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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구 남다른 한글 사랑 청장직인 훈민정음체로

    도봉구 남다른 한글 사랑 청장직인 훈민정음체로

    서울 자치구에서 처음으로 훈민정음체 ‘한글 공인(公印)’이 제작돼 화제다. 도봉구는 한글날인 9일부터 공인(도봉구청장인)을 읽기 쉽고 아름다운 훈민정음체로 제작, 사용한다고 6일 밝혔다. 새로 제작된 구청장 직인은 한글 사랑을 실천하고 전통을 중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공인의 인영(印影·도장을 찍은 흔적)은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를 가로로 새긴다.’는 내용으로 구 조례를 개정했다. 조례에 따라 전문 전각가에게 제작을 의뢰하고 지난달에 공인 제작을 완료했다. 새롭게 바뀐 구청장 직인은 가로·세로 2.4㎝ 정사각형이며 재질은 삼합금(금, 동, 아연)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한글 전서체에 비해 중후하고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새 인영은 구청장 명의로 나가는 각종 허가증, 신고필증뿐만 아니라 통지서에 활용될 예정이다. 구에는 ▲구청장 직인 ▲청인 ▲전자이미지 직인 ▲보건소 및 동장 직인 ▲인증기 등 모두 114개의 공인이 있다. 최정숙 민원여권과장은 “이번 구청장 직인은 오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사용할 것”이라면서 “구 조례 제정으로 앞으로 새로 만드는 청인과 보건소 및 동장 직인 등 모든 인영을 훈민정음 글자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불암공원서 김시습·천상병 만난다

    매월당 김시습, 천재 시인 천상병, 가수 황금심·고복수 등 서울 노원구를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들이 조형물로 부활한다. 노원구는 역사적 전통을 되살리고 청소년들의 역사 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원과 연고가 있는 ‘역사의 인물 10인’을 선정,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당현천 불암공원 일대에 조형물을 건립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총 4억 2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조형물은 다음달 당현천 통수식에 맞춰 제막식과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구는 역사의 인물 10인에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반발한 생육신으로 수락산 중턱 수락정사에 은거했던 김시습, 훈민정음 창제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비석으로 일컬어지는 하계동 소재 ‘이윤탁 한글영비’를 만든 이문건 등을 선정했다. 또 월계동 이명 신도비의 주인공이며 청백리였던 이명, 임진왜란 때 노원평 전투를 승리로 이끈 양주목사 고언백, 병자호란 당시 자결로서 충절을 드높인 이상길, 조선후기 개혁가로 수락산 중턱에 묘가 있는 서계 박세당, 일제시대 사재를 털어 교육 사업을 한 상계동 우우당의 주인 이병직, 고종의 동서이며 항일 의병대장으로 활약한 유세열 등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가수 황금심과 고복수, 천재 시인이자 기인이었던 천상병 등 문화계 인사도 노원을 대표하는 역사의 인물로 꼽혔다. 이노근 구청장은 “조형물은 단순한 동상이 아닌 환조나 부조 형식이며, 사료를 통해 개별 인물의 성향을 이미지화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묘사할 것”이라며 “구민들에겐 역사 교육과 문화 쉼터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호남 3대名村 ‘부활의 노래’

    호남 3대名村 ‘부활의 노래’

    호남의 3대 ‘명촌(名村)’이 한옥과 돌담길 등 복원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아 간다. 한옥 전통마을로 문화유적 등을 다듬어 농촌관광의 새 면모를 일구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들은 한옥마을 등을 주변 자연경관과 연계된 문화관광 벨트로 묶어 역사를 일깨우면서 휴식을 전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남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는 전남도가 지정한 한옥전통마을로,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한옥 24채를 지었고 35채를 더 짓고 있다. 구림리는 청동기시대 유물과 토담 터 등을 통해 마을 역사만도 2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는 곳이다. 옛 기와집과 돌담길, 죽정서원, 간죽정 등 정자 5채, 400년도 넘은 구림리 대동계 문서 등이 마을의 역사를 말해준다. 특히 마을 안쪽 조종수씨의 한옥은 1864년 증축된 기록으로 봐 200년가량 된 5칸 홑집이고 100년 이상 된 한옥도 여러 채가 있다. 낭주 최씨와 창녕 조씨, 해주 최씨, 밀양 박씨 등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구림마을이 유명한 것은 백제 때 천자문과 논어를 일본에 전해 아스카 문화의 시조가 된 왕인박사에서 비롯됐다. 성기동에 왕인박사의 유적지도 복원됐다. 또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 고려태조 왕건의 책사인 최지몽 등이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또 나주시는 훈민정음 창제 일등 공신으로 조선 초 대학자인 신숙주(1417~1475년)가 태어난 노안면 금안동의 명성을 잇기 위해 옛 정취를 담아내기로 했다. 시는 명촌 만들기의 하나로 2억 3000여만원을 들여 금안마을 앞에서 경렬사와 척서정 주변 등 500여m에 있는 블록 담장을 없애고 높이 1.5∼2m로 흙 담장을 11월까지 쌓기로 했다. 나주향교 개·보수 과정에서 나온 기와와 돌을 재활용하고 신숙주 생가를 복원한다. 현재 마을에는 경렬사, 쌍계정 등 20여개의 사찰과 정자, 효자, 열녀비가 보존돼 있다. 이 마을 동계(洞契)는 500년 동안 이어질 만큼 유명하다. 이 마을 정찬남(56) 이장은 “20여년 전만 해도 마을 안쪽 담장이 모두 돌담길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블록 담장이 자리잡고 있다.”며 “우리 마을과 옆마을인 이슬촌 녹색체험마을, 금성산을 잇는 문화관광 벨트를 연계하면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는 유교와 선비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 출발은 신라 말 고은 최치원이 8년 동안 목민관을 하면서 유교문화의 씨를 뿌렸다는 분석이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효시로 ‘상춘곡’을 지은 정극인이 처가인 이 마을로 와서 말년을 보냈다. 정읍시는 이 마을을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해 가꾸고 있다. 마을에 있는 무성서원(사적 제166호)은 조선 성종 때 지어진 것으로 전북에서 유일한 서원이고 호남 3대 서원 중 하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대흥리에 가뭄이 들면서 미처 대비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은 가뭄으로 인해 농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편 순호는 오랜 숙원사업인 관수시설을 과수원에 마련하면서 물 걱정을 덜게 되고, 가뭄 대책을 세우기 위해 열린 마을회의에서 진석은 과수원 물을 끌어다 쓰자는 의견을 내놓게 된다.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15분) 지난해 7월, 소비자고발에서는보신탕에 애완견이 사용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잔인한 도축장면까지 낱낱이 공개돼 많은 소비자들이 또 한 번 경악했다. 고발 그 후 1년, 개고기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애완견이 거래되었던 재래시장을 다시 찾는다. ●납량특집 혼(MBC 오후 9시55분) 류는 잠든 하나를 보면서 미안함과 죄책감에 마음이 좋지 않다. 지하도를 지나가던 하나 엄마는 어느 노숙자가 갖고 있던 하나와 두나의 가방을 발견한다. 두나가 납치되던 상황이 녹화된 CCTV 화면을 찾은 엄마는 종찬의 얼굴을 보게 되고, 류에게 급히 전화를 걸지만 황검사가 받는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신종플루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에도 비상이 걸렸다. 날씨가 서늘해지는 9~10월엔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신종 플루가 얼마나 위험하고 또 예방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정부는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점검한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5㎏이 넘는 망치를 들고 40도가 넘는 밀폐된 컨테이너 안에서의 작업은 늘 굉음과 땀과의 사투를 벌여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쌓인 야적장에서 365일 햇볕에 노출된 채 땀과 불과의 전쟁을 치르는 고된 노동의 현장. 한여름 불꽃 튀는 컨테이너 수리공들의 값진 땀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 ●YTN 초대석(YTN 낮 12시35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선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글을 세계로 수출하는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인데 그 주역이 서울대학교 이호영 교수이다. 한글의 해외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훈민정음 학회는 어떤 곳이며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본다 .
  • 印尼 소수민족 한글 쓴다… 찌아찌아족 공식문자 채택

