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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일,수교협상 11월부터/8개항 공동선언 발표

    ◎억류선원 석방각서 교환/일,한국에 자민당특사 파견키로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의 조선노동당과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은 28일 하오 북한과 일본 양국간 국교수립의 실현과 현안인 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간 교섭이 오는 11월중에 개시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히 작용하는 것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전문 및 합의사항 8개 조문으로 구성된 공동선언을 조인,이날 하오 발표했다. 이 공동선언은 『노동당 및 자민·사회 3당이 자주·평화·친선의 이념에 따라 북한·일본 양국관계를 정상화,발전시키는 것이 양국국민의 이익에 합치하며 새로운 아시아 및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고 전제하고 일본측의 사죄와 보상 문제,국교수립,통신위성의 이용과 직행항로 개설,재일 조선인의 권리 및 법적 지위 존중,일본 여권상의 북한제한 조항삭제 문제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3·4·5면〉 또 『조선은 하나이며,북과 남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 조선인민의 민족적 이익에 합치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공동선언」은 당초 「공동성명」으로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북한측의 대일접근 자세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 「선언」으로 바뀌었다. 제18 후지산마루(부사산환)호의 선장 등 2명을 오는 10월중 석방한다는 각서도 공동성명의 부속문서로서 교환됐다. 이들은 오는 10월10일 조선 노동당 창당 4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석방될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언은 당초 이날 상오중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보상 문제에 쌍방의 의견이 엇갈려 하오 5시 넘어 발표됐다. 보상에 관해 공동선언은 일제 36년간의 불행과 재난에 대해서는 물론,「전후 45년간 조선인민이 받은 손해」에 대해서도 국교수립시 보상해야 된다고 선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선언에 연락사무소의 설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써 전후 45년간 외교적 공백을 거쳤던 북한과 일본은 일거에 접근,한국은 물론 한반도에 영향력을 갖는 미·소·중국 등 주변 제국에 새로운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 일본의 집권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도 오는 11월의 국교정상화 교섭에 앞서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키 위해 북한을 방문키로 이날 결정했다. 또 일본정부와 자민당은 국교정상화를 둘러싼 북한·일본간의 움직임에 강한 경계감을 갖고 있는 한국에 자민당의 가토 무쓰키(가등육월) 정부조사회장(안배파)을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 지난 24일부터 북한을 방문한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은 김일성 주석을 비롯,조선 노동당 간부들과 일련의 회담을 갖고 새로운 우호관계 수립에 인식의 일치를 보아 거의 모든 현안을 일거에 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은 이날 하오 8시25분 일항(JAL)특별기편으로 평양을 출발,하오 10시40분 하네다(우전)공항에 도착,일본에 돌아왔다.
  • 한반도에 「교차승인」 기운 감돈다/북한·일본 급속접근의 파장

