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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광대를 위한 변명/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객원칼럼] 광대를 위한 변명/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당신하고 당신 딸들은 정말 피붙이인가요? 딸들은 내가 진실을 말한다고 매질을 하려고 대들고,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하면 매질한다고 으름장을 놓거든요. 말을 안 하면 말을 안 한다고 매 맞을 테지? 그러니 이젠 무슨 짓을 해먹든 바보광대는 면해야겠어.”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에 나오는 대사다. 왕에게 이렇게 직설적인 언어를 쏟아부어도 목이 잘리거나 저잣거리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은 화자(話者)가 바로 광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대사는 대개 썰렁하다. 그 썰렁함이 객석으로 번져서 관중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관중은 깨닫는다. 광대는 바보나 미치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 비극의 양쪽 끝으로 치닫고 있는 극중 인물들 중에 오직 광대만이 제정신이라는 사실을. 이 시대의 출중한 광대들이 대거 동원된 한 편의 연극이 여름의 한국 논단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유통업자가 “악의적 발언과 MBC ‘PD수첩’의 왜곡 보도로 매출액이 감소한 데 대해 3억원을 배상하라.”며 영화배우 김민선씨와 MBC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이어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광우병과 관련한 연예인의 발언을 문제 삼는다. “김민선의 발언은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은 주장이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에 다른 배우가 나타나서 반박을 한다. 이때, 셰익스피어극 광대의 그것처럼 직설적인 대사를 주로 쓰는 보수논객이 갑자기 등장한다. 대사는 이렇다. “지금까지 등장한 배우들은 사회적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이 안 된다.” 무대 뒤에서 숨죽여 바라보고 있던 또 다른 남자배우가 나선다. 그는 이른바 국민배우다. 관중석이 술렁였다. ‘지적수준’ 사행시로 논객의 발언을 풍자한다. 가슴 아프다. 한국 보수의 천박함과 인색함이여. 광대들을 적으로 돌리다니. 너무 둔감한 것인가. 아니면 오버하는 것인가. 언젠가는 미네르바라는 이름의 ‘인터넷 광대’를 단죄한다고 해서 웃음도 안 나오는 희극을 연출하더니, 이제는 진짜 본물(本物) 광대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쇠고기 수입업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이 소동은 나라에도 정부에도 보수진영에도 한나라당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헛다리 짚기다. 사법적인 판단은 사법부에서 내릴 일이다. 그러나 이 소동이 촛불집회, 노무현 대통령 서거, 쌍용차 사태 등을 겪으면서 이제 겨우 사회 갈등의 불씨를 수습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기름을 확 부어버리는 비극이 될까 걱정이다. 연극에 광대가 필요하듯 사회에도 광대의 역할이 있다. 그들은 우리를 기쁘게 하고, 우리를 쉬게 하고, 우리 대신 부상(浮上)하고 우리 대신 추락한다. 이런 의미에서 광대들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일반인의 그것보다 훨씬 더 넓게 보장되어야 한다. 광대의 가장 큰 존재 의미가 풍자(諷刺)이기 때문이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풍자를 말하는 자 죄 없으며 이를 듣는 자 훈계로 삼을 가치가 있다.”라고 했다. 안동의 하회탈춤 역시 양반에 대한 광대들의 질펀한 풍자가 압권이다. 하지만 하회탈춤이 지금까지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세도가문 풍산 류씨의 재정지원 덕분이었다. 양반들을 풍자하는 연희(演戱)를 양반 자신들이 지원하는 넉넉한 사회정신을 우리 사회가 계승해야 한다. 광대의 말을 무시하다가 완전히 몰락한 리어왕에게 광대가 말했다. “금관을 줘버린 것은 그대 골통 속에 지혜가 없어서이지.”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MB “서민아픔 돌보는 것이 소명”

    MB “서민아픔 돌보는 것이 소명”

    이명박 대통령이 ‘친(親) 서민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16일 어린이집을 찾아 ‘1일 교사’ 체험을 하고,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서민의 아픔을 얘기하며 ‘나눔의 생활’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관악구 신사동에 있는 보육시설인 ‘하나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영유아와 놀이하며 돌봐주기, 아이들 귀가 준비하기 등 보육교사 활동을 체험했다. 일하는 엄마들과의 타운미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과 보육서비스 질에 대한 의견을 듣고, 보육교사들이 보는 보육서비스 등에 대해 현장 의견도 수렴했다. 이 대통령은 “아이 넷을 키워 봐서 (부모 마음을) 잘 안다.”면서 “내가 네명을 키울 때는 의료보험도 못 들었다. 어디에 가도 아이가 많으면 구박받았다.”고 소회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어머니들은 ‘보육시설이 있어도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궁극적으로 보육을 정부가 해주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맞벌이를 해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면 (보육료 지원) 혜택을 주려고 한다.”면서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사립 보육시설의 교사 보수를 국공립 수준으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애아 보육과 관련, “장애인 부모들이 밝아야 한다.”면서 “제일 위험한 게 (장애인) 부모가 남들 앞에서 (자녀가 장애아라는 사실을) 말하기 싫어하고 보여 주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보육시설 방문을 마친 뒤 인근 설렁탕집을 찾아 택시운전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자녀교육 문제와 체감경기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이 된 것은 서민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돌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삶에서 전세계 지도자들과 교우하기까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삶을 살아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선을 다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섬기며 우리나라를 세계로부터 존중받는 선진일류국가로 만들라는 소명을 받은 것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런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겸손히 지혜와 명철을 구하겠다.”면서 “의롭게, 공평하게, 정직하게 행한 일에 대해 훈계를 받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 가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수마와 함께 왔던 사랑의 여신

    수마와 함께 왔던 사랑의 여신

    A=수마(水魔)란 정말 무서운 것이더군. 지난 한주는 수해와 이에 대한 복구소식으로 신문지면을 메웠지. 그 비극 속에서도 엉뚱한 일,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일등이 없지 않았던 모양인데 이번 주에는 그런 이야기나 해 볼까. D=수중에서 피어난 사랑이 통금위반으로 걸린 이야기를 해볼까. 남녀의 사랑이란 무엇이길래 그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게 마련이더군. 23일 상오 1시쯤 이재민 5천여명이 수용되어 있던 영등포초등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 수돗가에서 김(金)모씨(22·신도림동)와 박(朴)모양(20)이 사랑을 속삭이다 순찰 나온 경찰관에게 통금위반으로 잡혔어. 경찰에 잡혀온 이들은 아침에『사랑도 좋지만 우선 복구에 힘쓸 때가 아니냐』는 훈계를 받고 풀려났는데 듣고 보니 이들이 사랑을 맺은 계기가 미소롭더구만. 이들은 같은 동네에 사는데 신도림동 일대가 물에 잠겼을 때 각각 자기 집 가재도구를 날라 내다 서로 어려운 일을 도와주어 처음 알게 됐다는 거야. 그 뒤 영등포국민학교에 같이 수용되자 사랑의 불이 당겨져 그 경황 중에서도 남의 눈을 피해 매일 밤 수돗가에 나와 사랑을 속삭였다고 하더군. [선데이서울 72년 9월 3일호 제5권 36호 통권 제 204호]
  • 쌀직불금 부당 수령 솜방망이 처벌

