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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현 회장 “다 제 잘못… 살고 싶다”

    이재현 회장 “다 제 잘못… 살고 싶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 심리로 14일 열린 이재현(54) CJ 회장 항소심에서 검찰이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징역 6년을 구형했던 1심 때보다 1년을 줄였다. 검찰은 “회사를 건전하게 운영해야 할 이 회장이 세금을 포탈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만큼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CJ가 투자·배급한 영화 ‘명량’을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이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말하며 왜구를 물리치러 나갔던 것처럼 물질보다는 건전한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이 사건 비자금은 모두 직원의 격려금 등 공적 용도로 사용한 만큼 횡령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면서 “포탈 세액도 모두 납부했고, 횡령액도 전액 변제한 점, 이 회장이 신장이식 수술 후 사실상 10년 미만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꽂은 채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며 “살고 싶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CJ의 문화사업을 포함한 미완성 사업을 완성하고 싶다. 사실관계와 진정성을 깊이 고려해 억울함이 없게 해달라. 최대한 선처를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재판에 앞서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600여억원 규모의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던 이 회장은 신장 기능 저하 등으로 현재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수학 저변 넓어져야 선진국 도약 가능하다

    무릇 수학은 모든 학문의 어머니로 통한다. 여타 과학과 공학은 물론 사회과학, 심지어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수학이 응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뿐더러 실질적으로 이들 학문의 발전에 밑바탕이 되는 까닭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수학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없을 만큼 인간의 삶에 직접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컴퓨터 발명 이후 첨단고도 산업이 급속히 발달해 가는 상황에서 수학의 활용 범위와 수학인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어제 전 세계 수학자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수학자대회(ICM)는 수학 저변이 넓지 못한 우리나라에 의미 있는 변화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학의 올림픽이라 불리며 4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ICM은 전 세계 유수의 수학자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아직 인류가 풀지 못한 수학 난제들에 대한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처음 개최된 뒤 올해 27번째를 맞기까지 대부분 수학 강국인 유럽과 미국에서 대회가 개최돼 왔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네 번째인 이번 ICM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함은 물론이겠으나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수학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킬 지혜를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지금 지구촌엔 수학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수학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벤처기업과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수학자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뉴욕 금융가 또한 수학자들의 주무대가 된 지 오래다. 미국의 취업정보 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의 ‘2014년 최고의 직업’ 1위에 ‘수학자’가 오른 것은 수학이 더 이상 기초과학의 단계에 머물지 않고, 첨단 응용과학의 첨병으로 도약했음을 말해준다. 수학적 발견 하나가 엄청난 부를 안겨다 주는 것은 물론 인류 문명의 발전을 크게 앞당기는 세상이 된 것이다. 각종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우리 학생들이 상위권을 휩쓸면서도 정작 고등수학 분야에서는 별다른 업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로선 냉정하게 우리의 수학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1981년 국제수학연맹에 가입한 뒤로 10년 넘게 최하 등급인 1군(群)에 머무르며 수학 후진국으로 취급돼 온 우리다. 1993년 2군에 오른 뒤 2007년 차상위 등급인 4군으로 두 단계 뛰어올랐으나 여전히 국제적 수학자는 손에 꼽을 만큼 부족하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없었기 때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수학에서 뒤진 선진국은 없다. 이제라도 5군 세계 10대 수학강국으로 도약할 종합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인도서 포착된 황당한 소도둑 ‘이쯤이야 뭐!’

    인도서 포착된 황당한 소도둑 ‘이쯤이야 뭐!’

    승용차로 소를 훔치는 도둑이 포착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리크에 올라온 인도에서 발생한 ‘소도둑’ 영상을 보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망갈로르의 한 주택가에서 포착된 해당 영상을 보면 소 한 마리를 발견한 운전자가 차량을 후진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해당 운전자는 한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내린 후 소를 향해 손짓해 유인한다. 곧이어 주위 눈치를 살피던 남성은 소가 자신의 차량으로 접근하자 뒷좌석 문을 열고 호시탐탐 납치할 기회를 엿본다. 드디어 소의 방향이 뒷좌석 안쪽으로 향하자, 이 남성은 마치 마술을 부리듯 순식간에 차량 안쪽으로 소를 밀어 넣는다. 해당 영상을 본 대부분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인도는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우유를 생산하지 못하게 되면 길거리에 풀어 자연사하도록 내버려둔다. 최근 이런 소들을 납치·불법 도축해 시중에 팔고 있는 양상이 이어지며,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영상=Futli Tv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석기 선고공판 앞두고 이석기 최후진술 음성 공개돼…항소심서 檢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0년 구형

    이석기 선고공판 앞두고 이석기 최후진술 음성 공개돼…항소심서 檢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0년 구형