    印尼 소수민족 한글 쓴다… 찌아찌아족 공식문자 채택

    한글이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공식문자로 채택됐다. 학계는 세계화를 위한 주춧돌을 놨다고 반기면서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한글 세계화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훈민정음학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 부톤섬 바우바우시는 최근 이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語)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 인구 6만여명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독자적 언어를 갖고 있지만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위기에 놓여 있었다. 시는 지난달 21일 소라올리오 지구 초등학생 40여명에게 한글 교과서를 나눠주고 주 4시간 수업을 시작했다. 이 교과서에는 찌아찌아족 언어와 문화, 부톤섬의 역사와 사회, 지역 전통 설화 등과 함께 한국 전래동화인 ‘토끼전’도 실렸다. 작업에 참여한 서울대 이호영 교수는 “외국에서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첫 사례로 앞으로 해외 한글 보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재일 국립국어원장은 “한글의 세계화에 성공하려면 현지 정부와의 마찰을 없애고 로마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이번 사례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한글섬/김종면 논설위원

    한글의 모태인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이다. 유네스코에서는 해마다 문맹퇴치에 공이 큰 개인이나 단체에 ‘세종상’이라는 이름의 상도 수여한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언어사대주의에 빠져 제 나라 말과 글을 업신여겨온 측면이 없지 않다. 다행히 정부는 한글을 국가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올해부터 한글세계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세종사업이다. 우선 2012년까지 세계 60여개국에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나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같은 ‘세종학당’을 세워 한국어 보급의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중국은 자국 언어와 문화 보급을 위해 세계 각국의 ‘공자학원’을 2010년까지 무려 5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바야흐로 총성없는 소프트 파워 전쟁 시대다. 인도네시아의 한 소수민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바우바우시는 최근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고 한다. 인구 6만여명의 찌아찌아족은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지만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소통의 곤란을 겪어왔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한글보급 사업을 추진해 온 훈민정음학회는 바우바우시와 양해각서를 맺고 이들을 위한 교과서까지 만들어 보급했다. 한국의 국력이 신장됨에 따라 한글이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이처럼 한 종족의 공식문자로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지구상에는 6900여개(2007년 유네스코 통계)의 언어가 존재한다. 이 중 다수는 그 말을 표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문자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자연발생적으로 혹은 지배언어의 ‘탐욕’에 밀려 2주일에 한 개꼴로 소수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참담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소수민족 한글 공식문자 채택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민족문자’를 넘어 ‘세계문자’로서의 한글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학적 표음문자인 한글은 복잡한 기호들을 덧붙이지 않고도 약간의 변형만으로 훌륭한 음성부호 구실을 할 수 있다. 우리 글의 힘을 실감케 한 부톤섬의 ‘한글섬’ 실험이 지구촌 곳곳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한류와 국력 덕에 한글 세계화 물꼬”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이 채택된 것은 신장된 국력, 한류의 인기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요.”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에게 한글로 표기된 현지어 교과서를 만들어 준 서울대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는 6일 환하게 웃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들의 일상생활에 한글이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동남부 술라웨시주에 위치한 부톤섬은 인구 16만여명 가운데 찌아찌아족이 6만명가량 된다. 주요 5개어를 포함해 20개 언어가 사용되는데 찌아찌아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가장 많다. 그러나 문자로 사용하는 언어는 전혀 없다. 이런 사실을 알고 바우바우시에 한글 보급을 적극 권하게 된 데는 훈민정음학회 부회장 전태현(외국어대 말레이어과) 교수의 숨은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지난해 6월 시와 양해각서를 맺고 6개월여 동안 교과서 작업을 해왔다. 이 교수는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할 문자가 생긴다는 사실에 찌아찌아족이 무척 들떠 있었다.”면서 현지인 교사 아비단의 숨은 노력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낯선 언어를 한글 교과서에 담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이 교수는 “한국을 방문한 원어민 교사가 도시 스트레스, 추위, 불면증에 시달려 귀국하려던 것을 여러 번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일은 그쪽 언어를 분석해 한글 서사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이었다고 한다. 그간 한글 세계화 작업은 번번이 실패했다. 학술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알타이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중국 흑룡강 유역, 태국, 네팔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려는 노력이었지만 현지 정부의 견제와 비체계적인 교육 체계 탓에 담을 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 “해당 민족의 교육열과 한글에 대한 관심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글이 외국에서 공식 문자로 처음 채택된 이번 사례를 발판삼아 앞으로 한 나라의 국어로 정해지는 사례까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김익권 장군의 자서전 /이기웅 열화당 대표·파주출판도시 이사장

