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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배출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는 건 9%도 안 된다고 한다.” “새벽배송이 일반 택배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고 부모님께 새벽배송 대신 직접 장을 보자고 제안했다.” 서울 숭문중학교 학생들이 환경 수업 시간에 책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슬로비)를 읽고 써낸 소감이다. 신경준(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숭문중 환경교사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운동을 펼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을 ‘노(No) 플라스틱’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신 교사의 환경교육은 환경과 ‘나’의 관계에 대한 감수성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학교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에서 출발해 주변의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이어 자원과 에너지의 고갈과 기후 변화의 위기를 짚으며 환경 정의에 대해 고민한다. 환경교육의 방점은 삶의 변화와 실천에 있다. 학교에서는 페트병의 라벨과 뚜껑, 몸체를 분리 배출하고 폐건전지는 주민센터에, 폐휴대전화는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보낸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학교 축제는 ‘쓰레기 없는 하루’를 주제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매년 열리는 마포구 염리동의 ‘소금꽃마을 축제’에도 참여해 환경 문제를 알린다. 전 세계에서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과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 등 환경과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에도 동참한다. 신 교사는 “학생들에게 환경 수업은 ‘삶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왜 나에게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아무도 해 주지 않았냐며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환경 과목 가르치는 학교 14.7%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과 미세플라스틱 사용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 기후 이변 등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생태 위기의 경고음은 ‘개인의 작은 실천’을 강조하던 기존 학교 환경교육에도 큰 틀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와 경제, 세계의 관점에서 환경과 생태 문제를 사고하고 ‘나’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역량을 키우는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환경교육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교육계에서 활발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은 지난 7월 9일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선포했다.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를 배우는 ‘환경 학습권’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학교 환경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선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존의 환경교육을 ‘생태전환교육’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환경교육에 힘을 실으려는 각 시도교육청의 요청으로 내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환경교사가 선발돼 교단에 선다. 이재영(국가환경교육센터장)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생태계의 파괴가 코로나19를 가져오고,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3억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권 침해와 빈곤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통합적으로 배워야 한다”면서 “민주시민교육과 환경교육이 결합한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3월 적용된 6차 교육과정에서 ‘환경’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생태위기의 심각성이 무색하게 환경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교육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환경’ 관련 과목을 선택한 학교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선택해 가르치는 학교는 총 5603개(14.7%)였다. 환경 과목 선택률은 2016년부터 3년간 소폭 증가했지만 2011년(22.1%)에 비해 줄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체계라는 한계와 더불어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나 ‘에너지 절약하기’에 머무는 환경교육에 대한 낮은 인식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재영 교수는 “학교에서는 환경교육을 환경교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으로 여겨 다른 과목 교사들이 비디오를 틀어 주거나 자습을 시키는 일이 흔하다”면서 “학생들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신 교사는 “‘자원을 아껴라’, ‘쓰레기를 줄여라’라는 식의 환경교육은 삶을 불편하게 하는 훈계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상치교사(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떠맡겨지면서 전문적인 교사도 부족해졌다.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공립 중·고등학교에 환경 과목으로 배치된 교사는 총 42명에 불과하다. 교육계에서는 환경교사가 ‘멸종 위기종’이라는 자조마저 나온다. 환경교육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에서 총 4개 대학(한국교원대·목포대·공주대·순천대)에 그친다. ●‘생태전환학교’ ‘습지교육특구’ 새 시도 각 시도교육청은 기후와 생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환경교육의 구상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생태위기를 문명과 사회, 인권, 평화 등의 맥락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생태시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생태전환교육의 기조다. 올해 초·중·고교 60곳을 시작으로 ‘생태전환학교’를 운영하고 중학교를 대상으로는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을 실시한다. 또 ‘탄소배출 제로 학교’와 ‘채식 급식’을 도입하는 등 학교를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중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한 학기 동안은 참여형 교육을 통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2월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통해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학교와 교실에서 실천하는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학생들이 ▲환경감수성 ▲환경공동체의식 ▲성찰·통찰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의사소통 및 갈등해결능력 ▲환경정보 활용능력 등 6가지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통영시를 ‘환경교육특구’로, 창녕군을 ‘습지교육특구’로 지정했다. 통영의 모든 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교육을 실시하며 창녕은 모든 학교에서 우포늪을 활용한 습지 탐구 교육이 이뤄진다. 부산시교육청은 7개 학교를 ‘환경교육 연구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하는 한편 ‘부산의 에너지와 환경’이라는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충북환경교육센터’를, 울산교육청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있다.●내년엔 12년 만에 공립 환경교사 선발 환경교육이 일시적인 행사가 아닌 정규 교육으로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내년도 임용고시에서 선발되는 환경교사는 서울(2명)과 부산(1명), 울산(2명), 충북(1명), 경남(1명) 등 총 7명으로 전체 과목 중 선발인원이 가장 적다. 신 교사는 “환경교육이 학교에 제대로 자리잡지 않으면 환경교사가 학교가 아닌 기관에 파견되거나 순회교사가 되는 등 불안정해진다”면서 “전근을 가면서 다른 과목으로 발령받는 식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0월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제3차 국가환경교육종합계획(2021~2025년)의 윤곽이 드러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기후환경교육 정책연구단은 교육부·환경부와 머리를 맞대 학교 환경교육의 밑그림을 담은 보고서를 연내 내놓는다. 서울시교육청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가환경교육센터 등에서도 차기 교육과정에서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을 범교과 학습주제(10개)에 포함해 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다루도록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교육과정의 총론에 환경교육을 명시해 환경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 교수는 “차기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지구생태시민’을, 핵심역량에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포함해 학교 환경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 초등학교에서 여덟살 꼬마에게 수갑 채우려 애쓰는 경관