    ’이석기 선고’ ‘이석기 공판결과’ ‘이석기 의원’ ‘이석기 구형’ ‘이석기 유죄’ ‘이석기 형량’ ‘이석기 항소심’ ‘이석기 최후진술’ 이석기 선고공판을 앞두고 이석기 최후진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내란음모죄’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이석기 의원실이 운영하는 트위터에는 “이석기 의원 육성 최후진술 공개- ‘진실’과 ‘나의 소원’ 두 편으로 나눠 9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이석기 의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정치 철학과 이번 사건의 쟁점에 대한 의견 등을 밝혔다”는 글이 공개됐다. 공개된 2개의 음성에서 이석기 의원은 “내란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고, 그럴 능력도 없다. 북과 연계하려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석기 의원은 “검찰은 내가 지시하고 공모했다고 듣도 보도 못한 RO 총책이라는 붉은 감투를 씌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이석기 의원은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세월호 참사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軍인권법은 인간으로서 병사 개개인의 권리장전”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軍인권법은 인간으로서 병사 개개인의 권리장전”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사건’으로 군 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군 스스로 현재의 후진적 군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이 명확해진 가운데 군인의 법적 지위와 권리보장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군 인권법 제정이 상명하복의 명령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군의 특수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군 인권법은 인간으로서의 병사 개개인의 권리장전”이라며 반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군 인권법 제정과 같은 근본적인 정책 변화만이 제2의 윤 일병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번에 윤 일병 사건을 폭로한 시민단체 ‘군 인권센터’의 2009년 창립 과정에 참여하는 등 군 인권 개선 운동을 벌여 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방부에 권고한 군 인권법의 전반적인 내용은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 청원권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은 법률이 아닌 군인복무규율이라는 대통령령에 의해 법률의 위임 없이 병사 개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해 왔다. 법률로서 군인의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갖는지를 명확히 해서 전반적으로 병사 한 명 한 명의 권리를 신장시키자는 취지다. →‘평등 취급의 원칙’으로 병사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한 군 인사법이 이미 있다. 기존 법률로도 기본권 보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군 인사법 등 기존 법률은 병사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차원으로 접근한다. 군 인권법은 반대로 인권이 더 선차적이라고 본다. 권리를 우선 갖고 있고, 그다음에 기본권의 일부를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를 갖고 있으니 접근법이 전혀 다르다. →국가인권위가 국방부에 권고한 자율적인 병영협의체 구성, 즉 각 계급별 병사들이 대표로 참여해 부대 운영 사항을 결정한다는 방안 등이 군 기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반론도 있는데. -군사작전에서 병사들이 의견을 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과 중 어떻게 생활하고, 언제 무슨 일을 할지 등은 병사들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해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 상관의 일방적 지시·명령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군 인권위원회 신설과 같이 외부 기구나 통제 장치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군대 내에 인권 문제와 병영문화 문제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시적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현재는 군대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군인고충심사위원회, 국방신고센터 등이 있지만 군인들은 이를 신뢰하지 않고 이용 실적도 적다. 독립적인 기구가 진정을 받아 처리하고 인권친화적으로 병영문화를 견인하는 외부감시체제를 만들자는 의미다.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군 관련 민원을 다루는데 군 인권위와 같은 기구를 새로 만들어야 할까. -군대 문제를 담당하는 인권위의 인력은 2~3명에 불과하다. 권익위의 담당 인력은 10명 남짓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 직업 군인의 문제를 처리하지 이번처럼 문제가 된 병사들의 인권침해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시론] 수학강국 대한민국을 기다리며/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시론] 수학강국 대한민국을 기다리며/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옛 서독의 수도 본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수리과학연구소를 처음 방문한 것이 1990년도 초였다. 내가 평생 몸담을 학문에서 최고로 꼽히는 연구소로부터 초청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갓 학위를 받은 난 너무나 설렜다. ‘기라성’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수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열정과 기를 한 공간에서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연구소에 들어선 순간, 동양인을 그린 커다란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 주인공은 일본인 수학자 다카기 데이지(1875~1960)였다. 20세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수학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메달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다카기 같은 선배 수학자들의 공이다. 다카기는 당대 수학 최강국인 독일 괴팅겐에서 유학을 마친 뒤 귀국해 정수론 분야의 근간이 되는 이론을 완성했다. 또 활발한 저술활동과 교육으로 일본에 본격적인 현대 수학을 전파하게 된다. 그는 은퇴할 무렵(1936년) 세계수학자연맹 부회장이 돼 제1회 필즈메달 수상자를 선정하는 수상위원회에 참여했다. 일본인 필즈메달 수상자가 나온 것은 이로부터도 약 20년이 지난 1954년이었다. 결국 교육을 통해 뚜렷한 열매가 맺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수학과가 생긴 것은 해방 이후다. 한국 최초의 현대수학자는 이임학(1922~2005) 교수를 들 수 있다. 경성제국대학에 입학한 그는 서울대 수학과 교수로 선출된다. 1947년 어느 날 남대문 시장 부근에서 미군이 버린 쓰레기 더미 속에서 미국 수학회지를 줍게 되었고 그 안에 제시된 미해결 문제를 해결해 저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는 당시 논문을 어떻게 투고해야 하는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지속적으로 외국 수학자와 교류했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의 초청으로 유학길에 오른다. ‘Ree군’이라 불리는 군(群·수학 분류의 한 종류)이 존재할 정도로 이 교수는 핵심 수학이론을 발전시켰지만, 캐나다에서 교수로 영구 재직하게 된다. 주변인들과 이 교수가 다카기처럼 귀국해 국내 후학 양성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오늘날 한국 수학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었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지금이야 대다수 국내 대학이 연구와 교육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포스텍이 1987년 개교할 때만 해도 국내 최초 연구중심대학이란 모토를 내걸었을 정도로 국내 연구 환경은 척박했다. 늦은 출발을 했던 한국 수학계는 이제 전 세계 수학자들을 초청해 함께 즐기는 세계수학자대회(ICM)를 13일부터 9일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열 수 있는 수준이 됐다. 국제수학연맹이 개최하며 전 세계 수학자 5000여명이 참가하는 기초과학 분야 최대의 국제학술대회이자 축제다. 개회식이 열리는 첫날에는 개최국의 최고 통치자가 직접 수여하는 필즈메달 시상식이 열린다. 필즈메달은 뛰어난 수학 업적을 이룬 40세 이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ICM은 1897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첫 대회가 시작된 이후 1, 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는 4년마다 개최됐다. 유럽에서 19회, 북미에서 4회가 열렸다. 특히 제2회 1900년 파리에서 개최된 ICM에서는 당대 최고 수학자인 힐베르트가 100년을 이끌 23개의 힐베르트 문제를 제시해 현대 수학의 물줄기를 바꿨다. 최근 들어 세계수학계에서 아시아 수학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학강국 일본(1990)을 시작으로, 중국(2002), 인도(2010)가 세계수학자대회를 개최했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4번째로 개최지가 됐다. 서울 ICM은 과학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이며, 한국 수학계가 한 단계 전진하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20년 전 내가 독일을 찾은 것처럼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최고 수학자와 젊은 학자들이 한국의 수학 연구소를 찾아 감탄하는 날을 꿈꾼다.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大虎不死’는 없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大虎不死’는 없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 4분, 중국 베이징에서 ‘빅 뉴스’가 날아들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방송(CCTV)은 “중공중앙(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이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인 저우융캉(周永康)을 엄중한 기율 위반 문제로 심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중앙이 저우융캉 조사를 발표할 때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무거운 처벌을 예상했다. 중국은 1949년 집권한 이후 부패 혐의로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인사를 처벌한 전례가 없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정치국 상무위원은 형사처벌하지 않는다’(刑不上常委)는 불문율을 깨뜨린 것이다. ● 장·차관급 이상 인사 41명 체포 중국에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졌다. ‘큰 호랑이’(부총리급 부패 관리) 저우융캉과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보시라이(薄熙來),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정협) 부주석 쑤룽(蘇榮) 등이 비리 문제로 줄줄이 몰락했다. 특히 저우융캉의 ‘애장’(愛將)들인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장제민(蔣潔民),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 리춘청(李春城), 전 공안부 부부장 리둥성(李東生) 등 ‘호랑이’(장관급 부패 관리) 인사들도 잇따라 낙마했다. 시 주석이 간단없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중국 법제일보에 따르면 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직후인 2012년 12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비리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고 있는 장·차관급 이상의 인사는 모두 41명이다. 시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강력히 밀어붙이는 것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좀 더 공고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양다리(楊大力)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저우융캉이 강한 제국을 구축했던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만큼 시 주석은 자신의 권력이 위협받기를 원치 않는다”며 “부패 조사를 통해 시 주석이 당내 기반을 다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시 주석이 비리를 저지른 고위 관리를 솎아 내겠다는 것보다는 공산당 일당 체제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지적했다. ● 저우융캉, 시 주석 취임 전 군사정변 기도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대인 2007년 정치국 상무위원(권력서열 9위)으로 승진하면서 중국의 공안·사법·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법위 서기직을 맡아 ‘사법기관의 차르’로 군림하며 권력을 휘둘렀다. 그가 몰락한 이유는 부정부패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보시라이와의 결탁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보시라이에 대한 사법처리를 극렬히 반대한 데다 2012년 초엔 시진핑의 국가주석 취임을 막기 위해 군사정변을 기도했다는 게 베이징 정가의 후문이다. 하지만 저우융캉 일가의 엄청난 부정부패가 시 주석의 ‘부패와의 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등장하면서 그의 추락은 단지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군부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돼 왔던 쉬차이허우는 군 최고 통수권자인 후 전 주석의 군 장악력이 약했던 점을 이용해 군부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중앙 정치국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쉬 전 부주석은 군 승진과 관련해 자신의 직위를 이용했으며 가족을 통해 돈과 부동산 등을 뇌물로 받아 챙겼다”고 적시한 뒤 “이는 엄중한 기율 위반으로 죄질이 심각하고 당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당적을 박탈했다. 그는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 구쥔산(谷俊山)으로부터 3500만 위안(약 58억 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민해방군 내에서는 ‘그의 잔당’을 소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부총리급인 쑤룽은 저우융캉과 ‘군사정변 기도’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통전부장) 정파의 주요 성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시(江西)성 등 지방정부 당서기 시절 비리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 산시성, 비리 진원지로 떠오르며 칼바람 저우융캉이 거느리고 있던 그의 비서 출신 ‘비서방’, 쓰촨성 당서기 당시의 수하 ‘쓰촨방’,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재직 시절의 동료 ‘석유방’, 정법위 서기와 공안부장 때의 부하 ‘정법방’ 인사들도 굴비 엮이듯 체포됐다. 중앙부처 요직에 있던 ‘정법방’의 리둥성과 ‘석유방’ 장제민의 낙마는 중앙 정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그의 ‘쓰촨방’인 리춘청과 전 쓰촨성 정협 주석 리충시(李崇禧), ‘비서방’인 전 쓰촨성 부성장 궈융상(郭永祥) 등 세 명의 장관급 인사가 표적수사로 면직됐다. ‘비서방’인 전 하이난(海南)성 부성장 지원린(冀文林)과 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부사장 리화린(李華林), CNPC 중국연합석유공사 부사장 선딩청(沈定成) 등도 추락했다. ‘석유방’인 전 CNPC 부사장 왕융춘(王永春), ‘정법방’인 전 후베이성 정법위 서기 우잉원(吳永文)과 전 베이징시 국가안전국장 량커(梁克)도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중국의 최대 에너지원인 석탄 생산지 산시(山西)성도 비리의 진원지로 떠오르며 요동치고 있다. 산시성에서 35년 동안 근무한 중국과학기술협회 상무부주석 선웨이천(申維辰)에 이어 산시성 인민대표대회 부주임 진다오밍(金道銘), 부성장 두산쉐(杜善學), 링지화 부장의 형인 산시성 정협 부주석 링정처(令政策)가 잇따라 옷을 벗었다. khkim@seoul.co.kr
  • 中 저우융캉, 부패 혐의 공식 조사 착수…“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큰 호랑이’(부패 몸통)로 불리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사법처리설이 제기된 지 1년여 만에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음이 공식 확인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9일 “저우융캉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가 그를 입건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저우융캉은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 권력 서열 9위였던 최고지도부 출신이다. 그가 사법처리될 경우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최고지도부인 당 상무위원급 이상의 인물이 비리 문제로 처벌받는 첫 사례가 된다. 당국은 그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이석기 “내란음모는 檢 짜깁기”… 검찰 “李, 실행 준비”

