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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의실 몰카’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기소의견 검찰 송치

    ‘탈의실 몰카’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기소의견 검찰 송치

      여자 수영 국가대표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국가대표 남성 수영선수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촬영한 전 수영 국가대표 A(24)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6월쯤 충북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촬영한 혐의로 그간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선수들이 없는 시간에 몰래 탈의실에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사용한 카메라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그는 지인에게 자신의 노트북에 있는 몰카 영상을 보여줬고 지인이 이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면서 꼬리를 잡혔다.  경찰은 A씨가 찍은 영상을 직접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드디스크가 ‘덮어쓰기’ 됐으면 기술적으로 복구가 어렵다”며 “하지만 본인이 범행을 인정했고, 영상을 본 제3자가 있어 혐의 인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철없이 범행한 것을 후회한다. 남에게 유포하려던 것이 아니었고 호기심에 촬영한 것인데 일이 커져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는 외부나 타인에게 영상을 유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복면가왕’ 레드벨벳 슬기 ‘폭발 가창력’ 선보여 “연습생 이미지 깨고 싶었다”

    ‘복면가왕’ 레드벨벳 슬기 ‘폭발 가창력’ 선보여 “연습생 이미지 깨고 싶었다”

    복면가왕 ‘주말의 명화 시네마 천국’의 정체는 레드벨벳 슬기였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는 ‘팝콘소녀’와의 대결에서 패한 ‘주말의 명화 시네마 천국’이 정체를 공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레드벨벳 슬기는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부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다. 예상치 못한 레드벨벳 슬기의 등장에 판정단과 방청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레드벨벳’ 슬기는 “이번 무대를 통해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 만들어졌던 ‘연습생’이라는 편견과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내려온 레드벨벳 슬기는 “7년간의 연습생 생활에서 힘들 때마다 ‘나는 나중에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성대 이상으로 노래를 부르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그래서 이번 ‘복면가왕’ 무대에서 노래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참 좋았다.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앞으로도 노래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토트넘 맨시티에 2-0 승리…포체티노 감독 “선수들 활약 거의 완벽”

    토트넘 맨시티에 2-0 승리…포체티노 감독 “선수들 활약 거의 완벽”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선두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이긴 후 “선수들의 활약이 거의 완벽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어시스트에 이은 델리 알리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맨시티 같은 훌륭한 팀을 상대할 때는 굉장히 잘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고 ESPN이 전했다. 이어 그는 이날 경기에 대해 “흥미진진한 경기였다. 양 팀이 비슷한 철학을 공유했다”면서 “양 팀 모두 전진 축구를 하면서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S모나코(프랑스)전 패배 당시 선수들의 열정이 부족하다고 했던 포체티노 감독은 “맨시티전을 앞두고 승패에 상관없이, 후회 없이 경기장에서 다 보여주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A매치 휴식 기간을 앞두고 “무사 뎀벨레와 해리 케인 등이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이 있어 기쁘다. 모든 선수가 경쟁해야 한다”면서 “10, 11월은 험난한 여정이다. 많은 경기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임 후 리그 6연승을 달리다 첫 패배를 맛본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토트넘이 더 나았다”면서 “토트넘은 2~3년간 같은 감독의 조련을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리그 우승경쟁을 한 팀이다”고 인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언프리티3’ 자이언트 핑크 우승, 나다 꺾었다 ‘3개월 대장정 마무리’

    ‘언프리티3’ 자이언트 핑크 우승, 나다 꺾었다 ‘3개월 대장정 마무리’

