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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개월간 115억 꿀꺽… 네 번째 후임 올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15개월간 115억 꿀꺽… 네 번째 후임 올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자원순환센터 건립기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구청 7급 공무원 40대 남성 김모씨가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를 받는 김씨가 증거 인멸, 도망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26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기금을 납부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기금 지정 계좌 대신 구청의 부서비 관리 계좌를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SH는 엉뚱한 계좌로 돈을 보냈고, 약 15개월에 걸쳐 이 계좌에서 김씨 개인계좌로 수십 차례 돈이 빠져나간 정황이 서울 강동경찰서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씨가 구청 투자유치과에 근무하는 동안 SH는 고덕동 자연자원순환센터 건립기금 2327억원 가운데 원인자부담금(폐기물처리시설 설치비용 기금)으로 115억 5000만원을 납부했다. 2019년 12월 17일 38억 6000만원, 2020년 3월 24일 35억 1000만원, 지난해 1월 28일 41억 8000만원씩 SH의 납입분을 수령한 계좌는 강동구청 명의다. 김씨는 2019년 12월 18일부터 지난해 2월 5일까지 236회에 걸쳐 하루 최대 5억원까지 구청 계좌의 돈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는 방식으로 빼돌렸다. 이 중 38억원을 27회에 나눠 2020년 5월쯤 다시 구청 계좌에 채워 넣어 현재 약 77억원이 사라진 상태다. SH가 이체한 기금은 세입세출외현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 훈령에 따라 구청 명의 가상계좌로 이체받은 뒤 즉시 지방재정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지정 계좌로 이체되어야 한다. 지정 계좌에 이체되면 품의를 올려 재무담당과의 지급명령 결재를 받아야 송·출금을 할 수 있다. 구청과 SH는 김씨의 횡령 사실은 물론 계좌가 잘못 관리된 현황도 제때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난 22일 김씨의 업무를 이어받은 4번째 후임이 기금결산 처리가 돼 있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구청 감사담당관에게 제보할 때야 범행이 드러났다. 이튿날 구청은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김씨를 직위해제했다. 김씨는 “주식·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로 날려 갚을 수 없는 상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계좌추적 등 은닉자금 찾기에 돌입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입장문을 내고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피해액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시민재해’ 등한시한 중대재해법… 시내·마을버스 등 적용 누락

    ‘시민재해’ 등한시한 중대재해법… 시내·마을버스 등 적용 누락

    철도·시외버스·어린이집 등 대상국토부 “법령에 위임 근거가 없다”법제처·학계 “고시 제정 가능” 반박 “서울숲 시민 사고, 중대재해 제외공원 관리자가 다치면 산업재해”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지만 법안이 구체화된 고시가 마련되지 않은 데다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내버스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구멍’들이 발견되고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안전사고를 다루는 중대산업재해와는 다르게 시민재해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어 그만큼 대응하기가 어렵다. 지자체들은 “시민재해의 범위가 매우 넓지만 적용 대상을 참고할 만한 기준은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관련법에 따르면 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다. 공중이용시설은 도로와 철도, 하천과 일정 규모 이상의 지하상가·도서관·어린이집 등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폭우로 다리가 무너져 인명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초 다리가 자연재해에 취약하게 설계됐거나 관리 주체가 그동안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시민재해가 될 수 있다. 시민재해가 인정되면 지자체장, 공공기관장 등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들은 시민재해 관련 고시가 없는 데다 범위와 책임 영역이 모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앞서 정부는 고시 제정 대신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중대시민재해 해설서’(가이드라인)를 배포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이 없어 책임 소재가 애매모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설서에도 “가이드라인은 법률과 시행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참고할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반면 고시나 훈령 등의 행정규칙은 대외적 효력은 없지만 법원 등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인정된다. 시민재해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별도로 고시를 제정하지 않은 데 대해 “법령과 시행령에서 (세부 기준을) 고시에 위임하도록 하는 요건을 갖춰야 고시를 제정할 수 있다”며 “중대재해법과 시행령에 (고시 위임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굳이 별도 행정규칙을 제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법률 해석을 총괄하는 법제처나 행정학계에서는 위임 여부와 상관없이 고시 제정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법제처 관계자는 “법령이나 시행령에 위임한다고 명시돼 있지 않아도 고시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대 행정학과 A 교수는 “국토부 설명대로라면 소관 부처가 관련 시행령을 잘못 만들었다는 뜻”이라면서 “일종의 책임 방기”라고 꼬집었다. A 교수는 이어 “중대재해법 정도로 파장이 있는 법령이면 업무처리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등으로 때울 일이 아니다”라며 “지자체나 국민들에게 미칠 혼란이나 영향을 감안했을 때 당연히 고시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재해 적용 대상을 둘러싼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해설서는 시민재해 대상 공중교통수단을 ▲철도차량 ▲시외버스차량 ▲운송용 항공기 등으로 규정했다. 정작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빠져 있어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은 시민재해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서울숲에서 시민 사고가 발생하면 중대재해가 아니지만, 공원 관리자가 서울숲에서 작업하다 사망하거나 다치면 산업재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 가이드라인 배포에 앞서 자체적으로 중대시민재해 안내서를 작성했다. 인천시는 민간 전문가 15명을 ‘시민안전감독관’으로 위촉해 공공 발주사업과 민간사업장을 점검한다.
  • “중국 좋아한다” 송지아, 김치를 ‘파오차이’로…또 논란

    “중국 좋아한다” 송지아, 김치를 ‘파오차이’로…또 논란

    가품 논란으로 사과한 유튜버 프리지아이번엔 김치찜에 ‘파오차이’ 자막 논란“중국을 좋아한다” 발언 뒤늦게 주목문체부, 김치 중국어 표기 ‘신치’로 바꿔 최근 명품 가품 착용 논란으로 공식 사과한 유튜버 송지아가 이번엔 ‘파오차이’(泡菜) 논란에 휩싸였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의 염장 채소로, 피클에 가까운 음식이다. 하지만 중국은 파오차이를 김치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등 왜곡하고 있다. 24일 중국판 유튜브인 빌리빌리에서 송지아의 과거 브이로그 영상을 보면 김치찜을 소개하며 파오차이라고 자막을 달았다. 해당 영상은 송지아가 2020년 8월 자신의 빌리빌리 채널 ‘프리지아’에 올린 것이다. 7분 46초 분량의 영상엔 송지아가 중국어 수업을 받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송지아는 영상에서 “저는 집에 와서 이렇게 김치찜을 먹을 거예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김치찜 장면 위로 자막은 파오차이라고 달렸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치는 우리나라 고유 음식”, “가품 논란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또 송지아가 빌리빌리에 올린 영상에서 “중국 화장품이 색조를 잘 뽑는다. 역시 중국”이라며 “난 중국을 좋아한다”고 발언한 것도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현재 중국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김치가 파오차이에 기원을 뒀다고 주장하며 물의를 빚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지에서 판매하는 김치 관련 제품을 파오차이로 표기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훈령을 개정해 김치의 중국어 번역·표기를 ‘신치’(辛奇)로 바꾸고, 중국이 김치를 자신들의 음식이라며 불렀던 파오차이는 삭제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가 중국의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로 번역돼 논란이 되고 있다”며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으로 큰 주목을 받은 송지아는 최근 가품 착용 의혹에 휩싸인 뒤 사과했다. 송지아의 소속사에 함께 있는 배우 강예원이 매니저로 나서 촬영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선 논란 여파로 통편집되기도 했다. 송지아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솔로지옥에서 입었던 일부 옷 논란이 있었는데,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라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디자이너들의 창작물 침해와 저작권 무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에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더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품이 노출된 콘텐츠는 모두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 檢 심야조사, 동의→요청 바꿨더니 절반 급감

