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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근교 40대 여성 “293억원 당첨된 복권 세탁기에 돌렸으니 봐주삼”

    LA 근교 40대 여성 “293억원 당첨된 복권 세탁기에 돌렸으니 봐주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 사는 40대 여성이 복권을 넣어둔 바지를 세탁하는 바람에 290억여원에 이르는 당첨금을 놓쳤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나서 당첨금이 주어질지 주목된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복권협회의 슈퍼로또플러스 복권이 누적 상금 2600만 달러(약 293억원)까지 쌓인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14일 1등 당첨자가 나왔으나 당첨금 수령 기한인 이날까지 찾아가지 않았다. 복권의 당첨번호는 23, 36, 12, 31, 13에 메가 숫자 10이었다. 해당 복권은 노워크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된 것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6명이 복권 당첨자라고 나타났지만 실물 복권을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40대 여성이 지난 12일 편의점에 나타나 당첨된 복권을 넣어둔 바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린 바람에 복권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당첨 번호 발표 후 180일인 상금 수령 마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편의점 매니저가 폐쇄회로(CC) TV 카메라 영상을 돌려 보니 이 여성이 복권을 구매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편의점 직원들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캘리포니아주 복권협회는 처음에는 당첨된 복권을 실물로 제시하거나 복권의 앞면과 뒷면을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가 이 여성이 해당 복권을 구입했다는 영상 사본이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에는 영상 사본을 면밀히 조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당첨된 복권을 판매한 편의점에는 최종 당첨 여부와 관계 없이 보너스로 13만 달러(약 1억 4000만원가 주어진다. 만에 하나 당첨자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지면 현금 일시불로 받았을 때의 금액인 1970만 달러(약 222억원)가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지원에 사용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정도 거액의 미수령 당첨금이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물론 실물 복권을 제시하지 못한 채 구입한 사실이 확인돼 당첨금을 달라고 주장하고 나선 일도 처음 있는 일이다. 1997년 이후 2000만 달러 이상의 복권 중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은 복권은 2015년 6300만 달러짜리 복권을 포함해 4장 정도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2016년 한 여성이 더러운 청바지 안에 당첨 복권을 넣어뒀다가 훼손됐다고 주장한 데 따라 BBC 뉴스비트가 세탁기에 넣고 돌려본 결과 복권이 완전히 망가진 것을 확인한 일도 있었다. 아래 동영상은 지난 2016년 영국 에섹스주에 사는 수 리처즈와 배리 매독스 부부가 긁는 복권이 300만 파운드에 당첨된 기쁨을 친구, 가족들과 마음껏 즐기려고 정원 마당에 샴페인 병과 잔을 조경한, 부럽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을 담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이 부부가 그 뒤로도 쭉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앞의 40대 여성이 애달프게라도 행운의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손님 살해·유기한 노래주점 주인 구속…“도주 우려”

    손님 살해·유기한 노래주점 주인 구속…“도주 우려”

    술값 시비로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산에 유기한 노래주점 주인이 구속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14일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노래주점 업주 A(34)씨를 구속했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24분쯤 인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현장 정밀감식에서 A씨가 운영한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피해자 B씨의 혈흔과 미세 인체조직이 발견됐다. A씨는 범행 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인근 마트에서는 14ℓ짜리 락스 한 통,75ℓ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이달 12일 인천 자택에서 검거했다. A씨는 “B씨가 툭툭 건들면서 혼나봐라 라며 112에 신고했다”면서 “화가 나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폭행이나 상해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 A씨는 노래주점 빈방에 시신을 이틀간 숨겼다가 차량에 옮겨 싣고서 인천 무의도와 강화도 등 곳곳을 돌아다녔고, 며칠 뒤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버렸다. B씨가 살해되기 전 112에 직접 신고를 했을 때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살해되기 직전인 당일 오전 2시 5분쯤 “술값을 못 냈다”며 112에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 근무자는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노래주점 주인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위원회에는 경찰 외부 위원 4명과 내부 위원 3명이 참석한다. A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추후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얼굴과 실명 등을 공개하는 방식을 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원회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당일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부천지역 경기도의원, 생활체육 관계자와 학교시설 개방 관련 정담회 개최

    부천지역 경기도의원, 생활체육 관계자와 학교시설 개방 관련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부천지역 도의원은 지난 13일 경기도의회 부천상담소에서 부천시 생활체육 관계자들과 주민 생활체육 참여를 위한 학교 운동장 및 체육관 등 학교시설 개방을 위한 정담회를 가졌다. 이 날 정담회에는 건설교통위원회 김명원(더불어민주당·부천6)위원장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성환(민주당·부천4)의원, 기획재정위원회 염종현(민주당·부천1)의원, 교육행정위원회 권정선(민주당·부천5)부위원장, 도시환경위원회 이선구(민주당·부천2)의원과 부천시 오정지구 축구협회장 및 부천시 70대축구단장 등 생활체육관계자 5명이 참석했다. 정담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생활체육 참여를 통한 건강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 및 체육관 등 학교시설 개방을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지역주민과 단체들이 생활체육에 대한 참여가 높아지면서 학교 운동장 및 체육관 등을 생활체육시설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학교의 장은 면학 분위기 저해와 시설 훼손 등을 이유로 학교시설 개방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민원인들의 의견이다. 생활체육 관계자는 “학교시설을 너무 폐쇄적으로 운영한다. 경기도 교육청 및 학교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체육 활동 편의를 위해 학교시설 개방을 적극 검토해 주시고, 운영 및 방역수칙, 흡연, 음주, 음식금지 등의 이용지침을 내려줄 것”을 건의했다. 김명원 의원은 “교육관련 법 및 교육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교시설을 개방해 주민의 이용권을 높이는 법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정돼 편리하게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성환 의원은 “학교시설 개방을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제안과 실천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염종현 의원은 “지역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부천시, 교육청, 학교가 2019년상반기에 부천시내 학교시설개방 협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데, 소기의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한 객관적 근거로 개방이 추진돼야 한다”고 전했다. 권정선 의원은 “소관 상임위 및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불편사항이 없도록 개방을 위해 적극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선구 의원은 “지역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고 개선방안을 찾음으로써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지역주민들이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부천지역 도의원은 정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교시설 개방을 위해 부천시, 경기도교육청, 부천교육지원청, 학교 등의 관계기관과 협의를 추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탁기에 돌려버린 복권이 290억원짜리”…美여성 ‘발 동동’

    “세탁기에 돌려버린 복권이 290억원짜리”…美여성 ‘발 동동’

