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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영화] 철도원

    일본 홋카이도의 눈 덮인 시골마을.곧 폐선(廢線)될 종착역 호로마이를 지켜온 역장 오토마쓰.그는 어린 외동딸의 죽음에도,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도 아랑곳않고 기차를 맞고 보내며 45년간 역을 지켰다.폐선과 함께 정년을 앞둔 그의 가슴엔 여전히 식지 않은 철도원의 사명감과 무심하게 떠나보낸 처자에 대한 회한이 교차한다.정초 어느날 그에게 기적처럼 죽은 딸이 환영(幻影)으로 찾아온다.다음날 그는 눈 쌓인 플랫폼에서 철도원의 삶을 마감하지만,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어린 딸의 환영은 그의 전생애를 위로하는 복음이 됐다. 일본 문단의 이야기꾼 아사다 지로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철도원’(감독 후루하타 야스오,4일 개봉)의 대체적인 윤곽이다.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봉돼 45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이 영화는 한폭의 풍경화같은 영상과 동화같은 이야기가 서늘한 감동으로 다가온다.‘철도원’은 일본을 일으켜 세운 근대화의 주역인 ‘아버지’에게 바치는 알뜰한 헌사다. 그러나 이 영화를 그저 훈훈한 인간드라마로만 보기에는 내키지 않는 구석이 있다.그런 양가적(兩價的)인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그것은 바로 영화 밑바닥에 흐르는 ‘음험한’복고주의 기운 때문이다.일본의 근대 식민사업의 전초기지던 홋카이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죽은 딸을 싣고 오는 기차를 향해 빨간 깃발을 흔들며 “신호 양호”를 외치는 주인공 오토마쓰(다카쿠라 켄)….이런데 생각이 미치면 왠지 ‘딴 생각’이 난다.전체주의 혹은 군국주의로의 회귀는 아닐까. 이마무라 쇼헤이의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이미 확인했듯 ‘철도원’에서도 하나의 소재를 검질기게 파고드는 일본 영화 특유의 기질이 엿보인다.그것이야말로 일본 영화의 힘이요 우리가 배워야할 미덕이다. 김종면기자
  • 김종하단장의 ‘핸드볼선수 사랑’

    [야마가(일본) 김민수 특파원] 김종하 단장(67)의 ‘작은 핸드볼 사랑’이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열리고 있는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아시아 남녀 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단을 대표한 김 단장(실업연맹회장)이 각종행사속에서도 우리 선수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여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22일 여자선수단과 함께 현지에 온 김 단장은 여자 선수들이 좋아하는 쵸콜릿과 과일을 연일 공급하고 선수들의 몸상태까지 돌봐주는 등 작은 정성을 쏟고 있다.그는 또 “우리는 한 팀”이라며 선수들과 줄곧 식사를 함께 하고 “먹고싶은 것이 없느냐”“잠자리는 편안한가” 등을 묻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게다가 남자대회가 열리는 구마모토시와 여자대회가벌어지는 야마가시를 편도 8,000엔(1시간 거리)을 들여가며 연일 택시로 오가며 선수단을 격려,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 단장의 핸드볼 사랑은 대회 개막전부터 화제가 됐었다.80∼90년 10년간핸드볼협회장을 지냈고 85∼88년 4년간 대한체육회장직도 역임한 체육계의거물 ‘김종하’가 이번 대회에 선수단장을 자처하고 나섰던 것.협회 관계자들은 격에 맞지 않는다며 만류했지만 “위기에 몰린 한국 핸드볼을 살리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며 결국 단장직을 맡았다. kimms@
  • 불우장애인 돕기 자선공연 ‘홍어’

    좀체 가시지않는 불황의 짙은 그림자로 우울하게 새천년을 맞이한 연극계.그러나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누구보다 넉넉하다.한국연극배우협회소속 젊은이들의 모임인 ‘예삶’(대표 정범길)이 7일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홍어’(김태수 작 송미숙 연출)는 수익금 전액을 불우장애인들에게 기증하는 자선공연이어서 보는 이를 훈훈하게 한다. 극은 물에 빠져 죽은 여자의 원혼을 달래는 바닷가 당제를 배경으로 남성의일방적이고 폭력적인 성의 유린과 여성의 수난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당제의 제주로 정해져 고향에 내려온 명문대생 형욱은 소꼽친구인 영선을 범하고나서 모른체 한다.평판이 좋지못한 명구는 이 사실을 빌미로 영선에게 사랑을 애걸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영선이 휘두른 돌에 맞아 쓰러지고,이를 본영선은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는다.바다에서 시신을 건져올린 명구는 영혼결혼식을 올리고,새로 제주가 되어 당제를 성공적으로 치른다. 이진우,문용철,최병규,정재은 등이 격정적이고 치열한 젊음의 초상을 설득력있게 펼쳐보인다.2월27일까지(02)764-5087이순녀기자 coral@
  • 교포 제임스 명군 장애극복기 화제

