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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그후...]1.이혼,또 다른 굴레

    전에는 걸핏하면 이혼하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서류에 도장을 찍는 이들이 드물었다.그러나 이제는 우리 사회 이혼율이 세계 3위에 달할 정도다.이혼이 더이상 ‘별난’사람의 ‘별난’선택이 아니게 된 것이다.그렇더라도 이혼에는 여전히 숱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어렵게 이혼을 결심하고,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감행한 이들은 과연 그 전보다 행복한가.이혼에 따른 후유증,이혼후 이들이 선택하는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중매로 만난 남편과 결혼 1년 만에 헤어진 전직 교사 김진경(가명·30)씨.여섯살 연상인 남편의 잦은 음주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물여섯에 이혼녀가 된 김씨에게 세상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불행한 결혼으로 황폐해진 심신을 추스를 여력조차 없는 그녀에게 부모는 ‘집안 망신시켰다.’며 대놓고 면박을 줬고,누가 알까 사실을 숨기는 데만 급급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둔 김씨는 부모의 등쌀에 집에 있기 힘들어져 재취업을 결심했다.그러나 이혼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다. 면접 때마다 ‘왜 이혼했냐.’‘혹시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직장도 안 맞으면 이혼하듯 그렇게 그만두겠느냐.’는 등 똑같은 질문을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명문여대 대학원 출신인 그는 지금 100만원가량의 보수를 받고 출판사에서 교정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이혼만 하면 만사해결? 이혼은 견디기 힘든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더 나은 삶을 찾고자 선택하는 최후 수단이지만,이에 따르는 각종 후유증은 때로 이혼 전보다 더 힘든 고통을 강요한다.김씨처럼 가족의 몰이해,이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막 빠져나온 이들의 가슴 한 구석을 돌덩이처럼 무겁게 내리누른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강석민(가명·35)씨도 그런 경우.잘 나가는 전문직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이혼 콤플렉스’에 시달려 왔다.고심 끝에 결심한 이혼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새로운 인생은 쉽사리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 이혼 경험자는 대부분 집안 대소사에 당당하게 끼지 못하고,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소극적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보며 무력감과 패배감에 빠져든다.2년 전 이혼한 박철규(36·무역업)씨는 “이혼하고 나니 친구들조차 나를 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나도 전처를 아는 친구와는 연락을 안 하고,대신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자녀양육 가장 큰 고민 자녀가 있으면 후유증은 더욱 깊고,오래 지속된다.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정신과 상담을 하는 이혼자들은 거의 자녀문제 때문”이라면서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반면 자녀양육을 맡은 사람은,배우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전가하거나,지나친 자책감으로 아이에게 너무 매달리는 등 심리적 중압감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7년 이혼한 박미영(가명·37)씨는 자녀문제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인생이 자꾸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는다.시집과의 갈등 탓에 7년 만에 이혼한 박씨는 한사코 우긴 끝에 두 아이를맡았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하루종일 가게에서 일하고도 모자라 주위에 돈을 꾸다 보니 이제 1000만원가량 빚까지 지게 됐다.너무 힘들고 외로워 재혼할까도 생각했으나 아이 둘 달린 이혼녀를 만나려는 남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지금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 ●이혼이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1999년 이혼자 3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혼을 후회합니까.’란 질문에 7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그러나 ‘이혼 후 당신의 인생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한 이는 하나도 없었다.이 회사 이웅진 대표는 “이혼 후 한동안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남자는 술에 의지하거나 여자는 폐쇄적으로 생활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여성은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안정 등 이혼 후유증을 회복하는 데 3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혼자를 위한 인터넷사이트 ‘쏠로닷컴(www.ssolo.com)’의 남기주(37) 사장은 “이혼 과정이 힘든 만큼 이혼만 하면 당장이라도 눈앞에 새 인생이 펼쳐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막상 이혼자 신분으로 맞닥뜨리는 현실은 훨씬 고달프다.”고 충고한다.돈,집,아이 방문,양육비 등이 얽히면서 전 배우자와의 악연을 깨끗이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생각처럼 또 다른 인연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것.내 이혼을 남이 이해해 주리라는 섣부른 기대 또한 스스로 상처만 깊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도 지적한다. 이순녀기자 coral@kdaily.com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완전한 이혼에 이르기까지 두번의 처절한 싸움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다.첫싸움에서는 눈앞에 싸워야 할 대상이 있지만,두번째는 온전히 혼자서 치러야 할 자신과의 싸움이다. 우선 스스로 이혼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결혼도 결국은 사회에서 인간이 맺는 다양한 인간관계 중의 하나.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곰곰이 따져보고,이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과정을 동반해야 한다. 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배우자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오래 가면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혼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혼 후 제대로 자기 정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적으로 이혼에 관한 편견이 많은 현실에서 이혼자들은 대부분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마련이다.직업상 불리한 경우가 있고,집에서조차 홀대받는 사례도 많다.이럴수록 숨지 말고 당당히 나서야 한다.예전에 알던 사람이 부담된다면 자신과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에서 상처가 빨리 아물고,생활도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이혼자를 바라보는 사회 시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국여성개발원 정경숙 사회문화팀장은 “결혼도 사랑 이전에 두사람간의 인간 관계다.교통사고가 운전자의 부주의뿐만 아니라 도로상태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발생하듯 이혼도 당사자 외에 불가항력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잘못 맺은 인간관계를 끊은 이들을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혼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전업주부이던 여성은 경제적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전문가들은 자녀가 있는 경우 솔직하게 이야기해줘 신뢰를 쌓도록 하고,부모가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순녀기자
  • 전윤철부총리 ‘정책 소회’“국민의 정부 5년 후회없다”

    “국민의 정부 정책에 후회는 없다.’ 전윤철(田允喆)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15일 지난 5년간 몸담아 왔던 ‘국민의 정부’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요약했다.서울 강남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주최 조찬강연에서였다.전 부총리는 1998년 공정거래위원장을 시작으로 기획예산처장관,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거치는 등 지난 5년간 계속 현 정부에서 일한 유일한 각료다.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그에게 이날 강연의 의미는 그래서 남달랐다고 비서실측은 설명했다. 그는 “내달 24일 밤 12시면 국민의 정부는 마감된다.”고 운을 뗀 뒤 “모든 정책이 만족스럽고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37년간의 공직생활중 국민의 정부 실적에 대해 후회는 없다.”며 심경의 일단을 피력했다. 그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현 정부의 정책중 일부는 보완되겠지만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과도한 가계대출,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등에 대한 걱정도 털어놨다.일각에서는 준비해 둔 원고 대신 즉석강연을 한 전 부총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5년간의 평가와 함께 깨끗이 물러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칭찬에 인색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최근들어 국·과장들에게도 ‘수고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그는 요즘 국·실 과장 및 주무 사무관들에게 돌아가며 점심을 사고 있다. 주병철기자
  • 우리구 살림 이렇게/최선길 도봉구청장