    미국의 한 여성이 복권을 넣어둔 옷을 세탁하는 바람에 290억여원에 달하는 당첨금을 놓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복권협회의 슈퍼로또플러스 복권이 누적 상금 2600만 달러(약 293억원)까지 쌓인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14일 1등 당첨자가 나왔으나 당첨금 수령기한인 이날까지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다. 복권의 당첨번호는 23, 36, 12, 31, 13, 10이었다. 해당 복권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6명이 복권 당첨자라고 주장했지만, 실물 복권을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이 중 한 명인 40대 여성은 상금 수령 마감 하루 전인 지난 13일 해당 편의점을 찾아가 복권을 넣어둔 바지를 빨래하는 바람에 복권이 훼손됐다며, 자신이 당첨된 복권의 주인이라고 주장했다. 편의점 매니저는 감시카메라 영상을 통해 이 여성이 복권을 구매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다른 편의점 직원들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복권협회는 영상 사본을 확보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만약 복권을 분실했다면 분실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복권의 앞면과 뒷면을 찍은 사진 등을 증거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첨자가 최종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현금 일시불로 받았을 때의 금액인 1970만 달러(약 222억원)가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지원에 사용된다. 복권판매점도 보너스로 13만 달러(약 1억 4000만원)가 지급된다. 미국에서 이만큼 거액의 미수령 당첨금이 나온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이후 2000만 달러 이상의 복권 중 당첨금을 받아가지 않은 복권은 2015년 6300만 달러짜리 복권을 포함해 4장 정도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조국·박상기까지 연루, 불법출금 의혹 전모 밝혀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공소장에 박상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연루 의혹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고 한다. 사실상 현 정부 법무 행정의 최고책임자들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으로 사실 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관련자들과 여권 지지층은 중요한 범죄 피의자인 김 전 차관의 비밀 출국을 막기 위해 시급하게 편법적으로 일을 진행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절차적 정의’는 결과적 정의 못지않게 중요할 뿐더러 이런 식의 불법이 판을 친다면 법치주의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반드시 규명해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만 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허위공문서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한 이규원 검사는 2019년 6월 불법출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당시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에게 “수사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비서관은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후 조 수석은 당시 법무부 윤대진 검찰국장에게 알렸고, 윤 국장은 수사를 진행하던 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에게 조 수석의 요청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외국인관리본부에 대한 강제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윤 국장을 질책했고, 이에 윤 국장이 재차 이 지청장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결국 이 지청장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에게 수사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이 지금까지 검찰 수사 내용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윤 전 국장과 이 전 지청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그제 이첩했다. 공수처로 ‘공’이 넘어간 것인데 민감한 사건인데다 아직 수사 진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수처가 관련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검찰 수사대로라면 법치주의 훼손에 정권의 법무 관련 최고 공직자들이 모두 연루됐다는 것인데 사안이 사안인만큼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가 명운을 걸고 명쾌하게 전모를 밝혀내야만 한다. 혹여 수사인력 미비를 이유로 사건을 뭉개거나 권력 핵심인사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에 그친다면 공수처는 존립 자체가 부정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권익위, 불합리한 화장장려금 제도 개선한다

    권익위, 불합리한 화장장려금 제도 개선한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주민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청에서 10개월 된 아이의 화장 장려금을 주지 않네요.’, ‘장기기증 절차를 마치고 화장 후에 장려금을 신청했는데 신청 기한이 지났다고 장려금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1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화장 장려금 관련 민원들이다. 2019년 기준 전국 묘지 면적은 282㎢에 이른다. 전국의 공원 면적(279㎢)과 맞먹는 규모다. 이에 장사등에 관한 법률은 묘지로 인한 국토 훼손을 줄이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화장 장려시책을 시행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81개 지자체가 화장장려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화장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관내에 화장시설이나 지자체간 공동 화장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사용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권익위에 따르면 화장장려금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장려금 지급을 불합리한 이유로 제한하거나 절차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고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권익위는 “상당수 지자체가 사망에 따른 최초 화장에 대해서만 화장 장려금을 지급하고 ‘분묘 개장 후 화장’은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가 하면 ‘영·유아 화장’에 대해서는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뿐 아니라 유족의 주소지까지 ‘관내’로 제한하는 바람에 화장장려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유족 부담을 줄이기 위한 화장장려금 지급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해당 81개 지자체에 관련 조례를 개정토록 권고했다. 개선안은 ‘묘지 개장 후 화장’과 ‘영유아 화장’을 화장 장려금 지급대상에 포함하고, 유족(화장 신청자)의 주소지를 관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불가피한 사유로 정해진 기한 내 장려금을 신청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를 구제할 수 있도록 신청기한의 예외 규정을 마련하고 지자체가 지켜야 할 장려금 지급기한을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권익위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화장 장려금 지급과 관련한 유족들의 고충과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법원, 김일성 회고록 판매금지 가처분 기각…“인격권 침해 무관”(종합)

    법원, 김일성 회고록 판매금지 가처분 기각…“인격권 침해 무관”(종합)

    법원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자유민주주의연대(NPK) 등 단체와 개인들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된 김일성 일가를 미화한 책이 판매·배포되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인격권을 침해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한다”며 김일성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또 소송 비용을 신청인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의 주장과 제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신청을 구할 피보전 권리나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서적의 판매·배포 행위로 인해 신청인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등 인격권이 침해되는 경우에는 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겠지만, 이 사건에서 서적 내용이 신청인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서적이 국가보안법상 형사 처벌되는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행위가 신청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했으니 금지돼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서적 판매·배포 행위는 국가가 헌법을 수호할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선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신청인들에게 사법상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청인들은 자신들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인격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격권은 전속적 권리로서 신청인들이 임의로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신청할 수는 없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범죄 전력 20대 전자발찌 차고 성범죄...위치추적 또 먹통

