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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의 선행도 가난과 불평등 해결 못 한다

    [왜 기업은 세상을 구할 수 없는가] 마이클 에드워즈 지음/윤영삼 옮김/다시봄/208쪽/1만 4000원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적 사고방식은 모든 분야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적용해야 할 마법의 철학으로 받들어진다. 시장경제는 물론 공공 서비스 부문, 심지어는 비영리단체며 시민사회운동에서도 기업적 사고방식은 예외없이 통용된다. 기업적 사고방식이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영역과 범위는 무한한 것일까. ‘왜 기업은 세상을 구할 수 없는가’는 기업의 태생적인 생리를 사회 현실에 연결시켜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책에서 저자는 기업의 방식은 연대와 인내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변혁에 결코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그 한계의 원인은 빠른 성과와 이를 달성하려는 경쟁의 원칙이다. 공공부문에 기업적 사고를 적용해 실패한 사례들은 도처에서 속출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한 사례만 봐도 후유증은 심각하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상수도 민영화 사업을 추진했던 영국의 컨소시엄은 철창 신세를 졌다. 상수도 민영화 사업을 추진한 칠레와 볼리비아는 물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 양국의 상수도 요금은 무려 43%나 올랐다. 기업적인 방식을 도입하려다 조직이 축소 혹은 변질된 미국의 YWCA, YMCA, 적십자, 해비탯 같은 단체들의 실패 사례가 흥미롭다. 비영리단체와 박애운동 등 사회변혁을 추동하는 영역에서도 기업적인 방식은 만능의 해결사가 결코 아님을 실감나게 보여 주고 있다. 저자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시민운동과 기업적 사고를 적용한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가들은 호황일 때엔 ‘사회’ 쪽을 진지하게 고려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 시장 논리로 회귀하곤 한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나라에선 사회적기업이 ‘깨진 독에 물 붓는 꼴’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는 대기업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박애를 실천하는 기업들의 선행이 자본주의가 낳은 뿌리 깊은 가난과 불평등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단정한다. “역사적으로 어떤 위대한 사회적 대의도 시장을 통해 만들어진 것은 없다.” 저자는 결국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 배려와 연민의 공동체를 만들고 시민사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매듭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 환자의 명절후유증

    [나의 아토피 멘토] 아토피 환자의 명절후유증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지나갔다. 하지만 아토피 환자들은 추석이 지나고 나면 한시름 놓는다. 추석 때 경험했던 스트레스와 음식은 아토피 때문. 명절 때 “친척 누구는 대기업에 들어갔다던데…” “아직도 취업 못 해서 놀고 있니?” “애인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연봉은 얼마 받니?” 등이 제일 듣기 싫었던 말 설문조사에서 1순위를 차지한 내용이다. 명절을 보내고 나면 이러한 말들로 인해 불가피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온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 증상만으로도 항상 긴장되어 있고 예민한 상태라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훨씬 더 취약하다. 스트레스는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면역 기능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여 염증 반응이 더 쉽게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아토피 한의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명절을 지내러 가기보다 그냥 집에서 지냈던 사람들도 있다.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충분히 쉬어주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명절 증후군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한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운동을 통해 뇌에 충분한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게 되면 기분 또한 상쾌해진다. 아토피 환자들에게는 스트레스 못지않게 추석을 괴롭게 했던 것이 바로 음식이다. 추석 음식은 대부분 기름을 많이 사용하여 부침개의 형태로 만들거나 소고기, 닭고기 등 고열량 고지방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고열량 고지방 음식들은 소화기 내에서 많은 열과 독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아토피 환자들의 증상을 아주 쉽게 악화시킨다. 평소에는 잘 지켜지던 식습관이 무너진다. 무너진 식습관은 대부분 과식으로 인해 식체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식체는 감기, 장염과 함께 아토피 증상을 갑자기 심하게 악화시키는 3대 병증 중에 하나다. 프리허그 노트(식단) 작성하기, 50번씩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 만들기, 8시 이후에는 야식 금지하기 등이 아토피 환자들에게 수없이 말하는 아토피 치료의 원칙이다. 아토피의 근본 원인인 열과 독소는 음식에서 가장 많이 생겨난다. 추석 때 무너진 이러한 식습관들을 등한시하게 되면 아토피 증상도 악화되고, 다시 식습관을 원래대로 돌이켜 놓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루빨리 명절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 생활관리의 균형을 찾도록 하자. 또한 아토피 치료 원칙을 잘 실천한다면 분명히 아토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진=프리허그한의원 대전점 조재곤 원장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靑·與·野 3자회담 이후] 커지는 후유증, 커가는 말싸움

