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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기도 그리고 안부 전화/김균미 대기자

    박희병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구순의 어머니를 1년간 간병하며 쓴 기록인 ‘엄마의 마지막 말들’(창비)을 읽으면서 가슴 먹먹했다. 너무 빨리 다 읽어 버릴까 일부러 천천히 책장을 넘기곤 했다. 읽는 내내 부모님과 나, 가족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었다. 내일이 아닌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잊히고 부정확한 기억 대신 기록을 남겨야지 다짐했었다. 가족과 친지들이 비교적 건강함에 감사했다. 새해 들어 주위 어른들의 병환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다들 연세가 있어 각오했던 일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좋지 않다. 더구나 코로나 와중이어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시면 뵐 길도 막막하다. 이번 고비를 무사히 넘기시길 기도하는 것 말고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다 보니 기도가 점점 길어진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분의 쾌유를 빌다 보면, 요양원에 계신 또 다른 어른이 떠오르고, 몇 해 전 큰 수술을 받았던 또 다른 어른과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친척 어른이 생각나 결국 한 분 한 분 건강을 빈다.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됐다. 기도가 길어지면서 안부 전화도 잦아진다. 몇 마디 오가지 않아도 마음이 놓인다. 기도도 안부 전화도 어른들이 아니라 어쩌면 나를 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덜 후회하려고.
  • 17전 17승 완벽했던 원성진, 뚝심 한수 뒤엔 내조의 힘

    17전 17승 완벽했던 원성진, 뚝심 한수 뒤엔 내조의 힘

    20대 초중반의 기사가 패권을 쥔 바둑계에서 30대 기사가 존재감을 드러내긴 쉽지 않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는 항상 뜻밖의 변수가 있는 법. 지난 시즌 바둑리그에서 100%의 승률로 최고령 다승왕에 오른 원성진(36) 9단이 그랬다. 원 9단은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2020~21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소속팀 셀트리온이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2004년부터 바둑리그에 참가한 그가 처음으로 맛보는 우승이었다. 셀트리온의 우승에는 정규리그와 포스트 시즌에서 17전 17승을 거둔 원 9단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강 신진서(21) 9단도 2패가 있을 정도니 원 9단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원 9단은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할 줄 예상 못 했는데 압도적인 성적을 올려 기쁘다”며 웃었다. 쟁쟁한 젊은 기사들 틈에 다른 진로도 고민하던 시기에 찾아온 전성기는 바둑기사로서의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원 9단은 “주변에서 도핑테스트해야 한다고 농담한다”면서 “나이가 들면 실력이 안 된다는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전승을 거두기까지 몇 번의 난관도 있었다. 원 9단은 “박건호 5단과의 첫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끝내기에서 역전했는데 그 바둑을 졌으면 안 좋게 꼬였을 것”이라며 “4연승을 달릴 때 만난 박승화 8단과의 대국은 마지막 30수 정도까지 지던 바둑을 결국 한집 반 차이로 이겼다”고 돌이켰다. 승부의 세계에서 아무런 원동력도 없이 승승장구할 수는 없다. 원 9단이 꼽은 가장 큰 비결은 바둑계를 대표하는 미녀인 아내 이소용(32) 바둑 캐스터의 내조다. 원 9단은 “아내가 항상 시합날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써 줬고 바둑 공부를 할 때는 바둑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줬다”면서 “다른 금전적인 부분에 신경 쓰지 말고 바둑만 하라고 부담을 덜어 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자랑했다. 또 다른 비결은 마음가짐의 변화다. 2019년 성적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은 원 9단은 방송이나 교육 등 다른 진로도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 끝에 “이 생각 저 생각 할 바에는 일단 승부에 집중해 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실수가 나오면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지던 약점도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꾸준히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원 9단의 책임감도 커졌다. 국내 기사를 상대로 잘해 놓고 외국 기사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원 9단은 “바둑팬들이 그전에 나한테 기대가 없었는데 이제 조금은 생기지 않았을까”라며 “다른 정상급 기사와 달리 세계대회에 참가하면 예선부터 올라가야 해서 쉽지는 않겠지만 기왕이면 목표는 크게 잡고 결승까진 다 올라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유승민 “윤석열의 박근혜 30년 구형 과해, 그의 지지도는 인기투표”

    유승민 “윤석열의 박근혜 30년 구형 과해, 그의 지지도는 인기투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내렸던 구형이 “과했다”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일찌감치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유 전 의원이 4·7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포럼을 찾은 것은 본격적으로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아이러니한 것이 요즘 윤 전 총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며 “구속기소와 구형, 법원 형량은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가급적 빨리, 극렬지지자 눈치보지 말고 해결하는 게 국민 통합이나 국격을 생각해서도 맞는 것 같다”며 “사면을 하면 보수가 오히려 좀 편해지면서 결국 야권 전체가 가장 경쟁력있는 단일 후보를 낼 수만 있다면 (보수 분열과 같은) 우려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사실상 정치를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지지도는 일종의 인기 투표같은 것이다.이게 여름, 가을이 되면 몇번 출렁일 계기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계기가 있으면 저한테 거부감 가진 영남보수층한테도 새롭게 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가 지금부터 국민들에게 훨씬 변화와 혁신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지지도 올라갈 수 있다면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에게도 훨씬 매력적인 대상이 되지 않겠나”라며 “야권 단일후보를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이 열려있는 상태에서 (당 밖 인사들이) 우리와 같이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라고는 생각 안한다. 그냥 국민이 얼마나 선호하고 인기있느냐 이것이다”고 했다. 강연 중 유 전 의원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김무성 전 의원은 “유승민은 박근혜가 키워줬는데 배신했다고 태극기 세력이 비판한다. 그런데 제가 증인이다. 그런 것 없다”며 “우리 둘이 참 친했던 사이인데 중간에 (탄핵의) 강이 놓여가지고 소주 한 잔 하지 못하는 사이가 됐나 모르겠다”고 유 전 의원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탈당으로 유 전 의원과 멀어졌을 당시를 언급하며 “진수희 전 의원이 (유 전 의원과) 뽀뽀하래서 했는데 욕을 많이 먹었다. 난 후회 안하는데 유승민이 후회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고, 유 전 의원은 크게 웃었다. 당시 두 사람의 뽀뽀는 동독이 망하기 직전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79년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과 나눈 키스에 비유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놈아!” 송언석, 당직자 폭행 사과 “당시 상황 후회해”

    “××놈아!” 송언석, 당직자 폭행 사과 “당시 상황 후회해”

