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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현금 탈취 사건 실화…‘마스터마인드’ 예고편

    역대급 현금 탈취 사건 실화…‘마스터마인드’ 예고편

    미국 역사상 최고액의 현금 탈취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마스터마인드’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마스터마인드’는 현금 수송 업체 직원인 ‘데이빗 간트’가 익명 설계자의 꼬임에 넘어가 인생 역전을 꿈꾸며 현금 1700만 달러를 탈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주인공 ‘데이빗 간트’가 ‘켈리’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역대급 현금 탈취 사건 실화 소재’라는 카피와 함께 ‘데이빗 간트’가 현금을 훔치도록 유혹하는 ‘켈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훔친 1700만 달러로 이전과 다른 생활을 꿈꾸는 인물들이 해외로 도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한 팀이었던 ‘스티브 챔버스’가 ‘데이빗 간트’를 배신하면서 어떤 반전이 펼쳐질지 궁금케 한다. 영화는 잭 블랙 주연의 ‘나쵸 리브레’와 ‘돈 베르덴’ 등 코미디 작품에서 두각을 보인 자레드 헤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SNL 작가 출신의 에밀 스피비가 각본을 담당해 눈길을 끈다. 1997년에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인 1700만 달러의 현금을 훔친 ‘루미스 파고 사건’을 소재로 한 ‘마스터마인드’는 오는 6월 21일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휴대전화 훔치더니 연락처 목록 보내준 ‘친절한’ 도둑

    휴대전화를 훔친 도둑이 연락처 목록을 출력해 휴대전화 주인에게 보내주고는 경찰에 붙잡힌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1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출신 대학생인 여성은 지난달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길거리에서 가방에 든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 여성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절도범에게 ‘개인적인 세부사항이 담긴 연락처를 돌려주면 돈을 주겠다’며 문자를 보냈다. 이틀 뒤 여성은 소포 하나를 받았다. 소포 안에는 여성이 부탁한 대로 연락처가 적힌 인쇄물 6장이 들어있었다. 여성은 대가로 22만 홍콩 달러(약 3015만)를 전달한 뒤에야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사고 현장 감시 카메라를 확인해 이미 전과 기록이 있던 절도범을 체포했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훔친 도둑을 붙잡았지만 네티즌들은 휴대전화 주인을 비난하고 있다. 그들은 “여성의 행동은 옳지 않다”며 “경찰에게 즉시 연락했다면 그랬다면 돈을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다. 도둑의 양심을 이용해 체포하려다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카트쇼2’ 김경화, 40대 맞아? “지금도 길거리 ‘헌팅’ 당한다”

    ‘카트쇼2’ 김경화, 40대 맞아? “지금도 길거리 ‘헌팅’ 당한다”

    ‘카트쇼2’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화가 자기 관리 비결을 공개했다.5월 31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 ‘리얼 마켓 토크, 카트쇼2’(이하 ‘카트쇼2’)에는 김미경 강사와 방송인 김경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경화(42)는 동안 외모로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지금도 길거리 ‘헌팅’을 당한다”며 “쇼핑몰에 갔을 때도 저는 애들 옷을 샀을 뿐인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안 피부를 유지하는 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김경화는 “저는 홈케어를 진짜 좋아한다”며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은 숍에 가서 마사지를 받을 때다”라고 했다. 이어 “그날 컨디션에 따라 하는 팩도 다르다. 혼자 제 컨디션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팩을 하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경화가 집에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 모습도 공개됐다. 김경화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김경화는 2000년 MBC 공채 아나운서에 합격, ‘섹션TV 연예통신’, ‘뽀뽀뽀’, ‘셰인과 경화의 오키도키’, ‘와우 동물천하’, ‘MBC 파워매거진’, ‘고향이 좋다’ 등 다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프리랜서로 전향,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MBC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을 통해 연기에도 도전했다. 사진=MB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중국, 유학생 비자 제한에 반발하는 이유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국가 발전 동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2~4일 베이징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미 무역협상단과 3차 무역협상을 벌인다. 중국 내 기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500억 달러 규모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보다 로봇, 항공 등 첨단 기술 분야 유학생의 비자 제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 11일부터 첨단 기술 분야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 유효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을 공언했다. 비자가 제한된 분야는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와 일치한다. ‘중국제조 2025’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반도체 등 10대 핵심 산업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들은 “미국의 자신감 부족을 보여 주는 편협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4차 산업혁명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로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투지를 불태우는 논평까지 내놓았다. 미국이 관세를 무작정 인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중국의 계산법도 들어 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는 결과적으로 중국의 보복 관세라는 부메랑을 맞게 되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있다. 중국이 대미 무역협상에서 버티기로 일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차 무역협상에서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정부 보조금 중단 요구에 대해 중국은 끝까지 맞서며 버텼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수입 확대를 통해 경감할 수 있지만 국가 발전 전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발전은 미국의 생각처럼 훔친 것이 아니라 중국 인민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고 반박했다. 중국 국무원은 30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조치로 수입 소비재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하 계획을 발표하고 수입 확대를 선언했다. 관세 부과란 초강경책에 대해 오히려 유화책으로 맞선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주요 소비재 수입 관세가 기존보다 절반 이상 내린다. 의류, 신발, 모자, 주방기구 등은 15.9%에서 7.1%로,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등은 20.5%에서 8%로 떨어진다. 가공식품, 수산물, 생수 등의 관세도 15.2%에서 6.9%로, 화장품은 8.4%에서 2.9%로 떨어져 한국산 소비재의 가격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PC방에서 청소 요구해 계산대 비우게 한 뒤 금고 턴 20대 구속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28일 전국 PC방을 돌아다니며 현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A(2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 33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PC방에서 일부러 음료수를 쏟아 종업원에게 청소를 요구한 뒤 종업원이 청소를 하느라 계산대를 비운 사이 금고안에 있던 현금 4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경기·강원·경남 등 전국 PC방 36곳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현금 1400만원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PC방과 주변 상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해 경북 구미시내 한 여관에서 A씨를 붙잡았다. 직업이 없고 정해진 주거지도 없는 A씨는 경찰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편의점 기프트 카드 훔쳐 1500만원 충전