    “이번 사건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을 덮기 위한 것이며 검찰의 편견과 모독, 짜깁기, 왜곡이 특징입니다.” 28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이민걸)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약 20분간 최후진술을 통해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이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이 의원은 “(내란 음모 혐의가) 국정원에 의해 조작되고 언론에 의해 기정사실화됐다”면서 “진보당 경기도당의 요청에 따라 강연했을 뿐 내란 음모로 둔갑할 줄은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변호인단도 3시간에 걸쳐 이 의원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 의원이 군사적 준비를 지시한 게 전혀 없으며 내란 폭동 합의도 이뤄진 게 전혀 없다”면서 “모두 가상 상황이며 논의만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입장은 완고했다. 공판검사는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한 RO를 통해 내란범죄 실행을 구체적으로 준비한 점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50분에 걸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RO의 조직 체계와 활동 내용, 내란 음모의 위험성을 설명하며 “엄청난 사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의원과 함께 기소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김홍열 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 홍순석·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에게 각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0년, 한동근 진보당 전 수원시당 위원장에게는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공간 좁다고 옆차 후진으로 밀어버리고 주차

    공간 좁다고 옆차 후진으로 밀어버리고 주차

    주차공간이 비좁다면서 옆 차량을 들이받는 트럭 운전자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찍힌 영상을 보면, 지하주차장에 트럭 한 대가 주차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잘못 주차를 한 옆 차량 때문에 트럭의 주차공간이 조금 비좁은 듯 보인다. 잠시 후 트럭 운전자는 트럭을 주차구역에서 다시 빼내더니 차에서 내려 잠시 옆 차량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후진으로 옆 차를 들이 받고, 이에 옆 차량은 찌그러지면서 구석으로 처박힌다. 그러나 트럭 운전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넓어진 공간에 트럭을 다시 주차하더니 태연하게 자리를 떠난다.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너무하다”, “말도 안된다”라면서 극단적인 트럭 운전자의 행동에 당황스러워했다. 한편, 이 트럭 운전자는 아직까지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권력 핵심부의 ‘시진핑 사단’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中권력 핵심부의 ‘시진핑 사단’

