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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자주포 사고피해자 이찬호 “괜찮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영상)

    K9 자주포 사고피해자 이찬호 “괜찮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영상)

    전역을 8개월 앞둔 2017년 8월 18일 강원도 철원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올해 5월 전역한 이찬호 예비역 병장. 전역과 함께 치료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된 사연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고 올해 9월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한 달 후 페이스북에 올린 화상 입은 팔 사진은 각 종 포털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를 만큼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나라를 지키다 상처를 입은 부상을 걱정 어린 눈으로 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면에 ‘흉하다’라는 악플로부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댓글들도 이어져 그는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런 반응들은 충분히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 자신이 당한 군 사고에 대해서 잊혀져 가는 게 싫었다. 알려야만 했다. 그것이 그에겐 가장 먼저였고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잊혀지기 싫었어요. 내 흉터는 죽을 때까지 나를 괴롭힐 거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잊혀지더라고요, 뭐라도 했어야 됐어요. 사고가 난 후 1년 4개월이 지났는데 확실한 해결책이 나온 것도 아니고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말란 법도 없고요. 악성 댓글 같은 건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그저 알려야 됐어요. 제가 당한 군 사고에 대해서요. 어찌보면 제 필살기를 꺼내 든 거죠. 이 흉터들은 그때의 온도, 공기뿐만 아니라 당시 제가 느꼈던 고통과 촉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죠.“ 완치될 수 없는 그의 흉터들은 결코 중단할 수 없는 투쟁의 바탕인 된 셈이다.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은 대중으로부터 쉽게 잊혀져 가기 마련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 희대의 악인들, 우리를 슬프게도 기쁘게도 했던 수많은 세상 일들. 단 하나의 예외도 없다. 그저 잊지 않으려고, 잊히지 않으려고 애쓰는 힘겨움과의 싸움만 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14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찬호(25)씨도 그런 힘겨운 싸움을 기꺼이 감당하기로 한 사람이다. 이씨는 자신이 당한 군 사고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자신과 같은 제2의 피해자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알려야 할 사명감을 갖고 있어 보였다. 수도 없이 죽음을 생각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어 그것 마저도 포기해야 했던 그가, 다시 한번 대중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필살기’를 책으로 준비하고 있다. 상처를 당당히 드러내며 아픔의 치유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은 <괜찮아 돌아갈 수 없어도>란 제목의 책으로 말이다. 모금액 전액 또한 기부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삶을 새롭게 시작한 그와의 만남을 정리했다.(Q) 인터뷰 요청을 승낙한 이유가 있다면? 매번 안 좋은 소식으로 찾아뵀었다. 이번에는 좀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고자 제가 1년 4개월 동안 사고 이후의 일들을 메모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하게 됐다. 많은 분들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서 다시 찾아뵙게 됐다. (Q)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총 5번 수술을 한 상태다. 화상치료라는 게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이후에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적 트라우마라든지 마음의 상처라든지 몸에서 지울 수 없는 흉터들이 상당이 많은데 지금까지도 병원에서 다양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추후에도 수술받을 예정이다. (Q) 사고 후 1년 4개월이 지났다. 보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이중보상금지법이란 게 있다. 제가 국가유공자가 됐기 때문에 나라에 보상이라든지 그런 부분에서 소송을 걸 수가 없는 법이 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소송을 진행 못하고 있다. 아직 보상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진행 중에 있는 상태다. 일단 보훈처로 소속이 넘어가서 보훈처의 지정병원, 보훈처병원 혹은 위탁승인 절차를 거친 전문병원에서 다행히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Q) 군 복무 중 사고는 전역 6개월까지만 치료받을 수 있단 말 듣고 심정이 어땠는지?처음에는 매우 우울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저는 나라의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많은 국민들이 일단 지켜보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군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혹은 여성분들도 군대를 가는데, 사고 이후 복지라든지 관리가 안 된다면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없을 거 같다. 저는 아직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잘 해결될 거라고 믿고 있다.(Q) 생각조차 싫겠지만 폭발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저도 실제 사격을 여러 번 해봐서 부담감이 없었다. 거기서 제일 고참이었고, 제일 많이 쏴봤기 때문에. 이것만 하고 바로 다음날 외박이어서 기분 좋게 끝내고 쉬려고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발사에선 잘 작동이 됐다. 근데 세 번째 탄에서 격발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탄이 나갔다. 그러면서 폐쇄기가 제대로 안 닫혀서 내부로 들어오지 않아야 될 연기와 스파크가 들어오게 됐다. 게다가 밀폐사격을 해서 문을 모두 닫고 있었다. 그래서 그 불똥들이 밑에 있던 나머지 화약들을 연소시키면서 엄청난 큰 폭발을 일으켰다. 너무 뜨거웠다. 감각을 잃을 정도로 너무 뜨거웠고 너무 짧은 순간이었고 눈 떠보니깐 전투복이 제 피부에 다 붙어 있고, 제 눈은 섬광, 빛 때문에 하얗게 아무것도 안보여서 제가 그 뜨거운 쇳덩어리들을 만지면서 나왔다. 그래서 지금 지문도 없는 상태고 손가락이 제대로 펴지지도 않고, “사람 살려주세요. 사람 살려주세요” 정말 죽겠다 싶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때 전차 뚜껑이 다 찢겨 날아갔다. 40톤 규모인데 그게 두 동강 나면서 모든 문이란 문은 다 찢겨 날아가서 제가 몸으로 짚으면서 출구를 찾아서 다행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상태였다.(Q) 배우가 꿈이었는데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거 같은데사고 직후에도 포대장님한테 ‘제 얼굴 괜찮냐’고 먼저 물어봤다. 제 상태가 어떤지 그런 것보다도 얼굴이 가장 걱정이 많이 됐다. 죽기 직전까지 꿈에 대한, 연기자가 되기 위한 그런 꿈들에 정말 애착이 있었던 거다. 중학교 3년 때부터 꿈을 꿔 왔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습실에서 살았고 개인관리를 매우 철저히 했다. 그게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니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Q) 사고로 인해 어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중환자실에 있을 때는 정말 악몽이랑, 환청 그리고 환영과 여러 가지가 겹쳐서 너무 힘들었다. 작은 소리에도 크게 민감해하고 남들보다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 폐쇄된 곳이라든지 소리가 상당히 큰 곳이라든지 아니면 풍선이 터진다는 그런 폭발 같은 형상을 보면 되게 겁부터 난다. 지금도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상태다. (Q) 많은 응원의 글과 달리 부정적인 댓글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들었는데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고 많은 관심을 해주실 줄 몰랐다. 댓글에 흉하다는 말을 또 보고 왔어요. 방금 전에도.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 강력 대응을 하고 싶다. 근데 지금은 그분들도 분명히 저와 같은 아픔이라든지 저와 같은 흉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의 (상처가) 잘 아물기를 흉터 없이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잊을 만큼 많은 분들이 정말 응원해 주시고 좋은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거를 저는 다시 느꼈다. (Q) 병실에서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가족에 대해 고마움이 클 거 같은데사고는 제가 났는데 피해 보는 건 저희 가족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봤다. 제가 붕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고 있었다. 어머니는 누가 누구 아들인지도 모르셨다고 한다. 그때 당시에. 그 정도로 너무 심각한 상태였고 병원에서 볼 줄을 꿈에도 몰랐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신다. 제가 어린애가 된 거 같다.(Q) 왜 이런 고난이 나에게 왔을까 원망도 많았을 텐데처음에는 정말 원망을 많이 했다. 신께서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을, 이런 고난과 시험을 주셨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 1년 4개월이 지난 뒤에 생각해보니깐 그런 생각을 했던 게 후회가 된다. 정말 지금은 많이 의지하고 있고 기도도 많이 하고 있다. 그만큼 주시는 것도 많았고 믿음적으로 많이 단단해진 거 같다. (Q) 치료 과정을 담은 <괜찮아 돌아갈 수 없어도>란 포토에세이 출간 배경은?아직도 K9 자주포를 군에서 사용하고 있고 제2의 피해자 혹은 군대에서 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저는 책이라는 수단으로 잊히지 않기 위해서 책을 쓰게 됐다. 이 책은 나의 이야기이면서도 누구나의 이야기다. 흉터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상처 없는 사람도 없고 저도 그 흉터 때문에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1년 4개월 동안 제가 보고 느낀 것들을 메모한 것이 책으로 나오게 됐다. 화상 환자나 소방관이나 장애단체라든지 제 모든 수익금은 기부할 예정이다. (Q) 아픔을 같이 공유하고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주신다면인터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고마우신 분이 너무 많다. 도와주시는 분도 많고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고 그런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힘을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고 그런 힘과 응원을 받아서 앞으로 제가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어떻게 하면 제 이 뜨거움을 나눠 드려서 따뜻함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다. 혹시 목함 지뢰 사건을 아시나요. 그때 있었던 하재헌 하사가 동갑이기도 해서 많이 친해졌다. 그분이랑 아마 1월에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지 않을까 싶다. (Q) 본인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신다면화상 환자분들께는 어떠한 따뜻한 말을 해도 그분들의 뜨거운 고통을 위로해 줄 수는 없다. 사실 저도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는데 많은 위로와 응원에 비해서 고통이 너무 심하다. 조심스럽게 말을 하자면 이번 겨울도 몹시 추울 거 같다. 화상 환자들은 건조해지면 더 악화될 수가 있다. 그래서 이번 겨울 따뜻하게 건강하게 잘 보내셨으면 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일뜨청’ 송재림, 짝사랑 접고 직진 고백..윤균상-김유정 “불붙은 삼각♥”

