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후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서한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추위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신혼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용산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67
  • 아이들이 재판한 ‘폭력아빠 살해사건’

    아이들이 재판한 ‘폭력아빠 살해사건’

    어머니를 습관적으로 폭행한 아버지를 고등학생 아들이 흉기로 살해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아들의 재판을 실제 가정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또래 학생들이 맡게 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문화원 대강당. 법정을 옮겨 놓은 듯한 이곳에서 대안학교인 성지·중고교의 모의 형사재판이 열렸다. “존속살인죄는 일반살인죄보다 더욱 무겁게 처벌받습니다. 피고 이기훈(17)의 정당방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피고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합니다.” 검사의 구형에 법정에는 탄식이 흘렀다. 이날 주제는 ‘가정폭력’. 성지중·고교 연극부 14명이 직접 기획하고 대본도 작성했다. 이 연극 출연자 중에는 실제 가정폭력 피해 학생이 포함돼 있어 분위기가 한층 더 진지했다. 고등학교 3학년 이기훈군이 여러 해 동안 어머니를 손찌검해 온 아버지를 깨진 유리병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참지 못하고 부친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방위로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었다. 판사를 비롯해 검사, 변호사, 증인까지 모두 학생들이 연기자로 나선 가운데 김정열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등 외부 인사들이 5명의 배심원을 맡았다. 검사는 어머니가 폭력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사 측은 “사건 당시 아버지로부터 직접적 폭력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폭행을 당해 왔다”며 “특히 어머니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이군에게는 정신적인 폭행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방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군은 최후진술에서 “법정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아버지에게 폭행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이 더 낫다”고 말했다. 5명의 배심원단은 유죄 4명, 무죄 1명으로 존속살인죄를 인정했다. 재판장 역할을 맡은 김명훈(17)군은 이군에게 징역 3년과 사회봉사 15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가정폭력은 단순 폭행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면서 “피고인 목숨이 직접 위협당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정당방위는 인정하지 않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모의법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재판장의 판단에 대체로 동의했다. 김군은 “피고인이 아버지를 살해하긴 했지만 이 학생도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으로 중3 때 서울로 전학 와 무대에 선 학생은 “가정폭력의 상처와 맞서고 싶어 이 연극에 참여했다”며 “연습하면서 아픈 경험이 떠올라 힘들었지만 이겨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文 “인사 갔는데 막아서” 金 “누가 그런짓을 했노”

    文 “인사 갔는데 막아서” 金 “누가 그런짓을 했노”

    새누리당 김무성(왼쪽)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오른쪽) 대표가 2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총회에서 조우했다. 둘의 만남은 지난 22일 청와대 5자 회동 이후 4일 만이다. 김 대표는 초청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양당 후보가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대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상향식 공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같은 질문을 받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당론이었지만 지난 지방선거 때 법 개정에 실패해 뜻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내년)선거에 이겨서 다수당이 된다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수당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날 두 대표 간 상호토론은 없었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기회도 없었다. 토론회가 끝난 뒤 김 대표가 대기 중이던 VIP실에 인사하러 갔던 문 대표는 취재진과 관계자 등에게 막혀 발걸음을 돌렸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김 대표가 쫓아가 이미 승합차에 올라탄 문 대표를 불러 세워 악수를 나눴다. 문 대표가 “인사하러 갔었는데 다 가로막아 가지고…”라고 말하자 김 대표는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했노”라며 웃었다. 앞서 두 대표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날 선 공방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의 장외투쟁은) 좌편향적인 민중사관의 가치인 ‘외눈박이 역사관’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이고 후진적인 행태”라면서 “야당의 사고와 행태가 30여년 전 반독재투쟁 시절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문 대표는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만 옳다고 믿는 역사관을 국민 모두에게 강요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 “국민이 (대통령)시정연설에서 기대하는 것은 역사전쟁 선전포고가 아니라 역사 국정교과서 포기 선언”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철새는 과연 유죄인가/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철새는 과연 유죄인가/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지난 6월 전남 영암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9월에도 강진과 나주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이러다 상시 AI 발생국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쏟아졌다. 당국은 가금 중개상인의 계류장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전파됐다거나, 올 초 유행했던 AI의 잔존 바이러스가 재발했다는 식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매카시즘처럼 횡행했던 ‘철새 유죄론’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당연하다. 겨울 철새가 날아오기 전이니 말이다. 다소 억지스러웠던 ‘텃새화 된 철새’ 탓이란 주장도 쏙 빠졌다. 이는 꼭 철새가 아니어도 AI가 발생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일부 환경론자들이 주장했던, 외려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고병원성 AI에 철새들이 감염될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될 법하다. 지난 19일, 또다시 전남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발견됐다. 한데 당국은 납득할 만한 원인 규명보다는 철새 도래기를 앞두고 방역활동에만 초점을 맞추려는 모양새다. 아직 오지도 않은 철새를 조심하겠다는 거다. 다 좋다. 예찰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한데 이번 AI의 발생원인은 대체 뭔가. 원인을 알아야 정확히 대처할 것 아닌가. 그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부랴부랴 축산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방역 및 소독 시설·장비 기준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몇몇 언론에선 이를 두고 그동안 AI의 온상으로 지적돼 온 농가의 후진적 시설을 수년째 방치하다가 AI가 확산되고 나서야 뒤늦게 정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이 지적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지 싶다. 그동안 원인 규명의 대상에서 제외됐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원인 규명이 잘못되면 처방이 부적절해지고 결과까지 삐딱해진다. 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철새와 AI 문제를 끄집어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철새의 안위다. 일부의 우려대로, 대만이나 홍콩처럼 후진적 시설 탓에 AI가 발생한다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가창오리처럼 우리나라를 찾는 개체가 사실상 지구상에 생존하는 개체의 전부나 다름없는 경우, AI의 확산이 종 자체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우리의 생태관광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관광은 자연을 친구 삼는 지름길이다.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곧 애정으로 바뀌고, 이어 자연을 아끼는 사람으로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데 막연한 불안감은 철새 도래지로의 접근을 막는다. 자기검열 탓이다. 철새 도래지에 다녀오고 나면 까닭 모를 두려움도 생긴다. AI가 인수공통 전염병이 아니라지만 바이러스의 변이는 인간의 판단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자연이 인간의 삶에서 점차 멀어지게 된다. 자, 다시 한번 요청한다. 당국은 고병원성 AI 발생 원인이 정말 철새에게 있는지, 있다면 발생의 기전은 무엇인지 등을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원인 규명과 ‘처방전 발급’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몇 년 내리 ‘추정된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angler@seoul.co.kr
  • 기재부 “고위직 인사에 숨통 트일 것” 복지부 “보건복지 정책 힘 실려” 호평 국토부 “오늘 바뀌는 것 몰랐다” 당황