    미 초등학교에서 여덟살 꼬마에게 수갑 채우려 애쓰는 경관

    미국의 백인 경관이 여덟 살 소년에게 수갑을 채우려 애쓰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소년의 손목이 너무 가늘어 수갑은 채우나마나였다. 인권 변호사인 벤저민 크럼프는 2018년 12월 14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제럴드 애덤스 초등학교에서 비앙카 N 디젠나로란 여성의 아들이 겪은 일이라며 다른 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로 포착한 동영상을 지난 9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당시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 소년은 주먹으로 여교사의 가슴을 때렸다고 해서 경찰이 출동해 체포됐다. 온라인 매체 허프 포스트에 따르면 크럼프는 성명을 발표해 장애인과 함께 하는 개인 교육을 받던 소년이 대체교사가 자꾸 뭔가를 하라고 강요하니까 손사래를 친 것인데 이 교사가 경찰을 불러 체포되게 하겠다는 등 난리를 피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교사는 아이가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알려 하지도 관심을 두지도 않고 손을 써서 소년을 장애인 옆자리에 앉히려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출동한 경관도 처음에는 감옥에 보낼 수 있다고 소년을 위협한 뒤 손을 들어 사물함에 갖다붙이라고 했다. 수갑을 채우려 애썼지만 키가 106㎝ 밖에 안되는 소년의 손목이 가늘어 채울 수 없자 소년에게 손을 앞으로 내민 채 학교 바깥까지 함께 걸어갔다. 교문에 이르러 한 경관이 아이에게 훈계를 했다. 그 경관은 “너 이게 심각한 일이란 것을 알았지, 됐지?”라면서 “나도 네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내가 이렇게 하도록 만든 것이 싫단다. 이렇게 된 것은 네가 실수를 했기 때문이야. 이제 이 일로부터 배우고 더 크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돼”라고 타일렀다. 크럼프 변호사는 백인 경관의 무자비한 체포 과정에 숨진 조지 플로이드와 브레오나 테일러 유족들을 변호했는데 경관들과 학교, 키웨스트 시청과 먼로 카운티 교육청 등을 상대로 연방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션 브랜든버그 키웨스트 경찰청장은 경관들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옹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오늘의 눈] 오늘도 ‘꼰대라떼’를 진하게 타시는 분들께/한재희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오늘도 ‘꼰대라떼’를 진하게 타시는 분들께/한재희 산업부 기자

    ‘그만그만 그만해 오늘도 시작되는 꼰대라떼’ 가수 영탁이 부른 ‘꼰대라떼’는 첫 소절부터 라떼라는 말 좀 하지 말라는 애원으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라떼는 음료를 뜻하지 않는다. 꼰대들이 후배들을 붙잡고 ‘나 때는 말이야’라며 끊임없이 훈계하는 모습을 풍자한 표현이다. 가사를 살펴보면 꼰대라떼에는 ‘그만’이 12번이나 나오지만 ‘라떼’라는 말은 그 다섯 배가 넘는 63번 등장한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고 꼰대들에게 항변해 봤자 결국 “예전엔 말대답도 못했다”며 더 진한 라떼가 리필되는 현실이 묘하게 녹아 있는 것 같아 흥겨운 멜로디를 마냥 즐기기는 어렵다. 당신의 직장에는 꼰대가 별로 없는가. 그렇담 혹시 내가 꼰대는 아닌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나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꼰대들은 암약하고 있다. 이전 직장 상사를 거론하며 “지시에 토를 달면 보복이 있었다”고 토로하거나, 저녁식사 뒤 야근을 재개하며 “52시간만 근무하고 싶다”고 읊조리는 ‘피해자’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늘 차분히 정의란 무엇인지 고뇌할 것 같은 ‘판사님’들 중에도 함께 일하는 ‘벙커 부장’(후배를 괴롭히는 판사) 이야기가 나오면 격분하며 한낱 직장인으로서의 애환을 터트리는 이들이 많다. 특히 요즘 젊은이를 뜻하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통칭)들은 라떼와 달리 그냥 참고만 있지 않는다. 꼰대들이 보기엔 뜨악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MZ세대는 ‘워라밸’(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칼같이 지키고 이것이 침해받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과감히 사표를 쓰기도 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청년(15~29세) 임금근로자 중 69.6%는 첫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이들의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3.8개월이었다. 하지만 몇몇 재빠른 기업들은 꼰대들이 활개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대학생 취업 선호도 1위에 오른 카카오는 구성원들끼리 영어 이름을 부르도록 해 과도한 위계질서를 완화했고, 3년마다 1개월씩 장기 휴가를 통해 심신을 회복하게 한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게임회사에서 시행 중인 ‘유연 출퇴근제’(직원 스스로 출퇴근 시간 정해 근무)도 호응이 좋다.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꼰대 청정구역’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업 문화나 복지가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수 대기업 출신 인재들이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로 이직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꼰대로 활약하는 이들은 ‘회사가 소꿉놀이는 아니다’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어린 꼰대’도 많은데 선배들이 말만 하면 라떼로 취급하니 서럽단 반응도 있다. 그럼에도 과거 엄한 선배에게 당했던 얘기를 꺼내며 훈계하기보단 ‘그때의 나처럼 너도 힘들겠다’고 다독인다면 선배가 내미는 라떼를 달게 마시는 이들이 늘지 않을까. jh@seoul.co.kr
  • 성추행 의혹·선수 간 체벌, KBO 또 솜방망이 논란

    성추행 의혹·선수 간 체벌, KBO 또 솜방망이 논란

    선수 간 체벌 사건을 자체 징계로 무마하려다 뒤늦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한 SK 와이번스가 벌금 2000만원을 내게 됐다. 또 미성년자 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롯데 자이언츠 지성준은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KBO의 징계 결과를 놓고 국민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냐는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훈계 명목으로 후배에게 폭력 행위를 가한 SK 퓨처스팀(2군) 소속 김택형과 신동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후배에게 얼차려 등을 지시한 1군 소속 정영일에게 10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했다. 또 구단 자체 조사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된 서상준과 무면허 운전을 한 최재성은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 부과됐다. 음주운전 등을 방조한 전의산은 15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았다. 징계는 이날부터 바로 적용됐다. 김택형과 신동민, 정영일의 경우 KBO 규약에 따라 징계를 받았지만 서상준과 최재성은 예상보다 가볍게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됐다. KBO는 음주운전 단순 적발 시 50경기 출장 정지를 내리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해당 선수들은 음주운전 적발이 아니라 규약대로 징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상벌위에서 따로 30경기 출장 정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확인하고도 KBO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템플스테이 등 자체 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한 SK 구단에는 미신고와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2000만원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SK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속 선수들이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벌위는 또 미성년자 추행 논란 등 부적절한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빚은 지성준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롯데는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이 올라온 바로 다음날 지성준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무기한 출장 정지를 결정했다. 롯데는 KBO의 징계가 나온 뒤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성준에게 72경기 출장 정지를 결정했다. 또한 시즌 중 선수단 윤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며 향후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KBO, 음주운전에 또 솜방망이 징계... 강정호 사태 겪고도 귀 막았나