    “송언석, 사과문 들과 직접 찾아와”“피해 당사자들도 송 의원 선처 호소”송, 보선 발표날 자기 자리 마련 안했다며당 사무처 국장 정강이 발로 차고 욕설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4·7 재보궐 선거 개표 상황실에서 당직자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고 당 사무처 노동조합이 밝혔다. 당초 송 의원은 큰 소리만 났을 뿐 폭행을 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목격자가 잇따르고 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의원직 사퇴와 탈당을 촉구하고 나서자 결국 사과했다. 노조는 8일 “개표상황실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송 의원은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송 의원이 사과문을 들고 직접 사무처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노조는 “송 의원이 사건 이후 당시 상황을 후회하고 있다”면서 “피해 당사자들은 당의 발전과 당에 대한 송 의원의 헌신을 고려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송 의원은 전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앞두고 영등포 중앙당사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놈아!”라고 욕을 하며 당 사무처 국장의 정강이를 수 차례 발로 찼다. 옆에 있던 다른 당직자가 말렸으나 송 의원이 욕설까지 하면서 한동안 소란을 피웠다는 것이 목격자들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취재기자들도 있었지만 송 의원은 막무가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즉각 사무처 당직자 일동은 성명서를 내고 송 의원의 사과와 탈당을 요구했었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폭력 갑질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재보선 투표일에 행해진 폭력을 당직자 일동은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며 공개 사과와 당직 사퇴, 탈당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송 의원은 “좌석 배치 때문에 이야기를 한 것이고 그 이상은 없었다. 소리만 좀 있었지, 없었다.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해명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박영선 “거짓에 무릎 꿇을 순 없다…울지 않겠다”

    박영선 “거짓에 무릎 꿇을 순 없다…울지 않겠다”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모든 것은 후보가 부족한 탓”이라며 “많이 울고 싶지만 울어선 안 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격차를 좁힐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박영선 캠프 측은 개표 결과 예상보다 큰 격차로 패배하자 아쉬움이 큰 분위기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후회보다는 새 출발을 다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안규백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해단식에서 “가슴이 먹먹하다”면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박영선이라는 통합의 구심점을 발견했고, 여러분의 애당심과 헌신을 보았다”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환호를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박영선 후보는 “선거에서 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순간순간 반성했다”며 “선거기간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다 좋은 기억이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전날 출구조사 발표 뒤 캠프를 찾았을 때에도 “울지 말자”고 캠프를 다독였던 박영선 후보는 이날도 담담한 표정으로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가 거짓에 무릎을 꿇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박영선 후보는 “제가 부족하고, 바꿀 점이 많다. 바꾸겠다. 우리 민주당이 더 큰 품의 민주당이 돼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며 “그래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치솟는 비트코인… 빨라지는 온난화

    치솟는 비트코인… 빨라지는 온난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4월 7일 오전 기준으로 비트코인 시세는 7800만원대를 넘어섰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가 온라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암호화된 가상화폐로 비트코인을 세상에 내놨을 때만 해도 이 정도가 될 줄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 때문에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후회되는 일이 뭐냐’고 물으면 ‘10년 전 비트코인을 사 놓지 못한 것’이라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의 탄식과 후회를 만든 비트코인이 머지않은 미래에 전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중국과학원대학 경제·경영학부, 중국과학원(CAS) 산하 수학·시스템과학원, 칭화대 지구시스템과학과, CAS 데이터예측과학센터,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통계과학과, 영국 서리대 경영학부 공동연구팀은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한 중국 내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일자에 발표했다. 비트코인은 우리가 사용하는 돈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만 오가는 가상화폐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 만든다. 이처럼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을 ‘채굴’이라고 부른다. 실물화폐도 국가가 마음대로 찍어 낼 수 없는 것처럼 비트코인이 처음 만들어질 때 채굴되는 총량을 제한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채굴량은 떨어지고 채굴하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끝 모르고 상승하는 가치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문제는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 전반에 막대한 컴퓨터 연산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이 소모된다. 지난달 초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그 어떤 방식보다 거래당 전기 사용이 많아 탄소배출량도 막대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소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 주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영대학원의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모 인덱스’에 따르면 7일 오전 기준으로 15.47GW(기가와트)의 전력이 소비되고 있다. 연간 전력소비량은 136.84TWh(테라와트시)에 이를 전망이다. 연구팀은 모의 탄소배출 모델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과 운영에 따른 탄소배출 흐름을 추적했다. 그 결과 2024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목적으로 중국에서만 296.59TWh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약 1억 3000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탈리아, 체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간 규모 국가들이 만들어 내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현재 가상화폐 산업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고 블록체인 운영에 따른 배출량을 줄여 나가려면 비트코인 채굴기 각각에 대한 개별 과세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왕 소우양 중국과학원대학 특훈교수는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전 지구적인 온난화 억제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새달 출범 탄소중립위원회로 모인다

    새달 출범 탄소중립위원회로 모인다

    기능 유사·업무 중복 예산·인력 낭비 막게탄소중립위 위원 100명 안팎의 매머드급 총리실 전담 국가 어젠다 동력 약화 지적위원회 명칭도 주목도 떨어져서 아쉬움기후·환경 분야 국가 위원회들이 5월 출범 예정인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탄소중립위)로 헤쳐 모인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설치돼 활동해 온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기후회의)는 오는 28일자로 폐지된다. 7일 환경부 등 각 부처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 이행을 뒷받침할 탄소법 제정에 앞서 탄소중립위가 다음달 출범한다. 탄소중립위는 기후회의와 총리실 소속 녹색성장위원회(녹색위)를 통폐합하는 방식이다. 기후회의를 폐지하는 폐지령도 입법예고됐다. 역시 통폐합 대상인 총리실 소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미특위)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환경부가 관리하는 지속가능발전위원회(지속위)는 추가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환경 분야 위원회 통폐합은 지난해 11월 기후회의가 발표한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 정책 제안’에 담겼던 내용이다.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 신설로 업무 중복에 따른 예산·인력 낭비 및 정책 결정 지연 등이 배경이 됐다.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탄소중립이 국가 어젠다로 부상하고 탄소중립위 설치가 추진되면서 현실화하게 됐다. 탄소중립위는 대통령 소속에 위원이 100명 안팎인 매머드급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와 민간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사무국도 국무조정실에 설치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탄소중립이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총리실이 전담 관리하는 게 실효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가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는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부적으로는 국제협력 분야가 기후회의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위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며 “기후회의가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반기문 위원장의 존재와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후회의는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해 정책에 반영하는 성과를 올렸다. 매년 12~3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시기에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계절관리제’를 도입해 2019년 12월 처음 시행했고, 지난해 12월 수도권 배출가스 5등급 운행 제한 등도 기후회의 주도로 이뤄졌다. 기후·환경 관련 한 전문가도 “정부가 탄소중립을 강조하면서 정작 ‘컨트롤타워’의 무게를 빼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앞으로 30년간 탄소중립이 추진되려면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견고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각 위원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었다. 지속위는 2000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다가 2010년 환경부 소속으로 격하됐고, 녹색위도 대통령 직속에서 2013년 국무총리 소속으로 바뀌었다. 위원회 명칭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법령(탄소법)에 근거하기에 불가피하지만 탄소중립위는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명칭 선호도가 있었던 기후회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이라는 전제를 극복하지 못해 ‘용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가기후환경회의 2년 만에 폐지...‘탄소중립위’로 헤쳐모여