    자이언트핑크가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의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30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 최종회에서는 자이언트핑크가 나다를 꺾고 파이널 매치 최종우승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파이널 무대에 앞서 자이언트핑크와 애쉬비의 세미파이널 매치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300명 공연평가단의 투표 결과는 248대 46으로, 자이언트핑크가 애쉬비를 무려 202표 차이로 꺾고 파이널 매치에 진출했다. 자이언트핑크는 “실망만 시켜드린 것 같아서 죄송했는데 마지막 무대는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아쉽게 탈락한 애쉬비는 “후회는 하나도 없다. 세미파이널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 자리가 너무 행복하다”고 인사했다. 이후 자이언트핑크는 나다와 파이널 대결에 나섰다. 파이널 매치는 총 두 번의 매치로 진행됐다. 첫 번째 대결은 ‘나를 증명한 노래’로 진행됐다. 나다는 7번 트랙 ‘Nothing’을, 자이언트핑크는 ‘돈벌이’를 선곡했다. 첫번째 대결은 자이언트핑크가 166대 131표로 우세를 점했다. 하지만 나다는 “표차이가 많이 안난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두번째 대결은 프로듀서 도끼의 트랙으로 합동 공연이 진행됐다. 나다와 자이언트핑크는 도끼의 곡 ‘미인’에 각각 색을 입혀 대결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최선의 무대를 끝내고 “진짜 고생했어”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도끼는 “나다는 무대에서 능숙했고 자이언트핑크는 목소리의 힘이 곡이랑 잘 어울렸다”고 두 사람의 무대를 평했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언프리티3’에 참가한 12명의 래퍼가 모두 모였다. 이어 1, 2차 대결 투표수를 모두 합산한 결과가 공개됐고, 자이언트 핑크가 356대 230으로 나다를 꺾고 파이널 매치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자이언트 핑크는 우승에 눈물을 보였고 동료 래퍼들은 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자이언트핑크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걸로 보답하겠다”며 도끼에게 받은 반지를 들어보이며 소감을 전했다. 사진=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호란, 음주운전 사과문 게재 “조금만 덜 어리석었다면..” [전문]

    호란, 음주운전 사과문 게재 “조금만 덜 어리석었다면..” [전문]

    호란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과 관련, 사과문을 게재했다. 호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께 실망과 분노를 야기한 이번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올렸다. 호란은 “어떤 말로도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겠다. 조금만 덜 어리석었다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범죄이자 사고였다는 생각에 깊은 자책만이 되풀이 될 뿐”이라며 “죄인으로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호란은 피해자에게 찾아가 사과를 한 사실을 밝히며 “성실하게 아침 일을 하시다 내 어리석음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분이라 계속 찾아뵈며 사죄하고 대가를 치를 것이다”며 “내게 다른 선택은 없다. 내 잘못과 죄를 생각하며 값을 치르는 시간으로 들어가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그동안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글로 사과문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호란은 29일 오전 6시 라디오 생방송에 가던 중 성수대교 남단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사고 차량에 탑승한 환경미화원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아래는 호란 사과문 전문 이곳에 들러 주시는 모든 분들께, 호란입니다. 많은 분들께 실망과 분노를 야기한 제 이번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했고, 있지 말았어야 할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저 호란은 29일 오전 6시경 출근길에 성수대교 남단 끝자락에 정차해 있던 공사유도차량을 뒤에서 추돌했고, 그 때 트럭 운전석에 앉아 계시던 피해자 한 분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음주검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음주 수치가 검출되어 음주운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습니다. 어떤 말로도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조금만 덜 어리석었더라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범죄이자 사고였다는 생각에 깊은 자책만이 되풀이될 뿐입니다. 죄인으로서 사죄드립니다. 제 잘못입니다. 정말로 정말로 죄송합니다.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는 건 시청자와 청취자 여러분들의 권리를 위한 가장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수순이라 생각합니다. 저 때문에 피해를 입은 다른 분들께도 죄인 된 마음뿐입니다. 기본적인 수순 외에, 저는 저 스스로 깊이 반성하고 제가 응당 맞아야 할 매를 맞으며 죗값을 치르겠습니다. 피해자께는 어제 찾아가 사죄했습니다. 성실하게 아침 일을 하시다 제 어리석음으로 인해 피해를 보신 분이라 계속 찾아뵈며 깊이 사죄하고 대가를 치를 예정입니다. 제 방문이 그분께 피해가 가지 않는 한에서요. 여러분들이 옳습니다. 저는 죄를 저지른 범죄자이고, 여러분 앞에 떳떳이 설 자격을 잃은 사람입니다. 제 지난 오만함과 맞물려 실망감이 배가되는 것 또한 제가 쌓아 온 지난 시간에 대한 제 책임입니다. 여러분들이 옳습니다. 저는 옹호받을 자격이 없고, 위로는 저로 인해 사고를 당한 피해자, 그리고 저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돌아가야 합니다. 저는 위로받을 사람이 아닙니다. 벌받고 비난받아야 할 죄인입니다. 여러분들이 옳습니다. 여러분은 떳떳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볼 권리가 있고, 더럽고 나쁜 것들을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나쁜 짓을 저지른 한 사람으로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잘못을 저질러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는 제 죗값을 치르겠습니다. 그 잘못이 다 갚아질 수는 있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실망감을 내 죗값으로 치르려면 과연 내가 살아있는 동안 가능이나 한 것인지 아득해집니다. 그만큼 제가 저지른 죄는 크니까요. 하지만 제게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오로지 저와 제 어리석음, 제 잘못과 제 죄를 생각하며 이제 그 값을 치르는 시간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그동안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후배 폭행’ 사재혁, 항소심 열려…“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돼”

