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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증권특집] 한화투자증권

    [증권특집]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올랐다 떨어지면 ‘그때 팔았어야 했는데….’라는 마음이 든다. 주가가 다시 오르면 ‘그때가 매수 적기였는데’ 하는 후회가 뒤따른다. 그만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시장 상황에 따라 한결같은 원칙으로 조절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투자자들을 위해 한화투자증권은 지수에 따라서 자동으로 자산비중을 조절하는 자산배분 펀드를 투자 대안으로 내놨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스마트웨이브펀드’는 국내 주식과 채권에 나눠 투자할 수 있는 혼합형 펀드다. 국내 증시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더 사들이거나 팔아 ‘알아서’ 비중을 조절한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성공매매의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주식 비중을 점차 늘리는 분할매수를,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보유 주식을 팔아 이익을 남기고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바꾸는 분할 매도 전략을 사용한다. 이런 자산배분전략은 상당수 자산배분펀드가 쓰고 있지만, 한화스마트웨이브펀드만의 특징은 이러한 지수별 분할매수 및 분할매도가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한화운용이 과거 여러 공·사모펀드에 적용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 매매하므로, 펀드 매니저의 주관적 전망이나 의견을 반영한 자산 배분이 아니라 일정한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선택 2012 D-28] 文 “새누리 ‘경제민주화 가면’ 벗었다”

    [선택 2012 D-28] 文 “새누리 ‘경제민주화 가면’ 벗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일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부문에서 가면을 벗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 후보는 단일화 이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대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세콰이어파인룸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나서 새누리당과 박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설령 새누리당이 복지국가에 대한 뜻이 있다고 해도 박 후보는 평생 서민의 삶, 서민의 고통을 알 수 있는 삶을 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는 튼튼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며 민주주의에 몸바쳐 온 과거 경력이 있어야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과거 유신세력에 속했던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한 반성이 중요한데, 박 후보는 여전히 유신독재와 5·16을 찬양, 미화한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박 후보의) 소신과 철학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변함 없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 공권력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한 역사가 있다.”면서 “잘못한 분의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다. 당시 고통받은 분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패널이 “평생 가장 후회스러운 일”을 묻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비서실장직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잘한 일”을 물었을 때는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부산에서 서민들을 돕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가족에 대한 애정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정치보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면서 “대선 출마 이후 가족까지 노출되고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공격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대한민국에서 ‘살’은 살 떨리는 화두다. 선사시대 때는 듬직한 도넛을 배에 두른 듯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이 미녀의 표상이었다지만 지금은 비만이 건강을 해치는 공적으로 지목받는다. 전 국민이 다이어트를 평생 숙제처럼 여기며 도전하는 사이 ‘살 빼주는 산업’은 불황을 잊은 대표 업종이 됐다. 1㎏이라도 더 빼보려는 다이어트족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다이어트 공화국이 된 한국 사회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봤다. ●‘의술로 식욕 줄이기’ 속성 다이어트 늘어 젊은 샐러리맨들은 운동할 시간조차 부족한 까닭에 의술의 도움을 받아 속성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 직장인 최은진(31·여)씨는 석 달 전 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 비용은 자그마치 700만원이나 들었다. 이 수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조절형 밴드를 넣어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좁게 만드는 것인데 식욕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고도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최씨 역시 수술 석 달 만에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 최씨도 수술이 두려워 처음에는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양약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다이어트를 했지만 80㎏대인 몸무게가 요지부동하면서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뚱뚱한 몸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을 순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직장인 박현정(32·여)씨는 다이어트에 꾸준히 투자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지난달 카드값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월수입 200만원 중 110만원을 다이어트 비용으로 썼다. 우습게도 나머지 수입의 대부분은 음식값, 커피값 등 먹는 데 사용했다. 먹고 빼는 데 수입의 대부분을 갖다 바친 꼴이 됐다. 박씨는 지난 9월 한 비만클리닉을 찾아 배, 팔 등에 카복시 치료를 하고 지방분해 주사를 맞았다. 다이어트 약도 한 달 넘게 복용했다. 카복시는 피하지방층에 액화 이산화탄소 가스를 넣는 시술이다. 주입된 가스가 지방세포를 자극해 세포 속 지방산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살이 빠지는 원리다. 카복시 치료 비용 등으로 80만원 가까이 지출한 박씨는 유명 한의원에서 30만원을 들여 다이어트 한약도 지었다. 젊은 여성 등 다이어트족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웃을 수 있는 건 다이어트 업체들이다. 한약을 복용하며 체중 조절을 하려는 인구가 늘면서 일부 한의원들은 아예 ‘다이어트 전문’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전국 25개의 지점망을 가진 A 한의원의 경우 살 빼려는 고객을 겨낭하고 있다. 이 한의원 관계자는 “일반 진료도 보지만 매출의 90%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고 귀띔했다. 한의원뿐만 아니다. 카복시·지방분해주사 시술 등으로 유명한 한 비만클리닉은 2003년 9월 개원 이래 지난달 말까지 9년간 240만 5585건의 비만 진료를 했다. 이 클리닉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면서 “20대가 전체 고객의 40%, 30대가 30%, 40대가 20%, 50대가 10% 정도 비율”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도 절대 죽지 않는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해 배를 불린다. 롯데마트의 올해 레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초부터 레몬 디톡스(독소해독)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의 재료로 활용되는 고춧가루도 전년보다 30%가량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효자 상품인 메밀차와 마테차도 전년도에 비해 40%가량 매출이 늘었다. 다른 쇼핑몰도 사정이 비슷하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해 1~10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다이어트 용품 매출이 60%나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주목할 만한 점은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보조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살 빼려는 여성 10명 중 6명은 정상체중” 다이어트를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불법 의약품에 손을 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다이어트 약을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0년 32건에서 2011년 85건, 2012년 10월 기준 812건으로 3년 사이 25.4배나 증가했다.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된 ‘얀희’라는 다이어트 약이다. 해당 약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시부트라민이 검출됐다. 식욕 억제제인 시부트라민은 심장발작, 뇌졸중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2010년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금지 성분의 약품을 판매하는 해외 사이트를 찾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면서도 “사이트들이 주소를 바꿔 가며 영업해 다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퇴출된 다이어트 약품인 센노사이드 등은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적은 양씩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불법 약품에 손을 대야 할 만큼 우리 사회에 절박하게 살을 빼야 하는 인구가 많은 걸까.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의 36%가량이 비만이고 여성은 26%가 비만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시장의 ‘큰손’인 20대 여성의 경우 비만 유병률(전체인구 중 비만 인구 비율)이 12.1%, 30대 여성은 19%밖에 되지 않는다. 전 세대 중 비만 인구 비율이 가장 낮다. 국내 최대 비만클리닉인 365mc가 지난달 비만 진료차 클리닉을 찾은 여성 고객 24만 1000명을 분석한 결과 정상 체질량지수(BMI·체중/키)에 해당하는 여성 비율이 58%였다. 내방 고객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비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BMI 18.5 이하인 저체중 여성 고객이 비만 진료를 받은 경우도 5% 있었다. BMI 지수가 20~24면 정상, 그 이하면 왜소형, 26.5 이상이면 비만이다.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없이 약품 등에 의존해 체중 감량에 나서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접수된 다이어트 식품 관련 소비자 상담은 모두 1000건이었다. 대부분 ‘짧은 기간에 원하는 만큼 살을 뺄 수 있도록 약속한다.’거나 ‘부작용 절대 없음’ 등의 문구에 현혹돼 상품을 샀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되레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불만을 내놓는다. 대학생 송모(22·여)씨는 방문판매 영업사원이 “우리의 발효 식품을 먹으면서 수면요법을 병행하면 1주일에 7㎏ 감량을 보장하고 3개월이면 15㎏는 거뜬히 뺄 수 있다.”고 꾀어 180만원을 주고 제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 직원은 “복용 요령을 잘 따르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매우 흔한 사례다. ●무리한 식품 다이어트 부작용에 때늦은 후회도 다이어트 과정에서 오히려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다. 강원 동해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은진씨는 고3 때 찐 살을 빼기 위해 하루 세 끼 양파즙 3봉지와 사과 1개만 한 달 내내 먹었다. 165㎝에 58㎏였던 이씨는 3주 만에 10㎏ 이상을 감량했다. 하지만 이씨는 날씬한 몸을 얻는 대신 건강을 잃었다.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진 것은 물론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도 6개월째 생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씨는 “단기간에 급하게 살을 뺄 게 아니라 시간 여유를 갖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살을 뺐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된다.”면서 “조금 과장해 ‘죽느냐, 다이어트냐’의 선택 길목에서 나는 살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 부작용을 겪은 뒤 더이상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병원을 찾은 여성은 지난 5년 6개월간 무려 93만명에 이른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과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은 10~30대 후반 여성은 모두 93만 8000여명이며 진료비는 82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창 성장할 나이인 10대 여성의 경우 섭식장애로 병원을 찾은 인원이 2007년 537명에서 2011년 710명으로 32.2% 증가했고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은 50명에서 84명으로 68%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지난 5년 6개월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이 2488명에 달했다. 오상우 일산 동국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2년 정도 체중을 유지해야 비만 치료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보조식품 등에 의존해서는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그랜저, 게 섰거라”

