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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떴다 ‘쾌걸춘향’ 엄태웅

    드디어 떴다 ‘쾌걸춘향’ 엄태웅

    엄태웅(31)은 요즘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게 변해 있더라.”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최근 KBS 미니시리즈 ‘쾌걸춘향’의 변학도 역을 통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명의 설움을 톡톡히 겪은 그였다. 지난 1997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에서 단역으로 데뷔,2003년 ‘실미도’에서 훈련병 ‘원상’역으로 얼굴을 알릴 때까지 6년은 좌절과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KBS 미니시리즈 ‘구미호외전’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이내 ‘쾌걸 춘향’을 통해 ‘인기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 ‘프리티우먼’의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키듯 멋지고 세련된 이미지의 연예 기획사 사장 변학도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인기 후폭풍’은 쓰나미급의 파괴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극중 대사 “돌아보지마.”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패러디되면서 명대사 반열에 올랐으며, 드라마 방영 전 3000명 수준의 팬카페 회원은 불과 드라마 시작 이주일만에 6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를 향한 찬사의 글로 도배돼있다시피 하고, 그의 이름 석자는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를 자사 CF광고에 출연시키려는 기업체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의 시청률도 25.9%(6회분)로 수직 상승했다. 데뷔후 내내 지겹게도 쫓아다니던 ‘엄정화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한방에 떼어버린 것은 물론이다. “어린 나이에 지금과 같은 기회가 왔다면 아마도 잡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때와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준비한 게 이제야 빛을 보는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에게 인기 비결을 묻자 “배역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라며 배시시 웃기만 한다. 하지만 그 수줍은 미소 뒤에는 오랜 기다림의 세월이 숨어 있었다. 그는 데뷔후 드라마·영화 오디션에서 100번도 넘게 ‘퇴짜’를 맞았다. 대부분 연기력보다는 “인상이 칙칙하다.”“군인같다.”는 등 외모와 관련된 이유가 대부분. 때문에 가끔씩 배역을 맡아도 단역이나 조연이었는데, 그나마도 ‘악역’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단다. 사실 그의 매력은 ‘싫증나지 않음’과 ‘신선함’이다. 전문가들과 시청자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 하지 않는, 진실된 연기와 신선한 웃음 등 표정에 끌린다.”며 인기비결을 설명한다. “노력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연습을 거듭했죠.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평가 받고 싶었어요.” 그는 주위로부터 ‘준비하는 연기자’라는 평을 듣는다.2004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 특집상을 수상한 드라마시티 ‘제주도 푸른밤’촬영때는 촬영 두달동안 연출자 집에서 살며 연기 연습을 할 정도였다. 영화 ‘공공의 적2’에서 정준호의 수행비서 역을 맡아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펼친 그는 올 한해 동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일 것 같다. ‘쾌걸 춘향’ 출연 이후 지금까지 8개의 드라마·영화 출연 제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 그 가운데 하나는 해외 드라마여서 곧 한류스타로서 발돋움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무명의 세월 동안에도 단 한번도 “때려치워야겠다.”는 생각 한번 하지 않고 이를 악 물었다는 그다.“언제나 초심을 지킬 겁니다. 반짝 스타가 아닌 묵묵히 한 분야에서 우뚝 서는 배우가 될게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지율스님, 초인적 단식 87일째 돌연 잠적

    지율스님, 초인적 단식 87일째 돌연 잠적

    ‘정부를 설득할 수도, 생명이 경각에 놓인 지율 스님을 설득할 수도 없다.’ 여권이 한 비구니의 생명을 건 초인적 단식 앞에서 전전긍긍하며 비상이 걸렸다. 87일째 단식하던 지율 스님은 21일 오후 돌연 서울 통의동에서 문규현 신부, 여동생 등과 함께 택시를 타고 마포구 망원동 마리아 수도회로 옮긴 뒤 행적이 묘연해졌다. 사실상 잠적한 것이다. 천성산 터널 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하며 칩거중인 지율 스님의 목숨은 단식 87일째를 맞으며 꺼져가는 촛불처럼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다. 녹색연합 서재철 국장은 “환경영향 재평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이날 최종 확인한 데다 경찰이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20일 환경부와 당·정협의를 가진 데 이어 21일에도 6차 집행위를 갖고 지율 스님의 단식과 천성산 공사 관련 대책 등을 비공개리에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여권으로선 지율 스님의 신변이 자칫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불어닥칠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뾰족한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낮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단칸방에서 칩거했던 지율 스님은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거부했었다. 기자가 한참 문을 두드린 끝에 창문 틈으로 간신히 말문을 연 그는 잦아드는 목소리로 “인터뷰할 상태가 아니니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보건소 담당의사의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아 먼 발치서 2차례 눈으로 관찰만 했을 뿐이며 최근 얼굴이 확연히 수척해졌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집행위는 ‘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 아닌 결론으로 끝났다는 후문이다. 이목희 5정조위원장은 “안타깝지만 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고말했다. 유기홍 집행위원은 “당 차원에서 정부도, 지율 스님도 설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이 3시간 30분 동안 가졌던 면담도 헛수고로 끝났고,20일 환경부 곽결호 장관은 문전박대 당했다. 지율 스님은 단식 해제조건으로 ▲토목공사는 진행하되 발파공사를 3개월 보류하고 ▲터널공사가 천성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3개월간 공동 조사할 것을 제시하며 이날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지율 스님은 “내일쯤 정리된 입장을 갖고 기자들과 만나겠다.”며 최종 심경을 밝힐 것임을 나타냈다. 박록삼 이효용기자 youngtan@seoul.co.kr
  •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문세광사건’ 후폭풍