    “올해 대규모 개발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요.도봉의 큰 자산인 수려한 자연 환경을 보전하고 정비해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휴식처로 만들 생각입니다.” 최선길 도봉구청장이 주민들에게 전하는 새해 첫 메시지는 ‘보존 정책’이다.‘뉴타운’ 조성 등 붐을 타고 있는 개발 논리에 밀려 중장비 굉음에 지역을 내맡길 경우 머지않아 땅을 치며 후회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주민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내실있게 변화를 꾀하는 ‘정중동’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구정 철학도 이같은 확고한 의지와 ‘궤’를 같이한다. 최 구청장은 “정겨운 이웃처럼,형제·자매처럼 주민들 곁에 항상 있겠다.”며 ‘주민속 구청장론’을 거듭 강조했다. 주민자치위원회나 여성구정평가단과 같은 각종 민간단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제안제 등을 적극 활용,주민들의 의견이 구정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건립중인 도봉구 신청사를 오는 11월쯤 마무리,임대 청사로 인한 주민불편을 완전히 해소하고 주민자치 전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신 도봉시대’의 서막을 힘차게 열겠다는 각오다. 그는 “더불어 함께 사는,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인간 존중의 행복한 도봉을 실현하겠다.”며 ‘복지 도봉’이미지 구축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방학·쌍문동 지역에 각각 1곳씩 노인복지센터를 건립하고 옛 창3동 동청사도 노인복지센터로 전환할 참이다.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노인의 보호와 부양가족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방학3동에 ‘실버센터’를 짓겠다는 계획도 이미 마련했다. 더불어 야간보육시설·특수보육시설 등을 확충해 주부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혀주고 청소년 문화정보센터를 쌍문3동과 4동에 각각 건립,청소년들이 건전하게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다양한 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마당이 되도록 힘쓸 방침이다. 그는 “주민들의 휴식·문화·체육 공간 확충도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못박고 쌍문·초안산근린공원 조성사업과 중랑천 둔치에 주민휴식공간을 마련하는 등 주민들의 여가 및 환경개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또한 천혜의 명산인 도봉산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민간 환경단체의 구정 참여를 보장하고 협력체계도 다지기로 했다. “부족한 상업지역 확대도 재정 상태가 열악한 우리구의 중요한 숙제”라고 강조하면서 방학동 680 일대 일반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방학역세권 지구단위계획과 연계,행정·산업·업무 등 복합기능을 갖운 거점·중심 지역으로 탈바꿈시킬 것임을 약속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부동산시장 ‘트리플 약세’/청약 냉기·분양권거래 위축·아파트값 하락

    매물 석달새 30%늘고 매수 사라져 내림세 계속땐 자산디플레 현실화 새해 들어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아파트 가격하락,청약열기 저조,분양권 시장 위축 등 부동산 시장이 ‘트리플 약세’로 빠져들었다.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의지가 확고하고 가격이 단시일에 폭락하고 있어 자칫 자산디플레(자산가치 하락)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가격 폭락,예견된 결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 냉각을 예견된 결과라고 말한다.정부의 잇단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으로 가수요가 사라진 반면 공급은 늘어났기 때문이다.새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강력한 투기단속 의지도 집값 하락에 가세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 연구위원은 “그동안 시장을 뒷받침해주던 현금 유동성이 가계대출 억제와 투자상품 부족으로 빠져나간 것이 시장위축의 결정타”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산디플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값 하락 중 지난해 ‘묻지마 투자’ 열기를 불러일으켰던 재건축아파트들이 규제강화와 수익성 악화로 매물이 쌓이고 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1차 58평형 값은 지난해 12월초 9억 5000만원에서 한달새 8억 7500만원으로 떨어졌다.사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 25평은 7억 8500만원에서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송파구 신천동 시영 13평형도 2000만원 떨어진 3억 1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분양권 가격 하락세도 주상복합아파트는 물론 일반 아파트로 확산되고 있다.마포구 상수동 두산위브 31평형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당초 2000만원에서 최근에는 분양가인 2억 89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풍림아이원 36평형도 4억 3000만원에서 1500만원 가량 떨어졌다.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 2차 55평형은 9억 7000만원에서 9억 5000만원으로 2000만원 내렸다.가격 하락과 함께 팔자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서울의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은 지난해 9월 14만 3000건에서 최근 18만 6000건으로 30% 이상 늘었다.개포지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매물의 대부분이 빨리 팔아달라는 급매물 뿐”이라고 말했다. 김선덕(金善德)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아파트 공급물량 증가와 투자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불안 심리가 지속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썰렁 지난해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까지 치솟았던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청약 열기가 가라앉았다.지난 6일 실시된 서울지역 12차 동시분양 청약경쟁률은 20.6대 1을 기록,2001년 12월 이후 두번째로 낮았다.특히 무주택자 1순위 청약경쟁률은 4.0대 1로 무주택자 우선 공급제가 도입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이다.눈길을 끌만한 아파트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청약열기가 예전만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실시된 인천 동시분양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1대 1을 기록했다.서구 검단과 마전,계양구 작전동에서 나온 아파트들은 신청자가 적어 모두 미달됐다. ●부동산 재테크 시대 끝나나 부동산 재테크도 비상이 걸렸다.저금리를 활용,담보를 끼고 아파트를 사들인 투자자는 시세차익은 고사하고 금리상승과 시세하락으로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다. 아파트 임대사업을 벌였던 사람들은 요즘 후회가 크다.이자율이 월 0.7% 안팎으로 떨어져 아파트 매입시 금융권으로 대출받은 원리금을 갚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지난해 말에는 아예 임대사업자 등록증을 반납한 경우가 늘면서 2000여 가구가 일반 매물로 나왔다.주상복합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사람들도 장기침체가 지속되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최근의 임대이자율이나 임대수요를 따져볼 때 대출 원리금 상환도 어려운 상태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에 돌입하면 합법이든 불법이든 부동산을 활용한 재테크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디플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sunggone@
  • 초등교 취학 늦추기 확산