    쌀직불금 부당 수령 솜방망이 처벌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쌀 소득보전 직불금’ 부당 수령 공무원에 대해 잇따라 경징계 또는 불문 처분 결정을 내려 솜방망이 처벌 논란과 함께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1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1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2005~2007년 쌀 직불금을 부당 수령해 징계가 요구된 공무원 26명 중 2명에 대해 각각 1개월씩 감봉, 10명에게는 견책 징계를 결정하고, 나머지 14명은 불문 경고 또는 불문 처리했다. 충남도도 최근 도청 소속 직불금 부당 수령 공무원 23명 가운데 4명에 대해서만 견책 또는 훈계 처분했고, 나머지 19명은 인사위원회에 회부조차 하지 않았다. 대전시 역시 직불금 부당 수령자 4명을 모두 견책 처분했고, 인천시도 7명 중 1명만 감봉 2개월의 경징계했을 뿐 6명에게는 불문 경고 처분했다. 이밖에 충북도의 직불금 부당 수령 공무원 8명에 대한 징계 수위도 모두 견책과 감봉에 그쳤다. 광주시와 전북도, 대구시 등 나머지 광역 지자체들은 이달 중 직불금 부당 수령자들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경징계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초 중앙기관 508명을 비롯해 지방 941명, 교육청 706명, 공공기관 297명 등 직불금 부당 수령 공직자 2452명에 대한 징계를 각 기관에 요구했으며, 이들에 대해 중징계 등 ‘엄중 조치’ 방침을 표명했었다. 그러나 지자체들이 행안부의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자 각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은 “공직자들의 직불금 부당 수령은 공금 횡령”이라며 “지자체의 솜방망이 처벌은 공직사회의 준법정신 수준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국농민회 관계자도 “농민에게 돌아갈 돈을 가로챈 공무원들에 대한 경징계 처분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중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직불금 부당 수령 공무원에 대한 경징계 및 불문 처분이 자진 신고, 직불금 반납, 가족의 직불금 수령 사실 미인지 등의 경우 징계 수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한 행안부의 지침에 따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서로 배려하세요, 모두 행복해져요”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서로 배려하세요, 모두 행복해져요”

    노년기에 접어들면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노년기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위축돼 어느 시기보다도 가족관계가 중요한 때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이 가정 내에서 보내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훨씬 늘었다. 그만큼 노년기에는 원만한 가족관계가 중요하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갈등을 줄이고 모두가 바라는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부부 사이 취미도 가사도 함께 배우자 만족도는 생애주기 내에서 일반적으로 ‘U’자를 그린다. 결혼 초기에 만족도가 최고점에 있다가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 자녀 독립 이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노년기가 되면 만족도가 다시 증가한다. 대부분의 부부는 이 공식을 경험한다. 자녀가 독립하면 자녀 양육부담이 감소하고, 서로 동반자 의식이 생긴다. 노년기의 남편과 아내는 인생의 동반자일 뿐 아니라 몸이 아플 때 서로 챙겨주는 가장 중요한 ‘부양자’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은퇴 후에도 결혼 만족도가 증가하지 않아 감정적으로 이혼 상태나 다름 없는 부부도 우리 주변에는 흔하다. 부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의사소통’과 ‘배려’가 중요하다. 또 부부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화제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취미나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그래도 내 남편(혹은 아내)뿐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취미생활 등을 함께 하게 되면 더욱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다. 특히 부부가 공통의 체험을 하는 것은 화제를 풍부하게 한다. 동창 모임에 부부가 함께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부부가 공유하는 시간은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함께 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또한 고정적인 부부 역할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을 나누지 말고 부부를 하나의 ‘협력체’로 인식하고 가사를 분담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연습하는 것도 좋다. 처음엔 쑥스러울 수 있지만 하다 보면 서로 친밀감이 커지는 것 느낄 수 있다. ●자식에겐 충고·훈계보다 이해를 부모 자식관계는 일생을 통해 지속되는 가장 긴 관계다. 과거보다 부모에 대한 존경심, 부양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은 낮아졌다. 반면 부모들은 자녀세대의 의식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이런 이유로 부모 자식간의 갈등은 점점 커져 가는 추세다. 노부모가 성인이 된 자녀에게 의존하는 것은 건강이 약화되고 경제적으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심리적·경제적으로 원조하다가 자식에게 의존해야 하는 것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자녀들 또한 실제로 부모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느낀다. 자녀가 결혼했다면 자신의 자녀들의 부양도 함께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 이때 노부모가 과도하게 의존적이며 개입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 갈등은 극대화된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자녀에게 충고·훈계·지도 등을 고집하는 상황이라면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 자식간에 서로 생각과 가치관의 차이가 있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로 세대차이가 있는 만큼 ‘부모의 생각이 고리타분하다.’거나 ‘자식들이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부모들은 자녀의 생활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로 의사소통을 통해 ‘가치관’을 교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대화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자식에게 전하고, 자식의 입장이나 생각도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식사를 하면서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동거 여부도 중요하다. 자녀와 함께 살면 짐이 될 것 같고, 따로 살면 외로울 것 같은 혼란은 5080 세대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이다. 따로 살지만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서 자주 방문하는 등의 방법에 대해 자녀와 터놓고 이야기하면 좋다. ●‘노인 되기 연습’은 50대부터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선 50대부터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경제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감정적’ 준비를 해둬야 가족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일본, 미국 등 고령사회에서는 ‘노인 되기 연습’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가족학회 이동원(이화여대 명예교수) 고문이 2000년대 초반부터 ‘예비노인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시초다.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직장을 다녔던 사람일수록 은퇴 후 가족갈등에 시달린다. 젊었을 때 가족들과 정서적 유대를 쌓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예비노인연습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가족관계다.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허남순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라면서 “자식과 배우자를 독립적인 주체로 바라보고 이해하면 가족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성적꾸중’ 중학생 자매 투신 숨져

    28일 오전 2시3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 한 아파트 앞에서 모 중학교 3학년 A(14)양과 A양의 2살 아래 여동생(12·1학년)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 이모씨가 발견했다. 이씨는 “‘쿵’하는 소리가 들려 베란다 밖을 내다봤는데 여자아이 두 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매의 부모는 경찰에서 “이틀 전 작은아이가 학업 성적과 관련해 거짓말을 해 큰아이까지 함께 불러 훈계했다.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오고 둘이 함께 집을 나갔는데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아 행방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매가 발견된 아파트의 13~14층 사이 복도에 이들의 가방이 놓여 있는 점으로 미뤄 함께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관가 포커스] 대통령 호통에 “음매 기죽어”

