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후회
    2026-03-03
    검색기록 지우기
  • 전도사
    2026-03-03
    검색기록 지우기
  • 쿠팡
    2026-03-03
    검색기록 지우기
  • 재회
    2026-03-03
    검색기록 지우기
  • 조합
    2026-03-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94
  •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그를 만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우주선 발사 한 달을 앞두고 돌연 우주인이 바뀐다고 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였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이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서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웠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이라…. 건너뛴 세월이 궁금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만남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수위원 인터뷰 금지령이 풀리면서 마주 앉게 된 그는 그러나 더이상 우주인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 뿌리산업의 부흥과 글로벌 제조 플랫폼을 꿈꾸는 창업주였다. 고산(46) 에이팀벤처스 대표 이야기다. 에이팀벤처스는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처럼 연결 플랫폼 회사다.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기능의 제품을 올리면 제조업체들이 각자 견적서를 내는 방식이다. 고객은 공장 없이도 제품 확보가 가능하고, 제조업체는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외국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를 받쳐 주는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미국의 프로토랩스나 일본 캐디 등이 활발하게 시장을 늘려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만 강조한다. 그런데 후방인 뿌리산업 없이는 전방도 없다. 금형을 비롯해 국내 6대 뿌리산업 시장 규모만 140조원이다. 이 시장을 더 키우려면 우리도 뿌리산업에 혁신기술을 결합해 공장 생태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인수위(경제2분과)에서 목소리를 내지 그랬나. “(웃으며) 안 했겠나.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사양산업 취급한다. 제조업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게 산업단지다. 그런데 요즘 산단마다 구인난으로 비명이다. 임금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아나.” -글쎄.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서 그렇다. ‘나, 여기 다닌다’ 하고 주위에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네 산단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시초인 울산산단이 1962년 만들어졌다. 60년 돼 노후화, 공동화가 심각하다. 예전엔 입지가 중요해 특정 산업 중심으로 산단을 꾸렸지만 지금은 물류가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젠 산단을 주거까지 연결시켜 번듯한 일터, 쾌적한 삶터로 바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넣었으니 (인수위원) 소임은 한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심 서운하지 않았나. “전혀. 인수위 들어갈 때부터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가 조건이었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인수위 합류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어 눈 딱 감고 두 달 시간을 뺐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는 직접 해결해 주겠다고 했는데. “기업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얘기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인수위 때) 가까이서 보니 윤 대통령은 학습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맨 먼저 어떤 모래주머니를 떼줬으면 싶나. “규제에 접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부터 바뀌었으면 싶다. 복수의결권(대주주가 지분율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만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막판에 국회에서 틀었다.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규제는 풀어 주고 오남용 방지장치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예 막아버린다. 새 사업이 나타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빨리빨리 규제를 바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여기서만 놀아’ 이게 너무 강하다.” 이쯤에서 우주인 얘기를 슬쩍 꺼내 보았다. 마침 순수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16일 재발사를 시도한다. 그는 2006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서른 살 때 3만 6206대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예비후보 이소연씨와 함께 2년 동안 우주인 훈련을 받던 어느 날, ‘우주선 조종법’ 등 러시아가 금지한 책자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돌연 ‘우주인’에서 ‘우주인 후보’로 강등됐다. 우주인은 이씨로 바뀌었다. 우주로 날아가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봐도 그게 우주인을 교체할 정도의 규정 위반인가 싶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당시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주인으로 훈련받으러 간 것이지,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인생에 우주인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 “한때 그런 적도 있었다. 솔직히 우주인에서 탈락했을 때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괜찮냐’고 했다. 자꾸 그러니까 ‘아, 이게 엄청나게 안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히려 많이 힘들었다.” 우주인 탈락이 “엄청난 충격은 아니었다”는 고백에서 서울대 시험을 두 번 친 이력이 떠올랐다. 그는 서울 한영외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은 이과(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갔다.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 수학과를 갔다. -평범한 청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말 뭣하지만 삶을 좀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 때도 그렇고, 결국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잡초 같은 근성이 좀 있다.” -외고 다닐 때 돈이 없어 셔틀버스를 못 탔다는 게 사실인가. “어머니가 미용실을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이듬해에 제대로 공부하려면 강남 8학군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로 이사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기도 광명이다.) 외고가 교재비며 셔틀버스비며 부대비용이 좀 들어간다. 차마 셔틀비까지 달라는 말을 (엄마한테) 못 하겠더라.”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수업을 듣기 전에 우연히 ‘10년 안에 10억명을 바꿔 놓을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유학 갈 때까지만 해도 우주인 경험도 있고 해서 과학기술이나 관련 정책을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10년 뒤 미래’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캄캄한 방 안에서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지만 1m만 빛이 보여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로 1m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보여 줄 뭔가가 필요하겠다 싶어 귀국해 카이스트에 계시던 안철수 교수님을 찾아갔다.” -왜 그분이었나.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퇴짜를 놓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직접 창업컨설팅에 뛰어들었고(그는 2011년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됐다. 그 인연이 인수위까지 이어졌고….” 우주인 훈련과 창업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우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창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주인 훈련은 앞이 안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우주도, 창업도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은 힘들지 않아요.” 집에 생활비는 갖다 주느냐는 또 한 번의 우문에 “다행히 작년에 투자를 받아 굶기지는 않는다”고 눙친다. 예전엔 권투를, 지금은 수영을 새벽마다 한다는 그는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면 긍정 에너지도 함께 올라온다”면서 “어떤 때는 긍정 상태를 만들기 위해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누리호 발사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 에이팀벤처스는 고산 대표가 미국 하버드대학원을 ‘중도 작파’하고 돌아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3D(3차원) 프린터 등을 만들다가 지난해 고객사와 제조사를 연결해 주는 ‘카파’(CAPA)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 곳곳에 ‘말할까 말까 할 때가 완솔(완전히 솔직)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에서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창업은 곧 종교”라는 고 대표는 “스스로 사업성과 미래를 믿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과 고객, 투자자를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셋째 이상 다둥이 엄마 위한 구로의 위로

    서울 구로구가 셋째아 이상 자녀를 출산한 여성에게 산후회복비를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다자녀 출산 여성의 건강 회복을 위해 양·한방 의료 기관과 손잡고 산후 진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다음달 1일 이후 셋째아 이상 자녀를 출산한 구로구 거주 여성 60명이다.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본인 부담금 중 1인당 최대 30만원을 지급한다. 지원 기준은 신청일 기준 구로구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둔 여성으로, 국민행복카드로 지원받을 수 있는 임신·출산 진료비를 전액 소진한 경우여야 한다. 또 출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참여를 원하면 구로구보건소에 방문해 지원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다음달 1일부터 12월 말까지 진찰받은 참여 의료기관에 지원 결정서를 제출하면 된다. 구 관계자는 “다둥이 자녀를 출산한 여성들의 건강한 회복을 도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구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치과의사’ 이수진 “유명 연예인과 사귀었다…이혼은 2번”

    ‘치과의사’ 이수진 “유명 연예인과 사귀었다…이혼은 2번”

    치과의사 유튜버 이수진이 2번의 이혼 사실과 함께 몇 명의 연예인들을 사귀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13일 이수진은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 저 두 번 이혼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이수진은 구독자들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한 누리꾼은 과거 이수진이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한 내용을 언급하며 “두 번 이혼하셨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고 놀랐어요”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수진은 “굳이 밝히고 안 밝히고를 떠나서 사람들은 내가 한번 한 거로 알고 있는데 마치 가만히 있는 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얘기하고 싶었다. 왜 그랬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얘기가 왜 그렇게까지 흘러갔을까 모르겠다”라고 살짝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수진은 “연예인이랑 사귄 적도 있었나요?”라는 질문엔 “그렇죠. 유명한 사람도 있고 안 유명한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딸에게도 보여줬냐”는 물음에 “영상을 보여줬다. 딸의 반응은 ‘그렇구나 알 바야’ 였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수진은 1969년생 올해 53세로,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후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혼 후 딸 제나 양과 함께 유튜버로도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고산 “우주인 훈련보다 창업이 훨씬 더 어려웠어요”

    고산 “우주인 훈련보다 창업이 훨씬 더 어려웠어요”

