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후진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칸쿤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94
  • ‘경비원 갑질 폭행’ 입주민, 1심서 징역 5년... “반성했다 보기 어려워”

    ‘경비원 갑질 폭행’ 입주민, 1심서 징역 5년... “반성했다 보기 어려워”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입주민에게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1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는 입주민 심모(48·구속기소)씨의 상해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심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서 보인 태도나 법정 진술을 봐도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보긴 어렵다.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해서 유족이 엄벌을 탄원했다.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행) 경위, 방법, 내용 등 사안이 무겁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 인한 공포심에 짓눌려 있던 것으로는 안 보인다고 하지만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특히 집요한 괴롭힘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피고인의 행동에도 사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폭언, 폭력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 못했다”며 “피해자는 각 피해 직후 2020년 5월11일 도움을 줬던 일부 입주민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결백을 밝혀달라는 취지의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법원 양형기준에서 정해진 (심씨 혐의에 대한) 권고 형량은 징역 1년~3년8개월 사이지만 여러 사정을 종합해 양형기준이 정한 권고형량 범위 벗어나 형을 정하겠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또한 “피고인이 1999년 등 오래 전 폭력범죄로 벌금형 2번을 받은 것 외에는 동종 폭력범죄로 집행유예 이상 처벌 전력이 없고, 2011년 이후로는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라고 덧붙였다. 심씨는 지난 4월 21일 경비원 최모씨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최씨를 때려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얼굴 부위 표재성 손상 등을 가한 혐의 등을 받는다. 또한 같은달 27일 최씨가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복할 목적으로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까지 끌고 가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씨는 이로 인해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비골 골절상 등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심씨의 이같은 폭행과 협박 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지난 5월10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지난 6월 심씨를 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감금·상해·폭행), 무고, 협박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7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심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당시 심씨는 최후진술에서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아까 (피해자의) 형님이 증인진술을 하면서 제가 고인에게 ‘머슴’이라고 했다고 했는데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저는 절대 주먹으로 고인의 코를 때리거나 모자로 짓누르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겐 진심으로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구속돼 있는 동안 총 6번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검찰 ‘사전 선거운동’ 진성준 의원에게 당선무효형 구형

    검찰 ‘사전 선거운동’ 진성준 의원에게 당선무효형 구형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총선)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검찰이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의원은 “마을 주민 행사에서 했던 축사 발언으로 재판을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무죄 선고를 호소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환승)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진 의원의 결심공판을 8일 오전 열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을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진 의원은 총선 선거운동기간 전인 지난해 5월 10일 강서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경로잔치에 참석해 서울시 정무부시장 재직 당시 지역사업에 기여한 업적 등을 설명하여 21대 총선에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부탁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 의원은 또 지난해 5월 12일 강서구에서 열린 다른 행사 자리에 참석해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던 경력을 언급하며 “강서구 주민을 위해 뛸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말하는 등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까지에 한하여 할 수 있다. 올해 총선의 선거운동기간은 지난 4월 2일~14일이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한 사람을 징역 2년 이하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진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당시 지역 행사에서의 피고인의 발언 중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 부분만 선정해 기소했다”면서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부인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판례에 따르면 대법원은 선거일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기에 이뤄진 정치인으로서의 통상적인 정치활동은 곧바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지만, 문제되는 행위가 선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선거에서의 당선을 목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수의 선거인들을 접촉한 것이라면 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진 의원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지난해 4월 민주당 강서구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소개할 필요가 있었다. 새 지역위원장으로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인사말을 했을 뿐”이라며 “축사 발언에서 총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진 의원은 최후진술을 통해 “청와대와 서울시에서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원외 정치인으로 복귀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이 전부”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오전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장길 서울시의원, “입학준비금, 소득 차이에 따른 교육환경 격차 없애는 계기되길 기대”

    문장길 서울시의원, “입학준비금, 소득 차이에 따른 교육환경 격차 없애는 계기되길 기대”

