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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크쇼 빛과 그늘

    토크쇼 빛과 그늘

    이쯤되면 ‘토크쇼 과잉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니 주말에도 안방극장에는 각종 토크쇼가 넘쳐난다. 이처럼 토크쇼의 양적 팽창은 극에 달했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어떤 발전을 이뤘는지 의문이 간다. 무분별한 포맷 따라하기,MC와 게스트의 겹치기 출연 등으로 ‘제살 깎아먹기’식 자기복제를 거듭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선정성 강화, 과도한 사생활 노출 등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높다. 가수 이지훈은 지난 22일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신봉선을 괜찮게 생각한다. 대시해 온다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해 이튿날 인터넷 포털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했다. 시선잡기·관심끌기용이라며 질책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는 이지훈 본인의 진정성 여부와는 별개다. 대분분의 토크쇼들이 쏟아내는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발언에 시청자들은 이제 식상함마저 느끼고 있는 것.‘폭탄 발언’ 불감증을 느낀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신변잡기식 가십 남발, 지나친 사생활 노출 등도 짜증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박경림이 지난 21일 OBS ‘박경림의 살림의 여왕’에서 “남편이 예쁜 여자를 보면 감탄한다.”고 털어놓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내용은 방송이 끝나면 으레 포털 뉴스난에 오르며 확대 재생산된다. 이렇게 거두절미된 보도는 방송 내용을 왜곡하거나 불필요한 진위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젯거리가 된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연예인들이 쏟아져 나오고 출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중에게 잊혀지기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라도 일단 화제가 되는 편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토크쇼는 평소 TV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유명인의 소박한 일상과 솔직한 속내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얼마 전 SBS ‘더 스타쇼’에서 한국 피겨 환경의 낙후성과 개선 바람 등을 이야기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과 공감을 샀다. KBS 2TV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했던 하인스 워드나 MBC ‘무릎팍 도사’에 나온 추성훈처럼 해외 스포츠 영웅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도 토크쇼의 장점이다. 또 한창 인기를 끈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작품 밖에서 만날 수 있게 하기도 한다.‘내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안방극장을 달군 정준호가 드라마 종영 한달 만에 스토리온 ‘박철쇼2’에 나와 예비 장모와의 훈훈한 인연을 소개한 것이 그 한 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토크쇼라도 일회성 재미로 일관하거나 선정적인 스캔들을 남발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살 수밖에 없다. 이는 연예인 본인들에게도 치명적인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스캔들 후 갑작스런 결별, 악성 루머의 확산 등으로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드라마·영화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토크쇼에 출연하는 경우도 흔하다. 연예토크쇼의 제왕 ‘야심만만’이 결국 막을 내린 것도 홍보성 출연과 설문이 반복, 본말이 전도돼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정통 토크쇼에서 집단토크대결쇼, 버라이어티 토크쇼까지 토크쇼는 그동안 다양한 형식으로 진화해 왔다. 무대 또한 실내 스튜디오를 벗어나 택시안(‘현장토크쇼 택시’), 포장마차(‘미남들의 포차’), 홍대 앞 개방스튜디오(‘박철쇼2’) 등으로 다양해져 보는 맛을 더해준다. 하지만 충실한 콘텐츠의 뒷받침이 없다면 토크쇼는 더이상 ‘살아있는’ 이야기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정덕현씨는 “리얼리티쇼와 토크쇼 간 구분이 불분명해지는 등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포맷을 계발하고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홍준표 “朴 前대표와 복당문제 매듭”

    홍준표 “朴 前대표와 복당문제 매듭”

    한나라당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당의 사전 조율 및 사후 통제 기능 강화를 임기내 주요 목표로 삼았다. 각 부처 장관들을 통할,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원내대표단 및 정책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친박 복당 문제를 비롯한 당내 갈등 해결, 야당과의 대화 시스템 조성을 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정조위원장단을 강화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부의 잘못을 여당이 국회에서 덮어주기에 급급했지만 이제 여당의 정책 예측과 사후 통제 기능을 강화하겠다. 행정부를 감시, 통제하는 국회의 본래 기능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당의 정조위원장들은 그야말로 모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3개월 만에 난관에 봉착한 이유는. -첫째가 정치 불안이고, 둘째는 장관 인선 문제, 셋째는 ‘쇠고기 파동’이다. ▶정치 불안의 의미는 뭔가. -당내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고, 야당과는 네거티브 대선 후유증 때문에 대화, 타협의 정치가 실종됐다. 이를 해결해야 원활한 당·정·청 협력이 가능하다.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의 복당은. -원칙은 이미 최고위에서 천명했다. 시기와 절차만 남아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귀국하면 인사를 갈 계획이다. ▶복당은 원구성과도 관련된 일이다. -그것은 원래 한나라당에 있던 사람들의 복귀에 불과하니 인위적 정계개편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스타 검사 출신의 4선의원.17대 대선에서 클린정치 위원장을 맡아 야권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입지를 구축했다. 당내에서는 친박·친이(친 이명박)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부인 이순삼씨와 2남.▲경남 창녕(54) ▲고려대 법대 ▲사시 24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 ▲국회 환노위원장 ▲한나라당 혁신위원장 ▲15,16,17,18대 의원
  • [책꽂이]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전진성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원폭 후유증을 앓다 2005년 세상을 떠난 인권운동가 김형률의 삶을 되짚은 평전. 스스로를 ‘원폭 2세 환우’라 불렀던 그가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벌였던 인권운동의 면모와 원폭 2세들의 현실 등을 두루 살폈다.1만 2000원.●퀴리 가문(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전대호 옮김, 지식의숲 펴냄)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개인사에 주목해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평전. 과학자 집안 출신인 남편 피에르 퀴리, 노벨화학상을 받은 큰딸 이렌 퀴리와 맏사위 프레데릭 졸리오, 작은 딸 이브 퀴리 등 마리 퀴리의 그늘에 가려졌던 주변가족들의 삶도 재평가됐다.2만 8000원.●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빌 브라이슨 지음, 강주헌 옮김, 추수밭 펴냄) ‘거의 모든 것의 역사’‘나를 부르는 숲’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유쾌한 필치로 풀어놓은 성장에세이. 유머가 넘치는 소소한 추억담을 빌려 195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상까지 두루 넘겨짚게 하는 요령이 돋보인다.1만 2000원.●미국이 세계를 망친 100가지 방법(존 터먼 지음, 이종인 옮김, 재인 펴냄) 조지 부시, 월마트, 뉴욕타임스, 갱스터 랩, 패리스 힐튼…. 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데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것일까. 미국 MIT대 국제학연구소장인 지은이가 지구환경 파괴, 폭력적 상업주의를 세계에 퍼뜨린 주범으로 미국을 지목하고 구체적 ‘악행’들을 들췄다.1만 8000원.●아웃사이더 예찬(마이클 커닝햄 지음, 조동섭 옮김, 마음산책 펴냄) 영화 ‘디 아워스’의 원작으로 1999년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가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소박한 도시 프로빈스타운에서 보낸 삶을 정리한 여행산문집. 왜 그 도시가 망명자, 동성애자, 이상주의자 등 ‘아웃사이더’들의 천국이 됐는지를 알게 된다.1만 1000원.●마음의 해부학(토머스 해리스 지음, 조성숙 옮김,21세기북스 펴냄) 1969년에 출간된 뒤 세계적으로 1500만부가 팔린 심리학의 고전. 미국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프로이트가 말한 ‘이드’나 ‘초자아’의 개념은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 데 쓸모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인간 심리에는 ‘부모자아’‘어른자아’‘아이자아’가 있는데,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아 ‘어른자아’를 발동하는 것이 곧 이성이며 편견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1만 5000원.
  • “대전청사 공무원들 자가용 출근 말라”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은 자가용으로 출퇴근하지 말라.” 오는 7월 정부대전청사 주차장의 유료화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역사정을 무시한 행정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고유가시대의 에너지절약과 교통난해소 등에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 앞에, 적극 반대할 수도 없는 처지 때문이다. 대전청사 주차장 유료화는 공무원의 자가용 출퇴근 차단에 집중돼 있다. 주차료 월정액제 도입 자체를 배제한 데다 요금을 주변 공영주차장의 2배로 책정한 것 등이 이를 입증한다. 대전청사 주차장은 2448대 주차 규모인 반면 등록차량은 3700여대, 하루 주차차량은 2800여대다. 청사관리소는 이 중 2000여대를 공무원 차량으로 추산한다.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선 대책, 후 시행’을 요구한다. 중앙청사처럼 유료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연계교통체계도 미흡해서다. 특히 대전권을 벗어난 원거리 출퇴근자들은 유료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대변인실 등 조기 출근부서나 야근 부서는 하루 1만 5000원인 주차료가 부담스럽다. 유료화에 따른 후유증도 우려된다. 주변 시설 주차에 따른 민원과 주변 주차장의 요금 인상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위탁 운영방식도 불만이다. 수익을 민간에 넘겨줄 것이 아니라 직영해 후생복지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문이다. 청사관리소도 고민에 빠졌다. 공무원 출퇴근 지원을 위한 셔틀버스(7개 노선 12대) 운행방안을 행정안전부와, 버스 노선조정 및 지하철 주차장 무료이용 등을 지자체와 협의 중이나 실현 및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사무관은 “주변 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기술 준비경영”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기술 준비경영”

