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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드라마 ‘응팔’ 이후 도봉의 드라마틱한 변화

    [현장 행정] 드라마 ‘응팔’ 이후 도봉의 드라마틱한 변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갖고 있던 긍정적인 에너지가 지금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으로 이어질 겁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방영돼 온 국민을 사로잡았던 ‘응답하라 1988’(응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드라마의 배경이었던 도봉구 ‘쌍문동’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그동안 촬영지로 부각됐던 지방자치단체의 수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지역 발전 에너지로 돌리고 있다. 쌍문동은 ‘응팔’에서 현재 서울시가 추구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의 목표가 그대로 실현된 이상향으로 그려졌다. 지자체가 따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민들이 이웃의 사정을 알고 먼저 손을 내밀고, 즐거운 마음으로 반상회에 참여해 동네 꼬마에게 무슨 성탄절 선물을 할지 의논할 만큼 지역공동체가 끈끈했다. 이런 드라마의 인기는 ‘응답하라 1988 사진&체험전’으로 이어졌다. 롯데월드 입장객들이 참여했던 ‘응팔’ 사진전을 CJ엔터테인먼트, 롯데월드와 같은 대기업의 기부와 협력으로 도봉구청에서 주민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주민이 참여하는 사진전이 될 수 있도록 음악공연, 벼룩시장, 복고패션쇼 등의 행사도 연다. 이 구청장은 11일 ‘응팔’ 사진전 전시물의 공익적 활용을 위한 협약식을 롯데월드와 맺으면서 “골목길이 살아 있는 도봉구에서 마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를 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약 체결은 드라마 ‘응팔’을 제작한 CJ엔터테인먼트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드라마가 끝나고 쌍문동이 주목을 받자 주요 촬영지를 관광지화해 ‘응팔투어’를 운영하라는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그동안 지자체의 촬영지들은 반짝하는 드라마 인기가 식고 나면 처치 곤란한 천덕꾸러기가 되기 일쑤였다. 이런 사례를 잘 아는 이 구청장은 드라마의 인기에 취하는 대신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했다. 지난달 18일 연간 50억원의 국비를 5년간 지원받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지역에 서울에서는 도봉구 창동 지역이 선정됐다. 창동역 옆에 컨테이너 상자로 만든 문화 공간 플랫폼 창동 61이 지난달 29일 문을 열면서 도봉구는 토박이들이 사는 집성촌이자 베드타운에서 서울의 문화 중심지로 도약했다. 대규모 한류 공연장인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 외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 사진미술관 등이 줄줄이 도봉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드라마의 인기는 도봉구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도시재생사업 예산은 아레나 건설 등 기반시설 확충과 정비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그린에서 만난 사람] ‘골프 해설가’ 변신 김영

    [그린에서 만난 사람] ‘골프 해설가’ 변신 김영

    18세에 프로에 데뷔해 이후 18년을 필드에서 살았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도 두루 우승을 경험한 프로골퍼 김영(36)이 옷을 갈아입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버킷 모자’를 벗어 던지고 깔끔한 방송사 유니폼으로 단장했다. 그는 지난해 말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뒤로 하고 소리 소문 없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지난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 대회 1라운드가 열리고 있던 전북 군산의 군산컨트리클럽. 7년 전 마지막으로 국내대회에 나섰던 김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예전에 봤던 김영은 양궁선수를 연상케 하는 일명 ‘벙거지 모자’ 탓에 약간은 보이시한 외모에 헌칠한 체격이었고, 반소매 아래로 드러나는 흰 살결 때문에 남성 팬이 유독 많았다. 김영은 프로선수로 18년을 살았다. 어른이 되기 전에 골프를 배우고 어른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만큼 프로로 살았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어린아이 같은 새내기다. 그는 이제 골프전문채널의 해설가다. 이날 1라운드는 그의 ‘방송 데뷔전’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큰 목청 덕을 봤다. 여기에 시나리오를 달달 왼 듯 또박또박한 말투까지 더해져 5시간에 걸친 첫 중계해설을 큰 실수 없이 마쳤다. 나고 자란 곳이 춘천이다. 김영이 골프를 시작한 건 1990년 춘천 봉의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그런데 골프채를 잡은 이유가 놀랍게도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3학년 때 “우유 같은 것을 많이 준다”는 꼬드김에 농구를 시작했다. 1년쯤 하다 보니 힘이 들었다. 운동을 그만두자 몸이 금세 불었다. 부친 김정찬씨는 통통해진 딸의 손을 잡고 레인지로 나갔다. 운이 닿았는지 남춘천여중에 입학한 직후 골프부가 창단됐다. 3학년 때 중고대회 단체전 1위를 하면서 우승이란 게 어떤 맛인지 알게 됐다. 강원체고 2학년 때는 나가는 시합마다 우승했고, 고3이 되자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1998년 경희대에 진학하면서 프로로 전향했고 2년 차이던 이듬해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박세리와 안니카 소렌스탐, 낸시 로페즈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당시로는 파격적인 연 1억 2000만원에 신세계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후 김영은 7년 동안 신세계가 후원하는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1년 LPGA 2부 투어에 뛰어들어 1승을 올린 뒤 이듬해 퀄리파잉스쿨 공동 4위에 올라 꿈에 그리던 LPGA 투어 풀시드권을 움켜쥐었다. 지금도 김영이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2003년 후원사 대회였던 신세계배 KLPGA선수권에서 우승할 때였다. 챔피언 조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해 18번홀 두 번째 샷이 하필이면 그린 너머 이명희 회장이 앉아 있던 의자 쪽으로 굴러갔는데 김영은 거기서 플롭샷(볼을 높게 띄우는 샷)으로 깃대 1m 거리에 공을 붙였다. 결국 연장에서 5m짜리 버디 퍼트를 떨구어 넣고 우승했다. 2007년 5월 코닝클래식 우승 이전까지 김영은 준우승만 19차례 했다. 6년 동안 우승은 없었다. 그러다 폴라 크리머와 엎치락뒤치락 접전 끝에 3타 차로 따돌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했다. 기쁨과 서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한없이 눈물을 뿌렸다. 그의 벙거지 모자는 이미 후원사의 로고가 떨어져 나간 ‘빈 모자’였다. 김영은 “골프선수로서 18홀 라운드가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면서 “골프 인생이 100점 만점이라면 98점을 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싶다. 어디에 행복해할지, 즐거워할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올해는 뭐든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김영 프로필 ■1980년 2월 2일 강원 춘천, 강원체고·경희대 ■1998년 프로 데뷔 ■국내 우승 기록: KLPGA 5승 1999년 롯데컵 스포츠투데이 한국 여자오픈 , 2002년 파라다이스 여자오픈, SBS 프로골프 최강전, 2003년 신세계배 KLPGA선수권, SBS 프로골프 최강전 ■해외 우승 기록: 2001년 LPGA 퓨처스투어 바로나 크릭 위민스골프 클래식, 2007년 LPGA 투어 코닝클래식, 2013년 JLPGA 투어 니치이코 레이디스
  • 美 홀린 한국 ‘우주헬멧’