    서울시의회 문장길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2)은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 신입생 전원에게 지급하는 ‘입학준비금’에 대해 당연한 예산집행 이라면서, 의정활동의 핵심 목표로 삼고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보편적 교육복지의 진전에 대해 서울시의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교육의 전면적인 무상교육화가 이루어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그 동안 ‘서울시 중·고등학생 무상교복 지급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교복 지원에 관한 조례」의 발의와 시정질문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등 무상교복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8월 26일 개최된 제289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울시장에게 “현재 전국 12개 시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복구매 지원 정책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며, “무상교복 정책을 위해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줄 것”을 주문해 시장과 교육감으로 하여금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문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서울시는 “보편적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으며, 현재 교복 유지 및 전환에 관한 공론이 끝나면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그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답변했으며, 올해 교복 무상지급에 대한 보편적 복지의 방침을 토대로 2021년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하는 ‘입학준비금’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입학준비금’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내년부터 서울시 소재의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신입생에게 보호자의 소득과 상관없이 전원 3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으로, 제로페이 포인트를 1인당 30만원씩 충전해 주는 방식으로 지급하며 교복 및 도서, 스마트기기 등 학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사업이다. ‘입학준비금’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힌 문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공공정책의 중요한 부분인 교육이 왜 보편적 복지로 자리매김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IMF이후로 가정경제에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30만원의 지원금은 학부모에게 단비와도 같은 지원”이라고 밝히면서, “중·고등학교 입학 시에만 지원하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위기가 다가와도 학생 모두가 보편적으로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전면 무상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교육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문 의원은 “우리나라의 고교진학률은 OECD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99.7%로 사실상의 의무교육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OECD회원국 중 고교의 무상교육화는 가장 늦게 추진되고 있는 교육복지 후진국”이라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전면적인 무상교육의 실현은 오늘날 국가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이며, 이는 공교육의 완성이 아니라 교육복지의 출발점으로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의무”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의정활동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던, 교육복지의 전면적인 무상교육화가 지금은 시작점에 머물러 있지만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기쁘다”며,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그리고 내년부터 시행하는 입학준비금에 그치지 않고 전면적인 무상교육 복지가 실현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의정활동의 다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수 밤바다만 아는 ‘금오도 사건’의 진실, 남편이 보험금 타갈까

    여수 밤바다만 아는 ‘금오도 사건’의 진실, 남편이 보험금 타갈까

    보험사·남편 소송 개시…사건 2라운드보험금을 노리고 자동차 추락사고로 아내를 숨지게 했다는 ‘여수 금오도 사건’과 관련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남편과 보험사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A사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아내 살해 혐의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박모씨(52)를 상대로 보험금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지난 10월 말 제기했다. 그에 앞서 박씨는 대법원 확정판결 후 A사에 아내의 사망 보험금 1억원을 청구했다. 그러자 A사는 박씨가 보험금 부(不)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고 채무 부존재 소송으로 대응했다. ●살인 혐의 1심 유죄, 2·3심 무죄…“남편 범행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 어려워” 박씨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쯤 전남 여수시 금오도 한 선착장에서 아내 B(사망 당시 47)씨를 제네시스 승용차와 함께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아내와 선착장에서 머물던 박씨는 후진하다가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박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위치한 상태로 하차했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아내를 태운 상태로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추락 당시 차량 상태, 구조활동 태도와 더불어 B씨가 사망하기 직전에 보험 2건에 가입하는 등 보험금이 최대 17억 5000만원에 이르고 혼인신고 이후 보험금 수익자 명의가 박씨로 바뀐 정황도 살인 혐의 근거로 제시됐다. 1심은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 살인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다. 당시 재판부는 박씨가 차를 밀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봤다. 또 현장 검증 결과를 토대로 박씨가 차를 밀지 않더라도 차량 내부의 움직임 등으로 차가 굴러갈 수 있다고 봤다. 사고 직전 B씨가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사망 보험금을 높인 새 보험에 다수 가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살인의 직접적인 동기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지난 9월 대법원도 보험 가입 등이 “살해를 의심케 하는 정황”이라면서도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박씨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자동으로 보험금 수령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계약자나 수익자가 피보험자(보험으로 보호하는 대상)를 고의로 상해나 사망에 이르게 해 보험금을 타내려고 했다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형사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도 연계된 보험금 지급 민사소송에서 보험금 부(不)지급이나 부분지급 결정이 내려진 판례가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다투는 민사 재판부는 계약 경위와 사건 전개를 두루 살펴 보험금을 노린 부정 가입이나 고의 사고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길섶에서] 코로나 수능/전경하 논설위원

