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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하직원 상대 성범죄 땐 벌금형도 퇴출

    내년부터 시행되는 ‘인사혁신 3법’(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인재개발법)은 공직사회의 오랜 온정주의와 부정부패 관행을 뿌리 뽑고자 마련됐다. 3개 개정법 모두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조만간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된다. 비위 공무원 엄단·부패 척결을 통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척결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과제 중 하나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이번 법 개정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공무원 교육훈련, 인사제도, 신상필벌의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 공무원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량지재(棟梁之材)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청와대 파견근무 중 금품과 향응을 받은 행정관들이 징계를 받지 않고 소속기관으로 복귀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올 4월에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까지 일면서 다시 한번 일부 부패한 공직사회의 민낯이 드러났다.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당장 내년 1월부터 비위 공무원들의 ‘꼼수 퇴직’이 어려워진다. ‘의원면직’ 제한 기준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퇴직을 희망하는 공무원의 사표 처리가 바로 이뤄지지 않는다. 징계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해당 공무원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 전이라도 중징계 사유가 확인된다면 우선적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기존 대통령 훈령인 ‘비위 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 제한에 관한 규정’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공무원에 대해서만 의원면직을 제한했다. 직무와 직위를 이용해 부하직원 등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의 퇴출 기준은 더 강화된다. 퇴출(당연 퇴직) 기준이 현재 금고형에서 벌금형(300만원 이상)으로 바뀐 것은 사회 전반에서 문제시되는 ‘위계에 의한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정직, 강등 처분을 받으면 징계 기간 동안 보수도 전액 삭감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3분의2만 감액됐다. 백지신탁제도의 한계점도 개선된다. 고위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경우 금융기관에 위탁해도 매각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날 의결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관련 주식을 매각하기 전까지 직무를 변경하거나, 직위 특성상 이마저도 불가능하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직무 관련 사실을 신고, 공개하도록 했다. 퇴직 공직자들의 재취업 여부 확인도 쉬워졌다. 기존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공무원 취업 제한 제도에 따라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서만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에서도 확인이 가능해진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위 공직자 자녀 병역 특혜 추적’ 본지 기획팀 보도에 관훈언론상

    ‘고위 공직자 자녀 병역 특혜 추적’ 본지 기획팀 보도에 관훈언론상

    고위 공직자 직계비속의 병역 특혜를 실명으로 심층 추적 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팀(팀장 김상연, 이두걸·유대근·송수연 기자)의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관훈클럽이 주는 올해 관훈언론상 사회변화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훈언론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용중·한승헌)는 8일 “4명의 기자가 3개월 동안 취재한 역작으로 철저히 팩트를 추적하고 반론권까지 보장하며 고위 공직자 자녀의 병역 특혜 가능성을 파헤쳤다”면서 “특히 경찰청은 의무경찰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훈령을 개정하는 등 보도의 파급력도 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권력감시 부문은 경향신문 ‘성완종 최후의 인터뷰 및 성완종 리스트 파문’, 국제보도 부문은 한겨레신문 ‘미국 MD 전문가들의 한반도 사드 분석 및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 르포’, 저널리즘 혁신 부문에는 SBS ‘스브스뉴스’가 뽑혔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다.
  •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 새달 11일 개성서 개최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 새달 11일 개성서 개최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 직후인 27일 새벽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당국회담을 2015년 12월 11일 개성공단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회담 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해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합의했다.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 사무소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의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포괄적으로 정하면서 양측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8·25합의 이후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과거처럼 당국회담의 ‘격’ 문제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 문제로 양측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그때처럼 격을 놓고 다투지는 않았다”면서 “남북 모두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기를 바라는 만큼, 의제 논의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우리 측 대표단은 김 본부장을 수석대표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앞서 북쪽 수석대표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26일 오전 통일각 현관에서 “안녕하십니까.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우리 쪽 수석대표로 나온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반겼고 김 본부장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서로 악수를 나눴다. 특히 황 부장은 우리 측 대표단의 김충환 통일부 국장에게는 “김충환 선생,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환대했고, 나머지 일원과도 일일이 악수했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뒤에는 김 본부장이 먼저 “자, 악수 한번 하시고…”라고 말문을 열었고 양측은 재차 악수를 나눈 뒤 서로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나 황 국장은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기애애했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본격적인 회담에서는 양측 수석대표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실무접촉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오후 2시 20분까지 90분 동안 당국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의제, 시기, 장소 등에 대해 협의했다. 애초 26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통신선로 개설 문제로 2시간 2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지역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하다 보니 통신선로 개설 등 현지 기술적 문제로 시작이 지연됐다”며 “2013년 7월 6일 남북 접촉 때도 같은 문제로 시작이 지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8·25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검토하고 본부의 훈령과 지시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지난 오후 5시 45분쯤 회담을 재개해 자정에 다다라서야 합의에 이르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한 직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8·25합의’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회담(실무접촉)에 임하겠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내달 11일 개성서 차관급 당국회담 연다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 직후인 27일 새벽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당국회담을 2015년 12월 11일 개성공단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회담 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해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합의했다.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 사무소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의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포괄적으로 정하면서 양측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8·25합의 이후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과거처럼 당국회담의 ‘격’ 문제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 문제로 양측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그때처럼 격을 놓고 다투지는 않았다”면서 “남북 모두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기를 바라는 만큼, 의제 논의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우리 측 대표단은 김 본부장을 수석대표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앞서 북쪽 수석대표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26일 오전 통일각 현관에서 “안녕하십니까.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우리 쪽 수석대표로 나온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반겼고 김 본부장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서로 악수를 나눴다. 특히 황 부장은 우리 측 대표단의 김충환 통일부 국장에게는 “김충환 선생,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환대했고, 나머지 일원과도 일일이 악수했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뒤에는 김 본부장이 먼저 “자, 악수 한번 하시고…”라고 말문을 열었고 양측은 재차 악수를 나눈 뒤 서로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나 황 국장은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기애애했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본격적인 회담에서는 양측 수석대표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실무접촉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오후 2시 20분까지 90분 동안 당국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의제, 시기, 장소 등에 대해 협의했다. 애초 26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통신선로 개설 문제로 2시간 2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지역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하다 보니 통신선로 개설 등 현지 기술적 문제로 시작이 지연됐다”며 “2013년 7월 6일 남북 접촉 때도 같은 문제로 시작이 지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8·25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검토하고 본부의 훈령과 지시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지난 오후 5시 45분쯤 회담을 재개해 자정에 다다라서야 합의에 이르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한 직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8·25합의’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회담(실무접촉)에 임하겠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 본부장도 회담장인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하면서 기자들에게 “(지난 8월) 고위당국자접촉에서 합의했던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테러 ‘주의’ 경보 땐 공항·항만 소지품 검색 강화

