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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강행처리 후폭풍] 올 나랏빚 400조원 안넘을 듯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연말까지 400조원 이하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예상보다 선방하는 수준에서 올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올해 국가채무가 393조~394조원 정도로 지난해 359조 6000억원보다 34조여원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좋은 데다 경기 회복으로 세수도 늘어 국가채무가 당초 예상했던 400조원보다 6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10월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함께 발표했던 국가채무관리계획에서 예상했던 수준(연말 400조 4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른 국가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 또한 34% 초반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를 400조 4000억원으로 전망하면서 국가채무비율을 34.7%로 잡은 바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예산 강행처리 후폭풍] 급식비 3105억 책정… 野 주장은 잘못

    13일 정부과천청사 1동 4층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분주했다. 뜻하지 않게 8년 만에 예산안이 정기국회 회기 내에 통과되더니 한나라당 공약이 일부 빠지면서 후폭풍에 시달렸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재정부를 질타하는 한나라당 일부 기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묻어났다. 김규옥 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은 “그쪽(한나라당)과 소통이 덜 된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 “알다시피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 말하면 문제가 되는 예산을 깎은 게 아니고 (당에서 원하는 만큼) 증액이 덜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육수당 추가지원:정부안 898억→복지위 3401억→예결위 898억 소득 하위 70%까지 양육수당을 확대하려던 여당안과 관련, 최상대 복지예산과장은 “정부안은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20% 이하)에 대해 24개월 미만까지 지급되는 양육수당을 내년부터 36개월로 늘리는 것”이라면서 “균일(월 10만원)한 지원금액도 0세 이하는 월 20만원, 1세 이하는 15만원, 2세 이하는 10만원으로 차등 지급한다.”고 설명했다.정부안은 이를 반영해 올해보다 241억원 늘어난 898억원이 제출됐다. 반면 복지위는 지원대상을 소득하위 70% 이하로 늘리기로 하고 2744억원을 증액했다. 하지만 예결위에서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최 과장은 “내년 보육예산은 무상보육 확대 등 정부안에서 이미 올해보다 6000억원이 늘었다.”면서 “지방재정 부담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양육수당까지 확대하면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예방접종비:정부안 144억→복지위 339억→예결위 144억 예방접종비 추가지원 불발과 관련, 최 과장은 “삭감했다는 표현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예방접종비는 백신비와 접종행위료로 나뉜다. 보건소는 무료다. 민간 병·의원은 2008년까지 개인이 부담했지만 2009년부터 백신비를 정부에서 지원한다. 최 과장은 “복지위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접종행위료(1만 5000원)를 개인이 5000원만 부담하는 대신 나머지는 국가가 지원하기로 하고 339억원을 늘렸다.”면서 “그러나 예결위에서 144억원만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영유아의 45%는 보건소에서 접종을 한다.”면서 “이미 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고 있는 만큼 지원대상 확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학 결식아동 급식비:정부안 0원→복지위 “내년에도 지원”→예결위 0원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은 2005년 지방으로 이양됐다. 최 과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2009년(542억원)과 2010년(203억원)에 한시적으로 국비 지원을 부활했다.”면서 “결식아동 숫자가 늘어나면서 재정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국회 의결을 할 때에도 2010년 종료사업이라고 명시했다.”면서 “국비 지원이 종료된다고 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년에 2조 8000억원 정도 지방교부세가 늘어나는 등 지방재정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지자체에서 내년 결식아동 예산으로 3105억원을 책정해 놓았다. ●템플스테이:정부안 109억 5000만원→문광위 185억원→예결위 122억 5000만원 템플스테이 지원예산은 예산 누락 후폭풍을 불러온 핵심 쟁점이다. 소기홍 행정예산심의관은 “당초 정부안은 문광위의 요구를 거의 모두 수용한 109억 5000만원으로 편성됐다.”면서 “상임위(문광위) 예비심사과정에서 75억 5000만원이 증액됐지만 예결위에서 13억원만 증액된 122억 5000만원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정부안 0원→예결위 0원 처음부터 정부안에는 없었다. 국토해양위가 4대강을 놓고 충돌하느라 곧바로 예결위로 넘겨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수차례 약속한 동서고속화 철도 기본설계비 예산(30억원)은 거론도 되지 않았다. 방기선 국토해양예산과장은 “국토위에서 여야가 증액을 합의했는지, 의견만 제기된 것인지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재정부나 예결위로 관련 예산을 책정해 달라는 내용이 넘어온 게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새해 예산안에 민생 및 당 공약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책임을 지고 12일 당직을 사퇴하는 등 예산 강행처리에 따른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여당 고위 당직자가 현안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와 여당은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 등 안보 정국에 따른 ‘국정 주도권’ 확보를 내세우며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으나 정치권은 리더십의 실종과 함께 대충돌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4대강 날치기 예산안 및 MB악법 무효화’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과 촛불집회에 돌입하며 대여 전면전을 본격화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강행처리 나흘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책임 소재 논의가 일단락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지만 민주당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일축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 중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갔지만, 손 대표는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손 대표는 “4대강 예산, 법안들을 날치기하고 무슨 낯으로 어디에 오는가.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날치기 법안을 파기하고 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이냐. 