    삼성전자의 선장이 된 이윤우(62) 부회장의 첫 일성(一聲)은 ‘기술 준비경영’ 이었다. 이 부회장은 20일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기술 준비경영을 통해 신수종 사업 발굴을 확대, 사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기술 준비경영이란 경쟁자보다 앞선 안목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는 경영활동이라고 이 부회장은 정의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전사(全社)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혀 사업부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신수종 사업 확대도 강조함으로써 그룹 전략기획실 해체에 따른 미래 먹거리 발굴을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인 신사업 영역으로 에너지, 환경, 바이오, 헬스를 공식 언급해 그동안 관측만 무성했던 이 분야 진출 가능성도 뒷받침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제품이 융·복합화되고 타 산업과 연계되고 있다.”며 “사내 부서간 협력을 강화하고 외부와의 협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해 곧 있을 조직 개편과 보직인사의 향방을 시사했다. 중복·유관사업의 통폐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창조경영론과 특검 후유증을 의식,“큰 틀에서는 창조경영의 확대 발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4가지 방법론으로 앞서 언급한 기술 준비경영 외에 ▲조직문화 혁신 ▲시장중시경영 ▲정도(正道)·준법경영을 제시했다. 같은 날 취임식을 치른 오창석 삼성테크윈 신임 사장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시대에서 남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한 순간에 삼류로 추락하고 만다.”며 ‘창조적 혁신’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139시간만의 생환 기적

    18일 쓰촨(四川)성 대지진이 발생한 지 139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자가 구출되는 등 중국과 한국·일본·러시아·싱가포르로 구성된 다국적 구호팀의 총력 구조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진토사로 만들어진 쓰촨성내 자연호수가 수위 상승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했고, 피해 복구가 늦어지면서 질병 창궐도 우려되는 급박한 상황이다. 게다가 생존자들도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압박당했을 때 나타나는 ‘크래시증후군’과 심리장애 등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후 조치가 시급하다. ●지진강도 7.8→8.0 상향조정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쓰촨성 북부 지역의 한 병원건물 붕괴 현장에서 탕시옹이란 이름의 남성이 139시간 만에 구조대에 발견됐다고 보도했다.17일 밤 두장옌(都江堰)시에선 건물 잔해밑에 127시간 동안 매몰된 60대 할머니가 러시아 구조대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질병 창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17일 성명을 통해 “식수 부족, 쓰레기 방치, 열악한 임시수용소환경 등으로 대규모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염병을 막는 것이 중국 정부가 직면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가까스로 살아난 생존자들도 후유증에 괴로워하고 있다. 지난 14일 57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던 열살 소녀가 10분 만에 매몰 후유증으로 급사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크래시 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언어장애와 불면증 등 심리적 장애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진국은 이번 대지진 강도를 리히터 규모 7.8에서 8.0으로 상향조정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덩샤오핑 미망인 10만위안 쾌척 한편 각계 구호의 손길도 계속되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미망인 줘린(卓林)여사가 평생 모은 쌈짓돈 10만위안(1500만원)을 쾌척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이날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기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배종화 고혈압관리협회 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배종화 고혈압관리협회 회장