    “그랜저, 게 섰거라”

    ‘현대차 그랜저를 잡아라.’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이 그랜저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차 K7과 한국지엠 알페온, 르노삼성의 SM7 등이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편의 사양으로 무장하고 지난해 1월 5세대 출시 이후 국내 준대형 세단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그랜저를 정조준하고 있다. 바야흐로 3000만원대 준대형 세단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국내 준대형차를 꼼꼼히 비교해 봤다. ●역동적이고 세련된 준대형차 올해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그랜저가 독보적이다. 그랜저는 올해 1~10월 7만 2754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K7(1만 2388대), 한국지엠 알페온(5741대), 르노삼성 SM7(4428대) 등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이 팔렸다. 그랜저의 위세에 맞서기 위한 ‘연합군’은 최근 잇따라 2013년형 모델을 출시했다. 신차는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정도로 내·외부 디자인을 비롯해 사양이 업그레이드됐다. 지난 13일 ‘더 뉴 K7’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2013년형 K7은 최신 기술인 후측방 경보 시스템(사이드미러에 보이지 않는 차량 표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주차 시 차량 주변 360도 보여주는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크루즈 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됐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다듬었다. 지난 7일 르노삼성도 준대형 최초로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SW)과 최첨단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커넥트 시스템, 고급형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을 적용한 ‘2013년형 SM7’을 선보였다. 또 동급 처음으로 운전습관을 점수로 표시하는 에코 스코어링 기능과 고해상도 8인치 디스플레이의 SK 3D맵 내비게이션 등을 적용했다. 기존 오디오의 버튼 수를 줄이고 재배치해 쉬운 조작이 가능한 프리미엄 오디오와 센터 페시아에 우드그레인 등도 신규 적용하는 등 내부도 바꿨다.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2013년 알페온은 운전자가 급제동 시 ABS가 작동되면서 동시에 후미 제동 등이 자동으로 점멸되는 급제동 경고 시스템이 장착됐으며 통합 메모리 기능(운전석 시트, 아웃사이드 미러)과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핸들), 동승석까지 마시지 기능을 갖춘 시트가 새롭게 채택됐다. 또 외부 디자인도 프런트 그릴 배경색을 기존 은색에서 진한 회색 계열로 바꿔 보다 강인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성능은 K7, 가격은 SM7, 안전성은 알페온 먼저 연비와 성능에서는 K7이 돋보인다. V6 엔진에 270마력, 10.4㎞/ℓ의 연비 등으로 SM7(258마력·9.6㎞/ℓ)과 알페온(263마력·9.4㎞/ℓ)보다 앞섰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직접 운전을 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랜저와 같은 플랫폼으로 실내 공간이 대형 세단치고는 좁게 느껴진다는 것이 아쉽다. 차량의 크기는 거의 비슷했으나 SM7이 근소한 차이로 제일 넓었다. 또 디자인 측면에서 중후함이 더해져 준대형 세단으로서 안락함이 돋보였다. 엔진 배기량이 3500㏄로 안정감을 주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258마력으로 동급에서 가장 낮다. 알페온은 운전자를 위한 각종 안전 편의시설이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안전성 테스트에서도 최고의 등급을 자랑한다. ‘안전’을 생각하는 운전자라면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가장 비싸고 연비가 낮은 것이 단점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랜저가 내년에 3년차로 접어들지만 아직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면서 “국내 소비자 눈에는 식상해질 수 있는 부분을 새로워진 K7이나 SM7, 알페온이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대작 뮤지컬과 한판 붙는다”… 색깔 있는 연극들

    “대작 뮤지컬과 한판 붙는다”… 색깔 있는 연극들

    연일 폭죽이 터지는 듯한 ‘대작 뮤지컬’의 화려함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연극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독특한 연출과 깊이 사색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으로, 놓치면 아깝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면 후보에 올려놓을 만하다. 연극 거기는 탄탄한 구성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끈다. 아일랜드 극작가 코너 매퍼슨의 ‘둑방’을 이상우 연출가가 한국식으로 개작했다. 강렬한 한방이나 대단한 드라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연장공연 요청이 이어진다. 매력은 ‘여운’이다. 강원도 강릉 아래 ‘부채끝 마을’에 있는 작은 카페를 배경으로, 마을 노총각들과 젊은 서울 여자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른다.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마치 쉼터에 온 듯 편안하다.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 외로움과 아픔, 후회를 꺼내 들고 극복과 치유를 날리면서 관객들에게 ‘힐링연극’으로 떠올랐다. 강신일, 민복기, 김승욱, 김중기, 이대연, 이성민, 정석용, 오용, 송선미 등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만원. (02)762-0010. 김민기 연출의 청소년극 더 복서의 주제 역시 치유다. 1998년 독일 청소년 연극상 수상작 ‘복서의 마음’을 김민기가 번안했다. 왕년에 복싱 세계챔피언이었지만 이제는 파킨슨병 환자 행세를 해서라도 요양원에 들어가야 하는 ‘칠십 세’ 노인과 학교에서 셔틀(일진들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 ‘십칠 세’ 문제아의 만남에서 희망을 끄집어낸다. 요양원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아이는 노인과 속내를 나누고 서로의 소원을 이루고자 돕는다. “어느 한쪽에서 외롭게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을 10대들의 모습과 우리 사회 노인문제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김민기의 의도다. 암울한 사회가 드러나지만, 너무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게 녹아들었다. 새달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3만원. (02)763-8233. 뮤지컬 ‘빨래’에서 이주노동자,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를 조명한 연출가 추민주가 나쁜 자석을 통해 인간 본연의 쓸쓸함에 접근한다. 스코틀랜드 작가 더글러스 맥스웰의 2001년 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처음 공연을 올렸다. 네 남자의 9살, 19살, 29살 시절을 좇으며 이들이 간직한 비밀과 기억에 다가간다. ‘나쁜 자석’은 사랑하는 이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성(磁性)을 없앤 자석을 이야기하는 극 중 동화이자, 같은 극을 밀어내며 고독을 택하는 우리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송용진, 장현덕, 정문성, 이동하 등 뮤지컬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연주와 노래가 자연스럽다.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아트원씨어터. 3만 5000~5만원. 1566-7527. 독특한 구성을 만끽하고 싶다면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떠올려도 좋겠다. 소설가 구보가 서울 중심가를 배회하며 사색하고, 다른 이를 관찰하는 것을 통해 그의 내면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1934년에 발표한 박태원 작가의 중편소설을 그대로 옮겼다. 지문과 대사의 구분이 없다. 배우는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읽고, 또 그대로 몸으로 표현한다. 성기웅의 연출과 여신동 미술감독이 만들어낸 완벽한 조화는 관객들을 자유연애와 무성영화, 전차가 있는 1930년대 경성으로 끌어들인다.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3만원. (02)708-500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원상 “용서는 구하는 것이다 하는게 아니라”