    ‘후배 폭행’ 사재혁, 항소심 열려…“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돼”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역도선수 사재혁(31)이 28일 항소심 재판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 마성영)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사재혁은 1심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사재혁은 이날 최후 진술에서 “전적으로 100% 제가 잘못한 일인만큼 반성하고 참회한다”며 “평생 운동만 하면서 살아왔는데 이 일로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역도)을 할 수 없게 돼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재혁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추가 증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항소심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사재혁에게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사재혁은 1심에서 피해자인 후배 황우만을 위해 1500만원을 공탁하기도 했다. 사재혁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후배 황우만이 자신에게 맞은 일을 소문내고 다닌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황우만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려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사재혁은 이 일로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받아 사실상 역도계에서 퇴출당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갱 탈출] “180만원대 피부관리 서비스, 환불을 화장품으로 받으라니…”

    [호갱 탈출] “180만원대 피부관리 서비스, 환불을 화장품으로 받으라니…”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서울 명동 거리를 지나다가 공짜로 피부 상태를 검사해준다는 말에 피부관리 매장을 찾았습니다. 무료 검사를 받은 A씨는 매장 원장으로부터 효과가 뛰어난 피부 특수 관리법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바로 계약했습니다. 무려 180만원짜리 코스여서 신용카드 10개월 할부로 긁었죠. 이후 특수 관리 10회 중 2회를 받은 A씨는 “별 효과도 없는 것 같고, 그때 지름신이 강령해서…”라며 후회를 했습니다. 남은 카드 할부금이 부담됐던 A씨는 결국 매장에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환불을 요청했죠. 하지만 매장 원장은 “환불은 절대 안 된다”면서 “대신 환급액을 화장품으로 받아가라”고 하네요. 피부관리 서비스를 중도해지하면 정말로 환불을 받을 수 없는 걸까요?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일부 피부관리 매장에서 소비자가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환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씨처럼 피부관리 계약을 맺고 단순변심 등 소비자 사정으로 중도해지해도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금의 일부만 위약금으로 내면 됩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아직 피부관리를 받지 않는 등 계약이 시작되기 전이라면 총 계약금액의 10%를, 이미 관리를 받은 뒤라면 총 계약금액의 10%와 해지를 요청한 날까지의 이용금액을 위약금으로 떼고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A씨의 경우 이미 2번 피부관리를 받았기 때문에 서비스 10회 중 2회 이용금액인 36만원과 총 계약금액(180만원)의 10%인 18만원을 뺀 126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거죠. 피부관리 뿐만 아니라 헬스, 요가 등 계속적인 거래에도 똑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매장에서 환불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구제 단계에서도 매장이 소비자원의 합의 권고를 무시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그래도 안 된다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A씨의 사례처럼 최근 피부관리 매장에서 환불을 못 받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계약서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부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계약서를 꼼꼼히 읽지 않는 점을 노리고 피부관리 서비스가 아닌 화장품 구입으로 계약서를 만들어서죠. 예를 들어 총 180만원짜리 피부관리 서비스인데 계약서에는 화장품 구입 대금이 160만원, 피부관리 서비스 요금이 20만원 등으로 돼있는 겁니다. 소비자가 계약 중도해지를 요구하면 매장에서는 “화장품을 이미 뜯어서 썼기 때문에 다른 고객에게 사용할 수 없으니까 환불을 화장품으로 가져가라”고 주장하는 식이죠.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런 경우 소비자는 현금이나 카드 취소 대신 화장품으로 환불을 받거나 피부관리 서비스 요금 중 일부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해도 계약서에 이미 소비자가 서명한 이상 제대로 환불받을 수 없는 거죠.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런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소비자원에서 최대한 사업자를 설득해 환불금액을 높여보려고 노력하지만 환불을 받기 어렵다”면서 “소비자가 반드시 계약하기 전에 피부관리 서비스가 아닌 화장품 구매로 계약서를 꾸몄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계약서를 따로 받아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중도해지되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총 계약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줘야 합니다. 하지만 피부관리 매장이나 헬스장 등의 경우 계약 중도해지의 사업자 귀책 사유는 대부분 폐업입니다. 이런 경우 위약금을 물론 남은 계약금액도 받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길섶에서] 책 주인께 드리는 글(2)/송한수 기자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오늘 제가 막 막말을 하고, 신경 끄라고 얘기한 거 진심 아닌 거 아시죠?’ 표지를 젖히자 곧바로 이런 글이 눈에 들어온다. 책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어 “모의고사 점수 낮아서 죄송해요”라고 속삭인다. 각오를 ‘성적’으로 다진다. 중간고사 땐 등수를 올리겠단다. 날씨가 제법 차가워졌다. 바람도 살짝 불었다. 길가 나무들이 간간이 몸부림을 치며 잎비를 흩뿌리곤 한다. 나도 덩달아 떨며 걷다가 아차 싶었다. 잊고 있던 책을 가방에서 꺼냈다. 손글씨가 퍽 가지런하다. 그 마음씨를 읽을 수 있다. 공무원 ‘재활용 장터’에서 건진 책이다. 아들에게서 선물을 받았던 엄마가 내놓은 게 틀림없다. 자식 사랑을 곱씹으며 읽고 또 읽었으리라. 손때가 짙다. 차오르는 슬픔을, 눈물을 꾹꾹 눌러 삼켰으리라. 어머니는 그렇다. 책에선 몇 군데 땜질하듯 ‘화이트’로 덧칠했다. 그리고 다시 적었다.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울 엄마를 어떤 말로 달랠 수 있을까. 가슴 깊숙이 생채기가 덧났을 어머니를. 밤을 새하얗게 지웠을지도 모른다. 후회로 볼펜 끝을 깨물며. 자식은 그렇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데뷔 설하윤, 12년 연습생 끝 아이돌 아닌 트로트 가수로..“역대급 미모”

