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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각료 망언 불똥 튈라 3시간만에 경질한 아베

    日각료 망언 불똥 튈라 3시간만에 경질한 아베

    ‘실언을 한 각료를 발언 3시간 만에 경질하고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후임자를 임명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예민해졌다. 아베 총리는 동일본대지진이 수도권이 아닌 도호쿠 지역에서 일어나서 다행이란 취지의 말을 한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을 25일 저녁 전격 경질했다. 이어 다음날 정오가 되기 전에 대지진 피해지역 후쿠시마 출신 6선 의원을 후임자로 임명했다. 정권 전체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자세다. 자신과 연관된 학교부지 헐값 매각 스캔들 이후 전과 달리 여론에 예민해지고 조심스러워졌다는 평가다. 민주당 등 야당은 26일 이마무라 부흥상의 의원직 사퇴 요구와 함께 임명권자인 아베 총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후임 부흥상으로 임명된 요시노 마사요시 의원은 이날 오전 임명 절차를 마치고 전광석화처럼 빈자리를 채우며 취임했다. 반면 아베 주변 인사들은 5년차 장기 집권 속에서 잇단 실언 등으로 ‘나사’가 풀렸다는 말을 듣고 있다. 장차관에 해당하는 정무 3역(대신·부대신·정무관) 3명이 최근 설화나 행실 문제로 경질당했다. 차관급인 무타이 슌스케 내각부 정무관은 지난달 8일 이와테현 태풍 피해 지역 관련 발언 도중 “장화업계가 꽤 돈을 벌었겠다”는 어이없는 말로, 지난 18일 나카카와 도시나오 경제산업 정무관은 불륜 스캔들로 각각 사퇴했다. 집권 자민당의 후루야 케이지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키나와 차별 발언 시비로, 지난 16일에는 야마모토 고조 지방창생상이 학예사(큐레이터)를 ‘암’(癌)으로 표현했다가 비난과 구설에 올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각료 “대지진, 도호쿠라 다행” 망언에 사임

    일본 정부 각료가 6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일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결국 사임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은 이날 도쿄 도내에서 열린 자민당 내 파벌 ‘니카이(二階)파’의 파티에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와 관련해 “도호쿠였기 때문에 다행”이라며 “(대지진이 난 곳이) 수도권에서 가까웠더라면 막대하고 몹시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진 시 큰 피해가 났을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이 발언은 대지진에서 가족을 잃고 또 지진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는 도호쿠 지역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지난 4일에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스스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에 대해 “(귀환은) 본인 책임이자 판단”이라고 발언하고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는 오지 마라. 시끄럽다”고 반말로 대응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까지 사과했지만 또다시 동일본대지진 피해자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망언을 한 것이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이날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싶다.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지만 야당 민진당이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나서는 등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건강하게 쓸 수 있는 방사선/배형우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선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건강하게 쓸 수 있는 방사선/배형우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선임연구원

    ‘방사선’은 공포의 단어가 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국내 원전 비리부터 경주 지진, 지난해 말 개봉한 원전 사고를 주제로 한 국내 영화까지 공포를 가중시키는 요인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방사선은 우리 일상생활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 일반 암석, 지표면, 콘크리트 등에서 일정량의 방사선은 끊임없이 방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연 방사선의 세기가 미미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공포의 대상인 방사선이 최근에는 일상 편의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다. 건강 기능성 식품 원료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식물에서 유래한 ‘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이다. 화학적 합성 기술의 발달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를 대량 합성하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보다는 식물로부터 추출한 천연물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화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현재까지 화학적으로 합성이 어려운 천연물질들도 있다. ‘센티페드그라스’라고 불리는 잔디에 존재하는 메이신과 메이신에서 비롯된 유도체가 대표적이다. 메이신과 메이신 유도체는 당뇨 치료 효과는 물론 항암 효능 등이 있는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식물성 플라보노이드의 한 종류다. 그러나 그 구조가 복잡해 현재 화학적으로 합성이 불가능하다. 메이신 및 메이신 유도체는 식물 중에서도 오직 센티페드그라스와 옥수수수염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적 합성이 어렵다면 식물성 플라보노이드의 추출 효율(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방사선이다. 센티페드그라스에 방사선 처리를 하면 메이신의 함량이 2~4배 증가한다. 식물이 플라보노이드를 만드는 이유는 대부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방사선 처리를 할 경우 식물 입장에서 방사선은 ‘외부로부터의 공격’으로 인지되기 때문에 플라보노이드의 생산이 평소보다 더 많아지게 되는데, 연구자들은 이런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론 건강검진 후 엑스레이가 몸에 남지 않고 햇볕에 말린 빨래에 빛이 저장되지 않듯 식물에 방사선 처리를 한다고 해서 방사선이 남진 않는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인간에게 유익한 것이라도 안전을 무시할 수는 없다. 방사선 역시 영화 ‘판도라’처럼 안전을 무시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인간에게 커다란 재앙이 될 수 있다. 불을 발견한 인류가 이를 잘 활용해 문명을 일궈 왔듯 방사선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방사선 사용에 대한 제도를 공고히 하고 사용자의 안전의식 고취 방안을 꾸준히 고민한다면 원자력과 방사선은 우리에게 ‘이로운’ 물질이 될 것이다.
  • [사설] 원전 반대한다고 21조 원전 수출까지 막나