    美 홀린 한국 ‘우주헬멧’

    미국 항공우주경진대회인 ‘2016 콘래드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 챌린지’(Conrad Spirit of Innovation Challenge)에서 한국인 고교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팀이 1등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 미 해군, 록히드마틴이 후원하는 대회로 올해 10주년을 맞아 600여명이 참가했다. 박동세(용인외고 3)·허정은(용인외고 2)·임도훈(경기과학고 2)·조남혁(한서대 1) 학생과 캐나다 고교에 재학 중인 신동윤(St. Catharines 12)군은 ‘대한청소년천문우주공학회팀’을 이뤄 우주헬멧에 대한 논문을 작성, 대회에 제출했다. 이 헬멧은 주변에 있는 장애물과 냄새 분자를 감지해 우주비행사에게 전달할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화’ 보며 되새기는 자비심

    ‘불화’ 보며 되새기는 자비심

    석가탄신일을 맞아 인간의 고민과 간절한 염원을 담은 대형 불화(佛?)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평소 접하기 힘든 사찰 소장 국보·보물 괘불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0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 내 서화관 불교회화실 상설전시관 2층에서 테마전 ‘상주 북장사 괘불-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를 개막했다. 보물 제1278호 ‘북장사 괘불’은 높이가 13.3m로 지금까지 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괘불 중 가장 크다. 석가모니의 영취산(靈鷲山) 설법을 그린 불화로, 1688년 불교 신도들과 승려 165명의 시주와 후원으로 제작됐다. 영산재, 수륙재 같은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주로 걸렸지만 극심한 가뭄이 닥친 상주 지역에 비를 청하는 기우제에서도 사용됐다. 광배를 뒤에 두고 서 있는 부처를 압도적인 크기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 보통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엔 법회를 주관하는 석가모니가 대좌 위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 불화에선 입상(立像) 부처로 표현돼 있다. 유경희 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야외 법회를 위한 괘불 기능에 맞게 예배의 주존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서 있는 부처로 그렸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북장사 괘불’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경북 지역 영산회 괘불 도상(圖像)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보물 제1204호 ‘관음보살도’(1730년)도 처음 공개되고, 하루빨리 아들 얻기를 기원하는 ‘독성도’, 무병장수를 바라는 ‘신중도’ 등 사람들의 다양한 바람이 담긴 불화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 이어진다. 국보 제301호 ‘화엄사 괘불 모사복원도’ 특별전도 11~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화엄사 괘불’도 석가모니의 영취산 설법을 그린 불화로, 360여년간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봉행된 야단법석 주존으로 모셔 왔다. 1653년 지영, 탄계, 도우 등 화승 6명이 조성했으며, 높이가 11.95m에 달한다. 중앙의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양쪽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를 이룬 3존도 형식이다. 화엄사 괘불은 오랜 세월이 흐르며 색이 바래고 배접지가 부식돼 야외에 걸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 미황사 괘불 복원을 주도했던 불화가 이수예 주도로 최근 모사복원도가 완성됐다. 이수예는 “모사도는 원본 그림을 단순히 복사하는 게 아니라 원본이 갖고 있는 작품성, 예술성, 역사성, 시대성 등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360여년 전으로 거슬러 가 우리 선조들의 간절함과 기운을 하나하나 되살렸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석탄일 맞아 국보·보물 괘불 전시 잇따라