    국가기후환경회의 2년 만에 폐지...‘탄소중립위’로 헤쳐모여

    기후·환경 분야 국가 위원회들이 5월 출범 예정인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탄소중립위)로 헤쳐 모인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설치돼 활동해 온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기후회의)는 오는 28일자로 폐지된다.7일 환경부 등 각 부처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 이행을 뒷받침할 탄소법 제정에 앞서 탄소중립위가 다음달 출범한다. 탄소중립위는 기후회의와 총리실 소속 녹색성장위원회(녹색위)를 통폐합하는 방식이다. 기후회의를 폐지하는 폐지령도 입법예고됐다. 역시 통폐합 대상인 총리실 소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미특위)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환경부가 관리하는 지속가능발전위원회(지속위)는 추가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환경 분야 위원회 통폐합은 지난해 11월 기후회의가 발표한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 정책 제안’에 담겼던 내용이다.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 신설로 업무 중복에 따른 예산·인력 낭비 및 정책 결정 지연 등이 배경이 됐다.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탄소중립이 국가 어젠다로 부상하고 탄소중립위 설치가 추진되면서 현실화하게 됐다. 탄소중립위는 대통령 소속에 위원이 100명 안팎인 매머드급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와 민간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사무국도 국무조정실에 설치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탄소중립이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총리실이 전담 관리하는 게 실효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국가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는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부적으로는 국제협력 분야가 기후회의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위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하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며 “기후회의가 존재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유엔 사무총장 출신인 반기문 위원장의 존재와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후회의는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해 정책에 반영하는 성과를 올렸다. 매년 12~3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시기에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계절관리제’를 도입해 2019년 12월 처음 시행했고, 지난해 12월 수도권 배출가스 5등급 운행 제한 등도 기후회의 주도로 이뤄졌다. 기후·환경 관련 한 전문가도 “정부가 탄소중립을 강조하면서 정작 ‘컨트롤타워’의 무게를 빼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앞으로 30년간 탄소중립이 추진되려면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견고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각 위원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었다. 지속위는 2000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다가 2010년 환경부 소속으로 격하됐고, 녹색위도 대통령 직속에서 2013년 국무총리 소속으로 바뀌었다. 위원회 명칭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법령(탄소법)에 근거하기에 불가피하지만 탄소중립위는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명칭 선호도가 있었던 기후회의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이라는 전제를 극복하지 못해 ‘용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고민정 “몸도 마음도 성한 곳 없어...그래도 후회 없어”

    고민정 “몸도 마음도 성한 곳 없어...그래도 후회 없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운동 강행군에 힘들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기 직전인 6일 밤 11시35분 페이스북을 통해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으며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땐 두 발로 광진의 모든 골목을 다니며 새벽부터 늦은 밤 시간까지 주민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고 했다. 그는 “몸도 마음도 성한 곳이 없다”면서도 “그래도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향해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했다가 논란이 일자 박 후보 캠프 대변인 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그는 SNS를 통해 감성 유세 메시지를 냈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에는 투표를 마친 후 ‘도장 인증샷’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장에 손을 찍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는 투표 시 착용해야 하는 일회용 비닐 위생 장갑을 벗고 맨손에 투표도장을 찍을 경우, 손이 기표소 내 다른 부분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되자 3일 고 의원은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그림은 돈이 됩니다, 단 제대로 샀다면