    국내 테러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하면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경비가 강화되고 관계기관별로도 자체 대비테세의 점검 등 조치가 취해진다. 특히 공항과 항만에서는 출입국 시 검색대에서 신발 등 소지품 수색도 강화된다. 대통령 훈령인 국가대테러활동지침에서 테러경보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 등 4단계 순으로 나뉜다. ‘경계’ 단계로 상향되면 테러 취약요소에 대한 경비 강화 및 테러 취약시설에 대한 출입통제 강화 조치 등이 내려지고, ‘심각’ 단계에서는 관계기관 공무원의 비상근무 및 테러사건대책본부 운영 등이 이뤄진다. 또 정부는 해외 외교공관에 대한 경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의 긴급 현안간담회에서 한국에서 테러 발생 우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테러 위험이 있는 해외 공관을 묻는 질문에는 “20여개 정도”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국내에서 이슬람국가(IS)의 활동 여부는 경찰, 외교부 등 유관 당국간에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이번 사태 발생 후에도 대책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김모군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관련 질의에 “사망으로 추정하고, 짐작은 하고 있다”면서 “다만 터키 대사관 등을 통해 여러모로 김군의 행방과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확실하게 결정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가 김군의 사망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비밀TF 논란’ 지원팀 ‘역사교육추진단’으로 출범

    한국사 국정교과서 개발 지원 조직으로 ‘비밀 태스크포스(TF)’ 논란을 빚었던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이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으로 확대돼 출범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 관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구성·운영에 관한 규정’(총리 훈령)이 13일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추진단은 그동안 역사교육지원팀이 하던 업무 외에 국정교과서 개발과 역사교과서 편찬심의회 구성과 운영, 역사 관련 교원 연수 등을 하게 된다. 단장은 역사교육지원팀을 관할하는 학교정책실의 김동원 실장이 겸임하며 부단장은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맡는다. 추진단은 2개 팀, 20명 안팎의 팀원으로 구성된다. 교육부는 지난 3일 중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발표하고 4일 역사과목 교육과정 운영과 교과서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역사교육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역사교육추진단은 현행 역사교육지원팀을 국장급 부서로 확대 개편한 것이었다. 하지만 야당에서 다수 부처 조직을 설치할 경우 정부조직관리지침상 총리훈령으로 관보에 게재해야 하는데 역사교육추진단은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진단은 내년 5월까지 1년 6개월간 한시 조직으로 운영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현장 블로그] ‘형제복지원 특별법’ 또 물 건너가나