    북한이 27일 일본에 국교정상화 협의를 제의,일본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과의 수교는 「2개의 조선」을 인정,분단을 고착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북한이 갑작스레 태도를 돌변,수교협상을 제의하고 나온 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소련과 중국이 한국과 접근하고 있는 데서 오는 고립감 탈피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으나 그렇다면 과연 북한이 「2개의 조선」 반대정책을 포기했느냐는 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을 정리해본다. ◎도쿄의 반응/“수교 앞세워 경협흥정 치중” 의구심/한·소 수교 견제 전술적 전환 시각도 북한의 전격적인 대일 수교제의는 일본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다. 전혀 「예상밖의 사태」로서 각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어떤 판단이 작용했는가,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관계전문가들은 그 저의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외무성은 자민·사회 양당 북한방문단과 동행한 가와시마 유타카(천도유) 아시아국 심의관으로부터 상세한 귀국보고를 들은 뒤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북한·일본간의 사상 첫 정부레벨 접촉인 외교 실무담당자 협의에서의 제안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천용복(북한 외교부 부부장)=곧바로라도 국교정상화 교섭을 개시하자. ▲가와시마 유타카=그렇다면,(북한의) 방침이 변했다는 것이냐. ▲천=그렇다. ▲가와시마=지금까지 한반도에 2개의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분단을 고착화시킨다고 반대해오지 않았는가. 동·서독은 분단국가이면서도 통일국가가 되었다. 게다가 북과 남을 2중 승인하고 있는 국가가 84개국이나 되지 않는가. 일본 외무성은 이같은 북한의 대일정책 전환의 요인으로서 다음 3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한국의 활발한 북방정책에 의한 소련·동구제국과의 눈부신 관계진전에 압도되어 있는 점. 둘째 어린이들의 영양부족마저 지적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궁핍. 셋째 지난 9월 초순 평양을 방문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으로부터 한국과의 국교수립방침을 통고받고 충격을 받았다는 점 등이다. 북한의 정책전환에 대해 일본 외무성 수뇌는 27일 밤 『북한의 지금까지의 공식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을 기초로 자주·자립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일본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한국 일변도로 북한에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 분단고착화를 위한 한·미군사동맹에 가담하고 있다』는 등 격렬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일본의 북한방문단이 평양에 도착한 당일인 지난 24일 밤 조선 로동당 주최 환영연에서도 국제부장인 김용순은 인사말을 통해 「2개의 조선」을 합법화하는 것에 의한 한반도 분단고착화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종전의 원칙론을 고수하고,한국과의 국교수립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일 국교정상화 제안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북한이 일본측에 대해 국교정상화 교섭을 제의한 것은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한편,『통일의 깃발은내리지 않지만 당분간 정책을 변경,경제중심으로 힘을 쌓아 한국에 대항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여기에 김일성 주석의 78세라는 나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건재해 있을 때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김 주석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했던 것도,한국과의 경제관계를 착실하게 확대해나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 『최소한 중국만은 배신하지 않도록 못을 박아두려 했던 것』(외무성 간부)이 아닌가 보고 있다. 북한에 있어서 「2개의 조선」 불인정은 「국시」와 같은 것이다. 그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문제와 대일 국교정상화는 응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던 다나카(전중) 내각시절인 지난 72년을 계기로 『한·일기본조약의 파기가 북한·일본 국교정상화의 전제』라는 방침을 완화,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 유연한 자세를 취했던 일도 있다. 그러나 그후 관계개선은 기대했던 것 만큼 진전되지 않았으며,78년 일본 사회당의 아스카다 이치오(비조전일웅)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국교정상화를 거부,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제와서 느닷없이 국교정상화를 제의한 배경에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소 국교수립을 앞두고 한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술적 전환」이라는 것이다. 30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소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의 국교수립은 결정적인 사실로 되어 있으며,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교류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을 취해 서방측과의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후계자인 김정일에의 정권이양이 원활하게 될 수 없다는 고도의 정치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견해도 유력하다. 또 외무성에는 『북한측에는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호 석방과 때를 맞춰 일본측으로부터 배상·청구권 문제 등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속히 끌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차가운 시선도 없지 않다. 게오(경응)대오고노기 마사오(소차목정부)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다. 『북한의 진의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시작함으로써 배상을 빠른 시일내 받아내려는 것이 아닌가. 일본은 국교정상화가 안된 상태에서는 북한에 보상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으며,정상화 교섭 없이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얻기도 힘들다. 따라서 우선 국교수립을 목표로 한다는 형식을 내놓았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이 통일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일본과 국교를 맺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한편 시즈오카(정강)대학 이즈미 겐(이두견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지난 연초부터 줄곧 일본과의 관계개선 준비를 해왔다. 일본의 국내정치가 당시 안정되지 못해 시간이 걸렸던 것뿐,의외성은 없다. 북한측은 배상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교수립이 전제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북한의 논리로는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더라도 「2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일본이 북한을 적시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라도 국교를 맺는 것은 가능했다.북한은 기본자세를 변치 않고 있다. 일본이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오해」가 풀린다면 분단고착화가 아니라 통일을 위한 국교수립이라는 것이 된다. 다만 교섭은 쉽사리는 진전되지 못할 것이다. 우선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국내의 합의조성이 필요한데,거기에는 꽤 시간이 걸린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의 반응에도 배려하며 교섭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응/핵협정 가입 등 평화보장장치 선결/남북한 대화 고려,속도조절을 희망 한소 양국이 30일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수교 문제를 공식 협의하는 등 한소 수교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이 일본측에 오는 11월 국교정상화 협의를 공식 제의함으로써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방북중인 일본의 가네마루(김환신) 전 부총리 일행이 『북한과 수교 전이라도 배상 문제를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일·북한 관계개선이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 급진전 관련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뜻을 일본 정부측에 전달하는 한편 이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대일 대응조치를 강구할 방침이어서 일·북한 관계개선 문제는 한일간 외교마찰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일·북한 접근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범위내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남북대화와 관계진전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7·7선언에서 북방정책 추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여건조성을 위해 북한이 미국·일본 등 우리 우방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거나 핵안전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남북 관계개선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일·북한간 급속한 접근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리어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북한이 접근하게 된 근본 동인은 한소 수교인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즉 한소 수교로 인해 일본과 북한의 「충족욕구」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과거 독점적인 동맹국이었던 소련을 잃게 된 북한은 일본을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게 됐으며 일본은 동북아의 주도권을 소련에 뺏기지 않기 위해 「북한카드」를 이용하게 됐다고 관측된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모색하지 않고 일본과 긴밀한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결코 남북 문제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관계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이 경제적 활로를 찾고 있는 북한을 이용,핵안전협정 가입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한일관계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일본이 대북접근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또 ▲미·중국 수교의 닉슨쇼크(70년초) 이후 북한과의 수교는 미국보다 먼저 하겠다는 내부방침 ▲경제력에 상응한 국제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압박감도 들 수 있다. 더욱이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한반도 4강중 내심 한반도 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일본인 점을 감안할 때 「북한 카드」를 활용해 정치대국으로 운신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개선을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북한 관계 급진전과 관련,우려하고 있는 핵심은 현상황에서 북한에 일본의 돈이 들어가면 중단기적인 면에서 북한의 대화·개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소련의 원조 중단,중국의 대북 경제협력 한계성에 비추어 북한은 지금 상당한 경제적 곤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이런 때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돈이 들어가면 오히려 전반적인 대외개방보다는 김일성 노선의 고수 강화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불쾌하게 생각하는 대목도 없지 않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북한과 수교전 배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보상 문제를 오랜동안 어렵게 처리했던점을 감안할 때 한일 관계를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북한측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제의에 대해 『그동안 견지해온 「1개의 조선」 정책의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 교차승인과 2개의 조선 정책으로 전환했는지는 오는 10월16일 제2차 평양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를 보면 그 허구여부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일·북한 관계개선 속도조절 문제는 한일 양국간 첨예한 외교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대북 관계개선 속도를 상당히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북한의 조속수교 의사를 읽은만큼 일단 대북관계 속도를 조절한 뒤 한소 수교 진전과정을 지켜보면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외교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박정현 기자〉 ◎일 자민·사회당 대표 방북 4박5일/수교원칙엔 접근… 배상액수 등 난제/예상밖 성과로 되레 큰 짐 떠안은 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너무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다.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와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부위원장을 각각 단장으로 하는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출발 당시의 계산은 제18후지산(부사산)호 선원 2명의 석방과 쌍방의 연락사무소 설치만 합의되면 대성공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간의 짧은 교섭과정에서 대표단은 스스로 당황할 만큼 많은 것을 얻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국교정상화」 교섭 문제가 공동성명에까지 포함됐다. 가네마루 단장은 묘향산 초대소에서 이틀밤을 머물며 김일성 주석과 3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외교적 성과」로 치부한다는 것은 피상적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성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측의 치밀한 「전술적 전환」에 타케트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성과」란 하나의 목표를 놓고 대등한 입장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한쪽이 다른 목적을 갖고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은,아무리 상대편이 원하고 있던 사항이라 하더라도 성과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상대방 전략에 대한 「대응의 필요」라는 짐만 지는 셈이다. 북한은 종래의 대일 파이프라인이었던 일본 사회당을 제치고 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조준,전략의 카드를 마음껏 펼쳤다. 국제적 고립상황의 탈피,경제적 핍박의 해소,한국에 대한 견제 등 필요에 의한 카드였다. 어쨌든 이번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북한 방문결과는 엄청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물론 국교정상화 제의였다. 김일성 주석을 비롯한 북한당국자들이 27일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과의 수교를 제의해온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때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다만 『한반도 전체의 안정,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미국과도 의견을 교환해가며 교섭을 진전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자민당의 첫번째 대표단 단장으로서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가이후(해부)총리의 자민당 총재 명의 서한을 전달하고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북한·일본 쌍방은 전면적으로 관계를 개선,새로운 우호관계를 수립한다는 데 인식의 일치를 보았다. 28일 하오 발표된 북한 로동당과 자민·사회 3당의 공동성명에는 국교정상화 교섭을 양쪽 정부에 요청한다는 것을 비롯,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측의 사죄와 반성을 명기했으며 보상의 실현을 위해 정부간 교섭을 개시한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또 일본 정부발행 여권에 북한 제외조항을 삭제한다는 사실,도쿄∼평양간 직행편 개설,연락사무소 설치,통신위성의 이용 등 현안도 명기됐다. 전문 8장으로 된 이 공동성명은 당초 28일 상오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보상 문제에 의견이 엇갈려 난항을 거듭,이날 하오 5시 넘어 조인됐다. 기초작업은 자민당의 이시이(석정) 대표단 사무총장,사회당 야마하나(산화) 부서기장 및 북한 로동당 김양건 국제부 부부장 등 사이에 27일 밤부터 28일 상오 8시에 걸쳐 철야로 진행됐으나 결론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네마루 다나베 양단장과 로동당 김용순 서기가 대표자회의를 열어 조정했다. 이날 문제가 된 보상 문제에 대해 자민당측은 『앞으로 양국 정부간의 교섭을 개시,하루라도 빨리 실현에 노력한다』는 취지로 표현하자는 데 대해 북한측은 『실행해야 할 것은 당장 해야 한다』며 직접적 표현을 고집,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북한측은 대일 국교정상화를 제안해놓기는 했으나 교섭의 본격화로부터 국교수립까지의 타임테이블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보상 문제의 조기타결과 확약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많은 과제를 안고 돌아왔다. 특히 한일관계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몇년 전 같았으면 한국으로부터 맹렬한 반발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겠으나,한국에 대한 배려 때문에 「황신호」의 서행운전을 해야 할 것은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북한 관계의 급속한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는 미국·소련·중국 등 주변제국의 주목을 끌 것은 틀림없으며,일본 정부 자체로서도 일·소 관계 등과 관련되어 극히 어려운 외교교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평양의 변화 이렇게 본다:5ㆍ끝