    기재부 “고위직 인사에 숨통 트일 것” 복지부 “보건복지 정책 힘 실려” 호평 국토부 “오늘 바뀌는 것 몰랐다” 당황

    19일 부분 개각이 단행된 부처 공직자들은 환영과 당혹감 등 부처마다 엇갈린 반응들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직원들은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이 2차관으로 승진하면서 예산실을 중심으로 적체됐던 고위직 인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이 복지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방 차관이 복지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그동안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공공기관 개혁 등을 주도했는데 본인은 물론 조직으로서도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국토부 직원들은 모두 신임 장관 인사에 깜짝 놀라고 당황하는 분위기다. 고위직 간부들조차 “오늘 바뀌는 것도 몰랐고, 강호인 전 조달청장이 장관으로 오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신임 장관을 바라보는 관가의 평가가 원만한 성격에 시야가 넓고 업무 파악이 빠르다는 점에서 국토·교통업무를 잘 풀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기재부나 국토부와 달리 해수부나 복지부 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수부는 신임 장차관이 모두 해수부 출신 인사로 낙점되면서 떨어진 사기가 한층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차관 모두 한때 주요 인사에서 밀렸다가 다시 컴백하는 성격이라 더욱 환영하는 분위기다. 복지부도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방 차관은 예산 쪽에서 오래 일하신 분이고 경험도 많다. 다른 부처와도 정책 조정을 많이 해 기본적으로 복지부 업무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따라서 복지부 차관으로서 다른 부처와의 정책 조정에 있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차관이 교체되는 교육부는 순차 개각에 따른 단순 교체설과 한국사 국정화 수습 미흡에 대한 경질설 두 가지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단순 교체설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실상 내년 총선에 나서는 게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 내각 교체 시점이 맞물려 차관이 먼저 교체된 것 같다는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황 부총리는 내년 총선에 나가려면 내년 1월 14일까지 장관직을 그만둬야 한다. 한국사 국정화 결정 이후 뒤숭숭한 시점이어서 사실상의 차관 경질을 통해 국정화의 추진력을 얻고자 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김 차관은 2009년 대학교수 시절 연구 보고서에 ‘국정 교과서는 일부 후진국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됐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장애인 시설 기피하면 선진국은 멀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장애인 시설 건립이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애초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동대문구 제기동 성일중학교 내 유휴 공간에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직업훈련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공사는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중단됐다고 한다. “발달장애인들이 갑자기 돌변해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대 이유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장애인 시설로 인한 집값 하락을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커녕 장애인들을 내 이웃으로 둘 수 없다는 주민들의 이기적 행태가 씁쓸하기만 하다.이번 일을 보면서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에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과 후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만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도 원전 시설에 반대한다는 뉴스는 봤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장애인 시설 건립을 반대한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최근 이곳 주민들은 피켓 시위와 함께 “차라리 쓰레기장이 들어오는 게 낫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고 한다.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학교 앞에 천막을 쳐 놓고 아이들에게까지 장애인 시설을 반대하는 서명을 받았다니 참으로 부끄럽다. 이번만이 아니다. 올해 초 강서구에서도 폐교된 공진초등학교를 특수학교로 활용하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좌절됐다. 그제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80%가 쓰레기장, 화장장, 하수처리장과 같은 공익을 위한 혐오시설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여기에 장애인 시설까지 더해져 갈수록 님비현상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교육부에 따르면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은 9만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30% 정도만 특수학교 등에 다니고 있다. 이들을 수용할 특수학교와 직업훈련센터 같은 곳이 전국에 360여개뿐으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센터 건립이 절실하고 시급한 이유가 거기 있다. 장애인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자 의무다.
  • 中 외교보단 우정 택한 찰스 왕세자