    “잇단 호통에 사기가 안 꺾이는 게 이상하죠.”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공식석상에서 공무원 비리와 기강해이를 질타하자 공직사회에서는 조금씩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혹평이 전체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를 낳고 있다는 것. 공무원들은 ‘당근’ 없는 ‘채찍질’에 ‘둔감’해질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비롯한 정부과천청사 등 관가는 착 가라앉은 분위기다. 비리공무원 보도가 하루 걸러 터져나오는 데다 이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애국심은 야구 선수만 못하다.”고 꼬집은 데 이어 “공직자들이 더 엄격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훈계를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복무기강 담당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지난 연말부터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공금횡령과 금품수수시 착복금의 최대 5배까지 물어내는 경제적 징계, 징계시효 중지 등 강도 높은 대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호통’은 그치지 않고 있는 것. 한 과장급 공무원은 “대통령의 말씀이 동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바깥에 비쳐지는 공직사회 모습이 너무 안 좋아 사기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은 “대통령 말씀 때마다 후속조치를 취하기가 쉽지가 않다.”며 시간적 여유를 호소했다. 행안부는 매주 직장교육 등을 통해 윤리교육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너무 자주 호통을 치다 보니 둔감해지는 역효과도 나온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계속 ‘머슴론’ ‘걸림돌’ ‘전봇대’ 등으로 혼나다 보니 이제는 긴장보다 무감각한 상태”라며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산불 처벌 지자체별 들쭉날쭉

    산불 처벌 지자체별 들쭉날쭉

    건조한 날씨 탓에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 발생을 둘러싼 공무원 등에 대한 처벌 기준과 범위가 제각각이어서 형평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산불 발생에 책임이 있는 공무원에 대해 서슬 시퍼런 일벌백계 방침을 적용하고 있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무관심한 듯 너무 관용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원칙이 전무한 탓이다. ●상급관청 관행에 시·군도 징계 없어 8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도는 산불특별경계기간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 행정지시 위반으로 해당 관청과 공무원에 대해 경고 또는 직위해제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기관경고’는 상급 관청이 하급 관청에 내리는 조치다. 경북도에서는 올들어 지난 7일까지 극심한 가뭄으로 모두 88건의 산불이 발생, 149㏊(1㏊는 1만㎡)에 이르는 산림이 훼손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건수와 피해 면적이 각각 3배 및 16배나 크게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경북도는 산불지역 시·군에 대해 기관경고를 내리거나 책임 공무원에 대해 문책 조치를 내린 적이 없다. 상급 관청이 관행을 이어받은 탓인지 시·군들도 마찬가지로 읍·면사무소 등 하급 관청에 대해 징계한 적이 없다. 특히 올들어 도내 최대 산불 피해지역인 칠곡군은 지난 6일 지천면 창평리 야산 정상 부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임야 82.5㏊가 불타는 등 지금까지 발생한 8건의 산불로 임야 82.2㏊가 피해를 입었지만 책임자는 없었다. 반면 도는 2005년 4월 칠곡군 지천면 심천리의 건령산 산불진화와 관련, 칠곡군에 대해 ‘기관경고’ 하고, 관련 공무원을 엄중 문책토록 했다. 칠곡군의 예방활동 소홀로 대형 산불(피해면적 10㏊)이 발생했고 진화가 끝난 뒤 ‘뒷불 감시소홀’로 2차례에 걸쳐 산불이 재발하자 책임을 엄중히 물은 것이다. 도는 2006년 1월에도 산불이 발생한 예천군에 대해 기관경고를 했다. 예천군이 ‘입산자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의 산림보호 의무는 당연” 경남 김해시도 지난 6일 김해 생림면 봉림리 마현마을의 무척산 자락과 삼계동 공원묘지 뒷산에서 각각 발생한 산불로 임야 3.5㏊를 태운 책임을 물어 간부급 공무원(5급) 2명을 직위해제하고 다른 2명에 대해 경고와 훈계 조치를 했다. 포항시도 지난 18일 올들어 4건의 산불이 발생한 흥해읍에 대해 기관경고를 내렸다. 이처럼 산불 관련 기관 및 공무원에 대한 처벌기준이 때와 장소에 따라 들쭉날쭉하자 불만과 함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무원들은 “지자체가 공공재인 산림에 대해 보호의무를 지고 있는 만큼 이를 다하지 못하면 원인을 종합적으로 따져 누군가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징계대상은 애궂은 공무원보다는 기관 위주가 되어야 하고 예산삭감의 페널티도 함께 부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이현복 산림방지과장은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산불 책임 기관 및 공무원에게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은 산불 예방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마땅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8일 김태호 지사가 도내 시장·군수들에게 산불 취약지역을 하루 한차례 이상 직접 순찰할 것을 당부하는 산불예방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감사 가볍게 보면 다친다

    ‘감사 우습게 보지 마.’잇따른 공무원 사회복지기금 횡령 등 정부가 고질적이고 반복적인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감사처분의 실효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비리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 요구가 구체화되며, 징계·문책 사유 발생시 징계시효를 정지시키는 방안도 마련된다.행정안전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징계령, 행정감사규정 등 4개 법령을 상반기 내 입법예고해 연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감사결과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공무원징계령을 개정해 징계처분 요구의 종류를 구체화해 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징계, 경징계로만 구분해 처분요구했던 것을 파면·해임·강등·정직(이상 중징계)·감봉·견책·훈계(이상 경징계)로 구분해 요구하겠다는 것.행안부 관계자는 “정부합동감사의 감사대상, 절차, 시효정지, 재심의 등 관련 법률근거가 없거나 미약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징계의 가장 낮은 등급의 징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징계를 유리하게 약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해임, 정직, 견책 등 각 징계양정을 명시하기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2006~2008년 3년간 정부합동감사처분요구 가운데 신분상 징계가 273건이 있었으나 실제 원안대로 징계가 수용된 경우는 23%(62건)에 불과했다. 요구된 징계보다 감경처리된 건은 183건(67%)으로 10명 중 7명에 달했다.또 징계 문책사유 발생시 시효정지 근거를 지방공무원법에 만들어 조사 중인 감사건에 대해서는 징계시효 2년을 일시정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통상 2~3년 안에 징계시효가 소멸되는데 적발된 시점이 징계시효를 얼마 안 남겨둔 상태라면 처분시점에서 징계시효만료로 풀려날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합동감사결과에 대한 제도개선 요구근거를 행정감사규정에 넣기로 했다. 감사로 지적된 불합리한 제도들이 실제 정책에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제도개선 반영률은 12%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횡령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에게는 신분상 징계(파면·해임) 외에 착복금의 두 배 이상을 중과하는 경제적 징계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8세기 괴짜선비 이옥을 아시나요