    성범죄 전력 20대 전자발찌 차고 성범죄...위치추적 또 먹통

    성범죄로 복역하고 출소해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20대 남성 A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로 또 성범죄를 저지른 뒤 경찰에 붙잡혔다. 성범죄자 위치 정보를 관리하는 법무부는 해당 남성이 주거를 벗어나 범행을 마치고, 인접한 구로 달아나 발찌를 끊을 때까지 이를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1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한 주택에 A씨가 침입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범행했다.A씨는 성범죄로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법무부와 경찰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가 범행 당시 주거지를 벗어나 수상한 행보를 하는데도 법무부 위치추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당일 오전 6시쯤 주거지를 벗어나 주거지 인근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뒤 달아나 오전 10시쯤 인접 구에서 전자발찌를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가 A씨의 주거지 이탈을 경찰에 통보한 것은 A씨 전자발찌가 끊긴 오전 10시쯤으로 A씨가 집에서 벗어난 지 4시간이 지나서다. 경찰은 앞서 오전 8시 15분쯤 피해자 신고를 받고 용의자를 확인하고 있다가 성범죄자 A씨에 대한 법무부 통보를 받고 형사팀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오후 1시쯤 A씨를 체포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A씨가 주거지를 벗어나 수상한 동선을 보였다면 법무부가 그때부터 동선을 경찰에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성폭행과 전자발찌 훼손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용서받지 못할 자/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용서받지 못할 자/유영규 사회부장

    “광주는 증오심과 적개심이 가득한 도시다.” 지난 1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법정 앞. 전두환씨 측 변호인은 자료를 준비한 듯 망언을 쏟아냈다. 재판부가 고의로 시간을 끌어 항소심 재판 날짜를 5·18에 맞췄고, 재판 장소도 광주로 잡아 여론몰이식 재판을 이어 간다고 주장했다.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1심을 오판으로 규정했고, 논리조차 없었다고 폄하했다. 이날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혐의로 항소심에 서야 했던 전두환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4일로 2주 연기된 재판에도 전씨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통보했다. 피고인의 부재로 재판은 불과 8분 만에 끝났다. 광주 시민들은 분노했다. “전두환을 당장 법정 구속하라”는 성토가 튀어나왔지만, 집행유예 2년을 받은 1심 형량이 항소심 과정에서 더 높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떻게 저런 자를 사면한 겁니까. 광주 사람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사과 한번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16살 소년인 동생을 죽인 놈도, 총질을 시킨 놈도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5·18 당시 남동생을 잃은 안형순(64)씨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했다. 전씨 등 가해자들이 잘못을 빌기는커녕 잘못을 부인하며 피해 가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는 생각에 억장이 터진다. 지난달 안씨는 막내동생이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41년 만이었다. 한 외신기자가 찍은 빛바랜 사진 속에 죽은 동생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소년은 핏빛으로 물든 교련복을 입은 채 전남도청 2층 복도에 고꾸라져 있었다. 가슴과 머리, 다리엔 총상 자국이 선명했다. 광주상고 1학년 안종필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개죽음 같은 것은 안 당해. 나야 도청에서 심부름이나 하고 있응게 염려들 말어.” 집을 나섰던 동생은 싸늘한 주검이 돼 가족에게 돌아왔다. 안종필의 호주머니에선 500원짜리 동전과 인적 사항이 적힌 쪽지가 나왔다. 계엄군이 밀어닥치던 그날 새벽 어린 소년도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 듯했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2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공수부대원들은 시민군이 머물던 전남도청을 기습했다. 아니 토벌이었다. 그날 전남도청에서만 시민 17명이 숨졌다. 가족들은 청소차에 실려 온 막내동생의 주검을 묻어 주기 바빴다. 허름한 관에 누운 종필이 다리를 잡고 어머니는 통곡했다. 그렇게 가족은 40여년을 울었다. 전두환씨가 5·18 학살에 책임이 있다는 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아는 명제다. 5·18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고, 당시 군의 자위권 발동을 결정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도청 진압 작전을 앞둔 특전사에겐 소고기와 격려금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씨는 용서를 구할 생각 따윈 없는 듯하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지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생생히 목격했다. 역사는 반복되는 모습이다. 최근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 역사적 당위와 현실 정치, 정치적 이해득실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일부에선 시기상의 문제일 뿐 내년 대선 전까지는 반드시 꺼낼 카드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잊지 말아야 하는 대목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7년형이 확정되자 “법치주의가 무너졌다”고 외쳤고, 20년형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한다. 반성조차 없는 범죄자의 사면을 논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용서를 빌지 않는 상태에서의 사면은 또 다른 전두환을 낳는 격이다. 회개 없는 용서는 없다. 하나님도 그렇게는 안 하신다. whoami@seoul.co.kr
  • 퀵, 목숨 건 무법질주… 안전을 배달하세요

    퀵, 목숨 건 무법질주… 안전을 배달하세요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이 마치 지금의 우리 현실을 예감하고 만들어졌나 싶을 정도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일상 속 배달 문화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지난 7일 배달 오토바이 이동량이 많은 지역(신림역, 답십리역, 논현역, 강남역)을 찾아 오토바이들의 행태를 오래도록 지켜봤다. 오토바이 운전자(일명 라이더)들이 헬멧을 챙겨 썼지만, 그래도 매순간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다. 정지선을 지키지 않거나 주행과 신호 위반 사례가 너무 많았다. 보행자와 사고가 날 뻔한 장면도 여러 번 목격됐다.코로나19로 배달이 폭증하면서 배달 오토바이 숫자도 부쩍 늘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라이더들은 아찔한 불법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 건수는 2019년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또한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3명 중 1명은 배달 종사자였다.일부 라이더는 횡단보도를 주행하다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발견하곤 황급히 내려 오토바이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주변 다른 라이더들에게도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알려 주며 함께 끌고 가게 하는 ‘의리’도 보였다.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정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사실 오토바이 단속은 쉽지 않다. 무인 단속 장비는 위반 차량의 전면 번호판을 인식하는데, 이륜차는 번호판이 뒤에 있어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일일이 경찰이 지키고 단속할 수도 없다. 요즘은 시민들의 공익 제보가 많다. 교통안전공단은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을 운영하고 있다. 신호 위반, 인도 통행, 헬멧 미착용 등 교통법규 위반을 제보하면 포상금 등 인센티브를 준다.하지만 이런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도 등장했다. 번호판을 식별할 수 없게 훼손하거나 일부러 가리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관리법 10조에 따라 ‘1000만원 이하 의 벌금 또는 징역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지만 번호판을 교묘하게 가리면서 교통법규를 비웃고 있다. 세차를 안 해 더러워도 과태료 대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배달 오토바이는 용돈을 벌고 싶은 청소년들의 불안한 알바쯤으로 인식됐다. 지금은 어엿한 직업군으로 인정받고 있으니 세상 변화의 속도를 한눈에 보여 주는 시대적 상징물이다. 문제는 편리함이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빠르고 편하지만 다 함께 안전할 수 있는 배달 문화를 어떻게 하면 정착시킬 수 있을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숙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도로 트럼프당… 美 공화, 16분 만에 체니 축출했다