    [靑·與·野 3자회담 이후] 커지는 후유증, 커가는 말싸움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7일 서로 ‘국민 저항’을 거론하며 직접 격돌하는 등 전날 여야 3자 회담 실패의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치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상생의 정치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랐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국회에서 선진화법을 제정하고 그것을 극단적으로 활용해 민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고 남은 임기 동안도 그럴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국회가 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이 대통령을 상대로 정책이나 현안을 끌고 나가려는 모습에서 벗어나 국회로 돌아와 여당과 모든 것을 논의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도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어제 회담에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사과를 계속 강요하면서 국정 최고책임자를 몰아세우는 진풍경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는데 본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장외 투쟁을 강행하면서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대통령과의 담판 정치만 하겠다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의회정치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한길 대표는 이날 추석 귀성 인사를 위해 서울역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원내외 병행 투쟁 중이며 한번도 국회를 떠난 적이 없다. 국회를 팽개치고 민생을 외면한 것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새누리당(한나라당) 때”라며 “저는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는데 그때 박근혜 야당 대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회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국회를 팽개쳐선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 경험 때문에 저는 천막을 치면서도 원내외 병행 투쟁 원칙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민생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민생이 힘겨운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민생에 무능한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 노웅래 당 대표 비서실장 등 당내 73~79학번 의원 27명은 ‘긴급조치 세대 국회의원’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민주주의가 가장 시급한 민생”이라며 “대통령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국민의 대대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910명 사망”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후유증으로 사망한 이른바 ‘원전 관련 사망자’ 수가 9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문은 후쿠시마 현내에서 자체 취재를 벌인 결과 ‘원전 관련 사망자’가 최근 반년 사이 최소 121명이 추가됨에 따라 사고 발생 이후 2년 반 사이에 총 910명에 달하게 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사망자 910명은 원전사고로 인한 병원 기능 마비와 피난 중 스트레스 등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돼 이 신문은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박했다. 후쿠시마현내 시·정·촌(市·町·村) 등 행정단위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포함한 동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자뿐 아니라 피난 중 사망한 사람에 대해서도 재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면 최고 500만엔(약 5419만원)의 재해 조위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로부터 2년 반이 경과함에 따라 사고 당시 및 피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갈수록 어렵게 돼 ‘원전 관련 사망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로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사람 수는 1만 8466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재해 관련 사망자’는 2782명에 이르며, 그중 910명이 원전 관련 사망자로 집계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수술후유증으로 아내 못 알아본 남편, ‘너무 예뻐’ 놀라

    수술이 끝나고 가까스로 깨어난 남성이 아내를 보고 너무 예뻐 놀라는 영상이 화제라고 영국 일간 메트로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유타주(州)에 사는 남성 재이슨 모텐슨은 탈장 회복 수술을 받은 후 가까스로 깨어났다. 눈을 뜬 직후 정신이 없던 이 남성은 옆에서 지켜보던 여성이 자신의 아내란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아내를 보자마자 “당신의 눈은 사탕 같다.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누군가요?”라며 칭찬했다. 이에 아내가 웃으며 남편에게 자신이 아내라고 밝히자, 남편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기뻐했다. 남편은 “수술이 끝나고 완전히 정신이 없던 상태였다”며 “6년 결혼생활에서 5번째 수술이다. 아내는 변함없이 내 곁에 있어주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영상보러가기)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굿모닝 닥터] 후유증 없는 미래 척추치료, 미세 현미경이 연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척추질환이 제대로 규명되고 치료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이다. 이 시대의 척추수술 기법은 한마디로 미세 현미경의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다. 사실, 1950년대까지 대부분의 척추질환이 규명됐다. 1937년 러브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후방 디스크감압술을 시행한 후 40년이 지난 1977년에 카스파와 야살길이 디스크수술에 현미경을 도입하면서 미세 현미경수술의 장을 열었다. 미세한 신경과 척추관을 현미경으로 정밀하게 수술함으로써 척추수술이 실질적인 치료법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로써 수술 성적이 현저하게 향상되어 현재 척추수술의 표준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척추 진단의 획기적인 진보는 MRI(자기공명영상)의 개발이다. 1895년 뢴트겐이 발명한 X레이 기기는 20세기 들어 추간판조영술과 CT 검사로 발전했다. 이어 1970년대에는 MRI 개발로 정밀한 척추질환 진단이 영상검사로 이뤄지게 됐다. 미세 현미경과 MRI가 현재의 아이콘이라면, 미래의 척추치료는 척추 내시경과 재생치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들어 척추 내시경시술이 태동했으며, 이때부터 미세침습 척추수술이라는 용어가 적용됐다. 한마디로, 최소한의 절개로 정상조직은 보호하면서 병변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손보는 기술이다. 척추내시경과 미세침습 척추수술의 발달로 수술 후유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빨라지는 효과가 뚜렷해지더니 2000년대 들어서는 미세 현미경과 척추내시경이 혼용되고, 표준수술법과 미세침습 척추치료법이 공존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미래의 척추치료는 로봇과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하거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생물학적 재생치료, 인공 디스크치환술 등이 주목받을 것이다. 그래서 로봇이 척추질환을 치료하고, 손상된 신경을 오롯이 재생하는 꿈 같은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안용 서울우리들병원장
  • 다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 안 볼랑가