    18세기 괴짜선비 이옥을 아시나요

    18세기 ‘괴짜 선비’ 이옥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옥은 1760년에 태어나 1815년에 돌아간 문인으로 연암 박지원과 같은 시대를 산 선비다. 정조가 그를 두고 ‘글의 문체가 패관소설체로 순정하지 않다.’고 4차례나 지목하는 바람에 조선실록에 불명예스럽게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옥은 즉시 ‘반성문’을 쓰긴 했으나 끝내 자신의 문체를 버리지 않아 과거시험에 1등으로 합격하고도 꼴찌로 강등된다. 나아가 과거시험 응시 자격을 아예 박탈당한 것은 물론 군적에 편입돼 신분이 추락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런 탓에 이옥은 왕명이 지엄한 봉건시대에 자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문제적 문인’이자, 조선시대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은 거의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완역 이옥전집’(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기고 엮음, 휴머니스트 펴냄, 전5권)은 이런 ‘괴이하고 불경스러운 언어’로 저잣거리의 인정과 풍물을 진솔하게 그려낸 괴짜 선비를 21세기에 끄집어 낸 책이다. 이옥이 살았던 18~19세기 조선은 정치가 비교적 안정을 찾은 가운데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소품 문학, 요즘 식으로 하면 단편소설, 에세이 등이 유행한다. 유교경전에 기반한 낡은 사유와 천편일률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선비들이 관심사를 여성, 중인, 상인, 평민, 물고기, 새, 담배, 요설, 민담, 음담패설 등으로 확대한 것이다. 내용 또한 계몽적이고 교훈적인 데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내면의 흐름을 보여준다. 소품 문학의 문체는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 양반전, 호질 등을 떠올리면 된다. 문제는 정조가 이런 문체를 싫어했다는 것이다. 그는 선비들에게 ‘순정한 문체’를 유지할 것을 강요했다. 고전에 능한 정조의 개인적 취향이라기보다는 조선왕조의 체제 유지와 관계가 있었다. 상공업의 발달로 중세 사회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실학이 흥하고 있었다. 특권 귀족층을 억누르며 왕권 강화에 그 나름대로 성공했던 정조는 사대부들이 정통 성리학과 당송의 시와 문장 등으로 교화되길 희망했다. 중세의 지배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이 나타나는 패관문학식의 글쓰기를 방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실학이 본격적으로 성리학의 공리공론을 비판하고 개혁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에 위기감은 강화됐다. 자유로움을 무기로 하는 소품 문학이 백성들에게 대중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정조는 더욱 엄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조는 소품 문학을 억압하는 ‘문체반정’을 시행하면서 신분과 처지에 따라 문책을 달리했다. 남공철과 같은 주요 집안의 자제는 직접 불러서 엄하게 훈계하고 문체를 고치게 했다. 박지원의 경우에는 남공철을 통해 ‘문체를 고치면 홍문관과 같은 청화한 관직을 주마.’라며 당근 정책을 썼다. 그런데 이옥처럼 양반이기는 하지만 한미한 무반계 출신에게는 가차없는 처벌을 내려 시범케이스로 삼았다. 당색도 이미 오래 전에 권력기반을 잃은 북인계였기 때문에 이옥에 대한 징계를 두고 크게 고려할 것도 없었다. ‘유권무죄,무권유죄’의 시절이었다. 결국 권력의 회유정책에 굴복해 박지원은 자신의 문체를 버린다. 하지만 이옥은 정조의 요구를 시종일관 거부한다. 그리고 평생을 소품 문학에 자신을 바친다. 문체 때문에 정조 23년 삼가현으로 귀양까지 갔던 그는 유배에서 해제된 뒤에는 경기도 남양에 칩거해 글을 지으며 여생을 보낸다. 이번에 나온 전집은 성균관 시절부터 절친했던 벗 김려가 나중에 그의 글을 수습해 ‘담정총서’로 한데 모은 것이 주요한 근거가 됐다. 이언, 동상기, 백운필, 연경 등 그의 글을 수집했다. 김형섭 실시학사고문연구회 회장은 “지식인이란 권력이 원하는 대로 따라가기 마련이고, 글쓰기조차 자신의 감정을 속이기 쉽다. 그러나 이옥은 글쓰기를 통해 권력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여 나간 것으로 보인다. ”면서 “근대문학과 현대문학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로서 이옥의 글이 문학사에서 중요하지만, 그의 외곬적인 기질도 현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 역자는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의 전현직 연구원이나 교수들이다. 각권 2만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재판 관여는 탄핵사유… 윤리위→징계위 거쳐 결론

    [신영철대법관 재판참여 조사결과] 재판 관여는 탄핵사유… 윤리위→징계위 거쳐 결론

    16일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발송 등을 재판 개입 행위로 규정지으면서 신 대법관의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탄핵·금고 이상 때만 파면 가능 법원조직법 46조는 ‘법관은 탄핵 결정이나 징역형을 받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탄핵 소추는 재판관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국회가 의결할 수 있다. 신 대법관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큰 범주에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법 사상 처음으로 대법관에 대해 탄핵 소추가 이뤄지면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소장 판사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대법관이 ‘심신상의 장해’를 이유로 사퇴를 표명하면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퇴직을 명할 수 있다. 그러나 신 대법관은 이날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오후 5시 전에 퇴근했다. ●사의 땐 대법원장 제청→퇴직 신 대법관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징계조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징계 권고 권한이 있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사건을 회부한 것이 징계를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공직자윤리위는 모두 9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을 비롯한 5명이 교수·언론인 등 외부인사다. 공직자윤리위가 심의 후 징계를 권고하면 대법원은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내용을 심의·결정한다. 징계처분의 종류는 ▲정직(1개월~1년 동안 직무집행 정지·무보수) ▲감봉(1개월~1년 동안 보수의 3분의1 이하 감봉) ▲견책(징계사유에 대해 서면으로 훈계) 등이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으로 확인된 허만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도 징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국민·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 끊임없이 고민”

    1955년 10월13일 대법원은 ‘축첩(蓄妾)’ 행위를 불법 무효로 규정했다. 1988년 12월에는 한국전기통신공사가 교환원의 정년을 낮춘 것이 ‘남녀차별금지규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나왔고, 2005년 7월에는 여성을 종중(가문)의 구성원으로 인정했다. 여성의 권리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판결들이다. ● 성전환자·부부강간 인정 판결 지난달 부산지법은 ‘성전환자(트랜스젠더)에 대한 강간죄 인정’과 ‘부부간 강간 인정’ 등 두 차례의 판결을 통해 여성과 성적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판결의 주인공은 부산지법 민사항소 2부 고종주(60·사법시험 22회) 부장판사. 2002년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전환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도 그였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6일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국민과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서 정당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것은 어느 판사나 갖고 있는 당연한 마음가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처럼 ‘획기적인’ 판결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을 묻자 “때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한다. 성전환자의 성별전환 인정을 포함한 세 사건 모두 어떤 요건을 선택해 어떤 시기에 인정하느냐의 문제였을 뿐이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의 판결문은 인터넷상에서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해 2월 전군표 전 국세청장 사건을 맡았을 때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과 심리학 이론을 인용한 ‘인지부조화’라는 말을 사용했다. 지난달 판결 내린 성전환자 강간사건의 경우, 피고인에게 ‘오늘을 기점으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꿔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고 신은 좋은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준 것이다.’라며 진심어린 훈계를 잊지 않았다. ● 화제의 판결문… 시집도 펴내 5년 전 시집 ‘우리 것이 아닌 사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감정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면서 “판결을 내릴 때도 항상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애쓴다.”고 말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 정두언 의원 이번에도 ‘아고라 도전’ 실패?