    대선에 나선 후보들이 탈원자력발전을 주장하는 가운데 국회의원 28명이 최근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원전수출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무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한전은 영국 북서부지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참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면서 “문재인·안철수 등 대선 후보들의 탈원전 정책에도 반하는 것”이라며 한전을 밀어붙였다. 3.8GW 규모의 원전 3기를 건설하는 이 사업의 총사업비는 150억 파운드(약 21조 3000억원)에 이른다. 한전이 뛰어든 뉴젠프로젝트라는 이 사업은 애초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엔지가 따냈다. 뉴젠은 도시바와 엔지의 합작사인 뉴제너레이션을 일컫는다. 한전은 지분율 60%를 가진 도시바가 최근 도산 위기에 몰려 철수를 검토하자 사업 참여를 추진한 것이다. 만약 한전이 엔지 지분까지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뉴젠프로젝트를 확보할 수 있다. 뉴젠프로젝트는 2009년 확보한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의 건설수주액 186억 달러(약 21조 186억원)를 넘어서는 초대형 사업이다. 원전수출이 이뤄진다면 8년 만에 다시금 우리의 원전건설과 운영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전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아예 탈원전을 선언했거나 가동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역부족이다. 원전이 여전히 전 세계 발전량의 10.8%를 담당하는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다. 원전이 아닌 전력공급의 대안이 없는 것이다. 원전수출 반대에 나선 의원들의 지적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탈원전 노선만을 내세워 원전수출 자체를 막고 나서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막대한 수익과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내팽개치는 행태나 다름없다. 국가 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치 개입이다. 특히 원전은 우리의 전략산업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도시바의 위험을 떠맡아 ‘제2의 자원외교’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전과 정부가 함께 반드시 꼼꼼하게 챙겨야 할 대목이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출산율은 삶의 질 낮은 탓…청년 미래 불확실성 해소해야”