    데뷔 설하윤, 12년 연습생 끝 아이돌 아닌 트로트 가수로..“역대급 미모”

    설하윤의 데뷔 쇼케이스가 27일 서울 마포구 하나투어 브이홀에서 열렸다. 지난해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조성모’편에 ‘불멸의 연습생 S양’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주목 받았던 설하윤이 기나긴 12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드디어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이날 데뷔 쇼케이스에서 ‘초혼’으로 오프닝 무대를 연 설하윤은 롤모델로 장윤정을 꼽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설하윤은 “제가 장윤정 선배님을 좋아해서 오프닝 곡으로 선배님의 곡을 준비했다”며 “장윤정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젊은 사람들이 트로트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분이 장윤정 선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설하윤은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이유에 대해 “방송 이후 수많은 러브콜이 들어왔는데 이승한 작곡가님(박현빈 ‘곤드레만드레’ 작곡가)을 통해 트로트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이돌처럼 일부 팬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닌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돌 길을 포기하고 트로트를 선택한데에 후회가 없다”며 “젊은 나이에 입문했지만 오래 노래할 수 있다. 제가 가장 기쁜 순간은 이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 그 자체”라고 전했다. 설하윤의 트로트 데뷔 싱글 ‘신고할거야’는 신나는 비트의 세미 트로트로 노래 제목이 반복돼 누구나 한 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이다. 이날 정오 공개됐다. 사진=스포츠서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 부조는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도로변 수박을 쪼개 파는 사람들, 참 힘들게 먹고 산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어느 눈 큰 여자도 지 옆에 남자가 찰싹 달라붙어 시종 뭐라고 촐삭대는데도 날 노골적으로 할끔거린다. 이래도 되냐고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는데 도대체 어느 언어로 쏘아붙여야 통쾌한 반응을 얻어낼지 자신이 안 서 참았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통로 건녀편 여자가 또 할끔거리다 이제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남정네는 잠에 골아떨어졌다. 쯔쯔.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 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 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을 묘사한 부조 ‘알현’은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나 혼자 산다 박나래, 개그우먼 고충 토로 “왜 그렇게 사냐는 얘기 들어…후회 안 해”

    나 혼자 산다 박나래, 개그우먼 고충 토로 “왜 그렇게 사냐는 얘기 들어…후회 안 해”

    개그우먼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개그우먼으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박나래가 개그우먼 동료들과 함께 진실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나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왜 그렇게 사느냐’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개그우먼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나래는 “그런데 할머니께서 제 개그를 못 보겠다고 하셨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박나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정작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웃기지 못한다는 것이 속상했다”며 웃음 뒤에 숨겨진 안타까운 현실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질투의 화신’, ‘쇼핑왕 루이’ ‘공항가는길’에 틈 안준다 “질투 봉인 해제”