    형제복지원 사건을 아십니까. 1975년 7월부터 1987년 6월까지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된 사건을 말합니다. 전두환 정권은 ‘내무부훈령 410호’를 근거로 떠돌이와 앵벌이, 거지, 주민등록증이 없는 사람들을 이 복지원에 감금했고 폭행과 강제노역이 일상이 됐습니다. 그 결과 5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국가적 폭력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1987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28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은 횡령죄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월의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을 뿐, 피해자들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이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해 진상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지난해 7월 23일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진상 규명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하는 게 핵심입니다. 지난 7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고, 법안이 필요하다는 것까진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현재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채 다음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내년 2월에 임시 국회가 예정돼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법안 통과에 적극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1984년 당시 9살 때 감금돼 4년간 고초를 겪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39) 대표는 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강기윤 새누리당 안행위 간사를 50여분 동안 면담했습니다. 법안 통과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면 단식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한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법의 취지만 설명하고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했습니다. 오는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한씨가 수능이 끝나고도 단식 농성이 아닌 입시 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제5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창의적 기획력으로 업무 개선한 공무원 8개 분야 15명 선정

    서울신문사와 행정자치부가 공동 주최하는 ‘지방행정의 달인’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탁월한 아이디어와 높은 업무 숙련도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이바지한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 2011년 처음 시작한 이래 올해로 5회를 맞는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은 행자부 훈령 제195호에 근거한다. 지방행정의 달인을 뽑을 때는 업무 숙련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가 본인이 몸담고 있는 지자체는 물론 다른 지자체나 중앙부처, 민간부문에 미친 파급효과까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단발성·일회성 아이디어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과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평가 대상이다.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뛰어난 자질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는지 살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각 지자체 등의 추천을 받아 후보자 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야별 심사단 서면심사, 현지 실사, 최종심사라는 3단계에 걸친 엄정한 과정을 거쳐 최종 15명을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했다. 최종 심사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업무를 생성하거나 개선시켜 대내외적인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깊이 있는 업무 숙련도와 전문성을 통해 해당 지자체와 다른 지자체에 파급효과가 있었는지 등을 후보자가 직접 발표하고 질의응답하는 절차를 거쳤다. 제1회 지방행정의 달인은 경북 상주시 황인수씨 등 28명, 제2회는 강원 영월군 이형수씨 등 22명, 제3회는 경기 동두천시 황수연씨 등 18명, 제4회는 경기 부천시 정리나씨 등 15명을 선정했다. 지금까지 지방행정의 달인에 응모한 공무원은 모두 672명이며 이 가운데 달인 칭호를 받은 공무원은 83명이다. 행자부는 달인으로 선발된 지방공무원이 속한 지자체에 인사상 혜택을 부여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달인 전문성 확산을 위한 자문단 위촉과 각종 교육기관 강사활용 지원도 도모할 계획이다.
  • 인권위, ´부하에게 막말´ 해군 지휘관 경고조치 권고

     해군 지휘관이 부상당한 부사관에게 ‘국립묘지’ 운운하며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지휘관에 대한 경고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5월 해군 A 함대 소속이던 부사관 B씨가 당시 대대장이던 C씨로부터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진정을 받아들여 해군참모총장에게 C씨에 대한 경고조치를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B씨는 2013년 11월 함정 수리 중 높은 곳에서 떨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쳐 국군수도병원 등에서 4차례 입원치료를 받았고 치료를 위해 체력검정 등을 삼가라는 군의관 소견서를 받았다.  B씨는 올해 5월 체력검정을 앞두고 지휘관이던 C씨에게 체력검정 보류 신청을 했다.하지만 B씨는 예상치 못한 폭언을 들었다.  당시 C씨는 B씨에게 “제대해야지. 왜 남아 있어”, “여기서 하다가 죽어.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아”, “D씨도 찾아와서 허리가 아프다고 했는데,그래서 정 하다가 못할 것 같으면 차라리 죽으라고 했어. 그러면 국립묘지는 가지 않느냐고”라는 등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에 문제를 제기했고 해군 검찰은 7월 C씨를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그러나 해군 법원은 C씨의 표현이 문제가 있지만,다수가 있는 곳에서 한 발언이 아니고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는다며 C씨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해군은 B씨가 문제 제기 과정에서 C씨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 군사보안업무 훈령 등을 위반했다며 B씨에게 서면경고를 했다.  현재 B씨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인권위는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모욕죄 해당 여부와 별도로 피해자의 인격권이 침해됐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군의관 소견서를 근거로 정당하게 체력검정 보류를 요청한 부하에게 해당 발언을 한 것은 군인복무규율에 있는 폭언,모욕 등 인격모독금지 관련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성폭력 예방교육 안 받은 장교·부사관, 진급심사 못 받는다