    그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우주선 발사 한 달을 앞두고 돌연 우주인이 바뀐다고 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였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이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서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웠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이라…. 건너뛴 세월이 궁금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만남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수위원 인터뷰 금지령이 풀리면서 마주앉게 된 그는 그러나 더 이상 우주인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 뿌리산업의 부흥과 글로벌 제조 플랫폼을 꿈꾸는 창업주였다. 고산(46) 에이팀벤처스 대표 이야기다. 1980년대 유명 외화시리즈 ‘A특공대’를 보고 자란 세대라, 스타트업 특공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 이름을 ‘에이팀’(A team)으로 지었다고 한다. 네이버, 배달의민족처럼 에이팀벤처스도 연결 플랫폼 회사다.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기능의 제품을 올리면 제조업체들이 각자 견적서를 내는 방식이다. 고객은 공장 없이도 제품 확보가 가능하고, 제조업체는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배민이 서비스업 플랫폼이라면 에이팀은 제조업 플랫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외국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를 받쳐주는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미국의 프로토랩스나 일본 캐디 등이 활발하게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만 강조한다. 그런데 후방인 뿌리산업 없이는 전방도 없다. 금형을 비롯해 국내 6대 뿌리산업 시장 규모만 140조원이다. 이 시장을 더 키우려면 우리도 뿌리산업에 혁신기술을 결합해 공장 생태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인수위(경제2분과)에서 목소리를 내지 그랬나. “(웃으며) 안 했겠나.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사양산업 취급한다. 제조업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게 산업단지다. 그런데 요즘 산단마다 구인난으로 비명이다. 임금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아나.” -글쎄.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서 그렇다. ‘나, 여기 다닌다’ 하고 주위에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주말이면 가족과도 놀러갈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네 산단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시초인 울산산단이 1962년 만들어졌다. 60년 돼 노후화, 공동화가 심각하다. 예전엔 입지가 중요해 특정 산업 중심으로 산단을 꾸렸지만 지금은 물류가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젠 산단을 주거까지 연결시켜 번듯한 일터, 쾌적한 삶터로 바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넣었으니 (인수위원) 소임은 한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심 서운하지 않았나. “전혀. 인수위 들어갈 때부터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가 조건이었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인수위 합류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 싶어 눈 딱 감고 두 달 시간을 뺐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는 직접 해결해주겠다고 했는데. “기업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얘기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인수위 때) 가까이서 지켜보니 윤 대통령은 학습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맨먼저 어떤 모래주머니를 떼줬으면 싶나. “특정 규제보다는 규제에 접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부터 바뀌었으면 싶다. 복수의결권(대주주가 지분율 이상으로 의결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만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막판에 국회에서 틀었다.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규제는 풀어주고 오남용 방지장치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예 막아버린다. 솔직히 규제는 혁파 대상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새 사업이 나타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빨리빨리 규제를 바꿔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기서만 놀아’ 이게 너무 강하다. ‘타다’나 ‘로톡’도 그래서 갈등을 빚는 거다.”이쯤에서 우주인 얘기를 슬쩍 꺼내보았다. 마침 순수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16일 재발사를 시도한다. 그는 2006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서른 살 때 3만 6206대 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예비후보 이소연씨와 함께 2년 동안 우주인 훈련을 받던 어느날, ‘우주선 조종법’ 등 러시아가 금지한 책자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돌연 ‘우주인’에서 ‘우주인 후보’로 강등됐다. 우주인은 이씨로 바뀌었다. 우주로 날아가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봐도 그게 우주인을 교체할 정도의 규정 위반인가 싶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당시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주인으로 훈련받으러 간 것이지,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인생에 우주인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 “한때 그런 적도 있었다. 솔직히 우주인에서 탈락했을 때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괜찮냐’고 했다. 자꾸 그러니까 ‘아, 이게 엄청나게 안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히려 많이 힘들었다.” 우주인 탈락이 “엄청난 충격은 아니었다”는 고백에서 서울대 시험을 두 번 친 이력이 떠올랐다. 그는 서울 한영외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은 이과(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갔다.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 수학과를 갔다. -평범한 청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말 뭣하지만 삶을 좀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 때도 그렇고, 결국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잡초같은 근성이 좀 있다.” -외고 다닐 때 돈이 없어 셔틀버스를 못 탔다는 것은 사실인가. “어머니가 미용실을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이듬 해에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강남 8학군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로 이사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기 광명이다.) 외고가 교재비며 셔틀버스비며 부대비용이 좀 들어간다. 차마 셔틀비까지 달라는 말을 (엄마한테) 못하겠더라.”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수업을 듣기 전에 우연히 ‘10년 안에 10억명을 바꿔놓을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유학갈 때까지만 해도 우주인 경험도 있고 해서 과학기술이나 관련 정책을 공부해야겠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10년 뒤 펼쳐질 미래’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캄캄한 방 안에서는 무서워 한 발짝도 못움직이지만 1m만 빛이 보여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로 1m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보여주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뭔가가 필요하겠다 싶어 귀국해 카이스트에 계시던 안철수 교수님을 찾아갔다.” -왜 그 분이었나.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퇴짜를 놓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직접 창업컨설팅에 뛰어들었고(그는 2011년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됐다. 그 인연이 인수위까지 이어졌고…” 우주인 훈련과 창업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우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창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주인 훈련은 앞이 안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우주도, 창업도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은 힘들지 않아요.” 집에 생활비는 갖다주느냐는 또 한 번의 우문에 “다행히 작년에 큰 돈을 투자받아 처자식 굶기지는 않는다”고 눙친다. 예전엔 권투를, 지금은 수영을 새벽마다 한다는 그는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면 긍정 에너지도 함께 올라온다”면서 “어떤 때는 긍정 상태를 만들기 위해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누리호 재발사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에이팀벤처스는… 고산 대표가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중도 작파’하고 돌아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3D(3차원) 프린터 등을 직접 만들다가 지난해 고객사와 제조사를 연결해주는 ‘카파’(CAPA)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 곳곳에 ‘말할까 말까 할 때가 완솔(완전히 솔직)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직원끼리는 직급 대신 별칭을 부른다. 고 대표의 별칭은 코난이다.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리느냐, ‘명탐정 코난’을 떠올리느냐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세대가 갈린다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에서 지난해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창업은 곧 종교”라는 고 대표는 “스스로 사업성과 회사의 미래를 믿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과 고객, 투자자를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18년 따라다닌 팔뚝 통증… 류현진 올 시즌 돌아올까