    석탄일 맞아 국보·보물 괘불 전시 잇따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인간의 고민과 간절한 염원을 담은 대형 불화(佛畵)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평소 접하기 힘든 사찰 소장 국보·보물 괘불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0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 내 서화관 불교회화실 상설전시관 2층에서 테마전 ‘상주 북장사 괘불-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를 개막했다. 보물 제1278호 ‘북장사 괘불’은 높이가 13.3m로 지금까지 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괘불 중 가장 크다. 석가모니의 영취산(靈鷲山) 설법을 그린 불화로, 1688년 불교 신도들과 승려 165명의 시주와 후원으로 제작됐다. 영산재, 수륙재 같은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주로 걸렸지만 극심한 가뭄이 닥친 상주 지역에 비를 청하는 기우제에서도 사용됐다.  광배를 뒤에 두고 서 있는 부처를 압도적인 크기로 배치한 게 특징이다. 보통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엔 법회를 주관하는 석가모니가 대좌 위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 불화에선 입상(立像) 부처로 표현돼 있다. 유경희 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야외 법회를 위한 괘불 기능에 맞게 예배의 주존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서 있는 부처로 그렸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북장사 괘불’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경북 지역 영산회 괘불 도상(圖像)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보물 제1204호 ‘관음보살도’(1730년)도 처음 공개되고, 하루빨리 아들 얻기를 기원하는 ‘독성도’, 무병장수를 바라는 ‘신중도’ 등 사람들의 다양한 바람이 담긴 불화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1월 6일까지 이어진다.  국보 제301호 ‘화엄사 괘불 모사복원도’ 특별전도 11~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화엄사 괘불’도 석가모니의 영취산 설법을 그린 불화로, 360여년간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봉행된 야단법석 주존으로 모셔 왔다. 1653년 지영, 탄계, 도우 등 화승 6명이 조성했으며, 높이가 11.95m에 달한다. 중앙의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양쪽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를 이룬 3존도 형식이다. 화엄사 괘불은 오랜 세월이 흐르며 색이 바래고 배접지가 부식돼 야외에 걸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 미황사 괘불 복원을 주도했던 불화가 이수예 주도로 최근 모사복원도가 완성됐다. 이수예는 “모사도는 원본 그림을 단순히 복사하는 게 아니라 원본이 갖고 있는 작품성, 예술성, 역사성, 시대성 등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360여년 전으로 거슬러 가 우리 선조들의 간절함과 기운을 하나하나 되살렸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화순전남대병원 ‘소외이웃·결식아동 돕기’ 앞장

    화순전남대병원 ‘소외이웃·결식아동 돕기’ 앞장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지역의 소외이웃 돕기에 나선 가운데 어려운 형편의 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기부도 잇따른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임직원들이 한 끼 식사비를 아껴 모은 3100여만원을 최근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에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2009년 ‘형편이 어려운 지역 꿈나무들을 키우자’라는 취지로 시작된 이 캠페인으로 올해까지 2억원 가까이 기부했다. 후원금은 어린이재단을 통해 결식아동이나 이혼 등 가정해체로 어린 손자녀들을 돌보는 저소득층 조손가정에 전달됐다. 또 어린이재단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고 불우 아동들을 돕고 있다. 기초수급대상자 가정과 저소득층 가정들에 대한 의료비 보조 외에도 생활안정비·교통비 등을 지원한다. 화순전남대병원 불교자원봉사자실도 최근 병원에 600만원을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유방암을 앓는 김모(46)씨 등 형편이 어려운 11명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불교자원봉사자실은 2007년부터 환자들의 정서 안정과 심리치유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년 성금을 모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돕는다. 지난달 29일에는 광주 새순교회가 1000만원을, 도서판매업체 ‘오픈북’이 400여만원을 전달했다. 김형준 병원장은 “지역의 소외이웃을 돕고, 의료 사각지대에 대한 진료봉사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오늘의 베를린에서 내일 평양을 보다”

     “오늘의 베를린에서 내일의 평양을 보다”  10일 탈북청년모임 ‘with-U’(위드-유)가 오는 7월 통일된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하나된 통일을 염원하는 합창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남북하나재단에서는 ‘with-U’(위드-유)가 주최하고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이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된 조국을 위한 통일원정대’(이하 ‘하나통일원정대’) 발대식이 열린다. ‘하나통일원정대’는 19~31세의 탈북 청년 25명으로 구성된 통일 기원 합창단으로, 오는 7월 독일을 방문해 베를린 장벽에서 통일 기원 합창 및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오늘의 베를린에서 내일의 평양을 본다’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독일 방문 행사는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에서 독일 방문 비용 전액을 후원하고,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손광주), G&M글로벌문화재단(이사장 문애란)에서 행사를 지원한다. 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은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금융권에서 최초로 탈북 청년 3명을 KEB하나은행에 정규직으로 채용했으며, 올해도 탈북 청년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영철(33) 사무국장도 “우리가 통일의 마중물이 되어 힘써 노력해 나아가다 보면 한반도의 통일도 언젠가 이뤄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호(31) 원정대장은 “우리 탈북 청년들이 하나 된 조국을, 통일된 한반도를 누구보다 갈망하는 이유는 고향에 가고 싶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 통일이란 고향 가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하나통일원정대’는 발대식 이후 5월과 6월 본격적인 합창 연습을 진행하고, 7월 초 독일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2011년 북한 출신 직장인 8명이 모여 결성한 ‘위드유’는 그 해 3월 발대식을 갖고 통일에 대한 이슈와 동향인들의 친목을 다지는 모임을 가져 왔다. 북한 출신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스스로 바꿔보자는 목표로 활동해온 이들은 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자는 생각으로 2014년 8월 가수 이승철과 함께 ‘독도음악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좌·우 이념 갈등을 넘어 균형 있는 역사관을 배우려는 취지로 직접 마련한 한국 현대사 강좌를 개최했다. 강좌에서는 보수·진보 인사가 고르게 강사진으로 참여해 이승만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의 현대사까지 우리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해 폭 넓은 시각을 보여준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기업 기부 30%는 삼성 등 외국기업이”

    “기업 기부 30%는 삼성 등 외국기업이”