    재미교포 10대 장애인 골퍼가 미국 아마추어 골프계의 유망주로 떠올라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LA 타임스는 2일자 스포츠섹션 1면과 11면에서 로스앤젤레스 남부 세리토스고교 3학년인 제임스 명(18)군이 한쪽 다리로 걷고 스윙하지만 모자람이 없는 기대주라고 크게 보도했다.83년 두살 때 미국으로 이민온 명군은 11세 때 아버지를 따라 클럽을 잡았으며 천부적인 자질과 꾸준한 연습으로 97년 첫출전한 전미 주니어골프협회(AJPA) 토너먼트에서 3위,4대 주니어 메이저대회인 AJPA 청소년챔피언십 토너먼트에서 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왼쪽 발목의 혹이 98년 악성종양으로 판명돼 6개월간 투병끝에 그 해 8월 결국 왼쪽 무릎아래 몇 인치를 잘라내고 의족을 달아야하는 불운을 맞았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명군의 동료 골퍼인 트래비스 존슨(UCLA 1년)은 2,500달러의 기금을 모았고 티칭프로인 보비 라스켄은 개인지도를,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스타인 폴 애이징어 등은 격려편지로 용기를 북돋았다. 9개월만에 암이 제거된 명군은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현재 골프 명문대학들로부터 뜨거운 입학제의를 받고 있다.
  • 고사리손들 사랑의 ‘일일알뜰장’

    ‘없는 집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도봉구 쌍문4동 주민들 사이에 불우이웃 돕기운동이 활발히 이뤄져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쌍문4동 동북초등학교 6학년3반 어린이 36명은 지난 17일 교실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일일알뜰장’을 열어 수익금 6만1,950원을 마련,불우이웃 돕기에 썼다. 이들은 홀로 살면서 신경통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권순이 할머니(77)를 동사무소로부터 소개받아 병원비에 보태 쓰도록 했다. 또 같은 동네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정도영(鄭都泳)씨는 관내 10개 노인정에 무료 목욕권 600장을 기증,노인들이 공짜로 목욕을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쌍문4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하태윤(河泰潤)씨도 27일 쌍문 2,4동에 거주하는 생활보호대상자와 소년소녀가장 등 29가구에 1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앞으로 매년 100만원의 불우이웃 성금을 기탁하기로 동사무소와약속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장애·생활고 딛고 대입특차합격 감동

    성탄절인 25일 각 대학이 발표한 특차 합격자에는 전신 뇌성마비 장애인과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한 효자 등이 포함돼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한양대 전자전기공학부에 합격한 박지효(朴志效·19·태능고 졸)군과 고려대 법학과에 합격한 오강민(吳彊珉·18·서인천고 졸)군이 주인공이다. 심한 언어장애에 전신 뇌성마비 장애인인 박군이 뜻깊은 성탄 선물을 받은것은 어머니 백정신(白貞信·52)씨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이었다. 박군은 4살 때 한글과 구구단을 뗄 정도로 총명했지만 선천성 전신 뇌성마비 장애로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어머니 백씨는 대학까지 진학하겠다는 아들을 위해 일반 중학교 6곳을 돌아다닌 끝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중·고교 6년 동안 아침 저녁으로 차에 태워 등·하교시켰다.고교 3학년 때는 하루 두번씩 아들을 찾아가 아들의입에 밥을 떠넣어 주었다. 박군은 수업시간에 필기나 질문도 할 수 없었지만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중·고교 때 1∼2등을 놓치지 않았다.이번 수능시험에서는 355.38점을받았다. 백씨는 “자식이기에 앞서 불편한 몸으로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보며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군은 “10시간 넘게 치른 수능시험이 어려웠지만 19년 동안 손과 발이 되어준 어머니 생각에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으로건너가 컴퓨터 분야를 전공,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겠다”며 어머니를 감싸 안았다. 오군은 지난해 수능에서 371점을 받아 고려대 인문학부에 합격했으나 지난2월 아버지 오영수(吳榮壽·46)씨가 중증 간경화라는 소식을 듣고 입학을 포기했었다. 오군은 지난 4월 자신의 간을 떼어 아버지에게 이식했다.친척들이 마련해준 입학금 260만원도 아버지의 수술비에 보탰다.오씨도 이제 한 달에 한번만병원을 찾아 간염 재발방지 주사를 맞으면 될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법과대학으로 전공을 바꿔 2000학번으로 입학하게 된 오군은 “아버지가 주신 사랑에 비하면 대학 입학 포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현석 류길상기자 hyun68@
  • 세밑 훈훈한 공직善行 2건

    ◆행자부 김재영차관보 행정자치부 김재영(金在榮)차관보는 24일 오전 중앙청사를 ‘조용히’ 빠져나갔다.그가 눈길을 헤치고 찾아간 곳은 경기도 과천의 구세군 양로원. 김 차관보는 이곳에서 위문금을 전달하고 의탁할 곳이 없는 65세를 넘은 노인 70여명을 위로했다.그가 구세군 과천 양로원을 찾기 시작한 것은 벌써 10년째.과천시장을 하면서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 매년 연말이면 양로원을 찾아 불우이웃을 도왔지만 행자부 내에서 그의 선행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김 차관보는 최근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남들이 다 하는 일이다.무슨 별난 일이 아니다”고 쑥쓰러워 했다. 김 차관보는 위문금에 대해서도 밝히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위문금은 공무원의 월급을 감안하면 적다고 할 수 없는 50만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정현기자]◆식약청 공학수과장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공무원이 부상으로 받은 상금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쾌척,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평가부 공학수(孔鶴守·59 항생물질과장은 지난 9월 고운(皐雲)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제10회 고운문화상 창의 부문 수상자로선정돼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상금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궁리하던 공 과장은 TV를 보다가 국립의료원 김병렬(金秉烈)흉부외과과장이 구세군의 지원을 받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수술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공 과장은 곧바로 아내와 상의,상금을 모두 김 과장에게 송금했다.상금은충북 진천 학성초등학교 2학년 이혜영양(8)과 서울 노원초등학교 3학년 임정숙양(9)의 수술비로 쓰였다. 임태순기자 stslim@
  • [99 종교계 결산] 종교화합 성과없이 발걸음만 분주