    박원상 “용서는 구하는 것이다 하는게 아니라”

    실존 인물, 특히 유명인 캐릭터는 배우에게 짐이다. 대중의 뇌리에 남은 이미지를 깨뜨리기란 쉽지 않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쯤 되면 부담은 상상 이상일 터. 고인이 1985년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22일 동안 겪은 비인간적인 고문을 고발한 자전 수기 ‘남영동’을 정지영 감독이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내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재 탓에 투자를 받기도 힘들 뿐더러 고문 장면에 응할 배우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부러진 화살’의 박준 변호사 역을 했던 박원상(42)이 거론됐을 때 제작진은 고문 기술자 이두한 역(이근안)을 떠올렸다. 하지만 정 감독은 처음부터 그를 민주화 운동가 김종태 역(김근태 고문)에 점찍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남영동 1985’(작은 22일 개봉)를 본 관객들은 감독의 선구안에 탄복했다. 고문에 의해 육신이 파괴되고 영혼까지 부서지는 김종태의 모습에서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린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박원상=김종태’일 뿐. “처음 얘기를 듣고서 ‘네!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부러진 화살’에서 인연을 맺은 것도 믿기지 않는데 또 하자고 하니까 너무 감사했다. 곧 서점에 가서 ‘남영동’을 샀다. 막막하더라. 고문 장면은 어차피 영화니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평생 민주화의 신념을 생명보다 우선했던 고인의 삶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대학 시절 연극 한답시고 (집회에서) 돌멩이 한 번 던져 본 적 없는 나였다. 피해 보려고도 했는데 결국 정 감독과 이경영 선배를 믿고 마음을 굳혔다.” 10회차에 이르는 물고문 장면은 연기인데도 끔찍했다. 하필 첫 촬영 분량이 김종태가 이두한에게 물고문당하는 장면이었다. 박원상은 “리허설 때 느슨하게 하다가 막상 촬영에 돌입하자 칠성판(고문기구)에 손발을 꽁꽁 묶은 채 눈을 가리고 얼굴에 수건 덮고 물까지 뿌리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 까짓것 이를 악물고 버티면 되겠지 했는데 결박당하는 순간 몸이 굳어 버렸다.”며 몸서리를 쳤다. 이어 “물고문 장면이 이어질수록 ‘내가 왜 이 작품을 한다고 했지’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동료들과 스태프도 미워지고 짜증도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박원상이 상체를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로 세찬 물줄기를 견뎌 내는 장면에서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인지, 정말 고통스러워하는 것인지 감독이나 동료들도 헷갈린 탓이다. “도저히 못 참겠으면 완력으로 온몸을 흔들기로 약속하고 촬영에 돌입했다.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어깨를 들썩이려던 찰나에 약속에 없던 손길이 내 어깨를 꽉 눌렀다. 고문 경찰 역을 맡은 선배 중 한명도 고문하는 연기에 몰입해 버린 거다.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 극 중 박 전무(명계남)가 김종태의 입에 고춧가루를 통째로 들이붓는 장면도 끔찍했다. 그는 “소품팀이 정말 힘들었다. 덜 매운 고춧가루를 구해서 오미자와 섞었다. 처음 고문 장면을 찍을 때 너무 힘들어한 게 스태프나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난 매운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고문의 공포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저런 시절이 다시 돌아오면 안 되겠구나’라고 느끼게 하려면 최선을 다해 고문을 하고 당해야 했다.”고 했다. 장관이 된 김종태가 구치소에 수감된 이두한을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생각을 곱씹게 한다.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는 이두한의 어깨를 두드리려 했지만 김종태는 차마 용서하지 못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흉내만 냈지만 내 몸은 아직도 물고문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 실제 고문당한 분들은 어떻겠나. 피해자 분들에겐 현재진행형이다. 용서는 하는 게 아니고 구하는 것이다. 역사를 잘 모르지만 그런 상식들이 잘 지켜지지 않는 시대 같다.” 대중은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로 비로소 배우 박원상을 재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숭실대 독문학과(88학번)에 소속만 걸어놓고 연극반에서 살았다. 남들이 취업 원서를 쓸 때 그는 영화 잡지에 난 영화 ‘세 친구’의 조단역 모집 공고에 응시했다(임순례 감독과의 인연은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이어진다). 1996년에 졸업한 뒤 연극반 선배가 연출한 이창동 원작의 ‘운명에 관하여’에서 1인 7역을 한 게 운명을 바꿔놓았다. 훗날 박원상의 “영원한 연기 스승”이 된 이상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극단 차이무 대표의 눈에 띈 것이다. 이 대표의 권유로 ‘운명에 관하여’를 본 연출자 고(故) 박광정이 배우 송강호, 이대연, 오지혜 등과 더불어 박원상을 연극 ‘비언소’에 캐스팅했다. 대학로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범죄의 재구성’(2004), ‘화려한 휴가’(2007) 등 충무로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하고서도 그는 여전히 차이무 단원으로 남았다. 박원상은 “요즘 충실하지 못한 단원이지만 차이무는 내 처음이자 마지막 극단이다. 주제를 직접 전달하기보다는 관객과 질펀하게 놀고 재밌어야 한다는 게 이상우 선생님과 차이무의 연극관이다. 연극을 한답시고 쓸데없이 무거워지는 걸 버릴 수 있는 훈련이 돼 있던 셈이다. 그래서 차이무 출신이 영화나 드라마에 적응을 잘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6년차. 불혹을 넘긴 지도 오래다. 그가 그리는 미래가 궁금했다. “스타가 되고 싶지도, 인지도가 높아지길 바라지도 않는다. 누가 알아보기 시작하면 생활이 불편해진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연극할 때부터 ‘가늘고 길게 가자’가 신조였다. 진심이다. 가장으로서 가족들이 곤궁해지지 않도록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연기가 즐겁고 행복하고 설레지 않으면 다른 직업을 알아볼 때가 된 거다. 다행히 아직은 즐겁다.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장면 1. 지난 3월 북한산 기슭의 한 사찰. 30대 초반의 여배우가 내림굿 장면을 재연했다. 다리가 풀린 채 손에는 무구(巫具)를 들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들 무렵 옆에서 지켜보던 무당이 몸 주위에 향을 피웠다. “나중에 들었는데 주변 잡귀들이 실제 굿판인 줄 알고 ‘접신’하려는 것을 떼어 놓았다고 하더군요. ”(민지영) #장면 2. “‘아내는 외출 중’편을 찍을 때 상대 배우에게 대사가 끝나기 전 야멸차게 따귀를 때리라고 주문했죠. 