    ‘과연 올해 치를 수 있을까’ 하며 마음 졸이던 수능이 어제 끝났다. 대학별 지원, 면접 등 한 달 이상의 일정이 남아 있지만 사회 전체가 큰 산을 넘은 기분이다. 다양한 입시 전형이 있지만 여전히 수능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다. 힘들게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몇 년 뒤에 졸업해도 원하는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수능날은 금융시장이 한 시간 늦게 열리고 영어듣기 평가시간에는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된다. 외신에 소개될 정도로 나라 전체가 숨을 죽인다. 모순이 겹겹이 쌓여 불합리한 교육체계와 사회구조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일 거다. 수험생들은 현재 상황에 어떤 책임도 없으니까. 어쩌다 우리는 이런 교육체계와 사회구조를 갖게 됐을까. ‘선취업 후진학’이라며 직업계 고등학교 진학이 장려된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직업계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떨어지고 대학 진학률이 상승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현장실습이 어려워지면서 취업률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미래의 직업은 다양해질 거라는데 우리의 교육 경로는 다양해지지 못하고 퇴행하고 있다. 미래 세대에 대한 미안한 마음, 수능날 느끼는 그런 마음이 제도 변화의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다. lark3@seoul.co.kr
  • 김재규 여동생 “오빠는 반역자가 아니다” 외신과 인터뷰

    김재규 여동생 “오빠는 반역자가 아니다” 외신과 인터뷰

    AFP 인터뷰서 “김재규, 대통령 되려고 하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뒤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사형이 집행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여동생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란 혐의를 부정했다. 김재규의 셋째 여동생인 김정숙씨는 3일 보도된 AFP통신 인터뷰에서 “사람을 죽였다면 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면서도 “그러나 오빠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려고 대통령을 죽인 것이 아니며, 국가에 반역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재규 전 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후배이자 육사 동기로서 1976년 중앙정보부장에 오른 뒤 명실상부한 2인자로 여겨졌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안가에서 연회 도중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살해했다. 이른바 ‘10·26 사태’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주도한 합동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대통령이 되겠다는 ‘과대망상증 환자’ 김재규가 벌인 내란 목적의 살인”으로 결론지었다. 김재규 전 부장은 1980년 1월 육군 고등계엄 군법회의에서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형은 4개월 뒤 서울구치소에서 집행됐다. 당시 김재규 전 부장은 계엄 군법회의 최후진술에서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계획적인 혁명 거사였다”고 주장했다.김정숙씨를 비롯한 유족들은 “김재규에게 내란 혐의를 씌운 재판, 가족에게 통보 없이 단행된 사형 집행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최근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김정숙씨는 “유일한 면회가 형 집행 전날 이뤄졌다. 그러나 누구도 다음날 형이 집행될 줄 누구도 몰랐다”면서 “오빠는 자신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처형됐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인터뷰와 함께 “유신헌법을 만들어 대통령 직선제를 폐지하고 중임·연임 제한 규정까지 철폐한 박정희 대통령은 과거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권위주의적 통치로 경멸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34회 금복문화상 수상자 선정

    제34회 금복문화상 수상자 선정

    금복문화재단이 제34회 금복문화상 3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상자는 문학부문 이연주 소설가, 음악부문 이성원 피아니스트, 미술부문 남학호 한국화가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3일 오후 2시 ㈜금복주(달서구 소재) 홍보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학부문 수상자 이연주 소설가는 199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1993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한 이래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정진하며 대구·경북의 대표적 작가로 위치를 다졌다. 음악부분 수상자 이성원 피아니스트는 1985년부터 계명대학교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며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러시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인도 등의 해외 무대를 통해서도 괄목할만한 연주 활동을 벌여왔다. 미술부문 수상자 남학호 한국화가는 199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4회 개인전과 500여회 국내외 그룹전을 통해 활동해 왔으며, 한국화의 개성적인 새 지평을 열어 보였다. 금복문화상은 1987년 제정된 이래 활동이 두드러지고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문화예술인들과 단체들을 선정해 매년 시상해왔으며, 올해까지 260여 개인과 단체 수상자를 배출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장애인 안내견의 교육 방해한 대형마트의 몰상식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 직원이 지난 29일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거부한 일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 따르면, 입구에서 출입승인을 받고 안내견을 데리고 들어온 아주머니에게 한 직원이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그 아주머니는 울고 안내견은 불안증세를 보였다.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사진 속 안내견은 ‘퍼피워킹’ 중이었다. 퍼피워킹이란 생후 7주부터 예비 안내견이 1년 동안 사회화 교육을 받는 과정이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장애인은 물론 훈련자나 자원봉사자가 안내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해선 안 된다. 마트 직원이 안내견 동반자가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언성을 높인 것은 ‘안내견 훈련’이란 개념을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최근 일부 견주들이 반려견을 공공장소에서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빈번해진 것도 과잉 대응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약자의 인권을 우선 배려하는 게 관행인 사회였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모름지기 대형 쇼핑시설의 직원이라면 장애인 관련 규정과 상식을 사전에 철저히 교육받는 게 기본이 돼야 한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일반 국민들도 장애인 관련 상식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특히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회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훈련을 도와야 한다. 롯데마트 측은 30일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다만 안내견이 훈련 중 외부의 간섭을 받으면 다시 집중력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여러모로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후진적인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 檢,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에 징역 5년 구형

