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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기름값 가장 비싼 지역 영등포· 종로 ‘최고’

    서울에서 자동차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영등포구와 종로구로 조사됐다. 6일 지식경제부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초자치구 가운데 영등포 지역 주유소가 고급 휘발유를 ℓ당 평균 2400.02원에 판매해 가장 비쌌다. 서울지역 평균 판매가(2281.72원)보다 118.3원이나 비쌌다. 다음은 강남구로 2357.53원, 중구 2345.28원, 동대문구 2327.10원 순이었다. 반면 가장 싼 곳은 강북구(2117.96원)로 가장 비싼 영등포구와 282.06원이나 차이 났다. 도봉구(2127.80원)와 구로구(2128.01원), 중랑구(2161.10원) 주유소들도 고급휘발유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했다. 또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ℓ당 평균 2142.71원인 종로구였다. 이는 서울 평균 판매값(236.37원)을 106.34원이나 웃도는 것이다. 이어 강남구(2139.07원)와 중구(2134.48원), 용산구(2124.73원) 등도 비싼 편에 속했다. 반면 광진구가 1950.06원으로 가장 낮았고 중랑구(1964.87원), 은평구(1970.34원), 강북구(1974.09원) 등도 비교적 싸게 팔았다. 최근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휘발유와 달리 급등세를 타고 있는 차량용 경유가 가장 싼 곳은 광진구(1766.94원)였던 반면 그 반대는 중구(2019.13원)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레이, 출시로 본 박스카 3파전

    레이, 출시로 본 박스카 3파전

    지난달 29일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기아차의 신개념 미니 다목적 퓨전차량(CUV)인 ‘레이’(RAY)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차를 보유할 때의 혜택에다 예쁜 디자인, 실용성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효리카’로 알려진 닛산의 ‘큐브’, 기아차의 ‘쏘울’과 더불어 박스카 삼파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레이’를 월 5000대, 연간 6만대 내수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스파크’가 지난 10월까지 5만 4055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다소 밑도는 수치다. 그러나 ‘레이’가 다목적 퓨전차량인 점을 감안할 때 ‘스파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취득·등록세 및 공용주차장 할인 등 경차 혜택도 있어 스파크와 기아차 ‘모닝’ 등 기존 경차의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cc, 최대출력 78마력, 연비 17㎞/ℓ ‘레이’는 모닝·스파크와 거의 같은 몸집과 성능을 지녔다. 카파 1000㏄ 휘발유 엔진을 얹은 ‘레이’는 최대출력 78마력, 17.0㎞/ℓ 연비의 성능을 낸다. ‘레이’의 길이와 너비는 모닝, 스파크와 같다. 공차 무게도 800㎏ 후반대로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레이’가 박스카인 만큼 ‘모닝’과 ‘스파크’에 비해 20㎝ 정도 높으며, 휠베이스도 레이가 두 모델에 비해 20㎝ 정도 길다. 즉 실내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성인 4명이 타도 좁지 않으며 자동차 천장이 높아 뒷좌석을 접으면 큰 물건들도 쉽게 실을 수 있다. 또 앞문과 뒷문 사이에 기둥이 없는 B필라리스(pillarless)와 2열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조수석을 통해 아이들과 손을 잡고 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드를 치면 캠핑카로 변신한다. 큰 조형물을 옮기는 건축가나 많은 짐을 싣고 내리는 자영업자들에게 특히 편리하다. 힘은 ‘레이’가 모닝보다 뒤지고 스파크보다 낫다. 모닝의 최대출력은 82마력이다. 스파크는 70마력이다. 연비는 모닝(19㎞/ℓ)보다 뒤지고 스파크에 약간 앞선다. 가격은 경차 중에서 레이가 가장 비싸다. 모닝과 스파크가 가장 싼 모델이 950만원대인 것에 반해 레이는 1240만원이다. 하지만 ‘레이’는 급제동 시 바퀴의 미끄러짐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ABS,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DC), 6에어백, 경사로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HAC 기능, 2열 3점식 시트벨트도 기본 장착해 경차 최고의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체급 큰 쏘울·큐브랑 비교하면 경제성 으뜸 박스카인 ‘쏘울’과 ‘큐브’는 각각 엔진 배기량이 1600~2000cc인 준중형급이다. 1000㏄ 레이와 체급이 다르다. 따라서 동력 성능만 보면 쏘울이나 큐브가 레이보다 낫다. 감마 1.6 GDI 엔진을 단 ‘쏘울GDI’의 경우 최고출력 140마력을, 1.8ℓ급 4기통 DOHC 엔진을 장착한 ‘큐브’는 최고출력 120마력의 성능을 보여 준다. 하지만 경차인 ‘레이’의 최고출력은 78마력에 불과하다. 그러나 연비나 경차 혜택을 고려할 때 ‘레이’의 장점은 더욱 빛난다. 연비의 경우 쏘울GDI(15.7㎞/ℓ)나 큐브(14.6㎞/ℓ)와 비교할 때 레이(17.0㎞/ℓ)가 훨씬 경제적이다. 가격도 쏘울 GDI는 1505만~1895만원이며, 큐브가 2190만~2490만원으로 레이(1240만~1495만원)가 경제적이다. 전체적인 실내 공간은 쏘울이 가장 넓고 큐브와 레이는 비슷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로운 개념의 경차형 박스카인 레이는 경제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 콘셉트에 충실한 자동차”라면서 “경차이면서도 중형차와 비슷한 실내공간, 편의사항뿐 아니라 신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하이브리드 ‘알페온 e어시스트’ 타보니