    도로 트럼프당… 美 공화, 16분 만에 체니 축출했다

    토론 안 거치고 퇴출… 찬반 기록도 없어 트럼프 비판 용인 않겠다고 선언한 꼴트럼프 “체니는 끔찍한 인간” 기세등등체니 후임에는 親트럼프 스터파닉 유력“우리는 진실을 기반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빅 라이’(Big Lie·새빨간 거짓말)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간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앞장서 맞서며 정통 보수의 귀환을 모색했던 ‘미 공화당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직위를 박탈당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3선 의원이자 의원총회 의장직을 연임한 그가 당 지도부에서 축출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6분이었다. 표결에 앞서 토론 절차도 없었고, 기명 투표가 아닌 음성 투표를 택해 찬반 표수를 기록으로 남기지도 않았다. 지난 2월 초 체니의 첫 번째 의장직 해임 투표 때 4시간 이상의 토론 끝에 찬성 61 대 반대 145로 부결된 것과는 크게 달랐다. 내년 중간선거 승리로 상원을 탈환하려면 트럼프의 힘이 절실하다는 정치적 계산에 공화당은 트럼프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꼴이 됐다. 체니의 축출은 지난 1월 6일 의회 난입 참사 이후 숨죽였던 트럼프가 공화당을 완전히 재장악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체니는 쓰디쓴, 끔찍한 인간”이라며 “얼마나 공화당에 나쁜 존재인지 깨달았다”고 기세등등한 비난을 쏟아 냈다. 공화당 소속으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인 체니는 친트럼프 성향이 강한 와이오밍주를 지역구로 뒀다. 민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도 의회 난입 참사 이후 트럼프 책임론을 제기했고, 공화당 의원 9명과 함께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며 가시밭길을 자처했다. 전날 밤 의회에서 반박 연설에 나선 체니는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법치를 망치는 길에 공화당이 동참하는 것을 침묵 속에서 좌시하지 않겠다”며 “침묵과 묵인은 거짓말쟁이를 더욱 대담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란 바탕에 별 13개를 4줄로 그린 ‘워싱턴 전쟁 깃발’을 형상화한 브로치를 달았는데, 트럼프에 대항하는 것이 애국심임을 상징하려 했다고 CNN이 전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이 표면적으로 내놓은 체니의 축출 이유는 ‘당 통합 저해’였다. 매카시는 지난 2월에는 트럼프 책임론에 동조하며 체니를 옹호했지만, 트럼프 지지자가 80% 이상인 평당원들의 반발에 등을 돌렸다. ‘도로 트럼프당’이 돼 버린 공화당에서 한동안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체니와 함께 트럼프 탄핵에 찬성했던 동료 의원 애덤 킨징거는 “체니를 위해 전투에 나설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다”며 “음성투표는 가짜 통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원 100여명은 트럼프와 결별을 요구하며 제3정당 구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다. 체니 또한 직위 박탈 후 공화당을 떠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날 기자들에게 “앞으로 (반트럼프) 투쟁을 주도하겠다”며 “(트럼프가) 다시는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 오지 못하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럼에도 체니가 향후 트럼프를 이기고 공화당을 개혁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선 불복’을 대체적으로 받아들였고, 체니의 주장이 이들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체니의 후임은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유력하며, 공화당은 14일 표결을 진행할 전망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24일부터 집중 수사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개발제한구역 내 무허가 건축, 불법 용도 변경 등 불법행위를 집중 수사한다고 13일 밝혔다. 특사경은 특히 상습·반복적 또는 기업형 불법 행위자 등을 중점 수사할 계획이다. 수사 대상은 ▲허가 없이 건축물, 공작물 건축 또는 설치 ▲동식물 관련 시설 또는 농수산물 보관시설 등을 물류창고, 공장 등으로 불법 용도 변경 ▲농지를 주차장, 운동장 등으로 무단 형질 변경 ▲건축자재 무단 적치, 폐기물 불법 투기·매립 등이다. 개발제한구역에서 영리 목적 또는 상습적으로 건축물을 불법 용도 변경하거나 형질 변경한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인치권 특사경 단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의적, 반복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무단 훼손하는 행위는 경기도와 시·군이 긴밀히 협조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개발제한구역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2018년 2316건, 2019년 3629건, 지난해 4000건으로 증가세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환경 공기업 ‘내맘대로’ 계약·사업관리

    환경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환경공단이 발주·입찰·계약 등 사업 관리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환경부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환경공단을 대상으로 2016~2020년 상반기 체결된 계약·사업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공정성 훼손과 특혜 등이 의심되는 부적정한 업무 처리가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관경고(12건), 징계·문책(11건), 입찰참가자격 제한(4건), 환수·정산(8억원) 등의 조치를 내렸다. 조사 결과 양 기관은 지방자치단체 위탁사업에도 지방계약법이 아닌 국가계약법을 적용해 지역업체 가점 및 지방의원의 입찰 참여·계약 체결 제한 등 규정을 회피했다. 또 입찰담합징후진단시스템을 갖췄지만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환경공단은 발주·입찰·계약 관련 전산 관리를 하지 않았고, 요건이 엄격한 긴급 발주를 남용해 업체의 입찰 참가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유찰 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혜 제공 의심 사례가 적발됐다. 수자원공사는 입찰 참가·계약이 금지된 부정당 업자와 계약을 맺는가 하면 부정당 업자에 대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지연한 후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형공사의 계약금액 증액 시 계약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했지만 누락했고, 사적 이해관계 신고 대상에 임원을 제외하는 등 임직원의 준법·청렴의식 부족 등이 지적을 받았다. 세종 박승기 기자 ckpark@seoul.co.kr
  • “감히 내 차에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여?” 경비원 폭행한 입주민