    ◎북한,「한ㆍ소 수교 충격」 최소화에 전력/일본과의 관계개선은 조기경협 포석/「2개 조선」ㆍ「교차승인」 분리해석 시도 9월초 서울에서 제1차 남북한 총리회담이 개최되었다. 몇가지 사소한 문제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으나 기본적인 입장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필자가 받은 첫 인상은 평양에서의 제2차 총리회담에서 쌍방입장의 기본적인 대립이 표면화되어 결국은 결렬되고말 공산이 적지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생각은 그와는 조금 달라졌으며 남북한대화는 평양회담의 고개를 넘어 연내에 제3차 남북총리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북한의 서방제국 특히 일본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며 북한은 그것을 좌절내지는 정체시킬 남북대화의 결렬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러한 생각의 근거다. 그러면 북한의 대일 접근의 진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한다면 「통일문제에 대한 남북한의 대화가 중요한 국면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소 국교수립의움직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북한에 대단히 불리해지고 있으며 경제적인 곤란도 점점더 심각해지고 있어 서방제국 특히 일본에의 접근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는데 있을 것이다.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진전시키고 싶은 것이 분명하며 북한은 앞으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거기에는 몇가지 해결곤란한 조건들이 방해물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한 과거」의 역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은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지 가능하고 일본측은 도의적인 관점에서도 교섭을 거부할 수가 없다. 그러나 관계가 개선되려면 거기에는 「경제협력」이라는 이름의 「배상」문제가 따르고 「재13 후지산마루」라는 외교적인 문제도 기다리고 있다. 물론 북한의 대일 관계개선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교를 수립하면 소련에 이어 일본도 「2개의 한국」과 외교관계를 갖게되어 곧 미국이라든가 중국도 뒤따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교차승인」을 위한 길을 여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김일성주석이 주장하는 「1국가 2체제」의 연방제통일 제안의 논리가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어느 정도의 중간적 단계에 묶어두면서 전면적인 국교정상화에는 이르지 않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경제협력만 얻어 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해서 북한은 중요한 단계에 이른 남북대화를 위해 보다 견고한 발판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까지의 필자의 견해였다. 그러나 가네마루(금환) 사절단의 평양방문의 과정에서 북한의 외교당국이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을 제의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2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그 첫째는 북한이 「2개의 한국」이라든가 「교차승인」에 반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이해하는 것은 위험하며 그보다는 일ㆍ북한 정부간 교섭의 개시와 동시에 도쿄­평양­서울간에 격렬한 외교적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다. 권투에 비유한다면 일ㆍ북한 교섭은 여전히 「잽의 응수」,즉 정치적인 「줄다리기」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내걸지 않으면 일본으로부터의 대규모적일 뿐 아니라 신속한 조기 경제협력을 받아내는 것이 곤란하다는 판단을 기초로 한 정치적인 「책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무난할지 모른다. 일 외무성은 「국교정상화 이전의 경제협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제2의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북한이 한소 관계의 급속한 전개에 대항하고 또 국교정상화 없이는 일본으로부터의 대규모 경제협력을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대일 관계의 급격하고도 다이내믹한 개선에 나섰다는 것이다. 만약 이 견해가 옳다면 일본ㆍ북한 관계는 한소 국교수립을 뒤쫓는 형태로 확대될 것이다. 그렇다면,이 견해에 따른다면 북한은 「2개의 조선」 반대와 「교차승인」 반대의 원칙을 포기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2개의 조선」 반대 원칙을 종래 이상으로 확고히 견지하면서 그것과 「교차승인」 반대의 원칙을 분리시키고 있는 것이다.만약 이러한 견해가 옳다면 일본ㆍ북한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은 북한당국에 의한 「교차승인」의 암묵적이고도 단계적인 수락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암묵적이고도 단계적인」이라고 하는 것은 2개 원칙의 분리를 비공개적이고도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것이며 장차는 한중 및 미ㆍ북한간의 국교수립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북통일은 균형잡힌 국제환경하에서 2개의 대등한 국가간의 통일로서 실현시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가령 제2의 견해가 옳다고 해도 그것은 한국에게는 대단히 환영해야할 일이며 한국 국민의 여유있는 대응을 기대하고 싶다.
  • 북,일에 11월 수교교섭 제의/김일성,가네마루에… 배상규모 협의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 조선노동당의 김용순 서기(국제부장)는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노동당과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과의 3당대표 정치회담 석상에서 배상·경제협력 등 보상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오는 11월부터 전제조건 없이 국교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교섭을 개시하자』고 일본측에 공식 제의했다.〈관련기사 3·4면〉 또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별도로 개최된 북한·일본간의 사상 첫 정부간 교섭인 외교당국실무자 협의석상에서도 북한측은 『오는 11월 상순 평양에서 전제조건 없이 국교정상화교섭을 하면 어떠한가』라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 외무성도 확인했다. 북한측의 국교정상화 제안은 26일과 27일 열린 묘향산에서의 김일성 주석­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 등과의 회담에서도 나왔다고 일본의 대표단원들이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과 이미 국교를 맺고 있는 일본과의 수교는 「2개의 조선을 고착화시키는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표명해 왔다. 그러나 이번 북한측이예상을 뒤엎고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제안해온 것은 북한 외교방침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나아가 한반도정세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소련·중국 등에도 큰 파문을 불러 일이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국교정상화 제안은 28일 발표될 공동성명에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선노동당 김용순 서기는 이날 저녁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개최된 노동당과 자민·사회 3당 정치회담에서 현안인 제18 후지산마루(당사산환)사건으로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베니코 이사무(홍분용) 선장과 구리우라 요시오(율포호웅) 기관장을 10월 중에 석방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26일 하오와 27일 상오 2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중인 일본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와 단독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세계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는 남북통일방안·유엔가입 문제 등에 관한 북한측 입장의 설명이 있었으며,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남북이 하루라도 빨리 통일될수 있도록 대화를 넓혀나가도록」 김 주석에게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김 주석의 돌연한 요청에 따라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묘향산 초대소에서 1박을 더하며 이루어졌다. 1차회담은 26일 하오 6시30분 김 주석이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숙소로 방문,1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2차회담은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27일 상오 9시 김 주석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개최됐다. 이로써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북한방문에서 모두 3번에 걸쳐 김 주석과 회담했다. 이번 2차례에 걸친 단독회담에서는 과거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한 보상방법과 규모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협의가 있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도로 자민·사회 양당대표단과 함께 동행한 일본의 외무·통상·운수·우정성 등 정부실무자들은 27일 상오 9시30분 사상 처음으로 북한당국의 실무자들과 정부간 접촉을 개시해 쌍방의 연락사무소 설치,일본 여권상의 북한 적용제외조항 삭제,직행편 개설,북한­일본간의 무역채무 문제,통신위성 이용 등 현안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 북한 “3차회담서 수교 논의” 제안/방북 가네마루 기자회견

    ◎평양태도 예상보다 상당히 진전/김일성,간절히 독대 요청… 국제정세 토론 북한 김일성주석과 2차례에 걸친 단독회담을 가진 가네마루 신(금환신) 전 부총리는 묘향산으로부터 평양에 돌아와 27일 하오 9시35분부터 고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내용을 설명했다. 어제(26일) 김주석으로부터 『어떻게해서라도 당신과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다』는 전달이 있었다. 그때 나는 『혼자서는 곤란하다. 지금까지 같이 행동해 온 다나베(전변) 사회당 부위원장도 동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제발」이라는 바람에 만나게 됐다. 그날밤 김주석은 내 숙소를 찾아와 『세계정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지난번 김주석의 중국방문 및 이라크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라크문제에서 무력사용은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더니 김주석은 『당신 생각에 찬성한다. 대화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보상문제에 대해 김주석은 돈문제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신의 성의는 잘 알겠다』고만 말했다. 이런 지도자가있어 오늘의 공화국이 있다고 절실히 느꼈다. 공동성명도 북한방문을 사전조정한 선발대에 맡겼다. 3당의 대화로 여러가지를 타결했다. 어느 신문사로부터 김주석에게 지국설치에 대해 진정해 달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도 했다. 이에 대해 김주석은 『공평한 보도를 해준다면,국교가 된다면 그런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어제부터 오늘에 걸쳐 국교정상화 및 후지산마루(부사산환)문제가 논의됐는가. ▲부탁은 했다. (이때는 석정일의원이 각론은 다나베 부위원장에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다나베=각론이 아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이시이=나의 표현이 잘못됐다. 서론이 끝났기 때문에 총론의 계속을 부탁한다. ▲다나베=3자회담에서 국교수립을 서두르자는 제안이 북한측에서 있었다. 여기에는 2개의 측면이 있다. 첫째는 국제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둘째는 일본정부의 일부에 국교수립전에 보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을 고려한 것이다. 공동성명에 국교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교섭을 오는 11월부터 시작하자는 것을 정부에 권고하는 내용을 포함시키자고 주장했다.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변화했다고 생각하는가. ▲다나베=정확한 판단이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진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상화의 전망은. ▲다나베=없다. 그런 것은 나오지 않았다. ­국교수립제안에 대한 자민당의 평가는. ▲이시이=논리적으로 옳은 것이다. 가네마루 선생은 그런 인식을 갖고 있다. ­자주적 평화통일에의 협력은. ▲이시이=자민당도 그런 기분을 갖고 있다. 자주적 통일을 했으면 한다. 분담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의 기본적인 인식이다(이날 하오의 기자브리핑은 김일성주석­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단독회담 내용을 듣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나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서두에서만 잠시 언급했을 뿐이다. 「대물정치인 가네마루」는 무엇인가 절제하는 빛이 역력했다).
  • 경협으로 풀리는 북한­일의 「빗장」/김일성ㆍ가네마루 회담의 의미