    [열린세상] 김익권 장군의 자서전 /이기웅 열화당 대표·파주출판도시 이사장

    나는 지금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이 글을 쓴다. 에스토니아의 아름다운 고도(古都) 탈린에서 이번 여행의 동반자인 나의 아들과 함께 알렉산더 네브스키 교회 앞을 지나 ‘긴 다리 거리’를 걸어 시청광장에서 잠시 쉬다가 유서 깊은 ‘비루 거리’의 풍광을 만끽하면서, 그 거리에 자리한 아폴로서점을 찾았다. 그곳에서 에스토니아의 역사, 종족, 언어와 예술에 관한 책들을 한보따리 사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책이란 무엇인가. 땅의 반영이고, 인간의 반영이고, 역사의 반영 아닌가. 오늘 내가 관심 둔 책 모두를 훑어보니, 에스토니아와 탈린의 모든 반영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그 책들을 쌓아 놓고 한 권씩 훑어 읽으면서 그 나라 역사의 울림을 가슴에 담아내며 밤을 지새웠다. 가장 큰 울림은, 우리글이 창제되고 ‘훈민정음 해례’를 비롯한 한글 책들이 출판될 즈음에 이 나라에서도 에스토니아의 언어로 최초의 출판물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누군가가 우리의 세종 임금처럼 이리저리 흩어져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던 말의 형체를 모으고 가다듬어 올바른 글자를 갖추는 혁명적 일을 해내었던 것이다. 바로 책을 만드는 일이었다. 지리적 숙명과 역사의 사실들을 중심으로 발틱의 이 작은 나라와 분단된 우리나라의 운명을 비교해 보면서 이 모든 기록들이 어쩌면 이렇듯 교훈적일까 싶었다. 역사의 교훈은 제것에서만 찾을 일이 아니었다. 이 지구상의 다양한 민족이 겪었고, 하고 많은 인간들 개개인이 겪어 냈던 증거들에서 찾아내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 것이었다. 이번 여행에 큰 숙제 하나를 안고 길을 떠났다. 인천공항에서 뜨는 순간부터 에스토니아에 이르기까지 틈틈이 김익권(金益權)이라는, 이제는 고인이 된 한 장군의 자서전 원고를 읽으면서 출간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그분과 무언의 약속처럼 느껴지는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스물세 살의 내가 소위 계급장을 달고 장군이 사단장으로 있던 중부전선의 한 부대에 배속되면서 그분을 만났다. 사단 연병장엔 사단에 배속된 장교 100여명이 사단장에게 신고하기 위해 도열해 섰다. 콧수염에 강인한 인상의 김 장군이 간결하면서도 차가운 음성으로 준 교훈의 말씀은 세월을 넘어 지금의 내 가슴에 각인돼 있다. “오늘부터 제관(諸官)들은 병사의 아버지이다.” 청천벽력과 같은 그분의 말씀엔 그러나 따뜻하고 온유한 철학과 아버지 같은 인자함이 배어 있음을 지금 크게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와의 첫 대면 이후 그는 나의 아버지였다. 그런 인연이 아주 은밀하게 진행되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훨씬 뒤 철이 들어 가면서부터였다. 그 무렵 나의 내부로부터 일어나던 ‘젊은 생각’은 우리나라 현실의 불합리성과 충돌하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면서 나의 이십대를 키웠다. 1960년대의 한국은 내 고통이었으나, 자양(滋養)이 되기도 했다. 김 장군의 자서전 원고는 내겐 큰 감동이다. 왜냐면 1960년대 그 삭막하고 가난했던 나라에서 우연히 만난 그가 내 아버지였음이, 그가 기록한 자서전 문맥의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독농가(篤農家)의 아들이었고, 참된 가정교육을 받았다. ‘말’과 ‘글’, ‘문자’의 존귀함을 철저히 배웠다. 책으로써 공부하고 인격을 닦는 방법을 알았다. 그는 고전(古典)으로써 오늘의 삶을 살았다. 그런 바탕으로 그는 참군인이 되었고, 장군이 되었다. 일제 때 학병으로 중국에 강제 종군했다가 해방을 맞았다. 서울대 법대 1회 졸업생이었고,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육군 소령으로 내내 치열했던 전장에 있었다. 소장으로 예편할 때까지의 그의 역사는 현대사 바로 그것이었다. 파주출판도시에서 기획하고 있는 ‘영혼의 도서관’은 자서전으로 채워질 도서관이다. 장군의 자서전 만드는 일이 마치 ‘영혼의 도서관’의 첫 작업으로서 계시를 받은 듯 느껴진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파주출판도시 이사장
  • [사설] 세계기록유산으로 우뚝선 동의보감

    우리 의학서 동의보감이 어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우리는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에 이어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기록유산으로만 보면 한국은 아시아에선 최다, 전세계에선 6번째로 많이 가진 셈이다. 우리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세계가 거듭 인정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동의보감은 고대부터 17세기 초까지의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해 우리 실정에 맞게 쓴 의서이다. 일본· 중국까지 널리 퍼졌고 지금도 한의학 치료에선 기본인 책이다. 세계기록유산이 된 것은 무엇보다 한의학의 독자성과 우수성을 유네스코가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 의학계는 전통적으로 한의학을 중국의학의 일부나 아류쯤으로 폄하해 왔다. 그런 흐름에 편승한 중국은 중의학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먼저 등재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유네스코가 중국에 앞서 우리의 동의보감을 기록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한의학의 독자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봐야 한다.동의보감의 등재를 계기로 우리 전통의학의 가치와 효용성을 다시 짚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우리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세계가 인정한 우리 전통의학을 스스로 홀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세계 의학시장에서도 동양의 의·약술이 대체의학으로 각광받는 추세이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면서 과학화와 표준화를 앞당기는 작업을 벌여 나가야 할 것이다.
  • 爲民 담긴 동의보감 ‘인류의 의학서’ 되다