    인류는 오랫동안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 거시경제 지표를 국부(國富)의 척도로 활용해 왔다. ‘1인당 GDP’나 ‘1인당 GNI’가 높은 나라 국민들은 행복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들은 불행하다고 여기는 기계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왔다.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을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의 필수 요건처럼 여기는 것도 이런 경제규모 지상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GDP 등이 말해주는 경제 수준과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 격차가 점차 커지면서 거시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커졌다. 이를테면 1인당 GNI가 3000달러도 안 되는 부탄 같은 나라 국민들이 체감 행복지수 세계 1위를 다투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른바 ‘웰빙 지표’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이 지난달 16일 발표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다. 교육, 안전 등 일부 지표가 현실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있으나 질적인 삶의 수준을 평가해 보려는 첫걸음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삶의 질 종합지수 개발·측정의 주역인 유경준 통계청장과 한준 한국삶의질학회장(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을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통계청 나라셈도서관에서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만났다. 삶의 질이 주목받게 된 시기는참여정부 때부터 성장·분배에 관심 유 청장 삶의 질 종합지수가 발표된 뒤로 많이 바빠지셨죠? 한 교수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면담이나 자료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삶의질학회 창립총회를 열었을 때 회원 수가 30명 정도였는데 종합지수 발표하고 나서 여기저기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많이 밝혀주셔서 학회 규모가 꽤 커질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이란 게 건강, 가족, 소득·소비, 문화여가 등 다양한 삶의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사회과학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주축은 사회학자이지만 심리학, 경제학, 행정학 다양한 학계에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유 청장 맞습니다. 저도 국내에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GDP를 대신해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경제지표 개발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조명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참여정부 때부터 삶의 질을 논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외환위기 해결이 시급해 분배보다는 성장이 더 큰 과제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성장과 분배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했습니다.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으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뉘던 시절에는 분배도 개선됐는데, 1990년대 초부터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나라는 부강해지는데 왜 개인은 그에 비례해 부유해지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소득이 일정수준 높아져서 먹고살 만큼 되니 노동의 질, 환경 등 다른 주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왜 자기 행복감이 낮은가타인과 비교 잘해 상대적 박탈감 커 한 교수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을 전환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대에 접어든 시점이지요. GDP가 늘어도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 시작된 때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발전을 계속하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는 다양해집니다. 비단 촛불시위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 등 여러 주제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총량은 커졌는데 이를 대하는 개인의 가치와 의식이 바뀐 겁니다. 국제적인 환경 변화도 적잖은 영향으로 작용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나라별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비교해 발표하니까 우리는 왜 삶의 질 순위가 낮은지 궁금해진 겁니다. 한 교수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대신 행복감, 즉 주관적인 웰빙(안녕)으로 측정하는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를 보면 경제 수준에 비해 행복감이 낮은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해서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것 등이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유 청장 경제성장률, 기대수명처럼 객관적 지표는 한국이 높은데 주관적 행복감이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상대적 박탈감이 작용해서 그렇다고 봐야 될 겁니다. 내가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 중요한데 다른 사람의 눈에 비쳐진 내 모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상대적 행복감이라는 개념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GDP나 월급봉투에 찍히는 숫자는 객관적인 소득 수준만을 나타내는 데 머물고 있습니다. 한 교수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다 보니 정부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욕구와 관심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정책 마인드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압축성장을 한 만큼 삶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상승해왔기 때문에 기대가 충족되는 속도가 조금만 느려져도 불만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유 청장 우리와 정반대 사례가 동남아시아의 부탄입니다. 이 나라는 경제 수준은 180개국 가운데 140~150등으로 하위권이지만 삶의 질 만족도는 아시아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종교적 만족도와 명상을 정책목표로 삼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삶의 질 향상을 경제 성장과 함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한 셈입니다. 삶의 질과 경제발전과의 관계는GDP 영향 크지만 보완할 부분 많아 유 청장 이번에 발표한 삶의 질 종합지수가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GDP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누가 뭐래도 소득수준 아닙니까. 그러한 GDP를 넘어선다는 뜻으로 ‘비욘드(beyond·넘어서) GDP’라는 말이 나왔죠. 그러다가 GDP도 중요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GDP 플러스 비욘드’ 등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가사노동이나 공유경제처럼 GDP가 포괄하지 못하는 영역에 주목하면서 사회적 이동성과 같이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 그렇게 되려면 삶의 질 종합지수가 사회현상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계속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 이번에 발표하고 나서 외부에서 욕을 참 많이 먹었습니다. “나는 불행한데 삶의 질이 왜 개선됐다고 하느냐”는 등 불만이 많았습니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12개 영역 80개 지표로 작성됩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개 지표 가운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한국적 특수성을 잘 반영한 지표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계층 이동성 지표, 이른바 ‘흙수저’가 ‘금수저’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담고 싶었지만 관련 통계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계 자체는 유용하지만 비교적 최근 자료라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지표도 있었고요. 결국 통계가 쌓이다 보면 삶의 질 종합지수도 완성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최근엔 미세먼지 같은 환경도 중요 유 청장 맞습니다. 최근에는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 통계를 삶의 질 측정에 반영하는 건 꽤나 복잡한 작업입니다. 미세먼지도 입자 크기에 따라 다양하고, 이마저도 최근 통계밖에 없기 때문에 시계열 비교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체감과 숫자의 간극은 통계청 입장에서도 참 난감한 문제입니다. 실업률이 3.5%라고 해도 내가 실업자이면 자신의 실업률은 100%이니까요. 정책지표로서 삶의 질 지수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삶의 질 종합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지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녀, 연령, 지역, 학력, 소득수준 등 각각의 지표를 집단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데이터 분산’이라고 하는데요. 이른바 ‘평균의 함정’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데이터 분산이 가능하려면 모집단이 커지고 기반 통계가 풍부해야 합니다. 결국 비용의 문제이지요. 한 교수 지표 작성 과정이 전문가 중심의 하향식(톱다운)으로 추진되어서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와 닿았는데요.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요. 유 청장 안 그래도 올 하반기에 삶의 질 지표 보완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포털사이트나 통계청 사이트에서 삶의 질 측정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는 무엇인지 국민 의견을 받을 예정입니다. 국제적으로 삶의 질과 웰빙 측정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일본, 부탄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서 필요한 지표를 추가할 생각입니다. 지표 개선안이 마련되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표검토위원회에 올려서 확정할 예정입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다양한 욕구 충족·사회 문제 해결해야 한 교수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통계청과 함께 삶의 질 지수를 발표한 이유는 암울해 보이는 우리 사회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이 낮은 배경을 따져 보면 젊은이들의 낮은 삶의 질과 연결돼 있습니다. 결혼은 미래를 기약하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크니 자꾸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삶의 질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도 사회 갈등, 인구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은 신뢰, 자원봉사, 기부행위, 사회적 지지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단지 물질적 삶의 수준만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 가치관을 아우른다는 뜻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도 우리처럼 젊은 세대의 불만이 폭증하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방향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정부 정책도 그에 맞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구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각자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면 사회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학회에서 만난 경제학자들과 얘기해보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방향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변화입니다. 유 청장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중 하나가 삶의 질 지수 작성의 계기였습니다. 주관적 행복감은 개인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소득이 중요하고, 다른 누구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욕구를 취합해서 올바른 정책지표로 삼는 데 삶의 질 종합지수가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부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시민사회와 학계의 광범위한 참여가 절실합니다. 답을 찾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유경준 통계청장은 ▲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 고려대 경제학과 석사, 미국 코넬대 노동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고용노동부 장관 자문관,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한준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 방문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균형경제분과 위원, 한국삶의질학회장
  • 세계 원전 절반 건설 美웨스팅하우스 몰락

