준에 미달해 마셔도 건강에 문제는 없는 수준이다. 현지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8시 실시한 수돗물 간이검사 결과 물 1㎏에서 요오드131이 177베크렐, 세슘137이 58베크렐 검출됐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한 섭취 기준은 물 1㎏당 요오드가 300베크렐, 세슘이 200베크렐이다. 하지만 통상 수돗물에서 검출되지 않는 세슘이 처음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피난길에 오른 와타나베 후미코(70)는 “우리는 최후가 머지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안전하다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까지 후쿠시마 현에서 피난한 사람이 5671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버스 운전사 야마다는 “옥내 대피 명령을 받은 반경 30㎞ 바깥쪽 주변 지역이나 남쪽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패닉 상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45명 정원에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휘발유를 구하기 힘들어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사능 오염 가능성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는 후쿠시마 현 주민들에게 자가용을 이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피난민을 이송하는 군용차량은 아이들과 노인, 장애인을 주로 태우고 있어 기다림에 지친 이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폐암에 걸린 아내와 피난 행렬에 합류했다는 택시 기사 와타나베 고지(60)는 “군용차량을 기다리다 결국 내 차를 갖고 나왔다. 하지만 기름도 다 떨어졌는데 주유소가 전부 문을 닫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중부와 북부 지역에 눈과 비가 내리는 것과 관련해 “방사성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다만 후쿠시마 현은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요오드와 세슘은 안전 기준을 밑돌아 건강에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도쿄는 안전지대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지진과 원전 폭발에 탈출을 감행하는 도쿄 시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하네다 국제공항에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외국인들의 엑소더스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대사관은 지진 피해 지역에 전세버스를 들여보내고 도쿄 나리타공항과 니가타공항에서 항공편을 이용해 자국민을 본국으로 데려오기로 했다. 프랑스, 독일 대사관 등도 자국 국민들에게 귀국을 권고했다. 일본에 지사를 둔 다국적 회사들이 다급하게 직원들을 빼내면서 국제금융허브로서 도쿄의 위상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 일부 국제 항공사들은 도쿄행 비행기를 결항시키거나 다른 도시로 우회하도록 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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