    하이브리드 ‘알페온 e어시스트’ 타보니

    고품격 중대형 자동차에 연비까지 좋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차가 바로 한국지엠의 ‘알페온 e어시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실내공간과 편의사항, 인테리어 등은 기존의 알페온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외관에 ‘H’를 초록색으로 박아넣은 하이브리드 로고가 있었고, 머플러는 겉에서 보이지 않게 ‘히든머플러’로 숨겨 놓았다. 리어스포일러가 달려 있어 뒤태에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하자 실내 공간에서 기존의 알페온과는 다른 변화가 느껴졌다. ‘에너지 흐름도’ 등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디스플레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비게이션 스크린에 현재 엔진의 상태가 고스란히 표시됐다. 차량이 엔진의 힘으로 가는지 배터리의 힘으로 가는지는 물론,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자동으로 정지된 상태까지 나타났다. 알페온 e어시스트는 구동모터(MGU: Motor Generator Unit)의 출력을 벨트를 통해 엔진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이다. 기존 알페온에 탑재된 2.4ℓ 휘발유 엔진에 17.6㎾의 전기모터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됐다. 전기모터는 기존 알페온 엔진 성능에 최고 23.9마력의 엔진 동력을 보조해 가속 및 등판 성능을 한층 높였다.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자 계기판이 160㎞까지 올라간다. 기존 알페온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 주행 성능과 정숙성, 코너링 등은 만족스러웠다. 주행 중 정체 또는 신호대기 구간을 만날 때마다 알페온 e어시스트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정속으로 속도를 내니 연비는 향상되기 시작했다. 이날 전체 구간에서의 연비는 12.2㎞/ℓ였다. 공인 연비인 14.㎞/ℓ에 못 미치지만 중대형 차란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좋다. 역시 하이브리드 차량의 매력은 착한 ‘연비’다. 알페온 e어시스트 가격은 디럭스 모델 3693만원, 프리미엄 모델 3903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기아차 ‘레이’ 세계 전기차시장 도전장

    기아차 ‘레이’ 세계 전기차시장 도전장

    현대차그룹이 양산형 전기차인 ‘레이’(RAY)를 출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29일 제주 해비치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보도발표회를 갖고 신개념 미니 크로스오버 차량(CUV) ‘레이’를 공식 출시했다. 레이는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탐’(TAM)이란 이름으로 4년의 연구기간 동안 약 1500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1000㏄ 엔진 새달 전기모터로 교체 이날 1000㏄의 휘발유 엔진으로 첫선을 보인 레이는 다음 달 전기모터로 심장을 바꾸고 닛산의 ‘리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우리나라 첫 번째로 양산형 순수 전기차로 변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자동차 문이 3개인 비대칭형 자동차 벨로스터를 내놓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데 이어 5월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9월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승용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해치백 스타일의 i40로 국내뿐 아니라 유럽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레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 네 번째 도전장을 던지는 제품인 셈이다. 전장 3595㎜, 전폭 1595㎜로 모닝이나 스파크 등 경차와 크기가 같다. 하지만 전고가 1700㎜로 20㎜ 정도 높다. 즉, 폭이나 길이는 같지만 차량의 전고를 높이면서 박스카 형태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동승석의 B필라리스(B Pillarless·앞문과 뒷문 사이에 기둥이 없는 차체)구조와 2열 슬라이딩 문을 적용, 탁월한 개방감과 함께 승하차를 쉽게 했다. 또 2520㎜의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시트를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작고 예쁜 가족 중심 박스카 이날 선보인 레이는 최고출력 78마력, 연비 17.0㎞/ℓ의 카파 1000㏄ 휘발유 엔진과, 출력과 토크는 같고, 연비는 13.2㎞/ℓ(LPG 사용 기준)인 카파 1000㏄ 바이퓨얼(Bi-Fuel) 엔진 등 두 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카파 1000㏄ 바이퓨얼 엔진은 LPG와 휘발유 연료 탱크를 동시에 장착해 LPG 소진 시 휘발유를 보조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차는 1000㏄ 미만 차량에 적용되는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차량 구입 시 취득세와 도시철도 채권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및 혼잡 통행료, 공영 주차료 등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차체 자세와 조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주는 차제VSM(첨단 차체 자세 제어장치)과 언덕길에서 정차 후 출발 시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 6 에어백, 2열 3점식 시트벨트 등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또한 B필라가 없는 독특한 차량 구조를 고려해 동승석 문에 강성 빔을 적용하는 등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레이는 가족 중심의 사양으로 다양한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것”이라면서 “레이의 변형 모델인 순수 전기차도 내년부터 연간 2000여대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이의 판매가격은 카파 1000cc 휘발유 모델 1240만~1495만원, 카파 1000cc 바이퓨얼(LPG) 모델 1370만~1625만원이다. 제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에너지상품거래 전문가 과정 울산과기대 국내대학 첫개설