    KBO, 음주운전에 또 솜방망이 징계... 강정호 사태 겪고도 귀 막았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징계가 예상되는 선수 간 체벌 사건을 자체 징계만 했다가 뒤늦게 KBO에 보고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이 벌금 2000만원을 내게 됐다. 또 미성년자 교제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롯데 자이언츠 지성준은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KBO 징계 결과를 놓고 국민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냐는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훈계 명목으로 후배에게 경기 외적으로 폭력 행위를 가한 SK 퓨처스팀(2군) 소속 김택형과 신동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후배에게 얼차려 등을 지시한 정영일에게 10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했다. 또 SK 자체 조사에서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된 서상준과 무면허 운전을 한 최재성은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 부과됐다. 음주운전 등을 방조한 전의산은 15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았다. 징계는 이날부터 바로 적용됐다. 구단 자체 조사를 거쳐 선수들의 일탈 행위를 확인하고도 KBO에 즉시 신고하지 않고 템플스테이 등 자체 징계를 주고 사건을 마무리하려 한 SK 구단에게는 미신고와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2000만원의 제재금이 부과됐다. KBO 규정상 소속 선수의 부정행위 또는 품위손상행위를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이를 은폐하려 한 경우엔 1억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K가 은폐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상벌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가 SK의 경위서와 KBO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종합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상벌위는 또 미성년자 교제 등 부적절한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빚은 지성준에게는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롯데는 피해를 호소하는 소셜미디어 글이 올라온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자체 상벌위를 열어 KBO와 사법기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지성준의 무기한 출장 정지를 결정했다. 이후 이 사건 관련 합의가 이뤄지며 수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SK, 2군 체벌 알고도 한 달간 쉬쉬

    SK, 2군 체벌 알고도 한 달간 쉬쉬

    숙소 지각 복귀하자 고참 선수가 훈계구단 조사에서 무면허·음주운전 확인제재금·템플스테이… 자체 징계 그쳐늑장 보고까지… KBO “경위서 요구”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해진 폭행·폭언 사건으로 스포츠계 폭력 행위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선수 간 체벌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되고 있다. SK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자체 징계만 내렸을 뿐 한 달 가까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SK 등에 따르면 SK 2군 소속 일부 신인급 선수가 지난 5월 술을 마신 뒤 숙소에 늦게 복귀했다. 숙소 지각 복귀와 무단 외출이 반복되자 2군 고참 선수 일부가 훈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체벌이 발생했다. SK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가해 선수와 규율을 어긴 선수에게 징계를 내렸다. 구단 측은 조사 과정에서 신인급 선수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KBO 규약에 따르면 선수단 내부에서 발생한 품위손상 행위는 사건 인지 이후 10일 이내에 KBO에 보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SK는 이를 즉시 KBO에 보고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는 ‘성찰의 시간’을 마련해 준다며 인근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SK의 황당한 조치는 결국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SK는 사건이 외부로 불거진 최근에야 KBO에 구두 보고했다. SK는 1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지난달 7일 사건을 인지하고 자체 내사를 진행했다”며 “일부 선배 선수(2명)가 신인급 선수를 대상으로 얼차려를 주고 가볍게 가슴을 톡톡 치거나 허벅지를 2차례 찬 행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훈계 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체벌은 내규상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이 되지 않는 사안으로 선배 선수 2명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강력한 주의를 줬다”며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이 확인된 후배 선수 2명에게는 사안의 위중함을 고려해 규정 내 가장 무거운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덧붙였다. KBO 관계자는 “지난 12일 SK의 구두 보고가 있었고, 이튿날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SK 발표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관련 선수들과 구단에 관한 징계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선수 폭행했는데 “성실한 교육자”라며 정상 참작하는 법원

    선수 폭행했는데 “성실한 교육자”라며 정상 참작하는 법원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를 지낸 A씨는 2012년 2월~2016년 12월 훈련 중에 13~15세의 태권도부 학생 7명이 힘없이 밀려나자 학생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다음 학생들의 허벅지를 하키채와 걸레자루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법원은 2018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다. A씨가 “오랜 기간 태권도 교육자로 아이들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지도해 왔다고 보이는 점” 등이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이 사건 판결문에는 A씨에게 유리한 사정만 적혀 있었다. 고 최숙현 철인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사망 사건으로 우리나라 체육계의 폭력적 환경·구조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체육계는 ‘무한 경쟁’과 ‘승리 지상주의’라는 가치만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폭력과 성폭력, 폭언, 욕설, 괴롭힘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해 왔다. 하지만 이런 인권침해는 지도자들의 훈육 차원의 행동으로 합리화됐고, 성공과 국위선양을 위해 선수들이 치러야 할 대가로 여겨졌다. 그런데 법원마저 체육계 지도자들의 폭행을 ‘훈육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보거나 가해자가 ‘범행 전까지 성실한 지도자였다’는 식으로 판단해 형을 정할 때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피고인의 평소 직무 태도가 훌륭하다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법원이 양형 사유 참작에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스포츠 분야 성폭력·폭력 사건 판례 분석 연구를 진행한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도자로서 책임감 있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책무”라면서 “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폭력 문제가 성과주의, 메달 지상주의 아래 은폐되는 현실에서 가해자의 오랜 지도 경력을 양형 사유로 고려하는 것은 ‘성과가 있으면 폭력은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러면 체육계 폭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오랜 경력’, ‘뛰어난 성과’가 감형 사유라니 다른 사례를 보면, 경남 밀양의 한 고교 체육교사 B씨는 이 학교 배드민턴부 감독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2월 피해 학생이 훈련을 성실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줄이 없는 배드민턴 채를 피해 학생 목에 걸어 잡아당기고, 배드민턴 공 보관상자로 피해 학생의 허리와 허벅지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1월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에는 아무런 처벌 전력 없이 30년 간 성실히 교직에 종사해 온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해 지난해 6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심석희 등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재범 전 코치에게 2018년 9월 징역 10개월형을 선고한 1심 재판부도 “폭력 행사를 제외한 피고인의 지도 노력 등에 따라 피해자들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한 점”을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아직도 피고인처럼 폭력을 선수 지도의 한 방식으로 삼고 있는 체육계의 지도자들이 있다면 그런 지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이를 통해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향후 폭력 사태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지난해 1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조 전 코치에게 징역 1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 판례 분석 연구에 참여한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폭력 가해자가 그 체육 분야에서 이룩한 기존 업적에 따라 처벌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고, 체육계 폭력을 억제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이런 양형 사유를 고려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피고인이 체육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 의한 사건 은폐,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과 증언 등으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도 종목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C씨는 2017년 10월~2018년 5월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명목 등으로 피해 선수 10명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6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8개월로 형을 감형했다. C씨는 2017년부터 대한체육회 소속 대한검도회 경기력강화위원장을 지내면서 국가대표 선수를 추천하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 김 인권이사는 “체육 분야에서 피해자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서, 또는 함께 운동하던 동료들이 운동을 계속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주위 상황 때문에 처벌 불원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결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조사관의 양형조사를 통해 진실한 피해자의 피해 상황과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처벌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진실일까 고교 야구부 감독이었던 D씨는 2016년 9월 야구부원 학생 3명이 식사를 하면서 큰소리로 떠들었다는 이유로 피해 학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고, 부러진 야구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 피해 학생들의 머리를 때린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7년 12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피해 학생 3명 중 2명과 그 부모는 사건 발생 직후인 2016년 11월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을 돌이켜 보건대 감독님의 훈계를 폭행이라고 했다’면서 ‘본의 아니게 일이 커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감독님은 아무 잘못이 없다. 아울러 사법부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해 2018년 8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위 각 사실확인서는 그 제목이나 본문 어디에도 피해자들이 피고인과 합의를 했다거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언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면서 “사실확인서가 제출된 것만으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체육계 폭력이 엄격한 위계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점, 피해자가 체육계를 떠나기 어려운 현실,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범행을 저지른 체육 지도자의 선처를 탄원하는 것은 스포츠계 생태계에서는 자연스러울 수 있다. 팀에 균열이 생기면 ‘우리 아이의 장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주위의 압력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스포츠 폭력·성폭력 사건에서 탄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하기 위해서는 스포츠계 생태계에 대한 지식에 기초해서 탄원의 진실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자가 어디서 담배를 피워” 10대 폭행한 70대 벌금형