    그림은 돈이 됩니다, 단 제대로 샀다면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술도 한 적 없습니다. 골프도 안 치고, 주식에 손댄 적도 없지요. 제 유일한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문웅(70) 인영기업 대표의 집에 들어서면 누구나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오치균 화백의 ‘감´을 비롯해 랄프 플렉의 ‘스타디움’ 등 그림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식견이 짧더라도 비싼 그림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다. 그는 김환기, 이중섭,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작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억’ 단위에 이르는 숱한 작품과 함께 개인 수장고에 3000여점의 미술품이 있다. 지난 50년 동안 수집가로서의 삶을 소개한 ‘수집의 세계´(교보문고)를 최근 출간한 그를 만났다.●“결혼반지 살 돈 아껴 그림 샀다” ‘미술품 수집´이라 하면 부유한 재벌 회장이나 사모님들이 우선 떠오르게 마련이다. 이들이 사고파는 수억, 또는 수십억원짜리 고가 미술품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들린다. 문 대표는 1970년대 후반 건설사를 세운 뒤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돈을 벌었다. 주식회사 인영기업을 필두로 물류, 바이오 기업도 창업했다. 이력 탓에 ‘역시 돈이 많아 미술품을 수집하는구나´ 짐작하게 된다. 그는 고개를 젓는다. “용돈을 모아 미술품을 샀습니다. 돈이 넉넉지 않아 여러 차례 망설이고, 좋아하는 작품 한 점 손에 넣으려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1978년 그가 결혼할 무렵의 일이다. 그의 어머니가 “신부에게 예물을 하라”며 다이아몬드 5부 값의 돈을 줬다. 그는 신부의 손을 잡고 금은방으로 가 1부 다이아몬드 반지 2개를 맞춰 서로의 손에 끼웠다. 나머지 돈으로 오지호 화백의 그림 ‘해경’을 60만원에 구입해 선물했다. 다이아몬드 5부의 현재 가격은 250만원 정도. 오 화백의 비슷한 크기 그림은 현재 4000만원을 웃돈다.집을 옮기고 증축을 할 무렵, 지인에게서 “변시지 화백 작품이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와 아들에게 “내가 직접 인부로 뛰겠다. 내 인건비로 그림을 사겠다”고 설득해 사들였다. 변 화백이 젊었을 적 그린 희귀작이다. 10년 넘게 타던 차가 고장이 잦자 아들이 “이참에 차를 새로 사자”고 했다. 그는 급한 부분만 수리하고, 차 살 돈으로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샀다. 비슷한 크기의 천 화백 작품 가격은 현재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다. ●“돈 되는 그림 찾으려면 안목부터 길러야”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는 1971년, 그가 스무 살 때였다. “친한 형님이 의재 허백련 선생의 열 폭 병풍을 사라고 권하더군요. 미술에 대한 소양이 없던 터라 덜컥 샀습니다. 1977년 2월 의재 선생이 타계하시고, 그해 가을에 형님께서 그림을 4배 이상 받고 되팔아 줬어요. 미술품도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그 병풍이 1년도 안 돼 절반이 또 뛰었습니다. ‘좀더 가지고 있을걸’ 하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고 후회가 밀려왔어요.” 그 뒤로 악착같이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모았지만, 사면 살수록 진짜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조선시대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 석농 김광국 선생이 쓴 ‘석농화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림에는 그것을 아는 자, 사랑하는 자, 보는 자, 모으는 자가 있다.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 데 있으며,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때 수장한 것은 한갓 쌓아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라고.” 그래서 미술품 수집 첫째 기준으로 ‘마음이 가는가’를 우선 따진다. “그래야 사도 후회를 안 하고, 가격이 뛰면 더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술품은 공산품과 달리 일률적으로 찍어낼 수 없다. 특히나 유명 작가 작품은 희소가치가 있다. 그래서 “좋은 미술품은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고 거듭 강조한다. 무조건 오른다니, 의심스런 표정을 짓자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샀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대가의 스케치화부터 모아라” 그가 박수근 화백 그림 2점을 사들일 때의 일이다. 강원 양구군이 고향인 박 화백이 양구공립학교 교정을 그린 미공개 희귀 작품이었다. 그림 뒤에 ‘수근’이라는 이름도 적혀 있었다. 양구 교육청에 가 자료를 수집해 당시 상황과 대조해 봤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아 화랑협회에 감정을 맡겨 아들인 박성남씨를 찾아 검증을 받았다. 결국 위작임을 알아냈다. “미술품은 여러 채널로 검증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발견하기 위해, 위작이나 졸작에 속지 않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그림을 구입하는 이들에겐 최소한 검증이 된 대가의 스케치화나 수채화를 권합니다. 예컨대 김환기 화백의 캔버스 10호짜리 유화는 억대지만, 수채화는 몇천만원대 정도이고, 연필 스케치화는 일반인도 돈을 아껴 살 수 있습니다. 처음 미술품을 구입할 땐 반드시 환금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중에 돈이 급할 때 유명 작품이 아니면 쉽게 안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 미술을 보는 눈이 밝아졌다면, 좀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중견에 이르기 전 젊은 작가 작품´을 권한다. 그는 “전망 있는 작가 작품을 사면 작가와 내가(수집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작가도 있다. 실력에 반해 높은 직책에 있어 미술품값이 비싸다면 ‘거품’이 있는 작가다. “거품이 있는 작가의 작품은 작가 사망 이후 가격이 폭락합니다. 신진 작가는 판매 수익을 갤러리와 작가가 6대4 정도 가져가고, 원로 작가는 4대6 정도로 나눠 갖습니다. 갤러리는 최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신진 작가 작품을 권하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전제는 즉, 미술품의 가격은 화랑이나 화가가 아닌, 시장이 말해 줘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경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공부하니 교수까지… “예술, 내 인생 바꿔”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하자 싶어 사업을 하며 마흔 초반에 중앙대에서 석사, 마흔 후반에 성균관대 예술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특히 박사 과정은 8학기 전 학위를 딴 사례가 없었는데, 5학기 만에 박사학위를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심사받는데 심사위원들이 ‘관례가 없다’며 아주 심하게 심사했다”는 후문이다. 졸업하자 ‘교수를 하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호서대와 중앙대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만약 제가 스무 살 때 미술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취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돌이켜 봅니다. 미술품 수집하느라, 공부하느라, 후학 양성하느라 잡스런 취미도 안 가지고 사고도 안 쳤습니다. 그래서 사업도 잘 풀린 것 같아요. 인생이란 게 이렇게 재밌습니다. 하하하.” 정년을 마치고 대학에서 나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미술품을 공부하고 사들이고 소장한다. 이런 수집 행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카이스트에 500억원 이상을 기부하신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자께 이런 고민을 드린 적이 있어요. ‘회장님. 제가 소장해 온 작품을 제 손에서 벗어나게 하는 건 살점을 떼어내는 것보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랬더니 ‘자네 나이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더 열심히 살아가게’라고 하시더군요.” 50년을 수집가로 산 그에게, 앞으로도 수집을 이어 갈 그에게 ‘수집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었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온다. “예술품은 인류의 유산입니다. 예술품은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우리 같은 수집가는 이것이 상하지 않도록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수집한 예술품이 후대로 전해지면, 일생 예술을 아끼고 사랑해 온 내 마음도 이어지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 사람이 사는 법]“그림, 잘만 사면 돈 됩니다”