    편의점에서 기프트 카드를 훔쳐 1500만원을 충전해 쓴 아르바이트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절도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이모(2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6일 오후 11시 35분쯤 전주시 덕진구 한 편의점에서 기프트 카드를 훔쳐 450만원을 충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편의점 포스(POS) 기계에 금액을 허위로 입력해 카드를 충전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 10일부터 보름 동안 전주와 익산, 군산, 울산, 광주 인근 편의점에서 기프트 카드를 훔쳐 1500만원을 충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성실히 일하겠다”며 편의점에 위장 취업한 뒤, 손님이 뜸한 시간에 카드를 충전해 달아났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나서 전주의 한 편의점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당시 이씨는 또 다른 범행을 위해 편의점에 위장 취업한 상태였다. 그는 “훔친 카드를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팔았다”며 “돈은 모두 써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金삼’ 된 해삼… 어장이 ‘숭숭’ 어민들 ‘싱숭’

    ‘金삼’ 된 해삼… 어장이 ‘숭숭’ 어민들 ‘싱숭’

    바다 도둑이 날뛰고 있다. 값비싼 해삼 등이 표적이다. 어민들은 24시간 감시선을 띄우고 해경과 자치단체 등이 힘을 합쳐 방어하나 역부족이다. 광활한 바다에서 한밤중이나 새벽에 범행이 이뤄져 발견하기 어렵고 육지보다 폐쇄회로(CC)TV 등 방범시스템이 허술하기 때문이다.충남 보령해양경찰서는 22일 양식장 해삼을 훔친 김모(47)씨 등 3명을 수산물 불법채취 혐의로 입건해 여죄를 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3시쯤 보령시 오천면 녹도와 호도 어촌계의 양식장에 잠수해 해삼 9㎏을 몰래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훔친 해삼 대부분은 도망가면서 버린 것으로 보인다. 김씨 일당이 노린 곳은 녹도에서 3㎞쯤 떨어진 무인도 대길산도 해삼 양식장이다. 경남 하동에 사는 김씨 등은 “요즘 보령에 해삼이 많이 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범행 5일 전 충남 장항에 도착했다. 선장 김씨는 1.9t 선외기를 몰고 3~4시간 걸려 왔고, 박모(48)·이모(45)씨는 버스로 올라와 합류했다. 모텔에 머물며 상황을 보던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장항을 출발, 양식장에 도착한 뒤 오후 11시부터 잠수하며 이튿날 새벽까지 몰래 해삼을 훔쳤다. 배에서 호스로 산소를 공급받아 잠수하는 이른바 ‘머구리’ 허가가 없는 이들은 산소통을 등에 메고 잠수했다. 20m 물속 양식장에서 해삼을 줍던 이들의 행위는 순찰 중이던 어촌계 감시선에 들켰다. 배에서 망을 보던 박씨는 물속의 김씨와 이씨를 남기고 달아났다. 마침 이 섬에서 해삼 양식장을 운영하는 호도 감시선도 합류해 박씨를 았다. 김씨와 이씨는 잠수해 갯바위로 달아났지만 출동한 해경에 붙잡혔다. 박씨도 검거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횟집과 해삼가공공장에 ㎏당 1만 8000원인 해삼을 1만원에 넘기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설재민 보령해경 경사는 “한밤중에 전등과 엔진을 끄고 물속에서 작업하고 들켜도 인근 섬이나 갯바위에 숨으면 발견도, 잡기도 쉽지 않다”며 “주요 타깃은 인적이 없는 무인도이며, 발각되면 불법 해산물을 바다에 버려 물증을 없애려고 한다”고 했다.바다 도둑질에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가세한다. 전북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베트남 국적 A(42)씨를 수산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한국인 5명과 함께 지난달 19일 오후 11시쯤 군산시 비응도 앞 북방파제 해상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로 해삼, 전복 등 해산물을 불법 채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취업비자로 경북 포항에서 선원으로 일하다 지난 2월 말 군산으로 옮겼다. 외국인이 근무지를 옮길 때는 출입국관리소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A씨는 무시했다. 군산에서 일거리를 찾던 A씨는 해산물 불법 채취에 가담했다. 노상규 군산해경 경사는 “일반 어선도 선원이 없어 난리인데 불법 채취선이야 외국인이라고 물리칠 필요가 없고, A씨도 돈 준다는데 뭘 가리겠느냐”며 “해산물에 장물이란 표가 없어 재래시장이나 식당에 팔면 제값을 다 받는다. 요즘은 해삼값이 ㎏당 2만원까지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배 2척을 동원해 군산 고군산군도 양식장을 돌면서 해삼 등을 훔치다 해경에 발각되자 도망가기 시작했다. 3명은 배에서 검거됐고, 작업 중이던 2명은 잠수를 해 1㎞ 거리의 뭍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작업 시 선박 위에서 망을 보던 A씨는 자신이 타고 있던 배를 그대로 몰아 육지로 간 뒤 경북 울진으로 도망갔다. 울진에서 은신하던 A씨도 채 한 달이 안 돼 붙잡혔다. 노 경사는 “스쿠버 장비로 물속에서 1㎞ 가는데 10분도 안 걸린다. 간혹 잠수부대 출신도 있다”며 “주로 무등록 배를 동원하는데 시속 35노트(약 65㎞)로 도망가 30노트의 경비정 말고 최대 40노트인 보트로 추적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3명이 두 시간 잠수해 해삼 600㎏을 줍는다는데 발각되면 바다에 버려 이를 추적하면서 사진으로 찍어 증거로 삼는다”고 덧붙였다. 군산해경 해상에서만 올 들어 불법 잠수어업 6건에 22명이 적발돼 2명이 구속됐다. 해양경찰청은 2015년 37건이던 어패류 절도사건이 지난해 52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14건이 발생했다. 서해에만 바다 도둑이 들끓는 것은 아니다. 동해어업단은 지난 1일 무등록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해삼과 멍게 등 90㎏을 불법 채취해 경남 진해항으로 들어오던 B(56)씨와 C(59)씨를 적발했으나 검거 과정에서 B씨는 물속으로 잠수해 달아났다. 동해어업단 관계자는 “고성, 통영 등 진해만에서 고속 선외기를 이용해 해산물을 불법 채취하는 배가 수십 척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해경은 지난달 29일 오전 6시쯤 영일만 앞바다에 어선을 타고 가 성게 70㎏과 미역 10㎏을 몰래 채취한 선장과 해녀를 붙잡기도 했다.어민은 ‘자경단(?)’까지 운영하는 실정이다. ‘해삼 5대 섬’으로 불리는 장고도, 녹도, 호도, 외연도, 삽시도 등 보령 5개 도서 어촌계 모두 해산물 절도 감시선을 띄우고 있다. 요즘은 여름잠을 자기 전인 해삼이 제철이고, 이후 10월까지 전복 채취 작업을 한다. 박경수(66) 녹도 어촌계장은 “감시선 관리인 4명을 고용해 24시간 순찰하는데 기름 값 등으로 매년 1억원 넘게 쓰는 등 도둑 때문에 돈 씀씀이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그런데도 ‘열 포졸 도둑 하나 못 잡는다’고 못 잡는 도둑이 훨씬 많다”고 혀를 찼다. 보령시는 지난달 9일 해경, 군부대, 섬지역 어촌계와 최초로 ‘섬마을 양식장 해산물 도난 방지를 위한 민관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군부대 레이더기지는 시에서 양식면허 좌표와 선박 대장 등을 받아 불법 어업 의심 선박을 식별하고, 해경은 해상 순찰을 강화하고, 시는 어촌계 감시선 건조 지원에 발벗고 나섰으나 바다 도둑의 침투를 막지는 못했다. 정재용 보령해경 경장은 “충남 바다는 해삼 밭이고, 최성수기 6월을 앞두고 도둑이 더 판칠 게 분명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경찰관 사칭 현금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 3명 검거