    檢 심야조사, 동의→요청 바꿨더니 절반 급감

    인권침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검찰의 심야조사가 2012년 이래 처음으로 500건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검찰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스스로 내놓은 ‘심야조사 제한 정책’의 약효가 듣기 시작한 모양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사건 처리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전국 검찰청 심야조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검찰 24개 고검·지검(지청 포함)의 심야조사 건수는 526건으로 전년(952건) 대비 약 44.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검찰의 연평균 전체 심야조사 건수는 약 1083건이었다. 특히 심야조사의 9할 이상을 차지하는 ‘피조사자 혹은 변호인의 동의에 따른 심야조사‘는 지난해 475건으로 급감했다. 동의에 따른 심야조사가 400건대를 기록한 건 2011년(453건) 이후 10년 만이다.  이는 2019년 10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 자체 개혁안의 하나로 추진했던 ‘밤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제한’의 성과로 평가된다. 당시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런 개혁안을 내놨고 법무부가 수용해 기존의 훈령이던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강화하면서 심야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새 규칙에서는 심야조사 요건도 ▲피조사자 혹은 변호인의 ‘서면 요청’이 있을 시 ▲공소시효 임박 ▲체포 기한 내 구속여부 판단이 필요한 경우로 제한했다. 기존에 피조사자의 ‘동의‘를 ‘신청’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축소된 것도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만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사건 처리량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의 사건 처리 건수는 11월 기준 133만 4664건으로 처음으로 100만건대로 떨어졌다. 검찰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220만~250만건 규모의 사건을 처리해 온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검찰 심야조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으로 1464건에 달했다. 당시 ‘국정 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됐던 만큼 심야조사도 빈번히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 수사가 진행됐던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도 1078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수준이었다.
  • 檢 심야조사, 동의→요청 바꿨더니 절반 급감

    檢 심야조사, 동의→요청 바꿨더니 절반 급감

    인권침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온 검찰의 심야조사가 2012년 이래 처음으로 500건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검찰이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스스로 내놓은 ‘심야조사 제한 정책’의 약효가 듣기 시작한 모양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사건 처리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전국 검찰청 심야조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검찰 24개 고검·지검(지청 포함)의 심야조사 건수는 526건으로 전년(952건) 대비 약 44.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검찰의 연평균 전체 심야조사 건수는 약 1083건이었다.  특히 심야조사의 9할 이상을 차지하는 ‘피조사자 혹은 변호인의 동의에 따른 심야조사‘는 지난해 475건으로 급감했다. 동의에 따른 심야조사가 400건대를 기록한 건 2011년(453건) 이후 10년 만이다.   이는 2019년 10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 자체 개혁안의 하나로 추진했던 ‘밤 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제한’의 성과로 평가된다. 당시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런 개혁안을 내놨고 법무부가 수용해 기존의 훈령이던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으로 강화하면서 심야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새 규칙에서는 심야조사 요건도 ▲피조사자 혹은 변호인의 ‘서면 요청’이 있을 시 ▲공소시효 임박 ▲체포 기한 내 구속여부 판단이 필요한 경우로 제한했다. 기존에 피조사자의 ‘동의‘를 ‘신청’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가 축소된 것도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만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사건 처리량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의 사건 처리 건수는 11월 기준 133만 4664건으로 처음으로 100만건대로 떨어졌다. 검찰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220만~250만건 규모의 사건을 처리해 온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검찰 심야조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으로 1464건에 달했다. 당시 ‘국정 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됐던 만큼 심야조사도 빈번히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 수사가 진행됐던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도 1078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수준이었다.
  • [가족, 법원 앞에 서다] 스물 여덟 가족의 투쟁, 그후

