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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정치서 멀리” 유시민 ‘썰전’ 하차…후임 확정

    “이젠 정치서 멀리” 유시민 ‘썰전’ 하차…후임 확정

    작가 유시민씨가 28일 방송을 끝으로 JTBC ‘썰전’에서 하차한다. 유 작가의 후임으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썰전’ 제작진에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서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며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16년 1월부터 진보 측 패널로 출연한 이후 약 2년 6개월간 프로그램을 지켰다. 그동안 유 작가는 보수 측 패널 전원책 변호사, 박형준 교수와의 열띤 토론에서 날카로운 분석을 쏟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6월 28일 방송을 끝으로 ‘썰전’에서 하차한다.‘언어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이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후임으로 확정됐다. 노회찬 대표는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날카로운 촌철살인 평론과 대중을 웃기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어온 대표적인 진보 논객이다. 다음은 유시민 작가의 입장 전문이다 썰전을 떠나며  넉 달만 해 보자며 시작한 일을 2년 반이나 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앞당겨 치른 19대 대선,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이어진 한국정치의 숨 가쁜 변화를 지켜보며 비평하였습니다. 저는 세상과 정치를 보는 저의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견해가 언제나 옳다거나 제 주장이 확고한 진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시청자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정책적 판단을 형성하는 데 참고가 되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말할 때는 맞는 것 같았는데 며칠 지나고 보니 아니었던 경우도 많았고 지나치거나 부정확한 표현을 쓰고서는 뒤늦게 후회한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의 말에 상처받은 분이 계시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2013년 정계를 떠난 후 세상에서 한두 걸음 떨어져 살고 싶었는데 썰전 출연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서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합니다. ‘무늬만 당원’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정의당의 당적도 같은 이유 때문에 정리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셨던 시청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게 정치를 비평할 무대를 주셨고 정성을 다해 썰전을 만들었던 JTBC 경영진과 제작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멋지게 썰전을 이끄신 진행자 김구라 님과 패널로 유쾌한 갑론을박을 벌였던 전원책, 박형준도 고맙습니다. 썰전이 새로운 진보 패널과 함께 더 유익하고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돈 몰래 가져간 아이의 ‘반성문’

    돈 몰래 가져간 아이의 ‘반성문’

    “저는 엄마의 돈을 만원 가져갔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한 아이의 반성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이 아이는 자신이 직접 쓴 반성문을 들고 서울 구로경찰서 천왕파출소를 찾았습니다. 아이의 반성문을 본 경찰관들의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최근 아이는 어머니 몰래 돈을 가져갔는데요, 아이 어머니는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아들을 훈육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반성문을 쓰게 한 뒤, 파출소를 찾아가 경찰의 사인을 받아오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반성문에는 “(돈을) 가져간 것이 너무 후회되고 엄마,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 이 일 때문에 경찰서 가서 경찰관님 사인, 이름 받아오기 벌을 받았습니다. 다시는 도둑질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반성문의 내용을 읽은 경찰관은 “엄마 돈이라도 몰래 가져가는 것은 나쁜 행동이야”라고 지적한 뒤 “다음부터 절대 그러면 안 돼. 믿고 사인해줄게”라고 답했습니다. 경찰관이 사인해준다는 말에 아이는 그제야 안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몰래 돈을 가져간 아들에게 어머니가 선택한 참교육 사연은 지난 18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되면서 누리꾼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선다방’ 유인나 “밀당의 필요성? 나를 생각한다면 사랑에 최선 다할 것”

    ‘선다방’ 유인나 “밀당의 필요성? 나를 생각한다면 사랑에 최선 다할 것”

    ‘선다방’ 유인나가 밀당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선다방’에서는 미방송분이 공개됐다. 이날 카페지기들은 “밀당을 꼭 해야 하냐”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적은 “함께 타오를 수 있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 맞다. 서로 밀당을 생각한다는 건 이미 서로 안 맞는다는 것”이라며 “마음은 숨기려 해도 못 숨긴다”고 말했다. 이적은 이어 사랑을 소리 파형에 비유했다. 그는 “사랑을 파형이라고 치면, 정반대의 파형이 만나면 완전히 상쇄된다. 같은 파형으로 오면 증폭된다. 서로 맞는 사람이 만나면 사랑은 더욱 커지고, 그게 아니라면 사랑은 시든다”고 설명했다. 유인나는 “밀고 당긴다는 것은 자신의 판단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나는 이어 “자기 자신을 생각할 거면 (마음을) 많이 주는 게 좋은 것 같다. 미련없이 주면 이별하고 나서도 후회가 없다. 오히려 내가 더 잘해줄 수 있었는데 못했다면 이별하고 나서도 미련이 남고 괴롭다. 나를 생각할 거면 아예 밀당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잘해주는 게 덜 상처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tvN ‘선다방’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종필 주요 어록…“춘래불사춘” “사랑엔 후회가 없습니다” “몽니” “정치는 허업”

    지난 23일 별세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화려한 정치 이력만큼이나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본인이 처한 정치적 현실과 심경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은유적이고 우회적인 용어로 표현했다. 1980년의 ‘서울의 봄’을 두고 JP는 ‘춘래불사춘’이라고 했다. 1979년 10·26 사건 이후 상당수 국민들은 어둡고 긴 유신의 터널이 끝났다고 믿었다. JP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을 2인자로 주목받았고 이윽고 3김씨가 정치의 전면에 다시 나서면서 민주주의 시대가 온 듯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신군부는 3김씨의 정치 활동을 금지시켰다. JP는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됐다. 당시의 현실을 가리켜 JP는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고 표현한 것이다. 1990년 3당 합당 뒤 당시 김영삼(YS) 민자당 대표가 이른바 ‘마산파동’을 일으키자 JP는 이를 “틀물레짓”이라고 빗대어 비난했다. 행동이 어린애같이 서투르고 유치하다는 충청도 사투리다. 그러나 YS는 비난의 말임에도 워낙 생소하고 구수하게 느껴져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1995년 민자당에서 탈당해 거대 야당인 자민련으로 재기한 뒤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라는 시적인 발언을 구사했다. 대권을 거머쥔 뒤 자신을 팽(烹)했던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대한 절절한 질타와 충고 뒤에 나온 연설이었다. 2011년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는 “정치는 허업(虛業)이다. 기업인은 노력한 만큼 과실이 생기지만 정치는 과실이 생기면 국민에게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5000만 국민이 내려오라고 해도 자리에 앉아 있을 사람”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JP의 말 중 ‘몽니’는 압권으로 꼽힌다. 1998년 12월 15일 당시 박준규 국회의장이 ‘내각제 개헌 연기론’을 제기하고 국민회의 측이 ‘내각제 개헌 유보’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참을 때까지 참는 게 지성이지만 그래도 안 되면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 기자들은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성질’이라는 몽니의 뜻을 몰라 해석을 부탁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이후 JP에게는 ‘몽니 정치’가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풍운아 JP의 말말말… ‘춘래불사춘부터 몽니까지’