    檢,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에 징역 5년 구형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김선희 임정엽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현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과 함께 낙하산 인사 근절을 천명했으나, 이 사건 수사 결과 코드에 맞지 않으면 법률상 신분 보장도 무시하고 자리에서 내쫓거나 낙하산 선발하는 행태가 확인됐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전 정권이 인사권 남용의 폐단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데 (현 정권이) 인사권을 사유화해 참담하다”고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어떤 개인적인 욕심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환경부의 역할을 가장 잘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해왔을 뿐”이라고 말했고, 변호인은 “선거로 민주적인 정당성을 획득한 정부가 새 정책을 수행할 사람을 발굴하고 일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막는다면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2017년 12월부터 작년 1월까지 사표 제출을 요구해 이 중 13명에게서 사표를 받아낸 혐의를 재판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판결은 내년 2월 3일 선고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후진적 운전문화 실상 노출한 광주 ‘스쿨존’ 참사

    광주광역시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지난주에 일어난 화물차 사고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참담했다. 30대 어머니와 어린 세 남매는 교통정체로 차들이 밀려 있는 횡단보도를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었다. 정체가 풀리자마자 대형 화물차는 출발했고 횡단보도 중간에 서 있던 네 사람을 순식간에 덮쳤다. 유모차에 탄 두 살배기는 목숨을 잃었고, 중상인 네 살배기 언니와 어머니는 병원치료 중이다. 갓 태어난 막내 남동생은 그나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 등 혐의로 50대 운전자를 구속하고 어제 검찰로 송치했다. 사고 운전자는 ‘스쿨존’을 보호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의 적용을 받는다. 사실 ‘민식이법’이 지난 3월 시행되자 지나치게 운전자의 책임을 묻는 법이라는 항변이 적지 않았다. 아예 ‘스쿨존’을 피해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도 속속 개발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보면 어린이를 보호하는 ‘스쿨존’도, 학교 앞만큼은 안전지대여야 한다는 ‘민식이법’도 ‘보행자 최우선 권리’라는 안전의식을 갖추지 않은 채 거리에 나선 운전자에게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고 운전자는 “가족이 트럭 앞을 지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한국의 허술한 운전문화의 실상으로, 안전 불감증에 젖은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란 ‘초대형 흉기’일 뿐이다. 이는 꼭 사고 운전자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운전자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일시 정지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후진적 교통 문화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잘못된 운전문화는 지금이라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이번 피해자는 광주의 한가족이었지만, 다음번은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민식이법’은 완화가 아닌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고의 주범이 불법주정차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법 주정차 탓에 시야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면 돌발사태에서 대처할 수 없다. ‘스쿨존’의 불법 주정차는 뿌리를 뽑도록 ‘민식이법’을 정비하고, 보행자 최우선의 원칙도 지켜져야 한다.
  • ‘4선’ 이세기 국민의힘 상임고문 별세

    ‘4선’ 이세기 국민의힘 상임고문 별세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세기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84세. 이 고문은 1981년 제11대 민주정의당 국회의원(서울 성동)으로 정계에 입문해 12, 14, 15대까지 4선을 했다. 민정당 원내총무, 15대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2002년부터 한중친선협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정치권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평가받는다. 1998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 부주석이 방한했을 당시 국회의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개별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고인은 4·19 혁명의 도화선으로 평가받는 ‘4·18 고대 학생 의거’ 선언문의 낭독자로도 알려져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혜자씨와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장지는 천안공원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박사방’ 성착취물 유포 전직 승려에 징역 8년 구형