    ‘질투의 화신’, ‘쇼핑왕 루이’ ‘공항가는길’에 틈 안준다 “질투 봉인 해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이정흠, 제작 SM C&C)이 또 한 번 레전드 엔딩을 예고했다. 오늘(22일) 밤, 달콤함이 진동하는 표나리(공효진 분), 고정원(고경표 분)의 연애가 안방극장의 부러움을 폭발시키고 스스로 두 사람을 이어줬던 이화신(조정석 분)이 질투 경계령을 해제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다음 방송에 대한 궁금증에 잠 못 들게 만들 만큼 큰 임팩트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질투데이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스캔들이라는 큰 고비 끝에 사랑을 확인한 표나리와 고정원은 같이 있어도 애틋한 연애 초반의 설렘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오작교나 다름없는 이화신을 살뜰히 챙기며 본의 아니게 그의 마음을 더욱 싱숭생숭하게 만든다고 해 벌써부터 짠내의 기운이 퍼져나가고 있다. 또한 표나리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내색하지 못한 이화신은 술에 취해 돌발행동으로 보도국 사람들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쑥 치솟는 질투를 봉인하려 애쓰는 등 뒤늦은 후회로 하루하루를 보낸다고. 그러나 이화신은 물론 질투라곤 몰랐던 고정원의 질투심까지도 봉인해제 하는 사건이 이들 앞에 닥치면서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물살을 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혜원(서지혜 분)이 두 사람의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키를 쥐고 있어 예측 불가한 전개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고정원과 스캔들이 났던 아나운서 금수정(박환희 분)의 심상찮은 움직임과 다시 한 번 시작되는 표나리의 아나운서 도전기 등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며 질투데이다운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지난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공항가는 길’, MBC ‘쇼핑왕 루이’를 따돌리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오늘(22일) 밤 10시에 10회가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핵실험금지조약 40여국 공동성명 “북, 핵무기 즉시 중단 촉구”

    핵실험금지조약 40여국 공동성명 “북, 핵무기 즉시 중단 촉구”