    경찰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현금을 집에 보관시키고 외출하도록한 뒤 집에 들어가 돈을 훔친 보이스피싱 조직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인출책 A(24) 씨 등 말레이시아인 2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금을 해외로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같은 조직의 송금책인 대학생 B(2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강원과 부산에서 경찰관을 사칭해 C(75) 씨 등 4명에게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금을 집에 보관하게 한 뒤 외출을 유도하고 집에 들어가 현금을 챙겨나왔다. 경찰은 인출책이 가로챈 피해금이 송금책 B 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서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금 1500만원을 압수하고 여죄를 캐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공중전화 수난

    [그때의 사회면] 공중전화 수난

    지금은 이용자가 거의 없는 공중전화는 1889년 미국 발명가 윌리엄 그레이가 고안한 동전으로 작동하는 공중전화가 최초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전화국 안에 공중전화가 있었다고는 하나 동전을 넣는 사실상 최초의 공중전화는 1962년에 생겼다. 종전의 공중전화와 다른 점은 공중전화 부스가 있고 감시원이 없는 무인전화라는 것이었다. 빨간 네모 상자 모양의 본체 앞에 동그란 다이얼식 번호판이 붙어 있는 ‘벽괘형 공중전화’다. 그해 9월 20일 서울시청 앞, 서울역 앞, 서울 중앙우체국 앞과 남대문 로터리 등 서울시내 10곳에 처음 설치됐다.무인 공중전화는 처음부터 수난을 당했다. 보름 만에 절반인 다섯 대를 도둑이 통째로 훔쳐 간 것이다. 그나마 50환 동전만 쓸 수 있어 이용자가 적었던 바람에 잃어버린 돈은 많지 않았다. 송수화기를 절단해 가져가거나 전화번호부를 훔치는 도둑들도 있어 경찰이 골머리를 앓았다. 통째로 훔치지 않고 동전만 빼가는 절도범들도 잇따라 붙잡혔다. 못으로 자물쇠를 열어 공중전화 안에 있던 255원을 턴 20대도 있었고 시내 전역을 돌며 공중전화 동전을 훔친 이도 있었다. 그보다 큰 문제는 ‘돈 먹는 공중전화’였다. 전화기 품질이 떨어져 거의 모든 공중전화가 고장이 잦았다. 다급한 사람은 혹시나 해서 서너번 동전을 넣었다가 15~20원을 손해 봤다며 신문에 독자투고로 고발하기도 했다. 급한 일로 공중전화를 걸었다가 전화가 돈만 삼키고 걸리지 않자 법원에 5원 반환소송을 낸 시민도 있었다(경향신문 1969년 7월 11일자). 법원은 당연히 승소판결을 내려주었다. 소송은 더 있었는데 증거불충분으로 패소한 시민도 있었다. 1964년 4월 서울 공중전화는 99대였는데 고장건수는 한 달에 260건이었다. 전화 한 대가 한 달에 세 번 고장난 셈이다. 고장이 잦았던 이유 중 하나는 정해진 동전이 아닌 쇠붙이 따위를 넣고 전화를 걸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규격에 맞지 않는 조선시대 엽전이나 일본 동전 구화도 심심찮게 발견됐다(경향신문 1964년 5월 21일자). ‘이동공중전화차’라는 게 있었다. 공중전화 다섯 대를 설치한 차량을 시내 번화가를 돌면서 시민들에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매일경제 1969년 6월 16일자). 공중전화는 처음에 시간 제한이 없었다. 통화 시간이 늘어나 불편을 주자 3분으로 제한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이었다. 시외 자동 공중전화기는 1977년에 처음 설치됐는데 일본 제조 회사의 이름을 따 ‘다무라 전화기’로도 불렸다. 최초의 공중전화 요금 5원은 당시의 물가 수준에 비해서는 싸지 않았다. 그래서 10여년간 올리지 않았다. 현재의 공중전화 요금은? 3분에 70원이다. 사진은 1962년 서울에 설치된 최초의 공중전화 부스 모습.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만기 출소 1주일만에 현금지급기 털려던 50대 또 철장행