    ‘일뜨청’ 송재림, 짝사랑 접고 직진 고백..윤균상-김유정 “불붙은 삼각♥”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윤균상, 김유정, 송재림의 삼각 로맨스에 불이 붙었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연출 노종찬, 극본 한희정, 제작 드라마하우스, 오형제) 7회에서 선결(윤균상 분)이 자신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는 사이, 최군(송재림 분)이 오솔(김유정 분)에게 직진 고백을 하며 엇갈린 삼각 로맨스의 막이 올랐다. 두 번째 키스 이후, 선결의 모진 말에 상처 입은 오솔은 선결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냉담한 반응에 선결의 미안한 감정은 더욱 커져만 갔고, 오솔은 “나도 연애할 생각 없다. 특히 대표님 같은 사람과는 더욱”이라고 단언하며 그날의 상처를 되갚았다. 냉정하게 말은 하고 돌아섰지만,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주연(민도희 분)에게 전화를 걸어 선결을 ‘밥맛 똥맛(?)’이라 외치는 순간,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선결과 권비서(유선 분)가 오솔 앞을 지나가고 있던 것. 마음에도 없는 말로 오솔에게 상처를 준 선결과 그 사정 알 길 없는 오솔의 귀여운 신경전이 묘한 설렘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선결은 최군과의 상담 치료 중 오솔 때문에 혼란스러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애써 부정하고 있는 선결의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군은 “그 사람을 지켜줄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느냐”는 돌직구 질문으로 선결을 흔들었다. 오솔을 향한 그의 마음이 자신과 같음을 알기에 최군 역시 좀처럼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두 남자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긴장감을 증폭했다. 그런 가운데 이들의 관계 변화를 예고한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주연의 호들갑에 이끌려간 학교 강연장에서 닥터 다니엘이란 이름으로 강연 중인 최군을 마주한 것. 최군은 놀란 오솔과 눈을 맞추며 “어쩌면 우리에게 절실했던 기회가 바로 우리 앞에 와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 시각, 선결은 스스로의 진심을 외면했던 자신의 태도와 그로 인해 오솔에게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하며 고백을 결심했다. 하지만 오솔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학교에서 선결은 오솔에게 고백하는 최군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어긋난 타이밍과 엇갈린 감정 속에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삼각 로맨스가 설렘 지수를 한층 끌어 올렸다. 선결의 놀라운 변화를 지켜봐 온 권비서가 차회장(안석환 분)을 찾아가 오솔의 존재를 알리는 모습도 공개돼 선결과 오솔의 관계를 뒤흔들 사건을 암시하며 긴장감을 더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중앙동 재개발 참사에 얽힌 비밀의 단서도 궁금증을 증폭했다. 6년 전 사건을 바라보는 최군의 눈빛과 재개발 현장에서 오솔의 메달을 쥔 채로 실려 나온 오솔 엄마의 모습까지 그려지며, 과연 이들의 인연이 어떤 사연으로 얽히게 된 것인지 호기심을 증폭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7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3.4%, 수도권 기준 3.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8회는 오늘(18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천 중학생 추락사 가해자들 구치소 근황 “아주 편해보였다”

    인천 중학생 추락사 가해자들 구치소 근황 “아주 편해보였다”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친구를 집단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가해자들의 근황이 공개됐다. 최근 가해자들 면회를 다녀왔다는 한 학생은 13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가해자가) 웃고, 즐거워보이고 아주 편해보였다. 구치소에 누워서 티비도 볼 수 있고, 9시에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 콩밥을 먹고...그냥 편하다고 했다”고 제보했다. 다른 학생 역시 “구치소에서 나오면 제대로 살라고 했는데 ‘너나 잘살라’며 웃었다”면서 가해자들이 후회도, 반성도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경찰서 가는 거 안 무섭다. 신고하라고 그랬다. 소년원에 들어가 봤자 6개월 그 정도 있다 나오고 짧으면 3개월에도 나오니까...여기 들어와서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주변인들은 가해자들의 불우한 가정환경도 언급했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서열 1위’로 알려진 가해자는 부모가 이혼한 후 새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고, 평소 자해를 하는 등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전해졌다. 다른 가해자들 역시 온전한 가정의 보살핌을 잘 받지 못하는 상태였고, 절도 ·폭행 등 범죄경력도 다수였다.인천지법은 17일 최근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14)군과 B(16)양 등 중학생 4명의 사건이 이 법원 형사15부(부장 허준서)에 배당됐다고 밝혔다. 첫 재판은 다음 달인 내년 1월 15일 오후 2시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린다. A군 등 4명은 지난달 13일 오후 5시 20분 인천시 연수구 한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C(14)군을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옥상에서 C군을 집단폭행할 당시 그의 입과 온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심한 수치심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C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옥상에서 집단폭행을 당하기 전 공원 등지에서도 전자담배를 빼앗기고 코피를 흘릴 정도로 심하게 맞았다. 남녀 중학생 4명 가운데 A군 등 남학생 3명에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공동상해 혐의 등도 적용됐다. A군은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피해자의 점퍼를 입고 나와 논란을 빚기도 했다. A군은 지난달 11일 C군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흰색 롱패딩을 일본 디즈니랜드에서 산 옷이라고 거짓말 해 점퍼를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사기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한편 소년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 성인이라면 상습상해로 많게는 10년, 적게는 7년 형을 받지만 소년 범죄자들의 경우 소년법 적용을 받아 그보다 훨씬 적은 형을 받게 된다. 일본은 지난 2000년 소년 형사처벌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하향하는 내용으로 소년법을 개정했다. 숨진 C군의 어머니는 “당연히 슬프지만, 지금은 슬퍼하지 말고 싸워야 할 때 인 것 같다. 가해자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 우리 아들 말고 다른 애들도 또 당할 수 있다”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임신 5개월’ 아오이 소라, 남편 DJ NON “내 과거 받아준 남자”

    ‘임신 5개월’ 아오이 소라, 남편 DJ NON “내 과거 받아준 남자”