    여군 1만명 시대를 맞아 군에서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 않은 장교와 부사관은 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방부는 4일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각급 부대에서도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결과를 인사에 반영해 군 내 성폭력을 척결하도록 ‘국방인사관리 훈령’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국방인사관리 훈령에 따르면 간부 개인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분기별 1회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교육은 연간 소집교육 1회 이상, 원격교육 1회 이상, 부대별 자체 교육 2회 이상으로 규정했다. 각급 부대 지휘관은 모든 장교와 준·부사관의 개인자력표에 연간 교육 이수 결과를 기록하도록 했고 이는 성과상여금 심의 때도 반영하기로 했다. 개인자력표에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결과가 기록되지 않은 장교와 준·부사관은 지휘관 보직 및 당해연도 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각 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당해연도 진급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국방부는 여군 초급지휘관이 보직될 수 없는 지상 근접 전투부대의 기준을 재설정해 일반전초(GOP) 및 해·강안 경계담당 대대를 제외한 부대에서는 여군 분·소·중대장 보직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여군 지휘관들은 신병교육대와 동원·향토사단(해안 제외), 교육기관 위주로 보직돼 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보공개청구 17년 만에 22배↑… ‘열린 정부’ 효과 톡톡

    정보공개청구 17년 만에 22배↑… ‘열린 정부’ 효과 톡톡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처음 시행한 지 17년 만에 정보공개청구 건수가 2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정보공개법을 제정한 지 20년째를 맞는다. 4일 행정자치부가 펴낸 ‘2014 정보공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지난해 61만 2856건으로 2013년 55만 2066건에 비해 11.1% 증가했다. 정보공개청구를 처음 시행한 1998년 당시 2만 6338건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서는 1992년 충북 청주시가 자체적으로 ‘청주시 행정정보공개조례’를 제정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1994년 총리 훈령을 마련했다. 1996년에는 국회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특히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정보공개청구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열린정부’(www.open.go.kr)를 개통한 뒤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보공개청구가 73%로 ‘직접출석’(19%)이나 ‘팩스’(5%) 등을 압도했다. 정보공개청구 처리 결과는 ‘전부 공개’ 또는 ‘부분 공개’가 36만 4661건이다. 전체 청구량 대비 59.5%에 해당한다. 접수한 기관에서 ‘해당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정보 부존재’, 청구자가 스스로 중도 취소한 ‘취하’, 진정과 건의 등 ‘민원 처리’로 분류된 총 23만 1360건을 제외하고 공개율을 산출하면 95.6%에 이른다. 공개·비공개 처리 결과만으로 산출한 공개율은 지방자치단체(97.8%), 공공기관(96.8%), 교육청(96.3%)이 서로 비슷했고, 중앙행정기관(88.4%)이 가장 낮았다. 비공개율이 높은 기관은 대통령경호실이었다. 21건 중 15건(71.4%)을 비공개 처리했다. 국세청(42.5%), 대통령비서실(24.6%), 방위사업청(23.3%), 국민권익위원회(22.8%)도 비공개율이 중앙부처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비공개 결정 이후 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불복한 사례는 지난해 총 3891건이었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130건 중 28건에 공개 결정이 내려졌고, 46건은 취하·각하 또는 기각 처리됐다. 56건은 법정에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행자부는 보고서에서 정보공개제도 개선 과제로 ▲사전정보공표 내실화 ▲원문공개서비스 개선 ▲개인정보 유출 차단 ▲청구권 오·남용 대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사전정보공표의 질적 수준을 높여 정보공개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기관별로 공개 수준 차이가 여전히 크고 이용자가 신속하게 찾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폭력 예방교육 안 받은 장교·부사관, 진급심사 못 받는다

    여군 1만명 시대를 맞아 군에서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지 않은 장교와 부사관은 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방부는 4일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각급 부대에서도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결과를 인사에 반영해 군 내 성폭력을 척결하도록 ‘국방인사관리 훈령’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국방인사관리 훈령에 따르면 간부 개인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분기별 1회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교육은 연간 소집교육 1회 이상, 원격교육 1회 이상, 부대별 자체 교육 2회 이상으로 규정했다. 각급 부대 지휘관은 모든 장교와 준·부사관의 개인자력표에 연간 교육 이수 결과를 기록하도록 했고 이는 성과상여금 심의 때도 반영하기로 했다. 개인자력표에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결과가 기록되지 않은 장교와 준·부사관은 지휘관 보직 및 당해연도 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각 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이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당해연도 진급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국방부는 여군 초급지휘관이 보직될 수 없는 지상 근접 전투부대의 기준을 재설정해 일반전초(GOP) 및 해·강안 경계담당 대대를 제외한 부대에서는 여군 분·소·중대장 보직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여군 지휘관들은 신병교육대와 동원·향토사단(해안 제외), 교육기관 위주로 보직돼 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남북 이산가족 상봉 합의] 또 무박2일 마라톤회담… 확 바뀐 ‘북한 스타일’