    절도혐의로 구속돼 1년 6개월을 복역하고 만기 출소한 50대가 출소 일주일만에 농협 현금지급기를 털려다 붙잡혀 다시 구속됐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18일 돈을 훔치기 위해 현금지급기 시설을 부순 혐의(절도)로 김모(5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3일 0시 4분쯤 창녕군 부곡면 한 농협 외부에 설치된 현금지급기를 손으로 흔들어 지급기 보호 시설 등을 부순 뒤 현금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당시 김씨는 모자를 쓰고 현금지급기 2대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를 휴지로 막는 등 치밀함을 보였지만 무인경비시스템이 작동해 출동한 보안요원에게 현장에서 곧바로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가 현금지급기계 외부에 설치돼 있는 시설물은 뜯었지만 철제 기계안에 들어 있는 현금을 꺼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건설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훔친 혐의로 구속돼 1년 6개월을 복역하고 지난 6일 만기 출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교도소에서 나온 뒤 돈이 한푼도 없어 배가 고파 밥을 사 먹기 위해 현금지급기안에 있는 돈을 훔치려 했다”고 진술했다. 창녕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조문객 가장해 부의금 4000여만원 슬쩍한 절도범 잡혀

    대구 달성경찰서는 18일 조문객 행세를 하며 부의금 수천만원을 훔친 혐의(절도)로 A(57)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 10분쯤 대구시 달성군 한 야산에서 장례를 치르던 상주 B(60)씨가 승용차에 둔 부의금 41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등산을 하러 나섰다가 야산 인근에서 장의 행렬을 보고 뒤따라 갔다. 유족들에게 접근해 고인과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속이며 막걸리를 얻어 먹는 등 태연하게 조문객으로 행동했다. 그러다 유족들이 안장하는 사이 잠겨 있지 않은 B씨 차 조수석 가방에 있던 현금을 비닐봉지에 담아 달아났다.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장례 과정을 되짚어 보며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끝에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탐문 수사를 벌여 지난 11일 달서구 상가 주변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붙잡힌 후에도 계속 범행을 부인하다 결국 자백했다”면서 “하지만 500만원만 회수돼 돈 사용처 등을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남명 조식은 조선 중기 때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사림 정치가 시작되는 명종 후대와 선조 전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평생 재야에 머물며 일생을 마쳤다. 하지만 그가 끼친 영향은 조정에 있는 여느 정치인 못잖았다. 또 정치가 반드시 지위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 1553년 현실 정치에 나오라는 이황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했고, 1555년 단성현감에 제수됐으나 역시 거절했다.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난 직후인 1566년 비로소 서울로 와서 명종을 만난다. 세상에 유주처럼 숨어 있는 현인을 등용하겠다는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 이때 조식·이항·성운 등이 천거돼 명종과 면대했다.#군신 간은 마음에 틈이 없어야 -명종: 불민한 내가 백성의 주인이 되어 정성은 부족하나 어진 이를 구하고 싶은 뜻이 어찌 없겠는가. 고금의 치란과 선정에 대해 듣고 싶다. 숨김없이 말하라. -조식: 고금의 치란은 책 속에 모두 있으니 신의 말이 아니라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신이 아뢰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임금의 답이 있을 때까지 한참 기다렸다). -명종: 말하여 보라. -조식: 임금과 신하는 마음에 틈이 없이 서로 믿어야 합니다. 임금이 대문을 열어젖히듯 마음을 드러낸다면 신하도 진심을 다하여 능력을 펼 것입니다. 임금은 신하의 모든 것을 알아야 제대로 부릴 것이며, 신하도 임금의 의도를 알아 선한 쪽으로 넓혀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의 근본입니다. -명종: 옛날 삼고초려한 신하가 있었는데 세상이 어떠했기에 세 번 부른 다음에야 나왔는가? -조식: 제갈량은 영웅입니다. 세상을 범연히 보지 않았기에 그랬지만, 유비와 함께한 것이 30년 가까운데도 천하를 회복하지 못했으니 세상에 나온 것이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신은 헛된 이름 훔쳐 임금을 속여서는 안 되었기에 빨리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조선왕조실록) 고금의 치란에 대해 말하라는 명종의 요구에 그것은 책에 다 나와 있다고 하며, 임금과 신하의 마음이 치도의 근본이라고 주장한다. 임금은 신하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봐야 신하를 부릴 수 있고, 신하는 임금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임금을 성군으로 인도한다는 말이다. 그러자 명종은 제갈량을 물어본다. 그동안 불러도 나오지 않은 조식을 빗대 일부러 물은 것이다. 그러자 조식은 제갈량의 출처가 맞지 않다고 답한다. 그 후 상황은 아래 사관의 기록이 대변한다.# 너는 큰 도적 나는 작은 도적 “성운은 병이 심하여 다시 상소를 올린 후 바로 고향에 돌아갔다. 조식은 입대 며칠 뒤 훌쩍 산으로 돌아갔는데, 많은 선비가 고명을 흠모하여 강가까지 나가 전송하였다. 조식과 이항은 평소 서로 몰랐는데, 서울에서 만나자 이내 서로 ‘너’, ‘나’를 하였다. 조식은 언제나 이항을 조롱하여 ‘너는 큰 도적이고 나는 작은 도적이니 남의 집 담장이나 뚫는 좀도둑과 같다’ 하였다.”(조선왕조실록) 자신을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이 흥미롭다. 너니 나니 하며 서로를 허여한 게 특별하였기에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을 보이기 위한 전채에 불과하다. 왜 도적일까. 스스로 헛된 이름을 훔쳤다고 하였으니 명성을 훔쳤다는 뜻이다. 남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들고 나아감을 뜻하는 ‘출처’다. 출처는 현실 정치의 참여 문제를 가리킨다. 그는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출처에 대해 말했다. 함부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다. 단순히 기묘와 을사사화를 겪은 경험에서 말한 것으로 보기에는 정도가 깊다. 품은 뜻이 높고 재주도 대단하지만, 그것이 곧 정치 참여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군주라는 권력이 한 축으로 있는 한 그에 관한 확신이 없다면 나가서는 안 된다. 