    99년 종교계는 유난히 많은 갈등·분규와 사건들로 얼룩져 심한 몸살을 앓았다.기독교계는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된 신자들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불교계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종권을 둘러싼 폭력사태와 소송 등으로수난을 겪어야만 했다.또 교계지도자들끼리 자주 만나 종교화합의 행보가 많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가톨릭과 세계루터교연맹이 500년간 반목 대립해오다 화해하고 정교회와 가톨릭,이슬람과 가톨릭 등 종교간 대화 움직임이활발했던 세계적인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각 종단은 새 천년을 앞두고 자성과 연합에 대한목소리를 높여 종교간 화합과 사회개혁에 앞장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신교는 무엇보다 숙원인 교회일치에 대한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지 못한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대한예수교장로회의 통합과 합동이 공동기도·교환예배 등을 벌였지만 결국 연합이 유보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대화노력도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 각종 비리사건에 개신교 신자들이관련된 것은 큰 흠집으로 남았다.옷로비파문 당사자들은 모두 개신교 신자였으며 국회증언도 거짓으로 밝혀져 명예가 크게 손상됐다.대형교회와 개신교계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거론됐고 이에대한 개선방안을 놓고 논쟁과 자성이 이어졌다.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MBC 방송국 점거로 인한 방송중단 사태,신앙때문에수술을 거부한 신애양 논란,종말론 추종 신도들의 집단가출도 모두 사회의주목을 끈 사건들이었다.단군상 훼손에 따른 우상숭배 논쟁과 예장통합의 선거부정 시비도 개신교계를 떠들썩하게 했다.그나마 대한성서공회의 1,000만달러 수출탑 수상,대한성공회의 정신지체장애인 근로공동체 우리마을 준공은 훈훈한 뒷 이야기거리였다. 천주교는 지난 한해동안 4개 교구장·부교구장이 새로 부임,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청주 부산 인천 군종교구가 새 교구장을 맞았고 주교회의 의장도정진석 대주교에서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로 바뀌었다.지난달 한국사목연구소는 ‘한국천주교회사 대희년 심포지엄’을 통해 천주교회의 반민족 행위에 대해 반성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목받았다.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25주년과국가보안법 폐지투쟁,순교자 현양탑 건립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들이었다. 불교계는 장자 종단인 조계종이 지난해에 이어 폭력사태를 재연하며 홍역을 치렀다.고산 총무원장 체제는 각종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종단의 위상높이기를 시도했으나 지난해 분규이후 징계자 사면·복권 등 내부갈등을 해결하지못해 중도퇴진했다.서울민사지방법원이 고산 총무원장직 부존재 판결을 내린 뒤 정화개혁회의가 추천한 도견스님을 직무대행으로 지정하면서 싸움이 다시 시작돼 결국 총무원측과 정화개혁회의측은 도심에서 난투극까지 벌였다. 분규는 정대스님의 제30대 총무원장 선출로 사태를 수습해나가고 있는 분위기다.불교서적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휩쓰는 등 불교서적 붐이 일어난 것은종단분규와는 퍽이나 대조적인 현상. 북한과의 교류는 비교적 활발했던 편이다.진각종 성초 통리원장이 종단 대표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 지선 상임추진위원장과 명진 집행위원장이 조선불교도연맹관계자와 지속적인 교류에 합의했다.허문도씨의 독주로 인한 불교텔레비전(btn) 파행운영,조계종 혜암 종정취임,광덕스님과 일타스님 입적,대행스님의 독일 초청법회,태고종 안덕암 종정 취임,천태종 삼광사 30주년 기념법회 등도 특기할만한 것으로 꼽힌다. 이밖에 원불교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가입논의가 무산됐고 대순진리회가 여주 본부도장 점거사태로 인해 양분위기에 빠졌으며 유교계도 재단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시론] 판공비 회식문화를 없애자