    ‘침묵의 킬러’로 불리는 고혈압.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적어도 1명은 고혈압에 시달린다고 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국내 의학계에서는 고혈압 환자가 무려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우려한다. 서울시 인구만 한 ‘킬러’들이 전국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니 정말 섬뜩할 정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5년을 기준으로 30세 이상 고혈압의 유병률은 27.9%이며 30대 이상 인구의 약 60%가 고혈압 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에서는 얼마 전,2001년 한해동안 전세계 30세 이상 조기 사망자의 13.5%인 760만명, 그리고 후천적 장애인의 6%인 9200만명이 고혈압으로 인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또 전체 뇌졸중 발병의 54%, 심장병의 47%가 고혈압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뇌졸중 심장병 환자는 혈압수치가 140mmHg 이상인 사람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140mmHg 이하이면서 고혈압인 사람들이 차지했다. 특히 유럽과 중앙아시아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망 원인의 3분의1이 고혈압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통계수치를 예로 들면서 고혈압에 대한 위험성 계몽과 안전 대책 캠페인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지금 당장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17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 내로라하는 국내 고혈압 전문가들이 이날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 모처럼 나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혈압측정 ▲고혈압 건강상담 ▲고혈압 예방 소책자 배포 ▲연령대별 신체나이 측정행사 등을 진행, 눈길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고혈압관리협회가 주최했으며, 앞으로 고혈압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고혈압 예방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천명했다. 협회 회장은 순환기계의 명의이자 ‘고혈압 권위자’로 유명한 배종화(68) 경희의료원장이 맡고 있다. 행사 직전 배 회장을 만났다. ▶고혈압의 날은 전 세계적인 행사인가요. “3년 전 WHO에서 매년 5월17일을 고혈압의 날로 정했습니다. 우리 협회가 작년 7월에 출범했으니 올해 처음으로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선진·후진국 관계없이 세계 각국에서 이날은 고혈압에 대한 예방과 중요성 등을 알리는 행사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날뿐만 아니라 매년 12월 첫째주를 고혈압 주간으로 정해 치료실태와 예방활동을 벌이지요.”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는 얼마나 됩니까. “고혈압은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임상적인 증상이 없어 자신이 환자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고, 알아도 치료받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치료하고 있는 환자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경우가 적어 뇌혈관·심장·신장 질환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지요. 우리가 고혈압에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2위가 뇌혈관질환이고,3위가 심장질환인데 모두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인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중 남자 39.8%, 여자의 30.6%가 고혈압 전 단계에 속하므로 이들에 대한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30세 이상 성인 중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34.4%, 여자는 26.5%로 집계됩니다. 특히 60대가 되면 남녀 모두 57%를 웃돌 정도여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고혈압은 왜 생기나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만 대개 체질, 비만, 나이, 추위, 염분, 스트레스, 흡연 등에서 생겨납니다. 체질이나 연령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이유는 조절할 수가 얼마든지 있지요. 예를 들어 생활습관병이라는 게 있습니다. 과음, 흡연, 짠음식 섭취 등이 이에 속하는데 적당한 수준의 운동과 금연, 절주 등 보통의 주의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고혈압은 이 생활습관병과 밀접하다고 보면 됩니다.” ▶고혈압은 왜 위험합니까. “우리 주위에서 매우 건강하게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대부분 고혈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고혈압으로 심한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많지요. 우리나라 성인 사망원인 1위가 각종 암,2위가 뇌졸중(뇌혈관 질환),3위가 심장질환으로 돼 있습니다. 고혈압은 뇌졸중은 물론이고 심부전, 동맥경화, 그리고 급성 심근경색 등을 불러 돌연사의 최대 주범으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쯤이야 별 문제가 있겠느냐.’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혈압이 높은 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고혈압의 심각성을 깨닫게 될까요. “고혈압, 고지혈, 당뇨, 비만 등을 죽음의 4중주라고 합니다. 이들을 연관성이 매우 높아 중첩적으로 발생하면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이 생깁니다. 가정 파괴의 ‘확신범’임을 알면서도 방치하면 결과가 불보듯 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현재 고혈압약을 먹고 있는 사람들은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지 늘 고민하게 됩니다. “고혈압 환자가 강압제를 복용한 후 혈압이 어느정도 안정이 되면 강압제 용량을 줄이거나 약 복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압이 1년 이상 정상을 유지하면 강압제를 서서히 줄일 수 있고, 또 두 가지 이상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한가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강압제를 중단하는 경우에는 생활요법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하고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면 혈압이 조절됩니까. “운동, 금연, 절주 등과 같은 습관은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아주 유익합니다. 우선 염분량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염분을 20g정도 먹는데 고혈압 환자인 경우 6g으로 낮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밥 세끼 먹는데 반찬을 반만 먹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번째는 하루 30분 이상 걷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저지방 음식 위주로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고혈압인 경우 배뇨와 성생활에는 어떤 연관이 있나요. “방광이 소변으로 꽉 차 있거나 괄약근에 힘이 들어갈 때면 혈압이 올라갑니다. 또 이러한 상태에서 배뇨를 하면 혈압이 급속히 내려갑니다.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지요. 때문에 추운 날씨로 인해 화장실을 참는 경우가 많은데 가급적 좌변기에 앉아서 느긋하게 배뇨를 할 것을 권장합니다. 또 성생활이 혈압을 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불륜관계인 경우 격심한 흥분이 동반되기 때문에 중대한 부정맥의 발작, 뇌졸중을 초래하는 등 복상사를 일으길 수 있습니다.” 인터뷰 도중 배 회장에게 혈압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 두끼만 먹는다는 것. 술은 원래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주량이 소주 반병정도면 취한다고 했다. 그는 또 심부전증 환자에게 사우나 치료법을 권장했다. 사우나 내부 온도 60℃에서 약 15분을, 사우나에서 나와 이불을 덮고 약 30분을 보내면 심부전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일제때 만주 선양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때인 1948년 서울로 이사를 왔으며 부친이 목포시장을 지내 목포 유달초등학교에도 다녔다. 다시 부산으로 이사를 해 경남고를 졸업하면서 서울대 의대에 진학, 오늘날 순환기계, 특히 ‘고혈압 명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0년 만주 선양 출생. ▲1959년 경남고 졸업. ▲1965년 서울대의대 졸업. ▲1976년 동 대학원 박사. ▲1973년 경희대의대 교수. ▲1982∼84년 미국 UCLA 파견교수. ▲1985년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정회원. ▲1991년 제10차 아세아·태평양 심초음파 학술대회 사무총장. ▲1996∼98년 대한순환기학회 이사장. ▲1997∼99년 한국 심초음파학회 회장. ▲2001년 제5차 세계 심초음파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2005년 아시아·태평양 고혈압학회 제4차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회장. ▲2005년 대한고혈압학회 회장. ▲2006년 경희대학교부속 동서신의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2007년∼현재 사단법인 한국고혈압관리협회 회장. ▲2008년∼현재 제13대 경희의료원장. # 주요 수상 대한순환기학회 학술상(1989년), 지석영의학상(1999년), 옥조근정훈장(2006년).
  • 칸 영화제 베스트ㆍ워스트 드레서는?

    칸 영화제 베스트ㆍ워스트 드레서는?

    올해로 61회를 맞이한 ‘칸 영화제가’ 프랑스 남부지방 칸 화려하게 개막됐다.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답게 약40여 개국 4000여명의 취재진들과 내로라하는 영화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온화한 지중해 날씨 속에 열리는 행사답게 레드카펫 위 배우들의 의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물론 유럽 및 아시아 각국 스타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부각시키면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패션 감각을 뽐냈다. 지난해 2월 美 L. A에서 열렸던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레드컬러 드레스가 대세였다. 하지만 칸 영화제에서는 컬러풀하면서도 기품 넘치는 스타일이 각광받았다. 스포츠서울닷컴은 제61회 칸 영화제를 맞이하여 베스트&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 출산 후 약 1달 만에 초고속으로 몸을 회복해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 케이트 블란쳇이 베스트 드레서에 선정됐다. 반면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노숙한 스타일을 보여준 미샤 버튼이 워스트 드레서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 Best | 케이트 블란쳇 - “노력 좀 했죠!” 케이트 블란쳇은 생애 처음으로 제61회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4월 셋째아이를 출산했다. 그 후 정확히 한 달 만에 완벽하게 예전 모습을 회복해 취재진은 물론 팬들을 깜짝 놀래켰다. 블란쳇은 이를 과시하듯 20대 스타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스타일리쉬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은은한 피치컬러의 시폰원단으로 만들어진 그의 드레스는 블란쳇을 한껏 우아하게 만들어줬다. 무엇보다도 사선으로 층층이 레이어드된 드레스 디테일 또한 독특하면서도 세련됐다.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블란쳇의 원래 이지미와 잘 맞아 떨어졌다. ★ Good | 나탈리 포트만 - “한 송이 꽃처럼” 지난 2007년 패션지 ‘인스타일’ 미국 판이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나탈리 포트만. 그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단 자격으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베스트드레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냈다. 포트만은 짙은 보라색 튜브 드레스를 선택했다. 그가 선택한 러플 디테일은 가슴부분부터 드레스 끝까지 이어져 몸 전체를 휘감아 포인트를 줬다. 덕분에 포트만이 한 송이 꽃처럼 보였다. 여기에 그는 심플한 블랙 벨트와 클러치 백 그리고 구두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 Bad | 줄리안 무어 -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할리우드 지성파 배우 줄리안 무어는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 ‘블라인드 니스’ 주인공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거닐었다. 50살을 앞두고 있는 무어는 이날 유난히 세월에 흔적이 짙어보였다. 피부 톤을 그대로 드러낸 투명 메이크업으로 등장해 ‘조금 성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얻어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선택한 드레스는 과도한 디테일 때문에 산만해보였다. 옅은 옐로우 컬러 시폰 드레스 까지는 그런 대로 무난했다. 하지만 가슴 선을 따라 나풀나풀 달린 같은 컬러 계열의 꽃장식과 양 어깨부분의 블랙 깃털 장식은 부조화스러웠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목 부분에 달려있는 짙은 옐로우 깃털은 그야말로 옥 의 티였다. ★ Worst | 미샤 버튼 - “20대 초반 맞아?” 미샤 버튼은 셀레브리티 자격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패셔니스타인지라 전 세계 팬들은 레드카펫 위 그녀의 모습을 고대해왔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20대 초반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노숙한 느낌의 스타일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스타들이 지중해 빛을 받아 화사한 의상을 선택한 반면 버튼은 우울하면서 칙칙한 네이비 컬러 드레스를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드레스 패턴역시 올드 하면서도 지루한 느낌이었다. 최근 버튼은 음주운전 사고와 약물 중독 증상에 시달려왔다. 그러한 후유증은 뛰어난 할리우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스포츠서울 닷컴 기사제휴/ 스포츠서울 닷컴 김용덕 기자, 이승훈 인턴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듣기 실력이 늘지않는 이유