    “로마의 수많은 문화유산은 로마만의 것이 아닙니다. 세계의 문화유산입니다. 이런 문화유산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기업도 싫어하고 국민들도 싫어합니다. 문화재법에도 문화유산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오 파리시 프레시체 로마시 문화재관리국장은 이탈리아 기업들의 메세나는 아무런 조건 없이 이뤄지는 순수한 기부라고 강조했다. 로마시 문화재관리국은 1800년 생겼다. 콜로세움 등 몇몇 국가 문화유산을 제외한 시 소속 문화유산을 관리한다. 시에서는 2010년부터 기업 스폰서와 메세나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기업 스폰서와 메세나가 줄을 이었습니다. 펜디, 불가리 등 거액을 기부한 기업들이 수두룩하고, 이탈리아의 한 통신업체는 아우구스투스 영묘 복원에 600만 유로(약 78억 4000만원)를 지원했습니다.” 외국 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삼성은 카피톨리니 박물관에 NFC(근거리무선통신) 시스템 구축을 후원했다. 카피톨리니 박물관은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으로 로마 시대 조각과 미술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기업 기부는 이탈리아 기업이 70%, 다른 나라 기업이 30%를 하고 있습니다. 로마에 뿌리를 둔 기업들은 성장 발판을 마련해준 로마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흔쾌히 기부하고, 로마가 연고가 아닌 기업들은 로마와의 연관성을 갖고 싶어 기부합니다. 한 우즈베키스탄 사람이 퀴리날레 인근 분수 복원에 20만 유로(약 2억 6000만원)를 기부하는 등 개인 차원의 외국인 메세나도 적지 않습니다.” 로마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440만여명 기부·봉사로만… 1000여채 건물·자연해안 등 소유·관리

    440만여명 기부·봉사로만… 1000여채 건물·자연해안 등 소유·관리

    지난달 5일, 영국 런던 오스틀리 파크 앤드 하우스.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는 광활한 잔디밭이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평일인데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호수에 노니는 오리 떼와 잔디밭을 어슬렁거리는 말과 소는 한가로움을 더했고, 18세기에 지어진 건물과 아름드리나무들은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냈다.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평화로워 보였다. 대도시 시민들에게 안식을 제공하는 이 공원은 비영리 민간단체인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연 유산 중 하나다.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국민신탁)는 시민들의 기부·증여로 위탁받은 재산과 회비를 활용해 문화·자연유산을 취득,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운동이다. 영국에서 1895년 처음 시작됐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자연환경과 역사 유적이 급속히 파괴되자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부터다. 이후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세계 30여개 나라로 확산됐다.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는 현재 성을 비롯한 1000여 채의 역사적 건물과 수십만 헥타르(ha)에 달하는 토지, 1287km가 넘는 아름다운 자연해안 등을 소유·관리하고 있다. 저스틴 앨버트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웨일스 문화유산 관리 책임자는 “영국을 구성하는 네 나라인 잉글랜드·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웨일스 중 스코틀랜드를 제외하곤 가장 많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며 “내셔널 트러스트 소유 건물의 가치는 천문학적이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돼 있다.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은 물론 기업 후원도 받지 않는다. 순전히 시민들의 기부와 자원봉사로 꾸려진다.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은 440만여명, 전국 각지의 문화유적지를 청소하거나 운영하는 자원봉사자는 6만여명에 이른다. 회원 1명당 연간 회비는 63파운드(약 11만원)로, 회원이 되면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관리하는 모든 유산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앨버트 책임자는 “정부나 기업에 의존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당초 취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내셔널 트러스트 운영에 가장 중요한 건 시민 기부”라고 강조했다. 내셔널 트러스트가 영국에 굳건히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건 시민의식 덕택이다. 최근 정치, 경제, 안보, 문화 등 분야별 정책 모델을 개발하는 영국 싱크탱크 기관 ‘디모스’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유산’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첫 번째가 셰익스피어, 두 번째가 내셔널 트러스트로 나왔다. 앨버트 책임자는 “영국 사람들은 내셔널 트러스트를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권리’(birth right)라고 여긴다. 대부분 죽으면서 자신들의 유산을 내셔널 트러스트에 맡긴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영국 시민들의 타고난 권리를 보장해주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런던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펜디·불가리도 입찰 경쟁… ‘로마 유산 보호’ 기부 위해 줄서야

    펜디·불가리도 입찰 경쟁… ‘로마 유산 보호’ 기부 위해 줄서야

    이탈리아 정부 문화재 예산 감축 기업들 너도나도 기부활동 나서 사업마다 100곳서 제안서 제출 로마시, 입찰 통해 후원 기업 선정 지난달 8일,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 트레비분수.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저마다 어깨너머로 분수에 동전을 던지거나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 조각상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더위를 식히며 청량함을 더했다. 트레비분수는 17개월간의 보수·복원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다시 물을 뿜었다. 분수 곳곳에 낀 이물질과 그을음이 싹 사라졌고, 허물어진 곳도 말끔히 보수됐다. 트레비분수 복원은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펜디’가 250만 유로(약 32억 6000만원)를 쾌척하며 진행됐다. 펜디는 파올라 분수, 모세 분수, 에로이광장 분수 등 로마시내 네 개의 분수 복원에도 28만 유로(약 3억 6000만원)를 기부했다. 오드리 헵번이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젤라토(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를 맛있게 먹었던 ‘스페인 계단’은 보수·복원이 진행되고 있었다. 계단 주위엔 복원 공사 중임을 알리는 투명 플라스틱이 둘러쳐져 있었다. 플라스틱엔 명품 보석업체 ‘불가리’가 복원 비용 150만 유로(약 19억 5000만원)를 후원했다고 적혀 있었다. 로마의 대표적 상징물 ‘콜로세움’도 한창 복원 공사 중이었다. 건물 외벽의 균열을 메우고 까맣게 낀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었다. 소실된 내부 구조와 지하시설도 원형을 되살리고 있었다. 3년이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복원 작업은 명품 신발업체 ‘토드’가 2500만 유로(약 326억원)라는 거액을 기부하며 추진됐다. 세계적인 이탈리아 기업들이 자사 성장 토대가 된 로마의 문화유산 보수·복원을 전담하고 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복원 비용을 아무런 조건 없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나서 기업 문화재지킴이의 전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기업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크게 스폰서(sponsor·후원)와 메세나(mecenat·기부)로 이뤄진다. 스폰서는 로마시가 입찰을 통해 로마의 문화유산 보존·복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뽑고, 선정된 기업엔 후원금 규모에 따라 일정 기간 해당 문화유산을 활용해 광고·선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다. 메세나는 순수 기부로 광고를 할 수 없고, 로마시와 기업 간 협약만 체결하면 된다. 스폰서와 메세나는 복원 비용만 기부하는 것과 비용 지원뿐 아니라 복원도 기업이 직접 하는 형태로 나뉜다. 리비아 오미치올리 로마시 문화재담당국 회계책임자는 “입찰은 문화 활동을 하는 기업만 참가할 수 있는데, 보통 1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찰에 참여한다”며 “각 기업에서 제출한 제안서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스폰서는 줄고 메세나가 늘고 있다”면서 “앞으론 메세나가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 스폰서와 메세나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오미치올리 회계책임자는 “몇 년 전 이탈리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문화유산 보존·관리 예산이 확 줄었는데, 그때부터 기업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며 “정부 예산이 준 게 역설적으로 기업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켰다”고 전했다. 글 사진 로마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NLCS Jeju 학생들, 네팔 학교재건 기금 마련 위한 전시회