    북한이 지난 7~8일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에서 과거와 달리 합의 마련을 위해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과거 북한은 협상장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마다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구사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남북 고위급 접촉 때 무박 4일간의 마라톤회담에 이어 이번 접촉에서도 무박 2일 동안 끝까지 회담장을 지켜 회담방식이 이런 식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회담 내내 분위기는 좋았고 북한도 회담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면서 “북측 대표 말이 ‘우리로서는 상봉행사가 잘되도록 하자는 마음’이라고 전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실무 접촉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24시간 마라톤협상이 된 것은 북측 대표단이 상부로부터 훈령을 받느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어떤 사안에 대한 의사표현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면서 “(북측)대표단에 고위층이 없다 보니 쉬운 것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실무접촉에선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을 논의하고 그 외 문제는 적십자 본회담이나 당국 회담에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우리 측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을 합의서에 명시할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연내 이산가족 생존자 확인을 실현하기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북측은 생사 확인이 이산가족 상봉의 근본 해결책이란 것에는 동의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상봉 규모와 장소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시기와 관련해 진통을 겪으며 회담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 전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우려해 다음달 초 상봉 행사를 개최하자고 제안한 반면 북측은 상봉 행사 준비 등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0월 하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봉 시기는 우리가 북측의 주장을 수용한 셈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바라보는 시각/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바라보는 시각/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도 20년이 지났다. 제도가 사람의 나이처럼 같은 속도감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세월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할 때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지방자치는 첫걸음 떼듯 부자연스럽고 우려되는 바가 크다. 즉 지방자치는 구조에 해당하는 제도와 기능에 해당하는 운영 측면에서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서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관련 제도는 중앙집권체제와 지방분권체제의 어중간한 혼합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보는 관점에 따라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 지방자치의 운영 측면도 관점에 따라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우선 지방자치 관련 제도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8장은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의 헌법과 비교해 너무 단순하다 못해 구조적 결함으로까지 비친다.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데, 1항의 내용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권을 저해하는 독소 조항으로 거론되곤 한다. 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물론 ‘법령의 범위’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양한 경우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판례에 따르면 법령은 법률과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 심지어 법규 명령이 아닌 고시, 훈령, 예규 등과 같은 행정규칙도 포함된다. 이러한 규정에 근거해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권에 무단히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헌법 117조 2항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에 관한 헌법적 근거가 취약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란 지방자치법을 의미하는데, 지방자치법 역시 중앙집권체제의 유전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9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즉 이 법 9조 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구역의 지방자치단체에 속하는 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서 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예시하면서 단서를 붙여 “다만, 법률에 이와 다른 규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다른 법률이 지방자치법에 우선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틀’은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결정하게 해 준다. 성긴 소쿠리에 밀가루를 담을 수 없고, 종이봉투에 물을 저장할 수 없다. 이처럼 지방자치에 관한 우리나라 헌법 규정과 지방자치법 자체도 건실하다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허술한 제도에 근거해 운영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다른 나라 사례에 근거해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제도라든가 구조적 한계로 인해 나타나는 결함이나 오류는 그 안에 담긴 내용물 탓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지방자치만의 탓이 아니라 원래부터 중앙집권 체제의 돌연변이로 태어난 유전병과 주변 환경 탓이다.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작동하기 마련인 지방자치는 쉽게 감시받아 비교적 투명하다. 이에 비해 국민에게서 인식 거리가 먼 중앙정치는 관련 변수도 복잡하고 비용과 편익을 쉽게 나누기 어렵다. 일상생활과 관련한 지방자치의 잘잘못은 주민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조그만 실수도 크게 보인다. 중앙정치의 작동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민의 시각으로 보면 지방자치는 만만한 이야깃거리다. 문제는 이러한 지방자치 속성이 장점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결함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란 다른 것을 다르게 다루고, 같은 것을 같게 다루는 장치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가 나란히 존재하는 이유다. 처리하는 일이 크고, 작아서가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는 서로 다른 일을, 광역자치단체는 넓은 지역에 걸쳐 같은 일을 처리하고자 고안된 장치인 셈이다. 그만큼 지방자치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가운데 서로 다른 어느 한편이 반드시 틀린다고 할 수 없다. ‘서로 다름’은 어느 한편의 오류를 판가름하기 위한 잣대가 아니다. 지방자치는 ‘지역발전’이라는 실익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중앙정치의 명분을 돋보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 공무원 친목단체도 정부가 감독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친목단체 지도·감독에 관한 지침’을 국무총리 훈령으로 신설했다고 2일 밝혔다. 친목단체란 구성원 사이에 상부상조와 친목도모를 위해 특별법, 민법(비영리법인) 또는 자체 정관·회칙 등에 따라 설립된 단체를 말한다. 특별법상 법인으로는 한국교직원공제회(교육부), 지방행정공제회(행정자치부), 민법상 법인으로는 나라사랑공제회(국가보훈처), 세우회(국세청) 등이 조직돼 있다. 최근 국회나 언론 등에서는 일부 공무원 친목단체의 지나친 수익사업의 불공정성과 불투명한 운영을 지적해 왔다. 지금까지 공무원 친목단체들은 고액의 퇴직부조금을 지급할 요량으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특혜성 임대사업을 감독 대상인 기관을 상대로 벌이는가 하면 주무 관청에선 근거도 없이 선심성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정부는 1994년 공무원 친목단체 수익사업을 아예 금지하는 극약처방까지 내렸다. 그러나 곧장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친목단체의 수익사업이 본래의 설립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원칙과 기준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공무원 친목단체가 수익사업을 운영하거나 투자하는 경우 주무 관청과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지 못하고, 공무원이 공무원 친목단체의 임원 자리에 오르려면 미리 소속 기관장으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주무 관청은 연 1회 이상 공무원 친목단체의 운영 실태 및 공무원의 겸직허가 현황을 점검, 그 결과를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도록 못 박았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의 영리업무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공무원 친목단체의 수익사업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뉴스 플러스] 무기체계 항목 사이버전 포함