    새 천년을 맞이하여 국가적 토대를 새롭게 정하고 나라의 위신을 다시 세움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업은 ‘부패의 일소’다.그런데 기왕의 많은 논의에서 드러나듯 부패는 일종의 문화현상이므로 무슨 법을 제정한다고 하여 단숨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또 새로이 강력한 부패방지기구를 만든다고 하여 일소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중요하고도 실질적인 방책은 부패현상을 일종의 문화적 야만으로 여겨 이를 멀리하는 ‘풍토의 조성’이다.그런 점에서 방만한 우리의 ‘회식문화’를 바꾸는 데 관이 앞장서 이를 수행한다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여러 행사보다 더 내실있고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사회 전체적으로 회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일 뿐만 아니라 이에 충당하는 돈의 대부분은 개인 호주머니가 아니라 ‘판공비’등의 공금에서 나오는데,사실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일종의 ‘공돈’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하에 ‘무서운 줄 모르고’ 쓰고 또 기한 내에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주는 것이다.판공비에 대한 공직사회의 입장은 물론 긍정적이다.장관 비서실장을 지낸중앙부처의 공무원 A씨에 따르면 판공비라든지 업무추진비가 “밥값 걱정하지 않을 정도는 돼야” 하며,기관장이 일반인들 모르게 불우한 이웃도 슬쩍돕고 금일봉도 주고 해야 하는데 이런 활동을 나쁘게 본다면 기관장의 활동이 경색될 수 있다 하며,공직사회의 감시자인 감사원 관계자들조차 이에 공감을 표시한다. “시장·군수가 주민들과 만나 여론을 들으려면 판공비가 필요”하며 이런돈이 없다면 ‘검은 돈’을 만들어 쓰라는 것이냐는 반문도 나온다.최근 인천시장의 판공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등 일련의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낸 시민단체들의 기관장 업무추진비 내용공개 요구를 ‘도덕성의 과잉 추구’라고지적하는 학자도 있다.지금까지의 공직사회 ‘돈 씀씀이’의 관행에 비추어보면 틀린 말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전 법조비리로 촉발된 소위 ‘기묘검란(己卯檢亂)’은 전혀 부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검찰문화’인 회식비,전별금 등을 변호사에게부담케 하는 관행으로부터 촉발된 것이었고,특별검사를 불러온 ‘파업유도’ 발언 역시 고위 공직자가 근무시간 중 관행적으로 마시던 ‘폭탄주’의 뒤끝에 나왔다.작은 관행이 나라의 기강을 흔들리게 하는 큰 물결을 가져왔던것이다. 외부인사나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사무실 등에서 끝낸 후의 회식이 참석자들을 훈훈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없다 해서 서운해할 분들 역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소회다. ‘내 돈 내고 밥 사먹는’ 일이 무에 그리 어려운가.불우이웃돕기나 금일봉등은 사회복지 국가를 이루어내기 위한 예산에 반영하여 제도화함이 옳고,일 잘하면 품위유지는 저절로 된다고 믿으며,그리고 자진하여 공개한 서울시장의 월평균 판공비 3,000만원은,능력있는 박사실업자 30명을 월 100만원에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큰 돈이라면 판공비 내역의 공개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판공비 자체를 부인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일반예산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것은 그쪽으로 보내고 각종 명목의 회식문화에 충당하는 판공비는 없애자.‘장’의 위치에 있는 분이 정 고생을 같이 한 직원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다면 ‘내 주머닛돈’이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의 밥집에 간다면 굳이 밥 먹기위해서 ‘검은 돈’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姜 京 根 숭실대교수·헌법학
  • 용산구‘한가족 결연사업’큰성과

    15일 오전 11시쯤 용산구 한강로3가 하니웨딩타운에 모인 300여명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인정어린 미소가 흘렀다. 이 자리는 용산구(구청장 成章鉉)가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건설을 위해 마련한 ‘용산 한가족 결연잔치’.참석자들은 20개 동에서 13명씩 고른 생활보호대상자,저소득 노인,장애인,소년소녀가장들과 이들을 돕기 위해 선뜻 주머니를 턴 후원자들이었다. 이날 잔치에서는 후원자와 수혜자 상견례 및 감사패 전달 등 기념행사에 이어 오후 2시까지 ‘한마음 어울마당’이 펼쳐져 훈훈한 인정을 다졌다. 용산구가 ‘한가족 결연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부터.각종 단체와교회,기업체,공무원,일반주민 등으로부터 구좌당 월 3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아 해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사업 첫해부터 주민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96년 820가구에 4억8,000여만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97년에는 848가구에 6억6,300여만원,98년엔 874가구에 5억2,000여만원이 전해졌다. 특히 IMF 2년째를 맞은 올해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4억2,000여만원이 모아져 이날 260가구에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현재 용산구가 파악하고 있는 전체 후원대상은 그동안 생활고를 면한 경우를 제외하면 841가구.하지만 이들을 돕겠다고 나선 가구가 1,168가구로 결연율이 138%에 달해 IMF의 거센 파고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지 않은온정을 과시하고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결연유지 및 신규 후원자 발굴을 통해더욱 살맛나는 지역사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노숙자들 감동의 헌혈

    “생활이 어렵다고 마음까지 메마른 것은 아닙니다.아이들과 떨어져 살다보니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로 일자리를 잃고 실직자 숙소인 ‘희망의 집’에거주하는 노숙자들이 백혈병 어린이돕기에 나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강북구 번동2 종합사회복지관 등 3곳에 거주하는 60여명의 노숙자들이 주인공이다.11일 서울 구세군 강북사회종합복지관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백혈병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임주은(3·여·서울 강북구 우이동) 어린이를 살리기 위해 사랑의 헌혈을 하고 성금도 전달한다. 임양은 지난 1월 서울대병원에서 임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하지만 임양 가족은 아버지가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터여서 입원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통원치료비만 한 달에 100만원이 든다.임양 부모는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일거리를 찾는 데 쓰던 1t짜리 트럭도 팔았다.그러나 2,000만원이 넘는 빚을 졌다. 노숙자들은 최근 번2동 복지관이 주관한 ‘99 동절기 노숙자 재활교육’을받으면서 이같은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임양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낮에는지하철 도봉구 기지창과 강북구청 공원녹지과,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공공근로사업을 하고,밤에는 희망에 집에 머물며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한마음으로 뭉쳤다. 이들의 하루 수입은 공공근로사업으로 받는 일당 1만9,000원과 식비 3,000원이 전부다.그러나 헌혈을 마친 뒤 액수에 상관없이 성심 성의껏 성금을 모아 임양 부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 노숙자는 “집에 두고온 아이들이 생각나 임양 돕기에 참여했다”면서“조그만 도움이지만 주은이가 하루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TV드라마 ‘날마다 짜증’