    중국 ‘시진핑(習近平) 사단’이 권력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上海)·푸젠(福建)·저장(浙江)·허베이(河北)성 등 25년간 지방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런저런 인연을 맺은 인사들을 발탁, 정부 요직에 앉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6일 허리펑(何立峰) 전 톈진(天津)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국가발전개혁위원회(국가발개위) 부주임(장관급)에 임명했다고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허 부주임의 발탁은 그가 시 주석의 최측근이었다는 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경제학 박사인 허 부주임은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廈門)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샤먼시 판공실 부주임·재정국장 등을 맡아 명쾌한 브리핑으로 그의 신임이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발개위는 앞서 홈페이지의 ‘링다오’(領導·지도자)란을 통해 허리펑 톈진시 정협주석을 부주임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했다. 허 부주임은 11명의 부주임 가운데 제전화(解振華)·주즈신(朱之鑫)·류허(劉鶴) 부주임에 이어 서열 4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제 부주임과 주 부주임은 올해 65세로 은퇴를 앞두고 있고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으로 불리는 류 부주임은 당중앙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을 겸하고 있다. ●허리펑, 징·진·지 프로젝트 지휘 예상 허 부주임은 앞으로 국가발개위 상무부주임을 맡아 시진핑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 지역 일대를 메가시티(초대형 도시)로 만드는 ‘징·진·지(京·津·冀) 일체화 발전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베이징 정가 소식통들이 전했다. ‘징·진·지’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각각 상징하는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징’은 베이징, ‘진’은 톈진을 상징한다. ‘지’는 허베이(河北)성 지역의 옛 이름 ‘지저우’(冀州)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징·진·지 세 지역을 합치면 연면적이 21만 6000㎢로 한반도 면적(21만 9000㎢)과 비슷하고 인구는 1억 2000만명에 이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시대의 황태자’로 불린 링지화(令計畫) 통일전선공작부장의 형인 링정처(令政策)가 면직되면서 요동치고 있는 산시(山西)성 부서기에는 지난달 20일 시 주석의 저장성 시절 ‘애장’(愛將)이었던 러우양성(樓陽生) 후베이(湖北)성 조직부장이 임명됐다. 러우 부서기는 저장성 진화(金華)·리수이(麗水)시의 최고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깔끔한 일 처리로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 주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잉융(應勇) 상하이시 조직부장이 상하이시 부서기로 승진했다. 잉 부서기는 저장성에서 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감찰청장·고급인민법원장 등을 맡아 시 주석의 법률 고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그와 친분이 두터워졌다. ●차이치, 시 주석 지근거리서 보좌할 듯 지난 4월에는 당중앙개혁영도소조와 함께 중국 권력기구의 한 축인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리잔수(栗戰書) 당중앙판공청 주임이 임명됐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리 주임은 1983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庄)시 우지(無極)현 당서기로 근무할 때 바로 이웃 정딩(正定)현 당서기이던 시 주석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각종 회의에서 여러 차례 교류하면서 ‘호형호제’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나눴다.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시 주석을 만난 차이치(蔡奇)도 같은 달 저장성 부성장을 맡다가 권력 핵심부인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시 주석과 같이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형 정치가이다. 차이 부주임은 고향인 푸젠성에서 일하다 1999년 저장성 취저우(衢州) 당서기로 옮겼다. 이때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그는 항저우(杭州)시장·저장성 조직부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차이 부주임은 또 시 주석이 이끄는 당중앙 인터넷안전 정보화영도소조(인터넷영도소조)의 판공실 부주임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져 시 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정가의 소식통은 “저장성 부성장직에서 4개월 만에 국가 주요 양대기구인 국가안전위 판공실 부주임으로 간 것은 시 주석의 차이 부주임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각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시기 상하이시 부서기에서 랴오닝(遼寧)성 부서기로 자리를 옮긴 리시(李希) 역시 시진핑과 가까운 인사다. 리시 부서기는 산시성 옌안(延安)시 당서기로 일하면서 시 주석과 처음 만났다. 중학생 시절 옌안으로 하방(下放·1960~1970년대 문화혁명 시기의 지식인 노동개조 운동)돼 간난신고를 겪어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던 시 주석은 그를 간담상조(肝膽相照)의 후배로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지냈다는 후문이다. 시 주석이 상하이 당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장을 맡았던 딩쉐샹(丁薛祥)은 당중앙판공청 부주임을 맡아 그의 싱크탱크로 맹활약하고 있다. 딩쉐샹 부주임은 한국의 청와대 격인 중앙판공청 차기 주임을 예약한 미래 권력으로 통한다. ●황쿤밍, 정계의 샛별로 떠올라 리수레이(李書磊)는 지난 1월 말 중앙당교 부교장(부총장)에서 푸젠성 상무위원 겸 선전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4살 때 베이징대에 입학해 ‘신동’으로 불린 그는 시 주석이 중앙당교 교장을 맡으며 부교장으로 승진해 연설문 작성을 전담했다. 푸젠성으로 그를 파견한 것은 지방 경력을 쌓은 뒤 중앙 요직에 다시 등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시 주석이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그의 비서였던 중사오쥔(鍾紹軍)은 당중앙군사위 판공청 부주임을 맡아 시 주석의 군부 장악력을 높여주고 있다. 허이팅(何毅亭)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은 시진핑의 정치적 지역 기반인 산시성이 고향인 ‘산시방(幇)’에 속한다. 당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을 맡았을 때부터 시 주석의 ‘수석 브레인’으로 꼽혔다.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22년동안 시 주석을 극진히 모신 황쿤밍(黃坤明)은 항저우시 당서기로 있다가 중앙선전부 부부장으로 발탁돼 ‘중국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시 주석과 푸젠성에서 17년간 함께 일한 궁칭가이(龔清槪)는 국무원 타이완(臺灣)사무판공실의 부주임으로 영전됐다. khkim@seoul.co.kr
  • [사설] 세월호 참사 100일, 과연 이나라 바뀔 수 있나