    18년 따라다닌 팔뚝 통증… 류현진 올 시즌 돌아올까

    류현진이 올해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5)이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지 열흘이 지났다. 하지만 팀은 류현진의 재활 일정표도 짜지 못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류현진이 사실상 올 시즌 아웃 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13일 토론토가 공개한 류현진의 상태는 ‘왼쪽 팔뚝 염좌와 팔꿈치 염증’이 전부다. 지난 8일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류현진의 팔꿈치에 심각한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만성적인 변화는 감지됐다”면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13일 “류현진의 시즌이 끝났다고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류현진에 관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했음을 시사했다. 단장과 감독의 말이 서로 다르다보니 미국과 캐나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재활 기간을 쉽사리 예측하지 못 하고 있다. 토론토와 류현진은 ‘재활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켈란 조브 정형외과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아 여러 치료 방법을 논의했다. 하지만 아직 재활 방법을 결정하지 못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이던 2015년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 2016년 팔꿈치 괴사 조직 수술을 집도했던 인물이다. 그만큼 류현진의 몸 상태에서 대해선 전문가라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 치료 방법을 결정하지 못 했다는 것은, 류현진이 갖고 있는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재활 전문가들도 “류현진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진단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추측했다. 류현진은 올해 4월 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왼쪽 팔뚝 통증으로 첫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8일 간의 재활을 거친 류현진은 5월 1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 2일까지 총 4경기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 5월 27일과 이달 2일 등판에서 모두 조기 강판한 류현진은 다시 팔뚝에 통증을 호소했다. 2일 경기 뒤 류현진은 “오늘 등판을 후회한다”며 “시즌 초반 부상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밝혔다.만약 4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류현진은 7월 복귀가 가능하다. 류현진은 선수 생활 내내 팔꿈치 통증을 겪었다. 인천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4월에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재활했다. 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인 2015년 5월, 선수 생활을 건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6년 9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자 또 한 번 수술대에 올랐다. 2016년에 받은 수술은 인대 접합 수술에 비해 재활 기간이 짧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술이었다. 전문가들은 팔꿈치의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수술을 받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시즌이 한창인 상황에서 수술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 “기회 늦추다가 후회 소용없어”…화룡점정의 진언[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기회 늦추다가 후회 소용없어”…화룡점정의 진언[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녹도만호 정운은 사령관인 전라좌수사이순신보다 두 살이 많았다. 정운은 무과급제도 이순신보다 6년 빨랐으니 명실상부한인생 선배이자 군문(軍門)의 선배였다.그럼에도 정운은 부임 1년 만에 녹도를‘전쟁 준비 태세를 가장 완벽히 갖춘 수군진’으로만들었으니 이순신이 가장 신뢰하는참모였다. 왜적의 침략 이후 경상우수군을지원할 것인지 전라좌수영 내부에서 의견이갈렸을 때도 정운의 무거운 한마디가 출정결정을 이끌었다. 정운이 부산포 전투에서순절했을 때 이순신 장군은 ‘세상에 깊은 원망,누가 내 마음 알겠는가’ 하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녹도진은 고흥반도의 서남쪽 모서리에 자리잡았다. 오늘날에는 녹도보다 녹동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남해안 대표 어항(漁港)의 하나다. 남해고속도로 고흥나들목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우주항공로’다. 그러고 보니 고흥은 역사의 고장이면서 동시에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과학의 고장이다. 녹동으로 가는 길 중간 고흥읍에서 갈라져 동남쪽 나로도로 이어지는 길은 ‘우주로’다. 녹도진성은 1490년(성종 21) 축조됐다. 녹도진의 군선 정박지였을 녹동항에는 이제 크고 작은 고깃배들이 들어차 있다. 주변에는 횟집타운이 형성돼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붐빈다. 녹도진성은 녹도항의 서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수협활선어센터와 고흥녹동회타운 뒤편으로 가면 나타나는 홍살문이 정운과 이대원, 두 녹도만호를 기리는 쌍충사가 있음을 알린다. ●불법·비리 용납 못해 인사 불이익 정운(鄭運·1543~1592) 장군은 28세 때인 1570년(선조 3) 식년시에서 무과에 급제했다. 그런데 그의 벼슬 경력을 살펴보면 세 차례 ‘불합’(不合)이 눈에 띈다. 글자로만 보면 ‘뜻이 서로 맞지 않는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운은 그때마다 명령불복종에 따른 징계성 인사를 당했고 한동안 벼슬길에 나서지 못하곤 했다. 이순신보다 무과 급제가 훨씬 앞섰으면서도 나이 오십에 종4품 수군만호에 머문 것은 이 때문이다. 정운의 ‘불합’은 불법과 비리를 용납하지 못하는 강직한 성품 때문이었다. 1582년 함경도 거산찰방 시절에는 관찰사의 수행원 가운데 말썽을 부린 자가 있어 곤장을 쳤다. ‘정충장공실기’는 ‘관찰사가 노발대발하자 정운은 관직을 버리고 돌아왔다’고 했지만 파직에 가까웠을 것이다. 충장(忠壯)은 정운의 시호다. 그런데 이듬해 선조실록에는 신임 함경도 관찰사 정언신이 ‘전 거산찰방 정운 등은 맡은 바 직분에 마음을 다한 사람들이니, 각별히 표창하여 새로 북방에 부임하는 관리들에게 모범을 삼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은봉 안방준(1573~1654)은 ‘국조인물고’의 ‘정운유사’(鄭運遺事)편에 ‘그는 젊어서부터 강개하여 호협한 기풍이 있어 언제나 절의에 따라 죽을 수 있다고 다짐했다. (거산찰방 이후) 웅천현감이 되었는데 감사의 미움을 사자 또 그날로 인수(印綬·관직을 나타내는 끈)를 풀어놓고 떠나버렸다. 제주목 판관에 임명되었다가 또 목사의 비위를 거슬러 파직되었는데, 돌아오는 배에 한 마리의 망아지도 데리고 오지 않았다. 강직하면서 청렴한 성품이 이와 같았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여러 해 동안 (관직이 내려지지 않아) 침체되어 있었다’고 했다. 정운이 그럼에도 왜적의 침략이 기정사실화됐던 1591년 2월 녹도만호에 임명된 것은 능력만큼은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1587년(선조 20) 1월에는 18척 배에 나눠 탄 왜구가 녹도진 앞바다의 손죽도를 점령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른바 손죽도왜변이다. 22세의 녹도만호 이대원은 해상에서 3일 동안 전투를 벌였지만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중과부적으로 전사하고 말았다. 그만큼 녹도진은 왜적과 맞서는 최전선이었다. 정운이 녹도만호에 부임한 시기는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에 오르기 며칠 전이었다. 백호 윤휴(1617~1680)는 ‘백호전서’ 제장전(諸將傳)에 ‘정운은 강개하고 큰 뜻이 있어서 그럭저럭 남이 하는 대로는 따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일찍이 보검을 얻어 스스로 ‘진충보국’(盡忠報國)이라 새겼다.…녹도만호가 되고 이순신이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자 정운이 기뻐하여 말하기를 “내가 돌아가 의지할 곳을 얻었다. 그를 위해 죽으면 다행이겠다”고 했다’고 적었다.이순신은 왜란을 두 달 앞둔 2월 19일 관내 순시에 나선다. 여도진, 녹도진, 발포진, 사도진, 방답진의 순이었다. 녹도진을 찾은 것은 22일이다. 이날 ‘난중일기’에는 ‘흥양전선소에 이르러 배와 기구들을 점검하고 그 길로 녹도로 가서 새로 쌓은 문루로 올라가 보니 경치의 아름다움이 군내 으뜸이었다. 만호의 애쓴 정성이 안 미친 곳이 없었다. 흥양현감 배흥립, 능성현감 황숙도, 녹도만호 정운과 함께 취하도록 마시고 겸하여 대포 쏘는 것도 보았다. 촛불을 밝힌 뒤 이슥해서야 파했다’고 했다. 녹도진의 완벽한 준비 태세에 이순신은 크게 고무됐다. 왜란 발발 이후 정운이 이순신에게 경상우수영 출정을 설득한 5월 3일 전라좌수영의 분위기를 ‘난중일기’는 이렇게 전한다. ‘광양과 흥양 현감을 불러 이야기하던 중 모두 분한 마음을 나타냈다.…조금 뒤 녹도만호가 보자고 하기에 불러들였더니, 전라우수사는 오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 가까이 다가가니 통분한 마음 이길 길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늦추다가는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이었다. 곧 중위장(방답첨사 이순신)을 불러 내일 새벽 떠날 것을 약속하고 장계를 고쳤다.’ 광양현감 어영담과 흥양현감 배흥립의 태도에서도 출정 분위기가 이미 무르익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운의 진언(進言)에 이순신은 결단을 내렸다. 정운은 9월 1일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했다. 이순신은 장계에 ‘정운은 맡은 직책에 정성을 다하였고, 담략이 있어서 서로 의논할 만한 사람이다. (옥포·합포·적진포와 사천·당포·당항포, 그리고 한산도에서) 세 번 승첩했을 때 언제나 선봉에 섰고, 부산포해전에서도 몸을 던져 죽음을 잊고 먼저 적의 소굴에 돌입했으며, 하루 종일 교전하면서도 어찌나 힘을 다하여 쏘았던지 적들이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날 돌아올 무렵 철환을 맞아 죽었지만, 늠름한 기운과 맑은 혼령이 쓸쓸히 없어져서 뒷세상에 아주 알려지지 못할까 애통하다’고 했다.●정조 “충성·용맹 겨룰 자 없다” 정운은 다대포 몰운대 아래서 왜적의 탄환에 맞았다. 1798년(정조 22) 다대포첨사로 부임한 정운의 8세손 정혁은 몰운대에 충신정공운순의비(忠臣鄭公運珣義碑)를 세웠는데, 비문에 정운이 몰운대의 ‘운’자를 보고 ‘내가 죽을 장소’라며 처절하게 싸웠다는 내용이 있다. 몰운대(沒雲臺)는 해류의 영향으로 안개와 구름이 많아 바다에 잠겨 있는 듯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자기 이름의 운(運)과 몰운대의 운(雲)이 발음이 같은 만큼 그런 다짐을 한 것 같다. 선조실록에는 왜군의 ‘큰 조총’을 언급하며 ‘정운이 그 총탄을 맞았는데 참나무 방패 3개를 관통하고 쌀 2석을 또 뚫고 지나 정운의 몸을 관통한 다음 뱃전에 박혔다’고 했다. 부산 다대포해변을 찾는다면 몰운대 끝자락의 정운순의비까지 걸어 보길 권한다. 정운을 기리는 이순신의 제문은 끝이 언제인가 싶을 만큼 길면서도 절절하다. ‘인생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고 사생에는 반드시 천명이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번 죽는 것은 아까울 게 없지만 유독 그대 죽음은 마음 아프구나.… 내가 모자라고 서툴러 그대와 함께 의논하니 구름이 쪼개져 밝은 빛이 비치듯 했다. 계책을 정하고 칼을 휘두르며 배를 이어 나갈 적에 죽음을 무릅쓰고 앞장서서 나아갔으니 네 번이나 이긴 싸움 그 누구의 공이겠는가’ 하고 추모했다. 훗날 정조는 ‘이충무공전서를 읽으면서 녹도만호 정운의 일을 보게 될 때마다 허벅지를 치며 감탄하지 않은 적이 없다. 어둠이 깔리는 바다에 노를 저어 앞장서 나아가 바다를 뒤덮은 적선들이 서로 구원할 수 없게 하고서 자신은 순절했다. 이런 충성과 용맹은 역사책에서 찾아보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자가 드물다’고 했다. 그러고는 정운의 시호를 정하게 하고 병조판서를 추증하는 한편 어영청 파총으로 있던 정혁을 승진시켜 다대포첨사로 임명한 것이다.
  • “SNS에 선동된 10대 시위대 체포, 후회없어”...퇴임 앞둔 친중 캐리람 ‘국가보안법’ 두둔 