    NLCS Jeju 학생들, 네팔 학교재건 기금 마련 위한 전시회

    제주의 국제학교 NLCS Jeju 학생들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제주공항에서 네팔 학교재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전시회를 열었다. ‘See it, Feel it, Keep it’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네팔 가틀랑 지역의 학교재건에 필요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NLCS Jeju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제주공항 방문객 등 많은 이들이 네팔을 돕기 위한 손길을 건넸다. 전세회에서는 ‘꾸밈없다’는 의미의 ‘아트리스(Artless)’라는 이름의 팀으로 뭉친 12학년 이기현, 이다은, 이호준, 최주리, 10학년 윤준우, 9학년 강신우 등 6명의 학생이 직접 촬영한 네팔 지역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됐다. NLCS Jeju 측은 “재학생들이 지난 2014년부터 네팔 가틀랑 지역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네팔 지진 소식을 접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4000만원을 모금해 후원금으로 전달하였으나 국경지대인 가틀랑 지역은 정부의 지원이 미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가틀랑을 위한 모금 전시회를 마련하였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전시회를 마친 뒤에도 적극적으로 모금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달 20일까지 1600만원의 기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금된 금액은 비정부기구 ‘마운틴 차일드’에 전달할 계획이다. NLCS Jeju 차예림 학생은 “네팔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많은 걸 배웠다”면서 “지진 소식을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이번 모금 활동이 아이들의 미소를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국제학교 NLCS Jeju 학생들은 승마 및 암벽등반, 토론, 골프 등 100여 개의 교과 외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주도민과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점심 경매/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점심 경매/임창용 논설위원

    처음 만나는 누군가와 점심을 함께 한다는 것은 한 끼 해결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의미의 스펙트럼은 넓고 다양할 게다. 식사 내내 미지근한 맹물을 마시는 기분일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파트너의 매력에 빠져들 수도 있다. 평생을 좌우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돈으로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작고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주겠다”고까지 하지 않았을까. 잡스는 소크라테스의 끝없는 질문 방식을 경영에 적용해 애플을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일궈 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인간의 이런 심리(특히 부자가 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해 2000년부터 매년 6월 ‘버핏과의 점심’을 경매에 부쳤다. 물론 장삿속은 아니다. 미국 자선기관인 글라이드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경매에서 나온 자선기금은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된다. 차별화된 투자로 엄청난 부를 일군 버핏의 투자 노하우 한마디를 들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섰다. 지난해엔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 다롄 제우스 엔터테인먼트가 26억원을 베팅해 점심 한 끼의 기회를 잡았다. 그 전 해에는 앤디 추아라는 싱가포르 남성이 22억원을 내고 티켓을 따냈다. 낙찰 최고가(약 40억원) 기록은 2012년 나왔다. 버핏과의 식사 시간은 최소 3시간이다. 대화 주제는 다음 투자 대상이 뭔지에 대한 것만 빼고는 모두 가능하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이 경매에 부친 점심 티켓이 지난주 6억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이 돈은 케네디인권그룹 후원에 쓰인다. 팀 쿡과의 점심 경매 행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2013년 첫 경매에서 약 7억원, 2014년 3억 8000만원, 지난해 2억 2000만원에 낙찰됐다. 금액이 점점 낮아지면서 애플의 기우는 사세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뒷이야기가 무성했지만, 이번에 크게 올라 우려를 불식하게 됐다. 국내에선 수년 전 하나HSBC생명이 1000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함께 점심 먹으며 재테크 상담을 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워런 버핏이 1위로 뽑혔고, 2위는 의사이면서 투자 관련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경철씨가 차지했었다. 3위는 장하성 펀드로 유명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였다. 박경철씨나 장 교수와의 점심 경매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유명인과의 점심 경매 사례는 있다. 지난해 미술품 경매사인 K옥션이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 만찬과 멘토링’을 경매에 부쳤다. 낙찰 금액 1000만원은 식사비만 빼고 전액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쓰였다. 유명인의 점심 경매는 ‘고도화된’ 재능 기부다. 재능이나 인격에 값을 매긴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기부라는 큰 틀에서 용인될 만하다. 다양한 형태의 점심 경매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비에 젖은 밥’ 드신 어버이