    다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 안 볼랑가

    “찌렁찌렁 나간다. 기생 아가씨 나간다. 안 비키면 다쳐~.” 1930년대 군산. 해질녘이면 요정으로 향하는 기생의 인력거를 쫓아가며 소녀는 이렇게 놀려대곤 했다.운명은 짖궂었다. 열한살이 되던 1939년 소녀는 ‘채 맞은 생짜’(회초리를 맞으며 제대로 학습한 예기(藝妓))가 되어야 했다. 가야금 명인 김영주의 수양딸로 군산 소화 권번(券番)에 들어갔다. 일제 강점기 전문 기생을 길러내던 교육기관이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큰오빠마저 병석에 몸져 눕자 생계가 육남매의 셋째인 소녀의 몫이 된 것이다. “친구들과 그렇게 일 나가는 기생을 놀려댔는데 내가 기생이 됐지. 사람 일은 장담 못하는겨.” 8일 군산 중국집 빈해원에서 만난 소녀는 여든다섯의 여인이 되어 있었다. 오는 12일 LG아트센터 ‘해어화’(解語花·‘기녀’를 일컫는 말) 공연에서 기약할 수 없는 민살풀이춤을 선보일 이 시대 마지막 예기, 장금도 할머니다. 권번에서 시조, 단가, 춤, 일본어 등 4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마친 1942년 소녀는 1등으로 예기 허가증을 받아냈다. 춤으로는 군산, 김제, 전주 등지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낮이면 환갑집, 밤이면 요릿집·요정 등에 코피 날 정도로 불려다녔다. ‘장금도를 불러달라’는 손님들의 요청이 빗발쳤다. 아침에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서면 매일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하루에 승무, 살풀이를 수도 없이 췄어. 이 방, 저 방에서 ‘장금도 춤 좀 보자’고 불러대니 ‘뽀이’들이 서로 날 잡아당겨 소매가 찢어지기도 했지. 큰 기생들도 나를 데리고 다닌 게 내가 추면 팁이 많이 나오거든.” 하지만 급작스레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일본군의 정신대를 모집을 피해 1944년 열여섯 소녀는 떠밀리듯 부여로 시집을 갔다. “기생들은 발에 흙 안 묻힌다는 말이 있어. 그런데 시집을 갔으니 뭘 할 줄 알간? 시어머니가 버선을 꼬매라고 줬는데 할 줄을 몰라 멍하니 있다 혼났지. 밥도 못하니 시어머니가 ‘그럼 뭘 헌다냐’하고 기막혀 했지.” 2년 뒤 그녀는 군산으로 ‘화려한 컴백’을 했다. 이유는 역시 생계였다. 배 속에 아이를 밴 채였다. 김제만경에서 손님이 오면, 포구에 큰 배가 들어오면, 장금도 춤을 보자는 사람이 여전히 줄을 섰다. 임신 8개월까지 춤을 췄다. 애를 낳은 장금도를 부르려면 인력거 두 대를 동원되어야 했다. 한 대는 장금도, 한 대가 아기와 유모 몫이었다. “소리하고 춤추고 나면 애가 한창 배고플 때야. 딴 사람들 공연할 때 얼른 뒤뜰에 나가서 젖 주고 그랬지. 다른 남자들과 놀고 그러지도 않았어. (사람들이) 춘향이도 아님서 열녀 났다고 했응께.” 인기 비결을 묻자 할머니는 주름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수줍게 웃었다. “나는 예쁘지는 않응께. 몸매는 괜찮았지. 젊었을 때는 살결이 희고 복슬복슬허니 ‘뾰똑뾰똑’(반짝반짝)하다고 했어. 운이 좋았는가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춤을 작파해야 했다. 어느 날 아들이 울면서 집으로 쫓아 들어왔다. 친구가 “니기 엄마, 우리 집서 춤 췄다”고 놀려댄 것이다. 1956년부터 1983년 국립극장 명무전에 오르기 전까지 30여년을 그는 ‘보통 엄마’로 살았다. 기생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옛날 사진은 모조리 불태웠다. “마음 속으로는 늘 춤을 추고 있었지. 간혹 춤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밀리에 알려줬어.” 어미의 길을 가로막았던 아들은 2008년 저 세상 사람이 됐다. 고엽제 후유증 때문이었다. ‘춤의 달인’은 30년간 춤을 못 춘 것보다 아들을 먼저 앞세운 한에 한동안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아들 죽고 난 게 후회되더라고. ‘내가 너 땜에 꼼짝을 못했는데, 억지로 참고 있어야 했는데’ 했지. 하지만 아들이 먼저 간 게 제일 큰 한이야. 그건 뭐라 말할 수가 없어.” 2005년 처음 어머니의 공연을 보러온 늙은 아들은 꽃다발을 내밀었다. 당시를 떠올린 예인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아이구. 그때 내가 안 쓰러진 게 다행이구만. 아들이 ‘어머니가 정 허시고 싶으시면 허세요’ 하대. 나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다 했지.” 춤꾼 장금도는 또 다시 무대에 선다.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는 말에 그녀는 순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섭섭한 기색은 미처 지워내지 못했다. “이렇게 굳어갖고 또 춤을 출까. 마지막이라는 게 좋을 것은 없어. 젊었을 땐 워낙 춤을 추고 살어서 (무대에 나가도) 자신만만하더라고. 지금은 남들이 ‘늙어갖고 춤이나 춘다’고 흉이나 안 볼랑가 싶어. 부끄럽지.” 2만~7만원. (02)3011-1720. 군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US오픈 테니스대회] 끝판왕 누가될까