    제71차 유엔총회에 참여한 40여 개국 외교장관들이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동의하는 40여 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CTBC 우호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유엔의 경고에도,거듭되는 북한의 핵실험을 일제히 규탄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21세기 핵실험을 한 유일한 국가”라며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며,관련 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독일,캐나다,네덜란드 등 10여 개 국가의 외교장관은 별도 발언을 통해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서라도 CTBT가 조속히 발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윤병세 외교장관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북한의 핵 야욕을 꺾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CTBT의 발효가 지연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미서명·미비준국의 서명과 비준을 촉구한다”면서 “CTBT의 발효를 통해서만 항구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핵무기 실험 및 핵폭발 금지가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CTBT는 1996년 합의됐지만,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다. 세계 183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해 166개국이 비준했다.조약이 발효되려면 원자력 능력이 있는 44개국의 서명·비준이 필요하나 이 중 8개국이 거부하고 있다. 북한,인도,파키스탄 등 3개국은 서명과 비준을 모두 하지 않았고,미국·중국·이집트·이란·이스라엘 등 5개국은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 -딜런 토머스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 늙은이도 하루가 끝날 때 뜨겁게 몸부림치고 소리쳐야 합니다; 빛의 소멸에 대항해 분노, 분노하십시오. 현명한 사람들은, 생을 마감하며 어둠을 당연히 받아들일지언정, 자신의 말들이 번개를 갈라지게 하지 못했기에,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않지요. 착한 사람들은, 마지막 파도가 지나간 뒤 울부짖습니다 푸른 해변에서 춤추지 못했던 나약한 행적을 후회하며, 빛의 소멸에 대항해 분노, 분노합니다. 날아가는 태양을 붙잡고 노래했던 사나운 사람들도 해가 이미 지나갔음을 뒤늦게 알게 되어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않지요. 심각한 사람들은, 죽음이 가까워 희미해진 눈으로 꺼져가는 눈도 별똥별처럼 빛나고 즐거울 수 있음을 깨닫고 빛의 소멸에 대항해 분노, 분노합니다. 그리고 당신, 나의 아버지여, 그 슬픔의 높이로, 당신의 격렬한 눈물로 제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하시기를.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 빛의 소멸에 대항해 분노, 분노하십시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던 밤, 텔레비전에서 ‘인터스텔라’를 보았다. 좀 지루했지만 워낙 소문난 영화라 끝까지 보기로 작정했다. 침대에 삐딱하게 누워서 보는 듯 마는 듯하다, 내가 아는 시가 나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죽음을 앞둔 늙은 교수가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가 노래의 후렴구처럼 반복되는 시는 딜런 토머스(1914~1953)의 대표작인 ‘그냥 순순히 작별인사하지 마세요’(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이다. 시인의 인생을 알아야 그의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딜런 토머스를 다룬 영화 ‘뉴욕의 시인’을 보았다. 웨일스 지방의 영어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토머스는 어려서 천식을 앓았고 글을 배우기 전부터 아버지가 읽어 주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들으며 자랐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지방신문기자를 하다 그만두고 시를 쓰며 평생 일정한 직업 없이 떠돌았다. 알코올중독에 바람둥이, 천식으로 호홉이 곤란하면서도 술독에 빠지는 자기파괴적인 인간이었다. 나이 서른아홉에 미국 순회 시낭송 여행 중에 뉴욕의 호텔에서 과음으로 쓰러진 그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20세기에도 술 때문에 죽는 시인이 있나. 뉴욕의 한복판에서 목격된 젊은 시인의 죽음은 언론과 대중을 사로잡았다. 가수 밥 딜런은 그가 숭배하는 딜런 토머스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성을 고쳤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한 귀퉁이, 시인의 코너에 가면 딜런 토머스의 추모판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음유시인의 전통을 계승한 독창적인 목소리로 기억되지만, 살아서 토머스는 후원자가 빌려준 집에서 살며 친구들에게 돈을 구걸해 처자식을 부양하는 골칫덩이였다. 자신의 삶을 주체하지 못했던 시인이 지겨워질 즈음에 친구를 만나 내가 번역 중인 딜런 토머스의 시를 보여 주었다. 병상에 누워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보며 쓴 시야. ‘ight’로 끝나는 행 그리고 모음 ‘ay’로 끝나는 행이 엇갈려 배치되어 리듬감이 생기지. (이처럼 19행에 2운의 시 형태를 ‘비라넬 villanelle’이라고 한다.) 첫 행의 ‘good night’이나 그 밑에 ‘close of day’ ‘dying of the light’도 모두 죽음을 의미하지. ‘gentle’을 ‘부드럽게’로 옮기면 의미가 안 살아. 뭐 적당한 말 없나? ‘순순히’가 좋겠다. 순순히 세상과 작별하지 마세요. 죽음에 맞서 싸우라는 말이지. 너는 어떤 유형의 인간이니? 난 심각한 사람이야. 마지막 연이 제일 좋아. ‘나의 아버지’가 갑자기 튀어나와 독자를 긴장시키지. 죽음 앞에 너무 신사적인 아버지에게 시인은 간청한다. 포기하지 말라고, 사납게 눈물 흘리며 자식을 저주하더라도 제발 살아만 있어 달라고….그의 시가 살아남은 힘은 바로 그 몸부림, 사랑, 생명의 존엄함에 대한 각성이 아닌지.
  • “고국 위해 美 정보 유출… 아팠지만 후회 없어”

    “고국 위해 美 정보 유출… 아팠지만 후회 없어”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1996년 9월 24일 밤이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이 예고 없이 찾아와 “당신 자동차가 접촉 사고를 냈다”며 그를 데려갔다. 가족과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이별한 그는 미국 국가기밀을 누설한 스파이 혐의로 9년의 복역과 1년의 보호관찰을 포함해 20년 동안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싸늘한 시선을 홀로 감내해야 했다. 미 시민권자로 항공우주국(NASA)과 해군정보국(ONI)에서 일하던 한국계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76)이 고난을 겪는 동안 한국 정부는 철저히 그를 외면했다. 하지만 그는 2005년 출소 후 지인들에게 고국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매주 보냈다. 그렇게 쌓인 편지 425통 가운데 80여통을 엮은 책 ‘로버트 김의 편지’(온북미디어출판그룹)가 최근 출간됐다. 추석 명절과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지난 9일 고국에 온 그를 21일 만났다. 김씨는 “(기밀 유출은) 한국인이었기에 망설임 없었던 선택이었다”며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였지만 (그 일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자료를 넘긴다고 해서 내가 스파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미국의 우방인 한국 역시 북한의 동향을 추적한 정보를 알아야 할 당사자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영국, 호주와도 공유하는 정보였기 때문에 국가기밀을 누설한 스파이라는 혐의는 정말 억울했고, 왜 내가 스파이냐고 항변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사건은 한국 정부와 전혀 무관하고 관심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내가 한 일은 한국에서 시킨 것도 아니고 자발적인 것이었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죠. 한국 정부는 한·미 간의 공조 관계에서 저를 언급하는 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을지도 모릅니다. 제 사건을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취급할 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스파이 사건은 그를 지독하게 아프게 했다. 출소 6개월 전 부친이 별세했고, 불과 한 달 보름을 앞두고 모친마저 영면했다. 그는 “씻을 수 없는 한”이라고 말한다. 아내가 교회 청소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아이들에게 ‘네 아버지는 사심 때문에 범죄자가 된 게 아니라 고국을 사랑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가르쳤지만 자녀들에게 박힌 상처는 잘 아물지 않았다. 그는 보호관찰 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난 직후인 2005년 11월 2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새로운 출발이었다. 그의 편지를 이메일로 받아 보는 구독자가 3만여명에 달했다. 그는 “고국을 그리며 매주 편지를 쓰게 됐다”며 “대한민국이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인간 내면은 쇠퇴하고, 정신적으로 한국 사회가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참사 소식을 접하고 편지 쓰기를 중단했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한탄하다 쓰러져 수술을 하고 병상에서 지내다 이제야 몸을 추슬렀다. 그는 “많은 한국민들이 제게 박수를 보내고 격려해 주셔서 결코 외롭지 않았다. 많이 행복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과 공유 안한 정보 한국대사관에 넘긴 게 스파이냐”