    ‘비에 젖은 밥’ 드신 어버이

    어버이날 행사에서 정작 대접받아야 어르신들이 빗물 젖은 밥을 먹어 논란을 부르고 있다. 6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제44회 어버이날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했다. 서울 각지에서 온 노인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효행자, 장한어버이, 어르신복지 기여자에게 시상을 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였다. 행사장은 젖어 있었고 한가운데에 놓인 긴 탁자는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천막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빗속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를 들으며 참석자들은 가림막 하나 없이 밥을 먹어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변에 40개 정도 천막을 설치했고 포장 도시락을 드려 비를 피해 드시도록 안내했다”면서 “하지만 4000여명 정도 참석하면서 충분한 자리를 마련해 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후원으로 들어가 있어 행사장 구성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면서도 “현장에 있었는데도 세심하게 처리하지 못한 문제는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트럼프 주무르는 ‘슈퍼 미녀들’

    트럼프 주무르는 ‘슈퍼 미녀들’

    영부인 꿈꾸는 세미누드 모델 결혼 1년 뒤에야 美시민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경선 유세를 할 때마다 자주 언급하는 ‘두 여자’가 있다. 미국에서 191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출생 퍼스트레이디를 꿈꾸는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46)와 맏딸 이반카 트럼프(34)가 주인공이다.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인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구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유럽에서 모델 활동을 하다가 1996년 미국으로 건너온 뒤 2년 후인 1998년 한 파티장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미 주간지 뉴요커는 “트럼프가 멜라니아의 전화번호를 얻으려고 했지만 다른 여자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트럼프를 보고 멜라니아가 거절했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고 전했다. 2005년 트럼프와 결혼한 멜라니아는 이듬해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멜라니아는 그동안 조용한 내조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트럼프가 경선에서 승승장구하자 인터뷰에 나서 남편을 옹호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들을 비판한 것에 대해 멜라니아는 CNN 인터뷰에서 “나는 합법적으로 미국에 온 이민자다. 남편은 불법 이민자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또 “남편의 모든 말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밝히기도 했다. 멜라니아는 지난 3월 경쟁 후보인 테드 크루즈의 지지단체가 자신이 세미 누드 모델로 등장한 잡지 사진을 트럼프를 반대하는 광고에 넣어 공격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와 관련, 멜라니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난 맷집이 좋다”면서도 “가족이나 아내, 아이들을 공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멜라니아가 뒤늦게 남편을 위한 공개 지지 활동에 나섰다면 딸 이반카는 지난해 6월 트럼프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날부터 아버지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와 첫 번째 부인 이바나 트럼프 사이에서 태어난 이반카는 모델 경력의 미모와 트럼프그룹의 기업개발·인수부문 부사장 등을 맡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을 졸업하는 등 명석한 두뇌까지 갖춘 재원으로, 트럼프 캠프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아버지의 대선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업가 남편 재러드 쿠시너와의 사이에 셋째 아들 테드를 낳아 ‘슈퍼우먼’ 면모를 과시하면서 정치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아버지를 이어 부녀 정치인이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유대계인 사위 쿠시너가 트럼프와 이스라엘 성향의 조직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엄마가 이렇게 예뻤어요?” 태어나서 엄마 처음 본 시각장애 소년

    “엄마가 이렇게 예뻤어요?” 태어나서 엄마 처음 본 시각장애 소년

    태어나서 12년 만에 엄마 얼굴을 처음 보는 시각장애 소년의 영상이 화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버지니아 주에 사는 선천적 시각장애 소년 크리스토퍼 워드 주니어(12)가 특수 제작된 안경으로 인해 난생처음 엄마를 보는 순간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크리스토퍼는 태어날 때부터 시신경이 20% 정도 밖에 없는 시신경 형성 부전증(optic nerve hypoplasia)을 앓았으며 이로 인해 시력을 거의 잃게 됐다. 나쁜 시력 때문에 태어나서 12년 동안 엄마 얼굴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못 본 그에게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그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안경 ‘이사이트’(eSight). ‘이사이트’는 초고속 소형카메라가 부착되어있어 그것을 통해 라이브영상이 눈앞에 있는 LED 스크린으로 전해져 저시력을 가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안경으로 가격은 무려 1만 5천 달러(한화 약 1700만 원). 크리스토퍼의 엄마 마르키타 해클리는 ‘이사이트’소식에 곧장 아들과 시험착용을 하기 위해 워싱턴DC로 달려갔다. 안경을 착용한 크리스토퍼는 옆자리의 엄마를 쳐다보며 “오! 엄마, 거기 있었네요”라며 “엄마를 드디어 봤어요. 정말 아름다워요!”라고 말했다. 해클리는 ABC뉴스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예쁘다고 말해준 것보다 아이가 저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해클리와 크리스토퍼는 맨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사이트’의 높은 가격 탓에 구매할 수 없었던 것이다. 크리스토퍼에게 시력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엄마 해클리가 묘안을 떠올린 것은 크라우드펀딩‘이사이트’를 선물해 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해 소규모 후원이나 투자 등의 목적으로 인터넷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을 이용해 2만 5천 달러(한화 약 2850만 원)를 모았다. 해클리는 이렇게 모인 기부금 중 일부는 ‘이사이트’를 구매하고 나머지 돈은 크리스토퍼의 대학 학비로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이어 그녀는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면서 “여러분 모두가 저희를 도와주셨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모두에게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영상= ABC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中 팬들과 보다 가까이 호흡…‘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중국 현지 본선 성료

    中 팬들과 보다 가까이 호흡…‘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중국 현지 본선 성료