    ‘박사방’ 성착취물 유포 전직 승려에 징역 8년 구형

    검찰이 ‘박사방’에서 공유된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한 30대 전직 승려를 징역 8년에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승려 A(32)씨에게 이 같은 징역형과 신상정보 공개 고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 224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승려의 신분임에도 음란물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받고 ‘박사방’ 성 착취물을 유포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 입이 있지만 뭐라고 할 변명이 없다”며 “(승려 신분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함에도 일을 이렇게 만들어 나에 대한 책망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책했다. 이어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망각했다. 더욱 엄정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천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영상물을 제삼자로부터 사들인 뒤 50여 차례에 걸쳐 150여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휴대전화 등에 아동·청소년이 대상인 영상물을 포함해 총 1260건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불법 촬영으로 피해를 본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동영상과 사진 20여 개가 담긴 압축 파일이 자신이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도록 방조한 혐의로 이번 재판 과정에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A씨는 대한불교 조계종서 제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속보] 텔레그램 ‘박사방’서 음란물 유포 전 승려 8년형 구형

    [속보] 텔레그램 ‘박사방’서 음란물 유포 전 승려 8년형 구형

    검찰이 ‘박사방’에서 공유된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한 30대 전직 승려를 징역 8년에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승려 A(32)씨에게 신상정보 공개 고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 224만원 추징과 함께 징역 8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승려의 신분임에도 음란물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받고 ‘박사방’ 성 착취물을 유포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조계종서 제적당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최후진술에서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 입이 있지만 뭐라고 할 변명이 없다”며 “(승려 신분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함에도 일을 이렇게 만들어 나에 대한 책망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책했다. 이어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망각했다. 더욱 엄정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000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박사방’ 등에서 공유된 영상물을 제삼자로부터 사들인 뒤 50여 차례에 걸쳐 150여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휴대전화 등에 아동·청소년이 대상인 영상물을 포함해 총 1260건의 성 착취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불법 촬영으로 피해를 본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동영상과 사진 20여 개가 담긴 압축 파일이 자신이 운영하는 음란물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도록 방조한 혐의도 이번 재판 과정에서 추가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시급성 또 경고한 인천 화장품업체의 산재사망

    19일 오후 인천 한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도금 작업 중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3명 숨지고 소방관 6명이 다쳤다. 지난 4월 말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로 노동자 38명이 희생된 재해와 비슷하다.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빈번한 것이 아닌가 싶다.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 환경에 방치된 탓에 사망과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업주 등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현재 논의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중대 산재를 막지 못한 책임을 경영 책임자에 형사처벌하고,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케 한다. 솜방망이 처벌 규정이 많는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를 보강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산재사망률 상위권이란 불명예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좌고우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당 내부에선 ‘과잉입법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이다. ‘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기업을 규제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경영자 처벌 강화가 실효성이 적다는 주장이다. 대신 벌금을 대폭 올려 산업재해를 막겠다는 산안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3명 이상이 동시에 사망하거나, 1년에 3명 이상이 사망하면 10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과징금만으로는 산업현장에서의 노동자 사망과 같은 대형 참사를 근절할 수 없다. 경영진에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산업현장의 목소리다. 여당은 경영계의 눈치를 보는 대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한다는 대원칙을 당론으로 정한 뒤 실효성을 높이는 법안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 매년 2000여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는 참혹한 한국의 노동현장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사설] 청와대·여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결단해야