    예상대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 2위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제129회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맞붙는다. 톱시드의 조코비치는 8일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 10위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스위스)와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3-2로 이기고 결승에 선착했다. 지난해 앤디 머리(영국)에 져 준우승에 머문 조코비치는 이로써 통산 5번째 US오픈 결승에 올라 2년 만의 정상, 7번째 메이저 우승컵에 도전한다. 세계 랭킹 2위의 나달도 생애 두 번째로 메이저 4강에 오른 리샤르 가스케(프랑스)의 돌풍을 3-0으로 잠재우고 결승에 합류, 조코비치와 우승을 다툰다. 통산 13번째 메이저 결승에 올랐다.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나달이 맞붙는 건 올해로 세 번째다. 2010년엔 나달이, 이듬해엔 조코비치가 서로를 따돌리고 번갈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둘의 통산 상대 전적과 최근 경기에선 나달이 우세했다. 역대 전적에서 21승15패로 앞선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 준결승, 지난달 로저스컵 준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었다. 준결승의 상반된 여정이 마지막 날 승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이다. 조코비치는 바브링카를 상대로 고전하며 무려 4시간 9분 만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조코비치가 4시간 넘게 이어진 대접전의 후유증을 얼마나 회복하느냐, 나달이 이를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레이 아나토미’ 아홉번째 힐링

    ‘그레이 아나토미’ 아홉번째 힐링

    케이블채널 폭스라이프는 오는 9일부터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9를 방송한다.‘그레이 아나토미’는 매회 다양한 의학 소재를 선보이며 미국 현지에서 매 시즌 평균 10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모은 인기작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등장 인물들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크리스티나 양 역을 맡은 한국계 여배우 산드라 오가 시즌 10을 끝으로 하차한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져 국내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매주 월~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 평신도들 한기총·한교연 재통합 압박 나섰다