    “여자가 어디서 담배를 피워” 10대 폭행한 70대 벌금형

    담배 피우지 말라는 말에 항의하는 10대 여학생을 폭행한 7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골목길에서 B(18)양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그러다 기형아 낳는다, 당장 담배 끄라”며 훈계했다. 이에 B양이 따지자 A씨는 “여자가 어디서 담배를 피우냐”는 욕설과 함께 B양의 머리, 가슴 등을 폭행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담배를 피우는 피해자에게 훈계의 의도로 얘기하다가 순간적으로 화가 나 범행에 이르게 돼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 만 76세의 고령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제 누나랑 놀면서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겠다고 난리를 피웠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카페라떼 만들기에 도전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뜬금없는 상황에 자꾸 쓰길래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물어봤더니 유튜브 게임방송에서 크리에이터가 하는 말을 따라한 것이란다. 너무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꼰대’ 같은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툭하면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란 걸 알게 됐다. 요즘 청년 취업난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취업이 늦어지면서 이제야 근속 20년 된 친구들이 많아져 얼마 전 축하 모임을 가졌다. 중간 관리자 위치에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꼰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상사의 말과 행동을 무조건 고깝게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부터 듣는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고 조심할 필요도 있다는 말까지 이야기는 넘쳐났지만 결론 없이 모임은 끝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설명돼 있다. 최근 ‘꼰대인턴’이란 제목의 드라마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더이상 은어로만 받아들일 범위는 넘어선 듯싶다. 꼰대라는 단어에 행위라는 뜻의 접미사 ‘-질’이 붙은 꼰대질은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꼰대질은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거나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꼰대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 ‘젊은 꼰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일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해줘야 할 일’이라거나 ‘해도 될 일’이라는 생각은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갑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실 진정한 멘토링은 자신의 과거를 무용담처럼 얘기하거나 본인의 시각과 생각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와 복잡계연구소, 중국 남방과기대 통계정보과학부, 인도 우다이푸르 경영연구소 정보시스템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멘토링이란 책이나 서류에 적혀 있는 내용을 알려 주거나 단순히 일의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암묵적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시도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영화 ‘인턴’이다. 영화에서 오랜 직장생활과 나이를 무기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70대 인턴으로 나오는 드니로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젊은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왼손이 모르게’ 나서서 도와주고 조언을 구해 오면 비로소 함께 고민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8세기 문필가인 프랑스의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신부가 쓴 ‘침묵의 기술’에서 한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륜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것이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충고할 자격의 당연한 징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공감은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말을 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진정한 멘토링이고 공감능력, 소통능력이다. 흔히 지갑을 열고 입을 다물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단 지갑을 열었다는 핑계로 입을 더 많이 열었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아야겠다. edmondy@seoul.co.kr
  • 인도 판사,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훈계하는 내용 보니

    인도 판사,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훈계하는 내용 보니

    인도의 한 판사가 성폭행 용의자를 보석시킬지 여부를 심리하다 피해 여성의 품행을 문제삼는 질문으로 일관해 법정 기록의 문제된 부분들을 삭제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파문을 일으킨 법관은 카르나타카 최고법원의 크리슈나 S 디싯으로 심리 내내 피해 여성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나아가 피해자가 한밤 중, 밤 11시에 사무실로 왜 돌아갔으며, 가해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시는 데 반대하지 않았으며, 왜 아침이 올 때까지 함께 있었느냐고 캐물었다. 그러곤 “그녀의 설명을 통해서나 피곤해 잠에 빠져들었다는 행동 같은 것은 우리 인도 여성의 예법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며 “(남자가) 즐길 때 여성들이 이렇게 반응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훈계한 것으로 법정 기록에 나온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항의 시위가 연이었다. 분노한 이들은 법관들이 성폭행 피해 여성을 심문할 때 규정집이나 지침 같은 것이 있긴 하냐고 의심했다. 온라인에는 이미 최근 몇년 동안 인도 법관들이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게 했던 발언들과 디싯 판사의 발언까지 엮어 비꼬는 제목 “슬기로운 강간 생존자들이 되는 방법에 관한 인도 법관들의 지침”이 여기저기 퍼날려지고 있다.수도 델리의 변호사 아파르나 밧은 인도 대법원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이 사례에 개입해줄 것을 요구했고, 대법원에 근무하는 세 명의 여성 법관이 벌써 반응을 내놓았다. 물론 해당 법관의 심문에 어이없어 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들이다. 방갈로르의 여성 인권 활동가인 마두 뷰샨은 판사가 쓴 표현들은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그가 언급한 ‘우리 여성들’이나 ‘즐긴다’는 표현 말이다. 빅토리아 왕조 시대 때나 가능했던 표현이다. 사안의 심각성에서 한참 떨어진 얘기”라고 개탄했다. 뷰샨은 또 이 피해 여성이 “보석 명령 자체에 대한 심문을 받지 않고, 가해 남성이 그녀의 행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왜 듣고만 있었느냐고 추궁하기에 바빴다고 어이없어 했다. 지난 2012년 12월 하이데라바드의 한 버스 안에서 27세 수의과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에 분노한 시위가 전국으로 번졌지만 그 뒤 상황은 나아진 게 없다. 전국적인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8년에 3만 3977건의 성폭행 사건이 등록돼 평균 15분에 한 번 꼴로 사건이 발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조응천 “추 장관 언행에 말문 잃었다”