아니면 오늘만 만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묻는 이 장관에게 “예산안 무효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공세적인 태도로의 전환을 시도해 ‘예산안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상득 의원과 마찬가지로 포항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이른바 ‘형님 예산’과 관련, “대부분 주요 사업비는 정부수립 후 60여년 동안 유일하게 철도망이 연결되지 않은 동해안 지역의 철도 부설에 쓰이고, 울산~포항 고속도로는 참여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은희 대변인도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중 절반이 넘는 52%가 호남에 편성됐고, 내년 예산 중 복지부문 비중이 27.9%로 역대 가장 높은데도 특정 지역을 문제 삼아 지역 감정을 이용하려는 구시대적 정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통해 노인복지와 영유아 예방접종비, 결식아동들의 급식비를 삭감한 채 형님과 박희태 의장, 이주영 예결위원장 등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형님 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까지 민주당은 예산과 날치기 법안 무효화, 4대강 반대를 위해 총단결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유지혜기자 jj@seoul.co.kr
  • [사설] 고흥길 사퇴로 졸속 예산 후폭풍 막겠나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졸속 예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예산 파동의 후폭풍이 거세자 고 의장이 희생을 자처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려면 잘못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예산안을 제대로 다듬기도 전에 서둘러 강행 처리했다가 곳곳에서 허점이 생긴 게 본질이다. 그 허점을 메우려고 자성하기는커녕 변명과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다. 고 의장의 사퇴로는 역부족이라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해법을 찾는다.의원들이 끼워넣은 예산이 350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상득 의원이 챙겼다는 예산이 3년간 1조원이 넘는다는 계산까지 나온다. 이병석 의원이 대신 반박한 내용을 보니 무리한 계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형님예산’이 월등히 많은 자체만으로 특혜 시비, 불공정 논란을 사기에 충분하다. 기획재정부는 이상득 의원 이름에 형광펜으로 표시해놓고 예산을 챙겨줬다고 한다. 이것만 해도 공정치 못한 처사다. 지역구 의원이 지역 예산 챙기는 게 뭐가 나쁘냐며 항변하는 건 앞뒤가 잘못됐다. 더 중요한 나라 살림을 외면하고 잇속 챙기는 행태에 민심이 분노하는 것이다. 이는 공사(公私)의 선후(先後)문제이자, 국가 예산의 시급성 문제이며, 국회의원의 양심 문제다. 안상수 대표는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며 희생양을 찾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 의장은 아직도 역대 예산 중 복지 예산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변명에 급급한 게 여권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를 상징한다. 그들은 자중지란에 빠져 예산 정국의 소용돌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책임 지는 자세로 돌아서서 탈출 좌표를 조속히 찾아야 한다. 그런 뒤 예비비나 정부 기금뿐 아니라 졸속예산을 보완하는 방안을 차근차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싶지만 그런다고 풀릴 계제가 아니다. 안 대표나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슈화를 시도한 개헌론은 이 마당에 공허하다. 지금이라도 민심을 제대로 읽고 메아리 없는 정치 구호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석고대죄를 하든, 삼천배를 하든, 고해성사를 하든,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대국민 담화나 성명을 내는 방안도 무방할 것이다.
  • 미녀 리포터 카르보네로 “가슴 키우니 몸값 뛰네”

    스페인의 미녀 스포츠리포터 사라 카르보네로(26)가 최근 가슴확대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글래머스한 몸매를 되찾은 데다 몸값(?)까지 껑충 뛰면서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가장 섹시한 리포터로 뽑힌 바 있는 카르보네로는 지난달 마지막 주 스페인의 한 병원에서 수술대에 올라 가슴을 키웠다. 카르보네로는 수술 후 바로 방송에 복귀, 스페인 텔레싱코 방송에서 스포츠섹션을 진행하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가슴확대수술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먼저 시청률. 그가 진행하는 텔레싱코 스포츠섹션 시청률은 수술 후 0.5%나 뛰었다. “스포츠계에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점을 보면 시청률 상승은 카르보네로의 새 몸매 덕분”이라는 말이 나왔다. 몸값도 껑충 뛰었다. 카르보네로가 스페인의 모병원에서 가슴확대수술을 받고 나오는 모습을 잡은 파파라치는 언론에 사진을 넘기면서 3만 유로(약 4500만원)를 챙겼다. 2010월드컵 챔피언 스페인의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29.레알 마드리드)와 사귀면서 유명세를 더한 카르보네로는 자연산 글래머다. 그런 그가 가슴확대수술을 받은 건 월드컵 때문이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카르보네로는 남아공월드컵 때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후유증으로 월드컵이 끝난 후 체중이 5kg 이상 빠졌다. 현지 언론은 “몸이 야위면서 부실해진(?) 가슴을 회복하기 위해 카르보네로가 가슴확대수술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금호그룹 학습효과? 묻지마 M&A 퇴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건설 매각 파행에 따른 후폭풍이다. 채권단이 인수자금의 출처를 깐깐하게 들여다 보는 데다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를 꺼린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M&A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건설 매각을 계기로 ‘M&A 룰’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돈의 출처가 불문명하거나 과도한 보증과 담보가 적용된 FI의 자금은 앞으로 퇴출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과도한 차입에 기댄 M&A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현대그룹이 예치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1조 2000억원도 예전엔 문제 삼을 일은 아니었다. 이렇게 달라진 배경에는 대우건설 인수로 동반 부실화된 금호아시아나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채권단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산규모 33억원 법인이 은행에서 1조 2000억원을 빌리는 것은 전세계 금융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현대건설처럼 공적자금이 투입된 M&A에서는 앞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매물이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도 철저히 소명해야 한다.”면서 “이번 현대건설 매각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대출계약서를 받아보지 않아 나티시스은행 1조 2000억원이 외국환거래법상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조달한 자금은 수출입대금을 치르는 등 경상 거래가 아니라면 국내에 들여오거나 예치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만약 현대상선 본사가 보증을 섰거나 담보를 제시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채권단의 이같은 개입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현대건설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일 만한 매물도 드물고, 인수기업의 자금력 부족으로 빚어진 예외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돈의 출처를 따지게 된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그룹에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대우건설 ‘학습 효과’가 매각 과정에 크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건설 매각이 지연되면서 채권단이 보유한 하이닉스반도체와 대우조선해양 등도 한동안 M&A 시장에 나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경두·김민희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왕따 외교관/최광숙 논설위원