    사람이란 다면적이어서 고매하고 숭고한 것을 보면 고양되기도 하지만 유치하거나 통속적인 것에도 그런줄 뻔히 알면서 빨려들어간다.그런 심리를 겨냥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오히려 홍보효과를 높이려는 ‘역마케팅전략’같은 것도 나오곤 한다. 최근 공중파 드라마들을 보노라면 이런 역마케팅이 바야흐로 창궐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평범하지만 훈훈한 보통사람들의 삶은 찾아보기 힘들고 온통 비정상적 상황설정,몰지각한 인물들이 엮어가는 파행적 관계들,억지스럽고 오버하는 연기들로 아침부터 밤까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SBS 밤시간대 월화드라마 ‘맛을 보여드립니다’는 시청자 상식을 어디까지우롱할수 있는지 시험해보기로 작심이라도 한 듯한 경우.종잡을수 없는 인물에 그로테스크한 해프닝들이 꼬리를 문다.아들 못 낳는다고 엄마와 네딸을소박놓은 아버지가 20년이 흐른뒤 배다른 아들을 데리고 나타났는데 여자들은 집안에 남자가 기둥이라며 흔쾌히 안방을 내준다. 저녁시간대는 어떤가.MBC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의 과부댁은 딸 둘을 둔주인집에 자기네도 딸뿐이라고 속이고 세살러 들어왔건만 사기계약으로 쫓겨나기는 커녕 아들 둔 유세에 기세등등이다. 아침시간대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중년 유부남이 20대 대학후배와 사랑에빠진다는 기둥줄거리로 초반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샀던 MBC ‘아름다운 선택’은 등장인물들을 이리저리 가지쳐가며 설득력없는 연장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드라마들이 모두 시청률 효자 종목이라는 점은 부인할수 없다.30%를 넘나드는 ‘날마다…’,20% 후반대의 ‘맛을…’은 물론,10% 후반대의 ‘…선택’도 아침프로로서는 선전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싸게 산 것은 꼭 그만한 댓가를 치르기 마련이다.시청률도 마찬가지다.저질 취미에 호소하는 드라마는 올라가는 시청률 만큼 거세지는 네티즌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나름대로 뭔가 귀기울여볼만한 말을 지녔기에 사랑받았던 ‘장미와 콩나물’,‘마지막 전쟁’,‘사랑해 당신을’,‘국희’ 등 ‘고품격’ 인기드라마가 그리워진다. 손정숙기자
  • 올 크리스마스에 볼만한 공연『뮤지컬』

    성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뮤지컬로는 ‘굿바이 1999,뮤지컬콘서트’가 첫손 꼽힌다.‘오페라의 유령’‘레미제라블’‘코러스라인’‘그리스’등 제목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뮤지컬 명작의 주옥같은 히트넘버들이 사랑이라는테마아래 펼쳐진다. 윤복희 김원정 이정화 임선애 유희성 등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드문 기회.윤복희는 ‘캐츠’의 명곡 ‘메모리’를 들려주고,윤도현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일부 장면을 직접 연기한다. 지난해에 이어 송년 프로그램으로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도 볼 만하다.빠르고 경쾌한 비트,숨막히는 탭댄스,화려한 무대와 의상이 공연내내관중을 사로잡는다.무명 코러스걸의 스타탄생을 지켜보며 성탄 기분을 만끽하는 경험도 색다를 듯. 성탄전야에 막올리는 소극장용 ‘판타스틱스’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줄리엣’을 변주한 브로드웨이 정통 클래식뮤지컬.화려하진 않지만 화톳불처럼 훈훈한 사랑을 아기자기하게 펼쳐낸다. 연인끼리 보기에 적당하다.정동극장을 신명나게 울리는 환퍼포먼스의 ‘난타’도 놓치기 아깝다. 사물놀이의장단,화려한 쇼,지글지글 철판에서 익는 음식 냄새 등 눈,귀,코를 모두 만족스럽게 하는 작품. 왁자지껄한 서양식 공연에 식상한 관객이라면 우리 전통국극 ‘춘향연가’는어떨까. 대중성을 고려해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가 고정 레퍼토리화한 것으로김진진 김성애 이옥천 등 우리 국극계의 선두주자들이 총출동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국무회의- 金대통령 ‘안전불감증의 나라’ 질책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를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된 ‘안전불감증’문제를 질타했다.최근 인천화재 참사와 공군기 추락 사건 등을 지적하면서 ‘국가적 불명예’,‘안전 불감증’,‘인재(人災)’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부 중심의 일대 전기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국무회의는 김대통령의 제안으로 인천화재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숙연한 분위기가 장내에 감돌았다.김대통령은 “최근 충격적인사건이 연속해 발생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최근 발생한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와 공군기 추락사건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고 못을 박았다. 김대통령은 인천 화재참사가 발생한 호프집에 비상구가 없다는 점,폐쇄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영업을 한 사실,시너 관리소홀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모든 문제가 단속기관의 업무소홀에 원인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전세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끄럽게도’ 한국을 안전불감증의나라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걱정을 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대한투자,관광,신뢰도 등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참사 와중에 일어난 훈훈한 미담을 소개했다.“한 고등학생이 13명을 반강제적으로 뛰어내리게 해 목숨을 구한 뒤 자신은 맨 나중에 뛰어내렸다고 한다.이런 학생은 한없이 자랑스럽고 모범이 될 만하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서 표창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최루탄’으로 화제를 돌려 우리사회에 자리잡혀가는 안정 분위기를 언급했다.“97년 13만여발,지난해 5월엔 3,000발의 최루탄을 쏘았지만 올해는 한발도 쏘지 않았다”면서 “매일 시위는 있지만 노동계도 극단적인 투쟁에서 벗어나 합법적인 투쟁을 하고 있고 법집행의 공정성도 크게 강화됐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정호승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49)을 일컬어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인’이라고 한다.그런데 그 ‘아름답다’거나,‘서정적’이라는 단어는 한국문단에서는 때론 ‘아름답기만 하다’거나,‘서정적이기는 하다’는 비아냥거림이 되기도 한다. 정호승 역시 그런 인식의 피해자라고 할만하다.그렇게 된 이유는 지난 97년 펴낸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가 ‘너무 많이’ 팔렸기 때문이라는것이다.아예 안팔리거나 적당히 팔리면 인정받다가도,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순간부터 문학성을 의심하는 것이 우리 문단의 이상한 현실이다. 그런 정호승이 일곱번째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작과 비평사)를 냈다.이 시집 역시 앞선 ‘사랑하다가…’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이라고 ‘비판’받을 만 하다. 이 시집에서 느껴지는 감수성은 왜 그의 시가 호응 받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그의 시는 결코 독자로 하여금 머리를 감싸안고 고뇌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고뇌를 고뇌 답지 않게 맑고 따뜻하게,때로는 희화적으로 극복한 결과 도달한 지점은 극단적인 고뇌를 통해 다다른 곳에서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그것이 그를 소녀들의 취향에 영합하기만 하는 대중시인과 거리를 두게 하는 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문학성을 평가하고자 하는 사람 조차,이 시집이 가진 긍정적 의미의 대중성을 부각시키려하기 보다는,애써 대중성을 부정하는 시편에서의미를 찾으려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어쩌면 그것은 시인에 의해 어느 정도의도된 것인지도 모른다.이른바 문학성을 증명해보여야 자신의 본령인 서정성이 제대로 살아날 수 있다는…. 경주박물관 앞마당/봉숭아도 맨드라미도 피어있는 화단가/목잘린 돌부처들나란히 앉아/햇살이 눈부시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자기머리를 얹어본다 소년부처다/누구나 일생에 한번씩은/부처가 되어보라고/부처님들 일찍이 자기 목을 잘랐구나 정호승이 던지는 화두(話頭)는 ‘소년부처’처럼 어려운 법이 없다.짝을 이루는 ‘햇살속으로’도 마찬가지다. 경주박물관에 가면/몸은 온 데 간 데 없고/돌부처의 머리만 길가에/쓸쓸히앉아있다 나는 어느 여름날/…/그 돌부처의 머리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내 머리를그 자리에 떼어놓고/돌부처의 머리를 내 머리에 얹고는 천천히 길을 걸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경의를 ‘들녁’처럼 간결하면서,훈훈하게 표현하기도어려울 것이다. 날이 밝자 아버지가/모내기를 하고 있다/아침부터 먹왕거미가/거미줄을 치고 있다/비온 뒤 들녘 끝에/두 분 다/참으로 부지런 하시다 한권의 시집에서 이것 이상 어떤 엄청난 것을 읽어낼 수 있을까.오늘 지하철을 타거든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를 읽어볼 일이다.그러다 진짜 눈물이 나면 잠깐 내렸다가,다음 전동차를 타도 좋을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촬영현장] MBC 새 일일극‘날마다 행복해’