    초등학교 입학을 늦추는 입학유예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공교육에 들어서는 자녀들의 첫 출발을 좋게 하려는 부모들의 욕심 때문이다.더욱이 올해부터는 유예절차가 간소화돼 유예자는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입학유예자는 교육욕구와 여건이 높은 서초,강남구가 가장 많아 교육열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녀들의 입학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시킬까? 미룰까? 서울 서초구 반포동 김연호(34)씨는 96년 12월생인 아들의 입학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들이 적응하지 못해 인생의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좌절을 느낄까 염려돼 고민끝에 결론을 내렸다.”면서 “더욱이 주변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설영숙(35·여)씨도 97년 2월생인 딸을 내년에나 학교에 보낼 생각이다.또래보다 야무진 딸은 올해 학교 입학을 간절히 원하지만 빨리 학교에 보내면 후회한다는 주변의 말에 따라 내년에 학교에 가자고설득하고 있다. ●늘어나는 입학유예자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입학유예신청자는 1998년 3178명에서 99년 3633명,2000년 3897명,2001년 4632명,2002년 518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반면 만 5세 이전에 학교를 보낸 조기입학신청자는 98년 3111명에서 지난해 1076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입학유예자는 신청자 5182명외에 해외로 나가거나 행방불명 등 기타사유자까지 포함 8330명으로 집계됐다.이를 교육청별로 보면 서초구와 강남구를 관할하는 강남교육청이 취학대상자 8735명 가운데 13.1%인 1149명이 입학을 유예,비율이 가장 높았다.다음은 강서교육청으로 5%였으며 강동과 중부교육청은 4.9%로 뒤를 이었다.반면 동부교육청이 1.6%로 가장 낮았고 성북,남부교육청도 각각 2.1%,2.2%였다. 보통 입학유예자는 1∼2월생인데 최근에는 11∼12월생 자녀를 둔 부모들까지 입학을 늦추고 있다. 입학을 유예하기 위해서는 질병이나 성장부진 등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해야한다.그런데 올해는 초·중등 교육법이 개정돼 의사의 소견서 뿐만아니라 읍·면·동장이나학부모의 소견서도 증빙서류로 받아들여진다.이에 따라 입학유예자는 올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모욕심으로 입학유예는 곤란 서래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안우정원감은 “대부분 아이의 발달을 고려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잘 해야한다.’는 부모의 욕심으로 입학을 유예시키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초등학교 교사들도 “대개 입학유예자들은 1학년부터 말썽꾸러기가 된다. 부모들은 유예기간동안 학원을 보내는데 아이들은 학교와서는 ‘다 안다.’고 뒷짐지고 놀거나 떠든다.”며 부모에게 신중한 선택을 권유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2002길섶에서]그림자

    한 해를 되돌아보면 누구에게나 빛과 그림자가 있다.기뻤던 일,슬펐던 일,후회,부끄러움,중압감,불안,불화,미움…. 계미(癸未)년 새해를 맞으며 우리는 빛은 가져가되 그림자는 지워버리자.마음 속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야 새 빛이 온전하게 들어선다.그 중에서도 불화,질시,미움 같은 감정을 떨쳐버려야 한다.가정,직장,학교를 불문하고 불화와 미움이 생기면 오래 간다. 누구를 미워하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자신의 내면도 상처를입는다.그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그동안 자신의 내면에 덧난 상처도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비방을 받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일 뿐이지만,비방을 하는 것은 우리를 타락시켜 악한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남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남을 미워하는 것이다.임오(壬午)년 마지막 날,우리 모두 그림자를 지우자.그리하여 새해 첫날을 온전히 새로 맞자.아듀,2002년! 황진선 논설위원
  • 쇄신파“비대위에 지도부 배제” 당권파 “혁신·단결 같이 가는것”

    26일 천안 연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는 비상대책기구의 성격과 구성문제에 초점이 모아졌다.미래연대 등 쇄신파는 기존 지도부의 일괄 배제를전제로,당의 전권을 수임받는 비상기구를 제안했다.‘단결우선론자’들은 이를 ‘인적청산론’으로 받아들이며 혁신의 속도조절을 강조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혁신과 단결이 따로 가는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나이든 사람 물러나게 하고 편을 가르는 듯한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미리 차단막을 치기도 했다. 다음은 자유토론 발언록. ◆권기술 의원-개혁을 명분으로 자리에 욕심내서는 안 된다.나이가 많다고물러나라고 하면 되나.사고가 젊고 깨끗해야지.제도 개선을 통해서 얼마든지 물러날 수 있다. ◆안상수 의원-당장 물러나는 게 좋다.비상대책기구에는 20∼30대 인구비율을 감안,초·재선을 절반 정도 넣자.부패청산위원회를 구성해 DJ정부 비리의혹도 철저히 조사하자. ◆원희룡 의원-대표 등 지도부가 즉각 사퇴하고 새 지도부 구성에 참여해서는 안된다.(이때 ‘개인의견인지,미래연대 의견인지 분명히 하라.’는 요구가 나옴) 미래연대의 결정사항이다.원내정당을 지향하고 정치개혁을 위한 민주당과의 협의체를 구성하자. ◆이해봉 의원-시민단체와 선관위 요구수준 이상으로 개혁하는 모습 보여주자.(인적청산은) 부정비리 등을 기준으로 해야지 나이로 해선 안 된다. ◆김홍신 의원-과거형 인물,이회창 후보의 옆에 있던 사람들,역사의 흐름을제대로 읽지 못한 사람들은 떠나라.저쪽은 민주당 간판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으로 대선을 치렀다.당이 깨져도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깨질 필요도 있다. ◆권철현 의원-당개혁이 권력투쟁의 수단이나 특정인 청산의 수단이 돼서는안 된다.쇄신기구에는 의원 10명,원외 5명으로 하되 초·재선이 6명 들어가야 한다.40대 당수가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영국 노동당 중진들이 토니 블레어를 옹립,국민들의 찬사를 받았었다. ◆김용갑 의원-원내정당도 좋지만 한국정치의 현실에 맞아야 한다.민주당의좌파적 개혁에 따라가면 안 된다.사퇴한 최고위원은 즉각 복귀해 수습을 같이해야 한다.탈당 안 한다는 서약을 오늘 모두 하자. ◆이방호 의원-총선대비체제를 시급히 만들자.영·미제도를 무조건 추종하는 원내중심 정당은 재검토해야 하지만 중앙당 축소와 정치비용 감소는 필요하다. ◆박원홍 의원-탈당·해당행위 금지에 서약하자. ◆심재철 의원-선거 키워드는 변화였다.국민이 OK할 때까지 변해야 한다.중진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박창달 의원-민주당의 인책론은 DJ세력에 대선책임을 묻는 것으로 우리당은 상황이 다르다.사퇴논의에 앞서 어떻게 개혁할지를 논의해야 한다.패인의 가장 큰 이유는 지역주의다. ◆김영춘 의원-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책임을 통감한다.한나라당은 혁명수준 아니고는 개혁하기 어렵다.대세론에 안주,그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 ◆김형오 의원-경선때 인터넷 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고 인터넷 세대를 배제,이들을 무시하는 정당으로 낙인찍힌 게 패배의 한 원인이다. ◆심규철 의원-수도 이전 문제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비용이 많이 드는 최고위원 경선은 폐지해야 한다. 천안 이지운 박정경기자jj@
  • 복지40~80/‘수혜율 최고’ 경북 박곡마을 “국민연금이 자식보다 효자더군요”