    정두언 의원 이번에도 ‘아고라 도전’ 실패?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두언 의원이 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당하고 있다.앞서 정 의원은 아고라에 2편의 글을 올렸지만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8일 첫 글을 통해 “지역감정, 종교 등의 흑백논리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소통이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그는 지난달 19일 올린 두 번째 글에서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더라도 계속 (아고라에)소통을 시도할 것”이라며 대화와 토론을 강조했지만 역시 반응은 싸늘했었다.  정 의원은 이날 ‘우리들의 일그러진 개혁’이란 글을 통해 자신이 올해 초 광주·전남 지역 대학생 간담회에 참석하려다 일부 학생들에게 저지당했던 경험을 소개한 뒤 “이들의 서슬 퍼런 얼굴에서 ‘나는 개혁가야,이 더러운 반동들아!’ 라는 표정을 읽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회의 정의와 기본적인 권리의 보장을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결코 정의롭지 못한 폭력을 사용하고 또 남의 권리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고 반문했다.이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겨냥, “학생들뿐 아니라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로부터 흔히 볼 수 있는 면들이다.최근 국회에서 어떤 수염을 기른 분이 이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들이 이렇게 터무니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배경에는 도덕적인 우월감이 깔려있는 것 같다.그런 우월감은 이 모순된 사회를 바로 잡아야 할 개혁 진영에 내가 속해 있다는 선민의식에서 나온다.”고 꼬집은 뒤 “그들이 자신들의 독선과 오만까지도 정당화시키는 근거로 삼는 소위 ‘개혁’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한 번 보자.”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현재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진보와 보수,좌와 우,개혁과 진보,친북과 반북 등의 용어 사용이 제멋대로 뒤섞여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일일이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이어 “진보·좌파·친북이라 해서 개혁이 아니며,마찬가지로 보수·우파·반북이라 해서 반개혁이 아니다.”며 자신이 개혁 성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당론과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을 빗대 “한나라당에도 다소 좌파적이고 친북한정권적인 성향의 사람이 있다.그런 사람이 당내에서 누가 봐도 잘못된 일에 대해 외면하거나 심지어 옹호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다면 그는 개혁이 아니고 반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의 이 발언은 당내 소장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과격 노조가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주범이라는 비판이 옳다면,그 과격노조를 바로 잡는게 개혁일 것”이라고 주장한 정 의원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과격노조가 진보좌파 친북이라해서 개혁세력이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이런 개혁은 세상을 바로잡기는커녕 더욱 잘못되게 만든다.”고 강변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열성’에도 해당 글에 대한 아고라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금수강산’이란 네티즌은 정 의원의 ‘개혁론’에 대해 “교육에도 환경에도 문화에도 죄다 경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당신이 말하는 ‘개혁’인가.”라고 비판했다.’Black Blade’란 네티즌은 “진짜 한심하네요.언제까지 친북 좌파 타령하실 겁니까? 무조건 매도하고자 하는 대상에 친북, 용공세력만 갖다 붙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은 지났습니다.”라며 정 의원의 주장에 하나하나 반론을 달았다.  이 외에도 “지난 번에는 빨간 안경이 어쩌고 하시더니 이번 글에는 아예 좌우니 진보·보수니 하는 말을 가르치려 드시네요.단도직입적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이념이니 뭐니,북한이 어쩌고 저쩌고,이런 것에 하등 관심없습니다.”(베르캄프) “좌우개념이 소아적…아직 정리가 덜 되신 듯”(노앤장) 등 정 의원의 ‘훈계성 소통글’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 의원에 대한 비난이 감정에 치우쳐 있다며 반론을 펼쳤지만 소수에 불과했다.오후 2시 50분 현재 이 글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찬성이 64표에 그친 반면 반대는 무려 20배 넘는 1332표를 기록했다.또 이 글에는 60여개의 답글이 달렸지만 대부분 정 의원에게 비호의적인 내용이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정책진단]겉도는 주민참여제도