남명은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을묘사직소에서 명종과 문정왕후를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의 인재를 거두어 쓸 마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명은 말한다. #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는다 선비 중에 위로는 천자의 신하가 되지 않고 아래로는 제후의 신하가 되지 않으며, 나라를 떼어 준다고 해도 하찮게 여겨 달가워하지 않은 자가 있으니 포부가 크고 능력이 대단하여 쉽사리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고 왕도를 보좌할 사람은 패자의 도읍을 밟지 않는다. (…) 광무제가 현명한 군주 이상 될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현명한 군주 정도라면 굳이 엄광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도 나와 벼슬하며 왕도를 훼손하고 패자의 신하가 되어 부질없이 높은 지위와 무거운 녹봉만 받겠는가.(남명집 중 ‘엄광론’) 남명 조식은 같이 과거를 했던 사람이다. 애초에 과거를 버리고 세상을 떠나 수행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나가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만하면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혀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는 것은 오히려 권력의 장식품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쓰지도 않으면서 곁에 두고 그 명성만을 취해 장식품인 ‘브로치’로 사용하려는 권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이는 헛된 명성으로 부귀와 영화를 훔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남명이 현실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다. 그의 을묘사직소를 보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절절하다. 그만큼 현실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어 있을 곳이 없다 전하의 국사는 이미 글렀고, 나라의 근본도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은 벌써 가 버렸고,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다. 마치 큰 나무를 벌레가 백 년 동안 갉아먹어 고액이 이미 말라 버린 채 멍하니 질풍 폭우에 쓰러질 날만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하급 관료는 희희낙락하며 주색잡기에 여념 없고 고관대작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오직 뇌물 챙겨 재산만 불리니, 뱃속이 썩는데도 약을 쓰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서울의 신하는 궁궐에 사람을 심어 놓고 마치 깊은 못 속의 용처럼 서려 있고, 지방의 신하는 백성을 가렴주구하여 그 자취가 온 들판에 낭자하니,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을 곳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남명집 중 ‘을묘사직소’) 행정의 주체인 관료의 부패상을 말한다. 하급 관리는 주색에 빠져 있고, 고급 관료는 뇌물에 골몰한다. 병은 깊은데 고칠 생각은 없다. 더구나 중앙의 고관은 궁궐과 결탁하고 지방의 수령은 백성을 가렴주구한다. 가죽이 다 벗겨지면 털은 어디에서 나며, 백성이 피폐해지면 국가는 무엇에 의지하고, 양반은 또 어떻게 살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남명은 재야의 절사로 알려졌다. 왕인 명종과 실권을 쥔 모후 문정왕후를 향해 과부와 고아라고 한 직설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지만, 결국은 기개 있는 선비가 모후를 향해 불경한 말을 거침없이 한 정도로 양해됐다. 그보다는 백성을 가렴주구하는 양반에 대한 경고가 더욱 주목받는다. 무왕이 제후로서 천자인 주를 정벌한 것을 맹자는 천명을 잃은 왕은 일개의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천명을 매개해 말했지만, 백성 없이는 왕도 없다는 남명의 말은 훨씬 직선적이고 간명하다. 왕과 백성은 공생 관계라는 뜻이다. 남명은 두 가지 점에서 기억해야 한다. 첫째는 ‘절의’다. 단순한 절의가 아니라 이상을 구현하려는 분명한 절의다. 공자가 관중을 칭송하여 구덩이에 뒹구는 필부필부의 의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듯 남명의 절의 역시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며 강직하게 항거하는 그런 절의와 다르다. 남명의 절의는 선비로서 결코 권력의 장식품은 되지 않겠다는 굳건한 절의이며, 허명을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다짐이다. 둘째는 ‘백성에 대한 인식’이다. 갓난아이 돌보듯 어린 백성을 돌보아야 한다는 유교의 근본 인식에서 벗어나 백성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한 축으로 이해한 것이다. 생산의 주체로서 국가를 지탱하는 기층민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은 남명을 새롭게 보여 준다. 이런 남명을 그의 제자 정구는 ‘고풍’(高風)이라 표현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현실 정치의 도덕적 긴장을 유지해 주는 소금과도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정인홍은 ‘군자’(君子)라고 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그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단순히 세상을 피하여 숨는 은자가 아니요, 그렇다고 독선기신해 자신의 절의만을 지키는 처사도 아니라는 뜻이다. 어쨌든 남명의 뚜렷한 삶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영남 향촌에 깊은 인상으로 각인돼 있다. 서정문 한국고전번역원 고전연구소장 ■‘남명집’은 “성인 책 가득하니 실천하면 돼” 평소 ‘저술 필요하지 않다’ 지론 제자가 수집한 이본 17종 존재 성인의 책이 가득하니 그대로 실천하면 되며, 저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남명의 지론이었다. 따라서 남은 저술이 많지 않다. 그나마도 평소에 보관한 것이 아니고 제자들에 의해서 수집된 것이다. 남명의 수제자 정인홍에 의해 수집된 남명집은 광해군 연간에 몇 차례 간행된다. 이 책에는 퇴계의 제자 이정과 절교와 관련한 당시여서 불편한 문자들이 다수 수록됐다. 그 속에는 퇴계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조반정으로 정인홍이 실각한 이후 이런 문자들은 삭제됐다. 또 그와 함께 남명의 분방한 학풍을 부인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그 과정에 향촌의 갈등도 있었다. 그 결과 현재 17종의 남명집 이본이 존재한다.
  • “고기 먹고 싶었는데…돼지등뼈만 있더라”