    “감히 내 차에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여?” 경비원 폭행한 입주민

    위반스티커 부착한 경비원 얼굴 때리고 욕설해당 입주민 “스티커 안 떼진다” 재물손괴죄로 경찰에 경비원 고소…경찰 반려경찰 “경비원, 입주민 관리규약 따른 것” 작년 우이동 경비원, 입주민 갑질에 극단 선택경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 차량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해당 입주민이 찾아와 욕설과 함께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 때리는 등 폭행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입주민은 “스티커가 잘 안 떼진다”며 오히려 경비원을 재물손괴죄로 수사해달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입주민 관리규약에 따른 것이라며 입주민의 진정을 반려했다. 입주민 “붙인 ×× 데리고 오고, 붙이라고 시킨 ××도 데려와” 13일 경남 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양산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1명은 입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경비원은 한 입주민이 본인 차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며 경비실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다가 주먹으로 얼굴 부위를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입주민 A씨는 오전 11시쯤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 “누가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였느냐”며 항의했다. 그러면서 “붙인 ×× 데리고 오고, 붙이라고 시킨 ××도 데리고 오라”면서 경비원이 ‘정당한 업무’라고 하자 주먹이 날아왔다고 피해 경비원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경비원은 A씨가 처음에는 “때린 거는 미안한데 딱지나 떼”라고 해서 “정중히 사과 부탁드린다고 하자 ‘내가 언제 때렸냐’고 말을 바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경비원 2명가량은 해당 입주민으로부터 욕설 등 폭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마스크 스친 듯” 입주민 폭행 혐의 부인 “내 땅에 내 차 대는데 왜 스티커 붙여” 폭행 신고가 이뤄진 뒤에는 해당 입주민이 차에 붙은 스티커가 떼지지 않는다며 경비원을 재물손괴죄로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진정까지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경비원이 입주민 관리규약에 따라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인 것이지 재물을 손괴하기 위한 고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니어서 죄가 되기 어렵다며 진정을 반려했다. 경찰은 조만간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을 불러 폭행 혐의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A씨는 항의를 하려고 경비실에 간 적은 있지만 경비원들에게 욕하거나 때린 적은 없다며 스티커를 떼라고 지시하다가 경비원의 마스크에 손이 스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주차장에, 내 땅에 내가 차 대는데 왜 스티커를 붙이느냐”고 반박했다. 경비원들이 욕설 등 폭언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할 경우 모욕죄로도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친고죄인 만큼 사전에 경비원들이 고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작년 강북 우이동 경비원 극단 선택 주차 관리차 입주민 차량 밀었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에 무차별 폭언·폭행 아파트 주차관리로 인한 입주민의 경비원 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주차 관리를 위해 입주민의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에게서 폭언과 폭행해 시달렸던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가 그해 5월 투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입주민 심모씨는 최씨를 ‘머슴’이라고 모욕하며 경비실 내부 화장실에 가둬놓고 폭행해 최씨의 코뼈가 내려앉는 등 전치 3주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최씨는 이후 심씨를 상해·폭행, 협박 등의 혐으로 고소했으나 역으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맞고소를 당했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부인했던 해당 입주민은 결국 구속됐다. 숨진 경비원 최씨가 남긴 마지막 봉투에서는 현금 30만원과 딸의 이름, ‘사랑해’라는 글귀가 발견돼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싸가지, × 까는 소리” 노래주점서 피살 직전 112 신고…출동은 없었다 [이슈픽]

    “싸가지, × 까는 소리” 노래주점서 피살 직전 112 신고…출동은 없었다 [이슈픽]