    “SNS에 선동된 10대 시위대 체포, 후회없어”...퇴임 앞둔 친중 캐리람 ‘국가보안법’ 두둔 

    반중 활동을 한 홍콩 시민에게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할 수 있는 국가안전유지법(이하 홍콩보안법)을 홍콩에 강제했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오는 30일 퇴임을 앞두고 “(법안 도입을)후회하지 않는다”는 소회를 밝혔다. 퇴임을 앞두고 임기 중 마지막 행보를 보이고 있는 캐리 람 장관은 12일 오전 홍콩 라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해 “홍콩이 가진 국제적 책임을 완성하기 위해 보안법 도입은 반드시 필요했다고 믿는다”면서 “홍콩이 범죄자들이 탈주할 수 있는 천국이 되지 않도록 확실한 책임을 져야 했다”고 말했다고 홍콩 매체 더 스탠다드는 이날 보도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범중국파 캐리람이 집권한 지난 5년 동안, 홍콩에서는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람은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 다수의 홍콩 시민들의 반감을 산 인물이다. 반면 당시 시위대를 향한 강경 진압은 람 장관이 중국 정부에 점수를 따는데 혁격한 공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다만, 그는 홍콩 보안법 강제 중 대중에게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지 못해 벌어진 시위 사태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법안 도입의 취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10대 청소년들이 대거 참여하는 시위 사태가 장기화 됐었다”면서 “법안 도입 초기였던 2019년에는 법안 필요성에 대해 대중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법안이 이미 도입된 이후에는 대중의 오해가 너무 깊어진 뒤였다”고 법안 도입 과정에서 정부의 미흡했던 점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는 또 “홍콩의 지도자로서 해당 법안을 밀어붙였던 것에는 추호의 후회도 없다”면서 “오히려 오랫동안 지연됐던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홍콩 정부는 매우 용감하게 잘 처리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정부 방침에 반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위대를 조직했던 반대 세력이 단편 영화를 제작해 대중에게 배포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해 곤혹스러웠다는 점도 토로했다. 그는 “다만 그 과정에서 거짓 내용에 선동돼 시위대에 동원됐던 다수의 10대 청소년들이 경찰과 충동, 체포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면서 “10대 청소년들은 이 법안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소셜미디어에 의해 선동됐다. 그들은 폭력적인 시위로 홍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으나, 현실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이전보다 더 단호하게 법을 집행해야 했다”면서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진화는 홍콩이 법에 의해 운영되는 법치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자, 사법도시라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고 거듭 10~20대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이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의 제5대 행정장관인 캐리 람 장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고위 관료 2위(약 8억 7천만 원)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많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로 캐리 람 장관은 서구 주요 은행을 이용하지 못한 채 자택에 현금을 쌓아놓고 쓰는 처지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은 람 장관이 강제한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직후 이들과 홍콩 수뇌부와 거래하는 금융사에 불이익을 주는 등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 
  • 강아랑 기상캐스터, 억대 슈퍼카 구입…루머는 부인 “내돈내산, 색안경 노노”

    강아랑 기상캐스터, 억대 슈퍼카 구입…루머는 부인 “내돈내산, 색안경 노노”

    강아랑 KBS 기상캐스터가 억대 슈퍼카를 구입한 뒤, 루머를 부인하며 본인이 직접 산 것이라고 했다. 11일 강아랑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저는 가족이나 주변을 위해서는 뭐든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정작 스스로를 위해서는 작은 소비를 할 때도 망설이며 선뜻 결정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었어요”라며 “특히나 건강을 돌보지 못한 채 일에 쫓기며 살아왔던 제 청춘은 참 아깝고 후회스러운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어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에 병원 신세를 지고 난 뒤로는 삶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고 싶은 것도 사고,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인생을 즐겨보려고요, 저는 그렇게 살아볼게요”라며 “인터넷에 도는 추측성 댓글은 사실이 아니에요, 차량은 제가 직접 계약한 것이 맞아요, 내돈내산, 제가 일해서 번 돈. 그러니까 색안경 노노”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아랑은 슈퍼카에 시승한 사진을 올렸으나, 그는 “사진은 시승 차량. 내 차 아님”이라고 했다. 한편 강아랑은 최근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 이순신이 가장 신뢰한 참모, 경상우수영 출정을 진언하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이순신이 가장 신뢰한 참모, 경상우수영 출정을 진언하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녹도만호 정운은 사령관인 전라좌수사 이순신보다 두 살이 많았다. 정운은 무과 급제도 이순신보다 6년 빨랐으니 명실상부한 인생 선배이자 군문(軍門)의 선배였다. 그럼에도 정운은 부임 1년 만에 녹도를 ‘전쟁 준비 태세를 가장 완벽히 갖춘 수군진’으로 만들었으니 이순신이 가장 신뢰하는 참모였다. 왜적의 침략 이후 경상우수군을 지원할 것인지 전라좌수영 내부에서 의견이 갈렸을 때도 정운의 무거운 한마디가 출정 결정을 이끌었다. 정운이 부산포 전투에서 순절했을 때 이순신 장군은 ‘세상에 깊은 원망, 누가 내 마음 알겠는가’ 하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녹도진은 고흥반도의 서남쪽 모서리에 자리잡았다. 오늘날에는 녹도보다 녹동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남해안 대표 어항(漁港)의 하나다. 남해고속도로 고흥나들목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우주항공로’다. 그러고 보니 고흥은 역사의 고장이면서 동시에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과학의 고장이다. 녹동으로 가는 길 중간 고흥읍에서 갈라져 동남쪽 나로도로 이어지는 길은 ‘우주로’다.  녹도진성은 1490년(성종 21) 축조됐다. 녹도진의 군선 정박지였을 녹동항에는 이제 크고 작은 고깃배들이 들어차 있다. 주변에는 횟집타운이 형성되어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붐빈다. 녹도진성은 녹도항의 서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수협활선어센터와 고흥녹동회타운 뒤편으로 가면 나타나는 홍살문이 정운과 이대원, 두 녹도만호를 기리는 쌍충사가 있음을 알린다. 정운(鄭運·1543~1592) 장군은 28세 때인 1570년(선조 3) 식년시에서 무과에 급제했다. 그런데 그의 벼슬 경력을 살펴보면 세 차례 ‘불합’(不合)이 눈에 띈다. 글자로만 보면 ‘뜻이 서로 맞지 않는다’ 쯤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운은 그 때마다 명령불복종에 따른 징계성 인사를 당했고 한동안 벼슬길에 나서지 못하곤 했다. 이순신보다 무과 급제가 훨씬 앞섰으면서도 나이 오십에 종4품 수군만호에 머문 것은 이 때문이다.  정운의 ‘불합’은 불법과 비리를 용납하지 못하는 강직한 성품 때문이었다. 1582년 함경도 거산찰방 시절에는 관찰사의 수행원 가운데 말썽을 부린 자가 있어 곤장을 쳤다. ‘정충장공실기’는 ‘관찰사가 노발대발하자 정운은 관직을 버리고 돌아왔다’고 했지만 파직에 가까웠을 것이다. 충장(忠壯)은 정운의 시호다. 그런데 이듬해 선조실록에는 신임 함경도 관찰사 정언신이 ‘전 거산찰방 정운 등은 맡은 바 직분에 마음을 다한 사람들이니, 각별히 표창하여 새로 북방에 부임하는 관리들에게 모범을 삼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은봉 안방준(1573~1654)은 ‘국조인물고’의 ‘정운유사’(鄭運遺事)편에 ‘그는 젊어서부터 강개하여 호협한 기풍이 있어 언제나 절의에 따라 죽을 수 있다고 다짐했다. (거산찰방 이후) 웅천현감이 되었는데 감사의 미움을 사자 또 그날로 인수(印綬·관직을 나타내는 끈)를 풀어놓고 떠나버렸다. 제주목 판관에 임명되었다가 또 목사의 비위를 거슬러 파직되었는데, 돌아오는 배에 한 마리의 망아지도 데리고 오지 않았다. 강직하면서 청렴한 성품이 이와 같았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여러 해동안 (관직이 내려지지 않아) 침체되어 있었다’고 했다. 정운이 그럼에도 왜적의 침략의 기정사실화됐던 1591년 2월 녹도만호에 임명된 것은 능력만큼은 그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1587년(선조 20) 1월에는 18척 배에 나눠 탄 왜구가 녹도진 앞바다의 손죽도를 점령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른바 손죽도왜변이다. 22세의 녹도만호 이대원은 해상에서 3일동안 전투를 벌였지만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중과부적으로 전사하고 말았다. 그만큼 녹도진은 왜적과 맞서는 최전선이었다.  정운이 녹도만호에 부임한 시기는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에 오르기 며칠 전이었다. 백호 윤휴(1617~1680)는 ‘백호전서’ 제장전(諸將傳)에 ‘정운은 강개하고 큰 뜻이 있어서 그럭저럭 남이 하는 대로는 따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일찌기 보검을 얻어 스스로 ‘진충보국’(盡忠報國)이라 새겼다.…녹도만호가 되고 이순신이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자 정운이 기뻐하여 말하기를, ​“내가 돌아가 의지할 곳을 얻었다. 그를 위해 죽으면 다행이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순신은 왜란을 두 달 앞둔 2월 19일 관내 순시에 나선다. 여도진, 녹도진, 발포진, 사도진, 방답진의 순이었다. 녹도진을 찾은 것은 22일이다. 이날 ‘난중일기’에는 ‘흥양전선소에 이르러 배와 기구들을 점검하고 그 길로 녹도로 가서 새로 쌓은 문루로 올라가 보니 경치의 아름다움이 군내 으뜸이었다. 만호의 애쓴 정성이 안 미친 곳이 없었다. 흥양현감 배흥립, 능성현감 황숙도, 녹도만호 정운과 함께 취하도록 마시고 겸하여 대포 쏘는 것도 보았다. 촛불을 밝힌 뒤 이슥해서야 파했다’고 했다. 녹도진의 완벽한 준비 태세에 이순신은 크게 고무됐다. 왜란 발발 이후 정운이 이순신에게 경상우수영 출정을 설득한 5월 3일 전라좌수영의 분위기를 ‘난중일기’는 이렇게 전한다. ‘광양과 흥양 현감을 불러 이야기하던 중 모두 분한 마음을 나타냈다.…조금 뒤 녹도만호가 보자고 하기에 불러들였더니, 전라우수사는 오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 가까이 다가가니 통분한 마음 이길 길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늦추다가는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이었다. 곧 중위장(이순신)을 불러 내일 새벽 떠날 것을 약속하고 장계를 고쳤다’ 광양현감 어영담과 흥양현감 배흥립의 태도에서도 출정 분위기가 이미 무르익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운의 진언(進言)에 이순신은 결단을 내렸다.  정운은 9월 1일 부산포해전에서 전사했다. 이순신은 장계에 ‘정운은 맡은 직책에 정성을 다하였고, 담략이 있어서 서로 의논할 만한 사람이다. (옥포·합포·적진포와 사천·당포·당항포, 그리고 한산도에서) 세번 승첩 했을 때 언제나 선봉에 섰고, 부산포해전에서도 몸을 던져 죽음을 잊고 먼저 적의 소굴에 돌입했으며, 하루 종일 교전하면서도 어찌나 힘을 다하여 쏘았던지 적들이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날 돌아올 무렵 철환을 맞아 죽었지만, 늠름한 기운과 맑은 혼령이 쓸쓸히 없어져서 뒷 세상에 아주 알려지지 못할까 애통하다’고 했다.  정운은 다대포 몰운대 아래서 순절했다. 1798년(​정조 22) 다대포첨사로 부임한 정운의 8세손 정혁은 몰운대에 충신정공운순의비(忠臣鄭公運珣義碑)를 세웠는데, 비문에 정운이 몰운대의 ‘운’자를 보고 ‘내가 죽을 장소’라며 처절하게 싸웠다는 내용이 있다. 몰운대(沒雲臺)는 해류의 영향으로 안개와 구름이 많아 바다에 잠겨있는 듯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자기 이름의 운(運)과 몰운대의 운(雲)이 발음이 같은 만큼 그런 다짐을 한 것 같다. 선조실록에는 왜군의 ‘큰 조총’을 언급하며 ‘정운이 그 총탄을 맞았는데 참나무 방패 3개를 관통하고 쌀 2석을 또 뚫고 지나 정운의 몸을 관통한 다음 뱃전에 박혔다’고 했다. 부산 다대포해변을 찾는다면 몰운대 끝자락의 정운순의비까지 걸어보길 권한다. 정운을 기리는 이순신의 제문은 끝이 언제인가 싶을 만큼 길면서도 절절하다. ‘인생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고 사생에는 반드시 천명이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번 죽는 것은 아까울 게 없지만 유독 그대 죽음은 마음 아프구나.… 내가 모자라고 서툴러 그대와 함께 의논하니 구름이 쪼개져 밝은 빛이 비치듯 했다. 계책을 정하고 칼을 휘두르며 배를 이어 나갈 적에 죽음을 무릅쓰고 앞장서서 나아갔으니 네번이나 이긴 싸움 그 누구의 공이겠는가’하고 추모했다.  훗날 정조는 ‘이충무공전서를 읽으면서 녹도만호 정운의 일을 보게 될 때마다 허벅지를 치며 감탄하지 않은 적이 없다. 어둠이 깔리는 바다에 노를 저어 앞장서 나아가 바다를 뒤덮은 적선들이 서로 구원할 수 없게 하고서 자신은 순절했다. 이런 충성과 용맹은 역사책에서 찾아보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자가 드물다’고 했다. 그리고는 정운의 시호를 정하게 하고 병조판서를 추증하는 한편 어영청 파총으로 있던 정혁을 승진시켜 다대포첨사로 임명한 것이다.
  • 청명한 바람·은은한 별빛 아래 산해진미… 맛도 기분도 ‘천상계’ [김새봄의 잇(eat) 템]