    ◎고립ㆍ경제난의 돌파구로 활용/「사죄ㆍ배상카드」로 서둘러 접근/격식 깬 묘향산대좌… 관계 정상화까진 험로 첩첩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마치고 나온 일본의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는 『일본을 위해 대단히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사회당측 단장인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부위원장도 『주석의 관대한 결단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주목을 끌었던 김일성­가네마루­다나베의 3자회담은 일응 북한ㆍ일 쌍방이 만족할 만한 선에서 매듭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관찰에 불과하다. 물론 김일성 주석이 자민당 총재명의로 된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 총리의 「사죄서한」을 받아들고 새로운 우호관계를 구축해 나가자고 말한 것은 틀림없다. 또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북한방문을 결심하게 된 직접적 계기인 제18후지산마루(부토산환)호 선원 2명의 석방을 확약했다는 사실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본이 전후 45년 만에 처음 파견한 자민ㆍ사회 양당의 초당파적 대표단이 거둘 수 있는 제1차 목표는달성됐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일본에 의한 36년간의 식민지 지배와 전후 45년간의 비정상적인 관계가 계속 되어온 일ㆍ북한 관계가 81년 만에 본격적 관계개선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이 이처럼 유화제스처를 보이고 나온 배경은 여러가지 있다. 최근 한­소,한­중의 접근 등으로 외교적인 고립감을 더해가고 있는데다,심각한 정도를 넘는 국내 경제문제 등으로 일본측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활로를 찾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ㆍ일 사이의 문제는 이제부터이다. 일본이 대북한 관계에서 짊어지게 될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은 이번 3자회담이 김일성 주석의 묘향산 별장에서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김일성 주석은 별장에 앉아 평양을 방문한 「손님」들을 불렀다. 가네마루라는 존재는 일본정계 최고의 실력자이다. 그가 이끄는 89명의 대표단은 25일 하오 6시30분 김일성스타디움에서 거행된 5만군중의 매스게임을 참관하기 직전,김일성 주석의 면담이 평양 이외의 장소에서 이루어진다는 통고를 받았다. 『1박할 준비를 하고 따라오라』는 말에 일본의 「최고실력자」는 3시간 동안 야간열차를 타고 1백50㎞나 떨어진 묘향산까지 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북한방문단 멤버의 표현대로 『외교관례상 일본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24일 밤의 환영연이 30분 늦게 개최되었던 것도 같은 케이스에 속하는 일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가네마루­다나베 양단장이 흡족해 하는 것과는 달리,이번 대표단의 교섭이 결코 일본측의 페이스대로 움직여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문제는 김일성 주석이 26일의 3자회담과 가네마루 단장만을 따로 불러 제2차 회담을 갖고 『우호관계 수립에 동의해 준 대가』에 있다. 이 대가는 배상과 경제협력을 통한 보상이며,결국 돈 문제에 귀착한다. 25일 조선노동당서기 김용순 국제부장과 자민ㆍ사회당 양쪽 단장 사이에 개최된 제1차 정치회담에서도 북한ㆍ일 쌍방은 사죄와 보상 문제의 선결로 관계개선을 꾀하자는 것에 인식의 일치를 보았다. 이 자리에서 가네마루 단장은 보상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국교정상화가 안된 시점에서 보상한다는 것은 여러 이론이 있으며,국제법상의 관계에 비춰볼 때도 걸맞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이 온 이상,역시 정치적 결단으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국제법 및 관습이 있기 때문에 국가와 국가의 관계개선이 될 수 없다면 정치적 결단을 해서라도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다만 수속절차를 밟아야 될 필요는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정부간 절충의 창을 열고 사무소를 설치한 가운데 보상 문제를 착실히,가능한 한 조속히 실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나 자신은 일ㆍ북한 관계개선에 정치적 생명을 걸더라도 완수할 생각이다. 북한측이 응해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대일 청구권 및 경제협력은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을 진행시켜가는 과정중에 협의한다는 기본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있다. 단 일ㆍ북한 관계개선의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단계에서 원칙론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결과가 되지 않겠는가라는 우려도 강하다. 일본정부는 북한은 교전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손해배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일ㆍ북한 쌍방이 각각 상대편에 갖고 있던 재산 및 청구권을 어떻게 처리할까라는 청구권 문제의 차원에서 다룰 방침이다. 전후 배상협정을 맺은 필리핀 등 아시아 제국과는 달리 식민지에서 독립한 북한에 대해서는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상 청구권 문제로 취급되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한국과는 지난 65년 국교정상화때 청구권ㆍ경제협력협정으로 무상 3억달러,유상 2억달러의 경제협력에 의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 외무성측은 북한과의 경우도 『한국과의 밸런스를 취한다』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처리할 생각이다. 이같은 일본측 입장에 대해 북한측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그 어떤 견해도 나타내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김용순 서기와의 3자회담에서 『최종적인 타협점을 찾게 됐을 때 북한측의 견해를 밝히겠다』고만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주목을 끌었던 김일성 주석과의 수뇌급회담은 끝났다. 쌍방은 새로운우호관계를 수립한다는 데 동의했다. 남은 것은 세계 초일류의 경제대국 일본을 상대로 경제적 궁핍에 찌들어 있는 북한이 어떤 경제전략적 대가를 요구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일성ㆍ가네마루 제2차 단독회담은 바로 그 「전략」을 의미한다.
  • 북한­일,「새 관계수립」 합의/김일성ㆍ일 대표단 회담

    ◎연락사무소 설치ㆍ선원 석방등 타결/김­가네마루 오늘 2차 단독회담 【도쿄=강수웅 특파원】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26일 상오 9시45분부터 약 1시간30분동안 평양에서 동북쪽으로 1백50㎞ 떨어진 묘향산 회의장에서 북한을 방문중인 일본 자민당의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사회당의 타나베 마코도(전변성) 부위원장과 수뇌급 3자회담을 갖고 새로운 북한­일본 관계를 수립할 것에 합의했다. 이 3자회담 이후 가네마루 단장은 대표단 일행과 떨어져 묘향산에서 1박을 더하며 27일 상오 김일성과 단독 제2차 회담을 갖는다. 이날 수뇌급 3자회담에서 북한­일본 사이의 「새로운 우호관계구축」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하게 됨으로써 보상에 관한 정부차원의 절충,상호 연락사무소설치,제18 후지산마루(부사산환) 선원 2명의 석방 등 현안은 일거에 해결되게 됐다. 제18 후지산마루 문제에 관해 김 주석은 『가네마루ㆍ타나베 두분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들의 석방에 응한다는 자세를 보였다.이날 회담석상에서 김 주석은 핵 문제에도 언급,『북한은 핵을 제조하고 있지 않으며,핵을 제조할 수 있는 경제력도 없다』며 핵 보유 의혹을 전면적으로 부정했다. 이날 1차회담에서 가네마루단장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한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의 자민당총재 명의 서한을 직접 전달했으며,속죄와 보상의 뜻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김 주석은 『높이 평가한다. 총재인 가이후 총리에게 잘 전해달라』며 사죄 문제는 이로써 일단락되었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로써 전후 45년간 외교적 공백기를 거쳤던 북한­일본 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한 폐이지를 열게 됐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일본의 정권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자민당 실력자와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예정에도 없던 제2차 단독회담을 갖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라고 일본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 3자회담에는 김용순서기가 배석했다. 이날 회담은 지방순시중인 김일성의 일정에 맞춰 평양에서 떨어진 묘향산에서 실현됐다. 25일 밤 급거 특별열차편으로 묘향산으로 갔던 대표단과 동행기자단은 가네마루 단장만을 제외하고 26일 하오 2시 묘향산을 출발,하오 6시 열차편으로 평양에 되돌아 왔다. 자민ㆍ사회 양당의 대표단은 이날 상오 3자회담 종료후 김일성을 예방했다.
  • 일「경협보따리」에 은근히 기대/평양/일본대표단 맞는 북한의 자세