    [정책진단]겉도는 주민참여제도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도입된 주민참여제도가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주민참여 관련 각종 청구건수가 줄어들면서 “어렵게 이뤄낸 제도적 성과가 껍데기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서울신문이 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와 함께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06년 7월 제4대 지방의회 개원 이후 주민발의 건수가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실망이 무관심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민참여제도는 2000년 주민발의와 주민감사청구제 시행을 시작으로 주민투표(2004년), 주민소송(2006년), 주민소환(2007년) 시행에 이르기까지 제도적 틀을 꾸준히 갖춰왔다. 2000년 도입된 주민발의제도는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에 힘입어 2003년 49건, 2004년 29건, 2005년 41건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하지만 2006년 8건, 2007년과 2008년 각 6건으로 청구건수가 크게 줄었다. 2006년 7월 이후를 기준으로 할 때 가결된 경우는 5건뿐이다. 부결 2건, 자진철회 2건, 상임위 계류 중인 안건이 1건이고 나머지는 서명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민발의가 외면받는 것은 지방의회의 무관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3대 지방의회(2002.6~2006.6) 때 제기된 주민발의 123건 가운데 원안대로 가결된 것은 12건뿐이었다.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52건(42%)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심의조차 하지 않아 자동폐기된 것도 26건이나 됐고, 상임위에서 부결시킨 경우도 22건이었다. 주민발의 반영률이 미미하자 “주민발의를 해서 뭐하나.”란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제도시행 초기 총 주민의 20분의1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2006년 2월부터 완화했는 데도 주민발의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주민참여제도 가운데 그나마 상대적으로 활발했던 제도는 2000년에 도입된 주민감사청구였다. 2006년 7월 이후 주민감사청구 건수가 63건으로 이전보다 건수 자체는 늘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는 미흡하다. ●해외연수와 의정비 감사청구 많아 주민감사청구사례 분석 결과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 지방의회 의정비, 업무추진비 등 부정부패·예산낭비를 대상으로 한 게 다수를 차지했다.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해서는 2007년 5월께 10곳에서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감사 결과 모든 지자체에서 훈계나 문책 등 행정·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서울 한 구청의 경우 감사에서는 ‘타당성 검토 미흡, 해외연수 목적과 귀국보고서 부적합, 여행경비 지출 부적정’ 등이 지적됐지만 실제 취해진 조치는 시정 3건, 훈계 2건, 주의 2건과 함께 28만 6500원 환수가 전부였다. 어렵게 감사청구를 성사시켜 문제점이 드러나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울산 남구의 경우 18만원 회수와 담당공무원 문책이 전부였을 정도였다.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도 경기 안성, 서울 광진·금천·노원·도봉·동대문·서대문·성동·양천·중랑 등 10곳에서 제기됐지만 몇몇 담당공무원에 대한 경징계나 훈계 등을 빼고 실질적인 처벌은 없었다. ●2007년 제기한 주민소송 1심 계류중 주민감사청구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도 주민소송에 가면 상황이 달라지는 점도 제도의 실효성을 제약하고 있었다. 주민소송은 2006년 7월 이후 11건 제기되는 데 그쳤다. 주민소송은 주민감사를 청구해 상급 지자체의 감사를 받아 위법한 사실이 드러나야만 제기할 수 있다. 제기된 소송 중 승소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서울 성북구와 충남 청양군의 경우 각각 구의회와 군수의 업무추진비 위법지출로 2006년과 2007년 각각 주민소송이 제기됐는데 현재 모두 3심 계류 중이다. 소송 기간만 2~3년이 걸리는 셈이다. 수원시 공무원들의 초과근무수당 불법지급에 대한 주민소송은 2007년 제기됐는데 지금도 1심 계류 중이다. 주민투표는 제도시행 이후 방폐장 선정을 위한 정부 수요로 진행됐을 뿐 주민들의 요구로 시행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주민소환은 경기 하남시에서 한 번 시도됐지만 조민소환제를 둘러싼 논란이 격해지는 부작용을 겪었다. 주민참여제도 분석에 참여한 이지문 민주공무원노조 정책연구원은 1일 “주민참여제도의 외형적 틀은 갖췄지만 갈수록 껍데기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제도 홍보와 훈련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성사된 사례 어떤 게 있나 주민참여제가 정착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성사된 몇몇 사례는 주민참여제가 풀뿌리 민주주의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부 사례에선 정치적 악용 논란도 일었다. ●서울 강북구 의정비 조례 개정안 원안가결 지방의회가 경쟁적으로 의정비를 인상해 빈축을 사는 와중에 서울시 강북구의회는 지난해 9월 ‘강북구의원 의정비인하 조례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진보신당 최선 구의원이 강북구 주민 7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제출한 이 조례는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를 통해 구의원 의정비가 인하되는 기록을 세웠다. 개정안은 강북구 의회가 2007년 5375만원으로 대폭 올린 의정활동비(2006년 3284만원)를 22%가량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기 연천 주민참여기본조례안 수정가결 경기 연천군이 2007년 7월 통과시킨 ‘연천군 주민참여 기본조례’는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한 ‘권리장전’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1214명의 청구로 주민발의한 뒤 1년 만에 결실을 맺은 이 조례는 군민 누구나 군정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회의공개 원칙 ▲위원회에 군민참여 보장 ▲주민참여예산 ▲군정시책토론청구 ▲군민의견조사 등 주민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각종 제도도입을 명시해 눈길을 끈다. ●서울 서대문구 재개발에 제동을 걸다 서울 서대문구가 규정을 무시한 채 북아현3구역 재개발조합설립인가를 내준 사실이 지난달 8일 서울시 감사결과 드러났다. 재개발과정의 규정 위반에 제동을 건 이 조치는 지난해 서대문구 주민 208명이 “북아현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승인과정에 불법이 있다.”며 제기한 주민감사청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맨은 관련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서대문구 직원 3명을 문책하도록 요구하고, 재개발조합에도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시민감사옴부즈맨은 현재 주민감사가 청구된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과 성북구 성북3구역에 대해서도 감사중이다. ●청양 군수 업무추진비 소송 3심 계류중 충남 청양시민연대는 2007년 4월 “칠갑산 도립공원 안에 지천 인공폭포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위법과 예산 낭비를 저질렀다.”며 청양군수를 상대로 한 주민소송을 대전지법에 냈다. 시민연대는 “2005년 청양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와 지천 인공폭포 조성 공사와 관련한 예산상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청양군수는 책임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이미 2006년 주민감사청구 결과 사실로 드러나 주의와 환수 결정이 내려진 사안이었다. 이 소송은 지금 대법원 계류중이다. ●하남시장 주민소환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주민소환제는 지금까지 경기 하남시에서 딱 한 번 성사됐다. 하남시에 광역화장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시장 발표와 시의회 결정에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반대주민들은 시장과 시의원 3명의 소환을 청구했다. 2007년 12월12일 소환투표를 실시했지만 시장과 시의회의장은 투표율 저조로 소환이 무산됐고 나머지 시의원 2명은 소환됐다. 하남시 사례는 정치적 악용 가능성과 소신행정 장애 등을 이유로 청구사유를 제한하고 소환대상자의 권한정지조항 삭제 등 제한을 강화하자는 주장과 주민서명수를 하향조절해 기준을 완화하자고 주장이 맞서면서 주민소환제에 대한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원희룡 “중학생 딸이 ‘아빠 싸우러가?’ 물어”

    원희룡 “중학생 딸이 ‘아빠 싸우러가?’ 물어”

    ”이렇게 연말만 되면 해외토픽에 나오는 이런 국회,더 이상 안 된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국회 파행과 관련,”국민이 무슨 죄가 있겠냐.”며 대화를 촉구했다.  당내 소장파를 대표하는 원 의원은 29일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요즘 중학생들이 학교에서 싸우는 것을 학생 지도교사들이 훈계하면 학생들은 ‘우리만 싸우나요?여의도는 더 해요’ 라고 한다.”며 “참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중학생 딸들이 있는데 아침에 ‘아빠,싸우러가?’라고 물어본다.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전한 뒤 “이것은(국회 파행) 정치의 실종이며 정당정치의 공멸”이라며 국회 파행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정치가 국민의 존경을 받고 희생과 통합·포용을 얘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정치가 국민들의 걱정거리이고 조롱거리”라며 “이젠 미성년자인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이러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전날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요청했던 85개 법안 중 13개의 ‘사회개혁’ 법안 처리를 늦출 수 있다고 전한 것과 관련 “국회의장이 정말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안으로 더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여당 일각에서는 ‘어차피 매 맞는 김에 같이 한꺼번에 맞자.쟁점 법안들을 같이 통과시키자’는 입장이 있는데 작대기를 하나하나 부러뜨릴 수 있어도 이걸 모아놓으면 부러뜨리기 힘들지 않냐.”며 “쟁점 법안들은 경제법안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할 법안으로 ▲한미 FTA ▲방송법안을 꼽은 원 의원는 “국민적인 의견수렴이 부족한 부분들은 추려내고 최후통첩을 한 다음에 그래도 안 된다면 처리해야 할 부분은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의장이 예산지출 관련 법안 등 꼭 처리해야 하는 법안을 최소화해서 여당 지도부에 추려주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국회의장의 역할을 당내에서도 계속 제기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한 뒤 “ 당 지도부가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끝까지 강경하게 나간다면 국회의장이 최후의 보루로서 걸러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 의원은 여당 지도부의 정쟁법안 처리 강행은 개각을 의식한 ‘충성 경쟁’이라는 비판에 대해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일축한 뒤 “만약 입각을 위해 다른 국회의원들의 소신까지 눌러가면서 충성경쟁을 한다면 입법부와 국민의 대표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리더가 갖춰야 할 인재등용술