    러시아는 지난 2001년 3월 4명의 모스크바 주재 미국 외교관 명단을 미국 측에 건넸다. “다음 달 6일까지 러시아를 떠나라”는 최후통첩이었다. “이들이 ‘외교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비우호적인 활동을 했기에 추방한다.”고 했다. 미국이 첩보활동을 들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 조치하자 러시아가 맞불작전을 폈던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간의 ‘스파이전쟁’ 이면에는 이처럼 외교관들이 등장한다. 과거와 달리 스파이들은 정보요원뿐 아니라 외교관 등 다양한 직업으로 위장해 활동을 한다. 어디까지가 첩보활동인지, 외교활동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져 점차 외교관들의 활동반경도 넓어지고 있다. 정보수집 활동도 과거 적국의 군사정보 수집에 머물지 않고 산업과 경제분야 등 전방위로 확대돼 자칫 첩보활동으로 오인될 소지도 많아졌다. 지난 7월 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았던 것도 리비아 주재 외교관의 활동이 발단이 됐다. 리비아의 금기사항인 카다피 국가원수 일가에 대한 첩보활동을 했다는 게 그쪽 주장인데, 도를 넘은 외교 활동은 상대국과의 외교관계를 파국으로 몰 수 있는 중대사안이 된다. 최근 폭로 사이트 ‘위키 리크스’의 미국 기밀외교 전문이 공개된 이후 전세계에 불어닥친 후폭풍을 보면 미국이 딱 그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 미국 외교관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왕따’ 신세가 됐다고 한다. 은밀하게 속삭인 비밀스러운 얘기들이 여과 없이 깨알처럼 미 행정부에 보고된 것을 보면서 누군들 미 외교관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하겠는가? 미국은 “정책 형성을 위한 정보수집”이라고 주장하지만, 문건들은 외교관들의 통상적인 외교활동 범위를 넘어선 ‘스파이 활동’과 유사한 첩보활동이 포함돼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생체정보까지 수집토록 한 비밀명령을 외교활동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미 행정부가 ‘왕따 외교관’들에 대한 대폭 물갈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설 자리가 없어진 이들을 자진 소환하겠다는 셈이다. 상대국 지도자를 나쁘게 평가한 대사들이 우선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벌써 독일의 자민당 의원들은 메르켈 총리에 대해 좋지 않게 평가한 독일 주재 미국 대사의 해임을 미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 이번 파문을 보면서 17세기 영국의 작가이자 외교관이던 헨리 워턴 경의 말이 생각난다. “외교관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도록 외국에 보내는 가장 정직한 사람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외교팀 물갈이 착수… 주재국선 ‘왕따 신세’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 폭로와 관련, 미국 정부가 외교팀 일부 개편에 착수했다. 미국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주재국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졌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샌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각국 신뢰 회복에 최대 5년 걸릴 것” 미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안보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국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부(CIA)가 해외에서 활동 중인 대사와 영사 상당수를 몇달 안에 경질해야 한다고 보고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몇몇 일 잘하는 관료들을 빼야 할 것 같다.”면서 “이는 이들이 자신이 주재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진실을 용감하게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 비스트는 경질 대상을 각국 대사관에 파견된 외교관, 무관, 정보기관원들 가운데 위키리크스의 전문 폭로로 임무 수행이 위험해지거나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로 추측했다. 특히 리비아 국가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우크라이나 출신 간호사를 대동하고 다닌다는 가십을 보고한 진 크레츠 리비아 주재 대사 등 주재국 지도자들을 비판한 외교관들이 우선 경질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 역시 외교관 교체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레슬리 필립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일부 외교팀을 경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역시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들은 그들(해당국의 미국 외교관)과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로 미국 외교관들의 활동이 어려워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 인사들이 ‘이 내용도 외교문서로 보고되느냐.’면서 어떤 이야기도 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외교관은 각국 정부의 신뢰 회복까지 2년에서 5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샌지 “오바마 물러나라”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가 일반직 연방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위키리크스에 대한 접근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당국자들은 “이미 웹사이트에 게재됐건 언론에 공개됐건 상관없이 미국 정부의 적절한 해제조치가 있을 때까지 기밀정보에 대해서는 기밀을 유지토록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위키리크스 문서가 일반 웹사이트에 공개됐더라도, 이를 열람하는 것은 군의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사실상의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한편 어샌지는 스페인 유력 일간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사무총장 등 고위관계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라는 미 국무부의 스파이 행위가 사실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샌지는 “미국이 법치에 기반한 신뢰할 만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지휘·통제라인이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명령은 아주 민감한 것인 만큼 당연히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스웨덴 핵벙커에 새 저장소… ‘위키리크스 요새’