    [‘박정희 저격사건’ 문서 공개] ‘문세광사건’ 후폭풍

    ‘문세광 사건’은 10월 유신 이후 박정희 정권 내부의 복잡한 역학 관계 변동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1973년 8월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국제 외교가에서 궁지에 몰렸던 상황을 반전시켰지만 궁극적으로는 정권의 몰락을 재촉한 측면이 강했다. 박종규 청와대 경호실장은 충성 경쟁을 벌이던 차지철 국회 내무위원장에게 자리를 물려줌으로써 15년 남짓 누려온 ‘대통령 오른팔’ 지위도 함께 내줬다.‘DJ 납치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뒤를 이어 등장한 신직수 중정부장 역시 이 사건으로 문책 경질당했고 그 후임으로 바로 ‘10·26 박정희 시해 사건’의 주역 김재규가 중정부장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박종규를 대체한 차지철 경호실장은 별도의 사설 정보라인을 가동하며 중정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청와대와 김재규 중정부장의 보고 체계를 무력화시키며 그를 권력의 중심에서 밀어내며 ‘10·26’의 불씨를 모락모락 지폈다. 박정희 대통령 역시 이들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방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수년 뒤 자신과 정권의 몰락을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4월 재보선 전망도] ‘4월의 부활’ 탐색중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낙마한 여야 정치권의 거물들이 4·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부영 전 의장이 공식적으로 “기회를 갖고 싶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와 홍사덕 전 원내총무도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조순형 전 대표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추미애 전 의원의 재기 여부도 관심사다. 정치권에서는 경기도 성남 중원을 포함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량을 받은 지역구를 중심으로 최대 8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부영 “허락한다면 출마” 열린우리당 이 전 의장은 지난 10일 “여건이 허락한다면 오는 4월 말 재보궐선거에 입후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제기됐던 정부 요직 진출설이 가라앉은 직후였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심에서 벌금 150만원(100만원 이상 피선거권 제한)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재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재·보선 출마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한 측근은 “통일부장관직 수행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일축했다. 이번 4월보다는 내년 4월을 준비한다는 얘기다. ●최병렬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 한나라당 최 전 대표는 차기 지역구로 경남 마산이나 진주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내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어 수도권 출마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다. 같은 당 홍 전 총무측은 “고심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한 측근은 “재·보선에 출마할지 아니면 사회운동을 시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수도권에서 여당의 재보궐 선거 출마자가 결정되는 것을 지켜본 뒤 출마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여지를 남겨 놓았다. 최근 한나라당 당직개편에서 홍사덕 전 원내총무의 윤성욱 전 보좌관이 부대변인으로 발탁돼 당내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있다. 당 내부에서는 “화합형 총무가 그립다.”며 분위기도 적잖이 우호적이다. ●홍사덕 “여당후보 지켜본뒤 결정” 17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감행했던 민주당 조 전 대표는 서울 성북을로의 복귀설이 나돌고 있다.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의 지역구로, 신 의원은 2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추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측근은 “지난해 7월에 1년을 기약하고 동북아 정세 등을 공부하기 위해 떠난 만큼 4월 재보선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中 ‘자오쯔양 사망설’ 부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자오쯔양(趙紫陽·86)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설’이 신년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홍콩의 동방일보(東方日報)와 태양보(太陽報) 등 중화권 언론들은 11일 “자오 전 총서기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호흡기 쇠약, 심장질환 등으로 사망했다.”고 전격 보도했다. 지난 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실각한 자오의 사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국정치에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타이완 중앙통신과 중화권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뉴스는 “자오 전 총서기는 아직 사망하지 않았으며 병세가 위독한 상태일 뿐”이라고 사망설을 일축했다. 설왕설래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망설에 종지부를 찍은 인물은 자오의 딸인 왕옌난(王雁南·중국은 어머니 성을 따르도록 허용) 가디언경매회사 사장이다. 홍콩의 인권·민주화운동소식센터의 프랭크 루(盧四淸) 이사장은 “왕씨가 ‘아버지는 오래된 신병 때문에 한달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왔다. 특별히 위중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쿵취안(孔泉)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자오 전 총서기는 병을 앓았으나 세밀한 치료를 받고 지금은 매우 안정된 상태”라며 사망설은 물론 위독설도 부인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자오쯔양 사망설이 수차례나 급속하게 퍼진 배경을 놓고 “중국 정부가 실제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했을 경우 발생할 소요 등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소문 확산을 방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3년 4월 일본 교토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자오쯔양 사망설을 보도했으나 모두 오보로 확인됐다. 자오쯔양 사망설이 꼬리를 무는 것은 ‘톈안먼 사태’가 함축하고 있는 폭발력 때문이다. 허난(河南)성 화셴(滑縣) 출신의 자오는 89년 6·4 사태 당시 무력진압을 지시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최고지도자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다가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축출됐다. 광범위한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등 사회불안 요소가 만연된 상황에서 자오는 민주화의 기수로서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자칫 저우언라이(周恩來)나 후야오방(胡耀邦)의 사망이 몰고왔던 중국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oilman@seoul.co.kr
  • [길섶에서]정류장에서/우득정 논설위원

    온기라곤 별로 느껴지지 않은 겨울 해가 빌딩 숲 사이로 자취를 감추자 옷깃 사이로 파고드는 냉기가 수은주의 추락 속도를 일깨운다. 맹렬한 기세로 내닫는 버스가 한바탕 후폭풍을 일으키자 보도블록 위로 일순간 흙먼지와 쓰레기가 어지럽게 춤춘다. 버스 정류장을 따라 사과와 귤, 감, 그리고 반쯤 얼고 시든 듯이 보이는 야채를 펼쳐 놓은 채 웅크리고 앉은 할머니들은 그렇잖아도 작은 몸집을 더욱 안으로 접어 넣는다. 잔가지 몇 토막을 쌓아 피운 모닥불에 내민 주름진 까만 손에서 삶의 고단함이 마디마디 느껴진다. 모두 팔아도 몇 만원 될까 말까 한 고만고만한 노점상.30분 가까이 지켜봐도 값을 물어 보는 사람조차 없다. 한 할머니가 모닥불에 걸친 냄비에서 라면이 끓자 종이 박스에서 검은 비닐에 포장된 꾸러미 하나를 꺼낸다. 밥이다. 이미 꽁꽁 얼어 버린 밥을 숟가락으로 부수어 라면 위에 쏟아붓는다. 아무런 표정없이 숟가락질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도심 속 한겨울’을 떠올린다. 모두가 종종걸음으로 왔다가 황급히 떠나가는 버스 정류장. 바람막이 하나 없이 몇 토막의 모닥불에 의지해 하루를 버텨 내는 할머니들의 잔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청와대 인사라인 일괄 사의] 인사시스템 개선·문책방향