    [가족, 법원 앞에 서다] 스물 여덟 가족의 투쟁, 그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 밝혀지지 않은 진실. 도둑처럼 찾아든 현실에 평범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투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합니다. 주변의 지지와 응원도 시간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일쑤였습니다. 일부 사건은 정치 쟁점화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는 가족들을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법원 앞에 서서 외쳤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서울신문의 [가족, 법원 앞에 서다] 연재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스물 여덟 가족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재판이 모두 끝난 후 만난 이들도 있지만, 아직 법정 투쟁이 진행 중인 이들도 있었는데요. 보도 이후 소송의 진행경과를 정리하며 연재를 마칩니다. <1> 가수 故구하라 오빠 구호인씨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2020년 5월 4일자) 구호인씨가 입법을 공론화한 이른바 ‘구하라법’은 지난해 6월 마침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법원의 판단으로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씨가 생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분할 소송은 2020년 12월 광주가정법원에서 구씨와 생모의 재산 분할을 5:5가 아닌 6:4로 하라고 판결했다. 고 구하라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는 2020년 7월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협박, 상해, 재물손괴, 강요 혐의는 유죄로,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로 마무리됐다. 최씨는 지난해 7월 복역을 마쳤다. <2>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허재용 항해사 가족 “침몰 3년 지나도 원인 몰라… 외교부, 수색 정보공개 시간끌기” (2020년 5월 18일자) 허재용 항해사의 가족이 외교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지난해 9월 확정됐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8월 1심과 마찬가지로 “스텔라데이지호 1차 심해수색 계약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고 외교부는 상고하지 않았다. 다만 가족들은 2차 수색을 위한 예산이 올해로 3년째 정부 예산안에서 빠지면서 여전히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 ‘JSA 의문사’ 김훈 중위 부모 김척·신선범씨 “장군의 아들까지 알 수 없는 죽음 당해…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軍 변하지 않아” (2020년 6월 1일자) 고 김훈 중위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해 2월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1·2심과 마찬가지로 “육군참모총장이나 국방부 장관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시정 권고 이후 5년간 순직결정을 하지 않은 것은 행정청의 악의적 의도 때문이 아니라 국방부 훈령이 미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판단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4> 의료사고로 숨진 故권대희 어머니 이나금씨 CCTV 속 ‘유령수술’ 또렷한데… 검사님, 대희 죽음이 실수입니까 (2020년 6월 15일자) 고 권대희씨 의료사고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에서 성형외과 원장 장모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함께 기소된 마취의 이모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0만원, 수술 당시 지혈을 담당한 의사 신모씨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간호조무사 전모씨에겐 선고유예 판결이 났다. <5> ‘경의선 고양이 살해’ 피해자 예미숙씨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2020년 7월 13일자) <6> 무대 안전사고로 성악도 딸 잃은 아버지 박원한씨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2020년 8월 3일자) 고 박송희씨 유족은 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게 사과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전도 유망한 젊은 예술가의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박송희 양 부모님께 진정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월 가족들이 김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김천시의 책임이 100%라고 보고 6억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7> 갑질 피해 故최희석 경비원의 친형 “반성도 사과도 없는 ‘갑’… 동생 죽음 헛되지 않도록 더는 경비원 비극 없어야” (2020년 8월 24일자) 고 최희석 경비원을 수차례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주민 심모씨는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최씨의 사망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지사는 지난해 2월 최씨가 업무상 사유에 의해 사망했다고 인정하고 유족보상과 장의비 지급을 결정했다. <8> ‘구급차 이송 방해 사건’ 피해자 아들 김민호씨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2020년 9월 14일자) 택시기사 최모씨는 2020년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이듬해 3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로 감형되면서 최씨는 상고를 포기했다. 유족들은 최씨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해 8월 “최씨는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최씨는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손해배상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 양육비해결총연합회 이영 대표·활동가 박유진(가명)씨 해외 도피 ‘나쁜 아빠들’ 늘어 분노… 양육비는 우리 아이 ‘생존권’ 문제 (2020년 10월 5일자) 2020년 12월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양육비해결총연합회에서 주장했던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출국금지, 명단공개가 가능해졌다. 법원의 감치명령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내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개정안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양육비를 미지급한 아버지 2명의 신상을 처음 공개했다. 인터넷사이트 ‘배더파더스’ 운영자 구본창씨는 지난달 명예훼손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가 유예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전원 무죄 평결을 거쳐 무죄가 선고됐지만, 수원고법은 유죄로 판단했다. <10> 형제복지원 피해자 이향직 아내 이방울씨 “형제복지원 30년 전 악몽 남편 아픔 덜어주고 싶어” 그래서 아내는 투사가 됐다 (2020년 10월 26일자) 대법원은 지난해 3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비상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는 회원 12명과 함께 지난해 5월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국가가 25억원을 배상하라”며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법무부가 이의신청을 하면서 조정이 결렬돼 본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11> 이춘재가 살해한 초등생 김현정양 아버지 김용복씨 “8세 딸 희생 숨긴 경찰 만행… 檢, 시효 다시 따져 진실 캐야” (2020년 11월 16일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해 5월 화성 연쇄살인사건(이춘재 사건)과 관련한 공권력 피해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개시했다. 경찰이 시신을 은폐해 30년간 실종 처리됐던 고 김현정양도 피해자로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12>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살아있는 사람 죽는 일 없어야… 원청, 법적 책임 꼭 밝혀낼 것” (2020년 12월 28일자)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의 책임자들에 대한 1심 결심공판이 지난달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열렸다. 선고 결과는 오는 2월 10일 나온다. 검찰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에게 징역 2년,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나머지 서부발전 관계자 7명에겐 금고 6월~징역 2년,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5명에겐 벌금 700만원~징역 2년을 구형했다. 법인 두 곳에는 각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1월 국회를 통과해 오는 27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점 때문에 ‘반쪽짜리’라는 노동계의 비판이 제기됐다. <13> 아동학대·성폭력 피해자 전담 국선 김민선 변호사 “신고하면 엄마 못 만난다” 매일 맞고도 입 다문 아이… 아동학대 뒤엔 돌봄 공백 (2021년 1월 18일자) <14> ‘살인의 추억’ 모티브 된 故윤동일 형 윤동기씨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2021년 2월 8일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해 5월 화성 연쇄살인사건(이춘재 사건)과 관련한 공권력 피해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개시했다. 9차 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강압 수사와 가혹행위를 당한 고 윤동일씨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15> 가습기 살균제 기업 책임 배·보상 추진회 대표 김태종씨 “중환자실 16번, 아내 결국 떠나… 기업은 무죄라니 가슴 답답” (2021년 3월 1일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납품업체인 이마트와 필러물산 임직원 13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지난해 10월부터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가족들의 거리 투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LG생활건강 본사 앞에선 기업과 정부를 규탄하는 ‘2021년도 55차 가습기살균체 참사 캠페인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16>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제기한 소성욱·김용민 부부 “건보 피부양자 등록 후 돌연 취소… ‘빼앗긴 권리’ 되찾고 싶어” (2021년 3월 22일자) 소성욱·김용민 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마지막 변론기일을 마쳤다. 선고기일은 오는 7일 열릴 예정이다. <17> 민법 781조 헌법소원 청구한 이설아·장동현 부부 “아빠 성 따라야 ‘정상가족’인가요? 비정상적 사회에 물음표 던진 것” (2021년 4월 12일자) 헌법재판소가 이설아·장동현씨 부부가 청구한 헌법소원의 본안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 2025년까지 부성 우선주의 원칙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민법 개정을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18> 日정부에 보상 청구 한센인 자녀 김덕한(가명)씨 “자식들도 문둥이 낙인 찍힐까봐… 지금도 선뜻 나서기가 두려워요” (2021년 5월 3일자) <19> 음주운전 피해자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 부모 안전 한국에 열광한 내 딸 앗아간 상습 음주운전자, 대만 유족 일상도 덮쳤다 (2021년 5월 31일자)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A씨는 음주운전과 위험운전 치사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 8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A씨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윤창호법’ 일부 조항에 위헌 결정을 하면서 상습 음주운전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법적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씨는 파기환송심에서 감형될 가능성이 있다. <20> 청주방송 故이재학PD 동생 이대로씨 “항소심은 형의 근로자 지위 인정 부당해고 고통 준 사람들에 분노” (2021년 6월 21일자) <21> ‘국가보안법 위반 유죄’ 30년 만에 재심 낸 강성호 교사 부부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2021년 7월 12일자) 청주지법은 지난해 9월 강성호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989년 재판에서 징역 선고를 받은지 32년 만이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서를 만들고 강씨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2> 고 윤승주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 “아들 구타 사망 숨기기 급급한 軍, 국가에 책임 없다는 법원에 절망” (2021년 8월 9일자) 고 윤승주 일병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 1심에 불복하면서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15일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고 오는 3월 두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23> 군 내 성폭력 ‘공군 이예람 중사 사건’ 피해자 아버지 “딸 죽음에도 안 바뀌는 군대… 대통령 ‘약속’ 안 지켜져 참담” (2021년 9월 6일자) 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장모 중사는 지난달 17일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특가법상 보복협박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군검찰이 항소하면서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사를 회유하고 협박한 2차 가해자 노모 준위는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구속기한 만료가 다가오면서 지난달 24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이갑숙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과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중위) 등 10여명도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만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해 10월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초동수사 책임자로 꼽혔던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공군 제20전투단 군사경찰·검찰 관계자들도 모두 증거 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24> 전태일 열사 어머니 故이소선 재심 이끈 동생 전태삼씨 “어머니 재심, 민주화운동가·노동자들 상처 치유 계기 되길” (2021년 10월 4일자) 서울북부지법은 지난달 21일 고 이소선씨의 계엄법 포고령 위반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대학생 시국 농성과 노동자 집회에 참석한 행위는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5> 1998년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부실수사 판결 받아낸 정현조씨 딸 죽음 덮어버린 경찰… 아빠는 23년째 진범을 쫓고 있다 (2021년 10월 25일) <26> 여순사건 당시 철도승무원 故김영기 아들 김규찬씨 “73년 만에 명예회복… 여순사건 유족에겐 시간이 없다” (2021년 11월 15일) <27>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피해자 故박이수 형 박광수씨 “삼청교육대는 끝나지 않은 지옥… 우리는 국가폭력 피해자” (2021년 12월 6일) 지난해 11월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은 아직 첫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28> 발달장애인 치료감호소 차별 소송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 1년 6개월 징역형 살고 치료감호소까지 3년째…발달장애인 차별 아닌가요 (2021년 12월 27일) 공주 치료감호소에 수감 중인 발달장애인 이준영(가명)씨와 10년 넘게 수감됐던 황정우(가명)씨가 제기한 장애인 차별구제 및 손해배상 소송은 오는 3월 10일 두 번째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 군 복무 중 부상 현역병, 완치까지 치료보장해야