    운문사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박곡마을.이 소담한 마을 118 가구중 47 가구가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전국 최고의 연금수혜자율을자랑하는 ‘국민연금 마을’이다. 박곡마을 주민은 모두 312명으로 이들중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20세이상 유권자는 269명이다.연금을 받는 60세이상 노인이 한집 건너 한 명이 살고 있는 ‘복받은 마을’인 셈이다. 납부한 보험료와 가입기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한달에 10만원 가량의‘연금 용돈’을 손에 쥔 이 마을 노인들은 “아들,딸들이 손자,손녀 공부시키고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데 과연 매달 10만원씩 용돈을 보내줄 수 있겠느냐.”면서 “국민연금 같은 효자는 없다.”고 입을 모아 자랑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박곡마을 주민 33명에게 매달 133만원씩의 연금을 고지하고 있다.하지만 이 마을 주민 47명이 꼬박꼬박 받아가는 연금은 495만 8000원.박골마을이 속해 있는 청도군의 경우 연금수급자 8600명에 부과되는 연금청구금은 매월 2억원인 반면 지급액은 5억원이 넘는다. 연금수혜자를 분류해 보면 5년 이상 노령연금에 가입해 연금을 받는 특례연금 대상자가 43명,유족연금수혜자 3명,장애연금 수혜자 1명이다. 전국 대부분 농어촌 마을의 연금수혜자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에서 유독 박곡마을의 수혜자율이 이처럼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1995년 농어민연금이 도입될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이 도입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한마디로 국가시책에 대해 긍정적이냐,부정적이냐가 가입률의 높고 낮음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그때 우리 마을 주민들은 설마 정부가 국민에게 손해를 입히겠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95년부터 이장을 맡아온 박순훈(65)씨는 “한편으론 보험에 든다는 생각으로 주민들에게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고 덧붙였다.다른 마을처럼 처음에는 연금제도의 지속성에 대해 다소 의심했지만 정부가 국민을 위해 실시하는 제도라는 믿음을 가지고 가입했다는 것이다. 결국 가입여부는 본인 스스로 결정했지만 연금가입에 긍정적인 마을 분위기에 좌우돼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가입자가 많았다.당시 가입하지 않은 최옥순(72·여)씨는 “나이가 많아서 연금가입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가입하지 않았다.”면서 “정말 후회스럽다.”고 했다. 박 이장은 “우리 마을은 청도군내 최대 사과산지였지만 4∼5년전부터 수종을 포도,대추,복숭아,잣 등으로 다양화하는 과정에서 사과농사 지을 때보다수입이 떨어진 실정”이라면서 “하지만 농촌에 사는 노인입장에서 국민연금은 정말 큰 돈이며 노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그는 “매달 어김없이통장에 꼽히는 돈을 보면 효자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했다. 매년 과일농사가 끝나면 돈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는 박국현(62)씨는 “연금을 타다보니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다.”면서 “전기요금,전화요금 같은 공과금을 연금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 나가도록 해놓으니까 신경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달에 9만 2000원의 연금을 수령,전국 최고령 연금수혜자중 한명인 김인조(74)씨도 “연금이 아들,딸보다 훨씬 낫다.”면서 예찬론을폈다.그는 “한달에 용돈 10만원씩 주는 자식이 몇이나 되나? 9만 2000원은 우리 부부 용돈으론 충분한 돈이다.20만원이상 받는 집도 있는데 큰 아들보다 나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윤경(68·여)씨도 “95년 첫 시행할 때 아들들이 준 용돈 10만원을 한푼도 쓰지 않고 연금에 묻은 덕분에 요즘 한달에 20만 9000원이라는 거액이 들어온다.”면서 “우리집 영감이 돈을 낼 때는 왜 그렇게 많이 넣느냐고 아우성이더니 지금은 말이 없다.”면서 남편을 면박줬다. 박씨는 “아들,딸이나 다른 사람이 연금을 대신 내주는 효도연금이 있다는얘기도 들었는데 많은 노인들이 연금의 혜택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가입을 권유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궁금증과 연금 고갈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얼마전 28살된 아들을 잃은 김동태(61)씨는 “연금제도가 시행된 95년부터 아들과 함께 연금에 가입했는데 나는 올해부터 특례연금을 받게 됐지만 결혼도 하지 않아 유족도 없는 아들은 7년이나 돈을 불입하고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유족연금을 받게해줄 수 없냐.”고 하소연했다. 박임표(65)씨도 “산사람보다 죽은사람이 연금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많더라.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거들었다. 손인식(63·여)씨는 “42살 먹은 아들이 아직 결혼도 안하고 살고 있는데 연금이라도 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아들은 아직 연금좋은 것을 몰라서 그런지 꼬박꼬박 연금을 내지 않는다.아들대신 일시불로 20만원씩 2번이나 연금을 대납했다.”면서 연금을 안내는 아들걱정에 속을 태웠다. 김우현(63·여)씨는 “연금을 타보니까 너무 좋아서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도 권하고 싶다.친구남편은 개인택시기사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연금을 잘내지 않아 체납액이 많다고 한다.어떻게 하면 되는지 좀 알려달라.”고 캐물었다. 이밖에 ‘국민연금 기금이 30∼40년후에는 고갈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불안하고 궁금하다.알아듣기 쉽게 설명 좀 해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세워 가입자에게 손해를입히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청도 노주석기자 joo@ ◆도입14년 국민연금 수급실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93%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중 국민연금 수급자는 5.6%인 약 20만명에불과하다. 이 중 실제 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은 18만명으로 전체의 5.1%에 그친다.65세 이상 노인 100명중 5명만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유족연금(0.42%),장애연금(0.03%)수급자나 공무원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을 모두합쳐도 7.7%에 불과하다. 사망,장애,노령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나머지 92.3%의 65세 이상 노인들은국민연금이라는 1차적 사회안전망에서 조차 제외돼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이같은 사각지대가 상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1988년 사업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된 국민연금제도가 95년 농어촌지역,99년 도시자영자로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노령계층중 일부의 연금수급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인들이 가입기회를 ‘자의반 타의반’으로놓친 때문이다. 제도도입 11년만인 지난 99년에야 ‘전국민연금화’가 실제 달성되는 등 시기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자는 고령 노령세대보다 젊은 노령세대가 더 많은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도입역사가 짧아 나이가 많은 고령자는 가입기회조차 갖지 못한 탓이다. 2000년말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중 연금을 받는 사람은 52만 3000명으로 65세 이상 수급자 16만 3000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정작 연금이 필요한 고령계층은 받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석제은(石才恩) 책임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아직 노령자의 소득보장제도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에는 미성숙한 상태로 노령계층 중 연금수급자보다는 비수급자가 훨씬 많고 연금의 사각지대도 그만큼광범위하다.”면서 “그러나 현행 국민연금의 제도내에서는 이들을 포괄하기란 불가능하므로 경로연금 등 다른 공적소득보장제도로 보완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 [씨줄날줄]개국 공신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 잡아먹힌다(토사구팽·兎死狗烹).’ 100만 대군을 수족처럼 부렸던 한나라 명장 한신(韓信)이 천하 통일 후 여후(呂后)의 계략에 빠져 처형된 사례를 일컫는 고사다.한신은 처형 직전 ‘공은 세우기는 어려우나 무너지기는 쉬운 법’이라며 천하를 3등분해 하나를 차지하도록 권유했던 세객(說客) 괴통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고 한다. 반면 장량(張良)은 ‘세치의 혀로 제왕의 군사(軍師)가 되어 열후의 반열에 올랐으니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느냐.선계(仙界)에서 여생을 보낼까 한다.’며 논공행상을 마다하고 관직을 사임했다.월왕 구천(句踐)을 섬긴 범여(范^^)는 위업을 성취한 후 권력에서 멀어짐으로써 천수를 누렸지만 자리에 집착했던 문종(文種)은 결국 반역의 누명을 쓰고 목숨을 잃었던 일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직후 재산공개 파문에 휩싸여 오명을 쓴 채 정치권을 떠나야 했던 한 원로 정치인도 뒤늦게 한신과 장량의 고사를 떠올리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 중국의 제도를 모방해 공신에게 녹공을 지급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제도적으로 갖춰진 것은 고려 태조 왕건 때다.개국에 공을세운 정도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돼 상이 하사됐다.공신당의 벽에 화상이 보관된 1등,2등 공신은 훈전(勳田)이 세습됐을 뿐 아니라 자자손손 관직에 등용됐다.조선조에서는 태조 이성계를 도와 개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을 비롯해 영조에 이르기까지 모두 28종의 공신이 배출됐다.하지만 광해조에 책봉된 4차례의 공신이 인조 반정 이후 삭제되는 등 권력투쟁의 결과에 따라 첨삭도 적지 않았다. 개국공신들의 명암은 몇해전 방영된 TV사극물 ‘용의 눈물’이나 지금 방영 중인 ‘제국의 아침’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왕권과 신권의 다툼에서 신권의 편에 섰던 공신들은 훗날 역신으로 몰려 참화를 면치 못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함께 자천,타천으로 ‘노당’에 속하는 인물들이 급부상하고 있다.조선조의 기준에 따르면 정국(靖國)공신쯤 된다고 하겠다.‘토사구팽’까지는 아니더라도 ‘권력은칼 끝에 묻은 꿀을 빠는 것과 같다.’고 했던 옛 성현의 말씀을 한번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2002길섶에서]세밑