    내가 스무살 되던 해 얘기다. 책을 사려고 시내에 나갔다가, 광화문 사거리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났다. 한참 반갑게 이 얘기 저 얘기 떠들다가 어디를 가냐고 물으니, 영어 회화 연습을 하러 존슨이란 미군 장교를 만나러 가는데 함께 가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따라가서 만났는데 존슨 대위가 나한테 뭐라고 말을 하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영어 회화 책을 사서 암기를 시작했다. 보름 만에 한 권을 모두 외우자,‘존슨 대위’ 아니라 ‘맥아더 장군’이 온다 해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친구를 통해 존슨 대위와 다시 만날 약속을 했다. 운동경기로 치자면 ‘리턴 매치(Return Match)’를 신청한 셈이다. 존슨 대위에게 ‘취미와 고향,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어 보면서 대화 주도권을 잡았다. 어깨가 한참 으쓱해 있는데, 이게 웬일인가? 존슨 대위가 나와 대화를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지, 예정에 없는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는 외운 범위 내에서 하는 말이라 대충 알아들을 수가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말들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듣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영어 듣기 연습에 착수했다. 매일 악전고투를 하며 실력이 늘지 않던 어느 날 “내가 영어 문장을 해석하는 속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AFKN 방송에서 아나운서가 말하는 속도는 평균 1분에 160단어 정도였지만, 내 독해속도는 1분에 80단어를 못 넘어 갔다. 독해 속도가 느리니,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청취능력까지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나의 독해 패턴을 분석해 속독속해를 방해하는 네 가지 나쁜 습관을 찾아냈다. 첫째, 문장을 읽어 나가는 중에 자꾸 앞에 읽었던 부분으로 되돌아가 읽는 습관이 있다. 둘째, 수동태나 관계대명사 같은 특정한 문법구조를 만날 때마다 이리저리 따져 보느라고 시간을 끄는 버릇이 있다. 셋째,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번에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끝까지 다 읽고 난 다음에야 그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해 이해한다. 넷째, 잘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속도가 느려진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다 학교과정에서 생겨난 ‘고약한 영어교육’의 후유증이었다. 그래서 이것들에다 ‘되돌이 습관’,‘따지기 습관’,‘번역 습관’,‘어휘력 부족’ 등의 이름을 붙여 놓고, 요놈들을 때려잡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이렇게 연구와 연습을 계속한 결과, 영자 신문 독해속도가 분당 300단어 이상까지 돌파하게 되었고, 그토록 애를 먹이던 AFKN 청취도 우리말 뉴스 듣듯이 편안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직청직해, 속독속해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한가? 다음 주부터는 내가 득도한 ‘스피드 독해와 청취’의 원리를 설명해 드리겠다.
  • [열린세상] 중국진출 기업 구조조정 필요하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중국진출 기업 구조조정 필요하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중국이 노동합동법을 제정해 시행한 지 4개월이 경과됐다. 이 법령을 예의주시한 한국노동교육원의 제안에 따라 제1회 동북아 노동교육기관 포럼이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렸다. 한국·러시아·중국·일본 4개국의 노동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서 중국의 신노동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중국의 신노동법의 핵심은 노동자에 대한 퇴직금 등 경제적 보상을 강화하고 서면계약 강제 및 무기계약 조치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를 유도함으로써 중국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예컨대 채용한 지 한 달 이내에 서면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평균 임금의 배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책임이 기업에 있으며,2회 이상 계약 경신을 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무기계약화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독소 조항이 들어 있다. 이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강화되는 세계 흐름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법 개정에 참여했던 잉장(潁姜) 중국노동교육원 교수 등 중국 대부분의 학자들은 지금의 새로운 법 제정은 과거 법 위반시 태만했던 조치를 제지하는 것이 근본 취지라면서 새로운 법적 의무를 외국투자기업에 부여하는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옌위안(程延園) 인민대 노동법 교수는 신노동법은 중국 국영기업 등이 해고가 더욱 어려워져서 타격이 예상되지만, 다국적기업은 기업경영상의 이유를 들어서 지금과 같이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서 옌후이(顔輝) 당서기 등 고위 당국자들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당초 우려했던 외국기업의 투자 위축 등 후유증 없이 연착륙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럼에도 필자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투자기업에 중국의 신노동법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이 중소기업이 중국 진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가에서는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포럼에서 다니구치 일본생산성본부 이사장은 중국 신노동법이 발효되었지만 일본의 대중국투자기업은 대기업과 고도기술집약산업이 주축이므로 다소간의 노동비용 상승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슐러스 러시아 사회과학원장 역시 당연한 조치라고 받아들이면서 러시아도 유사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의 대중국투자는 꾸준히 늘어 2007년 9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의 46.7%를 차지해 2002년 이후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들 투자기업은 중소기업이 건수 기준으로 95.4%나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대부분이 한국의 전투적 노동운동, 과도한 임금상승, 그리고 경직된 노동시장 등을 피해 진출한 한계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중국 내 새 노동법 발효로 더 이상 메리트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중국이 인도와 더불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무작정 중국진출을 감행하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젠 외환보유고 세계 1위 중국은 무작정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배고픈 하마가 아니다. 올해에도 10% 경제성장을 질주하고 있는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한계기업을 반기는 80년대의 낙후 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서둘러 중국진출기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하는 중국을 보면서 우리가 설 땅은 어디인지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게다. 이제부터라도 중국진출기업들은 중국의 새로운 노동계약법을 찬찬히 살펴보고, 과연 중국이 우리가 기대하는 꿈의 땅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아직도…”