    국내 대학에 처음으로 국제 에너지상품거래 전문가 과정이 개설된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는 2020년 준공 예정인 울산 오일허브 구축사업과 연계해 ‘국제에너지상품거래 전문가 과정’(ECFE)을 내년에 개설한다고 28일 밝혔다. 첫해 모집인원은 40명 정도다. 에너지상품거래 전문가과정은 1년 과정으로 여름·겨울방학 없이 100%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에너지상품(원유, 휘발유, 경유, 방커C유, 나프타 등) 거래를 위한 현·선물 트레이더 육성, 에너지 상품거래와 위험관리, 파생상품 이해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된다. 교육대상은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동서발전, SK에너지, S-OIL, 현대오일뱅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해운업계, 석유화학업계 에너지상품거래 관계자들이다. 이들 회사는 에너지거래 전문가 양성을 위해 유럽 등에 통상 3~5년 과정의 ECFE를 이수토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ECFE를 활용하면 그만큼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UNIST는 내년 중 교내에 최첨단 트레이딩룸을 개관할 예정이고, 세계 2위 석유평가기관인 아르거스(Argus) 등 이 분야 권위자와 연구원들을 강사로 초빙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경유값 고공행진… 올 최고치 육박

    경유값 고공행진… 올 최고치 육박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 평균가격이 최근 2주일 넘게 상승하면서 최고 가격에 육박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난방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석유제품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자동차용 경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0.13원 오른 1795.65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가는 이달 10일 ℓ당 1781.74원을 기록한 이후 17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정유사들의 가격인하 직전인 4월 5일 기록한 올해 최고가격(1801.84원)보다 불과 6.53원 낮은 금액이다. 경유값 역대 최고가는 초고유가 시대인 2008년 7월 16일 기록한 ℓ당 1947.75원이다. 반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1969.25원으로 전날 대비 0.96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9월 4일(1933.21원) 이후 56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오르다가 1일(1992.55원) 하락세로 전환했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경유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는 이유는 계절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유는 자동차용뿐 아니라 산업용, 발전용 연료로도 많이 사용되는 만큼,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면서 난방을 위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격(914.6원)은 전주보다 떨어졌지만 경유 공급가(1025.8원)는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휘발유 하락, 경유 상승’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反기업정서 확산에 ‘전전긍긍’

    反기업정서 확산에 ‘전전긍긍’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산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에 대한 공략이 한층 용이해졌다. 그러나 국내 6대 수출품목 중 자동차를 제외한 전자, 조선, 석유화학, 철강, 일반기계 등 나머지 업종에서는 FTA가 발효돼도 실제 영향이 거의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관세인하 효과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되레 농업 등의 피해에 따른 반기업정서 확산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전자, 대부분 관세율 0% 품목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6대 수출품목 중 자동차는 관세율의 점진적인 철폐에 따라 미국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대표적인 한·미 FTA 수혜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전자, 조선 등 나머지 업종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해당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섬유 역시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지만 6대 수출품목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전자 업종이 FTA의 호재가 거의 없는 것은 관세율이 0%인 제품이 이미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컴퓨터, 통신장비, 디스플레이 등은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북미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TV 관세율 5%는 즉시 철폐된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가전 관세율 1~2%도 없어진다. 하지만 미국에 수출되는 이들 제품의 대부분은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조선·철강, 이미 무관세 거래 조선, 철강 업종 역시 전자와 상황이 비슷하다. 전 세계 조선시장은 이미 관세 없는 단일시장의 형태인 데다 국내 조선업체에 배를 주문하는 선주사들의 대부분은 그리스,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철강제품 역시 이미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고 미국 수출 물량도 극히 미미해 무덤덤한 표정이다. 다만 석유화학과 일반기계 등 품목의 상당수 제품들은 관세가 인하된다. 석유화학의 경우 폴리스티렌과 에폭사 수지는 현재 6.5%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배럴당 52.5센트의 관세가 매겨지던 휘발유와 경유 등의 관세도 없어진다. 일반기계의 경우 8.5%이던 볼트·너트 제품 관세와 4.2%였던 화학기계 관세가 모두 사라진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종은 대미 수출이 거의 없다. 최근 휘발유 등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화학·기계, 오히려 수입 늘 듯 오히려 화학과 기계 부문은 FTA에 따른 피해 업종에 가깝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이 지난 8월 한·미 FTA 효과를 재분석한 결과, 화학은 매년 8900만 달러, 기계는 3100만 달러 정도 수입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재계 단체들은 자동차 등 특정 업종의 이해에 치우쳐 일제히 한·미 FTA를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우리로서는 ‘대기업들이 FTA에 따른 이득을 독차지한다’는 반기업정서 확산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담’ 허물어 연 180억 절감

    충남 대산산업단지에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한 현대오일뱅크와 삼성토탈이 ‘담을 허무는 상생 협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은 22일 서울 남대문로 현대오일뱅크 사무실에서 ‘현대오일뱅크-삼성토탈 수소혼합가스 배관망 개통 기념식’을 가졌다. 대산산업단지에서 양사의 담을 가로지르는 배관망이 열린 것이다. 담 하나를 둔 이웃이라도 두 회사는 그동안 원료 공급을 위해 선박을 이용했다. 배관망 개통으로 삼성토탈은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잉여 수소혼합가스를 현대오일뱅크에 팔고,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정제에 필요한 고순도 수소원료를 값싼 비용으로 공급받게 됐다. 무엇보다 배로 돌고 돌아 원료와 반제품을 교환했던 양사는 이번 사업으로 연간 180억원의 생산원가 절감 및 물류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연간 8만t에 달하는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와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체인 현대오일뱅크는 전신인 극동정유가 1989년 대산산업단지에 공장을 세웠고, 석유화학업체인 삼성토탈은 1991년 바로 옆에 공장을 준공해 양사는 20년 넘게 담을 사이에 두고 비효율적인 거래를 해왔다. 앞서 2005년에는 1단계 공동 배관망을 만들어 나프타와 휘발유 및 경유의 배합제 등을 일부 교환했었다. 두 회사는 2013년이면 1, 2단계 공동 배관망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알뜰주유소 유찰… 기름값 인하 미지수