    떠올리기도 싫지만 영원히 잊어서도 안 될 세월호 참사가 난 지 오늘로 꼭 100일이다. 꽃다운 목숨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 수장되는 현장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제 자식을 잃는 듯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괴로워했다.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무능함을 질타하고 반성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이제 겨우 석 달 열흘, 그때의 다짐은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바꾸었고 어떻게 달라졌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한번 참회하는 심정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사상 최악의 해난사고는 안전 규정을 무시한 대가였다. 이제부터라도 사고를 막아보자는 각오를 비웃듯이 사고는 참사 직후 연달아 터져 나왔다. 용접을 하면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8명을 희생시킨 고양종합버스터미널 화재, 안전점검과 환자 관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21명이라는 사망자를 줄일 수도 있었던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는 우리의 안전 불감증이 치유 불능 아니냐는 자책감마저 들게 했다. 그뿐이던가. 서울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이 추돌사고를 일으키더니 부산 지하철에서는 불이 났고 광주에선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등 사고가 바다와 육지, 공중을 가리지 않았다. 엊그제엔 강원도 태백에서 벌건 대낮에 열차끼리 정면충돌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터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 또한 기관사의 과실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관사는 “신호를 보지 못해 뒤늦게 제동장치를 작동했다”고 실수를 자인했다. 이젠 ‘인재’(人災)니 ‘후진국형 사고’니, 원인을 들먹이기도 지쳤다. 사고는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똑똑히 보았다. 승객들은 수장되는데도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나 선박 관제는 내팽개치고 엎드려 자거나 골프 연습까지 한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 직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사고는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우리를 덮칠 것이다. 참사 직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치던 국회는 온전히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정쟁을 그치고 민생을 위해 뛰겠다던 정치인들의 약속은 결국 쇼에 불과했다. 세월호 대책과 관련해 정부와 여야가 내놓은 법안이 190건에 이르지만 공포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하다. 당리당략의 늪에 빠져 세월호 특별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유족들에겐 일각이 여삼추 같은 아까운 시간을 허송했다. ‘관피아’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김영란법’은 6월 말까지 처리하겠다고 하고선 기약 없이 깔아뭉개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세월호는 결국 정쟁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도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 이후 후속 대책 27건을 쏟아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세월호 특별수사팀은 선장과 선원, 선주회사 임직원 등 60여명을 구속했지만 주범 중의 주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눈앞에 두고도 40일 동안이나 찾아 헤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아직도 맹골수도를 떠돌 10명의 영혼과 땅에 묻힌 294명의 희생만 안타깝다. 벌써 이럴진대 몇 년 후면 한바탕의 소동쯤으로 잊힐까 걱정스럽다. 과연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한계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진정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 [세월호 100일-허탈] 정쟁에 휩싸여… 진척 없는 세월호특별법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태스크포스(TF)는 여전히 진통이 컸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줄지 말지를 두고서다. 지난 11일 1차 회의 이후 변한 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박 2일 도보 행진을 떠났다. 문재인, 심상정 등 야권 의원 10여명이 함께했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유가족들이 비를 맞으며 열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의원 등 3명은 나흘째 단식 중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죽음을 언급하며 “야당이 의혹과 루머를 확산시키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 세월호의 아픔을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가족을 더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국회의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와 후속 입법의 임무를 부여받은 국회는 참사 100일이 다 되도록 세월호 특별법안마저 도출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여 주고 있다. 대신 7·30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참사 수습을 놓고서도 정쟁을 그치지 않고 있다. 300여명의 죽음과 유가족들의 오열도 우리나라의 후진적 정치문화를 바꾸지 못한 것이다. 정치권은 지난 4월 사고 직후부터도 부적절한 언동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당시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미진한 수습에 따른 정부에 대한 비판을 ‘북한의 선동’에 비유하고,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은 유가족이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 등장한다며 전문 시위꾼처럼 몰아가는 글을 퍼날라 물의를 일으켰다. 야당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사를 들먹이며 ‘정부 무능론’을 선거 프레임으로 내놨고 여야 모두 ‘조용한 선거’를 말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세월호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정쟁 끝에 6월 2일에야 처음 가동됐다. 이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서로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기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방청석에 있던 유가족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특위는 다음달 말까지 한 달여의 활동기간만 남겨 두고 있다. 하지만 다음달 4~8일 청문회를 앞두고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 등의 증인 출석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어 남은 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다 김연아 못 돼… 공부 함께해야”

    “다 김연아 못 돼… 공부 함께해야”