    爲民 담긴 동의보감 ‘인류의 의학서’ 되다

    신묘한 의학적 비전(秘傳)에 대한 칭송만도 아니다. 무려 400년 전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 현재까지 의학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 학술적 체계의 정교함 또한 주된 원인은 아니다. 물론 시청률 60~70%를 오르내렸던 TV 드라마 속 전광렬(허준)과 황수정(예진아씨)의 이어질 듯 엇갈리는 사랑 얘기에 대한 각광은 더더욱 아니다. 바로 동아시아 성리학의 철학적 고갱이라고 할 수 있는 위민사상(爲民思想)이 의술의 형식을 갖고 구체적으로 표출된 데 대한 전 세계인의 인정이었다. 1596년(선조29) 임진왜란으로 조선의 산하는 황폐화되고 각종 풍토병과 전화(戰禍)로 인한 질병이 창궐하던 상황이었다. 선조는 어의(御醫) 허준(1539~1615년)에게 새로운 의서 편찬을 명했고, 허준은 일반 백성들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약물 재료와 치료기술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언문(諺文)으로 기록했다. 근대국가의 의무라 할 수 있는 ‘국민 보건의 이념’을 중세에 일찌감치 구현한 것이다. 애민과 긍휼의 시대정신을 담아 만들어진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이기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됨은 필연적인 결과에 가깝다. 문화재청은 31일(한국시간) 중앙아메리카 바베이도스의 수도 브리지타운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9차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에서 한국이 지난해 3월 등재 신청한 동의보감 초간본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물 제1085호인 동의보감은 1610년(광해군2년)에 25권 25책으로 완성된 것으로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소장 중이다. 이로써 동의보감은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이상 1997년), 직지심체요절·승정원일기(이상 2001년),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조선왕조의궤(이상 2007년)에 이어 한국의 7번째 세계기록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아시아 최다이자 세계에서도 독일(11건)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기록으로 문화 강대국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켜 줬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유네스코 IAC는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적 가치로 ▲국가기관에 의해 제작된 뒤 보존 관리됐다는 진정성 ▲중세 동아시아 의학을 집대성한 뒤 현재까지 동양의학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사적 중요성 ▲어떤 의서보다 체계적으로 기술된 독창성 ▲지금까지 정확한 원본이 전해오고 있는 비대체성, 희귀성, 원형성 등을 꼽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고] 리더가 갖춰야 할 4대 조건/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기고] 리더가 갖춰야 할 4대 조건/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세상을 살다 보면 실체적 진실이나 정의, 대의에 합당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따지기 전에 소아적 사고에 젖어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실례로 서울을 다녀온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서울역에 내려 남대문을 구경한 시골 노인이 남대문은 북쪽에 있더라고 자랑하자, ‘남대문은 남쪽에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북쪽에 있을 수 있느냐.’며 우겨대더란다. 서울 구경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의 말이 옳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다. 리더가 겪는 일들도 이와 유사하다. 리더는 때때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땅에 발을 들여놓아야 하는 경우를 겪게 된다. 이때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면 우물쭈물 망설이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곧잘 대세를 그르치고 만다. 그래서 세상은 보다 현명한 리더를 원하고 그를 통해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훌륭한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나름의 생각을 기초로 ‘리더의 4대 조건’을 소개한다. 첫째,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다. 프랑스의 작은 섬 코르시카 출신의 나폴레옹이 유럽을 제패한 배경에는 그의 강력한 포병부대가 있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바로 나폴레옹 그 자신이 포병장교 출신이었고, 초급장교 시절부터 겪은 풍부한 경험과 포병이론에 철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냈기 때문이었다. 둘째, 아이디어와 추진력이다. ‘세종실록’을 보면 주변에 인재가 풍부했음에도 세종은 그 스스로 훈민정음을 고안하는 아이디어맨이었으며, 수많은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영실과 같은 천민을 중용할 수 있는 추진력을 겸비한 리더였다. 이런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조선왕조 역대 최고의 군주로 칭송받게 된 것이다. 셋째, 인적·물적 네트워크다.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보면 천하를 놓고 초나라의 항우와 겨뤘던 한나라의 유방에게는 항우와 같은 카리스마와 군사적 재략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장량, 한신, 번쾌 등 뛰어난 전략과 재능을 소유한 인재들로 넘쳐났다. 이런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군사력을 지닌 항우를 쉽게 몰락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넷째, 위기 관리능력과 비전 제시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는 항상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무장해 늘 상존하는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돌아가는 상황을 수시 체크하고 반드시 현장 확인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전제돼야 할 요소가 있다. 필자가 정립한 완찰 6법의 원리다. 겉으로 보는 표찰(表察), 속을 뚫어보는 통찰(通察), 자세히 살피는 세찰(細察),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보는 역찰(易察),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는 균찰(均察), 시대흐름에 비추어 보는 동찰(動察) 등이 6대 관찰법이다. 또 일의 성공을 위한 에너지인 PCP Power다. 즉 긍정적 사고의 힘(Positive), 창조적 아이디어의 힘(Creative), 목표를 향한 강력한 추진력(Propeller) 등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명명했다. 이러한 요소는 사물과 현상, 일을 대함에 있어서 기본 자세이다. 요즘은 세상이 참으로 시끄럽다. 우리가 가야 하는 목표는 하나다. 국민들이 편하게 잘사는 세상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위정자들은 국민이 바라는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봤으면 한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문경새재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문경새재