    세계 원전의 절반을 건설하며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웨스팅하우스가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NHK가 29일 보도했다. 1886년 창립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역사를 써 온 웨스팅하우스는 2006년 도시바가 5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와 관련, 도시바 이사회는 이날 오전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에 의한 웨스팅하우스 파산보호 신청을 승인했다. 연방파산법 11조는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채무 조정 등을 통해 기업 회생을 꾀하는 파산보호 절차로 해당 기업은 채무상환을 잠정 유보할 수 있다. ●도시바, 2006년 6조원에 인수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 조지 웨스팅하우스가 교류전기 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해 창립했다. 원자로 제조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전 세계 원전의 절반을 건설했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부실이 커지면서 2005년 원전부문 매각에 나섰다. 도시바와 제너릭일렉트릭(GE), 두산중공업 같은 원전 분야의 강자가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도시바는 당시 예상 매각 가격 17억 달러의 3배에 달하는 54억 달러(약 6조원)를 써내면서 웨스팅하우스를 소유하게 됐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의 첫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 건설에도 관여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도시바는 프랑스 아레바, 미국 GE와 함께 글로벌 원전건설을 이끄는 선두그룹으로 발돋움했다. ●日대지진 때 원전 녹은뒤 ‘흔들’ 그러나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과정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6기 가운데 멜트다운이 발생한 원자로 3기 중 2기가 도시바에서 만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웨스팅하우스를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결국 2015년 회계부정 스캔들까지 발생하면서 80년 전통의 일본 간판급 기업인 도시바도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괴롭힘 당한 원전사고 아동, 日법원 ‘국가 배상’ 첫 판결

    일본 법원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아동이 학교에서 집단괴롭힘(이지메)을 당한 데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배상 명령을 내렸다. 교도통신은 22일 군마현 마에바시 지방재판소가 지난 17일 아동 5명이 원전사고로 인해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 피해를 받았다며 국가와 도교전력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남녀 학생 5명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이미 도쿄전력으로부터 위자료를 받은 3명을 제외한 2명에 대해 국가와 도쿄전력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일본 법원이 원전사고로 인한 아동의 집단 괴롭힘 피해와 이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사고 ‘국가 배상’ 첫 판결

    일본 지방법원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국가와 원전 운영자인 도쿄전력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원전 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잇따라 제기된 비슷한 소송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현재 20개 지방재판소 등에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난주민 1만 2000여명이 제기한 집단 소송들이 제기돼 있다. 군마현 마에바시 지방재판소는 17일 군마현에 피난한 후쿠시마 출신 137명(45가구)이 “원전 사고로 생활 기반을 잃어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고, 원고 가운데 62명에게 3855만엔(약 3억 905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정부산하 전문기관의 거대 지진 예측 및 경고가 있어 거대 지진해일(쓰나미)에 대한 예상 및 대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도쿄전력이 대비를 게을리했다며 원고측의 부분 승소를 내렸다. 마에바시 지방법원의 하라 미치코 재판장은 “정부 지진 조사연구추진 본부가 발표한 거대 지진 경고에 따라, 도쿄전력이 비상 발전기를 건조물 상층부에 마련하는 등 대책을 실시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고, 국가도 이런 대책을 강구하도록 명령할 권한이 있다”면서 “사고를 막는 것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원전사고 피난 주민에게 일정액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지만, 원고들은 “고향을 빼앗긴 피해와 균형이 맞지 않다”며 1인당 1100만엔(약 1억 1144만원)씩 모두 15억엔(약 151억 968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인간연구로 원전 사고 방지