    ‘운동이 인생을 바꾼다’. 지난 13일 취임 100일을 넘긴 이창섭(59)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KSPO) 이사장의 삶이 그랬다. 2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취임 뒤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등 소외 계층의 유·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펼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뜬금없이 자신의 고교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역 명문인 대전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은행원이 되겠다며 대전상고에 진학했다. 신탄진에서 대전을 오가는 통학길이라 기차를 놓치면 무려 2시간을 걸어야 했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난 뒤 기차시간에 맞추려 급하게 청소를 하다 옆에 늑장 피우는 같은 반 친구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자신의 동아리 멤버들 20여명을 데리고 와 이 이사장을 집단 구타했다. 왜소한 체구였던 그는 ‘복수의 일념’으로 합기도와 달리기, 줄넘기 등의 운동을 밤 11시까지 했고, 그게 그의 인생을 바꿨다. 은행원의 꿈을 접은 뒤 체육대학에 진학해 선수, 체육학자, 행정가 등 본격적인 ‘체육인’의 삶을 시작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지금도 하루 팔굽혀펴기 200개와 윗몸일으키기 60개를 빼먹는 법이 없다. 그가 이사장에 취임 뒤 KSPO가 전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소외 계층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펼치는 것에는 이 같은 그의 삶의 경험과 바람이 녹아 있었다. 그는 “국가가 잘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소외 계층을 줄여가야 한다는 것이 요즘 ‘공유된 사회적 가치’다”면서 “KSPO는 스포츠를 매개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평생 스포츠의 기회를 점진적으로 더욱 늘려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비리, 폭력 등 여러 문제로 학교 운동부가 사라지고 위축되는 상황에 대해 이 이사장은 “후진적인 운동선수 육성시스템 탓이다. 반드시 잘못된 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을 한다고 모두가 박태환, 김연아가 될 수 없다”면서 “이런 사실을 한 자녀 시대의 학부모들도 알고 있다. 엘리트 체육만으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 조교, 교수 시절 23년 동안 충남대 축구부를 이끌었던 그는 “선수들의 수업 출석부를 직접 체크하면서 공부에 소홀한 학생들을 혼냈다”면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 줌으로써 설사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해도 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인생을 잘살아 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결국 엘리트 체육에 대한 지원을 유지·확대하면서도 생활 체육을 튼튼히 해 둘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가 배출되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정착이 시급하다”면서 “차일피일 미뤄왔던 이 숙제를 바로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한국 체육은 머지않아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연구 및 경기분과 위원, 2002한·일월드컵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 총책임자를 맡았을 정도로 축구와 인연이 깊은 이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부흥을 위해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면서 “10년이 넘는 중장기 계획을 꾸준히 실행에 옮김으로써 실력을 탄탄히 쌓아 정점을 찍은 독일처럼 우리도 길게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글로벌 시대] 시진핑과 인문학/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글로벌 시대] 시진핑과 인문학/민재홍 덕성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여운이 아직도 묵직하다. 역대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했다는 것 외에, 주요 2개국(G2) 정상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많은 언론은 그의 정치적 성장기를 집중 보도했다. 그리고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한·중 FTA 연내 타결, 원·위안화 직거래 등에 합의했다. 여러 합의 내용 중에서 언론이나 일반인들이 주목하지는 않았지만 인문학자인 필자의 시선이 간 부분이 있었다. 바로 한·중 양국이 인문 유대 강화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보도였다. 양국 간 인문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인문교류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한·중 청소년 특별 교류를 실시하며, 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한·중 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구체적 계획이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문사철(文史哲) 열풍과 인문 소양 중시 분위기에 비추어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평가된다. 바야흐로 신(新)르네상스의 시대라 할 수 있는 시점에 한·중 정상이 인문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 하겠다. 한·중 양국은 인문교류의 훌륭한 토대를 이미 갖추고 있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인문교류가 한자와 한문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은 한자와 한문으로 언어생활을 했고, 중국의 경전, 사상서, 인문 소양서 등을 받아들여 수학하면서 문화, 사상, 인문이 자연스레 하나의 문화권으로 형성된 것이다. 인문학의 시각에서 시진핑은 중국의 역대 지도자 중 인문 소양을 제대로 갖춘 정치 지도자로 평가할 수 있다. 마오쩌둥이 정치사상을 강조한 정치관료였다면 덩샤오핑은 실용경제를 중시한 경제관료, 후진타오는 과학기술을 중시한 기술관료, 시진핑은 역사지능과 인문소양이 높은 인문관료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시안(西安) 량자허(梁家河) 토굴에서 7년 동안 잡곡밥, 벼룩과의 사투, 고된 작업량으로 상징되는 ‘하방’(下放) 생활을 거친다. 중국 영화 ‘발자크와 소녀재봉사’에는 하방된 대학생이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Balzac)의 작품을 읽으면서 고난을 극복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시진핑도 이 시기 여러 인문 교양서들을 읽으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독서가 리더십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스스로 말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또한 그는 고사성어와 격언 등을 자주 인용해 격조와 함축미가 풍겨 나는 수사학(修辭學)을 구사한다. 이번 방한 중 기고문과 연설에서 논어(語), 당시(唐詩), 고금현문(古今賢文)을 인용했는데 이는 중국의 다른 지도자와 극명하게 차별되는 인문 소양 중심의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타분야와의 융복합이 주목받는 시점에서, 한·중 인문유대는 양국 간 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한자문화권인 일본, 베트남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문교류의 장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과 중국의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주링허우’(九零後)들은 인문 소양이 부족한 세대들이다. 한·중 인문유대사업으로 ‘신(新)채근담’, ‘신(新)명심보감’ 같은 인문 교양서를 공동 개발해 양국의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인문소양과 역사지능을 갖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 “지역주의 탈피 위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지역주의 탈피 위해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19대 국회 후반기의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서울신문 창간 110주년을 맞아 16일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이뤄진 특별 인터뷰에서 “지역주의·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승자 독식인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66회 제헌절인 이날도 국회 경내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고 있었다. 국회 선진화법 아래 여야가 합의의 혜안으로 난제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신임 정 의장 앞에는 세월호 사태 이후 사분오열된 대한민국의 사회통합·지역통합까지 껴안아야 할 막중한 과제도 펼쳐져 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이후 지역화합, 여야화합을 위한 남다른 의지가 느껴진다. -동서화합과 관련해선 의장이 따로 할 수 있는 몫이 없다. 다만 제가 평소 생각했던 게 인사탕평이다. 의장 재량권으로 할 수 있는 인사가 많지는 않지만 영남권보다는 호남·충청 등 최소한 제가 생각하는 탕평책으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광주에 살고 계신 광주문화재단 김성 사무처장(최근 의장실 소속 정책수석비서관에 내정)에게도 제가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관계도 야를 51%, 여를 49% 배려하면서 야를 좀 더 우대하자는 생각이다. 늘 화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발전의 지체에 지역구 문제도 끼어 있다.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동안 영호남 지역감정의 골을 없애자고 노력해 왔는데 한계가 있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도 중·대선거구제로 개혁해야 한다. 현재 소선거구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중·대선거구제로 석패율을 도입하면 예컨대 호남 지역에도 새누리당을 대표할 의원이 생겨 여론 호도도 막을 수 있고 동서 국민 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개헌과는 관계없다. 관련법을 바꾸면 된다. →의장직을 걸고서라도 추진할 생각인가. -추진할 동력이 있어야 된다. 의장이 할 수 있는 건 기회 있을 때마다 화두를 던져서 (의원) 동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야 대표와도 만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독려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회 개헌추진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관심이 많았다. 개헌에 관한 입장은. -이제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책임지고 끌고 가는 게 어려워진 세상이다. 분권형 개헌을 해야 된다.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해 통일, 외교안보를 담당하되 내치는 분리해야 맞다. 다만 차차기 대선인 20대 대통령 임기(2023년)부터 적용하는 게 맞다.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권력구조를 논의하는 데 제척 사유가 있기 때문이다.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양원제와 부통령제가 포함되어야 한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북쪽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남쪽 사람이 부통령이 되는 식으로 권력을 셰어해야(나눠야) 한다. 양원제는 서울의 인구 과밀화가 심한 만큼 북한 양강도, 남한 전라·경상도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의 비례를 맞춰 줘야 하기 때문이다. →곧 국회 차원의 태스크포스(TF) 논의가 있나.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조만간 분권형 개헌안을 대표발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스레 국회 논의가 시작되고 필요하다면 의장 산하 자문기구도 만들겠다. 앞서 19대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이 의장 직속 자문기구인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통해 논의한 결과물도 상당히 좋다. →추진 중인 남북국회회담에 대한 구상은. -의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남북국회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3%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까지 했으니 남북 의회가 먼저 비정치적인 이슈들, 나무 심기, 인도주의적인 병원 건설 등에 대한 관심 분위기를 조성하면 된다. 카운터 파트너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과 우선 직접 만나고 그다음에 의제 설정을 하는 식이다. →북한의 초청이 온다면 직접 방북할 생각인가. -정부와 2인 3각 하듯 함께 시간 여유를 갖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 독단적으로 나서서 될 일은 아니다. 또 남한에서 불쑥 제안했는데 저 쪽에서 ‘노’(No)하면 김샐 뿐 아니라 일도 어려워진다. 만약 북측이 나에게 남북국회회담과 관련해 회의 제안을 해 온다면 제일 먼저 박 대통령과 상의해서 함께 추진할 생각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개정 목소리가 높은데. -선진화법의 가장 큰 문제는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려다 아예 식물국회를 만든 국회마비법이라는 점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격이다. 동물국회도 식물국회도 아닌 정상국회로 가야 한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과반수 의결인데 이를 ‘3분의2 이상 찬성’조항으로 만들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법이다. 5선 이상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원로협의체를 통해 여야 쟁점 사안을 대화타협으로 해결하는 방안 등도 강구 중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계파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의장님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나는 전 국민을 위하는 ‘친대한민국계’다. 그리고 의장으로서 당적을 이탈한 사람이라 계파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 사실 계파정치는 벌써 없어져야 되는 부분이다. 계파라고 해서 옛날처럼 완장 차고 설치면 본인은 물론 당에도, 나라에도 해롭다. 국회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하듯 당 안에서도 서로 대화·타협을 통해 끌고 가는 게 맞다. ‘우리 편이니 좋고, 남의 편이니 싫고’ 이런 식으로 재단하는 것은 후진 정치다. →취임 직후 박 대통령과의 핫라인 개통이 화제가 됐다. 국회 수장으로서 대통령과 소통은 자주 하나. -의장의 소통 중 가장 중요한 게 국민과의 소통이다. (명함을 꺼내 보여주면서) 내가 최초로 의장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를 넣었다. 국회를 주말 개방하는 계획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몸이 무거워서 현장을 다 다닐 수가 없으니 내가 대신 역할을 해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 (국민과의) 소통으로 연결하겠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국회 청문회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아스팔트 길이 아니라 흙탕물 길을 걸어왔다. 우리 모두 바짓가랑이에 흙탕물이 묻었는데 서로 욕해 봤자 오십보 백보다. 깨끗한 바닥을 손으로 쓸어보면 먼지가 없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다 보이기 마련이다. 청와대가 먼저 인사 검증을 잘해야 하지만, 명백한 범법행위를 제외하고 지금 잣대로 옛날 행위를 평가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좋지 않다. 이런 기조에서 정책은 공개, 개인신상은 비공개로 검증하되 여야 간사가 사후에 언론에 공개하고 철저히 브리핑하고 답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임기 내 의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은. -첫째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 둘째, 물질 중심 가치관에서 물질·정신이 균형을 이루는 가치관의 사회로 바꾸고 싶다. 인명경시와 안전불감증이 없는 건강사회다. 세째, 통일에 기여하는 의장이 됐으면 좋겠다. 통일이 되려면 넬슨 만델라식의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 대담 오일만 정치부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정의화 국회의장은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의 5선 의원으로 2008년 11월엔 영호남 화합 및 교류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 최초로 광주 명예시민에 추대됐다. ▲경남 창원(66) ▲부산대 의대 ▲봉생병원 원장 ▲국회 재경위원장 ▲한나라당 원내수석부총무·인재영입위원장·세종시특위위원장 ▲15∼19대 국회의원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 [사설] 서울신문 창간 110주년을 맞으며…국익을 앞세우며 정도를 걷겠습니다