    청명한 바람·은은한 별빛 아래 산해진미… 맛도 기분도 ‘천상계’ [김새봄의 잇(eat) 템]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 제한이 해제되고 야외 마스크도 해제됐다. 연일 맑은 날씨에 그동안 하지 못한 야외 활동의 수요가 늘어나고 미뤄져 왔던 각종 행사도 차츰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런 절호의 날씨에 바깥에서 누리는 식사는 맛도 기분도 가히 천상계다.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무덥기 직전 햇살 가득한 청명한 날씨를 만끽할 ‘야외 다이닝’이다. 수비드 오리가슴살과 와인 환상 ①역삼 루프탑 클라우드회색 고층 건물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들이 빼곡한 빌딩숲 속 한 호텔 옥상에 자리한 루프탑 클라우드의 초록 잔디정원은 도심이 아닌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단호박과 비트로 만든 퓌레를 내고 레드 엔다이브와 렌틸콩 튀김으로 요리조리 멋을 낸 시그니처 메뉴 ‘수비드 오리가슴살’은 자유롭게 부서져 내린 피스타치오와 포르치니 덕 주로 루프탑 클라우드만의 개성을 뽐낸다. 고급스러움의 대명사 랍스터 꼬리 부분을 사용해 새우, 비스크 크림으로 맛을 낸 ‘랍스터테일 비스크 크림 링귀니’는 수비드 메뉴와 더불어 서울의 모던한 이미지와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퇴근 후 밤하늘을 담은 멋진 와인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여름 저녁을 누릴 수 있다. 숲속 텐트 안에서 즐기는 별미 ②제천 더그릴 720별빛이 전면으로 쏟아지는 듯한 박달재자연휴양림의 저녁 하늘. 더그릴 720으로 이른 저녁부터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의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퍼져 나간다. 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 클럽의 옥상이자 광장인 야외 바비큐장 한편에는 하얀 글램핑 텐트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울창한 소나무를 비롯한 첩첩산중을 배경으로 신선한 피톤치드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숙성 시간을 의미하는 720이 제대로 느껴지는 최상급 투플러스 소고기와 우대갈비, 두꺼운 삼겹살과 목살. 게다가 굵직굵직 호방하게 꼬챙이에 끼운, 글램핑 느낌 가득한 야채들과 전복, 새우 등 상자를 가득 채운 각종 산해진미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가족의 대장은 당연스레 그릴 앞에 서서 연기와 마주하며 가장 맛있는 순간에 맞춰 고기를 굽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릴에서 구운 고기는 얼른 건져 화로에 놓고, 테이블에선 무릎을 부딪치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먼저 맛보라 권한다. 이상하리만치 텐트 안에만 들어서면 어른이나 아이나 돈독해진다. 소중한 사람들과 아늑한 텐트 안에서 도란도란 즐기는 식사는 최고의 낭만이자 추억이다. 맛있는 음식과 잘 어우러진 공연 ③강진 사의재(四宜齋) 팜파티코끝을 스치는 청명한 바람의 냄새. 조용하고 평화로운 전남 강진의 사의재에선 오랜만에 해금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은 근래 강진의 청정 식재료로 만든 먹을거리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팜파티를 새로 마련했다.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사의재의 기나긴 여운을 되새기며 들어서니 펼쳐지는 푸른 잔디밭.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찐’하늘빛 하늘 아래 기다랗게 펼쳐진 식탁은 팜파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새하얗고 세련되게 꾸며진 테이블 위 강진의 특산물 흑토마토를 달콤하게 절이고, 귀리로 피낭시에를 만들고, 아스파라거스를 튀겨 만든 핑거푸드에 ‘강진군’이란 이름을 다시 보게 된다.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되고 바지락과 묵은지, 미나리로 계절을 담은 삼색전에 강진막걸리를 곁들이며 분위기는 고조된다. 마당 뒤편 100년이 됐다는 항아리에는 불향 가득한 삼겹살이 익어 가고 마량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갑오징어는 회로, 먹물 숙회로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빼앗는다. 식사가 한창 진행될 무렵 시극 ‘한여름밤의 꿈’이 펼쳐졌다. 강진의 대표 시인 김영랑과 김현구 등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5개의 공연이다. 애절한 연기, 마당을 가득 채우는 수준급 발성이 너무 자연스러워 당연지사 전문 연극인, 가수인 줄 알았던 출연자들은 알고 보니 주부이자 농업인이자 식당 주인인 지역민.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팜파티가 열리는 날 기쁘게 모여 매주 연습한 시극을 풀어낸다. 매 순간 감탄하던 무대를 마칠 즈음 예정된 메뉴판에 없던 빨간 바지락무침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여기 와서 이걸 안 먹고 가면 말이 되나.” 타지에서 온 손님들이 고장의 맛을 혹여 놓칠세라 사의재 주인이 직접 가지고 나온 음식들이었다. 종이 접시에 한가득 산을 쌓아 올린 무침에 뜨거운 인정(人情)이 밀려온다. 다음 팜파티는 오는 7월 8일로 예정돼 있다. 푸드칼럼니스트
  •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오늘 1심 선고…검찰은 징역 1년 구형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오늘 1심 선고…검찰은 징역 1년 구형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심 선고가 9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유 전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24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2020년 7월 언론인터뷰 등에서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가 같은해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한동훈 검사가 (부장으로) 있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후 시민단체에 고발돼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한 장관은 해당 시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었다. 유 전 이사장은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이사장 측은 고발 이후인 지난해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통해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후 변론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지난 4월 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피고인을 불법사찰·뒷조사를 했다는 등 가짜뉴스를 양산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중대한 사안”이라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유 전 이사장은 “저를 형사 법정에 세운 검찰에 대해 유감이다”라며 “납득을 못 하겠다. 과연 한동훈 검사의 이름을 올린 게 징역 1년을 살아야 할 범죄냐. 처벌받아도 어쩔 수 없지만 제가 한 일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지금 류현진에게 필요한 건 격려와 응원/김경두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지금 류현진에게 필요한 건 격려와 응원/김경두 체육부장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 한참 전 퓨전 사극 ‘다모’의 닭살 돋는 대사를 생뚱맞게 꺼낸 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그가 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왼 팔뚝 염증으로 한 달간 고생하다가 복귀 3주 만에 재발한 것이다. MRI 검진에 이어 7년 전 자신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추가 검사를 받는다. 항상 신중하게 답하는 류현진도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등판 후 “경기 전까지 후회를 안 했는데, 경기 후에는 (마운드에 오른 걸) 후회가 된다”며 부상 악화를 걱정했다. 일각에선 토미존수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럴 경우 올 시즌 류현진의 투구를 더는 볼 수 없다. 토미존수술을 하면 회복하는 데만 최소 1년가량 걸려 빨라야 내년 6월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미국·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벌써 류현진을 ‘없는 사람’ 취급하며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훈수를 둔다. 류현진이 회복해서 돌아온다고 해도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 등을 생각하면 MLB 25인 로스터 자리만 차지할 거라고 본 것이다. 애물단지로 여기는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MRI 검진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팔뚝에)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야구 찐팬이라면 류현진의 부상 소식을 듣고 한번쯤 마음이 짠했을 것이다. 잦은 부상이 거듭된 혹사 탓이 아닐까 해서다. 한화 이글스의 ‘소년가장’으로, 국가대표 부동의 에이스로 노예처럼 던졌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나와 1269이닝을 던졌다. 연평균 181과3분의1이닝을 던진 셈이다. 9이닝을 홀로 책임진 완투가 27경기나 됐고, 이 중 8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 에이스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14경기에 출전해 51과3분의1이닝(5승1패)을 투구했다. 역대 대표팀 다승 공동 1위, 최다 이닝 2위의 기록이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에서는 9이닝 126구를 던지며 짜릿한 1-0 완봉승을 거뒀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8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사상 첫 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우리는 그 시절 류현진의 투혼과 환상적인 투구를 보며 다 함께 울고 웃었다. 2013년 MLB로 건너간 류현진 덕에 ‘국뽕’도 한 사발 거나하게 들이켰다. 2012년 ‘야구 변방’ 한국에서 9승(9패)한 투수가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MLB에서 데뷔 첫해 14승(8패)을 거뒀으니 팬들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갈 수밖에. 2019년엔 한국 선수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고, 같은 해 ‘별들의 축제’ 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출전하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축구로 보면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과 다를 바 없는 업적이다. 우스갯소리로 지금까지 국민에게 준 감동과 기쁨만으로도 류현진은 평생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확보했다고 해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이제는 부상이나 투구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다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격려해 주고, 예전만큼 던지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박수를 쳐 주자. 대한민국 현역 최고의 투수가 MLB에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도록 응원하자. 류현진도 한국 대표선수라는 큰 짐을 내려놓고 남은 선수 생활을 즐겼으면 싶다. 