    국방부가 훈령을 개정해 무기 체계의 항목에 사이버 작전도 포함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31일 “무기 체계와 전력지원체계를 효율적으로 획득하기 위해 개정한 국방전력발전업무 훈령이 지난 28일부터 시행 중”이라며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전 위협이 격화됨에 따라 올해부터 대북 사이버전을 군사작전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 새달 19일 올해 마지막 순경 공채 필기시험 마무리 전략

    새달 19일 올해 마지막 순경 공채 필기시험 마무리 전략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순경 공채가 다음달 19일 마지막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올해 선발 예정인원은 치안 수요 증가와 경찰 인력 보강이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1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6542명에 비해 53% 정도 증가한 인원으로, 이에 따라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시되던 시험도 세 차례로 늘어났다. 1, 2차 시험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마지막 3차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은 다급해지고 있다. 3차 시험 선발인원은 경행특채 등을 제외하면 일반 순경 2000명(남 1753명·여 247명)이다. 서울신문은 올해 마지막 순경 필기시험을 앞두고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형법, 경찰학개론 등 선택과목 중심으로 마무리 대비법과 단기 전략을 짚어 봤다. 순경 필기시험은 한국사, 영어 등 필수 2과목과 선택 3과목(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가운데 선택)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른 시험의 경향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기존 공무원 문제의 기출문제 위주로 구성됐다. 또 선사~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사 가운데 전체 문항의 50~60%가 선사~고려시대에서 출제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서 자주 출제된 개념과 역사적 사실 등을 다시 한번 학습할 필요가 있다. 영어 과목은 다른 공무원시험과 큰 차이점이 없다. 다만 영장(warrant), 구금(custody) 등 경찰 관련 단어를 다시 한번 정리하는 학습법이 요구된다. 지엽적인 문법 문제 출제가 줄어들고, 생활영어 출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수험생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위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 과목인 형법·형사소송법은 기출문제 풀이와 판례와의 싸움이다. 순경시험 형법은 판례 중심으로 출제된다. 김현 강사는 “이론이나 학설보다는 기출 판례와 최신 판례 정리에 전념해야 한다”며 “물론 총론에서 몇 가지 학설이나 법조문 관련 출제도 예상되지만 그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2010년 이후 경찰청이 주관한 시험은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기출 문제나 개념이 다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2012~2014년의 최신 판례와 과실범 처벌규정, 미수·예비·음모 처벌규정, 상습범 처벌규정, 임의적 감면, 필요적 감경 등의 개념은 다시 학습할 필요가 있다. 김현 강사는 “죄형법정주의는 거의 매회 출제되고 있고, 형법의 적용범위, 법인의 형사책임, 부작위범, 미필적 고의 등은 개념 숙지 및 관련 판례 숙지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결과적 가중범, 위법성조각사유, 책임능력, 몰수와 추징 관련 판례 등은 시험 전까지 꼭 다시 한번 암기해야 할 개념이다. 형사소송법은 과목 특성상 중요 법조문의 암기가 필수다. 때문에 시험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마무리 정리 및 암기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승봉 강사는 “기출문제를 풀이하되 문제와 답을 암기하는 방법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문제에 출제된 핵심 개념과 내용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출문제집으로만 마무리 학습을 이어갈 경우, 전체적인 개념과 흐름을 놓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기본서 회독→기출문제 풀이→서브노트 작성→기출문제 풀이→서브노트 암기’ 순으로 학습을 이어 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올해 1, 2차 시험을 분석해 보면 최신 판례와 빈출 판례 비중이 높았던 만큼 최근 3년간의 판례는 매일 눈으로 보고 익히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실시된 검찰(7급, 9급)·교정·법원 공채시험과 순경시험, 경찰간부시험, 최근 실시된 경찰승진시험 문제도 반드시 풀어봐야 한다. 김승봉 강사는 “생소한 법률 용어는 마지막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소송절차와 법조문에 대한 학습은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놓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학개론은 경찰학의 개념, 역사, 경찰행정학 등 총론과 경찰실무인 생활안전경찰, 경비경찰, 교통경찰, 정보경찰 등 각론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법과 행정학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소한 용어가 많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이라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시기다. 경찰승진시험이나 기존 순경시험 등의 기출문제 지문을 조합하거나 주요 경찰 법규 등에 대한 법조문을 지문으로 활용한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올해 1차 시험에서는 경찰이론 3문항, 경찰청 훈령 1문항, 법률 15문항, 범죄이론 1문항이 출제됐고, 2차 시험에서는 경찰윤리 1문항, 경찰이론 2문항, 범죄이론 1문항, 경찰청 훈련 1문항, 법률 13문항이 나왔다. 공병인 강사는 “80% 이상이 기출문제를 그대로 내거나 변형해서 출제된다”며 “암기해야 할 개념이 많기 때문에 기출문제를 추리고 핵심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는 ‘단권화’ 방식의 학습법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남아 있는 한 달 동안 단계별 학습법을 권장한 공병인 강사는 “1단계는 기존에 학습한 내용의 확실한 암기, 2단계는 기출문제 반복 풀이, 3단계는 그동안 정리한 오답노트 반복 숙지가 필요하다”며 “시험 2~3일 전에는 임기나 의결정족수 등 숫자 관련 암기사항을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행정학과 특채시험 과목인 수사는 비교적 쉽게 출제돼 왔다. 안태영 강사는 “지난 1차 시험에서 수사총론은 11문제, 각론은 9문제 정도 출제됐다”며 “각론의 출제 비중이 늘어난 데다 특별사범 분야에서 4문제가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수사과목은 다른 과목에 비해 법령, 규칙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개정된 법령과 규칙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내사, 첩보, 관할, 수사긴급배치, 수배,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및 특별사범의 관련 법률 등을 꼼꼼히 봐야 한다. 고교과목인 국어는 방대한 학습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험생이 꺼리는 과목이다. 꾸준히 국어 과목을 학습한 수험생이라면 문법, 어휘, 독해 세 분야에 대한 기본 정리를 끝내고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다. 사회 과목은 다른 공무원시험과 달리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세 부분이 골고루 출제된다. 수학 과목은 사고력을 요구하거나 여러 개념이 혼합된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지만, 1분에 1문항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반복 연습이 필요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문직위 공무원 성과평가 때 가점 받는다