    친구 사이 5명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 부산 남부경찰서는 영업이 끝난 정육점에서 돼지 등뼈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김모(20)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달 15일 오후 10시 35분쯤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 내 한 정육점에 몰래 들어가 냉장고에서 30만 원 상당의 돼지 등뼈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사회 친구 사이인 이들은 정육점 인근에 있는 일행 중 한 명의 집에서 수시로 먹고 자다 정육점의 출입문이 열린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들이 “고기가 먹고 싶어서 정육점에 갔지만, 냉장고에 등뼈만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해가 뜨거워지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던 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모두 틔우고, 여느 들꽃들은 열매를 맺고 있다. 비로소 여름이 머지않은 듯 싶다. 봄꽃을 전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축제인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태안 세계튤립축제, 에버랜드 튤립축제도 여름이 오기 전, 막바지 전시를 하고 있다.사실 나는 이들 튤립축제가 막 시작하던 3월, 이미 세계의 꽃축제 중 가장 대규모로 열리는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꽃축제에 다녀온 바 있다. 쾨켄호프 꽃축제가 열리는 즈음 네덜란드에 가면 늘 식물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부터 쾨켄호프 꽃축제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벽에 주르르 붙어 있고,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버스는 관광객을 반기며 무료로 태우고, 온 나라가 쾨켄호프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네덜란드의 튤립 사랑은 ‘튤립 버블’이란 경제학 용어를 만들어낼 만큼 각별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튤립이 네덜란드의 자생 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튤립은 네덜란드가 아닌 터키와 중앙, 서아시아가 원산지다. 게다가 이들 원종은 우리가 튤립 하면 상상하는 너른 들판에서 자라지 않는다. 모래와 돌이 가득한 히말라야산맥, 다른 식물들조차 살아가기 척박한 환경에서 단아한 튤립 원종들이 한두 송이씩 자생한다.아시아에 살던 튤립은 인류에게 처음 발견되고 오십여년 후에야 프랑스를 통해 네덜란드로 전해진다.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튤립을 재배한 사람은 암스테르담 식물원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카를로스 클루시어스라는 식물학자인데, 튤립의 약용 효과를 연구하느라 식물원에 몇 개체를 심은 후 이곳에 온 관람객들이 튤립을 보게 되면서 네덜란드 전역에 알려지게 된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태와 색의 식물인 튤립의 상업적 가능성을 본 당시의 대기업들은 카를로스에게 튤립을 상업화하자고 제안하게 되고, 카를로스는 급격한 상업화는 좋지 않다는 판단에 제의를 거절한다. 대기업은 몰래 카를로스의 정원에 들어가 튤립을 훔쳐 대규모로 재배한다. 그렇게 네덜란드의 튤립 재배는 시작되었다.물론 사람들이 어느 한 식물을 좋아한다고 그 식물이 대대적으로 재배될 수는 없다. 식물을 재배한다는 건 자연조건이 따라줘야 하는데, 네덜란드는 바닷가인데다 북쪽이라 튤립이 좋아하는 서늘한 기후대이고, 땅이 모래언덕이라 자생지에서의 척박한 토양 환경과 잘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이들이 네덜란드에서 인기가 많아지게 된 17세기는 마침 네덜란드 황금기였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였기에 사람들은 갑자기 얻게 된 부를 내세울 도구가 필요했고, 이게 바로 튤립이 되었다. 모두들 튤립 구근을 모으기 시작했다.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는 ‘튤립 마니아’가 생기고, 튤립의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어느새 돈이 된다며 산업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처럼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인기가 많은 품종의 경우 당시 목수 연봉의 20배, 수억원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때는 튤립뿐만 아니라 튤립 무늬가 있는 옷이나 가구 디자인, 그리고 튤립만 꽂을 수 있는, 튤립에 특화된 화병 디자인들도 생겨날 만큼 부가 산업도 활발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 디자인에 튤립 무늬는 꼭 포함되어 있다. 튤립의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데에 투자도 많이 하다 보니 육성 기술도 늘게 되었고, 네덜란드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식물 교배자이면서 튤립 생산자가 된 것도 이 시기 이후부터다. 그러나 영원한 건 없다고, 후에 황금시대가 저물면서 자연스레 ‘튤립 버블’도 조금씩 붕괴되기 시작한다. 들판에는 여전히 튤립 구근들이 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튤립을 좋아하고 있어, 튤립 가격이 갑자기 내려가지는 않았다. 이때부터는 외국에 수출을 많이 하게 됐는데, 주변 국가에 네덜란드의 튤립을 홍보하기 위한 카탈로그를 만들기 위해 당시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의 식물세밀화가들을 모아 튤립세밀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 남아 있는 튤립세밀화 대부분은 이때 기록된 것이다. 그렇게 유럽에서 성황을 이루던 튤립은 18세기, 히아신스가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하게 된다. 후에 프랑스 혁명으로 영국식 가든 디자인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튤립 거래는 한정적이게 되고, 나중에 안정이 되면서 세계의 사람들이 튤립을 사고, 지금까지 튤립의 인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는 늘 부정적인 의미로 ‘튤립 버블’을 부르지만, 튤립은 그저 우리 인간의 욕망에 이용당했을 뿐, 그들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존재해 온 연약한 식물이었다. 튤립을 연구하던 식물학자와 그의 정원에서 튤립을 훔친 대기업, 튤립을 사랑해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던 튤립 마니아와 그게 돈이 된다며 투기하던 사업가들은 늘 공존해 왔다. 식물 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금 이 시점에서, 네덜란드 튤립 버블은 식물에 대한 사랑과 욕망의 경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식물과 공존할 것인지, 또 다른 ‘식물 버블’을 만들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 SNS로 만나 BMW 승용차 훔쳐 달아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난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의 차량과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절도 등 혐의로 A(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B(31)씨가 전주시 덕진구 아중저수지에 뛰어들어 숨지자 그의 외제차와 옷, 노트북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씨는 B씨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고 저수지에 몸을 던졌으나 간신히 교각 기둥을 붙잡아 살아났다. B씨는 저수지 깊숙이 가라앉아 숨을 거둔 뒤였다. 이후 A씨는 B씨가 타고 다니던 BMW 차량을 훔쳐 달아났고, 평소 B씨가 입던 옷과 노트북도 챙겼다. 이들은 지난 3월 2일 함께 목숨을 끊을 목적으로 SNS로 만났고, 전주와 완주 지역 저수지를 물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 살아남게 된 A씨는 물욕이 생겨 절도 행각을 벌였다. B씨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로 누군가 B씨 차량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용의자를 특정했다. A씨는 사건 발생 7일 만에 전주 시내 한 사우나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동종 전과 8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계획적으로 B씨를 사지로 내몰고 범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간신히 살아남은 A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조사를 벌여 계획적 범행이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냄새 맡으려고” 여성 속옷 24개 훔친 40대 남성