그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투구하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 여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여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야~, 여름이다!” 올 여름 제주에 올 때 ‘여기, 이것’에 안 빠지면 후회합니다. 8일 제주관광공사(사장 고은숙)는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 속 2년여 만에 맞이한 올 여름, 제주에서 즐기기 좋은 여행 콘텐츠를 테마로 ‘2022년 여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다시, 제주 여름에 빠지다’를 발표했다. #끝없는 백사장 위로 드리워진 에머랄드 빛 실크로드 ‘협재해수욕장’ 제주 바다는 두 종류다. 예쁜 바다와 좋아하는 바다. 바다마다 분위기가 달라 취향에 맞는 바다를 발견할 수 있는 기쁨이 제주 바다에 있다. 세화, 김녕 등 동쪽 바다가 자유로움이 넘치는 보헤미안 스타일이라면 협재, 판포 등 서쪽 바다는 보기만 해도 명랑하고 유쾌하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바다가 협재해수욕장이다. 비양도를 품고 있는 협재 해수욕장은 금능해수욕장과 찰싹 붙어있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아 썰물 때면 은빛 모래밭이 신비한 융단처럼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산호빛 바다가 백미.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김우빈과 한지민의 풋풋한 사랑 무대도 이 근처다.#제주의 독특한 지형과 함께 잊지 못한 여름 추억 한 장 ‘사계해변+설쿰바당, 황우지 해안, 닭머르 해안길’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제주의 독특한 지형을 담은 인생 샷을 원한다면 꼭 기억해야 할 곳이 있다. 용머리해안 일대와 사계 포구에 이르는 설쿰바당은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가 단단하게 굳어진 갈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 바위 사이로 숭숭 뚫린 구멍이 이국적인 곳이다. 암석이 둥근 형태로 둘러져있고 암석 아래쪽으로 바닷물이 계속 순환되면서 만들어진 황우지 해안(서귀포 서홍동)은 에메랄드 빛 바다를 품고 있다. 마치 닭이 흙을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앉은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닭머르 해안길(조천읍 신촌)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함께 저녁노을을 담을 수 있는 최고 스폿으로 꼽힌다. #촉촉한 물 안갯속 한 폭의 진경산수화 ‘소정방폭포’ 장수를 기원하던 옛사람들이 겨울밤 서귀포에 떠오른 노인성을 보기 위해 애썼다면, 여름에는 폭포수를 맞기 위해 줄을 섰다. 300m가량 떨어진 정방폭포보다 규모는 작지만 물이 바다로 바로 떨어져 흘러드는 신기한 모습의 소정방폭포. 폭포 높이가 7m 정도로 낮지만 백중날(음력 7월 15일)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일 년 내내 건강하다는 속설이 있어 물맞이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이 물을 맞으면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제주 올레 6코스 중간에 있다.# 한여름 뼛속까지 스며드는 짜릿한 시원함 ‘논짓물, 삼양 셋다리물, 도두 오래물’ 한라산에 스며든 비가 대수층을 흘러 바닷가 마을에서 솟아오르는 것은 용천수라고 한다. 지하에 오래 머물렀던 물이라 얼음처럼 시원한데, 이를 활용해 목욕탕이나 여름 물놀이 장소로 만든 곳들이 있다. 서귀포시 하예동 논짓물, 삼양 셋다리물, 도두 오래물 등이 유명하다. #푸른 바다 거북과 함께 추는 딥 블루스 ‘수중비경-문섬, 섶섬, 범섬’ 매년 1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다이버들의 천국’ 제주. 특히 스쿠버다이빙 메카로 불리는 서귀포 앞바다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을 비롯해 제주 고유종, 다양한 산호, 건강한 해양생물들을 볼 수 있다. #제주가 바다 위에 그린 또 다른 섬 하나 ‘우도’ 제주가 품고 있는 섬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섬 우도.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최고 작가의 작품을 품었다. 강렬하고 담대한 선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대표 작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 바서를 테마로 한 건축물이 우도에 자리를 잡았다. 훈데르트 바서 파크는 훈데르트 바서 뮤지엄, 리조트 공간인 훈데르트 바서 힐즈, 갤러리, 카페 등이 모인 복합 공간이다. 절제와 여백이 특징인 동양화와 꼭 닮은 우도를 배경으로 서양 예술이 스며들었다. #누구나 모델이 되고 누구나 시인이 되는 ‘신창풍차해안도로’ 언제 어디서든 멋있는 석양의 유일한 단점은 모든 풍경을 하나의 색감으로 통일시켜 풍경의 질감까지 획일화시킨다는 것.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는 다르다. 석양을 받아 고유한 질감은 신비한 아우라까지 띤다. 특히 바닷가를 따라 줄지어 있는 풍력발전기를 지나는 드라이브 코스도 이국적이지만, 그 끝에 펼쳐지는 차귀도의 풍경은 예술에 가깝다. #슬기로운 제주 생활, 밤마저 아름다운 제주 여름 ‘캠핑, 야밤버스’ 밤이 되면 제주는 심심해진다는 말은 옛말이다. 제주 밤을 밝히는 다양한 시도들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서는 이호테우등대, 도두봉트레킹, 어영해안도로, 산지천, 동문재래시장을 연결하는 야밤버스를 운영한다. 여름 테마코스는 6월 3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1회씩 운영하는데 저녁 6시 30분 제주국제공항 1층 2번 게이트 앞 3번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해 총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청정 제주를 담은 청량한 맛 ‘제주삼다수, 한라산소주, 제주맥주’ 평균 22년을 땅에서 머물며 필터링된 제주 지하수는 한국에서 가장 질 좋은 물로 꼽힌다. 경도가 낮은 연수이자 약알칼리성이라 커피나 차를 타도 그 맛이 일품이다. 삼다수 물맛에 한번 빠지고, 70년 전통의 한라산 소주에 다시 빠지고 마지막으로 크래프트 비어인 제주 맥주에 빠지면 그제서야 안다. 제주 세가지 물맛을. #전 국민이 애정하는 어부들의 소울푸드 ‘물회’ 어부들이 고된 노동 도중 잠시 짬을 내어, 갓 잡은 물고기에 장과 밥을 넣고 물에 말아 술술 넘기던 간편식이 물회다. 그래서 물회는 어부들이 잠시 숨 돌리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건강한 패스트푸드이자 어부들의 영혼까지 어루만져 주는 소울푸드다. 여름 제주 바다에서 건져낸 한치, 전복, 뿔소라, 성게, 쥐치 등 신선한 원물에 각종 야채와 시원한 양념 육수가 하나로 모인 물회는 여행객들이 메고 온 여러 고민까지도 한 방에 씻어버릴 수 있는 진정한 소울푸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맞이한 여름, 제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알짜배기 여름 여행지를 소개한다”며 “계절별 추천 10선을 발표하여 숨겨져 있는 제주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하여 제주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류현진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류현진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 한참 전 퓨전 사극 ‘다모’의 닭살 돋는 대사를 생뚱맞게 꺼낸 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그가 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왼 팔뚝 염증으로 한 달간 고생하다가 복귀 3주 만에 재발한 것이다. MRI 검진에 이어 7년 전 자신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추가 검사를 받는다. 항상 신중하게 답하는 류현진도 지난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등판 후 “경기 전까지 후회를 안 했는데, 경기 후에는 (마운드에 오른 걸) 후회가 된다”며 부상 악화를 걱정했다. 일각에선 토미 존 수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럴 경우 올 시즌 류현진의 투구를 더는 볼 수 없다. 토미 존 수술을 하면 회복하는 데만 최소 1년가량 걸려 빨라야 내년 6월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미국·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벌써 류현진을 ‘없는 사람’ 취급하며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훈수를 둔다. 류현진이 회복해서 돌아온다고 해도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 등을 생각하면 MLB 25인 로스터 자리만 차지할 거라고 본 것이다. 애물단지로 여기는 모습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MRI 검진 결과는 나쁘지 않다고 한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팔뚝에)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야구 찐팬이라면 류현진의 부상 소식을 듣고 한 번쯤 마음이 짠했을 것이다. 잦은 부상이 거듭된 혹사 탓이 아닐까 해서다. 한화 이글스의 ‘소년가장’으로, 국가대표 부동의 에이스로 노예처럼 던졌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7시즌 동안 190경기에 나와 1269이닝을 던졌다. 연평균 181과3분의1이닝을 던진 셈이다. 9이닝을 홀로 책임진 완투가 27경기나 됐고, 이 중 8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 에이스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두 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14경기에 출전해 51과3분의1이닝(5승1패)을 투구했다. 역대 대표팀 다승 공동 1위, 최다 이닝 2위의 기록이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에서는 9이닝 126구를 던지며 짜릿한 1-0 완봉승을 거뒀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8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사상 첫 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우리는 그 시절 류현진의 투혼과 환상적인 투구를 보며 다 함께 울고 웃었다. 2013년 MLB로 건너간 류현진 덕에 ‘국뽕’도 한 사발 거나하게 들이켰다. 2012년 ‘야구 변방’ 한국에서 9승(9패)한 투수가 세계에서 야구를 가장 잘한다는 MLB에서 데뷔 첫해 14승(8패)을 거뒀으니 팬들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갈 수밖에. 2019년엔 한국 선수 최초로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고, 같은 해 ‘별들의 축제’ 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출전하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손흥민이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과 다를 바 없는 업적이다.우스갯소리로 지금까지 국민에게 준 감동과 기쁨만으로도 류현진은 평생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확보했다고 해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이제는 부상이나 투구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보다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격려해주고, 예전만큼 던지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박수를 쳐주자. 대한민국 현역 최고의 투수가 MLB에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도록 응원하자. 류현진도 한국 대표선수라는 큰 짐을 내려놓고 남은 선수 생활을 즐겼으면 싶다. 그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투구하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 우토로마을 방화한 일본인 “한국인에게 적대감…범행 후회 없다”