    풍운아 JP의 말말말… ‘춘래불사춘부터 몽니까지’

    23일 별세한 JP는 화려한 정치이력 만큼이나 수많은 명언을 남겼다. 답답한 심경과 정치 현실을 은유적이고 시적인 용어로 표현하면서 사람들을 감탄시켰다. 그의 말 중에 원색적이고 직설적인 공격은 드물었다. 혹자는 그의 말에 산이 있고 바람이 있고 물이 있다고도 했다.1980년의 ‘서울의 봄’을 두고 JP는 ‘춘래불사춘’이라고 했다. 1979년 10·26 사건 이후 상당수 국민들은 어둡고 긴 유신의 터널이 끝났다고 믿었다. JP는 박 전 대통령을 이을 2인자로 주목받았고 이윽고 3김씨가 정치의 전면에 다시 나서면서 민주주의 시대가 온 듯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신군부는 3김씨의 정치 활동을 금지시켰다. JP는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됐다. DJ도 소요 조종 혐의로 잡혀 갔다. YS는 공직을 박탈당하고 가택연금됐다. 당시 연행에 앞서 이미 시대현실을 직시하고 표현한 JP의 ‘춘래불사춘’은 그의 수많의 명언 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1990년 3당 합당 뒤 당시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이른바 ‘마산파동’을 일으키자 JP는 이를 “틀물레짓”이라고 빗대어 비난했다. 행동이 어린애같이 서투르고 유치하다는 충청도 사투리다. 그러나 YS는 그냥 넘어갔다. 비난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생소하고 왠지 구수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1995년 설움을 딛고 민자당에서 탈당해 거대 야당인 자민련으로 재기한 뒤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놓은 “사랑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발언도 대히트였다. 대권을 거머쥔 뒤 자신을 팽했던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대한 절절한 질책과 충고 뒤에 나온 연설로 상대인 민자당 의원들의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JP는 중학 3,4학년 때 독서의 절정기를 맞았다고 한다. 1야1권 독파주의라는 목표로 매일밤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었다. 자신의 독서 버릇을 가리켜 난독(亂讀)의 시대였다고 회상했다. 닥치는대로 읽은 것이다. 주로 읽은 책은 역사와 전기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시로 사전을 뒤적이면서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그 뜻을 검토하는 세심한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유명하다. JP의 말 중 압권으로는 ‘몽니’가 꼽힌다. 1998년 12월 15일 당시 박준규 국회의장이 ‘내각제 개헌연기론’을 제기하고 국민회의 측이 ‘내각제 개헌 유보’ 움직임을 보이자 그는 “참을 때 까지 참는 게 지성이지만 그래도 안 되면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 기자들은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을 부리는 성질’이라는 몽니의 뜻을 몰라 해석을 부탁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이후 JP에게 ‘몽니 정치’는 수식어처럼 따라다녔다. 다음은 생전에 고인이 남긴 주요 어록. ▲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1963년. 일본과 비밀협상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 자의 반 타의 반(1963년 2월. 증권파동 등 4대 의혹 사건과 관련한 외유에 나서면서) ▲ 파국 직전의 조국을 구하고 조국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5·16 혁명과 1963년 공화당 창당이라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됐다(1987년. 저서 ‘새 역사의 고동’) ▲ 5·16이 형님이고 5·17이 아우라고 한다면 나는 고약한 아우를 둔 셈이다(1987년 11월 3일. 관훈토론회) ▲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1990년 10월.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며) ▲ 있는 복이나 빼앗아가지 마시라(1995년 1월 1일. 민자당 대표시절 민주계의 대표퇴진론을 거론하는 세배객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덕담하자) ▲ 경상도 사람들이 충청도를 핫바지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아무말 없는 사람, 소견이나 오기조차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1995년 6년 13일. 지방선거 천안역 지원유세) ▲ 역사는 끄집어 낼 수도, 자빠트릴 수도, 다시 세울 수도 없는 것이다. 역사는 그냥 거기서 배우는 것이다(1996년.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 바로세우기에 대해) ▲ 줄탁동기(1997년 자신의 대선 후원조직인 민족중흥회 회보에 사용한 신년휘호. 중국 송나라 선종의 대표적 전적인 벽암록 글귀. 병아리가 건강하게 부화하고자 알 속에서 두드려 나갈 때가 됐음을 알리고 어미닭도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밖에서 알을 쪼아 껍데기를 깨줘야 하는 것처럼 모든 일은 시기가 적절히 맞아야 한다는 뜻. 당시 대선 정국에서 적절한 시기의 결단이 필요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는 해석) ▲ 내가 제일 보기 싫은 것은 타다 남은 장작이다. 나는 완전히 연소해 재가 되고 싶다(1997년 5월 29일. 자민련 중앙위원회 운영위) ▲ 이인제 후보가 우리를 늙었다고 하는데 나와 함께 씨름 한 번 했으면 좋겠다. 내가 결코 이 후보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젊다(1997년 12월 3일. 충북 괴산 정당연설회에서) ▲ 서리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슬금슬금 녹아 없어지는 것이다(1998년 6월 27일. 총리 서리 당시 ‘서리’ 꼬리가 언제 덜어질 것 같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 시인 프로스트가 ‘잠들기 전 가야 할 몇 마일이 있다’고 한 것처럼 저도 앞으로 가야 할 몇 마일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겠다(1998년 10월 16일. 동의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특강) ▲ 미리 왕성한 상상력과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스스로의 행보를 좁히거나 의지를 약화시키는 일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때를 맞춰야 하고 그러고도 안 될 때 몽니를 부리는 것이다(1998년 12월 15일. 자민련 중앙위원회 연수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내각제 약속 불이행을 우려하면서 발언) ▲ 백날을 물어봐, 내가 대답하나(2000년 5월 2일. 일주일만에 당사에 출근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 나이 70이 넘은 사람이 저물어 가는 사람이지 떠오르는 사람이냐. 다만 마무리할 때 서쪽 하늘이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어갔으면 하는 과욕이 남았을 뿐이다(2001년 1월 9일.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4·13 총선 때 자신을 ‘서산에 지는 해’로 표현한 것을 두고)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길섶에서] D-7310/손성진 논설고문