    [재미있는 원자력] 인간연구로 원전 사고 방지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1943년 인간의 욕구에 대한 학설을 제안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다섯 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와 애정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 순이다. 안전 욕구는 인간이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간절히 열망하는 기본적 욕구다. 자기 신체, 정신, 재산 등이 다치거나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동차 사고, 강도나 테러, 화재, 지진 등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는 위험요소가 아니라면 인간은 자연스럽게 위험을 망각하는 특성이 있다. 바로 ‘안전 불감증’이다. 자동차 사고는 비교적 주변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항공기나 철도사고는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매우 낮아 안전 욕구를 덜 느끼게 된다. 한국은 지진, 화산, 홍수 같은 자연재해 발생 빈도도 낮기 때문에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발전소가 자연재해로 인해 우리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 줬다. 원전을 실제로 가동하는 운전원은 지진이나 화재로 인해 발전소가 위험에 처하게 되더라도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한 모든 기술적 대책과 매뉴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진이나 화재 등으로 인한 위험상황에 처해 본 경험이 없다면 후쿠시마 사고 때처럼 운전원이 이런 상황들에 완벽하게 기술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원자력 분야에서 인간에 대한 탐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지진이나 화재 상황에 대한 제어실 실감 모사설비를 개발해 운전원이 위험 상황에서 어떤 인지적 반응을 보이는지 뇌파, 심전도, 피부전기저항 등으로 측정해 확인하고 성공적 대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극한 환경에서 운전원에게 주어진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상황인식, 정신적 직무부하, 의사소통 및 의사결정 능력 등 측정도구도 개발되고 있다. 이런 연구는 매우 빈도가 낮은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지만 후쿠시마 사고처럼 예상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지진이나 화재를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시청각, 후각, 촉각, 진동 자극 등 여러 실감요소를 과학적으로 구현한다면 상황은 다르다. 이런 실감요소들이 개발된다면 이를 통해 원전 운전원들에게 지진이나 화재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지식을 제공해 그 감정과 느낌을 체득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극한 상황에 대한 그들의 대응 능력을 평가 및 훈련시켜 원전이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보다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 [World 특파원 블로그] 여전히 아픈 동일본 대지진 6주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가설 주택 등에 흩어져 사는 12만 3000여명의 도호쿠지역 방사능 이재민들, 시신조차 찾지 못한 2552명의 지진 해일(쓰나미)실종자들, 수십 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는 방사능 처리 등 원전 정리 작업….” 동일본대지진이 11일로 6주년이 되지만 대지진과 쓰나미(지진 해일), 이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및 방사능 유출 사고의 상처와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달 초 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휩쓸려 숨진 6살짜리 딸이 살아있다면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다며 중학교 교복을 손수 만든 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일본 열도를 울렸다. 최근에는 또 당시 실종됐던 한 60대의 유골이 어부 그물에 걸려 수습돼 일본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미야기현 시치가 하마마치 해안에서는 9일에도 지진 해일에 실종된 사람 단서를 찾기 위한 경찰과 해상 보안부의 합동 수색이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11일 당시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피해지역 부흥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지만 피해 주민은 방사능을 걱정해 귀환을 꺼리고 있다. 최근 마이니치신문 집계 결과, 피난 지시가 해제된 지역에 거주지가 있는 5만 2370명의 주민 중 귀환했거나 귀환을 예정한 사람은 7.9%에 불과한 4139명에 그쳤다. 정부는 돌아가서 살아도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돌아가지 않겠다는 주민은 절반이 넘었다. 지역에 따라서는 60~70%를 훌쩍 넘겼다. NHK가 피해자 143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피해자의 61%가 “심신에 악영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잘 자지 못한다”(31%),“약이 필요하다”(30%)고 답한 사람도 30%가량 됐다. 우울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비슷한 수치로 나왔다. 복구가 더디다는 반응도 늘고 있다. “남편을 잃고 혼자 살며 금전적, 정신적 불안을 느끼는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70대 노파, “처가 숨지면서 아무런 의욕도 이제 없다”는 60대. 전문가들은 집과 생활의 재건이 안 된 채 남겨진 사람이 초조함과 고립감이 깊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누출 핵연료의 제거 등 원전 수습을 위해 투입됐던 탐사로봇은 강한 방사능에 잇따라 활동을 멈췄다. 원전 주변의 제염 작업 등에 드는 비용은 당초 4조엔(약 40조 6400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동일본대지진은 리히터 규모 9.0이라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강진이었지만 이 사건은 원전 안전 신화를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아베 신조 정부는 원조 재가동을 강행하고 있지만 아베의 정치적 멘토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원전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고위험성은 물론 오염물질 처리에만도 경제적이란 주장은 거짓이라며 고이즈미 전 총리는 원전 가동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6주년은 한국의 원전 안전성과 에너지 정책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고민해 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안전에는 신화가 없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위험천만 핵발전 이제 그만”

    “위험천만 핵발전 이제 그만”