    지난 4월 말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로 노동자 38명이 희생됐다. 12년 전인 2008년 1월에도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전태일 열사가 절규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같은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그치지 않으며 노동자들의 소중한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들을 위험 환경에 내모는 악덕 기업주 등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대형 산업재해를 근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며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공조키로 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만시지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청와대와 174석의 절대 과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 제정에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경영계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말로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 제정을 미적거린다면 표리부동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청와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관련 언급을 삼가고, 민주당은 ‘50인 미만 기업 4년 유예’라는 꼬리표를 달아 비판받은 ‘박주민 의원안’조차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국무회의에서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산재 사망사고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며 건설현장을 비롯한 각종 사업장의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노동존중 사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상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이제는 벗어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 산재 사망률 상위권의 불명예를 벗어던지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불가피하다. 안전을 도외시한 기업주에 대한 엄한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대신 과징금 중심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산재 사망률을 대폭 낮추기는 어렵다. 산업현장의 판박이 대형참사가 그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솜방망이 처벌과 ‘꼬리 자르기’식 책임 전가에 있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다. 2008년의 냉동창고 기업주는 노동자 40명이 희생됐지만 벌금 2000만원만 냈다. 처벌이 미미하니 안전투자를 소홀히 해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겠는가. 현 정부가 강조해 온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번 정기 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
  • 이석주 서울시의원 “문제는 오판 정책. 답은 현장에 있다”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국민의힘)은 금번 제298회 정례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 집값과 전세가격 연속 상승에 따른 문제 해소 대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했고 이에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현실적인 공급 방안에 대한 재검토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의 시정질문 주요 핵심은 행정규제로 공급이 줄어 서울 부동산 폭등 문제가 장기화될 경고음으로 정부대책의 현장 무반응, 절차상 공급 장벽, 규제가 낳은 재생 의욕 상실, 정비구역 취소 증가 및 지연 등에 대해 꼬집었고, 내년에도 당장 공급량이 반으로 줄고 1, 2인 가구 증가 및 매매・전세 전망지수도 최상임을 지적하자 부시장은 일부 인정했지만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만 일축했다. 이어서 이 의원이 민선 6, 7기 40만 호 임대공급과 최근 정부 26만 호 계획은 상호중복, 수행실적, 난개발, 기간・민원 등의 문제점을 제시했고, 74개소의 신규택지는 선 계획된 알짜부지로 후대와 국가 미래를 위해 진행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자 적절한 시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강남 서울의료원과 세택 인근 임대 APT 부지는 평당 억대 넘는 미래 부지로 10년 전부터 국제업무지구와 MICE부지로 결정되어 추진되어오는 땅으로 임대부지로는 매우 부당하며 주민 수만 명이 낸 민원처리 및 인접지 활용 대체안 검토 결과를 물었지만 응답은 공급확대 방안으로만 일관해서 빈축을 샀다. 이어서 지정된 지 44년 된 대치동 구마을과 삼성동 아이파크 주변의 전용주거지역은 주변이 온통 고층개발로 주거환경이 최악이다. 그래서 이 의원은 적정개발을 목표로 제출한 관리계획 수립 가부에 대한 보류는 시대흐름을 망각한 후진 행정이라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공급량 확대를 역행하는 규제사례로 일원, 삼성 재건축과 가로주택정비 사업을 지적하며 부서 간 이견으로 중단되는 문제점을 묻자 재검토하고 세부 처리방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부 측 공급확대 방안은 주민이 외면하는 현실성 없는 계획이니 서울시만의 새로운 공급 패러다임을 혁신하라면서 새 시장 맞이할 준비가 필요함을 요구하자 수긍하는 답변으로 이어갔다. 다음 질문은 광화문 재구조화로 사업의 부당성을 강하게 표출했다. 국민소통과 교통 및 부서 간 협의 등이 미진해서 고 박 시장도 장기 보류해 왔는데 왜 시장도 없는 이 겨울에 또 시작했느냐고 질책하자 보완이 모두 완료되었다고 하여 반론 설전은 계속됐지만 진행 의지 또한 강했다. 이 의원의 질문 핵심은 당초 계획안인 지하통로, GTX역사, 역사광장, 대로개선, 청와대 이전, 월대・의정부 복원 등 중대 사업들이 모두 취소되었고 현재 도로가 외쪽 광장이 되어 중심을 잃는 것 외 별 실익 없는 사업으로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교통영향평가 및 시민교감, 설문 등 모든 절차가 끝나 진행에 문제없다고 답했다. 9개 시민단체와 주요 언론들의 강한 반대 보도에 따른 대응책을 묻자 중단 없이 진행하겠다는 불손한 답변으로 일관해 미래에 큰 후환으로 남을 것임을 이 의원은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살 의붓아들 활처럼 묶어 살해”…무기징역 구형