    [이 사람이 사는 법]“그림, 잘만 사면 돈 됩니다”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술도 한 적 없습니다. 골프도 안 치고, 주식에 손댄 적도 없지요. 제 유일한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문웅(70) 인영기업 대표의 집에 들어서면 누구나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오치균 화백의 ‘감‘을 비롯해 랄프 플렉의 ‘스타디움’ 등 그림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식견이 짧더라도 비싼 그림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다. 그는 김환기, 이중섭,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작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억’ 단위에 이르는 숱한 작품과 함께 개인 수장고에 3000여점의 미술품이 있다. 지난 50년 동안 수집가로서의 삶을 소개한 ‘수집의 세계’(교보문고)를 최근 출간한 그를 만났다. ●“결혼반지 살 돈 아껴 그림 샀다” ‘미술품 수집‘이라 하면 부유한 재벌 회장이나 사모님들이 우선 떠오르게 마련이다. 이들이 사고파는 수억, 또는 수십억원짜리 고가 미술품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들린다. 문 대표는 1970년대 후반 건설사를 세운 뒤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돈을 벌었다. 주식회사 인영기업을 필두로 물류, 바이오 기업도 창업했다. 이력 탓에 ‘역시 돈이 많아 미술품을 수집하는구나’ 짐작하게 된다. 그는 고개를 젓는다. “용돈을 모아 미술품을 샀습니다. 돈이 넉넉지 않아 여러 차례 망설이고, 좋아하는 작품 한 점 손에 넣으려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1978년 그가 결혼할 무렵의 일이다. 그의 어머니가 “신부에게 예물을 하라”며 다이아몬드 5부 값의 돈을 줬다. 그는 신부의 손을 잡고 금은방으로 가 1부 다이아몬드 반지 2개를 맞춰 서로의 손에 끼웠다. 나머지 돈으로 오지호 화백의 ‘해경’을 60만원에 구입해 선물했다. 다이아몬드 5부의 현재 가격은 250만원 정도. 오 화백의 비슷한 크기 그림은 현재 4000만원을 웃돈다. 집을 옮기고 증축을 할 무렵, 지인에게서 “변시지 화백 작품이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와 아들에게 “내가 직접 인부로 뛰겠다. 내 인건비로 그림을 사겠다”고 설득해 사들였다. 변 화백이 젊었을 적 그린 희귀작이다. 10년 넘게 타던 차가 고장이 잦자 아들이 “이참에 차를 새로 사자”고 했다. 그는 급한 부분만 수리하고, 차 살 돈으로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샀다. 비슷한 크기의 천 화백 작품 가격은 현재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다. ●“그림은 돈 된다. 단, 제대로 샀다면”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는 1971년, 그가 스무 살 때였다. “친한 형님이 의재 허백련 선생의 열 폭 병풍을 사라고 권하더군요. 미술에 대한 소양이 없던 터라 덜컥 샀습니다. 1977년 2월 의재 선생이 타계하시고, 그해 가을에 형님께서 그림을 4배 이상 받고 되팔아 줬어요. 미술품도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그 병풍이 1년도 안 돼 절반이 또 뛰었습니다. ‘좀더 가지고 있을걸’ 하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고 후회가 밀려왔어요.”그 뒤로 악착같이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모았지만, 사면 살수록 진짜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조선시대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 석농 김광국 선생이 쓴 ‘석농화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림에는 그것을 아는 자, 사랑하는 자, 보는 자, 모으는 자가 있다.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 데 있으며,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때 수장한 것은 한갓 쌓아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라고.” 그래서 미술품 수집 첫째 기준으로 ‘마음이 가는지’를 우선 따진다. “그래야 사도 후회를 안 하고, 가격이 뛰면 더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술품은 공산품과 달리 일률적으로 찍어낼 수 없다. 특히나 유명 작가 작품은 희소가치가 있다. 그래서 “좋은 미술품은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고 거듭 강조한다. 무조건 오른다니, 의심스런 표정을 짓자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샀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정말 가치 있는 미술품인지 공부하라” 그가 박수근 화백 그림 2점을 사들일 때의 일이다. 강원 양구군이 고향인 박 화백이 양구공립학교 교정을 그린 미공개 희귀 작품이었다. 그림 뒤에 ‘수근’이라는 이름도 적혀 있었다. 양구 교육청에 가 자료를 수집해 당시 상황과 대조해 봤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아 화랑협회에 맡겨 아들인 박성남씨를 찾아 검증을 받았다. 결국 위작임을 알아냈다.“미술품은 여러 채널로 검증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발견하기 위해, 위작이나 졸작에 속지 않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그림을 구입하는 이들에겐 최소한 검증이 된 대가의 스케치화나 수채화를 권합니다. 예컨대 김환기 화백의 캔버스 10호짜리 유화는 억대지만, 수채화는 몇천만원대 정도이고, 연필 스케치화는 일반인도 돈을 아껴 살 수 있습니다. 처음 미술품을 구입할 땐 반드시 환금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중에 돈이 급할 때 유명 작품이 아니면 쉽게 안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미술을 보는 눈이 밝아졌다면, 좀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중견에 이르기 전 젊은 작가 작품’을 권한다. 그는 “전망 있는 작가 작품을 사면 작가와 내가(수집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작가도 있다. 실력에 반해 높은 직책에 있어 미술품값이 비싸다면 ‘거품’이 있는 작가다. “거품이 있는 작가의 작품은 작가 사망 이후 가격이 폭락합니다. 신진 작가는 판매 수익을 갤러리와 작가가 6대4 정도 가져가고, 원로 작가는 4대6 정도로 나눠 갖습니다. 갤러리는 최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신진 작가 작품을 권하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전제는 즉, 미술품의 가격은 화랑이나 화가가 아닌, 시장이 말해 줘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경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부하니 교수까지… “예술, 내 인생 바꿔”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하자 싶어 사업을 하며 마흔 초반에 중앙대에서 석사, 마흔 후반에 성균관대 예술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특히 박사 과정은 8학기 전 학위를 딴 사례가 없었는데, 5학기 만에 박사학위를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심사받는데 심사위원들이 ‘관례가 없다’며 아주 심하게 심사했다”는 후문이다. 졸업하자 ‘교수를 하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호서대와 중앙대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만약 제가 스무 살 때 미술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취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돌이켜 봅니다. 미술품 수집하느라, 공부하느라, 후학 양성하느라 잡스런 취미도 안 가지고 사고도 안 쳤습니다. 그래서 사업도 잘 풀린 것 같아요. 인생이란 게 이렇게 재밌습니다. 하하하.” 정년을 마치고 대학에서 나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미술품을 공부하고 사들이고 소장한다. 이런 수집 행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카이스트에 500억원 이상을 기부하신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자께 이런 고민을 드린 적이 있어요. ‘회장님. 제가 소장해 온 작품을 제 손에서 벗어나게 하는 건 살점을 떼어내는 것보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랬더니 ‘자네 나이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더 열심히 살아가게’라고 하시더군요.” 50년을 수집가로 산 그에게, 앞으로도 수집을 이어 갈 그에게 ‘수집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었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온다. “예술품은 인류의 유산입니다. 예술품은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우리 같은 수집가는 이것이 상하지 않도록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수집한 예술품이 후대로 전해지면, 일생 예술을 아끼고 사랑해 온 내 마음도 이어지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괴물 아니야”…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살인범과 결혼하는 영국 여성

    “괴물 아니야”…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살인범과 결혼하는 영국 여성

    미국 교도소에서 화촉 예정이메일·통화만 하고 실제 만난 적은 없어“지금까지 알게 된 사람 중 가장 친절” 영국 여성이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미국 살인범과 사랑에 빠져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6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주 첼름스퍼드 출신인 나오미 와이즈(26)는 상담 전문가 교육을 받던 중 살인죄로 미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빅터 오켄도(30)를 알게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상담을 할 수 없게 되자, 이메일과 전화로 상담을 했다. 와이즈는 오켄도와 한 달 통화비로만 270파운드(한화 약 42만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오켄도는 2010년 두 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강도 행각을 해 징역 2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와이즈는 “오켄도가 자신의 범행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며 “그는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지금까지 알게 된 사람 중 가장 친절” 그는 상담을 이어나가면서 “오켄도가 지금까지 알게 된 사람 중에서 가장 친절하다고 느꼈다”며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됐다고 밝혔다. 오켄도는 그동안 와이즈에게 세 차례나 청혼한 끝에 그녀와 그녀 가족으로부터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오켄도는 앞으로 2034년까지 10여년 이상 더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와이즈는 그의 청혼을 받고 많이 망설였지만, 연락을 지속하며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와이즈는 “오켄도가 괴물이 아니다. 그도 사람이다”며 “수감자와 사랑에 빠지는 꿈은 꿔본 적도 없지만,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두사람은 9월 머콤 카운티 교정시설에서 화촉을 밝힐 예정이다. 와이즈는 이를 위해 미국 생활도 준비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영선 “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 종착지는 절망”