    스웨덴 핵벙커에 새 저장소… ‘위키리크스 요새’

    폭로전을 벌이려는 자(위키리크스)와 막으려는 자(미국 등 각국 정부) 간의 불꽃 튀는 두뇌싸움이 첩보영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아마존닷컴이 서버 제공을 전격 중단하자 만년설이 쌓인 북유럽 산악지대에 새로운 서버 저장소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디도스 공격 홈페이지 서비스 한때 중단 그러나 위키리크스는 3일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 방송은 3일 노르웨이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위키리크스의 비밀문건 파일이 냉전시대 핵 벙커로 이용됐던 스웨덴 지하 창고로 옮겨져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스웨덴 반호프사가 ‘파이오넨 화이트마운틴 데이터 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이 저장소는 두꺼운 기반암으로 덮여 군사 요새를 방불케 한다. 하나뿐인 출입문은 50㎝ 두께의 금속으로 돼 있고 비상 상황에 대비, 자료복구에 필요한 예비 발전시설도 갖추고 있다. 스스로 반호프사의 최고 경영자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공상과학소설과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저장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가 ‘자기분열’로 폭로 창구를 늘려나가는 행태를 보이는 것도 추가 폭로를 우려하는 세력에는 골칫거리다. 위키리크스의 전 대변인인 다니엘 돔 샤이트 베르크(32)는 지난 1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중 새로운 폭로 웹사이트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크는 지난 9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와의 ‘노선 차이’를 이유로 조직을 떠났다. 특히 그는 “(어샌지처럼) 미국만 폭로대상으로 삼지 않고 접수된 모든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홈페이지(http://wikileaks.org)가 디도스 공격를 받아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히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위키리크스측은 새 홈페이지(http://wikileaks.ch)를 열어 접속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프간 加대사 폭로파문 책임 사퇴의사 한편 미 외교전문 폭로 닷새째인 3일에도 후폭풍이 이어졌다. 윌리엄 크로스비 아프가니스탄 주재 캐나다 대사는 외교전문 공개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자신이 책임을 지고 대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공개될 미국의 아프간 관련 외교전문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크로스비 대사의 신랄한 비판내용이 들어 있다고 캐나다 일간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이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어샌지 잡아라” 전 세계 체포령

    ‘백발의 호주인(줄리언 어샌지)을 잡아라.’ 미국 외교전문 유출에 따른 후폭풍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 특명이 떨어졌다. 문건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를 붙잡으라는 것.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이 체포 명령인 적색 경보를 회원국에 내린 데 이어 스웨덴 검찰도 유럽 전역에 ‘범유럽 체포 영장’을 발부, ‘도망자’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안네 뉘 스웨덴 검찰총장은 어샌지에 대한 범유럽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라고 1일 밝혔다. 어샌지는 지난 8월 스웨덴 여성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1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샌지는 지난달 5일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영국 경찰은 그가 영국 남동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외교 폭탄’을 맞은 미국은 어샌지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한편 사태 진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러셀 트래버스 대(對)테러센터(NCC) 정보공유 담당 부국장에게 위키리크스 사태 수습에 필요한 전반적 구조 개선 작업을 맡기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백악관 국가안보 파트가 중심이 돼 ‘위키리크스 대응 특별위원회’도 꾸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오늘의 눈] 위키리크스 공개 후폭풍/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위키리크스 공개 후폭풍/김미경 정치부 기자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 공개가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한·미 간 외교 현안 및 북한 동향 등에 대해 나눈 기록이 고스란히 드러나 우리 정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기밀로 분류되는 외교 전문 기록은 전세계 공관 등 외교가에서 벌어지는 통상적인 외교활동이지만, ‘특종’ 정보를 수집해 본국으로 보내면 승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해진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미 국무부 차관보와 주한 미대사, 대북인권특사 등이 수시로 우리 측 외교통상부·통일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만나 각종 정보를 수집한 뒤 하나도 빼지 않고 전문으로 보낸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을 보면 한·미 간에 나눈 북한 관련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대북 전문가 전망에 의존한 북한의 ‘조기 붕괴론’이나 김정일 건강문제, 중국의 대북 입장 등은 첩보 수준에 불과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 장관들은 미측 차관보급 이하 관리들에게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측은 미측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정보를 받아 분석하고 있을까. 외교안보부처 전직 고위관리 A씨는 “북한의 핵개발 상황 등은 미측이 위성으로 파악한 뒤 우리 측에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2년 2차 핵위기를 야기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관련 정보도 미측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맹을 과시하는 한·미가 정보 교환에는 엇박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외교안보부처 차관보·국장급이 모여 현안을 토론하는 ‘브레인스토밍’ 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 언제부턴가 외교부 당국자는 빠졌다고 한다. 해외에서 수집한 전문에 의존하다 보니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위키리크스 공개는 우리 정부의 비대칭적 정보 수집과 한계를 느끼게 한다.