    한국 YWCA 회원들이 7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6주년을 앞두고 탈핵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In&Out] 스마트그리드 ‘빅 픽처’에 지속가능한 미래 달렸다/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In&Out] 스마트그리드 ‘빅 픽처’에 지속가능한 미래 달렸다/구자균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장·LS산전 회장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돈은 기꺼이 납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우연찮게 보게 된 한 가정의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과금’이라는 생소한 항목을 확인한 적이 있다. 일본인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기사용량(kWh)에 2.25엔(2016년 5월 기준)을 곱한 금액을 신재생에너지 발전 부과금으로 추가 납부한다고 한다. 경제성이 훨씬 좋고 국민 부담도 적은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질문에, 고지서의 주인인 일본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손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일본은 해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발전설비 도입을 넘어 자가소비와 자립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더불어 재난을 교훈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담은 당연하다’는 국민적 인식이 일본을 가장 앞서가는 스마트그리드 강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11월 파리기후변화협약 발효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재난에 대비한 분산전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적인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을 통한 스마트그리드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별로 전기차 특화 마을, 주민참여형 친환경 스마트그리드 마을, 정부·기업·대학·주민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도시도 구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일본 못지않은 스마트그리드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2035년까지 원전 가동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원전 전력생산량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들도 전기차 보급 정책,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등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된 정책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가 스마트그리드 강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 역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스마트그리드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 내용과 속도 면에서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2009년 G8 정상회의 기후변화포럼(MEF)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됐던 우리나라는 현재 유럽과 일본의 뒤를 쫓는 것은 물론 중국의 거센 추격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다. 스마트그리드 산업 활성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확산사업의 경우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제외됐고, 전력망 전체를 묶는 스마트그리드의 플랫폼 기능보다는 기기 보급에 주력하는 세부 사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온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에너지 신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산업계의 적극적인 사업 활성화 의지 역시 강한 만큼 아직 희망은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을 통해 구현되는 산업이다. 각 분야의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은 요원하다. 합리적 선택이론에 따르면 개별적인 효용 추구를 위한 각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전체의 효용을 담보하진 않는다. 오로지 나를 위한 합리적 선택이, 우리 모두가 어떤 목적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 합당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란 뜻에서다. 이제 우리에게도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빅 픽처’가 필요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각자의 이익은 잠시 접어두고 미래의 더 큰 가치를 위해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합의와 노력이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의 주도권은 물론 우리 아이들의 밝고 건강한 미래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일본 지진, 후쿠시마 앞바다서 규모 5.6…“쓰나미 우려는 없어”

    일본 지진, 후쿠시마 앞바다서 규모 5.6…“쓰나미 우려는 없어”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서 28일 오후 4시 49분 규모 5.6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번 지진의 진원의 깊이는 50㎞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지진으로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미야기(宮城)현, 후쿠시마현 일부 지역에 진도 4~5의 진동이 발생했으며 도쿄 일부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졌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집단 괴롭힘에 두 번 우는 日후쿠시마 원전 주민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피난 주민 5명 가운데 3명꼴로 집단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26일자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사히신문이 후쿠시마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피난했거나 피난 중인 184명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62%(114명)가 집단 괴롭힘을 당했거나 집단 괴롭힘이 있다는 걸 들었다고 응답했다. “자신이나 가족이 집단 괴롭힘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사람이 18%(33명)였고 “주변에서 (집단 괴롭힘을)보고 들은 적 있다”는 응답은 44%(81명)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사고를 피해 고향을 떠난 뒤 후쿠시마현 이외의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8만명에 달한다. 사고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후타바에 살다가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현으로 피난 온 60대 여성은 이웃에게 “왜 아직 후쿠시마에 안 돌아갔느냐” “얼마 정도 배상금을 받았나” 등의 말을 듣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주위 사람들로 인해) 다시 절망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41%(61명)은 “(자신이) 피난 중이라는 사실을 피난지에서 밝히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배상금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아이가 집단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서” 등을 꼽았다. 조사를 진행한 이마이 아키라 교수는 “피난자가 원전사고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공유되지 않았고, 이것이 집단 괴롭힘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요코하마에서 후쿠시마원전 피난 초등학생이 4년 동안 겪은 급우들의 괴롭힘을 수기로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었다. 현재 대안학교에 다니는 이 학생은 “(급우들로부터) ‘세균, 돈 있으면 가져와’라는 소리를 들어도 다른 이지메가 시작될 것 같아 저항 등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선생님들도 외면했다”고 토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제주항공, 원전사고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방사능 논란

    제주항공, 원전사고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방사능 논란

    제주항공이 일본 후쿠시마에 전세기를 운항하기로 해 회사 안팎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후쿠시마는 2011년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다. 승무원은 물론 제주항공의 다른 노선을 이용하려던 승객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3월 18일과 20일 후쿠시마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부정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후쿠시마에 있는 현지 여행사가 한국으로 오려는 일본인 관광객 100여명을 실어나를 항공편을 요청, 전세기를 편성한 것이다. 국내에서 아시아나항공 등이 취항하던 이 노선은 원전 사고 이후 정기편이 중단됐다. 2013년까지 부정기편이 다니다가 수요가 줄자 이마저 끊긴 상태다. 제주항공은 후쿠시마 노선을 운항하기로 하면서 해당 항공기에 탑승할 승무원을 선발해 통보했다. 그러나 통보를 받은 승무원들이 방사성 물질 노출을 우려해 부정기편이 운항하는 날짜에 단체로 휴가를 내는 등 반발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탑승자 배정이 진행 중이며 원하지 않는 승무원에게는 업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의 후쿠시마 노선 운항 계획이 알려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앞으로 이 회사의 항공기를 타기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에 다녀온 항공기에 방사성 물질이 묻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이런 우려와 달리 후쿠시마 공항의 방사능 수치가 오히려 서울보다 낮다는 점을 들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제주항공, ‘방사능’ 후쿠시마 항로에 승무원 강제투입 논란