    박영선 “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 종착지는 절망”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거짓이 큰소리치는 세상, 거짓이 진실을 억압하는 세상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6일 박 후보는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이명박 시대’를 통해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투명하지 못한 정치는 부패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결국 종착지는 후퇴, 후회, 절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재보선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사전투표에 대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달라지겠다고 약속한 진심을 서울시민들께서 조금씩 생각해주시기 시작한 것일까”라며 “서울의 미래를 거짓말과 무책임에게 다시 맡길 수 없다는 걱정을 표에 함께 담아주신 것”이라고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가 조금 더 단호하게 이 부분을 냉철하게 대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며 “서울시민은 부동산 투기가 재현되지 않고 뿌리 뽑히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신속하고 단호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부남 사랑했다가 부인에 납치당했다” 가수 문주란 후회

    “유부남 사랑했다가 부인에 납치당했다” 가수 문주란 후회

    가수 문주란이 불우한 가정사를 고백하며 어리석은 사랑을 했다고 고백했다. 문주란은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엄마가 5세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성인이 되서 돌아가셨다. 내가 나이가 됐을 때 가시지, 너무 일찍 가셨다. 꿈에라도 나타났으면 하는데 안 나타난다. 아버지가 총 3번 결혼하셔서 계모를 2번 모셨다”고 가정사를 고백했다. 문주란은 음독사건에 대해 “남자의 ‘남’도 몰랐을 때다. 남진과의 스캔들이 대서특필 됐다.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나오니까 어린 마음에 자존심이 있어서 음독을 했다. 그때 보름 만에 눈을 떴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20세가 넘어 만난 첫사랑은 유부남이었다고. 문주란은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못 받아 사람을 많이 사랑하게 되고 의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며 “그쪽 부인이 방송가까지 와서 (납치 당했다) 내게 첫사랑이었지만 남의 남자니까. 내가 그런 사람을 안 만났다면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후회했다. 문주란은 “(지금은) 혼자가 좋다. 사랑도 해봤는데 피곤하다. 사람은 운명이라는 게 있는데 나는 결혼해서 남편을 갖고 살 운명이 아닌가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관왕 시즌 보낸 박지수의 꿈 “올림픽 8강 가고 싶습니다”

    7관왕 시즌 보낸 박지수의 꿈 “올림픽 8강 가고 싶습니다”

    득점상, 2점 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 윤덕주상(공헌도 1위), 베스트5 그리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지난 시즌 박지수(23·청주 KB)가 이뤄낸 업적이다. 나무랄 데 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박지수는 여전히 농구에 목말라했다. 한국여자농구의 미래가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그야말로 박지수 천하였다. 높이에 대적할 선수가 없다 보니 시즌 내내 2~3명의 수비가 붙었다. 2020~21시즌 경기당 평균 22.3점 15.2리바운드 4어시스트 2.5블록슛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박지수의 성적은 결코 키만 가지고 이룬 것이 아니다. 지난 2일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박지수는 “다들 우승후보라고 얘기하고 그걸 해야 한다.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니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중간에 놓을 수도 있었지만 책임감 때문에 붙잡고 끝까지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한 시즌을 돌이켰다. 여자농구 절대 1강으로 꼽혔던 KB는 정규리그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밀렸고, 용인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정규시즌 전 경기 득점, 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시즌 내내 주인공으로 주목받았기에 아쉬움이 컸을 법하지만 박지수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박지수는 “5차전에 비슷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졌으면 아쉬웠을 텐데 초반부터 너무 힘들더라”면서 “여기서 더 어떻게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하니 끝나고 오히려 홀가분했다”고 말했다. 박지수의 챔프전 성적은 경기당 평균 22.2점 15.2리바운드 4.8어시스트 0.8블록슛. 시리즈 내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기에 후회는 없었다.시즌 종료 후 짧은 휴가를 다녀온 박지수의 머릿속에는 다시 농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해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소속으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를 뛰어야 하고 도쿄올림픽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미국에서 이번 시즌은 센터 코치도 붙여주고 매 경기 내보낸다고 약속해준 만큼 출전 시간은 내가 하기에 달렸다”면서 “미국 선수들이 청소년 대표팀 시절까지만 해도 비슷했는데 지금은 훨씬 잘하니까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높이를 활용한 단순한 농구보다는 다양한 기술로 더 무서운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박지수가 미국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갖고 감각을 유지한다면 대표팀으로서도 큰 힘이다. 박지수가 국내 선수와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최대한 뛸 수 있는 몸을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한국(19위)은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같은 조다. 1승조차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박지수는 남다른 각오로 8강 이상을 꿈꿨다. 박지수는 “국제 대회에서는 나만큼 큰 선수가 많아서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국내 리그보다도 더 중요하다”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되새겼다. 이어 “여자배구만 봐도 올림픽에 가서 성적을 내니까 어느 순간 인기가 확 올라갔다”면서 “여자농구 인기를 위해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좋은 모습으로 꼭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중국 이민자 오지 않았으면” 한국계 美하원의원 후보 발언 파문

    “중국 이민자 오지 않았으면” 한국계 美하원의원 후보 발언 파문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 후보 세리 김(공화당)이 중국계 이민자가 더 이상 미국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같은 당의 한국계 하원의원들은 그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세리 김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후보 토론회에서 잠재적 중국계 이민자들을 가리켜 “난 그들이 여기 있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훔친다. 그들은 우리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준다. 그들은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난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왔다. 그는 국제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수석 고문과 중소기업청 여성사업가 담당 청장보를 지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보건복지부 고문을 역임했다. 론 라이트 의원이 연초에 사망해 공석이 된 텍사스주 제6선거구 댈러스와 포트워스 외곽 후보로 다음달 1일 선거에 나선다. 공화당 소속인 영 김·미셸 박 스틸(이상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같은 당의 세리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고 CNN 방송이 2일 보도했다. 김 의원과 스틸 의원은 성명에서 “하원의 첫 한국계 미국인 공화당 여성으로서 우리는 공동체에 봉사하려는 동료(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섬 주민)들에게 권한을 주고 그들을 일으켜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계 이민자에게 상처를 주며 사실이 아닌 발언에 대해 어제 세리 김과 얘기했으며 그녀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스틸 의원은 특히 아시아·태평양계(AAPI) 공동체를 상대로 한 증오가 고조되는 시점에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세리 김 후보에게 촉구했으나 그녀가 공개적으로 후회를 내비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녀의 말은 우리가 지지하는 것과 반대된다”며 “우리는 양심적으로 계속해서 그녀의 출마를 지지할 수 없다. 우리는 계속해서 우리의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지지해 발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같은 당 한국계 의원들이 지지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억압적인 중국 공산당에 반대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진보적 언론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인이자 이민자인 날 겨냥했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직 기자 “오세훈 유세차량 오른 20대는 바보…취업 떨어뜨려라”