    우토로마을 방화한 일본인 “한국인에게 적대감…범행 후회 없다”

    “한국인에게 적대감이 있었다.” 재일 조선인의 집단 거주지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마을 화재 범인인 아리모토 쇼고(22)가 7일 교토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리모토는 공판에서 “한국인에게 적대감이 있었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방화를 일으킨 데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라고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을 막겠다는 의도로 (방화를) 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또 “(우토로에 사는 재일 한국인은) 불법 체류를 하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했다. 우토로 마을은 1940년대 일본 정부가 교토 군사비행장 건설을 위해 재일 조선인 1300여명을 동원했고 이들이 모여 살던 지역을 말한다. 이들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패망하고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면서 버려졌는데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 곳이 바로 우토로다. 나라현 사쿠라이시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아리모토는 지난해 8월 30일 우토로 마을의 빈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화재로 빈집과 창고 등 건물 7채가 불탔고 사상자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월 30일 개관한 우토로평화기념관에 전시하려 했던 우토로 마을과 관련된 자료가 상당수가 소실됐다. 이 때문에 기념관에는 주로 사진 자료로 전시를 대체했다. 아리모토는 지난해 7월에도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아이치본부 건물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 친명 저격한 김종민… “文만 믿었다 국민에게 멀어졌다” 반성 모드

    친명 저격한 김종민… “文만 믿었다 국민에게 멀어졌다” 반성 모드

    친문(친문재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문재인 (전) 대통령만 믿고 알아서 하겠지, 안이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게 됐다”고 반성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친문 진영에서 나온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 첫 우회적 비판으로 각 계파의 자기반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이날 JTBC 방송에 출연해 “친문 의원들이 정권의 핵심적인 사람들이니 더 역할을 했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소극적이었거나 소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를 들면 최저임금이라든가 그다음에 부동산 문제라든가 이런 문제들에 진작에 그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도 하고 비판하고 하면서 그런 문제들이 개선되는 과정을 거쳤더라면…”이라고 후회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의 ‘자기반성’을 촉구하면서 ‘친문 반성문’을 꺼냈다. 그는 “대선, 지선은 누가 뭐래도 이재명 후보가 전면에 나섰다. 그러면 이 의원과, 이 의원과 가까운 분들이 먼저 대선과 지선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다, 스스로 반성하는 걸 내놓고 의견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분들이 ‘노무현도 우리가 비판할 건 비판해야지’ 하다가 이명박 정권에 희생당했다. 이런 트라우마가 있었다”며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잘못해도 끝까지 우리가 보호하자는 게 있었다. 사실 그게 문 정부에 부담이 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저는 했었다”고 고백했다.당내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를 향한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등과 관련해서도 “저는 조응천, 박용진하고 생각은 다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말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제가 얘기를 했어야 됐다”며 “이분들의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 당에서 보장해야 된다고 앞장서서 얘기했어야 되는데 못 했다. 지금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 친문 진영의 자기반성이 나온 가운데 다른 편 인사들이 ‘이낙연 책임론’을 역으로 분출시키고 나섰다. ‘누가 누구 보고 손가락질하느냐’는 식이다.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의원을 호남에서 가장 먼저 지지한 민형배(광주 광산을) 무소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광주의 낮은 투표율을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고 한 이 전 대표의 평가와 관련해 “다분히 정치적 선동의 언어”라고 직격했다. 김민웅 목사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희생 제물로 제단에 올리겠다는 논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노영희 변호사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마치 자신은 선거 결과에 아무 책임 없다는 듯 뭐 하자는 건가. 신개념 유체이탈 화법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미국에서 남북 관계와 국제정치를 공부하기 위해 7일 한국을 떠나지만,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청년과 여성, 원외분들을 포함해 비대위는 9명 이내가 될 것 같다”며 비대위가 이번 주 내 출범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국정원장 퇴임 후 처음 광주를 찾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복당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2선에서 적극 돕겠다”고 했다.
  • ‘뉴페스타’ 이상순 “아내 이효리 만류에도 출연했는데…” 당황

    ‘뉴페스타’ 이상순 “아내 이효리 만류에도 출연했는데…” 당황

    ‘뉴페스타 컴퍼니’의 범상치 않은 개업식 현장이 공개된다. 7일 10시40분 처음 방송되는 윤종신과 유희열이 기획자 겸 프로듀서로 나서 두 팀으로 꾸려지는 출연자들과 함께 매주 다양한 주제에 맞게 공연(페스티벌)을 기획하여 메타버스, 온라인 등 시공을 초월해 관객과 만나는 ‘신개념 페스티벌’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두 엔터테인먼트의 거장 윤종신, 유희열이 페스티벌 소생을 위해 설립한 ‘뉴페스타 컴퍼니’의 업무 협약 체결과 이상순, 거미, 규현, 이미주 사원이 함께하는 고군분투 개업식이 그려진다. 특히 공동대표들의 소감으로 본격적인 개업식의 서막이 열린다. 윤종신은 “(뉴페스타 컴퍼니는) 돈 버는 회사다. (회사가 성장하면) 지분 매각할 것”이라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고, 유희열이 “팔자를 고쳐보자”라며 화룡점정 인생역전 소망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고. 이어지는 현판 제막식에서도 팽팽한 기선제압 줄다리기를 펼치며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에 사원 이상순과 거미는 “아내 이효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왔는데, 사실 무슨 회사인지 잘 모르겠다” “대표님들 믿고 왔는데, 앞이 캄캄하다”며 첫 출근부터 후회 가득한 웃픈(?) 소감을 전했다. 과연 시작부터 삐그덕(?)거리는 이들의 개업식은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걱정과는 달리 이상순은 이미주와 환상의 케미를 자랑한다고. 초대된 뮤지션들을 입구에서 맞이하던 중 의외의(?) 깜찍 매력을 발산해 ‘뉴페스타 깜찍좌’에 등극하는가 하면 무대 직관 중 “녹화 늦게 끝났으면 좋겠다”며 ‘뉴페스타 컴퍼니’ 사원으로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거미는 뮤지션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다정 퀸’ 사원으로 자리매김, 촬영장을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 시한부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들