    “휴유증이 남아 있으니 전쟁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전쟁 고아가 있고, 가족을 잃기도 했습니다. 부모로부터 전쟁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니 젊은 관객들도 공감하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라이 반신(54)이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4일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가 남아 있고 후유증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것이 앞으로도 베트남 전쟁을 다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가 들고온 영화는 전쟁이 끝난 뒤 죽은 병사들의 유해를 찾는 종군 간호사를 그린 ‘미세스 남’과 베트남 국민들의 고엽제 피해 현황과 보상 투쟁을 다룬 ‘정의의 길’이다. 베트남 정부의 영화국 국장인 반신 감독은 요즘 작품 활동보다 베트남 영화 발전에 더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영화국은 이날 전주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MB가 중심 잡아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MB가 중심 잡아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성장과 안정 사이를 널뛰기하고 있다. 사령탑인 기획재정부는 환율 약세 용인, 금리 인하, 추경 편성 등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고집한다. 반면 한나라당과 한국은행은 자신들의 성적에만 얽매인 관료주의 습성으로 몰아 붙인다. 정부는 ‘작은 정부론’‘인위적 경기부양’‘스태그플레이션’ 등의 반대논리에 막혀 주춤하지만 성장 우선주의의 깃발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여권의 갈등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은 혼란스럽다. 정부가 금리 인하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음에도 채권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7% 성장,10년 후 국민소득 4만달러와 7대 경제대국 진입’이라는 ‘7-4-7’을 기치로 내걸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으니 성장률에 초조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게다가 국민들도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우리의 실력을 밑도는 경제성적표에 무척 자존심이 상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건이 뒤따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 원유값이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드는 등 ‘3차 오일쇼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침체 속 물가 폭등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는 아니어도 올해 물가가 4%를 웃돌면서 성장률을 앞지르리라는 전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정권만 바뀌어도 분위기가 확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했던 이명박 정부로서는 답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비상출구가 보이지 않을 땐 과거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권하고 싶다.1970년대 초 1차 오일쇼크 때 유신 정권은 재정과 세제를 총동원한 경기 확장정책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유신정권에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우리 경제는 극심한 물가고에 시달려야 했다.1980년 2차 오일쇼크 때에는 전두환 정권의 김재익 경제수석이 우직스러울 정도로 안정 위주의 정책을 밀어 붙였다. 단기적으로 고전하기는 했으나 80년대 후반 ‘3저 호황’의 밑거름이 됐다. 15년 전 김영삼 정부가 출범 초기 추진했던 ‘신경제 100일계획’이라는 부양책이 남긴 후유증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박재윤 경제수석은 단기 경기부양에 앞서 ‘목욕탕론’과 ‘앰플주사론’을 들고 나왔다. 목욕탕론은 손님이 없는 한여름철에 목욕탕을 개보수하듯 경기침체기에 제도와 관행을 개혁하자는 논리다. 반면 앰플주사론은 ‘선 체력보강-후 개혁’이다. 요즘 성장론자들이 주장하는 논리와 비슷하다. 당시 학계와 시민단체, 언론 등은 ‘잔칫날에 잘 먹기 위해 사흘을 굶느니 당장의 허기부터 해결하자.’며 단기 부양론에 호응했다. 하지만 그때 투여한 앰플주사는 경제 실상에 대한 착시를 유발해 정권 말 외환위기를 불러들였다. ‘원조보수’라는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최근 출간한 정치 에세이집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기업CEO와 달라서 하루 아침에 뭔가 뚝딱 해치우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다.”면서 ‘CEO대통령론’을 경계했다. 단기 실적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의 고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금의 정책 혼선을 잠재울 사람은 이 대통령밖에 없다. 그러자면 이 대통령부터 초조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내각에 대해 재정전략회의의 결론대로 7% 성장을 위한 기초체력 다지기에 주력하라고 분명한 지침을 내려야 한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만연하면 투자도 소비도 살아나지 않는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셈그룹챔피언십] “오초아 비켜”…태극낭자 ‘굿샷’

    ‘여제 오초아’의 기세에 눌려 지내던 ‘태극 자매’들이 모처럼 들불처럼 들고일어나 23개 대회 만에 첫 승 기회를 잡았다. 2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시더리지골프장(파71·6602야드)에서 개막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셈그룹챔피언십 1라운드. 투어 ‘새내기’ 박희영(21)이 2언더파 69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선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 김미현(31·KTF)과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도 1타차 공동 2위로 뒤를 든든히 받쳤다. 투어 대회 첫날 리더보드 상단 3칸이 한국 선수로 채워진 건 올 시즌 처음. 더욱이 최근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맹위를 떨치는 동안 지난해 7월 이선화(22·CJ)의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제패 이후 10개월,22개 정규대회 동안 침묵했던 한국 선수의 우승 갈증을 풀어낼 기회도 잡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에 이어 LPGA 투어 신인왕을 노리는 박희영이 돋보였다. 지난주 스탠퍼드 인터내셔널 프로암에서 생애 첫 ‘톱 10’에 든 상승세를 앞세운 박희영은 장타에다 송곳 같은 아이언샷을 앞세워 까다로운 코스에서 버디 3개를 뽑아내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무릎수술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김미현도 제법 긴 코스를 장기인 페어웨이 우드샷으로 요리, 버디 3개를 뽑아내고 보기 2개를 묶어 2연패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 코로나챔피언십 당시 3타차 선두로 나선 최종 라운드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2년차’ 오지영도 생애 첫 승을 향한 각오를 새롭게 했다. 뒷심이 관건. 상금랭킹 3위의 폴라 크리머(미국)가 김미현, 오지영과 함께 2위 그룹에 합류한 데다 지난 대회 김미현과 연장 접전을 펼쳤던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미국), 지난해 US오픈을 제패한 크리스티 커(미국) 등이 공동 8위(1오버파 72타)에 포진해 시즌 마수걸이승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른 상황. 더욱이 2오버파 73타로 다소 부진, 공동 14위로 밀려난 오초아가 “앞으로 사흘이나 남았고, 선두와 타수차(4타)도 그리 크지 않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는 터라 남은 3개 라운드 향방이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임창용 쾌투…”이런 충격은 SUN이후 처음”