    일본의 성인배우 출신 아오이 소라가 임신 5개월임을 알려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아오이 소라의 남편 DJ NON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일본에서 유명 성인 배우로 활동한 아오이 소라는 지난 1월 자신의 SNS를 통해 DJ NON과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 당시 아오이 소라는 DJ NON에 대해 “잘생기지도 않고 돈이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내 과거의 일을 받아들여줬다”면서 “예전의 일을 후회하지 않지만, 나를 받아주다니 정말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오이 소라의 남편 DJ NON은 일본인으로 트랙 메이커, 편곡자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한편 아오이 소라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남편 DJ NON과 찍은 사진 공개와 함께 임신 5개월임을 알렸다. 아오이 소라는 “‘왜 아이를 낳느냐, 아이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낳고 싶었다”면서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홉 살의 첫 친구, 슈슈를 잃고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홉 살의 첫 친구, 슈슈를 잃고

    아홉살이던 2001년, 맞벌이를 하던 부모님이 데려온 작고 하얀 친구, 슈슈. 8년을 살다간 녀석을 생각하면 그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17살이 되던 해 이사를 가게 되면서 집의 공사기간 때문에 한 달을 집 없이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되었고, 슈슈는 동물병원에 머물게 됐습니다. 아빠의 지인이 하는 동물병원에 맡기느라 집과는 거리가 멀었고, 고등학생인 저는 자주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또한 일하느라 자주 가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한 달이 지나 새 집으로 데려오려고 동물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은 슈슈가 밥을 거의 먹지 않았고, 그게 주인이 너무 오래 두고 가서라고 하셨습니다. 한 달 동안 동물병원 작은 케이지 안에서 먹고, 싸고 너무 힘들었던 슈슈는 새 집에 와서도 일주일간 밥을 먹지 않고,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그냥 계속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던 일요일 아침 슈슈는 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동안 새 공간이 낯설어서 안 먹었구나 싶었습니다. 혹여 잘못될까 싶어 데려간 병원에서는 하루 정도 지켜본 뒤에 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슈슈야, 검사 잘 받고 내일 데리러 올게.” 문을 나서려는데 ‘왈왈’ 두 번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드디어 힘을 내는 구나 싶어 안도했는데 다음날 의사선생님은 슈슈가 간이 안 좋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슈슈는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곁에 아무도 없어 무섭고 외로웠을 텐데, 마지막으로 짖은 건 가지말라는 뜻이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때 우리가 이사를 안 갔더라면, 공사를 빨리 마쳤더라면, 먼 동물병원이 아닌 가까운 동물병원에 맡겼더라면... 많은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가족 모두 서툴러서, 처음이어서 슈슈의 마음을 몰라줬던 것 같습니다. 슈슈와 같은 말티즈 백군이를 키우는 지금, 그 마음을 헤아리며 마음이 미어집니다. 사춘기를 함께 보냈던, 첫 반려견이었고 친구였던 슈슈야.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너에게 미안함뿐이야. 너의 이름만 보아도, 쓰고, 듣기만 해도 아직도 울어 나는. 어린 내가 너를 잘 챙기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미안해. 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울면서 기억할게.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너는 좋은 짝꿍이었어. 그립고 또 그리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슈슈야. 고마워. 보고 싶다. 부모님도 아직 너를 그리워 해. 우리 다음에 또 만나면 그 땐 떨어지지 말자.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 슈슈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양수경, 남편 사망 “스스로 정리..잔인”

    양수경, 남편 사망 “스스로 정리..잔인”

    가수 양수경이 친동생과 남편 사망 후 힘들었던 시간을 고백했다. 양수경은 4일 오후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날 배우 한정수가 먼저 지난해 절친 배우 고(故) 김주혁을 잃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양수경도 가족과의 사별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양수경은 “그림자 같던 내 친동생이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얘는 벌써 먼 길을 갔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전화를 했다. 벌써 장례식장에 갔고 난 하와이에 갔다. 누군가 먼 길을 가고 나니 혼자된 아픔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동안 동생의 얼굴이 앞에 있었다”며 “눈을 감든 뜨고 있든 그 아이가 내 눈앞에 있으니 아무 것도 못했다. 한 10년 동안 공황장애가 심각하게 왔다. 숨도 쉬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가 걔한테 한 번 더 따뜻하게 다가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며 “동생이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싶다고 했는데, 그 전 날 파란색 원피스를 사러 갔다. 그것도 못 입혀줬다. 동생이 남겨 놓고 간 애들이 있다. 애들을 입양한 게 내 욕심이었나 싶다. 사람들이 잘 견뎌냈다고 하지만, 솔직히 지금도 견뎌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양수경은 “애들 아빠도 그랬다. 스스로 인생을 정리하는 것만큼 잔인한 건 없다. 남은 가족이 진짜 아프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한정수는 “누나 진짜 힘들었겠다”며 양수경을 끌어안았다. 양수경의 남편이었던 故 변두섭 예당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난 2013년 향년 54세로 사망했다. 양수경과 1998년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연예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렸던 변두섭 회장은 1980년 예당기획과 1992년 예당음향을 설립한 뒤, 2000년 예당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01년 코스닥에 등록했다. 양수경을 비롯해 최성수, 조덕배, 듀스, 룰라, 소찬휘, 녹색지대, 한스밴드, 윤시내, 김흥국, 젝스키스, 양현석, 임상아, 조PD, 이승철, 이선희, 이정현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선정 “LJ와 이혼, 성격·성향 안 맞았다..후회 안 해”

    이선정 “LJ와 이혼, 성격·성향 안 맞았다..후회 안 해”

    이선정이 전 남편 LJ와 배드민턴 선수 황지만과의 결별을 언급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서인영, 이선정, 정가은, 서문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선정은 “공개연애를 했는데 아직도 잘 만나고 있냐”는 질문에 “헤어졌다. 5년 정도 연애 후 현재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선정은 이어 그동안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다 보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과 달리 비난 받는 것에 대해 지쳐서 숨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공황장애가 와서 위험한 상황까지 왔었다. 자연스럽게 방송과 멀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재는 공황장애를 극복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선정은 전남편 LJ와의 이혼에 대해서도 “섣불렀다. 짧은 시간 내에 선택을 하다 보니 성격, 성향들이 잘 안 맞았다. 그러다보니 헤어지게 됐다. 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LJ와 류화영의 일로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것에 대해서도 “저와는 무관한 사건이다. 관련 있던 옛사람일 뿐인데 불편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가은 이혼 언급 “후회는 안 하지만 딸이 걱정”

    정가은 이혼 언급 “후회는 안 하지만 딸이 걱정”

    정가은이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이혼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진행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녹화에 참석한 정가은은 과거 에릭의 상대역으로 체코 프라하까지 가서 애니콜 CF를 촬영하고 왔다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애니콜 CF는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주는 발판이기도 했던 것. 정가은 역시 그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되었다고 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정가은은 자신을 대신해서 이효리가 에릭의 옆자리를 대신했다고 해 다시 한 번 MC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 정가은은 이혼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혼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지만, 다른 환경에서 커야 하는 딸아이가 걱정이라고 말해 엄마로서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4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강한 여성, 미미… 도전, 오페라 지휘