    서울신문이 18일로 창간 110주년을 맞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하며 지낸 110년 성상(星霜)을 돌아보며 옷매무새를 바로하고 독자와 국민들께 새출발의 다짐을 드리고자 합니다. 국내 언론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닌 본지는 구(舊)한말 항일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국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1904년 오늘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한반도에 왔던 영국인 기자 베델이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과 손을 잡고 창간한 신문입니다. 이참에 우리는 서울신문이 국내 최고(最古)의 민족정론지라는 자부심만 내세우기에는 부끄러운 과거도 있었음을 고해성사하려고 합니다. 대한매일신보는 1910년 국권 피탈과 함께 총독부기관지 ‘매일신보’로 전락한 상흔을 갖고 있습니다. 1945년 광복 후 ‘서울신문’으로 속간해 1948년 정부 소유로 귀속되면서 2002년 민영화 후 독립언론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간혹 독자들의 따가운 시선에 직면한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역대 정권이 때로 민의를 거슬러 권위주의 체제로 치달을 때 춘추의 필법으로 시비곡직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본지는 6·25 전쟁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아 진중신문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수호하는 데 일역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기에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시대정신을 이끌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서울 중구 태평로(세종대로) 본사 사옥 로비에서 흉상으로 후진들을 굽어보고 있는 베델·양기탁 등 선각자들의 민족애와 언론 본연의 사명을 되새기면서 국권 수호에 앞장섰던 그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서울신문의 사시(社是)는 ‘바른 보도로 미래를 밝힌다. 공공 이익과 민족 화합에 앞장선다’입니다. 국익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위해 소모적인 갈등을 지양하고 국민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정론을 펴겠다는 다짐입니다. 사익보다는 국익을 앞세우고, 거짓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사실, 나아가 그 뒤편의 진실까지도 놓치지 않는 정론지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세상을 향한 바른 외침’이란 창간 110주년 캐치프레이즈에 우리의 그런 의지가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의 불의와 부조리에는 서릿발 같은 비판을 가하되 정파적 시각에는 매몰되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 분단의 질곡도 모자라 지역주의와 계층· 세대갈등에 이르기까지 갈가리 찢겨진 ‘갈등 공화국’이 우리의 현주소 아닙니까. 언론마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선도적으로 조정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추기는 당사자가 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및 남북정상회의록 공개 논란,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및 사퇴압력 파문 등 우리 언론은 건건이 진영 다툼의 한편에서 갈등을 확대 재생산해 온 게 현실입니다. ●진영논리 배제 대원칙 언론의 위기를 말합니다. 그것은 단지 독자 수가 줄고, 시청률이 떨어져 언론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차원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진짜 위기는 언론의 본령인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돼 스스로 신뢰의 상실을 자초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어떤 정파적 유혹도 단호히 거부합니다. 우리 언론의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십시오. 다분히 선정적인 부정확한 보도로 국민의 지탄을 받은 점을 지금도 자괴감과 함께 기억합니다. 물론 단 한 명의 승객을 구해내지도, 피해 가족의 비통함에 공감하지도 못하는 듯한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규명해 비극의 재발을 막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정부를 궁지로 몰아 반사이익을 얻는 데만 골몰하는 정략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세월호와 다름 없는 위기의 ‘한국호(號)’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 경제규모는 세계 14위로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 중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군 나라로 찬사를 받던 우리가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든 꼴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10%의 비중이 전체소득의 45%를 차지하는 등 소득 양극화도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가중되는 청년 실업난과 노인 자살률의 증대는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공동체의 재도약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민적 대타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려면 증세나 경기부양에 대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의 갈등에 빠져 국민통합의 구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국민통합 구심력 절실 본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과제인 국가 혁신과 변화를 통해 국민의 잠재적 역량을 한데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서울신문이란 공론의 장에서 만나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책 경쟁을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모든 정파가 서로 경청하면서 대화를 통해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숙의(熟議) 민주주의를 꽃피우도록 하는 모종밭의 기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엊그제 ‘통일대박’을 꿈꾸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이 또한 진정한 사회통합이 전제돼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신문은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발맞추되, 언제나 독자와 진실의 편에서 언론의 본질적 소명을 다해 나갈 것임을 거듭 약속 드립니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융성과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소속사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해 정부, ‘국민기업’으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 포스코, 그리고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 등을 주주로 하는 공익정론지입니다. 어느 개인의 사유가 아니라 공적 소유인 만큼 사익이나 정파적 진영논리에 매몰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 어느 언론보다 공정한 위치에서 우리 공동체의 이익, 다시 말해 국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한층 격조 있는 대표적 정론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손성진 칼럼] 돌아오라 한국으로!

    [손성진 칼럼] 돌아오라 한국으로!