    임창용 쾌투…”이런 충격은 SUN이후 처음”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강속구가 연일 일본 열도를 흥분시키고 있다. 현재까지(4월 28일) 임창용은 8게임 연속 무실점과 더불어 5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으며 방어율은 무결점 제로. 이런 임창용의 호투를 두고 삼성에서 퇴출된 선수가 일본에 와서 용이 됐다며 일본리그가 한국보다 한수아래라는 일본팬들의 농담이 나올정도다. 이런 농담의 진가는 지난 25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펼쳐진 대 주니치전에서 확인할수 있었는데 이병규-우즈-와다 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경기가 바로 그것이다. 한신 타이거즈에 이어 현재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주니치의 내로라 하는 중심타선을 요리하는데 임창용이 던진 공의 숫자는 단 11개였다. 3번타자 이병규에게 4개, 우즈 역시 4개로 삼진을 잡았으며 5번타자 와다를 요리하는데는 3개의 공만으로도 충분했다. 현재 일본프로야구에서 임창용의 호투를 보는 눈은 놀라움 그 자체다. 소속팀은 물론 상대방 선수들, 팬 그리고 방송해설위원들 조차 임창용의 구위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154km의 강속구를 던져대는 임창용을 두고 ‘도저히 칠수 없는 마구’ 라던가 ‘마치 뱀이 살아움직이는듯한 무브먼트’ 라는 다소 과장된 수식어까지 남발하고 있는데 이건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현재 임창용의 공을 제대로 공략할수 있는 타자가 일본내에서는 없는 ‘마구’ 그 자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근히 한국프로야구출신 선수를 무시하기로 유명한 우익성향의 팬들조차도 임창용의 괴물같은 투구를 보고 ‘이런 충격은 선동열 이후 처음’ 라는 반응과 함께 그의 무실점 경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올시즌 몇 세이브를 기록할 것인지 벌써부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야쿠르트는 작년시즌 센트럴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다. 또한 시즌이 끝나고 팀의 중심타자인 알렉스 라미레즈와 리그 다승왕(16승)인 세스 그레이싱어마저 도쿄 라이벌 요미우리로 이적한 상황에서 올시즌 역시 험난한 행보를 보일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이에 대한 보강으로 데려온 선수가 작년 한국리그 다승왕출신인 다니엘 리오스와 임창용이지만 팀내에서는 리오스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았을뿐 임창용이 이렇게까지 활약을 해줄지 아무도 몰랐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믿었던 리오스는 투구시 셋트 포지션에 대한 문제로 보크를 연발하거나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현재 1승 3패 평균자책점은 무려 6.11 를 기록하고 있어 타카다 시게루 감독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그레이싱어의 공백을 메워줄거란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것. 하지만 지금 야쿠르트는 이시카와(4승 1패 1.47)-무라나카(2승2패 2.40)의 호투와 산토 겐-마쓰오카 겐이치로 이어지는 중간계투 그리고 마무리 임창용이 건재하고 있어 작년처럼 어이없게 경기를 내주는 일이 거의 없는 팀으로 변모해 있다. 팀순위도 한신,주니치에 이어 리그 3위다. 타선도 미야모토(.347)-아오키(.341)-가이엘(홈런 8개)이 버티고 있어 올시즌 임창용이 세이브를 올릴만한 여건은 충분하다. 현재 임창용은 작년시즌 연마한 포크볼을 아직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명 ‘3단 피칭’의 각기 다른 투구폼으로 던지는 현재 그의 스타일상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볼배합으로 타자와 승부하고 있는데 선발투수가 아닌 마무리로서 다양한 공의 종류를 던지기 보다는 구위로서 타자들을 윽박 지르겠다는 계산이다. 아직 시즌초반이긴 하지만 임창용의 이런 자신감은 그의 투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부상 후유증도 없으며 오히려 부상이후 직구 구속이 상승했다는 점. 무엇보다 그 스스로도 자신의 공을 믿고 있다는 점이 올시즌 임창용의 장미빛 전망이 가능한 이유다. 언제까지 임창용의 놀라운 활약이 펼쳐질지 현해탄 건너에 있는 한국팬들 역시 관심의 대상이된지 오래다. 한때 잊혀진 투수에서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탈바꿈한 임창용. 지금 그는 일본최고의 마무리 투수중 한명인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공부문發 춘투 비상

    공공부문發 춘투 비상

    노동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6월말∼7월초 총파업 등 대규모 투쟁설이 퍼지고 있는 데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4일 노동부와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조직 가운데 가장 결집력이 강한 금속노조의 산별교섭과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 조정이 도화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민주노총 명분 쌓기 돌입 민주노총은 산별조직의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석행 위원장은 지난 10일부터 산별조직을 순회 방문하는 ‘산별대장정’에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산별조직의 파업권을 위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초(5월2∼8일)에는 금속노조 방문이 예정돼 있다. 금속노조는 “단체협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1일부터 사용자 단체들이 중앙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별교섭이 6월말∼7월초 투쟁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별교섭과는 별도로 현대자동차노사가 다음달 10일부터 임금협상을 벌일 예정이다.GM대우 노조도 특별성과급 등을 요구하는 별도의 임단협을 마련했고, 기아자동차도 조만간 임단협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별교섭에 대한 사용자측의 부정적인 시각이 강해 5월 교섭이 불투명하다.”면서 “노동계는 이를 빌미로 이미 투쟁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기폭제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방침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노총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앞장서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며, 민주노총도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이 참여하는 ‘공공부문 시장화 사유화 저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했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1일까지 사회공공성 지킴이 1만명을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중 부처별로 산하 공기업 민영화 방안을 제출받기로 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어 노동계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사실상 5월부터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면서 “산하 조직의 투쟁의지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6월말 쯤이면 절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2010년까지 미뤄 놓은 노사관계 선진화제도의 입법화도 노정간 충돌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는 7월1일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들도 2년 이상 계약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지난해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첫 적용될 때처럼 무더기 해고사태가 예상된다.7월 이전에 법적용을 회피하려는 소규모 사업장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 노사, 노정간의 갈등이 증폭될 공산도 있다. 신은종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정규직근로자의 50% 이상이 30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돼 있지만 정규직 전환 여력은 오히려 떨어져 심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8) 후금관계 파탄의 시초(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68) 후금관계 파탄의 시초(Ⅰ)