    강한 여성, 미미… 도전, 오페라 지휘

    국공립 첫 여성지휘자 성시연, 6~9일 국립오페라단 ‘라보엠’ 공연 “‘미미’는 강한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녀린 것 같지만 작품 속에서 결국 용기를 내는 인물은 미미니까요.”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선보이는 연말 스테디셀러 공연 푸치니의 ‘라보엠’은 조금 특별하다. 한국 국공립 오케스트라 역사상 첫 여성 상임지휘자 등 ‘최초’의 타이틀을 늘 달고 다니는 성시연(43) 전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기 때문이다. 그의 국내 오페라 지휘는 경기필 시절 ‘카르멘’ 이후 두 번째이고, 서울에서는 처음이다. ‘라보엠’은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그의 연인이자 결국 폐결핵으로 죽음에 이르는 ‘미미’를 중심으로 파리 뒷골목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함께한 인터뷰에서 성 전 예술감독은 작품 속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이고 연약하게 그려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그는 “로돌포는 오히려 소극적이고, 사랑을 위해서 하는 일이 없는데 미미는 자신의 사랑을 찾기 위해 더욱 적극적”이라며 “(작품 속 조연인) 무제타 역시 화려한 삶과 돈을 좇는 여성으로 그려지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고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따뜻한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라보엠’은 당대의 문화적인 디테일을 모두 담은 작품이자, 희극일지 비극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반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음악계에선 말러나 슈트라우스 등이 장기인 성 전 예술감독의 과거 레퍼토리에 비춰 볼 때 그의 오페라 지휘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그는 지휘자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좀더 다양한 레퍼토리를 다뤄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때마침 국립오페라단에서 ‘라보엠’ 지휘 제안도 받았다. 그는 “프로 데뷔 후 오페라는 스웨덴 왕립 오페라하우스에서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2010년 지휘한 게 처음이었는데, 당시에는 오페라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음악적인 감각과 시각을 더욱 넓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길게는 일주일 정도 준비하는 관현악 공연과 달리 적어도 한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오페라는 작품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더욱 힘들다. 성 전 예술감독은 “관현악은 지휘자가 전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주문을 하고 그 안에서 교감하는데, 오페라는 성악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두면서 음악을 만들어 가야 한다”면서 “(오페라에는) 무대 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흥미로움 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무대를 준비하며 힘을 빼는 법을 배우는 거 같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미미·로돌포 역에 각각 더블캐스팅된 이리나 룽구·정호윤과 서선영·이원종에 대해 “앞 팀은 다른 작품에서 몇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어 능수능란한 게 특징이고 다른 한 팀은 신선하면서도 마음에 전해지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미국 보스턴심포니와 서울시향 첫 여성 부지휘자를 거쳐 4년간 몸담았던 경기필하모닉에서 나온 지 이제 1년이 돼 간다. ‘익숙한 둥지’를 떠난 이유에 대해 그는 “배고파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회했다. 이제 유럽·북미 무대에서 실력으로 겨뤄야 하는 전쟁터로 뛰어든 그에 대해 주변에서는 오히려 예전보다 여유를 찾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해외무대에서 ‘동양 여자’는 살아남기가 더 힘들다고 하죠. 하지만 저는 국내에서 편안함 속에 안주하다 보면 도태될 것 같았어요. 제 결정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번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6~9일 진행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영국에서 출판되는 백과사전에 보면 괴짜라고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다. 영국은 괴짜를 사랑하는 나라다. 펑크의 본거지도 영국 아닌가. ‘영드’의 명탐정 셜록 홈스도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기 세계에 갇힌 괴짜다.영국에서 나도 괴짜 몇 명을 만났다. 우선 초등학교에선 자연과학 말곤 모든 것을 무시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눈은 조그맣고 입술은 얻어맞은 것처럼 늘 부풀어 있었다. 운동도 못해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웠지만, 워낙 특이한 그를 모두 반 선망하는, 반 놀리는 마음에 대표 과학자로 인정했다. 이 녀석은 기네스북에 어떤 새로운 기록이 세워졌다든지, 무슨 딱정벌레가 어디에 사는데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다는지 하는 식으로 잡다한 지식이 많았다. 지금은 뭐하고 지낼까? 중학교 땐 어린 나이에 주식투자에만 골몰한 친구도 있었다. 범생이같이 생겼으나 공부를 못하는 비극적인 녀석이었는데 1년 내내 5파운드(당시 한화 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2~3배로 늘려준다고 속삭였던 게 기억난다. 원금은 무조건 돌려준다는 말에 5파운드를 투자(?)했다가 다시는 그 돈을 보지 못했다. 사기꾼은 아닌 것 같았던 그 친구, 결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됐다. 영국의 괴짜들은 자신이 괴짜인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메달처럼 지니고 괴짜 이미지를 가꾼다. 옥스퍼드 대학에선 워낙 괴짜와 천재들을 만날 기대가 모두들 큰 탓인지 사실 어설픈 가짜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저녁 철학 토론 모임에 갔다가 눈에 띄는 신입생을 보았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는 50대, 얼굴 생김새나 체격은 꼭 12살 같은 외모가 유난한 청년이었다. 특히 자그마한 두더지 앞발 같은 손이 생각난다. 모임에서 그는 특이한 생김새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였다. 굉장한 통찰력, 거침없지만 논리적으로 흐르는 말투.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괴짜인 옥스퍼드의 교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학교가 기업화되며 괴짜 교수들은 없어져 가지만, 몇몇은 전설처럼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오고, 몇몇은 아직도 가르치고 있다. 어떤 교수는 1대1 강의를 욕조 안에서 하고, 또 다른 교수는 질문을 금지했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면 정정했다. 질문을 하면 무섭게 응시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크롬웰이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나요?”가 아니라 “크롬웰은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다”라고 하면 “크롬웰은 17일에 있었던 것 같네”라고 응답한다. 괴짜 교수, 내 기억 속에 가장 깊이 남은 분이 있다. 괴짜라고 하기엔 진지하고 허영 없는, 70대의 노교수. 은퇴하고 지금도 계속 학생들을 가르친다. 매일 아침 일찍 자기 사무실에서 명상하듯이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방학이 되면 스코틀랜드의 인적이 없는 별장에 가서 숨듯이 지냈다. 그 절제된 겉모습 아래 어떤 삶이 궁금하다. 하지만 가까워지기엔 나는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니, 일단 게을렀다. 큰 후회의 하나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주노총 끊임없는 혁신·반성 통해 국가경영 주체돼야”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저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 농가부채만 늘어나는 농민들, 전세금 폭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통과 억눌려 왔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여기 섰습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던 대선의 경제 분야 TV 토론에서 이름조차 낯선 한 후보의 모두발언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IMF 환란은 극복했지만, 정작 서민 중산층의 삶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뼈아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한 노동자이자 진보 정치인’ 권영길(77)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겸 민노당 전 대표는 그해 대선 후보로 나서 95만표 남짓의 득표를 올리는 데 그쳤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진보정치 정책과 노선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이후 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함께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뒤 암 투병을 딛고 최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 이사장으로 남북철도 연결 등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료차 경남 창원 자택에서 서울로 올라온 권 이사장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남북철도운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2012년 18대를 마지막으로 국회의원(경남 창원성산, 노회찬 전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서 20대 의원으로 당선)직을 그만뒀다. 평등 평화 통일이라는 신념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의원직을 마감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자가면역체계 이상이 발견됐다. 합병증으로 설암 수술 등을 받고 아직 회복 단계다.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연결하는 실사구시적인 평화운동이다. 평화가 이뤄져야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이 돼야 영구평화 체계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의 지원 등은 퍼주기 논란이 벌어진다. 하지만 철도를 깔자는 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휴전선 철조망을 걷어내 평화의 철도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취지다. 철도 건설에 쓰이는 아스팔트 침목은 1개 10만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이 1만원씩 내서 내 손으로 평화의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100만명이 참여하는 ‘침목깔기 1만원 기증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평화철도 공동대표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맡는다.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남북철도 연결에 노동계가 앞장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은 열차를 만드는 회사다. ‘우리 손으로 제작한 열차가 북녘을 넘어 유럽까지 달린다’는 취지에 공감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동참했다. 개신교와 불교, 가톨릭 등 종교계도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남북 경제교류 확대는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의 돌파구도 된다. -집이 있는 경남 창원은 조선과 기계공업이 주력 산업이다.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라 지역 경기가 엉망이다. 얼마 전 목욕탕에 갔더니 어떤 분이 ‘문재인 정부는 통일 정책은 잘 하는데…’라며 얼버무리더라. 그래서 현재의 경제 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겪고 있고,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라 현 정부를 마냥 탓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 경제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 수출의존형이라는 특성은 그대로인데 해외에서 물건이 안 팔리는 걸 어쩌겠나.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은 앞으로도 확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더이상 중국의 부상을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속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고, 이는 남북 경제공동체가 될 것이다. 남북철도 연결 혜택의 8할은 우리 쪽에 돌아온다. 금강산이나 개성 등 각종 관광이나 물류 등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남북철도를 막는 건 대북제재가 아닌 대남제재가 되는 게 결국 이런 이유에서다. →어느 철도를 연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나.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고, 동해선 복원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평화철도는 경원선 복원에 집중할 생각이다. 경원선은 서울에서 백마고지까지 연결돼 있다. 북쪽은 평강 이북까지는 이어져 있다. 백마고지와 평강을 연결하면 된다. 거리도 27㎞ 정도로 비교적 짧다. 침목 설치 비용으로 50억원이면 충분하다. 북한의 원산 갈마관광단지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원선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 다만 남북 다 군사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 갈마관광단지를 살리는, 경제부국을 만들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북측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길을 앞당기는 것이다. 몸이 좀 추슬러지면 북한도 방문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놓고 논란이 많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그러나 사회적 대화의 목표와 방향 설정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출범한 게 문제다.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 등 단편적인 의제에만 매달리니 정상적인 논의가 되기 어렵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복지제도 확충,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사회보장 정책을 합의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노조가 국가 권력과 함께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조는 그런 걸 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여긴다. 정부도 사회도 심지어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무상보육에 대한 합의가 없기 때문에 아동수당만 하더라도 국회에서 예산 싸움만 하고, 그러니 정치권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경제 규모 10위권의 국가이지만 교육이나 의료 등은 60위권 국가들만도 못하다. 중산층 서민들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재원의 배분까지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가 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고 풀어가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다. →민주노총이 대기업 귀족노조를 대변한다는 비판도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 호주와 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석방’을 요구하는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호주와 영국에서는 ‘당연히 노조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노조는 자국은 물론 외국의 민주화와 인권 상황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출범 당시부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 및 인권 신장 등 사회개혁 투쟁을 내걸었던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언론노조나 사무금융노조, 금속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별 노조들이 어느 순간 단위노조 투쟁에 주력하고, 그게 중점적으로 부각된 측면이 있다. 한 대기업 노조 간부가 ‘수십년간 노동운동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는 게 조합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을 따낸 것이다. 개별 회사의 학자금 재원들을 모아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의 개별 학자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민주노총이 움직였어야 했다’고 말하더라. 민주노총 역시 개별 사안에 몰두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은 묻혀버렸다. 탄력근로제만 해도 (대기업 중심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닌 중소기업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노조가 없는 전체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노조가 탄력근로제를 반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만 하더라도 일부 조합원의 불만을 설득해가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민주노총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언론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과 자기 반성을 통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닌 국가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자기 희생을 통한 대안을 공격적으로 제시해야 민주노총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현 정부와도 노동계가 각을 세우는 분위기인데. -과거에 차령산맥 이북의 노동 관련 손해배상 사건은 김선수 변호사(현 대법관)가, 이남은 문재인 변호사가 가장 많이 맡았다. 대한민국에서 문 대통령만큼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이가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노조에 대한 개념 정의가 부족한 것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에게 “멈추지 말고, 두려워 말라”고 당부했다.(권 이사장도 가톨릭 신자다) 그러나 촛불정신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하다. 촛불의 주체는 서민과 노동자 등 지금껏 차별을 받아왔던 사람들이고, 이들을 위한 정치가 현 정부의 역사적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정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친 대통령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촛불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연연하는 대신 앞날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정치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진보정당은 철저히 민생정치에 주력해야 한다. 정의당 등도 민생정치는 무엇인가, 국가는 무엇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서민 중산층의 희망이 돼야 한다. ‘소득의 평준화’라는 경제 민주화는 사회적으로는 노조가 분위기를 형성하고, 진보정당이 국회에서 현실화해야 한다. 그게 진보정당의 갈 길이고 한국 정치 개혁의 길이다. ‘민주노총과 민노당은 내 영혼’이지만, 지금은 어느 당 소속도 아니다. 진보진영이 다시 통합돼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신념이다. 새롭게 하나가 된 진보정당이 출범하면 다시 당적을 갖겠다. douzirl@seoul.co.kr ●권영길은 누구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경남 산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부산으로 이주해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농과대학 농잠학과를 졸업했다. 1971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해 파리특파원 등을 지냈다. 부친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가정사가 그를 진보운동으로 이끌었다. 안락한 언론인의 자리를 박차고 1988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995년 출범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총파업을 이끌어 법안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진보 정치인으로 살았다. 민주노동당의 전신인 국민승리 21에 입당해 1997년 15대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1999년 민노당 창당 뒤 2002년 16대 대선 후보로 나섰다. 민노당 당대표이자 경남 창원에서 2004년 17대,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고용·노동 전문가인 권혜원 동덕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위다.
  • [문화마당] 영원은 없다/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영원은 없다/김이설 소설가