    中 외교보단 우정 택한 찰스 왕세자

    중국 최고 지도자로선 10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도적인 무시’를 당하게 됐다. ‘시 황제’로 불리는 시 주석을 환대하기 위해 영국 왕실과 총리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복병은 의외의 장소에서 튀어나왔다.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의 1인자를 보기 좋게 깔아뭉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찰스(67) 왕세자다.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웨일스 왕자’로 불리는 그는 오는 19~23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버킹엄궁 국빈 만찬에 불참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전했다. 국빈 만찬은 왕실 행사의 핵심으로, 왕세자가 불참하면서 맥이 풀리게 됐다. 대신 윌리엄 왕세손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와 국빈 만찬에 ‘구원투수’로 참석한다. 찰스 왕세자의 중국 기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영국에서 열린 중국 관련 행사도 대부분 불참했다. 1999년 런던의 중국대사관이 여왕을 위해 개최한 만찬과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기간 열린 국빈 만찬이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참석도 거부했다. 앞서 1997년 홍콩 반환 행사 때는 중국 지도자들을 “소름 끼치는 낡은 밀랍 인형”이라고 묘사해 ‘뒤끝’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홍콩 반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중국을 꺼리는 진짜 이유는 오랜 친구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수십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반감을 품어온 탓이라는 얘기다. 입장이 난처해진 왕실은 시 주석 부부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풀 방침이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금 마차를 내주고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룸’을 숙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왕실은 또 찰스 왕세자가 국빈 만찬에는 빠지지만 환영행사와 근위병 교대식, 티타임 등 여러 차례 공식행사에서 시 주석과 만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심상찮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찰스의 국빈 만찬 불참을 ‘계획적 무시’라며 외교적 결례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 외교보단 우정 택한 찰스 왕세자

    中 외교보단 우정 택한 찰스 왕세자

    중국 최고 지도자로선 10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도적인 무시’를 당하게 됐다. ‘시 황제’로 불리는 시 주석을 환대하기 위해 영국 왕실과 총리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복병은 의외의 장소에서 튀어나왔다.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의 1인자를 보기 좋게 깔아뭉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찰스(67) 왕세자다.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웨일스 왕자’로 불리는 그는 오는 19~23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버킹엄궁 국빈 만찬에 불참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전했다. 국빈 만찬은 왕실 행사의 핵심으로, 왕세자가 불참하면서 맥이 풀리게 됐다. 대신 윌리엄 왕세손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와 국빈 만찬에 ‘구원투수’로 참석한다. 찰스 왕세자의 중국 기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영국에서 열린 중국 관련 행사도 대부분 불참했다. 1999년 런던의 중국대사관이 여왕을 위해 개최한 만찬과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기간 열린 국빈 만찬이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참석도 거부했다. 앞서 1997년 홍콩 반환 행사 때는 중국 지도자들을 “소름 끼치는 낡은 밀랍 인형”이라고 묘사해 ‘뒤끝’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홍콩 반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중국을 꺼리는 진짜 이유는 오랜 친구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수십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반감을 품어온 탓이라는 얘기다. 입장이 난처해진 왕실은 시 주석 부부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풀 방침이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금 마차를 내주고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룸’을 숙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왕실은 또 찰스 왕세자가 국빈 만찬에는 빠지지만 환영행사와 근위병 교대식, 티타임 등 여러 차례 공식행사에서 시 주석과 만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심상찮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찰스의 국빈 만찬 불참을 ‘계획적 무시’라며 외교적 결례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지역 격차 활용하기/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지역 격차 활용하기/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과도한 지역 격차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뿐만 아니라 국가 통합성 유지에도 이롭지 않다. 그러나 지역 격차는 국가 발전 단계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마다 여건과 상황이 다르므로 어느 정도의 지역 격차는 필연적이기도 하다. 또한 가난한 나라일수록 국가 전체적인 총량 경제성장이 절실하다. 이러한 총량 경제성장 정책은 지역별, 분야별 균형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나라 전체적인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이 모든 국민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에 가능하다. 1953년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고작 66달러였고, 1960년엔 79달러에 머물렀다. 당시 우리나라는 후진국 중의 후진국이었다. 이러한 상황이 1962년부터 국가 주도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한 배경이다. 그러나 초기 산업화는 큰 도시를 중심으로 작동하기 마련이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국토 자원은 수탈당했고, 6·25 전쟁을 통해 기반시설은 파괴됐다. 또한 시장경제가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우리 정부가 서울과 부산 등 큰 도시를 중심으로 산업화 정책을 추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 과정에서 도시와 농촌의 상대적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이러한 도농 간의 심한 격차는 국가 안보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우리 정부도 재정이 열악해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모두 지원할 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지방의 개별 수요를 충족시키기보다 국가 전체적인 총량 성장을 ‘미덕’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와의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은 일종의 풍선처럼 국내 기업의 보호막이 돼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성장은 다른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가능하다. 특히 경제활동 기회에 민감한 인구, 자본, 기술 등은 국가의 경제정책 기조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총량 경제성장 정책은 지역 간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든다. 1960년 서울의 인구 집중도는 9.8%에 지나지 않았으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던 1970년 서울의 인구 집중도는 18%로 급격히 상승했다. 그해 4월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수도권 인구의 과밀집중 억제에 관한 기본지침’ 등 오랜 수도권 인구 억제 정책에도 수도권 인구 집중도는 1990년 42.7%, 2014년 49.4%로 치솟았다. 이러한 결과는 규제 일변도의 수도권 억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쯤 해서 지역 특성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지역 격차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라도 발전했고, 시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역 격차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지역 격차는 국가 평균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동성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도권이 가지고 있는 민간기업의 활동 여건을 규제 일변도로 억제하기보다는 낙후된 지역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를 통해 이 지역에서 빠져나간 기업이 모두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님은 이미 외국으로의 기업 이전이 자유롭게 된 2000년대 초반 증명된 사실이다. 수도권에서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은 민간부문 경제활동 과실을 키워 줄 것이고, 이러한 수도권 경제성장에서 추가로 얻게 되는 중앙정부 재정은 낙후된 지역의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때문에 다른 지역의 경제가 열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덕분에 다른 지역도 잘살게 되는 과정을 만들기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한 셈이다. 저절로 발전하는 지역을 끌어내리면 창의력과 경제 활력소를 활용하지 못하고 낙후된 지역을 끌어올리고 보충할 수 있는 재원 마련도 어렵다. 같은 것을 놓고 경쟁시키면 대립 관계가 형성되지만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모할 수 있게 하면 ‘상생·협력 관계’가 만들어진다. 지방분권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중앙정부는 선진 지역 발전을 통해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을 적극적으로 보충하고 ‘끌어올리는’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 찰스 왕세자, 시진핑 국빈만찬 불참하는 까닭은