    ‘야나가와 이켄’에서 비롯된 일본과의 긴장도 대충 해소되고 있던 1635년 12월, 인열왕후(仁烈王后·1594∼1635) 한씨가 세상을 떠났다. 출산으로 말미암은 후유증 때문이었다.12월4일에 태어난 대군은 곧 사망했고, 한씨 또한 닷새 뒤에 숨을 거두었다.42세, 아까운 나이의 죽음은 애처로웠지만 인열왕후는 정확히 1년 뒤 조선으로 밀어닥쳤던 전란의 소용돌이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후금이 그녀의 상에 조문사(弔問使)를 보내 문상(問喪)하는 과정에서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끝내 파탄을 향해 치닫게 된다. ●이상한 조문 사절단 국상(國喪) 때문에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1636년(인조 14), 연초부터 흉흉한 소식들이 보고되었다.1월, 대구에서는 황새들이 서로 패를 갈라 진을 치고 싸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2월 초에는 안산에서 황당한 보고가 올라왔다. 바다 속에 있던 바위 세 개가 저절로 움직여 육지로 옮겨왔다는 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바위들이 지나온 곳에 거의 40여 보(步)나 되는 길까지 만들어졌다고 했다. 2월8일과 10일, 대사헌 윤황(尹煌)은 연달아 인조에게 목소리를 높였다.‘나라가 망하려면 요상한 변고(요변·妖變)가 있기 마련인데, 지금의 나라 상황은 망하기 직전’이라며 인조에게 자세를 낮추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요변’의 경고가 맞아들어가는 것이었을까? 2월16일, 후금 사신 용골대와 마부대 일행이 압록강을 건너 의주로 들어왔다. 조선의 국상에 조문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사절단의 구성이 이상했다. 후금의 여진족 말고도 서달(西 )이라 불리던 몽골인 지휘관들이 77인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의아해하는 의주부윤 이준(李浚)에게 용골대는 까닭을 설명했다.‘우리나라가 이미 대원(大元)을 획득했고 또 옥새를 차지했다. 몽골의 여러 왕자들이 우리 한(汗)에게 대호(大號)를 올리기를 원하고 있으므로 조선과 의논하기 위해 그들을 데리고 온 것이다.’ 대원을 획득했다는 것은 후금이 차하르(察哈爾) 몽골을 정복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고, 옥새는 바로 차하르 몽골의 마지막 수장이었던 릭단 한(林丹汗)의 옥새를 말하는 것이다. 대호를 올린다는 것은 홍타이지가 황제로 즉위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준의 보고를 들은 조정 신료들은 경악했다. 사간 조경(趙絅)은 몽골인들을 국문(國門)으로 들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장령 홍익한(洪翼漢)은 상소를 통해 인조를 통박했다. 그는 ‘태어나서 지금껏 대명천자(大明天子)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정묘년에 오랑캐에게 머리를 숙여 명령을 따르는 바람에 지금 저들이 우리를 신첩(臣妾)으로 삼으려고 덤비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용골대 일행을 처단하여 그 목을 함에 담아 명나라로 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관 신료들도 서달을, 명을 배신하고 후금에 붙은 반역자라고 규정하고 그들을 속히 의주의 감옥에 가둬 상경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몽골을 복속시킨 후금의 자신감 후금이 용골대 일행을 조선에 조문사로 보내면서 몽골인들까지 대동시킨 것은 무슨 까닭일까? 거기에는 나름대로 사연이 있었다. 1634년 6월, 홍타이지는 대군을 이끌고 명을 공략하는 원정에 나섰다. 당시 공격 목표는 주로 선부(宣府)와 대동(大同) 지역이었다. 오늘날 허베이성(河北省)에 속하는 선부와, 산시성(山西省)에 속하는 대동은 모두 몽골로부터 북경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 요충이자 중진(重鎭)이었다. 홍타이지는 당시 명을 공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선부와 대동 주변의 차하르 몽골 부락들을 초무(招撫)했다. 후금이 일찍이 1632년 차하르 몽골을 공격했을 때, 릭단 한이 황하를 건너 서쪽으로 도주하면서 차하르 지역에 대한 완전한 정복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1634년 5월, 원정 출발에 앞서 홍타이지는 명 변경에서 유목하고 있던 차하르 몽골 부락들에 유시문(諭示文)을 보내 자신에게 귀순하라고 촉구했다. 원정은 성공적이었다. 명군은 후금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들이 몇몇 성을 방어하는 데 급급했던 사이 후금군은 주변 지역을 자유자재로 유린, 약탈했다. 당시 홍타이지의 원정에는 후금에 우호적인 코르친(科爾沁), 나이만(柰曼) 몽골 등이 동참했다. 선부와 대동 주변 차하르 몽골의 잔당들도 원정 기간 동안 속속 투항해 왔다. 더욱이 1634년 윤 8월, 도주했던 릭단 한이 사망했고 이후 그 아들들과 대신들이 나머지 국인(國人)들을 이끌고 홍타이지에게 투항해 왔다. 홍타이지는 원정을 통해 사실상 몽골을 평정했다.1634년 12월, 원정군이 개선했던 직후 홍타이지는 태조 누르하치의 사당을 찾아 자신의 승첩 사실을 고했다. 그는 직접 읽은 축문에서 ‘누르하치의 신령(神靈)에 힘입어 자신이 차하르를 비롯한 몽골 부락들을 모두 복속시켰다.’고 보고했다. 또 ‘조선도 과거에는 성의를 보이지 않다가 이제 아우를 칭하며 납공(納貢)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남은 적은 이제 명나라뿐이라고 했다. 13세기 이래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존재였던 몽골을 정복하게 되면서 후금의 자신감은 결정적으로 높아졌다. 더욱이 1635년에는 ‘칭기즈칸의 정통 후계자’였던 릭단 한의 옥새를 손에 넣었고, 요양(遼陽)의 옛 절터에서 출토된 금불상까지 획득했다. 불상은 쿠빌라이 칸 시절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릭단 한에게 돌아갔고, 다시 홍타이지의 손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홍타이지는 이제 천명(天命)이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여길 법도 했다. 실제 금불상을 얻은 직후, 홍타이지는 조선에 사람을 보내 안료(顔料)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사찰을 새로 지어 불상을 봉안하는 데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홍타이지의 오판 후금의 넘치는 자신감은 조선에 대한 태도의 변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1635년 11월, 홍타이지는 릭단 한의 옥새를 조선 사신에게 보여주면서 은근히 위세를 과시하려고 했다. 청 측 기록에는 조선 사신 박로가 옥새를 보고 ‘진정 하늘이 내린 보물’이라고 감탄했다고 되어 있다.1636년 1월, 조선에 보낸 국서에서 ‘하늘의 돌보심으로 우리 대군이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고, 공경(孔耿)이 귀순했으며, 차하르 몽골이 복속하여 주변이 모두 우리 소유가 되었다.’고 과시했다. 홍타이지는 그런데도 조선은 자신들을 공경할 줄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윽고 1636년 2월, 후금의 여러 패륵(貝勒)들은 홍타이지에게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고 상주(上奏)하기로 의결했다. 그들은 ‘차하르 한의 아들이 투항해 오고, 대대로 전해오던 몽골의 국새를 얻은 것은 하늘의 뜻이 정해진 것’이라며 속히 황제가 되어 신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신료들의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아직 대업(大業)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강조하고, 그런 상황에서 먼저 황제가 되는 것은 하늘의 뜻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타이지가 고사하자 여러 패륵들을 비롯하여 만몽한(滿蒙漢) 출신의 신료들이 모두 나서서 속히 대호(大號)를 정하여 하늘의 뜻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신료들의 강청은 이틀 동안 계속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홍타이지의 친형인 대패륵(大貝勒) 다이샨(代善)까지 나섰다. 그는 여러 패륵들을 이끌고, 죽을 때까지 홍타이지에게 충성을 다 바치겠다고 맹서했다. 고사와 강청이 거듭되는 와중에 홍타이지는 조선을 거론했다.‘만몽한 출신 신료들이 한목소리로 권하니 거부하기 어렵다. 조선도 형제의 나라이니 마땅히 같이 의논해야 한다.’ 조선의 뻣뻣한 태도가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홍타이지는 황제 즉위에 앞서 조선의 동의를 받고 싶어했고, 그 때문에 용골대 일행에게 몽골인들을 동행시켰던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오판이었다. 조선은 후금과 화친하고 형제관계를 맺었지만 그것은 본심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홍타이지는 조선의 추대를 원하고 있었다. 홍타이지가 순진했던 것일까? 조선이 무모했던 것일까? 양국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사설] 총선 사범 수사 엄정·신속한 처리를

    18대 총선 당선인 중 선거법 위반 혐의자들이 연이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검찰이 그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2번 이한정 당선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어제는 경찰이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친박연대 양정례·김노식, 통합민주당 정국교 당선자 등도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금배지를 자진 반납해야 할 판인데도 버티고, 소속 정당들조차 우물쭈물하고 있다. 우리는 4·9총선에서 흙탕물을 일으켰던 인사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이한정·양정례 당선자 등 일부 관련 인사들의 대응 태도는 갈수록 가관이다. 이 당선자는 총선 때 선관위에 신고한 학력란의 ‘연변대학 정치학과’ 등 기재 내용이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특히 고교 졸업장은 위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자료가 소실됐다느니, 인우보증서를 제출하겠다느니 횡설수설하다 결국 어제 구속됐다. 허위 학력·경력이 구설에 오르자 ”과거보다 미래를 봐달라.”고 했던 양 당선자는 새로 십수억원 헌금설에 휘말려 있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소속 정당들도 해당 의석을 포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도 표적 수사라며 엄호하는 친박연대 지도부의 행태는 개탄스럽다. 이한정 당선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하자 대법원에 당선무효 소송을 내기로 한 창조한국당 지도부의 대응도 민망한 일이다. 잘못된 공천에 정치적 책임을 지기보다는 의석 한석에 연연하는 태도가 아닌가. 이런 혼탁선거의 후유증이 오래 계속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와 단죄는 정치 논리를 떠나 엄정하면서도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 [미리 본 삼성쇄신안] 지배구조·경영체제 수술 불가피