    “청와대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청와대 관계자가 9일 ‘이기준 파문’의 후폭풍과 관련한 청와대의 기류다. 이런 청와대의 상황인식은 장관 인선이 잘못된 데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이 인사시스템 보완을 지시한 것이나, 김우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일괄사의 표명 사실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초강수’를 둬서 이기준 파문을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는 시간을 끌수록 청와대와 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이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며 ‘이기준 파문’의 근본원인이 인사검증시스템에 있다고 진단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인사검증시스템은 여권에서도 문제제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문재인 민정수석의 1기 비서실 체제 때는 수석들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검증절차가 제대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활발하게 토론되지 않고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이 인사시스템 보완을 지시한 것도 이런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이 세가지 보완방안을 제시했지만, 청와대는 일단 국회 상임위의 청문회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국세청장을 대상으로 하는 청문회처럼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서도 하루정도 관련 상임위의 검증절차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방식이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동의적 청문회가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지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당정협의를 거쳐야 하고, 법개정 여부가 관건이다. 상임위의 검증절차를 도입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생각을 잘 하신 것같다.”고 일단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인사시스템의 잘못된 사례가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뿐이라고 주장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부총리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14일 만에 중도하차한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사례까지 모두 잘못된 인사시스템 사례로 규정할 경우 참여정부의 성과로 내세우는 추천과 검증을 분리하는 인사시스템까지 부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오찬에서는 문책론의 범위로 청와대 참모진으로 국한됐고 이 총리와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이병완 수석은 총리도 사의를 표시했느냐는 질문에 “총리는 전혀 상관없다.”면서 “총리는 제청권자의 입장에서 대학교육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고심한 끝에 이 전 교육부총리를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은 청와대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가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서울광장] 강남코드로는 집권 못해/김영만 논설실장

    [서울광장] 강남코드로는 집권 못해/김영만 논설실장

    한나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진화를 멈췄다. 총선에서 수혈한 새피들은 연극 하나로 웃기더니 종적이 묘연하다. 집권자가 ‘코드’대신 실용과 통합에 나서겠다 한다. 집권한 쪽도 진화하는 판인데 야당은 문전박대 당한 ‘강남코드’, 몇 안 되는 부자들만 붙잡고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니 총리가 “정동영이가 나가도, 김근태가 나가도 이긴다.”고 말해도 쓴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다. 지난 이야기지만, 한나라당이 대선때 보인 코미디중의 하나는 ‘서울 집값 하락론’이다. 다른 후보가 충청권 수도이전 깃발로 중원땅을 짓쳐가는데 TV에 나온 한나라당 후보는 “수도 옮기면 서울 집값 떨어진다.”고 외쳐댔다.TV를 발로 찬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지지자들은 한심해서 차고, 서민들은 ‘뭐 이런 후보가 다 있나.’해서 찼다는 이야기다. 무주택, 주거환경에 대한 기초통계엔 집값에 대한 국민 평균감정이 묻어 있다. 그런 고려없이 한나라당은 절대다수의 유권자들이 탄식할 답안으로 선거승리를 기대했으니 진짜 코미디다. 대통령 탄핵도 원리가 같다. 대통령을 미워하는 것과 대통령을 유고시키는 것은 전혀 별개다. 한나라당의 비극은 자기 기준, 강남사람 기준으로 이를 일반화한 데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서민에겐 대통령 유고는 재미있는 드라마가 아닌 생활을 위협하는 혼란과 공포다. 다 아는 후폭풍을 한나라당만 몰라 큰 집 버리고 소수야당이 됐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탄핵안 가결때 말한 ‘자업자득’은 한나라당 몫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국가보안법 처리 지연은 한나라당에 유리하지 않다. 국보법은 유지에 목숨 건 당 대표나 한나라당엔 다음 선거에서 ‘집값하락론’ 같은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야 어떻든, 북한에서 위협을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다. 체험적 보수세대는 아무리 넓게 잡아도 65세 이상에서다. 체험적인 옹호 세대에 비해 권위·군사정권을 연상하는 유권자는 3배쯤 많다. 체험 유권자에서도 한나라당에 이익은 없다.6·25당시 우익측 피살자가 대충 10만명이고, 좌익측 피살자가 90만명이라 하자(MBC PD수첩 보도). 부모와의 밥상머리 정치교육으로 간접체험한 형제·자손들을 계산해보라. 죽기 살기로 국보법을 지켜야 할 사람이 50만명이라면, 폐지에 목숨 걸 사람은 450만명이다. 간단하다. 표는 안 되면서 나라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이런 일이야말로 집권측이 맡을 부담이지, 야당이 자청할 짐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 실용·통합으로 가면 한나라당의 미래엔 치명타다. 강남코드를 강북·서민코드로 바꿔야 방법이 나온다. 서민·노동자와 길게는 수십년씩 호흡해 온 전사(戰士)들이 포진한 곳이 열린우리당이다. 여기에 중도보수까지 보탠다고 계산해보라. 역시 간단하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부 편중도가 미국·멕시코에 이어 세계 3위가 됐다 한다. 유권자군이 점점 더 몇몇의 부자와 다수의 서민들로 나뉘고 있다. 이런 모순은 심화될 텐데 ‘귀족당’‘차떼기당‘을 탈색하지 못하고 무슨 방법으로 집권할 길이 있나. 그러나 미리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 전사는 없어도, 야당은 전략구사에서 훨씬 자유롭고 유리하다. 예산 걱정 없이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게 야당이다. 정책의 그림자 고민 없이 민초들을 우군화할 무지갯빛 정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나라 생각, 혹은 집권후를 미리 걱정해 변하지 못하면 푼수다. 불법이 아니면 선거는 승리가 선이다. 연말에 인질로 잡았던 종합부동산세 역시 ‘차떼기당’의 유령을 부르는 영매로 돌아 온다. 강남의 3개구를 버려야 서울의 나머지 22개 구를 얻는다. 기회가 왔다. 국회에 계류중인 비정규직보호법안은 서민표(票)의 보물창고다. 여당이 멈칫거릴 때 한나라당이 앞장서 반전을 꾀해보면 어떤가. 김영만 논설실장 youngman@seoul.co.kr
  •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청와대·총리실 ‘책임론’ 후폭풍