    “한국과 공유 안한 정보 한국대사관에 넘긴 게 스파이냐”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1996년 9월 24일 밤이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이 예고 없이 찾아와 “당신 자동차가 접촉 사고를 냈다”며 그를 데려갔다. 가족과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이별한 그는 미국 국가기밀을 누설한 스파이 혐의로 9년의 복역과 1년의 보호관찰을 포함해 20년 동안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싸늘한 시선을 홀로 감내해야 했다.  미 시민권자로 항공우주국(NASA)과 해군정보국(ONI)에서 일하던 한국계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76)이 고난을 겪는 동안 한국 정부는 철저히 그를 외면했다. 하지만 그는 2005년 출소 후 지인들에게 고국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매주 보냈다. 그렇게 쌓인 편지 425통 가운데 80여통을 엮은 책 ‘로버트 김의 편지’(온북미디어출판그룹)가 최근 출간됐다.  추석 명절과 출판기념회 참석을 위해 지난 9일 고국에 온 그를 21일 만났다. 김씨는 “(기밀 유출은) 한국인이었기에 망설임 없었던 선택이었다”며 “고통스럽고 힘든 시기였지만 (그 일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자료를 넘긴다고 해서 내가 스파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미국의 우방인 한국 역시 북한의 동향을 추적한 정보를 알아야 할 당사자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영국, 호주와도 공유하는 정보였기 때문에 국가기밀을 누설한 스파이라는 혐의는 정말 억울했고, 왜 내가 스파이냐고 항변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로버트 김 사건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사건은 한국 정부와 전혀 무관하고 관심도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내가 한 일은 한국에서 시킨 것도 아니고 자발적인 것이었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죠. 한국 정부는 한·미 간의 공조 관계에서 저를 언급하는 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을지도 모릅니다. 제 사건을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취급할 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스파이 사건은 그를 지독하게 아프게 했다. 출소 6개월 전 부친이 별세했고, 불과 한 달 보름을 앞두고 모친마저 영면했다. 그는 “씻을 수 없는 한”이라고 말한다. 아내가 교회 청소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아이들에게 ‘네 아버지는 사심 때문에 범죄자가 된 게 아니라 고국을 사랑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가르쳤지만 자녀들에게 박힌 상처는 잘 아물지 않았다.  그는 보호관찰 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난 직후인 2005년 11월 2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새로운 출발이었다. 그의 편지를 이메일로 받아 보는 구독자가 3만여명에 달했다. 그는 “고국을 그리며 매주 편지를 쓰게 됐다”며 “대한민국이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인간 내면은 쇠퇴하고, 정신적으로 한국 사회가 성숙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참사 소식을 접하고 편지 쓰기를 중단했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한탄하다 쓰러져 수술을 하고 병상에서 지내다 이제야 몸을 추슬렀다. 그는 “많은 한국민들이 제게 박수를 보내고 격려해 주셔서 결코 외롭지 않았다. 많이 행복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질투의 화신’ 공효진 “수목드라마 1위 자신..안 보면 후회할 것”

    ‘질투의 화신’ 공효진 “수목드라마 1위 자신..안 보면 후회할 것”