    지난 30일 오후 3시(현지시각) 중국 수도 북경시 조양구에 위치한 주중한국문화원에서 ‘2016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중국 현지 본선이 개최됐다. 서울신문과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경상북도, 서울시, 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묵천문화, 한국관광공사,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올케이팝, 메가존이 후원하는 2016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중국 현지 본선은 중국 팬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중국 본선 우승은 여자친구의 ‘유리구슬’과 방탄소년단의 ‘쩔어’를 믹스해 커버한 3인조 여성팀 ‘미니 씨스터’(Mini Sister)와 포미닛의 ‘싫어’와 ‘미쳐’를 믹스해 화려한 무대를 보여 준 7인조 여성팀 ‘스타댄스’(StarDance)에게 돌아갔다. 우승팀 ‘미니 씨스터’(Mini Sister)의 멤버 위뤄쉔(于若璇)은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도 하고 K-POP 스타도 만나고 싶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이날 무대를 지켜본 중국 콘텐츠 제작사 묵천문화의 제작자 왕이시앙(王奕翔)은 “수려한 경관을 정성스레 찍어와 시작무대에서 선보여준 경상북도와 서울의 아름다운 특별한 영상만 봐도 중국인들이 발길을 돌리기에 충분하다”며 “특히 요즘 젊은 세대는 자유로운 여행과 역동적인 콘텐츠를 골고루 찾아 떠나는 복합적인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는 중국판 유튜브로 알려진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도우(優酷土豆)와 메이파이(美拍)가 방송과 영상 홍보를 맡아 중국 팬들과 보다 가까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됐다.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K팝 온오프라인 한류 융합콘텐츠로 ‘팬들을 위한, 팬들에 의한, 팬들의 K팝’이라는 기치 아래 지속 가능한 한류 공유와 긍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 팬케어 캠페인이다. 2011년 이래 매년 전세계 K팝 팬들이 치열한 온라인 예선과 현지 본선을 거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초대되고 있다. 현재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공식 홈페이지(http://coverdance.seoul.co.kr)를 통해 전세계에서 1,800개 이상의 팀이 참가 접수를 하는 등, K-POP에 대한 팬들의 열기와 관심이 여전히 뜨거움을 실감할 수 있다. 한편 전세계 본선의 우승자들은 오는 6월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2016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최종 결선에 초청받아,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를 한가득 체험하며 살아있는 한류를 몸소 즐길 수 있는 꿈의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울산박물관 ‘독도’ 특별전 개최

    울산박물관은 3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독도, 아름다운 그곳’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특별전은 울산박물관과 독도박물관이 공동 주최하고 해양수산부와 경북도에서 후원한다. 특별전은 ‘한민족의 섬, 독도’, ‘일본은 알고 있다’, ‘독도 침탈’, ‘독도, 광복되다’, ‘울산, 그리고 독도’ 등 5개의 주제로 나눠 열린다. ‘한민족의 섬, 독도’에서는 우리 사료를 통해 독도가 우리 삶의 공간이었음을 보여 주고 ‘일본은 알고 있다’에서는 독도를 조선의 섬으로 인식했던 과거 일본의 자료를 전시한다. ‘독도 침탈’에서는 서구 열강의 침략에 대비해 울릉도와 독도의 행정구역을 정비했던 대한제국의 노력을, ‘독도, 광복되다’에서는 1945년 광복으로 한반도와 독도의 독립을 알려주는 자료 등을 전시한다. 또 ‘울산, 그리고 독도’에서는 17세기 안용복과 함께 일본으로 간 울산 출신 어부 박어둔 등의 자료를 통해 울산과 독도의 친밀한 관계를 알려준다. 이와 함께 울산박물관은 독도의 사계를 담은 사진과 1960년대 울릉도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희귀 동영상 등도 전시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중명전 문화유산국민신탁(국민신탁) 전시실. 70대의 한 노인이 유물 한 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7월 쓴 ‘存心養性’(존심양성·좋은 마음을 그대로 지키고 간직하여 하늘이 주신 성품을 키워 나간다는 뜻) 친필휘호였다. 노인은 “생전 백범 선생의 유묵을 보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네 글자에서 백범 선생의 정신이 오롯이 느껴진다”고 했다. 백범 선생 친필휘호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지난해 10월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구입, 국민신탁에 기증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외국계 기업들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비롯해 국내외 문화재 구입·기증, 복원을 주도하며 재능기부와 후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과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등 여러 외국계 기업들이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2011년 한국 진출 이듬해부터 문화재 환수·기증·복원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1월, 일제강점기때 반출돼 나라 밖에서 표류하던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를 미국에서 환수해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실장은 “해외 문화재 환수는 기약이 없다. 그래서 미리 문화재 환수 예산을 따로 마련해 놓고 필요할 때 즉시 후원한다”고 했다. 국내에 떠도는 문화재도 구입해 국민신탁에 기증하고 있다. 국민신탁에서 보존이 시급한 문화재 구입을 요청하면 곧바로 구매해 기부한다. 박영효의 묵서 ‘오지재연하’(吾志在煙霞), 1888년 안동으로 보낸 안부편지인 김홍집의 간찰(簡札) 등 4년간 20여점의 문화재를 구입, 기증했다. 지난달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사업에 5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구 실장은 “게임도 하나의 문화콘텐츠다. 문화의 뿌리는 문화유산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한국에 뿌리를 둔 기업들의 콘텐츠 토양이다. 문화유산을 잘 지켜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기업들 최고 일손, 밖에선 문화재 돌보는 후손