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 대표가 대권을 꿈꾼다면…/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손학규 대표가 대권을 꿈꾼다면…/오병남 논설실장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3일 전당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이후 한껏 치솟았던 인기는 시들해지고, 꼬인 현안은 좀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대포폰’ ‘4대강’ 등 정국 이슈들이 함몰돼 행보에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차기 대선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14.4%)로 올라서며 지지율 20%대 진입을 넘볼 기세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9일 3위(6.9~10%)로 내려앉은 데 이어 11월 마지막 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5위(8.2%)까지 밀렸다. 원외대표로서 전당대회 이후 존재감이 떨어진 데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여파로 분석된다. 청목회 수사에 맞서 벌인 잇단 농성이 연평도 후폭풍으로 추동력을 잃은 뒤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평화해결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반향이 신통치 않아 지지율 추세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대표는 여전히 2012년 대권 탈환을 노리는 제1야당의 유력한 카드이다. 무엇보다 수도권의 폭넓은 지지세가 큰 강점이다. 차기 대선의 승패도 수도권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유권자의 주류는 이념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도 민주적 가치와 사회개혁의 열망을 놓지 않는 중도개혁적 성향을 띠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관념적 이상주의에 매몰돼 온 진보진영에 등을 돌렸다. 교수·언론인 등 전문가그룹의 지지세가 높고 대중 친화력과 행정경험을 갖춘 점도 손 대표의 비교우위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하기 나름이다.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점은 야권의 다양한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토대가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약점도 전당대회를 통해 큰 틀에서는 걸러진 셈이다.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2일 ‘사회지도층 원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적 행보에 나서는 손 대표가 차기 대권을 꿈꾼다면, 우선은 민주당을 확실한 ‘대안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여당에 실망한 국민조차 선뜻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는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서민의 정당임을 내세우며 사사건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질적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을 한 경험은 별로 없다. ‘수권야당’으로서의 비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흘러간 시대의 유물인 ‘공허한 투쟁’을 시도 때도 없이 꺼내들고, 성장에 대한 깊은 고민과 비전 없이 ‘복지’만을 외치는 얄팍함으로는 입맛이 까다로운 수도권 유권자를 흡인할 수 없다. ‘수권정당을 위한 당 개혁특위’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크다. 손대표가 특유의 강점을 스스로 놓아 버려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 국민에게 각인된, 그래서 기대를 거는 손 대표의 이미지는 합리적 진보 내지는 진보적 중도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좌향좌에 몰입해 온 느낌이다.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던 손 대표가 북한의 3대세습에도 불구하고 “정권유지에 쌀을 쓰더라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연평도 포격 이후에도 6자회담에 방점을 찍은 것은 어색할뿐더러 수도권 민심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콤플렉스’이자 당내 강경파를 끌어안으려는 포석이겠지만, 기대를 걸려던 수도권 중도개혁층을 멈칫하게 만드는 일이다. 당내 교조적 원리주의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시들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짚어볼 일이다. 수도권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함을 인정한다면, 손 대표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당심을 얻어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대권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잠재적 대권후보인 제1야당 대표의 소신 있는 리더십과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기대해 본다. obnbkt@seoul.co.kr
  • 현대그룹 ‘대출계약서·풋백옵션’ 거센 후폭풍

    현대그룹 ‘대출계약서·풋백옵션’ 거센 후폭풍

    현대건설 인수전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현대상선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한 1조 2000억원대 인수자금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25일 서울중앙지검에 예치금 1조 2000억원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현대자동차그룹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향후 인수전의 ‘키워드’는 나티시스 은행과의 1조 2000억원 대출금 계약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날 회의를 열어 현대그룹에 나티시스 은행 예금에 대한 자금출처 증빙자료를 보완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대출금 계약서 공개를 요청한 것이다. 자료 제출 시한은 오는 28일.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 교환도 이때까지 늦춰진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회의를 다시 소집하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이 돈의 출처를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단순 예치금에서 나티시스 은행의 무담보·무보증 차입금이라고 구체화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23일 현대그룹이 제출한 소명 자료에도 은행 대출이라는 말 외에는 없었다.”고 전했다. 노조와 시민단체, 금융 당국, 국회까지 자금의 성격을 추궁하면서 현대건설 매각자와 매수자 모두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현대건설 노조는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권과 정보공개청구권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경제개혁연대도 “채권단은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대그룹은 “인수 MOU 교환 뒤 채권단이 요구하는 추가 해명 및 제출서류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하지만 그룹 관계자는 “대출 계약서를 공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MOU를 미루는 채권단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현대차그룹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이 계속 계약서 제출을 미룬다고 해도 채권단이 가할 제재는 사실상 없다. 앞서 현대그룹은 내년 초 주식매매 계약서(SPA) 사인 뒤 모든 자금의 출처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채권단도 고민에 빠졌다. 