    찰스 왕세자, 시진핑 국빈만찬 불참하는 까닭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10년 만에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도적인 무시’를 당하게 됐다. ‘시황제’로 불리는 시 주석을 환대하기 위해 영국 왕실과 총리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복병은 의외의 장소에서 튀어 나왔다.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의 1인자를 보기 좋게 깔아뭉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찰스(67) 왕세자다.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웨일즈 왕자’로 불리는 그는 오는 19~23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 기간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버킹엄궁 국빈만찬에 불참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전했다. 국빈만찬은 왕실 행사의 핵심으로, 왕세자가 불참하면서 맥이 풀리게 됐다. 윌리엄 왕세손이 아버지 대신 국빈만찬에 ‘구원투수’로 참석한다.  찰스 왕세자의 중국 기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영국에서 열린 중국 관련 행사도 대부분 불참했다. 1999년 런던의 중국대사관이 여왕을 위해 개최한 만찬과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기간 열린 국빈만찬이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참석도 거부했다.  앞서 1997년 홍콩 반환 행사 때는 중국 지도자들을 “소름끼치는 낡은 밀랍인형”이라고 묘사해 ‘뒷끝’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홍콩 반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반중 이유는 오랜 친구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수십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반감을 품어온 탓이라는 설명이다.  입장이 난처해진 왕실은 시 주석 부부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풀 방침이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금 마차를 내주고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룸’을 숙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곳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신혼 첫날을 보낸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왕실은 또 찰스 왕세자가 국빈만찬에는 빠지지만 환영행사와 근위병 교대식, 티타임 등 여러 차례 공식행사에서 시 주석과 만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심상찮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찰스의 국빈만찬 불참을 ‘계획적 무시’라며 외교적 결례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문화 융성과 문화 사대주의/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문화 융성과 문화 사대주의/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요즘 미술인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거의 1년째 공석인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문제다. 정부가 재공모를 진행 중인 관장직에 외국인 임용을 고려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격앙’ 상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관장 후보는 외국인을 포함해 3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국내 단 하나뿐인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외국인이 될 가능성은 현재 30% 이상이라는 얘기다. 미술인들은 ‘그’가 아무리 현대미술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도 한국 미술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알 수는 없는 법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표한다. 김 장관이 밀어붙이는 대로 외국인이 관장이 된다고 치자. 한국 미술의 발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데 가장 중요한 소통 문제는 어떻게 할 건지 의문이다. 통역을 대동하면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문화에 국경이 무의미해진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관장 논의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반응이다. 격년제로 열리는 유명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은 국적을 논하지 않는 게 관례처럼 돼 있고, 외국의 유명 사립미술관도 관장을 외국에서 영입하는 것이 다반사다. 하지만 한 국가와 국민의 문화 정체성을 다루는 국립미술관의 관장으로 타국적인을 들이는 것은 극히 드물다. 문화 종주국으로서 확고부동하게 자신이 있는 나라이거나, 그 반대로 적임자를 갖지 못한 문화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후자에 가깝다. 그걸 정부에서 자초하고 있으니 더욱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정신문화의 거점 기관을 외국인에게 맡기는 일은 정신문화를 자발적으로 식민지화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이 지금도 서구 문명권을 추종하는 후진 국가임을 전 세계에 공표하는 일”이라는 한 미술평론가의 비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자존심을 뭉개면서 외국인 관장을 모셔 오는 것은 정부의 문화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비단 미술뿐 아니다. 예전과 달라서 각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포진해 있음에도 무조건 외국인을 모셔 오는 경우를 문화 현장에서 접하고 있다. 소설가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아 특별전을 기획했다. 어디까지 그가 관여했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보통은 “비엔날레 관계자들이 런던에 찾아와 직접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국립오페라단에서 하는 ‘진주조개잡이’ 공연의 경우 연출부터 의상, 무대, 조명까지 모두 외국인들이 맡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외국인을 쓰면 당장에는 홍보 효과와 함께 공연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우리 문화계의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도 마찬가지다.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고 외국인을 임용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고질적인 미술계 파벌 문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인재는 발굴하고, 키워지는 것이다. 그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진정 문화 융성을 원한다면 문화 사대주의부터 버려야 한다.
  • 찰스 왕세자, 시진핑 국빈만찬 불참하는 까닭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10년 만에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의도적인 무시’를 당하게 됐다. ‘시황제’로 불리는 시 주석을 환대하기 위해 영국 왕실과 총리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복병은 의외의 장소에서 튀어 나왔다.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의 1인자를 보기 좋게 깔아뭉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찰스(67) 왕세자다.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웨일즈 왕자’로 불리는 그는 오는 19~23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국빈방문 기간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하는 버킹엄궁 국빈만찬에 불참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전했다. 국빈만찬은 왕실 행사의 핵심으로, 왕세자가 불참하면서 맥이 풀리게 됐다. 윌리엄 왕세손이 아버지 대신 국빈만찬에 ‘구원투수’로 참석한다.  찰스 왕세자의 중국 기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영국에서 열린 중국 관련 행사도 대부분 불참했다. 1999년 런던의 중국대사관이 여왕을 위해 개최한 만찬과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기간 열린 국빈만찬이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참석도 거부했다.  앞서 1997년 홍콩 반환 행사 때는 중국 지도자들을 “소름끼치는 낡은 밀랍인형”이라고 묘사해 ‘뒷끝’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홍콩 반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반중 이유는 오랜 친구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수십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중국의 티베트 침략에 반감을 품어온 탓이라는 설명이다.  입장이 난처해진 왕실은 시 주석 부부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풀 방침이다.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금 마차를 내주고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룸’을 숙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곳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신혼 첫날을 보낸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왕실은 또 찰스 왕세자가 국빈만찬에는 빠지지만 환영행사와 근위병 교대식, 티타임 등 여러 차례 공식행사에서 시 주석과 만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심상찮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찰스의 국빈만찬 불참을 ‘계획적 무시’라며 외교적 결례라고 평가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선거구 획정도 못하며 國事 논할 자격 있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어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정해진 법정 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을 겸하고 있는 김대년 획정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법정 기한인 10월 13일까지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 정치개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역할을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4·13 총선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의 룰조차 결정하지 못한 선거구획정위 활동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사상 처음으로 획정위를 독립기구로 둔 의미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는 말만 독립적 기구이지 위원장을 제외하고 8명의 위원이 4대4로 갈려서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여야의 합의 없이는 선거구획정위가 한발도 나아갈 수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여론의 질타와 국민의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로 정치권이 선거구획정위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획정위가 지난 3개월 동안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결정한 것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대로 300명으로 하고 지역구 역시 현재의 246곳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이러다 20대 총선이 유권자에게 ‘묻지마 투표’를 강제하는 최악의 선거로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정치권이 선거의 기초인 선거구 획정도 못 하면서 국사(國事)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실제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인구 편차를 3대1로 맞추라는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과 총선을 한 달여 정도 앞둔 시기에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진 적도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2004년 상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헌재 결정에 따라 지역구 인구 편차를 2대1로 맞출 경우 7~8석의 농어촌 지역구가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여야는 물론 같은 당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일점을 찾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심지어 선거구 통폐합 또는 분구를 막기 위해 특정 구·시·군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구·시·군에 붙이는 방안마저 논의되고 있다. 이는 선거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현행 유지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농어촌의 대표성을 인정해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를 줄여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여당의 논리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지역감정 해소와 사표 방지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 온 야당도 비례대표 감축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당과 의원들의 유불리만을 따져 선거구를 획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후진적 정치를 극복하는 정치개혁의 차원과 현실적 해법을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치가 어느 일방의 압승으로 귀결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정치개혁이라는 열망과 인구 편차 조정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야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다.
  • 김일성·김정일 유훈 언급… 김정은 핵 야망 우회 질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9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발송한 축전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거론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축전에서 “조선(북한) 인민의 위대한 영수 김일성 주석, 김정일 총서기의 영도 아래 조선노동당은 조선인민을 이끌며 거듭되는 곤란을 극복했고 국가독립과 인민해방을 실현했다”며 “조선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근년 들어 김정은 제1서기 동지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총서기의 유지(遺志)를 계승해 조선노동당과 조선인민을 이끌며 경제발전과 민생개선 등의 부분에서 적극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발송했던 축전에서도 ‘김일성 유훈’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었다. 그러나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해 왔고 시진핑과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의 핵 보유가 지역불안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놓고 보면 시 주석이 선대 유훈을 거론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의 핵 보유 노선 혹은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질타로도 읽힌다. 중국의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 들어서 북·중 관계가 다소 악화한 유일한 원인이 핵 문제라고 분석해 왔다. 5년 전 후 전 주석의 축전에 없었던 ‘지역과 세계 평화 안정’이라는 문구 역시 북한의 핵 보유 상황을 겨냥한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시 주석은 “우리는 조선 동지들과 지역 및 세계 평화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건설적 작용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북·중 우호를 강조한 대목은 대폭 줄었다. 5년 전 축전의 경우 “중국 공산당은 중·조(중국과 북한) 전통 우의를 고도로 소중하게 여기며 중·조 우호협력 관계를 부단히 공고하게 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흔들림 없는 방침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축전에서는 “중·조 우의는 빛나는 전통이 있다. 우리는 조선 동지들과 함께 노력해 중·조 우의를 수호하는 한편 공고하게 하고 발전시키며 양국과 양국 인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원한다”는 내용 정도만 보였다. 베이징 관측통들은 시 주석의 이 같은 대북 메시지는 그가 그동안 견지해온 북핵 불용 원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들을 내놓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류 역사상 최대 경제 블록을 형성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됐다. 안타깝게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그걸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설명은 우리는 TPP 참여국 대부분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놓고 있어 괜찮다는 것과 TPP의 내용을 검토하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제3세대 지역주의가 진행 중이다. 같은 대륙의 이웃 나라끼리 양자 FTA를 체결하던 시대가 제1세대다. 대륙 간, 원거리 국가 간 양자 FTA를 체결하는 제2세대를 거쳐 이제는 대륙 간 여러 국가들이 다자 FTA를 체결하는 메가 FTA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FTA 효과를 시장개방 효과로 평가하는 것은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국제경제 체제가 무수한 양자 FTA가 섞여 있는 체제보다는 두서너 개의 메가 FTA 블록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더 위험함을 간과하고 있다. 커다란 무역 불록 간 직접적인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무역전쟁으로 비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팽창하는 EU 블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TPP, 그리고 아세안 블록 어디에도 속해 있지 못한 상황이 되니 더욱 위험하다. 우리가 무수한 주요 교역 국가들과 FTA를 체결해 놓고는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각기 다른 양자 FTA의 조합에 불과할 뿐이다. 거대한 통상 블록이 주는 제도 수렴의 이익을 챙기지 못함은 물론이고 블록 대 블록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슈가 터졌을 때 우리 입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배후 세력이 없게 된다. TPP 협상 참여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TPP가 탄생한 후 증폭된 대가를 지불하고 가입할 날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처지를 반성해야 한다. 협상 진행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아 복잡한 차세대형 TPP 문안의 의미와 영향을 사후에 제대로 검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통상으로 먹고사는 무역 대국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기는커녕 경제영토 확대, 동시다발적 FTA, 세계 최대의 FTA 허브국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환호하고 양자 FTA의 손쉬운 전리품에 안주해 온 결과다. 과거 광우병 소고기 파동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정권 출범 초기 철저히 국내 정치적 고려를 대외통상 정책에 앞세우다 보니 TPP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경제동맹 참여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버렸다. 통상정책이 국내 정치의 종속변수로 전락해 버렸고 통상정책 점검 메커니즘이 마비됐다. 통상정책 브레인들이 모두 양자 FTA 협상에 동원돼 나무 자르기에 정신이 없는데, 거시적 FTA 정책 수립이라는 숲을 그리는 일이 가능했겠나. 세계의 큰 흐름을 분석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맞짱토론 문화가 공직사회에 결여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 취지로 만든 중앙부처 도시락 토론 모임에 가 보면 각 부처의 정책 결정 브레인들은 당장 바쁜 현안을 처리하느라 오지도 않고 잉여 실무인력 위주로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부의 싱크탱크들은 서울 오르내리고 정부 정책 홍보나 일상업무 대리수행에 바쁘다. 공직사회는 현안 처리에 바쁘고, 큰 그림을 그려 줘야 할 학계와 싱크탱크들은 갈수록 실무계와 괴리되고 있다. 국민의 과반수는 광우병 소고기 괴담을 극복하고 한·미 FTA 필요성 논쟁을 넘었는데, 정부는 그 이전으로 회귀해 시끄러운 소수를 향한 표밭 관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사이 국제경제 체제는 멀찌감치 달아나 우리 경제를 제3세대 지역주의의 후진국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정부는 FTA 정책의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 ‘동시다발적 FTA 체결’, ‘지역경제 통합의 연결고리’ 등 양자 FTA 시대에나 통하는 로드맵을 언제까지 가져갈 건가. TPP에서는 물론 다른 광역 FTA와의 관계에서 편단화되는 양자 FTA들을 상호 연결해 경제 블록 간의 공통분모를 높이는 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 FTA 협상 및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추진할 수 있는 FTA 원산지 규정의 통일 작업 등에 우리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래도 ‘창조경제’는 민간이 아니라 공직문화 자체가 먼저 이루어야 할 가장 급한 과제인 것 같다.
  • [서울광장] 김일성 父子의 유훈, ‘중국을 믿지 마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일성 父子의 유훈, ‘중국을 믿지 마라’/오일만 논설위원