    군 복무 중 부상 현역병, 완치까지 치료보장해야

    군 복무 중 부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뒤 퇴원하는 신체등급 7급 현역병에 대해 완치 때까지 치료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담당 군의관이 의무적으로 외래병원 통원치료 일정 등 필수사항을 적어 소견서를 발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신체등급 7급 현역병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채 방치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도개선안을 국방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신체등급 7급을 받은 현역병의 부모가 ‘아들이 군 복무 중 척골신경 손상 진단을 받고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군 병원 퇴원 뒤 군의관 소견서가 없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현행 국방부의 환자관리 훈령에 따르면 수술 등 입원치료 이후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퇴원해 1~6등급내 신체등급 판정이 곤란한 병사는 7급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치유기간을 고려해 신체검사를 다시 받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치료를 보장하기 위한 군의관 소견서 첨부 등의 내용은 현행 훈령에서 빠져 있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이에 권익위는 신체등급 7급 현역병이 향후 치료가 더 필요할 경우 퇴원시 담당 군의관이 해당 병사에게 소견서를 의무적으로 발행하도록 국방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소견서에는 퇴원후 통원치료 주기, 부대 복귀시 받지 말아야 할 훈련 등을 반드시 기재해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강원도와 경기도 등에 있는 전방 부대에서는 군 병원이 유일한 치료수단”이라면서 “치료가 필요한 병사가 외래 통원치료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군 병원 방문 버스를 증차해 의료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공인과 갈비뼈/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인과 갈비뼈/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다른 사람의 눈을 멀게 했다면 금 한 덩어리를 배상하라. 다른 사람의 뼈를 부러뜨렸을 때도 한 덩어리 금으로 배상하게 하라. 다른 사람의 이빨을 깨뜨렸다면 금 덩어리 3분의1을 배상해야 한다. 고대 바빌로니아 함무라비법전의 규정 일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법칙의 상징이 함무라비법전이다. 폭행이나 폭행치사를 경제적 배상으로 갈음했으니 우리가 알던 함무라비법과 다른 듯하다. 다르지 않다. 함무라비왕이 신전 돌기둥에 새겨 둔 법률 규정이 맞다. 다른 사람의 눈을 멀게 했다면 그의 눈도 멀게 하라. 다른 사람의 뼈를 망가지게 했다면 그의 뼈도 부러뜨려라. 다른 사람의 이빨을 못 쓰게 만들었다면 그의 이빨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어떤 여성을 폭행해 유산을 시키고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면 때린 자의 딸을 사형시키라. 자식이 부모를 폭행한다면 그의 손을 자르라. 입양된 자가 양부모를 부인하면 그의 혀를 뽑고, 입양된 자가 양부모를 유기한다면 그의 눈을 뽑아라. 노예가 주인더러 주인이 아니라고 말하면 주인은 노예의 귀를 자르라. 함무라비법의 일부다. 그야말로 탈리오의 법으로 가득하다. 함무라비법전은 뼈와 이빨과 눈을 상하게 한 죄의 값을 다르게 규정했다. 누구는 손해배상의 경제형으로 다루고 누구는 동해보복으로 응벌했다. 4000년 전 그때의 정의 실현 장치였다. ‘눈은 눈으로, 갈비뼈는 갈비뼈’로 응징하도록 제한했다. 무력과 무한보복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또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응벌이 달랐다. 신분에 따라 금은으로 배상하거나 자신의 이빨을 내놓아야 했다. 동해보복은 신분의 차이를 반영했다. 함무라비법은 지위와 직업에 따른 법적 책임도 추궁했다. 의사가 수술을 잘못했을 때 그의 손이 잘렸다. 건축가의 실수로 주인이 죽었다면 그는 사형당했다. 주인의 아들이 죽었을 때 건축가의 아들을 죽였다. 사령관이 전쟁을 피하려고 꼼수를 쓰거나 소집 명령을 받은 자가 대리 복무자를 구하는 등 수작을 부렸을 때 사형에 처했다. 여사제가 술집에 가면 화형을 시켰다. 재판이 끝난 뒤에 판결문을 변경한 판사는 영구히 판사직을 잃었다. 이런 응징은 현대 형벌 체계에 수용되지 않았다. 다만 사회적 지위에 따라 특별한 책임을 요구받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특별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공인은 누구인가. 공인에게 특별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가. 공인이 누구인지 정한 법령은 없다. 공수처법의 적용 대상과 공직자윤리법의 등록 의무자가 얼추 비슷하나 ‘공인’ 규정은 아니다. 청탁금지법 역시 공인을 규정한 것은 아니고 적용 대상도 차이가 있다. 다만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에 공인이 규정돼 있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교육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고등법원 부장판사급과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의 판검사, 치안감급 이상의 경찰과 지방 국세청장 이상의 국세청 공무원, 정당 대표나 최고위원급 이상의 정치인,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대표 등이다. 판례에서 인정된 공인보다 그 범위가 훨씬 좁다. 언론 소송에서 축적된 판례가 공인의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언론 소송에서 공인은 일반 시민과 다르게 취급된다. 사적인 것과 공적 활동도 구분된다. 공인의 공적 활동은 특별하게 취급되는데, 공인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견뎌야 한다. 공인의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공적 영역에 진입한 자들이다. 혹은 고위 공직에 임명됨으로써 누리게 되는 명예와 권한을 뿌리치지 않고 그에 따른 언론의 감시와 견제의 위험을 수용한 자들이다. 공직선거는 수많은 공인을 만들어 낸다. 공인은 주권자 시민을 대리하는 자다. 표현자유의 소중한 통로인 시민의 눈과 귀와 입을 훼손한 공인은 자신의 것을 내놓아야 한다. 함무라비법의 취지를 따르자면 시민의 등뼈가 되는 주권을 침해하거나 지켜 내지 못한 공인은 최소한 갈비뼈에 금이 가는 비판을 감당해야 한다. 사회적 목숨도 걸어야 한다. 공적인 활동으로 인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에게 요구되는 응벌의 최소한이다. 스스로 견고하게 다짐이 되지 않거든 공직 주위를 배회하지 말지어다.
  • [단독] 법무부, 성평등 정책 구현 위한 ‘양성평등 규칙’ 제정

    [단독] 법무부, 성평등 정책 구현 위한 ‘양성평등 규칙’ 제정

    법무부가 조직 내 성평등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새롭게 훈령을 제정·시행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및 성폭력 교육 등을 의무화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성평등을 구현하는 책임을 장관에게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훈령 제1390호 ‘양성평등 추진 규칙‘을 제정하고 지난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법무부가 지난해 3월 시행한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훈령 제1288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 규칙이 단순히 자문기구인 위원회 운영에 관해서만 규정했다면 새 훈령은 양성평등 실태조사와 성별영향평가 등 성평등 추진계획 체계를 공식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새 훈령이 시행되며 이전 규칙은 폐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신설 부서인 데다 근거규정까지 미비하다 보니 조직 내 성평등 교육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시행 중인 훈령을 전수 검토·개정해 성차별적 표현이나 내용이 들어간 문구를 수정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차관과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도 강화된다. 정기회의는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위원 2명을 추가해 17명 규모로 확대된다. 위원회 인선은 기존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쯤 정해진다. 다만 이번 법무부 훈령은 조직 직제상 법무부 및 소속기관이 대상이고 검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검찰청은 2019년 5월부터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정규 직제로 편성해 별도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 중이다. 
  • [단독] 법무부, 성평등 정책 구현 위한 ‘양성평등 규칙’ 만들었다