    ◎실리 겨냥,교섭 관례 깨고 이례적 환대/가네마루­김일성 회담일정도 앞당겨 일본의 초당파적 방문단을 맞은 북한측이 종전의 교섭관례를 깨고 몇몇 대목에서 「특이성」을 보여 일본 정계와 외교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 특이사항의 첫번째는 김일성주석과 가네마루 신(금환신),다나베 마코토(전변성)단장에 의한 수뇌급회담 일정이다. 이 회담에 대해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평양도착후 즉시 김주석과 만나고 싶다』며 25일 실현을 희망했었다. 그것은 우선 톱레벨에서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고 실무차원의 현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하자는 복안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 북한방문단의 일원인 사회당소속 참의원 후카다 하지메(심전조) 국민운동국장을 대표단 보다 한발 앞서 지난 21일 파견,회담일정을 조정토록 했던 것도 그런 뜻에서 였다. 그러나 이런 일본측 희망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측의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교섭 최종일인 27일에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북한측은 이러한 예상을 깨고 하루를 앞당긴 26일에 수뇌급 회담을 갖기로결정했다. 가네마루 단장이 희망한 25일과 북한측 관례인 27일의 중간시점,26일로 결정된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한다. 이것은 한마디로 북한측이 가네마루 방문단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측의 기대는 물론 경제협력이며 돈이다. 대표단이 갖고 온 「선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한편 하루를 당겨주는 선심을 보임으로써 더 많은 「실리」를 얻자는 계산이다. 일본측도 이번 수뇌급 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후 45년간 단절되었던 외교상의 공백을 이번 회담 한번으로 거의 메워 보자는 희망이다. 그러나 희망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는 것이 도쿄(동경)의 시각이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자민ㆍ사회 양당 대표단과 조선노동당의 접촉이 25일 상오,종래의 단체교섭으로부터 시작했던 관례를 깨고 갑자기 가네마루ㆍ다나베 양단장과 조선노동당 서기 김용순국제부장의 3자회담으로 막바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이것은 김일성주석과의 회담을 위한 일종의 예비회담의 성격을 갖는다. 이 예비회담에서 현안의 대강을 처리,26일 수뇌급 회담을 원만히 진행시키자는 준비절차이다. 25일의 3자회담에서는 일본여권의 기재사항문제,통신위성이용,연락사무소 설치 등 개별문제까지 토의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들 현안은 실무레벨에서 협의할 성격이다. 그러나 이것을 3자회담,나아가 수뇌급 회담에까지 끌고 올라가는 것은 일ㆍ북한 쌍방의 관계개선 전제인 배상문제 및 남북통일문제 등 정치테마를 우선 협의한 뒤 개별현안을 「톱다운」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장 필요한 것은 실무자의 결정을 거쳐 확실하게 정부간 교섭에 위임하자는 북한측의 의사를 대변하는 사항이다.이것은 가네마루 단장의 속셈과도 일치한다. 현재 북한은 「2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을 한사코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는 북한의 극적인 대외정책전환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나타내고 있는 「실리」에의 관심으로 볼 때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문제 등의 현안해결은 물론 일ㆍ북한 정부당국간의직접대화 실현을 한발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북한방문단의 카운터 파트인 김용순 국제부장은 24일밤 조선노동당주최 환영만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2개의 조선」을 합법화하고 『한반도분단 고착화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종전의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러나 「사죄」를 문제삼거나 다시 거론하는 일이 없이 기자단에 대해 『일본여권에서 북한제외조항이 삭제되고 정치활동금지의 제약이 없어진다면 일본에 가겠다고 나는 결심했다』고 말을 걸었다. 원칙론속에 감춰진 이같은 언동도 실상은 북한측 관료의 사고의 변화를 보여주는 특이점으로 관계자들은 꼽고 있다. 이번 가네마루 방북단의 평양 도착 때에는 김용순 국제부장만이 공항에 출영나왔다. 김이 북한의 실질적 외교부장의 임무를 수행하는 요직에 있다고는 하나 그의 출영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측의 지적이다.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누가 무엇이라해도 일본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이다. 그의 북한방문을 일본정계에서는 일대 외교안건으로 받아들이고 있을정도이다. 이같은 사람에 대한 공항출영은 최소한 「총리격」이 맡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점 역시 북한측 「계산」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 격을 떨어뜨려 놓고 다른 기회에 기분을 전환시켜 줌으로써 더큰 「실리」를 취하자는 전략의 하나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 일­북한,「사죄ㆍ보상」의견접근/일정당ㆍ북한노동당대표 어제 1차회담

    ◎일선 연락사무소 설치 공식제안/김일성­가네마루 오늘 연풍서 회담/가이후 친서도 전달할 듯 【도쿄=강수웅특파원】 북한을 방문중인 일본의 자민ㆍ사회 양당 대표단과 북한의 김일성주석과의 26일 회담은 평양을 떠난 별개의 장소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을 수행취재중인 보도진에 따르면 북한측은 25일 하오 대표단에게 『모처로 간다. 일박할 각오를 하라』고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볼때 현재 김일성은 지방을 순시중이며,회담장소는 연풍호반의 김일성별장이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표단과 기자들은 이날 하오 9시가 지나 열차편으로 묘향산 방면으로 30분 정도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가네마루신(금환신) 전 부총리,다나베 마코토(전변성) 사회당 부위원장은 25일 상오 10시15분부터 약 2시간30분동안 평양시내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서기 김용순 국제부장과 제1차 3당 정치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가네마루 자민당측 단장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ㆍ경제협력 등 보상문제에 관해 『성의를 갖고 교섭에 임함으로써 착실하고 신속히 실시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가네마루 단장은 또 김일성주석 앞으로 보내는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자민당 총재명의의 사죄서한을 26일 전달한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측도 사죄와 보상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일치,가네마루 단장의 발언을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제1차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26일 김일성주석과의 회담에서도 일ㆍ북한 관계개선이 더 한층 진전될 것으로 일본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일본측에서 양단장 이외에 이시이 하지메(석정일) 자민당 외교조사회장대리,구보 와타루(구보선) 사회당 부위원장이,북한측에서는 김양건 조선노동당 국방부 부부장 등이 동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측은 연락사무소 설치를 정식으로 제안했으며,제18차 후지산마루(부사산환)문제는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기본적 문제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개별적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선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받아냈다.
  • 일ㆍ북한 관계진전과 우리 입장(사설)

    일본의 정당대표단이 공식자격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냉전구조가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속에서 한반도주변 4강의 하나인 일본이 북한과의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는 작금의 세계적인 질서재편의 추세와 관련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우호선린 외교관계가 확대 지향적으로 발전되는 것을 바란다. 따라서 일본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일련의 움직임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주목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나 그 접근의 가속성에 대해서도 경계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가 우방인 일본에 바라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개선과 우호협력의 추구는 어디까지나 남북한 관계개선의 토대 위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그것은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노선의 포기라는 대전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노태우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고 핵안전협정에 가입하는 등 선결조건이 이뤄진 뒤에라야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본 바 있음을 일본측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일본이 한반도 유관국으로서,또 아시아권의 경제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내세워 대북한 관계개선을 조급하게 서두르는 나머지 한일간의 우호관계를 그르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지금 일ㆍ북한 사이에는 현안들이 적지 않다. 우선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2명의 후지산호 선원의 석방문제가 있다. 우리는 일ㆍ북한간 해묵은 분쟁요인이 이번 기회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후지산호문제가 해결되면 일본은 북한에 대해서도 일제 식민통치에 대한 납득할 만한 보상과 사과를 해야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도 우리는 찬성하는 것이다. 그런 바탕위에서라야 일본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모면할 수 있는 길이며 궁극적으로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한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일본과 북한이 도쿄와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상호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한다. 이를 계기로 북한이 동쪽의 창을 과감하게 열어 대일 뿐 아니라 대미 관계개선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리라고 본다. 그렇게 됨으로써 한반도를 중심으로한 동북아에서 냉전종식의 우호증진 상호협력 발전의 따뜻한 기류가 순환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은 국제정세 발전이나 독립국의 주권행사 측면에서 그 자체를 부인코자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본은 지난 65년 우리와 체결한 한일기본조약 3조에서 「한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서 확인한 근본정신을 현재로서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일본의 북한접근이 남북한 관계 발전속도보다 앞서가서는 곤란하다는 우리 입장을 이해해야 하리라고 본다. 일본은 언제 어디서나 한국과의 기본조약정신을 지킬 우방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 일 정당대표단 오늘 평양에/가이후총리 사과친서 휴대