    연말이다.‘망년’(忘年)하느라 정신들이 없다.옛날 우리의 세밑은 ‘망년’과는 거리가 멀었다.연간백사(年間百事)를 차분히 기억하며 빚진 것들을갚았다.잊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것이었다.물질적 빚이 아니라 마음빚도 세찬(歲饌)이란 음식으로 갚았다.부뚜막도 고치고 외양간도 손질했다.잘못이나 흠을 내년으로 넘기지 않으려는 배려였으리라. 세밑을 보내는 마음들이 달라져간다.세태와 풍속만을 탓할 수는 없을 터.세월을 헛사는 듯한 세상사람들의 후회스러움 때문일 것이다.세상살이의 고달픔이 ‘동심(童心)’을 외면한 지 오래지 않은가.이맘때면 으레 반성이 앞선다.아쉽기도 하고 잊고도 싶겠지만,내일을 위한 거울로 삼아 보자.자신의 뿌리를 튼실히 할 거름이 될 것이다.사람이기에 반성을 하는 것이다. 새해의 꿈과 희망은 세밑의 반성이 만들어준다.올 한해 못이룬 꿈은 미처깨닫지 못해 행하지 못한 내 잘못으로 돌리자.남의 하자보다 내 하자가 훨씬 컸으리라. 세밑이 나를 돌아보라고 연신 손짓하고 있다.깨닫기 위해 반성하는 세밑이됐으면 한다. 이건영 논설위원
  • 11살때 이민 송석우 회장 장난감팔이 소년서 美실업가로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장난감을 팔아 가족의 생계를 돕던 이민 1.5세의 동포 소년이 23년만에 직원 160여명을 거느린 기업 회장으로 우뚝 섰다. 주인공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11살 때인 지난 1979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이민한 후 96년 정보통신 컨설팅회사 인트라스피어 테크놀러지스사를 창업한 송석우(37) 씨. 이 회사는 세계 수준의 다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응용소프트웨어를 제공,현재 연간 24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지난 10월 딜로이트 앤 투시 회계법인은 이 회사를 ‘뉴욕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첨단기업'으로 선정했고,잉크(Inc) 잡지는 ‘올해 미국서 43번째로 빠르게 성장한 기업'에 올렸으며 송 회장 자신은 작년 언스트 앤 영 회계법인으로부터 ‘올해의 유망기업인'에 선정됐다.송 회장은 13일 “내년 초 한국을 방문,IT 기업을 방문하고 관련자들을만나 투자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그는 “이민초 어머니는 봉제공장에서 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장난감 노점상에서 번 돈으로 근근이 연명하는 등 고통을 받아 온 가족이 이민에 대해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오직 공부만이 살 길이라 여기고 공부에 매달렸지만공부보다는 일에 미쳐 올바니 뉴욕주립대학 공대를 졸업하지 못했다. 미국 재계에서도 촉망받는 청년실업가로 성장한 송 회장은 “회사를 국제적인 기업으로 도약시키려고 런던에 지사를 냈으며 앞으로 한국을 거점으로 일본 등 아시아진출을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
  • 권수명 산재노동자협회장