    최근에 영화 두 편을 봤다. ‘번 더 스테이지’와 ‘보헤미안 랩소디’.‘보헤미안 랩소디’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던 록그룹 ‘퀸’의 이야기다. 그룹 형성부터 해체, 재결합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룹을 이끌었던 프레디 머큐리를 중심에 두고 펼치는 서사다. 6분 동안 이어지는 실험적인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이룬 월드스타로서의 ‘퀸’이 아니라 인간적인 ‘퀸’을 조명한다. ‘번 더 스테이지’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다. 일곱 청년들의 성장기이자 청춘의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월드 투어를 가장 가까이에서 담아낸 영상이다. 무대 위가 아닌 조명이 꺼졌을 때 멤버들의 담담한 읊조림으로 유례없는 인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재밌게도 근래 본 두 영화 모두 남성, 그룹, 그리고 음악에 관한 영화였다. 두 영화의 다른 점이라면 ‘보헤미안 랩소디’가 정점을 찍고 흩어진 그룹의 일대기이자 레전드였던 시절의 회고록이라면, ‘번 더 스테이지’는 이제 한창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어쩌면 정점인 현재의 복판을 기록하는 일기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퀸’은 몰라도 이제 ‘방탄소년단’을 모르기가 힘들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성공한 현재의 모습만 보여 줬어도, 우리는 ‘방탄소년단’의 일곱 청년이 얼마나 힘들게 그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그저 우연이나 운명이 아닌 그들의 ‘피·땀·눈물’로 이뤄진 결과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방탄소년단’ 팬들인 ‘아미’들에게 원성을 들을지라도, 이상하게 두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어김없이 ‘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수능 0세대부터는 소위 X세대라 불렸다. 그리고 누군가는 ‘서태지 세대’라고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무대를 직접 본 세대이며, 컴백 방송을 보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을 땡땡이치고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갔던 세대였다.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끝나지 않고, 헤어지지 않을 것 같던, 늘 정상에 있고, 늘 우리 곁에서 우리의 눈을 마주쳐 줄 것 같던 우상이 어떻게 해체됐는지 똑똑히 목도했으며, 중년이 된 그들 각각의 삶이 어떤지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들을 보며 흐뭇하게 옛 시절을 회상하기보다는, 그들 또한 이별과 끝에 대해 배우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괜히 코끝이 시큰해지는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의 사랑만큼은 그 영원이라는 단어를 붙여 보고 싶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던 편지를 썼던 무수한 지난날들이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헤어지게 돼 있으며, 아프지 않은 이별은 없고, 끝이 없는 사랑도 없더라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는 내가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는 세대들에겐 꼰대라 불릴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이제는 사랑할 때 이별을 생각할 줄 아는 나이가 됐다는 것이 별로 쓸쓸할 것도 없는 세대가 된 것이란 고백밖에 안 될지라도 말이다. 사랑할 때 열심히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 사랑이 끝나도 후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고, 그래도 후회가 쌓이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아픈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지금 사랑을 하는 중이라면 ‘퀸’의 공연장에 모여든 관객들의 환성만큼, ‘방탄소년단’을 향해 흔드는 아미밤의 불빛만큼 있는 힘껏 사랑하기를 바란다. 세상에 끝이 없는 무엇인가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일곱 벌 주문해 여섯 벌 반송 ‘연쇄 반품女’ 괜찮은 걸까