따귀를 맞은 한그림이 원망스러운 듯 눈물을 펑펑 쏟아내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죠. 그날 밤 싸이월드에 올려진 뺨이 퉁퉁 부어오른 그림이 사진을 보면서 ‘난 참 잔인한 놈이구나’ 싶더라고요.”(박기현 PD) KBS 2TV의 장수 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2’가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랑과 전쟁2’는 동시간대의 ‘위대한 탄생3’(MBC)와 ‘고쇼’(SBS) 등을 제치고 매주 7~8%대의 시청률로 수위를 지키고 있다. 1999~2009년까지 시즌 1을 방영하며 부부 생활 지침서 역할을 했던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제작진에겐 19세 미만 시청 금지라는 ‘성인 드라마’ 딱지가 주홍글씨가 되곤 한다. 결혼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놓고 ‘혼수’ ‘주식 중독’ ‘기러기 아빠’ ‘성형 중독’까지 다양한 얘기를 풀어놓지만 성적인 요소에 치중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간혹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출신인 연기자들을 재연 배우로 오해하곤 한다. ●박기현 “실제 사례 약하게 표현”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사랑과 전쟁2’의 배우 민지영(33)과 한그림(26), 박기현(40) PD를 만났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이 ‘결혼 방정식’에 대한 2040 제작진의 얘기를 들어봤다. →시즌 1부터 간통, 성희롱 등의 성적 요소가 비교적 많아 각인 효과가 생겼다. 시즌 2는 다양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장’ 드라마란 비판이 나오는데. -박 기본적으로 이야기로 승부를 하다 보니 소재 자체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은 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이라 오히려 순화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민 ‘친절한 미숙씨’편에서 극 중 며느리가 시어머니 밥상을 차려 주지 않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시어머니 밥에 락스를 탔다고 하더라. ●민지영 “키스 어색하다고 아빠가 핀잔” →소재는 어디서 얻나. -박 100% 실제 사례다. 카운셀러로 출연한 변호사에게 제공받기도 하고 온라인 카페를 뒤져 찾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직접 제보하는 경우도 있다. -민 이건 얘기하면 안 되는데(웃음), ‘주폭 마누라’편은 작가 어머니 얘기라고 하더라. ‘아들을 위하여’편에선 아들을 위해 신내림을 받은 실제 주인공을 만났다. →결혼도 안 한 처녀들이 극에서 가정 파탄과 이혼을 반복하는 연기를 하는 데 대한 가족들 반응이 궁금하다. -민 2000년 첫 출연 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 남동생까지 여섯 식구가 앉아 잔뜩 기대하고 TV를 봤다. (내가)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 속옷을 보이는 장면부터 식구들이 하나둘 조용히 방으로 사라지더라(웃음). 결국 상기된 얼굴로 어머니와 단둘이 끝까지 봤다. 요즘은 오히려 아버지가 ‘가짜로 키스하는 게 너무 티 난다’며 진짜처럼 하라고 부추기신다. →시즌 1에서 수십 가정을 파탄 내 ‘국민 불륜녀’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 -민 예전에 길을 걷다 보면 ‘아가씨 왜 그랬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분 나쁘지 않더라(웃음). 다만 8년 정도 시즌 1에 출연하다 보니 다른 사극에 출연해도 사람들은 늘 ‘사랑과 전쟁’에서의 이미지로만 보더라. 그래서 2008년 잠깐 드라마를 접고 대학로에 돌아가 연극을 했다. 연기의 폭이 좁아진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즌 2를 시작할 때 출연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팔색조 연기 변신이 최근 화제다. -민 ‘실종’편의 실어증 아내 역을 위해 말더듬이 친구까지 불러내 연구했다. 이렇게 매회 70분 드라마의 주연을 맡으니 연기력도 늘더라. →주량은? ‘주폭 마누라’편의 폭탄주 제조법이 인상적이었다. -민 연기를 하다 맥주 반 캔을 마시고 그대로 뻗은 적도 있다. 촬영 전 후배들이 조언해준 대로 했는데 ‘물레방아주’ ‘충성주’까지 단 한 번에 엔지 없이 완벽히 소화해 나도 놀랐다. ●한그림 “주변에선 결혼 못 할까 걱정들” →한그림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극중 얄미운 시누이부터 살가운 며느리까지 연기하는데 어느 쪽에 가까운지 도통 모르겠다. -한 집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웃음). 대학 1학년 때 휴학하고 모델 일을 하면서 문화센터에서 요리를 배웠을 정도로 성격이 적극적이다. →연기 혹은 제작을 하며 지켜본 결혼의 실제 모습은. -민 26살 때부터 극 중에서 시어머니께 대들고 바람 피우고 다 해봐서 이제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웃음).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것 같다. -박 ‘반면교사’라 할까. 부부관계가 저렇게 되면 안 된다고 얘기하니 가정을 더 화목하게 만드는 것 같다. 지난해에 결혼했는데 잘 살고 있다(웃음). -한 주변에선 ‘너 결혼 못 할 수도 있다’고 농담하는데 한번 사는 인생에서 결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열정(熱情)이 천직(天職)을 만든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열정(熱情)이 천직(天職)을 만든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가을도 끝자락에 걸린 어느 날, 연구실로 졸업을 앞둔 제자가 찾아 왔다. 4년 내내 장학생으로, 또 학생회 간부로 씩씩하게 활동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몹시도 초췌한 모습이었다. 진로 때문에 무척 고민을 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랜 고민 끝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는데,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해야 할지 조언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는 대로 이것저것 가르쳐 주자 제자는 조금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나는 제자에게 왜 교사가 되려는지 물었다. 제자는 정년이 보장된 가장 안정된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현듯 얼마 전 명예퇴직을 한 친구가 생각났다. 고교 시절 수재 소리를 들으면서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해 임원으로 있던 친구이다. 쉰을 갓 넘긴 나이에 퇴직을 한 친구는 대취한 채 나를 붙잡고 하소연했다. 자식들이 아직 대학 다니고 결혼도 못 시켰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하고 싶었던 일은 다 저버리고 오로지 가족과 회사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런 삶이 자신에게 지금 무슨 의미를 갖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퇴직을 한 친구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 행복했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회사 다니는 동안 그는 늘 자부심을 느꼈고, 또 매사 자신만만했고, 알토란 같은 자식을 무척 대견스러워했다. 