    1991년부터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인한 총 재해자수는 80만 4096명에 이른다.이중에서 치료가 끝나 영구 또는 부분적으로 신체적 장해가 남은 산재장해자만도 27만 3447명(34%)에 달한다. 올해에도 9월 말 현재 5만 9287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865명(1.48%) 늘어났다. 지난 84년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뒤 산재장애인들의 모임인 한국산재노동자협회를 이끌고 있는 권수명 회장을 만나산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최근 산재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산업재해의 대부분이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2년 미만의 짧은 근속연한의 중·장년층에 집중되고 있다.이는 경제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근로자의 직업간 이동이 빈번해져 미숙한 업무능력과 낯선 작업환경으로 인해 재해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또한 영세사업장의 경우 경영여건상 안전시설이나 안전교육이 취약해 재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산재를 줄이기 위해 역점을 두어야 할 사항은. 사업주의 산재예방을위한 작업환경 및 방법 개선 등의 자발적인 노력과 근로자의 적극적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양측의 노력이 미흡한 것 같다.따라서 산업안전보건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강제적 수단과 환경개선 비용을 지원하는 시책이 함께 추진돼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산재를 줄이기 위해 근로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산업재해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의 일일 수도 있다.안전불감증은 우리 가족의 행복과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가며 평생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안겨준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 가정과 일터에서 안전을 생활화해야 한다. ●협회가 하고 있는 일은. 산업재해자의 사회참여 확대와 재활 및 자립을 도모하는 한편 산업재해에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 산업재해자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합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결연·계몽 사업,산재근로자문화제를 비롯한 재활·자립을 위한 각종 행사,산재예방 및 복지 관련 연구사업,간행물 발간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원들의 권익옹호를 위해제일 시급한 것은. 현금보상 위주의 산재보험은 재활 및 사회복귀를 위한 프로그램이 미흡해재해자로 하여금 사회복귀를 꺼리고 치료기간을 장기화하는 등의 악순환이이어지고 있다.따라서 사회재활 및 직업재활을 위한 산재종합복지관과 복지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재해자의 사회적응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절실하다. ●협회장이 산재를 당하게 된 경위는. 지난 84년 신단양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현대건설 단양현장에서 근무하던 도중 장비 안전점검을 하다가 크레인이 전복돼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김용수기자
  • 정몽구회장 “다시 경영 전념”박람회 실패 아쉬움 접고 독일 월드컵 파트너 조인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적극 나섰던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회장이 ‘유치 실패’의 아픔을 딛고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정 회장은 박람회 일정이 끝난 뒤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유럽에 머물며 현지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있다.5일(현지시간)에는 스위스 취리히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2006년 독일 월드컵 자동차부문 파트너 조인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박람회 유치에 실패한 뒤 “아쉽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한만큼 후회가 없다.”면서 “당분간 유럽에 머물며 현지 시장을 점검하는 등 경영에전념하겠다.”고 말했었다. 이날 정 회장이 제프 블래터 FIFA회장과 독일 월드컵 자동차부문 공식 파트너 조인식을 가짐에 따라 현대차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자동차부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게 됐다. 현대차는 조인식을 계기로 내년부터 2006년까지 월드컵 예·본선을 포함,FIFA가 주관하는 10개 국제 축구대회의 공식 파트너로 나서게 된다.따라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男男女女] 임신·출산 스트레스

    “왜 애를 이렇게 늦게 낳았어요? 그동안 결혼생활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결혼한 지 4년만에 애를 낳은 오모(32)씨는 동료들의 우려어린 목소리에 심기가 불편해졌다.“애를 늦게 낳으면 머리가 안 좋다던데 걱정이겠어요?”“하나 더 낳아야 할 텐데 부담스럽죠?” 등의 말을 동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것. 속사정은 이렇다.결혼초 남편은 아직 학생이었고,시누이의 이혼으로 엉뚱한 빚까지 떠안게 됐다.이런 개인사정도 모른 채 ‘아이가 늦다.’는 현상만놓고 그를 나무라는 듯한 사회풍조에 오씨는 속이 상할 때가 많다.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연령에 적합한 인생 행로가 있다는 뜻.특히 ‘하나됨’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는 적령기는 단순히 삶의 가이드라인을벗어나 계명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결혼·임신·양육에서는 주변의 압력이 더욱 가중된다.이는 ‘여성의 초산연령이 서른을 넘기면 정상적인 아이를 낳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의학적인 견해 때문인 듯한데,여성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행복을 손상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사회에서 29살의 여성에게 애인이 없다면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기나한 것처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한국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독일영화 ‘파니 핑크’,미국의 시트콤 ‘엘리의 사랑만들기’ 등의 여주인공은 이런 29살의 모습을 대변한다. 나이에 비해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라도 서른을 넘기면 막차를 놓친 승객처럼 눈앞이 캄캄해진다.이에 집안 강요로 애정 없는 결혼을 택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결혼·출산·육아의 스트레스는 30살 이전에 첫 아이를 순산했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적합한 터울로 둘째를 낳아야 하는 스트레스가 다시 똬리를 트는 것.여자는 평생을 결혼·출산·육아 적령기 스트레스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듯이 보인다. 결혼한 지 두달된 나도 예외는 아니다.주변에서는 “너무늦지 않게 애를 낳아라.” “최소한 둘은 낳아야 한다.” “경구피임을 하지 마라.”는 등의 조언을 한다. 결혼의 목적이 오직 출산에만 있는 듯하다.“능력이 안 돼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아마 이기적이라는 핀잔과 함께 “낳지 못해서 안달인 사람도 있는데 배부른 소리”라는 질책이 쏟아질 듯싶다. 둘째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던 양모(34)씨는 최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커다란 위안을 얻었다.“애가 하나인 것은 너나 나의 잘못이 아니야.각자 삶의 방식이 따로 있는 거지.우리도 남들처럼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 거야.그렇지?” 이송하기자 songha@
  • 오늘의 눈/세계박람회 탈락의 교훈