    만물의 끝은 소멸인데도 우리는 그 소멸을 느끼지 못한다. 100억년 태양의 수명도 이미 절반은 지나갔다. 무한한 것은 없다. 인간의 삶은 찰나에 불과하다. 끝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늘도 아등바등 살아간다.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 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 그쪽으로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서야/ 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중략)/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 아름다운 듯 서 있다/ 참을 수 없는 무게를 들고/ 정신의 땀을 흘리고 있다(‘닿고 싶은 곳’, 최문자) 성공이 실패이고 실패가 성공이다. 훗날 먼 발치에서 돌아보면 그게 그거다.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도 없고, 성공했다고 너무 기뻐할 것도 없다. 아무것도 아니다. 20년을 더 산다면 지금부터 D-7310일이다. D-5000, D-1000, D-100….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안다면 매 순간 감사하며 열심히 살 일이다. 거친 밥도 고마워할 일이다. 그때가 되면 부끄럼도 후회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이렇게 독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삶을 살았노라고. sonsj@seoul.co.kr
  • [금요 포커스] 스포츠바우처제도, 장애 유·청소년에게도 도입돼야/성문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금요 포커스] 스포츠바우처제도, 장애 유·청소년에게도 도입돼야/성문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일찍이 루게릭병을 앓으며 장애를 입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스티븐 호킹 박사는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에 대한 나의 충고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또 장애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후회하지 마라. 육체적으로 장애가 있더라도 정신적인 장애자가 되지 마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굳이 호킹 박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후회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에도 장애인이면서 각자 잘하는 것에 매진하고 매진하는 것에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체 인구의 4.9% 수준인 약 255만명(2017년 말 기준)의 등록 장애인이 있다. 그중 일상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20.1%이며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선수는 1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 선수들이 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는 패럴림픽에도 나가고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도 나간다. 지난겨울에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에서도 비장애인의 동계올림픽 대회보다는 세상의 관심이 낮았지만 장애인의 동계올림픽 대회라 할 수 있는 동계패럴림픽에 우리나라는 아이스하키 등 6개 종목에 36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크로스컨트리에서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하였다. 비록 메달 순위는 비장애인의 동계올림픽 대회의 7위보다는 못한 17위를 차지했지만 동계패럴림픽 대회 참가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사실 일반 국민들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올림픽대회인 동계패럴림픽 대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장애인들이 어떻게 스키를 타고 어떻게 컬링을 하는지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장애인 역시 장비의 구조와 게임 방식은 다르지만 엄연하게 동계스포츠를 즐기고 대회를 한다. 하계종목도 마찬가지다. 김연아, 유승민(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같이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는 없지만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계에도 크로스컨트리에서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신의현 선수가 있고, 패럴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이자 선수위원인 국제적인 휠체어 육상스타인 홍성만 선수가 있다. 이들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장애인스포츠로 대한민국을 빛내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손쉽게 운동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은 미약하다. 전국의 200여개 공공체육관 중 장애인들이 장애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특화된 장애인전용체육시설(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 포함)은 채 60여개가 안 된다. 장애인들이 체계적인 지도를 받으며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치된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들도 비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배치인력(2017년 2600명 배치)의 5분의1 수준인 577명에 불과하다. 이뿐만 아니다. 이미 비장애인 취약계층 유·청소년은 활용하고 있는 스포츠바우처제도가 장애가 있는 유·청소년에게는 도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최소한인 장애인의 스포츠 향유권을 박탈하는 동시에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구체적으로는 지난 2008년 필자 등이 참여해 제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그 시행령을 통째로 위반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장애이다’라는 말이 있다. 장애인을 위한다면 더 특별히 잘해 줘야 한다는 인식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인 선수들과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에게 특별나게(?) 더 잘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비장애인들처럼 일상 속에서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그들도 나의 친구이고 나의 동료이고 같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 후회 없이 싸워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후회 없이 싸워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4일 0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벌인다. 20년 전의 ‘개구리 점프’ 수모를 설욕하느냐, 잦은 실험으로 인기를 잃었던 두 사령탑의 지략 대결, 이름값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두 수문장의 다툼 등 관전 포인트를 세 갈래로 잡았다.1. 20년 전 아픔 씻어다오멕시코는 FIFA 세계랭킹 24위로 한국(57위)보다 33계단이 높다. 북중미 예선도 1위(6승3무1패)로 통과했고 역대 월드컵 본선에 16차례 진출해 ‘조별리그 강자’로 통했다. 1970년과 1986년 자국 대회 때 모두 8강에 올랐고, 1994년 미국대회부터 7회 연속 출전해 앞선 여섯 차례 본선에서 모두 16강에 올랐다. 한국과의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6승2무4패로 앞섰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뼈아팠던 기억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1-3 역전패를 당한 일이다. 전반 27분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하석주가 3분 뒤 백태클로 퇴장당한 뒤 내리 세 골을 내줬다. 특히 당시 멕시코 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콰우테모크 블랑코가 두 발 사이에 공을 끼우고 ‘개구리 점프’로 수비진을 농락한 것은 한국 축구 수모의 한 장면으로 지금도 깊이 남아 있다. 팀 조직력, 개인기, 스피드, 체력 등 모든 객관적인 지표에서 한국은 멕시코 발끝에 한참 못 미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멕시코가 다소 급하게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공수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약점이 있다. 그 허점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웨덴전 때 수비라인을 내렸던 것보다 더 높은 지점에서 조직적인 압박을 통해 멕시코의 공격을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스웨덴전에서 윙백에 가깝게 뛰었던 손흥민에 대해 “한쪽 공간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가급적 골문과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투톱으로 내세우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2. 인기 없는 vs 없었던 감독신태용 감독이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 모두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지 못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갑작스레 물러나며 사령탑에 오른 신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으나 실망스러운 경기력 때문에 지도력을 의심받았다. 오소리오 감독도 이달 초 월드컵 출정식으로 치러진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을 1-0으로 이겼으나 일부 팬들의 퇴진 요구 목소리에 맞닥뜨렸다. 신 감독은 무리한 전술 실험을 남발해 전력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콜롬비아 출신의 ‘공부하는 감독’ 오소리오도 끊임없는 선수 로테이션과 낯선 포메이션 시도로 원성을 샀다. 22경기 무패를 이어가던 멕시코가 2016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칠레에 0-7로 짓밟히자 오소리오 감독은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은 둘의 희비를 갈랐다. 오소리오 감독은 우승 후보 독일을 1-0으로 꺾어 팬들의 비난을 잠재웠고, 신 감독은 김신욱(전북),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스리톱으로 세우고도 스웨덴에 0-1로 져 위기를 키웠다. 신태용호가 이날 멕시코에 지고 3시간 뒤 킥오프하는 경기에서 스웨덴이 독일과 비기면 곧바로 16강행이 좌절된다. 따라서 승점 3을 반드시 따려고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신 감독은 손흥민의 역량을 극대화할 ‘신의 한 수’를 찾으면서 동시에 멕시코의 막강 화력을 견뎌낼 수비 강화에 열중해야 한다. 파격보다 검증된 최고의 포메이션으로 나서야 할 상황이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오소리오 감독이 우리 왼쪽 수비를 집중 공략할 것이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 ‘거미손’ 조현우 vs 오초아A매치 94경기 출전에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세계 최고의 수문장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 리에주)에게 A매치 7경기가 고작인 겁 없는 신예 조현우(대구FC)가 도전장을 던진다. 2005년 12월 스무 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오초아는 이듬해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고 4년 뒤 남아공대회 때도 벤치만 덥혔다. 이듬해 약물 파문에 휘말려 대표팀에서 퇴출당했지만 상한 육류를 먹은 것으로 확인돼 누명을 벗었다.그리고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세 번째 최종 엔트리에 들어 주전 골키퍼로 조별리그 카메룬과의 1차전에 출전, 1-0 승리로 이끌며 성공적인 월드컵 데뷔 신고를 했다. 브라질과의 2차전 4개의 결정적인 슈팅을 비롯해 8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독일과의 1차전 전반 37분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슈팅 등 유효슈팅 9개를 막아내 1-0 짜릿한 승리에 앞장섰다. 멕시코를 넘으려면 오초아의 틈을 노려야 하는데 우리 공격력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자책골 등 뜻하지 않은 변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포기하면 안 된다. 한국 수문장으로는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선방 쇼를 펼친 조현우의 투입이 유력하다. 역대 월드컵에서 1차전 장갑을 낀 수문장이 끝까지 골문을 지키는 일이 많았다. 기세가 오른 조현우 대신 다른 선수를 투입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든 비난이 쏟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로스토프나도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0번째 자우림 영원히