    피해자 112 신고 후 경찰이 먼저 전화 끊어욕설 녹음됐지만 경찰 “싸움도 없고 톤도 차분” 경찰 “‘알아서 하겠다’ 해서…먼저 끊은 건 잘못”업주, 신고 격분해 주먹·발로 피해자 때려 죽여 업주 “112에 방역위반 신고한다 해 화나 죽여”경찰 “출동 지령·현장 확인 못해 아쉬워…송구”인천 한 노래주점에서 업주에게 살해된 40대 손님이 피살 직전 112에 직접 신고했지만 현장 출동 지령은 없었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업주 A(34)씨는 경찰 조사에서 “손님 B씨가 술값을 추가로 더 내지 않고 방역지침을 어겨 영업한 사실을 고발하겠다고 112에 신고해 화가 나 죽였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피살 직전 112에 “술값 못내”코로나 영업금지 위반 통보도 안 해 인천 중부경찰서는 13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한 노래주점 업주 A씨가 40대 손님 B씨를 살해한 시점은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분~24분 사이라고 밝혔다. 이때는 B씨가 A씨와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하다가 112에 신고를 한 직후다. B씨는 경찰과 5분간 통화를 했다. B씨는 살해 직전인 오전 2시 5분쯤 “술값을 못 냈다”고 112에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 근무자는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았다. 당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노래주점의 영업이 금지된 새벽시간대였지만 신고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행정명령 위반 사항을 구청에 통보하지 않았고 신고자의 위치도 조회하지 않았다.경찰 “욕설 외 ‘살려주세요’ 요청 없었다”“싸움도 없어 ‘위험성 없다’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상황실) 경찰관이 긴급하거나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B씨가 통화가 끝날 때쯤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해 당시 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관이 신고 취소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먼저 (신고 접수를 받은 경찰관이) 전화를 끊은 것은 잘못한 부분”이라면서도 “주변 사람과 대화가 반복되는 상황이었고 신고인의 정확한 위치도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욕설 섞인 말 외에 ‘살려주세요’ 등 구조 요청을 하는 언급이 없었고 목소리 톤도 차분했으면 싸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소리로만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술값을 못 낸다는 단순 신고로 인지됐고, 긴급이나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 출동 지령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까는 소리 마, 싸가지 없다” 욕설 녹음가해자 “112 신고해 B씨 때려 살해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실에는 B씨가 신고 전화를 하던 중 A씨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 까는 소리하지 마라. 너는 싸가지가 없어”라고 하는 욕설도 녹음됐다. 이런 욕설이 들리는 상황을 토대로 경찰이 빨리 출동했다면 업주의 범행을 막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도 “출동 지령을 내리고 현장을 확인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이 같은 불행한 결과가 발생해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정밀 조사를 통해 신고 접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를 파악하겠다”면서 “미흡한 점이 확인되면 조치하고 직무 윤리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A씨와 B씨가 처음 실랑이를 벌일 때는 술값이 문제였으나 직접적인 살해 동기도 112 신고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112에 신고를 해 주먹과 발로 B씨를 여려 차례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경찰서간 업무 이첩 과정서피해자 위치 파악 등 수사 지체 B씨의 아버지가 실종 닷새 만에 “외출한 아들이 귀가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한 이후 B씨의 최종 위치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사실도 파악됐다. 인천 중부서에서 서부서로 사건이 넘어갔다가 되돌아오는 과정을 거치면서 강력 사건으로 전환하기까지 지체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의 마지막 행적이 서구 원창동으로 확인돼 서부서로 사건이 넘어갔다가 중구 노래주점으로 최종 위치가 파악되면서 이달 2일 중부서로 다시 이첩됐다”면서 “그 사이 서부서와 계속 공조는 했지만, 이달 3일부터 강력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서 손님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 정밀감식 결과 노래주점 내부에서 B씨의 혈흔과 미세 인체조직이 발견됐다. A씨는 범행 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인근 마트에서는 14ℓ짜리 락스 한 통, 75ℓ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전날 오전 인천 자택에서 검거했다.업주 “술값 실랑이 하다 피해자 나갔다”거짓말 들통…심하게 시신 훼손 유기 폭행이나 상해 등 여러 전과가 있는 그는 노래주점에서 B씨를 살해한 뒤 주점 내부 빈방에 시신을 숨겨뒀다가 이틀 뒤부터는 차량에 옮겨 싣고서 인천 곳곳을 돌아다녔고, 며칠 뒤 부평구 철마산에 버렸다.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당일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나갔고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B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주점 외부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 시신을 실어 옮긴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추가 조사에서 살인 등 혐의를 인정한 뒤 시신을 버린 장소를 경찰에 실토했다. A씨는 “B씨와 술값 때문에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다가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해서 증거를 내밀고 추궁하자 혐의를 부인하던 B씨가 심경에 변화를 일으키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철마산 중턱 풀숲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 널브러져 있는 B씨의 시신을 찾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한 A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이르면 14일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후 시신을 유기할 때까지)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움직였다”면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소재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의 마체이 시말시크 소장은 지난 3월 30일 e메일을 열어 보고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의 메일에는 “잠은 잘 자고 있나? 길을 걸을 때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야”라고 협박성 내용이 담긴 까닭이다. 다음날 같은 발신인으로부터 온 두번째 메일에는 “인내심을 가져라. 빅 브라더(국가의 비합법적인 감시체계)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발신자는 브라티슬라바의 중국 공자학원 원장이었다. 세계 160여개국 540여곳에서 운영되는 공자학원은 공식적으로는 해외에서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리는 기관이다. 하지만 중국의 자금 및 인력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의 여론 조작과 스파이 활동에 관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서방 학자·연구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중국에 대해 불리한 사실을 폭로하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겨냥해 메일·막말 등을 통해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시말시크 소장은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슬로바키아 내 중국 기관의 자금 흐름과 영향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뒤 해당 메일을 받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그는 “그간 익명의 공격은 많이 받았지만 이번엔 다르다”며 “중국 기관의 공식 직함을 가진 사람으로부터의 공격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이 외교사절단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은 중국의 공식 경로와 강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산하 중국연구소 스티브 쩡(曾) 소장은 “그들은 중국 당중앙 선전부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다”며 “그것이 정당인지 정부인지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SCMP는 시말시크 소장이 받은 메일에 대한 문의에 해당 공자학원 원장은 “농담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이런 메일이 자국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중국 정부의 일련의 조직적인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알렉산더 듀칼스키스 더블린대 교수는 “중국 정부와 연관된 기관들이 중국에 불리한 사실을 폭로한 연구자들을 처벌하려고 한다”며 과거에도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 비자를 거절당하거나 중국 내 정보 접근, 심지어 현지 친구들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전략이 공개적으로 바뀐 듯하다”며 “관영 언론매체나 대사관을 통해 연구자들을 공격하고 제재함으로써 겁을 먹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관들도 유럽 학자 때리기에 가세했다.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을 편들고 중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학자를 매도했다.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은 3월 19일 트위터에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 소속 동북아시아 전문가 앙투안 봉다즈 박사를 향해 “삼류 불량배”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21일에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대만과 가까운 이데올로기 선동자”라며 “연구자를 가장해 중국을 거칠게 공격하는 미친 하이에나”라고 공격했다. 중국대사관이 막말을 퍼부은 것은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 등 프랑스 정치인들이 올여름 대만 방문 계획을 세운 것이 발단이다.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개입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봉다즈 박사가 이런 프랑스 외무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중국대사관이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22일에는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위구르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연구소와 유럽의회를 제재했다.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한다”며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PSC)와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를 제제 명단에 올렸다. EU가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이 곧바로 보복 제재를 발표하며 맞대응한 것이다. 한나 노이만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행사에 초청한 일부 중국 연사들이 제재 대상 기구에 협조할 경우 자신들도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참가 의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럽 학자들에 대한 제재를 비판하는 유럽 싱크탱크 대표들의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린 한 인사는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중국의 이름에 먹칠한 자들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외교관들의 공격적이고 거친 언사도 부쩍 잦다. 지난달 29일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 트위터에 “미국이 ‘민주주의’를 가지고 오면 이렇게 된다”는 글과 함께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성조기 문양의 검은 옷을 입은 ‘죽음의 신’이 피 묻은 낫을 들고 이라크와 리비아, 시리아 등 이슬람국가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었다. 이 트윗은 취임 100일을 맞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민주주의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데 내기를 걸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직후 올라왔다. 미국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앞세워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모습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중국대사관은 이를 삭제했다. ‘싸움닭’으로 불리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올린 트윗 때문에 일본과 마찰이 빚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비판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 목판화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원작자가 살아 있다면 그도 오염수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적었다. 패러디 작품에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다에 원전 오염수를 버리고 파도 뒤로 무덤을 연상시키는 배경도 보인다. 일본 외무성이 삭제를 요구하자 그는 오히려 “그림은 정당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과해야 할 쪽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이라고 맞받았다. 리양(李楊)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주재 중국총영사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당신의 큰 업적은 캐나다를 ‘미국의 주구’(走狗·running dog)로 만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외교적 결례라고 망신당했다.기업체들도 이를 거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신장자치구에 대한 가짜정보를 유포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제적 손해를 끼쳤다며 독일 학자를 중국 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 등에 따르면 신장자치구 내 다수의 기업과 개인은 지난 3월 신장 지방법원에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해온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츠 박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인들은 그가 강제노동 등 신장 관련 거짓소문을 퍼뜨렸다며 사과와 함께 명예회복 조치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젠츠 박사가 트위터 등에 신장 관련 선정적인 보고서를 다수 발표하고 잘못된 학문적 연구를 날조했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가 수년 전부터 신장 내 재교육 수용소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 100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젠츠 박사가 이와 관련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이들은 젠츠 박사의 ‘유언비어’가 일부 기업·국가가 신장자치구 지역의 면화제품 수입을 중단해 농민과 가공업체가 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며 그를 악명높은 반중국 인사로, 신으로부터 반중국 활동을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믿는 극우 근본주의 기독교도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활동’을 강화하는데 힘입어 그가 무명의 연구자에서 일약 신장자치구 지역전문가로 유명해졌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부산 확진자 24명 ...댄스 동호회 9명 집단감염 포함.