    초·한 쟁패의 두 주인공인 항우와 유방은 리더십이나 인재를 기용하는 ‘용인’(用人)과 관련하여 많은 영감을 준다.특히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실패와 성공을 스스로 진단한 대목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데 이 대목이 매우 의미심장하다.먼저 절대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 역전당하여 마지막 궁지에 몰린 항우의 자기진단이다.  ‘나는 지금까지 몸소 7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 적을 격파하고 굴복시키며 패배를 몰랐다.그리하여 마침내 천하의 패권을 차지했다.그런데 지금 내가 결국 이런 곤궁한 지경에 이른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내가 싸움을 잘하지 못한 죄가 결코 아니다.’  항우는 자신의 패배를 자신의 잘못이 아닌 외부 환경 탓으로 돌렸다.한편 승리한 유방은 공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자신이 승리하고 항우가 패배한 까닭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눈 다음 이렇게 자기진단을 내렸다.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내 천 리 밖의 승리를 결정짓는 일이라면 나는 장자방(장량)에 미치지 못하며,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어루만지며 양식을 공급하고 수송을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소하만 못하고,백만 대군을 통솔하여 싸움에서 필승하고 공격하면 반드시 점령하는 일에서는 한신만 못하다.이 세 사람의 걸출한 인재를 내가 임용했기 때문에 내가 천하를 얻은 것이다.’(본서 251~254쪽 참고)  인재가 리더보다 뛰어날 수 있고,또 뛰어나야 한다는 것은 이제 기업 경영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세상이다.그런 인재를 허심탄회하게 기용하는 자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용인’의 핵심도 바로 이것이다.유방으로부터 2200년이 지난 지금 우리,새삼 ‘용인’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을 제 손으로 뽑는 국민들의 ‘용인’ 잣대도 맹렬한 반성을 촉구받고 있다.  지겹도록 들어온 ‘인사가 만사다.’란 말을 새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을 뽑고 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 무엇보다 용인은 위정자의 철학을 철두철미 반영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역사의 거울이 된다.이 부분만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하면 위정자는 물론 그 정권의 미래까지 예측이 가능해진다.이런 점에서 ‘용인’은 다양하고 생생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용인’의 원칙과 중요성에 깊은 교훈과 성찰의 기회를 줌으로써 역사의 유용한 거울 한 장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저런 훈계조의 교훈이나 이론도 필요하지만 역사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실제 상황을 놓고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특히 이 책에 소개된 ‘용인’ 사례들이 오늘날 정부,공기업,기업 등 모든 조직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리수시 편저,랜덤하우스 펴냄.2만 8000원. 김영수 편역자
  • 류승수 “친구 배용준 모닝콜에 노이로제 걸렸다”

    류승수 “친구 배용준 모닝콜에 노이로제 걸렸다”

    탤런트 류승수가 절친한 친구인 배용준의 모닝콜에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신경 쓰였던 사연을 공개했다. 최근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의 녹화에 참여한 류승수는 배용준이 아침에 함께 운동가자고 하는 모닝콜에 노이로제에 걸렸다는 웃지못할 일화를 전했다. “배용준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는 류승수는 “비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나에 비해 배용준은 늘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저녁에 일찍 들어가 잔다. 그래서 나에게 시간관리 잘 하라는 등의 훈계를 해도 할 말이 없다.” 고 배용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어느날 배용준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며 아침에 함께 운동을 가자고 했다. 그 뒤로 몇 번 운동갈 시간에 잠결에 전화를 받았더니 ‘너 또 자냐? 빨리 나와’ 라며 훈계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류승수는 “며칠 그렇게 혼나고 나니 이제는 전화가 오면 벌떡 일어나 방금 일어나지 않은 척 정색하며 전화를 받게 된다. 노이로제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외에도 류승수는 탤런트 시험에서 6번이나 낙방하고도 뛰어난 과외 실력으로 연기 학원의 원장을 맡아 후배 김지석, 조동혁 등을 배출한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녹화에는 1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종합병원 2’의 주인공들인 김정은, 차태현, 이종원 등이 모여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다. 사진=배용준(MBC)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황·정철도 보통 사람이었다