    바야흐로 걷기의 전성기다. 걷기여행, 등산, 트레킹 등 걷기를 기본으로 하는 여가 생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걷기 좋은 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나라 옛길의 대표격인 문경새재는 그야말로 길의 고전(古典)이라 할 수 있다. 고전이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가지듯, 문경새재 역시 오래된 길이 내뿜는 그윽한 향기로 가득하다. 문경새재가 특별한 것은 다른 옛길과 달리 길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험준한 백두대간 사이로 뻗은 흙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려 활기가 넘친다. 우리나라처럼 도로 닦는 데 일가견이 있는 나라에서 문경새재가 흙길로 남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70년대 국토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유독 이 고갯길만큼은 포장하지 말라고 지시해 천만다행으로 남은 흙길이다. 새재는 문경 쪽 주흘관(제1관문)에서 고갯마루의 조령관(제3관문)까지 6.5㎞가 비포장이고 반대편 충주 쪽은 포장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개 문경 쪽에서 시작해 조령관까지 갔다가 되돌아 내려오곤 한다. 하지만 새재의 전모를 살펴보려면 고갯마루를 넘어 고사리 수옥폭포에서 마무리하는 코스가 정석이다. 문경새재 주차장을 지나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란 간판을 만나면서 마음이 설렌다. 그 길을 따르면 왠지 하늘까지 올라갈 것 같은 기분이다. 옛길박물관을 지나면 돌로 쌓은 성문인 주흘관의 웅장한 모습이 펼쳐진다. 주흘관은 그 뒤로 암봉이 두드러진 조령산(1025m),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1075m)과 어울려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을 물씬 풍긴다. 성문 앞에는 감나무 한 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정겹다. 나는 새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뜻인 새재는 조선 태종 때에 새로 뚫린 길이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려면 새재 외에도 죽령과 추풍령, 계립령(하늘재) 등을 넘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은 유독 문경새재를 선호했다. 죽령은 너무 멀었고, 추풍령은 과거시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의 선비들조차 멀고 먼 이 길을 휘휘 돌아갔다고 하니, 새재는 곧 소망의 길이란 믿음이 조선 팔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모양이다. 주흘관을 지나면 왼쪽으로 드라마 ‘태조 왕건’을 촬영했던 KBS 세트장이 나온다. 마치 민속촌처럼 기와와 초가가 적당히 섞여 있는데,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다시 호젓한 길을 따르면 조령원터와 교구정이 차례로 나타난다. 조령원은 옛 관리들을 위한 숙박 시설이고 교구정은 경상도 감찰사 이취임식이 열리던 곳인데, 그 앞의 구부러진 소나무가 일품이다. 교구정 앞에서는 잠시 계곡 구경을 하는 것이 좋다. 숨어 있는 용추약수에서 목을 축이고, 계곡을 좀 오르면 용추폭포에 닿는다. 팔왕폭포라고도 부르는 이 폭포는 암반이 발달해 계곡미가 수려하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다시 길을 나서 500m쯤 가면 훈민정음으로 쓴 ‘산불됴심’ 표석이 눈에 들어오고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조곡폭포가 나타난다. 이곳은 문경시에서 만든 인공폭포지만 여름철에는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폭포를 지나면 두번째 관문인 조곡관을 만나게 된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미끈한 금강소나무들이 반기고 드문드문 물박달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홍두깨 방망이 팔자 좋아/큰애기 손질에 놀아난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은 새재아리랑 비석 앞. 아리랑 가락에 발걸음을 맞추면 어깨춤이 절로 난다. 동화원휴게소를 지나 ‘장원급제길’이라는 소로로 접어들면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이 급제를 기원하던 ‘책바위’가 나온다. 돌을 책처럼 쌓아놓은 책바위는 선비들이 하나 둘 찾아와 장원급제의 소원을 빌었고, 오늘날에도 해마다 입시철이면 학부모들이 찾아와 합격을 기원한다고 한다. 책바위를 지나면 조령관이 서 있는 새재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이곳은 제법 널찍한 공터로 조령산과 주흘산 일대가 시원하게 보인다. 관문을 지나면 이제 충주 땅인데, 제일 먼저 포장도로가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팍팍한 도로를 좀 내려가면 조령산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휴양림을 지나면 수려한 신선봉(967m)이 올려다보이는 고사리 마을에 이른다. 주차장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라 20분쯤 내려가면 수옥폭포다. 계곡에 발을 담그며 약 20m 절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새재 걷기를 마무리한다. 주흘관∼고갯마루∼수옥폭포까지는 약 10㎞, 4시간쯤 걸린다. ●가는 길과 맛집 동서울터미널에서 문경 가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오후 8시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2시간쯤 걸린다. 문경새재 관문 앞의 ‘소문난집’(054-572-2255)은 청포묵조밥과 도토리묵조밥을 잘하고, 고사리에서 가까운 수안보의 투가리식당(043-846-0575)은 올갱이국밥이 소문난 집이다. 문경새재 관리사무소 (054)571-0809. <여행전문작가>
  • “한국·몽골 교류증진 기여하고파”

    “한국·몽골 교류증진 기여하고파”

    국내에서 몽골어학 박사학위를 받는 최초의 몽골인이 나왔다. 단국대는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산기도르지 바트히식(28·여)이 ‘17~18세기 몽골어의 음운론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오는 8월21일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근대 몽골어 연구… 단국대서 8월 학위 바트히식은 조선시대 몽골어 학습서로 알려진 ‘몽어노걸대(蒙語老乞大), 첩해몽어(捷解蒙語), 몽어유해(蒙語類解)’ 등 이른바 ‘몽학삼서’(蒙學三書)에 나타난 근대 몽골어의 발음을 논문 주제로 삼았다. 바트히식은 “몽학삼서에는 중세 몽골어와 한글이 자세히 병기돼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실제 발음을 알 수 있어 논문 주제로 택했다.”고 말했다. ●내년 몽골한국어학과 교수에 임용 몽골국립대에서 알타이어를 전공한 그는 몽골고전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05년 3월 근대 몽골어 연구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말을 할 줄 몰랐지만 공부 욕심 때문에 도전에 나섰다. 입국 직후 단국대 천안캠퍼스에서 현대 한국어와 18세기 훈민정음 발음 공부를 시작했다. 그해 가을 대학원 몽골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근대 몽골어 연구에 몰두했다. 이성규 지도교수는 “이제까지 중세 몽골어와 현대 몽골어 사이에 ‘근대 몽골어’ 시기를 설정하는 데 축적된 연구자료가 없었다.”면서 “이번 논문은 17~18세기 근대 몽골어의 자음·모음체계와 음운변화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것으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바트히식은 9월부터 몽골국립대에서 몽골고전어학을 가르치고 내년엔 몽골한국학과 교수로 임용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알타이어에 대한 비교연구를 진행하고 한국과 몽골의 교류증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논문은 9월 한국몽골학회 학회지인 ‘몽골학’지에 게재된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왼손에 훈민정음… 오른손은 앞으로