    28일 오후 서울 목동 아파트단지 옆 주택가.카메라와 조명판,각종 촬영장비를 챙겨넣은 철제가방 등이 널린 좁은 골목길에 수십명이 모여서서 웅성대고 있다.얼핏 무질서한 군중 같지만 유심히 보면 모두들 한 인물을 구심점으로불규칙한 동심원을 그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MBC 장수봉PD다. 주머니가 잔뜩 붙은 감색 등산용조끼와 운동화속에 밀어넣은 국방색 바지,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연출 주안점 X도 없어,젊은 놈들 연기 훈련시키는거지”,“꼰대(중견 연기자)들 어제 다 찍었어”험한 말을 연발하는 그는 헌칠한 남녀 배우들이 누비는 이곳에서 자못 피에로같다. 하지만 기자며 스탭이며 연기자들은 불로 향하는 나방처럼 그 곁으로 다가서지 못해 안달이다.장씨가 이곳서의 촬영분으로 막을 올릴 새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10월11일 첫방송,월∼금 오후8시25분)의 연출자이기 때문만은아닌 것 같다.오척단구의 이 ‘인상파’에게서 세파에 찌든 보통사람들은 묘한 동질감과 친화력을 느끼는가 보다. ‘날마다…’는 줄곧 평범한 사람들 삶에 포커스를 맞춰온 장PD의 장기가 또한번 발휘될 드라마.여자들만 사는 유정(이태란)네 집에 준제(김상경)네 식구들이 세들어오면서 두 가족이 싸우고 화해하다 정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우연히 유정과 같은 ‘소나티네’속옷 개발과에 배치된 준제가 유정과 사장딸 주란(김정은)사이에서 벌이는 애정 갈등,껄렁한 백수인 준제 동생 훈제(이훈)가 식당집 딸 금희(박선영)를 만나면서 사람 돼가는 과정 등에 유정엄마(박원숙),준제엄마(김용림)등의 감초연기를 얹어 밝고 경쾌하게 보여준다는 기획의도다.‘일곱개의 숟가락’‘사춘기’등을 통해 탄탄한 기본과 훈훈한 시선을 보인 이정선씨가 집필한다. 이날 촬영 하이라이트는 단연 준제와 유정의 첫 상면.제대한 준제가 그새 이사한 집을 찾느라 한눈 팔던중 유정의 차에 부딛쳐 나동그라지는 장면이다. 브레이크가 늦게 걸렸는지 유정의 차에 부딛쳐 수박 깨지는 ‘퍽’소리가 제법 컸다.얼굴을 찡그리고 간신히 일어선 김상경이 일부러 허리를 돌려보이며 “나 괜찮아”하는데도 겁에 질린 이태란은 훌쩍임을 그치지 않는다.어디선가 다가선 장PD,“야 임마,괜찮아,이건 연기야”하며 이태란 어깨를툭툭 두드리더니 좌중을 둘러보며 “자,한번 더 갑시다”한다.원래 크고작은 돌부리들이 무수하지만 꺾이지 않고 한번 더 일어서 가는 것이 평범한 삶의위대함 아니겠는가. 손정숙기자 jssohn@
  • [오늘의 눈] IMF총회서 ‘축하’받는 한국경제