    “냄새 맡으려고” 여성 속옷 24개 훔친 40대 남성

    여성 속옷을 상습적으로 훔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전북 남원경찰서는 주거침입과 절도 혐의로 A(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남원시 동충동 한 다세대 주택 마당 빨랫줄에 걸린 여성용 속옷 4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부터 최근까지 인근 주택에서 4차례에 걸쳐 여성용 속옷 24개를 훔쳤다. 경찰은 “빨랫줄에 걸어놓은 속옷이 계속 없어진다”는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나서 A씨를 붙잡았다. 정신지체 2급인 A씨는 훔친 속옷을 모두 헌 옷 수거함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냄새를 맡고 나서 속옷을 버렸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조승우 “‘비밀의 숲 시즌2’ 하고싶다”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조승우 “‘비밀의 숲 시즌2’ 하고싶다”

    ‘2018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조승우가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신동엽, 박보검, 수지가 MC를 맡은 제54회 백상예술대상이 3일 오후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이날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에는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김상중, KBS 2TV ‘쌈, 마이웨이’ 박서준, MBC ‘돈꽃’ 장혁, tvN ‘비밀의 숲’ 조승우, KBS ‘황금빛 내 인생’ 천호진이 오른 가운데 조승우가 호명됐다. 조승우는 “‘비밀의 숲’을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작년 한해 내내 행복했다”며 “사실 저희 집에는 그동안 받았던 상이 하나도 없다. 독립을 해서 살고 있어서 어머님 집에 제 상에 다 있는데 굳이 상을 집에 놓지 않은 이유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잘난 사람도 아닌데 괜히 자만하고 그럴까봐 쳐다 보지도 않는다. 하나 있다. 예비군에서 훈련 열심히 받았다고 받은 표창장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두나 씨가 되게 많이 생각이 난다. 저의 아주 훌륭한 파트너였던 배두나 씨께 감사드린단 말씀 드리고 싶다. 작가님, 감독님, (유)재명이, (이)준혁이, (이)규형이 너무 감사드린다‘며 ”저 개인적으로 시즌5까지 갔으면 좋겠다. 어떻게 생각하시냐. 부디 ’비밀의 숲‘, 제가 행복하게 찍었던 ’비밀의 숲‘이 시즌제로 갈 수 있게 응원해달라“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TV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은 JTBC ’미스티‘에서 고혜란 역으로 열연한 김남주에게 돌아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중국] 7억원 다이아 훔친 범인, 알고보니 10세 소녀

    [여기는 중국] 7억원 다이아 훔친 범인, 알고보니 10세 소녀

    은행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중국 여성이 고가의 액세서리를 도둑맞았다. 경찰에 신고한 뒤 범인을 잡았을 때, 피해 여성은 황당함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범인은 10살 아이를 포함한 초등학생들이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의 웡타이신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 달 자신의 핸드백에 넣어 보관하고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 2개와 다이아몬드 팔찌 한 개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도난당한 액세서리의 총액은 500만 홍콩달러, 한화로 무려 약 6억 9000만원에 달했다. 한 달 동안 액세서리를 찾아 해매다 결국 찾지 못한 여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달 30일 경찰에 공식적으로 도난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CCTV와 탐문 끝에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피해 여성과 한 집에 사는 10세 소녀였다. 피해 여성은 이 소녀의 아버지와 동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CCTV 등을 근거로 해당 소녀를 추궁한 경찰은 소녀로부터 피해여성의 액세서리를 훔친게 사실이며, 이를 아파트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0살 소녀가 훔친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를 버렸다는 곳을 찾아가 수색을 벌였지만 찾지 못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12세 소녀 2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구금해 조사를 펼쳤다. 경찰은 두 소녀의 집을 압수수색했지만 별다른 증거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 여성과 약 7억원 상당의 액세서리를 훔친 10살 소녀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자주 다투는 등 불편한 관계 속에서 한 집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경찰은 10대 소녀 3명이 고가의 액세서리를 훔친 과정과 그 이후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뉴스클로즈업]“인권의 최후 보루임에도 제 역할 다 했는지···” 판사의 눈물