    알뜰주유소 유찰… 기름값 인하 미지수

    정부의 기름값 인하 대책 중 하나인 ‘알뜰주유소’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국내 정유사를 대상으로 한 알뜰주유소 대량 구매입찰이 유찰됐다. 정유사들이 정부 예상보다 휘발유값을 높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대량 구매방식으로 얼마나 휘발유값을 낮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식경제부는 15일 오후 3시 마감한 알뜰주유소 입찰 결과,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참여했으나 정부의 예상 가격보다 높아 유찰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할 국내 정유사를 찾지 못한 셈이다. 정부는 국내 정유사로부터 휘발유·경유 등을 대량으로 공동구매해 알뜰주유소를 통해 시중가보다 ℓ당 70~100원 싼값에 공급하고,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 중 알뜰 주유소의 비중을 10%(1300곳)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이 1차 입찰이고 이달 안으로 2차, 3차 입찰을 계속 진행해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할 국내 정유사를 찾을 것”이라며 “석유공사를 통해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정유업체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알뜰주유소 공급자 입찰이 유찰되자 정유사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자신들이 제시한 공급가에 대해 정부가 ‘더 내려서 공급하라’고 사실상 ‘퇴짜’를 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동안 단행된 ℓ당 100원 인하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알뜰주유소에 대한 제품 공급은 추가적인 손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정부는 정유사들이 일반 공급가 대비 ℓ당 50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등을 납품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완전시장경제 체제에서 다들 여러 가지 계산을 통해 입찰가를 제시했는데 어떻게 더 인위적으로 낮추라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면서 “국내에서 10조원 가까이 석유제품을 판매해도 영업이익률이 2%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 알뜰주유소가 이상론이라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지금 대량구매 방식으로 공급을 받아 운영 중인 농협주유소도 기존 정유 4사 주유소보다 휘발유 ℓ당 40~50원밖에 싸지 않다. 따라서 알뜰주유소가 정부의 의지대로 100원 가까이 싼값으로 휘발유를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앞으로 있을 알뜰주유소 추가 입찰에도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 산업으로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데다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석유공사의 비축유를 빌려 써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도 업체들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준규·이두걸기자 hihi@seoul.co.kr
  • 세계최고 연비 35km/ℓ 승용차 다음달 출시

    세계최고 연비 35km/ℓ 승용차 다음달 출시

    휘발유 1ℓ로 35km를 주행하는 세계 최고 연비의 상용차가 다음달 중순 시장에 선보인다. 도요타자동차는 연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킨 신형 소형 하이브리드카 ‘아쿠아’를 12월 중순에 내놓겠다고 16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세계 최고 연비를 기록한 차는 역시 도요타가 만든 ‘프리우스’로 32.6km/ℓ였다. 신형 자동차는 이에 비해 ℓ당 2.4km나 향상됐다. 아쿠아는 다음달 2일 열리는 일본 도쿄 모터쇼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아쿠아는 1500cc급 고출력 모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차체도 작고 가볍게 만들어 연비를 최대로 올린 것이 특징이다.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지명도가 높은 만큼 ‘프리우스 C’라는 이름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160만~170만엔(한화 2300만~2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고유가시대 디젤車가 돌아왔다