    지난주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을 둘러보면서 몇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베트남 수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는 우리 기업의 위상에 대한 뿌듯함이 첫째라면, 둘째는 어떤 걱정이었다. 걱정이란 최근 잇따른 대기업들의 해외 공장 증설이 부를 수 있는 산업공동화(空洞化)에 관한 것이다. 직원이 5만명이 넘는 이 공장이 국내에 있다면 고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해외 공장의 생산과 판매는 기업의 매출에는 잡히지만 우리의 GDP(국내총생산)와는 관련이 없다. 마냥 박수칠 만한 일이 아닌 이유다. 국내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는 점점 옹색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설비투자는 1127억 4000만 달러로 10년 전보다 겨우 60% 늘어났다. 반면 해외 직접투자는 353억 8000만 달러로 294%나 증가했다. 공장 해외이전(off-shoring)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애플이나 나이키는 모두 해외에 공장이 있다. 생산원가 절감의 측면에서 오프쇼어링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 직원에게 주는 평균 임금은 한 달에 350달러 정도로 국내 생산직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임금이 높은 국내에 머물렀다간 생존 위협까지 받았을지도 모른다. 저임금 국가로 공장을 옮겨 창출한 이익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그래서 해외 이전이 국내 고용을 오히려 늘린다는 주장도 일리가 없진 않다. 베트남 진출 이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전체 고용은 5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기업의 존속과 성장 면에서 해외 이전의 이득을 부정할 수 없다. 외국으로 나갔으니까 기업의 성장이 가능했고 국내 일자리도 늘릴 수 있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는 틀린 데가 없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디자인과 개발 분야이고 생산직은 조금이라도 줄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고임금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일자리는 도리어 감소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기업을 못해 먹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고임금 때문만은 아니다. 비싼 땅값, 높은 세금, 과도한 규제, 경직된 노사관계 등이 기업들을 외국으로 밀어낸다. 후진국들의 저임금 메리트가 작아지면서 2002년을 정점으로 공장 해외 이전 건수가 줄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거세지는 대기업들의 해외 공장 증설 바람이 심상찮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많은 업체가 한국을 떠나고 있다. 규제가 심해진 IT 분야는 더 심하게 들썩이고 있다. 상황을 눈치 챈 유럽 국가들이 ‘80% 세금감면’ 같은 솔깃한 조건을 내세워 우리 기업들을 유혹한다. 각국의 기업 유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 왕족들까지 세계를 누비며 기업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제조업을 살리고 내수를 일으키기 위한 절체절명의 선택이다. 일면 공격하면서 동시에 방어도 한다. 외국 기업은 최대한 끌어들이고 나가려는 기업은 붙잡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나가 있는 기업의 국내 유(U)턴, 리쇼어링(reshoring)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유턴 기업에 저리(低利) 대출,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귀환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GE와 월풀 같은 가전업체들은 중국에서 본국으로 생산시설을 도로 옮기는 중이다. 우리나라도 ‘유턴기업법’을 제정해 리쇼어링에 동참했다. 해외에 진출한 5만 4000여 국내 기업의 10%만 돌아와 한 기업당 50명만 고용해도 일자리 27만개가 생긴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일자리 창출에 리쇼어링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여전히 미흡한 점은 많다. 외국기업들을 유인하기 위한 조건도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우리의 해외 직접투자와는 달리 외국인들의 투자는 지난해 145억 4800만 달러로 10년간 1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적어도 나가는 만큼은 들어와야 한다. 이대로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제조업이 벼랑 끝에 설 날도 머지않다. sonsj@seoul.co.kr
  • 고카트 고속 후진주차 솜씨 뽐내는 꼬마 화제

    고카트 고속 후진주차 솜씨 뽐내는 꼬마 화제

    꼬마 아이가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카트(Go-kart, 간단한 구조로 된 한 사람이 타는 자동차)를 ‘누워서 떡 먹기’로 후진주차하는 모습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덴마크 마리엘스트 고카트 센터에서 찍힌 이 영상에는 흰 헬멧을 쓴 꼬마 아이가 빠른 속도로 트랙 위를 달리고 있다. 카트가 차고지에 다다르자 아이는 숙련된 솜씨로 차량을 드리프트 시키더니 고속 후진해 차량을 좁은 차고 속으로 한 번에 주차한다. 주차를 마친 꼬마 아이는 차에서 내려 헬멧을 쓴 채로 늠름하게 걸어 나온다. 묘기 같은 주차 솜씨를 지켜보던 또 다른 아이는 그 모습을 존경스럽다는 듯 쳐다보고 있다. 2012년 10월 유튜브에 게시된 이 영상은 최근 누리꾼들의 각광을 받으며 현재 70만 건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얻자 이 꼬마 아이는 ‘미니 스티그(Stig, 탑기어 공식 드라이버)’라는 별명이 붙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누리꾼들은 “갑이다”, “스티그의 숨겨진 아들인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워하고 있다. 사진·영상=MrStarupN/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사설] 성장정책 추진, 소득불평등 해소와 병행해야

    세계은행이 소득 불평등이 심할수록 부유층의 소득 증가율은 높아지지만 빈곤층의 소득 증가율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불평등이 성장에 도움을 주더라도 과실은 소득 최상위 계층에만 돌아가 불평등이 더 심해진다고 지적한 것이다. ‘선성장 후분배’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연구는 빈곤층 내부의 불평등에도 주목했다.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갈라지면 값싼 노동력을 부유층이 착취할 수 있다고 했다. 경제 정책의 방향 설정을 위해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득 양극화의 심각성이 나타난 지는 오래됐다. 도시가구의 월 실질소득은 1990년 210만 6000원에서 지난해 390만 4000원으로 85.4% 증가했다. 그러나 소득의 분배 상황은 더 악화됐다. 숫자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을 뜻하는 지니계수는 같은 기간 0.256에서 0.280으로 9.4%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회원국 중 8번째로 높다. 상승 폭은 아시아에서 5번째로 크다. 우리보다 폭이 큰 나라는 중국, 인도네시아, 라오스, 스리랑카 등의 후진국들이다. 국민소득이 늘어나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양극화는 저소득 국가들과 차이가 없다. 빈부 격차가 커지면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한다고는 했지만 역대 정권마다 방향은 달랐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분배보다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배를 도외시하는 건 아니겠지만 당장 수치로 나타나는 성장률을 높이는 데 더 애를 쓰는 듯하다.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분배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고 있지만 분배가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사례는 많다. 분배가 소비를 부르고 소비가 생산으로 이어져 결국 성장을 촉진한다는 논리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국제기구들도 소득 불평등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적절한 수준의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 세계은행의 이번 연구도 이런 지적과 맥락을 같이한다. 물론 성장 없는 분배는 있을 수 없다. 벌어야 나눠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몇 년간 지속돼 온 저성장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다만, 성장하는데 분배가 독이라는 관념은 버려야 한다. 반대로 분배만을 강조하고 성장을 부정해서도 곤란하다. 성장과 분배 정책의 조화로운 운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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