    일곱 벌 주문해 여섯 벌 반송 ‘연쇄 반품女’ 괜찮은 걸까

    주위에 이런 여성 한두 명쯤 있을 것이다. 이름하여 “연쇄 반품녀(女)”. 온라인 몰에서 비싼 옷이나 구두, 핸드백들을 사들였다가 번번이 반송하는 여성들이다. 왜 이러는 걸까? 온라인 몰들은 이런 여성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걸까? 영국 BBC가 28일 살펴봤다. 런던에서 인재 컨설턴트로 일하는 해리엇 고든(28)은 온라인으로 구입한 의류의 절반 정도만 집에 간직하고 있다. 한달에 400파운드 정도 사들이는데 절반은 반환한다. 몸에 맞지 않거나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온라인 이미지와 다르다는 이유 등 때문이다. 그녀는 “모델들이 걸치고 있으면 환상적으로 비친다”고 웃어넘긴 뒤 자신이 걸치면 완전 다르게 보인다고 했다. 가게에 가서 산 물품을 반환하려면 직원이나 주인과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반면 온라인에서는 반품하는 일이 편해 거리낌 없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곧 결혼하는 헤스터 그레인저(41)는 온라인 몰 아소스(ASOS)에서 웨딩드레스를 일곱 벌이나 주문했다. 마음에 드는 옷이야 한 벌이면 그만이지만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새 청바지를 사고 싶어도 다섯 벌을 주문해 한 벌을 골라낸다. 한달에 300~400파운드를 지출했는데 실제로는 70~80파운드에 그친다. 그레인저는 “난 정말 나쁘다”고 웃어넘긴 뒤 “다른 업체의 다른 물품을 수백 파운드에 구입하지만 80%는 반납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엄마들의 커뮤니티인 무말라 클럽을 만든 헤스터는 키가 152㎝ 밖에 안돼 치수 만으로는 몸에 맞는 옷을 고르기 어려워 일단 세 가지 치수로 한 품목을 구입한다. 이런 여성들의 구매 행태는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영국 내 신용카드 등의 절반 가까이를 아우른 바클레이카드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소매업체 4분의 1은 최근 2년 동안 반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판매된 옷이나 신발의 절반 가까이는 반품됐다. 소셜미디어가 이런 행태에 기름을 끼얹어 10% 가량의 쇼핑족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올릴 사진 한 번 찍기 위해 주문한 뒤 목적을 달성하면 곧바로 반품해버린다. 엣지힐 대학 심리학과의 지오프 비티 교수는 “쇼핑 욕구가 채워질 때는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분은 감소한다. 반품녀들은 아무 것도 손해보지 않고 그 흥분만 다 챙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면서 여성들은 부끄러움이나 당황하지 않고 왜 이 품목을 필요로 하지 않는지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처럼 큰폭으로 할인되는 특판 기간에 휩쓸려 구매해놓고 나중에 후회가 돼 반품하는 일도 잦다. 배송 경비는 물론 포장, 세탁, 시간 낭비 등 숱한 문제를 낳는다. 바클레이카드에 따르면 소매업자들의 3분의 1은 반품 경비를 감안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일부 소매업체들은 악질적인 고객들을 상대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 온라인 강자 아마존은 고객들이 너무 많은 품목을 반환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반품 관리 소프트웨어 시스템 업체인 리바운드 리턴스의 비키 브록 데이터 혁신 국장은 연쇄 반품꾼이 나쁜 고객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아주 적은 비중의 고객들이 엄청난 반품을 불러 일으킨다며 이 그룹에는 좋은 고객도 나쁜 고객도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샤이니 키, 태민·故종현 잇는 솔로 데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노래 채웠어요”

    샤이니 키, 태민·故종현 잇는 솔로 데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는 노래 채웠어요”

    “할까 말까 고민할 것도 없이 저희(샤이니)끼리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에서 다른 멤버들이 시작했으니까 이어나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다였던 것 같아요.” 샤이니의 ‘만능열쇠’ 키(27·본명)가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첫 솔로 정규앨범 ‘페이스’(FACE) 발매 쇼케이스를 열고 앨범 제목을 ‘페이스’로 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키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처음 솔로로 데뷔했다. 앨범 제목은 2014년 태민의 ‘에이스’(ACE), 2015년 고(故)종현의 ‘베이스‘(BASE) 등 다른 멤버들의 솔로 데뷔앨범 제목과 운율을 맞췄다. 말 그대로 ‘얼굴’과 ‘직면하다’는 이중적인 뜻을 담은 동시에 샤이니로서의 정체성도 담았다. 소녀시대 태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쇼케이스에서 키는 일부 수록곡의 하이라이트를 들려주며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타이틀곡 ‘센 척 안 해’와 수록곡 ‘굿굿’(Good Good) 무대를 선보였다. ‘센 척 안 해’는 감성적인 선율의 어쿠스틱 기타와 하우스 리듬이 어우러진 R&B 장르의 곡이다. 연인과 이별한 후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인정하는 마음을 담담하게 가사에 담았다. 뮤직비디오에는 ‘센 척 안 해’ 피처링에 참여한 크러쉬도 등장한다. 키는 “제목만 들으면 강렬한 댄스곡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슬픈 가사와 서정적인 기타 선율이 인상적인 곡”이라며 “센 척 안 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센 척 하는 것이지 않나. 슬픔을 인정하고 괜찮은 척하는 가사”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계절감도 맞고 제가 안 보여드렸던 모습으로 의외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키는 앨범 수록곡 중 ‘아이 윌 파이트’(I Will Fight), ‘이지 투 러브’(Easy To Love), ‘미워’, ‘디스 라이프’(This Life) 등 4곡의 작사에 참여해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또한 의상 디렉터로 참여한 키만의 독특한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크릴렉스(Skrillex), 발렌티노 칸(Valentino Khan), 런던 노이즈(LDN Noise), 바지(Bazzi)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고 음원 강자 크러쉬, 씨스타 출신 소유, 대세 래버 빈첸까지 화려한 피처링진이 힘을 더했다. 폭넓은 음악을 다양하게 담은 앨범에 대해 키는 “음반 작업을 하면서 음악으로 저를 모르시는 분들에게도 가깝게 다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온전히 저의 취향을 담기보다는 편한 노래, 좋은 노래를 골라 실었다”고 말했다. 솔로앨범까지 10년이라는 시간에 걸린 데에 대해서는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키는 “(솔로앨범을) 빨리 내는 게 몸에 맞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아닌 것 같다”며 “조금 더 빨랐다면 마음이 조급해서 쫓기듯 활동하는 게 보였을 것 같다. 차분히 준비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키는 솔로 데뷔에 앞서 ‘만능열쇠’라는 별명답게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다. ‘놀라운 토요일’, ‘청담키친’ 등 예능에서 맹활약했다. ‘삼총사’, ‘인 더 하이츠’ 등 뮤지컬과 ‘혼술남녀’, ‘파수꾼’ 등 드라마에 출연했다. 촬영을 마친 영화 ‘뺑반’은 내년 개봉 예정이다. 키는 “저를 더 알아주시는 분야는 다른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겸손해하면서도 “여러 분야에서 많은 분들이 좋은 모습을 봐주시면 음악도 들어주시겠구나 라는 생각에 열심히 활동하게 되는 것 같다”며 가수 활동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샤이니 10년 활동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10년간 후회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며 “그 시간이 없었다면 이렇게 혼자 여러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든다. 정말 귀하고 값지며 뗄 수 없는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나영 통편집, 남편 구속에 “본인이 죗값 치를 것”

    김나영 통편집, 남편 구속에 “본인이 죗값 치를 것”