    ‘질투의 화신’ 공효진이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기자간담회가 21일 오후 일산제작센터 2층 대본연습실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드라마의 주역 3인방인 배우 공효진, 조정석, 고경표가 참석했다. ‘질투의 화신’은 사랑과 질투 때문에 뉴스룸의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과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 재벌남 고정원(고경표 분)이 망가지는 유쾌한 양다리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첫 방송을 시작할 당시 수목드라마 시청률을 독식했던 드라마 ‘W(더블유)’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지만 조정석과 공효진의 코믹한 케미가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상승 중이다. 이에 대해 공효진은 “친구들에게 열렬한 반응이 있었다. 그리고 궁금한 것들을 자꾸 묻더라. 반응을 보니 작가와 연출에 대한 호평이 많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정석은 “방송 초반에 핸드폰을 꺼놓을 정도로 많은 연락이 왔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고 드라마의 인기를 전했다. 공효진은 “이제 표나리가 본격적으로 양다리를 걸치게 되는데, 그 양다리를 어떻게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감정의 분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곤 있는데, 작가님이 자부하시는 게 있기에 걱정하진 않는다”라고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전 개인적으로 제 2, 3라운드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이야기, 감정의 폭풍들이 휘몰아칠 거다”며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자신한다.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아쉬워할 만큼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도록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정석 공효진 고경표의 질투 폭발 삼각 러브라인이 펼쳐질 ‘질투의 화신’은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걷기왕’ 심은경, 흥행퀸의 독립영화行 “시나리오가 중요” 내용보니

    ‘걷기왕’ 심은경, 흥행퀸의 독립영화行 “시나리오가 중요” 내용보니

    배우 심은경이 저예산 영화 ‘걷기왕’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걷기왕’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심은경, 박주희, 김새벽, 허정도, 이재진, 백승화 감독이 참석했다.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왕복 4시간을 걸어서 통학하는 여고생 만복(심은경)이 우연한 기회에 경보에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육상부에서 만난 선배 수지(박주희)와 함께 전국대회 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 ‘써니’ ‘수상한 그녀’ 등을 통해 최연소 ‘흥행퀸’의 자리를 거머쥐었던 심은경은 다음 행보로 저예산 영화 ‘걷기왕’을 선택해 충무로의 화제를 모았다. 심은경은 “소속사에서도 말리지 않았다. 제가 재미있게 본 것처럼 소속사에서도 ‘너랑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소속사 의견에 힘입어 출연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택할 때 전체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나리오고, 제게 들어온 배역이 연기했을 때 얼마나 매력있게,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까를 보는데 ‘걷기왕’은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심은경은 “처음 ‘걷기왕’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만복이 제 중학교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고, 술술 읽혔다. 당장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만복이를 연기하며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가 주는 마지막 메시지도 인상 깊었다. 하나의 따뜻한 청춘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수지 역을 맡은 배우 박주희도 ‘걷기왕’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도 시나리오 읽었을 때 정말 재밌었다. 영화에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유머가 잘 나온다”며 “또 만복이를 비롯해 여러 캐릭터들이 사랑스럽게 잘 표현돼 있어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감사하게 참여했다”며 시나리오에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 ‘걷기왕’은 오는 10월 개봉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동국 밀친 이종성 “반사적”…네티즌 “스포츠에 선후배 없다지만 싹수없어”

    이동국 밀친 이종성 “반사적”…네티즌 “스포츠에 선후배 없다지만 싹수없어”

    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이종성(24)이 전북 현대의 이동국(37)을 경기 중 넘어뜨려 논란이 일자, 19일 이종성은 직접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 댓글에 남긴 반응은 싸늘하다. “사과문에 반사적으로 밀었다니. 국민이 다보고있는데 우리눈은 눈도 아닌가 어디서 거짓말이야. 사과문이아니라 핑계문임(dkfz****)”, “순간 못참아서 사고치면 평생후회한다(cm20****)”, “이동국이 밀었다고 그렇게 쎄게 밀어서 넘어뜨릴 이유가 있을까. 잘못은 잘못이라고 알려줘야됨 인성별로(dusw****)”, “사과문보면 자긴 사과했지만 이동국선수가 바로일어나지않아서 일이 커진거처럼 말을 하는것처럼 느껴지더라고..만약 이동국이 바로 손잡고 일어나줬으면 자긴 이렇게까지 욕을 안먹어도 될텐데라는 늬앙스(me29****)”, “스포츠에 선후배가 없지 근대 넌 싸가지는 없네(veck****)” 등이다. 앞서 이종성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전북-수원 삼성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프리킥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이자 이를 말리러 온 이동국을 밀었다. 넘어진 이동국은 황당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앉아있었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중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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