    행정자치부가 전문가 양성과 우수 인재 발탁에 중점을 둔 새로운 인사관리규정을 26일부터 시행한다. 행자부에 따르면 인사관리규정 개정안은 지난 1월 발표한 ‘신(新)인사운영 혁신 방안’ 세부 실천과제들을 제도적으로 구체화해서 인사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전문성을 요구하는 전문직위 종사자들은 성과평가 시 가점을 부여받고, 소속기관 일부 과장급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내부공모제도를 본부 과장급으로 확대했다. 우선, 전문행정가 양성을 위해 전문직위 공무원에 대한 우대방안과 임용방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우수 공무원들이 장기 재직을 통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전문직위는 최소 3년 이상 전보가 제한되는 만큼, 이에 상응한 우대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지 않은 민원부서 등에서 장기간 근무한 공무원에게 성과평가 가점(0.3~0.5점)을 부여하고,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전문관에게는 수당(월 3만~15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차별을 철폐하고 우수 인재 발탁 인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훈령에 반영했다. 그동안 본부 주요 팀(계)장과 소속기관 일부 과장급 위주로 시범 실시해 온 내부공모제를 본부 과장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본부 실·국별 1개 이상 과장 직위는 직렬·보직경로 등에 차별을 두지 않고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내부 공모직위로 사전에 지정하고, 결원이 발생할 경우 내부 공모를 통해 임용하게 된다. 전문성이 중요한 주요 보직에 대해서는 입직 경로와 보직 경로보다는 해당 공무원의 전문성과 역량에 근거한 능력 중심 인사를 확대키로 한 것도 눈에 띈다. 가령 지난 20일 국가기록원 서울기록관장 인사에서는 행자부 본부 과장 경력은 없지만 2008년부터 국가기록원 과장으로 근무해 온 7급 공채 출신 권오정 과장을 발탁하기도 했다. 행자부는 4~5급 승진에서도 승진 예정인원의 총 30% 범위 안에서 업무에 많이 이바지한 직원을 승진·임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행자부는 또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훈령 개정에서 육아·가사 부담이 있는 공무원에게는 전보 인사 때 본인 희망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남북 8·25 합의-협상 막전막후] 지뢰도발 따지자 北 “지난 일 왜”… “전쟁” 언급하며 고성도