    조응천 “추 장관 언행에 말문 잃었다”

    추 “품격 저격한다면 번지수 틀려” 반박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법 기술을 벌이고 있다”는 등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 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말 품격’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에서도 추 장관의 ‘말 폭탄’이 검찰개혁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추 장관이 강공 일변도 행보를 지속할지 주목된다. 조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삼십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윤 총장의 사퇴까지 거론하며 추 장관을 옹호하는 분위기에서 추 장관에 대한 민주당 내 공개 비판이 나온 건 처음이다. 최근 추 장관의 작심 발언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장이) 법 기술을 벌이고 있다”(24일),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25일)는 등의 발언은 공개적인 장관의 ‘언어’와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추 장관께서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개혁과 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장관님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거친 언행을 거듭하신다면 정부·여당은 물론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조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같은 당 정춘숙, 이용우 의원 등이 ‘좋아요’를 누르며 동의를 표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도 앞서 지난 26일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치 못하다.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라는 비판 논평을 냈다. 추 장관의 강성 발언은 주말에도 계속됐다. 그는 27일 페이스북에 “문제는 검언유착”이라면서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고 썼다. 이어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언행에 대한 비판에 불만을 표출했다. 추 장관은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훈계하듯 대한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품격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고 되받아쳤다. 한편 이날 한 시민단체는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을 직접 감찰하라고 지시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추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인도 어린이 10명 “쇠몽둥이 휘두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 집단 가출

    중국에 복수를 다짐하며 길을 나선 인도 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현지시간) 인디아TV 등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 지역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걷던 소년 1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무리를 지어 다니는 소년들을 보고 길을 막아섰다. 목적지를 물으며 검문을 시행한 경찰은 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답변에 놀라 훈계 후 귀가 조처했다. 7세~10세 사이의 소년 10명은 “우리 군인들을 죽인 중국에 복수하러 간다”는 대답을 내놨다. 인도는 15일 히말라야 라닥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최소 20명의 군인을 잃었다. 시설물 설치와 철거 문제로 시비가 붙은 양국 군대는 곤봉과 돌 등을 들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중국군이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휘둘러 인도군의 희생이 컸다. 양국 간 국경 분쟁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끔찍하게 희생된 자국 군인의 복수를 위해 길을 나선 인도 소년 10명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에 가르침을 줘야 한다고 경찰에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년들이 사는 알리가르 지역에서 중국 접경지역인 라닥까지는 꼬박 열흘밤을 새워 걸어야만 다다를 수 있다. 아연실색한 경찰은 “애국심은 높이 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아이들을 다독였다. 현지언론은 경찰이 “어른이 되어야 적과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한 너희들을 싸울 필요가 없다”면서 “집으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하라”며 소년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인도 곳곳에선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 몽둥이에 희생된 인도군 가운데 일부의 시신이 훼손된 상태였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반중정서가 확산했다. 뉴델리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포스터를 불태웠다. 중국 제품 퇴출 운동도 전개 중이다. 중국산 앱을 손쉽게 제거하는 기능을 갖춘 앱은 한 달도 안 돼 다운로드수 500만 건을 기록했으며,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다운로드수는 한 달 사이 4위에서 14위로 추락했다.이에 인도 정부는 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유혈사태 이후 총기 사용을 금지한 기존의 교전 규칙을 개정했다. 22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중국군의 적대 행위가 발생하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사격 명령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국영 통신사의 4G 휴대전화 네트워크용 중국산 설비 구매를 금지하고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서도 중국 기업을 배제하라고 종용하는 등 경제 보복에도 나섰다. 중국 역시 국경지역에 평소 2~3배 수준의 병력을 배치해 양국 간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최강 액션 배우’ 거듭난 최강희 “‘멋쁨’ 수식어 기분 최고”

    ‘최강 액션 배우’ 거듭난 최강희 “‘멋쁨’ 수식어 기분 최고”

    “드라마 ‘7급 공무원’ 때 실제로 국정원에서 실탄 사격을 했는데, 사람 모양 과녁에 총을 쏘지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쫓겨났었어요.” ●“과녁에 총 못쐈는데 17대1도 거뜬해” 지난 16일 종영한 SBS 드라마 ‘굿캐스팅’에서 국정원 에이스 백찬미로 열연한 최강희(43)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의외의 답을 내놨다. 화려한 액션을 쉴 새 없이 선보였지만 ‘7급 공무원’(2013) 속 신입 요원 역을 준비할 땐 “능력이 있어도 국정원 직원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근데 두 번째는 달랐다. 17대1은 족히 넘어보이는 집단 격투, 유도, 오토바이 액션까지 어느 때보다 센 액션을 수월하게 선보였다. 촬영 한 달 전부터 무술 감독에게 지도를 받는 등 노력한 덕분이었다. 그는 “액션 연기가 너무 재밌어 힘든 줄도 몰랐다”며 “액션 잘한다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95년 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최강희는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2008) 등에선 상큼한 멜로퀸으로, ‘추리의 여왕’(2017~2018)에서는 범죄 해결사 ‘추리퀸’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 줬다. 백찬미도 최근 맡았던 ‘능력자’ 캐릭터의 연장선이다. 가장 믿음직한 현장 요원의 모습을 소화한 덕분에 ‘멋쁨’(멋지고 예쁨)이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도 얻었다. 배우 김지영, 유인영 등 세 여성 요원이 좌충우돌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워맨스’도 큰 응원을 받았다. 최강희는 “저희 셋을 ‘미녀 삼총사’라고 불러주신 것도 좋았다”며 “전우애도 돈독해졌다”고 전했다. 두 동료에 대해서는 “지영언니는 볼수록 사랑스럽고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인영씨는 똑똑하고 털털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늘 소통했다”고 팀워크를 뽐냈다. ●송은이·김숙 등과 오랜 우정 쌓아 세 사람 ‘케미’처럼 그는 장기간 우정을 이어 온 여성 동료들이 많다. 코미디언 송은이·김숙, 배우 선우선 등 종종 방송에서 친분을 비치기도 한다. 최강희는 “정말 친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만나진 못한다”면서도 “서로 지적이나 훈계를 하지 않고, 그냥 많이 좋아하는 데서 에너지와 자극을 받은 덕에 나도 성장해 나가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25년간 부지런히 달린 것처럼 빠르면 올해 하반기 새 작품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그는 “시원한 게 필요할 때 시원함을, 따뜻함이 필요할 땐 위로를 주는 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무엇이든 도전하며 성실히 연기하겠다”고 신인 같은 포부를 남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회까지 간 ‘강정호 복귀’