    고유가시대 디젤車가 돌아왔다

    소음과 진동 등으로 외면받던 디젤 승용차가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동안 엔진의 성능이 많이 개선된 점도 있지만 고유가 시대에 출력과 연비 등에서 휘발유 차량보다 많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i40’는 8~9월 계약 기준으로 무려 71.6%의 고객이, ‘i30’는 10월 계약 고객 중 51%가 디젤모델을 선택했다. 또 벤츠와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도 앞다퉈 디젤 승용차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시끄럽고 승차감이 나쁘다는 디젤차의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친환경 디젤엔진 개발에 더욱 힘써 수입차 못지않게 안락하고 편안한 디젤 승용차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경차 뛰어넘는 연비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i30’의 새 모델을 선보였다. 새로운 i30에는 휘발유 모델(3개)과 함께 디젤 모델(2개)이 있다. 그중 최고 출력 128마력에 연비 20.0㎞/ℓ인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는 i30를 선보이면서 경쟁 모델로 세계적인 인기 차종 가운데 하나인 폭스바겐 골프를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i30는 골프보다 1000만원 정도 싼 동시에 연비와 파워 면에서도 앞서고 있다. 골프 2.0TDI(17.9㎞/ℓ·140마력)보다 힘은 약하지만 연비는 앞서고, 골프 1.6블루모션(21.9㎞/ℓ·105마력)과 비교하면 연비는 뒤지지만 힘은 앞선다. 특히 연비는 경차보다 높은 장점이 있다. 한국지엠의 스파크(연비 17㎞/ℓ)는 물론 기아차의 모닝(19㎞/ℓ)도 뛰어넘는다. 이런 장점 때문인지 i30는 지난달 계약 기준으로 디젤 모델이 51%, 휘발유 모델 49%로 디젤을 선택한 소비자들이 많다. 엑센트 디젤 모델도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출시 이후 판매된 2425대 중 15%가 디젤 모델이다. 특히 5도어 모델은 전체 판매 대수의 62.7%가 디젤이다. 이처럼 소형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자 한국지엠도 유럽 수출용인 아베오의 1.3ℓ 디젤 모델을 국내에 내놓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중형차급인 현대차 i40 디젤은 2006년 출시된 쏘나타 디젤 모델의 실패를 딛고 내놓은 두 번째 중형 디젤 모델이다. 휘발유 모델보다 100여만원 저렴하면서 우수한 연비(18㎞/ℓ) 등으로 i40는 판매량의 70% 이상이 디젤 모델이다.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의 파사트 2.0TDI(15.1㎞/ℓ)보다 연비는 19% 높지만 가격은 1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벤츠 “올 디젤차 판매 작년보다 125% 성장” 디젤 엔진 개발에 오랜 역사를 가진 벤츠를 중심으로 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다양한 디젤 승용차를 선보이고 있다. 벤츠는 1936년 세계 최초의 디젤 승용차 260D를 출시했으며 1997년 세계 최초로 커먼레일 다이렉트 인젝션(CDI) 엔진을 선보이는 등 지난 75년 동안 디젤 엔진 기술의 선구자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왔다. 올해에는 혁신적인 청정 디젤 기술 블루텍의 V형 6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 ‘S 350 블루텍’을 선보였다. 블루텍은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인 선택식 촉매환원법을 통해 수용성 요소 용액을 배기가스 플로(배출 장치)에 유입시켜 질소산화물의 80%를 무해한 질소와 물로 전환 배출시키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밖에도 C220 CDI 블루이피션시, E220 CDI 블루이피션시, ML 30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GLK 22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등 모두 5개 모델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소형차인 골프와 제타를 중심으로 디젤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마티아스 라즈닉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세일즈 마케팅 부사장은 “올해 디젤 모델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성장했다.”면서 “내년에 새로운 디젤 모델 1~2개를 한국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2003년 3월 22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의 한 연립주택. 4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문안에서 잠긴 집안은 연기와 화기로 가득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소방관들은 20여 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고 방을 하나씩 뒤지던 신입 소방관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급히 선배를 불렀다. “여, 여기···. 칼 맞은 시체가 있어요.” 사건은 경찰로 이관됐다. 희생자는 집주인 A(여·당시 49세)씨. 시신은 침대방 한쪽 이불더미 밑에 숨겨져 있었다. 범인은 이불을 태워 시신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듯했다. 불에 탄 시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법의학에서 말하는 투사형 자세(Pugilistic Attitude)였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시신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열강직 현상이다. 보통 사람의 몸은 펴는 근육(신근)보다는 당기는 근육(굴근)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열강직 현상도 당기는 근육에 많이 나타난다. 불에 탄 시신은 손목과 팔꿈치를 오므리는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인은 다발성 자창(刺創·찔린 상처). 범인은 A씨의 등과 왼쪽 팔 등을 무려 35군데나 찔렀다. 매우 당황했거나 복수심에 불탄 자의 소행으로 보였다. 칼의 방향을 봐서 범인은 오른손잡이였다. 범인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과 드레스 룸 등 4군데에 동시에 불을 놨다. 이상한 점은 화재 현장 여기저기서 화장품 향이 진동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곧 밝혀졌다. 거실 바닥에 뚜껑이 열린 채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킨로션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발화 지점에서 발견된 에틸알코올과 같은 성분임이 드러났다. 영악하게도 범인은 에틸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을 집안 곳곳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이다.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는 범인들은 화재와 함께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이고, 범행 시각이나 도주로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산이다. 방화든 실화든 화재 현장에 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 인화성 물질도 바닥이나 벽틈에 모두 연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재 잔류물 역시 남기 마련이고 그 속에선 증거물이 고스란히 나온다. 오히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불은 범인에게 방화범이라는 꼬리표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면식범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집주인을 알거나 집 열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에 불을 놓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고 봤다. 이런 추리 뒤에는 현관 외에는 나갈 다른 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범행 장소가 연립주택의 맨 꼭대기 층이어서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옥상 지붕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길이었다. 귀금속을 챙기지 않은 것도 원한에 의한 범행을 의심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수사는 겉돌았다. 의심할 만한 용의자들은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 방화 현장을 다시 뒤지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관 안전핀이 눌러져 있다.”는 보고였다. 일반적으로 보조 잠금장치인 안전핀은 집 안에서만 누룰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열쇠로 잠궈도 안전핀은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현관의 안전핀이 눌린 상태라는 것은 즉, 범인이 현관이 아닌 제3의 통로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다. 뒤늦게 확인한 옥상에는 뜯겨진 방충망과 범인이 버린 장갑이 보였다. 면식범만을 쫒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재설정해야 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수사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훔쳐간 범인은 대담하게도 범행 후 사흘 동안 이 휴대전화를 이용하다가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렸다. 휴대전화 사용명세서를 뽑아본 경찰은 황당했다. 전체 20여 통의 전화 중 대부분이 속칭 폰팅으로 불리는 음란성 유료전화를 거는 데 이용됐다. 마치 규칙이라도 정한 듯 폰팅은 짝수날에만 이어졌다. 범인은 그렇게 죽은 여인을 끝까지 이용했다. “사람을 죽인 날, 그것도 죽은 사람 전화로 폰팅하는 걸 보면 이거 완전 중독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루 10통씩 폰팅하던 놈이 홀수날엔 왜 한 건도 전화를 안 했을까…. 황 형사.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이나 공익근무요원 중에서 동종 전과자부터 뽑아봐.” 폰팅업계 특성상 경찰이 협조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건 한 통의 114 안내전화에 주목했다. 범인이 안내받은 곳은 강릉시 주문진에 있는 한 세탁소였다. 경찰은 한 20대 남자가 여관에서 “세탁물을 가져가라.”는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맡긴 무스탕 점퍼 소매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죽은 A씨의 피였다. 경찰은 잠복 끝에 K(21)씨를 검거했다. 예상대로 K씨는 격일로 근무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K씨는 혼자 귀가하는 A씨를 보고 집을 털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자 옥상을 통해 집으로 침입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엉겁결에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범행 후 그의 행적. 피 묻은 20만원을 들고 그가 간 곳은 PC방이었다. K씨는 말을 이었다. “형사 아저씨. 그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불은 놨지. 연기는 나지. 근데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소년의 티를 갓 벗은 20대 초반의 살인자는 그래도 제 목숨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알뜰 주유소’ 1300개 만든다