    【도쿄=강수웅특파원】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와 다나베 마코도(전변성) 부위원장을 각각 단장으로 하는 일본의 자민ㆍ사회 양당 북한방문단이 24일 하오 일항 전세기편으로 하네다(우전)공항을 출발,평양으로 직행한다.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문제와 관련,가이후(해부)총리가 자민당 총재자격으로 보낸 친서를 휴대함과 동시에 자신으로서도 사죄의 뜻을 표명할 생각인데 가이후총리는 이 친서내용에 다케시타(죽하) 전총리가 『깊은 반성과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한 지난해 3월의 국회답변을 인용,솔직한 사죄의 뜻을 표명키로 결정했다. 그 결과 가네마루 전총리의 방북의 최대 초점인 사죄문제는 ▲가이후총리의 김일성주석 앞으로의 서한 ▲가네마루 자신에 의한 구두사죄 ▲가을 임시국회에서의 가이후총리 답변 등 3단계로 대응키로 방침을 굳혔다. 또 북한에의 「사죄와 배상」문제와 관련,일ㆍ북한 관계개선의 장애가 되어 있는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선발대와 조선노동당과의 대화 결과승무원 2명의 조기석방의 방향으로 굳혀지고 있는데 자민ㆍ사회 방북대표단은 22일 이들 2명이 대표단과 같은 직행편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교섭할 방침임을 확인했다. 이번 북한방문단이 조선노동당과 논의할 사항은 ▲식민지 지배에의 사죄 ▲배상 ▲위성통신 ▲직행편 개설 ▲일본여권상의 기재사항 변경 ▲제18후지산마루문제 ▲연락사무소 개설 ▲경제ㆍ기술교류 등 8개 항목이다. 한편 일본의 소식통은 일본대표단과 북한 노동당과의 공동성명이 방북단이 귀국하기 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 평양으로 달리는 일본「전방위 외교」/자민ㆍ사회당대표 방북의 함축

    ◎총리친서 휴대,경협 돌파구 모색/연락사무소ㆍ직항로 개설등 타진/북한,식민통치 사죄ㆍ「교차승인」 반대 요구할 듯 일본 집권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신(금환신) 전 부총리의 북한방문은 「역사적」인 것으로 일본정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그것은 전후 45년간 국교가 없이 외교적 공백기간을 거쳤던 일ㆍ북한관계를 개선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일ㆍ북한 사이에는 이데올로기의 차이라는 깊은 간격이 있으며,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 등 현안도 많다. 지금 한반도의 기류는 변하고 있다. 한국의 폭넓은 북방정책과 미ㆍ일ㆍ중ㆍ소의 활발한 접근에 따라 한반도에는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려 한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가네마루 전 부총리와 다나베 마코도(전변성) 부위원장을 각각 단장으로 하는 자민ㆍ사회 양당 대표단의 24일 북한방문의 뜻은 크다. 일ㆍ북한 양측 실력정치가들은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가,이점에 대해 일본 정계는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지난 20일 『평양에 도착하면 곧바로 김일성주석과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일ㆍ북한 쌍방이 과거 현재의 관계 및 남북한문제 등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원칙론만을 고집한다면 교섭은 정체되어 버린다. 따라서 교섭이 미로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선 톱 클라스의 회담에서 대강의 방침을 결정하자는 계산이다. 북한은 이번 교섭에서 ▲일제에 의한 36년간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전후 45년간에 걸친 적시정책에의 사죄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을 위해 남북분단을 고착화시키는 교차승인등에 개입하지 말 것등을 주요 요구항목으로 정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배상」은 교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한국에 대해서도 「대일 청구권」이라는 형식으로 결말을 보았다. 그러나 북한측은 독립을 위해 대일투쟁을 했기 때문에 「배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점에 대해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한국과 같은 관점에서 대처하겠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북한은 기술혁신의 낙후등으로 경제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식민지 지배에 대해 자신이 사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이후(해부) 자민당총재」의 친서를 휴대,제협력의 돌파구를 만드는 것으로 일ㆍ북한 관계를 한층 진전시키겠다는 의향으로 교섭에 임할 자세이다. 일본정부 내에는 『국가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에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강한 반발도 있다. 그러나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대표단은 이런 원칙은 일단 제쳐두고 대 북한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표단에 있어서는 이같은 국교문제와 직결되는 한반도통일문제가 또하나의 짐으로 되어 있다. 현재 한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국가는 1백40여개국이며,북한과는 1백개 전후의 국가가 국교를 수립했다. 이 가운데 남북한 양쪽과 국교를 맺는 소위 「교차 승인국」은 80여개국에 이른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미ㆍ소ㆍ중ㆍ일 등 4개국의 교차승인에만 『2개의 조선을 고착화시킨다』는 입장을 고수하려 한다.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에게 비망록을 들이대며 한소 국교수립 에 반발했던 북한은 그 메모 내용을 기관지「민주조선」을 통해 공표함으로써 적의를 보였다. 북한에 의한 이같은 최초의 대소 공개비난에는 교차승인을 막으려는 저의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정부로서는 긴장완화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교차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운 원칙문제를 『단숨에 처리』(가네마루 주변)해 하나의 매듭을 지어보려는 것이 톱레벨과의 회담목적이다. 그러나 「정부승인」 문제가 김일성과의 회담이라고 해서 당장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북한방문에서 자민ㆍ사회 양당의 「공동작업」으로 펼치는 대 북한 외교는 일본의 36년간의 식민지 지배,전후 동서대립의 상황속에 서로 적대시하지 않을 수 없었던 쌍방사이에 직접 대화를 가짐으로써 적어도 제1차 정부간 교섭을 주선,궤도를 깔아 놓자는 것에 최대의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도쿄ㆍ평양에의 연락사무소 설치이다. 북한은 지난번 자민ㆍ사회 양당 선발대에 일본 여권상의 『이 여권은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 및 지역에 유효하다』는 적용제외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정부는 『자국민 보호가 가능한 상태가 전제』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북한방문단은 일본과 대만사이의 형식을 모델로 일부 영사업무가 가능한 사무소 개설을 제안할 방침이다. 북한은 「2개의 조선」을 배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국교는 바라지 않고 있으며 일본측의 연락사무소 제안을 수락한다면 점차로 「2개의 조선」을 스스로 인정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북한측이 일본여권의 제한조항 삭제,대일 경제교류의 확대를 요구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연락사무소 설치에 응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면에서의 실무적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북한방문을 결심하게 된 제18 후지산마루(부사산환)의 선장등 2명의 석방에 대해 그는 『이미 해결이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인식을 나타내고 있으며 10월중에는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밖에 통신위성의 이용,직행항공로 개설,청소년교류 등에 대해서는 자민ㆍ사회 양당과 조선노동당측이 분과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어서 쌍방이 원하는 방향에서 해결될 전망이다. 이번 일본 대표단의 방북은 여야 공동대표단이란 전례드문 형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본의 총력외교라는 점에서,또 그 완고한 북한의 벽에 일단 틈이 생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북한은 일본에 있어서는 미지의 부분이 많은 곳이다. 따라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비롯한 이번 방문단의 앞길에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할 것으로 이곳 정가에서는 지켜보고 있다.
  • “우편ㆍ직항공로 개설등 경협 추진”/방북앞둔 가네마루 회견 요지