    국회까지 간 ‘강정호 복귀’

    음주운전 3회 전력에도 국내 프로야구 복귀 가능성이 열린 강정호가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될지 주목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핸드볼의 감동을 재현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 관련 상벌위원회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임오경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음주운전 3회 전력에도 국내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는데 선수에게 적용하는 윤리 기준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KBO 측은 징계 근거가 된 규약과 관련 보도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을 접한 야구 팬들은 과거 손혜원 전 의원이 국가대표 선발 논란과 관련해 선동열 전 감독을 국회에 불러 훈계한 장면을 떠올리고 있다. 임 의원 측은 “9월 국감 증인 여부를 지금 논하는 건 너무 이르다.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강정호는 최근 국내 복귀를 추진하며 KBO로부터 유기 실격 1년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원소속 구단 키움의 후속 조치에 따라 강정호는 이르면 내년 국내 무대를 밟는다. 현재 자가격리 중인 강정호는 오는 23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말 바꾼 연쇄살인범 최신종 “합의 성관계…강도도 인정 못해”

    말 바꾼 연쇄살인범 최신종 “합의 성관계…강도도 인정 못해”

    전북 전주에서 여성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구속기소 된 최신종(31)이 18일 첫 공판에서 강도와 강간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유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신종 측 변호인은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지만, 강도와 강간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강간 혐의에 대해 합의로 이뤄진 성관계이며, 금팔찌와 48만원은 차용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신종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강도살인, 시신유기 등 3가지다. 앞서 검찰은 “최신종이 혐의 일체를 인정했다”고 밝혔으나 재판에서 진술이 뒤집힌 것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측이 증거를 제출한 뒤 증인 신문 등 일정을 잡고 마무리됐다. 이날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최신종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재판장의 말에 짧게 대답만 했다. 재판 내내 변호인 쪽을 바라볼 뿐 별다른 진술은 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최신종은 지난 4월 15일 0시쯤 아내의 지인인 A(34·여)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다리 밑으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뒤 금팔찌 1개와 48만원을 빼앗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임실군과 진안군의 경계가 맞닿은 한 하천 인근에 A씨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도로에서 최씨 차에 올라탄 이후 실종됐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행방을 추적하다가 지난 19일 최신종을 긴급체포했다. 당초 최신종이 숨진 A씨의 지문을 이용해 통장의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금 강탈은 A씨 생전에 이뤄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신종은 시신 유기 장소를 찾으려고 15일 낮 12시 30분쯤 전주시 완산구 용복동 일대를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오후 1시쯤 완주군 구이면 구이저수지 근처로 가 다시 유기 장소를 물색했다. 최신종은 이곳에서 1∼2시간이 아닌 오랜 시간 머무른 뒤 최종 유기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신종이 랜덤 채팅앱으로 만난 부산 실종 여성 B(29)씨를 살해한 사건은 검찰이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4월 18일 B씨를 부산에서 전주로 유인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과수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도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최신종의 차에 올랐다가 실종됐고 이후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최신종이 차 안에서 B씨와 다투다가 목을 조르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종은 수사기관에서 A씨와 B씨 모두 “나를 무시하고 훈계하는 듯한 말투 때문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정호 국회 출석?... 임오경 의원실 “너무 앞서간 얘기”