그런 그가 왜 지금 “여태껏 살아온 것이 후회스럽다.”라고 절규하는 것일까. 강원도 정선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는 이가 있다. 한국 문단의 특성상,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문명(文名)을 떨치기는 매우 어렵다.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시인으로 이름을 드날릴 수 있었던 그가 산골로 간 이유가 궁금해 직접 만나 물었다. 시인은 너털웃음을 터뜨린 후 말했다. 서울에서는 자꾸 헛된 욕심 때문에 사는 것이 괴로웠는데, 이곳에 와 하고 싶은 농사 짓고, 쓰고 싶은 시를 쓰니 무척 행복하다고. 세계 10대 강국이 취업 대란에 빠져 있다. 대학에서 젊음의 낭만이 사라진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취업을 위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면서 문제집을 통째로 외우고, 또 온갖 스펙을 쌓는 데 귀중한 청춘을 소진하는 것이 이 땅에 사는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친구와의 우정, 낭만적인 사랑, 견문을 넓히기 위한 여행, 깊이 있는 전공 지식의 탐구 등은 그들에게 호사처럼 여겨질 뿐이다. 문학에 대한 향유도, 철학을 통한 사색도, 예술을 통한 감흥도 사라진 대학에는 취업을 위한 삭막한 투쟁만이 난무하고 있다. 농사 짓는 시인이 말했다. 남을 위해서,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가족이 행복하겠느냐고. 퇴직을 한 친구 또한 비슷한 말을 했다. 돈도 명예도 출세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평생토록 스스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으리으리한 집과 드높은 명성과 높디높은 자리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면서 밤을 새워도 피곤한 줄 모르고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다. 그리고 그 일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제자가 교사가 되어 훗날 퇴직을 한다면, 그때 느낄 것이다. 남들보다 오래 근무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르친 많은 제자들이 훌륭하게 성장해서 행복하다는 것을. 또 다른 제자가 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원서를 들고 왔다. 비싼 등록금, 빠듯한 집안 형편에도 작가가 되려는 제자를 보면서 ‘열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물질적 측면에서 성공한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해서 자신도 그렇게 되려는 것을 ‘허영심’이라 한다면, ‘열정’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의지로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교사가 되려는 제자나 작가가 되려는 제자 모두 허영심보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 ‘성냥 불꽃’을 닮은 중·단편 7편을 묶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파베르(Homo Faber)의 뜻을 떠올리며 두 손을 위아래로 뒤집어본다. 12년 만에 펴낸 작가 한강(42)의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의 표제작 ‘노랑무늬영원’ 때문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생을 유보적으로 살아온 33살의 ‘나’는 이태 전 어느 일요일 새벽 차를 몰고 나갔다가 차로 뛰어든 커다란 검정 개를 피하려고 급회전하다 전복 사고를 당한다. 척추에 금이 가고 왼쪽 손은 산산이 부서져 못 쓰게 됐지만, 구사일생했다. 회복을 위해 부단히 모범생처럼 노력하던 ‘나’ 에게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오른손을 무리하게 사용하다 그마저 고장이 났다. 두 손이 다 틀렸구나 하는 자각에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머리를 감는 것은 고사하고, 컵 하나도 들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2년 동안 병 수발을 든 남편은 ‘나’에게 고함을 지른다. “죽음에 가까이 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새로 태어난 것처럼 삶을 찬미하곤 하잖아. 그게 성숙한 사람의 태도 아니야?”라고. 그러나 죽음을 벗어나는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과거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지나치게 선명하게 보이고 그 이면까지 말갛게 비쳐 보이게 된 탓이다. ‘나’는 때로 후회한다. 그 사고로 죽었다면, 남편과의 다정함이 더럽혀지지 않았을 텐데, 사랑이 지속됐을 텐데 하고 말이다. 거짓으로 인생을 30년이나 헛살았다는 자각 앞에서 무너지는 주인공에게 93살에 죽은 여성 화가 Q의 인터뷰가 구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노랑은 태양입니다.(중략) 대낮의 태양이에요.(중략) 가장 생생한 빛의 입자들로 이뤄진, 가장 가벼운 덩어리입니다. 그것을 보려면 대낮 안에 있어야지요. 그것을 겪으려면, 그것을 견디려면, 그것으로 들어 올려지려면… 그것이, 되려면 말입니다.” 단편 ‘왼손’의 이성에 억눌린 본능의 의지도 섬뜩하다. 검색창에 ‘훈자’(Hunza)를 쳐보는 것도 좋겠다. 훈자는 늦은 봄이면 만년설이 뒤덮인 산봉우리 사이로 분홍 살구꽃이 끝없이 피는 무릉도원이 된다. 1000년 전에 멸망한 훈자국의 유적이 있는, 파키스탄 동북쪽 산간 지방의 오지. 주인공이 퇴근 후 늘 검색하는 곳이다. 도로에서 차에 치인 고양이를 피하지 않고 승용차를 몰고 지나간 ‘나’에게는 아파트 안길에서 두 발 자전거를 타다 승용차에 치인 아이가 있다. 붕대를 감고 병원에 누운 아이는 승용차가 자기 옆을 지나갈 때 두 눈을 꼭 감고 하나 둘 셋을 세면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화력이 유독 부족한 시간강사인 남편과 어린 아이를 재우고 텅빈 어둠 속에서 ‘나’는 자신이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집에서 영원히 일하고 가계를 꾸려가야 할 한 사람.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조건 없는 사랑을 퍼부어 줘야 할 단 한 사람. 관광지로 개발되는 훈자를 보면서, ‘나’는 “훈자가 아닌 훈자를 생각하는 일은 훈자인 훈자를 생각하는 일보다 힘들거나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1100살 된 암은행나무에게 묻는다. “이렇게 계속 가야 하는 건지, 답해 봐.” ‘찰나의 기척, 고요한 침묵을 가장 뜨겁게 새기는 작가’라는 출판사의 홍보를 이해할 수 있는 중·단편 7편이 들어 있다. 작가는 “단편은 성냥 불꽃 같은 데가 있다.”고 했지만, 타오르는 불꽃 하나하나가 너무 적요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빛을 맞으며 떠다니는 먼지를 지켜보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의료비 걱정을 줄이는 의료실비보험 가입요령