    스포츠에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어떤 자세로,최선을다해 경기에 임했느냐에 의미를 둔다는 얘기다.그래서 ‘아름다운 패배’라는 말도 있다. 지난 3일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박람회기구(BIE)총회의 2010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중국에 밀려 탈락한 우리나라도 이런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국은 거대(巨大) 중국과 후회없는 승부를 벌였다.예전 같으면 꿈도 못꾸었을 일을 우리는 능력 이상으로 선전했다.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고3 수험생처럼 열심히 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뛰어 다녔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외교통상부,전남도청,여수시청 등도 마음고생을많이 했다.지난 1년동안 비행기로 지구를 네 바퀴(17만㎞) 가량 돌며 유치활동에 발벗고 나선 정몽구(鄭夢九) 유치위원장의 노력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럼에도 이번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는 많은 교훈을 남겼다.우선 국가경쟁력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중국의 유치성공 이면에는 코카콜라 등 중국내 다국적기업들의 지지 선언이 결정적이었다.도움이 돼야 서로돕는 시장경제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중국은 ‘12억 인구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지지를 유도했다.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키우지 못했던 점도 자성해야 한다.지난 7월131차 BIE총회에서 회원국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끈 것도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씨의 덕이 컸다.국제무대에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는유치위의 넋두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교역량과 정보 부재의 한계도 지적된다.투표당일까지만 해도 우리측은 47대 42로 이길 것으로 기대했다.결과는 34대 54대였다.이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평면적인 정보분석능력 탓이다. 우리는 중국의 ‘힘의 외교’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여겨야 한다.중국의 보이지 않는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거대 중국’이란 점만을 변명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된다.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좀더 냉철하게 조명해야 할 때다. 모나코에서 주병철 경제팀 차장 cjoo@
  • “연구 전념할수 있게 지원 있어야”/젊은과학자상 수상 김범식 포항공대 부교수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지만 사회적으로 등한시되고 있고 학자 층도 넓지 않습니다.학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따라야 합니다.” 3일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선정한 제6회 젊은 과학자상 수학분야 수상자 김범식(金範式·사진·34) 포항공대 수학과 부교수는 “수상을계기로 더욱 분발해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이어 “상을 받는 것은 개인에게 큰 영광이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역사에 오래 남는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상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그는 서울대 수학과 85학번으로 대수 기하학 및 심플레틱 기하학의 접점에 있는 거울대칭이론에서 두드러진 연구를 수행해 온 촉망받는 수학자이다.특히 미국 버클리대학 박사논문에서 제시한 ‘양자 초단면 이론’은 이론 물리학의 초끈이론에서 발견된 거울대칭이론을수학적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했을 뿐 아니라 다른 수학자들에게 공간구조에관한 새로운 해석과 예측을 가능하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관련,김 교수는 “할수록 재미있고,좋아하는 수학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회가 없다.”며 “일자리나 보수와 연관짓지 말고 좋아하는 것에 심취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사회분위기가 정착되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젊은 과학자상 수상자로는 김 교수외에 ▲생명과학 안광석(安光錫) 고려대 부교수 ▲물리학 김대식(金大植) 서울대 부교수 ▲화학 천진우(千珍宇) 연세대 부교수가 각각 선정됐다.수상자들은 대통령 상장과 함께 5년동안 매년 3000만원씩의 연구장려금을 받는다. 함혜리기자 lotus@
  • 이인제의원 자민련 입당/총재권한대행 맡을 듯

    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李仁濟)·안동선(安東善) 의원이 3일 자민련에 입당했다. 이로써 자민련 의석은 10석에서 12석으로 늘어났으며,이날 유승규(柳昇珪)전 의원도 함께 입당했다. 이인제 의원은 4일 일단 부총재로 임명된 뒤 5일 당무회의에서 총재권한대행으로 선임되고,김종필(金鍾泌) 총재는 명예총재로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안동선 의원도 부총재로 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입당식에서 “자민련의 전통과 노선,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동지와 정책·전략을 만들어 국민을 선도하는 정당이 되도록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 선거에서 자민련이 후회없는 위대한,창조적 선택을 하도록 당원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제,“급진세력에 나라를 맡길 때 경제파탄과 사회혼란,안보위험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안정 가운데창조적 개혁을 통해 미래로 나가는 위대한 선택이 있어야 하겠다.”고 말해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상연기자 carlos@
  • [오늘의 눈]2002년 겨울, 푸둥과 서울

    지난달 27일 오전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구.아시아에서 가장 높은(468m) TV송신탑으로 중국이 자랑하는 ‘둥팡밍주(東方明珠)’에 올라 내려다 본푸둥은 솟아오르는 거대한 용의 머리를 연상시켰다. 둥팡밍주 옆으로 40∼80층의 빌딩 수십 채가 마천루를 이루고,시선을 옆으로 던지면 창장(長江)하이테크단지의 중추가 눈에 들어온다.아직도 푸둥 곳곳은 타워크레인의 숲이다. 고인이 된 중국 정치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1990년 푸둥을 경제특구로지정,중점 개발하기 시작한 지 12년만에 이곳은 황량한 개펄에서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탈바꿈했다.같은 날 오후 푸둥지구를 행정적으로 관할하는 푸둥신취(浦東新區) 청사안 브리핑룸.10여년 전까지 교직에 있었다는 60대 초로의 신사가 열심히 푸둥의 현황과 투자유치 전략 등을 설명했다. 한국어로 제작된 10여분 분량의 투자유치 비디오는 더욱 압권이었다. 그러나 불과 비행기로 2시간여 거리의 대한민국 서울의 풍경은 어떤가.3일 오전‘뉴스의 눈’은 온통 서울 여의도에 집중돼 있다. 온통 대통령 선거전과 도청 공방으로 도배질된 신문 한쪽에 ‘내년 취업 더 어렵다’는 제목 하나가 눈길을 잡는다.5년 전의 외환위기 원인이 기업부실이었는데 또다시 외환위기가 닥친다면 개인부실 탓이어서 그 파장이 5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분석도 전문가들의 입에서 잇따른다.솟아오르는 푸둥의 모습과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풍광들이다. 지난해 푸둥의 1인당 평균GDP는 7700달러(상하이 전체는 6000달러).‘푸둥개발→상하이 경제발전→중국 경제발전’이라는 개발초기 구상이 들어맞고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생각인 듯하다.덩샤오핑이 ‘푸둥 개발을 왜 앞당기지 않았는지 후회막급이다.’라고 유언했다는 얘기를 상하이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정치보다 중요한 것이 경제인 까닭을 우리 정치인들은 과연 언제쯤 깨우칠지,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푸둥을 지켜보면서 새삼 생각해 본다. 박홍환 산업팀 기자 stinger@
  • “제발 가정파탄만은…”신용불량SOS봇물.사이버민원실 한달새 3천건