    10번째 자우림 영원히

    10집 ‘자우림’으로 돌아온 자우림20년간 쌓인 음악,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앨범즉흥적이던 예전과 달리 심사숙고인간·인생 담은 타이틀 곡 ‘영원히 영원히’로 오늘 컴백 “100년 후에 누군가 자우림을 검색하면 이 앨범을 듣지 않을까요.”(김진만) “20년간 저희가 작업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어른이 되면서 한 방에 나오게 된 앨범 같아요.”(이선규)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10집으로 돌아온 자우림을 만났다. 5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밴드 이름을 앨범 타이틀로 내걸었다. 지난해 활동 중단한 리더 구태훈은이번 앨범 작업에 함께하지 않았다. 이선규(오른쪽·47)는 “4집, 5집 즈음에 셀프 타이틀을 해 볼까도 했지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멤버들의 이견 없이 셀프 타이틀이 됐다”고 말했다. 자우림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앨범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진만(왼쪽·46)은 “예전엔 우리는 밴드니까 즉흥적으로 음악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륜이 쌓이니 앨범을 내고 나서 찝찝함이나 후회를 요만큼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곡을 쓰고 목소리를 내는 데도 심사숙고하게 된다”면서 앨범 작업에 5년이란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10집 ‘자우림’에는 지난해 말 선공개된 ‘XOXO’를 포함해 열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노스탤지어가 짙게 배인 ‘영원히 영원히’다. 김윤아(가운데·44)는 “저희는 전통적으로 타이틀곡을 못 고른다”며 “주변에 물었을 때 많은 분들이 이 곡이 대중이 좋아할 타이틀이라고 해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선규는 “저희는 한두 곡을 발표하는 것보다 10곡을 앨범으로 내는 게 편하다”며 “한 곡으로 많은 걸 표현하는 건 자우림에게는 어색 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윤아를 가리키면서 “앨범으로 하나의 얘기를 풀어 나가는 건 제가 알고 친구들 중 가장 잘한다”고 덧붙였다.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간’과 ‘인생’을 담았다고 한다. 김윤아는 “어떤 사람도 밝음과 어두움, 희망, 좌절, 분노 등 한 면만 있지는 않다”며 “남성이나 여성, 연령 등에 관계없이 마음에 청년이 들어 있는 사람, 갈등과 고뇌가 있고 항상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는 그런 사람의 인생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외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을 묻는 질문에 이선규는 “자우림이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음악”이라며 3번 트랙 ‘슬리핑 뷰티’를 꼽았다. 김지만은 4번 ‘있지’에 대해 “데모를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고 회상했다. “밴드 음악도 현대화되고 좋은 요소들을 끌어와서 발전해야 하는데 그런 곡이 2번 트랙 ‘아는 아이’”라는 김윤아는 “사회생활을 이렇게 했는 데도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힘든 게 여전히 있다. 사랑받는 걸 잘하는 분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자우림은 자신들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직선으로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고 고뇌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며 “10집이 자우림의 첫 번째 완결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자우림은 22일 새 앨범 발매에 맞춰 ‘뮤직뱅크’(KBS)에서 첫 컴백 무대를 선보인다. 다음달 7일과 8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자우림, 청춘예찬’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0번째 자우림 영원히

    10번째 자우림 영원히

    “100년 후에 누군가 자우림을 검색하면 이 앨범을 듣지 않을까요.”(김진만) “20년간 저희가 작업했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어른이 되면서 한 방에 나오게 된 앨범 같아요.”(이선규)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10집으로 돌아온 자우림을 만났다. 5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밴드 이름을 앨범 타이틀로 내걸었다. 지난해 활동 중단한 리더 구태훈은이번 앨범 작업에 함께하지 않았다. 이선규(47)는 “4집, 5집 즈음에 셀프 타이틀을 해 볼까도 했지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멤버들의 이견 없이 셀프 타이틀이 됐다”고 말했다. 자우림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앨범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진만(46)은 “예전엔 우리는 밴드니까 즉흥적으로 음악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륜이 쌓이니 앨범을 내고 나서 찝찝함이나 후회를 요만큼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곡을 쓰고 목소리를 내는 데도 심사숙고하게 된다”면서 앨범 작업에 5년이란 시간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10집 ‘자우림’에는 지난해 말 선공개된 ‘XOXO’를 포함해 열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노스탤지어가 짙게 배인 ‘영원히 영원히’다. 김윤아(44)는 “저희는 전통적으로 타이틀곡을 못 고른다”며 “주변에 물었을 때 많은 분들이 이 곡이 대중이 좋아할 타이틀이라고 해주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선규는 “저희는 한두 곡을 발표하는 것보다 10곡을 앨범으로 내는 게 편하다”며 “한 곡으로 많은 걸 표현하는 건 자우림에게는 어색 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윤아를 가리키면서 “앨범으로 하나의 얘기를 풀어 나가는 건 제가 알고 친구들 중 가장 잘한다”고 덧붙였다.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간’과 ‘인생’을 담았다고 한다. 김윤아는 “어떤 사람도 밝음과 어두움, 희망, 좌절, 분노 등 한 면만 있지는 않다”며 “남성이나 여성, 연령 등에 관계없이 마음에 청년이 들어 있는 사람, 갈등과 고뇌가 있고 항상 더 행복해지기 위해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는 그런 사람의 인생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외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을 묻는 질문에 이선규는 “자우림이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음악”이라며 3번 트랙 ‘슬리핑 뷰티’를 꼽았다. 김지만은 4번 ‘있지’에 대해 “데모를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고 회상했다. “밴드 음악도 현대화되고 좋은 요소들을 끌어와서 발전해야 하는데 그런 곡이 2번 트랙 ‘아는 아이’”라는 김윤아는 “사회생활을 이렇게 했는 데도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 힘든 게 여전히 있다. 사랑받는 걸 잘하는 분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자우림은 자신들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직선으로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고 고뇌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며 “10집이 자우림의 첫 번째 완결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자우림은 22일 새 앨범 발매에 맞춰 ‘뮤직뱅크’(KBS)에서 첫 컴백 무대를 선보인다. 다음달 7일과 8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콘서트 ‘자우림, 청춘예찬’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은경 환경장관 “하반기 물관리 조직 정비”