    [이기준 교육부총리 사퇴] 청와대·총리실 ‘책임론’ 후폭풍

    청와대가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사의를 즉각 수리하지 않고 미룬 것은 사회적인 핫 이슈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수리를 미뤘다고 해서 이 교육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반려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청와대는 시간이 갈수록 이 교육부총리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도덕성 시비가 증폭되는 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친노’성향의 시민단체들까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사면초가의 상황에 있는 청와대의 사표 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의 수리를 미룬 데는 청와대의 깊은 고민이 깔려 있는 듯하다. 우선은 청와대가 이 교육부총리에게 사의 표명 압력을 넣었다는 오해 가능성을 의식한 것 같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했던 것처럼 사의 압력을 넣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총리가 임명된 지 57시간만에 사의 표명을 하고 청와대가 이를 즉각 수리한다면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일 “이공계 대학교육을 개혁해 달라.”면서 직접 나선 점도 부담이고, 청와대가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된다. 청와대는 각료 제청권자인 이해찬 국무총리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시간 여유를 가진 뒤, 이 총리와 ‘고통 분담’의 모양새를 취하려는 듯한 인상이다. ‘이기준 파문’의 후폭풍은 청와대와 총리실에 거세게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물러날 수밖에 없는 인물을 누가 어떤 식으로 천거했고, 회의에서 결론을 냈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제청했느냐는 책임론이 요체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이 총리는 각료 제청권자라는 점에서 책임론의 맨 앞에 있다. 특히 김 비서실장은 이 교육부총리와 각별한 사이인데다, 이 부총리를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김 비서실장이 연세대 화학공학과 학과장 시절 이 부총리의 아들 성주씨가 이 학과에 아리송하게 특례입학했다는 점에서 김 비서실장에게 도덕성의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총리는 각료제청권을 행사했고, 개각 발표 하루 전인 지난 3일 열린 인사추천위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인사추천자인 정찬용 인사수석과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규 민정수석도 책임론의 사정권 내에 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 교육부총리 외에 청와대 고위급 인사들 중 동반 사퇴의사를 표명한 사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동반 사퇴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으로 지도부 전원 사퇴 등 후폭풍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지도부 공백사태가 5일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통해 정상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내 국민정치연구회·참여정치연구회·바른정치실천연구회·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등 강경파와 온건파가 총망라된 4대 계파는 4일 밤 9시 시내 모처에서 만나 비대위 구성에 대해 내부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모임에서 4대 계파 의원들은 임채정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4선의 임 의원은 재야 출신으로 강·온파에서 두루 무난한 카드로 간주되고 있다. 비대위원은 계파별 안배없이 문희상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과 지역 및 여성 대표 각 1인 등 5∼7명으로 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개혁당 그룹이 주축인 참여정치연구회는 유기홍 의원의 비대위 참여를 요구했지만 아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오는 2월 초 선출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에 합류해 비대위원은 모두 7∼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4대 계파가 비대위 구성에 비교적 순조롭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에 따른 후폭풍으로 강경파의 행보가 크게 위축된 반면 온건파의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4일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열린우리당 안영근·박상돈·신학용 의원 등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앞으로 안개모뿐 아니라 다른 온건파 의원들과 함께 당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자회견장을 수시로 찾았던 강경파 의원들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난 연말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집단 농성을 했던 의원들이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가 갔을 때 모인 의원들은 불과 12명에 불과했다. 농성 당시 지지서명을 한 의원이 70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옹색한 규모다. ‘회의 결과’도 톤이 낮았다. 참석자들은 이부영 의장의 ‘강경파 커머셜리즘(상업주의)’ 비판 발언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집단행동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경숙 의원은 “오늘 이 모임을 해산하고 앞으로 당을 위해 일하면 된다.”고 했다. 우원식 의원도 ‘국보법 폐지안을 반드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가.’란 질문에 “당 상황이 정리돼 가는 것을 보고, 아니면 그 이후에 해도 된다. 분명한 것은 폐지 당론 유지다.”라고 말해 한결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기류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최근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등 지도부의 줄사퇴가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들로서는 마땅히 공격할 대상이 없는 데다 당의 표류에 원인 제공을 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여기에 올해를 상생과 실용으로 끌고가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확인된 것도 강경파의 힘을 뺀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소영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탈이념·탈색깔론 선언하라/박대출 정치부 차장

    새해 첫날 정치인 자택으로 취재 겸 인사 겸 다니며 들은 정담(政談) 3제(三題). 하나.“지금 헌법은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탄생했다.6월 항쟁의 산물이다. 당시 주역은 ‘1노 3김’. 노태우,YS(김영삼),DJ(김대중)는 모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JP는 최고 권좌의 ‘절반’을 누렸다. 그들 모두 지금 헌법의 ‘단물’을 다 빼먹었다. 그래서 헌법은 수명이 다 됐다. 새 헌법이 필요하다. 내각제든, 정·부통령제든 차후의 문제다.” 둘.“충청권은 아노미 상태다.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야기됐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분노하고, 열린우리당에 낙담하고 있다. 여도, 야도 발 붙일 데가 없다. 충청민심을 대변할 ‘충청당’이 절실하다.” 셋.“정치권엔 대립과 갈등만 존재한다. 좌와 우만 있다. 상생(相生)은 없고, 상쟁(相爭)만 있다. 중간지대가 없다. 중도통합 정당을 띄울 적기다.” 셋 다 실현되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얘기한 당사자들이 정치권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원외들이다. 뜻은 있으되 힘이 없다. 다소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이들의 진단은 그러나 그럴싸한 배경과 논거를 깔고 있다. 실현 여부를 떠나 논쟁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민생’과 ‘상생’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이념도, 색깔도, 지역도 끼어들 여지가 없으며 끼어들어서도 안 되는 위기 상황이다. 모처럼 연초부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는 탈갈등·관용·화해로 요약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과 건강한 긴장관계와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가 실행 프로그램 1호를 내놓았다. 언론과의 협력을 주문한 홍보매뉴얼이었다.‘정치인 김근태’가 수장으로 있는 부처여서 그런지 빠르다. 현 정권의 언론 관계는 ‘긴장’에 가까웠다. 적대적 언론을 기준으로 하는 얘기다. 시발점은 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새해부턴 ‘협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그 진원지 역시 노 대통령이다. 빗장을 잠그는 자물쇠도, 푸는 열쇠도 노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국 운영에서도 이는 그대로 적용된다. 노 대통령이 ‘통합’을 올해 키워드로 제시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이렇게 화답했다.“민생,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는 것을 믿고 싶다. 실천했으면 좋겠다. 적극 협조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여야 수뇌부의 한목소리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상쟁을 자제할 분위기다. 그런데 여야간이 조용해지니 각당 내부가 심상치 않다. 열린우리당은 4대 입법 처리 무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부영 전 의장이 “과격 노선과 투쟁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내자 강경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칫 노선 투쟁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한나라당 역시 소장파들이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이른바 ‘남원정’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최병렬 전 대표를 옹립하고, 축출했을 때 보였던 행보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정담 3제’를 한낱 얘깃거리로 남겨놓고, 각 당의 내홍을 수습하고 나면 다시 민생·상생으로 귀결된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이념 논쟁·색깔 논쟁은 ‘악마의 유혹’이다.‘보수꼴통’,‘빨갱이’와 색깔론, 역색깔론이 그렇다. 한쪽에서 욕하면 다른 한쪽은 그 욕을 인용해 ‘욕하지 말라.’고 반격한다. 그러면서 둘 다 실컷 욕설을 내뱉는다. 을유년 새해에는 이념·색깔 논쟁을 탈피해야 한다. 그러면 욕할 일도, 그 욕을 되받아 욕할 일도 없어질 것이다. 여야 모두 탈이념·탈색깔 선언이 필요하다.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seoul.co.kr
  • 실용이냐 개혁이냐 노선투쟁 치닫는 우리당