    1994년 중국이 대북 농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흉년에 직면한 자국민들을 위한 조치였지만 식량난에 허덕이던 북한은 분개한다. 2년 전인 1992년 8월 김일성 주석의 강력한 반대에도 전격적으로 한·중 수교를 단행했고, 이듬해인 1993년엔 관행이던 우호국 결제를 폐지해 북한 경제에 타격을 줬다. 북한 인민들 사이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죽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는 말이 돌아다녔다. “ 중국을 믿지 마라.” 김일성 사후인 1995년 북한은 100년 만의 홍수와 연이은 큰 가뭄으로 이른바 고난의 행군(1996~2000년)을 시작한다. 이 시기에 대략 300만명 안팎의 아사자가 발생하지만 혈맹국 중국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수준의 교역만을 유지했다. 중국에 대든 김정일 정권에 ‘교훈’을 주기 위함이다. 이때부터 혈맹의 신뢰 관계가 결정적으로 금이 갔다는 것이 정설이다. 김정일도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유언을 남긴다. “중국을 믿지 마라.” 북한은 근본적으로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의 대국주의를 체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냉전 시기에도 북한은 중국과 소련의 패권주의에 반발해 등거리 외교로 자주성을 드러냈고,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을 수정주의자로 몰아붙였다. ‘2002 아시안게임’ 개최지를 선정한 1995년 당시 북한은 대만을 지지해 중국을 경악시켰다. 중국의 최우선 정책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보란 듯이 깨버린 것이다. 핵실험을 말리던 중국을 향한 도발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2006년 10월 9일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16기 6중전회 관련 회의를 주재하던 중 핵실험 30분 전에 통보를 받았다. 극도로 분개한 중국은 “제멋대로”(悍然)라는 표현으로 북한을 성토했다. 이런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머리는 참으로 복잡할 것이다. 자신의 당 총서기 등극 직후인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국가 주석 등극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해 시 주석의 체면을 구긴 북한이다. 2012년 12월엔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중파 핵심인 장성택을 처형했다. 권력 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은 장성택과 중국 지도부의 밀접한 관계를 의심했다고 한다. 중국이 망명 중인 자신의 이복형 김정남을 비밀리에 돕고 있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북한 내부에 정치적 변고가 생길 경우 친중 정권을 세우려는 의도로 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당 서열 5위인 류윈산 상무위원을 파견하기로 한 대목에서 시 주석의 고민이 읽힌다. 김정은 정권의 시대착오적인 권력 세습과 부도덕한 통치 행태에 불만도 많지만 북한 정권의 존속으로 남북한 세력 균형을 꾀하면서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을 깨야 하는 3중 딜레마에 직면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2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신형대국관계’ 구축에 잠정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세계를 양분한 중국과 미국은 서로 ‘핵심이익’을 존중하면서 국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자고 했다.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북한 문제를 풀어 가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과거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할 수 없는 입장이다.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전승절 70주년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떨떠름한 미국을 설득한 논리도 ‘중국 역할론’이다. 북·중 간 뿌리 깊은 불신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성질은 아니다. 김정은 정권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불신의 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은 북한과 새로운 관계 구축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장 시 주석은 류윈산 상무위원을 보내 북한의 10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저지시켜 한국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자신들이 주창한 신형대국관계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할 것이다.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일정 수준 회복해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유지하려고도 할 것이다. 공짜 없는 세상에 중국의 경제적 비용이 어느 정도가 될지도 포인트다. oilman@seoul.co.kr
  • 김무성 ‘87체제’ 극복 강조…개헌 겨냥?