    김은경 환경장관 “하반기 물관리 조직 정비”

    “지난 1년은 좌충우돌이었다. 물관리 일원화 등 앞으로 열심히 일할 기반은 갖췄으니, 하반기엔 조직 정비부터 시작해 환경부가 공유하는 사업을 내년도 예산 계획에 담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지난 19일 세종시에서 환경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해 곧 1주년을 맞는 김 장관은 그동안 ‘재활용 쓰레기 대란’ 등 굵직한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과정상 부딪치고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환경 정책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을 찾는 과정이었다”면서 “재활용 쓰레기 사태 때 중국의 수입 중단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가 있지만, 폐기물은 결국 우리 안에서 처리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환경부에 마냥 나쁜 일만 있진 않았다. 20년 숙원사업이었던 ‘물관리 일원화’를 이뤄냈다. 김 장관이 하반기 업무에서 방점을 찍은 것도 물관리 업무였다. 그는 “하반기엔 물관리 업무가 넘어온 이후 조직을 다듬고, 환경부 직원들이 공유하는 사업을 내년 예산 계획에 전략적으로 담는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넘어온 수자원공사의 부채 문제를 포함해 내부 조직 혁신 등에 대한 방향을 내외 전문가가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시아의 미세먼지 흐름을 과학적으로 밝힐 내용이 담긴 것으로 기대되는 한·중·일 미세먼지 공동연구(LTP) 보고서 공개가 최근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점에 대해서는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 있어서 기대했지만, 실무진에서 공개하지 않았으면 하는 기류가 있는 걸로 느껴진다”며 “중국 리간제 장관과 만나 이것을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오는 23~24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한다. 연일 거론되는 개각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내심 교체되지 않고 업무를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도 살짝 내비쳤다. 김 장관은 “어느 날 가더라도 후회 없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면서 “개각 대상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얼마만큼 열심히 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좀더 (환경부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기자들이) 전해 달라”고 웃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여기는 남미] 월드컵 관람위해 필사적으로 살찌운 남자의 사연

    [여기는 남미] 월드컵 관람위해 필사적으로 살찌운 남자의 사연

    러시아월드컵을 현장에서 경험하려는 남미 축구팬들의 집념이 연일 화제다. 레푸블리카 등 중남미 언론은 최근 국가대표팀을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단기 내 '뚱보'가 된 페루의 축구팬을 소개했다. 미겔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러시아월드컵을 위해 몸매를 희생한 사연은 이렇다. 페루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서 원정 응원을 결심한 미겔은 입장권 판매가 시작되길 학수고대했다. 드디어 판매가 시작되자 바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그는 입장권 구매에 실패했다. 대기하고 있던 경쟁자들이 순식간에 달려들면서 바로 매진이 되어버린 탓이다. '결국 러시아로 못가는 것일까?' 이렇게 낙심하고 있을 때 그의 눈에 띈 건 장애인을 위한 쿼터였다. 다행히 장애인 쿼터엔 입장권이 남아 있었다. 조건을 살펴보니 병적 비만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장애인 입장권을 이용할 수 있었다. 더 이상 고민이 필요 없었다. 미겔은 '뚱보'가 되기로 작정했다. 일단 입장권을 사면 국제축구연맹(FIFA)에 증명을 제출하기까진 3개월 시간이 있었다. 미겔은 입장권을 예약하곤 부지런히 살을 찌우기 시작했다. 특별한 작전은 없었다. 그에겐 무조건 먹는 게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었다. 미겔이 입장권을 예약한 당시 체질량지수는 30이었다. 비만을 '장애'로 인정 받아 입장하려면 체질량지수를 35로 끌어올려야 했다. 몸무게 25kg를 불려야 했다. 닥치는대로 먹었지만 몸무게가 쉽게 불어나지 않자 탄수화물을 골라서 집중 섭취했다. 필사적인 폭식 끝에 미겔은 날짜에 맞춰 FIFA에 비만 증명을 제출할 수 있었다. 미겔은 "날짜에 맞춰 살이 찐 건 정말 행운이었다"며 "어렵게 러시아에 온 만큼 후회 없이 응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페루는 17일 열린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덴마크에 0-1로 패했다. 22일 열리는 2차전에서 페루는 프랑스와 맞붙는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박형주의 세상 속 수학] 지나가는 바람이었다

    [박형주의 세상 속 수학] 지나가는 바람이었다

    오래전에 자연 현상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질서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적이 있다. 케냐에 가서 치타나 얼룩말 등 여러 무늬를 가진 동물의 세계를 보여 주며 다양한 무늬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한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의 이론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수많은 누 떼의 대이동이나 야생동물 개체 수의 변화를 설명하는 ‘포식자-먹이 방정식’ 같은 것도 곁들인다는 계획이었다.누 떼의 대이동을 찍기 좋은 시간과 장소를 파악하거나 치타가 있을 만한 곳을 찾는 과정에서 현지 마사이족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 우리끼리 그렇게 열심히 찾아다녀도 안 보이던 치타가 마사이가 인도하는 대로 광활한 평원을 정처 없이 운전해 가다 보면 세 마리씩이나 모여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케냐 마사이마라의 평원에서는 소 떼나 염소 떼를 몰고 가는 마사이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가지고 있는 소의 마릿수가 부의 척도라고 했다. 떠날 날이 다가오자 그동안 신세를 진 마사이 몇 명에게 감사를 표할 겸 해서 염소 한 마리를 잡아 평원에 나가 바비큐 파티를 열기로 했다.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마치고 차를 몰고 나갈 참인데, 그동안 지내는 내내 좋기만 하던 날씨가 뭔가 수상했다. 구름 모양새가 심상치 않은 게 비가 오려는 게 틀림없었다. 열심히 일만 하다가 딱 하루 쉬려는 날에 비라니. 역시 머피의 법칙은 어디에나 있다. 마사이는 의견이 달랐다. 평원으로 나가길 주저하는 나에게 그 가운데 연장자가 말을 걸며, 비는 안 올 거니 그냥 나가잔다.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어쩌랴. 일단 차를 타고 나갈 수밖에. 불안한 마음으로 불을 지피는데, 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잘난 척하더니 내 이럴 줄 알았지. 야속한 마음으로 짐을 챙기고 있는데, 그 나이 든 마사이는 “이건 비가 아니야. 바람일 뿐이지”라고 중얼거리며 떠날 생각을 안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건 뭐지. 일단 근처 나무 밑에 가서 비를 피했다. 잠시 후, 이게 웬일. 비가 그치고 하늘이 청명해졌다. 무사히 마사이식 염소 바비큐를 먹고 나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별과 은하수로 가득 치장한 밤하늘이 눈을 홀렸다. 너무 달짝지근해서 그다지 좋은 줄 모르던 케냐의 사탕수수 보드카도 그 저녁엔 천상의 음료 같았다. 멀리서 내리는 비를 바람이 잠깐 가져온 것일 뿐이라는 그 마사이의 말대로, 그날 저녁 평원에 비는 없고 바람만 있었다. 염소 고기를 불에 그슬려 구우면 맛있는 요리가 된다는 것과 마사이족은 날씨 예보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그날 알게 됐다. 맹수들과 대치하며 사냥을 주업으로 하다 보니 날씨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능력도 갖추게 된 걸까? 누구나 살다 보면 비를 만난다. 근처에 잠시 피할 큰 나무도 없이 감당할 수 없는 폭우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인생의 곤경과 난관은 운명적이라서 피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게 나를 괴롭힐 비가 아니고 멀리서 내리는 비를 바람이 잠시 내 옆으로 몰고 온 것일 때도, 우리는 평원에 나온 걸 후회하고 비탄에 빠지며 짐을 챙겨 곧장 안락한 숙소로 들어가는 건 아닐까. 그날 그 평원에서 비에 놀라 숙소로 돌아갔더라면, 나는 마사이식 염소 고기 바비큐의 맛을 걸 영영 모르고 살았을 터였다. 그러니 제한된 경험과 데이터를 가지고 내린 합리적 판단이 항상 옳다고 믿을 것은 아니며, 바람으로 지나갈 일을 큰비라고 맞을 것도 아니다.
  • 문화예술계 女 58% “성희롱·성폭력 경험”