    올해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의 분위기는 확실히 지난해와 다르다. 연차총회에 맞춰 내놓은 세계경제 보고서 곳곳에서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이미 지나간 일로 평가되고 있으며,한국은 회복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일이 잦다. 지난해 이맘때엔 아시아를 비롯,남미 각국에 몰아닥친 심각한 경제위기로세계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IMF와 세계은행 관계자들의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신경을 곤두세웠었다. 각국에서 참석한 경제관계자와 정부관리들은 물론 취재 언론인들의 얼굴에도 무거운 표정이 역력했으며 이 위기가 얼마나 오래갈 것이며,과연 이를 벗어날 방도가 있는 것인가 조차 우려됐었다. 더욱이 어려움이 피부로 와닿았던 98년 가을엔 IMF 등 국제기구의 지휘자들이 세계 구원자처럼 보이기도 했고,위대한 선각자인양 자처하는 이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꼭 일년이 지난 지금 연차총회 보고서는 기사거리가 되지못할 만큼 경제위기는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쯤으로경감됐다. 다만 위기를 몰고왔던 경제구조와 국제기구의 부조리,세계 빈부격차에 대한대안과 개혁의 목소리가 여러가지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을 따름이다. 특히 태국에 이어 경제위기의 진앙지로까지 비쳤던 한국은 이제 회복의 대명사로 언급되고 있다. 물론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그러나 경제개혁과 기업,금융시장의 구조조정 노력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워싱턴 매리엇 워드맨 호텔내에연일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강봉균(康奉均) 재경부 장관의 자신에 찬 ‘한국소식’은 설득력을 더해갔다.그와 만난 각국 대표의 첫인사가 “회복을 축하한다”는 말일 정도로 회복이란 단어가 친숙하게 다가왔다. 지난해엔 날씨마저 초가을에 어울리지 않게 쌀쌀해 잔뜩 움츠린채 IMF건물을 찾았지만 올해엔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들어설 정도로 훈훈했다. [최철호 워싱턴 특파원]hay@
  • 스타PD 전성시대“톱탤런트 안부럽네”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의 경우.첫회분이 나가기가 무섭게 인터넷드라마방에 올라온 시청소감들을 통해 감우성 채림 못잖게 스타대접을 받은이는 이진석 PD였다.사제간 연정이라는,안방극장용으로 걸맞지 않을 수도 있는 소재를 가져다 섬세한 영상감각으로 비린내를 제거한 솜씨에 ‘팬’들의칭송이 잇달았다. MBC 새 월화드라마 ‘국희’에서 어린 국희가 이를 악물고 달리는 장면이 방송된 다음날 ‘이승렬(PD)표 드라마’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시청소감.“예감에서 이혜영,애드버킷에서 손창민,화려한 휴가에서 최재성 죽어라고 뛰어다니게 하더니…상당히 뛰는 걸 좋아하시나봐요.하긴 뛰는 것만큼 시원한 장면도 없으니까.”드라마에 스타PD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한때 좋아하는 탤런트나 스토리 얽히는 재미를 좇아 드라마를 선택하던 시청자들이 연출의 힘과 영상미에도 주목하게끔 입체화되면서 PD도 스타가 될 수 있고 돼야만 할 환경이 된것. 어제오늘의 상황은 아니지만 PC통신 등에서 좋아하는 PD를 연구하는 동호회가 생길 정도로발전했다. 시청자 기호의 변화기류를 가장 먼저 간파,발빠르게 흡수한 곳이 전통적 드라마 강국인 MBC.회사측은 4∼5년전부터 PD 이름이 고급화된 시청자 입맛을당길 또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측,‘PD브랜드화’를 장려해왔다.‘신데렐라’‘애인’등 히트작을 낸 이창순PD는 그 선두주자 격.이씨는 30대 중산층이라는,자기가 잘 아는 좁은 바운더리만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 인간관계의 진실을 반복해서 궁구하는 대표적 ‘작가주의’감독으로 꼽히고 있다. ‘매혹’‘사랑을 그대 품안에’ 등의 이진석PD는 멜로물에서 구축한 독특한자기세계를 밑천으로 코믹, 트랜디 등 어떤 장르든 손님을 끌게 엮어내는 흡인력을 발휘한다는 평.김사현PD는 ‘일곱개의 숟가락’‘눈물이 보일까봐’등 가슴을 데우는 훈훈한 인정물에 특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승렬PD는 집요하면서도 선굵은 연출로 전문직 드라마 장르를 개척해왔다. KBS에서는 ‘칼라’‘프로포즈’,새 미니시리즈 ‘초대’의 윤석호PD가 영상미학의 기수격.‘거짓말’의 표민수PD는 상징성 강한 내면적 화면언어로 극소수 마니아들의 ‘추앙’을 받았다.‘파랑새는 있다’‘젊은이의 양지’ 등의 전산PD는 전통적 드라마 문법에다 편집·촬영의 실험성을 접목,광범위한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후발주자 SBS는 ‘퀸’후속인 드라마스페셜 ‘크리스탈’(가제)을 맡을 구본근PD,‘내 마음을 뺏어봐’‘해피 투게더’의 오종록PD 등을 내세운다.구씨는 ‘도시남녀’등에서 사회성 짙은 멜로물로 재능을 보였고 오씨는 해체된가족과 그 복원 등의 테마에 천착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포럼] 과소비 秋夕 안돼야