    법무부가 조직 내 성평등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새롭게 훈령을 제정·시행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및 성폭력 교육 등을 의무화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성평등을 구현하는 책임을 장관에게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훈령 제1390호 ‘양성평등 추진 규칙‘을 제정하고 지난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법무부가 지난해 3월 시행한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훈령 제1288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 규칙이 단순히 자문기구인 위원회 운영에 관해서만 규정했다면 새 훈령은 양성평등 실태조사와 성별영향평가 등 성평등 추진계획 체계를 공식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새 훈령이 시행되며 이전 규칙은 폐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신설 부서인 데다 근거규정까지 미비하다 보니 조직 내 성평등 교육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시행 중인 훈령을 전수 검토·개정해 성차별적 표현이나 내용이 들어간 문구를 수정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차관과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도 강화된다. 정기회의는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위원 2명을 추가해 17명 규모로 확대된다. 위원회 인선은 기존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쯤 정해진다.  다만 이번 법무부 훈령은 조직 직제상 법무부 및 소속기관이 대상이고 검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검찰청은 2019년 5월부터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정규 직제로 편성해 별도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 중이다. 
  • [단독]법무부 ‘성평등 추진’ 훈령 제정…조직 내 ‘성차별적 환경’ 바로잡는다

    [단독]법무부 ‘성평등 추진’ 훈령 제정…조직 내 ‘성차별적 환경’ 바로잡는다

    법무부가 조직 내 성평등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새롭게 훈령을 제정·시행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및 성폭력 교육 등을 의무화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성평등을 구현하는 책임을 장관에게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의 훈령 제1390호 ‘양성평등 추진 규칙‘을 제정하고 지난 1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는 법무부가 지난해 3월 시행한 ‘양성평등정책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규칙’(훈령 제1288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전 규칙이 단순히 자문기구인 위원회 운영에 관해서만 규정했다면 새 훈령은 양성평등 실태조사와 성별영향평가 등 성평등 추진계획 체계를 공식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새 훈령이 시행되며 이전 규칙은 폐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이 신설 부서인 데다 근거규정까지 미비하다 보니 조직 내 성평등 교육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시행 중인 훈령을 전수 검토·개정해 성차별적 표현이나 내용이 들어간 문구를 수정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차관과 민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도 강화된다. 정기회의는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위원 2명을 추가해 17명 규모로 확대된다. 위원회 인선은 기존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쯤 정해진다. 다만 이번 법무부 훈령은 조직 직제상 법무부 및 소속기관이 대상이고 검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검찰청은 2019년 5월부터 양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정규 직제로 편성해 별도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 중이다.
  • 내년부터 일반 병사도 30일 이상 입원휴가 간다

    일반 병사도 내년부터 장기 입원 치료가 필요하면 30일 이상 청원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청원휴가 관련 내용을 개정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의 입법 예고를 최근 거쳤고,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법제처 심사가 원활히 진행되는 만큼 국무회의 의결 및 공포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방부는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휴가 연장을 허가받을 수 있도록 훈령 개정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에는 ‘연간 30일 이내로 하되 본인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30일 이상 청원휴가가 불가피한 상황일 때 군 병원에서 진료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의를 거쳐 허가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기존에는 ‘필요하거나 직계가족의 부상 또는 질병 등으로 본인이 간호를 하여야 할 때: 30일 이내’로만 명시돼 있었지만, 일반 병사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다. 시행령 개정과 병행해 그간 ‘입원’으로 국한됐던 청원휴가를 외래 진료·검사 때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인권위 “다자녀 군인 당직 면제 대상서 남성 배제는 차별”

    인권위 “다자녀 군인 당직 면제 대상서 남성 배제는 차별”

    인권위,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개정 권고“해당 규정은 모성보호 아닌 다자녀 우대”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 군인에게만 당직근무를 면제해주는 것은 여성에게만 양육 부담을 미루는 차별적 규정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육아는 부모의 공동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권위는 군인권센터가 제기한 진정을 인용하며 “세 명의 자녀를 둔 여성뿐 아니라 같은 조건의 남성도 당직근무 면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5월 세 자녀를 양육하는 육군 소속 남성 부사관의 상담을 접수한 뒤 여성 군인에게만 다자녀 양육에 따른 당직 면제를 규정한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및 각 군 규정을 남성 군인에게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3자 진정을 인권위에 접수했다. 현행 부대관리훈령 등은 셋째 자녀를 임신한 시기부터 셋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여성 군인에 대한 당직근무를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피진정인인 국방부는 해당 제도의 목적은 임신·출산을 하는 여성의 모성보호 및 양육여건 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당직근무 면제대상을 확대하면 결혼하지 않은 남녀 간부의 당직근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인권위는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 첫째, 둘째 자녀 등 모든 경우가 아닌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여성으로 한정한 것을 볼 때 모성보호 측면보다는 다자녀 우대정책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양성평등기본법에서 규정한 육아 등에서의 모성권과 부성권 보장 취지를 비롯해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이 필요하다는 현대사회의 인식 변화에도 맞지 않는 차별적 규정”이라고 봤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인권위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 사과도 진상규명도 늦었던 형제복지원, ‘국가배상’도 늑장 부릴까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사과도 진상규명도 늦었던 형제복지원, ‘국가배상’도 늑장 부릴까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20일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서울신문은 지난 5~10월 매주 1편씩 피해자들이 법원에 낸 진술서를 연재했다. 다음은 소송과 관련한 뒷이야기다. “전두환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죽어버렸네요. 이제 우리는 이 울분을 누구에게 풀어야 하나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가 말했다. 그는 전씨를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롯한 ‘국가폭력’의 교사범이라고 했다. 국가가 만든 잘못된 법(내무부 훈령)에 근거해 국가의 필요성(아시안게임·올림픽을 앞두고 부랑인 단속)에 따라 국가공무원(경찰)이 시민을 강제수용소로 내몰았다. 그런데도 피해자들은 끝내 사과받지 못하거나 사과를 받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2018년 피해자들을 만나 공식 사과를 했다. 형제복지원이 폐쇄된지 31년 만이었다. 지난 5월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번만큼은 국가가 신속하게 결단을 내려 피해 보상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법원이 지난 17일 결정한 강제조정은 피해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비록 배상액이 이들이 요구한 소가보다 적더라도, 애초 국가가 주장한 배상액이 턱없이 적었던 것을 고려하면 일단은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서울중앙지법은 강제조정 결정문에서 “국가가 내년 1월 31일까지 피해자 13명에게 총 24억 8980여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밝혔다. 수용기간 1년 기준 5900여만원으로 배상금을 책정했다. 피해자 13명은 저마다 수용기간에 따라 9840여만원~2억 7060여만원의 돈을 받게 됐다. 다만 이의신청이라는 변수가 있다. 각각 지난 24일과 25일 결정문을 송달받은 원고와 피고가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강제조정은 효력이 없다.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돼, 본 소송으로 돌아가 지난한 재판을 거칠 필요 없이 조정 단계에서 소송이 마무리된다. 법무부가 올해 초 약촌오거리 사건과 삼례나라슈퍼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뒤 항소를 포기한 점은 피해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법무부는 당시 “국가의 책임을 통감하고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오랜 시간 트라우마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국가가 신속하게 배상을 해주길 바란다”며 “조정기일에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법무부 장관에게도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 한 사람이 120명 맡고 토요근무 일상… 정작 ‘노동복지’에 소외된 교육복지사