    눈덩이처럼 불어오르는 빚더미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신용불량자들이 “가정파탄만은 막게 해 달라.”는 등의 딱한 호소를 하고 있다. 신용불량자들은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홈페이지(pcrs.or.kr)에 연일 뒤늦은 후회와 함께 신용불량의 멍에를 벗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애절한 사연을 올리고 있다.사이버민원실을 개설한 지 한달여 만에 3000여건의 글이 쌓여있다. 가정주부 A씨는 “남편이 사업을 하다 진 카드빚 등 5000여만원을 한달 월급 110만원으로는 이자도 제대로 갚을 수 없다.”며 “매일매일 걸려오는 카드사 상담원들의 전화에 하루에도 열두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그의 바람은 신용불량자로 등록돼도 좋으니 카드사의 빚 독촉전화를 받지 않고 조금씩 오랜 기간에 걸쳐 갚는 것이다. 딸 아이 하나를 둔 주부 B씨는 “빚 보증을 잘못 선 탓에 남편이 모르는 카드빚 1500만원을 안고 있다.”면서 “이런 사실이 들통나면 당장 남편이 이혼을 요구할 것”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원 C씨는 돈을 벌어보겠다고 주식투자를 했다가 전세자금도 날리고 은행 마이너스통장에다 카드사의 빚을 진 케이스.그는 “신용불량자를 다루는뉴스를 보기도 겁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며 “제발 나의 가정파탄만은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D씨는 “3000만원의 카드빚을 돌려막는데 이제 한계에 몰렸다.”며 “부모님이 알면 나는 혼나니 월 50만원 정도씩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E씨는 “가정이 어려워 은행과 금고에서 조금씩 대출받기 시작한 부채가 3500만원으로 불어났다.”면서 “맞벌이를하는 아내와 함께 갚을 수 있는데도 금융기관에서는 3개월 연체시 신용불량자로 등록하겠다고 겁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F씨는 “미성년자 때부터 7개 카드사에서 돌려 쓴 3000만원을 갚기 위해 월급 45만원을 받는 병역특례자가 됐으나 연체이자 24%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카드사들은 사기죄로 형사입건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딱한 사정을 고백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워크아웃(개인신용회복) 신청을 접수한지 열흘새 신청자가 단 한 명밖에 나오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94명으로 늘었다.카드 빚을 돌려쓰다가 배(원금)보다 배꼽(이자)이 더 커지거나 월급으로연체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의 잘못도 크다는 지적이다.하지만 모은행이 세 군데 이상의 카드사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은 40만 카드 고객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잠재적인 신용불량자의 목을 죄는 것도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네티즌 마당/한국의 딩크족, 그들은 누구인가

    “아이가 귀찮은 게 아닙니다.우리 둘의 삶이 너무나 소중해서….” 인터넷에 개설된 한 딩크족 카페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문구다.딩크족,우리 주변에서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되었다.딩크(DINK)는 ‘Double Income, No Kids’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자식은 갖지 않는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그들은 배우자의 자유와 자립을 존중하며 직업에서 삶의 보람을 찾으려 한다.또 돈을 모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자식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한국에서 딩크족이 자리잡게 된 데에는 좀 색다른 배경이 있다.IMF 구제금융의 한파가 젊은 부부들에게 딩크족이 될 것을 강요하다시피 했다.맞벌이를 해야만 가정을 지탱할 수 있었던 시기에 자녀 양육은 두려운 일이었다.그렇게 떠밀리듯 탄생한 한국의 딩크족은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된 뒤에도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딩크족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애로사항도 토론하는 다음의 딩크카페(cafe.daum.net/dink)에 가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일단을 볼 수 있다.●이 세상,혼자 버티기도 버겁다 딩크족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에 당당하다.아이를 갖는 것과 갖지않는 것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일 뿐이라며,딩크도 건강한 삶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노후의 고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를 갖는 것보다,지금 아이가 없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훨씬 더 가치 있다고 거침없이 토로한다. “짧게 한 줄로 한다면 저와 가장 많이 닮은 아이를 우리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어릴 때부터 막연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나중에 내가 크면 세상은 많이 바뀌어 있겠지….’했습니다.어른이 된 지금 지하철 플랫폼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서 있는 기분.갑자기 밀리는 인파에 어디론가 함께 휩쓸려 버릴지도 모를 것 같은 불안감.그 속에 저 혼자 버티고 있기도 힘들거든요.하루하루 행복과 불행의 만감이 교차하며 살아가지만,만약 아이가 있다면 바쁘게 손잡고 걸어가다 보도블록을 비집고 피어나는 이름 모를 풀들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있을까요?” ●내 꿈을 위해서라면 “만약 내가 부자라면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아이 말고도 나의 취미생활에돈을 쏟아 부을 수 있을 테니까.나에게 취미생활은 곧 인생이기 때문에 절대 포기가 안 된다.부자가 아닌 이상 지금의 시대는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여유가 생기지 않는다.아이를 낳으면 평생을 그 아이만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내 꿈도 접고 말이다.그렇게 한다고 해서 내가 나이 들면 아이가 나를 모실 가능성이 있나.희박하다.어디 그뿐인가.타락한 세상이라서 아이도 분명히 타락할 것인데,무엇 때문에 그런 아이를 위해서 내 인생을 포기할 것인가.차라리 내 아이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는 게 더 낫다.” ●나는 이대로가 행복하다 “지금 당장은 걸릴 것 없이 행복하지만 이담에도 과연 후회하지 않을지는사실 저 자신도 모릅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기 없이도,아니 아기가 없기에 지금 우린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이지요.전 이렇게 생각해요.노후에 찾아올 외로움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의 행복을 지키는 게 더 가치 있다고.현재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다 보면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게 되지않을까요? 나무 하나만 보기보다는 숲을 보듯이….딩크로 사는 것,우린 단지 남들과 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분명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차이가 있다고 봐요.” ●물론 고민도 있다 딩크족이나 딩크족이 되려는 부부들의 발목을 잡아당기는 것은 역시 노후에 대한 걱정이다.노인이 돼 찾아올지 모르는 고독과 아이를 낳기에는 늦은 나이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바로 그것이다.또 시댁과의 갈등,주변의 걱정 섞인 시각도 부담스럽다고 밝힌다.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아요.정말 둘이서만 살아도 늙어서 후회하지 않을까.떠밀려서 딩크족처럼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올해로 결혼한 지 만 10년.둘 다 이상이 없다지만 지금까지….물론 병원·한의원·침술원 다 다녀봤습니다.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이제는 아이가 없어서 오히려 편하고 자유롭다는 생각이 더 커지더군요.둘만 살다 보니 경제적으로도여유가 많이 생깁니다. 여행도 다니고 강아지도 키우고 불편함이 없지만 나이 들어후회하게 될지몰라 고민 중이랍니다.지금 이대로 난 행복한데.나의 선택에 자신감을 갖고싶어요.내게 딩크족 자격이 있나요?” 이호준기자 sa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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