    “5살 의붓아들 활처럼 묶어 살해”…무기징역 구형

    2심도 무기징역 구형목검 등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5살 의붓아들을 학대 끝에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붓아버지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18일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심리로 열린 이모(28)씨의 살인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 사안의 중대성, 이씨의 사후 정황 및 죄질 등을 감안해 무기징역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제가 항소하면 아이한테 죄를 더 저지르는 것 같아 못하겠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울먹였다. 앞서 검찰과 이씨 모두 항소했으나, 이씨는 지난달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는 어린시절 학대 경험과 이혼가정에서 자라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던 점 등으로 인해 여러 정신적 문제까지 가지게 됐다. 피해자와 나머지 가족에 대한 반성과 참회의 의미로 항소를 취하했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은 이어 “이씨는 정신적 문제에 대해 이 사건 이전에 제대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을 기회조차 없었다. 계속해 제출한 반성문에 나타난 것과 같이 자신의 행위를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고 최후 변론했다.목검으로 100회 이상 때리고, 상습적으로 화장실에 감금 이씨는 지난해 9월24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25일 오후 10시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의붓아들(당시 5살)을 목검 등으로 폭행한 뒤 손발을 활처럼 휘게 뒤로 묶은 뒤 23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씨는 목검으로 5살 의붓아들을 100회 이상 때리고, 상습적으로 화장실에 감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모 A(25)씨는 폭행을 말리기는커녕 목검을 건네주고 5살 아들의 당시 2~3살 동생들에게 폭행 장면을 보도록 했다. 동생들 역시 A씨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로 이씨에게는 의붓자식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5살 의붓아들의 동생들도 상습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여러 가지 증거 등을 통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수강,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을 명령했다. 한편 이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OECD 중 산재 사망률 상위권 불명예에서 벗어날 때”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률 상위권이라는 불명예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라며 “정부는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 사망사고 중 60%가 추락사인데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대단히 부끄럽지만 우리 산업안전의 현주소”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전진해 왔고,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으로 산재 사망 사고는 조금씩 줄고 있다면서도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산재 사망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건설현장 추락사고의 75%가 중소건설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고, 대규모 현장에 비해 안전관리가 소홀하고 안전설비 투자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산업안전 감독 인원 확충 ▲건설현장 안전 감독 전담조직 구성 ▲추락 위험이 높은 현장 신고 의무화 및 지자체와 상시적 현장 점검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아울러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면서 “노동존중 사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산안법 효과가 미진하다면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정의당과 노동계 등은 산재를 범죄로 간주해 형사처벌에 초점을 맞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더불어민주당은 과징금을 부과해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도록 제재와 유인책을 강화하는 산안법 개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법안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건설현장 후진국형 산재… 대단히 부끄럽다”

    文대통령 “건설현장 후진국형 산재… 대단히 부끄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산재(산업재해) 사망률 상위권이라는 불명예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라며 “정부는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 사망사고 중 60%가 추락사인데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대단히 부끄럽지만 우리 산업안전의 현주소”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전진해 왔고,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의 제도적 노력으로 전체 산재사망 사고는 조금씩 줄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체 산재 사망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의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건설현장 추락사고의 75%가 중소건설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고, 대규모 건설현장에 비해 안전관리가 소홀하고 안전설비 투자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다”면서 “산업안전감독 인원을 더 늘리고, 건설현장의 안전감독을 전담할 조직을 구성해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밀착관리하고, 고공 작업 등 추락의 위험이 높은 작업 현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신고하게 해 지자체와 함께 상시적인 현장 점검체계를 구축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예산과 인력 등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몇 해만 집중적인 노력을 하면 안전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다”면서 “노동 존중 사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산안법 효과가 미진하다면서도 진보진영에서 요구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정의당과 노동계는 산재를 범죄로 간주해 형사처벌을 하는데 초점을 맞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해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도록 제재와 유인책을 강화하는 산안법 개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진핑 작심 비판한 마윈… 무모한 도전일까 배은망덕일까