    [남북 8·25 합의-협상 막전막후] 지뢰도발 따지자 北 “지난 일 왜”… “전쟁” 언급하며 고성도

     ‘무박 4일’간 진행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협상은 막판까지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장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심지어 “전쟁” 언급까지 나왔다고 한다.  1, 2차를 합쳐 43시간 넘게 진행된 협상에서 우리 측은 우리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은 서부전선 목함지뢰 폭발 사건은 주변 지형과 토질상 누군가 와서 지뢰를 묻은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은 현장 사진까지 들이밀며 “피해자 수가 1명이든 2명이든 10명이든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측의 도발로 우리 젊은이 2명의 인생이 비틀린 것을 국민은 용납하지 못한다. 북한은 이에 상응한 조치를 분명히 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처음엔 “남측이 그렇게 주장할 뿐 우리는 잘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과거 사례를 하나하나 들춰내 따지는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남북 관계를 잘 풀어 나갈 것인지에 집중하자”고 말을 돌렸다. 이에 우리 대표단은 “목함지뢰 사건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다음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우리 측의 지속적인 압박에 지뢰 도발에 대한 명시적 사과를 거부하던 북한은 막판에 유감 표명을 하기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특히 사과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하는 것과 ‘사과’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데 거부감을 표현했던 북한이지만 이날 새벽 사과 대신 유감 표명으로 막판 입장을 선회하면서 합의 타결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과정에서 5·24조치 해제나 북핵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북측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진 않았지만 “남한도 확성기 방송 등 적대적 행위를 하는데 왜 자꾸 모든 잘못이 우리에게 있다고 하느냐”고 항변했다고 한다.  북측 대표단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한두 차례 언급했으나 우리 측은 이번 접촉에서는 남북 대화 채널 복구 등 남북 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고 한다.  1차 협상이 10시간여 후 공식 정회되자 우리 대표단은 서울로 돌아와 잠깐 휴식을 취했으나 북측 대표단은 평양에 돌아가지 않고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대표단은 정회 때마다 ‘평화의 집’ 휴게실 소파와 1층 귀빈실에서 막간을 이용해 토막잠을 자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은 접촉이 중단될 때마다 우리 측이 제공한 휴식처 대신 판문점 북쪽 지역에 있는 통일각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적으로 북측 대표단이 방문하면 우리가 음식을 제공하지만 이에 대해 당국자들은 협상 상대방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재개된 2차 협상에서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접촉 상황은 협상장의 오디오 및 비디오 기기를 통해 서울에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더불어 공동보도문 작성 국면에 들어서는 양측이 초안을 제시한 뒤 본국의 훈령을 받아 다시 조율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특히 북한은 도·감청으로 협상 전략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연락책을 차량편으로 직접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방식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핵심 쟁점에 대해 김 제1위원장에게 대면 보고를 통해 훈령을 받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북측은 개성에서 평양까지의 이동 경로로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개성’ 고속도로는 부실이 심하고 매우 낙후돼 개·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북한이 최근 이희호 여사 방북행을 육로 대신 항로로 제안하며 ‘평양~개성’ 고속도로 부실을 이유로 들었을 정도다. 개성에서 평양까지는 약 130㎞ 거리이고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개성에서는 24일 오전 3시간 이상 협상이 정회된 것을 두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김 제1위원장에게 직접 훈령을 받기 위해 평양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저녁에도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난항에 빠진 것은 남북이 공동보도문 작성의 큰 틀에 합의해 놓고도 미세 조정 작업에서 이견을 보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8·25 합의] 朴의 ‘원칙’… “사과 없이 타결 없다” 고수로 北 변화 이끌어내

    [남북 8·25 합의] 朴의 ‘원칙’… “사과 없이 타결 없다” 고수로 北 변화 이끌어내

    남북 고위급 간의 막바지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24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박근혜(얼굴) 대통령의 ‘고강도’ 발언에 참석자들은 깜짝 놀랐다. “이번 회담의 성격은 무엇보다 현 사태를 야기한 북한의 지뢰 도발을 비롯한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매번 반복돼 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박 대통령의 발언은 우회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대목은 회의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군을 신뢰할 것과 단결을 강조할 때에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최악의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혔다. 북측은 이로부터 남측의 확고한 의지를 분명하게 확인한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회담 기간 내내 새벽까지 협상 내용을 챙기며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회담을 지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과 없는 협상 타결은 불가하다’는 분명한 원칙이 서 있었기 때문에 여느 협상과 같은 ‘주고받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협상 당사자인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으로서는 이를 관철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보고하고 일일이 청와대의 훈령을 기다리고 말 게 없었다는 얘기다. 남측은 사과 표명, 북측은 확성기 중단이라는 각각의 목표가 분명했던 만큼 협상 당사자인 김관진-황병서 라인은 도리어 풍부한 ‘재량권’을 행사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회담 후반부에는 폐쇄회로(CC)TV 없이 담판을 이어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협상 당사자 간의 구체적인 줄다리기를 실시간 확인하지는 못했음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은 군사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경제와 국내 문제를 신경 쓰는 ‘여유’를 보였다. 24일에는 노동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노사에 책임 있는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 북한 리스크에 따른 국내 주가 하락 등을 언급하고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합의문이 도출된 25일에도 ‘길지 않은’ 평가를 내놓고 경제 행보를 이어 갔다. 이날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찍은 날로 박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첫날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반도체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올 하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노동개혁을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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