    ‘알뜰 주유소’ 1300개 만든다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알뜰주유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뜰주유소란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 등이 낮은 가격으로 공동 구매한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을 받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주유소를 의미한다. ●1년내 500곳 이상 영업 예상 지식경제부는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 1만 3000개 중 최소 10%에 해당하는 1300여개의 주유소가 이런 방식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3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알뜰주유소가 본격 도입되면 지금보다 기름 값이 ℓ당 70∼100원 정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분석을 했다. 지경부는 먼저 자가폴(비브랜드 주유소) 주유소협의회에 가입한 50여 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유사와 공급계약을 맺는 200여 농협 주유소도 알뜰주유소 형태로 바꿀 예정이다. 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167개 주유소를 차례대로 알뜰주유소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에너지 기업 중 일부가 올해 말에 사업영역 다변화와 사회공헌 차원에서 서민을 위한 사회공헌형 알뜰주유소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앞으로 1년 내에 500여 개 이상의 알뜰주유소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또 사업이 안정화되는 2015년쯤엔 더 많은 사업자가 알뜰주유소로 전환, 최소 1300개 이상이 영업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설자금 최대 2300만원 지원 정부가 이처럼 알뜰주유소를 내놓은 이유는 ‘국내 석유시장이 정유 4사에 의한 독과점 구조’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알뜰주유소는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 휘발유 가격 인하를 가져올 ‘열쇠’인 셈이다. 지경부는 앞으로 알뜰주유소 전환을 활성화하고자 시설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적용해 소비자 신뢰를 높일 계획이다. 시설개선 자금을 70%(2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알뜰주유소 전환에 대한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주유소협회 강력 반발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안정적 수요기반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알뜰주유소 활용을 의무화하고 기관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라면서 “알뜰주유소에 대한 물량 공급은 석유공사와 농협이 공동 추진 중인 입찰 계약이 발효되는 12월 중에 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유소협회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지원에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4%의 낮은 영업 마진으로 도산하는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알뜰주유소만 지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비싼 기름값은 주유소 탓이 아니라 정부의 높은 세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기름값 57일만에 상승행진 마감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이 57일 만에 하락했다. 2일 석유제품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1일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0.62원 내린 1992.55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휘발유 가격도 1992.01원으로 전날보다 0.54원 하락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지난 9월 4일(1933.21원) 이후 56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13일 ℓ당 1971.94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매일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앞서 하락세를 보인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60원 아래로 떨어졌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떨어진 것은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15달러 내린 103.6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7일 110.67원까지 오른 두바이유 가격은 이후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되면서 지난달 4일 95.60원까지 떨어진 뒤 100달러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위협 발목까지… 내년 더 걱정”

    “경제위협 발목까지… 내년 더 걱정”