    강정호 국회 출석?... 임오경 의원실 “너무 앞서간 얘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49)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 상벌위원회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강정호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임오경 의원실 관계자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KBO에 강정호 상벌위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건 사실”이라며 “강정호 선수가 음주운전 3회 전력에도 선수로 뛸 수 있게 됐다. 프로 선수에게 적용하는 윤리 기준이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려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8년 9월 개정된 KBO 규약에는 음주운전 3회 시 3년 이상 유기 실격 처분하는 징계양정기준이 생겼다. 강정호의 음주운전이 있었던 2009년(제144조), 2011년(제144조), 2016년(제151조)의 규약은 음주운전과 같은 품위손상행위에 대해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야구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경고처분 등’을 정하고 있었다. 정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KBO 규약에 정확한 징계 양정 기준이 없을 때도 상습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를 내려왔다면 그러한 수준의 징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BO 관계자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가 징계 근거가 된 규약과 강정호 상벌위 관련 보도자료를 임 의원실에 제출했다”며 “다만 상벌위 회의록이나 강정호 변호인 측이 제출한 사과문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야구 팬들이 손혜원 전 의원이 선동렬 감독을 국회에 불러 훈계한 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임 의원 측은 “너무 앞서 나간 얘기다”라며 “9월에 있을 국정감사 증인을 지금 정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했다. 이어 “국회 개원한 지 며칠이 안됐고 이제 상임위를 배정받은 상황이다”라며 “1호 법안이 스포츠 미투 관련 법안이었던만큼 폭력, 음주운전 등 스포츠 윤리 전반에 관심을 기울이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핸드볼 국가대표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기여했다. 핸드볼 감독, 해설위원, 대한체육회 선수인권위원회 위원 등을 거친 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15번째 영입인재로 정치권에 입문해 광명 갑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임 의원은 21대 국회 개원 첫 날인 지난 5일 스포츠계 폭력을 방지하는 1·2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다. 1호 법안으로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장이 학생의 체력증진과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해 적절히 감독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폭력·성폭력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학교 안 사각지대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관리하도록 하는 ‘학교체육 진흥법 일부개정안’, 2호 법안으로 선수 등 체육인에 대한 폭력·성폭력 예방을 위해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사각지대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을 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권위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 자녀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이나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케케묵은 고전이 된 지 오래지만, 매를 들고 훈계한 부모를 자식이 고발하고 그 죄로 부모가 자식 앞에서 처벌받을 날도 머지않았다. 부부관계의 개입을 넘어 최후의 방어선인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도 법이 끼어들게 될 판이다. 이게 다 일부 못된 아빠, 엄마들에게서 비롯된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니 어찌하겠는가. 권위는 타인, 대중, 국민의 인정을 받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른다는 점에서 물리적인 권력과 구별된다. 권위는 혼돈에 빠진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는 사회적 심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권위는 정의롭게 행사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된다. 국민 대중은 공정한 권위일수록 잘 복종하고 존경심을 갖게 된다. 아빠의 권위에 대한 사망선고는 예견됐다. 권위 실종의 예고편은 벌써 다른 곳에서 있었다. 그림자도 밟히지 않는다던 스승의 권위, 교권이 짓밟히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전이다.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그릇된 길로 가는 이들에게 바른길을 알려주는 큰 어른, 원로의 권위는 존재 여부를 의심할 만큼 실종된 상태다. ‘꼰대’ 소리를 듣고 ‘태극기’ 취급을 받기 싫어서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자취를 감춰 버렸다. 언론의 권위는 붕괴 직전이다. 그 또한 자승자박이고 업보인 것은 맞다. 정경유착만큼이나 권언유착의 굴레를 벗고자 언론은 자기정화의 길을 걸어왔으나 여전히 미흡하다. 권력과의 야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권위 회복은 요원할 뿐이다. 독재시대에는 정론과 직필을 외치고 인정받는 언론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언론이 직필(直筆)이고 누가 곡필(曲筆)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내 편이면 직필이고 남의 편이면 곡필, ‘기레기’다. 언론이 진영의 틀에 갇히고, 또 가두는 이상 정론직필의 부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혼은 없고 권세만 있는 정부나 권력을 뛰어넘는 초권력,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국회를 놓고 권위를 논하는 것은 좋은 의미의 권위를 모독하는 것과 같다. ‘권위 있는 공무원’이나 ‘권위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어색해 보이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권위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나쁜 권력으로 남용해 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감사를 놓고 ‘갈지자 감사’를 몇 번이나 선보였던 감사원이 권위를 지켰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겠는가. 최종 기댈 곳이 사법부, 검찰이라지만 기대난망이다. 그들이 흔드는 정치적 중립이란 하얀 깃발에 이런 색, 저런 색이 번히 보이는데 그 속에서 권위와 신뢰, 독립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그런 검찰과 사법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요행에 가깝다. 법무부 장관 편과 검찰총장 편으로 갈라진 희한한 검찰이나, 적폐청산 논란으로 완전히 쪼개진 법원을 보면 특히 사념적인 문제로 수사나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뽑기’를 잘해야 한다. 어제까지 심판으로 휘슬을 불고 다니다 오늘 선수로 뛰는 그들의 과거 판단을 공정하다고 믿고 싶어도 믿지 못한다. 권위의 엄숙함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고 권력의 꽁무니만 좇는 불나방이란 말이 어울린다. 정치에 굴종하며 자진해서 권위를 버린 검찰과 사법부의 흑역사가 이 시대에 종식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없다. 권위의 주축이 이런 모습이니 사회가 혼란스럽고 대중이 갈팡질팡할 때 옳은 길로 인도해 줄 중심추 역할을 할 누군가가 없다. 내우외환의 시기에 나라와 정부에 목소리를 내며 고언을 해 줄 ‘어르신’은 어디 있는가. 정의와 불의,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사이의 구분선도 없는 혼돈 속에서 그저 목소리 크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만이 이기는 중구난방의 세상이 된다. 권위 없는 심판이 진행하는 경기가 공정할 수는 없다. 권위 실종은 정의 상실을 부르고 정의 상실은 이전투구, 약육강식의 아수라장을 조성해 그 속에서 사이비만 날뛰게 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썩는 것이다. 권위의 출발점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데 있다. 권위자의 자격이 충분한데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권위자가 될 수 없다. 권위는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먼저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그러자면 어떤 조직이나 사람이나 흔들리지 않고 부당한 권력, 불의와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sonsj@seoul.co.kr
  • [임창용 칼럼] 이재명표 기본소득과 김종인표 기본소득

    [임창용 칼럼] 이재명표 기본소득과 김종인표 기본소득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논의를 쏘아올리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얼마 전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정책을 이미 반은 움켜잡았다”고 했다. “이대로 있다간 통합당이 채갈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허를 찔린 기색이 역력하다. 보수 야당의 선장이 좌파들이 꿈꿔 온 기본소득을 먼저 들고나올 줄 어찌 알았겠나. 기본소득 논의의 판이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과 이 지사가 앞뒤로 이슈를 이끄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과 자칭타칭 기본소득 전문가들이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2022년 대선 정국의 가장 뜨거운 의제로 예약해 놓는 분위기다. 재미있는 점은 기본소득을 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두 사람의 뒤바뀐 듯한 명분이다. 김 위원장은 ‘자유주의를 핵심가치로 하는 보수정당에 기본소득이 웬 말이냐’는 보수주의자들의 공격을 “빵 먹을 자유”로 맞받아쳤다. 정치의 목적은 물질적 자유를 극대화하는 것이란 훈계도 덧붙였다. 한데 빵이나 물질이 아쉬운 이들을 충족시키는 것은 자유주의적 성격보다는 복지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명분은 ‘자유´로 포장된 진보적 가치가 아닌가 싶다. 김 위원장에게 기본소득 이슈의 선수를 내준 이 지사로서는 도입 명분을 찾는 일이 만만치 않았을 듯싶다. 김 위원장이 ‘자유’를 표방하면서도 내용은 보편적 복지를 담은 만큼 그와 다른 차별화가 필요했을 테니까. 김 위원장이 보수의 외피를 두른 채 진보의 가치에 눈독 들이자 이 지사도 같은 방식으로 역공에 나섰다. 그는 기본소득이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지금은 수요 부족으로 인한 불균형 때문에 생긴 구조적 침체기이므로 수요 보강을 위해 재정을 동원해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즉 기본소득 지급ㆍ수요 보강ㆍ경기부양이란 경제 선순환을 내세운다. 경제정책으로서의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빵 먹을 자유로서의 ‘김종인표 기본소득’에 대한 대항마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사의 경제선순환 논리에 여당 일각에서 “우파냐”란 비난이 나왔다. 경제성장이라는 우파기획에 함몰됐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나는 양파다”라고 받아쳤다.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좌파든 우파든 정책을 갖다 쓴다고 했다. 진영논리에 신물이 난 국민에겐 ‘사이다’로 받아들여졌을 법하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기본소득 논의는 뜨거워질 것이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기본소득 찬성 응답이 48.6%, 반대 응답이 42.8%였다. 코로나 정국에서 치러진 4월 총선에서 재난지원금의 파괴력을 정치권은 똑똑히 목도했다. 두 사람에게 선수를 빼앗긴 후발 주자들이 허겁지겁 기본소득 논의에 숟가락을 얹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 논의에 여야 정치권과 전문가들까지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처음인 듯싶다. 이 지사는 김 위원장이 이슈를 선점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여야 양쪽에서 앞으로도 두 사람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공산이 커 보인다. 양측은 각각의 기본소득의 틀에 내용물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는 기본소득의 큰 틀은 누가 추진하든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러나 그 틀을 채워 나가는 과정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본격적으로 기본소득제를 시행한 나라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모든 게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이 지사와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경제선순환과 물질적 자유 극대화란 라벨을 붙였다. 라벨이 표방하는 가치에 다가가기 위해 각기 다른 과정을 밟을 것이다. 재원, 증세, 취업, 기존 복지와의 관계 등 기본소득 추진과 직결되는 문제에 하나씩 해법을 내놔야 한다. 라벨은 상징의 의미를 지닌다. 반면에 해법은 현실적이어야 한다. 어느 라벨의 기본소득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지는 해법이 얼마나 현실적인지에 달려 있다. 현실성을 높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이념과 정파성이다.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좌파든 우파든 어느 한쪽의 눈으로 보아선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지사나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관한 한 정파성을 넘어서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행이다. 대선정국이 다가오고 진영논리가 거세져도 이런 모습은 유지돼야 한다. 그래서 이재명표든 김종인표든 건강한 기본소득제가 열매를 맺기를 바란다.
  • “사랑의 매까지 국가가 간섭” “훈육 가장한 학대 막아야”