    김무성 ‘87체제’ 극복 강조…개헌 겨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6일 “낡은 19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며 후진적인 계파·보스정치 행태에 대한 개혁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공천룰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친박근혜계와 87년 체제의 대안으로 거론되어 온 개헌을 김 대표가 다시 측면에서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회 미래전략자문위원회 개최로 열린 대한민국 미래 토론회 ‘광복70주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축사에서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1987년 이래 민주화가 닦아놓은 정치시스템 안에서, 경제적으로는 1997년의 외환위기에 대응하며 형성된 경제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부에선 여전히 진영정치, 계파·보스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저희들 스스로 자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너무 일찍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어 정치적으로는 87년 체제를, 경제적으로는 97년 체제를 극복하는데서부터 새로운 도약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대타협기구 등 합의를 통한 공무원 연금개혁과 노동개혁 합의는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를 통해 중대한 구조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감과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새로운 도약은 자기 혁신이라는 가장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비로소 수행될 수 있다”면서 “저희도 혁신, 혁신하면서 노력하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아직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자기비반도 곁들였다.  그의 발언을 놓고 전날 당헌·당규상 우선공천에 대해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과 공개 설전을 벌였던 것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개혁을 이루고, 정치적으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집권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오일만기자의 이슈분석] 류윈산 中 상무위원 방북