    [미리 본 삼성쇄신안] 지배구조·경영체제 수술 불가피

    이제 공은 삼성으로 넘어왔다. 투자자들과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쇄신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잃어버린 반년’의 후유증을 수습해야 한다.“진짜 시련은 이제부터”라는 말이 삼성 내부에서 나오는 이유다. ●“시련 끝 아닌 시작”…전략기획실 대수술 초미의 관심사는 삼성이 내놓을 쇄신안의 내용이다. 그룹 임원은 17일 “지금까지 거론된 모든 방안을 선택 대상에 올려놓고 검토 중”이라며 “현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배구조와 경영체제 쇄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 카드는 ‘선택’되더라도 중장기 방안인 만큼 당장은 전략기획실 대수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실은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59년 만든 비서실이 모태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확대되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다가 ‘X파일’ 사건이 터진 뒤 2006년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전략지원팀(팀장 김인주 사장) 등 인원은 100여명이다. 그러나 여느 그룹이나 계열사간 중복투자 등을 교통정리하는 ‘컨트롤 타워’는 있는 만큼 조직 자체를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순기능 위주의 새 조직으로 다시 짤 가능성이 있다. 명칭과 인적 구성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좀 더 본질적 관심사는 쇄신의 주체다. 삼성측은 “이건희 회장”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 회장이 ‘불구속’ 기소된 만큼 이 회장이 쇄신안을 지휘하는 데는 현실적 제약이 없다. 이 경우, 이 회장이 서울 태평로 본사사옥 출근을 재개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회장 역시 기소 대상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 ●‘미스터 클린’ 내부 중진인사 앞세울 듯 대신,‘클린’ 이미지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앞세울 공산이 크다.1987년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기 직전 국무총리를 지낸 신현확씨를 영입, 내세운 예가 있다.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삼성 내부에도 훌륭한 인재가 많다.”는 이순동 사장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사장은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등 각계의 조언을 열심히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어떤 형태가 됐든 ‘이건희 회장-전략기획실(이학수 실장)-각 계열사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삼각편대 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어정쩡한 방안으로는 삼성 스스로 “위력을 절감했다.”고 토로한 ‘국민정서법’을 넘기 힘들다는 점에서 삼성의 고민은 깊다. 쇄신안 못지않게 삼성을 짓누르는 고민은 특검 후유증 극복방안이다. 삼성은 김용철(전 삼성 법무팀장) 변호사의 첫 폭로가 나온 지난해 10월 말 이후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였다. 투자, 채용, 인사 등 핵심 의사결정을 모두 보류했다. 그룹 임원은 “이로 인한 유무형의 타격이 바깥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일본 소니의 변심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털어놓았다. 당장 거대한 특수가 예상되는 8월 베이징올림픽만 하더라도 거의 손을 못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투자·채용·인사 5월 중순前 마무리 그는 “그동안 미뤄놨던 올해 투자계획과 채용 규모, 임직원 승진인사 등을 5월 중순 전에 모두 확정짓고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올해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외신’이다. 유무죄 여부를 떠나 핵심 경영진의 줄기소가 확정된 만큼 외신들의 부정적 보도가 쏟아질 전망이다. 삼성측은 “그룹의 주력인 전자산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해외 파트너들과의 부품·기술 등 유기적 공조가 필수”라면서 “범죄자 이미지가 부각되면 이같은 동맹관계가 흔들릴 위험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은 매출의 80%, 영업이익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직함도 위태롭다는 우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 내주 대대적 쇄신안 발표

    삼성그룹은 다음주 중에 대대적인 그룹 쇄신안을 발표한다. 미뤄놨던 투자·채용·인사도 다음달 중순 전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특검 후유증 최소화와 임직원 사기진작책 마련에도 들어갔다. 이순동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사장(실장 보좌역)은 17일 특검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기자실로 내려와 “오랫동안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회 각계 의견을 들어 다음주 중 쇄신안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22,23일쯤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쇄신안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지배구조와 경영체제 투명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략기획실을 공공연히 비판한 만큼 이학수 실장 중심의 전략기획실 재편도 확실시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편가르기 공약에 찢기고 멍든 ‘천년이웃’

    편가르기 공약에 찢기고 멍든 ‘천년이웃’

    돈 선거와 뉴타운 등 18대 총선이 낳은 헛 공약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당선자 46명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무더기 재선거 가능성도 점쳐진다. 돈 선거·헛 공약·소지역주의 갈등이 겹쳐진 결정판으로 경주가 꼽힌다. 선거운동원 13명이 이미 구속된 상태여서,‘제2의 청도’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천년 고도’ 경주의 찢겨진 자존심과 분열된 민심을 짚어 봤다. “부끄럽지예. 경주 이미지만 땅에 떨어지고 상처만 남았다 아입니꺼.” 16일 경주 도심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안강읍내. 금은방을 운영하는 토박이 김동철(56)씨는 혀를 찼다.“경주 시민들 정신 차리야지예. 한국수력원자력 부지는 이미 양북으로 정해진 걸 국회의원이 우예 바꾸겠능교. 게다가 돈까지 뿌린 사람은 안 뽑았어야지예.” ●‘한수원 이전´ 내걸어 표심 유혹 4선 의원에 지역유지인 친박연대 김일윤(70) 후보는 오는 2010년 경주의 동남쪽 양북면에 들어설 예정인 한수원 본사를 경주 시내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런 탓에 경주 시내와 외곽인 동경주 사이에 ‘소지역주의’가 생겨났다. 김 후보는 ‘친 이명박계’인 한나라당 정종복(58)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김 당선자는 돈 살포 혐의로 총선 당선자 가운데 맨 먼저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선거운동원도 잇따라 구속됐다. 안강읍내에서 7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보국(43)씨는 “지역 국회의원이 ‘범법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부끄럽다.”면서 “돈 선거로 청도가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벌써 여기도 재선거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이기·돈선거… 상처 남겨 하지만 경주 시내의 민심은 안강읍과는 딴판이다. 주민들은 오히려 김 당선자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우유 배달원 김창숙(55·여)씨는 “한수원이 양북으로 가면 (경주보다 더 가까운)울산에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시내로 끌어와야 한다.”면서 “돈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좀 뿌려 주면 어떠냐. 시내 상권이 다 죽었는데, 지역만 발전되면 한나라당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자 김모(57)씨는 “TV를 보니 대낮에 돈을 꺼내 나눠 주고 그걸 카메라로 찍던데, 상대방 후보가 조작한 것 같더라.”면서 “돈을 썼거나 말거나 경주 시민이 살려면 김일윤씨가 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경주 시내 민심이 김 당선자에게 기운 건 한수원 본사 유치가 지역 상권을 살릴 거란 기대 때문이다. 경주는 2006년 1월부터 핵폐기장 유치의 인센티브로 오게 될 한수원 유치 문제로 시내와 ‘동경주’로 불리는 양북·양남면, 감포읍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결국 같은해 12월 양북 유치로 결정됐지만 총선에서 선거인수가 많은 시내 주민들의 표심에 기댄 공약이 나오면서 소지역주의 갈등은 커졌다. 한수원 신흥식 본사이전추진실장은 “김 당선자 측이 시내 유치에 대해 우리와 상의한 적이 없고 이전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면서 “경주 전체가 합의된 공통 분모를 가져온다면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양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경주 주민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양북면 입구에는 ‘동경주 주민은 달나라 사람이냐.’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양북면 안동2리 주민 신태헌(57)씨는 “헛된 공약을 내세워서 시내 사람들을 선동하고 동경주 주민들에게 상처 주면 되겠느냐.”면서 “시내에 유치되면 동경주 사람들은 모두 사생결단을 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흥2리 노인회관에서 만난 이해숙(86·여)씨는 “쓰레기장(핵폐기장)은 여기에 갖다 놓고 한수원만 가져 간다니 가만 있겠냐.”고 말했다. 경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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