    ◎정당차원 연락사무소라도 설치 노력/자민당 총재 명의 가이후 친서도 전달 일본의 가네마루 신(금환신)전 부총리는 『이번 북한방문은 인도상 문제로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30분간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한방문으로 그도안 쌓아올린 한ㆍ일관계의 연계를 파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질문을 받기에 앞서 북한방문에 나서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중의원선거때 이노우에 기이치(정상희일)의원을 응원하러 갔을때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제18 후지산호 선장가족을 만났으며 나가사키(장기)에서는 선원가족들을 만났다. 그 부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나에게 간곡히 탄원했다. 그때 나는 내가 그런 입장이 됐더라면 그 심경이 어땠을까 생각했다. 따라서 이런 것을 해결하는 것도 정치가 아닌가 생각하고 정치가 가네마루 신으로서 북한을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오늘(20일) 저녁 가이후(해부)총리ㆍ다나베(전변) 사회당부위원장과 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가. ▲북한방문을 앞두고 총리에 대한 인사를 위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 가이후 총리는 『나의 기분은 변함없다고 북한측에 전해달라』고 말함으로써 한반도 전체에 대해 사죄를 표명했던 지난해 3월 당시 다케시다(죽하)총리의 답변의 선에서 북한에 대한 사죄의 뜻을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는 생각을 새삼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진사는 당연하다. 그러나 총리의 친서는 자민당 총재로서의 친서가 될 것이다. ­대북한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 협력하겠다. 예컨대 우편교환ㆍ인공위성사용ㆍ직행편 운항 등 문제이나,이것은 일본 정부가 정할 것이다. ­배상문제와 선원석방에 대한 의견은…. ▲배상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선원 2명을 도적으로 넘겨주기를 바란다. 이들의 석방에 돈 문제가 개입되면 안될 것이다. 돈으로 두사람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같은 일은 정치인으로서는 치욕적인 것이다. ­연락사무소 설치문제에 관한 견해는. ▲형태는 정부차원의 사무소라도 좋고 자민ㆍ사회당의 정당 사무소라도 괜찮다. 정치인은 두터운 벽을 뚫어 바람을 통하게 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에 일본ㆍ북한 양쪽의 대화의 창구로서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데 까지는 노력하겠으나 어떤 형태의 사무소를 만들 것인가는 정부가 결정할 문제이다.
  • 일 “북한에 과거 구두사죄”

    ◎가네마루 방북 앞서 교섭방침 확정 【도쿄 연합】 일본정부와 자민당은 가네마루 신(김환신)씨 등을 단장으로 하는 자민ㆍ사회 양당 대표단의 대북한 교섭방침을 결정,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가이후 총리의 사죄와 정부간 대화 개시 희망을 가네마루씨가 구두로 김일성주석에게 직접 전달하고 반관반민 형태의 연락사무소를 도쿄와 평양에 설치하는 한편 직행편 운항 및 통신위성 이용과 여권의 「북한제외」조항을 삭제키로 했다고 요미우리(독매)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일본정부와 자민당은 북한측이 요구하는 배상은 정부간의 국교정상화 교섭과정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인식,북한측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하고 통신위성 이용과 직행편 운항 등은 양측 당사자간에 협정을 체결,구체적인 시행 사항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사죄문제와 관련,가네마루씨가 『깊은 반성과 유감의 뜻』을 표명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문안을 조정할 수 도 있을 것이라면서 후지산호문제,연락사무소설치,통신위성 이용문제 등이 합의되어공동성명으로 발표되면 사죄문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이를 성명 전문에서 언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 일­북한 관계개선에 암초 수두룩/가네마루 방북 계기로 짚어보면…

    ◎상호 불신 깊어 실질교섭까진 진통 예상/식민지배 사죄ㆍ경협 등 미묘한 문제 잠복 가네마루(금환신) 전 부총리의 북한방문을 앞두고 일본정부와 자민당은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가네마루의 이번 북한방문은 오랫동안 쌓여온 상호 불신과 인식차이로 실질적인 교섭에 도달하기까지에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이중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대목이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사죄 부분,북한은 관계개선에 앞서 우선 이 문제를 명확히 할 것을 누차 얘기해 왔으며 최근 선발대로 평양을 방문한 자민ㆍ사회 양당 실무 대표단에 일본 최고위 당국자의 직접적이고 명쾌한 사죄를 요구했다. 가네마루편에 총리 친서를 전달하리라는 일부 보도도 있으나 가이후 총리는 아직 순서가 아니라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작년 3월 다케시타 당시 총리의 국회연설과 지난 5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시 행한 사죄표명 발언이면 족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일본은 늘 그렇듯이 급하면 오만 소리를 다하다가도정작 일이 끝났다 싶으면 딴전을 피워왔다. 가네마루씨는 자신이 직접 북한측에 사죄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 총리 친서휴대가 예상되나 그 내용이 문제다. 사죄문제와 표리관계인 배상만 하더라도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 같다. 북한은 지난 7월 구보(구보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회당 대표단에 사죄와 함께 배상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한일 국교정상화 때와 같은 형태를 띨 것이라고 말한다. 식민지 관계를 고려,배상보다는 청구권으로 해결하겠다는게 일본의 심산이다. 어쨋든 가네마루의 방문을 계기로 이 문제가 정식 거론된 후 정부간 협의개시에 물꼬를 터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직간접 경로를 통해 경제 및 인적교류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구해 왔다. 경제지원을 내놓고 요청하지는 않았으나 일ㆍ북한간 현안인 미지불 채무문제와 맞물려 있어 우선 이것이 매듭된 후에야 북한측이 바라는 민간 레벨의 경제교류 확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채무 지불의 재연기 또는 부분적인 탕감에 대장성측은 소극적인데 이러한 실무적 장애를 넘어 가네마루씨가 어떤 정치적 결단을 보일지 주목된다. 통신위성 사용문제는 북한측이 빠른 해결을 원하는 대목이다. 현재일본과 북한 사이에는 단파에 의한 전화회선이 3개밖에 없다. 지난 86년 위성수신용 지상국을 개설한 북한은 국제전기통신위성기구(인텔사트)의 통신위성 사용을 인정해 주도록 일본에 줄곧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일본측 사업자인 KDD(국제전신전화공사)의 사업계획서를 우정성이 인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는 북한의 지상국을 사용,위성통신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랑군 폭발사건ㆍ대한항공기 테러ㆍ후지산호 선원 억류사건 등을 배경으로 계속되고 있는 일련의 제재조치에 일본이 어떤 태도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여권문제도 북한측이 시정을 요구하는 부분중의 하나다. 일본은 정식 국교가 없는 나라인 만큼 지금까지 여권발급에 북한제외 조항을 넣고 있다. 따라서 북한을 여행하는 일본인은 그때마다 보통의 여권과는 달리 1회에 한정된 북한용여권을 휴대했다. 북한은 이것을 적대정책의 일환으로 보고 시정을 요구해 왔으나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일본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거론중인 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사실상의 재외공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자연 해결될 것으로 일본측은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적대정책 시정의 상징으로 전세 항공기 운항허가를 일본측에 요구해 왔으나 일본은 한국을 의식,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85년 고베(신호) 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 선수를 실어 나르기 위해 북한 민항기가 나리타(성전) 공항에 처음으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한ㆍ소 수뇌회담등 한국측의 국제적 지위상승에 비추어 북한과의 전세항공기 상호 운항은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자민ㆍ사회 양당은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가네마루씨의 평양 방문시 직행전세기 운항여부가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일본은 생각하고 있다.
  • 50억불상당의 경협/북한,일에 요구할듯/자민대표단 방북때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정부와 자민당은 북한이 오는 24일부터 평양을 방문하는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 일행을 맞아 상당한 규모의 경제협력을 얻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ㆍ자민당내 일부에서는 북한측의 요구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 정도 규모는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무상 3억달러,유상 2억달러에 비해 그동안의 물가인상ㆍ경제규모 확대에 비추어 무리한 것이 아니지만 문제는 국교가 없는 상태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앞서 북한을 방문한 자민ㆍ사회 양당 선발대의 귀국보고를 종합할 때 북한은 후지산호 선원2명의 석방조건으로 그동안 고집해온 민홍구 전북한군하사의 송환을 일단 보류하는 대신 일본측의 경제협력에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일본 대표단의 북한방문(사설)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자민·사회 양당의 일본 대표단이 24일부터 닷새동안 평양을 방문,북한·일본간의 관계개선을 모색한다. 북한이 일본 대표단의 입국을 허락한 것은 한반도분단이래 사실상 단절상태를 지속해온 대일관계가 정상화를 향해 움직이고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사태진전을 예의 주시코자 한다. 일본 대표단의 방북은 최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일본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강력 촉구했고 소련 또한 27일 뉴욕에서 수교를 위해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열기로 한 동시성을 감안할 때 관심의 도를 더욱 깊게 하는 것이다. 일본정부와의 접촉을 거부해온 북한이 집권당의 실력자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를 읽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가네마루 전부총리는 과거 식민지배를 사죄하는 가이후(해부준수)총리의 친서를 김일성주석에게 전달할 방침으로 있어 이번 방문단의 무게를 점치게 하고 있다. 북한의 일본방문단 허용은 국제적인 고립과 국내경제악화로부터의 탈출구를 일본에서찾아보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과 동유럽제국의 국교수립,한소접근 등에 따라 정권수립이후 최대의 국제적 궁지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강화,미일과의 관계개선,한국과의 정부수준대화 등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일,대미교섭은 자신이 반대해온 「교체접촉(승인)」에 어긋난다는 딜레마를 던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자기모순에서 헤어나지 않으면 안될 형편이다. 미국은 핵개발 의혹,테러행위 중지 보장을 앞세워 대북한 접촉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소련은 한국과의 수교방침을 통고하는등 북한으로서는 일본을 우선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여기에다 경제가 심각하리 만큼 악화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대표단은 북한방문중 최대현안인 「후지산호」 처리문제를 비롯해 집권당인 자민당과 로동당간의 공식접촉을 통해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표명과 이를 계기로 관계개선을 위한 정부간 협의 개시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려 할 것이 예상된다. 북한의 지적대로 쌍방간에는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일본 여권의 「북한제외조항삭제」,대일 채무처리 등 해결을 필요로 하는 난제가 수두룩하다. 가네마루씨의 북한방문을 앞두고 일본 외무성의 고위당국자는 『일본대표단의 북한 공식방문계획은 한국정부의 양해를 얻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일본의 대북한접근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에 긴장완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제정세변화의 일환으로 보고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북한의 접촉이 우리 정부와 소련,한국과 중국간의 접근에 균형을 맞추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일본의 자칫 아시아권의 강대국으로서 이 지역에서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쥐어야겠다는 지나친 욕구로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한일간의 기존관계에 해를 끼쳐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북한은 대일접근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한편 남북한관계에도보다 적극성을 띠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 북한 외교정책 중대변화의 신호/대일 연락사무소 합의의 저변