    이황·정철도 보통 사람이었다

    조선의 선비들을 향해 간단없이 시선이 쏠려온 배경은 따로 있었다. 후세 사가들에게 그들은 십중팔구 학문적 성과나 정치적 업적을 고려할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들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을 뿐, 그들도 엄연한 ‘생활인’이었다. 그들의 삶을 추동한 힘 역시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스승이었다. ●학문적·정치적 업적 뒤에 가려진 희로애락 ‘선비의 탄생’(김권섭 지음, 다산초당 펴냄)은 그래서 탄생한 책이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지은이는 조선의 선비들을 둘러친 가림막을 벗겨냈다. 그들의 선비정신을 빛내준 진정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그들의 인간관계를 속속들이 들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대표 선비는 모두 9명. 퇴계 이황, 남명 조식, 율곡 이이, 송강 정철, 난설헌 허초희, 교산 허균,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이다. 경북 안동의 진성 이씨 집안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난 퇴계 이황(1501~1570).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길을 걸을 때도 글을 읽었다.”는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지 7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퇴계에게 세상의 가장 큰 울타리는 어머니였다. 20대에 죽은 전처의 소생 2남1녀까지 합해 모두 6남1녀를 혼자 떠맡아야 했던 어머니의 삶은 억척스럽기 그지없었다. 끼니를 마련하느라 길쌈을 하며 밤을 새우는 날이 허다했다. 엄격하면서도 또 말할 수 없이 자혜로웠던 어머니가 별세했을 때 퇴계는 무너지는 억장으로 회고글을 썼다. “여러 아들이 점점 자라면서 가난을 벗어날 수 있었으며 멀고 가까운 스승을 좇아 공부하도록 학비를 마련하였다. 언제나 훈계하시기를, 다만 학문과 예술만 할 것이 아니라 몸가짐을 삼가는 것이 귀하다고 하였고, 사물에 알맞은 비유로 가르침을 전하였다. 언제나 간절히 경계하시기를,‘세상에서는 과부의 아들이 배움이 없다고 말하니 너희들이 백배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웃음을 어찌 면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조선 대표 선비들 인간적인 삶 파헤쳐 퇴계는 삶의 말없는 나침반이 돼준 어머니를 “스스로 깨우쳐 이해하는 바가 있는 사군자(士君子)와 다를 바 없었다.”고 회억했다. 우리 문학사에서 애주가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비가 송강 정철(1536~1593)이다. 자신을 꼭 닮아 술을 심하게 밝힌 셋째 아들 때문에 속앓이한 사연이 새삼스럽다. 아들에게 편지를 써 술과 여자를 경계하라고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세상 여느 아버지의 모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는 대체 날로 고달프다 하면서도 아직도 양부(兩斧)를 경계할 뜻을 모르니 이로 나는 항상 마음이 초조할 뿐이다. 천만 조심하라.” 세자 책봉 문제로 선조의 미움을 사 유배를 떠나는 날 아침, 송강은 일찍 청상과부가 된 딸이 그만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접했다. 딸의 빈소에도 가볼 수 없이 귀양길에 올라야 했던 그는 몇자 제문으로 딸과 영결해야만 했다. “이렇게 요절하는 것이야말로 아비의 잘못이니 백 년 동안 뼈아프게 뉘우쳐도 어쩔 수 없는 일이로구나. 살아서 겪은 슬픔은 비록 괴로웠지만, 죽어서 즐거웠을 것은 틀림없다.(네 무덤이) 우리 선산과 서로 마주 보게 되었으니, 훗날 우리 혼백이 함께 날아오를 것이다. 너도 괴로운 생각 잠시 덜어놓고 와서 이 아비의 술잔을 들거라.” 뚝뚝, 눈물로 떨어져 내리는 붉은 회한이 편지글 행간에서 스며나온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를 시조 한 편이 새삼 마음자락을 붙들고 놔주지 않는다. “길 위의 두 돌부처 벗고 굶고 마주 서서 / 바람 비 눈서리를 싫도록 맞을망정 /인간의 이별을 모르니 그를 부러워하노라” 조선의 사유를 대변하는 큰 선비들이 작정하고 덧칠되지 않은 삶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그들의 내면을 숙성시키고 정련시킨 일상을 더듬는 작업에는 메시지가 분명하다.‘지금, 여기’ 현재를 채우는 인간관계 속으로 문득 따뜻한 시선을 보내게 다독이는, 후덕한 책이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수원, 음주운전 공무원 징계수위↑

    경기 수원시는 내년 1월부터 음주운전을 비롯한 각종 사안으로 형사입건된 공무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이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됐을 때 훈계에 그치던 것을 앞으로 견책 처분하기로 했으며,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두 차례 운전면허가 정지되면 견책 처분하던 것을 감봉 이상 처분하기로 했다. 사안에 따라 정직, 해임, 파면까지 중징계하기로 했다. 또 성폭력 등 반윤리적 범죄를 저지르면, 대부분 훈계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시가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징계와 별도로 사회봉사활동 처분을 내리고 있는데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는 설명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우리 밥상,이대로 좋은가

    [신경림 누항 나들이] 우리 밥상,이대로 좋은가

    김치는 이제 세계적인 먹거리가 되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물론 서구며 미국에서도 김치를 내놓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된장도 요구르트에 버금가는 발효식품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미국의 한 음식 전문지는 야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식단을 이상적인 것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과연 우리 조상들이 지혜로웠다는 생각에 새삼 가슴이 뿌듯해지는 대목이다. 우리 먹거리처럼 중독성이 강한 먹거리도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여행을 다니다 보면 일행 속에 단 하루도 김치나 된장을 먹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그 무거운 것을 꼭 싸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드물지 않고, 낯선 고장에 가서도 우리 식당을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는 풍경도 자주 본다. 이러니까 한국을 운항하는 외국 항공사도 으레 한국 식단을 마련해 놓지 않을 수가 없을 터이다. 우리 식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도 이 중독성과 연관이 있으리라. 평양 가서 반백년 넘게 갈라져 있었으면서도 먹거리가 전혀 서로 달라져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음식에서 민족의 동질성을 찾는 일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 일도 있다. 한데 나는 요즈음 우리 밥상이 이대로 좋을까 회의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집에서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값이 만만치 않은 이른바 한식집에서 밥상을 마주할 때 그렇다. 밥 한 끼 먹는데 찬이 셀 수도 없이 많이 따라 나와 개중에는 수저 한 번 가보지 못하고 물리는 것이 허다하다. 반도 못 먹고 내보내는 찬은 말할 것도 없다. 유명하다는 데서 한 번 일부러 세어보니 찬이 무려 30가지다. 그중에 우리가 손댄 것은 겨우 다섯 가지 안팎이었다. 그러면 그 나머지는 어떻게 될까. 물론 명성이 있는 식당인 만큼 곧장 몽땅 쓰레기 통으로 들어갈 것이다. 얼마나 큰 낭비인가. 꼭 이렇게 차려야 하느냐고 주인에게 물으면 손님들의 요구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최근 텔레비전의 한 고발프로를 보니 대부분의 식당에서 당연히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야 할 음식들이 다시 손님상에 올려진다는 것이다. 손을 안 댄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반쯤 먹거나 거의 비우고 얼마 안 남은 것도 새 음식으로 둔갑해서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프로를 보고서 그 비위생성에 구역질이 느껴지면서 다시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사먹을 생각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당사자들의 상도의에 어긋나는 얄팍한 장삿속은 크게 규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이 이런 부조리를 조장한 측면도 없지 않다. 먹다 남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저 한 번 안 댄 음식을 재활용하고 싶은 유혹이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손님들이 꼭 먹을 것만 요구하고 주인도 그것만을 내놓는 식습관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불결한 행태가 있을 일이 없을 것 아닌가. 어떤 음식은 2인분 이상이 아니면 안 주는데 이런 이상한 행태도 거기 딸려 나오는 부식의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음식을 소량 내놓기로 유명하다. 김치도 두세 쪽 내놓고 추가분에 대해서는 요금이 추가된다. 이런 일본의 식습관을 우리는 단작스럽다고 욕한다. 남길 때 남기더라도 좀 풍성하게 내놓지 못하느냐면서 일본의 민족성과 연결하여 비웃지만, 자원도 아끼고 쓰레기도 줄인다는 점에 있어 얼마나 합리적인가. 당연히 한 번 상에 올랐던 음식이 재활용되는 비리 따위는 있을 수 없게 되고,2인분 이상 아니면 주지 않는 잘못된 장사도 없어질 것이다. 다산이 목민심서(牧民心書) ‘절용(節用)편’에서 “아침 저녁의 식사는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김치 한 접시, 장 한 종지 밖에는 네 접시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네 접시란… 구운 고기 한 접시, 마른 고기 한 접시, 절인 나물 한 접시, 젓갈 한 접시이니 이보다 더해서는 안 된다.” 한 것은 목민관에게 한 훈계이지만, 우리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시인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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