    ‘4대 개혁법안’ 연내처리 실패 후폭풍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계파별 세력분포와 노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내대표와 당의장 등 지도부가 일괄사퇴한 상황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노선 투쟁이 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새해 국정기조에 대해 개혁 강경파들은 “2월 국가보안법 처리 등 개혁입법이 당면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친노계열이나 중도온건파 의원들은 “민생경제와 북핵문제 해결”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어느 계파에서 당의장·원내대표가 나오느냐에 따라 국정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개혁이냐, 경제냐가 향후 지도부 선출의 핵심적인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열린우리당 150명 의원들의 성향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조태성 의원을 비롯한 ‘우파’로부터 유시민·임종인 의원으로 대표되는 ‘좌파’까지 쭉 늘어선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임채정·장영달 의원으로 대표되는 재야파는 ‘국민정치연구회’ 등까지 모두 40여명이다. 이인영·정봉주 의원등 강경 초선의원들로 구성돼 이들은 국보법 철폐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장 의원은 “실용주의로는 더이상 당을 이끌 수 없다는 것이 판명났다.”며 새로운 개혁노선을 주장한다. 참여정치연구회와 개혁당파를 대표하는 유시민 의원은 연말 국회본회의에서 4대 개혁법안 중 언론법만 통과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국회는 오늘로서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비판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강력히 주장했다. 같은 노선에 당내 10여명이 서 있다. 신기남 전 의장과 천정배 전 원내대표 등은 실용주의 노선을 주장했으나 최근 국보법 폐지와 관련해 완강하게 대체입법을 거부해,‘개혁파’의 한 흐름에 합류했다. 바른정치연구회 소속 30여명이 여기에 속한다. 문희상·배기선·유인태 의원 등 중진그룹의 움직임은 당연히 ‘민생경제·안정’ 쪽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한나라당과 국보법 대체입법을 협상해 연내처리하길 희망했던 만큼 참여정부 3년차에는 새로운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친노직계인 이광재·서갑원 등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도 경제에 우선 순위를 둔다.‘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로 대표되는 유재건·안영근 의원 등 31명도 개혁보다는 안정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04 정치계 진별·뜬별