    제주항공, ‘방사능’ 후쿠시마 항로에 승무원 강제투입 논란

    제주항공이 3월부터 운항 계획인 후쿠시마 부정기 항로에 승무원을 강제 투입한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원전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대거 누출, 지금까지도 방사능 수치가 심각해 주민들조차 복귀를 거부하는 장소다. 12일 뉴시스는 제주항공이 새달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영하기로 결정, 최근 후쿠시마 부정기편에 탑승할 승무원들을 선발·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방사능 우려에 탑승을 거부하자 사측은 일방적으로 선발과 통보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항로에 배치된 승무원들은 운항 일정에 맞춰 휴가를 내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을 계획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운항을 원하지 않는 승무원들에 대해 강제로 스케줄 배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승무원들 반발이 거세자 팀장급 관리자들을 객실 사무장으로 투입해, 승무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후쿠시마 다녀온 비행기로 제주도 가는 것 아니냐”고 제주항공을 대부분 비판했다. 이들은 “항공기가 피폭된 다음 또 다른 비행을 하는 거다. 돈 몇 푼 벌려고 악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정기편이라면 남의 귀한 자식 이용 말고 임원직이 직접 서비스하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월성 원전 무리한 수명 연장에 제동 건 법원

    법원이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가동 연장에 제동을 건 것은 시대정신의 변화를 상징한다. 그동안에는 잠재적 위협에도 원전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지 않으냐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늘어났다. 외부적으로는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태가, 내부적으로는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준 울산·경주의 지진이 변화의 계기를 제공했다. 더구나 월성원전은 아직도 여진(餘震)에 시달리는 경주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내려지자 애초 ‘월성 1호기 10년 연장’을 허가했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한편으로 정부는 항소심에 명운을 걸기보다 장기적 에너지 수급 방안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당장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겠지만 대안 없이 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력 수급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고 한다. 당장은 전력예비율에 여유가 있지만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원전에 잇따라 같은 판결이 내려진다면 전력 수급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설계 수명 30년으로 2012년 11월 가동이 중단됐던 월성 1호기는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의 10년 수명 연장 결정으로 2022년 11월까지 가동이 보장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원전 25기 가운데 8기의 수명은 2023∼2027년에 끝난다. 정부가 수립한 제6차 전력 수급 계획은 2027년까지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의 수명 연장을 전제로 세워졌다고 한다. 결국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법원이 아니라 정부다. 서울행정법원이 ‘연장 취소’를 결정한 이유도 정부는 되새겨 봐야 한다. 재판부는 “원안위가 수명 연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자력안전법령이 요구하는 ‘변경 내용 비교표’를 제출하지 않았고, 운영 변경 허가와 관련한 주요 사항을 위원회 과장의 전결로 처리했으며, 의결에 참여한 원안위 위원 가운데 2명은 결격 사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절차도 못 지키고 섣부르게 밀어붙인 결과 오히려 조기 가동 중단을 부른 꼴이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도 원전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당국은 가동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원전만큼은 안전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자세부터 바꾸어야 한다.
  • [씨줄날줄] 美·日 골프 외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美·日 골프 외교/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1월 5일 블로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프 실력을 이렇게 기록했다. “70세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비거리에 놀랐고, 잘 맞는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자 때인 지난해 12월 2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리조트로 우즈를 불러 라운딩을 했다. 우즈는 “시합을 했다기보다 플레이를 즐겼다”고 트럼프와 보낸 시간을 높게 평가했다.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골프 회동을 한다.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해 대통령 전용기에 아베 총리를 태워 팜비치의 리조트에서 골프를 친다. 미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초대한 일은 더러 있었지만, 개인 별장으로 부른 사례는 드물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캘리포니아주 사저로 초청받은 사토 에이사쿠 총리, 2003년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러퍼드 목장에 초대받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그렇다. 트럼프·아베의 골프 회담은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뉴욕의 트럼프타워로 찾아간 아베 총리가 트럼프에게 골프 드라이버인 ‘혼마 베레스 S05’(국내 시가 600만원)를 선물하고 “다음에 한번 치자”고 약속한 것이 실현됐다. 트럼프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최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핸디캡 3 정도라면, 아베 총리도 골프라면 사족을 못 쓰는 골프광이다.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골프를 즐겨 언론의 비판을 받고도 이틀 연속 골프장에 나갔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2006년의 1차 정권 때 궤양성 장염으로 1년 만에 총리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건강 유지를 목적으로 골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외국 방문,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 지역인 후쿠시마 시찰, 지방 순시 등과 함께 골프를 ‘월 1회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정해 놓았을 만큼 골프 사랑은 남다르다. 골프 실력을 ‘국가기밀’이라고 기자들에게 잘 가르쳐 주지 않는데, 대략 18홀에 91~93타 정도 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대도 안 되는 실력인 셈이다. 미·일 정상의 골프 외교는 아베 총리의 창작품이 아니다. 그가 존경하는 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1957년 백악관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아이젠하워의 즉석 제안으로 메릴랜드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가진 적이 있다. 이때의 스코어는 아이젠하워 74 대 기시 99. 60년 만에 기시의 손자가 미·일 밀월 시대를 흉내 내는 셈이다. 트럼프에게 들고 갈 선물 꾸러미가 관심의 초점이다. 기시가 미·일 안보협정을 선물로 들고 갔다면 아베는 “미국 물건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고 ‘큰 지갑’을 들고 간다고 한다. 단 한번의 골프 라운딩 비용으로는 사상 최대 액수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로봇 기술의 숨은 주역, 원자력/박종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융합기술 개발부 선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로봇 기술의 숨은 주역, 원자력/박종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융합기술 개발부 선임연구원