    부산에서 댄스 동호회 회원 집단감염 등 코로나 19 확진자 24명이 발생했다. 부산시는 전날 수영구 한 댄스 동호회에서 1명이 확진된데 이어 이날 8명이 추가확진자가 나오는 등 모두 2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연습실 출입명부에는 이용자가 80여명인 것으로 파악돼 동호회 운영 형태와 연습실 현황 등 조사가 진행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동호회 자체는 금지 사항이 아니지만,5인 이상 집합 금지는 적용된다“며 ”전날 확진된 지표환자 1명과 최근 접촉했다는 20명을 먼저 조사했다“고 말했다. 확진자 중에는 유치원생 1명과 초등학생 1명도 포함돼 있다. 예방접종은 대상자 45만2천751명 중 22만9천89명 접종을 마쳐 접종률이 50.6%로 나타났다. 시 보건당국은 “ 아스트라제카를 접종한 환자 중 1명이 사망했으며 ,또다른 1명은 아나필락시스 증세를 보였다” 고 설명했다.사망자는 지난달 27일 접종했으며 지난 7일 숨진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방문자들 검체가 들어 있는 진단키트를 가져고 나온 7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6시 32분쯤 32명의 검체가 든 “진단 키트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를 펴 응급실 입구에 놓인 비닐봉지에 든 진단 키트를 가져간 70대 여성 A씨를 이날 오전 6시쯤 검거하고 진단키트를 모두 회수했다.진단키트가 훼손되지 않아 검체가 밖으로 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치매를 앓고 있는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해당 병원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행정 조처하고, 선별진료소의 검체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2시쯤 나갔다”더니 손님 살해·유기…노래주점 업주 “술값 때문에”

    “2시쯤 나갔다”더니 손님 살해·유기…노래주점 업주 “술값 때문에”

    경찰, 노래주점 업주 오늘 구속영장 신청“술값 때문에 몸싸움 하다 그랬다” 자백실종 20일 만에 전날 손님 시신 발견당시 피해자 112 신고에도 경찰 출동 안해 지난달 인천 한 노래주점에서 실종된 40대 손님이 주점 업주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30대 업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한 인천 한 노래주점 업주인 30대 남성 A씨에 대해 13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던 인천시 중구 신포동 노래주점에서 손님인 4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하루 전인 지난달 21일 오후 7시 30분쯤 지인과 함께 A씨의 노래주점에 갔다가 실종됐다. A씨는 전날 체포된 뒤 “B씨는 당일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나갔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범행을 자백했다. 결국 그는 “B씨와 술값 때문에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하다가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자백에 따라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인천시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서 B씨의 시신을 찾았다. 사건 발생 20일 만이었다. 발견 당시 B씨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풀숲에 흩어져 있었다. 현장 정밀감식 결과 노래주점 내부에서는 B씨의 혈흔과 미세 인체조직이 발견됐다.A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후 노래주점 인근 고깃집에 들러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인근 마트에서 14ℓ짜리 세제, 75ℓ짜리 쓰레기봉투 10장, 테이프 2개를 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그가 큰 가방과 쇼핑백을 들고나오는 장면이 노래주점 출입구 CCTV에 담겼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실어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범행 방식과 시점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구체적인 범행 날짜나 시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고 있으며 범행 직후 시신을 유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가 살해되기 전 112에 신고했으나 긴급 상황으로 판단하지 않은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5분쯤 노래주점에서 A씨와 실랑이를 하다가 “술값을 못 냈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 근무자는 위치를 물었는데도 B씨가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고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상황실에는 B씨가 신고 전화를 하던 중 A씨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X 까는 소리 하지 마라. 너는 싸가지가 없어”라고 말하는 소리도 녹음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을’이 되는 유족, 상주 못 서는 외동딸… “이런 式이면 곤란해”

    ‘을’이 되는 유족, 상주 못 서는 외동딸… “이런 式이면 곤란해”