    2004 정치계 진별·뜬별

    2004년 한국 정치는 어느 때보다 인물의 부침이 심했던 해로 기록될 것이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 노무현 대통령 탄핵,4·15총선, 헌법재판소의 탄핵 위헌 결정 등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핵폭탄급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내로라던 정치권의 별들이 그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그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별들로 채워졌다. ■ “격랑에 휩쓸려” 떨어진 별들 지난 2002년 대선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 불법 정치자금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내로라던 정치인들이 잇따라 소환됐다. 열린우리당에선 대표를 지낸 정대철 전 의원을 비롯해 이상수 전 사무총장, 이재정 전 의원, 한나라당에선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해 김영일·박주천 전 사무총장 등 굵직굵직한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한나라당 최돈웅·신경식·박명환 전 의원, 민주당 이훈평 전 의원 등도 영어의 몸이 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사 이후 ‘깨끗한 정치’가 국민적 요구임을 감안할 때 이들은 재기의 기회조차 얻기가 어렵게 됐다. 지난 3월 민주당의 발의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가세해 3야(野)가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한 대통령 탄핵은 불법 정치자금 수사보다 더 큰 후폭풍을 동반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4·15 총선의 벽을 넘지 못해 국회를 떠나야 했다. 경호권 발동으로 표결 처리를 용인한 박관용 국회의장도 여당 의원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은 ‘불명예 이임식’을 가져야 했다. 조 전 대표는 집 근처 도서관을 오가며 두문불출하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대표도 가까운 친구들과 지지자들을 만나며 내년 4월 수도권이나 경남지역 재·보선 출마를 모색 중이다. 홍 전 원내총무도 서울 종로의 개인 사무실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내년 4월 재보선에 출마하거나 원외에서 ‘뉴라이트’ 운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직후 실시된 4·15 총선은 민심에 반하는 정치인들에게 어떤 심판이 내려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탄핵의 승리자’였던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야 3당 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민주당 박상천 전 대표를 비롯해 정균환 전 원내총무, 추미애 전 의원 등 쟁쟁한 중진들은 탄핵 역풍에 무참히 무너졌다. 한나라당 전용학, 자민련 정우택·정진석 전 의원 등 전도양양한 ‘젊은 피’들도 탄핵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들은 내년 4월의 재·보선이나 다음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재기하기 위해 열심히 바닥을 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삼두마차로 ‘천·신·정’ 체제를 구축했던 정동영 전 의장은 총선 당시 ‘노인 폄하’ 발언으로 의장직 사퇴와 함께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결정적 상처를 입었다. 신기남 전 의장도 부친의 ‘친일 전력(前歷)’과 그 사실을 감춘 거짓말로 여론의 비난을 자초하며 도중 하차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젠 우리시대” 떠오른 별들 새별 그룹의 선봉엔 박근혜 대표가 있다. 총선 때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을 ‘기적’처럼 구해냈다. 탄핵 역풍과 불법대선자금으로 침몰 직전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박풍(朴風)’을 등에 업고 재건에 성공했다.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최근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열린 4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입지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전화위복’의 케이스다. 일각에선 ‘어부지리’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누구나 부러워하는 ‘복장(福將)’인 셈이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신기남 전 의장이 부친의 친일 전력 논란으로 물러나자 지난 8월부터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수장이 됐다. 내친김에 재·보선을 통해 원내 재진입을 시도하려고 저울질 중이다. 그러나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데다가 4자회담 결과에 당내 불만이 큰 것도 부담스럽다.‘복(福)’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탄핵 때 2개월여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무리없이 수행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최근 여론조사의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질주하면서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해찬 총리는 ‘실세총리’,‘소신총리’로 자리매김됐다.‘차떼기당’ 발언으로 한때 국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행정총리’에 머물지 않고 ‘정치총리’ 행보를 보이면서 설화를 입기도 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소신파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지난 6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노 대통령을 겨냥해 “계급장을 떼고 논의하자.”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 국민연금의 연기금 투자문제를 둘러싸고 ‘항명’파동을 겪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50년 쓰던 고기판에 삼겹살을 구우면 새까매진다. 판을 갈아야 한다.”,“좌파가 아닌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 짝퉁을 갖고 명품이라고 하면 허위사실 유포죄다.”등 잇따른 ‘말말말’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독설’을 내뿜는 여야 대변인들도 개인 어필에 성공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대변인과의 말싸움에 일단 승리한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지금은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과 치열한 설전 중이다. 김 대변인도 이철우 의원 북한 노동당 가입의혹과 관련,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을 성경에 나오는 인물 ‘유다’로 표현하는 등 독설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면을 기다리는 사람들 내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2002년 대선자금 불법모금으로 구속됐거나 중간에 풀려난 사람들이 사면·복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여권은 공식적인 거론은 자제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은 듯하다. 야당도 내심 공감대가 형성된 기류다. 대사면이 실행될 경우 열린우리당 쪽 대상의 중심에 정대철 전 의원이 있다. 노 대통령의 당선 1등 공신이자 창당 주역인 정 의원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지난 10일 만기출소한 노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도 대상이다. 출소 다음날 노 대통령은 안씨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위로했을 정도로 아직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자랑한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체류로 급선회했다. 특히 최근 최장집 교수가 강연연사로 나선 ‘고려대 386’ 송년모임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 주목을 받았다. 복역중 풀려난 뒤 미국 유학중인 이상수 전 의원도 귀국, 조만간 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1주일정도 체류할 계획이지만 해외연수 기간을 단축해 조기 귀국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복권설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불법대선 자금과 관련, 야당도 자유로울 순 없다. 사면·복권 이야기를 오히려 더 반기는 눈치다. 당 지도부는 이번 기회에 대선자금을 다루다가 옥살이를 한 이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대선 당시 한화로부터 채권 1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수감중인 서청원 전 대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구속된 최돈웅·김영일 전 의원도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으로부터 500여억원을 받고 복역중인 서정우 변호사도 내년 2월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 정부’실세였던 권노갑·박지원씨도 은전이 베풀어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4·15총선 물갈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국가보안법 폐지안 개혁입법 처리 논란….2004년 정국은 충격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점철됐다. 올해만큼 정치가 ‘청룡열차’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한 적도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말 그대로 넘치는 말잔치 속에 올해 정국의 다사다난했던 변화를 조망해보기 위해 화두를 주제로 한 정치 캘린더를 꾸며본다. ●1월,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물갈이 열풍 여야 중진 의원들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줄줄이 구속됐다.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나라당의 초선 오세훈 의원은 6일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듯 늘 갈등만 했던 게 부끄럽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정치권 ‘물갈이 열풍’으로 번져 자진 사퇴 의원들이 잇따랐다. 그는 ‘돈 안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을 만드는 데 일조해 이들 법안은 ‘오세훈법’으로 통했다. ●2월,與 ‘총선 올인’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은 13일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사퇴시한 15일을 이틀 앞둔 때였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총선 출마 압력을 견디다 못해 12일 사퇴해버렸다. 참여정부는 총선용으로 징발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경제부총리,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한명숙 환경부 장관, 변재일 정통부 차관 등을 총선 출마에 합류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어떤 일이 생길지….”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월,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노 대통령은 2월24일 방송클럽 토론회에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압도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4일 “선거법 9조의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고, 의견서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사과를 거부하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재신임과 연계시켰다. 야당은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이날 오후 5시15분 대통령의 권한은 공식 정지됐다. 한나라당은 23일 여의도 천막당사 시대를 열었다. ●4월, 정동영 의장 ‘노인폄하 발언’ 파문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3월26일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탄핵 ‘후폭풍’으로 총선에서 299석 중 3분의2석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 의장은 12일 선대위원장·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 열린우리당은 초선 108명(108번뇌)을 포함해 151석,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선전 속에 121석을 차지했다. 민주노동당은 10석으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5월, 탄핵소추안 기각 헌법재판소는 14일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다.”고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윤영철 헌재 소장은 최종 기각 주문을 내리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부여받은 것이며,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충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그만두게 됐고,24일 사표를 제출했다. ●6월, 책임총리제 도입 노 대통령은 8일 5선 중진인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을 새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앞서 경남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을 총리후보로 내정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로 관철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특보였던 문희상 의원은 노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나는 총독이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4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발언했다가 파문을 일으켰고,30일 정 전 의장과 함께 보건복지부 및 통일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7월, 박근혜 대표 ‘국가 정체성 전면전’ 한나라당 박 대표는 19일 전당대회에서 재선출됐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이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열린우리당의 ‘친일진상규명법’에 반발했다. 박 대표는 2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 인사로 판정했는데 대통령이 경고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해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28일 사퇴하면서 “너무 즐거워 죄송하다.”는 어록을 남겼다. ●8월,與 지도부 친일행적 논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논란이 돼 온 부친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되자 19일 의장직을 사퇴했다. 열리우리당에선 과도체제 주장 등이 제기됐으나 당헌 당규에 따라 이부영 의장이 승계했다. 친일과 관련한 시련은 광복절이 끼어 있는 8월 계속 열린우리당 지도부을 괴롭혔다. 친일진상규명법을 추진하던 김희선 의원은 ‘할아버지 김학규 장군’ 혈통 논란에 시달렸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아버지가 일제시기에 일본에서 헌병을 지낸 전력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9월 노 대통령,‘국보법 박물관으로 보내야’ 노 대통령은 5일 MBC ‘시사매거진2580’과의 대담프로에서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라며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보법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에서 사분오열되고 있던 의견을 ‘폐지’로 확고하게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고, 한나라당 박 대표는 “법치국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10월, 관습헌법으로 수도이전 위헌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등 4대 입법을 당론을 확정짓고 연내 관철을 선언했다. 헌재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재판관 8대 1로 ‘관습헌법론’을 토대로 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7월12일 서울시 의원 50여명과 공무원 대학생 등 169명의 청구인단이 헌법소원을 했을 당시 언론들도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이 위헌판결이 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한나라당은 환호했다. ●11월, 이 총리 ‘차떼기 당’발언 논란 이 총리는 10월28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받은 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이 반발하면서 국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과 함께 “조선·동아일보는 역사의 반역자”라고 했다가 설화를 입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대정부 질의를 거부해 국회는 2주일이 넘도록 공전됐다. 이 총리는 9일 ‘사의’라는 이름으로 사과했다. ●12월, 이철우 의원 北 노동당원 논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열린우리당 포천·연천의 이철우 의원이 지난 92년 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고 당원번호까지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열린우리당은 ‘수구 냉전세력의 백색테러’로 규정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주 의원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가 오히려 ‘색깔론’,‘정형근 의원 고문 논란’ 등 역풍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제조업 인력난 해소대책 필요/유은선