    평신도들 한기총·한교연 재통합 압박 나섰다

    보수 개신교계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한교연(한국교회연합) 등 두 연합 기관으로 쪼개진 지 1년 9개월. 금권선거 시비와 그 후유증으로 갈라선 한기총과 한교연은 결별 이후 따로 움직이면서 극심한 분열상을 보여 개신교계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평신도들이 한기총과 한교연의 재통합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 주목된다. 한기총과한교연연합추진협의회(연추협)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보수 교계 연합기관의 재통합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본격적인 연합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한국 교회가 기도와 자숙의 냉각기를 거치면 개혁되고 정화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고착화돼 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기총과 한교연이 서로 이해하고 용납함으로써 하나 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새로 선출되는 대표회장이 양 기관 연합을 목표로 임기 내에 연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과 △각 교단이 9월 총회에서 내년 한기총과 한교연이 연합을 추진토록 결의하며 △속히 한국 교회의 위상이 회복되고 연합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라는 3개항의 요구 사항을 양측에 전했다. 연추협은 한국장로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한국기독교평신도세계협의회 등 4개 평신도 연합 기관과 11개 주요 교단의 전현직 사무총장 및 총무 등이 참여해 지난달 19일 출범한 단체다. 평신도를 주축으로 주요 교단 사무총장·총무가 힘을 모아 어느 정도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의회(평지협)가 양 기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26개 교단 평신도 대표들이 참여한 평지협은 성명에서 “9월 열리는 한국 교회 각 교단 총회는 한기총과 한교연 두 연합 기관이 하나 되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바란다”며 하나의 연합 기관으로 정리될 때까지 각 교단이 이들 연합 기관에 참여를 보류하겠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기시협)는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어 양 기관의 단일화를 촉구한 뒤 서명운동 등 단일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시협은 특히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한기총 또는 한교연 어느 한쪽에 가입돼 있어 두 기구 통합 운동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며 분열 전 한기총에 속했던 모든 교단이 3년 전 정관에 따라 다시 모여 총회를 개최하고 대표회장을 선출할 것을 제의했다. 최근의 이 같은 평신도 움직임은 교단의 활동과 목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선 신자들의 아래로부터의 개혁운동이다. 실추된 개신교 교단들의 위신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에 따른 연대운동인 셈이다. 실제로 한기총·한교연 분열 이후 신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내년 10월 전 세계 기독교 대표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세계복음연맹(WEA) 총회도 치를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9월 중에 있을 각 교단 총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재통합의 단초를 만들라는 압박과 주문의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연대운동에 당사자인 한기총과 한교연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의 한 목회자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연합 기관 차원에서 선뜻 재통합에 합의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면서 “지도부에 대한 내부의 신뢰회복과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단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전 석유상의 오래된 경고다. 얼마 전 미국의 권위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말이 새삼 와 닿았다. 종이는 남아 도는데 신문산업은 벌써 사양길이라는 ‘자괴감’과 함께. 물론 첨단 업종인들 언제까지나 부침을 겪지 않을 순 없을 게다. 1990년대 전자제품에서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소니나 2000년대 중반까지 휴대전화 최강이었던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을 보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위기도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국가마저 영원히 융성할 수 없음을 동서 제국의 흥망사가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하긴 반만년 우리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으랴. 그러나 내부적 갈등에 매몰돼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손 놓고 있다가는 머잖아 사회공동체는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게다. 며칠 전 읽은 책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저)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불길한 전조를 봤다. “‘한계에 도달한 중진국가 시스템을 (5년 내에)고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G20에서 탈락한다”는 예측이었다. 최근 한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2위란다. 종교 및 인종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 다음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만 2010년 기준으로 최대 246조원이라고 한다. 얼마나 정확한 추정인지 모르나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송전탑 하나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선진국 문턱에서 십수년째 맴도는 ‘갈등공화국’의 시민일 뿐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갈등이 수렴이 안 되고 확산만 될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가 끝나면 사법부의 심판에 맡기고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여야의 평행선 대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정조사 청문회는 “국기를 흔든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전·현직 직원을 동원한 야권의 제2 김대업 공작”이라는 식의 입씨름으로 마감했다. 그러고도 ”특검 하자”, “대선불복 아닌가”라는 등 하릴없이 장외 설전만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임을 말할 나위도 없다.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표류하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법 통과를 전제로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 등이 일본기업과의 합작투자로 각기 1조원과 1조 3000억원의 외국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데도 말이다. 여수·울산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여야 정책위 의장단을 만나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직접고용효과만 해도 1100명이라는데 기업 측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금의 여야의 행태는 발밑이 꺼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뻘밭에서 드잡이를 하는 꼴이다.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도 의견의 평행선이 막말공방을 거치면서 감정의 평행선으로 치달았다. 그 결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본질은 실종되고 상호 고소·고발전이란 후유증만 남지 않았는가. 결국 정치가 문제다. 정치가 사회 각 부문의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외려 진원지가 되고 있지 않은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최근 한국식 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제시했다. 새누리당 의원 대상의 특강에서였다. 숙의가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대의민주주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계기로 여야가 “내 생각이 늘 옳을 순 없다”는 열린 자세로 차원 높은 타협을 추구하는 새 정치를 폈으면 좋겠다. kby7@seoul.co.kr
  • ‘촬영 중 부상’ 이봉원, 결국 ‘스플래시’ 하차