    의료비 걱정을 줄이는 의료실비보험 가입요령

    겨울이 다가오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추워지면 몸이 경직되고 빙판길 같은 환경변화로 사고가 잦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5~2010년 대한민국 총진료비가 1.7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만치 않은 병원 치료비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 안성맞춤인 것이 의료실비보험이며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 하지만 의료실비보험 가입이 까다롭기 때문에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상품종류가 워낙 많고 보장내용도 복잡해 선택하기가 어려울뿐만 아니라 과거 병력이나 나이 때문에 가입되지 못하는 상황도 겹쳐서 선택이 굉장히 까다롭다. 의료실비보험은 최대한 건강할 때 빨리 가입을 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아무 보험이나 가입한다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다른 보험과 달리 의료실비보험은 중복내용에 대해 중복보장이 되지 않고 비율에 따라 의료실비가 지급됨으로 자신에게 맞는 하나만 가입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가지 따져봐야 할 사항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갱신주기다. 다른 보험과는 달리 의료실비보험은 비갱신형 의료실비보험이 없는 실정인데 현재는 갱신주기 3년이 기본이다. 내년부터는 갱신주기가 1년으로 줄어들 전망이므로 지금부터 미리 갱신주기 축소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한다. 갱신될 때마다 보험료가 인상되기 마련이므로 갱신주기 축소는 더 빠른 보험료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점을 충분히 고려해 최대한 빨리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망 보장 및 특약 같은 부분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의료실비보험은 실비에 대한 보장을 기본으로 하는 보험이므로 사망 보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사망 보장은 최대한 줄여서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특약 부분도 여러가지 특약을 추가해 의료실비보험 하나로 보장을 받을지, 아니면 특약 부분은 다른 보험을 따로 가입해 보장받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건 개인이 원하는 보장내용에 따라 장단점이 나뉘므로 본인이 원하는 보장내용이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의료실비보험 가입이다.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흥국화재, LIG손해보험 등등 보험회사의 종류도 많을뿐더러 각각의 보장내용을 하나씩 다 비교하고 가입을 하고자 한다면 여간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이럴 때 아주 간편하게 가입을 도와주는 곳이 의료실비보험비교사이트다.(www.insvalley.com/chkKin.jsp)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중요시하는 보장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인기있는 의료실비보험 상품만을 찾아 가입해서는 안된다. 전문가와의 1:1상담 및 상세한 비교추천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의료실비보험을 선택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뉴스팀
  • ‘대세남’ 송중기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대세남’ 송중기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청춘 스타 송중기(27)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접수’할 태세다. 데뷔 4년 만에 얼굴만 매끈한 꽃미남 스타에서 연기까지 되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것. KBS 수목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 남자’)에서 선악을 오가는 복잡한 캐릭터 강마루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그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에서는 인간의 모습과 야생의 본능이 공존하는 늑대 인간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요즘 ‘대세’라는 송중기를 만났다.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꽃선비 구용하 역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송중기. 그는 그동안 드라마 1편과 영화 1편을 거쳤을 뿐인데 상당히 성장해 있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드라마를 찍고 왔다는 그는 전날 방송분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수목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침에 촬영 끝나고 시청률을 확인했는데 졸리고 피곤해도 기분은 좋네요. 지난주부터 생방송 촬영에 들어가서 좀 정신이 없기도 한데 이제야 드라마를 찍는 것 같기도 하고요.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경쟁 드라마들이 워낙 대작이라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는데 1회에서 10%를 넘기면서 기대를 하게 됐죠. 그런데 제 성격 아시잖아요. 솔직히 아직도 배고파요.(웃음)” 여느 20대처럼 솔직하고 욕심도 많다. 잘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빠서 인기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는 그는 “인기에 신경은 쓰지만 거기에 취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고 잘라 말했다. “‘성균관 스캔들’ 때도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인기에 취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혹시 착각하고 살까 봐요. 부모님이 부쩍 사인 부탁을 많이 하시거나 매니저에게 광고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을 때 ‘요즘 반응이 좋긴 한가 보다’ 하고 생각을 하게 되죠. 저 혼자 있을 때는 마음을 많이 다잡는 편이에요.”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모습과 당찬 말투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착한 남자’에서 그가 연기하는 강마루는 사랑했던 재희(박시연)에게 배신당한 뒤 복수를 하기 위해 은기(문채원)에게 접근하지만 점차 은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다. 선하고 부드러운 면과 강렬하고 집요한 면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마초남’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가 처음에 마루의 복수극으로 홍보가 많이 됐는데 솔직히 좀 불만입니다. 여자한테 차였다고 복수하는 남자는 진짜 멋없지 않나요. 마루는 욕망으로 인해 변해버린 재희가 행복을 찾고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랐던 것이죠. 그런 자극적인 내용은 밑밥이고 이제부터 진짜 멜로가 나오기 시작해요.” 만일 자신에게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속은 무척 상하겠지만 ‘잘 살라’고 욕 한번 해주고 돌아설 것 같다고 했다. ‘착한 남자’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등의 이경희 작가가 송중기를 주인공으로 놓고 쓴 작품이다. 송중기는 2009년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출연하면서 이 작가와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 작가가 시놉시스를 줬을 때 좀 의아했어요. 원빈, 소지섭, 장혁 선배 등 이 작가의 전작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의 이미지가 좀 센 편이잖아요. 그래서 한번도 드라마 주연을 한 적도 없고 선한 이미지인 저를 왜 쓰려고 하는지 궁금했죠. 그런데 양면적인 캐릭터 때문에 저를 캐스팅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 내공으로는 드라마에서 세네번씩 바뀌는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좀 힘드네요.” 엄살은 부렸지만 데뷔 전에 연기아카데미를 잠시 다닌 것이 전부인 그가 최근 연기력이 부쩍 는 비결은 일단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배우자는 철학을 갖고 연기에 임하기 때문이다. 촬영장에서 감독에게 욕도 먹고 긴장도 하면서 경험을 쌓자는 전략이 통했던 것.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늑대소년’도 그런 경험의 연장선상이었다. “일단 하겠다고는 했는데 후회와 걱정이 밀려왔어요. 대사가 없고 리액션(반응) 위주라서 존재감도 덜하고 제가 돋보이는 영화가 아니라면서 주변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보니 분명 피드백이 있는 역할이었고 제가 워낙 늑대인간이나 흡혈귀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도전했어요. 이때가 아니면 제가 언제 늑대인간 역할을 해보겠어요.(웃음)” 한국판 ‘트와일라잇’으로 불리는 ‘늑대소년’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위험한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사는 외로운 소녀의 아련한 사랑을 담은 영화다. 이 작품에서 송중기는 사람의 언어와 행동을 습득하지 못한 늑대소년 역을 맡아 동물원에서 늑대를 관찰하고 마임을 배우는 등 철저히 연구한 끝에 한국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 “동물들은 먹을 것을 보면 눈빛이 변하고 입에 넣기 바쁜데 그 부분을 똑같이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동물들은 겁이 많아서 먼저 경계를 하는 동작을 취한 뒤 다음 행동을 하는 버릇이 있어요. 제 평소 습관을 버리고 분절된 행동을 표현하려고 했죠. ‘늑대소년’은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지만 화려한 판타지 영화인 ‘트와일라잇’과 달리 시대 배경이나 정서가 토속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거의 비주얼을 포기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더니 “비호감만 되지 않으려고 애썼고 겉모습이 좀 지저분해서 그렇지 순수한 소년의 모습은 기존의 내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진지한 답이 돌아왔다.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공부에 매진해 대학(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 생활이 허무해 진짜 하고 싶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송중기. 좋은 시나리오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작품만 보고 ‘뿌리 깊은 나무’에 세종의 아역으로 출연할 정도로 영리한 배우다. 자신의 그릇을 잘 알고 있고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그는 선배들에게서 배우로서의 자세를 배운다고 말했다. “20대의 나이에 인기를 얻은 것은 분명 신 나는 일이지만 더 올라가려고 애쓰기보다는 내공을 쌓고 싶어요. 정상에 올라가면 그만큼 또 내려와야 하니까요. 드라마 ‘추격자’를 보고 팬이 된 손현주 선배를 만난 적이 있는데 좋아서 시작한 배우 일이라면 며칠밤을 새우더라도 짜증내지 말고 웃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 윤여정 선배님이 한 인터뷰에서 인성이 안 된 사람은 좋은 배우가 되기 어렵다고 한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카메라 안이나 밖이나 늘 똑같고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콩나물 전도사’ 한재섭 목사의 콩나물 희망 프로젝트

    ‘콩나물 전도사’ 한재섭 목사의 콩나물 희망 프로젝트

     왕성한 전도를 펼치고 있는 한재섭 목사가 매주 목요일 서대문 바위샘교회에서 조경 수익금으로 65세 이상 노인 10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직접 키운 콩나물도 나눠주고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콩나물과 함께 해 ‘콩나물 전도사’로 불린다.  한 목사의 ‘콩나물 전도사’란 별칭에는 남다른 이면이 있다. 충남 홍성의 바닷가에서 12대 독자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난 그는 어릴때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리면서 싸움만 하는 건달 생활을 했다. 365일을 술을 마시면서 방탕한 세월을 보낸 것.  그러던 중 88서울올림픽이 한창일 때 큰 사고를 쳤다. 홍성시내 가장 큰 상가에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 불씨를 잘못 처리해 큰 화재가 난 것. 그는 방화죄로 감옥살이를 했다. 후회의 날이 지속되면서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예수님을 만나기 전의 삶과 만난 후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이때부터 작지만 자신보다 더 어렵고 소외받는 계층을 위해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한 목사는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전도할 수만 있다면 행복하다.”면서 “이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생계를 지원하는 ‘천국의 동산’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또하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콩나물을 선물하면서 전도한 이야기를 묶은 ‘천국을 콩나물시루로 만드는 콩나물 전도법’이란 책도 썼다. (031)719-0108.  정기홍 기자 hong@seoul.co.kr  
  • [씨줄날줄] 판사 모니터링/육철수 논설위원