    왼손에 훈민정음… 오른손은 앞으로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와 민족에게 뿌리깊은 나무와 같은 존재다.’ 오는 10월9일 제563돌 한글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세종대왕 동상의 작품명은 ‘뿌리깊은 나무, 세종대왕’이다. 공모당선 조각가 김영원 홍익대 미대 교수는 “위대한 세종대왕의 외유내강 이미지와 온화하면서도 창의적 성품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세종대왕 동상은 16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층에서 실물 10분의1 크기 모형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동상은 광화문과 세종문화회관 사이 세종로 가운데에 조성되는 공원에 설치된다. 높이 9.5m의 좌상은 250m 전방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입상(15.45m)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충무공상은 1968년 4월27일 당시 정부 산하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와 서울신문사가 국민모금을 통해 세웠지만, 세종대왕상은 서울시민의 세금 25억원을 들여 짓는다. 동상과 공원의 지하에는 가로 100m, 세로 40m의 한글박물관(세종이야기)이 들어선다. 박물관은 동상 기단의 후면부에 설치된 출입문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들어간다. 기단의 양 측면에는 ‘훈민정음 28자’가 새겨진다. 자음과 모음 28자 안의 반투명창을 통해 낮에는 박물관에서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을 뿜어낼 예정이다. 세종대왕 동상은 왼손에 1.7m 높이의 ‘세종어제훈민정음’을 들었다. 오른손은 앞으로 뻗었으나 손바닥이 약간 하늘로 향하도록 했다. 공모 낙선작 중에는 앞으로 내민 오른손의 바닥이 땅으로 향한 작품도 있었다. 결국 백성에 군림하는 듯한 자세가 아니라 아우르는 듯한 모습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새로 조성하면서 세종로라는 도로명에 맞도록 세종대왕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외유내강 이미지·백성과 소통 부각”

    우리 민족문화의 얼과 혼을 담아 서울 광화문광장에 들어설 세종대왕 동상의 모습이 일반에 공개됐다. 서울시는 세종대왕 동상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김영원(홍익대 미대교수) 조각가의 작품 ‘뿌리 깊은 나무, 세종대왕’을 선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시는 지명작가 5명을 대상으로 설계공모를 실시했으며, 지난 14일 ‘세종대왕 동상 작가 선정심사위원회(위원장 강태성 전 이화여대 교수)’를 열고 최종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기단 위에 좌상을 얹힌 형태의 동상으로 세종대왕이 오른손을 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해 백성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군주의 이미지를 살렸다. 또 왼손에는 훈민정음을 들었다. 동상은 가로와 세로가 각 5m, 높이 6.2m이고, 가로 11.5m, 세로 9.2m, 높이 3.3m의 기단 위에 세워진다. 동상과 기단을 합친 총높이는 9.5m다. 동상 전면부에는 세종대왕 시대의 과학 발명품인 해시계와 물시계, 측우기, 혼천의가 강화 유리상자에 포장돼 가로 1m, 세로 1.1m의 인공연못 안에 설치된다. 동상 후면부에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상징하는 기둥 형태의 6개 열주(높이 3m, 직경 0.5m)가 세워지며, 열주에는 집현전 학사도, 주자소도, 6진 개척도, 대마도정벌도, 지음도, 서운관도를 부조 형식으로 조각했다. 동상 하단 기단부 공간은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세종대왕의 일대기와 업적, 한글 창제원리를 통한 과학 기술의 우수성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영상갤러리로 꾸며진다. 또한 동상 하부와 엘리베이터로 연결되는 지하보도엔 한글의 체계와 창제 과정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관람할 수 있는 한글박물관 ‘세종이야기’(가칭·서울신문 4월3일 27면)가 들어선다. 한편 세종대왕 동상은 한글날인 10월9일 제막되며, 본선 경쟁작 5편을 모형으로 만들어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전시하기로 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Zoom in 서울] 세종대왕 동상밑에 한글기념관

    [Zoom in 서울] 세종대왕 동상밑에 한글기념관

    이르면 7월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 아래 지하 차·보도에 ‘한글기념관(가칭)’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폐쇄한 세종문화회관 앞 지하 차·보도에 연말까지 한글기념관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 기념관을 세종대왕 동상과 연계해 역사·문화 관광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기념관 설립 사업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청승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 공사현장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사장이 세종대왕 동상 설치에 맞춰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릴 만한 조형물과 기념관 조성을 제안하자 오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구체화됐다. 시는 지난 1일 35억원가량의 추경예산을 확정하고 세종문화회관, 문화국, 도시계획국 등과 협의에 들어갔다. 현재 건축 설계, 전시품 수집, 도시계획 변경 여부 등을 논의 중이다. 시는 세종문화회관 앞 약 100m 길이의 지하차도(1613㎡)에 세워질 이 기념관을 ‘도로+갤러리’ 형태의 개방형 구조로 할지, 별도의 전시관으로 설계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또 양쪽 출입구와의 접근성을 고려, 세종대왕 동상 밑에서 한글기념관까지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글기념관에는 훈민정음을 비롯한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등의 한글 간행도서 복제본이 비치된다. 한글 창제과정을 수록한 도표와 시대별 한글 문서 등도 선보인다. 한글 관련 서적뿐 아니라 다양한 서체를 활용한 생활용품과 세종대왕 관련 조형물 등까지 대략 300~400점의 역사적 자료와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시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의 조언을 받아 각 지역 박물관이나 개인 소장품 등을 수집하고, 이 수집품들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역사적 가치를 검증받기로 했다. 서울시 부두완 의원은 “해외에 있는 세종대왕 관련 문화재들을 반환받아 기념관에 소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기념관 설계에 60일, 공사에 9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가가 나면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긴급발주를 신청한 뒤, 이르면 7월쯤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념관이 들어설 지하 차·보도는 당초 도시계획 시설결정 때 도로로 허가됐기 때문에 문화시설을 설립하려면 도시계획 변경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문화국에서 도시계획 입안 변경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계획 변경 여부나 예산, 규모, 전시품 등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잠자던 뭉칫돈 깨어나, 수익찾아 꿈틀 렌터카 업체의 보험 ‘꼼수’ 국회의원들 김연아 짝사랑 G20 정상부인 ‘패션 배틀’ 선생님 12명 곗돈 부어 유럽 간 까닭 北 로켓 발사 주말이 D-데이? 한지혜 이태리서 뭐하나
  • 조계종 첫 표준 금강경 2년 산고 끝 편찬