    중국은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을 맞아 류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북·중 관계는 물론 동북아의 정세가 새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한 것은 2012년 11월 시진핑 체제 들어 처음이다. 류 상무위원은 공식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내 서열 5위로 공산당의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고 있이며 선전 부문의 최고 책임자이다. 공식 서열은 5위지만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그리고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와 함께 사상상 중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4대 실세 중의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실세가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에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제스처로 볼수 잇다. 우리 정부도 5일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류 상무위원의 방북에 대해 “이번 중국과 북한간 교류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안정을 유지하고, 나아가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까지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때도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이 방북해 참석한 바 있고, 2011년에도 (당 창건일 기념행사와는 무관하나) 리커창(李克强) 당시 상무부총리가 방북을 한 적이 있다”면서도 “김정은 시대에 와서 중국의 상무위원급이 방문하는 것은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류 상무위원의 방북으로 최근 수년 동안 중국 정부와 소원하게 지냈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70년 주년 열병식에 초청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당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대신 참석한 바 있다. 특히 류 상무위원은 2013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당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만난 장본인이라 관심을 끈다.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류 위원은 중국의 외교관계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의 일원으로 외교정책 결정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공산당 중앙선전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류 위원은 중국 내 미디어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2002년 공산당 선전부장을 맡은 이후 그는 13억 중국인의 사상통제, 여론감시, 인터넷 검열, 반체제 인사 단속에 앞장섰다. 모든 정파를 넘나드는 이력 덕분에 류 위원에 대한 중국 각 정파의 거부감은 적은 편이다. 류 위원은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서 직접 일하지는 않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인연을 맺으며 측근으로 분류된다. 선전부장 시절에는 전임자인 딩관건(丁關根),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등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측근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한류로 키워 온 ‘소프트파워’의 미래는

    한류로 키워 온 ‘소프트파워’의 미래는

    코리안 쿨/유니 홍 지음/정미현 옮김/원더박스/320쪽/1만 4800원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 드라마, 특히 ‘대장금’을 좋아한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전 세계가 한류의 영향을 받는 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치켜세운 적이 있다. 믿고 싶지만, 정치 지도자들의 말에서는 왠지 정치적 수사의 뉘앙스가 강하게 풍긴다. 한류는 정말 실재하는 현상일까. 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한국은 세계 대중문화의 절대적 수입국가였다. 한데 그 짧은 기간에 탄탄한 기반을 갖춘 대중문화의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한류의 본질에 대해 외려 한국인들이 반신반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다. 새 책 ‘코리안 쿨’은 20세기의 지독한 가난과 혹독한 시대상을 딛고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 대중문화를 수출하는 나라로 급변한 한국에 대한 관찰기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작가 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외국에서 한류의 인기가 일시적 유행이거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한류는 아시아의 표준이자 국경을 넘어선 대중 정서가 됐다”는 미국의 아시아 대중문화 전문가 제프 양의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저자는 한국이 이미지를 통해 행사하는 무력인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언제부터 어떻게 대중문화 강국으로 나설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년간 한국의 대중문화 산업 종사자들, 정부 관계자, 문화평론가와 학자, 기업인 등을 전방위로 인터뷰했다. 책은 그 결과물이다. 책은 내용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1~5장은 1990년대 이전의 딱딱하고 틀에 박힌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 도저히 창작과 대중문화 발전을 예측하기 어렵던 시절에 어떻게 새롭고 담대한 도전의 맹아가 싹텄는지 그 배경을 살핀다. 6~13장에선 1990년대부터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산업 등 각 대중문화 영역의 도전 과정을 상세히 짚었다. 그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면의 이야기들과 해외에서 한류를 보는 시각들도 담겼다. 운명적 경쟁자인 일본이 한국과의 대중문화 전쟁에서 어떻게 패했는가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14~15장은 한류의 내일을 조망하는 장이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을 사례로 한류가 경제·수출산업과 패키지를 이뤄 전 세계에 생활양식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마셜플랜으로 세계에 미국 문화를 전파하며 주도적인 위치를 만들었듯 한국도 이와 비슷한 영향력을 전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펼쳐진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책’ 中 통치를 읽다