    최근 제조업체들의 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의 현장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인력난 심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고용허가제에 따른 후폭풍으로 국내 고용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제조 현장 곳곳에서 조업차질을 빚고 생산감축을 감내하는 등 뼈아픈 고통을 당하고 있다. 외국인력이 빠져나간 업체들은 특히 인력 확충방안이 마땅치 않아 매우 고전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근로자들의 초과 근로시간을 확대하면서 인력공백을 때우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다. 실업률이 아무리 치솟아도 내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종사했던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자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정부는 이런 여러 사정을 감안해 제조업체들의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종합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일할 사람이 없어 공장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은선
  • [지금 대전청사에선] ‘직종 통합’ 가처분 결과 주목

    ●결과따른 후폭풍 양측모두 부담 철도노사의 직종통합 합의에 반발하고 있는 일반직노조(가칭)가 ‘직종통합에 관한 특별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8일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해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 철도청과 일반직 노조 공히 연내 조속한 결정을 기대하고 있으나 결과에 따른 ‘후폭풍’의 부담은 양측 모두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중론. 조만간 노동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인 노조는 예측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결과는 인정결정(효력정지)뿐이라고 강조. 인정결정되면 노조 등록은 물론 무효소송없이 3자간 협상을 통해 일반직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그러나 기각시는 노조 등록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되고 전면전(?)이 될 수 있는 무효소송이 불가피. ●‘그라운드 룰’ 제정 회의 효율성 높여 산림청이 회의 시간 절약 및 회의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회의 그라운드 룰’을 제정해 눈길. 이달 1일부터 본청의 모든 회의에 도입된 회의 룰에 따르면 ▲회의자료는 하루전 배포 ▲회의시간 준수 ▲핵심내용만 간략히 발언 ▲회의는 1시간 이내 종료 등이 원칙.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타임체크기를 회의마다 비치해 시간초과시 벨이 울리도록 하는 등 변화에 대한 적응을 시도. 산림청 관계자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회의가 길어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촌평. ●기록원 ‘친일 서훈자’ 명단 누출 당혹 국가기록원이 ‘친일 서훈(敍勳)’ 명단을 입수·분석중이라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 지난 6월 일본으로부터 1500여명에 달하는 표창 및 훈장수여 기록을 들여와 은밀히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던 기록원은 정보 발설자(?)에 대한 원망과 함께 후속 작업 일정 차질을 크게 우려. 한 관계자는 “문건에는 성명과 직위, 상훈명이 대부분이고 공적사항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 내년 추가 자료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미궁에 빠지게 됐다.”며 하소연. 명단 존재사실이 알려진 후 국가기록원에는 사실 문의 및 확인 등을 요청하는 민원 전화 등으로 북새통. 기록원 관계자는 “이런 파장을 우려해 비밀을 유지하고 정확성을 기했던 것”이라며 “과거사법이 통과되고 진상조사위가 설치되더라도 자료 제출여부는 일본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여야가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 의혹’을 둘러싸고 사흘째 ‘혈투(血鬪)’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맞물려 있는 탓에 여야 모두 한치도 물러설 기색이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 이번 사태를 국보법 폐지와 개정의 명분으로 각각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문의 향배에 따라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거센 후폭풍으로 후유증마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1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 의원을 ‘간첩조작사건’의 주범으로,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을 종범으로 각각 지칭하는 등 대야 압박을 강화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남의 집 하룻강아지 얘기하듯 간첩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박 대표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박 대표를 ‘폭로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박 대표의 대선 가도에 흠집을 내고,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를 엿보이게 하고 있다. ‘간첩조작사건’ 비상대책위장인 배기선 의원은 “국보법을 지켜내기 위해 저지른 색깔론 단막극인 것으로 다 드러났다.”며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빨갱이 되면 일생을 망치는구나 하는 공포심이 들게 하는 것이 국보법의 가장 큰 해악이란 생각”이라며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보탰다. 한나라당도 여당 지도부에 대해 이 의원의 공천 배경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의 진위에 따라 국보법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이번 일은 국보법 처리문제와도 무관치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 및 간첩활동’ 의혹을 확인시켜줄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당력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이 의원 스스로 공개한 대법원 재판기록 가운데 노동당기와 김일성 및 김정일 초상화 등에 대한 압수내용이 포함돼 있는 2페이지를 누락한 경위 등을 추궁하면서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는지 여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고문에 의한 조작’이라는 이 의원의 반박과 관련,“재판 당시 항소이유서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역공을 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조선 노동당기, 김일성 초상화, 김정일 초상화를 소지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누구겠느냐.”며 이 의원을 몰아세웠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도 “당시 수사와 재판기록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면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정형근 의원은 “수사를 했다고 해서 배후에 있다는 것은 책임없는 주장”이라며 “해방 이후 최대 간첩사건인 중부지역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과장이나 왜곡이 있었다면 관련자나 수자 지휘자인 나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與, 국보법 ‘3각 갈등’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 유보를 둘러싸고 열린우리당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강경폐지론자들인 재야개혁파 등은 ‘연내 처리 고수’를, 안개모 등 온건파들은 수그러졌던 ‘대체입법으로 당론 수정’을 들고 나와 지도부를 연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연내처리 유보 방침를 전격 선언한 천정배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두 세력의 협공에 시달리면서 후폭풍은 ‘3각 갈등’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당 지도부는 8일 한나라당과 협상을 위해 2∼3일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강온파들에게 전했다.“한나라당이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보법 연내 처리 유보란 약속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명분을 내세워 터져나오고 있는 불만의 목소리를 자제시키는 데 부심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 내부에서 날치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아니다.”면서 “정치 생명을 걸고 국보법을 폐지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부영 의장은 “고뇌에 찬 결정을 하는데 우리당 의원들 속에서 그만큼의 논란밖에 없었다.”며 수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국민정치연구회 중심의 재야 개혁파들은 이날 회동을 갖고 ‘연내 처리’를 거듭 주장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장영달 의원은 “한나라당은 국보법으로 유지됐던 당”이라면서 “반민족적 악법을 내년까지 연장할 경우 내년 초장부터 국회가 어렵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보법 폐지안의 법사위 변칙 상정을 ‘날치기’로 규정해 내홍을 일으켰던 안영근 의원은 이날 ‘대체입법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는 MBC 라디오에 출연,“폐지 당론이 과연 유효한지, 내년에도 계속 이를 주장할지는 불분명한 단계”라면서 “다시 의총을 해 중론을 모아야 한다. 대체입법이 더 효율적이고 국민들의 신임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연구센터와 일토삼목회 등의 소속 의원들은 지도부의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131조 예산안 졸속심의 우려