    시진핑 작심 비판한 마윈… 무모한 도전일까 배은망덕일까

    세계 최대 쇼핑 행사인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가 우리 돈 80조원 넘는 매출을 거두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12일. 축제를 이끈 중국 최대 유통업체 알리바바가 자리잡은 저장성 항저우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웨이신즈푸(위챗페이)를 내밀자 종업원이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쯔푸바오(알리페이)가 아니고 웨이신인가요?” 알리페이의 본산인 항저우에서 왜 다른 결제 수단을 쓰려고 하느냐는 반문이었다.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과 모회사 알리바바를 만든 마윈 전 회장은 스스로를 ‘장강의 악어’라 칭하며 미국 이베이가 장악했던 아시아 온라인 유통시장을 석권했다. 중국을 ‘현금 없는 사회’로도 탈바꿈시켰다. 그의 업적은 ‘신중국(사회주의 중국) 건립 이후 최고의 혁신’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 전 회장을 재물신으로 섬긴다.●中최고의 혁신가, 인생 최대의 위기 맞다 하지만 ‘슈퍼스타’인 그가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상하이에서 한 발언으로 궁지에 몰렸다. 중국 금융당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됐던 앤트그룹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앤트그룹의 주력 분야가 될 소비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내놨다. 알리바바를 겨냥한 듯 거대 플랫폼 사업자 반독점 방지안 초안까지 공개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11일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등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600억 달러(약 294조원)가량 폭락했다. 마윈과 함께 중국 부호 순위 1~2위를 다투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도 분위기를 감지한 듯 위챗페이 운영사인 차이푸통 대표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중국 인터넷 업계가 ‘빙하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통치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겨 크게 분노했다. 중국이 마윈에게 누가 더 위에 있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마 전 회장이 후폭풍을 몰랐을 리 없다. 그는 왜 시 주석에게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 것일까.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0 와이탄 금융서밋’. 경제 엘리트가 총출동한 이 행사에서 그는 기조연설자로 나와 문제가 된 발언을 20분간 쏟아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이 전문적 이야기에 입을 다물고 있어서 나라도 한 번 지적해 볼까 한다. 비전문가의 말이니까 ‘아니면 말고’다. 중국 금융에는 (선진국에서 말하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없는데 무슨 시스템 위기냐. 시중은행은 전당포나 다름없다.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준다. (담보가 부족한) 많은 기업가들은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 개발도상국에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성장을 하느냐.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우리가 ‘바젤3’(국제결제은행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내놓은 은행자본 건전화 방안) 같은 처방을 택하는 것은 아이가 아프다고 노인용 약을 쓰려는 것과 같다.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없다.” 이 자리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도 참석했다. 시쳇말로 ‘대놓고 들이받은’ 것이다. 특히 “성공이 반드시 나에게서 올 필요는 없다” 등 시 주석의 평소 발언을 여러 군데 인용했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금융 규제 조치는 당연한 것이다. 현금 유동성이 넘쳐 주택 가격 거품이 상당해서다. 초강력 부동산 억제책에도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지역 아파트는 한 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조기 극복해 ‘나 홀로 호황’을 맞고 있다. 무역·자본수지 흑자로 매달 500억 달러 넘는 외화가 들어온다. 집값을 잡으려면 반드시 유동성을 제어해야 한다. 앤트그룹이 추진하려는 소비자 대출 사업이 주택 마련을 위한 ‘영끌 대출’로 변질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수 있다. 마윈에게도 ‘원죄’가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알리페이 분야(현 앤트그룹)를 알리바바에서 분리해 사실상 개인회사로 만들고자 했다. ‘결제 시스템 사업을 외국인이 소유하면 국가 주권이 위협받는다’는 논리였다. 당연히 알리바바 최대주주였던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야후가 반발했다. 이때 후진타오 주석이 마윈을 엄호해 분쟁을 조정했다. 마 전 회장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공산당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중국 최고지도부 입장에서는 그의 발언이 ‘은혜를 무시하고 국정 운영 기조까지 흔들려는’ 배은망덕한 행동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후폭풍 알면서도 마윈은 왜 목소리 냈나 마 전 회장은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설화를 자초한 것일까.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가지 분석이 대두된다. 우선 대형 인터넷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유독 자신과 앤트그룹에 가혹하게 적용되는 것 같아 억울함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상하이 금융서밋에서 저우자이 중국 재무부 차관은 “핀테크 산업에서 승자 독식 현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놓고 핀테크 1위 업체 앤트그룹을 겨냥했다. 현 지도부가 마윈을 ‘지난 정권에서 특혜를 받은 기업인’으로 보고 압박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자 서운함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불만을 정제해서 표현했다면 좋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이 이를 용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알리바바 회장 시절 무술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고 랩 가수로도 활동했다. 원하는 일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린다. 상하이 발언 역시 이런 기질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앤트그룹에 투자한 전 세계 자본가들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추측이다. 지난 2일 공개된 인터넷 소액대출 규제 예고안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의 대출 영업은 본사가 있는 성·직할시에서만 가능하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보도했다. 다른 성에서 활동하려면 정기적으로 중앙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앤트그룹은 14억 인구를 놔둔 채 대출 자회사 본사가 있는 충칭(인구 3000만명)에서만 영업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 전역은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도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고 마윈에게 베팅한 미 월가 등 투자세력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분노를 반영해 중국 정부에 대신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중국 공산당 권력투쟁의 단면이라는 관점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미 증시 상장 전인 2012년 홍콩 보위캐피탈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보위캐피탈은 장쩌민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이 등기이사로 있던 곳이다. ‘투자를 받았다’로 쓰고 ‘주식을 상납했다’고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부터 마윈이 장 전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에 매우 비판적이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고위층 부정부패가 크게 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직을 내려놓자 ‘최고지도부가 그를 ‘장쩌민계’로 여겨 퇴진을 종용한 것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이런 현실을 두고 볼 리 없는 시 주석 반대파가 앤트그룹 규제를 앞두고 저항에 나서 이번 사태가 빚어졌다는 추정이다. 항저우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