    “부지불식간에 경제 위험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내년이 안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경제 전망과 관련, 강한 경기 쇼크보다 느끼기 힘들 정도로 서서히 나빠지는 경기에 대비하기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3.4%를 기록하면서 3%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거시 대응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불황에도 신흥국의 견조한 발전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을 촉발할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앞을 예측하기가 이보다 힘든 시절이 있었나 싶다고 했다.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영자총협회 포럼 강연에서 대외여건 악화로 내년 중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애초 전망치인 170억 달러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총재가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 고위관계자의 경기전망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저성장 국면의 원인은 역시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장기화되고 있고, 유럽의 재정문제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2차 양적완화정책(QE2)을 시행하고도 풀린 돈이 기업 활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폭이 커진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은 가계 부채로 인한 내부위축이 큰 원인이었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금융불안도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성장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7%로 7월(20.3%)이나 8월(24.4%)보다 급감했다. 지난달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0.5% 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주요국의 경기둔화에도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9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은 이날 ℓ당 1992.38원으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원절약형인 선진국의 성장이 둔화됐음에도 신흥국의 자원소비형 성장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저성장·고물가 현상은 국내에서도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내년에는 물가가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 역시 3% 중반대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물가가 성장률을 넘는) 경기 둔화는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거시정책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금리인하가 해법이지만 가계부채의 가수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채택하기 어려운 카드다. 반대로 금리 인상은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부추길 수 있다. 경기둔화가 부지불식간에 오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사용할 명분과 근거도 부족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정부 정책 흐름이 가계나 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는 돈의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우선 정책기조를 내수 살리기에 맞춰 소비심리 위축을 막고 기업 투자에 인센티브를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고유가시대 시민·주유소도 거품 빼자

    유가 고공행진이 멈추질 않는다. 엊그제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991원으로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33원이던 지난달 4일부터 50일째 상승세다.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이미 2000원을 넘었고, 제주·강원·대전 등지도 20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제 유가 강세에 따라 정유사들이 공급가를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유가가 심리적 저지선 2000원대를 위협하고 있지만 시민들이나 주유소의 행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유가를 잡으라고 정부와 정유사를 압박하기만 할 뿐 싼 주유소를 찾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합리적인 소비행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에 따르면 7월 버스 이용객은 1억 4116만여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오히려 229만여명 감소했다. 반면 지하철은 하루 이용객이 480만여명으로 20여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승용차’는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국 주유소는 과당 경쟁 등으로 3개월 전에 비해 200여곳이 준 1만 2800여곳이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휴지, 생수 제공 등은 여전하다. 주유소 업자들은 “세계적으로 주유소에서 이렇게 많은 경품을 주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경쟁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기름값이 싼 셀프주유소도 464곳으로 전체의 3.5%에 불과하고, 증가추세도 보합세다. 정부의 기름값 인하 노력은 지금까지는 별 효험이 없다. 유류세 인하 요구가 거세지만, 정부가 쉽게 수용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우선은 소비자들이 현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기름도 손수 넣어 셀프주유소 보편화를 유도해야 한다. 경품 제공 주유소 이용을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름값 거품을 빼는 데도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 日 코스모석유 현대에 위탁생산 검토…휘발유 등 내수 감소·재해 위험 분산

    일본의 정유 대기업인 코스모석유가 현대오일뱅크에 휘발유 생산 등을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스모석유가 휘발유 등의 내수 감소로 일본 국내에서의 정유시설 감축이 불가피해지자 현대오일뱅크에 생산을 위탁해 경영을 효율화하기로 결정했다. 지진 등의 재해가 발생했을 때 위험 분산 효과도 염두에 두고 있다. 코스모석유는 현대오일뱅크와 2009년 석유화학 공장인 ‘HC페트로켐’을 공동 설립한데 이어 올해 7월에는 480억엔(약 719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에 벤젠, 톨루엔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합작 BTX 공장을 착공했다. 코스모석유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지바현에 있는 정유소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대오일뱅크로부터 일부 제품을 공급받아 왔다. 코스모석유는 일본 국내에 4개의 정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63만 5000배럴의 정유능력을 갖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41일째 … 떨어질 줄 모르는 기름값

    41일째 … 떨어질 줄 모르는 기름값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도 연일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기름값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유가 추세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사임으로 정부의 유가 관리 정책이 표류하는 것과 더불어 1.5%에 달하는 주유소의 신용카드 수수료도 한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18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77.67원으로 전날 1976.88원보다 0.79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4일 ℓ당 1933.21원을 기록한 이후 41일 연속으로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 역시 ℓ당 2051.66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루 사이 전날 기록한 최고가 2049.11원보다 무려 2.55원이나 올랐다. 이날 고가 전략을 펼치는 서울 일부 주요소의 휘발유가는 ℓ당 230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승원 석유공사 유가정보팀 과장은 “국제 유가와 환율이 번갈아 오르면서 국내 휘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동 지역 내 긴장 고조로 현물시장의 국제유가가 높아지고 있어 단기적으로 석유제품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유소 업주들은 1.5%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가 고유가의 한 원인이라면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국주유소협회는 20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주유업계는 그동안 매출액 대비 1.5% 정률로 적용되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유류가격 인상에 따라 저절로 오르는 구조여서 기름값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수료율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는 유류가격 상승 시 동반 상승하는 수수료로 이득을 보지만 주유소는 고유가에 따른 소비감소와 카드수수료 부담으로 경영난이 심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경부의 수수방관도 기름값 오름세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 들어 기름값을 잡고자 ‘ℓ당 100원 할인’ ‘일본 휘발유 수입’ ‘알뜰 주유소’ 등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9·15 정전대란으로 최 장관이 물러난 뒤 알뜰 주유소와 무폴 주유소 활성화 대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또 지난 7월 주유소 500여곳의 회계 관련 장부를 분석해 공개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되고 있다. 정유 관련 전문가는 “정부가 대형 정유업체를 압박해서 유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알뜰형, 무폴형 주유소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박재범칼럼] ‘이웃집 암소를 죽여 주세요’

    [박재범칼럼] ‘이웃집 암소를 죽여 주세요’