    문화예술계 女 58% “성희롱·성폭력 경험”

    88% “문제 제기 안 하고 참아”웹 드라마 감독 A씨는 배우지망생 B씨에게 출연을 제의하면서 술자리를 가진 뒤 “모텔에 가자”며 B씨를 잡아끌었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오늘 나랑 모텔에 가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협박했다. A씨에게 당한 것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 대학교수 C씨와 D씨는 다수 학생에게 상습적으로 스킨십을 요구하고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만 22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이 대학 학생인권센터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센터 측은 오히려 교수 입장만 대변했다. 문화예술계에서 일하는 여성의 57.7%가 성희롱·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5명 가운데 3명꼴로 당한 셈이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특별조사단)은 1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조사단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으로 불거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지난 3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주도로 출범해 100일간 활동했다. 특별조사단은 문화예술계 종사자 37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여성 응답자 2478명 가운데 57.7%인 1429명이 ‘성희롱·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음란한 이야기를 하거나 외모를 성적으로 평가하는 등 언어적 유형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프리랜서(44.7%), 계약직(34.7%), 정규직(27.1%) 순으로 고용 형태가 불안정할수록 피해 경험이 많았다. 성희롱·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87.6%는 문제 제기 없이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했다. 이유는 ‘문제 제기를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69.5%)가 가장 많았고 ‘문화예술계 활동에 불이익이 우려돼서’(59.5%) 등이 뒤를 이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부서 내에 ‘국’ 또는 ‘과’ 규모 전담기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피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예술가의 지위와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가해자에 관한 공적지원 배제를 위한 법령 등도 정비할 방침이다. 이우성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올해 안에 전담 기구를 구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파워타임’ 마이클 리, 스탠퍼드 의대생→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이유

    ‘파워타임’ 마이클 리, 스탠퍼드 의대생→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이유

    미국 스탠퍼드대학 출신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Michael K. Lee)가 학업을 포기하고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이유를 밝혔다. 19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주연 배우 마이클 리, 윤형렬, 고은성 등이 출연했다. 이날 DJ 최화정은 “마이클 리 씨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했을 정도로 머리가 무척 좋았다. 그런데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꿨다. 후회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마이클 리는 “후회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머리는 좋았다. 그래서 스탠퍼드서 의학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마음속에 정말 뜨거운 열정이 있으면 공부가 의미 없다. 결국 꿈을 좇아가게 된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간 것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화정은 “그런 마이클 리 씨 용기를 좋아한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마이클 리는 이날 방송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주제곡인 ‘대성당들의 시대’를 라이브로 선보였다. 최화정은 “노래할 때는 한국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신기하다”며 그의 실력을 극찬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군산 홧김 방화, 분노조절장애 사회적 대처 필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방화나 살인 등을 저지르는 ‘충동조절장애 범죄’(분노범죄)가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제 전북 군산시에서 이모(55)씨가 술값 시비로 유흥주점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3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가운데 전신 화상자가 있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참사의 원인은 자신은 술집 외상값을 10만원으로 생각했는데 20만원을 달라고 해 홧김에 방화한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분노 범죄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웃을 해친다는 점에서 ‘묻지마 범죄’와 양상이 비슷하다. 지난 3월 서울에서는 김모(24)씨가 새로 산 침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누나와 아버지를 살해하는 패륜도 있었다. 그는 이를 후회하며 자수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이달 초에는 인천에서 오토바이와 끼어들기 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승용차 운전자가 오토바이 운전자를 칼로 위협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분노 범죄는 술과 만났을 때 더 난폭해지고 피해를 키운다. 지난 1월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유모(53)씨가 성매매 여성을 불러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불을 질러 모처럼 서울 나들이에 나섰던 세 모녀 등 5명을 숨지게 한 사건도 분노조절에 실패해 저지른 범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장애’를 앓는 환자는 2015년 5390명에서 2017년 5986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와 경쟁 격화,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우리 사회에 분노 범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분노 범죄는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나 사회적 불안감을 낳는다는 점에서 이제 ‘사회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역이나 직장 건강검진 시 충동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조사할 항목을 추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신 스스로 충돌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과 동료,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처럼 심리치료 등의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직장과 사회에서의 부당한 갑질 등도 줄어야 한다. 또 주취 범죄를 우발적이라거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심신상실이라는 이유 등으로 죄를 경감하는 것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직업, 밥벌이와 자아실현의 그 어디쯤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직업, 밥벌이와 자아실현의 그 어디쯤