    전직 기자 “오세훈 유세차량 오른 20대는 바보…취업 떨어뜨려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3일 전직 기자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 유세차량에 올랐던 청년들을 “바보”라고 비난하며 취업에서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한 종합일간지 출신의 전직 기자 A씨는 페이스북에 ‘[영상] 분노한 2030 “경험치가 낮아?…그래서 文 찍었고 후회해”’라는 기사를 공유했다.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측을 비판하며 오세훈 후보 측 유세 차량에 올라가 마이크를 잡고 찬조연설을 한 20·30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였다. A씨는 “얘들아, 문재인 찍은 거 후회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을 갖고 오세훈 유세 차량에 오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야”라고 했다. 이어 “투기세력 못 잡았다고 투기세력 차량에 오르면 어떡해. 그 차량 ‘내곡성’(오세훈 후보 측의 내곡동 의혹을 가리킨 말)에서 온 거 정말 모르겠어? 이 영상에 등장한 바보 20대들아”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얘네들 얼굴 잘 기억했다가 취업 면접 보러 오면 반드시 떨어뜨리세요”라며 “건실한 회사도 망하게 할 얘들입니다. 국민의힘 지지해서 문제가 아니라, 바보라서 문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에 해당 기사에 등장한 청년 B씨는 “나는 문재인 찍은 적도 없다. 내 첫 투표는 (지난해) 4·15 총선이었다”면서 “어른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다. 바보라고 하는 그쪽이 어떤 어른인지 잘 알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B씨의 댓글에 A씨는 “쌤통이다. 꼴에 기자 지망생이구나”라며 “취업 잘 안 되길 바란다. 왜냐면 바보니까. 멍청한 사회적 행동에 책임 좀 지고 살라. 기자 되면 큰일나겠다”라며 비난을 거두지 않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청년 비하가 도를 넘고 선을 넘고 있다”며 A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취업 면접 보러오면 반드시 떨어뜨리세요’라는 민주당 지지자의 발언은 “청년들에 대한 저주고 협박”이라며 “선거 관련인에게 협박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는 점을 알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청년들에게 쓴 협박성 글이 기막히다”라면서 “청년들의 오세훈 후보 지지를 부러워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마음을 갖고 청년들을 협박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A씨는 문제의 글은 페이스북에서 삭제했지만, 자신을 향한 비판 댓글이 쏟아지자 “푸하하, 좌표 찍었냐. 바보들”이라며 “놀이터 제공해줄 테니 잘 놀다 가라”는 글을 올렸다. 또 “누구를 잡아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볼까”라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모습 보면 참 재밌을 거야”라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맞받아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세계에는 ‘이집트’하면 두 개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라미드, 그리고 나왈 엘 사다위요.” 이집트의 여성주의 단체 나즈라의 대표 모즌 하산의 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보수적인 자국과 아랍 문화권을 넘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 이집트 여성운동의 대모 나왈 엘 사다위(89)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던 여성 성기 절제(할례) 관습을 없애고자 수십년간 앞장섰고, 서구 백인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페미니즘 논의를 아랍 여성의 입으로 다시 쓰며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다. “이집트에서 가장 급진적인 여성”, “야만적이고 사나운 여자”로 불리던 그의 삶을 돌아봤다.6살 때 성기 절제 수술 “육체적 고통과 끔찍한 충격”사다위는 1931년 이집트 작은 마을인 카프르 탈라에서 아홉명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 모두 고등 교육을 받은, 그 시절 흔치 않은 부유한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해 정부 교육부 공무원으로 일했고, 오스만제국 출신의 어머니 역시 프랑스 교육을 받았는데 이들은 아들뿐 아니라 딸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여성이 결코 성에 대해 자유롭게 털어놓거나 낙후된 여성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절은 아니었다. 사다위는 “어머니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곤 했지만, 나는 끊임없이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는 이모가 딸만 셋 낳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손찌검당하는 모습을 봤고, 할머니가 “남자아이 한명이 여자아이 15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 여자애는 역병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6살에 겪은 할례의 경험은 그에게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기억으로 남았다. 여성 할례, 또는 여성 성기 절제(FGM)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여성의 성욕 억제와 외도 방지 등을 목적으로 수천년간 이어진 관습이다. 4~8세 여자 아이들의 성기 일부를 자르거나 봉합해 ‘정숙한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사다위는 훗날 그의 대표작인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1977)에서 당시의 끔찍한 경험을 상세히 설명한다. 어느날 밤 침대에서 화장실로 끌려간 그는 “알몸으로 누운 타일 바닥의 차가움과, 누군가 계속 입을 막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들이 내 몸에서 무엇을 잘라냈는지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울기만 했다”고 했다. 가장 큰 충격은 미소 짓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봤을 때다. 그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가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며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여성 할례에 대해 평생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감옥서 휴짓조각에 비망록…50여권 책으로 유명세사다위를 더욱 유명하게 한 건 작가로서의 그의 탁월한 능력이다. 검열과 투옥, 살해 협박과 죽음의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연극, 소설, 단편 소설 모음, 논픽션 등 50여권의 책을 썼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는데, 자신처럼 할례를 받아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여성을 보고 느낀 분노는 고스란히 활자로 남았다. 책 ‘여성과 성’(Women and Sex·1971)에서 사다위는 여성의 신체와 성에 대한 사회의 무지와 이중잣대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착취적인 결혼은 매춘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고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성별 간 차이는 가부장적 관행에 의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적었다. 오늘날엔 당연하지만 1970년대 아랍 국가에서는 너무나 급진적이던 그의 주장은 곧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출판 직후 이집트 공중보건 교육 국장직에서 해고됐고, 그가 창간한 잡지는 문을 닫았다.1981년에는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다 1500명의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수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감옥에 펜이나 공책이 반입되지 않자 눈썹 화장용 아이브로우 펜슬과 두루마리 휴지에 비망록을 썼는데, 이는 나중에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1984)으로 출판됐다.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석방됐지만, 이후 수년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당했고 미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원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설득으로 의사가 된 그에게 글이란 부조리한 사회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무기’였다. 그는 책 ‘이시스의 딸’(A Daughter of Isis·1999)에서 “글쓰기는 국가의 통치자가 행사하는 독재적 권력, 그리고 가부장적 집안에서 아버지나 남편이 행사하는 권위와 싸우는 무기가 됐다”고 썼다. 오랫동안 고초를 겪었지만 사다위는 과거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같은 책을 쓸 것”이라며 “성별, 계급, 식민주의, 할례와 강간,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억압하는지 등 과거 쓴 내용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사다위의 책은 4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됐고, 각국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 사다위는 그냥 사다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지구의 북부 국가들에서 주로 이뤄지는 여성운동의 한계에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페미니즘은 미국 여성이 발명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인 종교 문화, 제국주의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여성을 억압한다”고 말했다. 아랍 여성의 이야기가 서구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지는 것에 비판적이었고, 기독교가 유대교보다 더 낫다는 식의 비교를 용납하지 않았다. 글로벌 매체 더컨버세이션의 아프리카판은 “사다위는 여성 할례를 ‘야만적’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성을 구분하는 것에는 저항했다”며 “신체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은 ‘정신적인 할례’를 받는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실제 사다위가 일으킨 변화는 결코 백인 중심의 페미니즘 역사에 뒤지지 않는다. 그의 투쟁으로 2008년 이집트 의회에선 마침내 할례 시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암암리에 할례는 이뤄졌지만, 계속된 싸움 끝에 사다위가 사망하던 날 이집트 상원은 이 처벌을 최대 징역 15년형으로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집트 유명 여성운동가이자 뉴스레터 ‘페미니스트 자이언트’를 펴내는 모나 엘타하위는 “나는 사다위를 ‘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라고 지칭하는 데 분노한다. 우리는 백인 페미니스트의 ‘로컬’ 버전이 아니다”라며 “사다위는 사다위다”라고 말했다. 사다위는 지속적인 여성 운동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할례 폐지 이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할례를 하는 여성의 수는 여전히 많다. 법이 생긴다고 해서 뿌리 깊은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며 “교육이 필요하다. 할례가 정당하다고 세뇌당한 부모와 소녀들 자신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환상적인 일을 해서가 아니라 결코 변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별세 이후 수많은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는 것도 그의 끊임없는 실천과 노력 덕분이다. 사다위가 선택한 공식 대변인이자 번역가, 친구인 옴니아 아민 박사는 “삶을 감동시키고, 사람들의 마음, 정신, 영혼에 문화 혁명을 일으킨 여성”이라고 했고, 엘타하위는 “사다위는 페미니즘이 우리가 ‘수입’하는 게 아니라 이 지역에 토착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했다. 그는 “페미니즘은 누군가를 어르고 달래는 게 아니다. 여성혐오자를 겁주고 가부장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그게 사다위의 본질이자 페미니즘의 본질이다. 페미니즘은 야만적이고 위험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나왈 엘 사다위는 누구 · Nawal El Saadawi (نوال السعداوي)1931 이집트 카프르 탈라 출생1955 카이로 의대 졸업1963 이집트 공중 보건 교육 국장 임명1972 ‘여성와 성’(Women and Sex) 출판, 이후 공중 보건 국장직 해고1977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 출판1979~1980 유엔 여성기구 북아프리카·중동 지부 고문1981~1982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반체제 인사로 구속돼 투옥1984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 출판2004 이집트 대통령 선거 출마   유럽평의회 남북상 수상2011 무바라크 축출 시위2015 BBC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0 타임지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1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망
  • [2030 세대] 그래도, 착하게 산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2030 세대] 그래도, 착하게 산다/박누리 스마트스터디 IR&기업전략 리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일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일”이 아니다. “사람”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고된 일을 강요받는 분들이 아니라면, “일”이 힘들어서 고민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언제나 사람, 동료나 선후배가 문제다. 주니어 때는 대개 상사와의 관계가 직장에서의 행복 지수를 좌우한다. 다행히 몇 차례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내가 만난 상사들은 대부분 이 다음에 시니어가 되면 저런 부분을 꼭 닮고 싶다고 마음에 새길 만큼 좋은 분들이었고, 좋은 롤모델들이 많으니 나는 나중에 진짜로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경험도 쌓이고 연차도 찼는데, 왜 인간관계란 이렇게 변함없이 어렵냐는 말이다. 주니어 시절에는 시키는 일 잘하고 윗사람 눈치만 살피면 됐는데, 직급이 올라가니 주변에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이렇게 많은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그동안은 ‘라인’이니 ‘줄서기’니 실력도 없으면서 사내 정치에만 몰두하는 인간들을 경멸했다. 그런 인간들에게 두세 번 뒤통수를 맞고 상당한 내상을 입고 나니, 최소한의 정치는 생존에 필요하다는 것을 마지못해 인정하게 됐다. 그 생존이 때로는 나 하나만이 아닌 내 조직, 내 팀원들의 생존까지 의미하는 탓이다. 문제는 그런다고 하루아침에 정치의 고수로 변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지인들과 달리 지켜야 할 것, 심지어 때에 따라서는 얻어내고 빼앗아야 할 것이 명확한 관계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러지 말아야 할 명백한 이유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모든 사람을 선의로, 솔직하고 투명하게 대하는 편인데 이러한 태도가 사회생활에서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로 작용할 때가 훨씬 많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실 일도 마음고생도 내가 하고, 스포트라이트와 공적은 모두 다른 사람이 차지해 사다리를 올라가는 것을 보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자괴감에 빠져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진작 저렇게 살걸 후회가 되고, 그러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회의가 들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화려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패하지도 않은 13년차 직장인으로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이렇다. “그래도 착하게 사는 게 정답이다.” 요령 좋고 영악하게 처신하는 사람이 당장은 부러울 수 있지만 삶은 길고, 세상은 단순하지 않아서, 오늘 내가 한 행동이 오랜 시간이 지나 뜻하지 않은 화살 또는 선물로 돌아온다고. 바보처럼 느리게 돌아가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 길이 행운의 길이라고. 가장 큰 행운은,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끊임없이 좋은 길동무를 만나는 것이라고.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그 행운은 찾아오지 않는다고.
  • “정권 교체 가자” 하나된 野… 안철수·금태섭·유승민 총출동