    한 사람이 120명 맡고 토요근무 일상… 정작 ‘노동복지’에 소외된 교육복지사

    교육취약가구·위기의 학생 상담·관리전체 학교 대비 교육복지사 비율 13%학부모 상담·훈령 외 업무지시 다반사44%는 “하루 8시간 이상 초과 근무” “코로나에 가정방문 늘어 연차도 못 써”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10년 넘게 교육복지사로 근무하는 이모(47)씨가 하는 일은 한 손에 꼽기 어렵다.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북한이탈주민 가정 등 교육 취약 가구의 학생들을 방문하고 학업과 교우관계의 어려움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상담한다. 위기가구 학생의 부모를 만나 상담하고 대학 등 외부기관을 연결해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주선하는 일도 이씨의 몫이다. 전교생 수가 약 700명인 학교에서 이 일을 혼자 도맡은 이씨가 관리하는 학생만 120명에 가깝다. 행정 업무도 병행하다 보니 하루에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일이 많아 퇴근도 교직원 중 가장 늦기 일쑤다. 이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집에서 잘 지내는지, 식사는 잘하고 있는지, 가정 상황은 괜찮은지를 확인하고자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방학 때도 연차 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취약계층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교육복지사들이 인력 부족으로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진행한 ‘교육복지사 안전보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교육복지사 355명 중 43.8%가 평일 하루 8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10시간 넘게 일한다고 답한 비율은 17.8%였다. 일이 많다 보니 주말 근무도 불가피하다. 토요일에도 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3.2%에 달했다. 토요일 평균 노동시간은 4.6시간으로 조사됐다. 박현희 학비노조 전국교육복지사분과장은 “관리가 필요한 학생의 학부모 상담을 평일에 하기 어려워 토요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교육복지사의 업무는 교육부 훈령(교육복지우선지원 사업 관리·운영에 관한 규정)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교육복지사들은 정해진 업무 외 일을 수행할 것을 지시받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의 66.6%는 교육복지사업 이외의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박 분과장은 “저소득층 가구 학생들을 위한 교육급여, 인터넷 통신비 지원 업무는 일반 행정 업무인데 학교가 이런 업무들을 교육복지사들에게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응답자의 71.3%가 ‘업무량이 과하다’고 호소했다. 학교 수에 비해 교육복지사 수는 적은 실정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교육복지사는 총 1651명이다. 전체 학교(전국 초·중·고교 1만 2286개교) 대비 교육복지사 수의 비율은 약 13.0%에 그친다. 학비노조는 학교당 교육복지사 인력배치 기준을 교육복지사 1인당 학생 70명으로 정하고 합리적 업무 분장을 마련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 13살 가출소년 빼돌린 경찰···“우리는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3살 가출소년 빼돌린 경찰···“우리는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20일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지난 5개월 간 매주 1편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 마지막 순서로, 소송을 주도한 이향직(50)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진술서를 소개한다.“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경찰이 끌고 간 형제원 이향직(50)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파출소에 맡겨졌다가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3년간 수용 생활을 했다. 가정폭력을 피해 가출을 한 이씨를 길에서 만났던 아버지가 경찰에게 돈 몇 푼 찔러주고 “금방 장을 보고 올 테니 겁 좀 주면서 데리고 있어 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경찰은 파출소로 온 선도반에게 “오늘은 뭐 없네예. 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라면서 홀로 남은 이씨를 가리켰다. 장을 보고 돌아온 아버지에겐 “아이가 도망갔다”고 했다고 한다. 지옥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이씨는 아동소대와 청소년소대를 전전하면서 매일 벌레 섞인 밥을 먹었고, 그마저도 ‘선착순’(밥을 먹고 소대에 복귀하는 순서대로 기합)을 하는 날에는 밥을 움켜쥐고 달렸다. 배가 고파 살아있는 지네와 뱀을 먹은 날도 있다. 매일 군대식 훈련을 받으면서 기합과 폭행에 시달렸다. 하도 맞아서, 오히려 맞지 않는 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날은 손에 꼽았다. 명절 당일과 크리스마스 뿐이었다. 형제원에서는 10대 어린 아이들도 흙이 잔뜩 담긴 마대자루를 나르거나 봉제공장에서 강제노동을 했다. 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소대장의 비위를 거스르면 몽둥이로 매질을 당했다. 하루는 봉제공장 옆 자리에서 일하는 친구와 떠들었다는 이유로 코뼈가 주저 앉아 얼굴이 피범벅이 되도록 맞았다. 의무실에 갔더니 마취도 없이 생살을 꿰맸다. 이씨는 “형제원에서 맞아 죽어나간 이들도 많이 보았다”고 했다. 이씨는 1987년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무렵에야 그곳을 벗어났다. 형제원 꼬리표를 떼기 위해 주경야독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럼에도 그가 형제원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된 사람들로부터 “네가 그러니까 형제원에 끌려갔지”라는 말을 듣고 상처받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도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건 쉽지 않았다. 경찰을 비롯해 제복 입은 사람들만 보면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반에서 1~2등하던 이씨의 딸은 한때 경찰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상처를 알게된 후 진로를 바꿨다. 그는 7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상담 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다. 고통으로 얼룩진 30여년을 보상받고 싶어서, 이씨는 용기 내 법정에 섰다.아래는 이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이향직 진술내용: 존경하는 판사님께. 저희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약자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법원을 통해 국가로부터 합당한 배상을 받고, 그렇게 해서라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형제복지원 수용 시절 ‘84-2934’라는 수용번호를 받았던 이향직이라고 합니다. 즉, 1984년에 2934번째로 입소했다는 뜻입니다. 1984년 6월, 저는 부모님 허락 없이 집에 있던 제 저금통을 털어서 몰래 친구들과 교회 수련회에 갔습니다. 수련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지 않고 신문보급소 숙소에서 자고 사직동 야구장에서 프로야구를 보고 돌아가던 중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시장에 장을 보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도망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드셨는지 부전역전 파출소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아버지가 경찰과 밖에 나가 짧은 대화를 나누고 만원짜리 몇 장을 주는 걸 보았습니다. 그리곤 아버지는 빵과 우유를 사다주고는 사라지셨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경찰관은 다른 사람으로 교대해 있었습니다. 파란색 츄리닝을 입고 ‘선도’라고 적힌 노란 완장을 찬 사람들이 와서 경찰관에게 물었습니다.선도: 오늘 뭐 쫌 있어예? 경찰: 오늘은 뭐 없네예. 그리곤 경찰관이 무릎 꿇고 손들고 있는 저를 보더니 경찰: “니는 요 와 이라고 있노?” 저: “아부지가 요 있어라 했어예” 경찰: “니 요 아이씨들 따라갈래? 그 가먼 학교도 보내주고 철마다 옷도 주고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다 해준다.” 대답을 안 하고 머뭇거리니 경찰관이 선도들한테 말했습니다. “고마 저거라도 델꼬 가뿌소.” 매일 새벽 5시 강제 기상···맞아 죽어나간 아이들 그렇게 해서 형제복지원에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훗날 아버지 말에 의하면 저를 데리고 시장에 장을 보러 다니면 중간에 또 도망을 갈까봐 파출소에 돈 몇 푼 주고 “겁 좀 주고 있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파출소로 다시 저를 데리러 왔더니 경찰관은 “애가 도망갔다. 미안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택배차와 비슷하게 생긴 차에 7~8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 순간 파란색 츄리닝을 입은 아저씨들이 “똑바로 서! 