    남편 구속 사실이 알려진 김나영이 방송에서 통편집 된다. JTBC 측은 26일 “현재 김나영은 ‘날 보러와요-사심방송제작기’와 ‘차이나는 클라스’의 녹화를 마쳤지만, 해당 분량은 방송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JTBC가 ‘날 보러와요’와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김나영의 분량을 통편집한 이유는 그의 남편 A씨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 A씨는 금융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은채 사설 선물옵션 업체를 차려 약 200억 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것을 알려졌다. 이에 김나영은 소속사를 통해 “남편의 사업과 수식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며 “남편은 본인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죗값을 치를 것”이란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하 김나영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김나영입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합니다. 저도 이번 일에 대해 파악이 다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능한 빨리 전후 사정을 말씀드려야 하기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동안, 남편의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은 자산 관리를 하고 운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남편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제 분야에서 열심히 일 해왔고, 너무나 바랐던 예쁜 아이들이 생겼기에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저의 직업에 대해 남편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듯, 저 역시 남편의 사업과 수식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 남편은 본인의 일로 매우 힘들어 했지만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이 소중한 가정을 지키면 ‘남편 일도 잘 되겠지...’ 하는 희망으로 제 일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하는 일이 이런 나쁜 일과 연루되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분들의 황망함과 상실감에 감히 비교될 순 없겠지만, 저 역시도 어느 날 갑작스럽게 통보받은 이 상황이 너무나 당혹스럽고 괴롭기만 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도 이미 약속된 스케줄을 급작스럽게 취소할 수 없는 일이었고, 몇몇 촬영이나 행사 참석 역시도 엄마, 아내 김나영이 아닌 방송인 김나영의 몫이기에 강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리 전후사정을 말씀드리지 못했던 점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관계자 분들의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남편에 대해 무작정 믿지 않고 좀 더 살뜰히 살펴보았을 걸 하는 후회가 막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린 두 아들의 엄마이기에 마냥 정신을 놓고 혼란스러워할 수만은 없는 상태입니다. 남편의 잘못들은 기사로 더 자세히 알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파악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자문을 구하며 조사와 재판이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본인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죗값을 치를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뒤돌아보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좋은 일로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나영 남편 구속 “당혹스럽고 괴로워..남편 죗값 치를 것”

    김나영 남편 구속 “당혹스럽고 괴로워..남편 죗값 치를 것”

    김나영이 남편 A씨가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김나영의 남편이자 S컴퍼티 대표 A씨는 금융감독위원회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선물옵션 업체를 차린 후 약 200억원 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개장 혐의로 업체 대표 A씨 등 3명이 구속됐으며, B씨 등 10명은 불구속 입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이에 대해 김나영은 “제가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동안, 남편의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은 자산 관리를 하고 운용하는 사람이었다. 남편이 하는 일이 이런 나쁜 일과 연루되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분들의 황망함과 상실감에 감히 비교될 순 없겠지만, 저 역시도 어느 날 갑작스럽게 통보받은 이 상황이 너무나 당혹스럽고 괴롭기만 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남편의 잘못들은 기사로 더 자세히 알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파악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자문을 구하며 조사와 재판이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다. 남편은 본인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죗값을 치를 것”이라며 “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뒤돌아보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좋은 일로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나영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김나영입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합니다. 저도 이번 일에 대해 파악이 다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능한 빨리 전후 사정을 말씀드려야 하기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동안, 남편의 직업에 대해 아는 것은 자산 관리를 하고 운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남편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제 분야에서 열심히 일 해왔고, 너무나 바랐던 예쁜 아이들이 생겼기에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저의 직업에 대해 남편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듯, 저 역시 남편의 사업과 수식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결혼 후, 남편은 본인의 일로 매우 힘들어 했지만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이 소중한 가정을 지키면 ‘남편 일도 잘 되겠지...’ 하는 희망으로 제 일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하는 일이 이런 나쁜 일과 연루되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분들의 황망함과 상실감에 감히 비교될 순 없겠지만, 저 역시도 어느 날 갑작스럽게 통보받은 이 상황이 너무나 당혹스럽고 괴롭기만 합니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도 이미 약속된 스케줄을 급작스럽게 취소할 수 없는 일이었고, 몇몇 촬영이나 행사 참석 역시도 엄마, 아내 김나영이 아닌 방송인 김나영의 몫이기에 강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리 전후사정을 말씀드리지 못했던 점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관계자 분들의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남편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럽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남편에 대해 무작정 믿지 않고 좀 더 살뜰히 살펴보았을 걸 하는 후회가 막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린 두 아들의 엄마이기에 마냥 정신을 놓고 혼란스러워할 수만은 없는 상태입니다. 남편의 잘못들은 기사로 더 자세히 알았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파악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자문을 구하며 조사와 재판이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편은 본인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죗값을 치를 것입니다. 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뒤돌아보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좋은 일로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신도 상습 성폭행’ 이재록 목사 징역 15년… “신적 존재 믿음 악용해 상습 범행”

    ‘신도 상습 성폭행’ 이재록 목사 징역 15년… “신적 존재 믿음 악용해 상습 범행”

    교회 신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재록(75)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문성)는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어려서부터 만민중앙성결교회에 다니며 피고인을 신적 존재로 여기고 복종하는 것이 천국에 갈 길이라 믿어 지시에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처지를 악용해 장기간 상습적으로 추행·간음했다”면서 “범행이 계획적·비정상적이고, 유사한 방식을 반복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지도자에 대한 배신감에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가장 행복하게 기억돼야 할 20대가 후회되고 지우고 싶은 순간이 된 데 고통스러워하며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신도 8명을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13만명의 신도를 거느리는 대형 교회 지도자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이 목사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이 목사는 자신이 신도들에 대해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20세 이상의 여성으로서 정상적 지적 능력을 갖췄다며 심리적 항거 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자신의 건강상태로는 성폭력 범행을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놨다. 재판부는 이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범행을 일체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고,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회개 편지 내용을 공개하는 등 내밀한 사생활까지 들춰내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해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선고공판에 방청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안팎에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100여명이 모여들었다. 일부 신도들은 이날 오전 5시부터 법원에서 방청권을 받기 위한 줄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들어서지 못한 일부 신도들은 선고 내용을 듣고 “모든 게 조작됐다”고 항의하거나 “쓰러질 것 같다”며 계단에 주저앉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서인국의 애처로운 폭주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서인국의 애처로운 폭주

    행복은 찰나였고 외로움은 지독했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던 그는 결국 괴물이 되었다. 어제(2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연출 유제원/극본 송혜진) 15회에선 가까스로 자신을 다잡았던 김무영(서인국 분)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애처로운 폭주는 시청자의 마음에도 강한 인상을 전하고 있다. 앞서 김무영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아버지와 유진국(박성웅 분), 그리고 유진강(정소민 분)의 부모님과 얽힌 애꿎은 운명을 이겨내고 받아들이기 위해 누구보다 애썼다. 하지만 애타게 찾아 헤맸던 친여동생이 바로 유진강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모든 사고 회로가 일순간에 정지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장세란(김지현 분)을 찾아갔던 그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은 지켜보는 이의 가슴마저 내려앉게 했다. 무엇보다 서인국(김무영 역)이 하염없이 걸으며 옥탑방에 돌아오는 길, 공허한 두 눈과 넋 나간 표정은 김무영의 절망스러운 심경을 잘 말해주었다. 이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던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준 그녀와의 행복한 기억이 교차되며 쏟아내는 눈물이 한층 강렬하게 느껴졌다는 반응. 그가 일부러 유진강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쏟아내며 상처를 주고 “여기서 끝, 그만하자”라는 말을 내뱉기까지의 심정 역시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문 안으로 들어온 그가 한참 동안 제자리에 서 있는 모습은 어느 때보다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상태를 뒷받침했다. 이 모든 것이 장세란의 추측과 장난이었다는 것을 김무영은 미처 알지 못했다. 때문에 유진강도 이를 알게 될까, 자신과 똑같은 충격을 받고 망가질까 봐 철저히 멀어졌던 것. 하지만 장세란이 유진강에게 다가가 도발했다는 사실은 그런 그를 멈추게 했다. 순간적으로 묘하게 변하는 표정에는 두려움과 후회가 스쳤으며 멍하니 “내가 잘못했어요, 부탁할게요. 그 사람들 건드리지 마요”라는 부탁에서는 진심까지 느껴졌다. 결국 자신보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폭주해야만 했던 모습은 무섭도록 애처롭고 슬펐다. 권총을 들어 상대에게 총구를 당기기까지, 그 순간 서인국이 만들어낸 복잡 미묘한 공기와 분위기는 끝까지 모두를 숨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힘을 발휘했다.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꼬리표와 눈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본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던 그는 그렇게 살인용의자가 되어버렸다. 서인국은 다시 혼자가 된 김무영의 위태로운 상태를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최상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오늘(22일) 밤 9시 30분,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마지막 이야기에서 그의 미친 열연에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송소희 “학교서 ‘관종’이라 소문..단아 이미지와 달라”