    ‘촬영 중 부상’ 이봉원, 결국 ‘스플래시’ 하차

    MBC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촬영 중 부상을 당한 개그맨 이봉원이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5일 MBC 등에 따르면 이봉원은 전날 오후 스플래시 촬영장인 경기 고양시 실내체육관 수영장에서 연습을 하던 도중 수면에 얼굴을 부딪히면서 부상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스플래시 관계자는 “정밀 검사 결과 안와골절( 눈 밑 뼈가 부러진 상태)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면서 “3~4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건강상 후유증 등이 없도록 수술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일부 보도처럼 얼굴이 함몰됐다거나 망막, 뇌에 다른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건강상 어려움도 있고 프로그램 규칙도 있는 상황이어서 일단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스플래시’는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전파를 탄 뒤 영국, 호주, 프랑스, 중국 등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사랑받은 ‘셀레브리티 스플래시(CELEBRITY SPLASH)’의 한국 버전이다. 25명의 스타가 4개의 팀으로 나눠 서바이벌 다이빙 대결을 펼친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되면서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출연진들의 부상 소식이 이어지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불공평 세제가 정부불신 낳는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얼마 전 증세에 뿔난 시민들이 소득세제 개편안을 질타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증세 대상이 중산층과 서민층이라는 점이 드러나 정부가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서둘러 중산층의 범위를 연소득 1825만원에서 5500만원 사이라고 정리한 후 세금을 더 내는 연소득 수준을 3450만원에서 5500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증세 대상을 중산층 상한선 이상으로 올려 문제의 원인을 제거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시 수정안이 졸속이라는 비판과 함께 중산층의 범위를 놓고 논쟁이 일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주장하는 중산층 하한선 1825만원은 2013년 4인 가족의 연간 최저생계비 1856만원보다 낮고, 소득 10분위에서 가장 낮은 2분위 소득수준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산층 상한선 5500만원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 상한선은 6000만원, 혹은 7000만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중산층 살리기 방안이 시급하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정부 의제로 채택되기도 전에 다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이 나왔다. 세제 개편의 주요 논리는 중산층의 범위 설정이지만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산층 논의는 사라졌다. 이 대책은 연리 1~2%에 20년 만기 모기지 도입으로 전세 수요를 주택 취득 수요로 유인하고, 취득세 인하로 주택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안으로 요약된다.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부과하던 2% 세율을 둘로 나누어 6억원 이하는 1%로 낮추고,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는 2%로 유지하기로 했다. 9억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낮추기로 했다. 문제는 취득세율 조정안에서도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6억원에서 9억원 정도의 주택 취득자는 대체로 중산층에 속한다. 6억원 이하의 주택 구매자와 9억원 초과 주택구매자의 세율은 1%씩 낮아졌는데 중산층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 계층의 취득세율은 2% 그대로이다. 이익은 공평하게 돌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그룹만 빈손이다. 개편안에서 5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550만원인데 6억 5000만원의 주택구입자는 13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주택가격 1억원 차이가 2.4배의 증세로 이어지는 제도가 공평한지 의문이다. 8억 5000만원의 주택 취득세는 1700만원인데 10억원 주택 구입자의 세금이 3000만원이라면 과한 수준이다. 15억원 주택 구입자는 5억원 주택 취득세 500만원보다 9배가 많은 4500만원을 세금으로 바쳐야 하는데 공평한 정책일까? 투기예방을 위한 징벌적 세율이 아니라면 더 신중해야 했다. 소득세든 취득세든 세제 개편에는 후유증이 따른다. 개인의 소득과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직접세는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고, 한번 정하면 개정도 용이하지 않다. 그런데도 자로 선을 긋듯 일정수준의 금액을 정한 후 초등학생 산수문제 풀이처럼 세율을 정하면 이것은 착한 정책이 아니다. 이러한 정책이 지속되어 중산층이 소외된다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관점에서 정책은 이익 덩어리이다. 정책의 중심이 어디냐에 따라 이익이 돌아가는 계층이 달라진다. 중산층이 아니라 고소득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저소득층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착한 정부의 기본이다. 착한 정부는 이익을 고르게 분배할 줄 알고, 공정한 분배를 통하여 시민사회와 신뢰를 쌓을 줄 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착한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중산층의 희생을 강요하는 실책을 범하고 있다. 이솝 우화에 여우와 황새 이야기가 나온다. 여우는 친구가 된 황새를 식사에 초대했다. 황새는 즐거운 마음으로 초대에 응했으나 테이블에는 납작한 접시에 담은 수프가 전부였다. 긴 부리를 가진 황새는 먹을 수가 없었다. 황새 역시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놓고 여우를 초대했다. 이번에는 혀로 핥아먹는 여우가 먹을 수 없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불신만 쌓인다. 국민행복을 원하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 메뉴가 황새 밥상에 접시, 혹은 여우 밥상에 호리병이라면 정부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 “성폭행 피해학생에 서울시도 배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한영환)는 또래 학생들에게 수개월간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 A양 측이 가해학생과 그 부모,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A양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1년 4월부터 반년 가까이 또래 남학생 7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 중 2명은 A양을 수차례 성폭행하기도 했다. 가해 학생들은 A양의 알몸과 성추행 장면 등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또다시 A양에게 몸을 요구했다. 이후 가해학생들에게 소년원 송치와 보호관찰 처분이 내려졌지만 A양은 우울증과 자해 충동을 보이는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결국 A양의 부모는 지난해 1억 75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피고들이 연대해 원고 측에 총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가해학생들은 당시 중학생으로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분간할 능력이 있었으며, 가해학생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양의 학교 교사들이 보호·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추가 사고를 막을 기회를 놓쳤다”면서 “학교가 소속된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우려 커지는 ‘인선의 덫’

    우려 커지는 ‘인선의 덫’

    박근혜 대통령이 ‘인선의 덫’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선을 둘러싼 각종 소문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늑장 인사’로 인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청와대 비서관(1급) 이하 실무진 인사가 대표적이다. 지난 5일 수석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인사가 단행된 이후 3주가 넘은 27일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반면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미 ‘후속 인사가 임박했다’는 수준을 넘어 ‘비서관 5명 교체설’ 등 구체적인 대상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정작 인선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청와대 내부에서는 ‘악화(惡貨·인선 관련 소문)가 양화(良貨·인선 관련 결과)를 구축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인선에 신경 쓰다 보면 그만큼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공기관장 인선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중순 ‘관료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공기관장 인선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이후 3개월 가까이 지난 것이다.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으로는 한국거래소와 코레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10곳이 넘는다. 사장 선임에 이은 후속 임원진 교체까지 ‘도미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행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지만, 제한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당 공공기관이 제구실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과거 노무현 정부는 ‘코드 인사’, 이명박 정부는 ‘회전문 인사’에 치중했기 때문에 외연을 넓히고 인재를 키우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역시 관리는 해도 발탁하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어 “인사가 시스템화돼 있음에도 대통령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게 문제”라면서 “대통령이 갖는 인사권을 최소화하고 시스템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 출범 후 6개월이 넘은 상황에서 늑장 인사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내세운 인사 원칙을 고수하든, 주변 참모진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선풍기 아줌마’ 근황 공개… “출연료로 전셋집 사”