동작 봐라! 빨리 안하지!”라고 하면서 큰 몽둥이를 들고 마구잡이로 두들겨 팼습니다. 저는 아이라 그랬는지, 한쪽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있으라고 해서 그날은 맞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이후 신입소대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는 비교적 덜 맞았던 것 같습니다.27소대(아동소대)에 보내지면서 진짜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매일 아침 5시에 강제 기상해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찬송가 등을 외우지 못하면 기합을 받았고 빠따를 맞아야 했습니다. 이불도 칼각을 잡아 개야 했고 사물함에 옷도 칼각, 식사시간 전에는 운동장 구보를 했고 군대식 제식 훈련을 받았습니다. 중간 중간 기합이라고 불리는 고문들도 당했고 시도 때도 없이 단체 빠따를 맞았습니다. 조장과 서무들이 화가 나면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둘렀고 더 맞으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때렸습니다. 실제로 어느날 밤 한 아이는 의식을 잃고 몸이 굳어가다가 밤에 실려나갔습니다. 다음날부터 일주일 가량 칠판에 ‘외부입원 1명’이라고 적혔지만, 나중에는 ‘귀가 1명’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소대에서 귀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밥 먹고 선착순 달리기를 한 달 내내 시킨 적도 있습니다. 아동소대 각 소대원 인원이 80~100명 정도인데 밥을 먹고 소대에 들어오는 순서 10등까지는 안 맞고, 11등부터는 무조건 빠따와 고문을 당했습니다. 선착순을 할 때는 밥을 먹고 소대에 들어가는 아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밥을 손에 한 웅큼 집어들고 식당에서 뛰어나가면서 입에 밀어넣는 것이 그나마 밥을 챙겨먹는 요령이었습니다. 벌레 섞인 밥, 굶주린 소년들은 뱀을 삼켰다 1985년 초부터는 청소년 소대였던 13소대로 보내졌습니다. 3개월 후쯤 9소대로, 다시 한 달 뒤에는 10소대로 전방을 갔고, 10소대에서 머물다 1987년 4월 23일 소년의집으로 전원을 가면서 형제원을 퇴소할 수 있었습니다. 형제원에서는 안 맞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지어 매를 맞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밥, 국, 반찬에는 벌레 사체가 없는 날이 없었고 우리는 굶지 않으려 그것을 먹어야 했습니다. 철부지 같은 나이에 우리는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산꼭대기 교회 옆으로 퍼 날랐고, 그 작업 또한 선착순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매질을 덜 당하려면 흙자루를 짊어지고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이제 갓 국민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와이셔츠를 만드는 봉제공장에서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불량품 없이 목표량을 달성하면 라면, 초코파이, 산도, 캬라멜 등 상을 주었고 목표량을 못 채우면 혹독한 기합을 당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는 숨 쉬는 것만 빼고는 모든 일이 위법, 불법이었고 위헌이었습니다.우리가 왜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나요? 우리가 왜 썩은 음식을 먹어야 했나요? 우리가 왜 강제로 특정 종교를 믿어야 했나요? 우리가 왜 학교를 못 다녀야 했나요? 우리가 왜 흙을 지고 산으로 뛰어 다녀야 했나요? 우리가 왜 매일 고문을 당해야 했나요? 우리가 왜 맞아야 했나요? 우리가 왜 강간을 당해야 했고 우리가 왜 맞아 죽어야 했나요? 그곳은 지옥 이었습니다. 나무젓가락 만한 크기의 살아있는 새까만 지네를 통째로 씹어 먹어보셨나요? 살아있는 뱀을 통째로 뜯어 먹어보셨나요? 아니, 그런 장면을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우리들은 누구나 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5살부터 14살 먹은 아이들이 그렇게 살아야 했습니다. 형제복지원 사망자 수가 551명이라구요? 저희 피해생존자들은 웃기지 말라고 말합니다. 미확인 사망자수는 1000명이 넘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형제원 내부 봉제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조장에게 걸려서 몽둥이로 죽도록 맞다가, 코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고, 얼굴은 피범벅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의무실에 꿰매러 갔더니 마취도 안하고 생살을 꿰매주었습니다. 내무반에서 소대장의 담배가 분실돼 단체 기합을 받다가 무릎이 찢어져 의무실을 갔을 때도 그냥 생살을 꿰맸습니다. 지금도 코와 무릎에 흉터가 남아있고, 34년이 지난 지금도 수시로 무릎이 쑤시고 아픕니다. 그 시절 보통의 가정집 아이들은 명절 하루 전날에 쉽사리 잠을 잘 수가 없었지요. 명절 음식이 많아지니 설레었을 테니까요. 우리는 명절 당일과 크리스마스 당일에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왜냐하면 1년 중 유일하게 몽둥이로 안 맞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퇴소 후에도 ‘형제원’ 꼬리표···7년 전부터 트라우마 치료 1987년에 형제복지원의 실상이 일부분이나마 세상에 알려지면서 저는 형제원을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전과자도 아니고, 단 한 번의 범죄도 저지른 적 없는 저였지만 경찰관, 군인, 보안요원 등 제복을 입은 사람들 앞에 서면 눈치가 보이고 숨이 가빠지고 호흡 곤란이 오는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박인근 원장은 경찰에 잡혀가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사람이 수없이 죽어나갔으니 당연히 사형, 모든 재산 또한 압류 당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악마가 가벼운 벌을 받고 풀려났다는 걸 알게된 게 불과 6~7년 전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온 뒤로 낮에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를 다니면서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형제복지원 입소 전에 다녔던 학교에 찾아가 사정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편입을 시켜주지 않았습니다. 독학으로 공부해 고입과 고졸 두 번의 검정고시를 모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형제복지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사람들은 내가 작은 실수라도 하면 말 끝마다, “거지같은 새끼. 네가 그러니까 형제원에 끌려갔지, 괜히 갔겠냐.” 그렇게 형제복지원 출신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제 아내는 7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형제복지원 출신인 것을 아내가 알게된 시기도 그 무렵입니다. 그때부터 저도 오랜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아내와 함께 상담치료와 약 처방을 받고 있습니다. 저에겐 스물 셋 딸아이가 있습니다. 학교다닐 적 매 시험마다 학과 1~2등을 다투며 자격증도 10개 넘게 취득했습니다. 그런 딸아이의 장래희망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경찰공무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꿈을 접었습니다. 아빠가 경찰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부귀영화가 아닙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 나이에 세상에 내던져졌고, 그 악마의 재판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았더라도 당연히 사형 또는 무거운 형벌을 받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렸고 함부로 나섰다가 또다시 어딘가로 끌려갈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 악마가 그토록 가벼운 형벌을 받은 것을 인지한 시점은 불과 7~8년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에겐 억울하다고 항변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박인근 일가가 저지른 범죄의 시효는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이 우리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아울러 국가가 우리에게 가한 폭력과 범죄 행위의 시효 역시 남아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국가에서 규정한 내무부 훈령 410호를 근거로 마구잡이로 잡아가서 우리에게 가한 폭력은 물론, 그 지옥 속에서의 인권유린, 감금, 폭행, 성추행, 성폭행, 노동착취 등등 이 모든 것들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하루하루를 전쟁터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들을 살려주시길 온마음을 다해 호소합니다. 짧은 글로서 우리의 억울함과 현실을 모두 담기엔 저의 글재주가 부족함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이만 줄입니다. 재판장님, 부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살려주십시오.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이어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단독] 용처 모르는 돈 3278억… 성남의뜰 배만 불렸나