    “사랑의 매까지 국가가 간섭” “훈육 가장한 학대 막아야”

    여행가방에서 심정지로 발견된 소년, 쇠사슬과 달군 프라이팬으로 괴롭힘당한 창녕 소녀 등 집에서 벌어진 잔인한 아동학대가 잇달아 알려지자 정부가 부모의 자녀 체벌을 막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지난 10일 법무부는 친권자의 자녀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체벌 금지를 명문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취지와 별개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친권자는 법적으로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할 의무가 있는 사람인데, 정작 자녀가 잘못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방식까지 국가가 규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우려는 “징계권을 삭제하면 부모의 훈육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76.8%가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더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매를 드는 것”이라면서 “자식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알면서도 부모로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말했다. B씨는 “극소수의 심각한 아동학대 행위가 문제인데, 사건이 터지면 과도하게 법을 제정해 막으려는 것 같다”면서 “현행법상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게 먼저”라고 했다. 사법부는 교육 의도를 고려해 부모의 체벌이 폭행인지, 훈육인지 판단한다. 형법이나 아동복지법상 자녀 폭행은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훈육이 목적인 경우 죄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2012년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물건 훔치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파리채로 딸을 수차례 때린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으로는 이런 행위를 모두 ‘훈육을 가장한 학대’로 폭넓게 봐야 한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이 중 부모가 학대 가해자인 경우가 70% 이상인 만큼 자녀 체벌에 관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숭인의 양소영 대표변호사는 “징계권 삭제는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 체벌을 용인하지 말고, 전후 사정을 더 꼼꼼히 따져 보자는 의미”라며 “지금도 아동복지법에 ‘체벌은 아동학대로 처벌한다’는 조문이 있어 징계권을 삭제한다고 큰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 전문가들은 양육과 훈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나 부족한 부모 교육으로부터 체벌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매니저는 “197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체벌 금지법’을 만든 스웨덴은 체벌 없이 아이를 훈육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정에 배포했다”면서 “법 제정 2년 만에 90% 이상의 국민이 ‘체벌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필요하면 양육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며 “아이를 키울 책임은 국가와 사회에도 있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자녀 체벌 금지 “어떻게 키우나”VS“훈육 가장한 학대 안돼”

    자녀 체벌 금지 “어떻게 키우나”VS“훈육 가장한 학대 안돼”

    여행가방에서 심정지로 발견된 소년, 쇠사슬과 달군 프라이팬으로 괴롭힘당한 창녕 소녀 등 집에서 벌어진 잔인한 아동학대가 잇달아 알려지자 정부가 부모의 자녀 체벌을 막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지난 10일 법무부는 친권자의 자녀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체벌 금지를 명문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취지와 별개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친권자는 법적으로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할 의무가 있는 사람인데, 정작 자녀가 잘못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방식까지 국가가 규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가장 큰 우려는 “징계권을 삭제하면 부모의 훈육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76.8%가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더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매를 드는 것”이라면서 “자식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알면서도 부모로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말했다. B씨는 “극소수의 심각한 아동학대 행위가 문제인데, 사건이 터지면 과도하게 법을 제정해 막으려는 것 같다”면서 “현행법상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게 먼저”라고 했다.사법부는 교육 의도를 고려해 부모의 체벌이 폭행인지, 훈육인지 판단한다. 형법이나 아동복지법상 자녀 폭행은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훈육이 목적인 경우 죄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2012년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물건 훔치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파리채로 딸을 수차례 때린 아버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으로는 이런 행위를 모두 ‘훈육을 가장한 학대’로 폭넓게 봐야 한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이 중 부모가 학대 가해자인 경우가 70% 이상인 만큼 자녀 체벌에 관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숭인의 양소영 대표변호사는 “징계권 삭제는 부모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체벌을 용인하지 말고, 전후 사정을 더 꼼꼼히 따져 보자는 의미”라며 “지금도 아동복지법에 ‘체벌은 아동학대로 처벌한다’는 조문이 있어 징계권을 삭제한다고 큰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 전문가들은 양육과 훈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나 부족한 부모 교육으로부터 체벌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매니저는 “197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체벌 금지법’을 만든 스웨덴은 체벌 없이 아이를 훈육하는 가이드라인을 가정에 배포했다”면서 “법 제정 2년 만에 90% 이상의 국민이 ‘체벌은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필요하면 양육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며 “아이를 키울 책임은 국가와 사회에도 있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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