    밥벌이와 더불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을 때, 대개는 ‘자아실현’을 포기한다. 살아 부지하는 게 우선이고, 살자면 먹어야 하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대부분 직장인은―대부분 무직자도 마찬가지지만― 달리 실현하고 싶은 ‘자아’가 희미해서 그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도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자그마한 자아실현인 취미생활을 할 약간의 여가와 착취당한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의 봉급을 주면 족한 듯한데, 그 소박한 바람도 먼 별빛인 사람을 많이 본다. 내 조카도 그중 한 사람이다.전문기능 직원인 조카는 첫 직장에서 일한 지 3년이 돼서 업무도 사람들도 친숙해졌지만, 이제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한밤에도 긴급히 불려나가는 등 힘들어서 더는 못 견디겠다는 것이다. 신입 사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해서 내 조카쯤 되는 경력 사원을 최소한 한 명은 더 충원해야 하는데, 조카가 받는 봉급으로는 올 사람이 없다는 것. 불시의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책도 읽고 싶고 음악회도 가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지만’ 꼼짝 못한다고, 사는 즐거움이 없다고. “그러게. 너 연애할 사람 만들 시간도 없겠다.” 내 말에 조카는 피식 웃었다. 요 예쁜 애가 남자친구 하나 없구나. 나는 속으로 조카 나이를 헤아려 보았다. 무엇보다도 조카는 직업 능력을 향상시킬 공부를 할 시간을 꿈도 못 꾼다는 게 회의가 되는 모양이었다. 현재의 하급 기능직으로 평생을 보낼 정체된 삶을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고 한다. 이 산업사회가 가장 많이 원하는 건 하급 기능을 맡을 톱니바퀴들일지 모르겠다. 조카는 거기서 한 단계라도 올라서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저녁이 있는 삶’이 가까울 것이기에.직장을 업그레이드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그 애 아빠(내 동생)는 계속 다니면서 공부하라고 한단다. 그만두면 후회하게 될 거라고. “네가 독한 데가 없어서 걱정되는 걸 거야.” 내 말에 조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은 우리 둘과 달리 독한 데가 있고 성실한 생활인이다. 조카의 수능 결과가 나오자 동생은 “이 성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도 취업 못해”라며 정시를 포기시키고 적지 않은 수업료의 재수 학원에 등록해 놨다. 조카 생각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 일 년 뒤의 결과는 전해보다 한 등급 떨어진 참담한 것이어서 부녀 사이가 얼음장이었지. 재수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조카는 제 아빠한테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안간힘을 써서 그제는 아빠가 기대도 안 했을 학업 성과를 보였고, 취업도 수월히 했다. 이 몇 년 따뜻한 기류가 흐르는 부녀를 보면서 과연 아버지의 사랑이란 어머니의 사랑과 다르다고 새삼 생각했다. “뜻대로 안 되더라도 네 경력으로 지금 정도 직장은 다시 구할 수 있잖아. 그걸로 아빠를 설득해 봐. 공부해서 충전도 될 테고. 나는 적극 찬성!” “맞아요. 근데 아빠 말투 아시잖아요. 다시 얘기 나눌 게 겁나요.” 제 생각이 제일이고, 이견에는 화부터 내고 보는 그 남자의 인정과 동의가 조카에게는 항상 중요한 관문이다. 통과한 뒤에도 얼마나 스트레스가 될까. 조카가 다니는 회사 입장을 생각해 본다. 시간과 돈을 들여 일꾼 만들어 놓으면 다른 데로 가려 드니 맥이 빠질 테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합당한 보수를 주고 한 명쯤 더 일꾼을 들이면 해결될 일 아닌가. 그런 미래가 있다면 내 조카 경우처럼 신입 사원들이 한 명만 남지 않고 다들 착실한 일꾼으로 성장할 테다. 그러면 회사에도 좋지 아니할까.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작가 중의 작가 32인의 일에 관한 소설’이란 부제에 혹해 집어들었다. 처음 파운드케이크를 먹었을 때의 감동이 절로 떠오른다. 이 풍부한 맛, 푸짐한 몸피! ‘수프 두 그릇을 먹고 난 뒤 나는 행복감을 느꼈고 그 후 2년 동안 다시는 그만한 행복감을 맛보지 못했다. 아마 수프 한 그릇에 1년치 행복이 들어 있었던 모양이다.’(스튜어트 다이벡의 ‘샤워크라우트 수프’에서) 이런 주옥같은 구절이 754페이지에 촘촘히 채워져 있다. 조카한테 선물해야겠다.
  • 신태용 “VAR 판독 존중” 안데르손 감독 “비디오 1300개 분석”

    신태용 “VAR 판독 존중” 안데르손 감독 “비디오 1300개 분석”

    “한국 팀의 경기 동영상 1300개 클립을 구해 20분 분량으로 편집한 것을 정밀 분석했다.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파악해 한국의 유니폼 위장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 “비디오 판독(VAR)에 의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상대 높이 때문에 선수들이 자꾸 뒤로 물러선 것이 패인이 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신태용 한국 감독) 신태용 감독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랜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에게 VAR 판독에 의해 페널티킥 판정이 주어져 0-1로 졌지만 경기 내용이 상당히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사실 조별리그 세 경기 가운데 이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선수들도 상당한 체력을 쏟아내 23일 멕시코, 27일 독일과의 나머지 조별예선 경기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전반 중반 교체 아웃된 박주호(울산)는 허벅지 햄스트링으로 다음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잃은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신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스웨덴은 반드시 잡고 간다는 마음이었는데 전반 시작하며 밀고 들어갔을 때 뜻대로 잘됐는데 그 다음부터 높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려앉은 부분이 나타났다. 선수들은 게임 플랜을 잘 따라줬다. 높이에서 불안하고 심리적 불안을 느낀 것이 생각보다 컸다. 일단 멕시코와 독일 준비해서 잘 준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한 경기를 잃었을 뿐이다. 멕시코는 확실히 빠르고 전술적인 완성도도 있는 팀이라서 버거운 상대이긴 하지만 공은 둥글고 어제 독일이 멕시코에게 당했듯이 우리도 멕시코나 독일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킬 기회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날 선발 출전 명단 가운데 가장 놀라운 대목은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투입이었다. 조현우는 두 차례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로 스웨덴 공세를 견뎌냈다. 신 감독은 “높이와 순발력에서 다른 둘보다 낫다고 판단해 애초부터 스웨덴전 골문을 지키게 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김신욱(전북)을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앞선에 위치시킨 것은 “처음부터 그의 높이를 활용해 상대에게 부담을 안긴 다음 후반 빠른 공격으로 전환할 심산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전술을 평가전에서 미리 써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매번 훈련 때마다 20분씩 해봤기 때문에 실전과 다름없는 담금질을 했다”고 말했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앞서 “마르쿠스 베리(알아인)의 세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 등에 막히면서 경기가 어렵게 풀렸는데 우리가 목표한 것들은 다 이뤄 만족한다”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조현우를 꼽았다. 한편 결승골 주인공이자 주장인 랜드퀴스트는 “한국이 굉장히 빠르고 공격적인 팀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아직 두 경기가 남아있다. 함께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넸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태국에도 5·18 같은 역사… 민중 주도로 민주화 올 것”