    ‘부잣집 옆에 살고 있는 농부가 있었다. 부자에게는 암소 한 마리가 있었다. 농부는 평생 뼈 빠지게 일해도 갖지 못할 가축이었다. 농부는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마침내 하느님이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자,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웃집 암소를 죽여주세요.’ 미 클린턴 대통령 때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가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원제 After Shock)라는 저서에서 소개한 러시아의 민담이다. 그는 러시아에서는 대개 모든 사람을 일으켜 세우기보다 끌어내리는 쪽으로 기운다며,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미국도 러시아와 비슷한 처지가 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한 전직관료는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이 얘기를 끄집어냈다. 정부와 민간부문에서 골고루 일했던 그는 금융통으로 독서광이다. 연초 나온 책을 읽고 동료였던 전직 장·차관들에게 일독을 권했더니 모두 ‘현직 시절 책을 봤더라면….’ 하며 아쉬워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에서 ‘우리가 99%’라는 반(反)월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까닭은 무엇일까. 단순화시켜 보면 보통 사람들의 부자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탓이 아닐까 싶다. 대공황 시절 미국은 케인스의 처방에 따라 총수요 관리를 통해 중산층을 두껍게 육성하는 일에 나섰다. 아울러 유럽을 친구 삼아 시장 규모를 넓혔다. 절정은 1970년대였다. 돈 흐름이 좋아지면서 일자리와 보수가 넉넉해졌다. 중산층의 호주머니가 두툼해졌다. 지금 부자에 대한 반감은 중산층에 돈이 돌도록 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미국에서 1928년과 2007년 개인소득 상위 1%가 국민소득 23% 이상을 가져갔다고 한다. 1970년대에는 7~8%였다. 돈이 적절히 분산되면 안정과 번영을, 돈이 쏠리면 불안과 위축을 겪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많다. 우리는 40여년 전까지만 해도 보릿고개를 넘는 게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이제는 주변에 수천억원대 부자가 즐비하다. 70년대에는 포니 자동차만 굴려도 빛이 났다. 요즘 경차를 타고 다니면 대접받기 힘들다. 모두 가난했을 때에는 심정적 안정감이 있었으나, 돈이 제법 모이자 비교를 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강남권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된 연유다. 우리는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접근법을 영점에서 뜯어고쳐야 한다. 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중산층 호주머니에 돈을 담아줄 수 있도록 발상과 제도를 전환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 정부와 정치는 가난으로부터 굴기하려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틀에 안주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라고 본다. 30~40년 전만 해도 자동차는 특수계층만 가질 수 있었다. 그때는 휘발유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것이 타당했다. 자동차가 생필품이 된 지 오래됐음에도 발상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위치가 달라졌음에도 관행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우물가에서 살다가 강가로 터전을 옮겼음에도 여전히 우물 물을 길어 먹는 식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안철수 바람을 이해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정부·정당을 과거 낡은 틀을 부여잡고 매달리는 기득권층으로 본다. 젊은이에게 보릿고개를 얘기해봤자 공허할 뿐이다.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와 실질임금이 필요하다. 소득불균형을 알려주는 지니계수는 2000년 0.279에서 2010년 0.315로 악화됐다. 무상급식처럼 골고루 나눠 먹자는 식의 단세포적 해법이 판을 칠 수밖에 없다. 성장의 과실을 소수만 독식하는 것은 결단코 막아야 할 일이다. 마찬가지로 무작정 골고루 나눠 먹자는 것도 나라와 개인의 삶을 망치는 일이다. 사람의 심성은 다 똑같은 법. 우리나라에서 ‘이웃집 암소를 죽여달라.’는 기도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파탄을 막으려면 정치와 정책의 일대 개혁이 시급하다. jaebum@seoul.co.kr
  • “정유사 유통마진 인하·유류세 탄력 운용을”

    연일 고공행진 중인 기름값을 잡을 묘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정유사들의 유통 마진 인하, 유류세 탄력적 운용, 정유사의 원유 수급 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팀장은 “정유사는 유통마진을 낮게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2008년에는 정유회사들이 유통 마진을 ℓ당 20~30원으로 잡았는데 지금은 60~63원으로 과하게 책정했다.”며 “지난 4~7월 기름값을 100원 할인해 정유사들이 손해를 봐서 그런지 유통 마진을 너무 높게 잡았다.”고 비판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유사들은 원유를 더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를 결정하는 구매시스템과 환율 변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든 올라가든 기름값은 무조건 오르기만 해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하다.”며 “유가는 한없이 오르는 게 아니다. 원유 구입 시기와 환율을 잘 판단해 원유 수입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류세를 인하하거나 인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유류세 인하는 최후 수단”이라며 “서민경제가 휘발유 가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소상공인이나 유통업자 등이 부담을 느끼는 한계 수준을 정확히 정한 뒤 그에 맞게 유류세 인하 폭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유류세 중 탄력세를 말 그대로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탄력세는 +30%에서 -30%까지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유가가 비싸진 만큼 현재의 +11.37%에서 0% 또는 -11.37%까지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가폴 주유소에 대한 의견도 있다. 이 팀장은 “자가폴 주유소는 가격이 싼 면이 있지만 유사석유가 많이 문제가 됐다.”며 “품질 관리를 잘하면서 육성한다면 가격 인하 효과도 볼 수 있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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