    조계종 첫 표준 금강경 2년 산고 끝 편찬

    ‘금강반야바라밀경’,즉 금강경은 한국불교 장자 종단인 조계종이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삼는 대표적 대승경전. 한국 최대 종단이 교리나 사상적 근거의 으뜸으로 삼는 경전인 만큼 신자들이 가장 즐겨 독송하는 경전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불교계에서 독송하는 금강경은 대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번역,보급돼온 탓에 신자와 스님들이 제각각 서로 다른 경전을 써 불경의 원뜻 이해와 신행 차원에서 개선 목소리가 높아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 스님)가 작심하고 2년간의 촘촘한 불사 끝에 조계종 종단본 금강경을 완찬,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정법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강석 같은 지혜로 깨달음(반야)의 세계에 이르는(바라밀) 길을 알려 주는 경전’이라는 금강경은 동진시대 서역 출신 승려인 구마라집(鳩摩羅什)에 의해 402년 처음 한문으로 번역 된 이후 6종이나 되는 한역본이 세상에 흘러다녔다. 한국에서는 주로 한문본이 유통되다가 훈민정음이 제정되면서 ‘언해본 금강경’이 간행되었고 일제강점기인 1924년 백용성 스님이 한글로 다시 번역한 ‘상역과해금강경’을 펴낸 이후 다양한 번역본이 간행돼, 현재 100여 종이 넘는 한글 금강경이 유통되는 실정이다. ●기준되는 경전 부재로 편찬 필요성 대두 조계종이 이번 표준 금강경 편찬 작업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한국불교의 대주류를 이루는 선불교의 핵심이랄 수 있는 공(空) 사상을 천명하는 대표적인 대승경전 가운데 종단적 검증을 거친 소의불경이 없다는 점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말이 통해야 뜻이 통하며, 뜻이 통해야 종지(宗旨)가 드러나는 만큼 종도들의 뜻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기 위해서는 종단본 소의경전이 편찬되어야 한다.”는 조계종 불학연구소측의 주장은 그 위기의식을 그대로 보여 준다. 불학연구소가 지난 2년간 진행해온 금강경 편찬작업은 간단치 않은 내공과 공력의 결집. 위원장인 연관(전 화엄학림 학장) 스님을 비롯해 각묵(화엄학림 강사)·무애(송광사 강사) 스님, 김호성 동국대 교수, 김호귀 동국대 연구교수 등 범어·교학·한학 등 각계의 금강경 전문가 6인을 편찬실무위원으로 위촉해 모두 21차례의 편찬 실무회의를 열어 왔다. ●전문가 6인 21차례 회의 통해 집대성 현재 가장 흔한 구마라집 역본 금강경으로 저본을 삼고 고려대장경 판본을 선택했지만 판본 대조 결과 고려장경 판본과 다른 대장경 판본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불학연구소측은 전하고 있다. 금강반야바라밀경(구마라집, 402년), 금강반야바라밀경(보리유지, 509년), 금강반야바라밀경(진제, 562년),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현장, 660-663년) 을 비롯한 여섯 종의 이역본, 판본을 놓고 대교작업을 벌여 모두 여섯 곳의 자구를 수정한 끝에 조계종 표준 한문본을 완성했다. 기존 한역본 토대의 번역과는 다르게 번역된 부분에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돕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불경 번역에서 한문 텍스트에만 의존해왔던 것과는 달리 범본과 한문 텍스트를 비교 연구했다는 사실을 불교계는 높이 사고 있다. 표준 금강경은 불자들의 신행용으로 만든 독송본과 주석이 포함된 주석본이 함께 출간될 예정이며 편찬과정서 있었던 학술회의와 공청회 논문을 묶은 논문자료집도 함께 나온다. 한편 오는 20일 조계사 대웅전서 있을 봉정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교육원장 청화스님, 포교원장 혜총스님, 종회의장 보선스님 등이 참석하며 종정 법전 스님의 출간 기념 법어도 내려질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당선소감 - “나는 빈 그릇… 절실한 삶의 공간 담을 것”