    [단독] 용처 모르는 돈 3278억… 성남의뜰 배만 불렸나

    성남시의회 감사자료 “기타비용 5839억” 공원 사업비 빼고 구체 내역 전혀 없어업계 “민관 개발에 지나치게 많이 책정”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의 조성원가 1조 3371억원 가운데 용처가 불분명한 ‘부대비용’이 3278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액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원가를 높게 책정하면 그만큼 토지 분양 가격이 올라가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가져갈 이윤이 커지게 된다. 특히 이 원가정보는 성남의뜰이 2018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시절 당시 문화도시사업단에 한 장짜리 문서로 제출한 것인데, 도시개발업무지침상 공개해야 하는 부대비의 구체적인 항목별 금액은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30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성남시의회의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장동 일대의 토지 조성원가 총액은 1조 3371억원이다. 여기에는 조사비 16억원, 설계비 38억원, 공사비 1292억원, 토지 등 보상비 6184억원에 ‘기타비용’으로 5839억원이 책정돼 있다. 기타비용엔 제1공단 근린공원 조성사업비(2561억원) 외에 3278억원이 ‘부대비·제세공과금·기타비 등’으로 분류됐다.문제는 3000억원이 넘는 돈의 세부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대장동 사업은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토지수용이나 인허가 리스크가 없었던 사업인 데 비해 부대비 등이 지나치게 크게 책정됐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전문 정동근 변호사(법무법인 조율)는 “통상 부대비는 예상치 못한 사업 지연으로 인한 금융 지출 등을 대비해 마련하는 것인데, 대장동 개발은 시와 합동으로 해 해당 비용이 ‘제로’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가 성남의뜰이 산정한 조성원가의 세부내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성남의뜰은 조성원가 산출 때 따라야 하는 국토교통부 훈령 ‘도시개발업무지침’에 따라 공사비로 처리된 1292억원 등에 대해서도 재료비, 노무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도시개발 업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 지구가 아니더라도 조성원가는 결국 주택비용에 반영되는 만큼 투명하게 산정·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남시 등은 해당 의혹에 대한 본지의 여러 차례의 질의에 답변을 회피했다.
  • [단독]용처 모르는 돈 3278억원...성남의뜰 배만 불렸다

    [단독]용처 모르는 돈 3278억원...성남의뜰 배만 불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의 조성원가 1조 3371억원 가운데 용처가 불분명한 ‘부대비용’이 3278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액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원가를 높게 책정하면 그만큼 토지 분양 가격이 올라가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가져갈 이윤이 커지게 된다. 특히 이 원가정보는 성남의뜰이 2018년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시절 당시 문화도시사업단에 한 장짜리 문서로 제출한 것인데, 도시개발업무지침상 공개해야 하는 부대비의 구체적인 항목별 금액은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30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성남시의회의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장동 일대의 토지 조성원가 총액은 1조 3371억원이다. 여기에는 조사비 16억원, 설계비 38억원, 공사비 1292억원, 토지 등 보상비 6184억원에 ‘기타비용’으로 5839억원이 책정돼 있다. 기타비용엔 제1공단 근린공원 조성사업비(2561억원) 외에 3278억원이 ‘부대비·제세공과금·기타비 등’으로 분류됐다. 문제는 3000억원이 넘는 돈의 세부 내용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대장동 사업은 민관합동개발 방식으로 토지수용이나 인허가 리스크가 없었던 사업인 데 비해 부대비 등이 지나치게 크게 책정됐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전문 정동근 변호사(법무법인 조율)는 “통상 부대비는 예상치 못한 사업 지연으로 인한 금융 지출 등을 대비해 마련하는 것인데, 대장동 개발은 시와 합동으로 해 해당 비용이 ‘제로’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가 성남의뜰이 산정한 조성원가의 세부내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성남의뜰은 조성원가 산출 때 따라야 하는 국토교통부 훈령 ‘도시개발업무지침’에 따라 공사비로 처리된 1292억원 등에 대해서도 재료비, 노무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도시개발 업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 지구가 아니더라도 조성원가는 결국 주택비용에 반영되는 만큼 투명하게 산정·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남시 등은 해당 의혹에 대한 본지의 여러 차례의 질의에 답변을 회피했다.
  • ‘Yuji’ 윤석열 부인 논문 검증 포기한 국민대…반발 확산

    ‘Yuji’ 윤석열 부인 논문 검증 포기한 국민대…반발 확산

    국민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서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가운데, 동문들을 중심으로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검증 시효는 없다며 자체 검토에 들어갔고, 익명을 요구한 국민대 교수는 “분노와 자괴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건희씨는 2008년 국민대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에서 블로그에 게재된 글과 기사를 그대로 옮겨적은 정황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유지’라는 제목을 영문으로 ‘Yuji’라고 표기하며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이라기엔 이해하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줬다.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검증 시효는 이미 10년전 교육부 훈령에서 삭제됐지만 국민대는 만 5년이 지나 검증 시효가 만료됐다며 본조사 불가 판정을 내렸다. 국민대는 2012년 문대성 전 의원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때는 신속하게 학위를 박탈했었다. 동문들을 중심으로 한 진상규명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국민대 교수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검증 자체를 포기한, 그런 꼼수는 예측 못했다. 학교 안에서 많은 교수들이 분노, 또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A교수는 “‘Yuji’ 제목보다도 내용 표절이라든지 심사위원들 필체가 다 똑같은 거라든지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행위가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순수하게 학문적 입장에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본다. 대학원생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 [사설] ‘김건희 논문’ 검증 포기한 국민대, 권위·명예 포기했나

    국민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박사 학위 논문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검증 시효 만료를 이유로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는 국민대의 학사와 석박사 학위 과정의 학생들은 물론 졸업생마저 부끄럽게 할 만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김씨 논문의 표절, 짜깁기, 번역 오류 등의 문제를 제기한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75년 국민대 역사를 송두리째 시궁창에 처박았다”고 비판했다. 김씨의 박사 논문이 논란이 되자 국민대는 지난 7월 7일 “김건희 박사 논문 상황이 엄중하다”며 스스로 조사 착수를 발표해 여론을 잠재웠다. 그러더니 불과 2개월여 만에 검증 시효를 내세우며 입장을 뒤집었다. 이는 형식 논리에 집착한 궁색한 변명이다. 2011년 개정된 교육부 훈령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검증 시효 5년을 삭제했고, 국민대도 반영했다. 그런데 2012년 이전 논문에는 비적용한다는 내부 규정을 활용한 것은 김씨는 물론 김씨의 지도교수, 논문 심사 교수 등에게 부당한 면죄부를 준 것이다. 형평성도 어긋난다. 국민대는 2012년 문대성 전 의원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신속히 학위를 박탈했다. 한국 대학의 학위 검증은 가혹할 만큼 엄격해 위반이 드러나면 학위를 취소해 왔다. ‘박사 가수’로 사랑받았던 홍진영의 2009년 조선대 석사 논문, 2012년 박사 논문도 검증을 거쳐 취소됐다. 국민대는 이번 결정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의 역할을 포기하고 학문과 연구의 권위, 기본적인 연구윤리와 책임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국민대 석박사 학위자나 연구자들의 정당한 노력과 명예까지도 바닥에 떨어뜨린 셈이다. 교육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국민대가 연구윤리 지침을 합당하게 준수했는지 검토하고 필요한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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