    ‘선풍기 아줌마’ 근황 공개… “출연료로 전셋집 사”

    불법 성형 시술로 고통받은 ‘선풍기 아줌마’의 근황이 공개됐다. 27일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는 선풍기 아줌마 한혜경 씨가 출연해 17번의 얼굴재건수술 후 변화한 일상을 공개했다. 한씨는 은행 까는 작업으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사람들이 안 써줬다. 방송 출연료를 모아 전셋집은 샀다. 하지만 이후 저축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한씨는 과거 불법 성형 중독의 후유증으로 환청과 우울증에 시달려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형으로 피부가 민감해져 세수도 물로만 해야 했다. 하지만 한씨는 “17번의 재건수술 후 정서적인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재건수술로 턱 주변의 거대한 이물질이 빠져 목이 드러나고 얼굴선이 또렷해지는 성과를 거뒀다. 수술 후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는 등 보통의 일상을 되찾았다. 얼굴재건수술을 담당한 집도의는 “처음 상태는 한마디로 괴물이었다. 이물질이 가득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수차례 했다. 큰 수술도 여러 번 했다”며 험난했던 수술과정을 언급했다. 한씨는 “끊임없이 가꾸고 관리하는 게 부족했다. 앞으로는 새롭게 살아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4대 중증 질환 100% 보장’은 이행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환상적인 얘기일까? 또 온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건강보험 재정을 암, 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특정 질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만 치우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배분일까? 4대 질환 외에도 큰돈 드는 질병이 많은데? 의사 출신으로 건강 및 의료 전문 주간신문 ‘청년의사’의 편집주간이자 작가인 박재영(43)씨가 쓴 ‘개념 의료’(청년의사 펴냄)는 이런 문제를 포함해 한국 의료의 현실을 심도 있게 파헤친 책이다. “10여년 전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소위 ‘의료 대란’이 일어났을 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을 충분히 이해한 뒤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 의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문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저자는 “의료 대란이 남긴 후유증으로 의사와 정부는 상대방을 믿지 않고 국민들은 의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면서 “보건의료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하는 공직자들, 의사나 관련 학자들,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언론인이나 법조인들, 보건의료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이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나라로 꼽힌다. 평균수명은 길면서 의료비 지출이 적다.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비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3233달러(약 363만원)인 데 비해 한국은 1879달러(약 211만원)로 OECD 평균의 58%에 불과하다. “의료비를 적게 쓰는데도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3회로 세계 두 번째입니다. 또 특정 의사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거의 ‘즉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약점이 없겠는가? 그가 꼽는 대표적인 약점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비 총액의 42%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OECD 평균치는 28%죠. 또 중증 질환보다 경증 질환에 대한 보장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가령 감기 치료에 1만원, 백혈병 치료에 1억원이 든다고 칠 때 감기 환자는 4200원을, 백혈병 환자는 4200만원을 부담하게 하면 과연 공평한 것일까요?” “의료 민영화가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면 보건의료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진전될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이 현재에서 멈춘 채 민간 의료보험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끝으로 저자는 국민건강보험 출범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준다. “1977년 7월 1일 의료보험 출범 직전까지도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험 재정이 워낙 빈약하니 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치료비(보험수가)를 ‘절반’만 받으라고 설득했으나 의사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했느냐고요? 의료계 대표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런 의사를 전달하라고 보건사회부가 최후통첩했지요. 그때가 어떤 시댑니까? 유신시대인 데다 긴급조치가 연이어 발동되고 의문의 죽음이 꼬리를 물고…. 차마 그 말을 대통령에게 대놓고 하기 무서워 의사들이 굴복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멍게피부녀의 여드름 빨리 없애는 법