    ‘책’ 中 통치를 읽다

    중국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毛澤東)과 류사오치(劉少奇)는 공산주의 이론의 양대 산맥이었다. 마오쩌둥이 “사흘 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류사오치 동지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자 류사오치는 “하루라도 책을 놓으면 마오쩌둥 동지에게 뒤처진다”고 응수했다. 중국 지도자들에게 독서는 생활이자 통치 수단이었다. ●방미 기간 미국 저서 줄줄 읊은 시진핑 중국 인터넷 언론 무계신문망은 30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근 방미 기간에 미국 작가들의 저서를 줄줄이 읊으며 독서 편력을 뽐낸 것을 계기로 역대 지도자들의 독서 스타일을 분석했다. 시 주석에게 독서는 중요한 외교술이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젊은 시절 미국 정치학의 고전인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와 토머스 페인의 ‘상식’ 등을 읽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러시아 방문에서는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등 러시아 작가 11명을 일일이 거론했고 프랑스에서는 볼테르, 사르트르, 몽테뉴의 철학을 논했다. 인도에서는 타고르의 시를, 쿠바에서는 호세 마르티의 시를 읊었다. 최근 서울대에는 시 주석이 기증한 1만여권으로 채워진 ‘시진핑 서재’가 생겼다. 시 주석은 지방 서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서 5권을 출간할 정도로 책과 가깝게 지낸다. ●고전으로 혁명 의식 가다듬은 마오 마오쩌둥은 고전을 읽으며 혁명 의식을 가다듬었다. 중국 역사를 망라한 ‘이십사사’(二十四史)에 직접 각주를 달아 91권으로 발간하는가 하면 ‘자치통감’을 17번 읽었다. ‘홍루몽’을 읽으며 계급투쟁의 역사를 생각했다. 혁명 시기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을 끼고 살았다. 장서 10만권을 남긴 마오쩌둥은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온 평더화이(彭德懷)에게 “지식인에게 속지 않으려면 책을 읽으라”고 충고했다. ●독서할 때도 ‘흑묘백묘론’ 덩샤오핑 덩샤오핑(鄧小平)은 독서에서도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을 고집했다. 모두가 ‘자본론’을 가지고 씨름할 때 그는 ‘공산주의 ABC’와 같은 입문서를 읽었다. 덩샤오핑은 “마르크스·레닌주의도 쓸모가 있어야 한다”며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무협 소설의 대가 진융(金庸)의 팬이었던 그는 1970년대 금서였던 진융의 작품을 몰래 읽었다고 회고했다. ●책벌레 장쩌민 고전 두루 섭렵 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장쩌민(江澤民)도 책벌레였다. 부친은 매일 그에게 고전을 한 편씩 외우게 했다. 이공계 출신인 장쩌민은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을 좋아하고 셰익스피어, 발자크, 톨스토이 등을 두루 섭렵해 ‘장 박사’로 불렸다. 영어, 러시아어, 루마니아어, 독일어, 일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장쩌민은 자신의 문화적 소양을 외교와 내치에 활용했다. ●수재 후진타오 “읽지 않으면 낙오” 자신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후진타오(胡錦濤)는 독서법을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칭화대 최고의 수재였던 그 역시 독서량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주석 시절에는 정치국원들에게 “책을 읽지 않는 지도자는 반드시 낙오한다”며 독서를 독려했다. 2004년 러시아 청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등 러시아 문학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충돌] 김무성 “당 대표 모욕 오늘까지만 참겠다” 조원진 “한판 붙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충돌] 김무성 “당 대표 모욕 오늘까지만 참겠다” 조원진 “한판 붙자”

    “유승민 사태라는 아픔을 안고 당신들(원내지도부)을 합의 추대했는데 분란을 조장하면 어떡하느냐.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하라.”(비박근혜계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자신 있으면 한판 붙자.”(친박근혜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당 대표를 모욕하면 여태까지 참았는데 오늘까지만 참겠다.”(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30일 국회에서 3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공천 규칙’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대통령 해외 순방을 틈타 당내 의원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야당과 합의했다며 반발했다. 반면 비박계는 총선 공천 규칙은 당내 문제라며 단순한 기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막말은 물론 삿대질까지 오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전화응답을 통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휴대전화 공천제”라고 평가절하했다. 김태흠 의원은 “노인들이나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있는 특정 국민의 여론만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김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적극 동조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번 공천제 논란은 우리 국회가 권력(청와대) 눈치만 보는 후진적 거수기 국회로 남느냐, 아니면 국민 눈치를 보는 선진적 민주 국회로 바뀌느냐의 갈림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이제는 공천 갖고 권력을 행사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지역 주민이 원하는 사람을 공천하려면 국민공천제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방법 중 하나로 안심번호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것이니 특별히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청와대와 친박계의 비판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비공개회의에서 “야당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끝까지 반대할 경우에 대비해 우리만의 국민공천제에 대한 대안이 있었지만 보안 때문에 공개하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실현을 위한 당의 공식 특별기구를 출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동의를 구했고 의원들은 박수로 동의했다고 김영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경선을 휴대전화 여론조사로 하자는 것 자체에 상당한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위헌·위법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을 지낸 비박계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여론조사를 휴대전화로만 하면 말이 많을 수밖에 없고 결과를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생긴다. 믿을 수 없는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