규정상 자료를 제출하거나 요구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현대그룹의) 소명과 다른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언제라도 우리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소명서와 달리 나티시스 은행과의 담보대출 내용이 드러난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 된다. 주주가 1% 이상의 지분을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제공할 때 이를 공시해야 하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해외법인이 현지 은행에 빌린 1조 20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국내로 들여온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는 엇갈린 해석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투자했다는 8000억원대 투자금에 대한 풋백옵션은 또 다른 논란거리. 채권단은 앞서 현대그룹과 동양이 컨소시엄 계약서에 풋백옵션을 부여하도록 규정됐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결정된 (풋백옵션) 내용은 없고 추후 협의할 계획”이라고 소명했다. 풋백옵션은 주식 등 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시장에선 채권단이 당장 큰 변화를 추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우선협상자 선정에서는 가격이 최우선 매각 조건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막판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다면 진흙탕 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오상도·김민희기자 sdoh@seoul.co.kr
  • [관가 포커스] 금주령 속 각종 행사 줄줄이 연기

    [관가 포커스] 금주령 속 각종 행사 줄줄이 연기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으로 공무원들은 음주·가무를 자제하고 비상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각종 행사는 무기 연기되거나 축소됐다. 예산 국회와 내년도 업무계획 준비 등으로 행사가 많이 잡혀 있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개인적으로 잡았던 골프 약속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출근 시간이 빨라지는 등 근무자세도 달라지고 있다. 앞서 23일 각 정부 부처는 야간 근무를 강화하고 항시 청사에 출동할 수 있는 핫라인(휴대전화)을 가동하는 근무 복무관리 지침을 준수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비상대기 차원에서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들에게 음주·가무를 자제토록 했다. ●공무원 비상 대기령·가무도 자제 행정안전부는 25일과 26일 경북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앙행정기관 및 지자체 인사과장 회의를 연기했다. 매년 열리던 행사로 그 해의 인사정책 개선 분야와 다음해 인사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다.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평도 사태가 발생했는데 1박 2일을 근무지가 아닌 곳에 주요 업무 과장들을 모으는 것은 분명 옳지 않다.”며 연기 사유를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25일 열기로 했던 아동·여성 폭력 추방 캠페인을 무기 연기했다. 강선혜 여가부 권익기획과장은 “모든 준비는 끝났지만 연평도 사태로 인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강 과장은 “여성폭력추방주간이 끝나기 전에 열고는 싶지만 연평도 사태가 유동적이라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도 25일 열려던 ‘청년 내일 콘서트’를 연기했다. 이 콘서트는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박재완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용기’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다. 환경부는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녹색생활 대축제’를 검소하게 치렀다. 내부적으로는 이번주 실·국별로 예정된 워크숍을 미루는 등 연평도 교전에 따른 직원들의 업무 관련 지시를 하달했다. 대구시는 모든 공무원의 휴가 및 연가를 중지시켰다. 전북도는 24일 열기로 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 등 대규모 민간행사도 무기한 연기했다. ●수도권 골프장 예약 취소 속출 정부부처 등이 비상대기 상태에 돌입하면서 공무원들의 골프 약속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동창생들과 오래 전에 한 약속인데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주말 골프 약속을 취소했다.”면서 “휴일에 친구들과 하는 골프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과감히 포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무원들이 주로 찾는 충남 천안 상록컨트리클럽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이 있은 뒤 24일 하루에만 10건의 예약이 취소됐으며, 이번 주말 예약은 무려 30여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수도권 민간 골프장도 역시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골프 자제 모드에 돌입하면서 속속 주말 골프 예약이 취소되고 있다. 근무기강도 달라지고 있다. 서울 고덕동에 사는 서울의 자치구 공무원은 “오늘 아침 평소보다 한 시간 빠른 7시에 출근했다.”면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비상근무에 돌입하면서 공무원들의 근무자세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종합·전경하·이재연기자 lark3@seoul.co.kr
  • 민주, 등원·장외투쟁 ‘투트랙’

    민주당이 22일 진통 끝에 ‘전격 등원과 원외 투쟁’을 선택한 것은 결론만 놓고 보면 지도부의 ‘결단’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손학규 대표에게는 ‘대포폰’ 국정조사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며 판을 키웠지만 여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핵심 측근은 “2단계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원외에서 ‘대포폰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며 직접 국민들과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포폰 문제도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 사건’으로 주적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독주가 계속되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4대강 사업 저지와 복지예산 증액 등 야당 고유의 전략적 성과물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실패한’ 원내대표가 된다. 원내 관계자는 “현재로선 등원해서 얻어낼 건 얻어내고 저지할 건 저지하는 게 유효한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정상화’가 아니라 ‘국회 내 투쟁’이라고 명명했다. 지도부의 결단 이후 당내에는 후폭풍이 예고됐다. 정동영·정세균·조배숙 최고위원과 강경파 의원들은 당의 전략적 일관성 부재를 염려하며 각을 세웠다. 관료 출신 등 등원을 주장한 의원들은 강경 일변도로는 대국민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온건적 결정이나 투쟁적 결론이나 이명박 정권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한 의원의 말이 민주당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 준다. 