    멍게피부녀의 여드름 빨리 없애는 법

    얼굴은 사람을 대면할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부위여서 피부에 여드름 흉터가 남아 있으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사춘기 이후 남녀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여드름은 면포, 구진, 농포, 결절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염증의 회복과정에서 흉터를 남기게 된다. 영구적인 후유증을 가져오는 여드름 흉터는 정신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우울증, 자신감 저하 같은 심각한 사회 심리적 영향을 주게 된다. 여드름 흉터의 발생과정을 보면 먼저 비염증성 면포에 염증이 생겨 면포의 약한 부분이 터지면서 면포 주위 농포가 발생한다. 선행하는 염증이 진피까지 발생하는 경우에 지지하는 기질의 파괴가 심해지므로 흉터의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여드름 관리에 대해 잘못 알려져 있는 상식들로 인해 여드름 흉터가 더 크게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얼마 전 한 공중파 방송에서 ‘화장 성형킹’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형광 꿀피부녀로 불린 출연자는 민낯을 공개하자 여드름투성이 때문에 ‘멍게 피부’로 불리는 굴욕을 감수해야 했다. 방송 이후 멍게피부녀는 여드름을 감추는 메이크업으로 완벽한 미모를 연출해 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여드름 피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메이크업 비법 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전해졌다. 이처럼 여드름 자국 원인은 흔히 국소 조직의 손상 또는 소실에 의해 발생하거나 조직의 형성과다 때문인데 흉터의 구조와 깊이가 다양 하여 증상에 따라 사용 가능한 치료법의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치료는 레이저 박피나 침습적 방법, 조직 확장제를 이용한 방법 등이 사용되다가 최근 ‘코라테라피’와 같은 치료법도 등장했다. 코라테라피(새살침)는 피부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조건을 유도하여 패인흉터를 복원하는 치료법으로 함몰된 흉터에 새살이 올라와 주변 정상피부와 높이가 같아지고, 재생된 피부는 회복이 되면서 원래의 피부높이로 돌아가게 되는 원리다. 하지만 여드름 예방을 위해서는 얼굴에 열이 올라오지 않도록 과도한 운동이나 사우나, 스트레스, 음주는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흉터가 생기면 자가치료보다는 반드시 전문 병원에 내원해 치료와 관리를 받고 난 다음 홈케어로 치료된 피부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로담한의원 홍무석 원장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과도 더위 타면 스트레스 받아”

    “사과도 더위 타면 스트레스 받아”

    지난 14일 전북 장수군 장수읍의 한 과수원에서 만난 윤영선(51)씨는 땡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로 사과나무들을 살폈다. 이제 막 붉은 빛이 돌기 시작한 사과 알은 여자 어른 주먹만 했다. 윤씨는 “뿌리만 튼튼했으면 알도 실하고 더 많이 달렸을 텐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해 이맘때, 윤씨는 악몽 같은 나날을 보냈다. 추석철 본격 수확시기인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볼라벤, 덴빈, 산바 등 3개의 대형 태풍이 사과밭을 휩쓸고 지나갔다. 1000그루의 나무 중 800그루가 맥없이 쓰러졌다. 애지중지 키운 사과들은 우수수 떨어졌다. 한 해 농사를 순식간에 망친 것이다. 지난해 태풍을 겪고 나서 장수 사과농가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철제 지지대를 세우고 뿌리를 튼튼히 하는 발근제도 일일이 손으로 뿌려줬지만 뿌리 길이가 30㎝밖에 안 된다. 나무는 손으로 밀면 금방 쓰러질 듯 흔들린다. 홍형수 장수군조합 공동사업법인 마케팅팀장은 “지난해 일으켜 세운 나무가 올여름 열매를 맺어도 일부러 따서 버린 농민들도 있다”면서 “영양분 손실을 막아서 나무만이라도 살려보려는 몸부림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열매가 많이 달리는 수령 8~11년 된 나무들이라 농가 손해가 컸다. 장수는 ‘추석 사과’로 불리는 홍로의 주산지다. 720개 사과농가가 연간 1만t의 홍로를 생산한다. 홍로는 달고 식감이 좋지만 쉽게 물러서 저장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수확량 전부가 추석 무렵 팔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태풍 때문에 400t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홍 팀장은 “태풍에 놀란 농민들이 올해는 낙과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에 80% 이상 가입했다”고 전했다. 폭염은 농가의 또 다른 근심거리다. 사과는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야 크기가 크고 맛도 달다. 지대가 높아 시원한 편이었던 장수군은 최근 33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로 밤에도 잔열이 남아 있어 사과 열매가 미지근하다. 미약수농원을 운영하는 백영만(51)씨는 “사과도 사람처럼 더위를 타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잘 크지 않는다”면서 “사과를 따기 전까지 2주 정도 남았는데 비가 와서 열을 좀 식혀주고 기온이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날씨 탓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올 추석 5㎏ 상자에 11~13개가 들어가는 큰 사과의 물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 태풍과 병충해 피해만 없다면 크기가 중간급 이하인 사과는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나일염 롯데마트 과일 상품기획자(MD)는 “지난 3~4월 냉해를 입은 배와 달리 사과는 작황이 좋아 지난해보다 가격이 10%가량 내려갈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가격대가 5만~6만원인 과일 선물세트보다 30% 정도 저렴한 3만원대 사과세트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부고] 프리소 네덜란드 왕자 스키사고 후유증 사망

    스키 사고로 뇌손상을 입었던 빌럼 알렉산더르(46) 네덜란드 국왕의 동생 요한 프리소(44) 왕자가 12일 하우스텐보스 궁전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네덜란드 왕실이 밝혔다. 프리소 왕자는 지난해 2월 왕실의 겨울 휴가차 방문한 오스트리아에서 스키를 타다 눈사태를 만나 15분 동안 매몰된 후 구조됐으나 이후 의식을 찾지 못했다. 한편 알렉산더르 왕은 올해 4월 30일 어머니 베아트릭스(75) 여왕으로부터 왕위를 이어받아, 빌럼 3세 국왕 서거 이후 123년 만에 첫 남자 국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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