    정부 저항단체 ‘NDM’ 조직 비판 기사 SNS 공유한 혐의로 ‘최대 징역 15년’ 왕실모독죄 기소 5·18 단체 지원으로 광주 체류 “한국 대학서 정치학 배우고파”“5·18 광주에서 대학생과 시민들이 군사정권에 맞서다 탄압받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세계 난민의 날을 사흘 앞둔 17일 서울신문이 만난 차노크난 루암삽(25)은 정치적 박해 때문에 고국을 등져야 했던 태국의 청년 활동가다. 한국에 온 지 5개월이 됐다. 현재 한국 법무부의 난민 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심사 통과율이 3% 미만이라고 들었지만,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희망한다”며 “정식으로 한국어를 배워 한국 대학에서 국제 인권법과 정치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국은 2014년 5월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상황이다. 이렇다 할 정부 비판 단체가 없는 점을 안타까워한 차노크난은 2년 전 군부에 저항하는 ‘신민주주의운동’(New Democracy Movement)을 만들었다가 탄압을 받았다. 지난 1월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는데 군부는 2016년 12월 태국 왕실을 비판한 BBC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점을 문제 삼았다.기사를 공유한 사람은 2600여명이었다. 하지만 왕실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은 차노크난을 포함해 단 2명뿐이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차노크난과 NDM을 함께 세운 짜투빳 분빳따라락사(27). 그는 기사 공유 당일 경찰에 체포돼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또 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우리 둘 모두 군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태예요. 군부는 인권에 어긋나는 왕실모독죄를 비판 세력을 탄압하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죠.” 왕실모독죄를 저지르면 태국 형법상 최대 15년의 징역을 살 수 있다. 그가 공소장을 본 뒤 불과 두 시간 만에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던 이유다. 난민 이동의 허브 역할을 하는 홍콩이나 유엔난민기구가 있는 필리핀행을 고민하다가 한국을 선택했다. 무비자로 15일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홍콩, 필리핀과는 달리 한국은 90일까지 체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또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 옥중의 짜투빳에게 지난해 인권상을 준 5·18기념재단도 있어 더 믿음이 갔다. 차노크난은 현재 5·18 관련 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광주에서 체류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익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난민 심사를 신청했다. 태국 명문 쭐라롱꼰왕립대학 정치학과 11학번인 차노크난은 교과서를 통해 5·18 민주화 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배우는 한국이 마냥 부럽다. “태국에서도 5·18처럼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다가 피를 흘린 역사가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어요. 왕들의 업적이나 전쟁에서 이겼던 이야기만을 암기하도록 해 왕족에 충성하도록 통제하고 있을 뿐입니다.”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태국 민주화와 함께 하고 있다며 차노크난은 눈을 빛냈다. “당장 내일이나 내년은 아니겠지만, 태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히 왕실이나 군부 엘리트가 아닌 민중들이 주도할 겁니다.” 다음은 차노크난과의 일문일답.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대학에 입학해 강의를 듣던 중에 태국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됐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다른 나라 역사를 공부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중고등학교에서 배워온 태국 역사는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왕족들의 이야기뿐이더라. 우리는 민중의 역사가 빠져있었다.   ⇒역사에 의문을 갖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를텐데. →태국 정부는 학생들을 통제하려는 목적에서 대학에서마저 교복을 입게 했다. 1학년 2학기 때부터 사복을 입고 등교하며 저항했지만, 교복을 입지 않으면 시험장에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2학년 1학기 때는 잡지를 발행하던 친구의 아버지가 왕실모독죄로 잡혀갔다. 이 사건이 교복이라는 작은 문제에서 왕실모독죄라는 큰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게 된 계기였다. 10년형을 선고받았던 친구의 아버지는 7년을 복역하다가 2주 전에 가석방됐다.    ⇒한국에 오고 나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마음이 어려웠다. 지난 7년 동안 모든 민주화 투쟁 일정에 참석했는데 이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너무 어렵게 했다. 지금도 태국에서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고 처음에는 고통스러워서 태국 뉴스도 볼 수 없었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아나. →광주에 도착하고 5·18기념재단에서 제공한 영어로 된 5·18 책을 읽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광주에 살다보면 모를 수가 없다. 5·18 기념공원, 5·18 자유공원, 5·18 민주묘지 등 광주는 온통 ‘5·18’이다. 심지어 ‘518’ 버스를 타면 5·18 관련된 곳을 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광주 여러 단체는 지금도 5·18 당시의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점이 부럽다.   ⇒부모님이 보고 싶을 것 같다. →지난 5월 18일 태국에서 아빠와 엄마, 동생과 친구가 광주를 방문했다. 지난 1월 가족과 헤어진 이후 첫 만남이었다. 미래에 대해 질문하는 부모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오늘과 내일에 대해서 말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내 현재 신분이 그렇다. ⇒후회한 적은 없나. →한국에 와서 외로웠고 처음 두달간은 많이 울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운동에 참여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난민 심사가 걱정되지는 않나. →걱정되지만 희망을 갖고 있다. 그래도 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왕실모독죄 기소장이 있고, 정권에 탄압받았던 사실을 언론 기사로도 증명할 수가 있다.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오히려 중동이나 미안마(로힝야족)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급히 본국을 떠난 난민들이 걱정된다. 이들은 서류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데 지금 신분으로는 대학에 있는 어학당에도 다닐 수 없더라. 학위 공부도 정식으로 할 수가 없다. 한국어를 못하다보니 사람들과 정치적인 문제를 토론하지도 못한다. 지난해 촛불집회 등 민주주의 투쟁이 있었다고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토론해보지 못했다.   ⇒태국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태국 시민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독재 정치의 나쁜 측면을 알아 가고 있다. 단지 지금은 두려워서 거리로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군부 정권이 계속해서 선거를 미루면, 태국 시민들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태국 군부에 한 마디 한다면.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권력이 태국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날, 당신들은 시민들을 탄압했던 행동에 대한 값을 치를 것이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지도부 줄사퇴…네 탓 공방 한국당 ‘식물 정당’ 전락 우려

    지도부 줄사퇴…네 탓 공방 한국당 ‘식물 정당’ 전락 우려

    ‘인물난’에 비대위 출범 불투명 원내 전략 마련에도 난항 예고 홍준표 “인적 청산 못 해 후회”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내부적으로 ‘네 탓 공방’만 반복하고 있다.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등 바쁜 국회 일정이 예정돼 있지만, 홍준표 전 대표 등 지도부 사퇴로 인한 리더십 부재까지 겹치며 ‘식물 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린 모습이다. 네 탓 공방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 전 대표가 가세하면서 더욱 험악해졌다. 재임 중 ‘막말 논란’을 달고 다녔던 홍 전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으로 막말 한번 하겠다”며 당내 일부 의원들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 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다”고 특정 의원들을 암시하며 비판을 퍼부었다. 홍 전 대표는 또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라며 “내가 만든 당헌에서 국회의원 제명은 3분의2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를 강행하지 못하고 속 끓이는 1년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앞서 성일종·정종섭·김순례 등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당 중진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 같은 책임 공방의 와중에 아직 당 혁신 방안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게 전부다. 하지만 비대위 출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외부 인사 영입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인물난’으로 빠른 시일 내 비대위 구성은 어려워 보인다. 특히 당장 코앞에 닥친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원내 전략을 마련하는 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홍 전 대표를 비롯해 염동열·이재영·김태흠 최고위원, 강효상 비서실장, 장제원 수석대변인 등도 14일 사퇴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리더십의 부재와 함께 ‘식물 정당’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감돌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을 의식한 듯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1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당 운영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다. 오후에는 신임 인사차 예방하는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의 예방을 받는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모든 지도부가 사퇴한 게 아닌 만큼 여건이 어려워도 원 구성 협상에 임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겸손하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게 민의로 나타난 만큼 해야 하는 걸 미룰 수는 없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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