    송소희 “학교서 ‘관종’이라 소문..단아 이미지와 달라”

    국악 신동에서 어엿한 숙녀로 성장해 흐른 세월만큼이나 더욱 짙어진 목소리로 깊은 울림을 전하는 국악인 송소희와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한복린, 위드란(WITHLAN), 클라쎄14 등으로 구성된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이미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송소희는 호피 드레스에 핑크 퍼 코트를 입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하면 블랙 미니 드레스에 블랙 베레모를 쓰고 시크한 무드를 보여줬다. 이어 슈트 스타일링으로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보여준 그는 마지막으로 단아한 한복 콘셉트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국악 여신의 면모를 보여줬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한 그는 “올해 ‘모던민요’ 앨범 발매 후 활동하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며 “대학생 신분이라 막 중간고사가 끝나 다음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국악인이자 풋풋한 대학생 송소희의 모습을 보여줬다. 소리는 5살, 민요는 8살에 시작한 송소희. 어린 나이부터 국악을 하며 고된 시간도 많았을 것 같다는 물음에 “현재까지 삶 중에서 굳이 슬럼프를 꼽자면 현재가 가장 큰 굴곡을 맞이하고 있는 구간”이라고 입을 뗀 그는 “음악적으로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싶은 순간”이라며 “이 지점에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이 되고, 소리라는 분야에 대해 알면 알수록 부족한 게 너무 많이 보이니까 스스로 답답한 마음도 크다. 후회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지금까지 왔던 길에 대한 살짝 회의감도 들고 그래서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된다”고 진중한 답변을 전했다. 지금의 송소희라는 인물이 있기까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전한 그는 “예술에 꿈을 가진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그 길로 인도해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송소희를 알린 ‘전국노래자랑’ 출연 계기 역시 어머니라고 답한 그는 “‘전국노래자랑’은 현재 모든 음악적 고민의 원천이자 민요를 제대로 시작하게 해준 동력”이라고. 전통에 대해 크게 갈망하고 공부하면서도 한국음악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영역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영역에서 국악을 알리고자 하는 그는 “작년부터 기획한 기진맥진 프로젝트라는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국악의 소신은 지키며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악이 아닌 다른 장르를 가진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음악적 간극으로 인해 어려움도 있었을 터. “서로 음악적인 색을 지키며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율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국악에 대한 낮은 관심과 외면받는 현실에 국악인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고 전하자 “젊은 국악인들에게 주어진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강요하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보였다. 국악인이면서 22살 풋풋한 대학생인 그에게 대학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을 묻자 조별과제라던 그는 “그게 뭐라고 많은 사람들이 골머리를 썩이며 싫어하는지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알겠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요즘에는 날씨가 추워서 타지 못하지만, 평소 학교 다닐 때 킥보드를 애용한다는 그는 “관종이라고도 하더라”며 “나에 대해 고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옷도 다양한 스타일로 입고 이어폰 꽂고 노래 들으면서 신나게 킥보드 타고 다니니까 사람들 눈에는 신선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음악을 배우면서 한국의 유교 사상도 자연스럽게 접한 그는 “친구들은 진지충이라고 한다”며 “서로의 고민에 대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좋아한다. 괴리감은 있지만 함께하면 늘 즐겁다”고 전했다. 스무 살 때 술이라는 신세계를 접했다며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 그는 “1학년 때 정말 무섭게 술을 마셨다”며 “주량으로 지기 싫어서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마시기도 했다. 이제는 쳐다보기도 싫을 지경”이라고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중에겐 한복 입은 모습이 익숙하지만, 평소 다양한 사복 스타일을 즐긴다는 그는 “한가지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하게 입고 싶은 걸 입는 편”이라며 “한복은 250여 벌 정도 소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걸음걸이 교정을 위해 아이돌 댄스를 배웠다고 전한 그는 “흥미는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며 “내적으로 이렇게 과격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워풀하게 췄지만, 안무 선생님은 조금 더 넓게 사용하라고 했다”고 답해 폭소케 했다. 도량이 넓은 사람이 이상형이라던 그는 “모든 일에 있어서 둥글게 대할 줄 알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며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 부분인 것 같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놓기도. 국악 신동에서 국악 소녀, 국악 여신까지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는 그이지만 어떤 수식어보다 누가 봐도 한국음악을 하는 소리꾼, 국악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송소희는 “스스로 당당하게 ‘국악인 송소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고 싶다고 깊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가온 2019년 목표에 대해 “음악적으로 굵직한 작업을 많이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대학 생활을 마침표를 찍는 해이기 때문에, 그 마침표를 정말 멋있게 찍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전한 그는 “음악적으로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이 순간이 내게는 소중하고 크게 와 닿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과정을 믿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재환, 약물 구설 딛고 MVP…강백호, KT 창단 첫 신인왕

    김재환, 약물 구설 딛고 MVP…강백호, KT 창단 첫 신인왕

    김,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타점왕 등 3관왕 강, 555점 만점에 514점 받아 압도적 신인상 유망주로 너무 오래 머문 시간 때문일까. 잘못에 대한 회한 때문일까. 11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재환(왼쪽·30·두산)은 끝내 울먹였다.19일 열린 2018 KBO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MVP) 트로피를 들고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 같은 것들을 무겁게 갖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로 선발된 2011년 10월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이며 10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뒤 지금껏 ‘약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것을 의식한 듯했다. 이날도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비판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김재환은 이날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지난 10월 15~16일 진행) 결과 888점 만점 중 487점을 받아 MVP의 영광을 안았다. 홈런·타점상도 휩쓴 김재환은 3관왕에 올랐다. 두산 토종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1995년 김상호(OB) 이후 23년 만이다. ‘잔칫날’이지만 김재환은 이날 하루에만 수차례 사과를 반복했다. 김재환은 “(약물 문제는) 내가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를 향한 비판을 외면하고 지나가면 안 된다”며 “단 하루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이 있으니 미래가 더 중요하다. 경기장 안팎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2008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매년 스프링캠프 때만 되면 유망주로 꼽혔던 김재환은 2016년에야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파워는 일찍이 인정을 받았으나 타격 타이밍과 궤적이 좋지 않았는데 마침내 눈을 뜬 것이다. 2015년 11월 태어난 쌍둥이 딸도 김재환이 정신력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이전까지 통산 홈런이 13개에 불과했던 김재환은 2016시즌 37홈런을 때렸고, 2017시즌에는 35개, 올해는 44개로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에 오르는 괴력을 뽐냈다. 올 시즌 타율 .334, 176안타, 133타점, 104득점을 기록했다. 한편 KT의 강백호(오른쪽·19)는 555점 만점에 514점을 받아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KT가 2015년 1군 무대에 입성한 이래 구단의 첫 신인상 수상 선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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