    ◎고립ㆍ경제난 탈피 겨냥,「제한공존」모색/“두개의 한국 반대” 기본정책은 그대로/개방폭이 관심사로… 「당대 당」교류 시각도 일본과 북한간에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가 내정됐다는 보도는 북한의 대남 및 외교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2개의 한국」을 고정화시킨다는 명분아래 미일과의 외교관계수립을 반대해 왔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대북한 관계개선의 신호를 자주 보냈으나 일ㆍ북한 관계개선이 교차승인으로 연결되는 것을 우려,북한은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던 것이다. 다시 말해 소련과 중국이 한국을 승인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을 승인하는 교차승인이 이뤄지면 남북분단을 영구화시킨다는 논리를 펴왔다. 북한이 이같은 「2개의 한국」반대정책을 수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남북고위급(총리)회담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북한의 총리가 서울을 방문,한국의 총리 및 노태우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한 것은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북한 총리가 「총리」라는 공식직함 사용을 극구회피함으로써 아직도 「2개의 한국」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억지를 부리긴 했으나 그의 서울방문 자체가 한국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하는게 세계의 일치된 분석이다. 북한이 이처럼 「2개의 한국」반대정책을 수정하려는 것은 주변의 정세변화를 더 이상 거역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나온 것 같다. 지난해부터 동구국가들 대부분이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한소수교가 임박했는가 하면 한중관계도 북경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크게 진전될 전망이다. 이같은 사태진전을 저지할만한 힘이 북한에는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실을 인정함으로써 더이상 외교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는게 바람직스럽다는 생각에서 평양과 도쿄내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기에 이른 것 같다. 이같은 외교적 고립감 탈출외에도 그들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도 일본과의 관계수립이 절실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경제적 격차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다 그들의 가장 믿을만한 무역파트너였던 소련이 지금까지의 바터무역을 지양,석유공급대금 등 무역거래에서 경화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소련마저 이제 북한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수립 대가로 과거 한일 국교수립때의 청구권자금과 같은 원조와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북한은 이미 통신위성 사용과 평양직행 전세기 운항,일본인 여권에 명기된 「북한제외」문구 삭제 등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측 입장에서도 북한문제는 전후 일본 외교의 마지막장으로 남아 있는 부문이다. 북한과의 관계수립은 일본의 전방위외교를 사실상 완성시키는 셈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이번 기회에 지난 7년동안 끌어온 현안문제인 후지산호 선원 석방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이밖에도 일본은 과거 대 중국 관계개선에서 미국에 뒤져 큰 충격을 받았던 사실에 비추어 미국 등 서방제국에 한발앞서 제한적이나마 접촉창구를 마련함으로써 대 북한외교의 이니셔티브를 잡고 싶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일본을 비롯한 서방국들에 어느 정도의 폭으로 문호를 개방할 것이냐는 점이다. 연락사무소 설치문제만 해도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가네마루 신(금환신) 전부총리가 처음으로 거론하고 나섰으나 북한측은 아직도 입을 다물고 있으며 가네마루의 방북에 앞서 사전절충을 위해 지난 4일 방북하고 돌아온 이시이 하지메(석정일) 자민당 외교조사회장도 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북한은 현재로선 일본을 포함한 서방국들과 「제한적인 공존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리를 서울에 파견했으나 한국총리를 총리라고 부르기를 꺼렸던 점이나 최근 평양을 방문한 일본 학자들에게 북한의 노동당 간부가 『우리들은 아시아의 일원으로 지역국가들과의 관계를 앞으로 중시해 나가고 싶다』고 밝힌점 등에 비추어 서방측과 관계는 개선하되 「두개의 한국」반대정책을 근본적으로 뒤엎지는 않는 범위내에서 제한적인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간 연락사무소가 아닌 일 민자당과 북한 노동당간의 연락사무소와 같은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보다 확실한 윤곽은 가네마루씨의 방북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
  • 일 자민·사회당 간부 24일 방북/김일성과 회담 예정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의 집권 자민당의 실력자인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부총리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 이번 북한방문에는 가네마루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자민당 북한방문단 이외에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사회당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회당 북한방문단도 동행한다. 이들의 북한방문 일정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선발대로 북한을 방문했던 자민·사회 양당 실무대표단이 8일 귀로 북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표함에 따라 밝혀졌다. 실무대표단은 이날 회견에서 『일·북한간 최대의 현안이 되어온 제18 후지산 마루(부사산환)호 문제에 대해서는 정식 북한방문단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협의하면 조기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자민·사회 실무대표단은 이번 북한방문기간중 북한로동당 김영순국제의장등을 비롯,각계 인사들과 6차례에 걸쳐 회담했다. 이번 방문단의 자민당측 가네마루단장과 사회당측 다나베단장은 북한의 김일성주석과 회담을 갖기로 예정되어 있다.
  • “후지산호 선원 석방 보장 안하면 일 자민대표 방북 연기”

    ◎가네마루 전부총리 【도쿄 연합】 가네마루(김환신) 일본 전부총리는 24일 북한에 억류중인 후지산호 선원 석방문제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평양방문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29일부터 시작되는 중국방문에 앞서 가이후총리와 의견을 나눈 가네마루씨는 이날 도쿄(동경)신문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자신의 북한방문은 후지산호 선원 석방과 연락사무소 상호설치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평양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4일 자민·사회당 선발대가 북한에 가지만 결론을 갖고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세차례 더 갈지도 모른다고 말해 일·북한간 최대현안인 후지산호 선원 석방문제 해결을 위한 막후교섭에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가네마루씨는 이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당초 9월 하순쯤으로 예정된 북한방문이 내년으로 미루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함으로써 상황을 보아 취소될 가능성도 있음을 강하게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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