    # 경만과 그의 여동생 경미는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허둥지둥 장례를 준비한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장 직원은 경만에게 매뉴얼이 정리된 파일을 들이민다. 국은 육개장으로 할지, 황태국으로 할지. 제단 장식은 1단으로 할지, 2단으로 할지 선택의 연속이다. 경미는 영정사진조차 준비하지 못해 아버지의 휴대전화 사진첩에서 가장 잘 나온 사진을 고른다. 낚싯배에서 월척을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이다. 조문 온 친척들은 경미에게 “아이고, 아이고”라고 곡소리를 내야 한다고 다그친다. 그리고 경미에게 따지듯 쏘아붙인다. “얘, 사진이 저게 뭐니?”(영화 ‘잔칫날’의 한 장면) # 장녀인 김모(36)씨는 얼마 전 아버지 장례를 치르는 내내 허무함을 느꼈다. 상주도, 운구 대열에서 영정사진을 들고 제일 앞에 선 것도 김씨가 아닌 여동생의 남편이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상주를 자처했으나 친척들이 “남자가 상주를 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김씨는 아버지 생전에 미리 장례에 관해 준비하고자 했지만, 괜히 결례가 되는 것 같아 미룬 게 후회됐다.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장례 준비에 혼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관혼상제 절차가 간소화되는 가운데 장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족 대부분은 급하게 장례를 치르면서 경황이 없거나 잘 몰라서, 혹은 마땅히 대체할 문화가 없어서 관습을 따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가 만든 매뉴얼대로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부의금도 모바일로 송금할 만큼 세상이 변했는데 장례 관행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 문상객을 맞이하는 데만 신경 쓰다가 정작 고인에 대한 추모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존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따가운 시선을 받기 일쑤다. 장모(34)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유언에 따라 초상화를 영정사진으로 올렸는데 장례식장에서 난색을 보인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유족들은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 측에 불만이 있어도 전통과 효의 명목에 매여 웬만하면 소란을 피우지 않으려고 한다. ●영정사진 초상화로 올렸다고 뒷말 무성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장례부터 장묘까지 드는 총비용은 평균 1380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누구나 망자에 대해 최대한 예를 갖추려다 보니 장례 문화가 상업화된 측면도 있다. 오채원 오채원연구소공감 대표는 저서 ‘안녕 아빠, 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애도 일기’에서 상조회사 계약자인 유족을 ‘을’이라고 표현했다. 오 대표는 저서에서 “아직 빈소도 못 차렸는데 아무리 늦은 시간에 돌아가셨어도 (상조회사는) 그날을 하루로 계산했다”며 “시신을 볼모로 갑질을 하는구나. 계산기 앞에서 죽음과 장례의 본래 의미 따위는 저만치 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성평등 의식이 높아졌지만 아직 장례 절차 곳곳에는 불합리하고 성차별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 상주를 정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상주는 무조건 남성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장녀 대신 남동생이나 사위가 완장을 차는 경우가 많다. 아내나 외동딸이 상주가 되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김씨는 “장녀이지만 장례를 치르는 내내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암묵적으로 손님을 맞는 일은 남자가, 음식상을 차리는 일은 여자가 하는 등 역할이 나뉘어 있었다”고 토로했다. ●맏딸인데도 식장에서 올케 밑에 도열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성평등한 장례 문화 상상하기’ 좌담회를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치 변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장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한다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되 변화하는 의식과 다양한 가족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오 대표는 “부친상을 당했을 때 제단과 가까운 윗자리부터 동생, 올케, 나 순서로 도열했다”며 “맏딸이지만 올케보다도 순위가 아래인 것을 알았다. 어머니는 당신의 배우자상인데도 객처럼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돌이켰다. 상주를 정하는 데 특별한 규정은 없다. 정혁인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정책기획부장은 “상주 역할은 성차별 없이 정서적 애착이 강한 사람이 맡는 게 중요하다”며 “남성 고인의 배우자가 있는 경우 반드시 배우자가 상주 역할을 하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상복에도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장례식장을 떠올리면 남성은 양복에 완장을 차고 여성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이 익숙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운영한 온라인 추모 서비스에서도 상주의 옷차림을 남녀로 나누고, 여성의 경우 ‘흰색 또는 검정 치마저고리’를 올바른 복장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복지부에 개선을 요구, 현재는 남녀 구분이 삭제됐다. 정 부장은 “여성은 치마를 입고 흰 리본이 달린 머리핀을 꽂아야 하며, 남성은 완장을 차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봐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비혼 출산이나 동거가족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상주를 정하는 문제 등을 두고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옥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는 “지인의 장례식에서 외국인과 혼인했을 때 장례식이 더 복잡해지는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이 독일인이지만 한국에서 50년 이상 살았는데도 장례식에서는 상주가 아니었다”면서 “여성인 데다 외국인이라는 이유에서 장례식 내내 액세서리같이 옆에서 주춤거리기만 했다”고 했다. ●日 “이렇게 죽음 맞고 싶다” 엔딩노트 유행 주인공이 이것저것 주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결혼식과 다르게 장례식은 당사자가 세상을 떠난 다음 치러진다. 그렇다고 장례식을 미리 준비하기도 쉽지 않다. 살아 계신 부모나 가족의 장례를 얘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에서는 ‘엔딩노트’가 한 차례 유행했다. 엔딩노트는 노인이 죽음에 대비해 자신의 희망을 적어 두는 노트다.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30~40대 젊은층도 엔딩노트를 작성했다. 김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많이 쓰는 말이 웰다잉과 웰에이징”이라며 “꼭 엔딩노트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살고 싶다’ 혹은 ‘죽는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지은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장례 방식을 정할 때 돌아가신 분이 속한 공동체 의견도 따라야 하지만 개인성도 중요하다”며 “개인의 삶과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죄책감, 아쉬움, 후회 등이 얽히고설켜서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가 성평등한 의례 문화 아이디어를 찾는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시민이 참여하는 이제는 바꿔야 할 의례문화 ‘이런 식이면 곤란해’ 캠페인 시민 에세이 공모전을 개최한다. 결혼·장례 문화에 대한 ▲불편 사례 ▲개선 사례 ▲새로운 아이디어 등 세 가지 분야다. 서울시는 분야별 최우수작 1편(총 6편)과 우수작 2편(12편)을 선정해 최우수작 각 50만원, 우수작 각 20만원의 상금을 준다. 선정작은 다음달 30일 홈페이지에서 발표한다. 접수 기간은 오는 31일까지며 한글 3000~5000자 분량의 원고를 이메일(sacge@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죽순을 지켜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죽순을 지켜라

    “죽순을 몰래 캐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빨리 나오세요.” 12일 오후 7시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의 대숲에서 ‘십리대숲지킴이’ 봉사회원 4명이 무단으로 죽순을 채취하려는 사람에게 큰 소리로 경고했다. 이어 지킴이 회원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무단 채취자에게 다가서자 그는 반대쪽으로 달아났다. 최동숙(60·여) 십리대숲지킴이 총무는 “십리대숲 죽순은 맛이 좋아 외지에서도 캐러 오는 사람이 많다”면서 “가방이나 자루를 가져와 불법으로 캐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주민들로 구성된 십리대숲지킴이가 발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요즘은 먹거리가 많아져서인지 죽순을 무더기로 따가는 사건은 거의 없다”면서 “그래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의 죽순 훼손을 예방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마다 4월~6월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는 죽순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죽순을 훔치려는 사람들의 숨바꼭질이 밤새도록 이어지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의 약 20만㎡가 넘는 대숲은 이맘때 죽순 천지로 변하기 때문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내 대숲은 십리대숲(면적 10만㎡)과 삼호대숲(면적 12만 5000㎡)으로 구분된다. 왕대, 맹종죽, 오죽, 구갑죽 등 다양한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십리대숲에서만 연간 10만~20만개 정도의 죽순이 자라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십리대밭에서 죽순의 불법 채취 끊이지 않자, 2007년 이를 보다 못한 울산 시민들이 ‘십리대숲지킴이’를 만들어 죽순 보호에 나섰다. 이들은 올해도 지난 4월 19일부터 죽순 보호 활동을 시작했다. 2~4명이 조를 이뤄 매일 오후 7시부터 4시간 동안 십리대숲 4㎞ 구간을 순찰한다. 또 불법 채취나 훼손을 단속하고, 방문객들에게 죽순과 대나무 숲의 가치를 설명한다. 야간 순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울산시의 기간제 근로자들도 나섰다. 36명의 근로자가 매일 2명씩 조를 이뤄 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대숲 4㎞ 구간을 돌며 죽순을 지킨다. 울산시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팔려고 사람들의 심야 불법 채취가 많아 쫓고 쫓기는 단속으로 잠을 설치는 경우도 잦았다”면서 “하지만 감사 활동도 강화됐고, 시민 의식도 성숙해져서 대규모 불법 채취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아름다운 대숲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민간 봉사단체뿐 아니라 울산시의 감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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