    [뉴스클로즈업]“인권의 최후 보루임에도 제 역할 다 했는지···” 판사의 눈물

    과거 유죄 판결 받았던 피해자들에게“다시 재판 맡겨줘서 감사” “(고문) 피해자들이 간첩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거기에 대해 형을 선고한 법원이 다시 이 사건을 심판할 수 있는 자격이··· 다시 한 번 (사법부를) 믿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 고문 가해자의 재심 위증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고문 피해자들의 간절한 외침에 재판장이 눈물을 쏟아 눈길을 끌었다.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의 심리로 국군 보안사령부 수사관 출신 고병천(79)씨의 위증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다. 고씨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을 색출한다는 보안사 계획에 따라 1982년 11월 이종수씨와 1984년 8월 윤정헌씨를 불법연행해 간첩 혐의를 자백하라며 가혹한 고문 수사를 가했다. 그러나 2010년 12월 윤씨의 재심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타나 협박,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지난 2일 결심공판이 예정됐지만 피고인 신문과 피해자 측 변호인의 신문 과정에서 고씨가 이씨와 윤씨에 대한 가혹행위를 제외한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고문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자 이 판사는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으로 돼야 진정한 사죄”라면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꾸짖고 고씨를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4주 늦춰진 이날 결심에서 “피고인을 비롯한 보안사 수사관들에 의한 가혹행위와 고문으로 피해자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피고인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피해자들의 명예를 바로 세울 재심사건에서조차 허위 진술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어렵게 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씨는 이날 추가로 이어진 피고인 신문에서는 “이른바 ‘통닭구이 고문’, ‘엘리베이터 고문’ 등을 이씨와 윤씨에게 가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고문을 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 많은 것(고문 방식) 중 어떤 것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문을 지시한 사람에 대해선 “관례적으로 해온 것”이라면서 “지시한 사람도 물론 내용을 다 알고 있고 폐쇄회로(CC)TV로 보고 있었을 것이지만 지시한 내용은 말씀을 안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고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참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데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점을 대단히 죄송하고 진심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정을 지킨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씨의 반성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윤정헌씨는 “검사님의 구형이 너무나 가볍다. 고씨 한 사람의 죄로 생각해도 100년, 200년을 살아야 한다”면서 “엄한 처벌을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종수씨도 “피고인에 대한 개인적 미움도 많았지만, 이런 재판 과정을 통해 과거의 잘못된 구조가 어떻게 되면 좋아질지,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문 피해자인 강종건씨는 “이 한 사람(고씨)에 대해선 원한이 없다”면서 “판사님이 이 재판을 통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고문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달라”며 호소했다. 그러자 이 판사는 눈물을 흘리며 울컥했다. 법복으로 얼굴을 훔친 이 판사는 “당시에 고문이 있었고 피해자들이 간첩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 거기에 대해 형을 선고한 법원이 다시 이 사건을 심판할 수 있는 자격이···”라며 말을 쉽게 잇지 못하다가 “다시 한 번 믿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 믿음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제가 과연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의, 최대한으로 심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인권의 최후의 보루임에도 법원이 제 역할을 다 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법원에 이 사건을 믿고 맡겨주신 것에 대해 잊지 않고 결론을 내 보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28일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18세 소녀 강간한 ‘이리떼’에게 9년형이라니 사흘째 항의시위

    18세 소녀 강간한 ‘이리떼’에게 9년형이라니 사흘째 항의시위

    스페인 팜폴로냐는 황소에게 쫓기는 산페르민 축제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그런데 28일(현지시간)까지 사흘 연속 소떼가 아니라 성난 시민들에게 거리가 점령됐다. 지난 2016년 축제 기간 18세 소녀를 성폭행한 5명의 남성, 이른바 ‘이리떼’에게 법원이 강간죄를 적용하지 않고 성폭행 유죄만 인정해 9년씩의 가벼운 실형과 5만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데 대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스페인어 해시태그 #cuentalo가 소셜미디어에 달려 “말하자”란 뜻에 함께 하고 있다. 검찰은 20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했지만 법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 여성의 신원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5개월 동안 비공개 재판을 진행했다. 시위를 벌이는 이들은 “판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강간당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죽거나 죽을 지경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었다. 스페인 법률은 성폭행과 강간을 구분해 폭력이나 협박이 개입되지 않으면 강간이 인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성범죄의 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시위에 참여하는 많은 이들은 단지 이 사건에 대한 분노만이 아니라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법 체계 전체를 뒤흔들고 싶어서 함께 했다고 밝혔다. 바스크어로 쓰여진 커다란 플랭카드에는 어떤 판사도 우리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적혀 있기도 했다. 바스크주 혼다리비아 수도원의 수녀들도 동참했다. 대변인인 마릴루스 수녀는 “선고를 비판하는 교회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밝혔다. 왓츠앱 그룹으로 묶인 이들 5명의 남성은 조그만 골방에서 소녀의 옷을 벗기고 콘돔도 사용하지 않은 채 윤간을 했다. 몇몇은 손전화 카메라로 영상을 담고 뒤에 서로 축하하며 동영상을 공유하자고 약속했다. 경찰 보고서는 그녀가 시종 “수동적이거나 자연스러운” 태도를 취했다고 적었으며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당시 손전화를 도둑 맞은 상황이었다. 가해자들의 변호인은 수동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동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너무 겁에 질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녀의 손전화를 훔친 의용경찰대 대원은 90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양쪽 모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페인 경찰은 트위터에 “안된다면 안된다”고 적고 긴급 구조 전화번호와 함께 “우리는 늘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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