    법정에서는 가끔 배석판사가 재판장(부장판사)에게 진지하고 공손한 자세로 쪽지를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청객들은 재판 관련 주요 전달사항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쪽지에는 대개 ‘오늘 점심은 어디서 누구하고 먹습니다.’라는 내용이 씌어 있을 뿐이다. ‘식사 쪽지’ 전달은 막내이자 총무 격인 좌배석 판사의 몫이라나? 서울중앙지법은 2007년 말 소통을 위한 특별 송별회를 마련하려고 부장판사와 배석판사 145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장판사들에게 ‘업무와 무관하게 평소 배석판사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대답은 ▲오랜만의 회식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빠질 때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부장이 나타나면 입을 꽉 다물 때 ▲함께 야근하면서 부장만 빼놓고 밥 먹으러 갈 때 ▲식사 때 부장 혼자 말해야 하고, 부장이 말을 안 하면 적막감이 흐를 때 등이었다. 배석판사들은 ‘부장판사에 대한 뒷담화를 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얘기가 나오면 가끔 한다(58명)거나 ▲자주한다(21명)고 응답했다. 대부분이 부장에 대한 험담을 한다는 얘기다. 판사들은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후회할 때도 있다고 했다. ▲월급이 다른 친구들과 비교될 때 ▲일이 너무 많아 가족과 어울릴 시간이 없을 때 ▲ 근무평정이 확대·강화될 때가 바로 그렇다고 한다. ‘법정의 제왕’이자 ‘신(神)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판사들도 이렇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느 직장인들처럼 소소한 고민거리가 많다. 업무는 또 좀 많은가. 일주일에 재판은 한두 차례이지만 사건마다 수백~수만장에 이르는 소송기록을 읽고 기일에 맞춰 판결문 초고를 ‘납품’(판사들의 은어)해야 한다. 수백건이나 되는 벌금사건을 처리하고, 수형자들의 반성문·탄원서까지 모두 읽으려면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란다. 이런 가운데 통찰력과 판단력을 기르고 도덕성으로 완전무장을 해야 하니 그 스트레스를 짐작할 만하다. 법률소비자연맹이 대학생 5000명을 32개 법원에 투입해 최근 1년간 모니터링했더니 재판 도중 막말을 하고, 지각하거나 꾸벅꾸벅 조는 판사들이 이번에도 꽤 ‘적발’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판사들이 미덥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판사들의 격무 탓도 있겠으나, 재판받는 당사자들에겐 인생이 걸린 중대사 아닌가.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를 보인 판사들은 스스로 ‘감치(監置)명령’을 받은 심정으로 자세를 가다듬었으면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암보험 가입이 빨라야 하는 이유

    암보험 가입이 빨라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보험은 가입시기가 빠를수록, 즉 가입나이가 적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따라서 보험가입 예정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보험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은데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 암 보험이다. 암 보험의 경우엔 가입시기가 빠를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여러가지 보장과 혜택도 좋은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해진다. 지난 5년간 암 보험 변경사항을 살펴보면 암 보험 가입시기가 왜 빨라야 하는지 알 수 있다. P씨는 5년전 지인의 소개로 암 보험을 처음 추천받았지만 당시엔 암 보험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고 암 보험료에 대한 부담도 있어 가입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지인중 암에 걸려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자 5년이 지난후에 암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고 가입하고자 했다. 그런데 5년사이 보험 나이 증가 및 보험회사의 보험료 인상으로 너무나도 높아진 암 보험료 때문에 가입이 쉽지 않았다. 거기에 5년 전과 비교했을 경우 보장내용도 축소돼 있어 P씨는 미리 암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나마 후회하게 됐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뒤늦게 암 보험의 중요성을 깨닫고는 진작에 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표에서 보듯이 A생명의 암 보험은 지난 5년간 많은 사항이 변경됐다. 보험료의 인상은 물론 보장내용 및 보장금액도 많은 부분이 축소됐다. 만약 5년전 30세 남자가 A생명 암 보험을 가입했다면 한달 3만3600원이면 충분히 가입이 가능했다. 거기에 갑상선암, 경계성종양, 대장암 같은 부분도 충분한 보장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A생명 암 보험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같은 30세 보험료가 5만3200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기에 5년이 증가한 보험 나이까지 계산한다면 거의 2배 가까이 보험료가 인상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경계성종양, 대장암같은 부분도 축소된 보장금액을 보장받게 되는 불이익을 떠안게 됐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암 보험은 최대한 빨리 가입을 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암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암 보험을 살펴본 후 가입하는 것이 좋은데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암 보험비교사이트(www.insvalley.com/chkKin.jsp) 다. 이곳에선 보험가입 예정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암 보험을 비교추천해주며 무료로 전문가와의 1:1 상담서비스도 제공해준다. 더불어 보장내용 및 특약에 관한 부분도 상세하게 비교분석해 추천해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가입이 빠를수록 유리한 것이 암 보험이지만 제대로 알고 가입을 해야만 하므로 암 보험비교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뉴스팀
  • 22세 휴학생, 336억 복권 대박…여친은 통곡 왜?

    22세 휴학생, 336억 복권 대박…여친은 통곡 왜?

    대학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2살 청년이 무려 3050만달러(약 336억원)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화제의 청년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샌딥 싱. 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로또와 유사한 메가밀리언 복권 1등에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남자와 공동으로 당첨됐다. 총 당첨금액은 6100만 달러(약 672억원)로 싱은 절반인 3050만 달러를 받았으며 일시 수령을 택해 세금을 제외하고 총 1610만 달러(약 177억원)를 현금으로 받았다. 한방에 인생이 역전된 싱은 특히 최근 여자친구로 부터 이별 통보를 받아 현지언론들은 여자친구가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싱은 “여자친구랑 헤어졌을 때 정말 마음이 깨질듯이 아팠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도 들지 않는다.” 면서 “당첨금을 여자친구와 나누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며 웃었다. 젊은 나이에 대박을 얻은 그는 현재 양판점에서 아르바이트 등 2개의 일을 하고 있다. 싱은 “조만간 아르바이트를 정리한 후 엄마의 대출금을 모두 갚고 가족들과 돈을 나눌 것”이라며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학위를 따기 위해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언론은 “과거 여자친구는 아마 천만장자가 된 싱을 보며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라며 “싱의 집 앞에는 이제 아름다운 여성들이 줄을 서 기다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넷뉴스팀 
  • [문학 새 책]