    시한부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들

    오늘하루마음읽기 25회 : 후회의 심리 하루에도 몇번씩 하는 후회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까후회없는 완벽한 삶은 없어성찰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죽음 앞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건내면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것#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스물 다섯번째 회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후회에 대해서 정정엽 정신건강전문의가 설명드립니다. 당신이 후회하고 있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신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혜영 씨는 깊은 밤, 졸린 눈을 비비며 잠자리에 누웠지만 웬일인지 의식은 점점 또렷해지면서 머릿속에는 온갖 상념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며칠 전 회식 자리에서 술김에 평소에 하지 못했던 불평불만을 상사에게 쏟아붓던 장면이 빠르게 스쳐 갑니다. 다시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자신의 입을 꿰매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젯밤, 선호 씨는 아내와 한바탕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요즘 들어 선호 씨는 아내와 부딪치는 일이 부쩍 잦아졌습니다. 회사 일도 바쁘고 피곤한데, 집에 들어서면 냉기만 감돌 뿐 어디 한군데 마음 붙일 곳이 없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밤, 창밖으로 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문득 지나간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몰려옵니다. ‘그날 그렇게 헤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선호 씨는 지나간 옛사랑에 대한 회한으로 잠 못 이룹니다. 우리는 오늘도 후회를 합니다. 불과 어제, 아니 방금 전에 주문한 저녁 메뉴 선택에 대해서도 후회를 하고, 벌써 수십 년 전 옛사랑을 붙잡지 못한 자신의 용기 없던 행동에 대해서도 후회를 합니다. 이 죽을 놈의 후회는 한평생 그림자처럼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마음을 괴롭힙니다. 우리가 한 일 또는 하지 못한 일, 손실이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슬프거나 자책하거나 반성하거나 하는 마음이 바로 후회라는 감정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지나간 사건이나 자신의 행동 또는 결정에 대해 후회하곤 하는데요, 도대체 인간은 후회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요?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하실 건가요?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죽음 이후의 또 따른 삶’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국의 소설가 매트 헤이그의 작품입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 로라는 삶의 목적을 잃고 죽음을 결심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 삶과 죽음의 사이에 있는 ‘자정의 도서관’에 가게 되면서 자신이 살아 보고 싶었던 수많은 선택지에 있는 인생을 살아 보게 됩니다.과연 로라가 되돌리고 싶던, 과거로 돌아가 되고 싶던 존재가 됐던 삶은 예상대로 행복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녀는 어떤 삶에서도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모든 게 완벽한 삶이란 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어떤 삶에서는 현재의 삶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더 안 좋았습니다. 물론 꽤 만족스러운 삶도 있었지만, 로라는 결국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이 진짜 자신의 인생은 아니라는 것을 뼈아프게 자각하면서 말이지요. 소설 속 주인공인 로라는 사실 굉장히 재능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잘나가던 수영 선수였고, 실력 있는 뮤지션이었죠. 그러나 인생은 로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더 깊은 구렁텅이 속으로 그녀를 밀어 버립니다. 도무지 후회와 자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던 로라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의 인생을 그만 끝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가 보고 싶던 수많은 갈래 길을 걸어 본 뒤 그녀가 다시 걸어 들어간 인생의 풍경은 다름 아닌, 원래 자신의 삶이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로라가 바로 다른 그 누군가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 온 내 인생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생에서 했던 모든 선택과 후회까지 온전히 껴안기로 한 것이지요. <로라는 죽고 싶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에 고군분투일지라도 그녀의 것이었다. 그조차 아름다웠다. > p. 381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p. 390 ●반복적이고 부정적인 후회, 우울증의 패턴 후회에는 행동한 것에 대한 후회와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을 가정할 때, 우리는 행동한 것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을 상정했을 경우, 행동한 것보다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이 글의 맨 처음에서 든 사례를 떠올려 본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혜영 씨가 회식 자리에서 상사에게 했던 말실수는 잠들기 전 몇 번의 이불 킥 소재는 되겠지만, 곧 혜영 씨의 기억에서 잊힐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전 선호 씨가 옛사랑을 붙잡지 못했던 쓸쓸한 기억은 불쑥뿔쑥 그의 머릿속에 떠올라 두고두고 선호 씨를 후회의 감정에 젖게 합니다. 붙잡고 싶었던 첫사랑을 붙잡지 못한 그 순간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기억에 저장되어 되감기 필름을 재생하는 것이지요. 사실 후회는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지나간 일이나 행동에 대한 후회를 통해 우리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성도 합니다. 즉, **후회는 자연스러운 성찰의 과정입니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요.** 다만, 안타깝게도 멜라니 그린버그 박사가 지적한 것처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수록, 후회는 정신과 신체에 손상을 주는 반목과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반복적이고도 깊은 후회는 우리를 실제적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 반복적이고 부정적인 사고의 패턴은 바로 우울증의 특징이자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하기에 이릅니다. ●남의 기준에 맞추려고 전전긍긍하지 마세요사람들이 하는 가장 일반적인 후회는 무엇일까요? 죽어 가는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에서 몇 가지 공통된 주제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살았더라면(The 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의 저자 브로니 웨어는 그의 저서에서 시한부 환자들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1. 다른 사람들이 기대했던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 2.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과 열정을 일에 쏟은 것 3.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못했던 것 4. 소중한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내지 못한 것 5. 내 행복(목표, 물질적 소유 등이 아닌)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노력하지 못한 것 결국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지나온 삶에서 가장 후회한 것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또 남의 눈치를 보느라 감정 표현을 솔직하게 하지 못하거나 목표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정작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니 너무 남의 눈치를 보거나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 전전긍긍하지 마세요. 지나간 일들은 그냥 좀 흘러가도록 놓아 주세요. 내일도, 모레도 우리는 또다시 후회를 반복할지도 모릅니다. 근데 뭐 후회 좀 하면 또 어떻습니까. 잠깐 후회의 감정을 느끼고, 다시 삶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괜찮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노라는 ‘자정의 도서관’을 지키는 엘름 부인과 체스를 두게 되는데, 이때 엘름 부인은 노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체스의 미덕 아니니?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거.” 체스에서 폰은 앞으로 한 칸씩만 전진할 수 있지만, 끝까지 가면 킹을 제외한 그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체스 판 위의 말처럼 계속해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후회로만 점철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단 한 번의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필자인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광화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직접 글을 쓰는 정신의학신문을 창간했다. 이 신문은 마음 아픈 사람들이 쉽게 정신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운영된다. 정 전문의의 저서로는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가 있다. 정정엽 광화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다시 부상자 명단 오른 류현진…이번에도 왼쪽 팔뚝 이상

    다시 부상자 명단 오른 류현진…이번에도 왼쪽 팔뚝 이상

    이번 시즌 왼쪽 팔뚝이 부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좌완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자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선발로 나선지 19일 만의 일이다. MLB닷컴은 3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이 왼쪽 팔뚝 염증(inflammation)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록됐다고 밝혔다. 앞서 류현진은 시즌 초인 지난 4월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가 끝나고 왼쪽 팔뚝 통증(soreness)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로부터 28일 만인 지난달 15일 플로리다주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4와3분의2이닝 동안 1실점(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시속 88.7마일(약 142.7㎞)이었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시속 90.3마일(약 145.3㎞)로 상승해 시즌 초 부진을 털어낸 모습이었다.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5이닝 동안 2실점(자책점)을 기록하는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다만 류현진이 5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이유는 왼쪽 팔꿈치 불편 때문이었다. 직전 경기인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는 4이닝만 던졌다. 4회초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들어간 류현진이 왼쪽 팔을 가리키며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이 중계 방송 화면에 잡혔다. 결국 우완 선발 투수인 로스 스트리플링이 5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왼쪽 팔뚝 뻐근함(tightness)을 느껴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전날 경기 종료 후 취재진에게 자신의 왼쪽 팔뚝 상태가 “4월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면서 “경기 전에는 평소대로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니 (등판한 것이) 약간 후회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전날 “류현진은 통증을 참고 던진 것 같다.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라면서 “류현진이 4이닝을 던지지 못했다면 우리 경기 운영이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시카고를 7-3으로 꺾고 7연승을 달린 토론토는 이날도 시카고를 8-3으로 이기고 연승 숫자를 ‘8’로 늘렸다.
  • 고민정 “이재명 비판 자제했는데… 후회”

    고민정 “이재명 비판 자제했는데… 후회”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재명 의원에 대해 “그런 모습들이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하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과연 당에게 옳은 것일까라는 판단 때문에 자제해왔는데 그게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선택에 대해 당내에서 저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계양을에 나감으로 인해서 묶여버리는 역효과가 나버렸다”며 “만약 거기 묶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전국 선거판을 좀 더 적극적으로 리드할 수 있었을 텐데 전략의 실패라는 생각은 든다”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에 대해서는 “인물의 승리인 것이지 민주당의 승리는 결코 아니다”라며 “김 당선자도 그렇지만 서울 구청장 후보들도 오히려 민주당 몫이 발목을 많이 잡았고 개인들의 인물론으로 돌파한 후보들이 그나마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가수 임재범과 박정현이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선곡하면서 “깊은 상처를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하고 또 괴로운 마음도 많이 든다”고 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