    기업들 최고 일손, 밖에선 문화재 돌보는 후손

    삼성물산 조경팀 종묘 나무 관리 300여 그루 ‘참나무에이즈’ 예방 한화리조트, 덕수궁 등 정화 활동 55개사 문화재청과 ‘지킴이 협약’ 지난달 12일,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로구 종묘(사적 제125호). 휴관일이라 조용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적막을 가르며 성큼성큼 들어섰다. 고궁의 운치를 더하는 참나무들을 ‘참나무시듦병’(일명 참나무 에이즈)으로부터 지켜내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조경사업팀원들이었다. 이들은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3~4명씩 조를 짰다. 끈끈이롤트랩, 사다리, 삽 등 도구를 챙겨 각 조 담당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원들은 참나무 밑동 기준 2m 높이에서부터 끈끈이롤트랩을 아래로 감으며 내려왔다. 나무 밑바닥 주위 흙을 삽으로 파내고 땅속 아랫부분까지 촘촘히 감았다. 원춘섭 조경소장은 “종묘엔 200~300년 이상 된 참나무들이 300여 그루 있다”면서 “하루에 30~40그루씩, 열흘 정도 작업한다”고 했다. ‘참나무시듦병’은 참나무 선충류가 나무 안에서 물이 올라가는 관을 막아 나무가 말라죽는 병이다. 선충류와 공생관계인 광릉긴나무좀이 매개체다. 2000년부터 조금씩 발생, 2013년 전국으로 확산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조경팀원들은 언론에서 인력 부족으로 참나무가 말라죽는 걸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소식을 접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자원봉사대를 꾸렸다. 2013년 5월 종묘에서부터 예방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종묘에도 시듦병으로 말라죽은 참나무들이 산재했다. 강찬구 조경소장은 “예방법은 나무에 끈끈이롤트랩을 감아 매개체인 광릉긴나무좀이 나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조경사업팀원은 200여명이다. 매년 4, 5월이면 조를 짜 돌아가면서 종묘를 비롯해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궁궐의 참나무시듦병을 원천 차단한다. 팀원들은 “수백년간 궁궐을 지킨 참나무들이 시듦병으로 고사한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며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조경기술로 그런 참사를 막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0일, 주황색 재킷을 입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직원 60여명이 서울 중구 덕수궁을 찾았다. 이들은 조를 나눠 뜰에 마구잡이로 자란 풀들을 뽑거나 목조건물 마루에 쌓인 먼지를 걸레로 닦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국내 1호 문화재지킴이 기업으로, 2005년 5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직원 600여명이 60명씩 팀을 짜 매달 돌아가면서 덕수궁, 창덕궁, 종묘 등지에서 정화 활동을 한다. 골프장 잔디 관리 기술을 활용해 매년 여름이면 경기 화성시 안녕동의 ‘융건릉’(隆健陵) 잔디도 다듬는다. 국내 기업들이 ‘문화재지킴이’ 첨병으로 나섰다. 광범위한 조직망을 바탕으로 전국 곳곳의 문화재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문성을 요하는 작업부터 문화재 현장 청소까지 다양한 활동을 한다. 고궁 야간 공연, 전시 등도 후원한다. LG생활건강은 창경궁 보존관리 및 무형문화재 후원을, 신한은행은 숭례문 보존 및 활용 지원을 한다. 포스코는 철강 기술을 토대로 국가지정 금속문화재들을 조사, 분석하고 있다. 현재 55개사가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기업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기업도 문화재에 대한 애정 없이는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인력·예산 부족으로 정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기업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135번 만에… 신이 웃었다

    135번 만에… 신이 웃었다

    신지은(24·한화)은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권을 맴돌기만 한 대표적인 ‘주변인’이었다. 2011년 데뷔한 뒤 지난주까지 출전한 대회가 134개. 그동안 ‘톱 10’ 성적을 20차례나 내 이 부문 3위에 오를 정도로 기복이 없고 꾸준한 기량을 뽐냈지만 정작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는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도 9개 대회에 출전해 4번 한 자리 순위에 들어 톱 10 피니시율은 45%에 가까웠다. 2일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6462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텍사스 슛아웃 최종 4라운드. 전날까지 신지은은 선두권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그의 우승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우승 전력이 없던 탓에 되레 2위 그룹의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이나 양희영(27·PNS)에게 더 무게를 뒀다. 그러나 신지은은 135개 대회 만에 보란 듯이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다음에 우승 기회가 생기면 오늘과 똑같이 할 수 있을까요?” 우승에 익숙지 않은 ‘챔피언’의 반문이었다. 신지은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승의 갈증을 풀었다.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초반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내 우승의 기운을 느낀 뒤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아냈다. 14언더파 270타가 데뷔 6년 만에 생애 첫 정상에 오른 신지은의 최종 성적이다. 상금은 19만 5000달러(약 2억 2000만원).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203타로 선두에 4타나 뒤진 공동 4위에 머물러 있던 신지은은 2라운드 11번홀 이후 한 개의 보기도 허락하지 않은 43홀 무보기 플레이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신지은은 5번홀(파4)까지 버디 3개를 몰아치며 초반부터 선두권을 위협했다. 반면 3라운드까지 2타 앞선 단독 1위였던 저리나 필러(미국)는 1번홀(파4)을 보기로 시작하더니 5번홀 신지은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필러는 6번홀(파3) 버디로 다시 앞서 나갔지만 8번, 9번홀 연속 보기를 저질러 선두 자리를 신지은에게 내줬다. 대세를 거머쥔 신지은은 이후 버디를 보태지 못했지만 매 홀을 파로 막아내 135개 대회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992년 10월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8세 때인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LPGA 투어에 등록한 영어 이름이 제니 신. 2013년부터 한화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그는 이 대회 전까지 2012년 HSBC 챔피언스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 3월 KIA 클래식 공동 4위다. 시즌 상금 9위(40만 9211달러)에 세계 랭킹도 종전 38위에서 24위로 뛰어오른 신지은은 “15번홀에서 리더보드를 봤는데 상위권 가운데 4언더파를 친 선수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우승의 신이 나에게로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다음에 또 우승 기회가 생기면 이번처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해마다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09년까지 2부 투어에서 뛰다 이듬해 LPGA 투어에 입성했지만 지금까지 우승이 한 번도 없었던 데다 26차례나 톱 10에 들어 신지은과 비슷한 길을 걸어온 필러는 마지막 날 선두로 출발했으나 신지은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허미정과 양희영도 나란히 12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필러와 동타를 기록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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