이같은 기류에도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 정동영·정세균·박주선·조배숙·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 이낙연 사무총장, 양승조 대표 비서실장, 이춘석·전현희 대변인 등 당 소속 의원 50여명이 이날 밤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천막을 치고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및 4대강 대운하 반대 국민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철야농성과 촛불집회도 열렸다. 손 대표는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사건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짓밟혔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촉구하는 서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동참해 달라.”며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전 지원관의 사찰 수첩에서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과 언론,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사찰 대상에 포함됐다는 본지 보도가 알려지면서 현장에서는 밤늦도록 500여명의 시민들이 줄지어 서명운동에 호응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저지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오는 29일까지 철야농성을 이어가며 대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로비 수사에 후원금 뚝~ 일부의원 “파산 위기” 한숨

    여의도 정치권에 돈 가뭄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부 국회의원실이 파산 위기에 빠졌다. 다수의 권역별 지역구를 둔 일부 의원의 경우 소액 후원금 축소에 따른 의정활동비 부족으로 지역 사무실 직원 월급 지급을 두 달째 미뤘다. 일부 의원들은 의정활동비 확충 차원에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당겨 출판기념회 준비에 나섰다. 예년처럼 11월에 소액 후원금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연말 예비비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일부 의원들은 ‘돈이 나갈 계획은 많은데 후원금이 씨가 말라 연말이나 연초에 파산할 것 같다.”며 아우성이다. 발단은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 착수다. 소액 정치후원금 대목 시즌인 11월에 맞춰 검찰이 청목회 입법 로비 수사 등 각종 불법 후원금 기부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여의도 정치권의 후원금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의정활동비 조성 어려움 한나라당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17일 “통상적으로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1년에 평균 1억 3500만원, 비례의원의 경우 1억 500만원가량을 소액 후원금으로 조성하는데 올해는 턱도 없다.”며 “청목회 수사 후폭풍 등으로 예년에 비해 기본적으로 최소 30~40%가량 후원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실의 관계자도 “청목회 수사 이후 소액 후원금이 줄어 의정활동비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원실이 일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대부분 관성적으로 11월에 집중적으로 후원액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3~4달치 예비비 조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인데 일부 방에선 농담처럼 ‘수천만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연말 연초 의정보고대회가 끝나면 파산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비례대표 의원의 한 보좌관은 “의원 스스로 돈이 많은 경우에는 사비를 털어 부족한 의정활동비를 확충하지만 국회의원이라고 다 부자는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방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한 의원은 “후원금 모금 홍보를 위해 홍보물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올해는 의정활동비가 부족해 그마저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지역사무실 월급도 못 줘 그나마 서울 등 수도권에 한개의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방에 3~4개 권역별 지역구를 둔 A의원은 “권역별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의 경우 지역마다 사무실과 사무국장 등 유급 근무자를 배치하기 때문에 매달 고정 지출이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2개의 시·군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 의원은 “청목회 사건 이전에도 목표했던 후원액을 모으지 못했는데 설상가상으로 11월 후원금마저 뚝 끊겨 지역 사무실 관계자들 월급을 두 달째 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상임위별로 느끼는 온도 차도 크다. 초선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위원회나 국토해양위원회 등 피감기관이 많고 규제법안을 많이 다루는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경우 매년 비교적 많은 소액 후원금을 거둔 경험이 있어 청목회 사건 이후 소액 후원금 빈곤을 더욱 크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내부 ‘반군’ 어떻게

    현대그룹이 치열했던 현대건설 인수전의 후폭풍에 직면했다. 현대건설 인수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현대건설 및 현대증권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고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7년의 재임기간에 이렇다할 노사갈등을 겪지않았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대응책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노조는 일간지 광고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한 채권단을 비난했다. “채권단이 비가격 요소의 반영을 높이겠다는 방침과 달리 가격을 기준으로 협상자를 결정해 돈장사했다.”는 주장이다. 또 “사내 설문조사에서 노조원의 95%가 현대차그룹의 인수를 지지했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왔다. 현대건설 노조원은 1300여명으로 4000여명인 전체 직원의 3분의1에 못 미친다. 하지만 퇴직 임직원 모임인 ‘현대건우회’와 함께 현대건설의 양대 축을 이뤄 현대그룹으로선 간과할 수 없는 조직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줄곧 반대해온 현대증권 노조를 설득하는 일도 과제다. 현대증권 노조는 “반대입장은 명확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것이어서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노조가 반발하는 것은 현대증권의 재무건전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5조 5000억원대 인수금액 마련을 위해 그룹이 현대증권의 지분투자를 추진했고, 시장에선 현대증권 매각설까지 돌았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내년 1분기의 본계약 때까지 노조를 설득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의 경영방식이 갈등을 조장하거나 밀어붙이는 식이 아니기에 대화가 선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내년 1분기 본계약 때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 회장 특유의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관련 회사의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통해 내부 장악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사내 분위기를 전환시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현 회장의 인사스타일은 위기 때마다 돋보였다.”