    추석(秋夕)을 일주일여 앞두고 거리풍경은 벌써부터 선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물결로 어수선하다. 백화점 부근은 교통이 소통되지 않아 차도가 온통 주차장화하고 있다. 백화점 안도 마찬가지다. 지하 식품매장은 말할것도 없고이층 삼층 옷가게와 스포츠용품 코너에 이르기까지 마치 난리가 난듯이 인파가 넘치고 있다. 아이들을 걸리고 안고 유모차에 태워 아우성치면서 엘리베이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그들은 과연 부자들인가. 시장도 아닌 백화점에서이미 포장된 물건을 정가대로 사서 차트렁크에 싣는 것을 보면 아마도 틀림없이 고소득층일 것이다. 백화점 추석선물특선 책자에 보면 50만원대 100만원대 영국산 도자기세트에다 250만원대 골프채, 400만원대 수입의류와 양주, 한약재를 먹여서 키웠다는 한우고기에 자연산 송이세트, 굴비세트는 100만원대에 이른다. 더 놀라운 것은 1,000만원대 초고가 산삼선물세트가 등장하고 있는 사실이다. 추석 전까지 한시적으로 산삼 모형을 진열해놓고 고객의 주문을 받아 확인 검증보증서를 첨부해 판매한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상품권도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10만원권이 전체 상품권 판매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50만원 상품권도 0.6%. 지난해보다 30%이상 물가가 오른데다 ‘명품(名品)’ 또는 ‘자체개발품’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극도의 과소비는 어디가 끝인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결과적으로 마치 오늘 하루만을 살 듯이 너무 들뜨고 날뛰면서,너무 사고 너무 쓰고 너무 먹고 인생을 탕진하는 강파른 세태의 반영이 아닐수 없다. 일반 서민이 부담없이 고를수 있는 선물세트나 기획상품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돈 없는 서민은 아예 오지도 말라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백화점에 넘쳐나는 저 인파가 모두 고소득층이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필시 백화점이 부추기는 과소비에 놀아나면서 무력증을 확인하는 서민층이 대부분일 것이다. 백화점측의 궁색한 변명은 최근의 경기회복에 따라 부유층이 고가선물을 문의해 오는 바람에 고가품을 마련했으며 저가 위주의 할인점과차별화를 위해서는 고가상품의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물론 썰렁한명절보다는 훈훈하고 넉넉한 추석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빠듯한 가계(家計)를 이리저리 짜맞추며 올해도 부모를 찾아뵙지 못하는 송구한 마음에 명절이 서러운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고향은커녕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는 실직자들이 거리를 헤매는가 하면 수마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를 복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수재민들, 소년소녀 가장과 고아원이나 양로원에는 아예 발걸음마저 뜸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가정 해체로 인한 결식아동이 전국적으로 17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우리 주변은 경기회복 조짐 이후 빈익빈 부익부 등 계층간의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마당에 몇백만원짜리 선물을 기를쓰듯이 광고하고 사들이는 층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물가고와 과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일 수밖에 없다. 차분하고 검소하게 햇과일과 떡을 나누면서 추석을 추석답게 보내려는 서민들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고가선물을 만들어낸 발상은 따뜻한 인정에 찬물을 끼얹는 놀부 심보다. 그런 선물이 주문이 쇄도해서 모자랄 정도라는 대목에선 그들은 이 나라 사람이 아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람들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며 성실하게 살고 있다. 몇몇 백화점의 끝간데없는 탐욕과 무절제에 놀아나지 말고 물가오름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소비를 부추기는 풍조를 냉엄하게 외면할 줄 알아야 한다. 남이야 천만원짜리 산삼을 먹든 백만원짜리 고기를 먹든 말든 우리는 재래시장에서 사온 싸고 싱싱한 재료로 음식을 장만해서 조상의 덕을 기리고 어려울수록 이웃과 나누는 사회결속을 보여줘야 한다. 정성과 사랑이 담기지 않은 선물이란 누구에게도 부담을 줄 뿐이며 ‘고가(高價)’를 앞세운선물이란 반드시 냄새나는 ‘뇌물’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세기 논설위원sgr@
  • PGA 이모저모(Ⅰ)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페인 스튜어트-폴 로리 등 올 시즌 3개 메이저대회우승자로 짜여진 ‘챔피언조’가 1라운드에서 모두 오버파의 부진한 성적을내 눈길.마스터스 챔피언 올라사발과 US오픈 우승자인 스튜어트는 각각 7오버파와 3오버파로 컷오프 탈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며 브리티시오픈을 석권한로리는 1오버파 73타를 기록. ?95년 PGA선수권 우승자인 스티브 엘킹턴(호주)이 캐디의 간호를 위해 경기를 포기,훈훈한 화제를 뿌렸다.엘킹턴은 13년 친구이며 수년째 자신의 캐디로 일하고 있는 조 그릴로가 경기 시작 1시간여를 남기고 호흡곤란과 현기증으로 병원에 실려가자 단호히 경기를 포기. ?1라운드 선두에 나선 가르시아는 19년 6개월 29일의 나이로 PGA선수권대회사상 두번째 어린 출전선수로 기록됐다. 역대 최연소 선수는 가르시아보다 4개월 어린 나이로 1921년 대회에 출전한 진 사라센. 사라센은 이듬해 대회에서 20세 5개월의 나이로 우승,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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