    ●카운트 제로(윌리엄 깁슨 지음, 고호관 옮김, 황금가지 펴냄)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SF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이 말을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언급해 국내에 널리 퍼졌다. 덕분에 유명해진 윌리엄 깁슨은 3대 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K딕상을 최초로 석권한 ‘뉴로맨서’의 저자로, 이번 책은 그 책의 후속작이다. 미국 영화 ‘메트릭스’와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모태가 된 ‘스프롤 3부작’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1980년대 중반에 쓴 이 책은 과학 문명 발전이 가져온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을 쓸 당시 깁슨이 ‘컴맹’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기절초풍할 지경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이 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 민감한 변화를 미리 감지하여 그것을 대중에게 고루 분배하는 것을 소설가로서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해 학술지 등에 인용되기도 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누군가가 먼저 그 변화를 감지해 대중들과 나눠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 해커를 ‘일류 카우보이’로, 초보 해커를 ‘핫도거’라고 부르는 정도가 약간 진부할 뿐 2012년에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그의 문체와 아이디어를 따라가기에 바쁘다. ●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구효서·김홍신·문용린·조영남·김형경 등 지음, 위즈덤경향 펴냄) 부제는 ‘우리 시대 명사 50인이 지난날에 보내는 솔직한 연서’라고 돼 있다. 원고지 10장 분량에 60, 70년의 인생에서 후회되는 한 가지를 골라 솔직하게 털어놓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텐데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마디 말 때문에’라든지, 서울대 문용린 교수의 ‘월급봉투와 어머니’, 전 국사편찬위원장인 이만열 명예교수의 ‘아내의 학구열을 외면하다’, 소설가 구효서의 ‘단풍 든 암자의 그 모시잎떡’ 등을 읽으면 가슴이 찡하고 눈가가 시큰거린다.
  • [피플 인 포커스] “아버지 나라에서 뛰게 돼 행복합니다”

    [피플 인 포커스] “아버지 나라에서 뛰게 돼 행복합니다”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왔어요. 아버지 나라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우리은행에 입단해 국내 코트에 도전하는 루마니아 혼혈 선수 김소니아(18)의 기대에 찬 일성이다. 16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선수단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앳된 외모에 키 178㎝의 김소니아는 숙소 휴게실에서 기자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영어 통역이 아직 말하는 것은 서투르다고 귀띔했는데 어투와 발음은 ‘토종’에 진배없었다. 이국적인 외모로 시선을 받아 부담스럽겠다고 하자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고 에둘러 답했다. 경남 거제 출신 아버지가 해군 시절 루마니아 국적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해 김소니아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다섯 살 때까지 거제에 있는 할아버지 집에서 자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아버지는 현재 거제에서 스쿠버다이버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김소니아의 어릴 적 꿈은 수영 선수였다. 그러나 7년 전 농구코치를 부모로 둔 같은 반 친구 때문에 소질보다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농구의 매력에 빠져들어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루마니아 국대… 미국 마다하고 한국에 루마니아 청소년대표로 U16, U18, U20 유럽선수권대회에 참가했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고 돌파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로 유럽선수권 리바운드 톱 5에 들었다. 올해 잠재력을 인정받아 루마니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여느 루마니아 선수처럼 그도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는 고국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뛰는 걸 고민했고 미 여자프로농구(WNBA) 구단 영입 제의가 쏟아졌을 때는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 나라를 택했다. 아버지와 가까이에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사촌들과 돌아가신 조부모에 대한 기억도 각별했다. 조부모에 대한 기억을 더듬을 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학창 시절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 원망도 컸다고 털어놓은 그는 “지금은 아빠가 꼼꼼히 챙겨 주신다. 어릴 때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받아 매우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위성우 감독과 선수들은 “‘소냐’(김소니아의 애칭)가 불고기, 김치, 삼겹살 등 가리지 않고 먹어 놀랐다.”고 말한다. 특히 떡과 식혜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김소니아는 루마니아 국가대표에 소집됐을 때 한국 음식을 못 먹어 매운 게 그리웠을 정도였다고 했다. 루마니아 한국 식당의 매니저로 일하는 엄마가 평소 늘 한국 요리를 해 줘 입맛이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루마니아 생활을 정리하는 대로 귀국해 그를 돌볼 것이라고 했다. 한국어도 유창하고 한국 요리도 잘한다고 침이 마르도록 엄마를 자랑하더니 “운동하는 딸이 혹시나 공부를 등한시할까 봐 일반 학교에 진학시킬 정도로 ‘강남 엄마’를 닮았다.”고 귀띔했다. 이국적인 외모 덕에 패션 무대에 섰을 정도로 끼 많은 소녀이기도 한 그는 대뜸 “가수 비와 빅뱅을 좋아하고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 코너도 좋아해요.”라고 말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용감해.”라고 흉내 내 폭소를 자아냈다. ●가수 비와 빅뱅 좋아해… 목표는 우승 루마니아에서 한국인 친구 소개로 우리은행 입단 테스트를 받은 그는 전주원 코치의 명성을 알게 된 뒤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약팀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느냐고 슬쩍 떠보자 “돈보다 발전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 입단한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어 “훈련 강도가 너무 세다.”고 혀를 내두른 뒤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희망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미주통신] 또 도마에 오른 뉴욕 경찰 과잉 진압 논란

    [미주통신] 또 도마에 오른 뉴욕 경찰 과잉 진압 논란

    미국 특히, 뉴욕에서는 강도보다도 경찰(NYPD)을 조심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뉴욕 경찰의 잦은 과도한 폭력행사로 이 말을 단순한 우스갯소리로 넘기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공개된 감시카메라에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한 유대인 쉼터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한 청년이 느닷없이 들이닥친 경찰들에게 과도한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에흐드 할레비로 알려진 이 청년은 웃통을 벗은 채 쉼터의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관리인은 그가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알고 경찰에 신고하고 말았다. 이에 출동한 경찰은 잠시 할레비와 논쟁을 벌인 다음 수갑을 풀어주는 순간 화가 난 할레비는 경찰을 밀쳐내고 말았다. 이에 남자 경찰은 그 청년에게 주먹을 날렸고 쓰려진 청년에게 과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비디오테이프에 기록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찰에 의한 과도한 폭력 행사가 밝혀지자 신고를 한 관리인마저도 “내가 신고를 한 것을 후회한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 쉼터의 책임자는 뒤늦게 할레비는 분명히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오히려 할레비를 경찰관 폭행, 무단 침입, 공무 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하여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를 접한 많은 시민들은 “경찰을 상대로 소송하라.”고 충고하는 등 공권력을 빌미로 한 경찰의 과도한 폭력 행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주통신] 美 공화당 정치인 ‘강간은 쉽다’ 발언 파문

    [미주통신] 美 공화당 정치인 ‘강간은 쉽다’ 발언 파문

    미국 공화당 소속 토드 아킨 연방의원의 ‘합법적 강간’ 발언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또다시 공화당 소속 정치인이 ‘강간은 쉽다. (some girls, they rape so easy)’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저 리바드(60) 미국 위스콘신주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은 지난 10일 현지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몇몇 소녀들은 강간하기가 쉽다. 나의 아버지는 그녀들이 후회하는 성접촉을 강간이라고 부를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충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연거푸 쏟아 냈다. 그는 지난 12월에도 “어린 소녀가 성관계하여 임신을 하게 되면 화를 내는 부모님에게는 강간을 당했다고 핑계 댈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하지만 혼전 성관계의 위험성을 강조하고자 한 그의 이러한 발언은 즉각적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큰 파문을 불려 왔다.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 등은 “그의 발언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무도하며 공격적”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정적인 민주당 또한 “우리의 딸이나 자매들이 그렇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로저는 유권자 대다수와는 동떨어진 극단주의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로저 의원은 뒤늦게 “강간은 무서운 폭력이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파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연방의원은 물론 주 하원의원까지 미국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의 거듭된 ‘강간 발언’ 실언에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배포자료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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