    눈이 내립니다.눈발들의 행간 사이로 멀리 거리가 보입니다.11월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그치고 또 생각난 듯이 내렸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눈발이 흩날렸습니다. 신춘문예에 응모하기 보름 전부터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썼을 때의 만족감에서 벗어나 몇 달이 지나자 제 시에 치렁치렁 걸쳐진 장식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긴장감이 떨어지는 시구들,행간을 매립하는 시구들을 걷어냈습니다.몇 개의 시어들이 그럴듯하게 조합된 콜라주를 걷어내자 어떤 시는 단 석 줄만 남기도 했고 아예 사장(死藏)된 것도 있었습니다.이러다가 뭘 하나 싶기도 했고,20대에 겁 없이 원고지 37장에 해당하는 장시를 쓸 때의 그 무모함이 차라리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불 끄고 누워도 눈꺼풀이 감기지 않았습니다. “항상 누워만 있던 땅의 일부가 그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어느 날 벌떡 일어선 모습이 가로수”라고 했던 영국 작가 체스터톤의 말처럼 제 스스로가 지루해질 무렵 저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일어나 앉았습니다. 눈이 아직도 내립니다.당선통보를 듣던 오전의 멍한 느낌이 생각납니다.제 곁에서 항상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허형만,송수권 선생님과 이동하,이승하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이 겨울에도 눈을 맞고 있을 풀잎들,항상 힘이 돼 주었던 비유와 상징의 시인들,문창과 학우들에게 고마움의 말을 전합니다. 많은 선생님들과 글벗들과 선후배님들이 곁에 있음으로 하여 오늘이 있음을 잘 압니다.제 미약한 영혼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읽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서울신문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시조를 독학하였으므로 시조에 대해서 첫 스승이 바로 심사위원님들이십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저는 작은 그릇일 뿐이지만,그릇의 용도가 모양이 아니라 비어있음의 공간이라는 걸 깨닫고 절실한 삶의 공간을 제 시조에 담기 위해 더욱더 정진하겠습니다. ■ 약력 -1965년 목포 출생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목포 훈민정음 국어학원 원장
  • [15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 인류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술, 와인! 고대 로마시대부터 와인은 물을 대신한 음용수로, 치료제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오늘날 와인은 프랑스 노인들의 장수 비결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서 실질적인 치료제이자 정신적인 위약으로 존재했던 와인의 효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특파원 현장보고(KBS1 오후 11시)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유럽 실물 경기가 휘청거리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국가 경제를 이끌어 오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탈리아에서는 로또 열풍이 부는 등 불황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와 극복 노력을 살펴본다.●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신호는 쓰러진 자신을 병원으로 데려 가고 입원한 동안 죽을 갖다 준 사람이 인순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보리 역시 인순이 누군지 알지 못하고 인순의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다. 세라는 신호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듣고, 신호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대하드라마 대왕 세종(KBS2 오후 9시5분) 진양은 시체 해부를 반대하며 부왕과 맞서고 최만리와의 끈도 놓지 않는다. 심씨는 그런 둘째 아들이 걱정이다. 한편 세종은 훈민정음을 완성한다. 자음을 아설순치후, 즉 어금닛소리, 혓소리, 입술소리, 잇소리, 목구멍 소리의 5가지로 나누고, 그 발음기관의 모양을 따 디자인한다.●해외걸작다큐 ‘오징어-똑똑한 녀석들’(MBC 오후 10시35분) 세계적인 해양생물학자 노만 박사와 함께, 오징어가 어떻게 순식간에 자신의 몸 형태와 몸 색깔을 변화시키고, 천적을 따돌리며, 먹잇감을 유혹하는지 생동감있게 보여준다. 저명한 미국의 심리학자와 동물행동학자들의 실험을 통해 오징어의 지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도 밝혀본다.●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0분) 청학동 서당촌은 방학이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학생들을 위해 캠프를 실시하고, 평소에는 도시학교를 떠나 산촌 유학을 온 학생들을 위해 장기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학동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통해, 언론이 만들어 낸 이미지에 힘입어 발전한 청학동 서당촌의 교육 현실을 살펴본다.●토론광장(EBS 오후 10시10분)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토론한다. 과열된 입시 경쟁으로 학생들은 불필요한 암기와 지나친 학습 부담에 시달려야 하고 학부모들은 허리가 휘는 과외비를 부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을 울리고 있는 한국 대입정책의 실태와 앞으로 대입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초점 맺히는 황반 부위가 파괴되거나 얇아지는 황반변성, 안압 상승으로 시신경이 위축돼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 망막 혈관에 순환장애가 일어나 발생하는 당뇨망막병증 등 초기 자각 증세 없이 찾아와 실명까지 부르는 안구질환. 건강한 눈을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 [문화마당] 사립뮤지엄은 문화의 보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문화마당] 사립뮤지엄은 문화의 보고/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얼마 전 사립미술관을 설립하려고 준비 중인 한 컬렉터가 내게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연간 수억 혹은 십수억원이 적자인 사립미술관을 사람들이 굳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까닭은 대체 무엇인가. 물론 그는 사립미술관이 돈 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안타까운 나머지 내게 하소연하는 말이었다. 비단 그이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사립미술관 관계자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인데도 사립미술관을 굳이 설립, 운영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묻곤 한다. 각 사립미술관마다 편차가 있겠으나 나는 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긴 사립미술관 설립자들이 공익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지 않았다면 미술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도록을 발간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미술품을 보존하는 등의 힘든 일을 자청할 수 있었을까. 사립뮤지엄들의 미술품 수집과 보존이 국가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은 이번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배포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체 국보 309점 중 무려 86점이 사립미술관, 박물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보급 문화재 27%가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이 소장하고 있다는 뜻인데 소중한 문화유산을 소유한 개인 역시 사립미술관, 박물관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조선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인왕재색도,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등 국보급 미술품 25점, 간송미술관 설립자 전형필의 장남 전성우 화백은 신윤복의 혜원풍속도, 훈민정음,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12점, 성보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호림박물관은 분청사기박지연어문병 등 국보 8점을 소장하고 있다. 흔히 문화계에서 삼성의 리움, 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 호림박물관을 가리켜 국내 사립미술관, 박물관을 대표하는 3대 뮤지엄, 혹은 사립뮤지엄의 자존심으로 부르는데 그만큼 빼어난 미술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립뮤지엄들이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고 보존하고 있기에 대중은 문화유산을 감상하고, 미술전문가들은 미술품을 연구할 수 있다. 이는 곧 애국하는 일에 비유할 수 있겠다. 만일 간송미술관의 설립자 전형필이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고 보존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소중한 문화유산이 해외로 유출되는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까. 최근 혜원 신윤복의 일생을 담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관객들이 간송미술관에 몰려드는 것도 바로 미술관이 원작을 소장하고 있어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미술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문화유산을 사립뮤지엄들이 수집하고 소장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사립미술관, 박물관은 문화유산의 사회환원을 몸소 실천하는 민간문화대사라는 명백한 증거가 되었으니 말이다. 따라서 국내 민간자본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사립뮤지엄들이 설립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사회분위기가 절실하다. 특히 정부에서 사립뮤지엄들이 국제적인 미술관, 박물관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민들은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문화선진국 뮤지엄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미술품을 감상하는 안복을 누리고, 미래의 국보급 미술품들은 밀실로 숨거나 국외로 유출되는 불행을 겪지 않아도 되니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자, 사립미술관, 박물관들이 소장품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도록, 사명감을 갖도록 우리 박수를 쳐주자. 문화를 함께 나누는 삶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몸소 느끼도록 해주자.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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