    로봇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영화는 물론 각종 애니메이션에서 지구 평화를 지키는 주인공으로 로봇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 비해 로봇이 등장한 것은 100년 정도에 불과하다. 로봇은 1921년 체코 출신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연극 ‘로섬의 만능 로봇‘이라는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다. 로봇이란 단어는 ‘강요된 노동’, ‘소작농의 노동’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됐다. 이후 1961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 산업용 로봇이 설치되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군사, 물류, 의료, 건설, 해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직립 보행하는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사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런 로봇 개발의 역사를 이끌어 온 하나의 축은 바로 원자력이다. 원자력 시설 내부에는 고방사선 구역, 수중 구역 등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사람 대신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핫셀’이라는 시설에서는 1950년대부터 로봇팔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작업자들은 방사선을 막아주는 납유리창 밖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안전하게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며 다양한 작업을 가능케 하기 위한 것이었다. 1960년대 이후 원자력발전소가 상업화되면서 로봇 개발은 더욱 활기를 띠었다. 원자력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강한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로봇이 사용되었으며, 고방사선이 방출되는 좁은 구역을 점검하는 소형 이동로봇도 개발되었다. 국내에서도 원전의 좁은 배관 속을 스스로 이동하며 1㎜ 이하의 미세 결함까지 탐지할 수 있는 뱀 형태 로봇이 개발된 바 있다. 원자력 분야에 사용되는 로봇은 안전 모니터링 및 유지 보수뿐만 아니라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원전 사고 시에도 활용된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도 미국 군용로봇 ‘팩봇’과 일본 재난대응 로봇 ‘퀸스’ 등이 투입돼 원전의 내부 사고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로봇 개발에 그치지 않고 언제든지 로봇을 투입, 운영할 수 있도록 조종사를 훈련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할 ‘한국형 원전사고 대응조직’도 준비 중이다. 이는 위험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로봇을 투입해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메스 없이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제거하는 기존 사이버나이프보다 안전하고 치료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암 치료용 엑스선 발생 로봇 장치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이처럼 앞으로도 로봇은 다른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에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 6개 영화제 수작 46편 다시 만난다

    6개 영화제 수작 46편 다시 만난다

    영화제를 위한 앙코르 영화제가 열린다. ‘영화제들의 영화제’(Festival of Film Festivals)다. 오는 25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종로 인디스페이스와 서울아트시네마, 성북 아리랑시네센터에서다. 지역 영화 커뮤니티 활동과 관객 운동을 벌이고 있는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서울환경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유럽단편영화제가 뭉쳤다.차고 넘치는 수많은 영화제들이 저마다 작품을 소개하고 관객들의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반짝 관심에 그치는 경우가 잦은 게 우리 현실이다. 영화제가 끝나면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한 극장 개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수명을 다하는 안타까운 작품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모극장 협동조합 청년기획단이 지난해 각종 영화제 상영작 중 관객 입장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00편을 엄선했고, 6개 영화제가 화답하며 총결산 자리가 꾸려졌다. 장편 26편·단편 20편을 합쳐 46편이 상영된다. 한국 사회 속에서의 펑크 밴드를 조명하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았던 ‘노후 대책 없다’, 쪽방촌 철거 소식을 듣고 감독이 직접 1년간 쪽방촌 사람들과 함께하며 삶을 기록한 작품으로 인디다큐페스티벌 개막작이자 폐막작이었던 ‘사람이 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도리스 되리 감독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후쿠시마 내 사랑’, 전 세계 환경운동의 대명사 그린피스의 탄생을 조명한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작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 등이다. 전국 영화제 가이드북 제작과 FoFF 관련 경비를 모으기 위한 스토리펀딩(storyfunding.daum.net/project/11961)도 진행되고 있다. 펀딩에 참여한 금액에 맞춰 상영작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아이디카드 등을 발급받을 수 있다. 모극장 협동조합 관계자는 “영화제들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지향과 공동 비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6000원. (02)2632-5800.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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