면서 “내년 1분기 본계약 직후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희비 엇갈린 ‘다윗과 골리앗’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16일 채권단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하자 “우리가 해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그동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며 재계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힘겨운 대결을 펼쳐 온 현대그룹은 예상을 뒤엎고 인수전에서 승리하자 자신들도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룹 전체에도 활력 생길 것”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오전부터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반신반의하면서도 “채권단의 발표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오후 1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결과 발표가 오전 11시로 앞당겨지자 “우리가 기적을 잡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뿌리인 현대건설을 인수, ‘현대가(家)’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가 현대차그룹보다 강했던 게 주효했다.”면서 “국내 1위의 건설회사를 되찾은 만큼 앞으로 그룹 전체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미래 블루오션이 될 대북 인프라 개발 및 북방사업 추진을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자동차 산업 전념” 반면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업무를 처리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에서만 11조원 이상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를 내심 장담한 터였다. ‘최선을 다했다’면서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결과를 더욱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금 동원 능력은 물론 장기 경영능력에서도 앞서 승리를 자신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면서 “당분간 자동차 산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큰아들로서 ‘적통성’을 잇겠다는 의지가 컸던 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모습이다. 올 연말 인사에서 현대건설 인수 실패에 따른 문책 등 ‘후폭풍’이 예상되는 이유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마약조직 보복 경고에 멕시코 피난민 속출

    멕시코에서 때아닌 피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미 피난민이 수백 가정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도시 미에르. 지난 12일 이 도시에선 ‘폭풍의 토니’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던 거물급 멕시코 마약카르텔 두목이 마약조직 소탕작전에 나선 군에 사살됐다. 그의 죽음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마약조직들이 원한을 갚겠다면서 피의 복수를 예고한 것. 멕시코 현지 언론에서 “마약조직의 무차별 공격을 경고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자 주민들은 허겁지겁 짐을 꾸려 피난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웃도시 미겔 알레만의 시장 세르반도 로페스는 “라이온스클럽에 대피소를 만들어 피난민 100가정을 수용하고 있다.”면서 “집을 얻거나 친척을 찾아 피난을 온 사람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언론은 “군이 군용차량을 동원해 최소한 350가정을 대피시켰다.”면서 “미에르와 인접한 고을 카마르고에서도 피난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 언론은 “마약 조직의 경고에 도시가 유령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일간지 레포르마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에선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지금까지 3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쇼크’ 코스피 반등 실패

    유동성의 힘으로 ‘2000 고지’를 향하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11일 50포인트 넘게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반등에 실패하자 외국인 자금의 ‘서든 스톱’(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공동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포인트(0.08%) 내린 1913.1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200억원, 1800억원가량 샀지만 외국인의 투기성 자금에 의구심을 갖게 된 개인들의 펀드 환매가 후폭풍으로 작용하면서 이날 기관 순매도 규모는 6300억원에 이르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자본 유출입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과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 우려로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도 지수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9.90원 급등한 112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때문에 환차익 기대감이 떨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감원은 “전날 도이치 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진 경위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는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해 거래소와 함께 공동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정확한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수급 여건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날 사건은 올해 마지막 대형 이벤트인 G20 회의와 옵션 만기일이 공교롭게 겹친 데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자본 유출입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나온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날의 ‘쇼크’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연기금 등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자산운용사 와이즈에셋이 옵션거래에서 889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내 42개 증권사의 손실액이 1100억원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차익거래와 차익거래잔고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고 매매 한도를 정하는 방법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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