    ‘국회 2라운드는 예결특위’ 정기국회 종료를 이틀 남겨놓은 7일 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안 변칙상정 논란’의 후폭풍에 휩싸였지만, 예결특위는 131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을 이틀째 심의했다. 정부와 여당은 7000억∼8000억원의 증액을 요구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7조 5000억원의 삭감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는 이처럼 대립하면서도 계수조정 과정에서 예결위마저 ‘정쟁의 도구’ 또는 ‘나눠먹기식 심의’로 전락할 조짐도 없지 않다. 소위가 시작하자마자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정부 각 부처의 경상경비를 10% 이상 일괄 삭감하자.”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은 “부처별로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삭감하기는 어렵다.”고 즉각 맞받는 등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기싸움을 펼쳤다. 논쟁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자 정세균 예결특위 위원장이 “일률적으로 각 부처 예산을 삭감한 전례가 없다.”며 서둘러 봉합했다. 특히 야당은 이해찬 총리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는 듯 국무총리실 예산의 삭감에 더욱 적극적이었다.8500만원의 총리 승용차 구입비와 특수활동비 9억 3700만원의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야당은 이밖에 감사운영혁신사업, 시민단체 지원비, 홍보예산, 주한미군대책기획단 예산 등의 전액 또는 대폭 삭감을 주장했다. 전날 밤에는 정세균 위원장이 “상임위 증액사업 가운데 자체 감액으로 재원을 마련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반영을 검토하자.”는 심의 원칙을 제시하자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그럴 경우 감액한 예산으로 증액을 했다고 하면 상임위별로 순증이 ‘0’을 넘지 않으면 감액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난다.”고 지적하는 등 예산심의 과정의 험난한 길을 예고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측은 소위 구성에서 민노당과 여성의원을 배제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예결위원인 민노당 이영순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민노당을 배제한 것은 보수정당끼리 정치적 거래와 흥정을 하려 한다는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30% 여성할당의 원칙과 ‘성 인지적’ 예산 편성을 위해 여성의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수조정소위는 열린우리당 정세균·박병석·김부겸·지병문·최철국·최용규 의원, 한나라당 김정부·유승민·이재창·김성조 의원,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빌라·연립주택 대출’ 만기 10조 대란

    ‘빌라·연립주택 대출’ 만기 10조 대란

    은행권에 ‘빌라·연립주택 대출’ 만기 대란이 예고돼 초비상이 걸렸다. 가계부채가 소비 부진의 ‘주범’인 상황에서 서민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내수부진으로 경기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서민층의 주요 거주지인 빌라·연립주택을 담보로 2∼3년 전 집중적으로 대출을 해줬다. 대출액 가운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내년 전체 주택담보대출 만기도래액(42조원 추정)의 25% 수준인 10조원대에 이른다. 당시 은행들은 서민들의 주거안정 지원과 대출처 확대 경쟁 여파로 아파트에 비해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구입한 빌라·연립주택에 대해 담보가격 대비 최고 90%까지 대출을 해줬다. 그러나 채무자 대부분은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인 데다, 빌라·연립주택의 주택담보 인정비율도 40%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에 대출금 회수에 나설 경우, 대규모 신용불량자 양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빌라·연립대출 내년 만기도래 전체의 25% 금융권 관계자는 “2000년부터 2∼3년간 아파트 담보대출로 경쟁하던 은행들이 빌라·연립을 새로운 수요처로 삼고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상당수 은행들의 빌라·연립대출이 신규 담보대출의 절반 수준까지 육박했다가 연체율이 높아지자 부랴부랴 신규 대출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 국민은행 4조여원, 우리은행 1조여원 등 은행 전체적으로 9조∼10조원 정도가 만기도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 33조원 중 30%인 10조원 정도가 빌라·연립대출이다. 우리은행도 13조 7000억원의 20%(2조 7000억원) 정도를 빌라·연립대출로 운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아파트와 빌라·연립 등 전체 주택담보 대출은 2000년 말 54조 8000억원에서 2001년 말 85조 4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2002년 말에는 131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권, 대출연장 ‘골치’ 은행들은 빌라·연립대출 만기가 가져올 ‘후폭풍’에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파트 담보대출은 만기가 돌아오면 대부분 1∼2년씩 연장해 주지만, 빌라·연립은 다르다. 아파트 담보대출보다 연체율이 높고 담보가격도 현저히 떨어져 연장해 줄 경우 부실을 키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올들어서는 빌라·연립에 대한 신규 담보대출은 아예 해주지 않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빌라·연립은 서민들이 많이 샀기 때문에 부실이 큰 편이며 경매때 낙찰가도 낮고 환금성도 떨어져 담보로써 가치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그러나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신용불량자 양산과 은행 부실화를 우려, 대출금의 일부는 갚게 하고 나머지는 금리를 높여 만기를 연장해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일부 다가구 연립 외에는 연체율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은행권이 만기연장해 주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빌라·연립대출에 대해 무리하게 회수하지 않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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