    “정권 교체 가자” 하나된 野… 안철수·금태섭·유승민 총출동

    4·7 재보궐선거가 후반전을 향해 가는 가운데 범야권 인사들은 ‘정권 심판’ 기치 아래 하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겨뤘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제3지대’ 경선을 뛰었던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까지 연일 유세 현장에 출동해 ‘야권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서울 경춘선 숲길 유세에서 “4월 7일 보궐선거는 단순히 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아니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라며 “이 정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공정을 추구한다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의 행위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 ‘후회되고 한스럽다’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에서 후회라는 건 끝을 의미한다”며 직격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내내 금 전 의원과 강북 지역 유세에 동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대표와는 동선을 달리하며 거리를 뒀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금 전 의원은 유세차에 올라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왜 저렇게 오만한가. 잘못했는데도 지난 선거에서 180석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저나 안 대표나 야권 모두 힘을 모아 절박하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지지를 위해 부산행에 나섰다. 안 대표는 해운대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을 심판하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이후 행보를 묻자 “지금 제 머릿속에는 선거 승리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금 전 의원은 각각 셈법은 다르지만 야권이 승리해야 자신의 공간이 확장된다는 데서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은 중도층 확장을 위해 이들의 적극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오신환 선대위원장은 이들의 행보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랄 정도”라며 “야권이 승리하면 그 여세를 몰아 야권 전반적인 개편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열망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보선은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큼 야권 대선 주자들도 백방으로 뛰고 있다. 유승민 상임선대위원장은 “꾹꾹 눌러 온 민심이 이제 터지기 시작하는 것은 국민께서 이 정권의 거짓과 위선, 이중적인 실체를 본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제 국민에게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대안정당이라는 것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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